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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맛보기] 모두 사라지고 노무현만 남았다
- (사진=노무현 사료관 홈페이지)[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모두 사라지고 ‘노무현’만이 남았습니다. 이른바 4말5초 봄날대선이 현실화된다면 대선까지는 불과 90일 안팎입니다. 차기 대선의 키워드는 역설적으로 ‘노무현’입니다. 노무현의 정치인생 20여년은 그 누구보다 드라마틱합니다. 2009년 5월 23일 서거 이후에도 노무현은 여전히 한국정치의 중심입니다. 그의 그림자는 길고 짙습니다. 마치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의 대군을 물리쳤다는 삼국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차기 대선은 사실 ‘노무현’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세론과 안희정의 상승세가 증거입니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친구였습니다. 안희정은 노무현의 왼쪽이었습니다. 차기 지형은 야권의 압도적 우위입니다.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세론보다 더 위력적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의 영향력은 정반대입니다. 2007년엔 정권재창출의 최대 걸림돌이었지만 올해는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안치환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라는 노래처럼 노무현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환희·좌절 그리고 영광의 드라마…노무현의 정치인생 20여년 노무현의 정치인생은 극에서 극입니다. 화려하고 달콤한 시절도 있지만 쓰라린 아픔도 있습니다. 1988년 13대 총선을 통해 인권변호사로 여의도 무대를 밟은 뒤 청문회 스타로 국민적 인기를 누렸습니다. 3당합당 반대 이후에는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연이은 낙선으로 사실상 정치적 낭인신세에 시달렸습니다. 기적적인 대선 승리 이후에는 질풍노도와 같은 집권기를 보냈습니다. 퇴임 이후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푸근한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으나 그 시간은 길지 못했습니다. -청문회 스타 노무현과 3당 합당 반대 = 1988년 가을·겨울 5공 청문회 “전두환에게 호통치고 정주영 앞에서 당당” … 1990년 1월 30일 민주통일당 ‘민정·민주·공화 3당합당 결의’ 임시 전당대회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 해야 합니다” 외침-기나긴 낙선과 바보 노무현의 탄생 = 1992년 14대 총선 부산 출마 낙선·1995년 부산시장 선거 낙선·1996년 15대 총선 서울 종로 낙선… 2000년 16대 총선 부산 출마 후 또 낙선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노사모 탄생-기적의 대선승리와 대통령 탄핵 =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선 이회창 대세론·정몽준 단일화 파기 딛고 대통령 당선 … 2004년 3월 12일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 이후 부활 “국회가 버리고 국민이 구했다”-대통령 노무현 향한 엇갈린 시선 = 2007년 12월 19일 제17대 대선 참패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 2008년 4월 이후 “노무현 대통령님 나오세요” 봉하마을 관광객 쇄도, 퇴임 후 스타 등극◇2002년 대선 이후 모든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노무현’2002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른바 3김 시대 이후 첫 대선입니다. 주인공은 노무현이었습니다. △이인제 대세론을 누른 기적적인 민주당 경선 승리 △지지율 하락과 후보교체론의 악몽 △정몽준과의 단일화라는 정치 승부수 △대선 하루 전날 단일화 파기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습니다. 16%. ‘비주류의 비주류’로 불리던 정치 변방의 아웃사이더 노무현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습니다. 예선에서 이인제, 본선에서 이회창을 극적으로 누른 드라마 그 자체였습니다.5년이 흐른 2007년 대선 역시 노무현은 대선무대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표면적으로야 한나라당 이명박 vs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의 대결이었지만 사실상 ‘이명박 vs 노무현’ 대결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초점은 정동영이 아닌 노무현 공격이었습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이명박의 압승이었습니다. 530만표 차이라는 사상 최대의 격차였습니다. 2012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선구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vs 민주통합당 문재인의 맞대결이었지만 실상은 ‘박정희 vs 노무현’의 대리전 구도였습니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노무현을 물고 늙어졌습니다. 승자는 박근혜였습니다. 108만표 차이의 승리였습니다. 2017년 조기 대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은 없지만 대선판의 키워드는 역시 ‘노무현’입니다. 문재인 대세론은 뒤집어보면 노무현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문재인 vs 비문·반문 단일후보’의 대선구도는 어쩌면 노무현 부활의 시험대입니다. 10년 전 2007년 대선에서 ‘폐족’이라는 멍에를 안겼던 노무현이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노무현의 부활은 MB가 퇴임 이후 별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나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의 통치모델을 붕괴시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이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김무성·박원순·반기문 모두 불출마…문재인은 문재인과 싸운다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더불어 사실상 차기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최근 몇 년간 차기 지지율 1위 자리는 대혼전 양상이었습니다. 김무성이 2015년 하반기 한때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대체로 야권의 초강세였습니다. 2014년 하반기에는 박원순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는 문재인, 2015년 6월 메르스정국 이후 또다시 박원순, 2016년 20대 총선 정국에서 안철수, 총선 이후에는 반기문이 각각 패자였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분당 과정에서 최대 고비에 직면했던 문재인은 총선 이후 더디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지난해 하반기 1위 자리에 올라선 데 이어 최근 30%대 초반의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의 양자·가상 대결에서는 늘 압승입니다.재미있는 점은 그동안 문재인의 라이벌이 하나둘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새누리당 유력주자였던 김무성은 총선참패, 전대패배, 지지율 하락 등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최순실 게이트의 와중에서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박원순 역시 올초 지지율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설 연휴 직전 불출마를 결단했습니다. 