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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흥행도 힘 못쓰네…K콘텐츠 투자가 싱거워진 이유
  • [마켓인]‘지옥’ 흥행도 힘 못쓰네…K콘텐츠 투자가 싱거워진 이유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옥을 보며 (수익) 천당을 기다린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지옥’이 공개되자 투자자들 안팎에서 나오던 말이다. 탈영병 잡는 헌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디피’(D.P)와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콘텐츠로 자리 잡은 ‘오징어게임’을 잇는 기대작으로 꼽혀왔기 때문에 지옥 관련주에 쏠리는 관심은 당연한 듯 보였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 공개 이후 주가가 뛰기는커녕 하락세를 이어가는 의외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옥 공개 이후 사흘 만에 4348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는 흥행을 거뒀음에도 주가가 이를 받치지 못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드라마 공개 전부터 기대감이 일찌감치 선(先)반영되며 주가를 올렸다가 공개와 동시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넷플릭스 투자’ 패턴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앞으로도 넷플릭스가 공개를 예고한 국내 콘텐츠 라인업이 적잖은 상황에서 미리 찜 했다가 공개와 동시에 파는 투자 패턴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옥 흥행에도…일주일 만에 주가 20% 뚝‘오징어게임’이 장기집권하던 넷플릭스 K콘텐츠 전성시대를 지옥이 이어받은 모습이다. 2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옥은 지난 한 주(11월15~21일)간 총 4348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옥이 지난 19일 공개돼 사실상 집계 시간이 3일에 불과했단 점을 감안하면 기대감을 웃도는 성과다.지옥이 쾌조의 출발을 알리자 지옥 제작사이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제이콘텐트리(036420) 주가 추이에 눈길이 쏠렸다. 앞선 오징어게임 관련주들이 일제히 껑충 뛴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도 기대감을 북돋우는 요소였다. 그런데 장이 열리자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드라마 공개 이후 첫 거래일이던 지난 22일 장 초반 주가가 20% 넘게 오르자 세간의 예상이 맞나 싶었는데 이후 속절없이 고꾸라지며 전 거래일보다 7.01%(4900원) 떨어진 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말 그대로 ‘천당에서 지옥을 오간 순간’이었다. ‘설마’하며 반등을 노렸던 이튿날(23일)에도 10.31% 급락한 데 이어 이날(25일)도 1.03% 빠진 5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옥 공개 전 날이던 이달 18일 7만1900원에 마감한 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20%나 빠진 수치다. 종전까지 콘텐츠가 기대감에 못 미칠 때 주가가 빠진 경우는 있었지만 글로벌 흥행의 물꼬를 튼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락하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 찜했다 공개 시점에 파는 ‘넷플릭스 투자패턴’ 이어질 것지옥의 흥행과 주가 ‘반비례’ 흐름을 두고 벌써부터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제이콘텐트리가 올해 3분기 약 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자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슈가 부각됐다는 견해가 나온다. 매출 대비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세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른바 ‘넷플릭스 투자 패턴’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드라마 ‘지옥’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쌓아뒀다가 드라마 공개 시점에 시장에 던져 차익 실현에 나서는 패턴이 그것이다. 업계에서는 앞선 디피와 오징어게임 흥행에 관련주가 껑충 뛴 사례를 빠르게 적용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디피와 오징어게임으로 K콘텐츠 관심이 커졌고 이에 따라 관련주 흐름도 가파를 것을 학습한 결과”라면서도 “흥행 이후의 추가 원동력이 적다고 판단하다 보니 지켜보는 대신 바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지옥의 사례와 같은 투자 패턴이 앞으로 또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달 24일 공개를 예정한 공유, 배두나 주연의 ‘고요의 바다’와 좀비 학원물인 ‘지금 우리 학교는’, ‘나쁜놈들 전성시대’ 메가폰을 잡았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황정민 등이 의기투합한 6부작 드라마 ‘수리남’, 스페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리메이크 한 ‘종이의 집’ 한국판 등 콘텐츠 공개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시청자들의 기대감 고취 차원에서 내놓은 오리지널 시리즈 라인업을 토대로 관련주 선매수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드라마 공개 등 이슈가 있을 때 차익 실현에 나서는 투자 패턴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1.11.26 I 김성훈 기자
코리아교육그룹, 컴퓨터학원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 론칭
  • 코리아교육그룹, 컴퓨터학원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 론칭
  • (사진제공=코리아교육그룹)[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코리아교육그룹은 컴퓨터학원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를 신규 론칭하고, 지난 22일 선포식을 성료했다고 23일 밝혔다.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는 디자인 및 IT 업계 취업 전문 학원으로, 최첨단 시설과 실무 중심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 강사진 또한 현업에서 쌓은 실무 노하우를 중심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산학 기관과 협력해 취업 지원 시스템도 제공한다. 브랜뉴디자인아카네미의 취업 지원 시스템에서는 자체 개발한 학사 관리 시스템, 전문 취업 시스템, 1:1 멘토링 등을 적용해 100% 취업을 목표로 체계화된 시스템을 운영하며, 모든 국비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사진제공=코리아교육그룹)교육 과정은 △기본 단과 과정 △취업 정규 과정 △자격증 과정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세분화해 난이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정규 과목도 아트웍드로잉, 건축·인테리어, 웹퍼블리싱 디자인, 편집 디자인, 모션 그래픽, CG·VFX, IT·프로그래밍, 게임·웹툰 등으로 다양하다. 컴퓨터학원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의 관계자는 “코리아교육그룹의 15년 교육 노하우를 응집해, 디자인·IT 업계 관련 취업자들이 꿈을 실현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최적화한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론부터 실무를 포함한 탄탄한 커리큘럼은 물론 취업까지 1 on 1 원스탑 코칭을 지원하고, 프리미엄 교육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는 강남 지점과 신촌 지점 컴퓨터학원을 운영 중이다. 론칭을 기념한 수강 할인 및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대비해 조기 등록 시 수강료 최대 50% 할인, 취업 정규 과정 등록 시 취업이 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 무료 수강 및 수강료 40% 할인을 지원한다.또한 교육 상담 신청만 해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벤트 내용 및 교육 과정 관련 정보는 브랜뉴디자인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1.11.23 I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
  • [이상훈의 신경영 비전]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
