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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칼럼]노동개혁의 조건, '왜' 아닌 '어떻게'
-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과거나 현재나 역사가 합리적으로 진행된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욱이 점차 많은 개인이 점점 더 상호의존적이 돼 가는 현상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정책 수립에서 ‘인과관계’보다는 ‘상관관계’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게 됐음을 의미하며 이 모든 것은 확률적 지식 즉,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진영 간 대립이 첨예한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회 현안에 대해서는 마냥 데이터, 여론 중심의 숫자에 의한 의사결정은 여러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게 된다. 그래서 민심의 길이란 참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결단을 요구한다.민심에 대한 여러 역사적 사실들이 있다.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네로 황제의 스승 세네카는 “민심에 거스르기만 하면 국민에 의해 망할 것이고, 민심에 따르기만 하면 국민과 함께 망할 것”이라고 했고, 흙수저 출신의 링컨 대통령은 “민심과 함께하면 실패할 것이 없고, 민심과 함께하지 않으면 성공은 없다”라며 오로지 민심만을 강조했다. 대중 민심과 상반된 통찰력을 보인 사례도 있다. 트로이 목마의 위험을 예견한 제사장 라오콘은 “사람은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힘들다”고 했다. 군중은 눈앞의 이익과 편리함에 열광하지만, 미래에 덮치게 될 위험과 환란에는 무심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들에게 외친다. “나는 그리스인들을 믿을 수 없다. 설령 트로이 목마가 선물이라 할지라도” 그러나 그의 절규는 무시되고, 결국 시민들은 무참히 살육되거나 노예로 팔려 가게 된다. 적대 세력에 대한 방심과 사려분별의 부족함은 시민들의 자유, 생명, 인권, 재산 등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러 국가 현안에 대해서는 지도자의 통찰력에 의한 결단으로 나아갈지,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에 의한 길로 갈 것인지, 이해 집단 간의 집중논의로 타협을 이끌 것인지, 아니면 숙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로 갈 것인지 여러 선택지를 놓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과 사회 심리적 요인, 주어진 시간과 환경, 실행 주체의 역량 등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최근 근로 시간 유연화를 시작으로 한 노동 개혁의 첫발이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지게 된 상황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함에도 국민과의 직접 소통과정은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윤석열 대통령도 매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개혁 과제는 ‘왜가 아니고 어떻게’로 풀어야 한다. 과정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시작 단계에서 법, 경제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회 운영과 함께 국민적 관심과 폭넓은 참여를 이끌기 위한 과정을 병행해 접근했으면 어땠을까.풀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느릴 것 같지만 오히려 견고하고 빠른 의사결정에 바로 숙의(熟議)가 있다. 우리는 숙의와 합의의 프로세스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사적 사실에서 깨닫게 된다. ‘숙의민주주의’는 포퓰리즘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으로 Joseph M. Bessette가 1980년 저술한 ‘숙의민주주의, 공화 정부에서 다수원리’에 처음으로 사용했다. 숙의에 참여할 시민은 객관적, 개방적, 균형적 관점에서 선정되며 이들이 자유롭게 현안에 대해 과학적으로 토론하고 논증하는 과정을 거쳐 합의하고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역사적으로 숙의의 과정을 보여준 사례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의 ’몽플레르 콘퍼런스‘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신고리원전 공사재개’ 결정 과정 등이 있다.민심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고 쉽게 변하기 마련이다.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려면 충분한 숙의의 과정과 뜨거운 여론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개혁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다. 빠르게 나아가되 차분히 숙의의 길로 다시 시작하길 기대한다.
