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5,898건

  • 신한은행장 "올해 전면적인 조직개편"
  •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2일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그룹간 중복과 공백을 제거하고, 신규사업 단위의 전략적 육성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본부 슬림화로 조직의 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 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는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시키고 통합의 시너지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해야만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신 행장은 "블루오션 전략과 6시그마, 지식경영 등 3대 혁신 이니셔티브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모색하는 동시에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3대 중점 추진전략으로는 ▲ 일체화된 신한문화 토대 조성과 ▲ 지속 성장기반 강화 ▲ 고객가치 창출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신 행장은 "월드클래스 은행과 신명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며 "`신한은행과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지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몰입하고, 전문 지식과 역량을 한껏 배양하자"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는 근원적인 성장과 수익창출의 기반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의 확보가 핵심적인 경쟁요건이 될 것"이라며 "신한금융 채널로서의 기능을 한층 더 고도화하는 동시에 차별적인 시장과 더 넓은 고객기반 등 미래성장 모멘텀을 기필코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며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을 통해 고객만족(CS)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금돼지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올해의 경제전망은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니어서 순탄치 만은 않을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며 "특히 경기회복세의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FTA 등으로 금융권간 경쟁이 확대·심화되고 있어 기회보다 위협요인이 많이 부각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신한가족 여러분! 미래를 향해 힘차게 비상해야 할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찬 2007년을 맞아, 먼저 국내외에 계신 신한가족 여러분과 고객님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통합 신한은행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아울러,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을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주주님들께도 깊이 감사 드립니다. 2006년 회고와 노고 치하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 은행권은, 금리·환율 등 금융환경의 기조적 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마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지속 성장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쉼 없이 매진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통합 신한은행은, 지난 4월 1일 역사적인 출범의 닻을 올린 후 안으로는 일련의 내부정비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밖으로는 타행들의 파상적인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THE Bank 신한의 깃발아래, 모든 임직원이 하나되어 노력한 결과, 법인, 전산 그리고 제도 등 통합의 3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역시 신한이다’는 평가와 찬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선제적인 고객조직화를 통해 고객이탈 우려를 불식시키고, 치열했던 경쟁 속에서도 외형과 손익 전반에 걸쳐 알찬 결실을 맺음으로써 통합 원년의 보람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껏 키웠습니다. 이처럼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밟아온 족적은, 모든 신한인의 땀과 고뇌가 만든 결정체로서, ‘세계가 지켜보는 금융의 정상’을 향하는 통합 신한은행의 힘찬 출발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함께 일궈낸 신한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도 경영방향 신한가족 여러분! 이 시각 우리는, 새로운 희망에 대한 설렘과 중단 없는 전진을 기약하며 2007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통합은행의 하드웨어 체계를 완성하는 등 바쁘게 달려 왔지만 우리의 꿈은 여기에서 머물 수 없습니다. 세계금융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당당히 겨루는 ‘대한민국 금융의 자부심 THE Bank, 신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뤄야 할 진정한 미래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올 한해,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시키고 통합의 시너지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함으로써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그룹간 중복과 공백을 제거하고 신규사업 단위의 전략적 육성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본부 슬림화로 조직의 효율성을 강화하여 시장선도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년부터는 블루오션 전략· 6시그마· 지식경영 등 3대 혁신 이니셔티브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모색하는 동시에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형식에 치우친 불필요한 일을 제거한다면, 그 만큼 더 효율성은 높아지고 피로도는 줄어들게 되어 고객께 더한층 정성스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황금 돼지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올해의 경제전망은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니어서 순탄치 만은 않을 앞날을 우리에게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회복세의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 FTA 등으로 금융권간 경쟁이 확대·심화되고, 부동산· 환율 등 잠재리스크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는 등 기회보다 위협요인이 많이 부각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 다시 말해 한국금융산업의 새 길을 열어가야 하는 과업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전략목표 및 중점추진 전략 임직원 여러분! 그 출발점이 될 올해는, 통합 신한은행이 본격적으로 비상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희망의 2007년에 임하는 우리의 선택은 분명합니다. 고객께는 가장 신뢰받고(Trust), 도전적인 변화관리로 돌파구(Breakthrough) 를 마련하는 동시에, 구성원을 섬기고(Servant) 행복을 함께 추구하는 TBS 경영을 슬로건 삼아, THE Bank Shinhan에 한발 더 다가서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건다는 결연한 의지로, 고객가치 창출을 통한 THE Bank Shinhan 위상 강화라는 금년도 전략목표를 기필코 완수해 나갑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2007년도의 3대 중점추진전략을, ① 일체화된 신한문화 토대 조성, ② 지속 성장기반 강화, ③ 고객가치 창출 체계 구축으로 삼고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실천해 가고자 합니다. 첫째, 일체화된 신한문화로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은행을 만듭시다. 먼저, 숨가쁘게 돌아가는 무한경쟁과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신한가족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한번 자문해 봅시다. “월드클래스 은행과 신명나는 일터를 과연 누가, 또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답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하면서, 그 이유로 ‘글로벌 영역을 파고들고 디지털 민주주의의 틀을 세웠으며 대가 없이 좋아서 일하면서도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네티즌을 일컫는 말이지만 여기에 담긴 깊은 뜻은, ‘자발적으로 내면적인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타인과 더불어 즐겁게 일할 때(Collaboration), 생산성과 혁신이 폭발하고 세상의 변화 방식마저도 바꿔놓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한은행도, 이처럼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조직분위기를 한번 만들어 봅시다. ‘신한은행과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지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몰입하고, 전문 지식과 역량을 한껏 배양하여 이를 보람찬 성과로 연결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통해,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초일류 금융기관으로 가는 첩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월드클래스 뱅크로 가기 위해서는 직원 각자의 역량개발과 행복한 생활이 전제되어야 하기에, CoP 활동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관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도전정신과 창의성이 샘솟는 기업문화를 진작시켜 나갈 것입니다. 특히, 목전의 이익을 쫓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우직하리만큼 조직에 헌신하는 신한인을 찾아 보상· 육성하는 성과보상 문화와 오직 역량 및 공헌도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반드시 정착시키겠습니다. 둘째,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하여 성장의 페달을 힘껏 밟아야 하겠습니다. 작년 한해 모두가 하나되어 달려온 결과, 우리 신한은행은 통합 후 조기에 내부정비를 잘 마무리하는 한편, 우수한 재무성과도 거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의 은행권 경영실적이 비경상적인 요인에 많이 의존한 반면, 올해부터는 근원적인 성장과 수익창출의 기반,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의 확보가 핵심적인 경쟁요건이자 신한을 도약의 길로 이끄는 엔진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분명하고 확고한 길을 따라 마켓리더로 가야 합니다. 신한의 힘이요 성장 비결인 금융그룹 채널로서의 기능을 한층 더 고도화하는 동시에, 창조적 파괴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차별적인 시장, 더 넓은 고객기반 등 미래성장의 모멘텀을 기필코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그 기회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신한의 무한한 능력과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줍시다! 이와 함께 변화와 도전, 융합을 가로막는 그 어떠한 장벽이라도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블루오션을 열어갈 현장의 소리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쉼 없이 용솟음치도록 합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물거품이 되고 우리의 성장은 이내 한계에 봉착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신한의 이름으로 맘껏 꽃을 피워나가되 성장과 내실의 균형, 그리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선제적인 위기관리로 조직의 역량을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합시다. 오늘날 변화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범위가 넓어짐으로써 더 이상 어제의 성공방식이 통용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 중심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심화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껏 ‘신한은행 하면 으레 고객만족도 1위 은행’으로 인식될 만큼 창구서비스 혁신에 앞장서온 것처럼, 이제부터 우리는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을 통해 CS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나가야 합니다. 단지 지표상의 CS 1위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매료될 만큼 체감만족도를 향상시키고 고객을 팬으로 만듦으로써 굳이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고객 스스로 주변에 신한을 적극 추천할 수 있도록 CS의 새 모델을 제시해 봅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껏 추진해온 IB· PB· SOHO부문 등 그룹 세분화와 RBI· BPR 등 현장조직 체계의 혁신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고객 중심의 변화관리와 경영혁신 노력을 한 순간이라도 멈춰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고객께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What to sell) 만약 자동차 회사가 차의 완성도나 안전테스트를 철저히 하지 않은 채 판매 신장에만 몰두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든지 많이만 팔고 보자는 방식(How to sell)이 아니라 고객의 성공을 보장하는 상품을 많이 제공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은행의 브랜드와 장기성장동력을 구축하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고객에게 진정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에도 앞장서는 가장 모범적인 기업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맺 음 말 씀 사랑하는 신한가족 여러분! 바야흐로 우리가 몸 담고 있는 금융권은, 생존과 도약을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우리 신한가족은 숱한 격랑을 헤치면서 확고한 발전의 이정표를 만들어 왔습니다. 물론 쉼 없이 전진해오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으며 직원여러분의 피로 또한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열매든지 익기 전에는 쓰지 않은 것이 없으며, 언제나 동트기 전의 새벽녘이 가장 어둡다고 했습니다. 변화와 도전! 그 자체가 신바람나고 즐거울 때, 신한은행은 ‘전진하는 젊은 조직, THE Bank 신한’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자신 또한, 행복해지고 프로금융인으로 거듭나는 보람도 맛볼 것입니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늘 처음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서로 격려하면서, 힘차게 나아갑시다! 신한의 이름으로 꿈과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로· 세계로 거침없이 전진합시다! 미래는 마음껏 꿈꾸고 도전할 신한가족 여러분의 것이며, 도전하는 신한인에 의해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새 역사가 창조될 것입니다. 끝으로 2007년 올 한해, 소망하시는 모든 것을 이루시고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01.02 I 김춘동 기자
강덕수 STX회장 "꿈은 해외에서..매출 10조원 시대"
  • 강덕수 STX회장 "꿈은 해외에서..매출 10조원 시대"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STX그룹이 올해 '꿈을 해외에서 이룬다'는 경영방침 아래,  `매출 10조원 시대 원년`을 목표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국내 선박 생산기지의 조기 안정화와 해외 에너지&8729;자원 개발사업 확대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실천해 가기로 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해에는 해운&8729;물류-조선&8729;기계-에너지&8729;건설 등 3대 비즈니스 축을 중심으로 내실있는 균형성장을 이뤘다"며 한해 동안의 그룹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과거의 성과만으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만큼,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과 미래 신성장동력 확충을 통해 STX그룹의 꿈을 해외에서 이뤄 나가자"며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TX그룹은 이에 따라 ▲중국 조선사업 조기 완성 ▲에너지&8729;자원 개발사업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 ▲비즈니스 디벨로퍼(Biz Developer) 집중육성 ▲혁신을 통한 시스템 경영 등의 핵심 추진과제를 확정하고, '글로벌 경영 가속화'에 회사 역량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다.  STX 그룹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8조원 예상)보다 25% 늘려잡고, '매출 10조원, 수출 67억달러, 경상이익 7천억원'의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2007.01.01 I 박기수 기자
  • 우리은행장 "수익성으로 시장 놀라게 하겠다"
