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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재생③] 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
- 밤이면 풍차에 불이 커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대동하늘공원 전경.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건물을 현대미술 전시장으로 재활용한 대전창작센터 전경.우암사적공원에 있는 기국정은 소제호가 매립될 당시, 소제동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철도관사촌이 독특하고, 골목에 문학과 예술이 담겨 있다.” 부산에서 소문을 듣고 소제동에 온 길이라 했다. 저녁 무렵 대흥동 어귀에서 그들을 다시 만났다. 낡았지만 어딘가 세련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이 뜨고 있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고, 소제동에는 1920~1930년대 지은 철도관사촌이 있다. 모두 오래된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욱이 두 동네는 최근 10여 년간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재생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어,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풍성하고 멋스런 이야기로 들려준다. 근대부터 100년이 넘는 시간을 타박타박 걸으며 만나고 싶다면, 대흥동과 소제동을 찾아라.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며 연합군의 6.25전쟁 참전에 합의했던 충남도지사 공관◇아기자기 카페와 오래된 맛집이 있는 ‘대흥동’대전역 광장에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중앙로 왼쪽이 대흥동이다. 1990년대만 해도 공공 기관 이전과 상권 이동으로 침체에 빠졌는데, 지금은 다시 북적이는 거리가 됐다. 2006년부터 도시 재생 사업을 꾸준히 진행한데다, 이곳에 둥지를 튼 젊은 문화 활동가와 예술가들이 노력한 결과다. 무엇보다 대흥동에는 시간에 시간이 더해진 풍경이 잘 남았다. 전문가들은 이 점에 문화 가치를 더한 도시 재생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여행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근대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새롭게 활용한 건물 찾기, 오래된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 찾기,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빈티지한 카페나 갤러리 찾기. 먼저 대흥동 일대는 근대건축물을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한 곳이 많다.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등록문화재 18호)은 지역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지원(등록문화재 100호)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로, 초록 지붕이 우아한 대전여중강당(대전문화재자료 46호)은 대전갤러리로 다시 태어났다. 테미고개 인근에 있는 충청남도 관사촌도 눈에 띈다. 충청남도지사공관(대전문화재자료 49호)을 비롯한 관사 10여 동이 문화 공간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대전의 명물로 통하는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대흥동에서는 벽화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2012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전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카페 ‘여전히 잘,’(옛 산호다방) 건물 외벽에 흰 스웨터 벽화가 상징처럼 남아 있다. 낡은 담이나 배관에도 작은 그림이 보인다.오래된 주택이나 상가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빈티지 공간 역시 매력 있다. 카페 ‘초록지붕’ ‘여전히 잘,’ ‘희나리’ ‘하이드아웃’ ‘안도르’, 문화공간주차 ‘파킹’ 등이 그곳이다. 안도르는 대한제국 시대 대전부윤(지금의 대전시장)의 관사였고, 파킹은 오래된 여관 주차장이었다. 저물녘에는 으능정이문화의거리 쪽으로 길을 잡아보자. 이곳에 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스카이로드가 있다. 도로 위에 대형 LED 영상 시설물을 세워 화려한 밤 풍경을 연출한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10~3월) 매시 정각에 50분씩 다양한 영상물이 머리 위로 흐른다(월요일 휴장). 추석 연휴(10월 4~5일)에는 ‘대전스카이로드 2017 한가위 대잔치’가 열려 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거리 퍼포먼스, 인절미 만들어 먹기 같은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오가는 길에 튀김소보로가 유명한 ‘성심당’이 보이면 잠시 들러 맛봐도 좋다. 대흥동 초록지붕은 적산가옥을 원형 그대로 살려 카페로 활용했다.◇일본 철도 노동자 집단 거주지였던 ‘대흥동’대전역 뒤쪽은 소제동이다. 1920~1930년대 일본 철도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로, 전란과 개발을 용케 피한 관사 4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근현대를 거치며 집을 허물지 않고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조금씩 품을 넓혀, 조금은 삐뚤빼뚤하고 담장이 살짝 기울었다. 담장마다 키 큰 나무가 무성하고, 길가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전봇대가 여러 개다. 한자리에서 60년 세월을 보낸 ‘대창이용원’도 정겹다. 흔히 보지 못하는 것으로 가득 찬 동네다. 이런 독특한 풍경에 소제창작촌이 자리한다. 지난 2012년 대전시 철도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레지던시로, 빈집을 살짝 손질해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활용 중인 공간은 ‘소제창작촌’(작가 창작 공간), ‘재생공간293’(전시 공간), ‘시울마실’(게스트하우스), ‘시울2길 골목길’(공동체 공간) 등 네 곳. 소제창작촌의 유현민 프로그램디렉터는 “소제창작촌은 예술가들이 무상이나 저렴한 임대료로 빌린 집을 활용해 전시회를 열고, 때로 축제도 개최하며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며 “올해는 특별히 시와 그림과 퍼포먼스로 소제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흥동과 달리 주거지이므로 조용히 둘러봐야 하고, 재생공간293은 전화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넉넉하면 관사촌을 짓기 위해 매립했다는 소제호 방죽을 흔적 따라 걸어도 괜찮다. 허름한 골목을 품은 관사촌과 잘 어울리는 길이다. 소제동에는 수많은 나무가 산다. 대추나무, 감나무, 석류나무, 탱자나무가 어느새 담장을 훌쩍 넘었다.◇도심에 깃든 자연하루 종일 지치도록 도시 골목을 거닐었다면, 도심에 깃든 자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동구 가양동에 있는 우암사적공원은 소제동이란 이름을 지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자에게 학문을 가르친 곳이다. 버드나무가 울창한 연못이 남간정사(대전유형문화재 4호)나 기국정과 어우러진 풍치가 곱다. 남간정사 조금 위에는 우암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유물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도시를 보면 색다른 맛이 있다. 대동하늘공원과 보문산, 식장산이 멀리서 바라본 도시가 아름다운 곳이다. 대전역에서 2.3km 정도 거리에 있는 대동하늘공원은 풍차 뒤로 대전 시내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언덕이다. 밤이면 풍차에 조명이 들어와 일대가 더욱 찬란해진다. 대전 시민이 ‘보물산’으로 부르는 보문산과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난 식장산도 도시를 조망하기 좋다. 식장산은 임도로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여독은 온천욕으로 풀자. 대전에는 《동국여지승람》에 나올 정도로 역사가 깊은 유성온천이 있다. 대규모 온천 단지에 마련된 무료 족욕체험장이 지친 여행자를 반긴다. 유성온천역에서 가까워 찾기 쉽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4~10월) 뜨끈뜨끈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독을 푸는 데는 온천욕 만한 것이 없다. 대전 여행 시 귀가 전에 들리면 좋은 유성온천 내 무료 족욕체험장.