- 尹정부, 첫 문화도시에 서귀포…지방시대 선도 롤모델 만든다
- 제주 서귀포시 망장포 전경(사진=문체부 제공).[제주(서귀포)=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삼춘, 노지문화가 뭐우꽈?” 서귀포시가 국내외 안내하는 홍보 문구다. 노지문화는 노지(露地)의 ‘이슬이 내리는 땅’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삶의 배경이자 삶의 일부가 된 서귀포의 자연과 105개 마을을 뜻한다. 해녀문화, 밭담, 돌담, 제주 신화 등 자연환경, 생활자산뿐 아니라 더 나아가 서귀포 시민의 가치관까지 포괄한다는 게 서귀포시 측의 설명이다.제주 서귀포시가 지역 특유의 문화원천이자 자산인 노지문화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첫 ‘올해의 문화도시’에 선정됐다. 서귀포는 시민 주도,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로컬콘텐츠를 활용한 경제 창출이라는 문화엔진으로 ‘문화도시 서귀포’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는 23일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서귀포시(시장 이종우)를 ‘올해의 문화도시’로 선포하고, 2022년 문화도시 성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문화도시심의위원회(위원장 정갑영)와 함께 최근 3년간 지정한 18개 문화도시 성과를 점검하고, 문화를 통한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최우수 도시에 서귀포시, 청주시, 춘천시, 완주군, 밀양시 등 5곳을 선정했다. ‘올해의 문화도시’는 최우수 도시 중 문화도시를 대표할 1곳을 매년 선정하는 제도로, 서귀포가 첫 ‘올해의 문화도시’에 뽑혔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제주도 서귀포시 칼호텔에서 2022년 문화도시 주요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문화도시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도시 브랜드를 창출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를 말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24곳의 문화도시를 지정했다. 이중 1~3차 18개 문화도시에 각각 국비 15억원을 투입해 △지역문화 여건 개선 △문화콘텐츠 발굴 △문화인력 양성 등 문화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왔다. 박보균 장관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역중심 문화균형발전’ 기조에 맞춰 어느 지역이든 차별받지 않고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문체부는 올해의 문화도시 서귀포와 함께 문화로 지역이 발전하는 롤모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서귀포를 찾은 전병극 제1차관은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18개 문화도시사업 성과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서귀포시에 ‘2023 올해의 문화도시’ 현판을 수여했다. 전 차관은 “지역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새롭게 디자인하고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끌어내는 것이 문화도시의 핵심”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지역중심 문화균형발전 선도사업’으로 문화도시를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밝혔다.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올해의 문화도시의 첫 시작을 서귀포시에서 출발하게 돼 뜻깊다”며 “한라산, 오름, 숲 등을 보유한 서귀포가 문화도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문화저변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했다.2022년 문화도시 주요 성과를 보면, 2018년 문화도시 추진계획 발표 후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243곳 중 42%에 달하는 103곳이 지역 주도로 도시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88개 지자체는 ‘문화도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문화를 중심축으로 한 지역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기초지자체 단위 문화재단 수는 2018년 71개에서 현재 117개로 급증, 지역 주도 문화정책 추진체계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18개 도시에 3407개의 문화공간을 조성·활용해 지역의 문화여건을 개선한 것도 성과다. 빈집, 카페, 공방, 서점 등 유휴·민간공간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18개 도시 전체 인구 750만 명의 33%에 달하는 250만명(중복 참여자 포함)이 지역문화를 향유했다. 부산 영도구는 도시와 연결된 섬 문화 특성을 ‘한선잇기’ 브랜드 방식으로 구현해 지역 고유문화를 활용한 새로운 도시브랜드 창출하기도 했다. 청주는 지역의 ‘직지’를, 청주는 오페라 ‘청주아리랑’을 제작공연하는 등 로컬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줬다. 밀양시는 10여 년 동안 도시의 폐물로 방치된 (구)밀양대 캠퍼스 부지를 ‘햇살문화캠퍼스’로 조성했는데 행안부의 소통협력공간조성사업, 경남교육청의 도서관사업, 교육부의 폴리텍 대학 조성사업 등과 연계돼 부처·지역 간 연계 협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문체부는 올해 1차~4차 문화도시 24곳에 총 364억원을 지원해 지역 주도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 간 연계·협력하는 문화균형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문화도시’를 신규로 7곳 내외를 지정한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23일 제주도 서귀포시 칼호텔에서 2023 올해의 문화도시에 선정된 서귀포시를 대표해 이종우 서귀포시장에게 현판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23일 제주도 서귀포시 칼호텔에서 2023 올해의 문화도시에 선정된 이종우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최우수 도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문체부 제공
