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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中' 하반기 ‘레켐비’ 허가여부 결정...릴리 ‘도나네맙’ 따돌리나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미국을 넘어 세계 주요국 시장 점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유럽 연합(EU)은 물론 중국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 진행 중인 레켐비의 허가 심사 결론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레켐비 대비 효능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힌 일라이릴리(릴리)의 ‘도나네맙’을 따돌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도나네맙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30여 종의 치매치료제가 3상 이상 개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한 아리바이오는 신기전 경구 치매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치매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 대한 허가 심사 결론이 올하반기 유럽과 캐나다, 중국, 일본 등에서 줄지어 나올 전망이다.(제공=바이오젠, 게티이미지)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초 미국에서 승인된 항체 기반 조기 치매 치료제 레켐비의 시장 확대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오젠에 따르면 지난 1월 유럽의약품청(EMA)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레켐비의 시판허가 신청을 수락해 심사키로 했다. 지난 2월 말 중국 제품관리국(NMPA)도 레켐비를 우선심사키로 결정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헬스 케나다도 레켐비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오젠은 일주일 뒤인 22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의약 당국에도 레켐비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레켐비가 EMA의 허가 문턱을 넘느냐’이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으로 개발해 2021년 미국에서 최초의 치매치료제로 승인받은 아두헬름은 부작용과 효능 미비 논란으로 사실상 의료현장에서 퇴출된 상태다. EMA는 아두헬름을 허가를 내주지 않았었다. 반면 레켐비는 임상에서 뇌부종 부작용이 10%로 아두헬름 대비 4분의 1수준으로 낮았으며, 1차 평가 지표인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27%로 확인된 바 있다. 바이오젠 측이 레켐비의 시장 확대를 자신하는 이유다.다만 EMA 측은 레켐비에 대해 우선심사 또는 희귀지정 등 특수 조건을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MA의 표준(일반) 심사에는 통계적으로 약 270일(9개월)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레켐비의 허가 결론이 나올 시점은 이르면 오는 10~11월경으로 예측되고 있다. 치매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EU에 이어 중국이나 일본, 캐나다 등에서 우선심사 대상에 오른 레켐비의 허가 심사 결론들도 올 하반기에 줄줄이 나올 전망이다”며 “사실상 주요시장에서 개발사 등의 예측대로 레켐비의 시장성이 확대돼 매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연내 결판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지난 17일(현지시간)미국 제약전문지 엔드포인트는 2030년까지 레카네맙의 누적 매출이 약 102억 달러 (한화 약 13조6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바이오젠이 예측한 레카네맙 매출 전망치인 70억 달러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큰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레켐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이런 레켐비의 경쟁 약물로 떠오르는 치매 신약 후보물질은 ‘도나네맙’이다. 정맥주사제인 도나네맙은 같은 종류의 레카네맙 대비 투여 간격을 2배로 늘려 4주에 1번씩만 투약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3일(현지시간) 릴리는 도나네맙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최대 35%라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해당 임상에서 ‘뇌가 부어오르는 현상’(24%)과 ‘뇌출혈’(31%) 등 부작용으로 3명의 환자가 사망했으며, 심각한 뇌부종(1.6%)도 소수의 참가자에서 확인됐다.릴리 측은 오는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도나네맙의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FDA 측도 도나네맙의 부작용 이슈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요구하며 우선 심사대상에선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 SVB 증권은 이런 도나네맙의 미국 내 시판 허가 성공 가능성을 100%로 전망했으며, 이 약물이 2024년 4억6500만 달러에서 2030년경 3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도나네맙이 승인돼 아두헬름의 전철을 밟을지, 아예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들도 나온다”며 “각국 전문가들사이에서 치매 신약에 관대하다는 쓴소리가 FDA에 쏟아지면서, 최근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도나네맙의 레켐비의 뒤를 이를 유력 후발주자가 될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미다.한편 치매신약 개발업계에 따르면 도나네맙을 포함해 약 30 여종의 치매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3상 이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기에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개시한 아리바이오의 AR1001도 포함된다. AR1001은 PD5와 글쿠코코이드 등 뇌 속 치매 발생과 관계된 두 가지 기전에 동시에 작용하며, 최초의 경구용 치매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아리바이오 측은 지난 23일 유럽과 한국에서 AR1001의 임상 3상을 추가로 진행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주최하는 등 개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인 제임스 그릴리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항체 기반 정맥주사제의 부작용 및 효능 한계를 극복할 다중기전 약물 ‘AR1001’의 데한 기대가 크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과 한국에서도 임상도 본격화되도록 만들겠다”고 전했다.