설 연휴 직후에는 범여권의 구원투수였던 반기문이 전격 불출마를 선택, 보수진영 전체를 패닉에 빠뜨렸습니다. 반기문 지지층을 흡수한 황교안이 도약하고 있지만 그의 출마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코미디적 상황 때문에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안희정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고 반(反)문재인·비(非)문재인 연합구도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실상 문재인의 적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2012년의 뼈아픈 패배는 이른바 ‘친노의 본선 경쟁력과 확장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습니다. 2002년 이회창의 패배를 보수세력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현 야권 역시 당시 허망한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참여정부 말기와 다를 바 없는 이명박 레임덕 분위기 속에서 완벽한 일대일 구도로 대선을 치렀는데 “왜 졌느냐”는 비판입니다. 친노는 열정적이고 강력한 고정 지지층이 있지만 비토세력 또한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외연확장의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문재인을 내세워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야권 안팎에는 이러한 주장을 신념처럼 믿고 있는 정치인들이 사실 한둘이 아닙니다. 문재인의 적은 어찌보면 문재인입니다. 2012년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문재인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운명에서 해방됐지만”“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유서)“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문재인 저서 ‘문재인의 운명’ 中)문재인의 정치적 종착점은 대선승리가 아닙니다. 그것만으로는 노무현의 부활을 거론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2% 부족합니다. 집권한다면 참여정부 통치 모델의 근간이 실패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재벌·언론·검찰 개혁,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정상화, 사드배치를 둘러싼 미·중 외교적 갈등의 중재, 가계부채 해결, 미래 성장동력 확보, 복지강화와 일자리 대책 등 막중한 과제들이 문재인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벌써부터 5년 단임제라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구조적 폐해로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전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문재인은 제2의 박근혜”라는 혹평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는 문재인은 과연 어떤 길을 걸을까요? 분명한 것은 노무현의 완벽한 정치적 부활은 문재인이 노무현을 반드시 뛰어넘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관련기사 ◀☞ [대선 맛보기] 황교안의 운명, 이회창의 길 vs 고건의 길☞ [대선 맛보기]문재인 vs 반기문…차기대선 시나리오별 승자는?☞ [대선 맛보기] ‘대세론’ 문재인 vs ‘동네북’ 문재인☞ [대선 맛보기] ‘내로남불’ 개헌…촛불민심은 말하지 않았다☞ [대선 맛보기] 21세기 촛불민심, 19세기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대선 맛보기] 문재인 vs 안철수, 촛불민심의 정답은 누구인가?☞ [대선 맛보기] 노무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정치☞ [대선 맛보기] ‘文·安 단일화’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 [대선 맛보기] 추미애 압승과 ‘문재인의 1469만표’☞ [대선 맛보기] ‘노무현의 왼쪽’ 안희정, 문재인 뛰어넘을까?☞ [대선 맛보기] ‘문재인 대세론은 필패’ 기우인가 vs 필연인가☞ [대선 맛보기] 5년 빨리 대통령하려다 10년 뒤에도 못한다☞ [대선 맛보기] ‘거짓말쟁이?’ 문재인 vs ‘사쿠라?’ 안철수
- [대선 맛보기]문재인 vs 반기문…차기대선 시나리오별 승자는?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차기 대선이 정말 초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3월초에 확정되면 5월초에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립니다. 날짜를 계산해보면 불과 100여일 정도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만일 헌재의 탄핵심판이 정치권 일각의 관측대로 2월 중순에 마무리되면 대선은 4월 중순에 열립니다. 이른바 ‘봄날대선’이 현실화되면 여야 차기주자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고작 80여일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은 어떤 구도로 치러질까요? 그동안 문재인 대세론, 반기문 독자신당설, 권력분점과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반기문·안철수 역단일화론, 제3지대 빅텐트론 등 온갖 시나리오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여야의 일대일 구도가 기본입니다. 87년 대선 당시 이른바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4자구도만이 예외였습니다. 이후 대선은 예외없이 여야 또는 보수·진보의 일대일 양자구도였습니다. 물론 정주영(92년 대선) 이인제(97년 대선) 정몽준(2002년 대선) 이회창·문국현(2007년 대선) 등 제3의 후보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근간은 일대일 구도였습니다. 20012년 대선 당시 보수 박근혜 vs 진보 문재인 구도는 그 정점입니다. 문재인과 반기문을 양대 축으로 해서 차기 대선 시나리오와 유력 승자를 전망해봤습니다. ◇‘대세론 활활’ 문재인 vs ‘상처투성이’ 반기문 일대일 구도우선 일대일 양자구도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지율로만 본다면 문재인 vs 반기문 맞대결이 유력합니다. 두 사람은 이미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지지율 조사에서 1,2위를 달리며 사실상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경우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의 추격과 촛불정국에서 이재명의 등장에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차기 지지율 30%에 육박하는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이재명, 안희정이 남은 기간 동안 문재인을 넘어서는 건 어렵습니다. 한때 문재인을 눌렀던 차기 지지율 1위 박원순은 이미 조기 탈락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여권 전체가 쑥대밭이 됐지만 여전히 2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보수진영의 유일한 구원투수로 떠올랐습니다. 김무성, 오세훈 등이 이미 대선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남경필 역시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재인 vs 반기문의 맞대결은 어떻게 결론날까요? 