◇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소제동→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1박 2일 여행 코스= 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숙박)→소제동→우암사적공원→대동하늘공원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네거리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가양네거리 대전역 방면 우회전→성남네거리 금산·옥천·대전역(동광장) 방면 좌회전→계족로 850m→대전역(동광장) 방면 우회전→중앙로역 방향 직진→대전근현대사전시관△먹을곳= 튀김소보로·부추빵으로 유명한 성심당(1588-8069), 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는 진로집(042-226-0914), 닭볶음탕은 현대식당(042-223-8922), 올갱이국 내집식당(042-223-5083), 돼지갈비는 대전갈비(042-254-0758), 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는 광천식당(042-226-4751), 칼국수는 신도칼국수(042-253-6799)와 대선칼국수(042-471-0317)△주변 볼거리= 뿌리공원, 오월드, 한밭수목원, 이응노미술관, 대전 회덕 동춘당, 한밭교육박물관, 엑스포과학공원, 국립중앙과학관 등 대흥동에 버려진 여관주차장을 갤러리로 바꾼 문화공간 ‘파킹’소제창작촌 입주 작가들의 전시공간인 재생공간 293. 전시실 앞 우물터가 마을주민들과 축제를 펼지는 자리다
- [도시재생②]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산복도로
- 29년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송도해상케이블카산복도로의 주황색 가로등이 그리움을 자아낸다편지를 쓰면 1년후에 받아볼 수 있는 유치환의 우체통[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의 독특함을 만나고 싶다면 산복도로에 가야 한다.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광도 좋지만, 그곳에 부산의 어제와 오늘이 있기 때문이다. 산복(山腹)은 산허리를 뜻하며, 산복도로는 경사지를 개발하면서 맨 위쪽에 자리한 도로다.산복도로에서 본 풍경◇산복도로의 도시 ‘부산’부산은 평지가 좁고 산이 많아 땅이 부족했다. 일제강점기에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살 곳이 마땅치 않아 산으로 올라갔다. 산에는 무허가 판자촌이 하나둘 생겼다. 한국전쟁산복도로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는 168계단과 올해 운행을 시작한 모노레일 때는 피란민이 봇짐을 지고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광복 당시 28만 명이던 부산 인구는 한국전쟁을 거치며 100만 명이 훌쩍 넘었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산비탈이 판잣집으로 뒤덮였다. 사람들은 산에 움막을 짓고, 깡통을 펴 지붕을 올렸다. 힘겨운 시절이었다. 아이들은 몸집만 한 물통을 이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물을 길었고, 마을 사람들은 공동 화장실을 사용했다. 팍팍한 삶이지만, 산동네는 피란민에게 안식처이자 희망의 터전이었다. 산동네에도 길이 필요했다. 1964년 10월 산동네를 연결하는 첫 산복도로가 열렸다. 중구 대청동 메리놀병원 앞에서 동구 초량동 입구까지 1820m 구간에 걸친 망양로다. 이후 구봉산과 천마산을 비롯해, 부산 곳곳에 산복도로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부산은 ‘산복도로의 도시’가 되었다. 최근 산복도로 재생 사업을 통해 부산의 애틋한 역사를 품은 산복도로가 새롭게 조명된다. 산비탈에 숨은 이야기를 만나고,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부산의 보석 같은 경치를 볼 수 있도록 구석구석 정비했다. 먼저 망양로(望洋路)에 가보자. 이름처럼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길로, 발길 멈추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황홀한 풍광에 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 망양로의 랜드마크는 ‘유치환우체통’이다. 파란 바다와 대결이라도 하듯, 빨간 우체통이 바다를 등지고 섰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하는 시 〈행복〉이 머릿속에서 흐른다. 유치환우체통은 부산과 인연이 깊은 유치환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유치환우체통에서 민주공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이바구공작소’를 만난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 이곳에서는 풍경만으로 알기 힘든 산복도로의 속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산복도로 사람들이 펼쳐놓은 〈요강 이바구뎐〉을 비롯해, 산복도로의 풍경을 펜으로 그린 작품이 전시된다. 이바구공작소 근처에는 국내 의료보험의 시초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만든 장기려 박사를 기념하는 ‘더나눔’ 센터가 있다. 돈이 없는 환자에게 ‘닭 두 마리 값을 내주시오’라는 처방전을 썼다는 장기려 박사의 일화를 비롯해 가슴 뜨겁게 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았다. 바다를 향해 뻗은 ‘168계단’은 산복도로 서민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계단은 산복도로에서 부산항까지 이어주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누군가는 아이를 업고 장바구니를 든 채 계단을 올랐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계단에 앉아 부산항에 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다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뛰어 내려갔을 것이다. 타임머신을 탄 듯, 계단 위에 멍하니 서서 당시 모습을 상상해본다. 숨을 고르며 오르내렸을 가파른 계단, 지금은 모노레일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2016년 5월부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모노레일이 가동돼, 동네 주민과 여행자의 수고를 덜어준다. 168계단 아래는 산복도로 사람들이 목을 축인 우물이 있다. 우물을 뒤로하고 내려가면 골목을 따라 초량이바구길이 이어진다. 담장갤러리에 걸린 ‘산복도로의 시인’ 강영환의 시와 옛 초량동 사진을 보며 추억에 빠져든다. 부산역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남선창고 터와 옛 백제병원이 보인다. 부산에 처음 생긴 창고인 남선창고는 ‘부산 토박이 치고 남선창고 명태 눈알 안 빼 먹은 사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금은 명태도, 남선창고도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았다. 백제병원은 1920년대에 문을 연 부산 최초 근대식 종합병원으로, 중국집과 예식장을 거쳐 ‘브라운핸즈백제’라는 카페가 되었다. 내부 장식도 옛 모습을 간직해, 100년 전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지붕없는 박물관’으로 사랑받고 있는 감천문화마을◇지붕없는 박물관 ‘감천문화마을’산복도로를 이야기할 때 빠뜨리면 안 되는 곳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이다. 한동안 낙후된 시설로 주민이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썰렁한 담장에 그림을 그리고, 골목 곳곳에 재미를 입힌 덕분이다. 감천문화마을에서 고개를 넘으면, 산복도로 주민의 삶을 보여주는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이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공동묘지가 있던 마을이다. 집 지을 자리와 자재가 필요한 피란민은 묘지도 상관없었다. 묘지 위에 집을 짓고, 묘비를 주춧돌로 활용했다. 마을을 걷다 보면 담장으로 사용된 묘비가 자주 눈에 띈다. 지금까지 남은 묘비가 가슴을 아릿하게 만든다.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미문화학습관이 있다. 이곳에는 부산을 사랑한 사진가 최민식갤러리가 마련되었다. 산복도로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에 자꾸 눈이 간다. 인간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산복도로 어디에서나 황홀한 풍광을 볼 수 있지만, ‘누리바라기’는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우뚝 선 부산타워부터 코모도호텔, 영도의 봉래산과 빌딩 숲, 산복도로 주변에 빼곡한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을 선물한다. 