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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연초 효과' 분위기…회사채 투심 양극화 심화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새해 회사채 시장에 기관 자금이 몰리는 ‘연초효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되는 곳만 되는’ 차별화 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태영건설(009410) 사태로 관련 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데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조 단위 자금이 몰리고 있는 AA급 중에서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낮은 수준(언더)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이 나오는 등 업종별, 만기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PF) 영향권에 있는 업종일 수록, 만기가 긴 회사채일 수록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 태영건설 여파…금융업종 기피현상 뚜렷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 중 수요예측 발행 목표 규모 기준 언더 발행이 가능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AA-), LG유플러스(032640)(AA), 한화에너지(A+), 신세계(AA) 등 네 곳이다. 반면 일부 트렌치라도 오버 발행이 결정된 곳은 한화솔루션(009830)(AA-), 롯데쇼핑(AA-), HL만도(204320)(AA-), KCC(002380)(AA-), 미래에셋증권(006800)(AA), 미래에셋자산운용(AA) 등 여섯 곳이다.총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연초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업종별로 확연히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업종에 대한 낮은 선호도가 드러나고 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AA)은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3300억원의 자금을 받아내는데 그치면서 언더 발행을 하지 못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증권(006800)(AA)도 총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6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만족하면서 AA급 우량채임에도 불구 모든 트렌치에서 오버 발행이 확정됐다.태영건설 사태로 인해 건설업종은 물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도가 높은 업종인 금융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올해 첫 수요예측 주자로 나섰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LG유플러스 등은 모든 트렌치에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작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는 등 AA급 우량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분류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참여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높은 불확실성…단기물 선호 두드러져만기별로는 상대적으로 장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과 HL만도 등 AA급 우량채들도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편인 3년물과 5년물 등 중장기 트렌치를 중심으로 오버 발행을 기록했다.특히 5년물의 경우 언더 발행에 성공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600억원 모집에 1000억원의 수요를 기록하는 등 1.67대 1의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2년물 경쟁률이 4.67대 1, 3년물은 무려 13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한화솔루션 역시 3년물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5년물은 목표 규모인 400억원의 주문이 턱걸이로 들어오면서 민평 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에 모집 물량을 채우기도 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올해는 태영건설 여파로 특히 업종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라면서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대체적으로 단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태영건설 사태를 비롯해 금리 인하 시기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회사채 시장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사태로 크레딧 시장 전반적으로 급격히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지만 업종별 선호도는 확연히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우량채 중심으로 1조원 이상 자금을 모으면서 발행시장은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건설이나 PF 관련 금융기관에 대한 경계감, 일부 산업에 대한 비우호적 전망 등을 감안하면 기업 자금 모집에 있어서 선호도는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향기조였던 등급추이가 꺾였다…부동산 PF발 등급 강등 '폭풍'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작년 하반기는 말 그대로 신용등급 강등 ‘폭풍의 시기’였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뇌관이 터지면서 건설사를 중심으로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까지 신용위험이 확대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향 우위였던 분위기가 급격히 뒤집혔다. 올해 역시 기업에게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용등급 하향 추세 심화10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올 상반기 25개였던 ‘장단기등급 및 전망’ 변동 기준 상향 변동은 하반기 들어서 9개로 급감했다. 반면 하향 변동은 상반기 23개에서 하반기 20개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소폭 상향 우위였지만 하반기 들어서 하향 우위 추세가 심화한 것이다.NICE신용평가(NICE신평)의 등급 변동 상황을 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확인 가능하다. NICE신평의 상반기 신용등급 상승 기업은 총 12개로 하락한 기업 11개보다 오히려 많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 상승 기업 8개, 하락 기업 13개로 하향 우위로 뒤집혔다.상반기에는 건설을 비롯해 석유화학·제2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전환에 따른 자동차, 의류, 항공, 영화관 등 일부 업종 실적 회복 영향으로 상향과 하향 개수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최중기 NICE신평 기업평가1실장은 “미국 등 선진경제의 호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쟁에 따른 수요 증가, 코로나19 종료 등의 긍정적 영향을 받은 산업에서 등급이나 등급 전망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면서 “반면 중국관련 수출부진과 부동산 경기 약세에 따른 국내경제 성장약화 관련 업종은 등급이나 전망이 하향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도 ‘우울’하반기 신용등급 하향으로 급격히 무게가 쏠린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경기 위축 지속에 따른 PF 관련 우려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설사들은 물론 여기에 자금을 댄 제2금융권까지 위기가 확산하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 역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승재 한신평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위축 및 PF 우발채무 부담으로 건설사 신용위험 확대, 유통·석유화학 등 실적 부진이 신용도에 반영됐다”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 하향 우위가 심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는 기업(비금융)부문과 금융부문 등급상하향배율(업다운레이쇼)만 봐도 쉽게 파악 가능하다. 