- 한국폴리텍, 춘천·대구·전주에 외국어 전용 학습공간 조성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폴리텍대학은 외국어 전용 학습 공간 ‘글로벌 라운지(Global lounge)’ 3개소를 조성했다.13일 폴리텍에 따르면 폴리텍 글로벌 라운지는 서울·경기, 충청·전라, 경남 지역을 거점으로 춘천캠퍼스, 영남융합기술캠퍼스(대구), 신기술교육원(전주)에 들어섰다. 각각 인근 캠퍼스 학생들의 학점 연계 교육과 외국어 단기 교육 및 특강, 자율학습에 활용된다.글로벌 라운지는 평균 275제곱미터(㎡) 규모로 강의실과 교수 연구실, 휴게실을 갖췄다. 각 실은 강의, 토의 등 학습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 가능한 모듈형 가구를 배치했다.폴리텍은 이날 동계방학을 맞아 실용 영어 과정도 개강했다. 이 과정은 17일까지 춘천캠퍼스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5일간 영어전공 교수, 전문 원어민 강사에게 실용 회화 표현을 집중적으로 배운다.또 폴리텍은 오픽(OPIc), 토익(TOEIC), 생활 영어 등 학생들의 교육 수요를 반영해 과정을 추가로 개설·운영한다. 바이오캠퍼스 재학생 30명은 내달 10일 신기술교육원 라운지에 열리는 오픽 과정에 참여한다. 바이오·제약 기업 채용 전형에서 요구하는 최소 어학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다. 교육은 3개월 주말 과정으로 운영된다.한편, 폴리텍은 동계방학 기간 학생 해외 연수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 113명의 학생이 필리핀 산호세대와 바탄페닌슐라주립대 부설 외국어교육센터에서 4주간 어학연수를 받았다. 교육 인원은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늘었다. 조재희 이사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국제화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를 많이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폴리텍의 역할”이라며 “학생들이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목멱칼럼]이민자 출신 여성이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된다면
-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출생률이 국가적 위기 수준이다. 2017년 첫 30만 명대로 진입하던 신생아 출생이 2022년엔 26만 명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인구를 유입하는 새로운 인구정책 수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이민청 설립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민청 설립은 ‘본격적’으로 다양한 인종을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 전통적으로 누려온 우리 문화와 정체성에 큰 변화를 시사한다.신년 초, 여러 해외 소식을 접하며 언뜻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올해 임기가 시작되는 서울대 총장에 아이티 출신의 흑인 여성이 총장으로 선출된다면 대학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머리로는 동의한다 해도 가슴으로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지금 어느 선까지 소수인종에게 개방적일까.올해 미국 동북부의 대학 명문 아이비리그에서 ‘여성 총장 전성시대’를 맞이한 뉴스가 화제다.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6곳이 여성 총장으로 채워진 것이다. 하버드대는 개교 386년 만에 첫 아이티 이민자 출신 52세 흑인 여성이 총장으로 선출됐고, 컬럼비아대는 개교 269년 만에 61세의 이집트 태생 여성 경제학자가 7월부터 총장직에 취임하게 된다. 하버드대 신임 총장 클로딘 게이는 “오늘날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기술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순간에 있다.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가정들이 도전받고 있다”, “하버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던 긴 역사가 있다. 하버드는 세상과 함께 더 많이 참여하면서 대담하고 선구적인 생각들을 끌고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컬럼비아대의 샤피크 신임 총장은 “다양한 관점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포용적이고 열린 리더십을 펼칠 것”임을 밝혔다. 200년 안팎의 역사를 지닌 아이비리그에서 여성 총장이 선출되기 시작한 게 불과 30년 전이고 2016년 미국교육협의회(ACE) 자료에 의하면 미국 대학 전체에서 여성 총장의 비율이 30%대에 이른다. 이는 2021년 우리나라의 여성 총장 비율 6.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소수인종 출신이면서 대학 내 소수 성별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이 대학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오르는 일은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본인의 열정과 노력 못지않게, 개방성(openness), 포용성(inclusion), 형평성(equity) 원리를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미국 사회의 독특한 문화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우리나라의 경우 국립대학 교수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노력은 2003년 국립대학 양성평등 추진 정책이 시발점이다. 대학 교원에 있어 소수 성별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전임교수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서울대의 경우 약 19%에 이르고 여성 교학부총장을 비롯해 핵심 여성 보직 비율도 23%에 달한다. 부족하지만 하나의 정책이 여기까지 결실을 이루기까지 2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이와 함께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다양성 제고를 위한 구체적 실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총장 직속 자문기구로 ‘다양성위원회’를 설치 운영 중이고, KAIST는 작년 10월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카이스트 선언문’을 공표했다. 다양성은 ‘성별, 국적,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 등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성취하고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많은 영역에서 다양성이 포용되는 사회는 열린사고와 창의적 집단역량을 키우고 공동체에 더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성장을 넘어 지속가능 국가로 가는 길은 다양성에 가치를 둔 새로운 인구정책에 있다는 소신이다. 20년 후를 바라보는 안목, 그 첫걸음은 ‘다양성의 실천’을 핵심 가치로 삼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달려있다.