부산항대교의 화려한 조명과 정감 넘치는 산복도로의 가로등 불빛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복도로에서 본 야경◇부산 시민의 삶을 더듬어볼 수 있는 곳산복도로를 둘러본 뒤에는 과거 부산 시민의 삶을 더듬어볼 수 있는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으로 향한다. 자갈치시장은 한국전쟁 후 살길이 막막해진 사람들이 모여 수산물을 팔기 시작한 곳이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슬로건 아래 리드미컬한 부산 사투리가 오간다. 현대식 건물과 함께 생기 넘치는 노점도 운영된다. 자갈치시장에서 길을 건너면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은 무역을 통해 신문물을 접하는 통로이자,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 영화 〈국제시장〉 덕분에 ‘꽃분이네’도 명소가 됐다. 국제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꿈과 청춘을 품은 곳이다. 국제시장 6공구 B동 2층에 부산의 향을 담은 향초, 감성적인 흑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등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복합 문화 공간 ‘국제시장 609몰’이 문 열어,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끊임없이 변하는 부산의 새로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길이 뜸하던 송도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다시 몰린다. 송도해상케이블카가 29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를 짜릿하게 즐긴다. 할아버지 손잡고 케이블카를 타러 온 아이들의 모습이 따듯하다. 넘실거리는 바다 위 높이 86m에 매달려 산복도로를 보니, 문득 부산의 내일이 궁금해진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자갈치시장입구◇여행메모△여행 코스= 망양로 산복도로 여행 / 유치환우체통→더나눔→이바구공작소→168계단과 모노레일→담장갤러리→옛 백제병원→자갈치시장→국제시장, 감천문화마을 산복도로 여행 / 감천문화마을→아미동 비석문화마을→아미문화학습관(최민식갤러리)→누리바라기→송도해수욕장(송도해상케이블카)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신갈 JC→영동고속도로 여주 JC→중부내륙고속도로 김천 JC→경부고속도로 동대구 JC→중앙고속도로→좌천삼거리→중앙대로349번길→고관로→수정남로→망양로△먹을곳= 중구 남포길에 회국수전문점 할매집회국수(051-246-4741), 중구 광복로에 냉채족발 전문점인 원조부산족발(051-245-5359), 중구 비프광장로에 완당집인 18번완당집(051-245-0018) 등이 있다.△주변 볼거리=역사의디오라마, 부산타워, BIFF광장, 보수동책방골목, 민주공원, 임시수도기념관
- [여행] 창동예술촌서 추억만들고, 동리단길에서 커피 한잔
- 구도심이 관광객을 부른다. 새롭게 태어난 전국 가볼만한 도시 속 볼거리.(그래픽=이데일리 디자인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도시도 인간의 생애처럼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는다. 환경 변화와 세월을 따라 성장하면서 화려해지다가 점차 쇠퇴한다. 늙고 초라한 도심의 공간, 최근 이 곳에서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도심재생사업 덕분이다. 최대 10일간의 연휴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시작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너무 가까이 있어서 몰랐던 곳곳의 구(舊)도심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하게 변신한 구도심에서 추억을 소생해보고, 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다.◇서울 문래창작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문래동은 서울에서 한때 서우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였고, 지금도 1000여 곳이 있다. 최근에는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으로 이름을 얻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이 예술로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조형물이 생기면서 여기를 찾는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래동의 도시 재생을 예술가들이 이끌었다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섰다. 이들은 지자체와 힘을 합쳐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강원도 강릉 명주동= 명주동은 강릉대도부 관아가 있었던 곳. 고려 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자리했지만 시청이 이전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생기면서 원래 역할은 사라졌다. 그렇게 늙어가던 명주동이 최근 문화공간과 각종 공연 등이 열리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 호젓한 골목길을 따라 문화 공간과 객사 터인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록문화재인 임성동성당 등을 둘러보는 여행도 인기를 끌고 있다.밤이면 풍차에 불이 커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대전 대동하늘공원 전경.◇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아 연인과 데이트하기 좋고, 소제동에는 1920~1930년대 지은 철도사관촌이 있어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여행으로 좋다. 두 곳 모두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한층 풍성하고 멋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100년이 넘는 시간을 타박타박 걸으며 만날 수 있는 곳이 여기다. ◇충남 서천 문화예술창작공간= 장항읍은 1930년대 일제가 약 172만 ㎡에 달하는 바닷가를 매립해서 만든 도시다. 일제는 새로 얻은 토지에 항구와 철길 등 물자를 수탈하기 위한 시설을 갖췄다. 전국에서 수탈한 자원과 곡식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도 항구 주변에 지었는데, 그중 하나가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이다. 당시 이곳은 쌀을 보관하는 미곡 창고로 사용됐다. 건축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덕분에 2014년 등록문화재 591호(서천 구 장항미곡창고)로 지정됐다. 서천군 최초의 근대 문화유산인 장항미곡창고는 2015년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후 이곳에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문화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고, 아이들과 함께 인형극을 감상하며, 언제든 내 손으로 도자기에 색을 입히거나 모시꽃 만들기 같은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부산 산복도로= 부산의 진짜 매력이 감춰진 곳이다. 산허리를 이어주는 산복도로는 부산 시민의 삶을 진하게 품고 있는 곳이다. 산동네에 빼곡한 집과 집 사이로 난 골목은 산복도로의 어제를 말해준다. 망양로를 따라 눈부신 부산의 풍광을 즐기고, 지붕 없는 미술관인 감천문화마을에서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볼 수 있다. 산복도로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캄캄한 밤 하늘을 배경으로 비춰지는 주황색 불빛은 그동안 가슴속에 숨겨놓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경남 창원 창동예술촌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마산 창동예술촌=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이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한 창동은 2011년 도시 재생 사업을 시작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중이다. 지역의 예술가들이 빈 점포를 공방과 아틀리에로 꾸미면서 다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55년 개업한 ‘학문당’, 클래식 다방 ‘만초’, 버터 빵으로 유명한 ‘고려당’, 문 연 지 40년이 넘은 헌책방 ‘영록서점’도 창동의 옛 낭만을 전해준다.◇인천 송월동= 이천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항항 도시. 그 중심이 인천항을 품은 중구다. 개항 당시 미국, 영국, 독일, 청, 일본에 의해 형성된 공동지역인 각국조계(各國租界)에 속한 중구 송월동은 독일인이 주로 거주한 부촌이었다. 번성하던 송월동은 197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걸었다. 