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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과 방패'…AI 위협 막으려면 글로벌 거버넌스 필요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합성조작물(딥페이크)이 전 세계적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위험 요소로 부상했다. 여기에 더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AI의 출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과 미디어, 콘텐츠 생산기업 등은 일찌감치 이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생성에 힘을 합쳐왔다. 동시에 자체 기술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시각물에 대해서만이라는 한계가 있고, 전 세계적인 AI 거버넌스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오는 21일 열리는 ‘AI 서울 정상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신스ID가 적용된 경우 구글AI 등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를 식별해 낼 수 있다.(이미지=구글 딥마인드)◇C2PA·신스ID 등장했지만…글로벌 AI 거버넌스 합의는 아직딥페이크 위협이 본격화되면서 디지털 콘텐츠 출처와 진위여부 확인을 위해 출범한 C2PA 연합에 참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C2PA는 지난 2021년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이 주도해 만들어졌다. 글로벌 IT 기업에 딥페이크 차단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회원사가 빠르게 늘어 구글, 메타, 틱톡, 오픈AI, 셔터스톡 등 15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C2PA 표준 기술인 콘텐츠 인증을 적용하면 타사 플랫폼에서 제작된 AI 콘텐츠에도 AI 생성 라벨을 자동으로 붙일 수 있다. 이달 초 숏폼 플랫폼 틱톡이 회원사 중 처음으로 이 기술을 서비스에 도입했다. AI 생성 라벨은 C2PA의 검증 툴로 분석 가능하다. 사용자는 AI 생성 콘텐츠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제작·편집됐는지 알 수 있게 된다.구글은 연례 기술 콘퍼런스 I/O에서 AI를 활용한 가짜뉴스 생성, 딥페이크를 막기 위해 신스ID(SynthID)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신스ID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삽입해 높은 정확도로 식별하는 기술이다. 이미지와 오디오에 먼저 적용했는데, 올해부터 텍스트와 동영상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오픈AI는 이달 초 자사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를 공개, 만들어진 이미지를 98.8%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는 도구를 출시했다. 19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픈AI는 최근 AGI 위험 대응팀인 ‘슈퍼 얼라인먼트팀’ 해체가 AI 안전을 등한시하는 행보 아니냐고 묻자 “AI 안전 문제를 다루는 안전 시스템팀이 별도로 존재하고 지난 12월 AI의 잠재적 위험을 모니터링, 평가, 예측, 보호할 수 있는 대비(Preparedness) 프레임워크를 출시했다. AI 연구원과 국가 안보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팀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으로도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 등 생성형 AI의 근본적인 특성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는 부분은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혜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융합지능기획단 부단장은 “생성형AI가 기본적으로 추론의 결과로 가장 확률이 높은 답변을 내놓는 방식이라 할루시네이션은 굉장히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짚었다.◇韓주도 AI 서울 정상회의, 거버넌스 합의 이뤄질까이런 가운데 서울에서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려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IT 기업 수장들이 안전·포용·혁신을 기본 원칙으로 한 AI 거버넌스에 합의하는 중대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오는 21일, 22일 양일간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AI 관련 국제 행사다. 우리 정부는 AI 안전에만 주제를 국한하지 않고 혁신·포용까지 확대해 AI 거버넌스의 3대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시할 계획이다.21일 화상 회의로 진행되는 정상세션에는 주요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 빅테크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 명단은 아직 비공개다. 이튿날 대면 행사로 열리는 장관 세션은 19개국 이상의 정부, 산업계, 학계 및 시민사회의 주요 인사들이 참해 ‘AI 안전성 확립 역량 강화’ 와 ‘지속 가능한 AI 발전 촉진’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한다. 같은 날 열리는 AI 글로벌 포럼에선 글로벌 AI 거버넌스 구축이 논의를 위한 협력이 논의된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너태샤 크램턴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 AI 책임자(CAIO), 톰 루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 이상호 카카오 CAIO, 하정우 네이버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안전한 AI 개발을 위한 자구책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딥마인드는 AI 모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예정이다. 모델의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AI가 인간을 조종하는 등 중요한 능력 수준에 이르는 것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목표다. 딥마인드 블로그에 따르면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가 6배 증가하거나 모델이 3개월 동안 미세 조정될 때마다 모델을 재평가한다. 