현재로서는 문재인의 승리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문재인은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60% 이상이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야권의 또다른 차기주자인 안철수는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문재인에게 밀리면서 대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압도적 지지와 안철수의 낙마에 따라 야권단일후보가 되면 문재인은 말그대로 대세가 됩니다. 반면 반기문은 상처투성이 상태로 대선 링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12일 귀국 이후 반기문이 보여준 모습은 대선지형을 뒤흔드는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뭐지”라는 당혹스러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검증의 문제는 여전합니다. 또 이명박·박근혜의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것도 악재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반기문이 보수진영의 후보가 된다 한들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문재인 vs 반기문 일대일 구도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vs 정동영 구도의 재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문재인의 낙승입니다. ◇여야 모두 분열…문재인·반기문·안철수·황교안 4자구도차기 대선이 4자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새누리당 vs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거대 양당구도가 지난해 20대 총선과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라는 4당 체제로 쪼개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민주당·국민의당은 물론 새누리당·바른정당 역시 분당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의 앙금을 고려할 때 4개 정당 모두 독자적인 대선후보를 낼 것으로 여겨집니다. 물론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저마다 4자 필승론을 내세우면서 완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87년 대선 1노3김 구도의 재판으로 문재인(민주당) 황교안(새누리당) 안철수(국민의당) 반기문(바른정당)이 나설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유력 대선주자로 전무하다는 점에서 황교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을 위협하면서 남경필과 유승민을 앞서고 있습니다. 선출직인 대통령과 임명직인 총리의 지지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한국갤럽의 1월 3주차(17∼19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황교안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무려 긍정평가 38%(부정평가 48%)였습니다. 반기문 역시 설 이후 기성정당을 선택한다고 할 때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보다는 바른정당이 최종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재인·반기문·안철수·황교안 4자 구도에서는 누가 가장 유리할까요? 역시 문재인입니다. 이명박정부 레임덕 분위기에서 치러진 2012년 대선에서 보수는 박근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천신만고 끝에 겨우 정권을 잡았습니다. 현 정부 임기말은 참여정부 또는 이명박정부 말기와 비교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구나 반기문 vs 황교안이라는 보수의 분열구도는 더 큰 악재입니다. 진보진영은 보수정권 10년의 피로감 탓에 정권교체를 실현시켜줄 확실한 차기주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에서 안철수보다는 문재인이 우위에 서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4자구도는 또다른 문제를 잉태합니다. 이른바 소수파 대통령입니다. 87년 대선 이후 양김 분열 속에서 당선된 노태우는 집권 이후 ‘물태우’로 불릴 정도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정치 9단으로 불린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의 동의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역시 대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민주당 의석수가 과반이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집권 이후 정치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타도 문재인’…문재인 vs 反문재인 단일후보 양자구도차기 대선은 여야 또는 보수진보라는 기존 이분법 구도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전제는 두 가지입니다.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보수의 재집권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보수의 구원투수로 불린 반기문의 경우 귀국 이후 낙제점을 받으면서 대선을 완주하지 못하고 낙마할 가능성마저 제기됩니다. 만일 반기문마저 몰락하면 보수는 이번 대선을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이 경우 보수진영이 중도적인 야권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문재인 vs 비(非)문재인·반(反)문재인 단일후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빼고 다 모여라’는 외침이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민주당 내부에서 일부 차기주자들이 경선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반(反)문재인을 기치로 제3지대로 이탈할 경우 반(反)문재인 연합전선의 파워는 더욱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反)문재인 연합전선은 문재인 포위전략입니다. 대선 막판 문재인이 현재의 대세론을 유지하면서 1위를 달린다고 가정한다면 문재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이 합종연횡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만일 반기문, 안철수 모두 독자적인 승리가 어렵다는 점이 확실시될 경우 선택해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물론 이질적인 조합이 가져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지지층의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방지와 권력분점을 목표로 하는 개헌론이 힘을 얻을 경우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대립적 갈등구조를 넘어 협치와 연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지역구도 극복과 동서화합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분열 속 완주 vs 보수총결집 반기문…반기문 승리역대 대선에서 현 야권(진보진영)은 단 한 번도 손쉬운 승리를 거둔 적이 없습니다. 97년 김대중이나 2002년 노무현의 경우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적적인 승리입니다. 특히 김대중은 DJP연대(김대중+김종필)와 이인제의 독자출마가 없었다면 집권은 불가능했습니다. 