낡은 건물과 노인만 남은 송월동에 중구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놓었다. 2013년 시작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송월동을 동화마을로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개항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송월동 동화마을은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광주 동명동= 광주 동구 동명동은 숲길과 오붓한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는 동네다. 마을을 에워싼 푸른 숲길과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책방,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이 어우러진다. 동명동 카페거리에는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동명동 재생의 핵심은 푸른길로 시민이 주도해 경선선 폐철도를 산책로로 만든 곳이다. 길목에서 만나는 일상과 연계한 건축물 광주폴리 역시 생활의 쉼표가 된다.경북 영주에 새롭게 단장한 후생시장◇경북 영주 후생시장= 후생시장은 1955년 영주역 인근에 생겨났다. 처음에는 곡물 시장으로 문을 열었고, 나중에는 전국 단위의 고추 시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영주역이 가까워 기차 소화물로 서울과 철암 등지까지 판매했으며, 1970년대 초까지 영주에서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 하지만 영주역이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14년부터 시작한 도시 재생 사업으로 부활을 알렸다. 올해가 그 마지막 해로 상가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정비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충북 충주 원도심= 충주 원도심인 관아골 일대는 충청감영과 충주시문화회관, 충주예총회관 등이 있어 역사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이자 상가가 많은 상권 중심지였다. 하지만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관아골 일대를 포함한 원도심 상권이 쇠퇴하고, 빈 점포가 늘어났다. 이 일대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관아골에 청년몰 ‘청춘대로’가 문을 열면서다. 청춘대로는 관아골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카페와 수제맥주, 맞춤한복, 아로마테라피, 기능성 수제 소시지, 3D 프린터 체험 공방, 이벤트 기획 등 청년 상인 점포 20여 개가 입점했다. 현재 청춘대로 건물 옆에는 공터가 있다. 이곳에 충주의 지역성을 살린 수제 맥주와 애플사이다를 선보일 양조장과 브루 펍이 들어설 예정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코리아세일페스타, 그게 뭐에요"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다음은 2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코리아세일페스타, 그게 뭐에요”王회장 “이봐 해봤어?” 16년 만에 다시 햇빛한국판 ‘레몬법’ 국회 통과中 “北 기업 120일 내 폐쇄하라” 통보<사설>외국 자금의 ‘굿바이 코리아’ 시작됐나<사설>난립하는 취업박람회 혼란만 키운다△줌인&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 북한 선수들도 함께할 것”의원실명제의 힘? 기업총수 국감 소환 급감‘불공정약관 여전’…공정위, 에어비앤비 檢 고발△혁신성장 로드맵 나왔다4대 분야 큰 틀 제시한 김동연 “규제 개선하고, 인프라 강화하겠다”성장과 규제완화에 무게…‘패싱 논란’ 김동연에 힘싣기△식약처 ‘생리대 유해성 없다’식약처, 시민단체 일방적 주장에 휘둘려…6개월간 ‘생리대 공포’ 키웠다제조업체 “오해 벗어 다행이지만…이미지 추락 억울”‘릴리안’ 판매 재개 언제?…고심하는 유통업계△종합바닷빛 넥타이 매고 ‘독도함’ 사열받은 文 “北 무모한 도발엔 강력 응징”“적폐청산 최종 목표는 MB…결국 檢 포토라인 서게 될 것”결국 입 뗀 MB “안보·경제 엄중한 때, 與 퇴행적 시도”농해수委 설훈, 정보委 강석호, 윤리특委 유승희정부, 올 쌀 수매 72만t 작년보다 3만t 더 많아△특파원 리포트채권 매각 살얼음 걷듯 늘린다지만…“日·유럽 긴축 가세 땐 충격 클 것”금리 급등 가능성…‘1400兆 가계부채’ 뇌관 될라△경제·금융버스·자전거·지하철 출퇴근 사고도 ‘산재보험 적용’ 받는다신차구매 후 환불 가능…“블랙컨슈머 악용 우려”기술금융 지각변동 KEB하나은행 1위공정위, 합의과정 회의록 ‘소수의견’도 담는다△산업&기업딥러닝 창시자와 콜래보…삼성전자 ‘인공지능 IQ 높이기’ 나섰다우오현 SM그룹 회장 ‘100척, 10위권’ 목표 순항…해운강국 부활 ‘뱃고동’ 울릴 것도시바메모리 인수 여세 몰아 SK하이닉스 ‘낸드R&D센터’ 짓는다국내 LCC, 연내 항공기 120대 체제 갖춘다중소형 OLED 수요 확대…LGD, 내년엔 더 좋다SK네트웍스, 현대차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맞손’△산업통신기업 KT “커넥티드카로 5년 후 5000억원 벌겠다”국내 온라인 판매자 아마존 입점 길 확대제수용품·선물세트 불티…황금대목 맞은 온라인몰미슐랭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빠진 맥주 ‘카스’△삼성전자 글로벌 사회공헌빈민가 청년에게 디지털 교육…지구촌에 퍼지는 ‘스마트 체인지’사회문제 발굴, 해결 방안 머리 맞대…‘더 나은 내일’ 함께 만들어요△아웃도어 특집화사함은 자연에 양보하고…실용성·가성비로 무장하라얇은 이너웨어 하나 입었을 뿐인데…보온성 탁월360도 전방향 투습·방수 등산화…땀·습기 빠르게 배출척추 구조 꼼꼼히 따져 제작, 유연해 오래 메도 편안귀여운 핼러윈 프린트로 징크스 떨쳐내세요△중소기업·벤처골프웨어·빙축열·AR…될성부른 3곳 키워 코스닥 갈겁니다친환경 창업 ‘붐’밀려드는 반·디 장비 주문에 “연휴 꿈도 못꿔요” 즐거운 비명현대리바트,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최대 50% 할인△증권&마켓‘툭하면 유상증자’…주주·개미에 부담 떠넘기는 코스닥기업신흥국펀드 고공행진…덜 오른 아세안 주목할 때롯데쇼핑 주식거래 정지…내달 30일 분할 재상장△증권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 오늘 결판난다거래소 이사장 공모 ‘낙하산 논란’ 여전유암코, STX엔진 새 주인으로변속기전문기업 엠비아이, 내년 7월 코스닥 상장 추진△여행‘창원 예술촌’ 공방서 추억 만들고…‘광주 동리단길’ 카페서 가을 한 잔1박2일 ‘템플스테이’ 1만원이면 OK~△스포츠회원제였던 퍼블릭 골프장…‘캐디선택제·프로코스’로 손짓하네우즈 “나의 미래, 나도 잘 몰라”메이웨더 vs 맥그리거 ‘유료시청’ 신기록 못세워네이마르·카비니, 한 골씩 넣고 ‘화해 포옹’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2-1 역전승이승엽, 첫 안타 친 잠실서 마지막 ‘은퇴 투어’추신수 4타수 무안타 침묵△사람&나눔‘허임침법’으로 중국 넘어 한방 한류 꿈꿔요‘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 타개“실수해도 괜찮아…여성들이여 버텨라”김수현 내달 23일 입대국민대 총동문회장에 박해진 우상건설 대표LG디스플레이 노조·경영진, 일손부족 농촌 봉사활동△오피니언‘죽은 정권’ 적폐 캐기‘대동여지도’ 속 빅데이터‘반포 혈전’이 남긴 건설업계 숙제△부동산스카이브리지·하늘수영장…조합원 눈길 잡은 ‘럭셔리 재건축’현대ENG, 신반포22차 수주 강남 재건축시장 첫 입성김현미 “신혼부부 보금자리 크게 늘리겠다”“내년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상품은 토지”10년간 3600억원 들여 새만금 복합리조트 조성△사회폐업하고 이름 바꾸면 그만…끊이지 않는 ‘온라인몰 먹튀’<상생안전-철강업계>위험마저 떠넘기나…근로자 연평균 35명 사망“서해순 관련 의미있는 자료 더 있다”황금연휴 시작도 안했는데 붐비는 인천공항…출국자 100만명 넘을 듯초·중·고 기간제교사 절반이 담임 맡아MBC 김장겸 사장 등 6명 고용부, 기소의견 검찰 송치
-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확정…'낙하산' 악순환 고리 끊었다(종합)
