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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흙탕싸움 헤쳐오다보니 옷에 진흙이..."
  • [오마이뉴스 제공] 노 대통령의 386 측근으로 지난 대선 당시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39)씨가 지난 12일 검찰 출두 직전 지인들에게 이메일 편지를 보내 최근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안씨는 이 편지를 통해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그 진흙탕 싸움 속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제 바짓가랑이에도 진흙이 묻어 있지 않겠느냐"며 "제 바짓가랑이에 묻어 있는 진흙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자위하거나 합리화하지는 않겠으며 오히려 국민들이 우리에게 기대했을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겁고 가슴 아프다"고 밝혀 불법자금 수수 등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안씨는 "정치불신 속에서 국민은 정치 비용을 짜게, 비현실적으로 책정하게 되고 정치인들이 돈 있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며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유혹을 늘 갖게 해 모든 정치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놓고 있다"고 말해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안씨는 "정치인, 정치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만한 도덕적 권위를 확보하는 일이 (이같은)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며 "지금 제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서성이며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안씨의 불법자금 수수와 관련해 14일께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음은 안희정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글 전문이다. 세 번째 그 자리에 서게 되면서… 정치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핵심은 "깨끗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로 거듭 태어나야 하는 일입니다. 선출직 공직에 입후보하는 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합니다. 그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지혜와 인생을 국민에게 바치는 과정이 정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리더들을 통해 안정과 번영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더 이상 대통령 뽑아 놓은지 1년이 넘도록 "대통령을 인정 하네, 못 하네" 하는 식의 싸움으로 국정을 발목잡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의 가정통신 기록부에 아빠 직업을 정치인이라고 당당히 적지 못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물론 정치가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자신의 재산까지 다 털어서 바쳐야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치가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지혜를 국민과 역사 앞에 바치는 행위를 통해 국민은 정치가에게 국가권력을 맡기고 그들에게 사회적 존경을 보내주어야 하고 그가 그 일을 잘 볼 수 있도록 민주주의 유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에는 선거와 일상적 정치활동이라는 적지 않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용은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이 비용에 대해 지금 심각한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이 심각한 불신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바로 정치가 불신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다면 국민은 정치 비용을 더 내더라도 일을 잘하라고 어깨를 토닥여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정치를, 정치인을 불신합니다. 정치가 국민 모두의 이익보다는, 권력욕에 불타는 일부 힘센 정치인들과, 또 이들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소수 기득권 세력의 이익에만 봉사해온 불행한 우리의 역사 때문입니다.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출세와 부귀 영화를 위해 정치가 존재한다고 사람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존경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출세하려고 발버둥치는데 먹고 살기 힘든 내가 왜 시간을 쓰고 관심을 갖고 돈을 보내고 존경을 보내야 하는지 국민들은 동의하기 어려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정치 비용을 짜게 책정하고 비현실적으로 책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치인들이 돈있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게 만들고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유혹을 늘 갖게 합니다. 모든 정치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예를 들어 각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시에 입후보자들은 경선 참가 비용을 내야 했습니다. 지난번 우리 민주당의 입후보자들은 2억5000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연간 합법적 후원금품 모금 한도액은 3억원에 불과합니다. 형식논리로만 따지자면 2억5000만원을 내고 남은 5000만원의 후원금품 모집 잔액을 갖고 전국을 돌며 후보경선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6개 광역 시도별로 지지자들이 선거운동을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돈으로 매표 행위를 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현행 법, 국민 여러분들이 동의해주는 정치자금법의 실정은 이것을 모두 선의의 지지자들이 자기 돈 써가며 움직이던지 입후보자 개인이 부자여서 자기 돈으로 충분히 치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정치는 지금 불신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 불신 속에서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이 살아남을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치가 불신받아온 이유는 고비용 정치, 귀족적인 정치, 국민의 지지보다는 돈과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아 왔던 우리 정치사의 어두운 역사가 이런 정치 불신의 역사를 강화시켰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은 국민의 민주적 지지보다는 돈과 조직으로 표를 장악해왔습니다. 왜 정치를 하려는지 동기가 불분명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특정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정치를 통해 권력과 금력을 얻으려 하고 그래서 돈으로 사람을 사고 표를 얻어 권력을 획득해 왔습니다.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마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20억원을 썼느니, 30억원을 썼느니, 50억원을 썼느니 하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그러니 정치하는 일이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의 발로요 국민에게 존경받는 일이 되기보다는 입신출세를 위해 눈 먼 자들의 험난한 잔치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정치 불신의 시대 속에서 정치권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모두에게는 엄청난 고통이고 스트레스입니다. 제 동족을 총칼로 죽이고 민주주의라는 헌법적 질서를 유린하며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정권에 무한한 증오를 품으며 저는 저의 짧은 고교 생활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빽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가난과 비통한 생활상을 보면서 제 개인의 입신출세보다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젊은 날을 온통 사회변혁이란 단어만 되뇌이며 살아왔습니다. 이 세상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 가난하고 빽없는 자들을 위해 나라를 새롭게 세우자고 했던 20세기의 모든 변혁운동들이 실패로 끝나는 현실을 보면서 저는 깊이 좌절했습니다. 사회주의 정권도 실패했고 제3세계 나라들의 식민지 민족해방투쟁도 결국 국민의 행복한 생활과 국가의 번영을 확보하는데 실패하는 역사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우리 모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 가지 체제를 현실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좀더 좋은 사람들이 좀더 도덕적인 사람들이 좀더 개인의 이익보다는 이웃과 서민의 아픔을 좀더 이해하고 봉사할 줄 아는 자들이 정권을 책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책임감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지금 집권세력의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제 허명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부심은 저 혼자만의 것일 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주지는 않으십니다. 저 역시 저를 정치권의 그렇고 그런 꾼으로밖에는 보지 않는 많은 분들의 의혹에 찬 시선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저 또한 정치 엘리트화되어, 고통받고 빽없고 가난한 서민과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패하고 타락해 보일 것이란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지난 IMF 시절 많은 분들이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헤매고 명동집회에서 어느 실직자 아내의 눈물어린 편지 낭독이 있었을 때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권에 있는 나는 이 IMF라는 폭풍 속에 너무 안일하게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마치 전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싸우다 죽을 때 육군본부 막사에서 펜대를 굴리는 자의 나태와 안일함이 나에게 스며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몇 일을 고민했습니다.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그 진흙탕 싸움 속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제 바짓가랭이에도 진흙이 묻어 있지 않겠습니까. 제 바짓가랭이에 묻어 있는 진흙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자위하거나 합리화하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우리에게 기대했을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겁고 가슴 아픕니다. 이런 난감한 자기반성 속에 성품 깨끗한 분들은 모두가 다 정치를 멀리하려 합니다. 우리와 함께 해왔던 이호철씨는 선거때면 노무현이라는 역사적 대의를 버리지 못해 선거에 참여해서 운동을 돕지만 선거만 끝나면 도망갑니다. 정치가 다양한 계급과 계층을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끌어당겨야 하는 일이다보니 부자들을 만나면 부자들의 문화에 맞추어야 하고 지역에 가면 지역의 정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한 입에 짜장면 먹다 짬뽕 먹어야 하는 혼란을 피할 수 없고 이 피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 이호철씨는 선거만 끝나면 정치권을 도망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자기반성과 성찰을 갖는 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하며 그냥 자신만 지키면 끝나는 일일까요. 아니면 현실 정치판에서 무기력한 원칙만 지키며 의미조차 찾을 길 없는 아름다운 패자로 사람들에게 역사와 사회에 대한 낙담만 키워야 할까요. 그래서 이기는 놈이 장땡이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어야 할까요. 대통령은 한때 저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만류하셨습니다. 스스로 원칙을 지키며 해온 정치이지만 도덕적 권위와 명예를 국민으로부터 얻기 힘든 현실 정치판에서 나 어린 자신의 측근이 또 출발하는 것이 너무도 안쓰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몇 달을 고민했습니다. 어찌해야 하나. 제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어디까지 역사와 국민에게 기여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나 초선이 재선되고 그러다가 당 지도부에 도전하고 그래서 다시 국가 경영에 도전하는 이 험난한 과정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국민의 지지와 존경, 사랑. 역사에 기여한 자로서의 자부심. 그러나 우리의 정치 현실 속에서 이런 것이 과연 가능한가.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에서 초선의원으로 그리고 오늘날 대통령의 자리에 계시기까지 그 전 과정을 듣고 보아온 저로서도 정치인 노무현의 오늘은 솔직히 매력적인 미래가 아니었습니다. 시대의 소명의식, 역사와 국민을 향한 한없는 사랑과 의무로서 하는 정치여야겠으나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 과정에서 내 개인과 내 가정의 행복은 무엇인가. 하느님 아버지를 외치는 수많은 목회자들의 갈등처럼…. 나약한 한 인간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사회 현실이 존재하고 밀림의 숲과 같은 사회적 장애가 존재하는데…. 나는 이 길을 갈 자신이 있는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쟁처럼 "국민의 불신이 먼저냐, 정치인의 타락이 먼저냐"는 사실 따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출발은 명백합니다. 정치인, 정치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만한, 이쁘게 보일 만한 도덕적 권위를 확보하는 일이 문제해결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덕적 권위의 확보는 솔직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성립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덕적 권위의 확보는 정치가 특권적 직업이 아닌 무거운 봉사의 의무를 지는 일임을 실천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성립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성과 실천만이 이 불신의 시대를 극복하는 길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반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면 되는 일인가. 검찰에 나가 내 바지에 묻은 진흙이 무엇인지 다 떼어서 조사해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산사에 찾아가 도량 수행을 해야 하는 일인가. 빈민촌에 들어가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일인가. 어떻게 새로운 출발을 선언해야 하는가. 지금 저는 제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갈림길에서 예전의 길로 갈지 새 길로 갈지, 그냥 이대로 이 갈림길에서 서성여야 할지…. 멍하니 서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Poison Pil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면 기업 인수·합병(M&A,Mergers and Acquisitions)은 금융시장의 종합예술이다. M&A에는 파이낸스, 산업전략, 법률논쟁, 언론 플레이, 심지어 정치적인 로비까지 동원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플리트보스턴이 합병을 발표한 이후 월가는 다시 한번 M&A 테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을 놓고 지난 6월 캘리포니아에서 발발한 오라클과 피플소프트의 M&A 전쟁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양사의 분쟁은 `적대적 M&A`의 전형이다. 그 자체로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과 피플소프트의 CEO인 크레그 콘웨이, 두 사람의 인간적 갈등과 대립이 볼만하다. ◇M&A에 대항하는 M&A 싸움을 먼저 건 쪽, 공격자는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지난 6월6일 피플소프트 측에 주당 16달러의 가격으로 공개 인수를 제의했다. 