- 폴리텍 창원·바이오 캠퍼스 등 지난해 우수 캠퍼스 선정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뿌리기술부터 신산업 분야까지 모든 학과의 취업률이 고르게 높은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가 지난해 우수 캠퍼스로 선정됐다. 바이오 캠퍼스와 광명융합기술교육원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한국폴리텍대학은 9일 2022년도 취업성과 우수 캠퍼스와 학과를 선정해 발표했다. 전국 39개 캠퍼스 중에서 창원·바이오·강릉 캠퍼스, 광명융합기술교육원이 우수 캠퍼스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특히, 가장 규모가 큰 창원캠퍼스(82.5%)는 금형, 기계, 산업설비, 전자, 소재 등 뿌리기술부터 신산업 분야까지 모든 학과의 취업률이 고르게 높아 폴리텍 대표 전통 취업 강호로서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다.2년제 학위과정 취업 우수학과는 익산캠퍼스 나노측정과(91.3% 취업률), 바이오캠퍼스 바이오품질관리과(89.3%) 및 바이오나노소재과(86.7%), 춘천캠퍼스 미디어콘텐츠과(85.7%) 4개 학과와 인천캠퍼스 건축설계과(92.3%), 아산캠퍼스 자동차기계과(92.7%) 등 총 7개 학과가 선정됐다. 3개 학과가 선정된 바이오캠퍼스는 2006년 개교한 국내 유일 바이오 특성화대학이다. 최근 5년 평균 취업률은 89.0%에 달해 바이오 업계 등용문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2월 졸업생 179명 중 82.7%(148명)가 삼성바이오로직스(53명), SK바이오사이언스(12명), 셀트리온(4명) 등 바이오제약 분야로 전공 일치 취업하고 그중 상장 기업 취업 비율도 80.4%(119명)에 달한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1년 미만 국비 기술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훈련과정은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100%), 분당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융합소프트웨어과(97.2%), 남인천캠퍼스 항공MRO과(87.5%) 등 7개 하이테크과정 운영 학과가 선정됐다.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는 정보기술(IT) 기업 ‘하나금융티아이’ 맞춤 인력 양성반을 운영해 2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한편, 폴리텍은 올해도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이차전지, 반도체 등 유망 신산업 기술 분야 10개 학과를 신설해 모집 중이다. 원서접수는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합격 및 등록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입학 정보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붕어빵도 멸종 위기?”...재룟값 5년간 50% 폭등 [밑줄쫙!]
- [이데일리 구동현 인턴 기자] 안 보면 뒤쳐지는 ‘컨텐츠’ 홍수 시대. 1분이 아쉬운 당신에게 ‘핫’한 2030 뉴스를 전달해드립니다. <밑줄 쫙!> 시작합니다. ◆ ‘2마리 1000원’...거리서 붕어빵 사라진 이유는? ① ◆ (사진=연합뉴스) 매년 겨울철 길거리에서 허기를 달래주던 붕어빵 노점들이 사라졌습니다. 노점 수가 적어진 탓에 최근 MZ세대 사이에선 근처 붕어빵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붕세권’, ‘가슴속3천원’ 등 관련 어플리케이션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처럼 붕어빵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그 많던 노점들은 왜 문을 닫았을까요? 길거리에서 붕어빵 노점상이 사라진 주 원인은 치솟는 물가 때문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올겨울 전국 붕어빵 평균 가격은 2마리에 1,000원 수준입니다. 강남 등 지역에 따라 마리 당 1,000원인 곳도 있습니다. 한국물가정보가 붕어빵 주재료로 쓰이는 5가지 식재료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5년 전에 비해 49.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붕어빵의 팥소로 쓰이는 붉은팥(수입산)은 5년 전 3,000원(800g)에서 6,000원으로 2배 오른 데 이어 밀가루는 1kg 가격이 1,880원으로 5년 전보다 46.9% 상승했습니다. 설탕과 식용유, LPG 가스도 5년 전보다 각각 21.5%, 33.2%, 27.4% 오르며 장기화되는 고물가 영향을 실감케 했습니다. ◆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 작년보다 3.9% 감소 ② ◆ (사진=연합뉴스) 올해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이 작년 대비 3.9% 감소한 30조 3,481억 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올해 예산 규모가 의결됐다고 이 같이 밝혔습니다. 유형별로는 직업훈련분야가 2조 7,301억 원으로 10.1%, 직접일자리분야는 3조 2,244억 원으로 0.5% 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첨단산업 및 디지털핵심실무인재 양성사업에 4,163억 원을 투입해 3만 7,000명의 디지털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폴리텍 반도체학과와 첨단산업 훈련센터 25개를 세우고,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운영 대학을 11개로 확대합니다. 청년 구직자 지원도 대폭 강화됩니다. 정부는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특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구직 단념 청년’에게 청년도약준비금 300만 원을 지급하는 사업을 신설했습니다.