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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 케이프코스트 <1>
  • [박정석의 아프리카 에세이] 가나 케이프코스트 <1>
  • [한국일보 제공] 박정석은 ‘용감한 여행가’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학과 플로리다대학에서 영화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nbsp;▲ 같은 태양이라도 시원의 땅 아프리카에 쏟아지는 햇빛은 그 빛이 다르다. 원색의 빛들이 꿈틀대는 가나 케이프코스트의 포구.고등학교를 마친 이후 가나 말라위 짐바브웨 인도 콜롬비아 등 50여 개국을 돌아다닌 여행광. 이제는 14개국 언어로 “맥주 한 병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껏 가장 좋았던 나라로 콜롬비아와 미얀마를 꼽는다. 전자는 남자들이 친절하고, 후자는 여자들마저 친절하기 때문이란다. 2004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후 소설을 쓰고 있다. “오브루니!” 어떤 목적지에 닿기 전 좋은 평판을 너무 듣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몇 년 전 우연히 한 외국 여행 사이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뽑는 설문을 본 적이 있다. 1위는 뜻밖에도 아프리카의 가나(Ghana)였고 그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가나로 향했다. 나날이 올라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진짜 근사한 것이 필요했는데, 친절한 국민성으로 소문난 그 머나먼 나라에 도착한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정치적 올바름과는 거리가 먼 인종차별적 호칭이었다. “오브루니(white man)”. 어디를 가나 현지인들은 나를 이렇게 불렀다. “어이, 오브루니. 거기 내 자리 좀 대신 맡아 줘!” 일찌감치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은 나에게 열린 창문 틈으로 시장바구니를 던지며 어느 꼬부랑 할머니가 이렇게 소리쳤다. “오브루니!” ▲ 가나는 식민의 시대 노예 수출이란 아픈 기억을 품고 있는 곳이다. 케이프코스트에서 만난 가나의 사람들.터덜거리며 시골길을 걷는 나를 향해 우거진 야자수 틈으로 검은 머리를 내민 조그만 아이들이 애타게 속삭였다. “과자 사 먹게 1,000 시디(cediㆍ 가나의 화폐단위)만 줘요. 오브루니, 제발 여길 좀 봐요.” 케이프코스트(Cape Coast)에 도착한 것은 ‘오브루니’ 라는 호칭을 대략 천 번 정도 들었을 무렵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이 오래된 도시를 두 시간 정도 천천히 산책하는 동안 나는 고함 섞인 욕설을 너덧 번 들었고 한 번은 얻어맞을 뻔 했다. 그 이유는 내가 들고 있던 커다란 카메라 때문이었는데, 가이드북에는 현지에서 지켜야 할 중요한 에티켓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진을 찍기 전 반드시 허락을 얻을 것. 거절 당한다고 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 것. 아무리 가슴 아픈 상황이라 하더라도.’ 가이드북에서 밝히고 있지 않은 사실은 사진을 찍기 위해 허락을 구하려 했을 때 현지인들의 반응은 언제나 똑같다는 것이다. ‘No’ ‘No’ ‘No’. 어디나 이국적인 풍광들로 가득한 도시였다. 포르투갈과 영국 식민시대에 지어진 이래 지금껏 수백 년의 세월에 걸쳐 서서히 썩어가는 낡은 건물들, 그 사이로 나를 주시하는 흑인들이 보였다. “오브루니, 사진을 찍고 싶어? 그러면 돈부터 내시지.” 그물을 고치고 있던 어부 서너 명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는 나를 향해 큰 소리로 고함쳤다. 돌을 주워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적대감이었다. 당황함이 분노로 변하는 것은 순간이었다. “난 여태 사진을 찍기 위해 누군가에게 돈을 줘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차라리 사진을 아예 안 찍고 말지.” 지나친 결의에 찬 말은 듣는 사람은 물론 말하는 당사자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흐트러진 정신건강은 육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성난 얼굴로 걸음을 재촉하던 나는 케이프코스트 성에서 항구로 내려가는 비탈길에서 돌부리에 다리가 걸려 넘어져 질척거리는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하얀 사람, 돌에 걸려 넘어지다.’ 그것은 이 오래된 도시에서 하루하루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현지인들에게 좋은 구경거리였다. 흥미거리에 목이 마른 어린애들까지 당장 구름처럼 몰려들어 나를 빙 둘러싸더니 제각기 큰 소리로 웃고 뜻을 알 수 없는 소리를 질러댔다. 절뚝거리며 항구를 떠나 숙소인 사보이호텔로 돌아왔다. 사보이(Savoy)라는 고상한 어감의 고유명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너절한 여관의 주름투성이 매니저 영감은 내가 사진을 찍으며 겪은 이야기를 듣자 오히려 벌컥 화를 냈다. “말도 안 돼! 이 곳 케이프코스트는 가나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야!” “그야 영감님은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껏 70년이 넘도록 사셨으니까 그렇겠지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초상권 문제로 돌까지 던지다니, 좀 심하군요.” “그래서, 지금 돌에 맞아서 다리가 그렇게 됐나?” “그건 아니지만, 돌에 맞을 뻔 했으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걸음을 헛디딘 겁니다.” 숙소의 유일한 직원인 코피(Kofi)가 약통을 가져와서 다리의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발라 주었다. 여우처럼 홀쭉한 얼굴에 호리호리한 몸, 영리하게 반짝이는 눈을 가진 젊은 남자였다. 울창한 풀숲 위로 고개를 빼고 이리저리 재빨리 주변을 살펴보는 파란 뱀처럼, 그는 쉴 새 없이 내 표정을 살피고, 요모조모 옷차림을 훑어보고, 뚫어지게 내 눈동자를 들여다보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돌려 버렸다. 속마음을 들키는 것이 부끄러운 사람처럼. 그는 나더러 무슨 요일에 태어났느냐고 물었다. “태어난 요일? 그야 나도 모르지. 아마 우리 어머니에게 물어봐도 기억하지 못하실걸. 한국에서는 태어난 날짜가 중요하지 요일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내 대답에 청년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금요일에 태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내 이름이 코피(Kofi)에요. 금요일에 태어난 남자니까.” 아이가 태어나는 요일별로 이름을 붙이는 것은 가나의 인구 절반 정도가 속한 아칸(Akan)부족의 오랜 관습이었다. 유엔의 전 사무총장 코피 아난도 금요일에 태어난 것이다. “무슨 요일에 태어났는지 모른다면 일곱 요일 중에서 마음대로 아무거나 골라 봐요.” 그래서 나는 수요일을 댔다. 예전부터 수요일이 좋았다. 노래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때문일까. 코피의 말에 따르면 수요일에 태어난 여자는 아쿠아(Akua)라 부른다고 했다. “옆 동네 엘미나(Elmina)는 아마 케이프코스트보다는 좀 나을 거에요. 거기 사람들은 여기처럼 사납지 않으니까. 아마 사진 찍는 것에 별 문제 없을 거에요.” 그 말이 맞기를 바랬다. 다음 날 오후, 케이프코스트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옛 식민도시, 엘미나로 향했다. ▲ 가나(Ghana)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로 정치적 상황이 불안한 인접국들과는 달리 치안이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평판이 나 있다. 황금이 많이 나서 15세기 황금의 해안(골드코스트)으로 유럽에 알려졌다. 포르투갈인들은 15세기 후반 노예무역의 본거지를 엘미나에 세웠으나 17세기에 와서는 포르투갈인이 독점하고 있던 노예시장이 네덜란드ㆍ영국ㆍ덴마크ㆍ스웨덴·등 다른 교역상들에게 넘어갔다. 1874년 골드코스트는 영국의 직할 식민지가 되었으며, 1901년 아샨티 왕국과 현재의 가나 북부 부족들도 영국 보호령이 되었다. 1957년 가나라는 국명으로 독립했다. 공용어는 영어. 케이프코스트는 골드코스트의 중심이 된 항구도시로 유럽인들은 이곳에서 황금ㆍ상아ㆍ향신료 등을 교환했다. 황금 매장량이 줄어들면서 대신 노예무역이 활성화했다. 케이프코스트와 엘미나성의 지하 감옥은 노예들이 배에 실리기 전 감금됐던 장소들이다. 오늘날 가나는 이웃나라 아이보리코스트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카카오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국내 초콜릿 브랜드 ‘가나 초콜릿’의 가나가 바로 이곳이다. 케이프코스트(가나)=글ㆍ사진 소설가 박정석
(권소현의 일상탈출)(29)구릉족의 파티
  • (권소현의 일상탈출)(29)구릉족의 파티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태풍이 오나. 내일 트래킹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밤새 비 소리에 여러번 깼다. 비 소리 뿐만이 아니다. 안나푸르나에 사는 닭들은 오밤중에도 울어댄다. 깼다가 선잠 들었다가를 수차례 반복하다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 6시반. 창문을 열어 보니 시계가 2m도 안되는 듯 하다. 앞이 온통 안개로 뽀얗다. 일출은 고사하고 까딱 하다가는 롯지에 발이 묶이게 생겼다. ▲ 안나푸르나 비촉데우랄리, 비 온 뒤라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다행히 10시쯤 비는 멈췄고 안개도 어느정도 걷혔다. 채비를 하고 길을 떠났다. 트래킹 이틀째다. 초반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비가 온 다음이라 그런지 밀림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nbsp;흔들다리 밑으로 보이는 계곡에는 물이 무섭게 소용돌이 치면서 흐르고 있고 산 등성이에는 운해가 낮게 깔려 있다. 좁은 길을 따라 가면 어느새 마을이 나오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어느 지점부터인가는 이곳 주민들의 생김새와 옷차림도 점점 하나로 통일돼 갔다. 얼굴 선과 이목구비가 굵직굵직한 인도계통의 사람들은 사라지고 밋밋한 몽골계통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동질감이 느껴진다. 옷도 티셔츠에 수건을 두른 듯한 치마, 그리고 조끼로 단일화됐다. 산골짜기인데도 마을에는 없는 게 없다. 학교도 몇 군데 지나쳤다. 이런 산골 마을에 학교가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흑장미색 교복을 입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마침 쉬는 시간이었는지 학교 교문을 따라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몇 명이 와서 렌즈 앞에 선다. 한장 찍고 났는데 또 몇 명이 와서 서로 앞에 서서 찍겠다고 자리다툼을 한다. 얼굴에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번졌다. ▲ 카메라 앞에 하나둘씩 모여든 아이들&nbsp;얼떨결에 수십장을 찍었다. 즉석 카메라가 있었으면 아이들에게 멋진 선물을 줄 수 있었을 텐데..아쉬움을 남기고 갈길을 재촉했다. 한참을 걸었는데 아까 사진 모델 중 하나였던 아이가 앞질러 가면서 인사를 한다. 신발도 슬리퍼인데 종종 걸음으로 빨리도 걷는다. 완전히 산아이다. 그러고 보니 트래킹을 시작하고 나서 간간이 만나는 이곳 주민들 중에 등산화나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람을 못 봤다. 심지어 트래킹 초반에는 치렁치렁하게 사리를 차려 입었거나 헐렁한 펀자비를 입은 여인들이 굽이 있는 샌들을 신고 산을 타는 모습도 봤다. 하루 종일 걸어 오후 3시쯤 목적지인 란드룽에 도착했다. 이 곳에 짐을 풀기로 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침대에 침낭을 깔았지만 어제처럼 바로 골아떨어지지는 않았다. 이제 조금씩 몸이 적응을 하나보다. 전날 못 씻은 탓에 일단 씻고 상쾌한 기분으로 방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갑자기 포터 하루카가 소란스럽게 불러댄다. 마당으로 뛰어나가 하루카가 가르키는 곳을 봤더니 살짝 모습을 드러낸 설산이 눈에 들어온다. ▲ 살짝 모습을 드러낸 히운출리봉과 안나푸르나 사우스처음에는 히운출리의 뾰족한 봉우리만 드러났는데 구름이 조금씩 왼쪽으로 이동하자 안나푸르나 사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트래킹하는 동안 꼭꼭 숨어있던 설산이 이제서야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모습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는 않는다. 몸 한부분은 꼭 구름 뒤에 숨기고 있다. 꼭 어디 감히 나의 모습을 눈 똑바로 뜨고 다 보려 하느냐는 것처럼.. 해가 뉘엿뉘엿 져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는데 설산 근처만 유난히 빛난다. 신비롭다. 하루카도, 롯지 주인 아주머니도,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들도 모두 우리를 보고 운이 좋다고 외쳐댄다. 우기에 저런 풍경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설산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는데 누군가 아는 척을 한다. 보니 어제 묵었던 비촉데우랄리 롯지의 주인 아저씨다. 우리 걸음으로 5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이곳까지 왠 일일까. 왼쪽 가슴에는 꽃 장식을 한 이름표 같은 것을 달고 있다. ▲ 짐을 잔뜩 메고 어디론가 가는 구릉족 여인들어보니 오늘밤 이 근처에서 파티가 열린단다. 이 근처 계곡에 새로운 다리를 놓는데 산동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직접 건설하고 모금도 한단다. 아까부터 가슴에 꽃 장식의 이름표를 붙인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모두 다리건설 때문인가 보다. 정말 밤 10시가 되자 북소리와 노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괜히 궁금해진다. 누가 초대한 것도 아닌데 그냥 가보고 싶었다. 일행과 함께 소리를 따라 찾아가봤다. 마당에 모여앉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던 주민들은 우리를 보자 의자를 가져다주며 앉을 자리를 마련해줬다. 귀빈대접이다. 파티는 참 단순하다. 누가 한소절 선창하면 비슷한 음을 북소리에 맞춰 다 같이 부른다. 그 단순한 노래에 맞춰 몇 명은 앞에 나와 춤을 추기도 한다. 춤 추라고 잡아 끄는 사람도 없고 그저 추고 싶은 사람이 나와서 춘다. 특징도 없고 그냥 리듬에 몸을 맡기며 흐느적거리는 춤이다. 가만히 보니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나와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모두 여자다. 남자들은 그저 뒷짐 지고 관망하는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하면서 수많은 경작지를 지나쳤는데 밭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였다. 롯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여자다. 음식은 물론이고 청소와 정리정돈 모두 여자의 몫이었다. 그래서 파티도 여자들 차지였는지&nbsp;모르겠다.