- [이데일리 권소현 박일경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3년 더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KB금융지주 사상 첫 연임 회장이라는 기록과 함께 숱한 외풍에 시달리면서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을 수 있게 됐다. KB금융으로서는 독립적인 경영승계 시스템 구축이라는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 3년간 KB금융그룹을 확실한 리딩뱅크로 올려놔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은행장 분리를 결정한 만큼 ‘KB사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한다. ◇첫 연임 회장 탄생…잔혹사 끊었다 KB금융지주 확대 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26일 3차 회의를 열고 지난 회의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한 윤 회장에 대해 심층평가를 진행한 결과,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3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확대위 위원들은 중장기 경영전략, 디지털 시대의 대응 방안, 시너지 강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안정화 및 후계자 양성, 조직 통합 및 기업문화 구축, 노사관계, 은행장 분리 여부와 계열사 경영관리 방안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KB금융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주요 주주와 직원, 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도 함께 보고받고 다면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윤 회장이 차기 회장 적임자라는 데에 의견일치를 이뤘다. 확대위는 29일 제4차 회의를 개최하고 법령에서 정한 임원자격요건 심사 절차를 거쳐 윤종규 후보를 이사회에 회장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11월2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윤 회장의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서 낙하산 인사로 얼룩졌던 KB금융의 잔혹사에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 KB금융 초대 회장인 황영기 회장부터 어윤대 2대 회장, 임영록 3대 회장까지 불명예 퇴진하거나 분란으로 연임을 포기했다. 국민은행장도 마찬가지다. 김정태·강정원·이건호 전 행장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고 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했다. 외풍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속은 곪을 대로 곪았고 이 고름이 터진 게 바로 2014년 ‘KB사태’였다. 이를 계기로 당시 내부 출신으로 분류된 윤종규 회장이 선임됐고, 임기 동안 경영승계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더이상 KB금융은 낙하산 인사의 놀이터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었다는 평이다. ◇깔딱 고개에 있는 KB…정상 안착이 과제윤 회장은 취임 후 조직을 추스르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놨다.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통해 조직운영의 효율성도 높여놨다. 패배감에 젖어 있던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 결과 KB금융은 지난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981억원 차이로 앞지르면서 지난 2015년 1분기(1∼3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 분기 앞선 것으로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윤 회장 스스로도 지금을 정상에 오르기 전 깔딱 고개에 서 있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상이 보인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주저앉아 쉬면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한금융도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기회가 되면 M&A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금융 확산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경쟁 심화, 여전한 저금리 상황 등 금융환경은 녹록지 않다. 윤 회장은 이날 면접에서 “디지털화 등 금융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화를 강화하는 한편 그룹 내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중소·중견기업, 창업·벤처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것 역시 숙제다. 이번 회장 인선에서 KB금융 계열사 노조협의회(노협)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윤 회장의 후보사퇴를 요구해온 만큼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가 관건이다. 노협은 낙하산 방지를 위한 정관규정 개정,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이 담긴 주주제안을 제출한 상태다. 그동안 윤 회장이 겸임해왔던 국민은행장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은행장과의 관계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KB사태’를 한번 겪은 KB금융으로서는 조직 차원에서 회장과 행장 간 불화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 때문에 윤 회장과 보조를 잘 맞출 수 있는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확대위는 은행장 후보에 대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축적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지우 KB캐피탈 대표,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 등 계열사 대표와 박정림 KB금융 부사장,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 이홍 부행장 등 내부 인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 금융기업은 경영능력과 성과만으로 경영진을 선출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번 KB 사례는 특히 정권교체 후 정치적 영향력이 강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차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142<親勞 법안>:0<親기업 법안>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다음은 2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142<親勞 법안>:0<親기업 법안>-비운의 금호타이어…3년 만에 다시 자율협약-7.2조 들여 미세먼지 30% 줄인다-[사설]끝내 검찰 수사로 넘겨진 ‘노무현 비극’-진흙탕 ‘재건축 싸움’에 팔짱 낀 정부△줌인&[줌인]열흘 연휴에 추석 대목 ‘울고웃고’-“청탁금지법 이후 꽃집 매출 반토막…화환, 경조사비서 제외해야”△勞로 기운 운동장-파견 3개월로 제한, 육아휴직 60일 의무사용…대기업보다 中企에 직격탄-“文 나와라” “法 고쳐라”…대화 미룬 채 조건만 거는 勞-기업 불만 목소리 큰데…귀 닫은 정부, 입 닫은 경제단체△금호타이어 다시 구조조정-“실체없는 ‘깜깜이 자구안’으론 회생 불가능”…산은, 박삼구 사퇴 압박-경영 정상화 이후 제3자 매각 수순 밟을듯 채권단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워크아웃으로△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당진·삼척 석탄발전 4기 ‘LNG 전환’ 날벼락…민간기업 1兆 날렸다-‘주범 중국’은 정작 나몰라라…아시아 연대해서 압박해야-‘저감대책 앞장’ 충청권 지자체 일제히 환영△정치-군단장급 9명 중 8명 원샷 물갈이…文의 국방개혁 힘받나-“김정은 위원장, 10·4선언 정신으로 돌아오십시오”-보름 남으느 국감, 칼가는 정치권-검찰 고소에 특검 맞불…식지 않는 ‘盧의 비극’ 공방△경제-“음식·선물 한도 늘리자” “대상·범위 확대해야” 팽팽-신고 1년간 4052건 ‘부당 지시’ 소방서장 과태료 1000만원-33만원vs275만원…국민, 연금 박탈감-스마트폰 간편결제·송금 급증…하루 이용액 800억 돌파△금융-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확정…‘낙하산’ 악순환 고리 끊었다-“금융사 불합리관행 여전 영업 윤리준칙 만들어야”-신한은행, 혁신기업에 9조원 지원△산업&기업-“차이나 엑시트 없다”…현대차 화합행사 열고 빅데이터 센터 개소-구자열 “우선 실행하고 빨리 실패하라”-삼성전자, 세계 최초 ‘자동차용 eUFS 메모리’ 양산-현대重 0.9조, 삼성重 1.1조…수주 단비△산업·소비자생활-“세계 100대 스타트업, 한국 오면 70%가 불법”-美 토이저러스 파산에…韓 롯데마트 불똥 튀나-4차산업혁명委 출범…AI·인터넷 전문가들 포진△중소기업·벤처-인공피부·뼈 기술력 美서 먼저 인정받아…이젠 줄기세포 치료제 도전장-“원지값 인상 철회하라” vs “원재료값 올라 불가피”△증권&마켓-뷰티·면세점株 연일 신저가…“사드 해결돼도 부활은 글쎄”-수주 불확실성에 주춤…OLED장비株 옥석 가릴 때-미래에셋대우 영국법인 증자△증권-북핵에 코스피 파랗게 질릴수록…돌아서 웃는 공매도 투자자-새피 수혈 MBK파트너스, 펀드 운용전략 다변화-中 안방보험, 알리안츠자산운용 인수△名士의 서가-“가장 좋은 책은 ‘산책’…공자님께 ‘다른 생각’ 선물받는 시간이죠”-‘매개’와 ‘연결고리’…스타 PD의 끝없는 변신 키워드△Book-편견·차별 코드화한 빅데이터 숫자란 이름의 ‘대량살상무기’-연봉 오르길 바라시나요…‘창업’하시죠△스포츠-“성조기에 무릎 꿇는 골퍼 지지”…몰너티, 트럼프에 맞서-기술고문? 기술자문? ‘히딩크 역할’ 고민中-‘상금 10억’ 이번에 채워야죠…이정은 2연승 도전-‘저지 50홈런’ 아무도 저지 못했다△사람&나눔-“북핵에…대한민국 브랜드 저평가”-“한국은 저출산, 일본은 고령화 심각 인력부족 문제 교류 활성화로 풀어야”-“블랙리스트, 장애인까지 적용한 건 너무해”△오피니언-[목멱칼럼]미혼모 지원정책, 저출산 해법으로 고려해야-[특파원의 눈]시간에 쫓기는 ‘트럼프 베팅’-[기자수첩]‘게임=도박’이란 구닥다리 인식 버려야△이데일리 2017 부동산 투자 포럼-“재개발·재건축 매력 줄어…文정부 힘쏟는 도시재생에 주목하라”-질문 세례에…절세기법 강의 10분 넘겨 끝나-“상가·오피스텔 수익률, 규제영향 거의 없어”-“다주택자, 시세차익 적으느 집부터 팔아라”-“귀한몸 경매물건, 유찰 기다릴 시점 아냐”△사회·부동산-“1년후 해고”…강사법, 도입 3개월 앞두고 ‘진통’-‘故 김광석 딸 사망 사건’ 재수사 경찰, 오늘 친형 김광복 씨 소환-朴 구속기간 내달 16일 끝나 檢 “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추석연휴 고속도로…3일 오전, 4일 오후는 피하세요