안전한 AI 활용과 혁신 지속 사이 균형을 갖춘 IT 기업들의 합의문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자율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합의는 몇 차례 있었다. 2월 선거에서 기만적 AI 사용을 막자는 뮌헨 기술협약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가 AI 혁신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기업들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합의문은 아직 없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I/O에서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피해를 줄이는 방식의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가 스스로 의식을 갖고 인간의 제어를 벗어나는 수준의 AGI 등장에 대해선 많은 학자들이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지레 과도한 규제를 미리 만들면 전체 AI 연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 오픈AI, 한국어 처리비용 낮춰…"韓기업 우세" 장담못한다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생성형AI 경쟁에서 한국어만큼은 한국 기업을 따라올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초기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이유로 안도했다면, 더이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와 구글은 영어 외 언어에 대한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처리 비용을 낮추고 있어 토종 AI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대표 AI모델인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멀티모달을 정식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멀티모달이란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통합해 대화형 인터페이스 형태로 자연스러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말 그대로 ‘다중모드’를 의미한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GPT-4o, 한국어 토큰 효율 대폭 개선19일 IT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새롭게 출시한 GPT-4o 모델의 한국어 토큰 효율은 1.7배 개선됐다. 토큰은 텍스트의 최소 단위로, 같은 의미의 문장을 생성할 때 더 적은 토큰을 쓰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GPT-4o입니다. 저는 새로운 유형의 언어 모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문장을 생성할 때 기존에는 토큰 45개가 쓰였다면 이제는 27개 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같은 문장을 영어로 표현할 때 토큰 24개가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구글 역시 지난 2월 챗봇 서비스 ‘제미나이’ 앱을 출시할 때 영어 다음으로 한국어를 우선 지원하는 등 한국어 지원에 신경쓰는 모습이다.오픈AI와 구글이 각각 GPT-4o, 아스트라를 통해 멀티모달 경쟁을 본격화했다는 점도 토종AI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기존에 확고한 서비스들을 갖춘 구글이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구글은 검색, 메일, 포토, 캘린더, 안드로이드까지 전방위적으로 멀티모달모델의 결합을 예고했다.아직까지 한국어 이해나 처리 능력에서는 국내 기업이 우위에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자사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판 AI 성능 평가 체계 ‘KMMLU’에서 오픈AI, 구글의 생성형 AI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는 한국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수학적 추론 능력과 같이 전 세계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광범위한 지식을 묻는 문항 비중 약 80%, 한반도 지리, 국내법 등 한국 특화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 20%로 구성됐다. 한국 특화 지식 기준으로는 55.21로 오픈AI의 GPT-4(54.89), 구글의 제미나이 프로(42.94) 등 최신 모델도 앞섰다.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GPT-4o는 토큰 효율이 좋아져도 미국 편향된 가치관과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언어 측면에서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하이퍼클로바X 멀티모달의 정식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이유가 아니라 “비즈니스 연결 관점에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하이퍼클로바X의 업데이트 방향도 멀티모달 강화에 맞춰져 있다고 답했다.◇한국어 모델도 안심못해…“정부 엇박자, 소버린AI 구축에 걸림돌”현재의 평가를 토대로 언제까지나 한국 기업이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정혜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융합지능기획단 부단장은 “한국어 데이터를 한국 기업만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사업성을 판단해 언제든 투자해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실제 오픈AI는 지난달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고 일본어 성능을 향상한 맞춤형 GPT-4 모델을 출시했다.자체 LLM 보유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는 소버린AI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를 포함해 중동지역 국가들이 현지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LLM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연내 파라미터가 3900억개에 달하는 모델을 완성하고 내년에 1조 파라미터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3년간 약 1조5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일본어에 특화된 챗GPT 대항마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에선 현지 통신 사업자 패스트웹이 이탈리아로 훈련된 자체 LLM 구축에 나섰다.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지만 분야별로 엇박자가 나는 모습이 목격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국민 데이터를 다른 국가AI가 수집· 분석해서 이 사람을 낱낱이 알게 된다는 것은 국가 안보적으로 위험하다”라며 “데이터나 규제는 (자국 AI가 없는) 유럽 수준으로 만들어놓고 기술력은 미국 기업을 따라가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어떤 AI가 대중화될 것인지 여부는 각국 문화와 경제력 등에 영향을 줄 것이기에 그만큼 중요하다.