2007.03.09 I 권소현 기자
일본의 봄은 핑크다
  • 일본의 봄은 핑크다
  • [조선일보 제공] 일본의 봄은 핑크색이다. 총리가 직접 나서 ‘올해 벚꽃은~’이라며 멘트를 날리고 주요 벚꽃 명소에서는 벚꽃놀이 자리잡기 경쟁이 벌어진다. 꽃만 핑크색이 아니다. 거대한 ‘벚꽃놀이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매장에는 핑크색 상품들이 쏟아진다. 초콜릿, 맥주 등이 겉 포장에 분홍색 ‘벚꽃’ 디자인을 달고 등장하는가 하면 백화점부터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장한 ‘하나미(벚꽃놀이)’ 도시락이 진열되기 시작한다. ‘엔화 급 강세’ 뉴스가 들려오긴 하지만, 올 봄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면 이왕이면 핑크색 벚꽃 구름으로 유명한 동네로 행선지를 잡아보자. * 구니타치 * 도쿄 위성도시에는 신주쿠공원을 필두로 치도리가후치, 고가네이 등 벚꽃 명소가 많다. 하지만 도쿄 서쪽에 자리한 구니타치(國立)시만큼 낭만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곳도 드물다. 공원은 말할 것도 없고 끝없이 펼쳐진 신작로와 도심 한 복판에까지 피어있는 벚꽃은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 ‘4월 이야기’의 무대이기도 하다. →인천과 김포공항에서 도쿄 나리타, 하네다 공항까지는 2시간쯤 걸린다. 신주쿠와 도쿄역에서 구니타치까지는 JR주오센(中央線)을 이용하면 35~45분. →구니타치에도 비즈니스호텔이 있지만 도쿄 시내에서 숙소를 정해 놓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편리하다. 아사쿠사에 위치한 ‘사다치요 료칸(www.sadachi yo.co.jp)’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숙박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 ‘게이오 프라자’(www.keioplaza.co.jp)는 신주쿠 도쿄청사 옆에 자리한 호텔로 구니타치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편리한 고급 호텔.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지브리 미술관’이 신주쿠와 구니타치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신주쿠에서 주오센으로 18분이면 도착. * 하코네 * 온천 마을 하코네(箱根)에서는 웅장한 후지 산을 배경으로 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아시노 호수를 오가는 유람선상에서 바라본 산벚은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기차와 버스, 등산열차, 유람선 등 모든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는 ‘하코네 프리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편리하고 저렴하다. 도쿄 신주쿠 오다큐역에서 하코네 관문인 하코네 유모토까지 90~100분이 걸린다. →하코네 지역에는 고급 료칸과 호텔은 물론이고 중저가 숙소도 많이 있으나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숙박비는 조금 비싼 편이다. ‘후지 하코네 게스트 하우스(www.fuji hakone.com)’는 조용하고, 아늑한데다가 노천탕까지 갖춘 저렴함 숙소. ‘후지야 호텔(www.fujiyahotel.co.jp)’과 ‘미가와야 료칸(www.hakone.or.jp/mikawaya)’은 둘 다 전통을 자랑하는 고급 숙소다. * 교토 * 3월 말이면 도시 전체가 벚꽃에 파묻혀 버린다. 교토에서도 동쪽에 해당하는 히가시야마(東山) 지역이 최고다. 기요미즈데라(淸水寺)와 마루야마공원으로 상징되는 히가시야마 지역을 찾아갔다면, 흩날리는 벚꽃 잎을 온 몸에 맞으며 낭만적인 산책에 나서보자.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는 기차나 버스로 이동. 인천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1시간 40분,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는 1시간 20분~2시간쯤 걸린다. →벚꽃이 만개하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서둘러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료칸 아오이 소 인(075-431 0788)’은 비즈니스 호텔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숙박이 가능한 료칸으로 아담한 정원이 딸려 있다. ‘교토 최고’로 꼽힐 만한 ‘히라기야 료칸(www.hiiragiya.co.jp)’은 교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단 1인당 3만엔 이상으로 굉장히 비싸다. * 오카야마 * 오카야마(岡山)시에 위치한 고라쿠엔(後樂園)은 혼슈 서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다. 3월 말이면 고라쿠엔은 벚꽃놀이 나선 인파로 꽉꽉 차 버린다. 잘 다듬어 놓은 관상수와 인공 연못을 이어주는 나무다리 사이에 피어 있는 벚꽃, 그리고 일본 3대 성(城)으로 꼽히는 오카야마성을 배경으로 피어있는 벚꽃이 아름답다. →인천공항에서 오카야마까지 직항편이 있다.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쯤 걸린다. 공항에서 고라쿠엔까지는 택시나 버스로 40분. →이왕이면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자리한 전통 료칸에서 묵자. 그중에서도 ‘료칸 구라시키(www.ryokan-kurashiki.jp)’는 극진한 서비스와 맛깔스러운 음식, 온천시설로 유명하다. 1박2식 기준으로 1인당 2만8000엔부터. * 가고시마 *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櫻島)는 그 지명에서 알 수 있듯 규슈를 대표하는 벚꽃 명소다. 사쿠라지마의 매력은 신록과 어우러진 벚꽃을 감상하며 산책이나 트레킹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운동 후에는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으로 진정한 ‘디톡스’에 나설 수 있다. 특히 해변에 마련된 노천 온천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환상 그 자체다. →인천에서 가고시마까지 직항이용(1시간 30분). 가고시마에서 페리를 타고 30분이면 사쿠라지마 도착. →섬에서 묵어도 되고 그냥 가고시마에서 오갈 수도 있다. ‘후루사토 료칸(www.fu rukan.co.jp)’은 사쿠라지마에 위치한 곳으로 아름다운 풍광과 노천 온천이 일품이다. ‘캐슬 파크 호텔(www.shiroyama-g.co.jp)’은 가고시마 도심과 사쿠라지마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노천온천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 추천! 벚꽃명소 18곳 * 1) 구니타치: 끝없이 벚꽃이 펼쳐진, 영화 ‘4월 이야기’의 무대다. 2) 하코네: 아시노 호수 위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산벚 풍경이 아름답다. 3) 히가시야마: 분홍의 벚꽃구름에 둘러 쌓인 고풍스런 유적지에서 꽃놀이를 즐기자. 4) 오카야마 고라쿠엔: 다듬은 나무와 인공 연못 둘레로 벚꽃이 피었다. 5) 마쓰마에 마쓰마에성: 벚꽃 종류가 일본에서 가장 많다. 250종이나 되는 벚꽃 8000그루가 성을 두르고 있어 한 달 동안 벚꽃이 피고 진다. 6) 히로사키 히로사키성: 16세기 초에 만들어진 ‘조쇼우 절’을 비롯해 31m를 넘는 오층탑 등 역사가 깊은 사적이 많다. 고성(古城)을 무대로 펼쳐지는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7) 아이즈 와카마쓰 쓰루가성: 쓰루가성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벚꽃 놀이로 유명하다. 일본의 유명한 술 생산지인 만큼 작은 식당에서도 토속 술을 맛볼 수 있다. 8) 오다와라 오다와라성터공원: 싱싱한 생선살로 만드는 수제(手製) 어묵으로 이름난 곳. 매년 봄 어묵과 벚꽃이 어우러진 ‘어묵 벚꽃 축제’를 연다. 9) 가나자와 겐로쿠엔: 고성(古城)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은 밤 벚꽃 구경으로 특히 유명하다. 10) 사카이 마루오카성: 400여 그루의 벚꽃이 아지랑이처럼 마루오카성을 둘러싸고 있다. 봄이면 마치 안개 속에 성이 떠올라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1) 나가노현 고모로 가이공원: 시내에 시나노강이라는 작은 강이 흐르는 조용한 거리 풍경으로 유명하다. 고즈넉한 벚꽃놀이에 제격이다. 12) 나가노현 다카토 다카토성터공원: 1500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적막한 성터공원에 꽃의 야경을 펼치는 ‘라이트 업(light up)’ 축제가 열린다. 13) 나고야 나고야성 메이조공원: 벚꽃 철에는 나고야성 지붕에 설치된 유명한 ‘샤치(범고래)’ 모형을 아래층으로 내려 모두가 볼 수 있게 한다. 14) 오사카 오사카성 니시노마루 정원: 벚꽃이 한창일 때 한 주씩 야간개장을 한다. 4300그루의 벚꽃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차례차례 핀다. 15) 히메지시 히메지성: 백로가 날개를 펼친 듯한 아름다운 흰 성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한 명물이다. 16) 마쓰에 마쓰에성+신지호수: 마츠에는 수로가 잘 정비된 물의 도시다. 수로를 따라가는 유람선에서 물놀이와 함께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17) 마쓰야마 마쓰야마성+도고온천: 산등성이를 깎아 만든 리프트를 타고 10분 정도 산으로 오르며 벚꽃을 내려다보게 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인 ‘도고 온천’도 들렀다 오자. 18) 오이타현 다케다시 오카성: 오카성은 일본을 대표하는 창가 ‘황성의 달’ 무대로 유명하다. 병아리 축제가 함께 열린다. 사무소(www.jnto.or.kr 02-777-8601) 일본 벚꽃놀이 상품 도쿄 >> ●롯데관광은 ‘정통 벚꽃놀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도쿄 우에노공원과 하코네를 들르는 4일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전 일정 특급호텔에 묵는다. 104만9000원부터. (02)2075-3001 ●벚꽃놀이도 주말 자유여행으로 즐기자. 자유투어는 우에노공원, 야스쿠니 신사 등 도쿄의 벚꽃놀이 명소를 중심으로 한 주말 상품을 선보인다. 34만9000원. (02)3455-0004 규슈 >> ●넥스투어는 후쿠오카·유후인 료칸에서 온천욕과 함께 시골 마을의 한적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3일짜리 상품을 선보인다. 42만9000원. (02)2222-6651 ●여행박사는 가이드가 함께하는 ‘규슈 패키지 여행’을 단돈 18만원에 내놓았다. 비행기 대신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부관페리’로 왕복한다. 후쿠오카 시내의 벚꽃 명소를 둘러보고 유명 온천지 벳부에 들르는 3박4일 일정. 1588-5780 ●롯데관광이 규슈 최고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구마모토성 주변을 여행하는 3박4일 상품을 준비했다. 해발 453m에 위치한 한적한 전원 마을 유후인도 간다. 64만9000원부터. (02)2075-3001 교토, 오사카, 나라 >> ●일본 벚꽃놀이와 남진의 노래가 어우러지면…. 레드캡투어는 오사카성의 벚꽃과 함께 오사카 국제교류센터에서 단 한번 열리는 남진 스페셜 콘서트를 포함하는 3일 상품을 선보인다. 4월 11일 출발(배편 이용시 10일 출발)하는 3일짜리 일정으로 3월 17일까지 예약한 사람 중 3명을 추첨, 10만원에 패키지를 제공한다. 항공 64만9000원, 배편 44만9000원. (02)2001-4750~3 ●700그루의 다양한 벚꽃이 어우러진 나라공원와 오사카성의 벚꽃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5일짜리 상품을 하나투어가 선보인다. 일본 특급 호텔서의 온천욕도 포함. 89만9000원부터. 1577-1233 홋카이도 >> ●부모님과 함께 가는 벚꽃 여행이라면 온천욕이 필수. 자유투어는 홋카이도의 벚꽃 명소 하코다테에서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4일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84만9000원. (02)3455-0004 마쓰야마 >> ●하나투어는 주말을 이용해 마쓰야마에서 벚꽃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3일짜리 상품을 59만9000원에 선보인다. 마쓰야마 시내 증기기관차를 체험하고 아사히 맥주공장에서 갓 나온 생맥주를 시음하는 시간도 갖는다. 1577-1233
볼품없는 ‘공영’ 인기 주춤… 미분양 속출
  • 볼품없는 ‘공영’ 인기 주춤… 미분양 속출
  • [조선일보 제공] 싱가포르 사람들은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공영아파트를 ‘비둘기집’이라고 부른다. 직사각형 성냥갑 모양의 획일화된 외형을 빗댄 표현이다.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HDB(주택관리청·한국의 주택공사에 해당)가 내부 마감재를 최소화하고, 판박이식으로 대량 찍어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볼품 는 ‘반값’ 공영아파트를 외면하고 값이 몇 배 비싼 민영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공영아파트의 미분양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HDB도 아파트 품질과 외관에 신경쓰기 시작했다. 부동산중개업체 ERA의 아이빈 오 전무는 “HDB가 고객 입맛에 맞춘 고급형 공영아파트를 개발하고, 오래된 공영아파트 업그레이드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공영아파트의 인기는 좋아졌지만 HDB의 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격은 민영아파트의 ‘반값 이하’로 유지하면서 고급화하려니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HDB 관계자는 “국민들의 고급화 요구가 커지면서 HDB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높아진 국민들 눈높이 싱가포르 시내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한국의 분당 같은 신도시에 해당하는 푼골과 센캉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19만 가구가 모여 있는 대규모 공영아파트 단지다. 그런데 아파트마다 특색 있게 외형이 설계되어 있어 언뜻 보기에 민영 고급 아파트와 구분이 잘 안 된다. 아파트 사이사이에 야자수 등 나무들이 심어졌고, 야외 주차장 옥상에는 바비큐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메이뱅크의 보험설계사 에드먼드 찬 카이 렁(32)씨는 2004년 7월 푼골 단지의 33평형 공영아파트를 분양받아 신혼 살림을 차렸다. 분양가격은 1억3020만원. 평당 395만원이다. 렁씨 아파트의 거실은 통유리로 꾸며져 바깥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실 바닥과 부엌에도 고급 타일이 깔려 있다. 콘크리트로 마감한 옛날식 공영아파트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렁씨는 “그래도 모자라 1680만원을 들여 카페 분위기로 내부 인테리어를 완전히 뜯어 고쳤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시내 중심지에서 한 블록 떨어진 탄종 파가르 지역. 벌써 10층까지 골조가 올라와 있는 공영아파트(50층짜리 6개동)는 국내외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건축가가 디자인을 맡았다. 또 건물과 건물 사이에 고층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등 도심지역의 스카이 라인과 어울리도록 설계되는 파격을 연출했다.&nbsp;▲ 싱가포르 신도시인 푼골 지역의 신형 공영아파트 단지. 옛날식 공영아파트와 달리 디자인에도 신경쓰고, 주차장 옥상에 놀이시설과 바비큐 파티 등을 열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었다.◆공영 줄이고 민영 비중 늘린다 공영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 비중도 1990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HDB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부는 장기적으로 공영아파트 비중을 현재 82%에서 70%까지 낮추면서 민영아파트 비중을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중산층의 고급 주택 수요 충족을 위해 이미 1995년부터 고급 공영아파트를 공급, 공영아파트에서 차지하는 고급형 비중도 8%에 달하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를 끌어들여 공영아파트를 민영아파트처럼 멋지게 건설하는 방법도 실험 중이다. ◆달아오르는 민영아파트시장 지난 15일 예정됐던 싱가포르 남쪽 해안 마리나만(灣)의 초호화 아파트 ‘마리나 베이 레지던스’의 일반인 분양 신청 계획이 돌연 취소됐다. 428가구(2009년 입주 예정)가 부동산 에이전트를 상대로 한 이틀간 예비 분양에서 모두 동이 났기 때문이다. 55층 꼭대기 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Penthouse) 두 채는 싱가포르 사상 최고가인 평당 7300만원에 팔렸다. 종전 최고치는 평당 4300만원이었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자인 질리아나씨는 “외국 고객에게 열 채를 부탁 받았는데 한 채도 못 샀다”면서 짜증을 냈다. 고급 민영아파트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주택의 질을 따지기 시작한 싱가포르 국민들이 공영아파트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정호 쌍용건설 싱가포르 법인장은 “민영아파트 시장에 오일달러 등 외국 자금과 싱가포르의 젊은 부자들까지 가세하면서 투기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김포 신도시 ‘여성천국’
  • 김포 신도시 ‘여성천국’
  • [조선일보 제공] 2012년 완성될 358만평의 경기도 김포 신도시가 ‘여성 천국’으로 만들어진다. ‘여성 친화 도시’ 개념에 따라 신도시를 설계, 주변 다른 신도시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 버스타고 밤늦게 귀가때 여성은 집근처서 내리게김포시는 협성대 도시계획과 이상문 교수팀에게 의뢰해 ‘여성친화 도시요소’ 밑그림을 완성했다고 21일 밝혔다. 모토는 ‘5무(無), 5유(有)의 도시’. 범죄·사고·장애물·스트레스·걱정이 없고, 섬세함·포근함·정갈함·아름다움·보살핌이 넘치는 도시란 뜻이다. 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는 이 밑그림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구체적인 실시계획안을 만들게 된다. 여성친화도시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성의 안전. CCTV ·야간조명 같은 방범시설은 기본이고, 여성 전용 주차장이 모든 공공시설에 마련된다. 버스를 타고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은 집 근처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벨을 누르면 내릴 수 있다. 공원에는 철봉·역기 등 남성 중심 운동기구보다는 요가잔디·에어로빅장·고급 헬스기구가 우선 설치된다. ▲ 공원에 철봉·역기 대신 요가잔디·헬스기구 설치살림도 더 편해진다. 아파트 내 쓰레기는 부엌 배출구로 버리면 자동 수거되고, 집안 먼지는 벽에 붙은 진공호스로 빼낸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공기가 정화되는 호텔방 같은 환기시스템,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집 가전기기를 조작하는 ‘홈 네트워크’가 도입된다. 여성친화도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본능도 배려한다. 보행로는 ‘하이힐’을 신어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투수콘·우레탄 같은 폭신폭신한 포장재를 쓴다. 보도블록 사이로 구두 굽이 끼지 않도록 폭도 조정한다. 짧은 치마를 입고 육교를 오르내릴 때도 신경 쓰이지 않게 된다. 완만한 경사도의 구름다리 모양으로 만들 예정이기 때문. 여성들이 자주 가는 공원·광장·건물 곳곳엔 ‘깨지지 않는 거울’이 세워진다. ▲ 하이힐 신어도 무리없게 보행로 특수소재로 포장아이를 키우는 여성에 대한 배려도 섬세하다. 공공보육시설인 ‘데이케어 센터’가 3, 4개 아파트 단지마다 하나씩 만들어진다. 남녀 화장실 모두에 기저귀갈이대가 반드시 설치되고, 여자 화장실에는 수유실도 만든다. 주택가 골목길은 울퉁불퉁한 화강암 박석으로 포장, 자동차가 천천히 달리도록 유도한다. 버스정류장은 어느 집에서나 300m 이내, 자녀 통학거리는 어디서나 1㎞ 이내가 된다. 김포시 김정구 신도시건설지원단장은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는 어린이·노인·장애인도 살기 좋다”며 “이 아이디어들을 추가예산 없이 충분히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포신도시는 김포2동·양촌면 일대로, 2003년 5월 신도시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 현재 개발계획안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2008년 착공 및 분양에 들어간다. 주택 6만 가구를 갖춘 인구 20만명 규모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6개 신도시에 4만3천가구 추가