  •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1일 "지난해 우리은행의 경쟁상대가 다른 금융기관이었다면 올해는 우리 자신이 경쟁상대"라며 "균형잡힌 성장으로 시장을 놀라게했던 작년을 뛰어넘어 올해는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황영기 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 한해 기호지세(騎虎之勢)의 기세로 시장을 석권하고, 우량고객을 모셔왔듯이 올해는 내실을 바탕으로 하는 수익성으로 다시 한번 시장을 석권하자"고 강조했다.그는 "미리 준비하면 뒤에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옛 말씀처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모든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거듭한다면 주주와 고객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우리가 새로운 고객을 통해 영토를 넓혔다면, 올해는 고객들과 더 가까져 거래가 늘어나고, 수익이 상승하는 내실의 탑을 쌓아 올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황 행장은 "우선 비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고객들의 모든 거래를 우리은행으로 집중시켜야 한다"며 "펀드와 보험, 신용카드, 환전·송금 등 교차판매와 연계영업을 정착시켜 달라"고 주문했다.또 "지난해에도 많은 우량고객을 모셔왔지만,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노력은 올해도 계속 되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우량고객을 모셔오는 노력과 함께 CRM을 활용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기존 고객을 우량고객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은 우리은행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황영기 우리은행장 신년사 전문.지난 2006년은 우리 모두에게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萬人이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신념의 공유, 열정의 힘을 보여준 한해였습니다.우리은행의 새로운 비전인 ‘우리나라 1등은행’을 향한 거침없는 전진으로 시장에서 우리의 위치는 더욱 강해졌으며, 고객들의 마음에 우리은행의 브랜드는 더욱 크게 자리했던 한해였습니다. 이웃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쁨을, 우수기술을 보유하고서도 자금에 목말랐던 중소기업들에게는 환한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우리 RM들의 손에 의해 다시 설계되었고, 우리가 만든 CMS는 우리 기업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금관리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수해복구 현장과 남산 산책길, 독거노인들에게 전하는 김치 한 포기에도 직원 여러분의 손길이 담겨 있어 지난 2006년 우리은행은 우리 경제와 고객들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든든하고 보기만 해도 좋은 친구의 모습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영업환경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특별한 사명을 수행하는 일에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직원 한 분, 한 분 모두가 2006년 승리의 주인공이자 우리은행의 영웅입니다.비록 올해의 영업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지고, 선두은행을 향한 경쟁도 더 치열해지겠지만, 여전히 막강한 은행권 최고의 영업력은 더욱 탄탄해진 고객 기반과 함께 우리의 명예와 자존심을 더욱 높여줄 것이며, 2007년을 ‘우리나라 1등은행’에 한발 더 다가서는 시간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지난 해 우리가 새로운 고객을 모셔오며 영토를 넓혔다면, 올해는 고객님과 더 가까워짐으로써 거래가 늘어나고, 수익이 상승하는 내실의 탑을 쌓아 올리는 해가 될 것입니다.지난 해 우리의 경쟁 상대가 다른 은행, 다른 금융기관이었다면, 올해는 바로 우리자신이 우리의 경쟁 상대이며, 균형 잡힌 빠른 성장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던 2006년의 우리은행을 뛰어넘어, 올해는 다시 한 번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2006년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거둔 우리은행이기에, 2007년 우리가 가야 할 길 역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누구도 가보지 않은 신천지를 향하여 항로를 개척해 나가야 하는 역사적인 여정이 될 것입니다. 2007년을 시작하는 오늘, ‘우리나라 1등은행’을 염원하는 여러분의 열정과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국민들과 고객님들의 마음을 모아 주주와 고객과 직원 여러분의 가치를 최고로 높여드릴 수 있는 1등은행을 향한 출항의 돛을 높이 올리고자 합니다.2007년의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경쟁자들의 도전은 높은 파도가 되어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기도 하고, 외국 금융자본의 거센 공세는 우리의 뱃머리를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놓을 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전진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이제 2007년의 시작에 앞서 우리 모두가 흔들림 없는 지표로 삼아야 할 몇 가지를 가슴에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비이자 수익의 증대입니다. 그 동안 우량고객을 모시기 위해 분주히 발로 뛰었다면 이제는 시장을 상대로 이익을 창출하여 모셔온 고객님들의 부를 늘려드리는 것은 물론, 펀드, 보험, 신용카드, 환전/송금 등 고객의 모든 금융거래를 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에 집중시켜 고객님들을 더 편히 모시고 더 많은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Cross-sell과 연계영업을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고객과 은행이 함께 파이를 키워나가는 상생의 영업을 해나가면서, IB시장과 Trading 부분에서 Global Player들과 당당하게 경쟁하여 수익을 늘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지난해에도 많은 우량고객을 모셔왔지만,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노력은 올해도 계속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량고객이란, 구매력이 있으면서도 신용이 양호한 고객으로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하여 기꺼이 자신의 부를 늘려가고자 하는 고객입니다.새로운 우량고객을 모셔오는 노력과 더불어, CRM을 활용한 적극적인 Up-sell 활동으로 기존 고객을 우량고객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은 우리은행이 험난한 파도를 헤쳐 나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담당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노력,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시아 시장을 우리의 텃밭으로 삼아 우리은행의 이름으로 세계를 향해 당당하고 힘차게 노를 저어 나갈 때 국민과 고객들께서는 기꺼이 우리를 위한 바람이 되어주시고, 길잡이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수익성의 바다를 건너 고객과 주주와 우리가족 모두의 가치를 드높이고자 띄우는 배에는 직원 여러분 모두의 소중한 꿈과 행복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나라 1등은행`이라는 우리은행의 비전이 담겨있고, 금융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담겨있습니다. 우리가족 모두의 행복과 우리은행의 비전, 금융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꿈을 위해 출항하는 우리의 눈은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혹시라도 도사리고 있는 모든 위험은 우리가 다 없애버리겠다는 각오로 빛나야 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선도은행으로서의 신성한 의무와 책임감이므로 우리 모두가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한해 騎虎之勢의 기세로 거칠 것 없이 시장을 석권하고, 우량고객을 모셔왔듯이 올해는 내실을 바탕으로 하는 수익성으로 다시 한번 시장을 석권합시다. 미리 준비하면 뒤에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先憂後樂의 옛 말씀처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모든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고객의 가치를 높여드리기 위한 고민을 거듭한다면 주주와 고객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 찾아올 것입니다. 2007년 한해도 우리 고객과 주주의 가치를 높여드리고, 국민들과 우리경제에 더 큰 기쁨을 드리고, 이웃과 사회에 사랑을 나누어 주는 우리나라 1등은행을 향하여 주주와 고객, 직원 모두가 손을 맞잡고 성큼 성큼 나아가는 모습으로 우리나라 우리은행의 이름을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2007.01.01 I 김상욱 기자
우주인후보 2인의 선발 소감 `아직 실감 안나요`
  • 우주인후보 2인의 선발 소감 `아직 실감 안나요`
  •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지난 25일 한국우주인 최종후보로 선정된 고산(남·30, 사진 왼쪽), 이소연(여·28)씨는 자신들이 최종후보의 행운을 거머쥔 데 대해 아직도 어떨떨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알고 있다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들은 28일 과학기술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루 아침에 유명세를 떨치게 된 솔직한 심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다음은 후보들과의 문답내용. ▲한국우주인 최종후보에 선발된 소감은? △고산-아직 우주인에 뽑혔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냥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테스트 중 하나를 통과했다는 느낌이다. 우주인 프로젝트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이소연-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는 공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하는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는데, 며칠 만에 너무 큰 변화가 생겨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천천히 진지하게 생각을 정리 중이다. 우주인으로 뽑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열심히 노력하겠다. ▲후보가 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고산-일단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다. 내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 없다. 발표 다음날에만 회사로 출근했는데 동료들이 자기 일처럼 감격하며 기뻐해 주었다. 선발 과정 중에 인기투표를 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들었다. 사인 해달라는 요청도 많았고 사진 촬영도 많이 했다.△이소연씨-제 경우에는 길에서 아는 척하시는 분들이 잘 없었다. 주로 학교 안에 머물러서 그런 듯 하다. 이미 선발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선발과정에서는 내가 아니면 누가 최종 선발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고산- 개인적으로 이진영소령이 되길 바랬다. 인격적인 것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훌륭하신 분이다. 만일 제 기준으로는 후보를 선발한다면 이진영 소령을 뽑았을 것이다. △이소연- 개인적으로 이진영소령과 고산씨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 소령의 경우 조종사 출신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자체로 우주인 후보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얘기도 했다. ▲앞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 신분이 된다. 이전 회사와의 관련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이소연- 관련 협의는 진행 중이다. 다만 4년 동안 쓴 논문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마무리한 후 항우연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다 △고산-삼성종합기술원에서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협의 사항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다 ▲본인들이 뽑힌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고산-사실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다만 30년 정도의 인생을 살았는데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우주인 선발과정에서 요구하는 것과 맞아 떨어진 것이 많았다. 예를 들면 체력테스트에서는 복싱과 산악등반을 경험한 것이 도움이 됐다. 또 러시아에서 1년 동안 있으면서 현지인들과 어울려야 하는데 카투사로 근무한 것이 이에 반영된 것 같다. △이소연-1~2년전쯤 친분이 있는 교수님께서 "꾸준한 노력의 결과는 어느날 행운처럼 다가온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그말이 정말 실감난다. 제가 있었던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 행운으로 다가 온 것 같다고 생각한다. 수능시험 수석한 학생이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다 ▲선발과정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이소연-의학테스트 받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1주일 동안 신체 건강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먹으라는 것만 먹고 먹지 말라면 굶고 그러니 정말 괴로웠다. 매일 저녁마다 침대에 누워서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곤 했는데, 매일 빠지지 않는 음식이 피자였다. 결국 의학테스트 끝나자마자 다같이 피자를 먹으러 갔다. 그런 경험들이 참 기억에 남고 힘이 됐다 △고산-후보들이 점점 압축되면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주변 사람들도 같은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소연씨의 경우 체력 테스트에서 굉장히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평소에도 운동을 즐긴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운동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몸치 수준이었다. 운동을 못하니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 집에 와서 운 적도 있었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태권도를 배우라고 하셨다. 사실 사촌언니가 태권도 사범이셨다. 이후 재미를 붙이다 보니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됐다. ▲이성친구는?△고산-현재 여자친구가 있다. 같은 수학과 동기로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현재는 방학기간이라 한국에 들어와 있고, 현재 일정을 같이 소화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래 여자친구랑 함께 우주인 선발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여자친구의 경우 일정이 맞지 않아 지원을 못했다. 선발과정에서 여자친구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이소연씨-현재 남자친구가 없다. 이상형은 저희 아빠 같은 분이면 당장 결혼할 용의가 있다. 항상 묵묵히 뒤에서 든든히 받쳐 주시는 모습이 좋다. ▲인생 역할 모델을 말해달라. △이소연- 한 명만 찍으면 다른 분들이 서운해 하시기 때문에 찍기 어렵다. 그래도 굳이 한 분을 뽑자면 몇 년전에 돌아가신 `여성 농학박사 1호`김삼순 박사님이다. 먼 친척 되시는 분인데 일제시대 도쿄로 유학을 다녀오실 정도로 시대에 앞선 분이셨다. 그분을 지켜보면서 `내가 온실 속의 화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척박한 시대에 홀로 유학가신 도적적인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나도 할머니가 되어 저렇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그분은 결혼을 안하셨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평범한 가정생활도 같이 하면서 곱게 늙고 싶다. △고산-개인적으로 어머니를 통해 배운 것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항상 내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주신다. 이번 선발과정 중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머니가 "우리 아들 됩니다"고 하셨다. 
2006.12.28 I 온혜선 기자
  • (월가시각)쇼핑 전주곡은 별로였지만
  •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월가가 다사다난했던 2006년을 불과 한주 남겨두고 완연한 휴가 모드에 돌입했다.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마치고 문을 활짝 열었건만 일상으로 돌아온 월가 투자자들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여느 연말 처럼 거래량이 바싹 말라버렸다. 이런 와중에 들려온 연말 쇼핑 성적표의 추정치는 미국은 물론 세계 유명 휴양지에서 꿈같은 휴가를 즐기고 있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성 싶다.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심리가 생각 만큼 달아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둔 12월23일은 매년 최고의 소매 유통 매출을 내는 날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시카고 소재의 시장조사기관인 쇼퍼트랙 RTC에 따르면 지난 23일 매출이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마스터카드와 비자 등 카드사가 감지한 쇼핑 열기도 당초 예상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쇼핑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의류 업계는 미국의 포근한 날씨에 울상이다. 퍼시픽 그로스 에쿼티의 트레이딩 헤드인 스테펜 마소카는 "소매 매출 부진은 경기가 뜨겁지 않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월가의 보너스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기록하면서 고급 자동차인 페라리가 동이 나고,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가격이 들섞인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지만 아랫목과 윗목의 기온차는 상당해 보인다. 이에 따라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 등 소매유통업체들이 문을 일찍 열고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돌입하는 등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 한주의 쇼핑 성적표에 기대감을 거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은 이런 배경이다. 연말 선물로 전달된 기프트 카드(gift card)의 위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스터카드 리서치의 부사장인 마이클 맥나마라는 "전반적인 매출은 약한 편이지만 기프트 카드 때문에 의류 매출이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는 희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막이 오른 뒤에 울려 퍼질 음악이 전주곡과 차이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월가의 촉각은 내일과 모레 연달아 발표된 주택 경기 지표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2006.12.27 I 김기성 기자
"대한·흥국만큼도 못하나"
  • "대한·흥국만큼도 못하나"
  • [이데일리 문승관기자] 이영두 그린화재(000470)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대한화재(000400)와 흥국쌍용화재(000540) 만큼도 못하냐며 임직원들을 질책해 관심이다. 이 회장은 26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에는 몇 가지 고민이 있다며 회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이 회장은 "장기보험은 올해 들어 성장이 멈춰 있다"며 "성장축이 장기보험으로 옮겨진지 오래지만 장기신계약이 월 5억원에 머물고 있는 것에 한숨이 난다"고 토로했다. 장기상품 영업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흥국쌍용화재의 전략이 오히려 참신하게 느껴질 정도로 결과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일반보험도 자산운용부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되고 있다며 지난 3년간 300억원의 매출을 약 700억원으로 올린 것에 자만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직원들을 질책했다. 그는 "사외이사나 고문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보인다"며 "다수의 소형 법인고객을 개척하는 마케팅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화재는 6%금리를 맞추면서 1000억원 이상의 방카를 판매했는데 왜 그런 상품을 개발해 보완하지 못하냐"며 "아직도 보험사 직원의 마인드로만 고객개발을 하고 남들이 다 하는 형태의 접대방식에 의존한 영업을 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도 손해율 관리가 전제되는 `통제된 성장(controlled growth)`이 이뤄지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차보험의 경우 LIG·신동아·쌍용에서 거래를 중단당한 대리점이 보험사를 찾아다니는 상황을 보험업계에 있다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매출증대는 누구라도 할 수 있지만 철저한 손해율관리가 전제되는 통제된 성장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데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다른 보험사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제휴을 만들어 낼 수는 없냐며 이번 조직개편은 이러한 고민이 반영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자산운용파트에서 높은 수익을 실현해 10월 적자를 만회하고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4개월간 보험에서의 적자가 160억원 이상 예상돼 가야할 길이 험준하다고 임직원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작년 퇴직보험 재개 이후 올해 200억원의 목표로 출발을 했지만 작년 48억원의 실적만을 기록해 올해에는 작년 미달분을 포함 250억원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퇴직보험은 그린화재가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이달 말까지 퇴직보험 유치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2006.12.26 I 문승관 기자
  • 중국 충격에 빠트린 TV다큐, 내용은…