- 레카네맙 뛰어넘자 빅파마 입질...정재준 “임상3상,기술수출 확신”
-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사진=아리바이오)[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 치매치료제(AR1001)가 임상 2상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 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 대비 뛰어난 효능을 입증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AR1001은 레카네맙과 아두카누맙 대비 뇌세포 손상에 영향을 주는 바이오마커 감소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FDA 허가받은 치매치료제를 보유한 빅파마가 직접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결과로 현재까지 진행 중인 기술수출 협의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지난 28일부터 1일까지 스웨덴 구텐버그에서 열린 뇌신경 국제학술회의 ‘2023 AD&PD’에서 아리바이오는 개발 중인 AR1001 미국 임상 2상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데이빗 그릴리 워싱턴주립대 신경과 교수이자 아리바이오 CMO는 “미국 임상 2상 참여 환자의 혈액 내 주요 바이오마커 ‘pTau181’, ‘GFAP’ 분석에서 확연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pTau181과 GFAP는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진행을 추적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떠올랐다. pTau181은 인산화된 타우단백질로, 뇌척수액 또는 혈액에서 측정된다. 뇌세포 손상을 가속화 하는 역할을 하고, 혈액 내 pTau181 농도는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평가받는다. GFAP는 혈중 글리아 섬유아세포 세포질성 효소 단백질이다. 뇌 병리학적 변화와 관련된 지질 단백질의 생물학적 활동을 나타내는 생체 표지자다.이들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 AR1001 투약 26주에 30mg 투약군에서 pTau181과 GFAP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pTau181은 52주에서 10mg과 30mg 투약군에서 각각 1.214 pg/mL, 1.355 pg/mL 감소해 두 투여군 모두 시작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p<0.005). GFAP 역시 10mg 투약군에서도 시작점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pTau181은 투약 52주 후에 시작점 대비 25% 이상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최근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은 바이오젠-에자이의 아두카누맙, 레카네맙 대비 두 배 이상의 높은 개선율이다.AR1001 투약에 따른 pTau181 바이오마커 변화.(자료=아리바이오)◇레카네맙 앞선 pTau181 개선율, 무르익는 임상 3상 성공AR1001 바이오마커 주요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AR1001 30㎎을 52주 동안 복용한 투여군은 혈액 내 pTau181 농도가 4.65에서 -1.36으로 29.25% 감소했다. 반면 레카네맙 10㎎을 52주 동안 투여받은 투약군은 pTau181 농도가 3.7에서 -0.45로 12.16% 감소했다. 아두카누맙도 레카네맙과 같은 방식으로 투여받은 군의 pTau181 농도가 3.21에서 -0.40으로 12.5% 감소했다.업계 및 전문가들은 최근 pTau181 같은 바이오마커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끼치고,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적극 활용되는 만큼 이번 결과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치료제 개발 기업의 한 전문가는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 및 뇌세포의 손상 등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pTau-181의 검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평가하는데 더 적합하다. 이는 학계에서도 모두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실제 지난달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신경학과 연구진은 pTau181 혈중 농도를 측정, 알츠하이머 상태와 진단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는 일반인 대비 pTau181 혈중 농도가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도 pTau181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현재까지 FDA가 인정하는 알츠하이머 진단은 인지기능 저하 등 임상적인 의사 판단, 명확한 알츠하이머 관련 바이오마커 검출이다. 또 FDA가 인정하는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는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라며 “진단은 뇌 PET 영상기법과 뇌척수액을 통한 아밀로이드 농도 검사가 있다. 하지만 손쉬운 접근이 어렵고, 비용적인 부담이 있어 새로운 바이오마커 진단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망한 바이오마커가 pTau181이다”라고 설명했다.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주목받는 바이오마커 pTau181에 대한 성과는 현재 진행 중인 AR1001 임상 3상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바이오젠도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AR1001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빅파마 직접 연락...