  • [이상훈 전 두산 사장·물리학 박사] 초기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를 개발한 마크 앤드리슨이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나”라는 제목의 글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지 10년도 되지 않아 우리는 그의 예언대로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세계 시총 순위 최상위 5대 기업 중 아람코를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을 보면 모두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이거나 소프트웨어가 기업가치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능력을 가진 코더가 특급 대우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라면 억대 연봉을 준다고 해도 사람을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어린 나이부터 코딩 교육을 시키는 게 유행이 됐다. 한 달 수강비가 30만 원대에 교구 가격은 100만 원을 넘는 고가의 코딩 사설학원이 특수를 맡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비싼 학원비를 들이며 코딩 조기교육을 시키고 있는 부모들이 들으면 걱정이 될 뉴스가 있다. 작년 6월 사람처럼 작문을 할 수 있는 언어 인공지능 GPT-3를 발표한 오픈AI사에서 코딩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코덱스를 발표한 것이다. 코덱스는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수십억 줄의 코드로 120억 개의 변수를 훈련시킨 인공지능으로 어떤 코딩을 할지 자연어로 명령하면 10여 개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그 지역의 날씨를 알려주는 코딩을 하라고 지시하면 수 초 내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코드를 작성해낸다. 코딩 전문가도 한두시간 걸려야 할 수 있는 코딩 작업을 몇 초 안에 끝내는 것이다. 코딩 수준도 프로급이라고 하니 이제 코딩은 모두 코덱스가 하고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모두 실직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 만도 하다. GPT-3가 뉴스 기사나 칼럼을 쓰고, 코덱스가 코딩을 하고, 인공지능이 X-레이 사진을 읽고 폐암을 진단해 내는 세상에서 자녀를 어떻게 준비시켜야 아이들이 컸을 때 직업 걱정을 안 하게 될지를 고민하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훨씬 발달해 있을 20년, 30년 후의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지금 아이들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할까. 1997년 IBM이 개발한 체스 인공지능 딥 블루에게 패한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에게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꺾은 것처럼 딥 블루가 체스에서 카스파로프를 꺾은 건 체스 역사에 남을 중요한 사건이었다. 인공지능에 패한 최초의 체스 세계 챔피언이란 오명을 갖게 된 카스파로프는 체스를 그만두고 실직자가 되었을까. 놀랍게도 카스파로프는 정반대의 선택을 하였다. 카스파로프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팀을 이뤄 체스를 두는 센타우르 체스를 개발해낸 것이다.센타우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말의 모습을 한 상상의 종족이다. 몸을 이루는 말의 힘을 다스리는 정신이 상반신을 이루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카스파로프가 인공지능과 팀을 이뤄 두는 체스 게임을 센타우르라 부른 것도 인공지능의 계산을 다스리는 건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이란 의미일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인간과 인공지능 연합팀이 인공지능 세계 챔피언과 체스를 두면 연합팀이 이긴다는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발달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간과의 팀워크가 오히려 방해가 되고 연합팀이 인공지능에게 패하는 날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것과 병행해서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인간의 능력도 향상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연합팀을 당하지 못할 것이다. 온갖 분야에서 인간의 전문성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될 미래를 준비하려면 인공지능과 전문성 경쟁을 벌이려 하지 말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인공지능 앱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하드웨어가 개발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인공지능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게 단순한 코딩 조기교육보다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2021.11.15 I e뉴스팀 기자
기쁨과 향락의 밤, 그 화려함 속 고독<10>
  • 기쁨과 향락의 밤, 그 화려함 속 고독[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10>
  • 에두아르 마네가 1882년 그린 ‘폴리베르제르 술집의 바’.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인 마네는 세련된 도시의 감각을 흠씬 묻힌 붓으로 당대 화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리의 명물이던 카페·카바레 안을 포착한 작품도 여럿인데, 그중 ‘폴리베르제르 술집의 바’는 국전에 마지막으로 출품한 대작이며 대표작으로 꼽힌다. 실제감이 확 와닿는 내부 공간과 테이블 위 술병·과일·꽃 등의 대비도 특별하지만 ‘거울’이란 설정은 대단히 독특했다. 거울에 반사된 후면이 각도로나 원근법으로나 모순적임에도 별로 개의치 않은 마네의 회화적 자유로움이 살아있다. 캔버스에 유채, 96×130㎝, 영국 런던 코털드갤러리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술집은 예나 지금이나 즐거운 장소이다.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럴 것이라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술집이 10시로 마감됐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주가들은 마시다 말고 일어서야 하는 것을 아쉬워했지만, 어려운 상사 혹은 거래처 직원들과 고역의 회식을 치러내야 하는 20∼30대 직장인들은 오히려 환호했다니, 역시 술은 취향에 따라 마음에 맞는 사람과 마시는 게 좋은 것이다. 알코올은 사람의 자제력을 흐트려 평소 하지 않던 말이나 행동을 하게 한다. 일을 마치고 들른 시끄러운 선술집에서는 그래서 마음을 터놓는 대화가 오가기도 하지만, 술집이란 데서는 원체 예기치 않은 싸움이나 비도덕적인 일이 자주 벌어졌다. 요즘에야 성년여성이 술집을 드나드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서양에서는 과거 19세기까지만 해도 멀쩡한 처자가 남성의 에스코트 없이 술집을 다니는 것은 딱 오해받기 좋은 일이었다.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도 단순히 경영자나 종업원으로서가 아닌, 함부로 접근해도 좋은 상대로 취급됐다. ◇나그네 안식처면서 매춘 중개장이기도 즐거운 일상의 풍경을 해학적으로 묘사했던 17세기 네덜란드 풍속화가 얀 스테인(1625~1679)이 1665년경 그린 술집 풍경은, 당장 시끄러운 소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이 술집에는 술을 달라고 주인을 부를 때 천장 한가운데 매달려 있는 종을 울리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그림 전면에는 눈이 풀리고 얼굴이 벌건 바이올린 연주자가 잠시 연주를 멈추고 테이블에 팔을 기댄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그 왼쪽 옆에는 술잔을 든 여인이 옆으로 미끄러지듯 앉아 있는데, 고개를 젖히고 껄껄 웃어대는 남자와 지나치게 붙어 있어 도대체 이 남자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이들 뒤로는 화덕에 불을 피우는 노파가 보일 듯 말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오른쪽 테이블에서는 카드놀이가 한창이다. 세 남자와 한 여인이 게임 중인데, 한 남자는 게임을 포기한 듯이 일어나 있고, 여인의 기세등등한 표정에서는 좋은 패를 가졌다는 게 읽힌다. 다만 지금의 시선에선 그냥 평범해 보이는 이 술집 풍경에 문제적 지점이 숨어 있는데, 남자들과 함께 있는 여인이 잠재적 매춘부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물론 인물들이 누구였는지 규명할 수 없기에, 그저 한잔 하고 게임도 하고 싶은 여성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시대는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통상 술집은 여관업을 겸해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안식처가 돼 줬지만, 빈번하게 매매춘을 중개하는 장소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소재의 그림은 일상을 그린 풍속화가 번성했던 당시의 네덜란드에서 수도 없이 그려졌다. 카드놀이를 하든 연주를 하든 함께 술을 마시든 그 안에 암시된 것은 돈을 매개로 한 즉흥적 매매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얀 스테인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과 바이올린 연주자가 있는 술집 내부’(1665년경). 꾸밈없는 일상의 정경을 선호한 스테인은 농민·중산층의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많이 그렸다. 유쾌한 세상살이에 숨긴 ‘뼈’는 작가만의 특징. 떠들썩한 웃음만으로 살 순 없다는 현실에 대한 자각, 도덕적 비평의 색조가 그거다. 캔버스에 유채, 81.9×70.6㎝, 영국왕실컬렉션 소장.같은 시대를 산 여성화가 주디스 레이스테르(1609∼1660) 역시 술집에서 취객을 위해 흥겹게 연주하는 청년이나 술을 마시며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그렸다. 레이스테르는 당시 화가가 전문직업인 이들이 만든 성 누가 길드에 아버지나 남편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가입했고, 남성 화가들과 경쟁했고, 화실에서 제자들을 수련시켰다. 제자 중 하나가 약속을 어기고 당대 내로라하는 화가였던 프란츠 할스 아래로 들어간 사실에 분개해 할스를 상대로 소송을 해 이기기도 했던 만만치 않은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미스테리한 작은 그림이 있는데, 후대가 ‘제안’(1631)이라 제목을 단 작품이다. 통상 술집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과는 어딘지 달라 보인다. 