피플소프트 이사회는 이를 거절했다. 오라클은 인수 가격을 19.5달러로 올렸다. 피플소프트는 이역시 거절했다. 오라클은 연말까지 공개 매수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두 회사의 M&A 분쟁 개요는 이렇게 간단하다. 그러나 속내는 간단치 않다. 우선 "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느냐"가 애매해다. 피플소프트는 6월2일 또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JD에드워드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다. 오라클은 이 발표를 접한 직후, 피플소프트 M&A를 전격 선언한 것이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피플소프트는 JD에드워드와의 합병을 선택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오라클이 대항 전략으로 피플소프트 M&A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오라클-피플소프트 분쟁에는 "네가 살면 내가 죽는다"는 `정글의 법칙`이 숨어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M&A는 때때로 상대편을 제거하는 독약(Poison Pill)의 기능을 한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가 파놓은 생존의 우물(JD에드워드와의 합병)에 적대적 M&A라는 독약을 풀어 놓은 것이다. 재밌는 것은 독약 전략이 `적대적 M&A 방어 기술`의 하나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사무라이와 카우보이 피플소프트는 1987년 캘리포니아 플리산톤에 데이비드 더필드가 설립한 소프트웨어 업체다. 90년대 IT 버블기에 급성장했지만, 버블이 꺼진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3위를 달리고 있다. 피플소프트의 CEO인 콘웨이는 뉴욕주립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피플소프트에 합류했다. 콘웨이와 오라클은 묘한 인연이 있다. 그는 1993년까지 오라클에서 8년간 부사장으로 일했다. IT 업체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오라클에서 연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라클의 CEO인 앨리슨은 한 때 부하였던 콘웨이가 운영하는 회사를 공격한 꼴이다. 앨리슨은 "콘웨이와는 항상 충실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지만 M&A 전쟁에 돌입한 후 두 사람은 적이 됐다. 오라클의 앨리슨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부호의 한 사람으로 실리콘 밸리의 신화적인 인물이다. 그는 1977년이후 오라클의 CEO를 역임하고 있다. 앨리슨은 집을 일본 풍으로 꾸며놓고, 공개적인 활동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리슨과 콘웨이는 M&A 전쟁을 벌이면서 인간적으로도 원수가 됐다. 콘웨이는 "오라클의 공개 인수 제의는 피플소프트와 JD에드워드와의 합병을 방해하려는 술책"이라며 "앨리슨은 반사회적 인간(sociopath)"이라고 폭언했다. 앨리슨도 콘웨이에게 M&A 제의를 심사숙고하고 받아들이라며 점잖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콘웨이가 M&A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자 공격적으로 돌변했다. 앨리슨은 "피플소프트로부터 위협적인 말만 계속 듣고 있다"며 "크레이지(Craigie)는 내가 그의 개를 쏘아 죽이려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앨리슨은 "나는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크레이지와 개가 함께 있고, 총알이 하나 밖에 없다면 개를 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극언했다. 앨리슨은 피플소프트의 크레그 콘웨이(Craig A. Conway)의 이름 `크레그`를 의도적으로 `미치광이(crazy)`와 비슷하게 발음함으로써 경멸감을 더했다. 양사 CEO들의 감정 출돌은 직원들간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피플소프의 열성 직원들은 오라클을 비난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Larry, Kiss Our Apps."라는 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인터넷 상에서 판매하기도했다. 여기서 `Apps`는 컴퓨터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 program)의 약자로 "래리 회장, 피플소프트 응용 프로그램이나 써보시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Apps`의 발음이 `Ass(엉덩이)`와 유사해 "엿이나 먹어라(Kiss my ass)`라는 욕설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콘웨이는 지난 7월 예정대로 JD에드워드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나서 "우리는 아주 좋은 말을 얻었다"며 서부 카우보이 식으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무라이 앨리슨과 카우보이 콘웨이의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M&A는 법이다" M&A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돈보다 앞서 법에서 이겨야 M&A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오라클-피플소프트의 법률 분쟁은 반독점(antitrust) 소송과 독약 전략(Poison Pill)에 대한 무효 소송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반독점 소송이다. 기업의 합병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반독점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근 주요 기업간 M&A는 반독점 규제를 어떻게 피하느냐가 성패를 갈랐다. GE와 하니웰의 합병이 유로집행이사국의 독점 판정으로 불발에 그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플리트의 합병도 "특정 은행이 미국내 전체 예금의 10%를 점유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까다로운 독과점 규정을 피해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최종 확정된다.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예금 점유율은 9.8%다. 피플소프트가 오라클의 M&A에 저항하는 근거 중 하나도 반독점 규제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면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적 기업이 된다는 것.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오라클은 2위에 불과하다. 3위 피플소프트를 인수한다고 해도 부동의 1위인 독일의 SAP를 따라잡지 못한다. 유로집행이사국이 오라클의 M&A를 주시하는 이유는 SAP가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시장 지배자는 존재할 수 없다며 반독점 소송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SAP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도 언제든지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다. 오라클의 이같은 주장은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M&A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수의 경쟁자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M&A를 통해 경재자의 수를 줄이고 경쟁자가 보유한 고객과 시장을 흡수해야한다. 반독점 소송의 다른 당사자는 이해 관계가 있는 주정부다. 코네티컷주의 검찰 총장 리차드 블루멘탈은 오라클의 적대적 M&A가 반독점 규제를 위반한 것이라며 오라클을 압박하고 있다. 코네티컷 주정부는 피플소프트로부터 행정망 소프트웨어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오라클의 M&A 공격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네티컷주가 이에 발끈, 오라클을 반독점 위반으로 몰아부치고 있는 것. 코네티컷이 주동이 되서 30여개의 다른 주 검찰도 오라클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 공동 전선을 펴기로 잠정합의한 상태다. 미국 법무부는 오라클-피플소프트 합병이 반독점 규제를 위반한 것인지 심사숙고 중이다. 법리 싸움의 다른 전선은 독약 전략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독약 전략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전형적인 기술로 심지어 오라클도 비슷한 방어 장치를 가지고 있다. 피플소프트의 독약 전략에 대해 소송을 낸 오라클도 같은 방어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독약의 정체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하는 선관의 의무를 저버리고, 독약 전략을 이용해 정당한 M&A를 방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플소프트의 일부 소액 주주들도 비슷한 이유로 피플소프트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독약 전략은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미국내에서 M&A가 기승을 부릴 당시 JP모건이 처음으로 시도한 M&A 방어 전략이다. 독약 전략은 적대적 인수 시도가 있을 때 대규모의 주식을 발행, 공격자의 공격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독약 전략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적대적 공격을 받은 기업의 기존 주주들이 미리 약정된 낮은 가격으로 발행된 대량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다(flip-in). 이렇게 되면 공격자가 확보한 주식의 의결권이 희석되고, M&A 비용이 급상승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합병이 이뤄졌을 경우 미리 설정된 옵션에 의해서 기존 주주들이 공격한 기업의 주식을 싼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flip-over). 예를 들어 공격 받은 기업의 특정 주식에는 특별한 옵션을 부여해서 합병이 되더라도 합병 비율을 2대1 또는 4대1로 크게 높이는 것이다. 독약 전략은 원하지 않는 M&A 시도가 있을 경우 특권적인 주식을 발행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합병이 됐을 때 아주 높은 가격으로 상환을 약속받는 우선주나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채권을 발행하는 전략을 특별히 `마카로니 방어전략(Macaroni Defense)`이라고 한다. 마카로니가 냄비에서 불어 그 양이 갑자기 불어나는 것 처럼 적대적 M&A라는 상황에서 채권 가격이 급등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피플소프트는 변형된 독약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오라클은 M&A 분쟁이 발생하면 피플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할 경우 기존의 피플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이같은 태도도 `남의 우물에 독약을 타는 훼방 전략`이다. 피플소프트는 이에 대응, 피플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했으나 오라클에 합병돼 피해를 입게 되면 제품가격의 4~5배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준다는 조건을 붙여서 소프트웨어를 판매했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더라도 이같은 조건이 붙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기업에게는 거액의 리베이트를 물어줘야한다. 독약 전략이 난공불락의 방어책은 아니다. 공격자가 기업 내의 다른 주요 주주와 결탁, 전격적으로 정관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된다. 소송을 통해 독약 전략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다. 오라클은 현재 두가지 공격 전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더필드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약 전략에 대한 소송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독약 전략은 원리적으로는 M&A 방어책이지만,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기존 주주에게 저가의 주식을 대량으로 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세무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후의 전쟁`과 독약 전략 앞서 몇차례 지적한 것처럼 오라클의 M&A 제의 자체가 일종의 독약 전략이다. 적대적 M&A로 피플소프트와 JD에드워드의 합병을 방해하고, 피플소프트의 영업에 타격을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의도와 달리 이같은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피플소프트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라클-피플소프트 전쟁의 결과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쟁 구도가 180도 바뀔 수 있다. 업계 2위와 3위의 싸움이지만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면 업계 1위인 SAP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한 발 떨어져 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트나 IBM, 시벨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전쟁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시장 전략을 짜게 될 것이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더라도 피플소프트의 생산품을 추가로 생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고객과 시장을 확보한 후 자사의 소프트웨어로 고객들을 이전시킬 것임을 명백히 했다.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오라클의 M&A는 일종의 영토 전쟁인 셈이다. 일단 고객을 확보하면 소프트웨어 판매도 판매지만 막대한 규모의 서비스 시장과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피(fee)가 기다리고 있다. 오라클이 엄청난 비용과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피플소프트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은 그만큼 전리품이 가치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대리전 M&A는 해당 기업들에게는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이지만, 이 싸움을 기획하는 월가의 투자은행들에게는 훌륭한 사업 기회다. 피플소프트의 방어 전략은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이 짜고 있다. 이들은 법률 논쟁에서부터 여론 형성, 방어자금 조달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오라클의 공격 전략은 CSFB의 머리에서 나오고 있다. 사실 오라클과 피플소프트를 합병하자는 아이디어의 최초 제안자는 다름 아닌 콘웨이다. 앨리슨도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콘웨이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재편을 위해 오라클과 피플소프트간의 전략적 제휴 또는 합병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 두 기업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콘웨이의 제의는 "없던 일"이 됐다. 앨리슨은 그러나 콘웨이의 아이디어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CSFB는 이를 눈치채고 적극적으로 오라클에 접근, 공개 매수 대행과 브릿지론 등 M&A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오라클에 제공하고 있다. CSFB 입장에서는 이번 M&A가 실리콘 밸리에서의 명성을 되찾는 절호의 기회다. CSFB는 IT 버블 시대 주요 벤처 기업들의 돈 줄 역할을 하며 특수를 누렸다. 기업공개(IPO)와 주가 관리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며 실리콘 밸리를 주름잡았다. 이를 주도한 것이 다름 아닌 프랭크 쿼트론이다. CSFB는 쿼트론을 수장으로 기업 분석과 IPO를 연결, 기술주를 가장 잘 아는 투자은행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CSFB는 그러나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고 쿼트론이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되면서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IPO를 위해 기업 분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 쿼트론이 회사를 떠난 후 전열을 정비하고 첫번째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바로 오라클 M&A다. 최근 쿼트론에 대한 재판은 배심원단의 의견 불일치로 무산됐다. 오라클 M&A마저 성공한다면 CSFB는 명실상부 `면죄부`를 얻게 되는 셈이다.
