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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강조한 원희룡 격찬한 장제원 "대선 후보감 손색 없어"
  • '보수' 강조한 원희룡 격찬한 장제원 "대선 후보감 손색 없어"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같은 당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이방인’이라고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원희룡 제주도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장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강연을 두고 “타들어가는 무더위에 폭포수 같은 시원함을 안겨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장 의원은 원 지사가 과거 ‘소장파’ 이미지를 벗고 보수 진영을 이끌 대형 정치인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장 의원은 “더 이상 원희룡은 우리가 알던 소장파 정치인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정치 노선에 대한 애정과 확신, 우리를 지지해 주신 국민들에 대한 감사함,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 대한 겸손한 구애까지 우리 보수세력의 대선 후보감으로 손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진취적인 통합당은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자해하고 남들이 추구하는 조선에 한 술 더 떠서 선점하려는 그런 노희함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담대하게 주도해 나가는 바로 그것이 진취적인 통합당의 모습”이라고 밝혔다.장 의원은 “원희룡 지사의 강연은 보수가 아직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명강연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이날 원 지사는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유전자”라며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한테 3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가 ‘진보의 아류’,‘히딩크 감독’,‘용병’등을 거론했는데 이는 김 위원장이 당 주류를 장악하고 기본소득 등 진보 진영의 의제를 앞세워 보수 색체를 빼려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한편 원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6·25 전쟁70주년 : 회고와 반성’ 정책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 얘기한 것에 대해 내가 굳이 신경쓸게 뭐가 있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2020.06.10 I 황효원 기자
반장선거 연설문 흐르는 정상회담장…"거물·권력 그게 뭔데?"
  • 반장선거 연설문 흐르는 정상회담장…"거물·권력 그게 뭔데?"
  • 작가 장종완이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서 연 ‘프롬프터’ 전의 메인설치작품인 ‘연단’ 앞에 앉았다. 국가지도자나 정치인이 아니라면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정치무대를 차용해 특유의 ‘비틀기’를 꺼내놓은 자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둘 중 하나다. 우리가 오해를 했거나 그가 오해하게 만들었거나. 그이의 작업에선 일단 판타지가 보이니까. 드넓은 평원에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만년설 배경의 산등성이에 선 들소가 점잖게 세상을 바라본다. 이 풍경에서 우리가 볼 건 하나뿐이지 않은가. “아, 여기가 유토피아로구나.” 그런데 그 평화로운 그림이 말이다. 잔잔한 파스텔톤으로 이 세상이 아닌 듯한 전경을 잡아낸 그것이 말이다. 어느 동물의 껍질에 그려졌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는 거다. 동물가죽을 걸곤 유토피아를 보라 하고, 유토피아라 하곤 동물가죽을 보라 하니. ‘당신이 아름답다고 하는 낙원도 결국 동물가죽 위일 뿐’이란 냉소를 이렇게 날린 건가. 그러던 그이가 현실세계에 나타났다. ‘잔인한 목가적 풍경’을 휘젓던 발걸음을 옮겨 인간세상으로 말이다. 그것도 ‘최상위 클래스’에 바로 뛰어들었다. 국가지도자나 정치인이 아니라면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무대’를 겨냥했으니까. 연단을 꾸미고 마이크를 달고 깃발을 세웠다. 뒤로는 품격을 돋보일 대형그림을 걸고, 앞으론 연설을 위한 장치인 프롬프터까지 구비했다. 그런데 이토록 근엄한 장면을 연출했음에도, 상황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조용한 비틀기, 자근자근한 딴죽걸기, 은근한 비웃음은 여전해 보이는 거다. 굳이 다른 점이라면 대놓고 실토한 거랄까. “현실정치 무대를 차용해 가져왔다. 내 스타일로 우화적인 블랙코미디를 설치한 거다.” 작가 장종완이 연출한 ‘프롬프터’ 전 전경. 연설무대를 바라봤을 때 왼쪽 편이다. 소년이 개에게 청진기를 들이대고 있는 조각상 뒤로 ‘일당백’을 새긴 바위로 파도가 들이치는 장면을 그린 회화작품 ‘초상화 1’(2020·왼쪽), 댐에서 초코·딸기·바나나 등 우유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풍경을 뽑아낸 ‘초상화 2’(2020)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득 채워서 벌거벗긴 정치무대 작가 장종완(37)을 만난 곳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그가 ‘프롬프터’ 전을 연 공간이다. 크고 작은 전시에 쉼 없이 나섰지만, 개인전으론 3년 만이다. 딱 그 시간만을 놓고 본다면 이번 변신은 ‘제대로’다, 적어도 외형으로는. 계기가 있었던 건가. “뉴스를 볼 때마다 국가지도자 연설 혹은 회담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 주변의 장식·그림·조각 등도 재미있게 관찰했다. 나라마다 차이가 나는 것도 특이했고, 신화적 이미지를 만드는 듯도 했고. 언젠가 이 양식으로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맞다. 말 그대로다. 옮길 건 다 옮겨놨다. 연설자만 ‘부재 중’일 뿐이다. 아니 그것도 괜찮다. 특정인을 세우지 않았지만 누구든 들어맞는 세팅이니까. 그런데 작가의 비딱한 기질이 어디 가겠느냐는 거다. “일상에서 눈에 거치적거리는 것을 수집한다”는 성향이 정치무대로 ‘튀었다’. 가득 채워서 벌거벗겼다고 할까. 작가 장종완의 ‘프롬프터’ 전을 ‘객석’에서 바라봤다. 옛 ‘공간사옥’의 소극장을 그대로 쓰고 있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만 꾸미고 볼 수 있는 전경이다. 연단 양쪽에 세운 ‘담요깃발’ 중 대나무를 씹고 있는 판다를 새긴 깃발이 유독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런 식이다. 연단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두 장씩 걸린 깃발. 소재는 모조리 담요다.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하나가 있는데. 판다 때문이다. 노란 바탕에 거꾸로 매달린 판다는 열심히 대나무를 씹는 중. 그 옆엔 한 들짐승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고. 후딱 눈을 돌리면 이번엔 마이크에 올라탄 풍뎅이가 들어온다. 푸르고 붉은빛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연설의 꽃’인 프롬프터는 제대로 돌고 있을까. 그래, 돌기는 돈다. ‘반장선거 연설문을 써달라’고 포털사이트에 어느 초등학생이 올린 글과 댓글의 향연을 못 본 척한다면. 여기에 비하면 연단 뒤 가로 4m에 달하는, 달리는 말 머리를 파도에 빗댄 대형그림(‘푸른 아우라’ 2020)이나, 연단 앞 지휘봉을 들고선 ‘부엉이 모형’(2020)은 아주 ‘정상적’으로 보인다. 작가 장종완이 ‘프롬프터’ 전에 세운 설치작품 ‘부엉이 모형’(2020)과 ‘프롬프터’(2020). 지휘봉을 들고선 부엉이를 세운 나무 아래로 낡은 TV모니터를 개조해 만든 프롬프터에선 연신 자막이 흐른다. ‘반장선거 연설문을 써달라’고 포털사이트에 어느 초등학생이 올린 글과 댓글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실 화룡점정은 따로 있다. 메인 무대와 벽 하나를 두고 갈린 또 하나의 공간. 그 중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꼬마변기’다. 마땅히 화장실로 꾸몄을 그 공간에서 변기를 호위하듯 걸린 작가의 회화작품들은 되레 기가 죽는다. ‘나는 할 수 있다’(2018), ‘초상화’(2019), ‘역사화’(2019) 등 어마어마한 그림들이 말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대중을 상대로 이념을 설파하는 연단에도 ‘변기’는 따라다녀야 한다는 건가, 거물로 보이는 그들도 개인의 방에선 그저 ‘작은’ 인간이란 건가. 작가 장종완이 연설무대 옆방에 ‘화장실’처럼 꾸민 공간이다. 앙증맞은 변기는 아이들의 배변 훈련을 위해 만든 기성품이다. 그 주위를 호위하듯 ‘화장실 그림’으로 건 작가의 회화작품들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의 풍자에는 히스토리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풍자만화를 그렸다. 이후에도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다 보니 작품도 그런 식으로 연결된 듯하다.” 온갖 오브제가 한 방향을 가리키는 이번 전시작도 굳이 작품만을 위한 구상이 아니었단 소리다. “변형이 있는 낯선 것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늘 지나다니다 문득 “되게 이상한데?” 싶은 게 기본 골격이 된다는 얘기다. 사실 작가를 알린 ‘가죽그림’도 일상에서 나온 것이긴 하다. 아버지의 직업 덕에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러그 등이 집에 많았다는 거다. 어느 날 널브러져 있는 그것들을 예술작품으로 바꿔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령 캥거루 가죽에 캥거루가 회상하는 낙원을 그리면서 재미를 붙였다.” 하지만 종국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던 그 작업에 회의가 생겼나 보다. “취지와는 달리 흐르기도 했고. 좀 쉬어야겠다 싶다.” 작가 장종완의 ‘가죽그림’들. ‘붉은 버섯들’(2019), ‘신들의 황혼’(2017), ‘우연히 그를 만났네요’(2016) 등, 양가족·소가죽·곰가죽·여우가죽 등 동물가죽 위에 그린 연작 회화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연 젊은 작가 17인의 그룹전 ‘현대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에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성적·진보적인 건 노력이 필요” 장소의 상징성까지 더해 전시는 생기가 돈다. 아라리오뮤지엄이 들어선 곳은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옛 ‘공간사옥’이다. 1980∼1990년대 연극을 공연하던 소극장으로 유명했던 이 공간이 모처럼 임자를 만났다고 할까. 오브제를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려 걸고, 모니터를 제작하고, 움직이는 모형을 만들고, 웃음소릴 빗댄 사운드를 입혀냈으니까. 어차피 그의 작품을 하나씩 끊어보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정작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장종완”이란다. “모든 시작은 회화가 아니겠느냐”고. 홍익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작가로서의 첫발은 엉뚱하게 ‘키네틱아트’였다. 정작 붓은 뒤늦게 잡았지만 세상을 덧칠하는 데 부족함은 없었다. 매체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고. 작가 장종완이 연설무대 옆방에 마련한, ‘화장실’처럼 꾸민 공간에 핵심 오브제로 들인 ‘꼬마변기’ 옆에 앉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죽그림’이든 ‘정치무대’든 큰 줄기 역시 변한 게 없다. “그릇된 믿음이 빚은 풍경을 꼬집는 작업” 말이다. 정치든 기술이든 종교든 유토피아든, 허황된 낙관주의, 가식뿐인 파라다이스에는 일단 각을 세운다. 좋은 것이 다닥다닥 붙으면 수상한 느낌이 든다는 거다. “트럼프도 그렇고, 스트롱맨들이 몰아가는 현상이 흥미롭다. 힘만 센 원시적인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 아닌가. 이성적이고 진보적인 것에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동물을 주역으로 잔뜩 희화화한 세상을 꺼내 놓으며 정작 ‘이상향’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나. 결국 그가 꿈꾸는 세상은 ‘멸균된 풍경’이란 것이. 비록 다시 한 번 오해가 생기더라도. 우리의 ‘환상과 좌절의 밀당’, 그이의 ‘희망과 반전의 줄타기’가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게 되더라도. 전시는 8월 16일까지. 작가 장종완이 ‘프롬프터’ 전 연설무대에 서서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단을 꾸미고 마이크를 달고 깃발을 세우고 그림을 걸고, 단지 연설자만 ‘부재 중’이던 그 무대를 작가가 대신 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0.06.08 I 오현주 기자
 상서럽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를 찾아가다
  • [여행] 상서럽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를 찾아가다