한신평의 경우만 보더라도 비금융부문 등급상하향배율은 0.78배를 기록했지만, 금융부문은 0.38배로 하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등급상하향배율이 1배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내려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올해 역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한신평의 아웃룩·와치리스트를 보면 긍정적 방향은 11건에 불과했지만 부정적 방향은 두 배가 넘는 23건을 기록했다. NICE신평 역시 금융업권과 비금융업권을 합한 긍정적 전망은 20건, 부정적 전망은 31건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제2금융권 연체율 상승 등 올해 기업 발목을 붙잡을 부정적인 이벤트가 산적해 있다. 특히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으로 우려가 커진 건설업종과 제2금융권을 비롯해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석유화학, 유통 등은 올해 신용위험이 커진 대표적인 업종이다.그나마 자동차, 민자발전, 정유 등 업황 호조를 기반으로 한 영업실적 개선이나 자본확충 등을 통한 시장지위 개선 등이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최 실장은 “올해 주요 거시적 외부환경의 변화는 비우호적”이라면서 “특히 금융업종의 경우 은행 등과 캐피탈 등 업종별로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으며, 올해도 이러한 업종별 수익성 차별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위클리 크레딧]워크아웃 태영건설 'CCC' 추락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009410) 신용등급이 ‘CCC’로 수직 낙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 때문인데 부동산 PF와 관련이 높은 오케이캐피탈을 비롯해 주택 경기와 관련이 높은 동화기업 등도 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태영건설, ‘A-→CCC’로 수직낙하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은 수시평가를 통해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하향검토)’에서 ‘C(하향검토)’로 내렸다.태영건설은 시공능력 순위 16위 대형 건설사다. 부동산 PF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리다 지난 28일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부동산 PF발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8일 멈춰있는 태영건설 공사현장 모습.산업은행은 채권은행에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하자고 통보할 예정이다. 산은은 우선 채권자들에게 1차 협의회의 종료 때까지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채권 행사 유예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촉법에 따르면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주채권은행은 14일 이내에 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회 소집을 통보해야 한다.한신평은 “채무조정 과정에서 원리금 감면, 상환유예, 출자전환 등에 따른 원리금 손상이 예상된다”며 “향후 워크아웃 개시 여부, 진행 과정, 채권 손장 수준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기평 역시 “채권자협의회 등 추후 관련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케이캐피탈·동화기업 등급 전망 ‘부정적’부동산 PF 파장은 관련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한신평은 오케이캐피탈 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낮췄다. 부동산금융 위주 영업자산 구성으로 사업안정성 저하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PF, 부동산담보대출 등 기업금융으로 사업기반을 확대하여 영업자산 규모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주요 영업자산인 부동산자산 내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지만 기존에 취급한 브릿지여신의 만기연장이 계속되고 다른 기업여신 및 개인신용대출이 회수됨에 따라 영업자산 내 부동산금융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으로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 개선가능성이 제한적임에 따라 사업안정성 저하 위험이 내재해 있다는 평가다.특히 오케이캐피탈의 부동산금융 내 브릿지여신 비중은 약 72%이고, 중·후순위 비중이 약 80%에 육박하는 등 취급한 자산의 질적 수준이 낮은 편이다.동화기업(025900) 역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NICE신평은 동화기업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사진=동화기업)동화기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177억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방 건설 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제품의 유입에 따른 매출 감소, 목재원가 및 에너지비용 상승 등에 따라 원가부담이 증가돼 이익창출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택경기 부진으로 인해 주요 사업부문인 소재 부문의 외형 회복세를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이전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HD그룹은 등급 올라반면 한신평은 HD현대중공업(329180)과 현대삼호중공업 신용등급을 기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올렸다. 수주잔고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은 물론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현대삼호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BBB+,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올렸고,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했다.조선업은 우호적인 글로벌 발주환경에 따라 수주잔고의 양적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 심리가 위축되며 신규 수주는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컨테이너 해운 운임 상승과 해상물동량 회복 전망 등에 따라 글로벌 발주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김현준 한신평 연구원은 “수주선가 상승과 함께 후판 가격 하향 안정화,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이익창출력이 우수한 엔진부문 외형 확대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2021년 상반기까지 저선가 수주분이 올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더욱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체력 바닥난 건설·캐피탈·증권…‘부동산PF 충격’ 본게임 내년부터
- [이데일리 지영의 안혜신 기자]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충격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산업별 사업환경 점검에 나선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모두 비우호적인 전망을 제시한 업종은 ‘철강·건설·증권·저축은행·할부리스’로 집계됐다. 모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직격탄을 맞는 업종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사업실적 및 투자부실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금리가 해소되는 속도보다 버틸 체력이 소진된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이 빠를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기 시작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끝없이 내려앉는 부동산, 함께 묶인 업종 ‘빨간불’27일 국내 신평사3사(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내년도 산업전망이 부정적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증권·저축은행·철강·할부리스다. 