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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7천억 이익 대한생명, 6천억에 판다(?)
- [edaily 오상용기자] 한화 컨소시엄의 대한생명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헐값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동안에만 7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생명을 6000억원이 채 안되는 자본만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대생 인수가격 작년 영업이익에도 못미쳐 = 8일 열린 매각소위에 참석한 나동민(한국개발연구원 박사) 대한생명 사외이사의 보고에 따르면, 2001회계년도 대한생명의 영업이익은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회기(2000년 4월~2001년 3월) 2500억원 안팎의 순손실과 비교할 때 1년만에 경영상태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반면, 예금보험공사와 한화컨소시엄이 최근 잠정 합의에 도달한 대한생명의 기업가치가 1조1000억원선임을 감안하면, 한화측의 실제 인수가격은 5610억원 또는 7370억원에 불과하다. 매각대상 정부지분이 과반수인 51% 또는 특별의결권을 갖는 67%(전체주식 2/3이상) 수준이기 때문이다. 컨소시엄내 다른 기업의 투자분을 뺄 경우 실제 한화그룹이 지는 인수부담은 5000억원에도 못미친다.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뒤 획기적인 경영개선이 이뤄진 대한생명이 작년 영업이익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물론 63빌딩 및 신동아화재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대생 인수가격 1조원 이상" =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체 판단해 본 결과 대한생명 지분 51%는 1조원 가량이 적정한 가격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본업인 보험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규모 투자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인력감축 등으로 생산성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대한생명의 흑자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것. 부실보험사로 전락했을 당시 확정 고금리상품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 오히려 역마진 위험성도 크게 낮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지배권 획득에 따른 프리미엄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헐값시비`의 한 축을 차지하는 보험업계의 이같은 주장에는 물론 생보 빅3 일원의 부활을 경계하는 시각도 녹아 있다.
◇"대생 미래 장밋빛 아니다" = 이와 관련,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선으로 합의한 실무선에서는 대한생명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됐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장밋빛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영업이익에도 불구, 고평가돼 있는 부동산 자산을 커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설명이 덧붙여 진다.
1조1000억원이란 기업가치는 실무차원에서 합의된 것일 뿐,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온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가격의 적정성 여부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표 및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론`에 비중을 둔 실무진의 건의를 수용, `헐값 비난`을 감수할 것인지, `현실을 무시한 과욕`이란 지적을 무릅쓰고 `제값`을 주장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공자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