기술수출 가속화 확신아리바이오는 AR1001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를 발표한 국제학회 현장에서 여러 건의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번 결과 발표로 여러 빅파마에서 큰 관심을 보였고, 학회에서도 바로 여러 건의 미팅이 진행됐다”며 “이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해 FDA 허가를 받은 기업에서도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레카네맙과 아두카누맙으로, 개발사는 바이오젠과 에자이다.특히 정 대표는 치매치료제에 대한 FDA 허가 기조 등을 언급하면서 AR1001 기술수출과 임상 3상에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FDA는 일부 집단의 인지기능 개선보다는 확실한 아밀로이드 감소를 바탕으로 레카네맙 등을 허가했다. 이는 FDA가 임상적인 판단의 인지기능 개선이 아닌 바이오마커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AR1001이 허가 약물들 대비 2배 이상의 바이오마커 개선을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고, 그만큼 임상 3상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진행 중인 기술수출 협상도 이번 결과 발표로 인해 가속화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 아리바이오, “AR1001 개선율 레카네맙 대비 2배 높아”
- 데이빗 그릴리 워싱턴주립대 신경과 교수 겸 아리바이오 CMO가 AD&PD 2023에서 아리바이오 AR1001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아리바이오)[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주사제에 비해 최대 두배 이상 개선율을 보인다는 바이오 마커 분석 결과를 국제학회에서 발표했다.워싱턴주립대 신경과 데이빗 그릴리 교수 (아리바이오 CMO)는 AR1001 미국 임상 2상 참여 환자의 혈액 내 주요 바이오 마커 (pTau181, GFAP) 분석에서 확연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2023 AD&PD (Alzheimer’s & Parkinson’s Diseases Conference)에서 직접 발표했다. AD&PD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비롯한 뇌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자리에서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결과와 치료법 개발을 논의한다.AR1001은 신경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CREB) 활성화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 억제 및 생성 촉진, 윈트 (Wnt)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의한 시냅스 가소성 증진, 자가 포식 (Autophagy)의 활성화에 의한 독성 단백질의 제거 및 축적 억제, 우수한 뇌 장벽 투과성과 뇌 혈류 증가 등 다중기전·다중효과가 있다. 현재 미국 FDA 임상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최초의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질병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진행을 추적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는 인산화 된 타우단백질 (pTau181)과 혈중 글리아 섬유아세포 세포질성 효소 단백질 (GFAP)이다. 타우단백질은 뇌척수액 또는 혈액에서 측정되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학적 질환의 진단을 돕는데 사용된다. 특히 최신 연구들은 타우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로서 뇌척수액과 비교하여 혈액 검체에서도 정확성이 높게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GFAP은 뇌의 병리학적 변화와 관련된 지질 단백질의 생물학적 활동을 나타내는 생체 표지자다. 알츠하이머병을 비롯 뇌 손상, 염증, 미세조절장애 및 노화와 같은 뇌 질환에서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데이빗 그릴리 아리바이오 CMO는 AR1001의 알츠하이머병 임상2상에서 이들 두 바이오마커를 분석한 결과 투약 26주에 30 mg 투약군에서 pTau181과 GFAP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pTau181은 52주에서 10 mg 과 30 mg 투약군 각각 1.214 pg/mL 그리고 1.355 pg/mL 감소해 두 투여군 모두 시작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고(p<0.005), GFAP 역시 10 mg 투약군에서도 시작점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pTau181은 투약 52주 후에 시작점 대비 25% 이상 감소율을 보여 최근 가속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 (aducanumab), 레카네맙 (lecanemab)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의 높은 개선율을 보인다고 그릴리 교수는 설명했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는 ”이번 바이오마커 결과는 AR1001이 질병 치료제로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조건부 허가를 받고 개발 중인 단일 항체 약물들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임상 3상이 완료되면 안전하고 편리한 경구용 치료제로서 글로벌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전문가도 당황한 아리바이오 기평 탈락...9월 재도전 전망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가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또다시 탈락했다. 이 회사의 기술성 평가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통과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상장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두 번째 기술성 평가에서 지적됐던 임상 단계 진전과 기술수출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탈락한 것에 대해 회사는 물론 전문가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회사 측은 이의제기와 함께 9월 기술성평가 재도전을 선언한 상황이다.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전날 두 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BBB, BBB 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 제도에서는 거래소가 지정한 외부의 전문 검증기관 두 곳의 심사와 평가를 통해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당초 아리바이오 측은 물론 업계도 기평 통과를 유력하게 내다봤다. 