  • 이른 더위에 장호해수욕장을 찾은 여행객삼척해상케이블카 장호역 산책로에서 바라본 장호항 바다와 기암괴석[삼척(강원)=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동해안 최남단 도시인 삼척. 경북 울진과 접한 해안 도시다. 수도권에서 보면 멀고도 외진 곳. 그만큼 덜 알려진 탓에 원시의 모습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많다. 삼척의 수많은 볼거리를 뒤로하고 이번에 다녀온 곳은 물길·산길 두루 아름다운 원덕읍 이천리 호산천과 도계읍 삼포리의 통리 골짜기. 각종 개발 논란에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깨끗한 물길과 울창한 숲길 따라 걷고 쉬며 지친 눈과 귀를 씻고 오기 좋은 곳이다. 아담한 폭포들과 깨끗한 물웅덩이, 이끼로 감싸인 바위들과 쓰러져 흙내를 풍기며 삭아가는 고목들을 눈으로 즐기고 싶은 이라면 이곳에 들러 한적한 외딴 산길 산책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지 중의 오지인 강원도 삼척의 호산천 계곡◇때 묻지 않아 아름다운 이천폭포호삼천 계곡의 이천폭포삼척의 깊은 산중. 사람의 발길은 물론이고, 입에도 잘 오르지 않는 곳이 있다. 원덕읍 이천리 사금산 물골계곡 아래 호산천이다. 이 깊은 곳에 사람 발길 뜸한 숨겨진 폭포가 있다. 이천 폭포다. 폭포의 이름은 물길 아랫마을인 이천리의 지명을 땄다. 옛날에는 마천·가천·오천 등으로 불린 물길이다. 이천리는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마천(마흔천)과 수리 두 마을을 합해 만들어졌다. 하류에서 중류 쪽으로 이천2리, 이천1리, 이천3리 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폭포는 호산천 물길을 끼고 거슬러 올라가는 마지막 마을인 수터에서 사금산 자락으로 더 깊이 들어간 자리에 있다. 계곡의 지형이나 산세는 순한 편. 하지만 물길이 이어지는 계곡의 길이는 꽤 길다. 어림잡아도 20km가 족히 넘는다.이천폭포는 사금산 임도 차단기 앞에 자리하고 있다. 폭포를 만나려면 물을 건너 폭포 위쪽의 전망대까지 가야 한다. 다행히 나무 덱이 놓여있어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편하다. 아쉬운 점은 폭포 아래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천폭포는 다른 폭포와 달리 위에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폭포의 모습은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힘차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쾌한 물줄기를 토해내는 모습과 폭포 아래로 입을 딱 벌리고 있는 푸른 소를 바라보면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다.폭포에 얽힌 옛이야기도 있다. 갓 시집온 색시가 폭포 위에서 빨래하다 빠뜨린 결혼반지를 주우려다 급류에 휩쓸려 폭포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천년 묵은 뱀이 색시를 삼키고 긴 꼬리를 끌고 바위에 기어 올라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다. 그때 푹 파인 발자국과 꼬리 자국은 폭포 위 바위에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그 뒤로 가뭄이 들면 죽은 색시의 한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한다.이천폭포 위쪽 물골계곡으로도 멋진 비경이 숨어 있다. 하지만 사금산 임도 차단기 앞에서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차단기 너머로 원시림의 숲속을 흐르는 계곡의 물길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천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주의할 점도 몇 가지 있다. 바위골이 좁고 길어 폭우 때는 낙석 위험과 도로 유실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걸어서 오르는 탐방이라도 장마철이나 태풍 시기, 폭우 직후에는 삼가는 게 좋다. 물길 상류 골짜기에는 민가도 없고, 안내판도 없다. 심지어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식수와 간식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강원도 삼척의 통리계곡◇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미인폭포강원 태백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인 통리재길. 이 고개를 넘어가면 통리협곡이 있다. 통리협곡은 흔히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한다. 생성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비슷해서다. 두 협곡 모두 붉은빛의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다. 협곡의 지층이 붉은빛을 띠는 건 강물이 마른 뒤 퇴적층이 건조한 공기를 만나 산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화강암 절벽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붉은빛 수직곡의 느낌은 낯설다.통리협곡을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하는 것은 사실 과장한 표현이다. 두 협곡의 크기부터 비교하지 못할 수준이다. 길이 445.8㎞에 달하는 그랜드캐니언과 달리 통리협곡의 길이는 10㎞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못 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미인폭포가 있어서다. 미인폭포는 삼척이 그동안 꼭꼭 숨겨온 곳. 오랜 시간 첩첩이 쌓인 퇴적암의 수직 바위를 타고 쏟아지는 옥빛 폭포다. 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모습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미인’(美人)이다. 이름의 또 다른 유래는 남편을 잃은 미인이 이 절벽에서 투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삼척에서 미인폭포를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다. 우선 자그마한 절집 여래사부터 찾는 게 순서다. 태백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통리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해 왼쪽 소로를 찾아 들어가면 여래사 입구다. 여래사 입구에 차를 대고 협곡 저 아래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면 작고 초라한 절집인 여래사가 있다. 여래사 경내의 요사채를 지나서 만나는 법당 앞이 협곡과 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자리.강원도 삼척 통리계곡에 숨겨진 미인폭포여래사에서 바라보는 미인폭포는 그 이름처럼 여성적이다. 대부분의 폭포가 굵은 물줄기로 우르릉거리며 쏟아져 남성미를 과시하는 데 반해, 미인폭포는 가녀리고 우아한 미인의 자태를 보여준다. 50m 높이의 적벽 협곡 사이를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아래쪽의 바위를 타고 분수처럼 갈라져 퍼진다. 맑은 날이면 벼랑 이곳저곳에는 드문드문 단풍이 반짝여 운치를 더해주고 흐린 날이면 안개나 구름으로 뒤덮여 신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인폭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폭포 아래 고여 있는 오묘한 물색이다. 마치 코발트 물감에다 우유를 부은 듯한 색감이다. 본디 석회암이 녹아 들어간 물색이 푸른빛을 띤다는데 그 색감이 더없이 이국적이다.강원도 삼척 통리계곡에 숨겨진 미인폭포◇여행메모△가는길= 미인폭포는 태백에서 삼척 쪽으로 넘어가다 통리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1㎞쯤 가서 왼쪽 샛길로 들어서 여래사를 찾아가면 된다. 이천폭포는 삼척 호산항으로 흘러드는 호산천의 물길을 왼쪽으로 끼고 옥원이천로를 줄곧 따라가다가 이천2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 끝까지 가면 된다.△잠잘곳= 삼척의 폭포와 계곡을 찾아간다면 삼척의 바다 쪽보다 내륙에서 묵는 것이 좋겠다. 미인폭포에서 태백 황지동의 오투리조트가 멀지 않다. 오투리조트에서 미인폭포까지는 12㎞ 남짓. 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다.
2020.06.05 I 강경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수사심의위 요청했더니…JY 영장 청구 강행한 檢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다음은 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뉴스다.△1면수사심의위 요청했더니…JY 영장 청구 강행한 檢항공업 공멸할 판에 공항공사들 `돈잔치`코로나 쇼크…4월 경상수지 9년 만에 최악대기업 제품 제치고 매출 1위…PB상품, 유통가 대세 됐다[포토]내일 현충일 선열의 호국의지 잊지 않겠습니다[사설]대북전단 트집 잡고 나선 북한의 이중적 태도[사설]질병관리청 승격에 숟가락 얹겠다는 복지부△줌인&김여정 “대북전단 방치 땐 군사합의 파기”…압박·대화 시그널 함께 보내北 대북전단 경고 직후…통일부 “금지 법안 추진중”△檢,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기소 타당성 따지기 전 영장청구 무리수…법조계도 “이해할 수 없다”기소 심의요청 하루 만에…檢, 불편함 노골적으로 드러내영장 발부냐 기각이냐…檢 `결정적 증거` 확보 여부가 관건△PB상품 전성시대`가성비` 상징이던 PB, 고급화 탈바꿈…보석·가구까지 영토 넓힌다`부당·반품·베끼기` 만연…유통시장 왜곡저가공세 더는 안 통해…월등한 상품력 갖춰야 생존△21대 국회에 바란다<下>민주 `우클릭`, 통합 `좌클릭`…닮아가는 정책, `협치`로 결실 맺어야되풀이하는 `내로남불`…`역지사지`로 끊어야의정활동은 `권력 획득 수단` 아니야…진영논리 버려라△EDAILY Strategy Forum보통사람이 부자 될 기회는 주식뿐…퇴직연금 주식 비중 50%는 돼야`국민연금 개혁` 2년째 제자리걸음…與野의원·정부 관계자 머리 맞댄다“은퇴 대책, 日 실패에서 배워라”△정치김태년 “하늘 두쪽 나도 본회의”…주호영 “국론 분열시키는 독재”`시각장애인 의원 맞이` 21대 국회 바쁘다, 바빠국회의원 10명 중 3명은 주택 2채 이상 소유김부겸 “정세균과 동맹설, 사실 아냐”4차간업혁명 이슈 선점 나선 김종인국회 떠나는 유승민 “대선이 마지막 정치 도전”△국제美 전·현직 국방장관 반기에…트럼프 “軍투입, 상황에 달려” 입장 바꿔코로나 쇼크로…美S&P500 상장기업 102곳, CEO 기본급 삭감美 보복 조치후 꼬리내린 中…“외국 항공사 운항 재개 허용”△경제코로나 휴장 중 연봉 올린 강원랜드…성과급 지급 확정한 한국공항公아프리카돼지열병 우려 여전한데…양돈 농장 3곳 중 1곳 방역수칙 어겨2025년 드론택시 상용화…인천공항~여의도 20분에 간다△금융신한은행, 10년 묵은 키코사태 배상 물꼬 트나우리금융 `금리 3% 영구채` 찍는 이유금감원 부원장 3명 교체…금융위와 갈등 풀리나[포토]OK배정장학재단 교육용 럭비 기자재 지원△산업&기업7나노 TSMC 추월해 `5나노 직행`…삼성, `자율주행車 반도체` 선점 나서삼성 `노사관계 자문그룹` 둔다對中 수출 33%↑…韓정유, 적자 탈출하나“칠성사이다 생산과정 한눈에”…신동빈 `스마트팩토리` 현장경영EU, 현재重·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 재개△산업이례적 두번째 청문…메디톡신 기사회생 이끌까삼성 OLED, `끊김 없는 디스플레이` 인증포스트 코로나를 도약 기회로…투자나선 中企들“은행들 긴장해”…카카오 지갑 `클립`, 하루만에 10만 돌파△소비자생활재난지원금서 소외된 대형마트…금값 된 한우·한돈 `초특가 세일`역대급 폭염 온다…빙과업계 `夏夏夏`KT&G `릴 하이브리드 2.0` 전국 판매시대 개막CJ올리브영 `정기세일` 기간 온라인몰 1000만명 방문△건강백내장·노안 때문에 침침한 눈,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해 선명하게점심만 먹으면 꾸벅꾸벅…`춘곤증`인 줄 알았더니툭하면 `삐끗` 만성발목염좌…무절개 인대봉합술로 치료△증권&마켓연중 고점 눈앞에 둔 코스피…“실적 개선될 항공株 등 선점해야”선물 비싼데도 사들이는 외국인…본격 상승 베팅하나“금융투자도 최대 2조 매수 여력 있어”△증권중소형株 펀드 수익률, 코스닥 절반에 그친 이유폐기물社 코엔텍 새주인에 IS동서-E&F PE 컨소시엄IT시스템 고도화한 미래에셋…거래 폭증에도 `이상無`삼성생명 `운용자산 몰아주기` 제동…금융그룹계열 운용사 `비상`△여행상서롭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를 찾아가다용화에서 장호까지…874m 바다위를 날다[강경록의 미식로드]`죽음`과도 바꿀만한 복어의 맛△스포츠`무결점 버디쇼` 지은희, `홀인원` 한진선…해외파vs국내파 일단 무승부KLPGA투어 2020시즌 `홀인원 풍년`…한진선, 생애 첫 `손맛`PGA투어 재개 일주일 앞…코리안브러더스 “너무 설레요”러시아 국가대표 라자레바, 여자배구 1순위로 기업은행行`E1 채리티 오픈 챔피언` 이소영 디봇 샷 비법은△피플“한국은 세계의 대표 방역모델…다른 나라들 보고 배워야 해”`세답족백` 인용한 김현준 청장 “납세·나눔 모범에 감사”세 딸 `개천에서 용`으로 키운 비결…격려와 믿음이죠`5·18 특별법 합헌` 이재화 전 재판관 별세`깡 신드롬` 비, 새우깡 광고모델 됐다3초 만에 육수 완성…델리스 `이달의 우수 농식품 벤처`김제동 생보협회 전무이사△오피니언[목멱칼럼]마스크에 담긴 `호국보훈`의 마음[생생확대경]수입차만 배불릴 개소세 개편안 유감[기자수첩]씁쓸한 中정부의 `홍콩 톈안먼 추모행사` 금지△부동산대치은마 다시 20억원대…살아나는 서울 집값클래스가 다른 신축아파트 몸값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늘었지만…하반기는 `글쎄`최형우 전 장관 장충동 자택, 45억에 경매行△사회`깜깜이 감염·무증상 환자` 속출…“다시 거리두기·방역 강화” 목소리도자가격리자, 14일 영재학교 시험 허용`신용·체크카드` 재난지원금 3주간 64% 썼다서울 국제중 내주 재지정 발표…`자사고 갈등` 재현되나법원, `강제징용` 日기업 자산매각 돌입…피해자들 “환영”“후원금 5074만원 되돌려달라”…나눔의집 후원자들 반환 소송
2020.06.04 I 이후섭 기자
현영·조영구·허경환·여현수, '라디오스타'서 알찬 '머니 토크'
  • 현영·조영구·허경환·여현수, '라디오스타'서 알찬 '머니 토크'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현영, 조영구, 허경환, 여현수가 3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 ‘돈의 맛’ 편에 출연해 알찬 머니 토크를 펼쳤다. 이날 현영은 패션 CEO로 활약 중이라는 근황을 전하며 “작년 하반기 매출만 80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공동대표로 기획부터 디자인, 모델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재테크 서적을 낼 정도로 돈 관리에 밝다는 현영은 “20살 때부터 제가 직접 돈 관리를 했다. 우리 집 모토가 ‘입학금만 내주고 이후엔 스스로 벌어서 해결한다’라서 저 역시 대학 4년 등록금을 제가 벌어서 냈고 대학원까지 갔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전성기 시절, 한창 붐이던 누드 화보 제안이 많이 왔다며 백지수표까지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사 사업부터 행사 에이전시 사업까지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조영구는 김구라의 달라진 모습을 폭로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생긴 후 김구라의 행동이 다정하게 변했다며 “골프를 같이 치러 가도 벚꽃길이 있으면 그걸 찍어서 보낸다”, “집이 호텔 같아졌다고 하거나 아침에 일어나 모닝 7첩 반상을 먹은 적 있느냐고 자랑한다” 등의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짠돌이 소리를 들으며 모은 전 재산 15억 원을 주식투자로 탕진하고 괴로웠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아껴가며 모았던 돈인데 주식으로 날리니까 너무 힘들어 밤에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아내 모르게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지인들에게 빌려주고 못 받은 돈 역시 상당하다고 밝히면서 “(방송을 보고) 아내가 물으면 재밌게 하려고 그랬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연 180억 매출의 닭가슴살 사업가로 입지를 굳힌 허경환은 “작년까지 마이너스 찍다가 5월부터 흑자로 돌아가고 있다. 제 지분은 50%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에게도 주식투자의 아픔이 있었다. 그는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 때 대북 관련 주식에 투자했다”며 “이후 촬영하던 중에 북미정상회담 불발 소식을 알게 됐다. 주식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더라. 정신이 가출한 상태에서 촬영했다”는 일화를 밝혀 모두를 웃프게 했다. 촉망받는 신인배우에서 억대 연봉 재무 설계사로 변신한 여현수는 직업 전향 이유를 고백해 관심을 끌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까지 받았지만, 오히려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이 좁아졌다는 그는 불안정한 배우 생활이 아이들을 힘들게 할까 봐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이에 당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검색했고 그때 1위 직업이 재무 설계사였다며 배우에서 재무 설계사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을 밝혔다.그는 다양한 재테크 비법을 털어놓기도 했다. 초보 부부를 위한 현명한 시드머니(종잣돈) 마련과 관련해서는 “나라에서 아동 수당이 나온다. 그걸 저축하면 내 아이를 위한 시드머니를 만들 수 있다”고 비법을 전수했다. 뿐만 아니라 사고 싶은 것을 참고 그 돈을 저금하는 일명 ‘샀다 치고’ 재테크를 언급해 출연진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한편, 다음 주 ‘라디오스타’는 이종혁, 전수경, 홍지민, 임기홍이 함께하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편으로 꾸며진다.
2020.06.04 I 김현식 기자