  • [조선일보 제공] 지난 11월 13일부터 24일 사이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중국 사회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大國堀起·대국굴기)’. 방송 직후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이 프로그램은 중국 역사에 이정표가 될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정치체제 개혁이라는 ‘큰 움직임(大動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무슨 소리. 이것은 신(新) 자유주의가 파산하는 장송곡에 불과하다.” 이 방송은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한 9개 대국(大國)의 발흥과 패망의 역사를 돌아보며, 각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은 어떻게 해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짚어보는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CCTV 제작팀이 무려 3년에 걸쳐 9개국의 역사적 현장과 박물관 등을 직접 찾아가 1차 문건을 확인해 제작한 역작이다. 제작팀은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쳰청단(錢乘旦) 교수를 비롯해 수도사범대학 류신청(劉新成) 교수, 영국 노팅엄대학의 쩡용녠(鄭永年) 교수 등 중국 안팎의 학자ㆍ전문가 100여명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충실한 내용 덕분에 이 방송은 중국 시청자들로부터 “2006년 중국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TV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받았다.딱딱한 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12회 시리즈가 끝나자 방송사에는 “재방송하라”는 시청자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CCTV 측은 지난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중국 CCTV는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나' 12편을 6개의 DVD에 담아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담은 6개짜리 DVD는 12월 20일 베이징 등 대도시 서점에 깔리자마자 2~3일 만에 동이 났다. 8권으로 된 ‘대국굴기’ 책 역시 1만질이 순식간에 매진됐다.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13억 중국인이 이 방송 내용에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하상(河)’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황하(黃河)의 죽음’이란 뜻의 이 프로그램은 1988년 CCTV가 제작한 기획 다큐멘터리. ‘하상’은 만리장성이나 용(龍) 같은, 중국인이 오랫동안 자랑스럽게 여기던 전통문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황하’ 자체가 ‘황색 얼굴의 중국인과 중국 전통’을 상징한다. 중국의 전통문화에 비수를 들이대고 서방 문명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뒤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일부 학자는 “하상이 1989년 중국 민중운동의 사상적 선도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 작품이 그토록 환영 받은 것은 개혁ㆍ개방 초기 젊은층의 사회 모순에 대한 반발과 변화 욕구를 잘 담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중국 사회가 또다시 한 TV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 내용이 무엇이기에 중국 사회가 요동치는 것일까.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의 도움으로 DVD를 긴급 공수받아 본 ‘대국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아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방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사회가 이런 내용을 소화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인가.’ 충격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총 12편의 방송은 6개의 DVD에 담겨 있다. 편당 방송시간은 약 45분. 유럽의 지명과 인명, 역사적 사건을 중국식 표현으로 쏟아놓기 때문에 방송 내용을 따라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먼저 제1편 ‘해양시대(海洋時代)’는 15~16세기 신항로·신대륙 발견으로 강대국으로 우뚝 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발견한 동기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향료(香料)’였다고 본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은(銀)을 약탈해 엄청난 부를 쌓은 두 나라는 상공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종교활동과 사치, 식민지 확장에 전념하다 쇠락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2편 ‘소국의 대업(小國大業)’은 국토 면적이 베이징의 2.5배에 불과하고 12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습지의 나라 네덜란드가 1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을 찾는다. 제작진은 그 비결이 네덜란드인의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인 사고에 있다고 본다. 제3편 ‘현대로 달려가다(走向現代)’와 제4편 ‘공업화의 서막(工業先聲)’은 모두 영국에 관한 것이다. 먼저 3편은 1215년 ‘마그나 카르타’를 체결한 이후, 1588년 영·서(英西·영국과 스페인)전쟁과 1688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군주의 권한이 제한되고 시민이 자유권을 쟁취해 ‘개방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편은 프로테스탄트(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상인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곧 신의 선택을 받는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 아이작 뉴턴 이후 ‘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모든 산업에 일대 생산혁명이 일어났다는 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 자유무역의 정신이 꽃피고 막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제5편 ‘격정의 세월(激情歲月)’은 18세기 말 프랑스가 대혁명을 거쳐 어떻게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ㆍ평등ㆍ박애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제 6편 ‘제국의 세월(帝國春秋)’은 19세기 프로이센의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재적인 방식으로 공업 발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해 국가를 강성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7편 ‘백년간의 유신(百年維新)’은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1853년 7월 8일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을 목격한 이후 약 100년 사이에 어떻게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서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는지를 탐구한다. 중국의 한 학자는 그것을 ‘처음은 놀라지만 다음엔 심취하고 마지막에는 미치는(始驚次醉終狂)’ 일본인의 태도에서 찾는다. 당시 일본은 중국·조선처럼 서방 문명의 파도에 쇄국의 빗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흑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몰래 배에 오른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메이지 정부의 관리를 거쳐 훗날 경제계에 투신, 500개의 기업을 설립한 일본 기업계의 대부)처럼 국가 지도부와 지식층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 비결이라고 지적이다. 제8편 ‘강대국의 길을 모색하다(尋道圖强)’와 제9편 ‘풍운 속의 새로운 길(風雲新途)’은 피터 대제의 개혁과 국민의 저항, 예카테리나 여제의 교육 개혁과 영토 확장 등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몸부림과 이어진 사회주의 혁명 등 현대 러시아의 흥망을 다루고 있다. 10월 혁명 후 레닌은 신 경제정책을 실시해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어 스탈린은 국가 주도의 공업화 정책으로 소련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지만 배후의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대국굴기’는 지적한다. 제10편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新國新夢)과 제11편 ‘위기 국면의 새로운 정치(危局新政)’는 미국에 관한 것이다. 제 10편은 미국 제헌의회가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제공했으며, 링컨이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후 특허권 보장과 과학기술의 발달 등이 미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지적한다. 제11편은 자유경제로 인해 각종 경제사회의 재난이 출현하자 미국 사회 내부에 진보주의가 대두했으며 이들의 주장으로 ‘반독점법’이 제정되고,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가 발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제12편은 9개 대국의 흥망에서 ‘교훈 찾기’이다. ‘대국굴기’는 “각국 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서로 엇갈리지만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문화의 영향력과 정치체제·제도의 개혁이다”라고 지적한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가 제기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대국굴기’는 “평화와 발전은 현재 세계의 기본 주제”라면서 “다시는 전쟁과 패권쟁탈전을 통해 대국이 될 수는 없으며 영구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인류가 공동노력해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한다.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역사 다큐멘터리의 어떤 점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고 격렬한 논쟁을 야기한 것일까. 먼저 종전과는 다른 역사관이다. 홍콩 시사잡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2월 10일호에서 “‘대국굴기’는 마르크스주의로 역사를 해석하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을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는 시각을 선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권력 간 균형과 우수한 사회구조, 법치사상 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대해 일종의 ‘복권(平反)’을 해주었다”는 것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 ‘민권’ 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제4편 ‘공업화의 서막’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에 대해 대국굴기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부론은 인류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기는 ‘개인의 이익 추구’이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이루어지고, 시장경제와 사회가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모델’은 당시 정부와 상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문을 중시하고 지식인을 우대하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ㆍ사회 개혁을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프로그램 제작의 배경과 관련이 있다. ‘대국굴기’가 나오게 된 것은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런쉐안(任學安)은 총서(叢書) 후기에서 “그 해 11월 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5세기 이후의 세계 주요 국가의 발전 역사’에 대해 집체학습을 했다는 뉴스였다. 그때 돌연 저 먼 곳에서 역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나의 생각으로 나는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역사의 부름이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수의 국가지도자만이 학습하던 세계 강대국의 역사를 13억 중국인에게도 알림으로써 ‘국민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베이징대학 쳰청단 교수는 “CCT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국굴기를 제작했는데, 그들에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비교적 중요한 국가의 역사 발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거울로 삼을 만한 경험과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중국 내 보수좌파 진영인 ‘마오쩌둥기치망(毛澤東旗幟網)’은 “제작자들이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식민지 약탈을 미화한 것은 비과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우파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레닌과 스탈린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륙굴기’가 국민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9개의 대국 다음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싶은 것(言外之意)은 ‘다음은 중국’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 지도부가 3년 전부터 ‘대국의 흥망사’를 공부하고, 지금 모든 중국인이 그것을 학습하는 현상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신적·제도적·학문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자 하는 공산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 대륙과 이어진 한반도 사람이 이 현상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인이 꿈꾸는 ‘대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다음 가는 ‘2등국’이 아니라 이 모든 나라를 누르는 ‘1등국’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정치인과 국민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CEO 칼럼)"공감대는 어떻게 형성하는가"
  • (CEO 칼럼)"공감대는 어떻게 형성하는가"
  • [윤성태 휴온스 대표] 회사를 경영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과 회사의 경영진들이 “우리는 하나다.” 라는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형성해 가느냐 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공감대를 형성해서 “우리는 하나다.” 라는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게만 된다면 그 회사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강력한 경쟁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회사를 경영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것이 바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또한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실행하고 있는 몇 가지 동기부여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효과가 있는 부분이 목표달성에 따른 성과급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급여 외에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직장 다니는 셀러리 맨 들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성과급 제도야 많은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CEO가 생각하고 있는 철학을 전파시키고 회사의 비젼을 공유하면서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느냐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모든 CEO들의 한결같은 바램 일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을 하기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직원들에게 회사의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회사의 이러저러한 중요한 이슈들을 설명해주자는 생각 끝에 '월례조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어느덧 '월례조회'를 개최하기 시작한지도 어언 8년째가 되어가는 것 같다. '월례조회'를 개최하기 시작하였던 초창기에는 매월 공장 직원들에게 한번, 본사 직원들에게 한번, 영업본부 직원들에게 한번 발표를 해서 도합 3회에 걸쳐 똑같은 내용을 발표하였다. 그러다보니 시간적으로 많이 소요되었고 또한 같은 내용을 3회씩 발표하다보니 나중에는 그 내용이 식상하여 나 역시 '월례조회' 자체가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IT기술 발달에 따른 혜택이었다. 바로 화상회의를 통한 월례조회를 도입한 것이다. 우리회사에 이러한 새로운 화상시스템을 도입한지도 어느덧 4년 정도 지난 것 같다. 매월 1일이 되면 전 직원들이 각자 사무실에 모여서 화상을 통하여 CEO가 진행하는 '월례조회'를 듣게 되는 것이다. '월례조회'를 통하여 못 다한 말들을 어떻게 하면 좀더 직원들에게 진지하게 이야기 할수 있을까 하고 연구하다가 이번에는 '그룹웨어'(Intra net) 내에다가 “CEO칼럼” 코너를 만들게 되었다. “CEO칼럼” 코너를 시작한지도 어느덧 2년째가 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러저러한 생각들, 고민들, 회사의 비젼들을 솔직하게 매월 2~3회 수기형식으로 게재하고 있다. 내가 적어 놓은 “CEO칼럼” 내용에 동의하는 직원들 중에는 간혹 댓글을 달기도 하는 직원들도 있다. 좀더 많은 직원들이 댓글을 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였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실명으로 댓글을 달다보니 직원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연구를 하여 좀더 효율적으로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젼을 심어주는 기회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래서 초일류 제약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직원들과 함께 꼭 이루어 보고 싶다. 윤성태 대표<약력>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한양대 공학대학원 프로젝트관리학과 재학中한국IBM 근무이노비즈협회 부회장 (현재)(주)휴온스 대표이사 (현재)(주)휴온스1965년 07월 광명약품공업사 설립2003년 06월 (주)휴온스로 상호변경2004년 11월 오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대통령상)2005년 09월 벤처기업 인증 취득2006년 10월 국가생산성대상 리더쉽부문 국무총리상 수상2006년 12월 19일 코스닥 상장
2006.12.20 I 임종윤 기자
(CEO 칼럼)두바이의 도약과 창조 경영
  • (CEO 칼럼)두바이의 도약과 창조 경영