신평사들은 내년 산업 전반에 타격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꼽았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산업의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이 부동산금융 보유 비중이 높은 업종에까지 함께 영향을 주고 있다. 지방 분양시장 및 비주택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수도권 분양시장도 둔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은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금리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택 매매가격 회복도 당분간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가 올해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착공 및 분양물량 감소, 공사원가 부담 누적 등 부정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체력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버틸 여력이 없는 건설사들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부도난 건설회사는 총 19곳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권 속에 있던 2020년(24곳 부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이번 달에 부도를 낸 건설사만 8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본 체력이 약한 소형·중형부터 시작해 대형 건설사까지 타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중견건설사 중 태영건설이 끊임없이 워크아웃설에 휩싸이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승재 한신평 연구위원은 “PF 우발채무 및 리스크, 고금리 기조 등으로 업종 전반의 재무적 불확실성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우호적인 대외여건 하에서 유동성 대응능력이 저하된 중견 이하 건설사의 등급 하향압력이 가중될 것이고, 업황 부진 장기화시 상위권 건설사들로 신용위험이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공격적인 베팅 ‘부메랑’...증권·저축은행·할부리스 ‘휘청’부동산 시장 바닥이 끝없이 내려앉으면서 사업 PF 자금을 댔던 증권·캐피탈(할부리스)·저축은행 등이 자금을 댄 PF 부실화도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신평사3사가 모두 증권과 저축은행, 캐피탈 등 할부리스의 업황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평가한 배경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1.19%에서 지난 6월 말 2.17%, 지난 9월 말 기준으로는 2.42%로 뛰었다. 금융당국이 대주단 협약 등을 중심으로 만기 연장을 유도하고 있어 ‘버티기’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시장 환경이 계속 나빠지는 환경에서는 부실화 속도를 늦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의 경우 위탁매매 개선에도 부동산금융 타격에 실적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주요 먹거리로 삼아 공격적으로 늘려온 PF 사업이 위축된 데다 부실화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타격이 확대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누적 충당금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은 6조원으로, 이 중 2조8000억원 규모가 PF 관련된 자산이다. 여기에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규모도 잠재 우려요인으로 남아있다.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높아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는 데다, PF 및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부실 규모가 영업실적 저하 정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올해 대규모 대손비용을 반영했지만, 잠재 부실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도 추가 충당금 적립 및 손상차손 인식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이어 “리스크 관리 강화로 추가적인 위험투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발채무 현실화 및 투자자산 신용위험 확대로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캐피탈과 저축은행 두 업권 모두 기본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민감도가 높은 업종이다. 대손 및 조달비율 상승률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동산금융 보유 비중이 높은 점이 업권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NICE신평은 두 업권에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요주의 사업장 판단 기준인 브릿지론(Bridge Loan) 착공 지연 사업장, 본PF 분양률 저조 사업장, 본PF 공정지연 등의 사업장 수가 상당 수준으로 파악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선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지만, 조달 창구 유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동영호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캐피탈의 경우 비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여전채에 대한 시장 수요는 줄고 유동성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고, 고위험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 중 신용등급이 낮고, 비금융지주계열인 일부 캐피탈사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 [위클리 크레딧]태영건설·GS건설…'떨고있는 건설사'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GS건설(006360)과 태영건설(009410) 등 건설사들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엠캐피탈(M캐피탈)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낮아졌다.◇ 태영건설, 워치리스트 등록태영건설은 워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되면서 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한신평은 태영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하향검토’로 변경했다. 현재 신용등급이 ‘A-’인 점을 감안할 때 등급 강등이 현실화할 경우 ‘BBB’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치리스트란 발행사 신용상태에 영향을 미칠 사건 혹은 변화가 생겼을 때 신평사에서 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태영건설 PF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은 올해 들어서도 사업 진행 지연과 금융비용 누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PF 보증 중 미착공 또는 착공 후 분양전 사업장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 진행 차질이나 저조한 분양경기가 장기화할 경우 관련 PF 차입금에 대한 상환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연합뉴스)PF 우발채무 대응을 위한 자금소요로 인해 차입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작년 이후 공사원가 상승 및 영업자산 누적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분양예정 및 PF 보증 사업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 분양시장과 비주택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늘어난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금융시장 내 조달여건 저하로 PF 유동화증권 등의 차환부담이 확대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PF 우발채무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 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PF 차입금 및 유동화증권의 차환부담이 재차 확대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PF 유동화증권 등 차환에 대응하기 위해 올 들어 계열 지원 및 담보 차입 등을 바탕으로 약 1조원의 유동성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계열 차원에서 일부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거나 계열사 및 최대주주 보유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적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PF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과 비우호적 자금조달 여건이 지속되거나 본 PF 전환 등을 통한 PF 우발채무 감축이 지연될 경우 높은 수준의 재무적 변동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GS건설, 결국 신용등급 하락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 신용등급을 ‘A+, 부정적검토’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부정적검토’ 대상에 등록한 지 3개월 만이다. 