  • [이데일리 공희정기자] 다음은 11월16일자 경제신문 주요 기사다.(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6개 신도시에 4만3천가구 추가..중소형아파트 분양가 25% 인하-출총제 정부안 확정됐지만..여당 반발로 당정 합의 실패 입법 난항 예상▲11.15 부동산대책-강남 공급 안늘리고 집값 잡힐까-대출규제로 실수요자 피해-수도권서 4년간 총 164만가구 공급-6억넘는 아파트값 40%만 담보 인정-파주 900만원, 김포 검단 800만원대 예상▲경제종합-중핵기업 기준 3조~5조로 상향 요구▲국제 -외국은 뛰는 집값 어떻게 잡나-"인도 부동산 주식 버블 위험"▲기업과 증권 -실리콘벨리가 노리는 기술-현대차 아토즈 후속모델 인도에서 년 30만대 생산-삼성전자 하노이에 새 공장-"LG 전자 내년 1분기에 실적기대"-정부 부동산대책 따른 관련주 영향은.. 건설주 호재 은행·보험주는 타격-실적마감일 `슬쩍 공시` 기승-다음커머스, 온켓 인수-크레듀 `삼성효과` 과열양상▲증권종합-일부 대형펀드 돈 빠져나갔다▲중기벤처과학기술-생명공학분야 10년간 14조 투자◇서울경제 ▲1면 -4만3000가구 추가 공급-부동산 투기혐의자 384명 세무조사 착수-생명공학분야 14조 투입..2016년 세계7위 발돋움-10월 청년실업률 7년래 최고▲종합 -11 15부동산대책..`수요억제` 실패자인 "공급확대" 급선회-늘어나는 물량 적어 "획기적" 장담 무색-투기지역·6억이상 40%까지만 대출-"성공여부는 내년 봄 이사철 가봐야"-"헛다리짚기 연속" 불신만 키웠다-"강남 최고가 아파트 日거주비 59만원"- 당정 `출총제 축소후 유지`합의..`기업부담 완화` `지배구조 개혁` 절충▲국제 -투자의 귀재들 `손바뀜` 활발-日 `경제부활` 선언한다-中 印 러도 부동산가격 치솟아 골머리▲산업 -현대차, 만도 인수협상 결렬-대우건설 마침내 금호아시아나 품에-통신 패러다임 확 바꾼다-디오지오코리아 `사면초가` ▲증권 -증시로 자금 `U턴`은 미지수-삼성엔지 `어닝 모멘텀` 지속-주식형펀드 주식비중 사상최고- 크리스탈지노믹스, "관절염신약 내년께 임상 완료"▲부동산 -투자심리 위축..거래 끊겨-수도권 분양시장 과열 진정 조짐◇한국경제 ▲1면 -신도시 공급물량 12만가구 확대..아파트분양가는 25% 낮추겠다-"출총제 적용기준 5조로 높여라" ▲종합 -출총제 적용기준 자산 5조로 높아지면 대상기업 24개서 12개로 줄어▲11·15 부동산대책-공급확대 선회했지만 재건축 완화 등 미흡-"무리한 대출로 집사면 위험..종부세 등 흔들림없이 추진"-6개 신도시 4만3000가구 더 짓는다-수도권 15곳 민간택지 공급 `숨통`-김포 평당 800만원 파주 900만원대 예상-민간아파트 원가연동제는 일단 보류-7억주택 장기대출한도 4억2000만원-2억8000만원▲국제 -수쿠크, 亞성장의 `젖줄`된다▲산업 -삼성,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 추진-인천 청라지구 분양가 상한제 적용▲부동산 -"대출규제는 서민만 피해 볼 수도"▲금융 -잘나가는 저축은 "대형은 못잖네"▲증권 -11.15부동산 대책 영향..건설, 건자재 `햇살` 은행 `먹구름`-증권사 CEO재임기간 중 자사시가총액 살펴보니..동양종금 사장 646% 늘어 1위-엔터주 `옥석 가리기` 시작되나-반도체장비·부품주 실적 `풍년`
2006.11.15 I 공희정 기자
호텔, 디자인과 동거하다 - 전국 호텔 룸 투어
  • 호텔, 디자인과 동거하다 - 전국 호텔 룸 투어
  • [조선일보 제공] 요란한 장식, 복잡한 무늬를 확 빼 버린 ‘클린 컷’ 디자인의 고급 호텔이 전국에 속속 생기고 있다. 단순히 잠만 자고 부랴부랴 떠나는 숙박업소가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체험’으로 접근하며 디자인과 스타일에 힘을 준 호텔 방 구경을 떠났다. ▲ 남해에 등장한 첨단 디자인? `힐튼 남해 골프 앤 스파 리조트`의 로비 건물.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 반짝거리는 은빛 바다, 마늘밭 덕분에 겨울 초입에도 푸른 벌판, 또 다랭이 논과 죽방렴. 전형적인 남해 풍경 속으로 달리다 경남 남해군 덕월리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에 도착했다. 남해에 힐튼? 올초 남해에 갔다가 ‘힐튼 리조트 부지’라고 적힌 지도를 보고는 ‘하이야트’ ‘힐톤’ 식의 ‘가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식 ‘힐튼’이다. 릿츠칼튼 CC 등 골프장을 거느린 ‘에머슨 퍼시픽 그룹’ 소유. 관리와 운영은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가 맡는다. 사진기자가 “건물이 아주 포토제닉하다”고 말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2~4층짜리 숙박동은 소박하고 정겨운 남해 풍경 속에서 크게 튀지 않지만 따로 떨어져 있는 로비 건물은 첫 인상이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다소 얌전한 버전이랄까. 해가 지면 터키석 블루와 라임, 보라색 등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을 받아 ‘W호텔 풍’으로 펑키하게 변신한다. 실내에는 라운지 음악이 나른하게 흐른다. 여기 남해 맞아? 스위트룸 150개·프라이빗 빌라 20개를 갖춘 호텔 측은 “특급 호텔은 특급호텔이되, 남해와 잘 어울려야 한다”며 “스페인 풍이니 뭐니 하는 과장되고 이국적인 분위기는 피했다”라고 설명한다. 35평짜리 스튜디오(원룸형·2명이 묵을 경우 세금·조식 포함 61만1050원·비회원 가격)부터 방 2개짜리 45평·52평 스위트룸에 이르기까지 밝은 톤 원목과 콘크리트, 돌, 유리 등 소재를 섞은 인테리어는 깔끔하다. 폭신하고 새하얀 오리털 이불 깔린 침대, 벽걸이 TV, 은은한 부분 조명, 니은(ㄴ)자 소파…. 취사시설도 갖추고 있지만 밥 해먹으라고 냄비, 후라이팬을 구비해 놓은 건 아니다. 요즘 손님들은 침실 못지 않게 욕실을 까다롭게 평가한다. 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목욕을 즐기도록 욕조는 창문 옆에 바짝 붙였다. 탑 볼 세면대와 유리 문 달린 샤워 부스, 정수리로 물이 곧장 떨어지는 ‘해바라기’ 샤워기, ‘크랩트리 앤 이블린’의 목욕용품을 갖췄다. 요즘은 함께 여행 온 친구든, 한 가족이든 점차 프라이버시를 따지는 추세다. 다리 건너 초미니 섬에 따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프라이빗 빌라’(78평)는 침실이 4개. 화장실도 4개다. 요즘에는 어딜 가나 방에 미니 수영장이 딸린 ‘풀 빌라’가 인기다. ‘프라이빗 빌라’는 어른 무릎 정도 깊이의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작은 자쿠지도 있다. 2명이 이 큰 빌라에 머물면 세금·조식 포함 1박에 116만7650원. 8명이 묵을 경우 129만8330원이다.&nbsp;▲ 몸을 물에 푹 담근채 골프장과 남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힐튼 남해` 52평형 스위트룸 욕실.창 밖 풍경 보며 목욕 즐기는 욕실…배가 동동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 이곳은 바다에 바짝 붙은 18홀 골프 코스가 자랑이다. 야자수가 서 있는 휴양지풍 바다 대신에, 작은 어항과 귀엽게 웅크린 산, 배가 동동 떠다니는 남해가 보이는 골프장이다. ‘힐튼 남해’는 점차 늘어나는 여성, 혹은 가족 단위 골프 손님들에게 어필할 만한 리조트. 앞으로 수상레포츠 시설도 갖출 예정이라지만 현재는 골프에 주력한 굉장히 세련된 부대시설 같다는 느낌이다. ‘오션 뷰’를 골프장에 내준 야외 수영장(여름에 오픈할 예정)은 객실 건물들 사이에 들어앉아 있다. ‘힐튼 남해’에서는 골프를 치지 않으면 손해다(비회원의 경우 그린피는 16만원선). 앞으로 수상레포츠 등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당장은 골프코스가 하이라이트다. 지난 10월 24일 문을 연 ‘힐튼 남해’는 아직 부분 부분 공사중이다. 정식 이름은 ‘골프 앤 스파 리조트’이지만 스파 시설은 아직 반만 가동된 상태. 마사지 룸은 텅 비어있다. 12월은 돼야 테라피스트들이 상주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녹차탕과 노천탕, 불가마·황토방·얼음방을 갖춘 찜질방 시설만 이용할 수 있다. 숙박하지 않아도 1만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시설은 작지만 고급 멤버쉽 피트니스 클럽 휴게실 같은 분위기. 말레이시아의 힐튼 리조트에서 자리를 옮긴 총지배인 닐스-아르네 슈로더씨는 “주말을 이용해 한 사흘 정도 가족과 ‘퀄리티 타임’을 즐기려는 한국 손님들을 위한 곳”이라고 리조트를 소개했다. “이 가격이면 해외여행도 가겠다”라고 하자 “(돈은 있지만)여권에, 항공권 예약 등 이것저것 준비하기 귀찮은 가족들이 쉽게 오기 좋다”라고 말했다.&nbsp;▲ 머리 받침이 놓인 `삼성거제호텔` 주니어 스위트룸 욕조. (사진 왼쪽) `남해 힐튼` 프라이빗 빌라의 1층 침실. 수영장 위에 섬 처럼 떠 있다.삼성거제호텔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바로 옆에 붙은 ‘부티크형’ 비즈니스 호텔. 삼성중공업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분위기는 산뜻하다. 객실은 총 80개. 기본적으로는 다크 브라운 톤인데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 청록색을 섞어 경쾌한 분위기를 살렸다. 아티스트 석철주·문범 등의 서구적이고, 현대적이면서 한국적인 그림이 호텔과 잘 어울린다. 서울 호텔신라가 운영을 맡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관광객 대 중공업 손님 비율이 7대3이지만, 평소에는 역시 출장 온 비즈니스맨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피트니스 클럽(서울 타워팰리스 내 ‘반트’에 들어간 운동기구라는 설명)과 수영장을 똑 떨어지게 갖추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에 가보니 우리와 분위기가 비슷했다”라고 말한다. 스위트룸 목욕용품은 ‘불가리’(그런데 손님들이 ‘샴푸인지 뭔지 알아보기 힘들다’고 해 겉에 검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샴푸’라고 붙여 놓았다), 디럭스룸의 경우 ‘아베다’다. 디럭스룸 침실에 걸린 대형 거울부터 목욕탕의 투명 체중계까지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스탠다드 룸은 21만원부터, 디럭스룸은 26만원부터. 할인 가격은 전화로 문의할 것. 현재 세금·조식 등 포함한 1박 17만5000원짜리 패키지 등을 마련하고 있다. www.sghotel.co.kr, (055)631-2114 그 밖의 호텔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 신안군의 보석 같은 섬 증도. 숙소 때문에 섬 여행이 꺼려졌다면 지난 7월 문을 연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다. 15~45평형까지 객실이 총 121개. 세련된 실내에 들어 앉아 서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매력. 비회원의 경우 2인용 15평형 숙박료가 16만5000원선, 4인용 26평형은 26만~28만6000원 선이다. 리조트 내에 손맛 좋은 ‘남도식당’, 또 해수온천사우나·노천탕·게르마늄 불가마·불한증막 등을 갖춘 ‘오션스파랜드’도 있다. (061)260-3300, www.eldoradoresort.co.kr 울릉도 대아리조트 육지서 멀고도 먼 울릉도. 유람선 타고 섬 일주를 하다 보면 사동 쪽에 하얀 목조 건물이 옹기 종기 바다를 향해 몰려있는 이국적 풍경을 만나게 된다. 호텔 오너가 “이탈리아, 스위스 여행 당시 영감을 받아 지었다”는 리조트. 유리 샤워부스 등을 갖춘 객실은 깔끔하다. 샴푸 등 욕실 용품이 따로 없고(호텔서 구입 가능) 수건이나 비누 등 소프트웨어만큼은 특급호텔과는 거리가 멀다.(물이 너무 차가워서 문제라지만)선베드가 놓인 대형 야외 수영장도 있다. 객실에서 편안하게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숙박료는 6만원부터(내년 2월까지). www.daearesort.com, (02)518-5000 호텔현대 목포 지난 8월 문을 열어 ‘새 호텔’ 분위기가 물씬하다. 목포서 영암 가는 길에 있다. 로비가 웅장하고 객실이 깔끔하지만 여행객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크게 어필하는 부분은 없다. 욕실에는 비데 등이 설치돼 있다. 커피숍과 양식당 정도는 갖추고 있지만 제대로 목포 별미를 즐기려면 차로 한 30여분 넘게 떨어진 북항 등으로 나서야 한다. 미니바에 ‘무료’라고 표시된 생수병은 ‘개봉’이 돼 있어 의아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옆이라 그런지 ‘오션 뷰’ 룸에서 내다본 풍경은 휑하다. 한편으론 그만큼 낯설어 매력적이다. 영산강 하구와 서해가 보이고 그 위에 갈치잡이 배들이 떠 있었다. 밤이면 그 불빛이 아름답게 반짝이다. 압권은 안개가 몰려온 아침 풍경. 베란다 문을 열면, 이건 완전히 구름 속, 꿈 속이다. 세금 포함, 주말 패키지가 15만원선부터. www.hyundaihotel.com, (061)463-2233 ▲ 남해 힐튼 리조트 서울에서 리조트까지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막히지 않을 경우 차로 4시간 30분쯤 걸린다. 여수공항에서는 1시간, 진주 공항에서는 50분쯤 걸린다. 리조트의 유료보성 다비치 콘도 녹차밭을 지나, 율포해수욕장에 도착하면 ‘다비치 콘도’가 있다. 숙박을 하는 손님도 있고,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해수탕’에서 목욕만 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콘도측은 “지하 암반 해수에 매일 녹차를 12㎏씩 우려낸다”라고 설명한다. 인테리어가 ‘젠’ 풍으로 깔끔하다. 방에 드라이어 등 소품을 비치했고 역시 ‘유리 샤워 부스’를 갖추며 트렌드를 따라가려 한다. 17·18·22·33·35·41·75평형 객실 숙박료는 18만(평일 할인가 10만8000원)~75만원(평일 할인가 45만원)선. www.dabeach.co.kr, (061)850-1100
주례여고 골목길에 들어서니 ‘친절한 금자씨’가 반기네
  • 주례여고 골목길에 들어서니 ‘친절한 금자씨’가 반기네
  • [조선일보 제공] 설마, 부산에서 영화만 볼 생각은 아니겠죠? 부산은 극장 밖도 극장입니다. 곳곳이 영화의 한 장면이죠. 부산에서의 영화촬영을 지원하는 부산영상위원회 김정현 홍보팀장은 “99년 12월 부산 영상위 설립 이후 지금까지 150편 넘는 작품을 부산에서 찍었다”면서 “두말 할 것 없이 전국 으뜸”이라고 자랑합니다. 영화도시 부산, 잊을 수 없는 영화 속 그 장소 7곳을 따라잡았습니다. 영화보다 멋진 영화 속 부산 7선. >> 바다와 함께 달리는 청사포 철길-‘파랑주의보’ KTX로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해운대 달맞이고개로 달음박질했습니다. 청사포 기찻길을 보려구요. 어른이 된 수호(차태현)가 수평선과 나란히 달리는 철로를 따라 걷다 수은(송혜교)의 목소리에 돌아보던 바로 그 곳. ‘파랑주의보’가 엄청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 철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로의 하나입니다. 전국에 단 두 곳밖에 없는 해변 철로이기 때문이죠. 부산진역에서 포항까지의 동해남부선 중에 해운대역~송정역 사이의 7㎞ 구간. 오른쪽은 동해, 왼쪽은 해운대 해송(海松)을 껴안고 달리는 길입니다. 무궁화호와 통근열차 합쳐도 하루에 10번 정도밖에 달리지 않는 길. 이 구간 무궁화호 요금이 2800원이니, 시간표(www.korail.com) 확인하고 꼭 한 번 타 볼 일입니다. 마침 영화제 열리는 해운대에서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지하철 2호선 중동역에서 달맞이 고개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오면 만날 수 있습니다. 로얄킹덤호텔과 해월정 사이, ‘바다가 보이는 색소폰 라이브하우스’ 건물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세요.&nbsp;▲ 사진 왼쪽은 영화 스틸. 가운데는 부산 그 곳.>> 달맞이 고개 갤러리 몽마르트르-‘도마뱀’ 바다와 기차의 낭만에 취해 언덕을 내려오다 달맞이 고개의 갤러리 몽마르트르를 만납니다. 기억하시죠? 실제 연인이 영화에서도 연인으로 나와 곱절의 화제를 만들었던 지난 4월의 멜로 ‘도마뱀’. 죽음을 앞둔 아리(강혜정)가 자신의 사진전시회에서 마지막으로 조강(조승우)을 만나던 바로 그 갤러리. 아리만큼이나 예쁜 큐레이터 박성희씨가 “마침 전시일정 때문에 영화제 기간에는 하루도 쉬지 않는다”고 환하게 반겨줍니다.달맞이 고개에는 10여 개의 화랑이 모여 있답니다. 아기자기한 골목길, 더구나 밤에는 둥실 떠오른 달이 아름다운 산책롭니다. 이곳에서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백년가약을 맺는다는 곳이죠. 청사포 철길과는 걸어서 3분. 미포 6거리에서 시작했다면 달맞이길을 찾아 걸어 올라가세요. 5분이면 간판이 보일 겁니다. (051)746-4202 >> 해운대 요트경기장-‘태풍’ 역시 영화만큼이나 스케일이 크더군요. 블록버스터 ‘태풍’을 찍었던 곳.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시작한 씬(장동건)과 세종(이정재)의 추격이 불을 뿜으며 이어졌던 바로 그 장소죠. 눈이 부실만큼 멋진 요트들이 넓은 바다를 하얗게 물들입니다. 긴 머리 휘날리며 요트에 몸을 싣고 도망치는 영화 속 장동건의 초조함과는 달리, 수백 척 요트가 정박해 있는 지금 이 곳은 너무나 고요합니다. 12일 부산영화제 개막식도 이 곳에서 열리죠. 개막작 ‘가을로’의 야외 상영이 예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마침 초대형 스크린과 무대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부산영화제의 영어이니셜 ‘PIFF’를 새긴 색색 깃발이 태평양의 바람에 휘날립니다.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의 웅장함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구요. 휴일이면 부산시민들은 이 곳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하루를 즐긴답니다. 어때요, 당신도 한 번? 지하철 2호선 시립미술관역에서 바다쪽으로 도보 10분. >> 동래구 온천1동 일식집 고젠-‘올드보이’ 반가웠어요. 물고기 그림이 걸려 있던 자리가 선반으로 바뀐 것만 빼면 하나도 바뀌지 않았더군요. 그래요. 15년간 갇혀 있다 풀려난 오대수(최민식)가 주먹보다 큰 산낙지를 입에 집어넣고 의식을 잃었던 그 일식집, 고젠입니다. 횟집 요리사 미도(강혜정)와 운명의 만남을 갖던 집이기도 하죠. 일식집 고풍스런 현관 앞에는 영화 속 그 장면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었습니다. 내친 김에 혹시 산낙지 메뉴가 있는 지 물었습니다. 사람 좋게 생긴 박남용 조리이사가 껄껄 웃더군요. 코스요리 서비스 음식으로 잘게 잘라 내놓기는 하지만, 어디 그렇게 커다란 놈을 통째로 손님께 드리겠냐구요. 고젠(御鮮)은 “황제의 밥상”이란 뜻.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고급 일식집입니다. 점심특선 스시세트가 1만5000원, 저녁의 코스요리는 4만원부터 시작합니다.지하철 1호선 명륜동 역에서 금강공원 쪽으로 걸어서 10분. 언덕길입니다. (051)553-9771 >> 범일동 삼일극장-‘친구’ 당황했습니다. ‘원초적 정사 2’와 ‘원초적 정사 3’이 동시상영중이더군요. 그 극장이잖아요. 8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전국에 부산사투리를 전염시켰던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 고등학생이던 유오성 장동건 서태화 정운택이 단체관람하러 갔다가 패싸움을 벌이던 바로 그 극장. 삼일극장은 에로영화 전문 동시상영관으로 바뀐 지 오래였습니다. 극장 입구 한 쪽 의자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30년 전만 해도 최고였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계단에서 막 굴러 떨어지고 그랬어”라고 하시는군요. 순간, 피곤에 지친 얼굴의 30대 남성이 혼자서 표를 끊어 들어갑니다. 극장 간판에는 안소영 주연의 ‘애마부인’과 로버트 데니로의 ‘디어 헌터’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언제 상영했는지 모를, 그 옛날 손으로 그렸던 영화 간판, 바로 그 그림이죠. ‘친구’의 흥행 이후 부산시는 이 곳 삼일극장부터 범일동 구름다리까지를 ‘친구의 거리’로 명명하고 2001년 5월 현판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삼일극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올해까지라는군요. 도로 확장 때문에 곧 철거될 운명이랍니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위하여 건배. 참고로 한 집 걸러 삼성극장에서는 ‘산딸기 5’와 ‘그녀의 붉은 곳’이 동시상영중이었습니다. 1호선 좌천동 역에서 현대백화점 쪽으로 걸어서 5분. >> 사상구 주례여고 앞 골목길-‘친절한 금자씨’ 아찔했습니다. 주례여고 정문 앞에서 아래를 굽어보니 경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1970년대와 2000년대가 공존하는 ‘동시패션’의 도시 부산에서도 가장 최전선에 있는 곳. 학교 앞의 ‘아이비 서점’에서는 책만 파는 게 아니었습니다. 여자스타킹부터 넥타이, 그리고 일회용 카메라까지. 그 옆 전신주에 붙은 ‘방 2, 매매가 3000만원’(전세가 아닙니다)라는 벽보가 눈에 띕니다. 금자씨(이영애)는 그 전신주 옆을 지나 눈 덮인 밤길을 걸어갔었죠. 빵집 소년이 부르는 ‘빨간 구두 아가씨’ 노래에 맞춰. 마지막엔 두부케?에 얼굴을 묻으면서. 골목길 한 쪽에 있는 조그마한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었습니다. 다시 굽어보니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서고가도로와 백양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새로 지은 초고층 아파트들까지. 하지만 이곳은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합니다. 그 정적이 마음에 들었다면 실례일까요. 2호선 냉정역에서 5번 마을버스를 타고 주례여고 앞에서 내리세요. 꼭 타세요. 걷기에는 땀이 꽤 흐를 겁니다. >> 중앙동 40계단-‘인정사정 볼 것 없다’ 솔직히 처음엔 시시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그렇게 높고 길어 보이더니, 나지막하더라구요. 바바리코트 깃을 올려 세운 장성민(안성기)이 오르락내리락 계단을 누비며 살인을 저지르던 중앙동 40계단. 하지만 점점 이 계단에 정이 갑니다. 40계단에는 사연이 있더군요. 한국전쟁 시절, 이 계단을 사이에 두고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갈렸답니다. 위쪽은 피난민들의 판자촌, 아래쪽은 관청과 시장이 들어서 있던 동네로 말이죠. 또 서로를 잃어버릴까 걱정하던 피난민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던 계단이기도 하답니다. 2004년에는 아예 중구청이 이곳을 ‘테마거리’로 지정, 문화의 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계단 중앙과 거리 곳곳에는 조각상도 들어서 있더군요. 아 참,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는 사실 하나. 40계단을 마주 선 자세에서 고개를 오른 쪽으로 돌려보세요. 20m 앞에 ‘중앙 간판’이 보일 겁니다. 그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폭이 1m밖에 안 되는 40계단이 숨어있습니다. 사실, 원래 40계단은 이곳이라더군요.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계단 폭이 좁아졌고, 10여년 전 중구청에서 지금 자리로 옮겼답니다. 1호선 중앙동 역에서 걸어서 3분.
