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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드쿤스트 "요즘 이름 대신 '안 먹는 사람'으로 불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나 혼자 산다’ 코드 쿤스트가 ‘본업킹’ 천재 프로듀서의 일상으로 반전 매력을 발산, 시청자들의 대거 입덕을 유발했다. 또 전현무와 기안84는 제1회 주도인(주승+무도인) 클럽을 휘어잡으며 환장의 팀워크를 발산, 나왔다 하면 대박을 터트리는 이주승까지 합세해 역대급 웃음 폭탄을 선물했다.지난 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코드 쿤스트의 ‘본업에 콕쿤’과 이주승의 ‘제1회 주도인 클럽’이 공개됐다. 7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는 시청률 7.0%(수도권 기준)를 기록,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3.7%(수도권 기준) 역시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은 코드 쿤스트가 ‘천체망원경으로 철원의 새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쉽게 볼 수 없었던 달과 별의 모습은 물론, 음악을 향한 그의 진심까지 오롯이 담아 전하며 8.6%까지 치솟았다.이날 코드 쿤스트는 ‘천재 프로듀서’의 음악 작업기를 공개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음악이라도 하루에 하나씩은 만들었다. 이걸 안 하면 가시가 돋는다”며 음악을 시작한 후로 ‘1일 1곡 작업’을 해왔다는 철저한 루틴을 들려줘 놀라움을 자아냈다. 본업으로 돌아온 그는 웃음기가 실종된 채로 놀라운 몰입력을 보여줬고, “네 직업이 ‘소식좌’인줄 알았다”며 보던 기안84도 덩달아 감탄하게 만들었다.코드 쿤스트는 완벽한 곡 콘셉트, 서사와 손 연주를 고집하며 섹시한 바이브를 자랑했다. 그러나 조금만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결국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 포즈로 한참을 일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곡 작업을 위해서라면 셀프 감금과 시야 차단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심취했지만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은 실수에 절망했고, 급히 SOS를 보내 시선을 강탈했다.이어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코드 쿤스트는 “형이 음악을 듣고 하는 말은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든든함을 드러냈다. 개코는 ‘소식좌’도 흡입하게 만든 갈비찜을 선물하며 침샘을 저격했다. 코드 쿤스트는 “요즘 이름 대신 ‘안 먹는 사람’으로 불리고 있다”며 수박을 사려다 “즙만 빨아 먹는 거 아냐?”라는 일침을 받고 ‘확신의 과즙상(?)’에 등극한 사연을 들려줘 폭소를 자아냈다.작업실로 향한 두 사람은 음악에 순식간에 몰입, ‘코코 형제’의 케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개코는 무명시절 가치를 알아봐 준 선배 답게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드 쿤스트는 “2022년이 저한테 새로운 챕터라고 생각한다. 형이 변화가 느껴진다고 하니까 용기를 많이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코드 쿤스트는 “너는 너무 집돌이야. 돌아다녀”라는 개코의 조언에 따라 즉흥 새벽 외출을 감행했다. 천체망원경까지 챙겨서 향한 곳은 군 생활을 했던 강원도 철원이었다. 그는 “사실 입대할 때만 해도 꿈이 없었는데, 전역을 앞두고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힘들었지만 소중한 곳이고, 은혜를 입은 곳”이라며 꿈을 갖게 된 사연을 들려주며 거침없는 여행길에 나섰다.코드 쿤스트는 별이 잘 보이는 곳에 천체망원경을 놓고 별과 달을 감상하며 영감을 얻었다. 그는 “지난 10년간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저에 대한 이야기는 다 한 것 같다”며 “저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들어주는 사람들한테도 음악으로 보답해야 한다. 그게 앞으로 저의 음악 스타일인 것 같다”라는 답을 찾아냈다.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는 일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인생 두 번째 챕터를 열어가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응원 욕구를 자극하며 금요일 안방을 별빛으로 물들였다.그런가 하면, 이주승은 무도인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기안84의 주최로 제1회 주도인 클럽을 개최했다. ‘무술 꿈나무’ 이장우, 전현무, 키가 그의 집으로 모였고, ‘주최자’ 기안84는 시작부터 열의에 넘쳐 불가리안 백을 휘두르다 ‘우엑84’로 변신해 끊임 없는 괴성을 질러 폭소를 유발했다. 네 사람은 이주승을 대신해 발코니 비닐을 함께 걷어주며 남다른 우정을 뽐내기도.무지개 회원들은 옥상에 자리를 펴고 앉아 ‘라면 장인’ 이주승이 만든 북엇국 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다. 연신 몸에서 땀을 뿜어내는 이장우부터 벌써 지쳐버린 키의 모습은 쉽지 않은 하루를 예감하게 만들었다. 유일하게 의욕이 넘치는 기안84가 “팬티만 입고 수영할 몸매를 만들 것”이고 자신하자, 전현무도 질세라 끈 삼각팬티 수영복을 입겠다는 ‘주도인 클럽’ 가입 포부를 밝혀 현장을 초토화시켰다.이주승이 “같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준비한 단체 운동복을 맞춰 입은 주도인 클럽은 단골 체력 단련장인 ‘산스장(산+헬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끊임없는 오르막길이 이어져 운동을 시작도 하기 전에 녹초가 된 회원들의 원망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오직 기안84만 “이종격투기의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들이 하고 싶은지는 중요치 않다. 나는 즐거웠다”며 선을 그었다.이주승의 동네 친구이자 숙련된 운동 조교 배우 구성환이 투입되며 본격적인 운동 시작을 알렸다. 구성환은 유리문에 부딪혀서 생긴 빨간 멍과 함께 등장, 조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질 체력’과 엉성한 시범을 보이며 ‘시트콤 재질’ 몸짓으로 폭소를 유발했다.무지개 회원들은 이주승과 구성환의 지도하에 스트레칭부터 1교시 동체 시력 훈련, 2교시 단체 릴레이 운동까지 제1회 주도인 클럽의 코스를 소화했다. 코스마다 괴성이 난무하고 우왕좌왕하는 코믹한 광경이 펼쳐진 가운데, 기안84만 “내가 에이스다”라며 홀로 진지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동체 시력 훈련에서는 기안84가 이장우의 따귀를 저격하며 폭소를 유발했고, 전현무는 흘러 넘치는 볼살 탓에 ‘불독 현무’로 재탄생해 웃음 폭탄을 안겼다.단체 릴레이 운동을 마친 전현무는 상의에 도드라진 ‘제3의 눈’을 보이며 “해시계야”라는 자폭 개그로 역대급 폭소를 자아냈다. 오랜만에 함께한 야외 단체 활동에 기안84는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팀워크도 충전하고 동료애가 피어났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이주승도 “다들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내 다음 주 이어질 이야기를 향한 기대감을 치솟게 만들었다.방송 말미 예고편에서는 제1회 주도인 클럽 마지막 이야기와 ‘아이들’ 전소연의 나무늘보 일상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 [르포]4억짜리 럭셔리 주방…삼성전자 '데이코 시너지' 승부수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집을 상상하곤 합니다. 미국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와 6대 명품 주방 가구, 그리고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가전으로 가득 찬 새 데이코 하우스를 체험해 보시죠.”(삼성전자 관계자)2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 4층. 공식 오픈 하루 전 찾은 럭셔리 빌트인 가전 데이코 체험 공간인 ‘데이코 하우스’에 들어서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프리미엄 주방 가구가 특징에 맞게 어우러진 모습이 한눈에 펼쳐졌다. 데이코는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2016년 데이코를 인수한 이후 2019년 5월 쇼룸 데이코 하우스를 열고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 새 단장을 마치고 3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일대일 투어를 제외하곤 예약 없이도 자율관람이 가능하다. 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4층 데이코 존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럭셔리 빌트인 가전 ‘데이코(Dacor)’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다원 기자)데이코 하우스 쇼룸은 크게 ‘데이코 존’과 ‘인피니트 존’으로 구성됐다. 데이코 존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냉장 라인. 1도어 형태의 컬럼 냉장고와 상부 냉장실 문을 양쪽으로 열 수 있는 T타입 냉장고 두 가지로 나뉜다. 이중 컬럼 냉장고는 1도어 형식인데다 손잡이를 당기지 않고 살짝 밀기만 해도 문이 열리는 푸시 기능을 탑재했다. 냉장·냉동·와인·김치 등 네 가지 모듈로 구성해 선택 폭도 넓다. 