치매치료제 ‘AR1001’이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데다, 최근 삼진제약과 총 1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해 기술력과 시장성, 성장성 측면에서 입증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아리바이오는 2018년 8월과 2022년 3월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한 바 있다. 2018년 당시에는 AR1001 임상 2상 진입 전이었고, 2022년에는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였다.지난해 초 두 번째 기평 탈락은 AR1001 임상이 3상에 진입하지 못한 것과 기술이전에 대한 진척 상황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따라서 올해는 임상 3상에 진입해 첫 환자 투약까지 이뤄진 상태고, 국내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되면서 회사 측은 기평 통과를 자신했다. 하지만 세 번째 기평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게 됐고, 회사 측은 탈락 이유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기관투자자가 본 탈락 이유는아리바이오 측이 억울해하는 이유는 탈락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과 함께 두 개 기관이 발행한 기술성 평가서는 호평 일색이라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 평가기관은 아리바이오 기술성과 시장성, 성장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다. 특별히 문제 삼는 내용도 없었다. 다만 △타 기업의 치매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대체 기술 출현 가능성 △임상 2상 당시 위약군 누락된 점과 기존 허가약물과의 비교 등 기술적 보완 △시장진입 전략 가시화 앞당기는 노력 등에 대한 지적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과거부터 지적된 내용이며, 이번 평가의 당락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게 업계와 회사 측 주장이다.실제로 아리바이오 기평 탈락 사태를 본 제약바이오 업계와 투자업계에서도 당황스러운 결과라는 반응이다.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술 척도가 되는 임상 단계나 기술수출이 의미있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 기관 모두 BBB가 나온 건 좀 당황스럽다”며 “항목별 평가표에서 어느 항목에 문제가 있는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도 답답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업계는 아리바이오는 BBB 등급 이유를 점치긴 어렵다면서도 BBB 등급을 받은 경우 몇가지 항목에서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기술성평가에서 BBB 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 △기술 차별성 △부가가치 창출 능력 △경쟁제품과의 비교 우위성 항목에서 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업계 일각에서는 평가기관이 치매치료제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바이오 기업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은 치매치료제는 바이오젠이 개발한 치료제 한 개로, 그것도 완전한 FDA 승인이 아니라, 조건부 승인이었다. 여기에 아밀로이드 베타 영향 관련 기초 및 원인론에 대한 논문 조작 의혹이 제기된 부분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시장에서는 치매치료제에 대한 기술성을 완전히 인정받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업계 내부에서는 기평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기평은 객관성과 신뢰성 부분에서 여러차례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며 “아리바이오의 경우에도 BBB 등급을 준 이유와 탈락 원인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초부터 기술성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줄 표준기술평가모델 개발, 올해 초 완료하고 2월 1일부터 적용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지난해 기평을 신청한만큼 기존 기준을 적용받았다.◇이의신청-9월 기평 재도전 전망은아리바이오는 현재 이번 기평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했고, 수긍할 수 없는 결과를 받은 이유에 대해 평가기관 및 한국거래소에 명확한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기평 탈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의신청 절차를 진행하면서 탈락 사유가 확인된다면 보완할 예정이고, 9월 기평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의신청의 경우 큰 기대를 하기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의신청 자체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기평 결과가 거래소로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이의제기가 가능하다고 한들 거래소 쪽에서는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이의신청으로 기술성평과 결과가 바뀐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평 재도전에 대해서는 변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이벤트가 없더라도 기술성 평가를 하는 기관마다 보유하고 있는 평가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아리바이오 측은 기평 재도전을 위해 남은 6개월 동안 글로벌 기술수출 등의 시기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자금조달은 어느 정도 완료된 상황이다”며 “환자모집 등 임상 3상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현재 글로벌 빅파마와 협상중인 기술수출 구체화, 중국 및 아시아권 기업들과의 추가 펀딩을 골자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6개월 동안 현재 진행중인 기술이전 협상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톱5와 기술이전 협상 중"...