시네마천국 여행천국 마음껏 누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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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어려운 예술영화 보느라 머리를 너무 썼다면? >> 바닷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태종대 유람선타기 관광코스로 유명한 태종대 유람선 VS. 부산 토박이만 안다는 영도 도선장 통통배. 영도구 태종대에는 유람선 선착장이 4 군데다. 코스가 다 똑같고 유람선을 2대씩 운행하는 것도 같다. 그 중 태종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곤포가든 유람선’을 택했다. 태종대 입구에서 100m쯤 올라가면 자갈마당옆쪽으로 유람선 현수막이 보인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100m 정도의 솔밭길이 시원하다. 오후 2시30분. 매표소 직원은 “보통 20~30분에 한 대씩 운행되지만 선장 휴식시간과 실제 유람선 타는 35분을 감안, 배를 타려면 1시간 30분 정도 시간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일렀다. 50분을 기다려 출발했다. 99인승 유람선에 가족과 연인 등 15명이 함께 탔다. 배에 오를 때 선장이 일일이 인사하며 손을 잡아 준다. “배가 나가기에 딱 좋은 바람과 파도네요” 선장이 직접 방송도 한다. 태종대를 한 바퀴 빙 돌아오는 것이 정해진 코스. 파란 바다 위로 층층이 화려한 빛깔의 기암괴석이 이어졌다. 태종대 절벽에 솟은 해송숲도 유람선을 타야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다. 미리 녹음된 테이프에서 자살바위?망부석?신선바위?오륙도?등대를 지나갈 때마다 설명이 흘러나온다. 바람소리가 워낙 강해서 내용을 알아 듣기는 힘들다. 자리에 앉아 보는 풍경이 답답해 후미 갑판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새우깡을 던지자 갈매기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40분 운행이 끝나고 내릴 때쯤엔 바닷바람에 한기가 들었다. 겉옷을 하나쯤 준비하면 좋았겠다 싶었다. 요금 어른 6000원, 소인(2~11세) 4000원. 운행시간 오전 9시부터 일몰 때까지. 날씨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수도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가야 한다. 문의 (051)405-2900&nbsp;▲ 900원에 탈 수 있는 영도 도선장 통통배. 부산 사람들이 타는 출퇴근용 ‘배 버스’다.오후 4시 30분. 영도도선장에서 영도 주민들이 출퇴근·등하교 용으로 이용하는 ‘배 버스’를 탔다. 자갈치 시장 입구에서 10분 정도 들어가니 시장건물 뒤편으로 자갈치 시장과 영도 대평동을 오가는 하얀 통통배가 보인다. 도선장엔 장바구니든 아주머니와 교복 입은 학생 등 서너 명이 배를 기다리며 서있다. 차로 영도다리를 건널 수도 있지만 배 버스를 타는 게 좀더 빠르다. 거리 400m, 소요시간 5분, 배 삯 900원(어린이 500원). 짧은 구간이지만 왼쪽으로는 영도다리가, 뒤편으로는 자갈치 시장 상인들과 오밀조밀 붙어 있는 해안가 주택들의 살아있는 풍경이 스쳐간다. 편도는 너무 짧다 싶어 왕복을 했더니 ‘배 탄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요금은 탈 때 말고 영도에 내려 매표소에 낸다. ‘초저가 배타기’로 살짝 입소문이 나서 지난 여름엔 관광객들이 꽤 몰렸다. 배 버스 운행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욕심내 영화를 3편 연속 봤더니 다리에 감각마저 없을 때 >> 파도소리 들으며 해안산책로를 걷자 아직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한적한, 그래서 파도소리를 온전히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해안가 산책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경상도 관리들이 두 기생을 데리고 놀았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남구 용호동 이기대(二妓臺).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약 2㎞에 걸친 산책로가 절경인데 비해 아직 입소문이 퍼지지 않아 주말에도 조용한 곳이다. 이기대 공원입구에서 3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가면 안내소 왼편으로 해안가로 내려가는 산책로가 시작된다. 소나무 숲길을 5분쯤 걸었나. 초록빛깔 사이로 갑자기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아래로 흙길을 따라 내려갈수록 바다가 가까워온다. 걷다 힘들다 싶을 때쯤 잠시 앉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빨간 벤치도 등장한다. 눈앞에 걸리적 거리는 것 하나 없이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명당(明堂)이다. 산책로 중간쯤에 있는 관리인이 사는 하얀 목재 건물은 사진 찍기 예쁜 장소. 하얀 울타리와 집이 푸른 바다와 어울려 이국적이다. 햇빛 가릴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낮보다는 선선한 오전 중에 찾는 것이 좋다. ▲ 이기대 코스모스 군락저녁 무렵엔 서구 다대포 몰운대(沒雲臺)로 가자. 해운대, 태종대와 함께 ‘부산의 3대(臺)’중 하나인 몰운대는 빼어난 일몰로 알려진 곳. 낙동강 하구에 구름과 안개가 낀 날에는 그 속에 잠겨(沒) 보이지 않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1993년까지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아직 미답지(未踏地)처럼 깨끗하고 조용하다. 오후 5시 30분 일몰시간에 맞춰 도착한 몰운대는 하늘·바다·백사장 사이사이로 노을이 발갛게 스며들고 있었다. 낙동강 최남단이라 발에 밟히는 백사장 모래가 유난히 곱고 부드럽다. 해안경비대가 지키고 있는 입구를 지나자 해송(海松)과 90여종의 활엽수림이 좌우로 빽빽한 산책로가 이어졌다. 바닷가에서 금세 산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산책로는 오전6시 부터 오후6시까지 개방한다. ▲ 해안가 산책로좀 더 특별한 산책을 원한다면 송도 해안 산책로의 기암 절벽을 따라 놓여진 800m의 철제다리를 걸어보자. 해운대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잔잔한 바다에 익숙한 사람은 난간 아래 철썩거리는 파도에 가슴이 떨릴 수도 있는 높이다. 폭 1.2m의 다리는 두 명이 걷기에 딱 맞는 너비. 걸을 때마다 철다리가 울리는 소리와 송도 해안을 빙 둘러 바다 가까이 걷는 기분이 독특하다. 중간중간에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7군데의 쉼터도 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운동복 차림의 송도 주민. 해안 산책로는 지난 4월에 전면 개장해 아직 관광객이 많지 않다. 송도 암남 공원 입구에서 ‘해안산책로’라는 작은 푯말을 보고 들어가면 된다. 자정에 시작하는 ‘미드나잇 패션’ 보러 왔는데 시간 어디서 죽이지? >> 금련산 야경을 보고 가면 시간도 딱 부산에서 야경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부산 사람 십중팔구는 금련산을 꼽는다. 가까이 해운대·광안리부터 멀리 서면과 동래까지, 부산 시내 곳곳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잇는 광안대교 덕에 전망이 더 화려해졌다. 자세히 보면 광안대교 조명이 초록색에서 보랏빛으로 다시 파란색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것도 보인다. 수영구 남천동 부산 KBS 홀에서 해운대 방향으로 2~3분쯤 더 올라가 ‘금련산수련원’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된다. 이정표가 작은 편이라 초행길엔 지나치기 쉬우니 잘 봐야 한다. 거기서부터 산으로 올라가는 드라이브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곳곳에 차를 세워두고 야경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7분쯤 올라가면 정상. 꼭대기에 오르면 금련산에서 야경보기 가장 좋다는 ‘금련산 전망대’가 나온다. 원목으로 만든 데크가 나름대로 운치 있다. 불빛이 하나도 없어 전망대 나무 계단에서 넘어질 수 있으니 발 밑을 조심할 것. ‘월드 시네마’ 영화에 먼 나라 풍경이 줄줄이 등장.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하구 감천2동’ ▲ 옥상에서 줄넘기를 하는 ‘감천2동’ 어린이들.민트, 분홍, 파랑, 노랑…. 달콤한 색 페인트를 벽마다 곱게 칠한 직사각형 집들이 비탈면에 오밀조밀 붙어 있다. 좁은 골목길을 달려 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빨랫줄에서 수건을 걷어들이는 할머니 모습이 멀리서도 정겹다. 지붕과 그 위에 얹은 물탱크는 모두 바다를 닮은 파란색. 오후 5시. 저물어가는 오렌지색 햇빛 때문에 집들의 색깔이 더 도드라진다. 그때, 흰색 건물벽면과 파란색 지붕, 앞으로 마주한 푸른빛 바다와 하늘이 아름답게 어울렸던 외국의 어느 해안가 도시가 떠올랐다. 그리스의 산토리니(Santorini)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사하구 감천 2동의 주택가. 감천항과 송도 해수욕장이 가까운 부산의 끝자락이다. 이 동네는 몇 년 전 건축잡지에 소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요즘엔 이국적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골목을 걸어도 주민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된 것은 산토리니와 감천동을 비교한 글이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지면서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부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놀랍다”는 반응과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보기보다 겉모습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곳에 집들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초. 보수동에 몰려있던 피난민들이 옮겨 오면서부터다. 그렇게 1960년대 말까지 저지대에서 고지대까지 하나 둘씩 늘어난 집들이 지금의 마을을 이뤘다. 계획 없이 짓다 보니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다. 벽면에 칠한 페인트색도 집주인의 취향대로. 감천2동 사무소 행정민원담당 고태광(51)씨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주민들이 비싼 마감재 대신에 각자 원하는 색깔의 페인트로 건축을 마감한 것이 오히려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면서 “한집만 있거나 평지에 있으면 밋밋했을 텐데 비탈면에 여러 집이 모여 있다 보니 멋진 풍광이 된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하철 1호선 토성동역에서 내려 다시 감천동행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감정초교에서 내리면 된다. 토성동 부산대학병원 앞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정도가 나오는 거리. 동네 뒤편으로 해가 저물어가는 일몰시간이 사진 찍기 좋은 시간이다. 승용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에서 알록달록한 집들을 지나치며 걷다보면 일부러 길을 잃고 싶어질 지 모른다. 음침한 호러 영화&nbsp;기분이 착 깔렸을 때 >> 해운대 누리마루에서 상쾌하게 기분 회복!▲ 누리마루 APEC하우스부산을 ‘럭셔리’하고 ‘엘레강스’하게 즐기고 싶다면? 동백공원이 답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 동백섬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산책하기 딱 좋다. 작년 11월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 하우스’가 여기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과 오른쪽으로 길이 갈린다. ‘누리마루 하우스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오른쪽 길 바닥에 흰색 화살표가 보인다. 화살표는 무시하고 왼쪽으로 간다. 이유는? 잠시 기다리시라. 동백섬은 섬 전체가 하나의 작은 동산. 산책로가 섬을 빙 둘렀다. 우레탄고무로 마무리한 적갈색 산책로는 말랑말랑 탄력이 있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수변산책데크’로 내려간다. 해안선을 따라 나무로 된 데크형 계단길이 이어진다. 데크로 내려가는 입구가 산책로 초입에 있다. 산책로를 10분쯤 걸으면 현역에서 ‘은퇴’한 작고 하얀 등대가 나온다. 데크와 산책로가 여기서 다시 만난다. 왼쪽으로는 해운대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광안대교가 보인다. 사진발도 좋다. 등대 바로 옆이 누리마루 하우스다. 한국 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오는 12월말까지 무료 개방한다. 산책로가 회의장이 있는 3층으로 이어진다. 회담장을 통과하면 로비다. 통유리 너머로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회담장 바깥을 돌면 나선형 계단이다. 1층에서 계단은 야외로 이어진다. 전통 양식의 담 너머로 정상들이 정상선언문을 발표했던 정원이 있다. 들어갈 수 없다. 정상들이 기념촬영한 단상에는 서볼 수 있다.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금속판이 붙어있다.&nbsp;▲ 부산 웨스턴조선호텔 뷔페식당 까밀리아누리마루 하우스를 나와 오른쪽이 나가는 길이다. 중간에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 ‘이 길이 맞나’ 불안한 길을 꽤 걸으면 동백공원 입구다. 길바닥에 화살표가 있던 그 곳이다. 산책로와 이어지는 길은 막혀있고, 3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싶었다면 낭패다. 공원 입구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도는 편이 낫다고 한 것은 그래서다. 동백섬을 돌고 난 뒤 다리를 쉬기에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파노라마 라운지가 좋다. 호텔은 동백섬 입구에 있다. 해운대 백사장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다. 매년 여름, 사람들로 새까맣게 찬 해운대 보도사진과 TV화면도 이 호텔 옥상에서 찍는다.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로비 옆 뷔페식당 까밀리아는 경치만큼 음식도 훌륭하다. 100여 가지 음식이 차려진다. 숯불구이, 샤부샤부, 우동 등은 주방장이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점심 3만9000원, 저녁 4만6000원(세금·봉사료 포함). 문의 (051)749-7000 ‘한국영화 회고전’을 보고 난 뒤 추억에 푹 잠기고 싶다면? >>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빛 바랜 책을 들춰보기 ▲ 보수동 헌책방 골목“많이 쳐드리는 겁니데이. 다른데선 이래 못받아예.” “아이 아저씨~ 한번도 안 본 새 책도 있는데 너무하다 증말…” 값을 더 쳐달라는 아가씨와, 남는 것 없다고 계산기를 연신 두드리는 주인 아저씨의 흥정이 한창인 이곳은 부산 중구 보수동 헌책방 골목. 대학 때 보던 전공 책 10권을 10만원에 넘겨준 아가씨는 작게 ‘앗싸’를 외치더니 골목을 나섰다. 보수동은 그 어렵던 60~70년대에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기웃거렸을 추억의 헌책방 골목. 6·25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초, 이북에서 피난 온 손정린씨 부부가 건물 처마 밑에 박스를 깔고 미군들이 보던 헌 잡지를 끌어 모아 팔던 것이 지금의 골목이 됐다고 한다. 이후 부산에 각 대학의 분교가 들어서고 피난민들이 헌책을 많이 내다 팔면서 수요·공급이 늘어나 전성기 땐 책방이 70여 개까지 생겼다. 15년 전 도시계획으로 손정린 씨 부부가 운영하던 보문서점을 비롯해 10여 개 서점이 사라지면서 지금의 책방들만 남았다. 한 명 들어가 서면 딱 맞는 5평 규모부터, 2층까지 책을 켜켜이 쌓아둔 60평까지 책방크기도 다양하다. 교과서, 참고서, 소설책, 공무원 수험서 등 책방마다 ‘전문분야’도 다 다르니 알고 가면 좋겠다. 헌책은 가장 상태가 좋은 책은 반값 정도에, 나머지는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다. 헌책방 골목이지만 신간도 2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단 한 권도 무료배송’을 자랑하는 인터넷 서점들이 등장한 후 웬만큼 할인해선 손님을 끌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하는 손님에겐 숨겨둔 고서(古書)도 보여준다. 골목 중간쯤 위치한 남양서점(051-257-1822)에선 누렇게 빛 바랜 김유정의 ‘동백꽃’과 1895년도에 발간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원서도 볼 수 있었다. 주인은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면서 전쟁사 관련 원서도 많이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해리포터 같은 새 원서도 20~30% 싸게 살 수 있어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남포동 국제시장 입구 대청로 사거리 건너편을 보면 보수동 방향으로 난 사선골목이 보인다. 골목 입구에 책모양 이정표가 걸려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남포동 PIFF광장에서도 걸어서 15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 좁다란 150m 길 좌우로 50여개의 헌책방이 오밀조밀 줄지어 붙어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게 앞까지 헌책이 높이 쌓여 지나다니기에 비좁을 정도였는데 이젠 길이 훤해졌다. 매년 열리는 책방골목 문화행사 덕에 깨끗해졌지만 골목 가득 퍼지는 헌책의 향기는 줄어들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온라인 사이트는 www.bosubook.com