그림의 배경이 그저 벽이라 이곳이 술집인지 여염집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러나 작은 호롱불에 의지해 바느질거리에 코를 박고 있는 이 여인 옆에 있는 남자의 입성과 태도로 볼 때 가정집이 아닌 건 분명하다. 남자는 함부로 여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동전 몇닢을 꺼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여인은 남자의 ‘제안’을 수락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이 술집을 배경으로 번번이 그렸던 장면, 노파가 등장해 커플을 중개하고 돈을 받거나 하던 그 장면을, 레이스테르는 다르게 해석했던 것이다. 많은 학자가 이 그림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 여인이 누구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왜 남자가 돈을 내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단지 한 가지, 같은 시대 비슷한 주제를 그린 다른 화가와는 달리 레이스테르의 이 작업은 여성의 입장을 좀더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주디스 레이스테르의 ‘제안’(1631).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에 자신의 작업장을 열고 견습생을 수련시키는 권리를 얻은 최초의 여성 마스터였던 레이스테르는 실내 장면을 작품 주제로 처음 활용 선구자로도 평가받는다. 남자와 여자, 두 사람 간에 오가는 팽팽한 심리적 긴장감을 그린 작품은, 시민의 일상을 다룬 유쾌한 장르화·초상화를 많이 그린 레이스테르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드러냈다. 패널에 유채, 30.9×24.2㎝, 네덜란드 덴하그 마우리츠호이스 왕립박물관 소장.◇물랑루즈처럼…화려한 서커스 열리는 극장형 술집 유행19세기 대도시 술집은 공연이 결합되며 어마어마한 규모를 가지게 됐는데, 당시 문화의 중심지던 프랑스 파리의 폴리베르제르도 그중 하나였다. 폴리베르제르는 가벼운 오페라나 서커스, 무용 등을 곁들인 극장식 술집. 에두아르 마네(1832∼1883)가 그린 ‘폴리베르제르 술집의 바’(1882)에서는 화면의 왼쪽 위 귀퉁이에 살짝 보이는 녹색 신발을 신은 사람의 다리가 공중서커스의 일부를 보여준다. 그림 가운데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성은 이곳의 종업원이다. 곧 손님의 주문을 받고 술이나 과일접시를 옮길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어딘지 이상한 함정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든다. 찬찬히 보면 이 여성이 서 있는 바는 등 뒤에 큰 거울이 있는, 비좁은 공간이다. 이 여성이 멍한 눈길을 던진 너른 술집의 광경을 우리도 볼 수 있는 것은 등 뒤의 거대한 거울 덕이다. 금색 테두리로 장식된 거울 속 장면은 여성의 팔 뒤쪽 장면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두 개의 기둥과 화려한 샹들리에, 빼곡하게 들어찬 손님들, (마땅히 놀랍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놀랍게도) 여성의 뒷모습까지 말이다. 늘 거울을 대하는 우리로서는 이 여성의 뒷모습영 직관적으로 말도 안 되는 구도라고 판단할 수 있다. 화가가 그린 여성이 명확히 정면상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거울에 비친 뒷모습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그림 속 거울에서는 전혀 다른 각도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여성의 그림자는 우리 예상보다 더 허리를 숙이고 있고, 맞은편의 콧수염 남성이 지나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있다. 중간에 있는 바의 폭을 감안하더라도 두 사람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비밀이야기라도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아마 술집에 나와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 여성은 콧수염 남성으로부터 매춘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두아르 마네의 ‘폴리베르제르 술집의 바’(1882) 중 부분을 클로즈업했다. ‘거울’이란 특별한 설정에 담긴 여성과 남성(왼쪽), 대리석 탁자에 놓인 꽃과 과일·술병이 현실과 비현실 세계를 나눈 듯한 묘한 대조를 이룬다.19세기 말이면 여성도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술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거나, 무용을 하거나, 서커스를 하거나, 화가의 모델로 일하는 여성은, 그러니까 계급이 낮고 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한 여성 직업인은 반쯤 매춘부 취급을 받았다. 마네의 그림 속 여성은 거울 속 뒷모습으로는 남성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일지라도, 정면의 얼굴은 시끌벅적한 광경에 피로를 느끼며 하루가 어서 끝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정면의 모습과과 거울 속 뒷모습, 어느 쪽이 여성의 참모습인가. 어느 쪽이 내면이고 어느 쪽이 외면일 것인가. 마네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의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11.13 I 오현주 기자
‘넥슨 덕후’ 만들 이 게임…넷게임즈 블루아카이브
  • ‘넥슨 덕후’ 만들 이 게임…넷게임즈 블루아카이브
  • ‘블루 아카이브’ 대표 이미지[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넥슨(한국대표 이정헌)이 ‘오타쿠(또는 덕후,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를 겨냥한다. 오는 9일 세계 시장에 미소녀 게임을 출시한다. 넥슨의 핵심 자회사 넷게임즈(대표 박용현)가 개발한 ‘블루아카이브’다. 캐릭터 매력을 앞세워 여기에 열띤 반응을 보이는 이용자층을 겨냥한 서브컬처(비주류 문화) 게임이다. 일본에 먼저 출시해 현지 앱스토어 매출 8위에 오르는 등 시장 검증을 거쳤다.블루아카이브는 순수 창작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시리즈를 재활용하거나 유명 브랜드를 업은 신작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신규 창작물이자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비주류 장르로 전 세계 동시 출시라는 도전적 시도에 나섰다. 주요 경쟁사인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물론 업계 전반으로 봐도 가장 폭넓은 신작 스펙트럼을 가진 넥슨의 개성이 담긴 게임이다.블루 아카이브 게임 이미지 (사진=넥슨)◇덕후가 만든 게임…日 검증 거쳐 글로벌 출시블루아카이브는 ‘모에론’ 강연으로 유명한 넷게임즈 김용하 PD의 신작이다. 모에는 ‘식물 따위가 싹트다’라는 뜻의 일본어 모에루(萌える)에서 온 서브컬처 용어다. 특정 대상에 강하게 끌리는 것을 의미하며 덕후 게임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김 PD는 지난 2014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게임 내 수많은 모에 요소들을 설파해 눈길을 끈 인물이다. 데이터베이스화된 이 모에 요소들을 조합해 캐릭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넥슨은 블루아카이브를 일본에 먼저 출시했다. 다소 이례적인 결정이다. 덕후 게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부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업계 우려와 달리 출시 직후 구글 애플 앱마켓 매출 톱10에 안착하는 성과로 이어졌다.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선생님이 돼 학생들을 이끌고 다양한 학원 도시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얘기를 다룬다. 게임 속 캐릭터와 사제 관계를 유지해가며 스토리와 모모톡(메신저)를 통해 대답을 선택해 상호작용할 수 있다. 넥슨은 게임 속 플레이어와 현실 속 플레이어의 벽을 허물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착각하게끔 할 정도로 탄탄한 캐릭터성과 스토리는 갖췄다는 설명이다. 덕후 게임의 인기는 ‘2차 창작물 활성화’로도 감지할 수 있다. 일본의 대형 일러스트 커뮤니티 픽시브(pixiv)에선 약 2만개가 넘는 블루 아카이브 소재의 팬아트가 올라오며 입소문을 탔다.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대표 이미지◇간판 야심작 행보 본격화넥슨은 블루아카이브 글로벌 출시를 시작으로 오랜만에 야심작 행보를 본격화한다. 넥슨 간판 게임 2종을 앞세웠다. 글로벌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다. 2022년 출시다.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2019’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3억8000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메가 히트 브랜드 카트라이더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오는 12월 8일까지 글로벌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한 뒤, 9일부터 15일까지 전 세계 대상으로 11개 언어를 지원하는 대규모 테스트에 돌입한다.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은 최근 넥슨이 내년 1분기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회사 최대 매출원인 PC원작 던전앤파이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액션 RPG이다. 2022년 최대 기대작 반열에 오를만한 파급력을 지닌 신작이다. 원작의 정통성을 계승해 2D도트 그래픽을 살리고 좌우 이동방식을 바탕으로 수동 전투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의 특징이다.