또 ‘콰트로 플렉스 존’ 기능을 적용한 인덕션에도 눈길이 쏠렸다. 2~4개 구간을 원하는 대로 이어붙일 수 있어 긴 팬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덕션 앞쪽 구간에선 고온으로 조리하고, 뒤쪽에선 저온으로 음식을 데우는 등 구간마다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다.5층 비스포크 존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전시돼 있었다.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씨와 협업해 만든 이 공간의 콘셉트는 ‘블렌디드 플로어’다. 아침과 저녁을 모티브 삼아 공간과 시간의 연결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아침의 고요함을 연상시키는 주방과 티룸, 저녁의 편안함을 떠오르게 하는 홈 라운지와 홈 와인바 등에는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의 냉장고, 식기세척기, 인덕션, 후드 등 주방 가전이 녹아들어 있었다.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5층 인피니트 존 전경. 이 곳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제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사진=이다원 기자비스포크 존에서도 냉장고의 존재감은 컸다. 인피니트 냉장고는 원도어 형식으로, 세라믹과 알루미늄, 메탈까지 3개 소재·5개 색상으로 구성할 수 있다. 가까이 손을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문을 여는 ‘오토 오픈 도어’ 기능을 탑재했다. 냉장실 문을 열면 물이 자동으로 채워지는 ‘오토필 정수기’가, 냉동실에는 자동으로 얼음을 만드는 ‘오토 듀얼 아이스 메이커’가 탑재돼 있다.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한 제어도 가능하다.비스포크 와인 냉장고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다목적 기능까지 더했다. 상중하 3개 구역으로 나눠 와인 종류에 따라 최적의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저진동·저소음을 위한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자외선 차단 유리까지 적용해 와인의 맛과 풍미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 5층 데이코 하우스 인피니트 존에 위치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냉장고를 직원이 소개하고 있다.(사진=이다원 기자)두 개 요리를 서로 다른 온도에서 조리할 수 있는 비스포크 빌트인 오븐과 빠르고 편리한 조리가 가능한 스피드 컴팩트 오븐, 최대 7400와트 고출력이 가능한 올 플렉스 인덕션과 냉장고와 동일한 소재를 적용한 식기세척기 등도 눈길을 끌었다. 식기세척기는 스마트싱스 쿠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조리한 음식에 맞는 세척 코스를 추천해줬다. 세척이 끝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기능도 갖췄다.가격은 데이코 제품의 월등히 비싸다. 냉장고나 와인셀러만 해도 1000만원이 이상이다. 데이코 존에 있는 가구·가전까지 아우르면 총 구매가격은 최대 4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반면 비스포크 인피니트 인피니트 냉장고가 500만원(1도어 기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데이코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향후 프리미엄 가전에 집중하는 한편 B2B(기업간거래)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강협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데이코를 인수한 뒤 양 브랜드 간 시너지로 데이코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며 “이번 데이코 하우스 새단장을 계기로 국내 빌트인 가전 사업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 롯데마트 보틀벙커, 서울 이어 경남·호남 '와인 마니아' 공략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말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첫 선을 보인 와인숍 보틀벙커가 경남과 호남지역에 연이어 신규점을 내며 지역 소비자들의 와인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롯데마트가 지난 21일 새롭게 문을 연 광주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보틀벙커 3호점에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롯데마트)롯데마트는 지난 21일 광주 치평동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에 보틀벙커 3호점을 오픈한 이후 소비자들의 ‘오픈런’이 이어지는 등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26일 밝혔다.이번에 문을 연 보틀벙커 3호점은 맥스 상무점 3층에 약 990㎡(약 300평) 규모로 4000여종의 다양한 와인과 위스키를 선보였다. 지역 내 운영 중인 대규모 와인숍이 없다 보니, 정확한 오픈 시점과 매장 콘셉트에 대한 문의가 쏟아질 만큼 오픈 전부터 뜨거운 고객 관심이 이어졌다. 특히 오픈 당일인 21일에는 50m이상의 긴 대기줄이 생기며 이른바 ‘오프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틀벙커 3호점 대표 상품으로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 라인업이 꼽힌다. ‘샤또 라투르’, ‘샤또 무똥 로췰드’, ‘샤또 마고’, ‘샤또 라피트로췰드’, ‘샤또 오브리옹’ 세트를 1998와 2010빈티지로 준비했다. 또 스위트 와인 인기에 따라 보르도 소테른 지역의 디저트 와인과 헝가리 대표 스위트 와인인 토카이 와인 등을 보강했다.이와 함께 약 50여종의 다양한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도 운영한다. 테이스팅탭 서비스는 보틀벙커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1호점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누적으로 약 4만잔 판매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와인문화 공간이다. 전용 카드에 금액을 충전 후 기계에 카드를 접촉시켜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씩 시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 잔당 평균 2000원대부터 5만5000원대까지 다양한 와인을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으며 실제 테이스팅탭에서 맛 본 와인은 ‘나우온탭(Now on Tab)’ 조닝에 보틀로 진열돼 있어 시음 후 마음에 든 와인은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큐레이션’ 제공된다. 일반적인 국가별 와인 분류 외에도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인생은 어차피 고기서 고기’, ‘중식 땡기는 날’, ‘핑크빛 설레는 봄’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와인을 제안해 와인 초보자가 와인에 흥미를 갖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강혜원 롯데마트 주류부문장은 “보틀벙커는 새로운 와인 문화 형성을 위해 테이스팅탭이라는 새로운 고객경험의 제공과 함께 맞춤형 큐레이션에 집중한 와인 전문 매장”이라며 “보틀벙커 상무점이 호남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롯데마트는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 롯데마트 맥스 창원중앙점에 보틀벙커 2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보틀벙커 2호점은 맥스 창원중앙점 1층에 마찬가지로 약 300평 규모에 4000여종의 다양한 와인과 위스키를 채웠다.
- '맥주 전용잔'은 왜 제각각일까…"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맥주, 특히 수입맥주의 경우 해당 브랜드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전용잔이 존재한다. 일반 글라스로, 아니면 병 또는 캔째 마셔도 무방하긴 하지만 제각각의 전용잔에는 다 이유가 있다. 와인잔처럼 맥주도 스타일에 맞는 특정한 형태의 잔으로 마실 때 각각의 맥주가 품고 있는 맛과 향 등의 풍미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맛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감각은 미각이다. 하지만 후각 역시 맛을 인식에 약 70%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각과 촉각 또한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정한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일찌감치 맥주 문화가 발달한 유럽 주요 산지에서는 개별 맥주 스타일에 맞는 향·맛·탄산·색·거품을 가장 잘 보여주고 유지해주는 다양한 잔이 생산됐다.맥주 스타일은 하위 카테고리까지 포함하면 수백 가지가 있지만 발효 방식에 따라 크게 ‘라거(lager)’, ‘에일(ale)’, ‘람빅(lambic)’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맥주잔은 ‘머그’, ‘튤립 글라스’, ‘스템 글라스’, ‘파인트 글라스’, ‘필스너 글라스’, ‘바이젠 글라스’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체코 라거 맥주 브랜드 ‘부데요비츠키 부드바르’는 ‘머그’ 형태 전용잔 ‘아이코닉 탱카드’를 사용한다.(사진=부드바르)우선 ‘머그(탱카드·스테인 포함)’는 맥주잔의 가장 클래식한 타입으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쓰이고 있다. 모든 종류의 체코·독일·영국·미국식 맥주를 마시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쪽에만 달려 있는 손잡이가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이다. 