올가을 ‘숨막히는’ X라인이 온다
  • 올가을 ‘숨막히는’ X라인이 온다
  • ▲ 허리·엉덩이·허벅지·다리에 이르기까지 완벽해야 소화할 수 있는 `X`라인. 엉덩이를 살짝 덮는 니트 카디건을 입고 버클 벨트로 허리를 완벽하게 조였다. 여기에 레깅스, 롱 부츠. 아무나 따라 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욱 애간장 태우는 트렌드. 랄프로렌.[조선일보 제공] 올 하반기밀려올 가을·겨울 패션. 가혹하다. 숨통을 조이는 고통을 참았던 영화 배우 비비안 리의 모습은 차라리 귀엽다. 다리에 딱 붙는 스키니진(이건 바지를 입는 게 아니라 신는 거다)과 레깅스 패션, 다리를 ‘걸어다니는 기둥’으로 보이게 만드는 에스키모 털부츠…. 몸매를 가릴 여지를 주지 않는 이 고난이도 패션은 일단 따라 하기 어렵다. 오버사이즈, 롱 부츠, 킬러 하이 힐…. 무겁고 힘들어서 시도하기 어렵고, 키 170㎝이상 8등신에, 55사이즈 이하가 아니라면, 제대로 소화하기도 힘들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얼마전 한 포털 사이트엔 ‘A양의 굴욕’이란 사진이 연예 게시판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리 길기로 소문난 가수 옥주현과 똑같은 색깔의 스키진을 입은 한 연예인 때문이었다. 두 사진을 나란히 붙여놓고 ‘허벅지 두께 봐라’‘다리 짧으면 입지마~’란 인신 공격성 댓글이 줄지었다. 평소 통통한 매력으로 인기 몰이를 하던 A양이었지만, 네티즌들의 칼날 같은 잣대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이 특정 연예인에만 한정된 건 아닐 것이다. 얼마전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다 들은 충고. “야, 정말 답답해보여~!” 눈물나지 않도록 아주 완곡하게 표현해준 게 어찌나 고맙던지….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최신 유행을 다 소화할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렇다면 이 세상에 모델, 탤런트만 있지 않겠는가. 아무리 ‘자기 만족’에 옷을 입는다지만, 50점짜리 코디와 100점 짜리 코디가 있는데 굳이 50점을 택할 필욘 없다. ▲ 허리 라인에 자신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보자. 두 개의 금색 버클벨트로 날씬한 허리선을 강조, 또 강조했다. 펜디.키 작으면 입지마? 그러고 보니 옷 입는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유럽에서조차도 ‘눈버려! 입지마!’라는 외침을 꽤나 많이 들은 것 같다. 그쪽 패션 칼럼니스트들은 훨씬 더 혹독해서 패션 리더로 불리는 제니퍼 로페즈, 린제이 로한, 에바 롱골리아 등에도 ‘X표’를 매겼다. 제니퍼는 ‘엉덩이가 심하게 크다’는 이유로, 린제이는 ‘허리가 길다’는 이유로, 에바는 ‘키가 작다(1m57㎝)’는 이유로 스키니진을 멀리하라는 얘기였다. 영국의 연예 전문지 ‘OK매거진’과 ‘Star’ 등은 굽이 15㎝가 넘는 스틸레토힐을 신은 에바 롱고리아에게 “신발이 무슨 자동차인가? 왜 신발 위에 타고 있는 거야?”라는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너무 높은 굽이 오히려 키를 더 작게 보이게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번 패션 경향은 정말 간단치 않다. 앞코만 5~10㎝가 될 정도의 높은 굽이 최첨단 유행. 진짜 ‘타고 다녀야’ 된다. 부츠 역시 거의 허벅지를 다 덮고 엉덩이까지 올라올 기세다. 패션은 극과 극이라고 어그 부츠에 이어 에스키모 털부츠가 인기다. 높은 굽을 신어도 작은 키가 커버 될까 말까인데, 유행이라고 무작정 에스키모 부츠를 선택한다면? 차라리 남극으로 가자. 유용하게 쓰일 테니. ▲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에게 최고로 사랑받았던 벌룬 스커트. 발렌시아가 컬렉션.벨트, 안하면 안되겠니~ 키 작은 것도 서러운데 이번 시즌 트렌드를 보고 있자니 더 우울해진다. 바로 X자형 실루엣 때문. 가슴과 엉덩이 부분은 뭉게구름처럼 풍성하게, 대신 허리는 극도로 조이는 스타일이다. 패션 전문지 ‘보그(Vogue)’ 영국판은 이번 유행 아이템 중 하나로 ‘화려함, 풍성함(Opulence)’을 꼽았다. 로맨티시즘의 영향을 받은 풍성한 러플과 디테일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재단은 더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또 대형 벨트가 인기를 끌면서 허리가 패션 포인트로 떴다. 샤넬과 돌체&가바나, 존 갈리아노 등에선 허리에 다양한 크기의 벨트를 묶는 스타일이 강세. 호박 팬티처럼 보이는 종형 치마 역시 인기다. 단점은 시선을 중간에서 확실히 나누기 때문에 키가 더 작아보인다는 것. 슬림한 Y자형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풍성한 니트에 골반에 걸치는 느슨한 벨트, 레깅스(혹은 스키니진)를 입었다 치자. 다리 굵고 키 작은 통통족이라면 거울 보고 절망할 것이다. 다리는 더 짧아보이고 상체는 길게만 보일 테니까. 유행을 좇느라 가혹한 다이어트에 돌입한다면? 어느쪽이 더 힘든진 시도해보면 알듯.&nbsp;▲ 발렌시아가 구두.그래도…하고 싶다? 해외 유명 컬렉션에서 나왔다고 하면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정말 패션 리더로 불리고 싶다면 키워드는 두 가지. 바로 ‘체형과 액세서리’다. 가수 이효리나 제시카 심슨이 크지 않은 키에도 패션 리더로 불리는 것은 체형을 잘 살리기 때문.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는 “잡지속이나 스타들을 일방적으로 따라하기 보다는 먼저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선을 윗쪽으로 잡아주어 볼륨있는 목걸이나 코사지 등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대형 백 등 액세서리를 강조하면 더욱 돋보이는 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탤런트 미샤 버튼이나 패리스 힐튼이 신은 플랫 슈즈(편편한 구두)가 예쁘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면 대략 낭패. 키가 작으면 반드시 최소 6㎝ 이상의 스틸레토힐(길게 뻗은 앞코와 뒷굽이 아주 얇은 하이힐)이나 하이힐 부츠를 신어주는 게 좋다.
사과를 찾아 떠난 영주 문화여행
  • 사과를 찾아 떠난 영주 문화여행
  • [조선일보 제공] ‘사과 드라이브’를 달려 부석사(浮石寺)에 도착했다. 부석사 입구 은행나무 길은 아직 연둣빛이다. 문화해설사 권화자씨는 “소백산에 단풍이 예쁘게 드는 10월 25일쯤이면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씨를 따라, 아직은 조용한, 그래서 더욱 운치 있는 경내를 돌았다. 부석사는 신라고승 의상대사가 676년 창건한 사찰이다. 국내 최고(最古)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부석사는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절로도 꼽힌다. 일부러 일몰 시간에 맞춰 일주문에 도착했다. 오후 6시 30분. 저녁예불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사찰이 산지의 경사면에 지어진 탓에 제일 꼭대기인 무량수전에 오르기 위해선 9단의 석축을 올라가야 한다. “천왕문이 있는 맨 아래층은 지옥, 무량수전이 있는 꼭대기는 극락이라고 합니다. 한계단 한계단 오를 수록 수양하는 마음이 들지요” 해설사의 설명. 무량수전 앞 안양루에 섰다. 발 아래 소백산과 태백산줄기가 끝없이 펼쳐졌다. 저녁 노을이 구름에 물들어 운해(雲海)를 이루고 있었다. 하늘 아래서 산과 구름을 내려다 보는 극락세계에 온 것 같았다. 스님 한 분이 범종루에 들어섰다. 둥둥둥둥… 천천히,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법고 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졌다. 범종을 울리며 식을 마친 스님이 “절을 이리 소개하라”며 수첩에 가만히 적어준다. ‘부석사, 소백산자락 붉은 노을에 취하는 곳.’ 안양루에 걸린 현판에 적힌 김삿갓의 시를 읽었다.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백수가 된 오늘에야 이곳에 올랐구나… 백 년 동안 몇 번이나 이런 구경할까 세월이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버렸네.” 김삿갓 시인도 백수가 돼서야 본 풍경. 운이 좋았다. 가운데가 불룩한 배흘림 기둥이 버틴 무량수전은 편안하고 안정돼 보였다. 권화자 해설사는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무량수전에서 신도들이 이용하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앞에 있는 배흘림 기둥에 전설이 있다”고 했다. 그 기둥을 3번 돌면 죽기 전 딱 3일만 아프다가 평화롭게 삶을 마칠 수 있다는 것. 몇몇 관광객들과 함께 기둥을 3번 돌았다.&nbsp;▲ 오후 7시. 부석사 안양루에 서면 노을에 물든 구름이 내려다보인다.부석사를 내려와 숙소로 정한 선비촌(054-638-5831)에 갔다. 부석사에서 차로 1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선비촌은 영주 지역에 현존하는 고택 40채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한옥촌. 2004년 9월 개장해 전통체험학습장으로 영주 관광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다. 해우당 고택, 두암고택 등 상류층 기와집은 방 하나에 3만~5만원, 중류층 기왓집은 2만 5000~5만원. 초가는 2만~4만원이다. 검소한 선비의 집에서 묵고 싶다고 하니 ‘김뢰진 가옥’을 내줬다. 싸립문을 열고 들어가니 초가를 얹은 흙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마당 오른쪽에 크고 작은 장독대가 정겹다. 대문 안으로 왼쪽에 사랑방, 오른쪽에 부엌과 안방이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곳간에는 시루, 됫박 등 살림살이가 있고 부엌 한쪽엔 가마솥, 함지박, 체, 수저에다 개다리 소반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직접 취사를 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운 점. 화장실은 마당에 있긴 하지만 수세식. 공동 욕실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할 수 있고 치약, 수건도 있다. ▲ 소수서원의 천년(千年)솔밭. 소나무가 하늘까지 뻗어있다.이부자리를 펴고 누우니 선비촌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옥계천 물소리, 귀뚜라미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온몸이 개운했다. 함께 간 일행도 “신기하다, 머리가 가볍다”고 했다. 옛날 주막처럼 꾸며진 저잣거리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순두부찌개·도토리묵·파전이 모두 5000원. 선비촌에서 서민의 일상을 체험했다면 바로 옆 소수서원(054-639-6693)에서는 고고한 유생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중종 37년(1542) 세워진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이다.지금도 4000명의 유생들이 수업을 들었던 강학당, 책을 보관하던 장서각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유생들이 공부를 하다 머리를 식혔다는 언덕, 소헌대에 올랐다. 그 옛날 욕심 없던 선비처럼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굵은 고송(古松)들이 하늘 끝까지 쭉쭉 뻗어 있는 소수서원 앞 솔밭을 걸었다. 소수서원 앞뜰 소나무 사이사이에 가을이 스며들고 있었다.
초가을에 만나는 세가지 즐거움
  • 초가을에 만나는 세가지 즐거움
  • [조선일보 제공] 일락(一樂)은 하늘하늘 코스모스 길따라 행복해지는 눈의 즐거움이요 이락(二樂)은 달콤한 사과향기 번지는 코 끝의 즐거움이고 삼락(三樂)은 가을의 수퍼스타 대하를 맛볼 수 있는 입 안의 즐거움이다. 하늘색 형광 펜을 칠해 놓은 듯 선명한 하늘, 손에 잡힐 듯 입체감이 분명한 구름. 바람은 실크처럼 부드럽게 몸을 감싸고, 모든 것이 청명하게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가을의 문턱을 막 넘었습니다. 금방 가버릴 초가을 날이 아깝습니다. 주말매거진이 가을의 초입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 3가지를 제안합니다. 初·秋·三·樂! 1 코스모스 꽃길 걷기 싸한 가을 바람이 밖으로 나가자고 옷깃을 잡아 끈다. 가을날, 꽃길을 걷는 맛이란. 가을 꽃의 대표주자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8장 꽃잎이 너무 뻔해서 시시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흔한 꽃도 스케일이 크면 얘기가 다르다. 여행작가 최미선씨가 “지금까지 가본 코스모스 꽃길 중 최고”라고 꼽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한강시민공원 코스모스 꽃밭을 소개한다. 수만평에 펼쳐진 파스텔톤 꽃밭을 거닐다 한강에 바짝 붙어 산책해도 좋고, 아예 인근 장자호수공원까지 걸어가 호젓하게 가을날을 만끽할 수도 있다. 2 영주로 떠난 사과여행 선득한 아침과 여전히 쨍한 낮. 사과에게 큰 일교차는 비타민이다. 태백산과 소백산이 갈라지는 곳에 들어앉은 경북 영주. 골짜기 사이사이에서 연간 전국 사과의 13%인 5만5000t이 생산되는 전국 최대 사과 산지다. 비가 적고 해발 고도가 높아 풍부한 일조량이 영주 사과의 당도를 높인다. 혹서와 맹추위가 오고 가는 북쪽 지방 사람들의 기질이 단단하듯, 사과도 마찬가지다. 큰 온도 차이에 오그라들었다 펴졌다를 반복할 수록 육질이 더욱 단단해져 사각사각거리는 맛이 더욱 좋아진다. 햇 사과를 직접 따보기 위해 22개 농가가 모여 공동 재배하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 부석자연작목반을 찾았다. 부석사와 5분 거리로 가까운 부석작목반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이름도 ‘뜬바우골(浮石)사과’다. 어른 키보다 훌쩍 큰 사과나무가 오른쪽, 왼쪽에 끝없이 펼쳐졌다. 초록 잎 사이사이로 가지 중간에도 끝에도 주먹만한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사과 무게를 견디지 못한 가지가 바닥까지 닿았다. 햇빛을 잔뜩 받은 꼭대기 사과는 선홍빛이다. “엄지 손가락으로 꼭지를 잡고 똑 부러뜨려요. 그냥 잡아당기면 꽃눈까지 다 떨어지니까” 작목반 총무 이운형(42)씨가 사다리를 놓아주면서 사과따기 요령을 일러줬다. 붉은 빛에 손을 델 것만 같았다. 오른 손으로 움켜쥐고 꼭지를 살짝 비틀었다. 똑, 소리를 내며 떨어진 사과 꼭지 끝에 투명한 수액이 반짝인다. 바지춤에 썩썩 문질러 닦았더니 반질반질 광이 난다. 와삭, 한입 베어 물었다. 이 사이사이로 단물이 스며들었다. 그것도 신맛과 어울려 질리지 않는 천연 꿀물이다. 콧속엔 아릿한 사과향이 감돌았다. 3. 대하 시즌 돌입 가을 식도락계의 수퍼스타, 대하가 돌아왔다. 자연산 대하 최대 집산지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 백사장항에는 지난달 말부터 서해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대하가 들어오고 있다. 충남 홍성군 남당항에서도 탱탱한 자연산·양식 대하가 펄펄 뛰어오르고 있다. 대하가 가을 진미로 손꼽히는 건 필수아미노산 성분인 ‘글리신’ 함유량이 최고조에 오르면서 새우 특유의 감칠맛도 절정에서 헐떡대기 때문. 이때 대하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고 할 만큼 뛰어난 ‘스타성’을 발휘한다. 백사장항·남당항에서는 대하를 대개 소금구이와 회, 이렇게 두 가지로 즐긴다. 먼저 소금구이. 납작한 냄비에 알루미늄 호일을 얹고 서해에서 나오는 질 좋은 천일염을 두둑하게 깐 다음 대하를 얹고 굽는다. 통통 튀어 오르며 냄비 탈출을 감행하는 새우를 붙잡아 넣고 뚜껑으로 내리 누르다 보면 맘이 편치 않다. 그러나 회색빛 대하는 서서히 핑크빛으로, 이어 선명한 붉은빛으로 먹음직스럽게 변해가고 촉촉한 감칠맛이 배어 나오는 새우살을 씹을 생각에 입에는 침이 고인다. 새우 머리와 꼬리는 버리지 말고 냄비에 던져둔다. 소금 위에서 머리와 꼬리는 바삭바삭 천연 ‘새우깡’이 된다. 그리고 아, 대하회(일명 ‘오도리’). 살아서 펄떡대는 새우의 껍데기를 벗기고 오독오독한 속살을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며 혀에 배어드는 진득한 단맛. 대하는 정말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다. 스타가 돌아왔으니 컴백 무대가 없을 리 없다. 대하 크기와 맛이 절정에 이르는 이달 하순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남당항과 백사장항에서는 대하축제가 열린다.