2021.11.08 I 이대호 기자
넷마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애니메이션 5일 국내 방영
  • 넷마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애니메이션 5일 국내 방영
  •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넷마블(251270)(대표 권영식, 이승원)은 오는 5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기반의 애니메이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영웅의 계승자’를 국내 방영한다고 4일 밝혔다.세븐나이츠 레볼루션-영웅의 계승자는 세븐나이츠 이후의 먼 미래를 그린 오리지널 스토리로 그랑시드 학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간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다. 세븐나이츠 영웅의 힘을 물려받은 계승자들의 화려한 액션과 배틀이 특징이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방송 채널 애니플러스를 통해 오는 5일 오후 10시부터 방영을 시작한다.이번 작품에는 국내 최고 성우진도 참여했다. 비밀을 간직한 소년인 주인공 네모는, 하이큐, 토이스토리4 등에 참여한 김명준 성우가 담당했으며, 학생회장 파리아 역할을 맡은 장예나 성우는 원피스, 도라에몽 등 다수의 유명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곡은 디지몬시리즈로 유명한 ‘TULA’가 담당했다.이 애니메이션은 넷마블의 론칭 예정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세븐나이츠 특유의 화려한 연출과 그래픽에 다양한 무기 사용과 영웅 변신 등 차별화 된 게임성과 재미를 담아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한편 넷마블은 자사의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상품(MD), 웹툰, 애니메이션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윤혜영 넷마블 IP사업실 실장은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탄탄한 세계관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번 애니메이션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기다리는 이용자는 물론 비게임 이용자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1.11.04 I 이대호 기자
文정부 러브콜에도 대답없는 北
  • [뉴스+]文정부 러브콜에도 대답없는 北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연쇄 외교전’을 통해 북한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2개월여 동안 종전선언(9월21일)을 시작으로, 교황 방북(10월29일), 남북 산림협력(11월1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단 콤보’ 대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文정부 러브콜에도 대답없는 北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임기를 6개월여 남겨두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협상 재개의 물꼬를 트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임기 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화의 ‘키’(Key)를 쥔 북한이 한미를 향해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호응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산림협력, 남북관계 ‘게임체인저’될까문재인 대통령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남북한 산림협력을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에서 “남북한 산림협력으로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고 문 대통령이 다목적 포석을 두고 굉장히 좋은 제안을 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과 남북, 북미관계 개선과 협상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곧장 남북 산림협력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남북 산림협력은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돼있는 의제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남북이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남북은 그해 10월부터 두 차례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개최해 산림 병충해 공동방제나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및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련 논의도 멈춘 상태다.현재 남북관계는 최저점에 이른 상태다. 북미 대화 재개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국제사회가 보는 한반도 정세는 남북의 미사일 발사로 비롯된 군비경쟁 양상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이번 산림협력 언급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빼든 종전선언에 이어 유럽 순방길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제안까지 다양한 카드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국제메탄서약 출범식에 참석, 국내 메탄 감축 방안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화 먼저 응하라는 美, 선결 조건 강화한 北종전선언도 그중 하나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에 종전선언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 전, 2018년과 작년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빼든 바 있다. 다만 종전선언 구상을 두고 한미 간 ‘순서·시기·조건’에 대해 이견이 있어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 미국 설득 작업에 나서는 중이다. 북한 역시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은 없어 보인다. 원래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교환하는 것이 아닌, ‘조건 없는 종전선언’이라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적대시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를 새로운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 위원장도 9월30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이중적 태도와 적대시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하라고 일갈했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있어야 종전선언을 논할 수 있다며 당초 입장보다 더 멀어진 셈이다. 청와대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및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 내 교황의 방북이 쉽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남북 및 북미대화 분위기가 고조됐던 2018년에 비해 경색된 한반도 주변 환경과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도 걸림돌이다. ◇대화 ‘키’ 쥔 北, 침묵 속 도발 가능성남북 대화 재개의 ‘키’(Key)는 북한이 쥐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남측의 인도주의 협력이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시급한 산림협력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방역으로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도 변수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오히려 최근 한미를 향해 ‘이중 기준’ 철회를 들이밀고 있는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구실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전날부터 오는 5일까지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 중이다. 비공개 훈련이지만,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기를 비롯한 미국 공군 F-16 전투기 등 양국 공중전력 100여 대씩 총 200여 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달 21일엔 우리 정부가 발사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맞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측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대북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국방전람회 등에서 공개했던 무기 중 일부를 다시 등장시키거나, 자신들의 보복 능령, 전투기 요격 능력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실험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대북관여 의지를 거읍 피력하고 있고, 베이징올림핑을 앞둔 상황에서 파급력이 큰 신무기를 섣불리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북한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계속 시험지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매개로 대화 의지를 내비친 뒤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쏘며 무력 시위를 재개한 바 있다. 대화를 제의하면서도, 한쪽에선 거듭된 도발을 통해 남북관계의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 북미협상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북한이 지난 9월28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
2021.11.03 I 김미경 기자
코리아교육그룹,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할인 이벤트 진행
  • 코리아교육그룹,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할인 이벤트 진행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취업 전문기업 코리아교육그룹은 내수경제 및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에 참가해 ‘코리아교육그룹X코리아세일페스타! 우리 깐부 아이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사진제공=코리아교육그룹)코세페와 함께하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코리아교육그룹 내 계열 전 과정 최대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코리아교육그룹은 컴퓨터그래픽과 디자인 교육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분야 직업군의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SBS아카데미컴퓨터아트학원 △올댓뷰티아카데미 △코리아요리학원 △SBS아카데미게임학원 △코리아IT아카데미 △굿잡아카데미컴퓨터아트학원 △코리아승무원학원 △코리아지상직학원 △코리아취업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코리아교육그룹 관계자는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참여하는 코세페에 참가해 전 계열에서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모두가 함께 나누는 가치 소비 확산을 위해 참여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코리아교육그룹은 ‘미래를 만드는 꿈의 공방’을 모토로 핵심산업인 교육서비스를 통해 미래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멘토와 수강생의 밀착 관리 시스템인 멘토제를 통해 교육부터 취업까지 원스톱으로 서포트하고 있으며, 취업 전문 교육기관으로 체계적인 취업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2021.11.02 I 이윤정 기자
내달 식당·카페 운영시간 제한 해제…유흥시설 ‘백신패스’ 검토(종합)
  • 내달 식당·카페 운영시간 제한 해제…유흥시설 ‘백신패스’ 검토(종합)
  • [이데일리 김상윤 박경훈 기자] 정부가 다음달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면서 식당, 카페 등 생업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유흥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에는 감염 차단을 위해 ‘백신패스’, 즉 접종 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한시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회’ 제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날 회의에는 11월부터 적용될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서, 과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방역의료 분과에서는 예방접종 완료율과 의료대응 여력, 중환자·사망자 비율, 확진자 수 등 방역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에 따라 우선 다음달 첫 번째로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을 시행할 때 우선적으로 식당·카페 등 생업 시설의 운영시간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방역완화 조치는 그동안 고통이 컸던 업종이나 소외된 계층부터, 그리고 감염 확산의 위험이 낮은 시설부터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취해나가겠다”고 말했다.김 총리는 “일상회복은 시기를 몇 단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통제관은 다중이용시설을 감염위험도에 따라 1∼3그룹으로 분류한 바 있다면서 위험도가 낮은 3그룹부터 2그룹, 1그룹 순으로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그룹은 유흥시설, 홀덤펍·홀덤게임장, 콜라텍·무도장 등이, 2그룹은 식당·카페와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고강도 유산소 실내체육시설 등이, 3그룹은 영화관, 공연장, 학원, 결혼식장·장례식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등이 포함된다. 이 통제관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서 독서실·영화관 등의 운영 시간 제한을 오후 10시에서 밤 12시로 완화한 것도 단계적으로 방역 규제를 완화한 사례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의 운영시간 제한 해제를 검토하면서도 유흥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은 감염차단을 위해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접종증명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혜택을 주는 것이다. 김 총리는 “일상회복 초기 단계에서는 백신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방역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며 “백신접종이 감염예방과 중증화율, 사망률 모두를 크게 줄여주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패스’로 불리는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 미접종자나 건강상 이유로 접종이 어려운 분들의 상황까지도 충분히 배려해 제도를 설계하고 운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이와 관련, 해외에서는 접종 뒤 48시간이 지난 사람과 확진 후 완치된 사람도 ‘접종증명자’로 포함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통제관은 “일단 접종완료자에 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미접종자나 기저질환 등을 이유로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48시간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확인서를 지참하면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게 하고, 백신 접종 기회가 적은 18세 미만 청소년도 백신 패스 제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이 통제관은 덧붙였다. 정부는 그러나 단계적 제한 완화에도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은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방역 ·의료분과에서 논의한 방역 ·의료 대응, 거리두기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오는 25일에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해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제3차 일상회복지원회의는 27일 개최할 계획이다. 이 회의 결과를 토대로 29일 회의에서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행 계획을 결정한 뒤 대국민 발표를 할 예정이다.