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국민을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 훈련 장려금’은 작년 월 11만 6,000원에서 20만 원으로 크게 인상됩니다. ◆ ‘테슬라 100불 깨질라’…서학개미 투자 주의보 ③ ◆ (그래픽=구동현 기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주요 투자 종목인 테슬라(TSLA)가 급락 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2.24% 하락한 108.1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테슬라는 이날 장중 104.64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테슬라는 다음날인 4일 113.64달러까지 5.12% 상승해 추세 전환을 노렸지만 5일 2.90% 반락했습니다. 테슬라의 향후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차량 인도량이 40만 5278대로 분기 최다를 갱신했지만 월가 전망치(43만 1117대)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불안 심리가 남아있습니다. 대중국 판매 실적도 크게 나빠졌습니다. 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의 판매 실적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상해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 가운데 5만 5천 796대를 고객에게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작년 7월 상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 최저치입니다. 최근 테슬라는 수요 둔화에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도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가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까지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합니다.
- [목멱칼럼]'일'에서 '업'으로
-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한해의 운세에 관심이 많다. 대부분 재미로 알아보는 것이겠지만 내심 지난해보다 더 나은 올해를 꿈꾼다. 운세 대신 개방형 인공지능(Open A.I.)으로 2022년 12월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Chat GPT 3’에 물어보았다. “새해에 떠오르는 첫 단어들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A.I.는 좀 독특하게 대답한다. “Fresh start, Hope, Dreams, Goal-setting, Motivation, Resolution, Prosperity, Growth, Renewal, Optimism, Joy, Success.”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익숙한 두 단어가 있다. 영어단어로 Vocation과 Job이 그것이다. Vocation은 사전적 의미로 ‘소명, 천직’으로서의 ‘직업’이라 번역하고, 반면에 Job은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뜻한다.심리학자 배리 슈워츠와 정치학자 케네스 샤프의 공저 ‘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는 병원 청소부로 일하는 루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어느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루크는 한 청년이 누워있는 병실을 평소와 다름없이 청소했다. 청년은 사고를 당해 여섯 달이 지나도록 의식불명으로 침대에 누워있었고, 종일 그의 아버지가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오늘은 왜 우리 아들의 병실 청소를 안 했나요?” 화난 어조로 환자의 아버지가 루크에게 항의한다. 잠시 환자의 아버지가 자리를 비웠다가 병실로 들어오는 길에 그를 만난 것이다. 그의 대답은 어땠을까? “아까 청소했는데요?”였을 것이다. 그러나 루크는 아무 말 없이 다시 병실로 들어가 한 번 더 정성을 다해 청소했다. 루크의 대답은 병마와 싸우는 청년과 그 아버지의 애틋한 심정을 행동으로 위로한 것이다. 이미 청소했지만, 다시 한번 더 청소하는 마음은 그의 업(業)에 대한 소명, 즉 vocation을 잘 나타낸 장면이다.몇 년 전부터 우리 고속열차를 이용하다 보면 청결하지 않음은 물론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화장실과 객차 사이의 통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연착은 물론 시스템 장애와 재해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혁신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미흡해 고객의 비판이 많다. 그러나 일본, 유럽의 철도 서비스를 접하게 되면 부러운 점이 여간 아니다. 비싸긴 하지만, 천장까지 통유리로 된 파노라마 전망을 갖춘 최고급 식당 열차, 고급 호텔 수준의 실내장식을 갖춘 최신형 침대칸, 그 나라의 전통문화나 지역의 특성을 모티브로 한 객실 인테리어 등 매우 창의적이고 세련됨을 느낀다. 일본의 친절 서비스는 특히 유명하다. 신칸센 열차 역무원들이 플랫폼에 나와 한 줄로 서서 공손하게 영접하거나 지역민들과 함께 특산 과자를 나눠주기도 한다. 친절이 몸에 밴 탓이고,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알고 실천하기 때문이다.앞서 인공지능 ‘Chat GPT 3’은 새해의 첫 단어에 행복(happiness)이 아닌 기쁨(joy)을 나열했다. 이 두 단어는 언뜻 유사한 듯 하나 본질과 감정의 지속성, 깊이가 확연히 다르다. ‘기쁨’은 공동체의 관계에서 찾는 최고 수준의 가치이고 진정한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쁨은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는 누구에게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고, 이는 ‘해야 하는’ 일에서 ‘스스로 하는’ 업(業)으로 승화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작년 수학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의 서울대 졸업식 축사는 깊은 여운으로 남아 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길 바랍니다.” 새해의 시작은 마음을 담은 친절의 인사와 업(業)의 숭고함이 함께하길 소망한다.