- [전문]文대통령 10.4 선언 기념식 축사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고뇌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던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다. 언제나 당당했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10.4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 축사 전문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오늘 10.4 정상선언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회담의 준비위원장이었던 저도 이 자리에 서게 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10년 전, 남북의 두 정상은‘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했습니다.그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봅니다.그날 도라산역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회담의 성과를 설명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남과 북의 그 벅찬 합의와 감격으로부터 평화의 한반도를 다시 시작하고픈 마음, 간절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10.4 정상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지도였습니다.한반도에서 전쟁과 반목의 역사를 걷어내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가자는 남북의 공동선언이었습니다.남북관계의 기본이 상호존중과 신뢰의 정신임을 분명히 했고,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남북간 협력을 위한 군사적 보장과 신뢰구축조치와 함께,북핵문제 해결까지 합의했습니다.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다양한 경제협력을 통해 우발적인 무력충돌의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고 평화 번영의 길을 남북이 함께 개척하는담대하고 창의적인 접근에도 뜻을 같이 했습니다.저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신북방정책 역시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10.4 정상선언은 노무현정부에서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역대정부의 노력과 정신을 계승한 것이었습니다.박정희 대통령은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통일의 원칙으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대내외에 천명했습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이 통일의 원칙에 합의한 이 정신은노태우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으로 이어졌고,그 모든 성과들을 계승하고 포괄하면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담아노무현 대통령의 10.4 정상선언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10.4 정상선언은 역대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오랜 세월 한 걸음, 한 걸음씩 힘들게 진척시켰던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10.4 정상선언이 이행되어 나갔다면 현재 한반도 평화 지형은 크게 변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10.4 정상선언을 비롯한 역대 정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고, 남북관계는 박정희 대통령의 7.4 남북공동성명 이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되었고,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갈수록 고도화되어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합니다.그러나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국제사회는 유례없이 함께 분노하며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단호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북한이 전세계를 상대로 핵으로 맞서려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것입니다.그와 함께 분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여정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국제사회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인 상황관리가 우선입니다.우리 정부는 이러한 과정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군사적 충돌이 야기되지 않도록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입니다.북한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여러 번 밝혔듯이 북한이 무모한 선택을 중단한다면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발전을 도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남북관계가 주춤거릴 때마다 누구보다 우리 국민들의 걱정이 클 것입니다.촛불혁명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고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길 기대했던 만큼,국민들은 안타까울 것입니다.그러나 이 위기를 넘어서야 10.4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촛불을 들었습니다.한반도의 평화도 지금 위기 상황입니다.여야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단합하고국민들께서 평화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마음을 모아주시면,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평화는 현실이 될 것이며, 10.4 정상선언은 여전히 살아있는 합의로 숨쉬게 될 것입니다.10.4 정상선언 합의 중 많은 것은지금도 이행 가능한 것들입니다. 특히 평화, 군비통제 분야에서 합의한 군사회담의 복원은남북 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시급히 이뤄져야 합니다.인도적 협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이산가족 상봉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10.4 정상선언의 정신으로 돌아오기 바랍니다.남과 북이 함께10.4 정상선언이 여전히 유효함을 선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내외 귀빈 여러분, 노무현재단 회원 여러분, 고뇌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입니다.언제나 당당했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었습니다.노무현 대통령은 제가 지켜보는 눈 앞에서 군사분계선을 직접 걸어 넘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되고 점차 금단의 선이 무너질 것입니다”그렇습니다.10.4 정상선언은 금단의 선을 넘는 수많은 국민들에 의해 반드시 이행될 것입니다.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감사합니다.2017년 9월 26일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 KB금융 회장 후보로 윤종규 선정…낙하산 악순환 고리 끊었다