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
  • 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
  • [조선일보 제공] 달빛 아래 메밀밭 못지 않게 이른 아침 안개에 잠긴 메밀밭도 신비롭다. 메밀꽃 생김새는 꽃을 잘 모르는 도시 사람 보기에 꼭 안개꽃을 닮았는데, 그 위로 희뿌연 안개가 깔리면 더욱 몽환적이다. 해가 나오는 순간, 꽃에 맺혔던 이슬 방울이 반짝이는 풍경도 장관이다. 한낮의 메밀꽃밭은 폭신폭신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모습. 솜 뭉치 같은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파란 가을 하늘, 초록 숲과 산 등 온통 선명한 배경 때문에 더욱 새하얀 빛을 발하는 듯 하다. 메밀꽃을 즐겨 그리는 정연서(52) 화백은 “흐린 날에 오히려 꽃의 하얀색과 줄기·잎의 녹색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다. ▲ 맑고 푸른 가을 하늘,초록색 숲,하얀 꽃밭,색깔 대비 확실한 한낮의 메밀밭은 엽서 속 풍경처럼 똑 떨어지게 예쁘다.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소설 속으로 추억 속으로 봉평은 가산 이효석의 고장이다. 이효석 생가터가 있는 ‘효석문화마을’은 소설에 등장하는 물레방아, 주막 등을 재현해 놓았고, 키 큰 돌배나무들이 서 있어 쉬었다 가기 좋은 초미니 ‘가산 공원’도 있다. 허생원이 재미를 별로 못 봐 허탈해 했던 봉평장(2·7일)은 물론 요즘도 열린다. 지난 2일 봉평 ‘효석문화마을’. 마무리 수해 복구 작업 하느라, ‘효석문화제’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아직 마을에 흐르는 흥정천에 섶다리도 놓기 전이고, 옛날 장터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관광객은 속속 몰려들었다. 봉평의 메밀꽃밭은 총 15만평. 한군데 몰려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분산돼 있다. 축제는 올해로 8회째. 워낙 사람들이 몰려 사무국측은 “사람 발에 밟혀 없어지는 메밀꽃밭 규모가 한 2만평은 될 것”이라고 했다.한 여행전문가는 “축제 기간 중 메밀꽃을 제대로 편안하게 보려면 아주 이른 아침에 도착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효석문화마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기본적으로 돌아보는 곳은 이효석 생가터, 물레방아, 주막 ‘충줏집’, 이효석문학관 등. 마을 자체는 예쁘장한데, 소설과 축제의 인기 때문에 식당과 펜션 등 각종 건물이 너무나 가득 들어차 한갓진 느낌은 사라졌다. 좋게 말하면 활력. 그러나 소설의 낭만을 기대한 여행객은 얼떨떨하다. 이효석 생가(엄밀히 말하면 생가터)는 2개의 커다란 식당·찻집에 끼어버린 모양새. 물레방아, 초가집, 원두막, 당나귀 모형 등은 이 마을의 인기 장식품이 됐다. 기왕이면 차가 다니는 큰 길(언더 위 문학관까지는 일반차량 진입 금지. 언덕 아래 주차장에 세워놓고 가야 한다) 대신 몇 분짜리 미니 산행에 가까운 언덕 길을 올라 ‘이효석 문학관’(033-330-2700)에 가보자. 이효석의 집필실까지 꾸며 놓은 작은 전시관이다. 문인들의 육필 원고도 전시해 놓았다. 문인들의 잘 생긴 펜 글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세계의 메밀 음식’ ‘세계 메밀의 기원과 전파’ 등 문학관의 전시내용치고는 좀 느닷없지만 나름대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코너도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효석문화제 기간에는 일반·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평창무이예술관’(033-335-6700)은 폐교를 다시 꾸민 그림 전시장 겸 도예 작업실. 마룻바닥이 삐그덕 거리는 복도를 지나가면서 옛 추억에 빠지는 어른들이 있을지 모른다. 축제기간 중 ‘평창무이예술관’에서는 메밀꽃 압화체험(4000원·목걸이나 휴대폰 줄을 만들어갈 수 있다) 등 행사를 마련한다. 조각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예술관 뜰은 밤에 가면 더욱 운치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등학생~고등학생 1000원(문화제 기간에는 1000원씩). ●제8회 평창효석문화제: 9월 8~17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물론 메밀꽃 밭이 하이라이트다. 메밀꽃밭에 길을 내서 관광객들이 좀 더 편하게(꽃밭을 훼손하지 않고) 둘러 볼 수 있게 했다. 흥정천에 놓인 돌다리·나무다리·섶다리도 건너보고, 봉숭아 물들이기, 종이배 만들기, 지게지기, 찹쌀떡치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최대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을 위해 ‘메밀꽃 필 무렵’의 주요 등장 동물인 당나귀도 관광객들을 위해 사진 모델로 나선다. 헌책방이 등장하고, 1930년대 시골 장터도 재현한다. 8~9일 오후 7시30분 봉평 달빛극장에서는 ‘수해복구지원 봉평 달빛 극장 자선음악회’도 열린다. 달빛 음악감상 시간이다. 문의는 유시어터(02-3444-0651).●가는 길: 서울 쪽에서 떠날 경우 영동고속도로 ? 장평 나들목 ? 봉평 방향 6번국도. 지난 1일 금요일 아침 서울을 출발, 봉평까지 2시간 40분쯤 걸렸다. 자세한 축제 문의는 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741, 효석문화제위원회 (033)335-2323, www.bongpyong.co.kr 효석문화제 홈페이지에 가면 축제를 찾아가는 다양한 여행상품 안내가 나와있다.
 은밀히 사랑을 봉인했던 돌벽 주변엔 ‘1달러 행렬’만
  • [세계영화기행] 은밀히 사랑을 봉인했던 돌벽 주변엔 ‘1달러 행렬’만
  • ▲ 앙코르 유적지에서 만난 캄보디아 소녀.[조선일보 제공] ‘화양연화’에서 차우와 리첸은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연인 사이임을 알고 문제를 논의하다 사랑에 빠진다. 다가서지도 물러나지도 못한 채 미끄러지기만 하는 인연.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이의 가슴은 ‘사랑의 달콤한 패배감’에 대한 감상적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적어도 처음엔 그랬다. ◆홍콩 여행이 기대와 달라진 것은 영화 속 치파오(원피스 형태의 중국 전통의상)의 산실을 찾아나설 때부터였다. ‘화양연화’는 스물여섯 벌의 치파오를 갈아입으며 연기한 배우 장만옥이 가장 아름답게 나온 작품이었다. 그런데 극 중 의상을 담당했다고 주장하는 가게는 하나가 아니었다. 크게 성공한 ‘화양연화’의 상업적 위력 때문이었다. 코즈웨이 지역의 낡은 건물 2층에 있는 ‘롱콩 레이디스 테일러’는 ‘화양연화’ 미술감독의 친구란 인연으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는 양랑광씨가 주인이었다. 영화와의 인연에 대해 계속 질문했더니 대답 대신 장만옥 장쯔이 등 스타들이 그의 옷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들이 담긴 파일을 보여줬다. 좁고 허름한 실내엔 재단 중인 옷들로 가득했다. 란콰이퐁 지역의 치파오점 ‘린바 테일러’는 매장을 제대로 갖추고 기성복과 맞춤복을 팔았다. 손님인 듯 고를 땐 친절하던 주인이 기자 신분을 밝히자 차갑게 변했다. “‘화양연화’ 옷을 만든 곳이 맞냐”고 묻자 “화양연화의 옷과 같은 치파오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한자로 ‘연화(年華)’를 표기한 간판을 가리키며 “상호만으로도 알 수 있지 않냐”고 한 뒤 “영화와 관련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화양연화’의 옷을 만든 곳에 대해 자료마다 엇갈렸다. 멜로 한 편이 명성을 얻고 나면, 환상엔 늘 돈 냄새가 들러붙는다. 어쩌면 판타지란 구름처럼 성기고 몽글몽글한 유동체가 아니라 각을 이뤄가며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성 고체 같은 건지도 모른다.&nbsp;▲ 앙코르 유적지의 아침은 앙코르 와트의 탑 위로 불쑥 해가 오르면서 갑자기 찾아왔다. 연못은 해와 탑이 빚은 풍경을 거꾸로 비쳐 거대한 환(幻)의 세계를 그려냈다.◆캄보디아 ‘화양연화’는 앙코르 와트로 간 차우가 오래된 석조 건물 구멍에 대고 뭔가 속삭인 뒤 진흙으로 메우는 상징적 장면으로 끝난다. 그들 사랑이 안타깝게 끝난 후 먼 훗날의 일이었다. 캄보디아로 간 것은 그 장면의 비밀을 엿보고 싶어서였다. 시엠립 인근 거대한 고대 유적터의 중심을 이루는 앙코르 와트는 전성기를 누리던 앙코르 왕조가 12세기에 건립한 힌두교 사원이다. 일출 때 방문한 앙코르 와트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새벽 5시에 도착해 어둠 속 앙코르 와트의 차가운 돌 벽을 더듬어 걸어갈 때 허둥대는 손과 발을 타고 묵은 시간이 고스란히 옮아왔다. 사원에서 나와 연못가에 자리 잡았다. 불그스름한 기운이 주위로 퍼지더니 어느 순간 탑 위로 태양이 불쑥 솟아올라 눈부시게 빛났다. 연못은 풍경을 거꾸로 비쳐내 거대한 환(幻)을 빚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유구했다. 세월을 이겨낸 돌은 당당했다. 그러나 인간은 그럴 수 없었다. 바푸온 사원 근처를 어슬렁대자 팔찌 3개를 1달러에 팔려는 다섯 살 남짓 아이가 끝까지 따라왔다. 따 프롬 사원에서 헤맬 때 길을 가르쳐준 청년은 ‘원(one) 달러’를 외쳤다. 신상(神像)의 얼굴에 넉넉히 머물렀던 ‘크메르의 미소’는 현실에서 늘 1달러짜리 그림자를 달고 다녔다. 앙코르 와트를 포함해 유적지 곳곳의 사원들은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화양연화’의 사랑은 점차 희미해졌다. 대신 최빈국 캄보디아의 거리 풍경이 여행자를 압도해왔다.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곳마다 할머니들이 빈 페트병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졌다. 왓 트마이의 위령탑 안에는 킬링 필드 학살 때 죽은 사람들 해골이 쌓여 있었다. 허름한 농가를 개조한 지뢰 박물관엔 다리 잘린 청년이 목발을 짚은 채 방문객을 따라다녔다. 박물관 천장의 선풍기가 제대로 바람도 일으키지 못한 채 요란한 소리만 냈다. 과거를 찾아나섰다 현재와 마주쳤고, 판타지를 좇다 리얼리티에 부딪혔다. 오토바이에 태우고 다니며 이틀간 안내해준 스물두 살 청년 품라는 캄보디아인치고도 유달리 피부가 검었다. “실내에서 일하기에 피부가 하얀 당신과 난 여건이 다르다”며 “피부색 차별이 없는(그는 그렇게 믿었다)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를 떠나기 직전 ‘똔레 삽’을 ‘관광’한 건 정말 실수였다. 수상 마을이라기에 이국적 풍광을 기대했는데, 보트를 타고 다니면서 점점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캄보디아에서도 최빈층이 모여사는 그곳 실상은 참담했다. 호수라고 불리는 그 거대한 흙탕물 바다는 거주민들의 삶 자체였다. 주민들은 그 물을 그냥 마셨다. 아이들은 잠수해 물고기를 잡거나 대야를 타고 다니며 관광객에게 손을 벌렸다. ‘똔레 삽’이 ‘신선한 물’을 의미한다는 역설 속에 세계의 부조리가 들어앉아 있었다. 보트 운전사 코이는 임신한 애인 집에서 180만원의 지참금을 요구해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캄보디아에선 돈이면 청부살인도 할 수 있다”던 코이는 “난 아무것도 아닌 놈이니까 오늘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끝으로 입을 닫았다. ‘관광’의 마지막은 침묵이 지배했다. 흙탕물 속에서 그물을 던지던 아이들 쪽으로 애써 고개를 돌리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에 쥔 콜라 캔을 비웠다. 탄산이 입에서 톡 쏘며 가볍게 터졌다. 음료가 목구멍을 시원하게 넘어갔다.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빈곤을 눈요기하며 상대적 행복감을 제공하는 관광은 얼마나 비윤리적인가.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에게 물질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큰 위선인가. 다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해도, 비참한 생활의 현장을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일만큼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수백년된 돌 벽에 사랑을 봉인(封印)해 영원을 꿈꿨던 차우는 다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랑을 애틋하게 기억할까. ‘화양연화’ 자취를 찾아 캄보디아를 찾았던 여행자가 그렇게 묻는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늦은 밤 시엠립 공항에서는 전혀 다른 물음이 꼬리를 물었다. 코이는 신부를 데려올 수 있을까. 품라는 미국에서 일할 수 있을까. 설혹 그게 제대로 꾼 꿈이 아니라 해도. 당장이 아니라 멀고 먼 훗날이라도.최고의 사랑영화로 흔히 거론되는 ‘화양연화’는…홍콩의 대표적 감독 왕가위의 2000년작이다. 왕가위는 국내에도 허다한 팬을 갖고 있는 인기 감독이지만, ‘화양연화’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60년대 홍콩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아프게 사랑을 나누는 남녀 이야기를 시적이고 음악적인 영상에 빼어나게 담아냈다. 홍콩 배우 장만옥과 양조위가 가장 멋지게 등장한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양조위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웃에 살던 차우와 리첸은 서로의 배우자끼리 연인 사이임을 알게 된다.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점차 사랑을 느끼게 된 둘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여행수첩=앙코르 와트를 중심으로 한 앙코르 유적지는 캄보디아의 도시 시엠립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아시아나 항공에서 인천-시엠립 직항편을 운행한다. 핵심인 앙코르 와트는 12세기에 전성기를 누렸던 앙코르 왕조의 뛰어난 축조술을 보여주는 힌두교 사원이다. 어느 때 방문해도 좋지만, 일출 무렵에 가장 아름답다. 나무들이 유적지 벽을 무너뜨린 채 자라면서 폐허 같은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따 프롬, 앙코르 유적지 중 유일한 불교 사원인 앙코르 톰, 멋진 일몰 풍경을 볼 수 있는 프놈 바켕과 프레 룹 등도 인상적이다.