아리바이오 AR1001, 4조 평가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가 최근 삼진제약과 총 1000억원 규모 치매치료제 ‘AR1001’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수익화 물꼬를 텄다. 이번 기술이전 규모는 AR1001의 높은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아리바이오는 글로벌 톱5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논의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치매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이 밑바탕이 된 결과라는 분석이다.지난 6일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국내 제조판매권에 대해 삼진제약(005500)과 1000억원 규모 본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와 국내 임상 3상을 공동 진행하게 되고,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아리바이오는 계약금 100억원을 수취하게 되고, 이후 양사가 합의한 절차와 일정에 따라 기술 이전료 등을 받게 된다. 아리바이오 측은 “이번 계약으로 AR1001 국내 임상 진행은 물론 국내 제조 및 판매에 대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로는 최초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리바이오는 국내 기술수출에 성공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수출 협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아리바이오는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약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과 AR1001 기술수출 협상을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아리바이오는 AR1001 임상 3상 진행과 동시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AR1001의 차별화된 효능과 시장성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 이미 여러 기업과 기술이전을 위한 비밀 유지계약(CDA)을 체결했다. 현재 글로벌 톱10 제약사 5개사와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지난 2월 최용주 삼진제약 대표이사(왼쪽)와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가 AR1001 관련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아리바이오)◇국내 1000억 가치, 글로벌 톱5 도 주목...그 이유는 ‘차별화된 기전’아리바이오 AR1001이 국내에서만 1000억원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기존 치매치료제 대비 혁신적인 기전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이고, 주사제 형태가 아닌 경구용이라는 점에서 편의성도 우수하다.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치매치료제가 하나의 기전을 가지고 있는 반면 AR1001은 다양한 기전으로 치매를 공략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해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는 알츠하이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하고 있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환자들은 2주마다 한번씩 투약받아야 한다.정 대표는 “AR1001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억제 작용으로 신경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CREB) 활성화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 억제 및 생성을 촉진한다. 또한 윈트(Wnt)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의한 시냅스 가소성 증진, 자가포식 활성화에 의한 독성 단백질 제거 및 축적 억제, 우수한 뇌 장벽 투과성과 뇌혈류 증가 등 다중기전으로 다중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의 신약과 기존 치료제는 증상개선제라는 한계, 뇌부종 등 부작용 우려와 약효가 제한적이다. 정맥주사 형태로 투약 비용도 비싸고 불편하다”며 “AR1001은 증상완화제가 아닌 근본적인 치매치료제로서 환자가 하루 한알 복용해 편의성이 좋고, 최근 허가받은 주사제와는 달리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2상서 인지기능 향상 입증...글로벌 가치 약 4조원아리바이오의 AR1001에 대한 자신감은 임상 2상 결과에 근거한다. 미국 내 21개 임상센터에서 초기-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AR1001 10mg, 30mg 투여)에서 장기 안전성과 인지기능 평가지표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을 입증했다. 특히 AR1001의 특징인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기능 유지 또는 향상, 치매에 의한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다중기전 효과도 확인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2상에 참여해 효과를 본 환자와 가족들이 6개월 임상 후 약 80% 이상이 추가 임상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AR1001은 임상 2상을 통해 △다중기전 및 다중효과 △치매치료제 최초 경구용 치료제 △장기 복용 안전성과 우수한 내약성 △질병 속도 지연, 인지기능 유지 및 향상 등 네 가지 장점을 명확히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해당 임상 결과는 2021년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의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알츠하이머 및 뇌질환 연구자 중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제프리 커밍스 네바다 주립대학 신경과 교수는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타깃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다른 기전들도 중요하며, 특히 AR1001과 같이 다중 작용 기전을 가진 약물의 출현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임상 2상에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임상 3상에 올라선 만큼 AR1001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기술평가 기관인 스위스 아반스(AVANCE)는 제품의 가치, 시장성, 성장성 등 글로벌 가치평가를 기준으로 AR1001 기술가치를 약 4조원으로 평가했다. 