  • [가온미디어 임화섭 대표] 요즘 정부나 재계에서 두바이 배우기 열풍이 거세다. 두바이의 성공 요인에 대해 신문 기사는 물론이고, 매거진, 단행본 등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고위 관료의 방문도 심심치 않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웬만한 사람은 중동 어디쯤 위치했는지도 가물가물한 두바이인데, 왜 그리 화제가 되고 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창업 초기인 2001년부터 지금까지 1년에도 몇 번씩 꾸준히 두바이를 방문해 왔다. 두바이는 마치 1970년대의 대한민국 서울과도 같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솟아오르는 고층 건물들, 여기저기 파헤쳐진 도로, 넘쳐나는 사람들 그리고 몰려드는 세계의 자금. 매번 방문할 때마다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두바이는 급성장 중이다. 5년 전 이런 생기와 역동성에 매료되고 확신이 생겨 우리 회사의 중동 지역 거점을 두바이로 정했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예상보다 더 탁월한 선택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 황무지에 불과하던 제벨 알리 자유무역지대는 이제 자리가 없어서 들어가기 힘든 국제 비즈니스의 요람이 되었다고 들었다. 사무실이며 주거단지는 우리나라 보다 더한 가격 급등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는 그 자체의 사업적 의미도 대단하지만, 입지전적 경영방식이 더욱 음미할 만 하다. 반세기전 한가한 어촌에 불과했던 부족국가가 이제 세계의 무역 요충지이자 아이디어와 자금이 몰려드는 중동의 허브로 거듭나게 되었다. 하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의 뜨거운 열정과 신념으로 이뤄냈다. 필자는 두바이를 볼 때마다 경영에의 가르침을 얻고 돌아온다. 두바이의 경영방식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첫번째는 창조 경영이다. 선왕 쉐이크 라시드의 유지를 받아 현 지도자인 쉐이크 모하메드가 두바이 개발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후, 가장 주력한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의 모집이었다. 세계 유일의 7성 호텔이라 불리는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이나, 분양만 했다 하면 매진이 되어 벌써 세번째 건설을 추진중인 야자 섬 (Palm Islands), 그리고 세계 지도대로 만든 인공섬인 The world는 벌써 많이 알려진 명소이다. 그 뿐 인가. 중동 유일의 스키장은 인근부자들을 부르고 있으며, 요즘은 해저 호텔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버즈 알 아랍 헬리포트에서 타이거 우즈의 골프 시타 및 아가시-페더러 테니스 시합은 어떠한가. 아이디어 하나로 집요하게 차별성을 추구한 후, 두바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끊임없이 고객을 불러모으는 창의성 관리는, 하이테크 기업에서도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인 것이다. 두번째는 실용주의와 고객중심의 사고방식이다.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두바이에서는 술의 판매가 자유롭다. 그래서 중동의 부자들은 암시장에서 술을 사다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것은 재미가 없으니, 두바이 온 김에 마음껏 즐기고 가기도 한다. 게다가, 이자를 받지 않는 이슬람 율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많은 노하우가 두바이에 모여 있다. 심지어, 해외 기업이 투자를 하더라도 아무런 걱정이나 부담이 없도록 경제특구도 잘 조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이비 무슬림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두바이 사람들은 매우 독실한 무슬림으로 라마단에는 비즈니스가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사업을 조성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데 있어서는 알라가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의 유연성을 발휘한다. 결국 그들은 중동에 있지만, 유럽의 도시 하나를 만들어 냈다. 민족에게 도움이 안되는 설익은 교조주의는 이미 두바이에서 내버려졌다. 세번째는 비전과 리더십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이는 두바이의 변신을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한다. 이런 변화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선왕의 웅대한 꿈을 생생히 머리에 그리며 진두지휘한 지도자 쉐이크 모하메드가 그 정점이다. 60년대 항구 개발 도중 잠깐 솟아난 석유는 얼마 가지 않으리라는 확신으로 오일 달러를 모두 창조적 인프라로 변환시켜 놓았다. 결국 그는 후손이 두고두고 먹고 살 미래를 열어 놓았다. 세계의 관심과 형제국가들의 부러움을 받는 두바이의 자부심까지 덤으로 남겼다. 결국 두바이 시민들이 초상화를 모실 정도의 존경을 받고 있는 모하메드라고 한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이 사람만이 재산인 우리 나라의 기업들이다. 가슴 벅찬 미래를 함께 꿈꾸며, 누구보다 다르고자 하는 창의성으로 고객에 집중하여 유연한 사고를 하다 보면, 어느새 또 하나의 신화는 만들어질 것이다. 인재가 넘쳐나는 우리기업들도 두바이처럼 할 수 있다. 예전에 이미 그랬듯. 사막은 오아시스를 숨겨 아름답다고 했다. 세계를 놀라게 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하이테크 기업들은 열정을 숨기고 있어 아름다울 것이다. 또 다른 8대 불가사의를 이 땅에서 곧 보는 날을 기대한다. 임화섭 대표 <약력>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삼성전자 종합연구소방송용 디지털 모니터 개발유럽향 양방향 디지털TV 개발 총괄 리더 가온미디어 대표가온미디어 2001년 5월 설립2002년 12월 정통부 유망중소기업 선정 2004년 7월 산자부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 (ATC)선정 2005년 7월 코스닥 시장 상장2006년 1월 아시아 태평양 고속성장기업 53위 선정 2004년 11 무역의 날7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05년 7월 코스닥 시장 상장2006년 1월 2006 아시아 태평양 고속성장기업 &nbsp;&nbsp;&nbsp;&nbsp;&nbsp;&nbsp; 500대 기업중 53위 수상
2006.12.18 I 임종윤 기자
 미녀는 괴로워 (VOD)
  • [새영화] 미녀는 괴로워 (VOD)
  • [조선일보 제공] 김용화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미녀는 괴로워’(14일 개봉)는 웃음과 눈물의 급소를 제대로 짚고 있다. 성형수술을 소재로 한 이 경쾌한 상업영화는 배꼽을 잡게 하는 에피소드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관객의 두 시간을 쥐락펴락한다. 한나(김아중)는 선 자세에서 자기 발이 보이지 않는 ‘뚱녀’. 원작만화(스즈키 유미코 作)에서는 ‘세균’이라고까지 스스로를 비하할 만큼, 자아 존중감이 부족하다. 족탈불급(足脫不及)의 가창력을 가지고 있지만, 버거운 외모 탓에 대중 앞에 나서는 꿈만 꿀 뿐. 재능은 없고 미모만 있는 아미(서윤)의 립싱크 가수로 그림자 인생을 산다. 그뿐이랴. 정신병원에 있는 아빠(임현식)의 병원비를 대려고 밤에는 음란전화 아르바이트도 불사한다. 언감생심, 소속사 프로듀서 상준(주진모)을 짝사랑하던 한나는 급기야 전신성형수술을 결심한다. 자신의 고객이던 성형외과 의사 이공학(이한위)을 협박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뜯어고치는 것. 붕대를 풀던 날, 의사의 첫 마디는 “누구냐, 넌”. 데뷔작 ‘오! 부라더스’에서 따뜻한 코미디에 재능을 보여줬던 김용화 감독은 자신의 장점을 이번에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형 이전 ‘뚱보 한나’와 성형 이후 ‘미녀 한나’를 경쾌한 리듬으로 비교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나의 노력에도 잊지 않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라텍스 특수 분장을 통한 95㎏의 거구로 변신한 김아중은 표현 그대로 온몸을 던지면서 애교 있는 발성과 연기를 보여준다. 수술을 통해 48㎏의 S라인으로 탈바꿈한 뒤 첫 방송출연 무대에서 열창하는 한나의 장면은 상업영화 카타르시스의 한 정점이라고 생각될 정도. 또 유난히 잦은 클로즈업이 끄덕거려질 만큼 매력적인 주진모는, 최소한 이 겨울 동안에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성형은 옳지 않아”식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말을 맺는 대부분의 대중 영화와 달리, ‘미녀는 괴로워’는 열린 결말로 상투성을 벗어난다. 미모 자체가 이미 자본의 일부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의 현실이 영화 한 편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수많은 여성들의 울분 해소나 대리만족을 주기에는 큰 부족함이 없을 듯. ▲영화 `미녀는 괴로워` 예고편
(테마기획)"상사의 미래는 투자와 트레이드에 있죠"
  • (테마기획)"상사의 미래는 투자와 트레이드에 있죠"
  • [알마티=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유전개발은 대부분 외국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운영하는 광구의 지분을 사들여서 배당을 받는 식으로&nbsp; 진행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석유개발'이라고 부르기 어렵다.유전탐사와 개발 노하우가 전혀 없더라도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지난해 8월 LG상사가 카자흐스탄에서 아다 광구의 지분 45%를 인수하고 운영권을 따낸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LG상사는 이 지분을 석유공사와 절반씩 나눠갖고 한국 업체 최초로 카자흐스탄에서 직접 석유를 뽑아낼 꿈에 부풀어있다.98년 오만의 부카유전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본격화된 LG상사의 해외유전개발 사업은 모두 장현식 상무(에너지사업부장)의 손끝을 거쳐갔다. 83년 입사후 91년부터 자원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몸을&nbsp;담근 장 상무는 15년이 지난 지금 LG상사에서 가장 독보적인&nbsp;유전개발 전문가가 됐다.장 상무는 해외 유전개발 사업을 위해 가장 시급한 요소로 전문인력 확보를 첫손에 꼽았다. 다음은 장현식 상무와의 일문일답.&nbsp;▲해외 유전투자에 있어&nbsp;가장 큰 고민은?-해외 유전을 매입하고 탐사하는 일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이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히 경영자 입장에서는 성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패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인력이다. IMF 때 많은 사업을 축소하고 인력도 줄였다. 그러나&nbsp;최근 2~3년 간 유가가 많이 오르고, 석유사업 전문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력 수급에 불균형이 생겼다. 이게 모든 석유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 거리일 것이다. 인력을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해외 자원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12~13명 가운데 현재&nbsp;5명이 카자흐스탄에 상주, 파견돼 있으며 나머지 7~8명은 국내에서 카자흐스탄 사업을 지원하거나 다른 신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사실 메이저 기업과는 경쟁이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신규 자원개발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새롭게 입사한 자원개발 전공자들도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획득하기 까지는 7~8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자원투자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프로젝트는?-오만 부카(Bukha)광구가 대표적인 경우일 것 같다. 지난 1997년 IMF 전에 들어가 최근까지 기대보다 더 큰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LG상사와 석유공사 등 한국 기업들로만 컨소시엄을 이뤄 생산에 성공한 베트남 11-2(가스전)도 상징성이 크다. 상사가 수출입을 통해 돈을 벌던 시기는 지났다. 앞으로 상사가 살 길은 투자와 트레이드인데, 수익성이 높은 트레이드를 위해서는 자기 물건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석유는 물론, 구리나 알루미늄 같은 원자재 개발에 나서게 된 것. 사실 최근 4~5년 간 투자가 집중되긴 했지만 해외 자원개발은 꽤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다. ▲내년이후에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방향과 계획은? -중동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북부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전개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석유뿐만 아니라 가스 개발에도 투자하고, 생산 가스를 이용한 석유화학 사업을 병행해 시너지를 노릴 생각이다. 지난해 오만에 석유화학 합작사를 설립한 것과 같은 방식의 오프테이크(off-take·해당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권리를 획득한 후 이 물품의 해외 수출을 담당)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유전개발 기업들이 유사시에&nbsp;원유를 들여오는 것은 경제성이나 해당 광구의 계약조건, 정유사의 반발 등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에너지 자원은 해당 국가의 소유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자원개발을 해도 국내로 들여올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석유를 못 들여와도 기업이 자원개발로 수익을 내고 국가경제에 보탬이 된다면, 다시 그 돈으로 석유를 사올 수 있는 문제 아닌가. 가격이 문제일 뿐 법적 제약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에너지 독립은 기업의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국가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에떤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나? -유전개발 사업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성공불융자(사업 실패시 융자금 감면)를 통해 사업비의 80%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 소진으로 실질적으로 40% 수준밖에 지원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현재 민간기업의 경우 상당 금액의 투자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데, 사업에서 실패할 경우 피해가 매우 커지게 된다. 고시 비율(80%)만큼의 실질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장현식(張玄植) 상무 약력-1956년 11월 8일 생-부산고, 연세대학교 지질학과 졸업-1983년 10월 LG상사 입사-LG상사 자원개발/프로젝트팀(91.4 ~ 99.12)-LG상사 에너지팀/자원개발TFT장(00.1 ~ 04.12)-LG상사 에너지사업부장(05.1 ~ 현재)
2006.12.12 I 이태호 기자
(에너지 독립전쟁)⑤나는야 `석유 장돌뱅이`
  • (에너지 독립전쟁)⑤나는야 `석유 장돌뱅이`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사무소 장성진 탐사부장은 스스로를 '석유 장돌뱅이'라고 부른다. 17년 회사 생활의 절반은 석유를 찾아 해외로 떠돌아 다녔다. 알제리 사하라 사막, 베트남의 열대해양을 거쳐 지금은 카자흐스탄의 얼어붙은 벌판에 둥지를 틀었다.장 부장은 "집사람과 쌍둥이 아들들을 하도 오지로만 끌고 다니다 보니 집사람과 둘이서 왜 석유는 뉴욕이나 런던 한복판에서는 나오지는 않는 걸까 하며 불평을 하기도 했었다"며 "이렇게 떠돌게 된 것도 알고보면 우리나라에는 석유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석유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흔히 '오일맨'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같은 '오일맨'이라도 석유가 나는 산유국의 오일맨과 한국의 오일맨은 처지와 환경이 180도 다르다.산유국의 오일맨은 일반적으로 자국의 유전과 가까운 도시에 산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더라도 대부분 단기 출장이다. 그러나 한국의 오일맨은 아프리카의 사막과 열대지방의 바닷가, 시베리아 벌판 등 오지로만 찾아 다닌다. 석유가 그런 곳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국에 들어올 일이 있으면 그게 출장이다.◇사람이 없는 곳에 석유가 있다..오지탐험가 뺨치는 오일맨들우리나라에는 '석유가 났으면 좋겠다'는 애타는 희망만 있을 뿐&nbsp;'석유산업'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었다. 대학에 전문강좌가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그래서 장 부장과 비슷한 연배의 오일맨들은 석유개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영어공부를 먼저 했다. 회사에서 고용한 푸른 눈의 기술고문에게 틈나는 대로 배우다보니 영어와 석유개발 기술이 같이 늘었다.장 부장은 "나는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면서 꿈을 이룬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넘치지만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특히 후진국들을 돌아다니며 국제학교에만 다니던 아이들이 그나마 몇 안되는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어 아쉬워할 때는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오일맨""들이 자리잡은 유전들한국의 오일맨들에게는 가족들과의 아픈 기억 말고도 또 다른 상처들을 하나씩 갖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동료들과 조직이 모두 와해되어 버린 악몽같은 기억이 그것이다.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 유전에 쏟아부어야 할 비용은 하루아침에 두 배로 뛰어올랐지만 언제부터 돈이 될 지는 하느님도 모르는 사업. 해외유전개발사업에 몸담고 있던 오일맨들은 외환위기가 닥치자 돈 먹는 하마로 낙인찍히며 구조조정 영순위로 떠올랐다. 후배들의 신망을 받던 석유개발 기술자들과 수년간 사막을 누비며 현지인들과 깊은 인연을 나누던 중요한 키맨들이 외환위기를 맞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났고 근근히 이어오던 기술과 노하우, 조직은 모두 무너지다시피 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개발이란 게 회사조직을 떠나면 아무 쓸모가 없는 기술"이라며 "회사를 떠난 오일맨들은 채소장사를 하기도 하고 학원강사로 업종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요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오일맨들은 외환위기 당시에 함께 동고동락하던 선후배들을 떠나 보낸 그런 아픈 기억들을 아련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일궈내고 있는 해외 석유개발 성과들은 그래서 더 값지고 눈물겹다.▲ 해외 석유개발 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베트남 15-2광구. 석유공사와 SK가 23.25%의 지분을 갖고 있다.우리나라의 석유개발 사업을 이끄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입사하고 20여년간 석유개발 사업에 몸담아온 '582세대'다. 이른바 386세대의 바로 윗 선배들이라고 볼 수 있다.석유공사 곽정일 카자흐스탄 사무소장은 83년 입사이후 23년동안 국내 대륙붕 탐사와 해외유전개발에 몸담아온 유전개발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베트남 11-2광구와 카자흐스탄 아다광구 등 석유공사가 자랑하는 굵직한 프로젝트들엔 모두 곽소장의 이름이 올라있다. 석유공사 김성훈 신규사업 단장도 지질학 박사 출신으로 95년부터 베트남에 근무하면서 롱도이 가스전 발굴사업을 성공시킨 베테랑 오일맨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11-2 가스전의 개발과 생산, 판매, 수송 등 일련의 계약들을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에너지 독립전쟁 이끄는&nbsp;'582세대'LG상사의 에너지 사업부장 장현식 상무도 대표적인 582세대의 핵심멤버다. 83년 LG상사에 입사해서 91년부터 15년 넘게 해외자원개발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LG상사가 오만, 베트남, 카자흐스탄에서 잇따른 성공작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늘 장 상무가 지휘를 맡았다.현대종합상사의 김원기 자원개발본부장도 1세대 오일맨 가운데 한사람이다. 아직도 오일맨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예멘 마리브 유전'의 지분인수 작업을 시작으로 현대상사가 진행해 온 다양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현장에서 바라 본 산 증인이다. 84년 입사이후 22년동안을 자원개발분야에서 일했다.SK(주) 김현무 석유개발사업부장도 83년 SK 원유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23년동안 원유 트레이딩과 원유개발 분야에 몸담아온 원유 전문가다. 국내 민간업체 가운데 해외 자원개발을 가장 활하게 진행중인 SK(주)의 석유개발사업을 2003년부터 사실상 이끌어왔다.SK(주)의 이양원 상무도 83년 유공 입사후 줄곧 석유개발 사업 업무를 담당해 온 이분야 베테랑급 전문가다. 96년부터 SK의 석유개발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5080세대의 뒤를 받치는 386세대 오일맨들도 세계 곳곳에서 노하우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다. 박일래 석유공사 예멘사무소 팀장은 중동지역의 신규사업 발굴을 맡고 있는 엔지니어다. 90년 석유공사에 입사한 후 현재 한국기업이 참여한 유전개발 사업 중 가장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리비아의 엘리펀트 유전의 개발사업을 담당했다. 백오규 석유공사 나이지리아사무소 탐사팀장은 올해 우리나라가 자원외교의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는 나이지리아 심해 탐사광구 입찰을 위한 사업성 평가와 실무협상을 담당한 주역이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 석유공사와 맞붙어 입찰금액에서는 밀렸으나 광구 개발권을 주면 발전소를 지어주겠다는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낙찰에 성공한 프로젝트다. SK(주)의 김태원 석유개발사업 운영팀장도 88년 입사후 유공 미얀마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97년에는 미국 CSM대학에서 자원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전문인력으로 입사후 19년간 석유개발사업을 담당한 내공있는 오일맨이다.해외 유전개발을 위해 전세계 현장에 나가 있는 오일맨들은 석유공사만 100명이 넘는다. 다른 민간업체들의 파견직원들과 수시로 현지에 출장을 떠나는 '사실상의 현지인들'을 까지 합하면 200명에 육박한다. 그들의 가슴 속에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꿈이 있다면 '석유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이다. 낚시꾼들이 월척을 낚아 올리던 순간의 손맛에 빠지듯, 지구상의 오지들을 정복해가며&nbsp;유전을&nbsp;찾아다니는 오일맨들의 꿈이 살아있는 한 우리는 이미 200개에 가까운 잠재적 유전을 갖고 있는 셈이다.