2003.10.30 I 정명수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쌍십절이라는데
  • [edaily] 음 그러고 보니 날짜가 갖는 상징이 예사로운 날이 아니구먼요. 쌍십절이라... 전세계인구의 삼분지 일이 경축하는 날이니 맨날 중국을 쳐다보고 살아야 하는 신세기의 우리나라로서 어찌 신경을 안쓸 수가 있을까유? 살펴본 바, 중국의 건국기념일이란 상식보다는 그게 신해혁명의 기념일 이두만유. 1911년 10월 10일, 호북성 무창에서 손문의 주도로 일어난 무장봉기를 시점으로 260년의 청조의 통치와 함께 전근대적인 황제통치를 마감하고 대통령제에 의한 입헌공화국의 기틀을 세운 날이랍디유. 민족, 민권, 민생의 세가지를 주창한 삼민주의는 그후 근린국들의 독립과 민주화에 영향을 주었고 비록 지식층들의 주도로 이루어져 끝내 하층민들의 동감을 얻어내지 못한 채 공산화의 길을 걷게된 원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중국의 탄생이란 시원적 의미에서 본토든 대만이든 모두 쌍십절을 제일루 기념한대유. 그런디 제가 서있는 이 금융시장에서는 삼민주의도 관심읍구 손문(쑨원)도 관심없이 다만 낼모레 월요일이 미국의 콜럼버스데이란 데만 웬통 관심이 있시유. 1492년 그 유명한 콜럼버스란 건달 비스므레한 넘이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이 사람도 조폭마누라같은 여자라) 을 어찌어찌 꼬셔서 돈 타내서는 시쳇말로 유행하는 벤쳐사업을 그럴싸하게 한탕 해먹은 거지유. 산타마리아(자꾸 마리아 하면 일본제 컴퓨터게임인 수퍼마리오가 생각나는구먼유. 왜 글씨 자꾸 뛰어 넘는 겜말유)호와 함께 세척의 배를 끌고 71일만인 10월 12일에 인도(?)에 닿아 드디어 인도로 가는 서쪽루트를 발견했다고 죽을 때까지 썰을 뱉고 다녔던 영웅(아메리카 인디안 입장에서는 쥑일넘이지유)을 기리기 위한 날이구유. 원래 12일이 그날인디 그날이 주말하고 겹치면 어김없이 그 다음 월요일을 공식적인 그해의 콜럼버스데이로 지정해서 왕창 잔치를 벌이고 퍼레이드를 하고 학교에서는 어쩌구저쩌구 학예회 발표같은 것을 하고 난리법썩이지유. 그리구 그날 외환시장하고 채권시장은 놀고, 주식하는 사람들만 일하는 일종의 반쪽공일이라 은행딜러들은 점심을 빌려 서로 초대하고 먹고 마시고 교제하는 날이래유. 한국 금융시장에선 왜 이런 날이 없는지 한번 맹글어 볼만두 한디유... 근디 콜럼버스가 발견한게 지금의 산 살바도르래지유? 여전히 가난하고 뭔가 삐딱하게 돌아가는 그런 나란디... 자꾸 야그가 옆길로만 샌다냐? 워쩌게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나 그저 조용하구만유. 영국의 FTSE지수도 그저 그렇고(4311.0으로 -2.9포인트), 미국시장도(9678.46 -1.40), 독일시장도(3466.94 -14.96) 그렇구먼유. 일본과 한국만 좀 강세였는디...외환시장의 달러 약세 분위기가 요란한디유.(108.58엔, 1.1809달러/유로. 1.6661달러/파운드) 특히 일본의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느때 보다도 강한 것이 아니냐는 그럴싸한 추측이 가득하지유. BOJ에서 갑작스레 금융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데 우선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고(금리수준문제가 아니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부재로 인한 달러냅다팔기 분위기를 역전시킬 재료가 읍다는규...7월 무역적자인 400억불보다 8월에 392억불로 줄어들고(원래 시장의 예상은 413억불이었슈) 9월 PPI도 약간(0.3%) 올라 그렇게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장은 BOJ의 액션에 손을 들어준게뷰. 참 믿을게 업시유. 얼매전 꺼정만 혀두 엔화 올라가느거 막는다구 난리아년나뮤? 그러다가 슬그머니 엔화가 올라두 경제에 별 지장 없을기라구 운을 띠두만... 문제는 우리나라 원화유. 원화. 적정수준이 얼마래유? 즉 견딜 수 있는 한도라든지, 적당히 우리나라가 먹고 살만한 수준말여유. 요즘 돌아가는 판국이 미국보다 훨씬 못한 거 같은디...왜 원화가 강세가 되어야 한대유? 미국보다 많이 난가유? 외환보유고가 밥멕여 줄거믄 많아도 되겄지만 그거 별루 현찰루 갖고 있어봐야 물건 맨글어 파는데 쓴 것보담 못한거 아니가베유? 그런디두 왜 자꾸 국민들 헌테만 저축하덜 말고 엄한데 투자하라구 그런대유? 신해혁명 기념일이래선지 워째 국가와 민족의 개념이 헷갈리고, 국민의 권리가 사뭇 흔들리고, 먹고 사는 국민의 생활이 시원챦아지는 것 같구먼유. 한번 생각해 봅디여...정치 조아하는 분더~~~얼.
2003.10.13 I 경제부 기자
  • "인생 80, 15억원 벌기전엔 은퇴하지마라"
  • [edaily 문주용기자] 조진조퇴(早進早退)가 일반현상이 되버린 시대에 얼마를 벌어둬야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국민투자신탁에서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활동을 했고, AMG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던 황보 윤 IMG홀딩스 대표가 나름대로 해답을 제시한다. 황보 대표는 "80까지 살면서 결혼하고 내집을 마련하고, 양육, 노후 대책까지 차질없이 이루기 위해서는 15억원이 필요하다"며 "15억원을 벌기 전에는 은퇴는 꿈도 꾸지 마라"고 충고한다. "사이버주식 초단기매매의 법칙", "데이트레이더를 위한 성공전략", "히딩크식 경영전략"등 경제 관련서적의 저자이기도 한 황 대표는 최근 "인생 80, 퇴직 재테크 해법"이라는 부제목을 단 "내 발이 벼랑 위에 섰다"(출판사 가리온)는 책을 출판, 40대 퇴직-실질금리 제로시대를 사는 이 땅의 수많은 월급쟁이들이 15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15억원이 필요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인생의 재무제표를 짜볼 것을 권한다. 특히 돈을 제대로 대하기 위해서는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부자가 되는 12가지 습관도 익힐 것을 주문한다. 12가지 습관이란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글로 쓴다 ▲마음가짐을 바꾼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확신, 통제, 수정을 중시한다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더 많다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있고 유익한 일을 찾는다 ▲돈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자와 복리계산에 능하다 ▲오늘 할 일을 메모하고 중요한 일부터 먼저한다 ▲돈을 받으려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등이다. 저자는 이어 "돈이 일하게 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지만 실천은 역시 저축 부동산 주식, 절세 등 재테크로 완성된다는 것. 저자는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 재테크의 실체"라는 생각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돈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와 경제감각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용돈주기에서보터 돈에 대한 교육, 그리고 신용불량 문제에 대한 대처법등을 보여준다. 저자가 성인을 위한 재테크 서적에 자녀 경제교육을 일부러 집어넣은 것은 "어려서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힘겨운 돈과의 싸움이 내 자식 대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황보 대표는 "돈에 대한 생각과 생활방식을 고치다보면 머지않아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며 "어설프게 돈 독이 오르기 보다는 인생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에서 집필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2003.09.03 I 문주용 기자
  • "불량률 제로 팔만대장경 본받자"-김쌍수 LG부회장
  • [edaily 하정민기자] "800년전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의 총 글자 수가 5200만자인데 오자가 하나도 없습니다. 조상들도 6시그마를 이뤄냈는데 우리가 왜 못하겠습니까" 김쌍수 LG전자(66570) 부회장은 14일 "한국의 국가평균 실패비용이 무려 174조원으로 GDP대비 35% 수준에 이른다"며 "국가나 기업의 실패비용이 엄청나므로 총체적으로 실패비용을 줄이는 활동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이 개최한 최고경영자 신년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김 부회장은 `6시그마 경영혁신 전략과 기업경쟁력` 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6시그마는 미 모토로라 사에서 최초로 도입한 품질향상 운동으로 100만개의 생산품 중 불량품 개수를 3∼4개 내외로 줄이는 시스템이다. 철저한 현장 중심의 경영방침을 고수해온 김 부회장은 6시그마 운동을 LG전자의 경영혁신 활동에 도입, 세계적인 가전업체로 키워낸 주역이다. 지난 69년 입사한 김 부회장은 34년동안 오로지 가전사업부에서만 근무한 정통 `백색가전맨`이다. 창원에 있는 LG가전공장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전자의 주요 백색가전 생산라인은 그의 손때가 묻지않은 곳이 없을 정도. 김 부회장은 작년 12월 단행된 LG전자 인사에서 순수 전문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자계열사 부회장에 올라 집중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LG전자 사업장은 현재 5시그마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않고 6시그마 단계로 올려놓겠다"며 "6시그마는 불량품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준이지만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고 리스크테이킹 부담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NO` 없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LG전자 사업장 총 6000명중 42~43%를 TDR(Tear Down Redesign) 활동에 주력케하고 있다"며 "그래도 생산라인을 돌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자원은 제한적이지만 사람의 지혜는 무한하기 때문에 시스템만 잘 짜주면 생산라인은 누구를 투입해도 잘 돌아간다"며 "3년후 사업목표를 미리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 발 앞서 준비하는 혁신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은 혁신하지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라며 "남이 한 발 나갈 때 두 발, 세 발 앞서나가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03.02.14 I 하정민 기자
  • 인수위 경제분과, 진보성향 뚜렷..실천 주목
  • [edaily 안근모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경제분야 간사 두 자리가 진보성향이 매우 선명한 현직 교수들로 채워졌다. 재경과 통상, 산업분야를 담당하게 되는 경제 1분과위 간사를 맡은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분배개선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창해 온 학자이며, 농림,정보통신,건설교통,과학기술 등을 담당할 경제2분과위 간사 김대환 인하대 교수는 `양적 경제성장`보다는 `질적 경제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재벌개혁론자이다. 이정우 간사의 경제정책 철학은 그의 저서와 연구논문 주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약 80개에 달하는 이 간사의 논문 및 저서중 절대다수가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 또는 `소득 분배` 문제에 집중돼 있다.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에 관한 글도 많이 쓴 편이다. (이정우 간사 저작목록) 최근 어느 신문사 주최 좌담회에 참석했던 그는 "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졌다"면서 "부유층은 소득과 자산이 증가한 반면 빈곤층은 엄청난 규모의 빚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빈곤선 이하 계층이 외환위기 이후 두 배로 늘었다. 빚을 내서 경제위기를 넘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늘어난 가계부채는 장차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또 "비정규직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임시직,일용직,파견직 근로자들의 차별대우를 지적했다. 기업부문과 관련해서는 "많이 변했지만, 연고주의 인사로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는 사외이사제도는 개선돼야 할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능과 역할과 관련해서는 "경제발전의 수준이 높아지면 정부간섭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정부가 "시장경제"를 표방한 것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지만,실천이 크게 모자랐다"고 말했다. 1950년 대구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간사는 지난 1977년이후 25년간 줄곧 경북대학교 경제학 교수직을 지켜왔다. 경제 2분과위 간사를 맡게된 김대환 교수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경제 노동분과위원으로 일해 왔으며, 노무현 당선자의 경제공약 틀을 짜는데 거들었다. 역시 대구출생으로 올해 53세인 김대환 간사는 `규제는 완화하되 재벌개혁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온 인물.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그는 올해초 청와대에서 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참석, "재벌개혁의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에는 미흡하다"고 말하면서 총수중심의 지배구조를 대표적 사례로 지적했다. 그는 당시 재벌개혁을 위한 세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는데, "△총액출자제한, 상호투자제한, 채무지급보증제한 등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해 가공자본에 의한 지배를 방지해야 한다 △부당내부거래가 상당히 잔존해있는 만큼 내부거래를 공시토록하고, 부당거래 신고센터를 운용해야 한다 △아직도 기업간 결합이 일부 성행, 경쟁질서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철저히 감시해 경쟁질서를 해치는 기업결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완화와 더불어 시장기능의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며 이 때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의다. 그 뒤에 열린 토론회에서는 "현 정부가 경제개혁에 상당히 역점을 뒀지만 일관성이 결여돼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재벌정책의 후퇴다"고 비판했다. 김대환 간사는 양적 경제성장보다는 질적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한국경제의 패러다임 변혁을 주창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정우 간사 처럼 분배정의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외환위기 직전에 있은 한 강연에서 그는 `외연적·총량적·불평등·불균형·고압 성장`으로 대표되는 기존 `성장` 체제는 한계에 달했다면서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이를 위해 `양면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는데, 그 예로 △시장기능의 활성화와 더불어 소유집중 완화 등 경쟁적 시장구조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규제완화와 더불어 시장기능의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며, 따라서 정부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투자의욕 증진과 더불어 경제활동 의욕(기술, 근로 포함) 증진도 필요하다. △세계화와 더불어 내적 통합도를 높이는 등 국민경제의 구조적 건정성을 도모해야 한다. △총량적으로 풍요한 경제보다는 "공동의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위한 긴 안목의 대사회계약(Grand Social Contract)이 필요하다는 등의 제안을 했다. 지난 99년의 어느 토론회에서는 "신자유주의와 복지국가의 이상은 필요한 가치들이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할 가치가 있다"며 예의 `양면적` 주장을 내놨었다. 최근의 한 토론회에서는 "소득분배 격차 심화, 노사관계 악화 등에 대한 적절하고 합리적인 대응 없이 단순히 경기만 부양시킬 경우, 결국 개혁의 결정적 후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정우 간사와 달리 참여연대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김근태, 장기표, 이태복, 최열 씨 등과 함께 1971년 위수령에 항거, 제적·징집됐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세운 `71 동지회` 회원이기도 하다.