노무현 역시 초강력 대세론을 유지했던 이회창을 꺾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서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공식은 간단합니다. 보수의 분열 속에서 진보가 뭉칠 때에만 어렵게라도 대선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현 여권(보수진영)은 역대 대선에서 단 한 번도 참패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대선에서 승리할 때는 압승이나 낙승, 패배할 때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vs 정동영의 대결 때 표 차이는 무려 530만표가 넘었습니다. 이회창이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패했을 때는 각각 39만여표, 57만여표 차이로 김대중과 노무현과 패했습니다. 아무리 보수가 몰락했어도 보수우위의 한국사회 지형을 고려할 때 수백만표에 이르는 패배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보수의 실낱같은 희망은 야권분열입니다. 20대 총선 당시에는 야권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를 전혀 누리지 못했지만 대선은 다릅니다. 소선구제라는 승자독식 구조의 특성상 총선 때 보수진영의 사표는 대선이 되면 오롯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야권은 정치세력 연대나 후보단일화 없이 승리를 거둔 적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안철수의 단일화 없는 대선 완주는 현실입니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보수가 정권재창출을 기치로 총결집해 반기문을 단일후보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201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는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시나리오들이 적지 않습니다. 반기문의 대선 낙마를 전제로 하는 문재인 vs 안철수의 일대일 양자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또 반기문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보수진영이 반기문 대체재 찾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아울러 여야 관계없이 2002년 대선 때처럼 제2의 노무현이 등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 관련기사 ◀☞ [대선 맛보기] ‘대세론’ 문재인 vs ‘동네북’ 문재인☞ [대선 맛보기] ‘내로남불’ 개헌…촛불민심은 말하지 않았다☞ [대선 맛보기] 21세기 촛불민심, 19세기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대선 맛보기] ‘문재인·안철수 대통령’ 구호는 왜 없을까?☞ [대선 맛보기] 朴대통령 퇴진정국…헌법 1조 vs 70조의 대혈투☞ [대선 맛보기] 문재인 vs 안철수, 촛불민심의 정답은 누구인가?☞ [대선 맛보기] 朴대통령 지지율 5%…탄핵·하야만이 정답인가?☞ [대선 맛보기] 노무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정치☞ [대선 맛보기]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vs ‘현대판 예송논쟁’☞ [대선 맛보기] ‘文·安 단일화’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 [대선 맛보기] 때 이른 대선 진검승부…與·野·靑 모두 패자☞ [대선 맛보기] ‘된다·안된다’ 분출하는 대선 시나리오 총정리
- 김종필 “반기문, 국가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공개 지지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사실상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16일 오후 홍문표 바른정당 의원이 정유년 새해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아직까지 준비가 부족한 점이 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할 분”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건 그렇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홍 의원이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정치는 봉사하는 일이며, 항상 국민 편에 서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항상 국민을 호랑이와 같이 무섭게 생각해야 하며, 국민을 쉽게 보면 정치는 실패하게 된다”고 말했다.특히 반기문 전 총장과 관련, “아쉬운 점은 10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 자격으로 귀국 하는 길에 공항에서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들에게 진정어린 감사의 인사를 하고,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강하고 당당한 메시지의 일성(一聲)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조금 아쉽다”면서 “모여드는 사람들의 환호 속에 오늘의 정치현실에 대해 안이한 생각을 가질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김 전 총리는 또 홍 의원의 바른정당행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 충청권 의원이 13명이나 있는데 홍 의원 홀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며 “바른정당이 신당으로서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내는데 큰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홍 의원은 이에 “정치권과 국민들은 김 전 총리의 한 말씀 한 말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정치지도자들이 바른 길을 갈 수 있게 국가원로로서 지도편달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이날 예방에는 홍 의원을 비롯해 이심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최성원 대한노인회 고문, 박병용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장, 김광홍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장, 이병용 대한노인회 선임이사, 조래원 대한노인회 상임이사 등이 함께 했다.▶ 관련기사 ◀☞ 반기문 "노무현 기억 생생..사생결단 정치 지양해야"(종합)☞ 반기문 "죽기살기식 정권 잡기 지양돼야"☞ 반기문, 이번엔 퇴주잔 논란..물러야 할 잔을 마셨다?☞ 반기문 "'사람사는 사회' 노무현, 무한한 경의"☞ '노무현 배신' 해명나선 반기문 "수차례 애도 표해"☞ 박진 “반기문, 노무현과 각별한 추억과 개인적 인연 있을 것”☞ 반기문 "설 이후 입당 여부 가닥"
- [전문] 서청원, 의총 발언 “인명진에게 모욕당할 줄 꿈에도 몰랐다”