2021.10.22 I 김상윤 기자
세상 바꾸고 싶은가 '마담의 살롱'으로 오라<6>
  • 세상 바꾸고 싶은가 '마담의 살롱'으로 오라[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6>
  •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가 1812년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후원자 마담 조프린이 자신의 거실 ‘살롱’에서 연 어느 날의 회합 장면을 그렸다. 당대 철학자와 사상가, 예술가 등 지성인을 초청한 이 ‘마담의 살롱’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정신이 나왔고 담론문화가 꽃을 피웠다. 이날 살롱에선 볼테르의 ‘중국 고아’를 한 연극배우가 실감나게 읽어주는 이른바 ‘낭독 공연’을 펼쳤다. 캔버스에 유채, 125.9×196㎝, 프랑스 샤토 드 말메종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저녁을 먹고 거실의 소파에 퍼져 앉아 TV를 본다. 요즘 보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사과도 한 입 베어 문다. 굳이 마주 보지 않고도 식구들은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나라면 안 그럴 텐데” “쟤는 왜 저러나” 이러쿵 저러쿵…. 현대 한국인의 거실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리라. 비슷비슷한 집의 구조, 넓은 거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방들이 배치된 게 보통이다. 물론 가용자금의 여력에 따라, 생활패턴에 따라 다른 모양의 집을 짓고 살기도 하겠지만, 대개 서민들은 이처럼 유사한 공간에 머문다. 각자 방문을 열면 나오는 큰 공간인 거실에는 테이블과 소파, 안락의자 등을 두고 공동으로 이용케 하고 있다. 우리가 거실이라고 부르는 그 공간에서는 대체로 무엇을 하는가. 식당이 따로 있다면 거실은 주로 혼자 혹은 가족이 모여 앉아 쉬는 공간이다. 현대에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귀족이나 부르주아가 아닌 다수 서민계층의 집은 거실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특히 집에서 가내수공업을 하는 경우라면 일하는 자리와 식사하는 자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가 뒤섞여 있었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1610∼1685)의 ‘식사 후 농가의 가족’(1661)에는 그런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식당·일터와 구분 없던 서민층 거실 창에선 빛이 들어오고, 창 밖을 구경하는 큰 아이, 큰 아이처럼 밖을 내다보려 창가 의자로 올라서려 애쓰는 작은 아이가 정겹게 보인다. 그 옆의 아기식탁에는 아직은 혼자 서 있기 힘든 아기가 딸랑이를 쥐고 있으며, 식사를 마친 부부는 화덕 근처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고 있다. 둥근 식탁에는 거칠어 보이는 빵조각이 남아 있고, 바닥은 어지럽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가운데 놓인 실감개 틀이다. 이 가족은 실을 이용한 직조가 돈벌이 수단인 것이다. 식후 한때 현대인들이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이들의 식후 한때도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식당과 거실과 일터의 구분 없이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들의 집에서는 제일 넓은 공간이다. 지금도 이런 생활 양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신분이나 재력이 인간의 가옥과 정신적·육체적 삶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우울한 지경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의 ‘식사 후 농가의 가족’(1661). 네덜란드의 풍속화가로 활동한 오스타더는 농민과 서민층의 일상을 꾸밈없이 그렸다. 대부분 활기 넘치는 화풍이었으나 후기에는 렘브란트의 명암법을 받아들여 온화한 실내 정경을 묘사하기도 했다. 작품은 그 시기의 그림 중 한 점으로 17세기 네덜란드 서민 가정의 일터이자 식당이자 거실이던 공간을 엿보게 한다. 패널에 유채, 35.5×31.3㎝, 개인 소장.침실이나 식당과 구분된 ‘거실’은 왕궁, 또 귀족과 부르주아의 가옥에서 보였다. 특히 프랑스에서 손님을 초대해 문화예술 행사를 갖는 상류계층의 거실을 ‘살롱’(salon)이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우리가 ‘살롱’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 ‘룸살롱’ ‘헤어살롱’ 등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하던 공간이다. 살롱에서의 회합은 그 집의 안주인 ‘마담’(Madame)이 주관했는데, 단지 모임을 준비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문화적·철학적 담론의 좌장 같은 역할이었다. 상류층 여성들 가운데 문화예술을 후원하며, 철학적 담론을 중재하며 토론으로 이끈 대단히 지적인 이들이 살롱의 주인 ‘마담’이었던 것이다. 물론 마담이란 말은 결혼한 여성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명칭이기는 하나, ‘살롱의 마담’이라면 음악회나 미술전시회, 혹은 학술심포지엄을 기획하고 이끌던 인물을 지칭했던 것이다.◇살롱문화 부흥시킨 ‘마담’의 거실 프랑스 화가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1743∼1824)가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1812)은 그러한 대규모 회합이 이뤄지던 살롱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높은 천장과 넓은 벽이 꽉 차도록 그림들이 걸린 살롱. 앉아 있는 사람과 서 있는 사람은 모두 프랑스 학계와 문화계의 저명인사들이다. 앞줄 왼쪽 테이블 앞에 앉아 종이뭉치를 들고 있는 사람은 이 화면에서 가장 격렬한 눈빛과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연극배우 르캥이다. 그가 감정을 섞어 읽으면서 음성연기를 하고 있는 글은 볼테르의 ‘중국 고아’란 작품으로, 때마침 살롱의 중앙 벽에는 볼테르의 석조 흉상이 놓여 있다. 청중들은 르캥의 음성연기를 집중해서 듣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들 가운데는 드니 디드로(1713∼1784), 장 자크 루소(1712∼1778) 등 잘 알려진 백과사전파 계몽주의 사상가의 얼굴이 드문드문 보인다. 이 살롱의 마담 조프린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상이었던 계몽주의의 후원자였던 것이다. 그림 속에서 조프린은 첫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로 보이는, 수수한 청회색 옷을 입은 여성이다. 조프린은 이후 프랑스 사회문화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계몽주의 사상가들을 초청해 서로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장인 살롱을 마련하고, 다음 회합을 어떤 내용으로 이끌어갈지 기획한 사람이었다. 그림 속에서 연극배우가 읽고 있는 작품의 저자 볼테르도 대표적인 계몽주의 작가였다.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가 1812년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의 부분들. 이날 살롱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을 클로즈업했다. 왼쪽부터 철학자 장 자크 루소, 연극배우 르캥, 작가 겸 사상가 볼테르의 흉상, 철학자 드니 디드로, ‘살롱’을 열고 회합을 주도해간 마담 조프린.마담 조프린의 살롱은 때로는 음악가를 초청해 연주를 감상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화가를 초청해 그림을 감상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으며, 철학과 문학을 논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뿐만 아니라 외국 원수와 고위인사도 이 자리에 초청돼 국제적인 정세와 사회사상을 논할 수 있었으니, 당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그녀의 살롱에 얼마나 초대받고 싶어 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마담 조프린의 영향력은 18세기로 그치지만 19세기까지도 여러 가문의 여성이 살롱을 열어 문화예술과 사상을 품고 키워내는 장소를 제공했으니, 거실이 이처럼 크나큰 역할을 할 수 있던 시기가 이전이나 이후에 또 있었을까 싶다. ◇사상·문화예술 교류·회합 주선한 여성들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교육을 받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제약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은 그후로도 한참 뒤다. 프랑스든 혹은 다른 어느 나라든 여성의 영향력이란 것은, 대부분 권력 있는 남편이나 연인, 아들이 남성으로서 얻을 수 있는 지위를 교묘히 이용하고 조종하는 것으로 그려져 왔다. 그런 여성들이 역사 속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는 것 또한 별로 본 적이 없다. 요즘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도 여성은 노인과 더불어 최약체라, 남성에게 섹스어필해 도움을 받고 살아나갈 방법을 강구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논란거리인 것으로 안다. 하지만 역사 속에 여성은 한때 자신의 거실을 열어 예술가·사상가를 초청했고, 초청인사들에 대한 보증인으로, 문화예술을 교류하고 지원한 후원자이자, 새로운 사상에 필요한 회합을 주선해 이를 발전시키는 독특한 매개자로 활약했다. 단지 한가하고 돈 많은 귀족이나 부르주아 부인의 여가생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역할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했다. 물론 마담 조프린을 비롯해 자신의 거실을 열어뒀던 여성들은 어디까지나 배후의 인물일 수밖에 없었고, 문화예술과 사상의 공급자이기보다는 그것을 펼칠 장을 마련하는 역할에 그쳤다. 또한 그것이 자신의 재력과 지위를 이용하는 것일 수밖에 없기도 했다. 하지만 흔히 역사물에서 그리는 것처럼 시기와 질투, 암투와 의존으로 얼룩진 여성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니 이들은 마땅히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정신세계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던 여성으로 다시 기록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롱의 마담’이라고 할 때 지칭하는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말이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10.16 I 오현주 기자
국민대,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업무협약
  • 국민대,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업무협약
  • 사진 왼쪽부터 유승민 ISF 이사장, 후세인 알 무살람 OCA 사무총장, 김병준 국민대 국제교류처장(사진=국민대)[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민대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시아올림픽아카데미(AOA) 설립이 이번 헙약을 목적이다. 국민대는 지난 9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OCA는 아시아 대륙의 스포츠를 총괄하는 국제 올림픽 기구다. 아시아 대륙 45개국 올림픽위원회가 가입돼 있으며, 쿠웨이트에 본부를 두고 있다.이번 협약식은 쿠웨이트의 OCA 본부에서 진행됐다. 김지용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후세인 알 무살람 OCA 사무총장(국제수영연맹 회장), 유승민 ISF 이사장(IOC 위원) 등이 참석했다.국민대와 · OCA ·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는 3자간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에 AOA본부를 설립하고, 이 본부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만들고 대한체육회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한민국의 경험을 활용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전문인재를 육성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후세인 알 무살람 OCA 사무총장은 “아시아올림픽아카데미 설립은 아시아 스포츠 인재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도핑, 승부 조작 등 국제스포츠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아시아 올림픽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좋은 계기가 될 것”라고 언급했다.