2006.12.12 I 이진우 기자
  • (edaily리포트)환율 하락의 에필로그
  •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올해 환율이 크게 내렸지만 그 탓을 누구에게 돌리기가 참 힘듭니다. 기업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투기세력들도 그렇고&nbsp;다들&nbsp;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nbsp;그러나 되돌아보면&nbsp;환율 급락의 과정에서 여러 주체들이&nbsp;과도한 행태를 보였다는&nbsp;지적이 많습니다.&nbsp;과도했던 부분은 다시 반대 작용으로 타격을 준다는 과거 경험을 교훈 삼아 이제&nbsp;환율 급락이&nbsp;진정됐으면 하는&nbsp;바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nbsp;채권외환팀 이승우 기자가 전합니다. &nbsp;Thanks to: 중국 위안화 절상.. 대단했던 조선업체의 달러매도 공세.. 떨어지는 환율에 웃음짓던 수입업체들.. 명철하지 못했던 정부 외환정책.. 그리고 이 모두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았던&nbsp;역외 투기세력..올해 환율을 920원대로 떨어뜨린&nbsp;영광(?)을 이들에게 돌립니다. 그러나&nbsp;이들중 영광을 받고자 하는&nbsp;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어쩔 수 없었거나 `내탓`이 아니라고 하는군요정부는 투기꾼들 때문이라며 연일 `쏠림현상`만을 되풀이하고 있고 조선업체는 환 변동위험을 피하자니 곧바로 헤지(선물환 매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오히려 큰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른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떨어지니 덩달아 팔 수 밖에&nbsp;없었다며 오히려 하소연을 하네요.그러면 환율을 끌어내린 주역은&nbsp;누구입니까? 답답하네요. 올해 환율 급락의 시나리오를 보면 이렇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은 당연히 통화(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경제가 튼튼해지면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게 당연한 것이니까요. 1분기 6% 이상의 고성장을 하면서 결국에는 환율 1000원이 붕괴되더니 네자릿수 환율은 점차 멀어져갔고 저점은 계속해서 낮아졌습니다. 이 때 적극적으로 나섰던 쪽이 바로 역외 투기세력입니다. 이들은 헤지 펀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틈이 보이면 여지 없이 공격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그림은 원화 투기에 최적의 찬스였습니다. 여기에 합세한 것이 바로 중공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입니다. 환율이 내려가는 것을 보니 당연히 위험하다 여겨 달러를 일단 팔아 치워야 한 것입니다. 5월에 927원에서 저점을 찍고 나서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을 좌지우지 한다고 자부했던 역외세력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당한 것입니다. 역외도 927원 정도 환율이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달러를 사기 시작했죠. 그런데 국내 조선업체들을 비롯한 다른 수출 업체들이 합동공세를 펼치며 환율 오르는 것을 막았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라는 대목입니다. 1000원대, 980원대, 960원대에서 끊임없이 달러를 팔았던 업체들의 환율 담당자들이 추가로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이에 대한 질책이 두렵다며 환율이 오를때마다 달러를 공격적으로 팔아 버린 것입니다. 930원, 940원 환율이 갑자기 960원, 970원 혹은 그 위로 오르게 되면 예전에 팔아버렸던 달러들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런 양상들이 올해 외환시장에서 포착됐습니다.&nbsp;환율 전망은 시쳇말로 `신의 영역`이라고 합니다.&nbsp;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nbsp;그러나 분명 5월 이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행태는 과도했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지적입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 원화의 구매력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수입물가도 싸져서 내수 부양에도 도움이 되지요. 해외에 나가서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을 살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중소 수출기업들은 정말 상당히 어려운 지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튼튼한 대기업들은 환율 800원대에 맞추어 내년 경영계획을 짠다고 하던데, 중소수출기업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지요. 옛날처럼 환율을 높게 유지해 수출로 먹고 살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환율이 하락해 내수와 수출, 두가지 축으로 균형성장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nbsp;그러나 환율이 과도하게, 너무 빨리 떨어져 버리면 수출은 수출대로 무너지고 내수는 살아나지 못하면서 `균형 성장`이 아니라 `균형 침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외환을 직접 운용하는 딜러들도 이럽니다. "사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환율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내리니 국가 경제를 위해서 좀 두렵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외환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는 환율 하락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 정부의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그동안 국내에 달러를 공급했던 원천인 경상수지가 균형으로 가고 있고, 내년에는 적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국은행이 그러더군요. 그리고 은행의 대규모 단기 해외차입도 주춤해졌습니다.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도 11월 들어 급감했다고 합니다.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부정적인 여건은 여전하지만, 그와 상반된 움직임도 있는 것이지요.올해를 되돌아보면서 저질러졌던 각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과도했던 행태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필요 이상으로 환율이 급락하지 않아 이 글이 정말 환율 급락의 에필로그(epilogue)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 잊을 뻔 했습니다. 환율 하락에 대해 특별히 경의를 표해야 할 대상이 있습니다. Special thanks to:&nbsp;소득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는 나라, 그래서 해외에서 매년 엄청난 빚을 조달해야 하는 나라, 그렇게 많은 빚을 쓰면서도 이자는 제일 낮게 무는 나라, 자신들의 빚이 너무 많은 것은 다른 나라의 수출 때문이라며 달러 약세를 강요하는 나라, 바로 미국입니다.
2006.12.11 I 이승우 기자
(딸기아빠의 재무설계)내년 해외펀드 어디가 좋을까?
  • (딸기아빠의 재무설계)내년 해외펀드 어디가 좋을까?
  •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1)번 엘리베이터를 지탱하는 안전줄은 한 개, (2)번 엘리베이터는 세 개다. 어떤 엘리베이터가&nbsp;더 안전할까? 당연히 (2)번 엘리베이터다.해외투자도 마찬가지다. 한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nbsp;몰빵투자보다 여러 국가에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nbsp;분산투자가 좋다.&nbsp;친디아, 브릭스 등 여러 국가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도&nbsp;지혜로운 투자다.일본 및 이머징마켓 증시의 인기가 뜨겁다.&nbsp;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nbsp;글로벌 증시에서 철저히 소외 받은 국내 및 일본 증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이제라도 해외펀드로 갈아타야 하지&nbsp;않을까 고민중이다.&nbsp;전문가들도 내년&nbsp;해외펀드의 수익률을 높게 보고 있다. 해외 주요국&nbsp;경제전망 및 증권시황 점검을 통해 내년 투자 계획을 세워보자. 올해&nbsp;해외펀드를 이야기하면서&nbsp;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 중국이다. 외국인들이 외화로 거래하는 상하이B 지수는 50%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nbsp;11월말 현재 중국펀드 평균수익은 20%에 달한다.&nbsp;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이상을 기록중인 가운데&nbsp;2008년 올림픽, 2010년 엑스포 등 초대형 이벤트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외화유입으로&nbsp;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은 올들어&nbsp;경기 연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지급 준비율 인상,&nbsp;부동산 안정화 조치 등 거시적인 조치들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nbsp;과열 경기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nbsp;물가 상승률도 2%에서 안정을 찾았다.&nbsp;1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의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위안화 절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돈은 불려줄 곳으로 모이게 마련이다.&nbsp;지속되는 높은 성장률, 안정적인 소비자물가, 수출입 규모 확대 등을 근거로 국제 금융 자본의 중국에 대한 베팅은&nbsp;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nbsp;몇 가지 체크 포인트가&nbsp;있다.첫째는 비유통주의 유통화 추진이다.&nbsp;중국은 현재 사회주의에서&nbsp;자본주의로 힘차게 발걸음을&nbsp;옮기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 공기업 지분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보유했듯 중국도&nbsp;공산당이&nbsp;주요 기업들의 발행주식 물량 중 3분의 2를&nbsp;보유하고 있다. 이른바 `비유통주`다. 시범 기업들의 유통화 발표로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20% 이상 상승하면&nbsp;중국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둘째는 위안화 절상이다. 변동환율제 도입으로 중국 환율 절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졌으며&nbsp;향후 지속적으로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nbsp;이는&nbsp;중국내 부동산, 채권, 주식 등 투자상품 및 실물자산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세를&nbsp;이끌어낼 전망이다. 셋째는 A, B 증시의&nbsp;통합이다. 같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시장에서 각기 다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으며&nbsp;거래되는 통화에 따른 환율&nbsp;차이에 의해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B증시&nbsp;상장기업 주식은&nbsp;같은 기업의 주식으로 동일한 권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nbsp;위안화로 환산할 경우&nbsp;A증시 같은 종목에 비해 가격이 약 35% 할인돼있다.&nbsp;A, B증시가 통합될 경우 B주식이 A주식으로 편입되면 주가는 A증시를 따라 상승할 것이다. 이는 중국 증시를 밝게 보는 또 하나의 이유다.최근 중국 시장과 관련해&nbsp;올림픽 관련 인프라&nbsp;건설을 위한 경기특수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으므로&nbsp;지난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nbsp;50%에 가까운 상승률은 누가 보기에도 부담스럽다.&nbsp;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nbsp;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올해&nbsp;일본 경제는 60년대 이자나기 경기(57개월간 경기확장국면)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지만 주가는 경기만큼 시원스레 움직이지 못했다.&nbsp;지난해부터&nbsp;시작된 일본펀드 투자붐이 계속되기도 했지만&nbsp;라이브도어의 회계 부정,&nbsp;제로금리 포기에 따른 금리 인상,&nbsp;투자심리 후퇴 등이 기업이익 증가세와 고용여건 개선 등의 호재를 압박했다. 제로인의 자료에 따르면 12월1일 현재 일본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86%. 한마디로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합류하지 못하고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한 고단한 한 해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nbsp;긴 조정기간.&nbsp;그래서인지 내년 포트폴리오에서 일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nbsp;전망이다. 지난달&nbsp;14일 발표한 3분기&nbsp;실질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0.5% 증가해 7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nbsp;설비투자의 확대, 소비와 비제조업의 경기회복,&nbsp;미국 경제의&nbsp;연착륙 기대감에 기인한 결과다. 내년 일본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nbsp;국제적 기준으로 볼때 인플레이션 상황은 적정한 수준이다.&nbsp;일본 중앙은행의&nbsp;금리&nbsp;인상이 계속되면서 가계&nbsp;부채 비중이 늘어날 수 있으나&nbsp;주식 시장에 타격을 줄 만큼 위협적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nbsp;일본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nbsp;회복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nbsp;미국 경기가 경착륙하면서&nbsp;IT 부문 생산조정 등이&nbsp;현실화 될 경우&nbsp;성장세가 둔화돼&nbsp;정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nbsp;일본의 PER(주가수익비율)는 18배로&nbsp;이머징 아시아 평균 1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므로 저평가 됐다고 볼 수 없다.&nbsp;자기자본이익률(ROE)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매력도도 떨어진다. 올해&nbsp;일본 주가는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며 변변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nbsp;역외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원/엔 환율하락 추세에 그대로 노출돼&nbsp;그 수익률이 더욱 낮았을 것이다.&nbsp;기존 일본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성급하게&nbsp;환매하기보다는 추세 상승을 기다렸다가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겠다. 일본 시장에 신규 투자할 경우&nbsp;전문가들의 환율 전망을 참조해&nbsp;환헤지를 해둬야 한다.&nbsp;경제구조가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증시가 최근 동조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nbsp;환리스크와 세금 등을 무릅쓰면서까지 포트폴리오 분산&nbsp;차원에서 일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nbsp;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겠다. 올해 인도의&nbsp;증시 상승률도 중국 못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의&nbsp;10대 수익률 우수 펀드 가운데 인도 펀드가 8개나 들어있을 정도다.&nbsp;우리나라에서는 인디아펀드, 친디아, 브릭스펀드&nbsp;형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도는 현재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nbsp;무역수지 적자 확대, 높은 물가 상승률, 부동산 가격 급등, 가파른 대출 증가율 등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인도는 최근&nbsp;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nbsp;네델란드 철강회사, 미국 호텔 등의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nbsp;LG필립스엘시디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인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인도 경제는 젊은 IT 세대의 풍부한 소비력을 기반으로&nbsp;8%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nbsp;금융 부실이 없는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이머징 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인도 경제를 밝게 하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자원 부국으로 오일 머니를 국가 현대화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석유자원 매장량: 세계8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1위, 철광석 매장량: 세계1위, 석탄 매장량: 세계2위 등) 무궁무진한 자원을 호재로 주가 상승률 또한 가파르다.