- [이데일리 권소현 박일경 기자]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3년 더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KB금융지주 사상 첫 연임 회장이라는 기록과 함께 숱한 외풍에 시달리면서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을 수 있게 됐다. KB금융으로서는 독립적인 경영승계 시스템 구축이라는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 3년간 KB금융그룹을 확실한 리딩뱅크로 올려놔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은행장 분리를 결정한 만큼 ‘KB사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한다. ◇첫 연임 회장 탄생…잔혹사 끊었다 KB금융지주 확대 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26일 3차 회의를 열고 지난 회의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한 윤 회장에 대해 심층평가를 진행한 결과,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3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확대위 위원들은 중장기 경영전략, 디지털 시대의 대응 방안, 시너지 강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안정화 및 후계자 양성, 조직 통합 및 기업문화 구축, 노사관계, 은행장 분리 여부와 계열사 경영관리 방안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KB금융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주요 주주와 직원, 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도 함께 보고받고 다면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윤 회장이 차기 회장 적임자라는 데에 의견일치를 이뤘다. 확대위는 29일 제4차 회의를 개최하고 법령에서 정한 임원자격요건 심사 절차를 거쳐 윤종규 후보를 이사회에 회장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11월2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윤 회장의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서 낙하산 인사로 얼룩졌던 KB금융의 잔혹사에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 KB금융 초대 회장인 황영기 회장부터 어윤대 2대 회장, 임영록 3대 회장까지 불명예 퇴진하거나 분란으로 연임을 포기했다. 국민은행장도 마찬가지다. 김정태·강정원·이건호 전 행장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고 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했다. 외풍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속은 곪을 대로 곪았고 이 고름이 터진 게 바로 2014년 ‘KB사태’였다. 이를 계기로 당시 내부 출신으로 분류된 윤종규 회장이 선임됐고, 임기 동안 경영승계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더이상 KB금융은 낙하산 인사의 놀이터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었다는 평이다. ◇깔딱 고개에 있는 KB…정상 안착이 과제윤 회장은 취임 후 조직을 추스르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놨다.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통해 조직운영의 효율성도 높여놨다. 패배감에 젖어 있던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 결과 KB금융은 지난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981억원 차이로 앞지르면서 지난 2015년 1분기(1∼3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 분기 앞선 것으로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윤 회장 스스로도 지금을 정상에 오르기 전 깔딱 고개에 서 있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상이 보인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주저앉아 쉬면 안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신한금융도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기회가 되면 M&A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금융 확산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경쟁 심화, 여전한 저금리 상황 등 금융환경은 녹록지 않다. 윤 회장은 이날 면접에서 “디지털화 등 금융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화를 강화하는 한편 그룹 내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중소·중견기업, 창업·벤처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것 역시 숙제다. 이번 회장 인선에서 KB금융 계열사 노조협의회(노협)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윤 회장의 후보사퇴를 요구해온 만큼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가 관건이다. 노협은 낙하산 방지를 위한 정관규정 개정,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이 담긴 주주제안을 제출한 상태다. 그동안 윤 회장이 겸임해왔던 국민은행장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은행장과의 관계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KB사태’를 한번 겪은 KB금융으로서는 조직 차원에서 회장과 행장 간 불화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 때문에 윤 회장과 보조를 잘 맞출 수 있는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확대위는 은행장 후보에 대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축적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지우 KB캐피탈 대표,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 등 계열사 대표와 박정림 KB금융 부사장,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 이홍 부행장 등 내부 인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 금융기업은 경영능력과 성과만으로 경영진을 선출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번 KB 사례는 특히 정권교체 후 정치적 영향력이 강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차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산림청, 퇴직 공무원들 낙하산 관행에 제동
- 김재현 산림청장이 26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 임직원 운영 기본원칙’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산림청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산림청에서 퇴직한 공무원들이 산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의 임원으로 가는 전관예우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또한 산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의 임직원 인사에 맞춰 진행했던 산림청 퇴직 공무원 인사 연계 관행도 앞으로 중단될 전망이다.김재현 산림청장(사진)은 26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 임직원 운영에 대한 기본원칙’을 발표했다.이번에 확정된 기본원칙은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에 적용되는 원칙과 산림청 자체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으로 구분되며, 적용 대상은 산림청을 포함한 산하 공공기관 2개와 8개의 특수법인이다.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은 한국임업진흥원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등 2곳이며, 특수법인은 한국수목원관리원, 산림조합중앙회, 한국산지보전협회, 사방협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목재문화진흥회,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한국산림토석협회 등 8곳이다.