손잡이는 손의 열이 맥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그래서 내구성과 단열성을 위해 상대적으로 다른 맥주잔보다 두껍고 무겁다. 그 중 ‘탱카드’와 ‘스테인’은 대용량의 맥주를 담을 수 있도록 크기가 크며 경첩이 달린 뚜껑이 붙어 있기도 한다. 스테인은 주로 돌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지며 세밀하고 화려한 문양이 조각돼 있어서 수집품으로도 인기가 좋다.머그 형태의 전용잔을 사용하는 대표적 맥주로 오리지널 체코 라거 ‘부데요비츠키 부드바르(부드바르)’가 있다. 세계 최고 유리공예 기술을 가진 체코의 예술성과 ‘체코 국민맥주’라는 자부심을 담아 부드바르 맥주의 전용잔 ‘아이코닉 탱카드’가 만들어졌다. 일정하게 길게 파낸 홈의 패턴과 양각으로 돌출돼 있는 브랜드 로고가 어우러져 맥주의 황금빛 색상과 탄산을 모던하게 즐길 수 있다. 컵 끝이 살짝 모아지는 형태로 두툼한 거품과 향을 보다 오래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스페인 맥주 브랜드 ‘알함브라 리제르바 1925’는 그라나다 대표 건축물 ‘알함브라 궁전’ 특유의 기하학적 격자공예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튤립(씨슬) 글라스’ 형태 전용잔을 사용한다.(사진=알함브라)‘튤립 글라스(씨슬 글라스)’는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바디와 나팔모양으로 살짝 열린 입구 모양이 특징이다. 보리와 홉의 풍미가 풍부한 맥주의 향과 맛을 상승시키는 한편 적절한 거품을 만들고 유지하도록 디자인됐다. 짧은 스템은 스월링(잔을 빙빙 돌리는 동작)을 보다 용이하게 해 오감을 더욱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튤립 글라스는 모든 스타일의 맥주의 개성을 잘 이끌어내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튤립 글라스를 사용하는 맥주 사례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맥주 중 하나인 ‘알함브라 리제르바 1925(알함브라)’를 들 수 있다. 스페인의 역사와 전통이 깊은 남부 도시 그라나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알함브라 궁전’의 특유한 기하학적 격자공예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전용잔을 사용한다. 알함브라 맥주의 은은한 과일과 꽃, 아로마의 진한 풍미를 크리미한 거품과 함께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벨기에 밀맥주 ‘우르텔블랑’은 와인 글라스를 닮은 ‘스템 글라스’ 형태 전용잔을 사용한다.(사진=우르텔)와인 글라스를 닮은 ‘스템 글라스’ 역시 모든 맥주 스타일에 어울리는 잔으로 통한다. 특히 ‘람빅’이나 ‘사우어 에일’ 같이 향과 맛이 깊은 맥주를 마시는 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기다란 스템을 잡고 맥주를 마시기 때문에 손의 온도가 맥주로 전달되지 않으며, 둥글고 넓은 바디에서 입구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는 향 또는 풍미의 요소들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벨기에 스페셜티 브랜드 우르텔의 밀맥주 ‘우르텔블랑’은 스템 글라스를 전용잔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르텔블랑은 거품의 생성력과 유지력이 높고 크리스피한 탄산감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상면발효 방식으로 양조해 큐라소(오렌지 껍질)와 코리앤더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과일향이 도드라진 상큼한 풍미를 느낄수 있어 스템 글라스로 마시면 최적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왼쪽부터 ‘파인트 글라스’, ‘필스너 글라스’, ‘바이젠(위트비어) 글라스’ 그림.이 밖에 ‘파인트 글라스’는 단순하고 실용적인 글라스로 밑부분보다 입부분이 넓은 형태를 갖고 있다. 특정 맥주의 풍미를 향상하지도 훼손하지도 않는 가장 무난한 잔 형태로 국내외 많은 맥주 펍과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컵 끝이 넓어 향이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천천히 향을 즐기는 맥주 스타일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파인트 글라스의 전신인 ‘필스너 글라스’는 길고 얇은 형태로 라거(필스너) 맥주의 탄산과 투명한 색깔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넓은 입구로 두툼한 거품을 유지하는데 좋지만 마찬가지로 맥주의 향은 쉽게 빠져나가는 구조다.‘바이젠 글라스(위트비어 글라스)’는 밀맥주의 색이 잘 보이도록 글라스의 두께가 얇고, 기다란 높이와 글라스 윗부분에 두껍고 푹신한 헤드(거품층)가 생기는 적절한 공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체로 바이젠 글라스는 500㎖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필스너 글라스(350~420㎖)보다 크다.주류 업계 관계자는 “잔 유리의 두께가 얇을수록 열평형 도달 시간이 짧아지면서 맥주의 온도를 더 오랜 시간 동안 차갑게 유지해준다”면서 “집 또는 펍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더라도 맥주 스타일에 맞는 글라스를 사용하면 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을 한층 더 끌어올려 당신의 맥주와 시간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조홍래 대표 “변동성 장에도 잃지 말자…로보어드바이저 뜨는 이유"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증시 투자자들의 인식이 바뀐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직접투자가 많이 늘었지만 올해 들면서 전문가의 자산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습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투자성향은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고, 노후를 대비해 장기적인 자금 굴리기에도 관심이 높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이들과 투자 여정을 같이 하면서 자산이 충분히 형성될 때까지 기여하는 게 목표입니다.”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자문과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다. 조 대표는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치며 국내에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 첫 도입을 이끈 인물이다. 그가 초분산 투자 상품인 EMP 펀드 관련 방대한 자료를 만들어 여의도를 뛰어다닌 것은 자산 배분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해외까지 시야를 넓힌 이후엔 국내 운용역만으로 여러 자산을 시시각각 들여다보는 데 한계를 느꼈고,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15년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사 쿼터백운용 창립에 합류한 출발점이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B2B로 내실 다지고, B2C 공략…“변동장이 기회로”창립 초기엔 투자자문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부터 영토를 확장, 비대면 투자일임이 가능해진 2019년 4월 이후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이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고객이 투자를 수행하는 자문형 △로봇이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운용까지 하는 일임형 등으로 나뉜다. 쿼터백이 일반 소비자들보다 B2B에서 잘 알려진 이유다. 올해까지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주요 고객사 20여곳과 협업 중이다. 금융권 출신 ‘맨파워’로 금융권의 입맛을 공략했다. 조 대표는 “기술력과 함께 펀드 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인력들과 금융권에서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시작했고, 로보어드바이저 B2B 업계에서 ‘국내 최초’ 수식어를 단 대부분의 상품을 쿼터백이 내놓았을 것”이라며 “B2C를 제도적 이유로 늦게 시작하게 됐지만 그동안 큰 틀에서 마케팅보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다른 업체보다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에서 직접투자 대신 간접투자를 찾는 수요도 늘었다는 평이다. 최근 삼성전자(005930) 등 국민주로 떠올랐던 대형주들이 통화 긴축, 러시아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경기둔화 우려 등 악재에 펀더멘털 대비 못한 성적을 내면서 개인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양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19조7000억원으로 지난 4분기 대비 13% 감소, 2021년 1분기 대비로는 42% 줄었다. 