김구라도 '깜놀'… 이동준이 만든 '괴식' 정체는?
  • 김구라도 '깜놀'… 이동준이 만든 '괴식' 정체는?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아빠본색’ 이동준이 또 한 번 가족들에게 충격적인 요리 실력을 선보인다. (사진=채널A)31일 방송될 채널A ‘아빠본색’에서는 최근 운동을 제대로 못해 답답해 하는 아내 염효숙을 위해 ‘국대 오빠’ 이동준이 바깥 나들이 겸 운동 타임을 제안한다. 이동준은 “아들과 며느리도 불러서 같이 가자”고 말했고, 염효숙은 이에 반색하며 길을 나섰다. 하지만 평범하게 러닝을 하는 줄 알았던 이동준이 아내 염효숙, 아들 이일민, 며느리 이혜림까지 모두 데리고 간 곳은 지인이 운영하는 한우 농장이었다. 한우 농장 주인은 “잘 오셨다”며 “일단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점심, 저녁 다 드시고 가시라”고 말해 가족들에게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 결국 가족들은 난데없는 한우 농장 바닥 청소로 ‘운동 타임’을 대신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주범(?)인 이동준은 고생하는 가족들을 위해 직접 새참 준비에 나섰다. 그는 물엿, 초고추장, 사과즙을 호쾌하게 섞어 양념 소스를 만든 뒤, 국수를 삶기 시작했다. 국수를 다 삶은 이동준은 구멍 뚫린 채반을 그대로 야외 테이블에 놓은 뒤 국수를 부었고, 국수 삶은 물이 바닥으로 폭포처럼 흘러 스튜디오 출연진들을 경악시켰다. 국수를 헹구기 위한 찬물 역시 채반에 그대로 콸콸 붓는 이동준의 모습을 본 MC 김구라는 “대세에 지장은 없지만...정말 대단한 분이야”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지현 역시 “우리 남편도 저렇게는 안 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다른 과정 끝에 이동준표 새참인 비빔국수가 완성됐고, 이동준은 마무리로 국수 위에 알 수 없는 흰 가루를 뿌려 요리를 완성했다. 스튜디오 출연자들이 모두 “저 정체불명의 가루는 뭐냐”며 궁금해 하는 가운데, 이동준은 가족들에게 가루의 정체를 밝혔다. 상상을 초월하는 ‘하얀 가루’의 정체에 가족들은 “네???”라며 경악했고, MC 김구라 역시 “저건 일종의 괴식인데...”라며 다시 한 번 놀라워했다. 이동준표 새참에 들어간 ‘마법의 하얀 가루’의 정체와 ‘괴식’에 대한 이동준 가족들의 놀라운 반응은 31일 저녁 8시 20분 채널A ‘아빠본색’에서 공개된다.
2020.05.30 I 윤기백 기자
시원한 폭포 물줄기에 답답함 날려버리자
  • [가보자! 경기북부]시원한 폭포 물줄기에 답답함 날려버리자
  •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잠시 잠잠했던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에 이어 이번주에는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또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방역당국은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여럿이 모이는 장소, 특히 실내공간에서 이뤄지는 각종 모임과 집회를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한 사람들은 그만큼 선택지가 좁하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그렇다면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경기북부의 한적한 폭포 구경은 어떨까.이번 주말은 산세가 수려한 만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을 물의 낙폭으로 연결해주는 아름다운 폭포를 소개한다.용소폭포.(사진=경기도)◇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있는 전설을 간직한 가평 용소폭포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위치한 용소폭포는 조무락골로 올라가는 삼팔교에서 도마치계곡 상류쪽으로 3㎞ 지점에 있는 용소에 흐르는 폭포이다. 폭포의 물줄기는 석룡산과 도마치령, 신로령, 국망봉 등 해발 1000m 안팎의 험난한 산을 타고 흘러내린 도마천의 근원이기도 한다.용소폭포는 떨어지는 폭포수로 인해 파여진 약 수심 6m의 깊은 소에서 이무기가 살다가 용이 되어 승천하던 중 임신한 여인에게 목격돼 승천하지 못하고 낙상하여 소를 이루었다는 전설을 가진 곳으로 수려한 주변경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바위 사이로 흘러 떨어져 내린 물이 암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모여 맑고 푸른 소를 이루고 있으며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주위에는 괴석 사이로 맑은 계곡이 흐른다.또한 가을철에는 주변 단풍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등산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폭포와 용소는 적목용소(赤木龍沼)라는 명칭으로 가평팔경의 제5경으로 꼽힌다.적목리 38교에서 3㎞로 도보 40분 거리에 위치하며 주변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고 5월에는 철쭉이 만개한다.운계폭포.(사진=파주시)◇최근 입산통제 완화된 파주 운계폭포파주시 적성면 감악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운계폭포는 실마천을 끼고 있는 20m의 아기자기한 계곡이다.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지역에서는 비룡폭포 또는 은계폭포로도 불린다. 절벽에서 푸른 물이 쏟아지는 풍경이 장관이며 특히 여름철에는 물이 불어 경관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단풍이 우거지는 모습으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탐방객들이 꽤나 있다.휴전선에 인접한 관계로 감악산이 오랫동안 입산금지구역이었던 덕택에 운계폭포 역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직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제가 완화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운계폭포 역시 유명해지는 추세다.단 운계폭포 안으로는 들어갈수 없으며 구경만 가능하다.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이 통제되는 기간이 5월 15일 종료돼 오는 11월까지는 운계폭포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설마교에서 3~4분 들어가면 매표소와 거북바위휴게소가 있고 왼쪽 능선을 휘돌아 이어지는 길로 오르면 운계폭포가 보인다.경사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빙벽 훈련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비둘기낭폭포.(사진=경기도)◇한반도 수천년 지질변화 간직한 포천 비둘기낭폭포포천 한탄강의 8경 중 하나로 폭포 뒤의 동굴에서 백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살았는데 비둘기 둥지와 같이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에서 비둘기낭폭포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천연기념물 제537호인 비둘기낭폭포는 신비로운 분위기로 여러 영화와 드라마 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비둘기낭폭포는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동일하게 한탄강 용암 대지가 불무산에서 발원한 불무천에 의해 개석되면서 형성된 폭포다.비둘기낭폭포는 포천 한탄강 주상 절리 협곡과 같이 주변의 크고 작은 하식동과 주상절리, 판상절리, 협곡, 용암 대지 등 철원과 연천 지역의 지형 및 지질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비둘기낭 폭포는 용암 분출에 따른 침식 기준면의 변동을 비롯해 수계 발달 간의 상호 작용과 용암 대지 내의 폭포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는 독특한 폭포 지형으로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지형·지질학적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데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2020.05.30 I 정재훈 기자
"거리두기로 고생한 당신, 떠나라! 숲으로"
  • [가보자! 경기북부]"거리두기로 고생한 당신, 떠나라! 숲으로"
  •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일제히 문을 걸어잠궜던 경기도 내 휴양림들이 지난 4월 22일 일제히 재개장했다.경기북부지역은 남부권에 비해 비교적 산간지대가 많은 특성으로 여려 유명 휴양림도 많아 행락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한 사람이라면 자연이 준 선물이나 다름 없는 경기북부의 휴양림에서 휴식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축령산자연휴양림 산책로.(사진=남양주시)◇자연을 벗삼아 휴양할 수 있는 공간, 축령산자연휴양림축령산은 남양주시와 가평군에 걸쳐있는 해발 886m의 산으로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이다.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성계가 고려말 사냥을 왔다가 짐승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는데 몰이꾼이 이 산은 신령스러운 산이라 산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해 산 정상에 올라 제를 지낸 후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부터 고사를 올린 산이라는 뜻의 축령산이라고 불리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1995년 7월 1일 문을 열어 현재 경기도에서 직영 관리하고 있는 휴양림으로 50년생 잣나무숲이 울창하고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있는 잣나무 산책로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있어 신비감마저 든다.779㏊의 넓은산림에 산림욕장, 체육시설, 물놀이장, 야영장, 자연관찰장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의 휴양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당일치기 산행코스로도 적합하다.축령산자연휴양림 주변에는 사계절 전천후로 이용가능한 천마산스키장과 풍부한 수량과 모래사장을 갖춘 수동계곡 국민관광지가 있다. 서울을 출발해 이곳으로 가는 길에는 구한말 열국의 각축에 휘말려 뜻을 펴지 못한 채 망국의 비운을 겪은 조선조 마지막 두 왕과 왕비가 묻힌 남양주시 금곡의 홍·유능(고종, 순종)에 들러 참배와 역사 탐방도 함께 할 수 있다.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전경.(사진=산림청)◇아시아 국가의 특성이 숲 속에 녹아든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장흥유원지 인근에 있는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은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 휴양림으로 한국과 아세아국가 간의 우호증진과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 가정의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아세안 전통가옥을 테마로 조성한 자연휴양림이다.숙박시설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의 10개국의 전통가옥의 그대로 재현해 만들었다. 문화해설사를 통해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정보를 배울 수 있고 전통놀이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전통의상도 입어 볼 수도 있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그 나라를 여행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휴양림 주변에는 신갈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크고 작은 기암과 안고령 유원지로 이어지는 계곡의 작은 폭포 등 멋진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이곳 역시 숲 해설사를 통해 숲과 자연환경에 대한 지식을 배우며 숲 탐방을 할 수 있다.또 경기북부의 대표적 행락지인 양주 장흥유원지와 인접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을 비롯한 볼거리가 많아 휴양림과 연계한 지역 관광을 하면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유명산자연휴양림 내 꽃길.(사진=산림청)◇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휴양림, 유명산자연휴양림유명산자연휴양림은 1989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휴양림이다. 면적 892만㎡로 1일 최대 3000명 수용 규모로 해발 862m인 유명산 입구 계곡 안쪽에 있다.이곳은 과거에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불리다가 불과 30여 년 전 유명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으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여러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자생식물원을 비롯한 난대식물원과 향료식물원, 암석원, 자연학습원, 우리 꽃길, 습지식물원 등 다양한 생태학습공간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참나무류가 많은 천연림 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 놓은 인공림 지대가 함께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기암괴석과 계곡의 맑은 물을 따라 해발 862m의 유명산을 산행하다 보면 완만하면서도 급한 등산로가 교차돼 지루하지 않으며 2.8㎞의 산책로와 숲속수련장, 자생식물원, 멋진 통나무집은 현대인에게 색다른 정취를 제공한다.지역 특산물인 취나물과 고사리, 곰취, 더덕, 머루와 표고버섯 등이 자생한다.서울을 출발해 유명산까지 오는 길은 드라이브코스로도 제격이다. 청평댐을 지나 시원한 청평호수를 끼고 달리는 길과 설악면 소재지에서부터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길에선 고향길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운악산자연휴양림 전경.(사진=산림청)◇궁예의 정신이 깃든 운악산자연휴양림포천시의 운악산은 관악산, 치악산, 화악산, 송악산과 함께 중부 지역 5대 악(岳)산으로 해발 935m의 기암과 봉으로 이뤄져 있으며 산세가 아름다워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이곳에는 옛 후고구려의 흔적인 궁예의 성터가 남아 있으며 또한 주봉인 만경대를 중심으로 우람한 바위들이 봉우리마다 우뚝 솟아 있는 골짜기 주변으로 울창한 활엽수림이 펼쳐져 있다.포천 화현면에서 운악산으로 오르는 중턱에 위치한 운악산자연휴양림은 지난 2007년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나무마다 팻말이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야기 나무’라는 운악산자연휴양림만의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이다.방문객들은 신청을 통해 휴양림 내에 있는 나무를 분양받을 수 있으며 하루에 2번 숲 해설가와 자연 탐방로를 탐방하며 운악산의 자생 동식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또 휴양림 조성 당시 발견된 조선시대 가마터도 복원돼 휴식과 역사교육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5월에는 진달래와 산목련이 만개한 운악산의 꽃길은 장관이다.