-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탈당 요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8선한 사람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모욕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인적쇄신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인 위원장의 당 개혁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 의원은 특히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제게 하실 말씀 아니다. 성직자이신데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시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당원과 국민이 뽑은 것이다. 목사님이 배지를 반납하라 반성문을 내라고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서청원 의원의 공개 발언 전문의원 여러분 오랜만이다. 새해맞이에 어수선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며칠 전에 할복하라고 인명진 위원장이 말씀하셨는데 할복하지 않았다. 목사님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나. 저를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저는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주식 하나 없다. 18대에서는 재산이 꼴찌였고 20대에서는 5억1000만원이다. 종친회 회장이라 돈을 보관하고 있어서 그렇다. 저는 8선이다. 장관도 했고 다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집에 몇 명의 의원들이 오셨지만 조그만 아파트 1층에서 33년째 살고 있다. 저를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제게 하실 말씀 아니다. 성직자신데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시는가. 저도 자식을 키우고 이웃이 있고 처자식, 많은 이웃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는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드릴 말씀이 없다. 저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인명진 목사님과 저 조찬하지 않았나. 조찬하면서 당내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 인적청산을 이야기했는데 인명진 목사님이 무슨 인적청산이냐 말이 되느냐고 하셨다. 그리고 몇몇 의원 이름을 거론하셨다. 재선의원 이름도 거론하셨다. 반성하고 하면 되니까 앞으로 후배들을 키워야 하니 책임지란 말씀하셨지만 정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최다선 의원으로 괴로웠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있고 많은 다선의원, 초선의원들도 제가 식사할 때마다 제가 적당한 시기에 당을 떠나 그 외 여러분들 책임 다하는 것으로 알고 걱정 말고 기다리라. 목사님 제가 사실 당을 떠나려고 한다, 탈당하겠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가 탈당할 때 타이밍은 제게 맡겨달라고 했다. 그게 바로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그런데 26일 목사님께서 TV토론에서 이름을 거론하며 인적청산해야 되지 않냐 하니 국민 뜻이면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다음 모든 신문에 기사가 나갔다. 제가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께 항의했다. 그 다음에 목사님이 전화주셨다. 사회자가 물어서 그렇지 제가 이름 거론한 게 아니다. 좀 말려든 것 같다 하셔서 양해했다. 모든 신문에 그것이 나간 후로 많은 의원들이 항의전화를 했다. 서 대표가 목사님 오시는데 앞장서고 했는데 어떻게 목사님이 그러시나 속은 것 아니냐. 전국위 안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했다. 그러나 와전된 것이라고 하고 우리가 모셔왔는데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 그날 46%밖에 참여 안한다고 해서 다같이 참여하자는 생각으로 있는 대로 연락해서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해드리자고 했다. 그날 그래서 인 목사님을 모신 것이다. 오후 6시 목사님과 가장 가까운 평론가 같이 만났다. 평론가가 나에게 전한 것은 오늘 탈당하시라고 한다. 제가 정치인이라 타이밍을 잘 알아서 제게 맡긴다고 했는데 온 언론에 먹칠해두고 내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에서 양해를 구한 다음에 나가야지 이게 말이 되느냐. 내 얘기 언론에 나오면 목사님께 말씀드려서 그 분은 8선이나 되고 알아서 결정하시겠지 하면 된다고 했다. 결과는 아니었다. 저와 다른 사람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정치 8선한 사람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모욕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시고 나서 목사님은 너무 과격했다. 너무 과격했고, 인적쇄신의 대상자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정부와 당에서 고위직을 한 사람들은 발을 빼라고 했다. 또 박근혜 정부 하에서 호가호위하고 말실수를 한 사람들, 4.13 총선에서 잘못한 사람을 인적쇄신 대상자로 지목했다. 의원숫자만 20~30명이다 내가 얼마나 항의를 많이 받았는 줄 아느냐.목사님을 모시는데 정식 교섭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했지만 제가 역할을 갖고, 전국위에서 지지를 선언했다. 이거 정말 잘못 모셔왔구나. 박근혜 정부 4년간에 그 안에서 일한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나. 박근혜 정부를 위해 당과 정부가 협력해 민생을 챙기는 것을 도와줬을 뿐이지 최순실은 알지도 못한다. 제가 국회의원 하고 중요한 자리에 있는 동안 어느 누구도 최순실을 막아달라고 한 것 없다. 알지 못해 못막았다. 그러나 대통령이 탄핵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당의 책임이 크다.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을 깬 건 누군가. 바로 신당(바른정당) 사람들이다. 12월 13일 4월 퇴진 6월 대선을 이야기했다. 원로들이 이야기했고 정우택, 서청원 유기준, 최경환 등 중진들이 점심에 원로들을 뒷받침하자고 결의했다. 그런데 이게 깨졌다. 4월 퇴진과 6월 대선 당론을 뒤집고 당을 떠난 사람들이다. 목사님이 오시자마자 인적쇄신을 통해 당 개혁을 한다고 했는데 우리당은 보수당이다. 이 많은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한 사람도 반대한 사람도 있지만 20∼30명을 어떻게 청산하실 것인가. 정당법에는 국회의원을 강제로 내쫓을 방법이 없다. 여기 당직자들도 조심하라. 1선 퇴진이니 2선 퇴진이니 말씀하시지 않으셨나. 제가 당을 떠난다고 의원들에게도 얘기하고 목사님께도 말씀드렸다. 영국속담에 도망자에게 골든 브릿지를 만들어주라고 했다. 저도 손자손녀 가정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데 나가라 하시면 불명예스럽게 나가야겠는가. 목사님은 평소 존경해서 1년에 한두 번 식사하고 어려울 때 자문도 구한 사람이다. 그런데 들어 오시자마자 당에 칼질을 심하게 하시면 안된다. 갈등을 만든 것은 인명진 목사님 자신이다. 언론에 대고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된다.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당원과 국민이 뽑은 것이다. 목사님이 배지를 반납하라 반성문을 내라고 할 자격이 없다. 목사님 이게 위임장의 내용이다. 위임장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가. “최근 당내 상황과 관련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전폭 지지한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을 연임한 사람으로 탄핵소추 책임을 통감하며 탈당 등 거취에 대한 모든 조치를 비대위원장에 맡기기 위해 위임장을 제추한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엊그제 모 신문에 난 것이다. 목사님 의원들은 국민이 뽑아줬지 목사님 뽑아주신 것이 아니다. 목사님이 우리를 패권주의라 하셨는데 이런 충성맹세는 목사님이 지금 패권주의, 사당화을 하시는 것이다. 독선독재 패권주의이고 사당화하고 있다. 목사님 우리를 범죄자 취급했다. 우린 범죄자가 아니다. 최고위원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 친하다고 돈 10원 주시는 분인가. 인사문제를 들어주실 분인가. 