2002.12.26 I 안근모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허리가 아픈데 발목에 침을?
  • [이진우 칼럼니스트] 언젠가 허리가 아파 한의원에 갔을 때 아프다는 허리는 제쳐두고 발목에 침을 놓더군요. 그리고 나서 허리춤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본 칼럼은 환율(허리)로 고민하는 글이지만 오늘은 발목(뉴욕증시)에다 침을 한 번 놓아볼까요? ◇더 꺼지느냐, 돌아서느냐? 최근의 달러급락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요인과 향후 전망을 뒷받침하는 논리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그 동안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벌충할 수 있었던 자본유입(capital inflows)이 둔화 내지는 자본유출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달러가치의 급락세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회복세로 돌라설 것인지는 전적으로 미국 증시의 방향에 달렸다.”는 쪽으로 컨센서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주식시장, 그것도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월 스트리트에서 펼쳐지는 주가의 등락을 전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장 많은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시장이자 가장 어렵고 틀리기 쉬운 시장이기도 한 뉴욕 증시에 대해 한 번 초점을 맞추어 보자. 때로는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볼 때도 있지 않은가? 아래의 차트는 다우존스 산업평균 주가지수의 주간 차트(Weekly chart)이다. 지난 해 9.11 테러사건으로 8062.34까지 추락하던 다우지수는 이후 금년 3월 초순까지 지수 10673.10까지 올라서는 급등세를 보이다가 지금 다시 9500 아래까지 내려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의 하락세에 대한 해석은 투자자의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어진다. 미국이 장기호황에서 불황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관론자라면 지난 9월 이후의 상승세를 단순히 경기회복 기대감에 기대어 이루어 낸 이른바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 : 하락장세 속에서의 반등)으로 본다. 연초 양호한 경제지표로 인해 급등세가 시현되었으나 실제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고 국제자본들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견실한 시장쪽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결국 뉴욕증시는 앞으로도 추가하락의 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견해에 입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경기의 더블 딥(Double-dip) 가능성이다. 반면 지난 9월에 뉴욕증시가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였다고 믿는 낙관론자들은 최근 다우지수의 하락세를 조정국면으로 보고싶어 한다. 그들은 부인할 수 없는 양호한 경제지표들에서 향후 미국 경기의 회복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지난 9월에서 금년 3월까지의 상승폭에 대한 50% 되돌림 수준(retracement level)인 지수 9400 근처에서의 강력한 매수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자들은 지수 9000이 무너질 경우에는 상당히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시장의 모든 움직임을 수학문제 풀어가듯이 공식에 맞춰 설명해 나갈 수는 없다. 뉴스나 재료와 동떨어진 이해할 수 없는 장세가 펼쳐지면 시황에는 “이미 그 재료는 가격에 선반영되었다.”는 식의 무책임한(?) 분석이 올라온다. 결국 매 순간마다 투자자들은 맞건 틀리건 자신의 견해와 분석에 따라 사거나 팔아야 하며, 그 결과로 인한 수익이나 손실 모두 자신이 누리고 감당해야 할 몫일 뿐이다. 앞으로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이 근처에서 반등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것은 어느 시장의 무슨 금융상품에서든지 해당하는 명제이지만 선택은 각자가 해야 한다. 그런데 필자는 향후 뉴욕증시의 반등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고자 한다. 그 이유를 필자는 나스닥 차트에서 찾는다. 나스닥 또한 금년 초부터 길고도 지루한 하락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향후 인상적인 상승랠리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뚫고 올라서야 할 저항선이 촘촘히 대기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지만 지난 주말 비우호적인 경제지표의 발표(미시간 대학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및 5월 산업생산의 미미한 증가세)에 따른 초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이루어 낸 상승세가 인상적이다. 기술적으로는 과매도 상태에서 추세반전이 임박하였음을 알려주는 매수 다이버전스(Bullish divergence)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주가지수의 저점이 낮아지는 동안 MACD 오실레이터의 저점은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위 차트상의 노란색 두 개의 실선이 다이버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수 1500 아래에서는 주식을 사겠다는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기에 이러한 차트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와중에도 하락폭을 넓혀오던 나스닥 지수가 지난 금요일처럼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승반전을 일구어 내었다는 것은 앞으로 호전된 지표나 기업실적이 발표되면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준비가 되어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어렵긴 더 어려워졌는데… 다소 근거가 희박하고 논리의 비약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뉴욕증시가 예전보다 더 어려운 장세가 된 이유는 클린턴 행정부와는 전혀 다른 현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및 외교정책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클린턴 시절에는 확실히 행정부가 시장친화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은 시티그룹에서 일한 바 있는 소위 “시장을 아는 사람”이었고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중앙은행의 최우선 정책목표인 물가안정 이상으로 증시의 안정을 위해 뛰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폴 오닐 현 재무장관은 알루미늄 제조회사의 CEO 출신인 데에다 그린스펀도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말발이나 의욕이 예전같지 않다. 세계 최대의 빌딩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전대미문의 테러사태가 발생한 데에다 현 미국 정부는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는 테러를 필요 이상으로 홍보(?) 하기도 하고 세계 각지의 문제있는 국가들을 애써 자극하며 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양호한 경제지표에 미국 증시가 긍정적인 화답을 하기 어렵게 판을 짜가는 모습이다. 어쨌든 그 동안 필요이상으로 고평가 되어왔다는 논란에 휩싸인 미국 주가나 달러화가 앞으로 더 떨어지느냐 반등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것은 확실하고, 미국 증시가 이 정도에서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추가상승을 위한 모멘텀만 기다리고 있는 국내 증시도 다시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등극을 위한 장정에 나서고 달러/엔 환율은 일본의 의도대로 123엔이 지지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미국 증시가 추가적으로 더 떨어지게 된다면 달러화의 글로벌 약세는 다시 강하게 재개될 것이지만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에 동조화 현상을 보일지 독립적인 모습을 보일지가 확실치 않다.(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과 월드컵에서의 한국대표팀 선전이 가져다 줄 유형무형의 부가가치, 그리고 미국을 빠져 나온 국제자본의 유입 같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 이쯤에서는 달러/원 환율과 관련한 결론을 무엇이든지 이끌어 내고 칼럼을 마무리 할 때가 되었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다른 모든 변수를 무시하고 수급만 따졌을 때 서울에서 환율은 언제든지 급하게 빠질 수 있다. 1262원에서 1334원까지도 급하게 올라서기도 한 환율이었지만 1332원에서 1220원까지 급하게 떨어지는 환율이 더 무서웠고 그 장세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도 이해가 가는 장이었다. 1220원… 지난 주 칼럼에서도 유심히 살펴 본 레벨이지만 이 레벨은 “겁나는 레벨”이다. 환란 이후 환율이 과도한 오버슈팅에서 정상레벨로 내려서는 기간 중 1999년에 이 1220원을 넘어서려는 세 차례의 시도(5월17일 1214.50원, 7월26일 1213원, 9월20일 1220.50원)가 무산된 뒤 환율은 2000년 9월4일 1103.80원까지 떨어졌었다. 그랬던 것이 1140원 돌파를 기점으로 1365원까지 환율이 치솟는 기간에 처음 “걸렸던 레벨”이 1220원이기도 하다. 모두가 수긍할 만한 주변 여건이 무르익기 전이라면 1220원은 숏플레이어들을 애먹일 수 있는 레벨이다. 월요일 오전 장에서의 강한 환율 반등세, 이후 1240원대에서 확인된 매물벽… 미국 증시가 기로에 서 있듯 달러화도 엔화대비 124엔, 유로화 대비 0.95의 Critical level 지지여부를 살펴보고 거래에 임해도 늦지 않겠다.
2002.06.17 I 이진우 기자
  • (edaily리포트)금메달까지 빼앗다니
  • [edaily] 오늘 다들 흥분하셨죠? 올림픽 금메달이 박탈되는 장면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은 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대국답게 굴어야지. 금메달을 뺏어 가다니..." 부시의 방문과 금메달 강탈. 오늘은 "미국은 어떤 나라일까" 하는 물음을 떠올리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증권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미국"에 대해 한마디 했습니다. 오늘 텔레비전에서 중계한 동계올림픽 경기, 다 보셨습니까. 쇼트트랙에서 우리나라의 김동성 선수가 무난히 1등으로 들어온 후 세레모니를 하다가 갑자기 태극기를 떨어뜨리는 장면에서 저는 당황했습니다. "무슨 일이야?" 심판들이 라식 수술을 했나? 엊그제까지 이런 파울, 저런 파울을 다 못본체 하더니 오늘은 파울축에도 못낄 것을 이유로 탈락을 선언했습니다.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금메달에 목을 매고 멀리 솔트레이크 시티까지 갔는데, 도시 이름대로 "인심한번 짜다 짜!" 싶더군요. 중계방송이 나간 후 우리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격했습니다. 미국 방송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항의의 글을 일제히 올리고, 설문조사에 몰표를 던지면서 판정의 부당성을 알리려고 분주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미 NBC방송의 인터넷사이트 nbcolympics.com이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가, 압도적인 몰표로 우리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오후에는 메일에 "반칙송"이라며 글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내 생애 봄날은"이라는 요즘 가요를 "내 생애 골드(금메달)는"으로 바꿨더군요. 엊그제 우리를 슬프게 했던 중국의 리자준 선수와 오늘 억지로 금메달을 뺏아간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가 불러야 제 맛이 난답니다. 일부만 소개하죠. "비겁하다 /욕하지마 /더티한 플레이만 /하고는 다녀도 옆에 같이 /엎어진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반칙처럼 /짧은 경기 /내 반칙 아낌없이 /뽐내려 했건만 심판실격 /선고하는 그 순간/ 내 생에 골드는 간다" 하필이면 오늘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2박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오늘 우리나라를 떠나는 부시 대통령은 우리에게 귀빈이었습니다. 외교가는 물론이고 증권가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악의 축" 발언이후 놀라기도 했지만 이번 방한에서 국민들은 부시 발언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제 중국으로 갔습니다. 그가 떨어뜨린 낙수는 무엇입니까. 언론마다 "부시, 북과 전쟁의사 없다"라며 헤드라인을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북관을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북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북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요. 이번 방한에서도 우리쪽 희망만 너무 부각됐다는 느낌입니다. 그전, 미국에 공화당 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우리는 너무 낙관적이었습니다. "외교"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는 "현실"이라는 토양과 이해관계라는 계산법으로 볼 때 하루아침에 서먹한 관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외교당국자는 이걸 너무 믿고 햇볕정책이 계속 미국측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그렇고, 국민들의 지지가 그랬고, 더욱이 냉전의 종식이라는 역사 발전 측면에서 너무나 정당해 보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는 어땠습니까. 부시 대통령을 축으로 한 미국 공화당 정부의 입장은 얼마나 단호합니까. 옳고 그름의 논쟁을 떠나서 보시죠. 아버지가 CIA에 오래 있어서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부시 입장에선 공산주의자들을 믿는다는 것, 그들과 협상을 한다는 것 자체를 위험천만한 일이라 생각할 만합니다. 평생을 보낸 군대에서, 공산주의자를 "악의 무리"로 교육받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온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다른 공화당 인사들보다는 온건파라 하더라도 그 역시 대결의 논리, 승패의 논리로 무장돼 있는 마당에 어떻게 해서든지 어둠에 있는 "악"을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장시간의 정상회담으로도 부시가 대북관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그는 "논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도덕"의 관점에서 북한을 "악"으로 지목합니다. 부시도 "악의 축"이라는 표현은 "도덕적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흑백의 논리가 지배하는 부시의 세계에 대 테러전쟁은 도덕의 전쟁이 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뜻입니다. 도덕이라는 잣대로 보는 사람에겐 논리적 설득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논리가 막히면 생각을 바꾸지만 도덕률은 논리의 변경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지 판단할 문제로만 볼 뿐입니다. 하지만 언론에 비친 우리 외교 당국자와 통일 당국자는 "결국 부시 정권이 햇볕정책을 지지하게 돼 있다"는 식으로 현실인식의 논리가 바뀌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듯합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막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같은 막연한 기대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견제자나 경쟁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유일한 강대국이 자신을 유일 초강대국으로 설정해놓은 현재의 세계구도를 일부러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햇볕정책과 대통령에 대해 "용비어천가"만 불러제낀 당국자들은 결국 우리의 맹방을 오해하는 우를 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굳이 오늘 금메달 강탈 사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미국은 비판받을 만 합니다. 우선 미국은 스스로 강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쥐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양이는 쥐를 위협하는 절대 강자입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절대적인 강자일뿐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의 대상입니다. 미국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기(카드)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강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할 만큼 자신의 힘을 의심하기 때문에 더 위협적입니다. 미국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미국이 바로 지구촌에서 견제받을 정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오판을 할 경우 상황은 특정 국가에 한하는 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위협이 됩니다. 때문에 저는 미국이 지구촌 여론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는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금메달을 뺏긴 오늘,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지를 다시 한번 짚어봄으로써 지구촌 시민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2002.02.21 I 문주용 기자