확대된 재무부담이 중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 영업처분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GS건설은 인수합병에 따른 자금부담 및 차입금 이관, 기성 진행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환율에 다른 외화차입금 변동 등으로 지난 2019년 이후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9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조605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844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50.3%로 전년 말 대비 33.9%포인트 올랐다.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생 검단아파트 관련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원 일시 반영에 따른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이 크게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모습(사진=뉴스1)한기평은 GS건설에 대해 올해 들어 신사업 매출이 확대되며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던 건축 부문 이익 축소를 상쇄하기 미미한 수준이라고 봤다. 연내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예정원가 재산정,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플랜트 및 환경부문과 관련한 추가원가 반영 등에 따른 영업손실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특히 국내주택 경기 저하, 원자재가 및 인건비 부담, 지에스이니마 상장 일정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 시 단기간 내 현금흐름 개선 및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 최대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가정하더라도 사업경쟁력, 유동성 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사업 및 재무와 관련한 리스크가 급격하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영업정지 기간동안 신규수주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10조 수준의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부동산 PF 우려 M캐피탈 전망 ‘안정적’ 낮아져한기평은 M캐피탈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부동산금융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중ㆍ후순위 비중 등 감안 할 때 건전성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지난 9월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부동산 PF 대출 5959억원(브릿지론 1311억원 포함), 일반담보대출 분류 브릿지론 958억원 등 총 6917억원으로, 영업자산(유가증권 포함)의 18.5%를 차지하고 있다.2023년 9월말 부동산 PF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로 전년말(6.3%) 대비 크게 하락했다. 2023년 3월 장기 거액부실여신인 휴랜드산업개발 여신(343억원) 관련 사업장을 매각했고, 부실채권 제각 및 회수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만기연장 증가, PF 대출 관련 모범규준 시행(사업성평가 기준 구체화) 영향으로 부동산 PF 대출 요주의여신비율은 9월말 21.6%로 전년말(2.3%) 대비 대폭 상승했다.요주의 분류 PF대출(1286억원) 중 거액여신(서울 청담동 주상복합 중순위 브릿지론 410억원, 부산 동구 주상복합 선순위 본PF 259억원)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부실화될 경우 전체 재무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비우호적 사업환경 하에 신규 영업이 위축되면서 이익 창출 규모가 감소할 전망으로, 이자마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단기성차입부채 비율(63.0%) 감안 시 차환 과정에서 조달비용 증가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기업금융 및 투자자산 확대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 [마켓인]한기평, GS건설 신용등급 'A+'→'A'로 강등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GS건설(006360)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부정적검토’ 대상에 등록한 지 3개월 만이다.22일 한기평은 GS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부정적검토’에서 ‘A, 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췄다고 밝혔다.등급 하향 이유로는 △확대된 재무부담이 중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 △영업처분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GS건설은 인수합병에 따른 자금부담 및 차입금 이관, 기성 진행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환율에 다른 외화차입금 변동 등으로 지난 2019년 이후 순차입금 규모가 전반적으로 확대추세를 보였다. 9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조605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844억원 늘었다.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50.3%로 전년 말 대비 33.9%포인트 올랐다.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모습. (사진=뉴스1)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생 검단아파트 관련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원 일시 반영에 따른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자본이 크게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김현 책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신사업 매출이 확대되며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던 건축 부문 이익 축소를 상쇄하기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연내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예정원가 재산정,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플랜트 및 환경부문과 관련한 추가원가 반영 등에 따른 영업손실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특히 국내주택 경기 저하, 원자재가 및 인건비 부담, 지에스이니마 상장 일정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 시 단기간 내 현금흐름 개선 및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한 영업정지 처분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김 연구원은 “최대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가정하더라도 사업경쟁력, 유동성 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사업 및 재무와 관련한 리스크가 급격하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영업정지 기간동안 신규수주 공백이 발생하겠지만 10조 수준의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