개인은 1분기 중 13조원대로 절반 가까이 꺾였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신규 유입되는 고객 수는 많지 않지만, 기존 고객 자금의 자금 유입은 확대되는 추세라고 짚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투자에 새로 입문했던 MZ세대들이 자산배분도 필요로 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엔 기회가 왔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하락장을 만들었던 2018년 ‘크리스마스 악몽’ 때에도 겨울 진입 전에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신호에 주식비중을 줄였는데, 이번엔 지난 3월부터 위험관리 구간에 돌입하면서 포트폴리오 공격적 자산 비중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 “수익만큼이나 리스크 관리 중요…결국 잃지 말아야”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은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도 객관적 지표에 기반해 감정에 동요없이 투자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이다. 쿼터백운용의 글로벌 자산관리 시스템은 365일 24시간 데이터를 모니터링한 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동적으로 변화한다. 예컨대 글로벌 주식비중은 탑다운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바텀업 관점 기업 이익·추세 추종 성격이 강한 기술적 요인 신호에 따라 움직이도록 했다. 만약 세 가지 요인이 모두 부정적으로 변한다면 주식이 하락할 확률이 높다는 통계적 근거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게 된다.조 대표는 무엇보다 워렛 버핏의 ‘잃지 마라’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으로 꼽았다. 그는 “펀드매니저 시절 때 국내 주식 운용을 맡았는데, 시장이 1% 빠진 국면에서 펀드가 0.5% 빠졌는데 (덜 빠졌다는 이유로) 회식을 했고, 공감하지 못했다”며 “개별 종목이나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것보다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작은 금액이 모여서 연 복리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고, 수익만큼이나 위험관리도 중요하다”며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로보어드바이저 성적이 부진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연간 목표하는 수익률을 잘 지키면서 하락장을 방어해온 것이기 때문에 억울하기도 했다”며 웃음 지었다. 쿼터백은 자체 사후관리시스템을 통해 별도 위험관리 지수를 측정한다. 중장기 흐름에 대응하면서 월별로 시장심리가 급격히 훼손될 수 있는 상황에 대응, 이를 고객들에 쿼터백 모닝콜을 통해 일별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투자성향별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목표로 하는 연간 수익률 기준은 △안정적 3~4% △중간성향 6~7% △공격적 9~10% 수준으로 본다고 짚었다. ◇ 쿼터백 앱활성화 주력…버전2부터 연금 서비스 계획도B2C 공략을 위해 2019년 4월 상용화한 비대면 자산관리 앱 ‘쿼터백’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와 기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의 문턱을 낮춘 게 특징이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보다 소액으로 투자해 자산배분 솔루션을 누릴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넣었다 하면 올랐던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도 위축됐지만, 이 기간 재테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비대면 문화도 확산됐다. MZ세대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 있다. 이에 쿼터백운용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기준 B2B와 B2C가 각각 7대 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향후 점차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상반기나 연내에는 쿼터백 앱을 크게 개편해 버전 2로 선보일 계획이다. 투자성향부터 입금 금액 확인까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강화하고 있다. MZ세대들이 주목하는 테마도 추가할 예정이다.연내 연금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연금이 원리금 중심으로 수익률이 안 나오는 경우에 대한 대안으로 궁극적으로 개인 자산을 관리해주는 측면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앱 내에서 본인 연금을 불러와서 쿼터백이 진단을 하고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로 바꿔주는 형태인데, 관련 제도 변화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실적목표에 대해선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은 데 이어 올해에도 전년 대비 성장을 예상한다”며 “미식축구에서 공격할 때 휘슬이 불리면 던져주는 ‘쿼터백’이란 이름처럼 변동장에서도 적재적소에 솔루션을 던져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사로 장기적인 투자 여정을 함께 하는 운용사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조홍래 대표는?△1980년 출생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2015년 쿼터백자산운용 합류
- "한 대에 155만원 태워"…시가 '맛과 멋'에 빠진 부자들[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시가의 냄새는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향기라고 보면 됩니다. 와인과 위스키처럼 고급일 수록 희소하고 맛이 좋죠. 눈을 감고 코 끝을 자극하는 마른 풀이나 나뭇잎이 타는 향을 느끼다 보면 왜 사람들이 시가의 멋에 빠지는지 알 수 있죠.”▲‘피에르시가’ 용산점에 진열된 시가 제품. (사진=백주아 기자)시가는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기호 식품 중 하나다. 시가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에는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정치인 블라디미르 레닌,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등이 있다. 삼성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시가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강력한 정치 지도자나 권력가, 성공한 자본가는 담배나 전자담배 대신 시가를 즐긴다. 한국에서 시가가 부자들의 취미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가는 누구든 살 수 있지만 누구나 즐길 수 없다. 오랜 시간 여유롭게 즐기려면 구입 비용은 물론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시가는 1~2분이면 태우는 담배와 달리 한 대를 다 태우는데 짧게는 30분~1시간이 소요된다. 한 번 피울 때 냄새가 짙게 배기 때문에 허가된 장소나 개인 공간이 아니면 피우기 힘들다. 자가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개인이 취미로 온전히 즐기기 어려운 셈이다. 기호식품이지만 시가가 담배와 달리 보편화되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 2일 피에르 코헨 아크닌 ‘피에르 시가’ 대표가 시가 태우는 법을 전수 중이다. 한국에 온지 40여년이 된 이후 그는 30년 넘는 시간 동안 쿠바산 시가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시가 최고 전문가다. (사진=백주아 기자)담뱃잎으로 만들지만 시가와 담배는 엄연히 다르다. 일반 담배가 폐로 호흡해 연기를 들이마시고 뱉는다면 시가는 혀 끝으로 연기를 돌려 입에 머금고 뱉은 후 코로 향기를 느끼는 게 특징이다. 담배보다 니코틴이 많지만 화학약품 없이 100% 유기농 담뱃잎으로 만든다. 담뱃잎을 건조한 후 수개월부터 길게는 10년 이상 정교한 숙성 과정 거친 뒤, 원료 그대로 포장해 내놓은 게 시가다. 어떤 품질의 담뱃잎을 쓰느냐에 따라 시가의 품질이 나뉜다. 2일 만난 쿠바 시가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 ‘피에르 시가’의 피에르 코헨 아크닌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는 자유”라며 “시가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으려면 시간적으로든 공간적으로든 시가를 음미할 수 있는 충분한 자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가는 맛은 물론 멋까지 누릴 수 있는 격이 높은 사치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피에르는 시가는 단순히 허세를 위한 사치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격을 떠나 모든 명품이 그렇듯 시가에는 오랜 역사가 있고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시가에 열광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시가의 세계는 와인과 위스키의 세계처럼, 단순하지 않고 까다롭다.시가를 진지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하다. 독학도 가능하지만 시가를 고르고 헤드를 자르고 불을 붙이고 피우고 맛과 향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공부다. 감각은 배우면 배울수록 더 단련된다. 무엇이든 단순히 좋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 왜 좋은지, 무엇이 좋은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꾸준함과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시가 입문자에게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시가 맛과 향기를 구분한 표. (사진=레솔베르 제공)시가는 원산지별로 쿠바산과 비 쿠바산으로 구분한다. 