  •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신한은행 변상모과장(하)
  • [edaily] 이번주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 대상자는 신한은행 변상모 과장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딜러만 살아남는다 -기억에 남는 딜은 어떤 게 있습니까. ▲솔직히 기업체를 방문하면 업체 외환담당자들은 "코퍼레이트 딜러가 또 한명 왔군" 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편입니다. 그 쪽은 저에게 시장의 정보를 얻고 저희는 수익을 얻는 식으로 서로 필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게 맞아떨어져야하는데 어렵습니다. 하루는 모 기업을 방문했는데 바빠서 차 한잔 마실 시간밖에 없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마켓뷰나 나누자고 앉았는데 꿍짝이 너무 잘 맞는거에요. 그 대리가 "나와 똑같은 뷰를 가진 사람을 인터뱅크 딜러 한명 외에 처음으로 만났다. 너무 반갑다"고 하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크레딧을 달라고 하더군요. 큰 거래를 너무도 쉽게 성사시킨 셈이죠. 코퍼레이트 마케팅은 구걸이 아닙니다. 얼마만큼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에요. 저는 고객에게서 수익을 내야하는 처지지만 그분이 저를 필요로 해야지 제가 그분을 필요로 한다면 그 관계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웃음) 그분이 올해 최대 고객이셨고 여러모로 도움도 많이 됐습니다. 대대수 기업체 딜러들이 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들을 달가워하지않아요. 너무많이 찾아오는데다 찾아온 사람을 박절하게 내쫓을 수도 없으니 말이죠. 오늘도 모 대기업에 갔더니 "이데일리에 기사가 나간 뒤로 사람들이 훨씬 많이 찾아와서 당최 일을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하하. 제가 술을 잘 못합니다. 영업하는 사람으로선 큰 한계죠. 손님하고 만났을 때 제가 접대해야 하는 입장인데 말입니다. 사실 국내은행들은 접대비가 정말 적은 수준이라 좋은데 가서 먹지도 못합니다. 점심사기도 빠듯한 수준인데 그 분과 어찌어찌해서 술을 먹다가 제가 먼저 쓰러졌습니다. 결국 그 분이 저를 집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수많은 접대를 받아봤겠지만 은행딜러를 데려다 주기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손님에게 그런 일 당해보긴 처음이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일을 겪고나니 더 정이 간다고 하시더군요. 자기를 위해 못 먹는 술까지 먹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는 거죠. 그 후 형님동생하면서 잘 지내고있습니다. 흉금을 터놓는 사이가 됐어요. ◇대출이 무기가 되던 시절은 지나갔다..치열한 경쟁 -접대비 한도를 늘려달라고 하시죠.하하 ▲술도 많이 못 먹는데 접대비 늘려서 뭐합니까. 한국적인 분위기에서야 술이라도 한 잔 더하면 친밀감이 생기는 건 사실입니다. 외국계 은행은 일단 비용면에서 무기가 있으니까 알게 모르게 싸움하기도 쉽습니다만 그 한계를 마켓뷰에 대한 정확도로 커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로 싸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스릴있을 때도 많습니다. 국내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들이 더 똑똑해야 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외국계 은행에서는 "국내기업들이 겉으로는 외국계를 선호하지만 대출문제가 걸려있어서 외국계 은행을 모두 합한 거래가 주거래 국내은행의 반도 안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존 네트워크가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이를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있는 여수신업무가 은행으로선 이제는 무기가 아닌 상품이 돼 버렸습니다. 기업들이 대출받기 힘들 때나 국내은행이 큰 소리도 쳤지 요즘 어디 그렇습니까. 이제는 더이상 대출을 무기로 삼을 수가 없습니다. 너도나도 금리세일하는 판국 아닙니까. 거꾸로 기업체 쪽에서 “국내은행에게는 여수신거래를 주니까 외환거래는 외국계로 넘기겠다”이렇게 말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거래선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는 측면도 있어서 국내은행들에게 생각하시는 것 만큼 거래를 많이 주지않아요. 특히 대기업과 같은 큰 거래선들은 해외펀딩을 많이 하기때문에 해외 네트워크가 많은 외국계를 선호하죠. 요즘 대부분 국내기업들의 외인 지분이 많이 늘어나면서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한 곳이 많습니다. 그런 쪽은 아예 국내은행은 상대도 안 해줍니다. 정말 우량하고 신용등급 좋고 돈되는 기업들은 외국계로 넘어갔고 그들이 취급 안하는 기업들을 국내은행이 나눠가지는 판국입니다. -국내은행들은 의견개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자주 듣습니다. 맞든 틀리든 확실한 뷰를 보여줘야 하는데 묻는 말만 대답하니 좀 답답하는 거죠. ▲그런 면이 좀 있습니다만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 곧 달라지리라 믿습니다. 고객이 자기의 페이와 연관돼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딜러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겠어요. 현재 국내은행 중 성과급 제도를 실시하는 곳이 많지않습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성과급 제도를 이미 실시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억대연봉을 받은 딜러가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저희 은행이 많이 앞서나간다고 평가합니다. -올해 억대연봉의 대상자가 되십니까.(웃음) ▲저희 팀의 목표수익은 넘었지만 그건 좀 두고봐야죠. 하하. ◇일관된 정책을 고수하는 기업이 좋다 -선호하는 고객상은. ▲내부 정책이 분명한 기업이 좋습니다. 저는 노출포지션을 100% 헤지하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업체가 리스크테이킹을 감수하면서도 거래할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헤지비율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한 번 헤지하기로 결정했으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바(var)가지고 위험관리를 하는 데가 많은데 바의 신뢰구간이 95%나 99%잖습니까. 외환위기나 911테러사태는 모두 1% 영역 안에 있는 사건입니다. 백년만에 한번 일어날까말까한. 하지만 기업이 환 때문에 망하는 건 바로 이런 사건이 계기가 되거든요. 매일매일의 변화 때문에 망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그런 변수들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데 이걸 어떻게 대비하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노출포지션이 확정되는 순간 이것은 100% 헤지해야 만약의 손실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기업체 외환담당자들은 다양한 거래선을 가지고 있어 은행딜러보다 정보도 오히려 더 많습니다만 일관적인 자세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니까 이 사람 말을 들으면 이게 맞는 것 같고, 저 사람 말을 들으면 저게 맞는 것 같죠. 물론 사람 마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니까 이해는 하지만 정보는 많이 접하되 거래는 과감하게 한 방향을 고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저도 단기, 중장기별과 같은 적절한 코멘트를 해드리죠. 업체 내부방침이 어쩡쩡하면 딜링라인의 자의적인 판단이 많이 들어가서 위험도 크고 저희도 상대하기 힘듭니다. 저는 보통 아침에 출근하기 전 세가지 이상의 멘트를 준비합니다. 네고, 결제, 오픈 하는 업체들이 각각 다 있으니까. 제 나름대로 정보도 가공을 합니다. 왜곡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있는 사실을 좀더 고객구미에 맞게 전하기위해서 애쓴다는 뜻입니다. -스피치라이터의 경험이 그럴 때 많은 도움을 줍니까. ▲ 저도 경영학과 출신이라 글재주도 별로 없는 편입니다. 다만 그 때 경험이 시각을 넓게 유지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은행장 연설이 한 가지 시각만 들어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CEO들을 자주 접하면서 그 분들의 사고를 접했던 것도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에는 딜링룸에 있는 모든 딜러들과 같이 미팅을 하면서 시장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듣습니다. 그 후 업체에 모닝 콜을 하죠. 업체 분들에게 급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보통 "큰 수급이 잡혀있다" 뭐 이런 식으로요. 실제 만나는 것은 점심 전후나 저녁에 이뤄집니다. 일률적으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아직 코퍼레이트 데스크 인력이 적어서 자리를 오래비우긴 곤란합니다. 아직 시중은행에서는 딜링룸의 존재의의를 스펙(투기거래)에 두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은행이 인베스트먼트 뱅크가 아니라 커머셜 뱅크잖습니까. 딜링룸 출범자체가 고객포지션 관리하라고 만들어 놓은거죠. 고객중심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건 그런 특성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대기업:중소기업 고객비율은. ▲금액은 7:3정도인데 숫자로는 중소기업이 더 많습니다. 대기업이야 온갖 은행에서 다 달려드니까 외환담당자들도 이 쪽 계통 은어를 잘 알고 설명하기가 쉽지만 중소기업은 설명하는데 약간 힘이 들어요. 거액거래만 코퍼레이트 실적으로 올라가니까 저한테는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희은행의 고객을 놓칠 수가 없다는 일념으로 임합니다. -몇몇은행들이 그런 점을 무기삼아 중소기업체들에게 바가지씌운다는 비판도 받았는데요. ▲요즘에야 어디 그런 게 가능합니까. 인터넷 리얼타임 매체가 늘어나서 호가가 바로바로 뜨는데요. 저는 딜링룸에서 유일하게 고객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객에게 좋은 호가를 줘야 다른 거래를 하면서도 저희 은행을 찾아올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중소기업들 거래금액도 얼마 안돼요. 나쁜 호가 줘서 거래를 한번으로 끝내느냐, 돈은 좀 덜 벌어도 관계를 오래 유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건 바보라도 해답을 겁니다.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는 못하겠죠. 인터뱅크 딜러들도 이상하게 딜이 안되는 날이 있거든요.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사면 천장이고 팔면 바닥인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호가를 짜게 부르는 경우가 있었겠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얼마나 가겠습니까. 바가지씌웠다면 고객들도 언젠가는 아실텐데 그러면 여수신거래까지 다 뺏기니까 소탐대실하는 격입니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여수신 업무만큼 중요한 부서로 키우는 게 목표 -내년 전망은 어떻습니까. ▲쉽지않을 것 같습니다. 시장의 부침이 심해야 딜러들은 좋은데 환율이 한 쪽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아졌잖습니까.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이 기정사실화됐고 결국 환율도 하락압력을 받을 겁니다. 그런데 환율변동에 신경쓰는 사람은 결국 결제가 있는 업체들입니다. 네고부분은 웬만큼 다 헤지하는 분위기죠. 업체들이 환율 떨어질 때는 관심없다가 급등할 때는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율이 아래로 가면 수익내기가 녹록치않을 겁니다. 코퍼레이트 마케팅도 파생상품 쪽과 엮어야 수익이 커지는데 환율이 떨어지면 파생 쪽과도 엮기가 힘들어져요. 산업은행 외에 국민은행같은 거대은행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있고 막강한 익스펜스를 가진 외국계은행도 하나둘씩 다시 돌아오고 있어서 더 어려운 싸움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국내은행들은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인데 딜링룸에서는 아무리 벌어봐야 200억이 채 안 됩니다. 대규모 외국계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계는 은행 전체의 20~30%에 달하는 수익을 이 곳에서 냅니다. 1000억에서 200억과 1조에서 200억은 엄청난 차이죠. 제가 섭외비 더 주면 돈을 더 벌겠다고 말하면 "그래 안 벌어도 돼"라는 대답이 돌아올 형편입니다. 하하. 딜링 룸에서 안 벌어도 은행 전체 수익에는 큰 상관이 없지만 사람이니까 당연히 욕심은 가지게 됩니다. 똑같은 무기를 가지고 싸우면 잘 될 거 같고요. 결국 모든 것이 사람장사니까 인포멀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대고객 영업은 부대비용도 필요없고 사람만 있으면 되는데 좀 아쉽군요. ▲물론입니다. 위험도 적고 단말기와 정보분석능력만 있으면 되는데.. 아직 여수신업무가 중점이다보니 좀 뒤로 밀린 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한은이 환율 변동폭도 관리했기때문에 거래를 해서 먹을수 있는 여지가 적었습니다. 수익도 적으니까 시중은행이 신경 안 쓴 겁니다. 앞으로는 달라질 겁니다. 외환위기가 참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걸 느껴요. 리스사 대부분이 환때문에 망해서 그런지 강연나가도 인식들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외국계로 갈 마음은 없나요. ▲에이 이 나이에 어딜 갑니까.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주고싶습니다. 제가 안식휴가가 남았는데 환율 분석기법을 연구하는데 사용하려고 계획중입니다. 시장에 있으면서 제가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는 희열을 계속 느끼고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기포지션이 없지만 고객이 돈 벌때가 젤 기쁘고 돈 잃으면 제일 속상합니다. 이 시장에 정이 가니까 그런 마음이 절로 들더군요. 이 쪽분야에서 아직 경력이 일천하니까 많이 더 배워야죠. 제가 받은 상도 개인이 아니라 신한은행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변상모 과장 약력) -1964년 출생(본적 원주) -1983년 원주 진광고 졸 -1987년 고대 경영학과 졸 -1990년 신한은행 입행 -2001년 신한은행 자금시장부 코퍼레이트 데스크 담당