- 폴리텍-하나금융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3년 연속 취업률 100%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폴리텍대학이 하나금융그룹과 협력한 청년 금융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하나금융티아이 협약반’이 3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하나금융 맞춤형 채용 연계 기술 교육과정 ‘하나금융티아이 협약반’에 참여한 폴리텍 광명융합기술교육원 교육생들이 기업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폴리텍 제공)8일 폴리텍에 따르면 하나금융티아이 협약반은 채용 예정 기업의 직무를 면밀히 분석해 맞춤식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료 전 테스트를 통과하면 채용이 보장된다.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고, 기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 폴리텍은 협약반 형식의 하이테크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다. 첫해 분당융합기술교육원에서, 이후 광명융합기술교육원에서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협약반은 청년 구직자와 일자리를 이어주는 실효성 높은 교육이란 평가가 나온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하나금융 맞춤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 62명 전원이 취업했다. 이 중 55명(88.7%)이 하나금융 내 정보기술(IT) 전문기업 하나금융티아이에 입사했다. 다른 교육생들도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밀착 지원해 뱅크웨어글로벌, 우리FIS, 유안타증권 등 금융 정보기술 분야로 진출했다. 올해도 수료예정자 19명 중 17명(89.5%)이 이미 취업을 확정 지었고, 이 중 15명이 하나금융티아이로 입사했다.협약반은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 청년이면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누적 수료생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비전공자 38명(61.3%)이 협약반을 통해 디지털 금융 개발자로 새로운 진로를 찾았다. 회사가 원하는 커리큘럼으로 교육하고, 10개월 동안 하루 평균 8시간씩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무 훈련을 받는다.한편, 하나금융은 폴리텍에 매년 꾸준하게 기부금을 전달하며 기술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8억 7425만원을 지원했다. 하나금융 기부금은 폴리텍 재학생 1384명의 장학금과 어학연수비로 쓰였다.아울러 이날 폴리텍과 하나금융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디지털 인재 양성 지원을 위한 장학금 전달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폴리텍 장학생 대표 8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박성호 은행장은 “대한민국 금융의 성공적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우수한 디지털 인재 양성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라며, “청년 기술인재의 성장에 큰 기대와 애정을 가진 만큼 계속해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재희 폴리텍 이사장은 “정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목표에 발맞춰 첨단분야 학과 신설·개편 확대, 대규모 투자 등 속도감 있는 대응으로 기술교육 고도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을 쏟겠다”라며, “기업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 [목멱칼럼]대학 생존, 고전에 답 있다
-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기업은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하는데, 대학은 왜 소멸하지 않는 것일까?” 오랫동안 대학에 몸담으며 자주 하는 질문이다. 이어지는 질문은 “우리는 과연 박사학위가 훌륭한 교수 혹은 강사의 자격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는가?”이다.기록에 의하면 미국 최초의 박사학위는 1861년 예일대에서 수여하기 시작했고 이후 학위의 자격을 증명하는 표준이 됐다. 대학의 서열화는 1983년 US News & World Report 지가 미국 전역의 대학 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서이다. 이를 계기로 학생들이 더 높은 등수의 학교를 고르며 대학의 소비자가 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SAT 점수가 높은 학생의 수, 박사학위 교수의 숫자가 대학 서열의 기준이었다.순위는 생존의 문제이다. 대학의 생존에 관해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1997년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지금으로부터 30년 후 대규모 대학 캠퍼스는 유물이 될 것이다. 대학들은 생존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처음 책이 인쇄됐을 때만큼이나 큰 변화다.” 그가 말한 30년이 되려면 아직 5년이 남았으니 지켜볼 일이다.