&nbsp;유라시아 철도 연결로 세계 물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한 원대한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90년대 모라토리엄으로 러시아를 떠났던 외국의 기업들은&nbsp;러시아로의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nbsp;도소매업체들의 진입으로 내수시장도 점차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추세다. 내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성장성을 더욱 밝게 한다.그러나 2008년 대선을 앞두고 고개를 들고 있는 정국 불안 등은 위험 요인이다. 최근 헤지펀드가 원자재 펀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nbsp;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증시에 대해 낙관만 할 수 없게 만드는&nbsp;요인이다.브라질은 외환위기 이후 안정적인 성장&nbsp;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과 환율 변동성 등으로 금리가 20%대 이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nbsp;주가도 글로벌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nbsp;올해&nbsp;하반기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nbsp;대외교역보다 탄탄한 내수 기반도&nbsp;경제 회복의 길을 닦는데 기여했다.&nbsp;특히&nbsp;바이오 에탄올 분야의 풍부한 원료와 높은 기술은 고유가로 신재생 에너지가 세계적인 관심사로&nbsp;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nbsp;국제적인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적인 안정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 높은 외환보유고(820억 달러), 재정·무역흑자&nbsp;기조 등 거시 경제지표의 호조와&nbsp;높은 금리 덕분에 브라질을 향한 해외 투자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nbsp;특히 고금리로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의 인기다.최근 모 증권사에서 베트남 펀드를 출시해&nbsp;꽤 짭짤한 재미를 봤다. 공모, 개방형 펀드로 모집했으나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nbsp;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됐다.&nbsp;베트남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7조원. 상장기업도 79개에 불과하다.&nbsp;과다 투자시 가격 왜곡 및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사무실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외국자본이 물밀 듯 몰려든다고 한다. 왜 그럴까? 베트남은 풍부한 인적·물적자원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7.6%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게다가&nbsp;WTO 가입에 따른&nbsp;대미 교역 증가 및 외국인 투자 증가로 증시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nbsp;분산투자 차원에서의 투자를 고려해볼 만 하다. 필자는 고향이 남도 끝이어서 명절때만 되면 도로 위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낸다. 고속도로를 이용해&nbsp;운전하다가 막히면&nbsp;교통방송에 귀를 기울인다.&nbsp;`OO번 국도가 덜 막히니 우회하세요`라는 방송이 나오면&nbsp;`정말 그럴까?` 갈등하다가 이내 따라간다. 하지만&nbsp;잘 뚫린다던 그 길은 이미 교통&nbsp;지옥으로 변해있다. `가던 길로 계속 갈걸`하는 후외가 물밀듯이 밀려온다.&nbsp;&nbsp;투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한 해외 펀드 수익은 한없이&nbsp;커보이게&nbsp;마련이다. 좋은 수익을 내는 펀드나 종목을 쫓아 투자하는 사람들은&nbsp;이듬해 평균 수익률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해외펀드 투자시 유의할 점`에 대해 살펴보겠다.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2006.12.11 I 김종석 기자
(에너지 독립전쟁)④유전투자는 로또만큼 어려워
  • (에너지 독립전쟁)④유전투자는 로또만큼 어려워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1983년 미국계 석유개발 기업 헌트오일 관계자들이 현대종합상사(011760)를 방문했다. 예멘이라는 나라에서 석유를 캐보려고 하는데 현대가 투자를 하라는 제안이었다. 갑작스런 제안을 받은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nbsp;당시만 해도 예멘은 단 한방울의 석유도 나지 않는 나라였고 헌트오일도 그리 큰 석유회사가 아니었다. 사실 헌트오일은 일본의 종합상사 소고쇼샤에 같은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한 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의 결론이 나왔다. 석유공사와 SK(003600)(당시 유공) 현대상사, 삼환기업 등 한국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체 지분의 4분의 1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그때까지 단 한번도 시추해보지 않은, 업계 용어로 '와일드캣'이라고 불리는 처녀지였던 마리브 유전은 그렇게 개발이 시작됐다.&nbsp;그리고 다음 해 석유가 발견되면서 시쳇말로 '대박'이 터졌다. ◇ 첫술에 배불렀던 예멘 마리브 유전마리브 유전은 그 후로 20년동안 매일 10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뽑아내 그 중 4분의 1을 한국기업들에게 배당했다. 국제 원유시장에 내다 팔아 번 돈에서 채굴 비용을 빼고 예멘 정부 지급액을 제한 후 나머지를 투자비율대로 송금하는 방식이었는데 한국 기업들에게 돌아간 순이익만 20년간 10억달러가 넘었다.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 석유 개발 과정>&nbsp;당시 이 사업에 관여했던 현대상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생각해도 성공확률이 그렇게 낮았던 곳을 어떻게 과감하게 투자를 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치밀한 검토가 있기도 했었지만 운도 매우 좋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멘 마리브 유전은 국내 최초로 성공한 유전개발 사업이면서 매장규모면에서도 최대, 벌어다 준 돈으로도 최대의 성과였다. 특히 마리브 유전의 성공 이후 한국기업들 사이에는 석유개발 붐이 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리브 유전의 성공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은 계기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심어준 사건이기도 했다"며 "이후에 추진했다가 실패한 상당수의 유전 사업들도 마리브 유전의 성과만을 바라보고 겁없이 뛰어든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탐사광구는 산삼캐기, 생산광구는 나물캐기석유개발사업은 '탐사광구'의 개발권리를 사들여 석유를 찾는 프로젝트와 이미 발견되어 생산되기 시작한 '생산광구'의 권리를 사들여 석유를 뽑아내는 두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탐사 광구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성공확률이 5~15%에 불과하다. 그래서 흔히 심마니가 산삼을 캐는 일에 비유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성격을 가진 사업이지만 마리브 유전의 대박 스토리가 전해진 이후에 한국 기업들이 뛰어드는 광구는 열이면 아홉이 탐사광구다. 탐사광구는 산유국 정부가 후보지를 뽑아 공개입찰을 하기도 하고 과거에 석유개발을 했다가 당시 기술로는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그냥 덮어버린 광구들이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마치 부동산 투자와 흡사하다. 생산광구가 이미 개발이 진행된 도심의 아파트라면 탐사광구는 그린벨트에 묶인 토지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광구의 지분을 사들이는 형식으로 투자한다. 아파트로 치면 분양계약을 하고 아파트가 지어져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는 것과 같다. 아파트를 짓는 방법이나 토지를 찾는 노하우는 필요없고 다만 아파트를 보는 눈과 아파트 분양 정보만 잘 알면 된다. 그러나 메이저 석유사들은 산유국 정부나 기존 광구보유자들로부터 개발권을 낙찰받아 투자자들을 모으고 직접 석유탐사와 개발에 뛰어든다. 그만큼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시행사와 비슷한 역할이다. 실제로 광구의 대주주 지분을 갖는 운영사업자는 탐사와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면제받는 게 관행이다. 기술과 노하우만 있으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도 가능한 구조다. 초기 탐사광구나 생산광구의 개발권 가격도 국제 유가에 따라 출렁인다. 석유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모든 업체들은 앞으로의 유가전망과 현재 광구지분 가격, 성공확률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여념이 없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 나오는 광구들은 탐사와 개발이 어렵거나 그게 쉬우면 매장량이 적거나, 아니면 가격이 비싸다"며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 석유수요가 많은 국가의 국영석유회사들이 세계를 휩쓸고 다니면서 광구 가격을 올려놓는 바람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가격에도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nbsp;◇ 광구도 부동산..프리미엄 오가고 '대박→쪽박' 한순간&nbsp;지난 6일 GS칼텍스가 탐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태국의 유전도 비슷한 케이스다. 원래 이 탐사광구는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2년전 태국정부가 입찰을 통해 일본 회사에게 팔았다. 그 일본회사는 탐사를 시작하기 직전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난 7월 그중 30%의 지분을 GS칼텍스에 넘겼다. 석유 탐사에 실패하면 총 투자비에서 각자의 지분비율을 곱한 금액만큼 손해를 보고 손을 털게 되는 것이다. 탐사시추를 통해 석유의 존재가 확인되면 평가시추를 통해 매장량을 추정한다. 그 매장량과 채굴비용을 계산해서 경제성이 있을 경우 채굴에 들어간다. 그때부터 그 유전은 '탐사광구'에서 '생산광구'로 간판이 바뀐다. 물론 지분 가격도 급등한다. 그린벨트의 개발계획이 확정되고 도로가 깔리기 시작하면 땅값이 급등하는 이치와 같다. 현재는 일본회사와 GS칼텍스가 7:3의 비율로 지분을 나눠갖고 있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지분의 전부나 일부를 다른 회사로 넘길 수도 있다.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와 흡사한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사례들만 있는 게 아니다. SK는 예멘 마리브 유전의 성공에 힘입어 1989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친두윈 지역에 위치한 C광구 개발권을 따내고 단독으로 석유탐사에 나섰다. 지분참여를 요구하는 해외 메이저업체의 숱한 제의가 있었지만 모두 물리쳤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판단했지만 그 후 4년동안 석유는 발견되지 않았다. 93년 철수할 때까지 쏟아부은 자금은 5000만달러를 훨씬 넘겼다. 부동산은 오르지 않아도 그냥 보유하고 있으면 되지만 유전개발은 석유가 안나오면 시쳇말로 '꽝'이다. 부도난 회사의 주식같이 휴지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성공과 실패의 비율이 3:7정도만 되면, 즉 10개의 프로젝트 중에 3개만 석유가 나오면 된다고 본다"며 "시추공을 한 두 개 뚫어보면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손절매가 가능한 반면 성공하기만 하면 유가가 비싸서 투자비의 3배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석유생산에 필요한 시설들그러나 석유개발 사업을 장기투자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탐사광구와 생산광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생산광구도 대박이 아닐 뿐이지 잘 운영하기만 하면 충분히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다. 심마니가 산을 돌아다니면서 산삼만 찾는 게 아니라 나물이나 약초도 캐다 팔면서 '심봤다'의 꿈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최초로 투자한 해외 유전인 인도네시아 마두라 광구는 우리나라가 석유 탐사에 성공했지만 생산 개발기술의 부족으로 결국 석유를 뽑아내지 못하고 중국국영석유사에 넘겼다. 이 광구를 헐값에 사들인 중국국영석유사는 요즘도 이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내며 고유가의 과실을 챙기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갈수록 투자비용이 늘어나고 있어서 탐사광구 뿐 아니라 생산광구도 어느정도 매입해서 석유를 팔아가며 개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앞으로는 생산광구 매입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6.12.11 I 이진우 기자
(에너지 독립전쟁)①석유 있는 곳에 국력 있다
  • (에너지 독립전쟁)①석유 있는 곳에 국력 있다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nbsp;세계가 석유에 목말라 하고 있다.&nbsp;에너지 자원 고갈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제성장과 안보를 위해 한 방울의 자원이라도 미리 확보하려는 힘겨운 전쟁이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다.&nbsp;`경제가 국력`이라면 `에너지는 경제를&nbsp;움직이는 심장`이다.&nbsp;에너지 확보를 위한 전쟁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의 처지는&nbsp;`맨주먹 붉은 피로` 적을 막아내야 하는&nbsp;형국이다.&nbsp;거대 자본이 충돌하고 각국의 외교력이 총동원 되고 있는&nbsp;세계 에너지 전쟁의 현황과 이 싸움에서 한국의 돌파구를 찾는 첨병 노릇을 하는 우리&nbsp;기업의&nbsp;활약상을 시리즈로 살펴 본다.지난 3월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베네수엘라의 모든 천연자원을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한국석유공사가 지분 14%를 갖고 있던 베네수엘라의 오나도 광구의 권리 가운데 60%가 베네수엘라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결국 석유공사 지분은 5.64%로 줄었다. 석유공사는 이 광구에 3500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2100만달러 정도만 회수한 상황. 그러나 사업을 포기하던가 아니면 지분 감소를 받아들이던가 둘 중 하나를 요구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우격다짐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정부 측이 지분 감소 댓가로 추가 탐사광구의 지분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며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사업이라기 보다는 전쟁을 치르는 기분일때도 많다"고 말했다.에너지 자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원유가격이 폭등하면서 자원보유국가의 배짱 튕기기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거나 상황이 변하면 계약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유전개발 도중에도 세금이나 로열티를 올려받겠다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싫으면 석유 캐지 말고 나가라'는 태도지만 아쉬운 쪽이 굽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배째라 식' 우격다짐의 피해자들의 면면을 보면 내로라하는 메이저 석유회사부터 일본 같은 경제강국까지 포함되어 있다. 지난 9월 러시아 정부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해상 가스전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의 환경면허를 정지시킨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사할린2 프로젝트가 러시아의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러시아 회사의 지분보유가 하나도 없는 유일한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정부가 생산물 분배계약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결국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본과 네덜란드 회사는 사업 지분의 50%를 러시아 회사에 넘기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일본 정부는 사할린 2공구가 개발되면 일본의 연간 천연가스 수요의 20%인 1000만톤을 수입할 계획이었지만 러시아 측의 시비걸기로 이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 각국의 에너지 개발 계약조건 중도 변경사례◇ 산유국들 '배째라'..