이 중 시가의 왕은 단연 쿠바산이다. 쿠바의 따듯한 기후와 80% 이상의 습도와 모래 토질 등의 자연환경은 담뱃잎이 자라기 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가 시장의 70%는 쿠바산이 차지한다. 대표 브랜드로 ‘코히바(Cohiba)’, ‘트리니다드(Trinidad)’가 있다. 이들 브랜드는 시가계의 ‘에르메스’이자 ‘샤넬’로 불린다. 이 외 ‘몬테크리스토(Montecristo)’, ‘로메오 이 훌리에타(Romeo y Julieta)’, ‘호요 드 몬테레이(Hoyo De Monterrey)’ 등이 인기가 높다. 쿠바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 쿠바산 시가의 대표 원산지는 도미니카공화국이다. 지난 1959년 쿠바 카스트로 혁명 이후 현지 시가 업체들이 도미니카로 생산지를 옮기면서부터 경쟁력이 높아졌다. 도미니카 시가를 대표하는 브랜드에는 ‘시가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다비도프(davidoff)’가 있다. 100년 역사를 지닌 이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매권은 브루벨코리아가 가지고 있다. 인근 온두라스나 니카라과 등에서 좋은 품질의 담뱃잎이 생산된다. 주요 생산지에서 확보한 고품질 담뱃잎을 모아 만든 시가 브랜드로는 미국의 ‘구르카(Gurkha)’, ‘록키 파텔(Rocky Patel)’ 등이 있다. ▲레솔베르 청담점에 진열된 다비도프 시가. 다비도프 시가는 브루벨 코리아가 독점 판매한다.(사진=백주아 기자)시가는 종류만큼이나 가격도 한 스틱당 1만원대부터 수십~수백만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이따금 시가 마니아를 위해 한정판으로 나온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제품은 한 세트에 수억원에 달한다. 한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셈이다. 시가 애호가들은 불쾌한 향이 느껴지지 않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가는 스틱당 4만원 이상이 보통이라고 말한다. 비싸다고 다 맛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싼 건 맛이 없다는 설명이다. 고가의 와인이나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의 입맛이 떨어지기 어려운 것처럼 시가 또한 좋은 것을 맛보고 높아진 입맛을 낮추기 어렵다. 현재 국내 시가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일반 고객 사이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불법 거래, 해외 불법 유통 문제도 심각하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과 해외 직구 등이 보편화한 이후 시가 업체 매출은 전보다 60~90%까지 떨어졌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물류가 막히면서 불법 유통이 줄어들어, 역설적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반등한 상태다.규제 강화로 국내에서 시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과거에는 식당, 호텔, 바 등 어디서든 즐길 수 있었지만 정부 금연 정책이 강화하면서 시가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5년 실내 흡연이 금지된 것을 기점으로 시장이 본적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몇몇 합법 시가숍 덕분에 일반인도 시가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시가숍은 편의점처럼 담배 소매권을 보유해야 운영할 수 있다. 우리보다 시가 시장이 약 10~20배 이상 큰 일본, 홍콩의 경우 한 시가숍별로 여러 브랜드의 시가 유통하고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수입 업체별로 따로 계약을 하지 않으면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판매할 수 없다. 이 중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시가를 취급하는 대표적인 시가숍은 ‘레솔베르’다. 레솔베르는 각 복수의 수입사와 계약을 통해 쿠바산과 비 쿠바산 시가를 동시에 확보해 약 300종류 이상의 시가를 취급한다. 이 중 가장 고가의 시가는 다비도프의 ‘ORO BLANCO’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스틱 하나당 가격은 155만원이다. 이요한 레솔베르 대표는 “국내에 시가를 파는 곳이 많지만 까다롭게 습도를 유지해 시가를 진열하는 ‘워크인 휴미드’를 마련한 곳은 많지 않다”며 “휴미더(보관함), 가위, 커터, 튜브, 재떨이 등 희소하고 독특하고 세련된 시가 관련 고가 액세서리를 동시에 판매하는 곳도 우리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레솔베르 청담에서 판매하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노바 플래넘 ‘Batch Toro’ 시가. 최소 10~15년 숙성한 담뱃잎으로 만든 제품으로 다비도프에 견줄 만큼 고급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한 스틱당 가격은 4만원대. (사진=백주아 기자)시가가 소수만이 즐기는 기호식품인 것은 사실이나 최근 들어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화나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이미지’가 ‘힙한’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어린 마니아들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조용범 브루벨코리아 다비도프 팀장은 “최근 배우 이병헌이 영화 ‘마스터’에서 시가를 피우고, 힙합 아티스트 더콰이엇이 시가 애호가라는 게 알려지면서 많은 젊은 층 소비자가 유입되기도 했다”며 “여유가 없으면 즐기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시가 시장은 꾸준히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통해 직접 느낀 시가의 첫인상은 강력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다만 부작용이 있다면 빈속에 두꺼운 시가를 너무 많이 태우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니코틴 펀치’가 올 수 있다. 시가를 피우려면 정돈된 마음과 단련된 체력이 필요하다. 마이클 조던은 하루에 ‘로부스토(두툼한 시가)’를 세 대를 태운다며 건강을 자랑하기도 한다고 한다. 니코틴과 수명 간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지만 오랜 시간 태우면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 방탄소년단·NCT드림·빅뱅…'빅그룹'들이 움직인다
-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빅그룹’들의 움직임에 가요계 들썩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NCT드림, 빅뱅 등 나란히 새로운 활동의 기지개를 켜는 톱 클래스 아이돌 세 팀이 상반기 음반, 음원, 콘서트 등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K팝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방탄소년단은 약 3개월간의 장기 휴가를 마치고 콘서트로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은 지난 10일과 12~13일 3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투 스테이지-서울’을 개최해 화려하게 컴백했다.코로나19 창궐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콘서트였다. 공연은 회당 1만5000여석 규모로 열려 3일간 총 4만5000여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서울에서 열린 공연이었음에도 지구촌 전체가 들썩였다. 공연이 온라인 스트리밍(1, 3일차)과 극장 라이브 뷰잉(2일차)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돼서다.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은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총 102만명이 시청했다.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 75개 국가 및 지역의 총 3711개 영화관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됐고 관객 수는 약 140만명으로 집계됐다.오프라인, 온라인 스트리밍, 라이브뷰잉을 모두 합한 총 관객 수는 약 246만 5000명.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방탄소년단이 라이브 뷰잉으로만 약 403억원(326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전했다.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고기호 부회장은 “방탄소년단 공연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계기로 가수들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바라보는 방역 당국과 대중의 시선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울 콘서트로 몸풀기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다시 글로벌 활동에 나선다. 이들은 내달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첫 수상을 노리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투 스테이지’ 투어 공연도 이어간다.NCT드림(사진=SM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대표 보이그룹 NCT 드림은 이달 말 정규 2집 ‘글리치 모드’로 컴백한다. 