2020.05.23 I 정재훈 기자
 애처로운 몸짓, 불완전한 몸짓
  • [문화대상 이 작품] 애처로운 몸짓, 불완전한 몸짓
  • [김종덕 세종대 교수]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고 일컫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는 원숭이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의 일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인간만이 진화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것은 불만과 불안을 극복하는 과정의 산물이었을 것이다. 인간에게 욕구불만이 없었다면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기는커녕 과거에서 현재까지 영장류의 일종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도구와 불을 사용하며,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킨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어쩌면 자신을 창조한 신을 닮아가려는 끊임없는 욕망 때문에 진화했을 것이다. (사진=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2020년 창단 15주년을 맞이하는 세컨드네이처(Second Nature/제2의 본성)의 김성한 예술감독은 현재의 불만과 불완전, 불만족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용가이다. 프랑스에서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려운 여건에도 15년을 한결같이 무용단을 이끌며 독립예술가로 활동하는 열정과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김성한 예술감독의 작품에는 무대 메커니즘의 적극적인 활용과 무용수의 특징을 분석하고 과감하게 안무의 도구로 사용하여 추상성을 구체화 시키는 무대연출과 공간분할 방식 때문에 관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 강력한 팬덤(fandom/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의 예술철학은 창작 작업의 방향성을 통해 엿볼 수 있는데, ‘창작 작업은 세상과 대화하는 방식이며,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의문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열쇠라고 생각하며, 획일화된 몸과 익숙했던 관념을 거부하며, 그 안에 숨겨진 아름다움, 순수함, 추함까지도 구체화’하는 미학의 범주를 확장하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언급하고 있다.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의 ‘비트 사피엔스(Bit sapiens)’는 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현상’에 대한 경각심과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으로 2020년 2월 1일과 2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됐다.(사진=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비트(bit)는 컴퓨터 정보처리장치가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를 뜻하며, 인간의 사고(思考) 역시 인공지능의 학습 자료이자 한낱 데이터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인지도 모르겠다.막이 오르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 되는 지점에 비트 사피엔스가 꿈을 꾸는 것인지, 지쳐서 쓰러져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미동도 없이 누워있다. 굵거나 가느다란 조명(Road pin)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교차 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시공간의 변화를 무대 메커니즘으로 이미지 형상화한 김성한 예술감독의 연출기법이 놀랍다.획일화된 몸짓과 관념을 거부하듯 이주형의 몸짓은 애처로우면서도 삭막하고, 건조하다. 마치 바코드가 찍혀있는 인공지능형 인간처럼 보인다. 무대는 객석과 무대, Back stage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완만한 언덕과 벼랑처럼 가파른 낭떠러지 사이에 춤출 수 있는 공간으로 분할되어 있다.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위태로운 미래에 대한 불완전한 심리를 표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에 충분하다. 관객은 양분된 무대의 양쪽 측면에서 참여자이자 관찰자로 존재하게 한다.최후를 맞는 비트 사피엔스가 과거를 회상한다. 그러나 설계된 비트 사피엔스의 기억에는 딱히 행복이나 기쁜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배자의 의도에 따라 복제된 인간은 자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성한 예술감독은 작품에서 발단과 전개, 위기, 절정은 있지만, 결말은 제시하지 않고 불완전한 종지(終止)로 남겨둔다. 그 미래는 우리 또는 자신들이 선택할 삶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사진=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흰색으로 처리된 댄스 플로어 (Dance Floor)는 다양한 무대 메커니즘(Mechanism)의 향연이 일어나는 곳으로 시간성과 심리적 효과를 추구하는 조명과 폭포를 연상케 하는 영상,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듯 계속 경사진 끝에 다다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네 사람이 단 한 번의 통일된 몸짓 없이도 흡입력을 잃지 않고 1시간 이상을 끌고 나갈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새롭게 변화된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낯설음에 서성거리는 비트 사피엔스는 끊임없이 언덕 위를 동경하며, 기어 올라가려고 한다. 그것은 지배자로부터 탈출하려는 저항하는 자아의 모습이며, 가상의 현실, 이루지 못할 꿈, 허무한 이상향에 대한 망상일 뿐이다.김성한 예술감독의 작품에는 관객의 갈증이 존재한다. 움직임의 통일을 통한 전체 무용수의 에너지의 폭발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연출기법과 개성적인 신체의 질감, 지나치게 추상적이며 관념적인 철학적 사고를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것이 김성한 예술감독이 가지는 차별성이며, 특징적인 안무기법인 것이다.한편으로는 극소주의와 해체주의를 과감하게 수용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성격을 일부 표방하면서도 스토리텔링을 통한 전개 방식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양식을 김성한 예술감독의 스타일로 변화시키는 뛰어난 연출기법으로 평가할만하다.
2020.05.21 I 윤기백 기자
강남 논현 ‘펜트힐 캐스케이드’ 6월 분양
  • 강남 논현 ‘펜트힐 캐스케이드’ 6월 분양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유림아이앤디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고급 복합주거시설 ‘펜트힐 캐스케이드’를 6월 분양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이 단지는 지하 7층~지상 18층에 전용면적 43~47㎡ 도시형생활주택 총 130실과 근린생활시설(지하 3층~지상 3층)로 지어진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펜트힐 논현은 지난해 말 사업지 인근에서 분양한 럭셔리 펜트하우스 ‘펜트힐 논현’에 이은 후속 단지다. 펜트힐 논현은 분양 당시 하이엔드 주거서비스인 호텔식 컨시어지와 고급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수요자의 높은 관심을 끈 바 있다.이번 단지 역시 발렛파킹과 로비 리셉션 데스크 등 입주민 및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골프 라운지, 스파, 피트니스 등 운동시설과 커뮤니티 라운지 등 다수의 편의시설도 조성된다.단지 전면부는 아치형 출입구 등 특화된 디자인 요소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구현된다. 1층 건물 중앙에는 탁 트인 오픈 스페이스 공간을 조성하고, 선큰광장과 옥상정원 등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설계를 다수 적용할 방침이다. 강남의 중심 논현동 한복판에서 누리는 사통팔달 교통망도 강점이다. 서울본부세관 앞 언주로와 인접해, 도산대로 및 학동로 등을 통한 강남 주요지역 진출입이 용이하다. 압구정 카페거리, 도산공원까지 도보 1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신사동 가로수길 및 청담동도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언주로 남쪽의 테헤란로를 통해 업무 밀집지역인 잠실-역삼-교대 등으로의 출퇴근이 편리하다. 성수대교를 통해 서울숲 등지로 이동이 쉽고, 북쪽의 한남대교, 동호대교를 이용해 이태원 및 종로, 동대문 등 강북 접근성도 우수하다. 올림픽대로를 통해 여의도, 마곡 등 역시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잠원 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도 용이하다.상업시설은 개방감을 주는 테라스를 층과 층 사이에 조성해 시인성과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사업예정지 인근의 지형특색을 적극 활용한 국내 최초 캐스케이드 입면으로 기획됐다. 캐스케이드 입면이란, 단지 외곽에 폭포 형태로 MD를 배치해 특색있는 외관과 실용성을 동시에 노린 설계방식이다.유시영 ㈜유림아이앤디 회장은 “펜트힐 캐스케이드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층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커뮤니티와 조경, 디자인까지 두루 신경을 썼다”며 “국내는 물론 외국의 관계자들도 견학을 올 만큼 국내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단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0.05.18 I 박민 기자
티웨이항공, LCC 중 인천-자그레브 노선 첫 취향
  • 티웨이항공, LCC 중 인천-자그레브 노선 첫 취향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의 국제선이 축소된 가운데 티웨이항공(091810)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을 취항한다.티웨이항공은 15일 발표한 국토교통부 운수권 배분 심사를 통해 △한국-크로아티아(주 4회) △한국-타지키스탄(주 2회) △김포-가오슝 (주 4회) △대구-장자제(주 1회) △대구-상하이(주 1회) 등의 운수권을 국토부로부터 배분받았다.특히 이번에 받은 인천-자그레브 노선은 11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으로 한국에서는 대형항공사(FSC) 한 곳이 주 3회 운항 중인 것 외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는 티웨이항공이 최초로 정기편 노선을 취항하게 됐다. 아드리아 해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크로아티아는 동유럽의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크로아티아는 100여개의 폭포와 호수가 일품인 폴리트비체 국립공원, 로마황제의 궁전이 있는 스플리트, 자다르의 일몰 등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여행지다. 아울러 주 2회 운수권을 받은 타지키스탄에는 해발 4000m가 넘는 고도가 이어지는 파미르 하이웨이가 있어서, 지구의 높은 곳에서 펼쳐지는 장관들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지난 2월 인천-호주 노선 및 인천-키르키스스탄 노선 운수권을 배분 받은 티웨이 항공은 이번 크로아티아 노선 및 타지키스탄 노선 확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다른 LCC와 차별화된 노선 확대 전략을 통한 지속 성장을 진행 중에 있다.티웨이항공은 노선 확대 전략에 맞춰 안전운항을 위한 항공훈련센터 구축 및 중대형항공기 도입에도 적극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김포공항 화물청사 내 1600평 규모의 항공훈련센터 건립을 이어온 티웨이항공은 5월 현재 항공기 운항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종합통제센터를 항공훈련센터 내 오픈했다. 전면 월 스크린 배치로 항공기 위치, 운항정보, 기상, 공항 상태 등 비행기의 이륙부터 착륙까지 필요한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운항통제와 더불어 운송, 정비통제 및 운항 코디네이터 기능을 추가한 안전운항 대비 체제를 구축해 효율적인 안전운항 관리와 어떤 비정상 상황에도 빠르고 정확한 대응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전사적 테스크포스(TF)팀 구성을 통해 준비 중인 중장거리 노선 운영을 위한 중대형항공기 도입 준비도 본격적인 진행을 예정하고 있다. 유럽,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300석 이상의 중대형 항공기를 선정해 LOI 체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언제나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타항공사와 차별화된 노선 전략을 진행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이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지속 성장을 통해 관광산업 활성화에 더욱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0.05.15 I 송승현 기자