이들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에 새롭게 적용되는 원칙을 보면 직원 채용 시 전문 인력의 확보와 채용 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자격요건(경력, 학력, 자격증 등)과 채용절차에 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특수법인 중 회장이 비상임인 경우 비상임 회장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상임직에 권한과 책임이 명확히 부여하는 등 정관·규정을 정비했다.임원(비상임 이사·감사 포함) 선출 시에도 산림공무원 출신자의 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등 산림공무원 출신이 과다하게 의사결정권을 갖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금품수수나 성희롱 등 성관련 비위 사건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퇴직공무원은 채용에서 배제하고,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에 민간 전문가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산림청 퇴직공무원의 채용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산림청 자체적으로는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의 채용과 산림청 내부 인사를 연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산림청은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감독·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기관 운영에 반영하고,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비위자 징계 등의 조치 요구를 실시하기로 했다.김재현 산림청장은 “그간 내부 인사적체를 이유로 산림청 퇴직 공무원들이 산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에 재취업하면서 전관예우 및 민관유착 등의 폐단이 계속 발생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잘못된 관행을 끊고, 산림청과 산하 기관간 인사를 연계하지 않도록 한 것이 이번 원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의 진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의사 결정권을 갖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 취지”라며 “최소한의 원칙을 정하고, 점진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추석 선물 대세, 이제 '불고기' 아닌 '스테이크'
- H스테이크 (사진=현대백화점)[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올해 추석 선물 대세는 ‘스테이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경험으로 식습관이 서구형으로 바뀐데다, 차례상도 간편하고 실속있게 차리려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8월25일~9월24일) 정육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구이용 소고기 판매 비중이 전체의 31.1%를 기록해 불고기용(27.2%), 갈비용(25.8%)를 앞질렀다고 26일 밝혔다. 구이용 소고기가 추석 정육 선물세트 최강자인 불고기의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추석 기간 전체 정육 매출에서 구이용 소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2015년 26.1%에서 지난해 27.9%, 올해 31.1%를 기록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그동안 한국인이 즐겨먹던 불고기용의 매출 비중(15년 29.5%, 16년 28.8%, 17년 27.2%)은 갈수록 줄고 있다.특히 구이용 중에서도 1cm 이상 두께의 스테이크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전체 정육 매출 가운데 스테이크 매출 비중은 지난 2015년 7.9%에 불과했으나, 2016년 11.6%, 2017년 14.5%로 2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스테이크 매출 증가는 해외여행에 따른 식습관의 서구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20·30대 고객들이 스테이크 고기를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육 전체 매출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6%에 불과하지만, 유독 스테이크 매출에선 42.5%로 높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외여행 경험의 증가로 고객들의 입맛이 바뀌면서 명절 선물로 스테이크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여기에 명절 차례상을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실속있게 차리려는 가정이 늘고 있어, 불고기·갈비찜보다 조리가 간편한 스테이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3일까지 진행하는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 스테이크가 포함된 정육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늘린 2만 세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추석 선물세트 가이드북(안내책자)에 처음으로 스테이크·로스 페이지를 신설하기도 했다. 대표 상품은 최현석·오세득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스테이크(티본·부채살)로 구성된 ‘H스테이크 세트(17만원)’, 채끝 스테이크 0.9kg·등심 로스 0.9kg으로 구성된 ‘현대 한우구이 국(菊) 세트(28만원)’, 로스 1.8kg·부채살 스테이크 0.9kg로 구성된 ‘호주산 청정우 구이세트(21만원)’ 등이다.윤상경 현대백화점 생식품팀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명절 선물로 스테이크가 뜨고 있다”며 “명절 선물세트를 물량을 늘리고 가이드북에 전용 페이지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일감몰아주기 신고 포상금제도 등 국무회의 논의된다
-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린다. 조사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는 기업에게 물리는 이행강제금제 신설과 관련한 위임사항을 규정하고,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신고 포상금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이 제도는 내달 1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다음은 다음주(9월 25일~10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행사일정 및 보도계획이다. ◇주간 행사일정△25일(월)09:00 직원조회(위원장-부위원장, 다목적홀)09:30 간부회의(위원장-부위원장, 대회의실)△26일(화)10:00 국무회의(위원장, BH)11:30 반부패정책협의회(위원장, BH)14:30 전통시장 및 복지시설 방문(부위원장, 공주산성시장·명주원)△27일(수)09:20 공정거래 업무협약 체결식(위원장, 경기 R&DB센터)10:00 예산관련당정협의(부위원장, 국회)△28일(목)08:00 현안조정회의(부위원장, 세종청사)10:00 경제관계장관회의(위원장, 서울청사)14:00 본회의(위원장, 국회)16:30 차관회의(부위원장, 세종청사)△29일(금)08:00 정책점검회의(부위원장, 서울청사)15:30 법집행체계개선 TF회의(부위원장, 조정원)◇주간 보도계획△25일(월)12:00 추석연휴 소비자 피해 주의보ㄴ브리핑 11:10 소비자안전 정보과장△26일(화)10:00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10:00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12:00 수입차 사업자들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27일(수)10:00 불공정거래 근절 및 중소상공인 권익보호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12:00 기능성 등산바지 비교정보 생산결과ㄴ브리핑 11:00 소비자원 화학섬유팀장△28일(목)12:00 에어비앤비 아일랜드의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건ㄴ브리핑 11:00 약관심사과장△29일(금)10:00 2017년 9월중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현황10:00 추석 명절 대비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 운영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