최순실 문제를 알지도 못했다. 4년간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목사님이 잘못된 것이다. 저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을 모셨는데 그 어른들은 절대 국회의원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서 동지, 김 동지 이렇게 불러. 얼마나 국회의원들을 아끼는지 아나. 목사님은 목사님하다 오시다가 말 함부로 하시고 공갈 협박하고. 목사님에게 이런 위임장을 냈지만 얼마나 자괴감을 느끼고 창피한 줄 아느냐. 다 충성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너무 국회의원 자존심을 찢어 놓으셨다. 목사님 잘못된 것이다. 많은 언론이 이제 목사님에게 기울었다 승복하라고 한다. 저는 승복할 수 없다. 그런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독주를 끝낼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목사님 저도 64년도에 대학 때 민주화운동하다가 투옥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로 감옥에 있었고 민주화추진협의회 때 역할도 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국회에서 여러 가지 정치보복도 당해서 MB정부 때 1년간 감옥에도 있었다. 친박연대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 때도 저 집안은 쑥대밭이 됐다. 제 조카의 부인까지 다 뒤졌다. 제 개인 한 푼도 안 먹었습니다. 정치자금은 썩는다. 저는 과거 그런 지도자를 모시면서 정치자금이라는 것은 중간에 써야 한다고 배웠다. 제가 그래도 8선을 하면서 겸손하고 겸허했는데 그런 저에게 깊은 상처를 주셨다. 목사님 혼자 하면 다되겠지 하는 마음은 잘못된 것이다. 여기 몇 명의 당직자가 고고고, 개헉개혁해혁 하는 소리만 듣고 그것만 믿으시면 안된다. 토요일 뉴스를 봤다. 보수집회하는 많은 분들이 비대위원장 걱정을 했다. 과거에 사드 반대하셨고 한미군사훈련을 전쟁연습이라 하셨고 개성공단을 부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저희는 정통 보수당인데 이당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느냐. 목사님이 대선 걱정을 하셨는데 목사님이 이 당에 있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새누리당에 오지 않는다. 목사님이 할복하라고 하고 상처준 것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점을 헤아려서 오죽했으면 제가 일생에 처음 목사님을 고소했겠는가. 용서해주시고요. 저의 깊은 뜻을 헤아려주시기 바란다. 저의 말씀을 깊이 새겨달라. ▶ 관련기사 ◀☞ [포토]서청원 의원 옆 지나가는 인명진-정우택☞ [포토]인명진 '충성맹세' 위임장 공개하는 서청원☞ "죄인 취급말라"..서청원-인명진 의총에서 '대면충돌'(상보)☞ 인명진 "서청원, 정치를 法으로 해결..하수중의 하수"☞ 서청원 "인명진 친위구데타..사사오입 버금가는 폭거"☞ ‘초강경’ 서청원 “좌익성향 인명진 비대위원장 선출 후회”☞ 서청원 “탈당강요, 수치스럽고 치욕적”☞ 서청원 "인명진, 협박·강요죄..법적대응할 것"
- 분열하는 충청 정치권, 반기문 앞으로 '헤쳐 모여'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새누리당의 분당과 함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귀국 시기와 맞물려 충청권 정치지형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과거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과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 등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이 사라지면서 새누리당에 모였던 보수성향 인사들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대부분 탈새누리를 선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도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쳤던 지난 대선과는 달리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지역출신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계파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우선 새누리당 대전시당 전·현직 당직자 10명이 5일 탈당계를 내고, ‘(가칭)개혁보수신당’에 합류했다.이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수구 기득권 구조의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공익을 저버리고 친박연대의 사적 정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에서 미련 없이 탈당한다”면서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해 국민이 원하는 안정적이고, 개혁적인 정치를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1차 탈당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윤석대 전 여의도 연구원 정책연구위원, 김문영 전 새누리당 대전시당 대변인, 전수봉 전 부위원장, 김태영 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천겸 전 홍보위원장, 오재웅 청년위원회 사무국장, 양태창 중앙당 실버세대위원회 부위원장 등 10명이다.당초 이날 이들과 함께 공동 탈당계를 제출하기로 한 김신호 전 교육부 차관은 이에 앞서 별도로 탈당계를 새누리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반 전 총장의 귀국과 동시에 현역 국회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가시화될 전망이다.현재 새누리당 내 충청권 국회의원 13명 중 진박인 김태흠(충남 보령·서천)·이장우(대전 동구)·정우택(충북 청주시 상당구)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10명이 “반 총장을 돕거나 따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충남에서는 가장 먼저 탈당한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을 비롯해 정진석 전 원내대표(공주·부여·청양), 이명수(아산갑)·박찬우(천안갑)·성일종(서산·태안) 의원 등이 반 총장과 동참하기로 했다.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에서도 이종배 의원(충주)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대수(증평·진천·음성)·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권석창(제천·단양) 의원 등 정우택 원내대표를 제외한 전원이 반 전 총장과 함께 움직이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청권에서 보수성향을 자처해 온 인사들은 올 대선에서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그간 새누리당 내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친박인사들과는 거리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한 한 인사는 “이장우 의원과 같이 국민적 공분을 산 친박인사들은 새누리에서 탈당한다고 해도 절대 입당시킬 수 없다”면서 “이름만 바꾼 새누리로 불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쳤던 더불어민주당 등 충청권 내 야권 인사들도 이번 대선에서는 친문재인계와 친안희정계 등으로 분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더민주의 한 지역인사는 “그간 친노그룹에서 같이 동거동락했던 인사들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친문과 친안 등으로 계파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손학규계 등이 떨어져나갈 경우 충청권 내 야권의 정치지형도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윤석대 전 여의도 연구원 정책연구위원, 전수봉 전 새누리당 대전시당 부위원장, 김태영 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천겸 전 홍보위원장, 오재웅 청년위원회 사무국장, 양태창 중앙당 실버세대위원회 부위원장 등 10명의 새누리당 전현직 당직자들이 5일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계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박진환 기자