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의 김동환 대표는 “일본에서 만든 AI가 널리 쓰일 경우를 가정한다면 ‘독도는 어느 나라냐’고 물었을 때 일본식으로 생각하고 답하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이런 AI를 통해 교육받고 자라면 문화도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온갖 곳에 다 쓰일 텐데 그렇게 되면 일상 생활을 할 때마다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줘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오픈AI가 어차피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지만, 결국 AI가 보편화되면 가격을 정상화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5월 기준금리 동결…금리 인하 시점 8월 또는 10월로 지연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다음 주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1년 4개월째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이다. 금리 인하 시점도 8월 또는 10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그 전후로 한은도 금리 인하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하반기 2%초반대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올해 2% 중반대 경제성장률이 예측, 너무 이르게 금리를 인하할 경우 물가상승세 뿐 아니라 자산 가격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신중론도 제기될 수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멀어진 금리 인하…‘탈동조화+경제 전망’ 다 안 맞았다이데일리가 경제연구소 및 증권사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모두 23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작년 2월 이후 1년 4개월째 금리 동결이자 11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1999년 콜금리 목표제 도입 이후 2009년 3월부터 2010년 6월까지, 2016년 7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년 4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최장 금리 동결’ 타이 기록이다. 전문가 10명 중 9명은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1명은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의 피봇(Pivot·금리 인하 전환) 기대가 이연되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큰 폭을 상회하고 유가, 환율 불안으로 우리나라 통화정책 완화 기대 역시 후퇴하는 분위기”라며 “5월 금통위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4월 “깜빡이를 켠 적이 없다. 켤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나 마치 하반기 금리 인하를 검토했던 양, 5월 2일 (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차 참석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연준과의 탈동조화는 먼 얘기였고 국내 경기조차 제대로 못 보고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 이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크게 지연됐다. 2월까지만 해도 연준이 5월, 6월 금리 인하가 전망됐으나 4월엔 1분기 미국 고용 및 물가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11월 인하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다 이달 발표된 4월 고용, 물가지표가 둔화하자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총재가 ‘전제 조건이 달라졌다’고 밝힌 이달 초에는 미국의 4월 지표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11월 금리 인하 전망이 9월로 앞당겨진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이 총재의 입장이 어떻게 달라졌을지도 관심이다. 금리 인하까지 풀어가야 할 숙제는 또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비 성장률이 1.3%를 기록했다. 0.5~0.6% 수준에 그칠 줄 알았는데 무려 두 배 넘게 성장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1%를 2% 중반대로 상향 수정할 방침이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좋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 총재가 ‘금리 인하’로 정책 방향을 트는 것을 고려했다면 금리 인하 논리를 재정립해야 한다.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장중 1400원을 찍었다. 환율이 1300원 중반대로 내려왔지만 한은이 연준의 눈치를 안 보고 금리를 결정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보다 이른 6월께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재발될 위험도 크다.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90달러를 육박했으나 80달러 초반선까지 내려왔다. 이 총재가 지난달 12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월평균 물가상승률이 2.3%를 기록하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도 이 수치가 유지될지 관심이다. ◇ ‘연준’도 모르는 연준 눈치보기전문가 10명 중 6명은 3분기 금리 인하를, 4명은 4분기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연말까지 한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명 중 7명은 두 차례 금리 인하를, 3명은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금리 인하에 있어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연준이다. 연준이 9월께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제 하에 그보다 앞선 8월에 금리를 내리거나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것을 확인한 10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은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두 차례 인하가 예상되지만 한은은 10월 한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미국 경기지표에 따라 널뛰고 있는 만큼 연준도 연준 스스로 언제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올해 한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후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전문가 8명은 금리가 내년말까지 2.5%(중간값)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 범위는 2.25~2.75% 수준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종금리는 2.75%로 예상한다”며 “물가상승률 둔화에도 중물가 수준이 이어지면서 급격한 금리 인하 단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만 총통 오늘 취임…중국의 압박, 분열된 의회 돌파할까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독립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20일 취임한다. 