2021.10.14 I 신하영 기자
유엔 안보리 소집…北 극초음속 미사일 논의할 듯
  • 유엔 안보리 소집…北 극초음속 미사일 논의할 듯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가 비공개 회의를 소집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의견에서다.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는 한국 시민(사진=AFP)2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오는 30일 유엔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번 안보리 회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요청으로 소집됐다고 AFP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 28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국방과학원은 이날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낮은 고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타격이 어려운 것을 알려졌다. 이 때문에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질의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보도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금껏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는 원론적인 자세를 취해왔다.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의를 두고 미국이 선제적으로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 및 전략무기 투입을 중지해 적대정책 포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여섯 번에 걸친 무력 시위를 진행했다.
2021.09.30 I 김무연 기자
김정은 공언 8개월만에 新전략무기 공개한 北
  • 김정은 공언 8개월만에 新전략무기 공개한 北
  •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29일 전날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화성-8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활공체·HGV)를 공식 과업에 올린 지 8개월 만에 첫 시험발사에 들어간 것이다.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현재 한미연합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의 선제조건으로 ‘이중잣대 철폐’를 내건 상황에서 신무기를 공개한 것은 정상국가로서의 무기개발을 인정하라는 무언의 시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HGV는 미사일에 의해 높은 고도로 올라간 후 부스터에서 분리돼 대기권 내에서 진행방향을 바꾸면서 약 30~70km 고도에서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포물선 궤적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비행경로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만큼 현재 미사일방어체계(MD)로 타격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북한은 화성-8형을 활용해 HGV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당국은 전일 발사된 HGV의 경우 활공속도가 마하3로 아직 ‘극초음속’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한 결과 개발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실제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정황을 파악해 예의주시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화성-8형이 아직 ‘미완성형’이라도 북한이 빠른 속도로 무기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외교안보에 미치는 함의는 적지 않다. 북한은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 사업이 “당 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에 속한다”며 “무기 체계 개발은 나라의 자립적 첨단국방과학기술력을 비상히 높이고 우리 국가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시간표에 따른 군사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무기체계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추가적인 시험발사가 이어질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한미의 무기 개발은 자위권 확보로 주장하고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이중잣대라며 철회를 요구한 북한의 기조와 맞물려 우리 정부에 더 큰 난제를 던져준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28일, 미국 역시 극초음속 무기시험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중이다.우리 정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도발’ ‘규탄’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대화와 외교를 위한 접근 기조를 유지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은 이날 출국, 30일 인도네시아에서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면협의를 한다.
2021.09.29 I 정다슬 기자
“요격가능”…군이 北미사일 개발 초기단계로 본 이유는?
  • “요격가능”…군이 北미사일 개발 초기단계로 본 이유는?
  •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자산으로 탐지와 요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이 전날 시험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에 대해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은 화성-8형 미사일을 활용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활공체·HGV)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로켓 부스터에 의해 높은 고도로 올라가서 부스터에서 분리된 후 대기권 내에서 진행방향을 바꾸면서 약 30~70km 고도에서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날라간다. 포물선 궤적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비행경로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만큼 현재 미사일방어체계(MD)로 타격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 군 당국은 전일 발사된 HGV의 경우 활공속도가 마하3로 아직 ‘극초음속’(마하5·시속 6120km 이상)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극초음속 미사일에 성공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권 내에서 공기 마찰로 인해 야기되는 약 2000도씨(℃) 고온에 견디는 비행체의 내열 설계와 소재, 대기권 진입 직후의 비행공력,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는 넓은 운용 영역에서 작동가능하고 비행체를 둘러싸고 있는 플라즈마에 영향받지 않은 센서, 항법, 유도, 제어시스템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실제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공식화 한 것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이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을 상정”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언급 8개월 만에 첫 시험발사에 나선 것이다. 아직 선진국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속도로 무기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화성-8형’은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로 구성됐다. 점화된 불꽃 형태로 볼 때 액체 엔진 로켓이다.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해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고자 보조엔진을 4개나 달았다. 이같은 형태로 봤을 때 단거리보다 중·장거리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성이라는 이름 역시 주로 탄도미사일에 사용돼 왔다. 특히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에는 처음으로 앰플화된 액체연료를 활용, 추진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발사 준비시간을 줄여 군의 탐지와 대응을 어렵게 하려는 목적으로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액체연료를 밀봉(앰플)해 미사일에 주입한 상태로 장기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면 발사궤도를 정밀하게 수정할 수 있는 액체연료의 장점과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줄이는 고체연료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게 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플)화된 미사일 연료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며 “시험결과 목적했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했다”고 밝혔다.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면서 “새로운 미사일인 만큼 최종 제원평가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북한의 미사일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갖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1.09.29 I 정다슬 기자
합참 "北극초음속미사일, 개발 초기 단계…탐지·요격 가능"
  • 합참 "北극초음속미사일, 개발 초기 단계…탐지·요격 가능"
  • 북한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군 당국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자산으로 탐지와 요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이 전날 시험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에 대해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이상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낮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미사일방어체계(MD)로 타격이 어렵다. 이 때문에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방위망에 비상이 걸렸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합참은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개발 초기 단계인만큼, 앞으로 북한은 활공 비행 안정화, 정밀한 유도기능, 사거리 연장 등을 위한 추가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역시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이번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이 ‘첫 시험발사’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에는 처음으로 앰플화된 액체연료를 활용, 추진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플)화된 미사일 연료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며 “시험결과 목적했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했다”고 밝혔다.
2021.09.29 I 정다슬 기자
맘아이, 스마트기기 유해매체 차단하는 '맘아이 스마트' 출시
  • 맘아이, 스마트기기 유해매체 차단하는 '맘아이 스마트' 출시
  • [이데일리 이윤정 인턴기자] 제이니스의 자녀 PC보호 프로그램 ‘맘아이(Momi)’는 PC가 아닌 스마트기기(태블릿)의 유해 매체를 차단해주는 ‘맘아이 스마트(태블릿)’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맘아이 스마트(태블릿) 유해 앱 차단화면 (사진제공=제이니스)원격 수업, 온라인 클래스 등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의 장기화로 학교, 학원 등에서 현장 강의가 아닌 태블릿을 교육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제이니스는 이러한 변화에 발 맞춰 교육 용도의 태블릿으로 인한 음란물, 게임 중독, 유해매체 유입 등의 역기능 방지와 학습의 집중도 향상을 위한 태블릿 유해차단 앱이 필요성을 깨닫고 이번 맘아이 스마트를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다.맘아이 스마트(태블릿)은 비대면 교육을 위해 배포된 태블릿의 역기능을 방지하는 앱으로, 음란/유해 사이트와 유해 앱을 차단하고 사용시간을 조절한다. 학생들의 태브릿을 유해환경으로 부터 보호/관리할 수 있고, 유해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역기능을 예방하며, 또한 청소년들에게 자율적인 학습을 유도하고 태블릿 사용을 관리하며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한편 맘아이 스마트(태블릿)는 교육청(학교)와 교육업체 및 교육용 태블릿 렌탈 업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안드로이드(android)10 이상을 지원한다.