봄의 끝자락, 한탄강 봄바람 느껴볼까
  • [가보자! 경기북부]봄의 끝자락, 한탄강 봄바람 느껴볼까
  • 비둘기낭 폭포.(사진=포천시)[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사이 봄은 저만치 달아나려 하고 있다.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물론 샛노란 개나리까지, 아름다운 꽃 구경 조차 제대로 못한 봄의 끝자락에 사방이 뻥 뚫린 포천 한탄강으로 기분전환을 하러 가는건 어떨까.지난 2015년 환경부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 일대는 지난 2019년 10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사실상 확정했다. 올해 4월 예정됐던 최종 단계인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인증 축포도 잠지 미뤄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에 지친 상춘객들을 맞기에는 충분한 준비를 갖췄다.한탄강 하늘다리.(사진=포천시)◇ 한반도 지질 역사 간직한 한탄강…‘한탄강 하늘다리’ 랜드마크로한탄강 하늘다리의 웅장함에 놀라고 한반도 지질 변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두번 놀라는 주상절리길은 한탄강을 따라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협곡과 기암괴석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도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포천시는 2012년부터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에 착수했으며 최근에는 접경지역종합발전계획에 반영돼 53㎞ 거리의 길이 착착 만들어지고 있다.주상절리길은 2021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연천군 구역을 포함 총 119㎞로 연결된다.주상절리길을 걸으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둘기낭 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화적연, 대교천 현무암 협곡 등 11개 지질명소를 살펴볼 수 있다. 비둘기낭 폭포는 아름다운 주상절리 협곡과 폭포가 보존돼 있으며 특유의 독특하고 청량한 분위기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주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화적연.(사진=포천시)고온의 현무암질 용암이 차가운 강물을 만나 급속하게 식으면서 굳어진 암석으로 대부분 해수면에서 보이는 베개용암도 국내에서 드물게 내륙에서 볼 수 있다. 화적연은 솟아오른 화강암 모양이 마치 볏단을 쌓아 올린 형상이다. 특히 이곳은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이처럼 천연의 볼거리를 보다보면 웅장함에 절로 감탄이 나오는 인공 구조물 한탄강 하늘다리도 건널 수 있다.비둘기낭 폭포에서 약 200m 떨어진 한탄강 하늘다리는 개장 2년도 안돼 포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만큼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한탄강 주상절리와 적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중간중간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는 마치 한탄강 물줄기 위를 걷는듯한 아찔한 경험을 제공한다.한탄강 지질공원센터 내 지질공원관.(사진=포천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사무국 맡을 한탄강 지질공원센터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은 전 세계 37개국에 137곳(2018년 기준)이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제주도 전체가 처음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이어 2017년과 2018년 경상북도 청송군과 광주광역시의 무등산권이 각각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경기도 포천시와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을 아우르는 한탄강 일대는 국내 4번째 세계지질공원 등제를 사실상 확정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사무국 역할을 할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국내 유일의 지질공원 전시관은 지난 18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840㎡ 규모로 전시관과 지질생태체험관, 다목적세미나실, 강당, 야외학습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한탄강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 지질·고고·생태학적 특성 등을 총체적으로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갖췄다.전시관은 한탄강의 생성과정과 지질학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과 한탄강과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지질문화관, 한탄강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알아보는 지질공원관 등 다양한 테마로 한탄강을 꾸몄다.지질공원센터를 찾는 아이들을 위한 △지질 엘리베이터 △지질생태체험관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4D 협곡탈출 라이딩 영상관 △야외놀이시설을 구축했다.
2020.04.25 I 정재훈 기자
 파란 호수 위 푸른 산 겹겹이...'산수화' 속으로 걸어가다
  • [여행] 파란 호수 위 푸른 산 겹겹이...'산수화' 속으로 걸어가다
  • 충주호의 장쾌한 경관을 보는 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은 장회나루 길건너에 서 있는 제비봉이다. 제비봉은 빼어난 조망으로 익히 알려진 곳.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바윗길에 놓인 몇 개의 철계단에서 굽어보는 충주호 일대의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단양=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단양은 산수의 고장이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을 따라 흐른 물은 강으로 이어진다. 물길이 막힌 자리엔 호수도 생긴다. ‘내륙의 바다’ 충주호(청풍호)도 그중 하나다. 충주호는 우리나라 호수 가운데 가장 큰 인공호수. 단양은 물론 제천과 충주까지 넓게 자락을 펼쳤다. 원래는 남한강 물줄기인 바로 앞 장회탄(長淮灘)이라는 작은 천이 흘렀던 곳. 1985년 충주댐 건설 이후 잔잔한 호수로 변했다. 산군의 중심부에 고인 호수인 만큼 주변에 빼어난 경승지들도 잔뜩 매달고 있다. 새 명소로 떠오른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굽어본 풍경은 장쾌하고, 이발소 달력 속 그림처럼 이질적인 도담삼봉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신록이 꽃보다 더 예쁜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충주호의 장쾌한 경관을 보는 명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은 장회나루 길건너에 서 있는 제비봉이다. 제비봉은 빼어난 조망으로 익히 알려진 곳.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바윗길에 놓인 몇 개의 철계단에서 굽어보는 충주호 일대의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제비봉에서 충주호의 장쾌한 풍광을 내려보다충주호 장회나루 길 건너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제비봉까지 충주호를 등지며 오를 수 있다.충주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제천 청풍나루와 단양의 장회나루를 오가는, 장회나루를 출발해 되돌아오는 유람선이 있다.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옥순봉 등 기암절벽 사이로 하늘과 바람, 산과 물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또 다른 방법은 가까운 산정에 올라 호수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는 방법이다. 제비봉(710m)은 충주호의 장쾌한 풍광을 눈에 담기 가장 좋은 곳이다. 단양읍의 서쪽에 솟은 제비봉은 월악산 자락이 일으켜 세운 봉우리. 제비봉을 충주호 쪽에서 보면 부챗살처럼 펴진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펴 나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장회나루 앞 제비봉공원지킴관리소가 들머리다. 여기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충주호를 등지고 오르는 산길은 초입부터 된비알이다. 밭은 숨결 내뱉으며 통나무계단에 올라서면 다시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가며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만만찮다. 허벅지는 뻐근하고 숨은 턱에 찬다. 계단 끝자락에 서면 비로소 시야가 터지며 충주호가 발아래로 굽어 보인다. 왼쪽으로 구담봉이 우뚝하고 정면으로는 말목산, 가은산 등의 산자락이 굳센 자세로 서 있다. 구담봉은 강물에 비친 기암절벽이 거북 무늬를 띠고 있다는 뜻의 구담(龜潭)에서 비롯된 이름이다.장회나루를 휘감아 흐르는 남한강 줄기가 유려하다. 검푸른 물결은 반짝이는 날개를 가진 제비와 닮았다. 충주호의 조망을 즐기겠다면 굳이 정상까지 다녀올 필요는 없다. 들머리에서 10분 정도만 오르면 첫 번째 전망대가 있다. 여기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충주호가 발아래로 굽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 암봉의 칼날 같은 능선 구간에 다시 계단이다. 그 끝이 최고의 조망포인트다. 더 오른다 해도 이만한 풍경을 보여주는 자리는 없다.고도를 높일수록 풍경도 따라 변한다. 그렇게 조금씩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산 가장 높은 곳에서 맞는 세상은 딱 ‘한 편의 그림’이다. 만지면 묻어날 듯한 파란 하늘, 그 아래 첩첩한 산들이 어우러져 티 없이 맑은 풍경을 만들었다. 가슴 먹먹해지는 장면이다.월악산 물줄기가 남한강으로 흐르는 장소에 있는 선암계곡. 이 계곡에 단양팔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세 바위가 있다. 사진은 옛 선인들이 학과 같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장소라 노래한 ‘상선암’.◇월악산 물줄기 따라 이어진 기암괴석의 향연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중선암’충주에서 단양으로 향하는 33번 국도. 이 도로는 선암계곡을 따라가는 길이다. 선암계곡은 월악산 물줄기가 남한강으로 흐르는 장소에 있다. 단양팔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세 곳이 이 계곡에 자리한다. 세 바위를 묶어 삼선계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경의 다른 곳들이 기암괴석으로 그 모습을 자랑하지만, 사람들이 들어가서 즐길 수 있는 곳은 이 세 곳뿐이다. 단양 방면 국도를 따라 계곡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경관은 하선암으로 세 조각으로 덧붙인 듯한 바위는 백척 넓이를 자랑한다. 마치 너른 마당을 보는 듯 편안함이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륵바위라고도 불린다.조선 중기 문신이었던 김수증이 많은 글씨를 남긴 장소가 하선암에서 이어지는 중선암이다. 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삼선암 중 가장 깊은 계곡으로 자리하는 상선암은 크고 넓은 바위는 없지만 작은 바위들이 저마다의 멋을 자랑하며 모여 있다. 국도를 연결하는 아치형 다리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인공과 자연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옛 선인들은 학과 같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곳이라 상선암을 노래했다. 상선암 위편으로 옛 상선암의 모습과 흡사한 계곡이 생겨나 특선암이라 부른다. 이 도로를 따라 삼선암을 감상하며 달리는 드라이브도 멋지다.너른 마당을 보는 듯 편안함이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륵바위라고도 불리는 ‘하선암’선암계곡에서 사인암도 그리 멀지 않다. 단양팔경 중 하나로 푸른 계곡을 끼고 있는 70m 높이의 기암절벽이다. 고려 말의 학자 우탁(1263~1343년) 선생이 정4품 ‘사인재관’ 벼슬에 있을 때 휴양하던 곳이라 해서 사인암이라 불리게 되었다. 기암절벽 위에 서 있는 노송이 멋스러우며 우탁 선생이 직접 새긴 ‘뛰어난 것은 무리에 비유할 것이 없으며 확실하게 빼지 못한다. 혼자서도 두려운 것이 없으며 세상에 은둔해도 근심함이 없다’는 뜻의 글씨가 암벽에 남아 있다.사인암 앞으로 운선계곡, 또는 운선구곡이 흐른다. 단양팔경 계곡 중 빼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가 그린 단원화첩에도 빼다 박은 듯한 사인암과 계곡의 절경이 남아 있다. 실제로 사인암 아래 앉아 기암절벽을 싸고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옛날 선비들이 이 자리에 앉아 시 한 수 읊었을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바위를 타고 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중선암’◇여행메모△가는길= 제비봉을 가려면 하진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적성대교를 건넌 뒤 물길을 따라 나란히 난 36번 국도를 따라간다. 충주호 유람선이 뜨는 장회나루에 차를 대면 나루터 바로 뒤편이 제비봉 등산로 초입이다.△잠잘곳= 단양에는 호텔급 숙소가 거의 없다. 단양읍 삼봉로에 단양관광호텔 에델바이스와 소노문 단양이 유이하다. 호텔스테이는 가곡면의 가곡 한옥펜션 우산정사와 단성면의 단촌서원고택이 있다. 이 외에 모텔과 펜션, 게스트하우스는 제법 많은 편이다.단양팔경 중 하나로 푸른 계곡을 끼고 있는 70m 높이의 기암절벽 ‘사인암’