- 안희정 ‘독설 화살’, 이번에는 손학규를 쏘았다
-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화살이 이번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향했다. 지난달 12일 대의명분 없는 합종연횡은 구태정치라며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을 비판한 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화살을 날린 안 지사가 정계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손 전 대표에게 다시 정계를 은퇴하라고 공격했다. 20여일 동안 여야의 대선주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행보가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지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정치 일선에서 은퇴해주십시오”라며 손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안 지사는 “1990년 3당 합당한 민자당에 동참하신 후, 24년 동안 선배님이 걸어온 길을 지켜봤다. 물론 큰 역할도 하셨지만 그늘도 짙었다”고 한 뒤 “더 이상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훼손시키지 마시기 바란다. 존경하는 대선배로 남아주시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1970년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벌였던 손 전 대표는 지난 1992년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다. 전두환 군사정권을 계승한 노태우 정부 시절 여당인 민주정의당과 야당인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은 3당 합당을 거쳐 1990년 5월 민주자유당을 창당했다. 엄혹한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손 전 대표가 민자당에 입당해 국회의원이 된 것은 부적절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신 손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야권으로 온 뒤 민주당 대표를 2번이나 하며 야권통합을 주도하는 등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점은 인정했다. 안 지사는 “대선을 앞두고 명분없는 이합집산이 거듭된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또 다시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낡은 정치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저희 후배들이 잘 만들어 가겠다.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저희들을 믿고 은퇴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새판 짜기와 7공화국 건설을 주장하며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서 중도개혁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손 전 대표의 행보가 대선을 앞둔 명분없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는 얘기이다.◇안 지사 행보, 지지율 제고 위한 포석 = 안 지사의 발언을 충언이나 고언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이 현실화된 조건에서, 안 지사의 행보는 다분히 지지율 제고를 위한 포석이다. 지난 2008년 손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안 지사의 충언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면,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거론되던 시기에 했어야 한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말에 복귀했다. 그때 안 지사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야권 관계자는 “여야 대선주자들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통해 재미를 본 안 지사가 새해에 들어서도 그 전략을 실행하는 것 같다. 자신의 실적이나 능력, 비전 제시 없이 이뤄지는 독설은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 안 지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월초 2-3%대를 맴돌았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최근들어 촛불정국 대응과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대립각 세우기를 통해 5%까지 상승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 지사가 5.1%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8%)를 추월했다. 당시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5.6%, 반 전 총장 17.4%, 이 시장은 12.0%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 전 총장에게도 “정치 기웃거리지 마라” 직격탄 = 손 전 대표에 대한 발언에 앞서, 안 지사는 지난달 12일 이 시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다 합쳐서 공동체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21일에는 반 전 총장을 향해,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 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정치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지사는 28일엔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전 대표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진보의 가치를 속 시원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가 진보와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가장 폭넓게 포용한다면 제가 이길 길이 없지만, 문 전 대표는 현재 그렇지 못하다”고 문 전 대표의 한계를 꼬집었다. 이제 안 지사의 화살이 누구에게 향할까. 남아있는 대선주자는 안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정도다. 안 지사는 남 지사와 함께 4일 방송되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다. 남 지사에게 화살을 날릴 것 같지는 않다. 다음 차례는 공식 일정을 접고 칩거중인 안 전 대표일까?