어떻게 다른 여러 산업과 달리 대학이라는 독특한 산업은 계속 생존해 나갈 수 있을까? 바로 고등교육을 둘러싼 학점과 학위의 독점권과 정부 보조금, 그리고 대학보호에 얽힌 규제에 답이 있다. 누구에게나 ‘4년 기간의 교육, 3시간 강의에 3학점, 한 학기는 15주’ 등 평균적 표준화 시대의 산물이 여전히 대학을 지탱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획일화된 잣대의 대학평가 또한 이에 한몫하고 있다. 이렇기에 대학은 ‘즐거움이 죽으러 오는 곳(where fun comes to die)’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피터 드러커의 예견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견고한 높은 장벽 안에 있는 동안 과감한 프로그램으로 세상에 나와 대학 브랜드를 높인 사례가 있는가 하면,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형태의 학습을 시도하는 캠퍼스가 탄생하고 있으며, 정규 캠퍼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과정을 깊이 있게 제공하는 학교 밖 학교 등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의 세인트존스 칼리지의 ‘더 프로그램(The Program)’은 과감하고 도전적인 혁신사례로 꼽힌다. 졸업 시까지 100권의 고전을 의무적으로 읽고 소그룹의 학생들이 수없이 많은 토론을 한다. 이 학교는 재정 위기에 빠졌던 1937년에 이 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해 탄탄한 명문대학으로 성장했다.이 대학의 특징은 인문, 역사, 철학 및 과학 즉, 문사철 교육과정을 핵심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문사철은 세상의 모든 요소가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이해하고, 매우 다른 요소 간의 융합을 통해 창의의 깨달음을 얻는 학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전 읽기는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된 현인들의 지혜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수년 전부터 이러한 본질적 학습의 기운들이 생겨나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다. 최진석 교수가 함평에서 운영하는 ‘새말새몸짓’ 기본학교와 서재경 선생이 세운 ‘아름다운서당’은 정규 캠퍼스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과정을 별도로 제공하는 학교 밖 학교이다. ‘아름다운서당’은 17년간 1000여 명의 청년 인재를 배출했다. 10개월간 매주 토요일마다 고전 읽기와 토론, 글쓰기 등의 지적 탐구와 사회봉사 등 강도 높은 공동 학습을 해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참여하는 멘토, 교수들은 대기업, 금융기관, 언론계, 학계, 정부 등에서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탐구하고 실천했던 인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개인과 단체의 순수한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다.철학자 베이컨은 ‘독서는 완전한(full)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ready) 사람을, 쓰기는 정밀한(exact) 사람을 만든다’ 고 했다. 대학의 생존은 유행을 따르는 첨단 교수법이 아니라 바로 학교 안, 학교 밖에서 인문 고전을 통한 심오한 학습에 있다는 소신이다.
-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설립…“초고령사회 해결책 제시”
- (앞열 왼쪽부터) 윤봉준 연구처장,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워회 전 부위원장, 김태일 고령사회연구원장, 정진택 총장, 이수영 한국폴리텍 1대학 학장, 이관영 연구부총장, 송완범 글로벌일본연구원 부원장. (2열 왼쪽부터) 이희경 국제처장, 박희등 총무처장, 송혁기 대외협력처장, 김윤경 학생처장(사진=고려대)[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보건·사회 문제의 해결책 제시를 위해 고령사회연구원을 설립했다.고려대는 지난달 30일 고령사회연구원 개원식을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초대 원장으로는 김태일 행정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향후 고령사회연구원은 고령사회 연구를 위한 아젠다 설정, 학내외 연구·교육네트워크 구축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대학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일본이·프랑스보다 빨리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해결책을 제시할 연구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령사회연구원은 학계 연구성과와 현장 요구를 통합하는 연구 허브로서 기업, 정부, 사회 각계의 요구를 담아내는 중추 연구기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고령사회연구원은 학내외 고령연구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구클러스터를 가동하게 될 것”이라며 “대학의 연구기구에 안주하지 않고 기업과 사회,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할 수많은 조직과 연계해 적절한 솔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