경제강국 일본도 연전연패 해외 유전에 투자하고 개발에 성공할 경우 결과물을 팔아 수익을 얻는 유전개발투자는 단순한 비즈니스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간의 알력과 예민한 외교문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일본이 이란의 '아데나간'이라는 초대형 유전에 투자했다가 쓴맛을 본 사례는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가 해외에서 석유를 개발해 들여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일본은 2004년 이란의 초대형 유전인 아데나간 유전 지분 75%를 사들였다. 중동 최대의 유전을 개발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려던 꿈을 키웠던 것. 그러나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고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 제재를 시행하면서 일본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일본이 이란에 석유개발을 위해 투자한 자금이 핵개발에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나섰고 설상가상으로 석유탐사와 개발에 필요한 비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그러자 칼자루를 쥔 이란 정부는 일본에 대해 원유 개발 프로젝트의 취소를 통보했다. 협상의 여지는 없었다. 이란은 그 유전을 다른 회사에 팔면 그만이기 때문.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애초부터 이란 유전에 일본이 투자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으나 일본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으로 미국이 묵인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며 "북한과 이란이 핵개발을 시작하면서 일본이 북한의 핵개발 등에 대해서는 제재를 주장하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핵개발과 무관하게 유전투자를 계속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볼리비아는 지난 5월 천연가스 사업의 국유화를 선언하고 가스전에 군대를 파견했다. 가스전에 투자한 외국계 회사들에게 국유화에 협조할 것인지 국외로 떠날 것인지를 선택하라면서 압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다른 나라들은 이 사건을 '볼리비아 쇼크'로 부르며 신문에 보도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유전 사들이기 열풍..에너지 안보가 첫째, 돈 문제는 둘째 산유국들의 횡포가 심해지면서 석유가 필요한 나라들은 몸이 달았다. 지난 8월 M&A시장에 매물로 나온&nbsp;'페트로카자흐스탄'이 좋은 사례다. 이 회사는 최근 카스피해의 유전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자흐스탄에 가채매장량 5.5억배럴의 대형 유전을 갖고 있는 회사. 시장에서는 20억불 정도에서 낙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인도의 국영 석유회사인 ONGC는&nbsp;무려 31억달러를 써냈다.&nbsp;늘어나는 인도의 석유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유전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페트로카자흐스탄은 무려 41억8000만달러를 써낸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로 팔렸다. 세계 유전 거래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전세계의 석유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반응이었지만 중국은 한달 뒤 에콰도르의 엔카나 유전도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의 3배가 넘는 14억2000만달러를 주고 사갔다. 중국 국영석유회사는 올해 카자흐스탄의 카라잔바스 유전도 20억달러에 사들였다. 이 유전은 3년전 한국의 석유공사가 한때 매입을 검토했지만 당시 8억불이나 되는 비싼 가격때문에 망설이다 포기한 유전이다. 중국의 이런 공격적인 움직임에 다급해진 인도와 다른 나라들의 입찰가격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생산유전의 거래 가격은 2004년보다 5배 가량 올랐다. 국내 정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유전 시장의 망나니라는 손가락질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형 유전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에너지 확보를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국가의 생존을 위한 전략의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라며 "탱크나 미사일이 비싸다고 사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같은 독특한 전략의 배경에는 에너지가 상품이 아니라 전략물자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자국의 석유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석유시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다. 언제든지 미국이나 일본, 러시아와의 정치적 군사적 분쟁으로 원유 수송로가 막힐 수 있다는 점이 중국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국영 석유사의 공격적인 움직임 뒤에는 언제든지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소유의 은행들이 있다. ◇ 석유수입 3위 한국..에너지 독립 이제 걸음마 미국·중국·일본 등 거대한 에너지 소비국들과 자원민족주의로 무장해가는 산유국들의 틈바구니속에서 원유수입규모 세계 3위인 우리나라의 입지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 세계 각국의 에너시 수입액과 소비규모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7%. 이중 중동의존도가 78%다. 주요 국가의 중동의존도를 보면 미국 20.7%, 유럽 25.9%, 중국 40.1%, 일본 79.1%다. 한국과 일본의 석유시장은 국제시장에서 멀리 격리되어 있어 수송로가 길고 천연가스의 경우 LNG형태로 수입되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에서 수급차질이 발생하면 바로 한국에 영향을 준다. 일본해군은 이지스함을 4척이나 보유하는 등 자국의 수송선을 호위할 수 있는 상당한 원양작전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북방어를 위주로 편성된 한국해군은 그렇지 않다. 한국에 수입되는 석유의 기나긴 해상수송로의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 해군에 의존하고 있다. SK(주) 등 정유사와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이 뒤늦게 해외 유전개발에 뛰어들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자금과 인력, 규모, 기술 모든 면에서 열세다. 특히 원유·가스의 자급률은 한국의 경우 4%로 프랑스 93%, 이탈리아 50%, 스페인 56%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nbsp;박희천 인하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에너지를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을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제질서하에서 무임승차하며 별다른 노력 없이 에너지를 공급받아 왔지만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우리나라 석유수입액 추이(단위 : 백만달러)
2006.12.04 I 이진우 기자
(CEO 칼럼)경제 활성화는 ‘사람 마음’에서 시작
  • (CEO 칼럼)경제 활성화는 ‘사람 마음’에서 시작
  • [와토스코리아 송공석 대표]&nbsp;현재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부 수출품을 제외하고 내수경기는 침체국면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출경기도 환율하락,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하여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여 마음이 더욱 무겁다.&nbsp;&nbsp;어려운 시기라고 걱정하면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어 모두가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제 주체인 가계와 정부부문 그리고 기업부문이 일체가 되어 잘 맞물리 톱니바퀴 돌아가야 하나의 건강한 경제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nbsp;지난 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비 정규직 보호법안’이 통과했다. 그러나, 법률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부 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접고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투자는 하지 않고 남는 돈으로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여 쉽게 돈을 벌려 하는 것을 말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nbsp;&nbsp;솔직히 상당수 중소기업은 이중고에 시달려 오고 있다. 인력도 딸리고 생산성에 비해 일반적 급여수준도 높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각종 법률에 의한 규제도 감당하기 너무 힘들다.&nbsp;&nbsp;많은 젊은이들이 조건이 좋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또는 국가공무원 등이 되고자 하겠지만 모두가 되기는 힘드니 조금만, 아주 조금만 양보해서 중소기업에 취업해주기를 부탁하고 싶다.&nbsp;&nbsp;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입사하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다. 거대한 조직의 부속품 하나와 같이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다. 좋은 인재들이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한다면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겠는가? 자신의 생각을 기업에 풀어놓고 실현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두루 모든 것을 배워 다시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창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nbsp;&nbsp;일할 자리가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실력을 쌓고 경험을 얻는다는 자세로,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했다 생각하고 최소 3년 정도만이라도 중소기업에서 일해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당장 50~100만 명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nbsp;&nbsp;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은 질 좋은 자국 노동력을 쓰지 생산성이 떨어지는 외국인을 굳이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그들이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어야 만 한다. &nbsp;참여정부 4년 간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여전하고 중소기업의 인재 부족 현상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nbsp;&nbsp;아주 오랜 전 이야기지만 하루 12시간씩 한 달에 하루 밖에 쉬지 못하면서 받은 월급이 2,500원이었다. 손에 흙 한번, 기름 한 방울 묻혀보지 않은 사람들이 남이 이룩해놓은 것을 가볍게 보고 무시할 때는 정말 화가 난다.&nbsp;&nbsp;힘들게 일하면서 소리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경영자는 의외로 많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젊음을 중소기업과 함께하면서 꿈을 가꾸어 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좀 더 많은 배려와 칭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에게 칭찬 받을 때가 가장 기분 좋고 행복했고 더 잘하고 싶었다.&nbsp;&nbsp;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잘 짜여진 큰 계획도 필요하고 많은 돈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기업가 마음에선 국내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싶은 의욕이 샘솟아 나야 하고 중소기업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 마음은&nbsp;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어야 한다.&nbsp;&nbsp;다가오는 새해에는 남을 배려하고 칭찬하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nbsp;&nbsp;송공석 사장<약력>66년 대서초등학교 졸업2001년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2003년 고입 검정고시2004년 대입검정고시2004년 8월 고려대 경영학과 합격 와토스코리아1973년 남영공업사 설립1997년 와토스코리아로 상호변경2001년 발명의 날 산업포장 수상2003년 유망중소기업 선정2005년 11월 코스닥 신규상장
2006.12.04 I 임종윤 기자
  • (한근태의 靑春전략)작은 것에 성실하라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면접 장소에 종이뭉치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아무도 이를 줍지 않았다. 한 사람만이 발견하고 주웠다. 그러자 면접관이 종이를 펼쳐보라고 이야기했다. 종이에는 이렇게 씌여져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환영합니다” 몇 년 후 종이뭉치를 주웠던 지원자는 사장이 됐다.1961년 4월 12일, 구 소련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은 4.75톤의 보스토크 1호를 타고 89분간 우주를 비행,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됐다. 당시 그는 19명의 지원자와 경합을 벌였다. 그가 왜 선발됐는지 아는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신발을 신은 채 우주선에 올랐는데 가가린만 신발을 벗고 우주선에 올랐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세심함이 사실은 개인과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우리는 늘 2%가 부족해 일을 그르친다. 일을 크게 잘 벌이지만 언제나 마무리에 약하다. 사소한 것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런 면에서 저우언라이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비서와 수행원들에게 세부적인 일까지 최대한 신경을 쓰도록 했다. 그가 가장 싫어한 말은 `대충`, `아마`, `그럴 수도 있다`였다.그는 외국 손님과의 만찬에 앞서 자주 주방을 찾아 늘 국수 한 그릇을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궁금했던 주방장이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귀한 손님을 불러놓고 내가 배고프면 어떡하나. 먹는 데만 급급할 것 아닌가.” 이런 세심함이 중국 외교를 승리로 이끌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 저우언라이의 말이다.차를 타고 가다 보면 차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전철에서 사람들이 내리기도 전에 먼저 타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채용한 기업들은 뜨거운 맛을 볼 것이다. 먹던 음료수 캔을 길에다 거리낌 없이 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기업에 들어가면 그 조직은 어떻게 될까? 아마 쓰레기통이 될 것이다. 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샌다. 작은 것에 성실한 사람이 큰 일을 할 수 있다. 지금 한국에는 사명이 거룩하고 이념적이고 시비 잘 붙는 사람이 너무 많다. 누가 한 마디만 하면 난리를 치고 댓글을 올리고 온갖 소리를 퍼부어 댄다. 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푼다. 성실성은 치밀함이다. 큰 일 뿐만 아니라 작은 일에도 신경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큰 일은 가장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고 크게 어려운 일은 가장 쉬운 것에서부터 풀어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이다.디테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큰 나라를 다스림은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듯 해야 한다. 양념과 불의 세기가 적당해야 한다. 초조한 마음에 물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살이 모두 부서지고 만다. 세심함과 신중함이 필수적이다” 20세기 최고 건축가로 손꼽히는 독일의 미스반 데어 로에도 그랬다. “신은 언제나 디테일 속에 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설계라도 디테일한 부분이 잘못되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원자바오 총리도 비슷하다. “중국에는 13억의 인구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문제라도 13억을 곱하면 아주 커다란 문제가 됩니다”어려웠던 벽산 건설을 일으켜 세운 김재우 부회장의 좌우명은 착안대국, 착수소국이다. (着眼大局, 着手小局) 크게 보고 일을 시작하지만,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라는 이야기다. 멋진 비전만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없이 세세한 일을 생각하고 챙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비전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2006.11.27 I 한근태 기자