중국의 압박과 분열된 국내 의회 상황에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사진=연합)대만의 영토는 중국의 0.4%고 인구는 1.7% 수준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절대적이라 라이 총통이 이끌 대만과 대만을 둘러싼 세계정세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이에 라이 총통이 20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총통관저에서 발표할 취임사가 관건이다. 이미 중국은 ‘하나의 중국’과 1992년 컨센서스(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합의)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라이 총통을 압박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대만 총통이 아닌 ‘대만 지구 새 지도자’라고 지칭하며, 대만이 중국 일부라는 인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때 ‘대만 독립주의자’로 불린 라이 총통은 중국으로부터 ‘위험한 분리주의자’라고 비판받아왔다. 그는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론을 지속해 주장하면서도, 지난 1월 13일 총통 당선 이후엔 대만 독립 주장을 하지 않는 등 온화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이 총통은 당선 소감에서는 “양안은 대화·교류해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교류로 봉쇄를, 대화로 대항을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소속인 푸마 셴 민진당 의원은 로이터에 “라이 총통은 대만이 ‘문제아’가 아니며, 평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그가 취임식에서 어떤 말을 하든 중국은 항상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라이 총통 취임식에는 약 50명의 외국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아닌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남미국가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따라 전례대로 대표단 파견은 없이 주타이베이 대표부 차원에서 축하 예우를 갖출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도 취임식에 대표단을 파견해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중국 눈치에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아이티, 바티칸, 팔라우 등 개발도상국 12개국에 불과하다.또 라이 총통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분열된 의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 또한 맞이하고 있다. 라이 총통 당선으로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 간의 8년 주기 정권 교체 공식이 깨졌다. 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의 8년에 이어 라이칭더 총통 취임으로 4년을 더 집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입법원 구도는 민진당(51명)이 상대적으로 소수여서 제1야당인 친중 국민당(52석)과 제2야당인 민중당(8석)에 끌려다닐 처지가 됐다. 실제 라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최신식 잠수함 등 대만의 국방 현대화를 공약했지만, 친중성향의 민진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의 한 고위 안보관계자는 로이터에 “중국은 새 정부가 군사적 압박을 받아 양보하기를 바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탄광 노동자의 아들이자 의사 출신인 라이 총통은 전형적인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밟았다. 1959년 타이베이현에서 태어난 그는 대만대 물리치료학과, 대만성공대 의대, 하버드 대학원을 나와 타이난시에서 내과 의사로 일하다 1994년 정치에 입문했다. 1998년 입법위원(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4선을 했으며, 2010년 타이난 시장에 당선됐고 연임에 성공해 2017년까지 시장을 지냈다. 중앙 정치 무대에는 2017년 경제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린취안 행정원장(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데뷔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선거에서 승리해 1996년 총통 직선제 도입 뒤 첫 부총통 출신 총통에 올랐다.
- [사설]고금리 뚫고 4만 돌파한 다우지수, 부러워만 할 일인가
-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지수가 17일(현지시간) 4만선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4만 돌파는 128년 역사상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1896년에 탄생했다. 1만선 돌파는 103년(1999년)이 걸렸으나 그로부터 2만선은 18년(2017년), 3만선은 3년(2020년), 4만선은 4년 만에 넘어섰다. 특히 4만선 돌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를 뚫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뉴욕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1차 원인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경제의 역동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곧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테슬라가 최근 증시 활황을 이끄는 주역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기업으로 무한경쟁을 펼치며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과감한 기업 지원책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판 ‘반도체 굴기’ 정책에 따라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속속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그 보답으로 미국은 전례없는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머잖아 미국은 반도체 설계, 장비 제조는 물론 생산 분야에서도 최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 일본 증시도 오랜 침묵을 깨고 날개를 달았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2월에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구마모토현 TSMC 1공장을 시찰하고 “모든 정책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증시 활황이 반도체 명예회복을 노리는 일본 정부의 시책과 겹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증시 밸류업(주주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등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게걸음이다. 