2021.09.03 I 이윤정 기자
비수도권 확산 막아라…오늘부터 3단계 시행
  • 비수도권 확산 막아라…오늘부터 3단계 시행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코로나19의 비수도권 확산이 거센 가운데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7일부터 내달 8일까지 13일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식당과 카페 등 영업은 오후 10시까지만 가능하고 사적모임은 4인까지 허용하는 등 생활일부의 제약을 받게 된다.이는 최근 비수도권 신규확진자 비율이 30%대 이상을 유지하고 지난 26일에는 4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해서다. 특히 전파력과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월등한 델타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조치다.이번 조치에 따라 비수도권 식당·카페도 이날부터 오후 10시까지만 매장 영업을 할 수 있고 그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유흥·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무도장, 홀덤펍·홀덤게임장,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수영장, 방문판매 직접판매홍보관은 오후 10시 이후 아예 문을 닫는다.영화관, 독서실·스터디카페, 이·미용업, 오락실·멀티방, 상점·마트·백화점 등은 1∼2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운영시간 제한이 없다.학원의 경우 좌석을 두 칸 띄우거나 6㎡당 1명으로 밀집도를 줄여야 하고 결혼식과 장례식 등 행사와 집회 참석 인원은 50인 미만까지 가능하다.실내체육시설의 경우 운영시간 제한은 없으나 피트니스나 GX류의 경우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저강도 운동이나 유연성 운동으로 대체해야 한다.휴가철을 맞아 비수도권의 공원과 휴양지, 해수욕장 등에서는 야간 음주를 금지한다. 시간대는 각 지자체별로 확정할 예정이다.숙박 시설의 경우 객실 내 정원 기준을 초과하는 입실을 허용해선 안 되고, 전 객실의 4분의 3만 운영해야 합니다.스포츠 경기 관중 수는 실내에선 수용 인원의 20%, 실외에서는 30%로 제한되고 박물관·미술관·과학관도 입장 인원을 시설 면적 6㎡(약 1.8평) 당 1인으로 계산한 수의 50% 이내로만 받아야 한다.한편 강원도 강릉과 양양, 대전, 경남 김해 등은 3단계를 넘은 4단계를 적용해 최고 수준의 방역대책을 시행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내려진 26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의 한산한 모습. (사진= 연합뉴스)
2021.07.27 I 박철근 기자
“오색학습법에 AI기술 입혀 중국어 말하기 자신감 올렸죠”
  • “오색학습법에 AI기술 입혀 중국어 말하기 자신감 올렸죠”
  • 이지현 칼라프로젝트 대표. 사진=노재웅 기자[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야 너두 할 수 있어 ‘야나두’,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온라인 영어 강의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들이다. 그런데 온라인 중국어 강의에서는 아직 이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가 드물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칼라프로젝트’가 인공지능(AI) 기술과 색(色)다른 중국어 학습법을 결합한 ‘오색중국어’로 온라인 중국어 강의의 대명사가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칼라프로젝트의 이지현(31) 대표는 “두고 봐달라”며 미래를 자신했다.이지현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어학원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중국어 강의들을 제외하면 현재는 사람들이 딱 떠올릴 수 있는 중국어 강의 앱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중국어 앱 하면 가장 먼저 오색중국어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오색중국어는 이 대표가 대학 시절 중국어 과외를 하면서 스스로 만들어 낸 독창적인 학습법이다. 2016년 칼라프로젝트를 창업하고 사업화한 뒤 5년이 흘렀다.이 대표는 “실제로 앱을 출시하고 고도화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달에 음성인식과 말하기 기능을 탑재한 버전을 선보였는데, 지금부터가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출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오색중국어 학습법은 알아보기 어려운 작은 기호 대신 색을 통해 중국어 성조를 구분하고 익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성은 검은색, 2성은 초록색, 3성은 노란색, 4성은 빨간색, 경성은 회색이다. 30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학습법을 이용해 오프라인 교재 4개월 코스 분량을 평균 20시간으로 압축해 습득한 데이터를 얻었다.다른 온·오프라인 강의는 강사에 따라 학습법이 천차만별이고, 강사의 유명세에 따라 참여 열기가 달라지는 것과 달리 오색중국어는 확실한 학습법을 기본으로 두고 강의하기 때문에 앱 내 여러 강사의 강의 영상을 틀어도 적응하는 데 따로 애쓰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이 있다.최근에는 음성인식 기반 ‘말하기 코스’를 도입하면서 앱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했다.강의 콘텐츠를 보고 나면 학습한 문장을 말해보는 화면이 바로 뜨는데, 이때 학습자의 발음을 듣고 AI가 판단해 ‘잘하셨어요’라든지 ‘다시 한번 해보세요’ 등의 피드백을 해주면서 능동적인 말하기 연습을 유도한다. 학습자는 10분 분량의 강의 하나를 듣는 동안 평균 20회 이상의 문장을 말하게 된다.이 대표는 “전화 수업은 실제로 해보면 많은 분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것을 많이 부끄러워하고 심리적인 부담을 느낀다”며 “또 한자를 함께 보면서 익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쉽게 잊히기 일쑤다. 오색중국어 말하기 코스는 쓸데없는 감정 에너지 소모는 없애면서 말하기 훈련 효과는 극대화하는 최적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칼라프로젝트는 지난해 오색중국어로 매출 1억원을 올렸다. 현재 회원 수는 2만명가량이다. 연내 회원 수를 10만명까지 늘리고, 매출은 4억원으로 증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그동안 쌓인 학습 데이터(DB)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게임성을 가미한 챌린지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하는 것이 단기 과제”라며 “유튜버와의 협업 등 재미있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2021.07.26 I 노재웅 기자
중국어가 어려워? 따라와 ‘칼라프로젝트’
  • [노재웅의 가치 스타트UP]중국어가 어려워? 따라와 ‘칼라프로젝트’
  • 가치 있는 스타트업을 올립(UP)니다. 노재웅 기자가 스타트업과 같이(가치) 합니다. 이곳에서 함께 기업과 자신의 가치를 올리실 분 계신가요?[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야 너두 할 수 있어 ‘야나두’,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온라인 영어 강의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들이다. 그런데 온라인 중국어 강의에서는 아직 이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가 드물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칼라프로젝트’가 색(色)다른 중국어 학습법 ‘오색중국어’로 온라인 중국어 강의의 대명사가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칼라프로젝트의 이지현(31) 대표와 최하늘(30) 콘텐츠기획팀 사원은 동시에 “두고 봐달라”며 미래를 자신했다.칼라프로젝트 이지현(왼쪽) 대표와 최하늘 콘텐츠기획팀 사원. 사진=노재웅 기자이지현 대표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어학원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중국어 강의들을 제외하면 현재는 사람들이 딱 떠올릴 수 있는 중국어 강의 앱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중국어 앱 하면 가장 먼저 오색중국어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아직 대중에게 낯설지만 오색중국어가 최근에 새로 출시된 서비스는 아니다. 이지현 대표가 오색중국어로 특허를 받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2016년이니까 어느덧 6년 차에 접어들었다.이지현 대표 “대학생 시절 과외로 처음 시작한 오색중국어 강의가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특별한 학습법으로 인정도 받으면서 사업화했지만, 실제로 앱을 출시하고 고도화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달에 음성인식과 말하기 기능을 탑재한 버전을 선보였는데, 지금부터가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출범이라고 생각합니다.”