잠실 고시원서 화재 8명 사망
  • 잠실 고시원서 화재 8명 사망
  • ▲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4층짜리 고시원 건물 지하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시원 거주자 등 8명이 숨졌다.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고시원 밖을 내다보고 있다.[조선일보 제공] 숙소로 편법 운영된 고시원의 밀집된 구조가 대형 참사를 불렀다. 잠실의 4층짜리 고시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하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길이 시작됐지만, 정작 피해는 3·4층에 거주하던 고시원 거주자들이 입고 말았다. 고시원의 빽빽한 방들과 비상구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건물 구조 속에서 불길과 연기는 계단을 타고 올랐고, 고시원 거주자들은 퇴로가 없었다. 고시원에는 밤에 일하고 낮에 쉬는 일용직 근로자, 유흥업소 종업원 등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어서 대낮에 발생한 화재에도 피해가 컸다. ◆부상자, 대부분 추락하다 다쳐 현재 대치동의 베스티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7명. 대부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 대화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고시원 주인 부부인 이광수(68)씨와 아내 정영자(65)씨는 3층에서 뛰어내려 목을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아들 이모(43)씨는 “너무 순식간에 연기가 올라와서 계단으로 내려갈 수가 없었고, 창문으로 뛰어내렸다”며 “어머니는 당시 충격으로 인해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확인하러 직접 계단을 내려가던 고시원 총무는 목숨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김모(여·38)씨는 “화장품 영업을 하다가 잠시 쉬러 고시원에 들어왔다 연기가 시커멓게 올라오자 유리창을 깨고 뛰어내리다 다쳤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뷰티예술학부 휴학 중인 배영비(20)씨. 작년 초 경남 거제에서 올라와 근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고, 메이크업 학원에서 특수분장을 배우던 학생이다. 화재 당시 이웃주민들이 사다리를 놔줬지만 1층까지밖에 닿지 않아 결국 3층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현재 뇌출혈로 수술을 받고 있다. 화재 당시 고시원에는 35명이 있었다. 이 중 16명은 안전하게 빠져 나갔고 8명은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안전하게 빠져나간 16명 중 3명은 주민들이 사다리를 1층 가게의 간판에 대고 아슬아슬하게 구해낸 사람들이다. 신천역 주변 유흥가 근처에 자리잡은 이 고시원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값싼 월세방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3층은 여성 전용 고시원으로 주로 20대가 거주했고, 4층은 남자 전용 고시원으로 40대 이상도 많이 살고 있다고 했다. ◆경찰·소방당국 “방화 가능성 크다” ▲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난 뒤 이 건물 3~4층 나우고시텔에 살던 한 여성이 이웃주민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이번 불은 방화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노래방에서 기름냄새가 심하게 났고, 불길이 10분도 안 돼 순식간에 치솟아 4층까지 올라갔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또 “노래방 업주가 만취상태에서 횡설수설했다”고 전해 업주에 의한 방화나 실화로 불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한 목격자는 “불이 나자마자 양복을 입은 2명의 30대 남자가 심하게 다투면서 노래방에서 올라온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노래방 주인이 술에 취해 노래방을 빠져 나온 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2층에 있던 건설회사 직원인 신모(60)씨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유리 출입문 사이로 불길과 연기가 순식간에 구름처럼 몰려와 ‘불이야’라고 소리치면서 직원들이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과학수사팀에서 나와 정밀감식을 한 뒤에야 발화 원인에 대해 특정해서 말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벌집’ 고시원이 또 대형참사 갑작스러운 불이었지만 대형참사가 난 데는 고시원의 고질적인 ‘벌집’ 구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고시원은 천장이 2m가 조금 넘을 정도로 낮고 2평짜리 작은 방이 3층에 34개, 4층에 36개 있을 정도로 밀집돼 있었다. 한 소방관은 “고시원에 올라가 봤더니 벽들은 불연재도 쓰지 않고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불이 닿기만 해도 순식간에 번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3층에서는 방 안에서 불길을 피하지도 못하고 숨진 사람이 3명이나 됐다. 스프링클러나 소화기 등 화재를 막는 장비는 제대로 배치돼 있지도 않았다. 주민들은 노래방의 과도한 인테리어 때문에 질식가스가 더욱 많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모(여·52)씨는 “이 노래방은 일반 노래방과는 달리 각 방을 에스키모 이글루(얼음집)처럼 꾸며 놓았고, 방 안은 천으로 된 소파와 나무·식탁을 비롯해 가연성 물질로 꾸며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노래방의 내부 인테리어는 대부분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스티로폼이 기름과 함께 타면서 검은 매연을 계속해서 위쪽으로 뿜어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이 매연에 질식했다. 한 주민은 “안전점검만 제대로 했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
  • 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
  • [조선일보 제공] 경북 주왕산 계곡 “주왕산은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 지역에 걸쳐져 있다. 초입의 대전사를 비롯해 폭포, 달기약수, 주산저수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계곡과 함께 폭포, 담, 그리고 기암괴석 등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신비롭다.”(여행작가 전기환) “기암괴석과 3개의 폭포, 깊숙한 오지마을 등을 갖춘 주왕산국립공원의 주왕산계곡.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길 따라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홍순율) → 주왕산국립공원 (054)873-0014) ▲ 오염원이 거의 없어 물이 맑디 맑다. 포항 하옥계곡.경북 포항 하옥계곡 “계곡이 12㎞ 정도로 길다 보니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이나 공해가 거의 없다. 주변에 내연산수목원, 보경사, 영덕 옥계계곡, 청송 주산지 등 명소도 많다.”(유연태) “포항시 죽장면의 상옥리와 하옥리에 걸쳐있는 하옥계곡은 높다란 절벽 사이로 조근조근하게 흐르는 계곡이다. 절벽의 늠름한 자태에 비해 계곡이 유순해서 가족들이 물놀이하기에 적당하다. 69번 지방도로와 나란히 이어진다. 비가 많이 내리면 길이 물에 잠길 정도로 오지다운 멋이 남아 있다.”(김연미) → 포항 죽장면사무소 (054)243-3002 경북 포항 내연산계곡 “풍치에서나 접근성에서나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등산로 4㎞ 구간에 규모 있는 폭포가 12개나 있는 것도 놀라운데, 이중 7개에 달하는 폭포를 계곡을 따라 가볍게 걸으며 감상할 수 있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12폭포의 정점인 연산폭포(7폭포)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아이들 걸음으로도 왕복 2~3시간이면 충분하다.”(이시목) → 보경사 종무소 (054)262-1117&nbsp;강원도 인제 진동계곡 “계곡에서 쉬다 방동약수도 한 잔 마시고, 인근의 방태산 휴양림에 들러 삼림욕도 즐긴다. 특히 이단폭포는 방태산 휴양림의 백미.”(임인학) → 인제군청 (033)460-2081&nbsp;▲ 드높은 명성만큼 끝내준다. 지리산 피아골 계곡.지리산 피아골 계곡 “붉은 빛을 띠는 바위 사이로 흰 포말을 만들어내며 흐르는 계곡의 경치가 일품. 연곡사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계단식 논은 자연을 이용한 사람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이구슬) → 지리산 국립공원 남부사무소 (061)783-9100&nbsp;강원도 인제 방태산 적가리골 “1급수에서만 사는 열목어가 헤엄칠 정도로 물이 차고 맑다. 숲도 짙다. 방태산자연휴양림(www.huyang. go.kr, 033-463-8590)에서 계곡을 관리하고 있어 야영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민병준)&nbsp;설악산 주전골 “약 6㎞에 달하는 계곡은 쌉싸래한 오색약수, 움푹 팬 바위 안에 초록빛을 띤 맑은 물이 한 가득 들어있는 선녀탕, 열두 굽이를 이어가며 흘러내리는 12폭포, 폭포의 모양새가 여자의 음부를 민망하리만큼 꼭 닮아 이름 붙은 여심폭포 등 비경으로 지루함이 없는 코스다. 오색그린야드호텔에서는 시원한 탄산수로 냉천욕을 즐길 수 있다.”(최미선) → 설악산국립공원 오색관리사무소 (033)672-2883 강원도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 명개리계곡 “래프팅과 물놀이, 고기잡이. 계곡여행의 재미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근교 유원지처럼 복잡하지 않고 산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화득) → 인제군청 (033)460-2081&nbsp;경기도 가평 계곡 “칼봉산 경반계곡과 수락폭포, 임산계곡과 임산폭포, 도마치 용소와 무주채 폭포 등 가평에는 아름다운 계곡이 곳곳에 숨어있다. 가는 골골마다 나무가 우거져 여름 피서를 즐기기에 최상이다.”(이신화) → 가평군청 (031)580-2114 ▲ 여행작가들이 "동화 속 풍경 같다"고 입을 모은 소매물도.인천 대이작도 “야트막한 부아산에 오르면 예쁜 구름다리가 반기고 멀리 바다를 바라보면 자월도, 승봉도와 덕적도를 비롯한 덕적군도가 일망무제로 조망된다. 하루에 두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모래섬 풀등해수욕장에서의 골뱅이와 조개잡기 체험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맴돈다.”(이신화) → 옹진군 자월면사무소 (032)831-8968&nbsp;전남 완도 청산도 “영화 ‘서편제’ 등을 촬영한 낭만적인 곳. 바다와 하늘 빛이 너무 예쁘다. 특히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가히 환상적이라 연인들의 사랑이 더욱 무르익을 듯.”(이동미) → 완도군청 (061)550-5224&nbsp;경남 욕지도 “한려수도 가장 남쪽에 있는 섬 욕지도는 때 묻지 않는 섬이다. 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솟아 있는 예쁜 섬을 감상하느라고 몇 번이나 차를 세워야 할지 모른다. 유동해수욕장 외에도 예쁜 몽돌해수욕장이 여럿 있다.”(이종원) → 욕지면사무소 (055)642-5119 ▲ 무릉계곡.인천 무의도 “안개가 많이 낀 날 어부들이 이 섬을 지나다 보면 섬 모양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형상이나 무희(舞姬)의 아름다운 춤사위 같아 무의도(舞衣島)라 불렀다 한다. 이 섬은 해송과 은빛모래 반짝이는 해변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돌아오는 길에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을 찾아 환상의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도 있다.”(정보상)→ 인천시청 (032)440-4044&nbsp;전남 조도 “인근의 관매도에 비해 덜 알려져 조용하게 피서를 보내기에 좋다. 상조도와 하조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신전해수욕장, 모라캐해수욕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더 없이 좋다.”(김정수) → 진도군청 (061)544-2181&nbsp;인천 신도·시도·모도 “신도, 시도, 모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섬과 같다. 관문격인 신도는 인천국제공항 옆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불과 5분 거리. 몇 해전 시도에 드라마 ‘풀하우스’의 세트가 들어서면서 단번에 유명해졌다. 모도 상공에서 착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로 접근하는 비행기의 배꼽을 올려다 볼 수 있어 이채롭다.”(전기환) → 인천 북도면사무소 (032)899-3501 <관련기사>-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nbsp;
  • 살아 숨쉬는 갯벌 생명력 넘~실…''서해 제부도''
  • [스포츠월드 제공] 갯벌은 생명력이 넘친다. 썰물이 진 갯벌에는 온갖 생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살아있는 것은 갯벌만이 아니다. 갯벌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생기가 넘친다. 어른들은 조개나 고둥을 줍느라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아이들은 신기한 바다생물에 눈동자가 동그레진다. 또 젊은이들은 갯벌이 안방이나 되는 것처럼 뒹굴며 뻘흙으로 범벅이 된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이곳은 하루에 두 번 물길이 열린다. 갯벌 사이로 드러나는 2.3㎞의 도로를 따라 자동차가 드나든다. 흔히 바닷길이 갈라지면 ‘모세의 기적’으로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제부도에 그런 찬사는 의미가 없다. 다만 하루쯤 작심하고 망가져도 좋을 갯벌이 있다. 제부도를 찾는 이들이 처음 달려가는 곳은 섬 남쪽 끝에 자리한 매바위. 갯벌 위에 4개의 바위가 서 있는데,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바뀐다. 매바위라는 이름은 가장 큰 바위가 매의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졌다. 밀물 때면 물에 잠겨 있지만 썰물 때는 걸어갈 수 있다. 4개의 바위는 각각 50∼100m 간격으로 서 있다. 연인들은 양산을 곱게 받쳐들고 저마다 추억을 쌓으며 매바위로 향한다. 매바위의 끝에 서면 시원한 파도 소리가 반긴다. 바다가 멀리 물러났다고 해도 물결치는 소리가 바람만큼 상쾌하다. 그러나 매바위의 아름다움도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조석으로 바뀌는 물 때로 인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제부도의 랜드마크 매바위 오른쪽은 찰진 갯벌이다. 제부도해수욕장이라 부르지만 해수욕을 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다만 갯벌이 고와 마음껏 뛰어놀기 좋다. 그곳에서 MT를 온 한무리의 대학생들은 술레잡기를 하며 아예 갯벌에 드러누웠다. 매바위 오른쪽은 작은 바위들이 갯벌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바위에는 굴딱지와 따개비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작은 돌을 젖히면 소라개나 고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꼬마 붉은악마들이 점령했다.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을 나온 아이들이 붉은악마 티셔츠와 두건을 쓰고 갯벌을 누볐다. 아이들의 옷과 발은 온통 뻘흙으로 범벅이 됐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미 마음껏 갯벌에서 놀며 신기한 바다생물을 찾아보기로 작정을 하고 왔다. 앙증맞은 플라스틱 삽과 노란색 장화로 무장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갯벌에 가득하다. 또 간만에 부모 노릇 해보겠다고 나선 엄마와 아빠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갯벌을 뒤집어 본다. 엄마와 함께 갯벌 체험을 하는 아이들.(왼쪽) 하루에 두 번 길이 열리는 제부도 가는 길.매바위에서 제부도해수욕장 끝으로 가면 산책로가 있다. 해안선의 절벽 곁에 만들어진 이 산책로는 허공에 뜬 구름다리다. 밀물 때는 바다 위로, 썰물 때는 해변 위로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의 길이는 500m. 나무데크로 짜여져 있고, 중간에는 돌을 촘촘이 박은 지압로도 있다.산책로는 저녁나절부터 빛을 발한다. 이곳은 제부도에서 저녁 해를 보내기 가장 좋은 곳이다. 또 밤에는 가로등을 밝혀놔 호젓한 곳에서 산책을 원하는 연인들을 유혹한다. 또 바다 건너 대부도의 포구에서 켜놓은 불빛이 물든, 비단처럼 잔잔한 바다도 아름답다. 단, 돌아올 때도 같은 길을 이용해야 한다. 물때 탓으로 제부도에서 일몰을 볼 수 없다면 궁평항을 찾아도 괜찮다. 서신 면소재지에서 남쪽으로 8㎞ 떨어져 있는 궁평항의 일몰은 ‘화성8경’ 가운데 하나로 불릴 만큼 유명하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나간 방파제의 중간에는 8각정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홍시처럼 빨갛게 불타는 석양을 보낸다. 하루에 두번 물길 열려…매일 변하는 물때 체크 필수하루에 두번 길이 열리는 제부도 가는 길.제부도로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비봉IC로 나와 서신으로 가는 313번 지방도를 따라 30분쯤 가면 서신면 소재지다. 이곳에서 제부도 톨게이트까지는 5㎞ 거리. 돌아올 때는 대부도와 시화방조제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를 따르는 것도 좋다. 제부도에서 서신으로 돌아나오다 좌회전 301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대부도다. 대부도와 시화방조제를 지나서 월곶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제부도는 하루에 두 번 물길이 열린다. 물때는 매일 변하기 때문에 물이 들고 나는 시간을 알고 가야 한다. 또 제부도에서 나올 때도 물때를 주지하고 있어야 제부도에서 원치 않는 숙박(?)을 해야하는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제부도 물때 정보(www.westzone.co.kr). 제부도는 쓰레기 수거 명목으로 1인당 1000원씩 입장료를 받고 있다. 매바위 입구 주차장에는 무료 샤워장이 있다. 또 조개를 캘 수 있는 호미나 굴따개 등을 1500∼2500원에 팔고 있다. 갯벌은 제부도해수욕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날카로운 조개와 굴껍질이 널려 있다. 따라서 맨발로 들어가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어른이 함께 해야 안전하다.제부도의 숙박시설은 해안 산책로 근처의 행복농원(031-357-3361)과 매바위 가는 길의 해돋이민박(031-357-3278), 제부비치타운(031-357-5771)이 권할 만하다. 퓨전 음식점 '블루오션'‘블루오션’에서 인기있는 단호박해물찜 코스 요리. 제부도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별미 여행지다. 이곳 갯벌에서 잡은 바지락으로 만드는 바지락칼국수는 오래 전부터 이름이 났다. 또 ‘불타는 조개구이’로 한때 유행을 탔던 조개구이도 이곳이 원조다. 제부도에는 지금도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를 파는 식당이 많다. 제부도에서 근사하게 식사를 하려면 제부도 톨게이트 입구에 있는 ‘블루 오션’(www.blueocean-jebu.com)을 찾을 일이다. 지난 4월 개장한 이 레스토랑은 퓨전해물요리를 내세운 집으로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블루오션’은 제부도와 갯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2층은 레스토랑, 3층은 칵테일바와 카페, 쉼터로 되어 있다. 특히 나무데크로 바닥을 짜고 그네를 설치한 쉼터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사진작가들에게 인기다. ‘블루오션’은 퓨전해물레스토랑답게 메뉴도 인상적이다. 이 집의 주요리는 단호박해물찜과 바닷가재. 단호박해물찜은 단호박과 소라 새우 등 해물을 함께 쪄서 치즈를 얹어준다. 특히 식품회사 근무 25년, 바닷가재 요리점 운영 11년의 경력을 가진 음식점 주인이 개발한 매콤한 칠리 소스가 별미다. 칠리(고추)를 듬뿍 넣어 매콤한 맛과 단호박의 단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단호박해물찜을 시키면 달팽이 요리와 스프, 샐러드, 마늘빵, ‘뚝배기 스파게티’가 따라 나온다. 특히 ‘뚝배기 스파게티’는 불에 달군 뚝배기에 스파게티를 담아주어 먹는 동안 면이 식지 않아 별미다. 또 칠리소스를 듬뿍 넣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단호박해물찜 코스요리는 1만8000원이다.바닷가재 요리도 특별하다. 이것 역시 주인장이 바닷가재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했다. 회와 찜, 버터구이, 칠리구이, 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택해 먹을 수 있다. 가격은 그날그날 싯가로 결정한다.이밖에 바닷가재, 혹은 킹크랩과 단호박해물찜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코스 요리도 있어,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찾아도 좋다.(031)355-5425