쓸쓸함만 즐긴다고요? 바람의 속삭임도 들어보세요
  • 쓸쓸함만 즐긴다고요? 바람의 속삭임도 들어보세요
  • [조선일보 제공] 폐사지(廢寺址)는 ‘침묵’의 공간이다. 그곳의 침묵은 견고하다. 그러나 그것은 허공과 같아서, 햇볕이든 바람이든 구름이든, 혹은 지나가는 길손이든 무심으로 맞아준다. 무엇을 듣고 배우고 알려는 강박 없이, 그저 지나가는 바람인양 슬며시 다가갈 일이다. 절터 중에는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품고 있는 곳도 많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폐사지의 진정한 국보적 의미는 ‘텅 빈 공간’으로서의 위엄이 아닐까? 시간 앞에서 풍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언젠가 ‘땅, 물, 불, 바람’으로 돌아간다. 텅 빈 옛 절터에서 이러한 세계의 실상을 관조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폐사지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천년 저편에서 지금 여기로 이어지는 시간의 은하로 자맥질하여, ‘있는 그대로’ 우리네 삶을 성찰하는 것. 이 또한 폐사지 여행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학술적 가치보다는 자연적 배경이 빼어난 폐사지를 찾아봤다. 강원도 양양 '선림원터·진전사터·낙산사' ▲ 진전사지 삼층탑. (사진작가 박보하씨 제공)강원도 하면 먼저 고개가 떠오르게 된다. 대관령, 한계령, 구룡령…. 하나같이 웬만한 멧부리를 능가하는 높이에 빼어난 풍광을 보여준다. 이 고갯마루 어디로든 선림원지를 갈 수 있다. 약간 돌긴 하지만 한계령을 넘기로 하자. 차창으로 들어오는 내설악의 풍경화첩을 넘기다 보면 고갯마루. 미천골은 태고의 자연이 숨쉬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 가운데 하나다. 미천골 국립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 옥빛 계곡 물 소리를 길잡이 삼아 800m쯤 걸어 오르면 산기슭에 바투 앉은 선림원터가 있다. 선림원은 804년 순응이라는 스님이 창건한 절인데 어느 날 큰물이 나서 흙더미에 묻혀 버렸다.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삼층석탑(보물 제444호), 지붕돌의 귀꽃이 약간 손상됐지만 연꽃 조각이 섬세한 석등(보물 제445호), 몸돌은 사라지고 돌거북과 용머리만 남아있는 홍각선사탑비(보물 제446호)가 있다. 삼층석탑 뒤 건물터의 주춧돌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 본다. 기둥을 세우고 기와를 올린다. 추녀 끝에 계곡물 소리가 풍경소리로 걸린다. 골 이름도 이 절에서 비롯됐다 한다. 한창 번성할 때 쌀뜨물이 계곡 하류까지 흘러내렸다 하여 미천골(米川谷)이 됐다는 것이다. 협소한 공간에 비해 너무 많은 대중이 살았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예나 지금이나 넘치는 건 병이다. 설악산 대청봉 동쪽 기슭 둔전골로 든다. 7번 국도를 타고 속초로 가다가 물치해수욕장 전 장산리에서 옛 속초비행장쪽으로 좌회전하여 곧장 가면, 길이 다하는 곳에 삼층석탑(국보 제122호) 하나가 솟아 있다. 단아하면서도 날렵하다. 8세기 후반에 조성된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 석탑 중 하나다. 진전사터에서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서 산기슭으로 오르면 돌계단이 부도(보물 제 439호)로 이끈다. 9세기 중반에 조성된 도의 국사의 부도로 추정하는데, 학자들은 이 부도를 한국석조형부도의 시원이라고 본다. 중국에서 선법(禪法)을 배우고 돌아온 도의 스님은 당시 교학과 염불 위주의 풍토를 바꾸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육성은 ‘마귀의 말’이 되고 말았다. 이에 서라벌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은거한 곳이 진전사다. 고승의 유골을 모시는 부도는 석가모니의 유골을 모신 탑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도의 스님의 부도가 한국 최초의 부도라는 말은, ‘마음이 곧 부처’라는 선종의 가르침이 이 땅에 뿌리내렸다는 선언적 의미를 띠게 된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인간 존엄의 절대성에 대한 가없는 긍정이다. 낙산사로 간다. 폐사지 여행길에 낙산사는 왜?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물론 낙산사는 폐사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봄 불탄 자리에 새싹이 돋았다 시들고, 검게 그을린 나무 등걸 곁에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그 곁에 새로이 절집이 지어지는 현장에서 이번 여행을 마치고 싶었다. 낙산사는 전쟁터처럼 처참했고, 포연 속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웠다. 비장한 모순의 현장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바다를 배경으로 보면 한낱 봄꿈에 지나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이용) 현남IC → 양양 → 논화삼거리 → 56번 국도 구룡령 방향 15㎞지점에서 좌회전(선림원터) → 양양 방향 56번 국도 → 44번 국도 → 7번 국도 속초 방향 → 장산리에서 좌회전8㎞(진전사지) → 7번국도(낙산사) 강원도 강릉 '굴산사터·신복사터' 굴산사 가는 길은 충분한 실망 연습을 해야 한다. 낭만이 끼어들 여지는 더욱 없다. 논 가운데에 우뚝 선 당간지주를 보고 ‘폐허의 미학’ 운운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통일신라 말, 서라벌은 시들어 가는 나무였다. 왕실은 왕위 쟁탈전에 골몰했고 지방에는 호족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이때 이른바 구산선문으로 상징되는 산문선이 발흥한다. 굴산사도 그 중 하나였다. 사굴산문의 개산조인 범일 스님이 터를 닦았다. 범일 스님은 경문왕·헌강왕·진성왕 등이 국사로 모시고자 했으나 모두 응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높이 5.4m) 굴산사 당간(보물 제86호)은 권력과 타협하지 않은 기개의 상징이었는지도 모른다. 논 가운데에 우뚝한 당간에는 툭툭 돌을 털어낸 정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정성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일체의 형식과 권위를 거부하는 선불교답지 않은가. 기술이 모자라서도 정성이 부족해서도 아닐 것이다. 간공(竿孔)의 정교함이 그것을 말해 준다. 굴산사터는 당간이 있는 들판에서 나와 학천 건너 학산오독떼기 전수관 맞은편 길 가에 있다. 그러나 유심히 찾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태풍 ‘루사’가 모든 걸 휩쓸고 간 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폐사지마저 부스러진 것이다. 그러나 밭을 가로지르는 길이 끝나는 곳 민가 옆에, 갓 피어 오른 듯한 연꽃 받침돌 위에 놓인 부도(보물 제85호)를 만날 수 있다. 진흙탕에 뒹굴어도 정신만은 오로지 하라는 가르침으로 새긴다. 신복사터 굴산사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나와 강릉시내쪽으로 가다가 강릉보건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약 500m 들어가면 구릉 같은 산기슭에 신복사터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상 어떤 사람도 무장해제시킬 것 같은 미소를 머금은 석조 보살상(보물 제84호)과 삼층석탑(보물 제87호)을 만난다.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들이다. 오랜 세월을 노천에서 보낸 신복사터 공양상은 상처가 많다. 코는 많이 부서졌는데, 석불의 코를 갈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당한 수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미신이라고도 야만적 행동이라고도 말할 자신이 없다. 오랜 세월 인고의 나날을 보낸 이 땅 어머니들 얼굴이 겹치기 때문이다. 입술도 깨어져 마치 이가 다 빠진 할머니가 웃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보살상의 얼굴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모습 그대로도 좋다. 최첨단 기술로 감쪽같이 복원을 한다고 해도 결사반대하고 싶다. 지금 그대로의 모습, 그것이 폐사지가 오늘에 해야 할 역사적 구실이 아닐까.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이용) 강릉IC → 관동대 정문 → 구정면 학산리(굴산사지) → 강릉시내방향 → 강릉보건소 지나 장애인서비스센터 끼고 우회전 500m(신복사지) 충북 충주 '미륵사터 하늘재' ▲ 미륵사지 오층탑.(사진작가 박보하씨 제공)‘하늘재’라는 아주 매력적인 이름을 단 고개가 있다. 백두대간을 넘나드는 고갯마루 가운데 하나인데, 새재 북쪽에 있다. 기록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156년, 아달라이사금 3) 열린 고개라는 계립령을 이곳으로 추정한다. 미륵사터는 이 고개의 서쪽에 있다. 3차에 걸친 발굴 조사 결과 고려 초기에 건립되었다가 몽골의 침입으로 폐사가 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절 이름은 미륵대원이었다. 현재 절터(사적317호)에는 석불입상(보물 제96호)와 석등(충북도 문화재 제19호), 오층석탑(보물 제95호) 등의 유물이 남아있다. 미륵은 석가모니부처 입멸 후 56억 7000만 년에 세상에 나타난다는 부처다. 어느 시대건 사람들은 현실의 고통이 클수록 메시아를 갈구한다. 불경스런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엔 강남 아파트가 그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미륵사터에서 1.5㎞ 정도 호젓한 숲길을 오르면 그곳이 하늘재다. 그리고 그 고개 너머 마을이 관음리다. 관음(觀音)이란 무엇인가? 세상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내면으로 되돌려 성찰하라는 얘기일 것이다.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메시아는 결코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 주지 않을 것이다. 스산한 계절이다. ●찾아가는 길(중부고속도로 이용) 일죽IC 충주 수안보 597지방도 미륵사터 (영동고속도로 이용) 이천IC 장호원 충주 수안보 597지방도 미륵사터
밑바닥부터 실력 닦은 ‘맨발의 청춘’
  • 밑바닥부터 실력 닦은 ‘맨발의 청춘’
  • [조선일보 제공] 세대 문제 전문가들은 IMF세대가 “실용성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세대”라고 정의한다. IMF 이전의 대표격인 ‘386세대’는 강인하지만 이념 편향적이다. 2001년 이후 안정기에 대학을 졸업한 ‘포스트IMF 세대’는 실용적이고 유연하나, 강인한 생존력은 약하다. 반면 IMF세대는 이념 대신 실질·실용의 마인드로 무장하고 강인함의 경쟁력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현택수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IMF세대는 386세대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과도한 이념성을 띠지 않고, 2000년대 학번처럼 극단적으로 현실적이지도 않다”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 생존법을 찾은, 우리 시대의 이정표가 되는 세대”라고 말했다. 여기 밑바닥부터 시작한 IMF세대 3명의 분투기가 있다. 전쟁의 폐허와 보릿고개를 거친 아버지 세대만큼 극적이진 않지만, 환란(換亂)의 한복판에서 버텨낸 젊은이들은 또 다른 인생의 드라마를 쓰고 있었다. ▲ 이보람씨 (디지털오아시스 CEO) 과외 5개씩 뛰며 학비 벌어 2년간 퇴근 잊은채 IT경력 연매출 45억 벤처회사 창업.◆창업, 될 때까지 포기는 없다 친구들과 5000원짜리 점심 한 끼를 먹으면 하루 종일 굶어야 했다. 그래도 없는 티는 죽어도 내기 싫었다. 스무 살 여학생은 이를 악물었다. 이화여대 이보람(여·30·95학번·교육공학 전공)씨는 과외를 5개씩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댔다. 가난한 대학생에게 IMF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1998년 초, 이씨는 휴학을 하고 돈을 벌기로 했다. 청첩장을 찍는 사업을 하겠다며 전국 200여개 예식장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한 곳도 뚫지 못했다. 주인이 던진 신발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대학축제 포스터와 책자를 디자인하면서 사업을 이어갔지만 신통치 않았다. 설상가상 1999년 초 IMF 때문에 사업에 실패한 건물주인이 보증금 6000만원을 떼먹고 도망갔다. 첫 사업은 이렇게 허무하게 정리됐다. “2000년 초 작은 IT회사에 들어갔어요. 월급이 문제가 아니라 인맥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요.” 회사에 살면서 1년에 딱 열흘 집에 들어갔다. 27살, 최연소 팀장이 됐다. 삶이 안락해질 때쯤 그는 제2의 도전에 나섰다. 2002년 온라인 웹페이지를 만드는 디지털오아시스를 창업한 것이다. 지금 그의 회사는 연 매출 45억원 규모로 컸고, 이씨는 주목받는 벤처 유망주가 됐다. ▲ 손승현씨 (한국증권 차장) ARS 증권서비스 바닥일 하루 2~3시간 자며 주식공부 꿈꾸던 증권사서 고속 승진.◆취업, 밑 바닥부터 차근 차근 1999년 2월, 손승현(32·93학번)씨는 증권사가 목표였지만 뽑아주는 곳이 없었다. 서울의 사립 K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토익도 900점, 미국선물거래소 자격증까지 땄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100곳이 넘게 정신없이 이력서를 넣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겨우 한 카드회사 계약직 고객상담원으로 취직했다. “하루 종일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텔레마케팅을 하는 일이었죠. 그래도 고맙기만 했어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6개월 뒤 결단을 내렸다. 바닥부터 시작했다. 증권정보를 전화 ARS(자동응답서비스)로 알려주는 서비스 업체에 취직했다. 월급은 100만원 안팎. 그래도 이곳에 가면 증권 차트를 보고 시장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 그렇게 하라면 못할 거예요. 아침 7시30분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차트보고,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분석했죠. 그리곤 퇴근해서 모든 종목의 차트를 새벽 3~4시까지 보고 잤으니깐요. 주말도 없었어요.” 그렇게 1년, 감(感)이 왔다. 2001년 4월 손씨는 목표하던 한국증권에 ‘경력직’으로 입사했고, 차장으로 승진했다. “바닥부터 시작해서 뭐든 열심히 하게 돼요. 어쩌면 20대에 인생의 가장 큰 좌절을 느낀 게 제게는 행운이었을지 몰라요.” ▲ 김정임씨 (두싯 두바이 호텔) 캐디생활로 돈 모아 호주로 500만원만 들고 두바이行 특급호텔에서 영업 담당.◆해외, 맨손으로 개척한다 1998년, 부모님의 고깃집에 손님이 없었다. 경북대 독문과 3년생이던 김정임(여·31·95학번)씨는 부모님께 “제가 돈을 벌게요”라고 선언하고 휴학계를 냈다. 무작정 대구의 집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다. 첫 직업은 골프장 캐디였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1999년 호주로 떠났다. 토마토 농장 인부,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 등을 하며 영어를 배웠다. 2000년 한국으로 돌아와 무역회사에 들어갔다. 미국·태국·일본을 쫓아다니며 무역실무를 익혔다. 지난해 4월 다시 한 번 인생을 건 결정을 내렸다. 단돈 500만원을 들고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한창 발전하는 두바이라면 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수십통의 이력서를 냈지만 채용하겠다는 연락은 없었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속도 끓어올랐다. 가져간 돈이 거의 바닥날 무렵인 같은 해 7월, 극적으로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고객서비스 업무를 하는 일자리를 찾았다. 열심히 일했다. 5개월도 안 돼 두바이의 특급 호텔 ‘두싯 두바이’의 연회장 담당 직원으로 스카우트 됐다. “지금은 제가 원하던 세일즈팀으로 옮겨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어요. 대학 졸업장 없이도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젠 부모님께 돈을 부칠 수도 있고,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믿을건 실력뿐” 자기계발에 올인 IMF세대는 여전히 뜨겁다. 졸업 후 10년 세월이 흘러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자기 경쟁력 계발을 위한 투자에 열심이다.98년 졸업한 윤모(여·경희대 신방과·94학번)씨의 꿈은 애니메이션 전문가였다. 50여차례 면접을 봐 2000년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회사를 여섯번 바꿨다. 그래도 바꾸지 않은 것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영어학원만은 계속 다녔다. 직장이 부도나 월급을 못 받아도 학원비는 냈다.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미국에 애니메이션 유학도 다녀왔다. 그 덕에 올 봄 유명 드라마 제작회사에 취직하는데 성공했지만, 지금도 영어학원은 다닌다. 결국 실력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윤씨는 “다른 세대보다 우리 세대가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전국 1205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MF세대의 10명 중 8명은 졸업 후에도 각종 학원이나 대학원에 다니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잡코리아의 변지성 팀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성공한 젊은이들을 보면 IMF 시절에 졸업한 사람들이 많다”며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