오색중국어 학습법은 알아보기 어려운 작은 기호 대신 색을 통해 중국어 성조를 구분하고 익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성은 검은색, 2성은 초록색, 3성은 노란색, 4성은 빨간색, 경성은 회색이다. 30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학습법을 이용해 오프라인 교재 4개월 코스 분량을 평균 20시간으로 압축해 습득한 데이터를 얻었다.다른 온·오프라인 강의는 강사에 따라 학습법이 천차만별이고, 강사의 유명세에 따라 참여 열기가 달라지는 것과 달리 오색중국어는 확실한 학습법을 기본으로 두고 강의하기 때문에 앱 내 여러 강사의 강의 영상을 틀어도 적응하는 데 따로 애쓰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이 있다.최하늘 사원은 오색중국어의 대표 강사 중 한 명이다. 중국인민대학 출신으로 지난 몇 년간 유명 오프라인 어학원의 강사로 활동했지만, 앱 기반 오색중국어 서비스의 비전을 보고 칼라프로젝트에 합류했다.최 사원을 포함해 현재 3명의 강사진이 콘텐츠기획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수업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획부터 영상 촬영, 구성 편집까지 앱 콘텐츠 개발의 ‘A to Z’를 책임진다. 최하늘 사원 “기존 오프라인 어학원은 이른바 ‘고인물’들이 많아 앱 서비스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이렇다 할 차별화를 꾀하는 게 쉽지 않았죠. 그러던 중 오색중국어를 알게 됐고, 자유로운 기획을 펼칠 수 있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오색중국어 말하기 코스. 칼라프로젝트 제공지난 2월 최 사원이 합류한 이후 5개월간의 팀 연구 끝에 최근 도입한 것이 바로 음성인식 기반 ‘말하기 코스’다. 강의 콘텐츠를 보고 나면 학습한 문장을 말해보는 화면이 바로 뜨는데, 이때 학습자의 발음을 듣고 인공지능(AI)이 판단해 ‘잘하셨어요’라든지 ‘다시 한번 해보세요’ 등의 피드백을 해주면서 능동적인 말하기 연습을 유도한다. 학습자는 10분 분량의 강의 하나를 듣는 동안 평균 20회 이상의 문장을 말하게 된다.최하늘 사원 “전화 수업이 더 능동적인 말하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수업을 해보면 많은 분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것을 많이 부끄러워하고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세요. 또 한자를 함께 보면서 익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쉽게 잊히기 일쑤죠. 오색중국어 말하기 코스는 쓸데없는 감정 에너지 소모는 없애면서 말하기 훈련 효과는 극대화하는 최적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칼라프로젝트는 지난해 오색중국어로 매출 1억원을 올렸다. 현재 회원 수는 2만명가량이다. 연내 회원 수를 10만명까지 늘리고, 매출은 4억원으로 증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지현 대표 “그동안 쌓인 학습 데이터(DB)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게임성을 가미한 챌린지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하는 것이 단기 과제입니다. 데이터 전문가를 비롯한 다수의 앱 개발자를 계속해서 찾고 있습니다.”최하늘 사원 “강의 앱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콘텐츠의 양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튜버와의 협업 등 자유로운 콘텐츠 기획을 실현해보고 싶은 중국어 강사분들이 칼라프로젝트로 많이 합류했으면 좋겠습니다.”
2021.07.25 I 노재웅 기자
'해방타운' 허재 취미활동→윤혜진, 딸 지온이와 함께한 특별한 하루
  • '해방타운' 허재 취미활동→윤혜진, 딸 지온이와 함께한 특별한 하루
  • ‘해방타운’(사진=JTBC)[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해방타운’의 입주자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한 해방 라이프로 즐겁고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지난 20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이하 ‘해방타운’)에서는 이종혁이 집들이 손님 윤박, 지석진과 보드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지냈다. 또 허재는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중한 취미 활동을 마음껏 즐겼으며, 윤혜진은 귀한 해방 라이프가 아닌 딸과 함께한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이날 이종혁은 집들이 손님 윤박과 또 다른 초대 손님 지석진을 위한 깜짝 카메라를 준비했다. 윤박과 만든 감자탕을 배달 음식처럼 꾸민 것. 이어 지석진이 도착했고, 세 사람은 이종혁이 기획한 밴드 ‘혼’ 결성에 관한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윤박은 이종혁과 지석진이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음식을 하고 상차림까지 준비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이에 이종혁은 “밥물은 제가 앉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지석진은 직접 만들었지만 배달했다고 밝힌 감자탕을 맛본 후 “딱 시킨 거네. 만들 수가 없는 맛이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에 있던 지석진은 “오늘까지 안 믿고 있었다”고 놀라워했다.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게임을 통해 구역을 나눠 설거지와 뒷정리 당번 정하기 승부를 겨뤘다.세 사람은 처음 태도와 다르게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몰아주기 한판에서 이종혁이 당첨되는 굴욕을 맛봤다. 집들이 초반만 해도 윤박에게 모든 일을 맡겨놓고 편안하게 있었던 ‘이 첨지’ 이종혁의 비참한 결말은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줬다.허재는 이른 아침부터 빠르게 외출 준비를 하고 지난번 윤혜진이 했던 번지 피지오에 도전했다. 당시 번지 피지오를 보고 부러움과 감탄을 연발했던 허재는 의욕 넘치게 시도 했지만 봉 스트레칭부터 비명과 고성이 난무하는 등 난관을 겪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이라도 그는 잠깐이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아이처럼 마음껏 뛰어놀았다. 허재는 소감을 묻는 제작진에게 “섣불리 까부는 게 아니었다. 온몸이 저린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쉴 틈도 없이 허재는 피아노 학원을 방문, 아이들과 함께 피아노를 배웠다. 50년 전 몇 개월의 기억을 더듬어 모르는 건 물어가며 서툴고 느리지만 정확하게 한 음, 한 음 건반을 눌렀다. ‘해방타운’의 피아노 신동 ‘허루마’에 등극한 허재는 아이들 앞에서 즉석 연주회를 펼쳐 10점 만점에 200점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그는 40년 농구 인생의 흔적이 남아있는 영광스러운 손으로 새로운 꿈을 연주하는 감동까지 전했다.집에 돌아와서도 허재는 배달 어플로 첫 끼를 시켜먹고 세 번째 취미인 서예에 도전했다. ‘허석봉’으로 빙의, 동영상을 검색해 붓글씨 쓰는 방법을 배운 뒤 무릎까지 꿇고 붓글씨에 몰입했다. 폼은 엉성하지만 붓글씨는 꽤 그럴싸하게 나왔고 기세를 몰아 족자에 ‘뜻이 있으면 길은 열린다’라는 가훈까지 적어 넣어 뿌듯함을 더했다. 그에게는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취미 활동을 즐긴 소중한 하루로 남았다.그 누구보다 윤혜진의 하루는 평소와 달랐다. 딸 지온이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했기 때문. 결국 윤혜진이 지온이의 등굣길을 책임지게 됐고, 지온이는 학교에 가는 중 부상을 핑계로 엄마에게 디테일한 레시피가 있는 도시락을 요구했다. 친구 같은 두 모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했다.무사히 해방타운으로 돌아온 윤혜진은 결국 오늘 하루는 해방을 포기하고 엄마로 돌아갔다. 지온이의 하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서둘러 전통 시장을 방문했고, 윤혜진의 어머니와도 잘 알고 있는 시장 상인들의 훈훈한 인심 덕분에 양손 무겁게 장을 봐 해방타운으로 돌아왔다. 샌드위치, 핫도그, 김밥, 소고기뭇국까지 뚝딱 만든 윤혜진은 간신히 지온이의 하교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지온이는 급식을 먹고 온 상태였지만 엄마가 만든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고 그 모습을 바라본 윤혜진은 뿌듯해 했다. 특히 지온이가 글쓰기 대회에서 받은 상장을 꺼내 들자 윤혜진은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감격했다.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2021.07.21 I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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