대~한민국 기운 받고 으랏차차, 새소리 벗삼아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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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맞을 수 있다는 지리산 천왕일출(天王日出). 천지창조의 순간과도 같은 감동을 준다는 그 천왕일출을 보기 위해 200여명의 등산인들이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천왕봉 꼭대기로 올라섰다. 날이 희붐해지자 모두들 한쪽 방향으로 시선이 몰렸다. 그러나 일출시각을 얼마 앞두고 점점 차 오른 새벽 안개에 가려 천왕일출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도 아쉬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모두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는 글이 새겨진 정상석을 기념비 삼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신혜정씨와 친구 김수양(23·광주시 오치2동)씨도 마찬가지였다.▲ 제석봉 부근의 고사목 지대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신혜정(왼쪽)씨와 김수양씨“수고했어 혜정아.” “고마워 수양아, 내가 이렇게 끝까지 걸을 줄은 몰랐어.”&nbsp;신혜정씨와 김수양씨는 사흘 전 성삼재를 출발했다. (1일차 09:30) 어린 시절 부모님 따라 뱀사골계곡에 놀러온 게 ‘지리산행’의 전부인 혜정씨가 지리산 종주를 오래 전부터 머릿속에 그려왔다. 대학산악부 출신인 수양씨 영향이 컸다. 마라톤용 운동화와 트레이닝 차림에 침낭과 배낭은 수양씨 것을 빌렸다. 침낭과 갈아입을 옷에 간식거리까지 집어넣었으니 배낭 무게는 7㎏쯤 나갔다. 그런데도 두어 달 동안 수영장을 다닌 덕분인지 첫날 산행은 수월했다. 노고단 정상 탐방로를 거닐며 초원 같은 산사면에 뒤늦게 핀 봄 꽃을 볼 때는 “환상적이다”라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10:30~11:30) 평일인데도 종주객들이 많았다. 진주에서 왔다는 중년의 부부는 짐을 잔뜩 메고 걸었다. 공원 내에서는 야영이 허용되지 않건만 두 사람만의 호젓한 시간을 갖기 위해 텐트에 침낭까지 짊어지고 있었다. 혜정씨는 주능선에서 비껴 솟은 반야봉(1732m)에 올라서서야 천왕봉이 얼마나 멀리 있는 지 깨달았다. (14:25) 정말 멀었다. 갈지(之)자로 뻗은 능선 맨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봉이었다. 이렇게 장대한 능선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 줄기로 곧게 뻗는 게 능선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좌우로 틀어지고 중간중간 산봉이 솟아 있는가 하면, 좌우로 가닥을 뻗어 거대한 산군을 이루고 있었다. 늦은 점심 먹겠다고 화개재에서 200m 아래 뱀사골대피소로 내려섰다가 (15:50) 다시 화개재로 올라선 다음 가파른 능선을 따라 토끼봉을 올라설 때는 “어휴~”, “아구구~” 소리가 나고, 다리도 뻐근해졌다. (17:20) 그 모습에 동행인 이영석(40·안성시 금산동)씨는 “혜정씨 얼굴이 노란 게 아무래도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며 은근히 ‘협박’을 해댔다. “이번이 세 번째 종주예요. 1학년 때는 새벽에 노고단에 올라와 어둠 속에서 밥 먹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3학년 때는 겨울방학 때 걸었어요.” 오후 7시 연하천대피소에서 만난 이재국(경기 일산 상탄초 5년)군. 아빠와 함께 왔다. (19:00) 대피소 앞마당의 통나무 탁자에 앉아 랜턴 아래 저녁을 먹는 사이 태양을 피해 있던 초승달과 별들이 하나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꿈 같아요. 제게 이런 날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집에서 가져온 김치에 햄과 소시지, 꽁치통조림까지 집어넣어 맛이 궁금했는데, 의외로 훌륭한 잡탕찌개가 되었다. 이튿날 새벽 대피소를 나섰다. (2일차 05:50) 아침밥은 1시간 반쯤 거리를 둔 벽소령에서 먹기로 했다. 소화도 시키고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하기 위해서였다. 새벽 공기가 싸하게 몸을 파고드는 게 상큼했다. 산새들은 흥겹게 지저귀고, 딱따구리는 나무를 열심히 쪼아댔다. 이들의 소리가 산을 깨우고 있었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산행에 나서 선비샘에서 쉴 즈음 땀 냄새가 물씬 풍겼다. (10:00) 마라톤 동호회에서도 오고, 익산의 산악회에서도 왔다. 모두들 성삼재~천왕봉~백무동 구간을 당일에 주파하는 게 목표였다.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뭐가 저리도 급할까 싶네요. 저렇게 정신 없이 걷노라면 새소리도, 철쭉꽃이 파르르 떠는 모습도 보지 못할 텐데 말이에요.” 정오 무렵 영신봉(1651.9m)에 올라섰다. (12:00) 바위, 녹음, 고사목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 봉이었다. 천왕봉이 바짝 다가와 있었다. 등뒤로는 토끼봉 너머로 반야봉이 품을 넓게 펼친 채 솟구쳐 있었다. “정말 신비롭네요. 꼭 구름 타고 날아다니는 기분이에요.” 세석에서 점심을 먹고 장터목으로 향하는 사이 다리가 점점 무거워졌다. 그런데도 안개가 오락가락하면서 천왕봉이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드러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지금 불어대는 바람 타고 훨훨 날아 천왕봉 꼭대기에 내려앉았으면 하는 꿈같은 공상도 떠올랐다. 그 꿈은 장터목에서 하룻밤 지낸 뒤 이루어졌다. (3일차 새벽) 혜정씨와 수양씨는 별을 따는 소녀였다.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폴짝 뛰어 팔을 뻗으면 적어도 하나쯤은 따낼 것만 같았다. 한 발 한 발 오르는 사이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산정에 올라서는 순간 별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혜정씨 얼굴에는 ‘드디어 해냈다’는 뿌듯함이 배어나왔다. ▲ 임걸령샘. 물 한 바가지에 힘이 솟는다.숙박 국립공원 내에서는 대피소 외에서는 취사야영이 금지돼 있다. 능선 상에는 노고단, 연하천, 벽소령, 세석, 장터목, 치밭목, 로타리 등의 대피소가 있다. 뱀사골 대피소는 화개재에서 뱀사골 방향으로 200m 아래 위치해 있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유지해 종주객들에게도 인기 있다.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 사람이 3명까지, 시설이용 희망일 15일 전(오전 10시)부터 1일 전(오전10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각 대피소는 오후 5시에 자리 배정 후 입실시키고, 오후 7시(5월~9월)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자동취소가 되어, 취소분은 대기자에게 넘어간다. 따라서 늦을 경우 해당 대피소로 사전에 연락해야 한다. 지리산 주능선 전역은 무선전화가 가능하다. 각 대피소에서 침낭(2000원) 혹은 담요(1000원)를 빌려주지만 청결을 위해 여름용 침낭과 매트리스를 휴대하는 게 좋다. 대기자의 경우, 이슬이나 비를 피할 만한 비닐이나 판초를 휴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 대피소에서 햇반류, 컵라면, 과자류, 음료수, 버너용 가스 등을 판다. 하산지점인 중산리, 백무동, 대원사 방면에는 민박, 펜션 등의 숙박업소와 토종닭이나 산채 전문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지리산 능선 상의 대피소&nbsp;&nbsp;명칭요금수용인원전화노고단7000원210명(가족실도 있음)061-783-1507뱀사골5000원80명063-626-1732능선에서 뱀사골 방향 200m 아래 위치연하천5000원40명063-625-1586벽소령7000원140명016-852-1426세석7000원220명011-1769-1601장터목7000원150명011-1767-1915치밭목5000원40명없음로타리7000원40명없음<관련기사>인생에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
2006월드컵 `꽃미남 베스트 11`
  • 2006월드컵 `꽃미남 베스트 11`
  • [조선일보 제공] “꺄~악, 카카! 오 마이 달~링” 축구의 ‘ㅊ’도 몰랐던 L양. 그런 그녀가 요즘 입에 달고 사는 이름, 카카. ‘하얀 펠레’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꽃미남 축구 스타다. 물론(?) 포지션, 그런 건 모른다. 그저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탄탄한 몸매와 귀공자 같은 미소만 바라볼 뿐. 이번 월드컵에서 L양은 ‘카카 왕자님’을 보기 위해 날밤 새는 걸 마다하지 않을 거다. 스스로 ‘축구광팬’을 자처하는 그녀의 당돌한 생각. “뭐 ‘축구 도사’들만 축구보란 법 있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나 같은 애도 엄연한 축구팬이라구!” 그렇다. 우리 ‘언니팬’들에겐 그라운드의 꽃미남 관찰도 월드컵 감상 포인트다. 조선일보 월드컵특별취재팀이 ‘월드컵 꽃미남 베스트 11’을 뽑았다. (한편 저 멀리 지구 저편에서 들려오는 비보(?) 하나. 태극전사 이천수가 브라질 웹사이트 ‘UOL 에스포르테’에서 뽑고 있는 ‘독일월드컵 얼꽝 스타’ 설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①폴란드 출신인 그의 별명은 ‘폴디 왕자’. 그를 보기 위해 독일 전역에서 소녀 팬들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잘생긴 외모도 외모지만, ‘모범생’ 타입에 수줍음까지 겸비해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초절정 인기.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0일 독일-코스타리카 01:00 ②무결점 득점기계. 얼마 전 첼시에서 AC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최고 몸값(4500만파운드, 한화 약798억원)을 받았다. 몸값만큼이나 귀여움보다는 묵직한 성숙함으로 여성팬들을 사로잡는다. 골을 넣은 뒤 만면에 퍼지는 환한 미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의 매력.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4일 우크라이나-스페인 22:00 ③금발에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그는 동유럽 스타일의 전형적인 미소년. 샤프해 보이면서 앳된 모습까지 간직하고 있다. 집안(?)도 좋다. 크로아티아 ‘감독의 아들’. 잘생긴 아들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닐 때마다 희색이 만연한 아버지의 모습도 볼거리.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4일 크로아티아-브라질 04:00 ④유로 2004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이 패했을 때 그가 보인 눈물, 수많은 언니들이 TV 속 그와 함께 울었다. 구릿빛 피부, 짙은 눈썹, 까만 눈동자…, 최고의 섹시 심볼이다. GQ 등 패션잡지 단골 표지모델. 페레가모, D&G 같은 명품을 두르고 다녀 ‘명품족’으로 불린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2일 앙골라-포르투갈 04:00 ⑤안정환을 잇는 꽃미남 태극전사. 귀여운 막내동생 같은 느낌. 환한 미소보다 무표정한 얼굴이 매력. 남다른 패션 감각은 축구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모자 마니아로 집안 가득 모자를 걸어뒀다. 홈피(www.cyworld.com/soc cerno1004)에 가면 모델 뺨치는 셀카가 수두룩하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3일 한국-토고 22:00 ⑥이탈리아의 ‘안정환’. 뉴스부터 토크쇼까지 그를 모시려고 안달이다. ‘얼짱’에 ‘몸짱’까지. 한 때 그의 몸매에 자극 받아 이탈리아 남자들 사이에서 ‘헬스’ 붐이 일기도 했다고. 그래서 그런지 경기가 끝난 후 유난히 웃옷을 자주 벗어 던진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3일 이탈리아-가나 04:00 ⑦헉! 순정 만화에서 금방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 이번 월드컵 최고의 ‘테리우스’. 골 세레머니 때 웃통 벗고 보여주는 왕(王)자 배 근육이 압권. 게다가 양말 위로 보이는 탄탄한 장딴지 근육도 보는 언니들 가슴 설레게 한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 22:00 ⑧‘최고 축구팀’의 최고 얼짱. 완전 미소년.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등 지금까지 삼바 군단 스타들의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한꺼번에 털어줄만한 준수한 외모. 영화배우 뺨치는 그녀의 부인 캐롤라인은 브라질 정계 거물의 딸. 선남선녀, 둘의 결혼 사진은 이미 네티즌들의 블로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4일 브라질-크로아티아 04:00 ⑨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을 잇는 잉글랜드의 차세대 섹시가이. 그가 날리는 ‘살인미소’에 언니들 여럿 쓰러졌다. 얼핏 보면 ‘짝퉁’ 브래드 피트 같기도. 코와 턱을 잇는 까칠한 수염과 수시로 변하는 헤어스타일이 섹시함을 더한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 22:00 ⑩원조 ‘반지의 제왕’. 한일 월드컵 당시 그를 보기 위해 무수한 여성 팬들이 스페인 대표팀 숙소 앞에 장사진을 이루기도. 다만 아쉬운 것은 그때로부터 4년의 세월이 흘러 솜털 보송보송했던 피부가 탄력을 많이 잃었다는 것. 하지만 세월도 그의 탄탄한 몸매는 앗아가지 못했다.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4일 스페인-우크라이나 22:00 ⑪웨이브 머리가 귀여운 이미지를 준다. 천진난만한 웃음이 압권. 눈 사이 간격이 좁아 앞모습보다는 옆모습이 훌륭하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마라도나까지 최고의 선수로 꼽을 정도로 미모와 실력을 두루 겸비한 스타. ‘숏다리’인 게 흠이라면 흠. 그를 보려면 (한국시각) 11일 아르헨티나-코트디부아르 04:00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조선일보 제공] “마치 하늘 꽃밭을 걷는 것 같아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분수령에 솟은 덕유산(德裕山·1614m)은 장쾌한 능선으로 이름이 높다. 겨우내 유명세를 떨쳤던 눈꽃이 사그라들면 해발 1500~1600m를 넘나드는 아고산대(亞高山帶) 덕유산 능선 마루는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들꽃 차지가 된다. ▲ 중봉의 털진달래 군락지와 고사목. 아고산대인 덕유산의 털진달래꽃은 5월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작은사진은 왼쪽부터 모데미풀·털진달래·처녀치마·족두리풀.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엔 탐방객들이 제법 많았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올라온 사람들이다. 곤돌라를 타면 힘이 부치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높은 능선에 펼쳐진 하늘 화원을 거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덕유산은 삼공리 매표소에서부터 3~4시간 정도 다리품을 팔면서 올라야 제맛이다. 이 코스를 따르면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月下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 풍경소리 고즈넉한 백련사(白蓮寺) 등 무주구천동 33경 중 내구천동의 절경을 덤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구천동 33경의 정점은 남한의 산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향적봉. 정상의 바위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가야산(1430m)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백두대간 첩첩 산줄기 이어진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그리움처럼 아련하다. 하늘 화원을 이룬 아고산대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중봉(中峰·1594m)으로 방향을 잡는다. 뒤늦게 높디높은 산자락을 찾아온 봄의 여신은 백두대간이란 화폭에 고운 때깔을 입히는 중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짙은 녹색, 호랑버들과 신갈나무의 연둣빛 신록, 거기에 산기슭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산벚나무의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색상의 조화는 참으로 절묘하다. 산길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하지만 어디 걷는 데만 정신 팔겠는가. 풀숲을 들여다보면 앙증맞은 들꽃의 미소가 넘쳐나는데! 향적봉대피소 주변은 보랏빛 꽃을 피운 처녀치마가 지천이다.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결례(?)를 무릅쓰고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처녀치마란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보통 낮은 산에선 3~4월에 피어나지만, 덕유산 같은 고지대에선 5월이 돼야 한창이다. “어머, 저기 좀 봐! 하얀색 꽃도 있네!”덕유산에서도 매우 드물다는 흰처녀치마를 본 이는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중봉이 가까워지자 샛노란 노랑제비꽃도 자주 눈에 띈다. 꽃의 생김새가 옛날 여인들이 예복을 갖추어 입을 때 머리에 쓰던 족두리와 비슷하다는 족두리풀도 많다. 낙엽을 조심스레 걷어내니 짙은 자주색 꽃송이가 드러난다. 정말로 족두리를 많이 닮았다. 이어 새하얀 만주바람꽃, 연노랑의 흰털괭이눈, 한국 특산종인 흰색의 모데미풀도 이따금 조용히 길손에게 손짓한다. 대부분 높은 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들꽃이라 황홀하다. &nbsp;“와,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할 뻔했네!” 가녀린 들꽃 구경에 정신 없던 중년 여인들은 다시 한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중봉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한 털진달래꽃 때문이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같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털진달래는 일반 진달래보다 무려 한 달쯤 늦게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은 진달래보다 조금 더 붉은 편이다. 중봉에서 덕유평전(德裕平田·1480m)으로 내려선다.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펑퍼짐한 서쪽 사면은 산불이라도 난 듯 온통 붉은빛이다. 작은 몸뚱이를 날려버릴 듯한 거센 바람이 능선을 거칠게 넘나든다. “톡!” 바람결에 꽃송이가 떨어지는 소리일까? 아니, 털진달래 꽃봉오리 벙그는 소리다. 하늘 화원을 붉게 수놓는 중봉과 덕유평전의 털진달래꽃은 이번 주말인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 무주 나들목 → 19번 국도(진안·장수 방면) → 적상 → 49번 국가지원지방도 → 37번 국도(거창 방면) → 무주구천동. 무주 나들목에서 30분 소요.● 산행길잡이무주구천동의 삼공리 매표소에서 향적봉을 다녀오는 코스는 산행시간만 6~7시간 소요. 입장료 어른 32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4000원. 노약자와 동행했을 때는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운행(오전9시30분~오후 4시)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좋다. 설천봉에서 향적봉 거쳐 중봉까지 다녀오는 데 왕복 1시간30분 소요. 왕복권 어른 1만원, 어린이 7000원. 무주구천동~무주리조트 구간은 무료 셔틀버스가 1일 12회(오전5시40분~오후8시45분) 운행한다.● 숙박(지역번호 063)덕유산 정상 부근에 있는 향적봉대피소(322-1614)에서 묵으면 향적봉의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들머리인 삼공리, 무주리조트 입구에 깨끗한 숙박시설이 많다.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www.npa.or.kr/togyu) 전화 322-3174, 무주리조트 322-9000.&nbsp;● 맛집 삼공리 관광단지에 있는 원조할매보쌈(063-322-2188·사진)이 유명하다. 부드러운 돼지수육을 맛깔스런 배추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 두릅, 곰취 등 각종 봄나물을 비롯해 계란찜, 된장찌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보쌈정식 1인분 1만원. 무주의 토속 음식은 어죽이다. 맑은 강물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발라내고 고추장과 된장을 푼 다음 수제비와 쌀을 넣어 끓인다. 맛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063-322-3605)이 잘한다. 1인분 5000원. 글·사진=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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