타이틀곡 ‘버퍼링’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의 총 11곡을 수록한 앨범으로 새로운 활동에 돌입한다.NCT 드림은 멤버 구성이 자유로운 신개념 그룹 NCT의 청소년 연합팀으로 출발했다가 팬덤이 두터워지면서 졸업 제도가 없는 고정 멤버 팀으로 변모했다. 이를 계기로 팬덤의 결집력이 한층 더 탄탄해지면서 NCT의 서울 기반 팀 NCT 127과 함께 SM의 음반 판매량 책임지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가온차트의 2021년 연간 앨범 차트에 따르면 NCT 드림이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맛’ 판매량은 209만장이 넘었다. 방탄소년단과 NCT 127의 앨범에 이어 연간 판매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올해 들어서는 아직 판매량 100장을 넘긴 ‘밀리언셀러’ 앨범을 탄생시킨 팀이 나오지 않았다. NCT 드림이 새 앨범으로도 음반 파워를 자랑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발휘할지 관심이다.가온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1, 2월 톱400 기준 음반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80만장 정도 증가했다. K팝 음반 시장의 성장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NCT 드림을 비롯한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음반 출시가 이어진다면, 올해 1분기 음반 판매량은 전년 동기 판매량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아이돌 빅뱅도 긴 공백기 뚫고 컴백한다. YG는 16일 “빅뱅이 신곡 녹음을 마친 데 이어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YG는 지난달 “빅뱅이 올봄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보이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음반보다 음원 분야에서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자랑한 팀이다. 지난 17년간 ‘거짓말’, ‘마지막 인사’, ‘판타스틱 베이비’, ‘뱅뱅뱅’’ 등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냈다. ‘음원 킹’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신곡을 내놓는 건 2018년 3월 ‘꽃 길’ 발표 후 무려 4년여 만이다. 구체적 컴백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국내외 팬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높다.공백기가 길었던 데다가 승리가 ‘버닝썬 사태’ 여파로 쫓겨나듯이 탈퇴하면서 팀 이미지에도 흠집이 났으나 컴백 이후 음원 파워는 여전히 폭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YG는 “빅뱅의 컴백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신곡 발매일을 비롯한 자세한 사항을 조만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빅뱅이 음원 시장에 새 동력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의 시선도 존재한다. YG가 컴백 소식을 알린 뒤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서는 빅뱅 관련 검색량이 전월대비 174% 증가세를 보여 빅뱅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가온차트 김진우 위원은 “음원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2월 음원 이용량의 경우 동계올림픽 영향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8% 정도 하락했다”며 “빅뱅은 폭넓은 음원소비층 커버가 가능한 팀인 만큼 신곡 발표 후 음원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봄기운 물씬 '북한산', 등린이·마니아도 좋아하는 완벽 코스는?
- 암봉을 타고 백운대로 가는 길에 내려다본 서울 풍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강북구와 함께 봄맞이 북한산의 등산 난이도별 코스들을 추천한다. 등산화나 트래킹화가 꼭 필요한 중급 코스부터 산책으로 떠날 수 있는 둘레길 코스 등 다양한 코스들과 북한산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지역 명소들을 함께 선정했다.북한산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 자연공원이며 도심 어디에서나 지하철만 이용하면 쉽게 방문이 가능한 산이다. 또한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나들이부터 산행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이제 조금씩 날이 풀리고 봄이 다가오고 있다. 햇볕 좋은 봄날 북한산으로 나들이는 어떨까.백운대 정상 아래에 넓은 바위가 있다. 등산객들은 이곳에 앉아 쉬면서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다◇2시간 만에 완주할 수 있는 ‘백운대 코스백운대 코스는 출발 지점인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인 백운대까지 거리는 1.9km,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최단 거리 코스이다. 코스가 짧아 오래 걷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는 길이다. 백운대 코스는 최단 코스인 만큼 출발 지점부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평지 구간은 거의 없고 계속된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처음에는 잘 정비된 계단을 오르고, 중간 지점부터는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길이 반복된다. 암봉을 타고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들산길을 따라 백운대피소에 도착했다면 앞으로 20~30분만 더 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대피소부터 백운대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거대한 바위들이 연이어 이어지는 암봉 구간이다. 경사가 매우 급해 등산로에 설치된 와이어로프를 잡고 매달리듯 산을 올라야 한다. 백운대로 가는 길은 험하지만, 바위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시원하게 서울의 도심 풍경이 드러난다.백운대 정상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평탄한 바위 공간이 있어 등산객들은 이곳에 앉아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한다. 백운대 양옆으로는 인수봉과 만경대가 함께 솟아 있어 백운대를 포함해 3개의 봉우리를 보고 예부터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려 왔다.진달래 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삼각봉◇가볍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대동문 코스’대동문 코스는 백련공원지킴터에서 출발해 진달래능선을 지나 대동문까지 오르는 구간으로 길이 2.7km,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길이다. 적당한 난이도의 등산로로 이루어져 있어 가볍게 걷기 좋은 코스다. 대동문 코스는 백련사를 지나는 구간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돌길과 흙길을 번갈아 가며 걷고 나면 진달래능선까지는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약 500m로 이루어진 오르막 구간은 힘이 드는데, 마지막 100m 구간은 깔딱 고개라 할 만큼 다소 힘에 부친다. 진달래능선에 올라서면 머리 위로는 시야가 트인다. 진달래능선은 4월 초?중순이 되면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꽃을 피워 북한산이 분홍색으로 곱게 물든다. 3월에는 아직 꽃이 피지 않지만, 꽃봉오리가 맺혀 있는 것이 보인다. 능선 중간중간마다 삐죽 튀어나와 있는 바위 위에 올라서면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포인트가 있다. 능선 끝에 다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대동문 방향으로 길을 잡고 500m만 걸어가면 북한산성의 동쪽에 있는 성문인 대동문에 다다른다. 여기서 좀 더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대동문을 지나 백운대로 오를 수도 있다.구름전망대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북한산 자락을 따라 걷는 ‘3코스의 흰구름길’북한산 둘레길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우이령길을 포함해 총 21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초보자가 걷기에 부담이 적으면서도 비경을 간직한 코스를 꼽으라면 3코스의 흰구름길이다.흰구름길은 독립운동가 이준 열사 묘역 입구에 있는 국립통일교육원 앞에서 출발해 화계사, 구름전망대, 북한산생태숲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거리 4.1km,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숲길을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걷는 맛을 즐기기 좋다. 중간중간 계단이 나타나 조금 힘이 들기도 하지만 경사가 급한 편은 아니다. 흰구름길의 하이라이트는 코스 중간에 있는 구름전망대이다. 