2001.12.19 I 하정민 기자
  • `시일야 방성대곡`..국민·주택, 사이버공방 가열
  • [edaily]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후보로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선정되면서 양 은행 노조 호페이지 게시판에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은행 노조 게시판은 김정태 행장의 후보결정을 합병행장 선임으로 받아들이며 환호하는 분위기였고 반대로 국민은행 노조 사이트에는 "시일야 방성대곡`이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침울한 모습이 역력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합병은행으로서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지만 행장선임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욕설이 난무해 게시판이 얼룩지고 있다. 주택은행 노조 사이트에 `구름동자`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사람은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서로 감싸주며 협력해 나가는 길이 최선"이라는 내용을 남겼다. 그러나 주택은행 사이트에는 국은맨 등의 이름으로 주택은행과 김정태 행장의 후보선정을 비방하는 내용이 속속 올라왔고 이에 대한 맞대응이 욕설로 번지며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 게시판에는 `조합원`이라는 이름으로 "김정태 통합은행장 선정, 시일야 방성대곡"이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침울한 분위기였다. 주택과 합추위,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은 물론 행장후보 경쟁에서 실패한 국민은행 임원들에 대한 불만도 속속 제기됐다. `투쟁본질`이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국민은행 노조 사이트에서 "이번 합병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며 "이미 통합행장은 정해져 있었고 국민 측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게시판 이용자는 합병은행에서 나와 `투쟁`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양상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더 기막힌 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 직원은 "국민은행,주택은행원들 수준이 겨우 이것이란 말입니까. 왜 우리가 서로를 할퀴고,서로에게 상처를 줘야합니까"라며 비방을 자제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2001.07.26 I 조용만 기자
  • 보이스웨어, 영어합성기 "보이스텍스트잉글리시" 개발
  • [edaily] 음성기술 전문업체 보이스웨어(www.voiceware.co.k)는 23일 국내 음성기술 업체로는 처음으로 영어합성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보이스웨어 백종관 사장은 "이번에 개발된 영어합성기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외국 합성기와 비교해 음질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으면서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이 가능하며 영어교육용 제품과 수출용 제품 등에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합성이란 말을 글로 바꾸어주는 기술로 교통, 증권, 뉴스, 날씨, 항공 등의 각종 ARS 정보와 EMR(이메일 읽어주기), UMS, 보이스포털, 게시판 및 웹 사이트 읽어주기, 전자책, 가전제품, PDA와 휴대폰 등 각종 단말기 등 가정과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보이스웨어의 영어합성기 "보이스텍스트(VoiceText)"는 합성음이 녹음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자연스러움과 정확한 발음, 빠른 합성속도 등이 특징이며 제공하는 서비스별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특수문자와 날짜, 시간, 숫자, 서수 등을 문맥에 맞도록 지능적으로 분석, 알맞은 합성음을 산출해 낸다. 보이스웨어는 이번에 개발한 영어합성기와 이미 개발된 영어인식기, 한국어와 영어 모두 지원이 가능한 음성인식칩 등을 가지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이스웨어는 올 가을 미국 라스베가스 컴덱스에서 제품들을 시연할 예정이며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의 CTI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01.07.23 I 김윤경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⑨박성진 삼성투신 차장(상)
  • [edaily] 평범한 한 사람이 채권맨으로 변신하는 과정에는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까. 삼성투신운용의 스트레티지스트인 박성진 차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연의 연속이 필연을 만든다”는 것이 실감난다. 우리 채권시장에서 아직도 낯설은 ‘스트레티지스트(strategist)’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박 차장은 사실 채권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이 채권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유학을 준비하다가 ‘의외의 사건’으로 증권사에 입사해서 우연하게 채권부로 발령을 받고 어쩌다가(?) 채권분석가가 됐다. 박 차장은 그러나 97년 이후“채권시황하면 박 아무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에 이름을 날렸다. 채권시장에서 기술적 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해 호평을 받았고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의 중간자로서 투자전략을 만들어내는 ‘스트레티지스트’라는 새로운 직종을 사실상 개척했다. 박 차장은 당시 누구도 정통 스트레티지스트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재치’와 ‘글재주’로 이름을 얻었지만 지금은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생”이다. 박 차장 스스로 “시황 제목을 그럴듯하게 뽑는다고 해서 채권시장참가자들이 그것을 참고로 돈을 벌 수는 없다”고 말한다. 진짜 스트레티지스트는 그야말로 돈되는 전략을 짜는 사람이다. 그런 뜻에서 박 차장은 100% 완성된 전략가는 아니다. 본격적으로 ‘스트레티지스트’로 변신하고 있는 젊은 채권맨일 뿐이다. 박 차장은 채권을 처음부터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대학원에서 익힌 통계처리 기법과 컴퓨터 사용 능력으로 정말 우연하게 기술적 분석을 하게 됐지만 진짜 채권의 매력은 나중에 알게 됐다는 것. 박 차장은 “채권의 진짜 재미는 ‘쫀쫀함’에 있다”고 말한다. 채권투자의 핵심은 주식과 같은 ‘대박’이 아니라 차근차근 무엇인가를 쌓아가는 것이고 꼼지락 꼼지락해서 살림을 꾸려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말 신뢰받는 스트레티지스트로 인정받는 것이 실현되면 학창시절 이루지 못했던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싶다는 박 차장의 “환골탈태” 과정을 자세하게 들어봤다.(인터뷰 기사 하편의 약력 참조) <깨지고 비판받는 것이 직업인 사람> -채권 스트레티지스트도 운용을 합니까. 박 차장도 펀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운용은 안 합니다. 가상 펀드를 운용하면서 트레이딩에 관여하는 겁니다. 공동운용펀드에 가끔 가담하는 일이 있어요. 제가 리커멘드를 했을 때 그 뷰를 택하는 매니저가 있으면 제 생각이 반영되는 거죠. 그러니까 포트폴리오를 직접적으로 매니징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럼 연봉협상시 성과측정은 어떻게 합니까. 펀드매니저의 경우 운용실적이라는 확실한 지표물이 있지만 스트레티지스트의 경우는 좀 애매한 것 같은데. ▲그건 전적으로 저희 보스 마음입니다.(웃음) 저희는 실제로 MP(model portfolio)를 운용해요. MP가 결정되면 그 안에서 20% 정도 자신의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어요. 가령 이번주 저희의 듀레이션이 1로 결정되면 강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갈 수 있는 최대한도가 1.2고 “안 좋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0.8까지 갈 수 있는 거에요. 드물지만 만약 “난 도저히 동의 못하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운용본부장에게 가서 특별 허락을 받습니다. 그럼 50%까지 움직일 수 있으니까 스윙 폭이 더 커지죠. 제 기억으로는 그런 일은 한 번 정도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자신의 의견이 그러하다면 아침 회의에서 그 주장을 관철시키면 되니까요. 저희는 아침마다 여는 회의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운용실적, 모닝미팅 등 팀플레이에 얼마나 충실한가, 마지막으로 고객관리 등력 등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니까 운용성과 못지않게 매일매일의 모닝미팅이 정말 중요해요. -모닝미팅에서 박 차장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MP를 구성하는 건가요. ▲대충 그렇습니다. 미국 금리나 원자재 가격 추이처럼 저희가 매일매일 확인하는 market indicator 가 있어요. 그런 것과 더불어 기술적 분석과 관계된 여타 관계자료, 산업활동 동향 등 중요한 발표가 있었을 경우 그 의미분석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금융수탁고, 주간수급, 물가동향 등도 신경쓰죠. 그런 후에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전략을 최종적으로 말합니다. MP에 변화가 있을 때에는 “이번엔 좀 늘려보자. 이럴 때 주종목은 몇년물 무슨 채권” 이런 식으로 리커멘드를 해요. 그 후에는 제가 동네북이 되는 시간이 옵니다.(웃음) 매니저들과 우리 보스(김용범 상무)가 잔인하게 씹어대죠. 그러니까 저는 Commentator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MP는 얼마나 자주 교체합니까. 한 달 인가요. ▲보통 1주마다 미세조정을 해요. 매달 초에는 밴드를 정하구요. -펀드매니저와 달리 가시적인 결과물을 가지고 평가받는 것이 아니어서 평가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그때는 항의를 하면 됩니다. “왜 나를 B로 평가했습니까. 작년에 내가 한 일은 이런 근거에서 A 아닙니까” 라고. 그러면 “당신은 그렇게 말하지만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당신은 B다” 라고 반박하겠죠. 그걸 수긍 못하겠으면 떠나는 거에요. 간단해요. 이렇게 말하면 무척 잔인하게 들린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것에 끌려서 공사구분을 못하는 팀이라면 절대 능률이 올라갈 수 없어요. 저희 생각은 그렇습니다. 삼성투신은 파동을 타는 식의 의사결정 구조로는 안됩니다. 포지션 트레이딩을 할 뿐이지 scalper(초단기매매 투자자)가 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능력을 중요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채권에 어울리지 않는 바이올린과 신문방송학> -전공은 신문방송학을 하셨어요. 채권맨으로서 특이한 경력인데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86학번이고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학부 졸업 후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했고 그 후 군대에 갔습니다. 그 나이에 일반병으로 갔죠. 하하. 그 때 생각은 “복무를 얼른 마치고 유학을 떠나자” 였습니다. 공부를 계속해서 교수가 되는 것이 그 당시 제가 가진 유일한 꿈이었거든요. 군대에서 영어공부를 계속해서 제대 전에 꽤 높은 토플 점수도 받았습니다. 제대 후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미 대사관에 비자를 받으러 갔죠. 그랬더니 대사관 직원이 “your financial status is not guarantee to finish your coursework ” 라고 딱 한마디 하더군요. 하늘이 노래졌죠. -장학금을 받을 생각은 안 했나요. ▲저도 처음에는 물론 그런 생각을 했죠. 어지간히 부잣집 아들이 아닌 다음에야 박사과정 학비나 생활비 전부를 들고 갈 수는 당연히 없으니까요. 가서 조교도 하고 돈도 벌겠다고. 그 당시 한미 관계가 안 좋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1년치 학비를 들고 갔는데도 단칼에 거부하더라구요. -신방학을 하신 것도 독특합니다만. ▲어린 시절에 당돌한 생각을 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 아버님께서 동아건설을 다니셨어요. 그 당시가 한참 중동붐이 일어났을 시기라 아버님께서 한 2년 여 동안 사우디에 나가셨습니다. 기계수리 쪽 일을 하셨거든요. 학자금 융자가 나왔기 때문에 지금 태평로에 있는 동아건설 사옥을 3달에 한 번씩 다녀왔어요. 서류증명이 중요하니까 학비영수증을 들고 수령자인 제가 직접 동아건설 재무부서에 가서 돈을 받아오는 시스템이죠. 여담이지만 그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적이 한번도 없다는 거 아닙니까. 하면 어머니한테 무지하게 혼나니까요. 하하.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돈을 받으러 갈 때마다 재무부서에 계신 분들이 다닥다닥 붙은 조그만 철제 책상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안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학교에서 죽어라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면 뭐하나. 나도 대학 졸업 후 취직하면 나중에 저렇게 될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유치하고 단순한 접근법이었지만요. 이런 꽉 막힌 공간에서 1년 365일 일하면서 평생을 산다는 것이 어린 마음에 너무 싫었습니다. -일찍부터 화이트칼라의 비애를 온 몸으로 느낀 거네요. (웃음) ▲당연하죠. 그래서 음대를 가서 음악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안 믿으시겠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바이올린을 했어요. 없는 살림에 어머니를 막 졸라서 초등학교 6학년에 시작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교육에 남다른 열성을 가진 분이라 가능했어요. 저희 세대만 해도 남자가 음악한다면 “에이 무슨~” 이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음대는 정말 공부못해서 간다는 인식이 강했으니까요. 어쨌든 아버지가 무척 반대를 하시니까 음대진학의 의지와 자신감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공부해서 대학을 가게 됐는데 경영학은 싫더라구요. 아까 말씀드렸죠? 화이트칼라의 비애(웃음). 학력고사를 쳐놓고 갈 수 있는 대학을 이리저리 알아보는 와중에 한양대 신방과에서 영화론을 가르친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게다가 과목 중에 방송제작실습이라는 것도 있고.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래 이거다. 난 PD가 될거야” 라는 결심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 문예부에서 나름대로 콩트니 시를 쓴다고 나선 적도 있었고 제가 그 당시 ‘TV문학관’이라는 프로그램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PD가 돼서 그러한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어보리라는 생각에서 입학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구체적인 건 하나도 없어요. 그냥 막연하게 PD가 된답시고 간 것 뿐이에요(웃음). 대학에 갔더니 그거하고는 완전히 다르더군요. 실속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하 -그렇지만 대학원까지 갔잖습니까. 대학시절 얘기 좀 해주세요. ▲연예나 창작계에 입문한다는 것은 학교 커리큘럼과 상관있거나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게 아니었어요. 방송기자재도 노후했고. 사람들은 흔히 신문방송학이라는 학문이 무척 프랙티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사회학적인 면이 매우 강합니다. 아니 거의 사회학과 흡사해요. 젊었을 때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죠? 저는 제가 정의할 때 네오 막시스트였습니다. 그냥 소위 입으로만 자기가 굉장히 지성인이고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바로 네오 막시스트죠.(웃음) 제가 바로 그 네오막시스트였어요. 하하 대학 2학년 때 문화사회학 공부를 하면서 자넷 월프라는 미 여성학자를 알게 됐습니다. 