사실 자잘한 밸류업 프로그램보다는 한두 개라도 굵직한 규제를 없애는 게 낫다.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례 행사가 된 대기업 집단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 오르면 규제 올가미를 피할 수 없다. 시대착오적인 이런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우지수 4만, 5만 돌파를 부러운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 54세 최경주, 생일날 최고령 우승 신기록..연장전 '묘기샷'으로 박상현 제압
- 최경주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4라운드 1번홀에서 파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서귀포(제주)=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탱크’ 최경주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자신의 54번째 생일날 역대 최고령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최경주는 3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박상현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18번홀(파4)에서 이어진 1차 연장에서 큰 위기를 넘긴 게 우승의 발판이 됐다. 두 번째 샷이 빗맞아 그린 앞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갔지만 개울 가운데 러프 지역에서 공이 멈춰 벌타를 면했다. 공이 물에 빠졌더라면 벌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조경을 위해 만든 작은 섬 모양의 러프에 공이 멈추는 행운이 따랐다.3번째 샷은 묘기에 가까웠다. 위기에서 침착하게 어프로치샷을 시도한 최경주는 공을 홀 1m에 붙였고 파 퍼트를 넣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박상현은 2온에 성공했으나 2퍼트로 파를 기록했다.같은 홀에서 이어진 2차 연장에선 최경주가 기회를 잡았다. 최경주는 2온에 성공한 반면, 박상현이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박상현은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으나 약 3m 거리 파 퍼트가 빗나갔고, 최경주가 파 퍼트를 성공하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74홀의 긴 승부 끝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경주는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치자마자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들 반응을 보니 살아 있는 것 같아 안도했다.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손으로 던져도 할 수 없는 라이(공이 지면에 놓여 있는 상태)였는데, 그 기회를 잘 살리면서 2차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라고 우승의 발판이 된 18번홀 1차 연장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17번과 18번홀에서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많은 팬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54번째 생일날 올린 대회 4번째 우승의 영광과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1994년 KPGA 투어로 데뷔한 최경주는 이번 대회가 통산 100번째 출전이다. 이날 우승으로 최경주는 KPGA 투어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기록들을 대거 쏟아냈다.1970년 5월 19일생인 최경주는 이날 만 54세가 돼 2005년 최상호가 KT&G 매경오픈에서 기록한 최고령(50세 4개월 25일) 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또 KPGA 투어에선 2012년 CJ인비테이셔널 호스티드 바이 최경주 대회 이후 11년 7개월 15일 만에 우승을 추가해 통산 17승을 달성했다. SK텔레콤 오픈 4회 우승으로 최다 그리고 최고령 우승 기록도 추가했다.이날 우승으로 프로 데뷔 통산 30승의 대기록도 달성했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포함 30여년 간 한국에서 거둔 17승 외에 미국 PGA 투어에서 8승, 챔피언스 투어에서 1승, 일본 2승, 유럽과 아시안투어에서 1승을 올렸다. 이번 대회 이전 가장 최근 우승은 2021년 9월 챔피언스 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이 마지막이다.새로운 역사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날 마지막 4라운드를 5타 차 선두로 출발할 때만 해도 여유있는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 7번홀까지 보기만 2개 적어내면서 예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가 이어졌다.특히 최경주에 7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KPGA 투어 통산 상금 1위 박상현의 추격이 거셌다. 박상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골라내며 최경주에 1타 뒤진 2위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3개 홀을 남기고 1타 차 선두가 된 최경주는 남은 홀을 파로 막으면 연장 없이 우승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후배 박상현과 연장 맞대결에 돌입했다.연장 승부는 티샷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최경주가 불리해 보였지만 프로 데뷔 30년 차 관록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생일을 자축하는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최경주는 본인의 생일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상금 2억6000만원을 받았다.연장에서 패한 박상현이 2위, 장종민과 이태훈, 김백준, 이승택이 나란히 1언더파 283타를 쳐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생일을 맞아 생일 케이크 초를 부는 최경주(사진=KPGA 제공)(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