오솔길 끝에 12m의 높이로 우뚝 솟은 구름전망대가 서 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서울 도심의 멋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강북구와 노원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등 뒤로는 북한산의 웅장한 능선을 볼 수 있다.흰구름길을 완주하지 않고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가볍게 걷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화계사를 통해 흰구름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화계사 일주문 옆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따라가면 약 20분 남짓만 걸어도 구름전망대에 도착한다. 오래 걷지 않고도 서울의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사시사철 초록빛 싱그러움을 머금고 있는 솔밭근린공원◇근현대사로 역사 추리 여행 ‘솔밭근린공원’솔밭근린공원은 수령 100년가량의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울창하게 들어선 공원이다. 산이나 언덕이 아닌 도심의 평지에 만들어진 소나무 숲으로 인위적으로 가꾼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이다. 공원 내에는 실개울, 생태연못, 산책로, 운동 시설, 놀이터 등을 갖추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받는다. 구불구불하게 몸을 비틀면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소나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춤을 추며 움직이고 있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숲 전체가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솔밭근린공원을 거점으로 하여 북한산 둘레길 1~2구간에 걸친 ‘근현대사 추리여행’ 프로그램이 운영 예정이다. 3월 말 오픈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공원 내 솔밭숲속문고에서 미션지를 받아 이용할 수 있다. 미션지에 적힌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이용하면 된다.근현대사 추리여행 미션지를 통해 미션을 수행하며 길을 걷는다프로그램의 부제는 ‘사라진 열쇠를 찾아라’이다. 둘레길 1~2구간에 잠들어 있는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가상의 배경이 연출된다. 참가자가 흩어져 있는 단서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스는 2가지로 A코스 조선독립숙의도의 비밀(둘레길 1코스 구간)과 이준 열사와 헤이그 특사에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한 B코스 헤이그의 밀서(둘레길 2코스 구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근현대사 추리여행’ 프로그램은 2021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간 700여명이 이용하였으며, 66%의 이용자들이 가족 단위로 참가했고 92%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에 만족도를 보였다. 올해도 3월 말부터 봄을 맞아 프로그램 오픈 예정이다.파라스파라의 인피니티 풀(사진=파라스파라)◇북한산과 함께 가보기 좋은 곳 톱3파라스파라 서울은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에코 리조트로 2021년 8월 오픈했다. 서울에서도 자연과 사람, 사람과 시설, 시설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설을 구현했다. 객실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던 우드 스타일로 구현했고, 발코니를 갖춰 북한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인피니티풀, 루프탑 자쿠지, 테라스 바 등 북한산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휴게 시설을 갖추고 있다. 멀리 떠나지도 않아도 서울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북한산을 바라보며 수영을 할 수도 있고, 방 안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어 아이를 동반하고 방문하기도 좋은 리조트다.우이동산악문화H.U.B.우이동산악문화 H.U.B는 다양한 산악체험과 산악문화 커뮤니티가 결합된 복합공간이다. ‘히말라야의 H, 엄홍길 대장의 성인 U, 북한산의 B’의 이니셜을 따 산악문화허브(H.U.B)를 만들었다.산악체험관, 엄홍길 전시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눈으로만 관람하는 전시관이 아닌 등산체험 볼더링 벽과 VR 기기를 통해 가상 산악 체험을 몸으로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설이다. 엄홍길 전시관에는 히말라야 16좌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의 기록과 여정이 전시되어 있다.우이동 가족캠핑장은 북한산과 우이천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캠핑장으로 숲을 바라보며 도심 속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좋은 캠핑장이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는 관내 거주자 우선 10개, 외국인 우선 2개, 일반 예매 19개가 있고, 장비가 없더라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 시설도 2개 갖추고 있다. 일반 예매는 예약일 전월 10일 14시에 열리는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예약 확정은 선착순으로 이루어진다. 토·일 주말 예약 고객이 많아 주말에 캠핑장을 이용하려면 예약 오픈일에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행복들깨칼국수의 들깨칼국수◇북한산 주변 추천 맛집 및 카페‘행복들깨칼국수’는 직접 면을 뽑고 김치도 담가서 반찬으로 제공하는 음식점이다. 백운대 코스로 올라가는 길에 있어 하산 후 배를 채우기 좋다. 들깨로 만들어 구수한 향이 가득한 칼국수와 탱탱한 면발에 시원함을 겸비한 막국수가 주메뉴이다. 면이 나오기 전에는 작은 공기의 보리밥이 제공되어 밑반찬과 함께 넣어 비빔밥을 해 먹는 것도 이 집의 별미다.샘터마루의 육개장‘샘터마루’는 4.19로에 있는 육개장 맛집으로 북한산을 자주 오르는 등산객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음식점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을 자랑하는 육개장은 부담 없이 술술 입안으로 넘어간다. 한 그릇에 6000원이면 먹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으며 날씨가 풀리면 야외석에 앉아 북한산 자락에서 흘러 내려온 계곡을 마주하고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뷰 맛집이다.다양한 전통차를 판매하는 카페 다정도 병인양‘다정도 병인 양’은 4.19 카페거리 초입에 자리한 전통찻집이다. 내부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과 한옥을 살린 전통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직접 담근 재료를 이용해 만든 수정과, 대추차, 오미자차, 호박식혜 등 다양한 전통차를 판매한다. 차를 주문하면 기본 디저트로 기장떡과 옛날 과자 오란다가 함께 제공된다. 그 밖에도 떡 케이크, 한과, 팥빙수 등의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어 우리 전통의 맛을 즐기기 좋은 카페이다. 3층의 테라스 좌석이 있는 카페 몽브루‘몽브루’는 4.19 카페거리 끝자락에 자리한 핸드드립 전문 카페이다. 4~5개 종류의 원두를 가지고 핸드드립 커피를 뽑아낸다. 몽브루는 Mountain(산)+Brew(커피를 끓이다)를 합쳐서 만든 이름으로 그 이름처럼 커다란 유리 창문을 끼고 있어 창밖으로 펼쳐진 북한산의 숲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3층에는 테라스 좌석도 있으니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 앉아 맑은 공기와 함께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 "화이트데이, 특별한 술과 함께 로맨틱 데이트 어때요"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으로 연인들 사이에서 기념일에 홈파티와 호캉스(호텔+바캉스) 등 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프라이빗 데이트가 늘고 있다. 화이트데이를 기념하려는 소비자들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해 줄 주류 제품 수요가 늘면서 업계에서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11일 데이팅 앱 ‘글램’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밸런타인데이에 하고 싶은 데이트’ 1~3위로 ‘호캉스(26.8%)’, ‘집콕(16.4%)’, ‘근교 드라이브(12.8%)’가 꼽혔다. 연인들 사이에서 밸런타인데이(2월14일)와 화이트데이(3월14일)는 연장선상인 만큼 주류 업계에서는 장소별 이색 주류를 선보이고 나섰다.▲한정판 패키지 ‘스카이 보드카 인퓨전 키트’.(사진=스카이보드카)수입 주류 유통사 트랜스베버리지는 집에서도 직접 간편하게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한정판 패키지 ‘스카이 보드카 인퓨전 키트’를 출시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클럽과 파티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카이 보드카’(750㎖)와 소녀제과 ‘멜로 스윗베리 담금주 키트’(300㎖)로 구성했다.스카이 보드카는 4단계 증류와 3단계 여과 과정을 거쳐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1㎎도 없는 순수하고 깨끗한 보드카로 명성이 높다. 