2020.04.24 I 강경록 기자
 "구르지 않으면 넘어진다…자전거도 예술도"
  • [시대藝인] "구르지 않으면 넘어진다…자전거도 예술도"
  • 작가 유선태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꿈꾸는 오브제’에 세운 자신의 조각작품 ‘아하!’(2020)를 올려다보고 있다. 국적이 애매하다는 80㎝ 오브제를 330㎝ 대작으로 키웠다. 여느 작품처럼 오른쪽에 자신을 투영한 ‘자전거 탄 남자’를 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신기한 노릇이다. 문 너머로 새로운 세상이 자꾸 열리니. 나무에 걸린 문으로 들어서면 높은 산 깊은 호수가 펼쳐지고, 바위와 나무가 엉킨 숲 끝에 난 문으로 들어서면 광활한 들판과 푸른 하늘이 보인다. 하얗고 까만 격자형 타일이 끝나는 낭떠러지에선 투명문을 만나기도 한다. 그 뒤로 허연 폭포수가 무섭게 떨어지는.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이 아닌가. 가로막는 게 한 가지가 있다면. 그 문을 통과하는 두려움. 그런데 그것도 괜찮다. 혼자가 아닌 듯하니. 항상 문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한 사람이 있으니. 자전거에 올라탄 채 안을 응시하는, 아니면 이미 저만치 그 세상에 들어서 있는. 어서 오라고도, 다시 돌아가라고도 하지 않는. 그래. 그를 ‘자전거 탄 남자’라고 부르자. 마치 벽에 걸어둔 인터넷세상인 듯, 클릭하고 클릭해 자꾸 안으로 빨려드는 듯, 그림 안팎으로 한참 밀당을 하던 그때. 진짜 ‘자전거 탄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작가 유선태(63)다. 오랜만의 외출이라고 할까. 개인전으론 4년 만이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선 5년 만이다. 책이 날고, 축음기가 떠다니며, 누워 있는 시계에, 꽃·풀을 잃은 화분 등. 한 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하는 특유의 회화작품에 조각·설치작품까지 얹은 45점을 걸고 세운 뒤, ‘꿈꾸는 오브제’란 전시타이틀을 달았다. 유선태의 회화작품 ‘시간의 사원’(2019). 서양의 건축물에서 볼 법한 기둥을 문으로 삼고 안으론 동양화에서 자주 보이는 산수를 배치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48번 이사한 인생… 삶도 예술도 ‘노마드’ 그동안 무엇이 변했는가를 물으니 “변한 건 내가 늙은 것”이란 익살스러운 ‘현답’이 돌아왔다. “작품이란 건 변한다기보다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갈지자 행보이긴 하지만, 예전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간다는 말이 맞을 거고.” 인간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저 바뀌는 호기심을 찾아가는 것뿐이라고. 어쩔 수 없이 질문을 바꿔야 했다. 그동안 무엇을 채워왔던가로. 그제야 듣고 싶은 얘기가 나왔다. ‘오브제의 확장’이다. “예전에 오브제는 그저 벽에 붙어 있거나 좌대에 몇 점 올려 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각으로 여러 점을 빼냈다. 사실 내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오브제가 있고, 그 오브제가 튀어나와 조각이 되고, 그것을 흡수한 다른 오브제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결국 “그림도 조각도 오브제도 다 한통속이 돼간다”는 거다. 유선태의 회화작품 ‘나의 정원’(2020). 풍경 속의 풍경 위로 책·축음기·시계 등 작가가 아끼는 오브제가 떠다닌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지난 30여년을 오브제와 씨름해왔다. 도대체 그이에게 오브제가 뭐길래 이젠 장르를 넘나드는 열쇠까지 쥐어준 건가. “샘물이다. 영감의 원천이다.” 어떻게? “하나하나가 얘깃거리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것들이 말을 한다. 시간을 말하고, 삶의 흔적이라고 말하고.” 그러곤 “오브제 그 자체가 이미 작품이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다. “예술이란 게 창작이지만 때론 발견이기도 하다. 삶의 구석에 버려진 것을 재발견하는.” 하지만 그렇게 좋아한다는 오브제 때문에 고생도 만만치 않았단다. 풍물시장에서 사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고, 지인들이 가져다주고. 그렇게 수집한 오브제가 이사 땐 몇 트럭씩 나온다니.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브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그러니 힘이 배로 들 수밖에. 작가 유선태가 자신의 회화작품 ‘나의 정원’(2019) 앞에 섰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라고 말한 하얗고 까만 타일 뒤로 허연 폭포수가 쏟아져 내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고생을 그이는 ‘자전거 타기’로 풀어냈으려나. 자신을 투영했다는 그 ‘자전거 탄 남자’를 기어이 작품마다 들였다는 얘기다. “동물을 좋아했다. 수의사가 꿈일 만큼. 고향 전주에서 어린 시절 닭을 많이 키웠는데 어느 날 이사를 하면서 내다 팔아야 했다. 이후론 닭을 오래도록 못 먹었지만, 어쨌든 열네 살 그때 그 돈으로 중고 자전거를 샀다. 10년을 탔나 보다. 자전거처럼 좋은 게 없더라. 주말에는 낚싯대를 들고 강이나 호숫가로 가서 한참을 있다가 왔다.” 이제야 고리 하나가 풀린다. 바로 이 장면이 그이의 작품세계가 아니던가. 낚싯대를 드리워야 할 듯한 산과 물만 넘실대는 풍광. 자신 외에 아무도 없으니 그 앞에 앉으면 누구나 미지의 세계를 꿈꿔야 할 듯한 전경. ‘예술과 예술 사이’(2020), ‘시간의 사원’(2019), ‘나의 정원’(2019·2020), ‘말과 글: 세 개의 시간’(2017), ‘말과 글: 책 위에서의 명상’(2017) 등등의 그림이 줄줄이 엮여 나올 수밖에. 그 위로 ‘자전거 탄 남자’의 예술철학은 이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자전거라는 게 구르지 않으면 넘어지는 거다. 예술도 마찬가지더라. 한 달을 놀고 여섯 달을 쉬고 한 해를 건너뛰면 쓰러지게 돼 있다.” 유선태의 ‘나의 정원’(2020) 왼쪽 디테일과 ‘나의 정원’(2019) 오른쪽 디테일. 대부분의 작품에 덧입혔다는 ‘말’과 ‘글’이란 글자가 비로소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예술에 대한 확신이 없다…신념은 있다” 세상에 다 있는 오브제고, 현실에 다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결코 실제처럼 보이지 않는 그곳. 그이의 작품에 왕왕 ‘초현실주의’란 단정이 붙는 이유다. 하지만 유 작가는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내 그림은 초현실주의가 아니다”라고. “그냥 상상이라고 보면 된다.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모든 사람들은 자기 독백을 하고 자기 삶을 말한다. 그게 어떻게 이즘이 될 수 있겠나. 각개전투지. 난 지극히 현실에 바탕을 둔 사람이다.” 그저 바쁘게 경계를 넘나들 뿐이라는 유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방점을 찍은 건 조각으로 보인다. ‘시간의 화살’(2020), ‘문’(2020), ‘세 여인’(2020) 등 1m 안팎의 브론즈 작품이 여러 점인데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대작이 한 점 있다. “10여년 만에 괜찮은 작품”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알루미늄을 주재료로 쓴 ‘아하!’(2020)다. 장정 9명이 붙어 전시장으로 옮겼다고 할 만큼 무게감도 대단하지만 일단 330㎝의 높이로 압도한다. 모델은 역시 오브제. “국적이 애매한 80㎝ 정도의 여인상”이다. 그 크기만큼 나무로 깎았다가 성에 차지 않아 결국 3m 대작으로 키웠다. 비스듬하게 기울인 몸체가 특징인 이 여인 옆에도 ‘자전거 탄 남자’를 둔 건 물론이다. 유선태의 조각작품 ‘문’(2020). 115㎝ 높이의 브론즈로 제작했다. 문 위에 ‘자전거 탄 남자’가 도드라져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조각작품 ‘문’(2020). 중앙에 거울을 넣고 테두리는 철과 나무로 둘렀다. 거울작품은 작가가 최근 새롭게 시도하는 영역. “그림도 조각도 오브제도 다 한통속”이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거울 속에 비친 작품은 ‘예술과 예술 사이’(2020)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열네 살 이후 끝없이 떠돌아야 했다는 이 ‘자전거 탄 남자’의 인생은 과연 어땠을까. “내 삶은 노마드(유목민) 같다. 이사를 마흔여덟 번 했으니까. 집에 누워 있어도 내 집이 아니다 싶을 만큼.” 그 때문인가. “세상은 즐겁고 아이러니하고 풍자스러워야 한다”는 게 그이의 생각이다. 그래서 ‘꿈꾸는 오브제’란다. 잠시나마 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어차피 예술은 던져보는 거고, 과정이고 음모”라며 웃는다. 다만 그 길에 ‘문’은 필요하다고 했다. “내 호기심으로, 오브제의 시간으로 들어가게 하는 통로”라고. 이렇게 엄청난 세계를 꺼내놓고도 그이는 “예술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한다. “내 앞길을 모르겠고 그림이 잘 될 거란 장담도 할 수 없으니.” 하지만 “신념은 있다”고 했다. 죽을 때까지 작업은 하겠다는 의지 말이다. 위트로 진지함으로 ‘들었다 놨다’한 게 몇 차례인가. 그이의 페달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을 닮았구나 싶다. 전시는 26일까지. 유선태의 회화작품 ‘말과 글: 100만 달러’(2017). 작가에게 지폐는 상생을 의미한단다. 사람과 사람 관계, 또 그 관계에서 서로 필요한 것을 연결하는 도구로. 지폐 가운데 자신의 작품 ‘나의 정원’(2019)을 박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설치작품 ‘예술은 오래된 가방’(2018) 두 점과 ‘시간을 나르는 가방’(2019). 가방이란 오브제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완성했다. “노마드(유목민)의 필수품이 가방이 아니겠느냐”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330㎝ 조각작품 ‘아하!’(2020)를 뒤에서 바라봤다. 비스듬하게 기울인 몸체가 제대로 드러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0.04.13 I 오현주 기자
설악산과 소통하며 절경 감상…'설악산 아모르' 출간
  • 설악산과 소통하며 절경 감상…'설악산 아모르' 출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설악산은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이다. 연간 3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다. 설악산의 매력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대청봉 정상에 서면 주변 산군과 어깨동무를 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공룡능선을 넘다 보면 야생화 천국을 만나게 된다. ‘십이선녀탕-남교리 구간’은 단풍의 백미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단풍과 폭포가 어우러진 설악산(사진=연합뉴스).설악산을 마실 다니듯 다니면서 편안하게 서술한 산행 에세이 ‘설악산 아모르 야생화 아모르’(HNCOM)가 출간됐다. 농수축산신문의 대표이사 겸 발행인을 맡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체험을 생생한 글과 사진으로 전한다. 설악산 등산로 곳곳의 시간과 거리에 대한 정보, 산행길의 풍경과 생명체들의 삶, 사람과 자연의 동반적 관계 등을 음미하며 ‘설악산 즐기는 법’을 제시했다.책은 ‘인연’ ‘속살’ ‘환희’ ‘꽃’ ‘못 다한 이야기’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속살’ 편을 읽다보면 산길을 걸으며 설악산과 대화하고 풍광을 즐기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산행을 하면서 걸린 등산로의 구간별 경과시간도 상세히 기록했다. ‘환희’ 편은 자신만의 설악산 즐기기 노하우를 담고 있다. 대청봉, 공룡능선 신선대와 나한봉, 귀때기청봉 등 설악산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꽃’ 편은 설악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산솜다리(일명 에델바이스)를 비롯해 등산로별·계절별로 만날 수 있는 야생화를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저자는 봉우리와 계곡, 나무와 꽃, 안개와 빛, 돌과 풀, 사람과 자연의 모든 관계를 새롭게 음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전반에 걸쳐 설악산 절경을 감상하고 야생화와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눈높이 소통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키 작은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으려면 먼저 꽃 앞에 납작 엎드려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야말로 눈높이 소통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설악산은 빼어나기가 비길 곳이 없다”며 “능선은 장엄하고 장쾌하며, 주변 산군들이 연출하는 산그리메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준다”고 말한다. 이어 “굳이 정상인 대청봉에 오르지 않더라고 산행의 진수를 누릴 수 있다”며 “계곡산행이든 능선산행이든 달려온 삶을 반추하게 하고, 삶의 의미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설악산의 매력”이라고 꼽았다.