네오막시스트 계열의 예술사 전공학자죠. 네오막시즘 하의 예술사는 예술의 허구성을 공격하는 겁니다.“이 고가의 그림과 다른 그림의 차이는 뭐냐? 왜 이게 이렇게 비싼 가격을 받아야 하는가?” 를 연구하는 거죠. 그 안의 가식과 허구를 찾아낸다고 할까요. 문화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지 못한 음대에서 예술한답시고 설치는 친구들을 비하하고 무척 미워했어요(웃음). 마구잡이로 씹고 적나라하게 비판하는거죠. 어쨌든 공부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비판이론을 접했는데 이 학문은 현대의 미디어가 어떤 식으로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확대재생산하고 지배구조를 고착화시키는지를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확대재생산은 정말 잘 쓰는 용어 중 하나였고. 하하. 지금은 이데올로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게 돼 버렸지만 그때는 매우 심각했습니다. 그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한 거에요. <예상치 않은 통계 기법과 컴퓨터와의 인연> -대학원에서는 무엇을 했나요. ▲아까 말씀드린 공부를 하려고 대학원에 갔는데 정작 그 일은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 당시 문과학생들에 비해서 컴퓨터를 좀 다루는 편이었어요. 관심도 많았고. 보통 다른 학문에서는 미국식 접근방법이 우세해요. 논리실증주의를 중시하고 이론설정 가설, 증명, 검증으로 이어지는 식의 체계를 갖추고 있고요. 그런데 이 쪽 계통의 학파에서는 뭐든지 계량분석을 해요. 방법론을 많이 도용하고. 사회과학통계를 하는 식 말이죠. 제가 컴퓨터를 다룰 줄 알다보니 통계 쪽으로 접근하기 쉬웠고 서울대학교 언론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 비슷한 식으로 잠깐 일하게 됐습니다. 통계패키지를 돌려서 검증하는 일이랑 분석프로젝트를 무지 많이 했어요. 집에도 거의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한번은 아예 서울대 근처에 방을 하나 얻어서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집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도 아까우니까 여관에 자리를 잡은 거죠. 신림, 봉천동에 여관은 좀 많습니까. 연구소에서 일 끝나면 데스크탑 컴퓨터를 싸들고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어요. 그 때부터 이 놈의 통계인생이 시작된 거에요. 제 기억으로는 그 때 학교에 벌어준 돈이 수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 지금하고 있는 일의 바탕이 된 거군요. ▲그렇습니다. 사실 많이 쓰지는 않지만 논리적인 분석을 시작한 건 분명 그 일을 통해서였죠. 제가 그 일을 왜 계속했냐면 저더러 통계를 잘하는 것이 강점이 된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언론학계는 양분돼서 둘 사이는 같은 한국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지경이었어요. 말이 안 통하는 것이 당연하죠. 문화이론과 알튀세르를 논하는 네오막시즘 계열의 유럽학파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실용주의자들은 애초부터 얘기가 통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 딴에는 그 두 개를 접목시킨 새로운 모형을 만들고 싶었어요. 석사논문도 그런 주제로 썼습니다. -석사논문 주제는 뭡니까. ▲<사회구성집단의 인식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똑같은 단어라도 사용하는 계급이 다르면 받아들이는 의미나 이미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내용이었죠. 그 이해의 차이를 수리적으로 검증해내는 거에요. 거창하죠? 그런데 교수님이 논문을 보고 “도저히 너에게는 학위를 못 주겠다. 이것을 논문이라고 썼냐” 고 하시더군요. 사실 제가 봐도 너무 허술하긴 했어요.(웃음) 교수님께 제발 졸업만 시켜달라고 졸랐습니다. “저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못해서 장교시험도 봐야됩니다. 졸업만 하게 해주세요” 라고 비굴하게 말했죠. 하하 (인터뷰 중편으로 이어짐)
2001.05.04 I 정명수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⑦김경록 미래에셋투신 대표(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미래에셋투신운용의 김경록 대표입니다.(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경기회복 쉽지않아, 채권수익률 하락할 것 -채권딜링을 하는 사람으로서 시간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의 편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다시 랠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가 금리를 떨어뜨린다고 통화량을 얼마나 많이 늘렸습니까. 그래도 경기회복이 될까말까 하는 상황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금리를 내린다고 경기회복이 된다는 논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재정부분에 대해 대폭적인 투자를 해줘야 조금이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말고 올해 전체를 포함해서 재정지출을 많이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런 상황은 아니니까 기대하는 것은 좀 힘들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국경제입니다. 제가 보기에 일본과 우리 경제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일본은 노인인구가 워낙 많아서 한국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10~15년 안에 젊은이 1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하게 될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그 결과 이미 소비쪽에서는 탄력성이 크게 둔화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6.25 사변으로 인해 인구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그 당시 살아남은 사람들이 현재의 노인층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동란이 끝나고 베이비 붐이 일어나서 인구가 다시 크게 증가했는데 지금 35~50세 정도가 바로 그 세대들 아닙니까. 바로 활발한 생산계층들이죠.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경제를 일본과 달리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베이비 붐 세대가 엄청난 금융자본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결국 향후 한국경제는 미국경제의 움직임과 수출경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수출의 경우 뚜렷한 모멘텀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경제의 모멘텀이 재정지출이냐 내수부양이냐고 했을 때 아무래도 후자가 우위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내수를 어떻게 부양시킬 것이냐가 화두로 떠오르게 되죠. 내수를 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라는 항목으로 나눠보죠. 건설은 거의 기대할 부분이 없고, 설비투자는 향후 경기전망이 좋게 나와야만 기업들이 설비투자 하겠다고 나설테고. 소비 쪽은 소득 및 실업률이 받춰줘야 늘어날 겁니다. 내수로 푸쉬를 하긴 해야 하는데 과거 80년대 후반처럼 주택 200만호 건설사업과 같은 정책을 쓸 상황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결론은 “미국경제의 반등에 기댄 수출증가 밖에 없다”라고 나오는 겁니다. 미국경제에 관한 견해는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요. 곧 좋아진다. 더 나빠진다 등으로 말들이 많더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소비라는 것은 후행지표의 성격이 무척 강합니다. 경기가 급락한다고 해서 소비가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거든요. 또한 소득이 증가한다고 소비가 금방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산업생산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해 실업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은 그제서야 “아 경기가 안 좋구나”라고 생각하고 소비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작년 미국경제는 급작스럽게 나빠졌지만 소비자의 심리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 ‘미국경제의 저력이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거기에 놀랄 것이 아니라 원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미국경제에서 그나마 호조를 보이는 것이 소비동향인데 이 소비동향마저 하락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그때는 정말 recession(불황)이 오는 거죠. 물론 소비심리가 하락반전하기 전에 manufacturing(제조업)쪽에서 먼저 반등에 성공해주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Two sector economy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비심리 쪽은 이상하게 계속 유지가 되고 제조업은 박살이 나는 현상을 지칭하는 거죠. 그린스펀도 소비심리가 하락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아요. 제조업쪽에서 하루 빨리 반등을 해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글쎄요.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입니다. -운동을 좋아하신다는데 어떤 운동을 즐겨하십니까? ▲태권도는 대학교시절 4년 정도 해왔고 2단 자격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도도 좀 합니다. 검도 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군대 다녀온 후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검도를 하게 된 이유는 제가 덩치가 작은 편이라 힘으로 하는 운동은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안되면 무기를 휘두르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검도를 시작한 것 입니다. 하면 할수록 검도란 운동에 더 빠져들게 되더군요. 아무리 죽도긴 하지만 서로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의 긴장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항상 일대일로 겨룬다는 것도 검도의 묘미 중 하나죠. 온몸의 신경이 모두 곤두서 있을 때의 그 느낌을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절대 모를 겁니다.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 성격이 무척 차분하고 내성적이신 것 같은데…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성격은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만 운동은 원래 치고박고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웃음) 미국 경제 추가하락 가능성 있다 -미국경제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특성상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올 겁니다. 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왔을 때 그 충격에 대해 여러 군데에서 반응을 보일 거고 그 반응이라는 것 또한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까요. 과연 그러한 충격이 일어났을 때 채권시장의 구조가 그걸 잘 받쳐줄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시장은 아직 경기하향곡선과 물가안정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회사채에 투자해서는 안되겠군요.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그 편이 좋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B급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 말씀은 회사채펀드 출범 당시의 인식이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A급이어야 하고 유동성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것에만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채권운용시스템의 문제, 권한의 집중 -아까 여쭤봤던 리포트에 대해서 “대단히 재미있었다. 자기생각을 시원하게 썼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그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좀 거칠게 표현하면 “놀란 토끼들처럼 법석떨 필요없다” 뭐 이런 내용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은 아주 표면적인 부분이구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운용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큰 규모를 지닌 기관들이 현재의 채권운용 시스템을 더 이상 고수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부연설명을 좀 더 해주시죠. ▲다른 기관의 운용시스템을 제가 이렇다저렇다 말할 견지는 못되고… 저희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비유를 하나 들까요. 전쟁을 하는데 있어서 왜 사단과 연대, 대대, 중대, 소대를 나누겠습니까. 사단에서는 큰 전략을 수립하고 연대에서는 그 큰 전략 중 명령을 하달받은 부분을 처리하고 중대는 또다시 연대에 내려온 명령의 일부분을 하달받고…결국 이런 식으로 차례차례 내려가면 소대에 도달했을 때 소대장이 아는 부분은 그리 크지않게 됩니다. 소대장이 받은 명령은 기껏해야 “저 쪽으로 가서 진지를 탈환하라” 이 정도죠. 그럼 왜 이런 시스템이 이뤄졌을까요. 소대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네가 알아서 다 해봐라”라고 말할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시스템이 리스크관리에 적합하고 각 단계별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운용시스템의 상당부분은 소대장들에게 권력을 다 일임해줬어요. 한마디로 “네가 알아서 전략도 짜고 실제행동도 개시하라” 이거죠. 소대장들의 숫자만 늘리면 위험관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이 소대장들은 시장이 안 좋으면 시장에서 모두 도망갈 수도 있고 또한 한꺼번에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는데 그러한 위험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동조화 현상도 자주 일어나고 시장이 움직일 때 안정적인 반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르르 몰려갔다가 우왕좌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사단-연대-대대-소대로 이뤄지는 짜임새있는 조직에서 채권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소대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 조직에서 채권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당연히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까. 전자의 승률이 높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구요. 물론 “붙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서양인들이 100년 넘게 금융시장을 운영해오면서 “그래도 이게 낫다”는 시각에서 발전시켜 온 것이 바로 이 시스템이란 말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향후 이런 식으로 운용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글의 요지입니다. 펀드매니저, 위험관리인, 투자전략위원회, 리서치 파트의 역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그런 운영조직을 갖출 수 있죠? ▲펀드매니저, 위험관리인, decision making을 하는 투자전략위원회, 리서치 파트가 어떤 식으로 연계돼야 하는가를 말씀드리고 싶군요. 투자전략위원회는 위험관리팀장과 펀드매니저, 스트레티지스트, 채권운용팀장을 모아서 듀레이션이나 yield curve(수익률곡선) 등 큼직큼직한 사항을 결정합니다. 