한편 손 전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친문의 홍위병이자 패거리 정치의 행동대장이 되어 다른 정치인에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길이요 새로운 정치를 추구해야할 차세대 정치인의 길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함께 정치했던 후배들에게 유언처럼 남기신 ‘정치하지 마라’는 말씀을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안 지사 자신부터 친노친문 정치, 패거리 정치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잠룡들의 박수 (남양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5주기 추모행사에서 박수치고 있다.▶ 관련기사 ◀☞ 안희정 “손학규, 정치 일선에서 은퇴하라”☞ 안희정 "손학규, 정계 은퇴하라"☞ 유승민, 안희정 공세에 반박…“빨갱이·종북 잘 안쓴다”☞ 안희정 "정유년, 국민적 공분을 새 대한민국 만드는 동력 삼아야"☞ 안희정 “반기문 총장 대선도전, 국민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 [대선기획] 상반기 조기대선 실시…87년 대선 이후 첫 4자구도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선의 해가 밝았다. 2017년 정유(丁酉)년에는 백척간두 위기에 내몰린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선은 5년 주기로 12월에 열렸지만 이번에는 대통령 탄핵안의 여파로 상반기 실시가 유력하다. 여야 정치권의 관측대로 3월 전후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하면 조기 대선은 확정적이다. 물론 헌재가 탄핵심판을 기각할 경우 대선은 예정대로 12월에 열린다. 연초부터 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새누리당 분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등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메가톤급 이슈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해 20대 총선 직전 야권 분열에 이어 대선을 앞두고 여권마저 분열하면서 87년 대선 당시 1노3김 구도처럼 다자구도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또한 중대 변수다. 아울러 대선 막판 여야가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 ◇헌재에 쏠린 눈…문재인·반기문·안철수 모두 예의주시여야 정치권의 시선은 모두 헌재에 쏠려있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언제 내려지느냐에 따라 대선 시기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면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차기 대선이 실시된다. 사실상 헌재가 차기 대선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 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 등 여야의 유력차기주자들은 헌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헌재의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도 변수이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차기 대선의 시기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유불리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헌재 판결이 신속하게 내려져 대선시기가 빨라질수록 야권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수진영이 반격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필패구도다. 반대로 예기치 못한 변수로 헌재 판결이 장기화될 경우 보수진영은 불리한 대선지형을 극복하고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효과를 기대하며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달 중순 귀국 이후 본격 대선행보에 나설 반 총장에 대한 검증문제를 고려할 때 차기 대선 시기가 앞당겨지는 게 보수진영에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헌재가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면 5월초를 전후로 이른바 ‘봄꽃대선’이 가능하다. 대통령 직무정지로 국정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 안된다는 국민적 공감대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촛불민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전망도 없지 않다. 1월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3월 중순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임기 만료라는 변수 탓에 예상외로 헌재 결정이 늦어질 경우 탄핵심판에 최장 180일이 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 이 경우 차기 대선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야 열린다. 이른바 찜통대선이 열리는 것이다. ◇87년 1노3김처럼 4자구도 대선…개헌·정계개편 중대 변수차기 대선은 다자구도가 확실시된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vs 문재인’이라는 여야의 일대일 구도는 물건너갔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 모두 2명 이상의 대선후보가 출마하는 4자 이상의 다자구도가 유력하다. 1987년 대선 당시 이른바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같은 4자구도가 30년 만에 되풀이되는 셈이다.이유는 간단하다. 여야가 각각 핵분열을 경험하면서 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4당 체제가 만들어졌기 때문. 앞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각각 분열하면서 야권에서 2명 이상의 대선후보가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과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한솥밥을 먹을 때 쌓인 감정의 앙금으로 차기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권의 상황도 간단치 않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후폭풍의 여파 속에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선택하면서 보수가 쪼개졌다. 20대 총선 공천파동 때부터 이어져왔던 위태위태했던 계파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공식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역대 대선에서 단일후보가 출마했던 보수진영은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이라는 경쟁체제에 접어들면서 복수의 대선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변수는 없는 것은 아니다. 반 총장의 향후 행보와 개헌을 연결고리로 한 정계개편이다. 보수진영의 차기주자는 총선참패, 계파갈등 여파로 사실상 몰락한 상황이다. 김무성 의원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지지율이 5% 미만이다.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 보수진영이 좌파집권 저지와 정권재창출을 명분으로 대선 막판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고 시대정신인 연정·협치를 앞세운 개헌론이 힘을 얻을 경우 제3지대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일어나면서 4자구도가 허물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 vs 반(反)문재인 연합’ 또는 ‘보수 vs 진보 vs 중도’라는 새로운 3자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