2020.03.18 I 이윤정 기자
 조선 최고의 화가가 반한 '삼부연폭포'
  • [인싸핫플] 조선 최고의 화가가 반한 '삼부연폭포'
  •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삼부연은 강원도 철원에 있는 폭포다. ‘철원읍지’에 의하면 삼부연은 용화산에 있으며, 시냇물이 뒤섞여 갈수록 깊고 넓어지다가 절벽에 거꾸로 걸리면서 3층의 물구덩이를 만들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세 개의 가마솥 모양이니 삼부연이라 했다.실제로 삼부연은 물이 층암으로 된 바위벽을 세 번 걸쳐 내려온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는 도를 닦던 네 마리의 이무기가 있었는데 세 마리가 폭포의 기암을 각각 하나씩 뚫고 용으로 승천했다고 한다. 그때 생긴 세 곳의 구멍에 물이 고인 것이 삼부연. 상단의 못을 노귀탕, 중간 못을 솥탕, 하단의 가장 큰 못을 가마탕이라 부르고 있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삼부연은 정말 편하게 만나는 폭포다. 폭포는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의 군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읍내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보통 산 중턱에 있는 폭포와 달리 길가에 있어 산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편하다고 해서 폭포의 감동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폭포를 가까이 가서 볼 수는 없지만 장쾌함은 그대로 전해져온다. 20m 암벽을 타고 거대한 물줄기가 수직 낙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바위를 투박하게 뚫어 만든 오룡굴 앞이 바로 폭포가 있는 자리다. 1970년대 군인들이 뚫은 것이라고 한다. 터널은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않아 동굴의 날것 분위기가 물씬하다. 지금은 확장공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차 한 대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다. 굴 밖으로 나서면 개울가를 따라 2㎞ 상류에 용화저수지가 있다.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도 금강산을 그리러 가다 삼부연 폭포를 화폭에 담았다. 정선은 삼부연의 특징을 그대로 시각화했다. 첫 웅덩이를 거쳐 두 번째 웅덩이에서 멈칫하고 마지막 세 번째에서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를 연출했다. 폭포 아래 언덕에 서 있는 여행객은 세 웅덩이를 전부 볼 수 없다. 그러나 정선은 ‘삼부’, 즉 세 개의 가마솥을 전부 담고 싶었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가감하고 편집하는 진경산수화의 특징인 셈이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 ‘삼부연’이라고 이름 붙은 ‘삼부연폭포’
2020.03.13 I 강경록 기자
 얼음 녹고 철새 떠난 자리, 어느새 봄이 스며들다
  • [여행] 얼음 녹고 철새 떠난 자리, 어느새 봄이 스며들다
  • 한탄강 최고의 비경으로 불리는 송대소. 한탄강 강 위로 놓인 부교 위로 어느 여행객이 걷고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회적 동물임을 자처하던 인간에게 가혹한 시간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다.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게 이 캠페인의 핵심. 한참을 고민하다 강원도 철원을 찾았다. 철원은 코로나19, 앞선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지난해 9월부터 비무장지대(DZM) 안보관광과 생태관광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물론 땅굴 견학도, 평화전망대도, 민통선 출입도 불가능하다. 그래도 지난 겨울 설치한 부교(浮郊)는 일부 남아 있다. 부교를 따라 한탄강을 천천히 걸어볼 참이었다. 인적 드문 한탄강을 걷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 같아서였다. 손 소독제와 마스크도 넉넉히 챙겨 쇠 비린내 나는 북쪽으로 향했다.한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는 한탄강 ‘직탕폭포’◇얼음이 녹고 봄기운으로 물든 한탄강송대소 직벽과 주상절리대 옆으로 놓인 부교를 따라 걷는 여행객3번 국도를 타고 경기도 연천을 지나 철원으로 들었다. 이어 곧장 한탄강을 향해 달렸다. 한탄강의 이름은 은하수 ‘한’(漢)자에 여울 ‘탄’(灘)자를 쓴다. 우리말로 ‘큰 여울’이란 뜻이다. 한탄강 걷기길의 이름도 ‘한여울길 1코스’이다. 한탄강 기암절벽 위에 만든 길이다. 근대문화유산인 승일교에서 시작해 고석정, 송대소, 직탕폭포까지 이어지는 길. 물론 반대로 걸어도 상관없다. 고석정 관람 동선을 빼면 경사도 거의 없어 노약자와 함께 걷기 좋은 길이다.직탕폭포를 들머리로 잡았다. 철원 8경 중 하나인 이 폭포는 드라마 ‘덕이’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폭은 80m 정도지만, 높이는 3m 남짓에 불과하다. 높지 않고 옆으로 긴 폭포다. 높지는 않지만, 힘찬 물살이 우레 같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직탕폭포에서 약 300m를 내려가면 송대소다. 한탄강 트레킹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직탕폭포에서 이어지던 낭만적인 풍경이 송대소로 접어들면서부터 갑자기 묵직해진다.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석벽의 병풍에 주눅이 드는 탓이다. 지난 겨울 띄워놓은 부교(浮橋) 위를 걷다 보니 거대한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초라함이 느껴진다. 송대소는 이무기를 잡겠다고 찾아온 개성 송도 사람 삼형제 중 둘이 물려 죽고 나머지 하나가 이무기를 잡았다는 전설이 깃든 한탄강의 깊은 소. 높이 30m가 넘는 거대한 현무암 기암절벽에는 결대로 떨어져 나간 주상절리들이 촘촘하다.한탄강은 용암이 흘러 파인 자리에 흐르는 강으로, 평지에서 보면 땅이 갈라진 모습이다송대소를 지나 승일교까지는 너덜지대다. 제법 강폭이 넓다. 여인네의 허리가 연상될 만큼 부드러운 곡선의 마당바위를 지나면 한탄강 제1경인 고석정이 나온다. 고석바위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우뚝하다. 무려 20m 높이의 장대한 화강암이다. 정상부의 소나무 군락이 수묵화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맞은 편으로 조선 왕들이 사냥하러 왔다가 들러 연회를 베풀었다는 2층 누각도 멋들어진다.이런 곳에 숨은 이야기 하나 없으랴. 조선시대 의적인 임꺽정이 이곳에 등장한다. 그는 고석정 일대를 근거지로 활동했다. 건너편 산등성이를 따라 석성을 쌓고 자연 동굴에 은신했다. 관군이 몰려오면 꺽지로 변해 물속에 숨었다고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꺽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학저수지는 철새들의 쉼터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 철마다 수많은 철새들이 이곳으로 찾아온다.◇자연의 소리로 가득 채운 ‘학저수지’고석정을 나와 노동당사로 향하던 중 생각지 않은 볼거리를 만났다. 수십마리씩 떼지어 몰려다니며, 먹고 지껄이는 철새떼와 마주친 것이다. 가시울타리도, 철조망도, 엄중한 분단 현실도 날개짓 몇 번으로 가볍게 뛰어넘는 철새들. 이 모습만으로도 철원의 봄은 멋지고, 아름다웠다.최근에 정비한 듯한 2차선 도로를 따라가니 ‘학저수지’가 나타났다. 동송읍 오덕리에 자리한 이 저수지는 1921년 일제가 설치한 인공 저수지다. 광복 후 1975년 중앙농지개량조합이 확장·보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면적은 185ha, 저수량은 2만5628t 규모. 철원 오대쌀 주요 생산지인 오덕리와 장흥리 일부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학저수지 이름은 인근 ‘금학산’에서 따왔다. 저수지 인근에 우뚝 솟아 있는 금학산은 ‘학이 막 내려앉은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산. 901년 궁예가 태봉을 건국하고, 철원에 도읍을 정할 때 도선이 ‘이 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300년을 통치할 것이다’고 예언했던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다. 학저수지가 있는 오덕리 역시 ‘학마을’로 불렸다.학저수지 위를 날고 있는 백로의 모습이 저수지에는 해마다 1500여 마리의 백로가 찾는다. 인근 철원평야의 가을 추수가 끝난 뒤 떨어진 벼를 먹기 위해 백로뿐만 아니라 두루미 등 철새들이 쉼터로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저수지 주변으로 둘레길을 설치해 사람도 쉬어갈 수 있게 했다. 약 4.5㎞의 호반길. 데크와 마사토 흙을 깔아 오르막길이 거의 없도록 했다. 노약자도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걸어볼 수 있을 정도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원점 회귀하는 코스라 어느 방향으로 길을 잡아도 상관이 없다. 가까이 고개만 내밀고 있는 수초와 멀리 보이는 저수지 건넛마을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어느 방향에서 돌아보아도 멋진 산수화 한 폭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여기에 철새들의 울음소리와 바람 소리까지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가득하다.석양이 질 무렵이면 철새들이 분주해진다. 석양빛과 어우러진 수면 위의 무대에서 환상을 연출하는 백로사단은 어느새 향연을 마치고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황량한 호반과 들판은 철새 떼의 날갯짓과 화려한 군무로, 순식간에 생명 가득한 대자연의 풍경으로 거듭난다. 한바탕 군무를 선보인 새떼들은 다시 내려앉지 않고 고공행진으로 산너머 북녘땅을 향해 사라져갔다.산수화 같은 전경의 ‘학저수지’◇여행메모△가는 길= 서울외곽순환도로 의정부 나들목에서 나가 의정부 시내를 거쳐 3번 국도를 타고 대광리역~신탄리역을 지나면 철원 땅이다.△여행팁=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안전여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여행 전부터 여행 중, 여행 후까지 3단계로 나눠 숙지하거나 지켜야 할 사항을 수록했다. 여행 전 단계에서는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 여행계획 수립 ▲사람이 덜 밀집한 여행장소 선정 ▲마스크, 휴대용 손세정제 등 준비 ▲개인용 휴대용 컵과 상비약(해열제·감기약 등) 준비 ▲여행지 폐쇄 여부 확인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확진환자 이동경로 확인 등이다. 여행 중에는 ▲적절한 휴식 ▲물을 자주 마시고 익히지 않은 음식 주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시 무리하지 말고 여행 중단 등의 내용을 담았다. 여행 후에는 ▲확진환자의 이동경로와 날짜가 겹칠 경우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상담 후 조치하기 등이 있다.학저수지 철새들의 비상
2020.03.13 I 강경록 기자
한국인 부녀 사망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수영금지 논란
  • 한국인 부녀 사망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수영금지 논란
  • 크르카 국립공원 모습 [사진=크르카 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인 부녀가 익사체로 발견됐던 크로아티아 크르카 국립공원(krka national park)이 별다른 안전관리 없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 부녀가 익사한 지역은 매년 익사자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영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국립공원측은 안전관리 규정만 준수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 언론 N1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은 이곳을 찾아 수영을 즐겼다. 한 관광객은 인터뷰에서 “(수영하는데)문제가 없었고,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크르카 국립공원은 크로아티아 남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하루 1만3000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포브스지와 인터뷰에서 여름 휴가지로 이곳을 추천해 유명세를 탔다. 특히 이번dp 사고가 발생한 지점인 스크라딘스키 부크는 거대한 폭포 아래서 수영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문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임에도 불구, 물살이 세고 바닥이 고르지 못해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등 위험해 매년 익사자가 나오는 악명 높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수심이 깊은 곳은 수온이 급격히 낮아져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크로아티아 현지에서도 한국인 부녀 사망을 계기로 수영금지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국립공원 측은 관광객 감소 등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이다. 크르카 국립공원 관계자는 “입수금지 조치는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전통과 방문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크르카 국립공원이 위치한 스크라딘시 시장도 “크르카 국립공원은 매일 수천명이 방문하는 평화로운 곳으로 하이킹이나 수영을 할 경우 규칙과 경고사항을 잘 준수하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한편 현지 경찰은 사망한 한국인 부며의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12일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물에 빠진 딸을 구하기 위해 부친이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두 사람 모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08.13 I 김은비 기자
  • [피서핫플 터널③] 깊은 동굴 속, 들어서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연일 폭염이 계속된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햇살에 등과 어깨가 따갑다. 어디 시원한 곳 없을까. 본능적으로 그늘을 찾지만, 그늘에서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불어오는 바람마저 열기가 느껴진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가득한 실내로 들어가도 마찬가지. 역시 자연이 주는 바람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올여름에는 깊은 동굴 속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들어서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냉기 가득한 곳. 터널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동굴 가운데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도 있지만, 사람이 만든 동굴도 있다. 그런 동굴에는 대개 아픔이 서려 있게 마련이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강제로 만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창 향가터널도 그렇다.◇일제강점기 아픔이 서려 있는 향가터널순창에서 곡성 방향으로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향가유원지 표지판이 보인다. 향가유원지는 이름 그대로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 향가마을에 있는 유원지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가 모래밭에 자리 잡은 향가유원지에는 캠핑장을 비롯한 위락 시설이 들어서, 주말이면 지역민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다. 강폭이 약 100m인 향가유원지 근방은 낚시터로도 유명해, 가을에는 제법 큰 돌붕어가 잡힌다. 그래서인지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이 자주 보인다.유원지로 진입하기 전에 있는 향가터널은 일제강점기?말?순창과 남원, 담양 지역의?쌀을?수탈하기?위해 일본군이 만든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목포와 나주, 송정, 담양, 순창 등 호남의 곡창지대를 관통하던 철도가 이 터널을 지나갔다. 단단한 암벽을 뚫고 만든 터널은 길이 384m에, 차 한 대가 너끈히 지나갈 정도로 넓다. 얼마나 많은 순창 군민의 노동력을 착취했는지 짐작이 간다.1945년 광복 후에는 마을을 오가는 터널로 사용되다가, 2013년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을 조성하며 터널 내부를 새롭게 정비하고 조명도 설치했다. 