그런 다음 펀드매니저들에게 “듀레이션을 1.5~2.5 정도로 움직여라” 이런 명령을 내리겠죠. 위험관리 측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마켓타이밍 행위 -예를 들면 금리가 오른다고 채권을 막 팔고 내린다고 다시 사들이는 행위들- 에 관해 제재를 가할 겁니다. 듀레이션 범위에 관한 조정은 물론이구요. 이러한 저지는 위험관리팀의 속성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의 행동에 대한 헤지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권력을 분립하는 것이 위원회 회의의 핵심입니다. 듀레이션 결정에서부터 다른 팀이 참여하면 펀드매니저들이 권력이 줄어들고 자신의 행동에 관해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화”라고나 할까요. 리서치팀에서는 저평가된 채권들을 발굴해서 recommand(추천)를 해주면 됩니다. 그럼 그것을 참고로 펀드매니저들이 그 채권을 사면 되죠. 크레딧의 변동가능성을 지적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기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좁은 범위에서 스펙(speculation, 투기거래)을 하는 거죠. 역사에 관한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절대왕권이 설립되기 전에는 봉건영주들이 권력을 잡고 있었습니다. 작은 영지 안에서 자기 좋을대로 모든 권력을 행사했지만 왕권이 설립된 후에는 왕권에 도전해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물론 절대권력이 쉽게 부패한다고 절대왕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권력이 입법-사법-행정으로 분리된 겁니다. 현재 펀드매니저 일인에게 집중된 권력을 위험관리의 최소화를 위해 분리시키는 것이 앞에서 말씀드린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썰물이 돼야 노팬티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미래에셋은 그러한 진용을 갖추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저희 수익율을 보여드리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텐데…아무튼 위험관리팀의 제어로 인해 수익율이 어떻게 올라갔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저희들이 작년부터 동종업계 내에서 차근차근 순위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썰물이 돼야 노팬티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그건 위기가 닥쳤을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 의미일 겁니다. 저는 펀드 역시 하나의 금융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돈을 대신 운용하는 사람으로서 리스크관리는 저희들의 본령이 아니겠습니까. 대형투신의 경우 거의 20조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돈을 굴리고 있고 이중 시가평가만 7조 이상의 금액이 투입돼있는데 이 얼마나 큰 돈이냐는 말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코끼리처럼 움직이지 않고 토끼처럼 움직인다면 시장역시 토끼처럼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신이 다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구요. 토끼처럼 움직이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많이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절대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금융기관은 고객들에게 꾸준히 소폭의 수익을 가져다 줘야 합니다. 한번에 대박을 안겨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접근하면 분명히 패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는 투기적으로 운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펀드매니저가 “5년짜리 저거 될 것 같은데…한 번 실어보자” 라고 하고 시장에 들어갔다고 예상해보죠. 전망과 반대로 가면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현재 준비중인 시스템헤지 펀드에 관한 설명을 해주시죠. ▲아직 준비가 완료되지 않아 자신있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고…3500억 정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의 총 자산이 1조원이고 회사채가 4000억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숫자죠. -MMF(money market fund)의 비중은 어느 정도 됩니까? ▲아직 MMF에는 그다지 집중을 못하고 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약 10%정도 될 겁니다. -회사채 펀드 2개와 시스템헤지 펀드는 시가평가제로 운용되나요. ▲물론입니다. MMF를 장부평가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펀드를 시가평가제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시가평가방식으로 투신사의 순위를 매긴다면 미래에셋의 순위가 좀더 상향조정 될 것입니다. 시스템헤지펀드, 듀레이션 미세조정이 관건 -시스템헤지펀드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portfolio insurance(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입니다. 이는 시스템에서 나오는 신호대로 따라하는 것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구요. 구사능력이 뛰어나야만 소기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헤지의 수단이 확실할때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아까 매일매일 헤지규모를 정하신다고 했는데…어렵지 않습니까. 쉬운 일은 아닐텐데요. ▲펀드규모가 클 경우에는 그럴수도 있습니다. 펀드규모가 거대하다면 선물로 하지 않을 겁니다. 헤지라는 것을 반드시 선물로만 해야한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선물의 스윙이 현물보다 좀 더 클 따름이지 헤지는 현, 선물 두 가지를 다 가지고 할 수 있어요. 결국 펀드에서의 헤지라는 것은 듀레이션의 미세조정을 뜻하는 거죠. -쉽게 말해서 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란 듀레이션의 지속적인 조정이군요. ▲네. 한국선물시장의 변동폭이 크다보니 정확하게 들어맞을 확률이 낮을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방법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선물의 계약 수를 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하 매일매일 헤지비율 정해 -기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닐텐데요. ▲그래서 제가 아침마다 회의하면서 그 문제를 논의합니다. 그렇지만 기계가 정해주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서도 안되겠죠. 거기서 약간씩 차이나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매도로 나왔는데 매수로 바꾸는 일은 거의 없고 계약 수를 조금씩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중입니다.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전날 듀레이션 결과를 가지고 오늘 해야할 일이 나올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이 시스템은 금리가 추세를 따라서 움직일 때는 정말 위력적입니다. 상향, 하향 모두 해당되는 것은 당연하구요. 요즘처럼 금리의 변동폭이 클 때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문제점이죠. 그렇지만 대응을 잘 하면 그 문제점을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자랑같아서 쑥스럽습니다만 저희 팀은 진용이 잘 갖춰져있어요. 제갈량도 있고 유비도 있고.(웃음) (인터뷰 기사 하편으로 이어짐)
2001.04.20 I 정명수 기자
  • (분석)LG, 정보통신 부문 투자 윤곽 가시화
  • LG가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향후 투자 계획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룹의 최대 관심사업중 하나인 IMT-2000사업과 관련, 데이콤에 이어 LG전자가 이 사업에 대한 지분 출자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나서 이 부문 투자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합병 비용 부담이 상당한 LG전자가 예상외로 높은 40~50%의 지분율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추가로 출연금을 최대 6500억원까지 부담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LG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2004년까지 대강의 투자계획을 짠 결과, 자금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신했다. ◇향후 소요될 자금 규모=LG측은 정보통신 사업과 관련, 향후 2004년까지 총 4조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LG전자/정보통신의 합병과 관련, 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합병비용이 1조원(정확히는 1조122억원)으로, 이달말에 집행하도록 되어 있다. 또 IMT-2000사업과 관련해서도 1조5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IMT-2000 사업을 추진할 LG글로콤에 대해 LG는 지분율을 최대 60%로 잠정하고 있다. 글로콤의 자본금이 3000억원인 만큼 이 지분에 따른 출자 금액은 최대 1800억원이 될 전망이다. IMT-2000 사업권 확보를 위한 정부 출연금으로 최대 1조3000억원이 필요해 글로콤 지분율에 따른 LG의 출연금 부담규모는 최대 7800억원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글로콤 증자에 따라 5000억원이상이 필요할 전망이어서 이를 모두 합치면 1조5000억원 안팎이 된다. LG는 IMT-2000사업과 관련, 대부분의 자금 집행을 내년이후로 잡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글로콤 출범시 출자금액 1800억원, 사업권 획득후 3개월내 출연금 3900억원(7800억원의 절반) 등 5700억원이 집행되어야 한다. 글로콤의 참여 지분율이 50%로 결정되면 모두 4750억원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 자금은 2002년후에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전자회사인 파워콤을 인수하는데도 대략 1조5000억원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말 1차입찰때 형성된 파워콤의 주당 입찰가는 3만1000원으로 액면가의 6배 수준이었다. 따라서 자본금이 7500억원인 파워콤의 시가는 대략 4조6000억원 안팎이다. 오는 9월로 예정된 2차 입찰에서는 동일인에게 최대 30%의 지분을 배정키로 한 만큼 이를 전량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4조6000억원의 30%인 1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합병비용 1조원 ▲IMT-2000 사업 1조5000억원 ▲파워콤 인수 1조5000억원 등 총 4조원이 향후 LG의 정보통신사업에 필요한 총 내역이다. 이중에서 빠진 것은 IMT-2000사업과 관련한 시설투자 자금. 이와 관련, LG는 컨소시엄인 글로콤이 출범한 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MT-2000사업 자체의 시설투자는 총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콤의 자본금이 1조원만 되면 부채비율 200% 수준인 2조원을 외부에서 차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물론 초기 3000억원인 자본금을 1조원으로 늘리는데 증자과정에서 LG는 5000억원 정도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중장기 투자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LG의 자금 조달 방안=이같은 자금 수요에도 불구하고 LG는 자금 조달을 낙관하고 있다. 우선 1조원이 넘는 합병비용 마련을 위해선 올 상반기 LG전자와 정보통신의 순익 8000억원, LCD매각 잔금 2000억원으로 마련했다. LG 관계자는 "매수청구로 들어온 LG전자 주식은 DR 발행 등을 통해 조만간 유동자금화할 계획"이라며 "이로인한 미실현손실은 1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IMT-2000사업, 파워콤 인수에 소요되는 자금도 확보가 어렵지 않다는 게 LG의 주장이다. 현재 LG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은행 예금 등 현금성 자금은 총 3조원에 이른다는 것. LG 관계자는 "한때 4조원까지 이른 적도 있지만 지금은 3조원 안팎에서 비축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창출 예정인 순이익도 든든한 재원이 될 전망이다. LG는 이미 상반기중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합쳐 순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으로는 총 3조원이상을 순이익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는 전자의 통합법인 출범이후 전자를 비롯, 다수의 계열사에서 외자유치를 추진, 투자 부담을 경감시켜 나갈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이 정도 자금이면 정보통신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충분히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2000.08.24 I 문주용 기자
  • 유진기업,자회사 외자유치 늦어져- 회사 관계자
  • 유진기업 관계자는 18일 자회사(한국케이블TV드림씨티방송)의 외자유치와 관련, "8월초로 예상했으나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는 거의 마무리됐고 상대방(투자자)의 최종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 성사는 8월말쯤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대가 있는 만큼 최종성사여부나 외자유치규모, 시기 등은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기업이 최근 코스닥증권에 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드림씨티 주식 72만5000주(29%, 취득원가 60억87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유진기업이 자회사의 외자유치와 관련, 자사홈페이지(http://www.yujin.net/ibbs.html)에 올린 글. 날 짜 2000-07-10 02:20:24 PM 제 목 유진기업 주주님들께 알리는 말씀. 지난 6일 당사는 자회사인 드림씨티 방송의 외자유치 추진에 대하여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자유치는 가능성이 없다”라는 루머가 난무하고 지난달 27일 대주주 물량 70만주를 매도한 사실을 가지고 “외자유치하는 데 왜 주식을 매도하느냐", “외자유치설은 주가를 띄워 이익을 챙기기 위한 작전이다”라고 하는 음해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의 입장을 재차 밝히지만, 외자유치는 추진중이며, 곧 그 결과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구체적인 사항은 상호 비밀 유지계약 원칙하에 밝힐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달 말경의 대주주 물량처분은 대주주 개인적인 자금조달을 위한 극히 정상적인 행위며, 그 처분 내역을 밝힐 의무는 없지만, 근간 악성루머가 난무하여 사용처를 밝히고자 합니다. 사용처는 처분 금원과 개인보유자금을 합하여 두 회사에 출자 하였습니다. 출자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1.2000년 7월 2일 TBD라는 IT 경영컨설팅 및 투자회사 설립에 따른 30억 출자하였슴. 이 회사의 사업내용은 미국 정보통신 장비업체인 컴버스사의 기술도입 및 판매대행업체인 INNOVIX사에 투자 2.2000년 7월7일 IT계열사중 하나인 램퍼스사 증자대금(30억)으로 활용, 이번 증자에 함께 참여한 회사는 SKT(17.4%), 하나로 통신(6.5%)임. 위와 같이 근간에 의혹이 일고 있는 대주주 물량처분에 대해 알려 드리오니 근거 없는 증권가 루머에 현혹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향후에도 주주 여러분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끝.
2000.08.18 I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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