시트러스, 체리, 조지아 피치 등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지난해 오프라인 판매율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소녀제과 멜로 스윗베리 담금주는 직접 수작업으로 선별한 신선한 동결 건조 딸기, 코코넛, 사과를 최상을 맛을 낼 수 있는 비율로 배합한 제품으로 7일 숙성 시 진하고 신선한 과즙을 느낄 수 있다.담금주 키트의 캡과 실링을 제거하고 스카이 보드카를 넣어 잘 섞이도록 흔든 뒤 햇빛을 피해 보관하면 된다. 완성된 담금주는 그대로 즐겨도 좋고, 탄산음료 혹은 탄산수와 섞어 즐기는 하이볼 등 각종 칵테일로 사용해도 좋다. 해당 키트는 전국 주요 주류 판매점 또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찾는 스마트 오더로 구매 가능하다.▲로제 와인 ‘위스퍼링 엔젤’.(사진= 위스퍼링 엔젤)프리미엄 로제 와인 ‘위스퍼링 엔젤’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하는 로맨틱한 호캉스 데이트에 제격이다. 영롱한 분홍빛을 자랑하는 색감만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살려 준다. 유명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로제 와인”이라고 극찬하면서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위스퍼링 엔젤은 프랑스 프로방스 와이너리 ‘까브 데스끌랑(Cave’s D’esclans)’의 스테디셀러 와인이다. 딸기와 체리, 복숭아 향이 부드럽게 감싸고 미디엄 바디에는 기분 좋은 미네랄톤이 이어지며 긴 여운을 선사한다는 평가다.레드 와인처럼 타닌(탄닌)감이 강하거나 화이트 와인처럼 산도가 높지 않은 로제 와인 특성상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궁합) 범주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스테이크부터 해산물, 중화풍 요리까지 다양한 호캉스 메뉴와 함께 즐길 수 있다.▲프리믹스해 간편성을 높인 칵테일 ‘네그로니 RTE’.(사진=네그로니)간편·휴대성을 높인 칵테일 ‘네그로니 RTE(Ready To Enjoy)’는 봄 나들이철 맞이 차박 등 캠핑 데이트에서 활용하기 좋다. 캄파리와 드라이진, 버무스를 최적의 비율로 섞어 높은 퀄리티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믹스(Premix·선혼합)해 선보인 제품이다. 별도 재료와 도구를 준비할 필요 없이 누구든 따르기만 하면 바텐더가 갓 만들어 준 것 같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네그로니는 영국 주류 전문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클래식 칵테일’ 1위로 선정할 만큼 최근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칵테일이다. 캄파리와 버무스의 달콤 쌉쌀한 맛과 드라이진의 향이 조화를 이루는 우아하고 매력적인 특유의 맛과 풍미를 즐길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음료로 좋다는 평가다.주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확진자 수가 연일 폭증함에 따라 기념일을 맞아 ‘홈 데이트’, ‘호캉스’, ‘차박 캠핑’ 등으로 프라이빗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늘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해 줄 특별한 이색 주류 음료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작가 이문열이 본 대선후보 윤석열과 이재명은?[인터뷰]
- [이데일리 이지은 송주오 기자] 이문열 작가는 대한민국의 보수 진영을 상징하는 대표 문인으로 꼽힌다. 문학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궤적을 소설로 꿰어왔다면, 현실에서는 우파 논객으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섰다. 이 작가는 최근 경기도 이천 부악문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대 대선에 대한 솔직한 의견과 입장을 밝혔다. 이 작가는 대선 막판 최대 변수였던 야권 후보단일화 무산과 관련, “단일화 필요성 자체가 너무 정치적으로 과장되거나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때문이었다. 이 작가는 민주 공화주의, 자유 시장경제, 현실주의적 통일외교 등 윤 후보가 밝힌 노선을 언급하며 “우리가 앞으로 갈 길이 어디인가를 정확히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문열 작가. (사진=이영훈 기자)◇내가 ‘정치인’ 윤석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이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 윤석열은 “스스로 믿는 바에 따라 판단하는 사람”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평가는 아니다. 서울대 후배였던 윤 후보의 이름 석 자를 기억하게 된 때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 후보는 교내 모의형사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아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사복 경찰이 대학교 교정을 돌아다니며 불시 검문하던 서슬 퍼런 시절이었다. 이 작가는 고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보다는 윤 후보가 보여준 결기에 주목했다. 그는 “사나이의 기백으로도 멋이 있지만, 신념 없이는 그런 판단이 나올 수 없다”면서 “그가 정치에 뛰어든 게 낯설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봤을 수 있지만, 나는 먼 길을 돌아왔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불통이 아니라 ‘불문부답(不問不答)’”이라면서 “우리한테 물은 적도 없지만 우리가 물어본 걸 대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가장 견딜 수 없던 부분”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질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작가는 “지난 것에 대한 자성과 비판은 하지 않고 무엇을 해주겠다고만 끊임없이 말하는 데 대한 의문이 컸다”며 “자신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유산을 단절한다는 뜻은 보였으나, 그 사람 지향을 알 수 없어 수상쩍다”고 했다. 이문열 작가. (사진=이영훈 기자)◇“다수가 정한 대통령, 완전한 식물화 불가능”이 작가는 이번 대선을 “‘니가 더 나쁜 놈이다’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이 후보는 물론 윤 후보까지도 시대정신을 꿰뚫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지지자로서 뼈아픈 대목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여당을 향해 ‘매표 운동’을 한다고 규정하며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1년 이상 걸리는 계획을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다만 대통령제 자체를 손대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의원내각제 개헌에 관해선 “규모와 수준이 까다로운 제도”라며 윤보선 전 대통령 시절을 이미 실패한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내각제가 국민 권리가 잘 표현되는 걸로는 나을지 모르지만, 더군다나 북한이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정치적 안정성으로 볼 때는 불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180석의 거대 야당 아래 ‘식물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완전히 식물화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다수가 정한 대통령이 나름의 권리를 활용할 길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이문열 작가. (사진=이영훈 기자)◇“야권 단일화 효과 계산? ‘수학의 오남용’일 뿐” 대선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 물 건너간 단일화는 보수 진영에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막판까지 양강 후보의 접전이 이어지며 다자구도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져서다.그러나 이 작가는 단일화를 최후 승부처로 바라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일화 필요성 자체가 너무 정치적으로 과장되거나 악용되고 있다”면서 “냉정하게 말한다면 현재 이렇게 세간에서 떠드는 것만큼 그것 때문에 지지율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몽땅 상대에게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기에 오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걸 마음대로 계산해서 들어오니 안 들어오니 하는데,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상한 산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많다”고 비판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은 여전히 정권 연장의 비율을 압도하고 있다. 논객으로서 수많은 대선을 관찰해온 이 작가가 이번 선거에서 주목하는 지점이다. 그는 “안 후보가 최대 15%의 지지율을 가져갔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쪽이 더 많을 것”이라며 “결국 표를 줘야 할 때 (유권자의)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안 후보가) 안 와도 근접한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