향가터널 주변은 섬진강종주자전거길 전체 구간 중 경치가 빼어나, 자전거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간이다.터널 입구에는 곡괭이로 굴을 파는 농민과 총이나 곤봉을 든 일본 순사의 모형이 있다. 일본 순사의 악랄한 표정이 생생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냉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터널 속으로 한 발자국 들어왔을 뿐인데, 기온이 10℃는 낮아진 것 같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터널 속으로 침범하지 못한다.천장에는 하얀 비둘기 모형이 매달렸다. 수탈과 억압의 현장에서 평화의 상징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터널 벽에는 당시의 공사 현장과 미곡 수탈 과정을 재현해놓았다. 욱일기 아래 힘겹게 돌을 짊어지고 가는 농민의 모습에 최근 한일 상황이 맞물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소름이 돋는다.터널을 지나는 데는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시원하다 보니 몇 번이나 왕복하게 되고, 어느새 더위가 잊힌다. 터널에서 빠져나오면 섬진강종주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다.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를 닮은 인증센터에는 자전거길 안내도와 인증 스탬프가 있다.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은 섬진강댐에서 시작해 장군목과 향가유원지, 횡탄정, 사성암, 남도대교를 지나 배알도수변공원에 이르며, 총 149km에 달한다. 향가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빌려 잠깐 바람을 가르며 달려도 좋을 듯.◇향가터널만큼 시원한 ‘강천산’순창에서 향가터널만큼 시원한 곳이 강천산이다. 산세가 수려하기로 소문난 강천산은 국내 첫 군립공원으로,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서 용천산이라고도 부른다. 강천산 최고의 자랑거리는 맨발산책로. 매표소부터 2.25km 이어지니 꼭 걸어보시길. 울창한 숲길을 맨발로 걷다 보면 시원함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도 함께 걸을 수 있다.초입에 높이 40m, 폭 15m로 조성한 병풍폭포가 청량감을 준다. 폭포에서 이슬처럼 흩날리는 물방울을 맞노라면 더위가 저만큼 달아난다. 강천산 허리에 걸쳐진 길이 75m, 높이 50m 현수교 역시 아찔한 스릴을 준다. 매표소에서 3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어 가족과 산책 삼아 걷기 좋다.순창에서 강천사로 가는 지방도 792호선은 메타세쿼이아길이 유명하다. 차에서 잠깐 내려 걸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울창한 메타세쿼이아길은 인근 담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름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하는 곳이기도 하다.순창 하면 고추장이 떠오른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는 가문의 비법대로 고추장을 담그는 명인이 수두룩하다. 순창군이 전통 고추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1997년 조성한 곳으로, 순창군 곳곳에 있던 고추장 제조 장인을 아미산 자락 백산리 일대에 모았다. 한옥 마당에는 장항아리가 가득하고, 시식할 수 있는 판매장이 들어섰다.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맛보다가 마음에 드는 집에서 구입하면 된다.순창 여행은 장군목에서 마무리한다. 임실군과 인접한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에 있다. 길이 212km가 넘는 섬진강에서도 경치가 가장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수만 년 동안 거센 물살이 만들어낸 기묘한 바위가 약 3km나 이어진다. 용이 꿈틀거리며 파헤친 것만 같다. 강 한가운데 요강바위가 있는데, 이름처럼 움푹 파였다. 한국전쟁 당시 토벌대에 쫓기던 빨치산 5명이 이 바위에 몸을 숨기고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 바위에 기도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있다.◇여행메모△여행 코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지방도 792호선 메타세쿼이아길→강천산→ 향가터널→장군목△가는길=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국도 26호선→조촌교차로에서 군산·익산 방면→호남로→구이교차로에서 순창 방면→모악로→순창고교교차로에서 남원·벌교·순창 IC 방면→담순로→대동로→향가로→향가터널△먹을곳= 전통순대는 남계로의 2대째순대와 남계로의 연다라전통순대, 남계로의 봉깨순대, 산채비빔밥은 강선산길의 강천풍경식이 유명하다. △주변볼거리= 훈몽재 유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예향천리마실길 등
2019.08.04 I 강경록 기자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여행]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충주 탄금대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열두대.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충주=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길었던 장마가 끝났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제 시작이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역시 물에서 노는 게 최고. 물놀이라면 계곡이나 바다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에 못지않은 피서지가 있다. 물의 고장 충북 충주다. 충주호와 탄금호가 있고, 충주시청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달천이, 서쪽에는 요도천이 흐른다. 남한강은 동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져 흐른다. 호수와 물줄기 중심으로 충주를 대표하는 명소도 많다. 우륵이 가야금을 뜯었다는 ‘탄금대’, 통일신라에 지어진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큰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 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인 ‘수주팔봉’ 등등. 청정 물길에서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노라면 한여름 더위도 어느새 잊힌다. 탄금호에서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수상레저 메카로 떠오르는 ‘충주’충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탄금호. 탄금호는 남한강 물줄기가 만든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제6호)과 탄금대를 양안에 거느리며 푸른 물빛을 자랑한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가면 신나는 수상 레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국해양소년단충북연맹이 운영하는 탄금호 수상레포츠 레저체험 아카데미는 다양한 수상 레포츠 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탄금호에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조금 더 스릴을 즐기고자 한다면 사설업체를 찾는 것이 좋다. 탄금호 주변으로 여러 수상레저 업체들이 있다. 수상스키·웨이크보드 강습은 물론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디스코팡팡 같은 일반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물놀이 기구를 갖추고 있다. 체험 전 지상교육을 포함한 기본 교육을 받으면 누구라도 시원한 물살을 가르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디스코 팡팡’ 등 수상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방법도 있다중앙탑 사적공원에 있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탄금호 주변으로는 볼거리도 많다. 충주 중앙탑이 서 있는 중앙탑 사적공원은 한여름 저녁 풍경이 낭만적인 곳이다. 중앙탑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을 말한다. 정식 명칭 대신 충주 사람들이 모두 ‘중앙탑’이라 부르는 이 석탑은 통일신라 때 세운 것이다. 중앙탑이라 불리는 이유도 재미있다. 신라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이 어딘지를 알아보기 위해 보폭이 같고 걸음의 속도도 같은 사람 둘을 남과 북의 끝 지점에서 동시에 출발 시켜 그 둘이 만난 자리에다 이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국토의 정중앙에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석탑의 높이는 신라 탑 중에서 가장 높은 15.4m. 경주의 다보탑과 닮은 모양새다. 이중의 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고, 그 위에 상륜부를 구성했다. 전각부의 작은 구멍은 풍경을 단 자리다. 창건 당시에는 꽤 장엄한 모양새였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에 중수한 흔적도 있다. 1917년 해체·복원 작업을 했는데 6층 탑신에서 서류편과 동경 2점 등이, 기단부에서 청동제 뚜껑 있는 합이 나왔다. 이 가운데 동경 2점은 고려 때 물건으로, 사리를 봉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탄금대 최고 비경인 열두대◇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 일품 ‘탄금대’탄금대공원 충혼탑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彈琴臺)도 지척이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합수머리인 대문산(107m)에 자리했다. 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충주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솔바람·강바람이 가야금 선율처럼 맑고 투명하다.들머리는 탄금대공원 주차장.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울창한 소나무와 길 양편으로 놓인 조각품이 반긴다. 100m 정도 숲길을 걸어가면 높다란 탑 2개가 있다. 앞의 탑은 6·25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순국한 충주 출신 2838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56년에 세운 충혼탑이다. 왼편에는 임진왜란 때 북상하던 왜군을 저지하다가 탄금대에서 순절한 신립 장군과 8000명의 병사를 기리는 위령탑이다.위령탑 바로 옆의 ‘감자꽃 노래비’도 눈길을 끈다. 이 노래비는 충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권태응의 동요를 기리는 비다. 노래비에는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그의 대표작 감자꽃이 새겨져 있다. 시인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강요된 ‘창씨개명’을 반대하는 은유로 시를 썼다고 한다.노래비를 지나 탄금정으로 오르는 길은 솔숲이 일품이다. 나무들이 허공에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 자유롭다. 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긴 것이지만, 정자가 낡아서 최근 새로 지었다. 탄금정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탄금대 최고 절경인 열두대라는 층암절벽이 있다.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겨왔다.열두대에 서면 남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에서 흘러온 달천과 서쪽에서 온 남한강이 만나 열두대 앞에서 몸을 섞는다. 열두대는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1546~1592)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졌다. 신립은 최후의 싸움을 펼치며 군사를 독려하느라 또는 뜨거워진 활줄을 식히느라 이 벼랑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지만 끝내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남한강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묵묵히 몸을 뒤척이며 흘러간다.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비경 ‘수주팔봉’◇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 ‘수주팔봉’탄금대에서 남쪽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살미면 향산리 남쪽에 솟아있는 수주팔봉.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천강이 빚어 놓은 ‘작품’이다. 높이가 493m로 야트막하지만, 험준한 바위봉을 등에 업어 위엄이 느껴지는 작지만 커다란 산이다.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 깍아지른 듯 뾰족한 모양새의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산이 지천인 이 땅에 이만한 봉우리야 어디서든 볼 수 없겠냐만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강줄기와 폭포, 모래톱이 어우러진 풍광이 마치 병풍 속 그림 같다.끊어진 수주팔봉 봉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출렁다리.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강은 충북 괴산군을 적신 후 수주팔봉을 지나 탄금대 앞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125㎞에 걸쳐 만들어 놓은 풍광은 이뿐 아니다. 인근 화양구곡과 선유동, 쌍곡 모두 달래강의 품에서 탄생했다. 달래강은 불리는 이름이 여럿이다. 그 옛날 강에 수달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달강’이라 부르기도 하고 물맛이 좋아 ‘달천’으로도 불린다. 달천동 주변에 ‘달다’는 뜻의 단월동과 단호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래강의 물맛은 예나 지금이나 조선 최고의 물로 꼽힌다. 조선시대 학자 허백당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번째로 좋다’고 기록했을 정도다.수주팔봉 출렁다리. 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이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다.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 여덟 봉우리가 치닫는 중간이 뚝 잘렸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기 때문. 그 ‘덕’에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 운치를 더해준다. 30m 높이의 칼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마 때 물이 불면 더욱 장관이다. 수주팔봉의 감상 포인트는 수주마을에서 바라보는 것. 암봉마다 수백년생 소나무가 뿌리를 박고 선 모습이 아름답다. 자갈로 뒤덮인 강변에서 멱을 감거나, 낚싯대를 드리우면 세상 모든 시름이 달천에 녹아들 정도로 한적하고 여유롭다.오대호아트팩토리는 쓰레기나 페품, 잡동사니로 만든 정크아트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대호아트패고리의 오대호 관장.◇여행메모△ 가볼만한 곳= 지난 5월 문을 연 정크아트갤러리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 관광지다. 2007년 폐교한 옛 능암초교 부지에 들어섰다. 정크아트는 쓰레기나 폐품,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제작한 예술작품이다. 실내외 전시관과 체험실, 카페 등으로 구성했다. 야외에는 키가 5m는 족히 되는 로봇에서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코뿔소, 영화 속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까지 다양한 작품이 있다. 실내 전시관은 주제에 따라 모션갤러리와 키즈갤러리, 어린이체험장으로 나눴다. 모션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는 공간이다. 버려진 폐품을 이용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는 오대호 관장은 “환경과 과학, 그리고 미술까지 다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오대호아트팩토리
2019.08.02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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