정 대표는 “AR1001은 세계 최초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치료제로서 알츠하이며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리바이오,AR1001 치매 美3상...‘레켐비’ 1차 지표 적용 배경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두 번째 치매 신약 ‘레켐비’를 승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개발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관련 후보물질 ‘AR1001’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리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AR1001의 임상 2상에서 30여 년 전에 개발된 1차 평가 지표들을 사용했지만, 임상 3상은 레켐비와 같은 지표로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간략한 평가 지표를 적용한 2상에서도 AR1001의 효능 논란이 일었던 만큼, 더 입체적으로 평가되는 레켐비의 1차 지표로 약물이 평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아리바이오는 “두 가지 지표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발표도 있다. FDA가 선호하는 1차 지표를 택한 것일 뿐이다”고 효능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제공=아리바이오)9일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학술지 논문 등에 언급된 최신 치매 임상 평가 지침을 종합하면, 신경인지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강하게 권고되는 평가 지표는 ‘치매임상 평가척도 박스총합’(CDR-SB)이다.CDR-SB는 ‘기억력’부터 ‘지남력’(과거 및 현재를 인식하는 능력), ‘판단력과 문제해결력’, ‘사회활동’, ‘집안 생활과 취미’, ‘위생 및 몸치장’까지 총 여섯 가지 영역의 기능을 평가한 다음, 이를 합산해 수치화한 것이다. 각종 연구에서 CDR-SB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구별하는 민감도는 71~96.4%, 특이도는 81~100%로 각각 분석됐다.특히 주요국 중 유일하게 치매 신약 2종을 승인한 FDA 측은 ‘2013 산업계를 위한 조기 치매 신약 가이드라인 초안’을 통해 “CDR-SB는 인지 기능과 관련된 초기 치매환자의 임상에서 1차 유효성 결과를 특정하는 단일 지표로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합작해 미국에서 승인받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레켐비(레카네맙)△지난해 11월 임상개발이 중단된 스위스 로슈의 ‘간테네루맙’ △미국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등 주요 치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3상 단계에서 CDR-SB가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1차 지표로 활용했다. 레켐비의 경우 CDR-SB에 기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약 27%로 확인된 바 있다.반면 아리바이오는 과거 미국 내 AR1001의 임상 2상에서 시작점 대비 26주 후 ‘치매평가척도-인지하위척도(ADAS-Cog)13’과 ‘치매협력연구(ADCS)-CGIC’ 등을 1차 지표로 사용했다. AR1001은 PD5와 클루코코이드 등 두 가지 뇌 속 물질을 타깃하는 다중 기전 물질로 알려졌으며, 경구용 약물로 개발되는 중이다.먼저 1980년대 개발된 ADAS-Cog는 단어 기억 과제, 건설 실습, 단어 찾기 어려움 등 치매 환자의 기분 및 행동 변화를 보기 위해 설정한 10개의 작업에 기반해 평가를 내리는 지표로 현재까지 30여종 이상의 버전이 개발됐다. 1990년 초에 나온 ADCS는 환자의 행동을 일부러 방해하거나 동조하면서 환자의 반응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인지적, 적대적, 사회적 측면 등을 평가하게 된다.국내 치매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ADAS나 ADCS는 CDR-SB 보다 훨씬 간략한 인지 기능 검사법으로 평가된다”며 “CDR-SB나 ‘전반적퇴화척도’(GDR) 등이 보다 입체적으로 환자의 인지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권고되는 지표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미국 임상전문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아리바이오 역시 지난달 첫 환자에게 투약을 개시한 임상 3상의 1차 지표는 CDR-SB로 변경해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AR1001의 임상 3상은 총 8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플라시보군(대조군)과 약물투여군으로 나눠 52주간 진행된다. 이번 임상의 1차 지표는 앞서 언급한 CDR-SB이며, 2차 지표로 ADAS-Cog13와 ‘우울증상척도’(GDS), ‘간이정신상태검사’(MMSE-2) 등이 포함됐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FDA가 선호하는 CDR-SB를 1차 지표로 했다. 우리가 기존에 쓴 ADCS-CGIC는 평가 영역이 CDR-SB에 완전히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돼 배제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ADAS-Cog13는 2차 지표로 남겼다. 해당 지표가 CDR-SB보다 간략하게 평가하는 것은 맞다”며 “그럼에도 임상 2상에서 비록 일부 기간 위약군은 없었지만 총 52주 복용환자에서 점수가 개선됐던 점, 여러 연구에서 ADAS-Cog13과 CDR-SB의 상관관계가 나온 점 등을 비춰 함께 보기로 했다. 임상 3상에서도 기대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1월 발표된 AR1001의 임상 2상 결과를 보면 당시 ADAS-Cog13과 ADCS-CGIC 등은 26주차에서 위약군 대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못했었다. 다만 위약군이 없는 추가 26주 연장연구에서는 일부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정 대표는 “최근 차기 치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는 ‘도나네맙’ 등은 임상 1상에서 긴시간 안전성을 확인했었고, 이후 임상에서도 위약군을 계속 포함시켯다”며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만큼의 장기 안전성이 당시 확인되지 않는 등 위약군을 길게 가져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논란은 됐지만, 위약군 없는 기간까지 총 52주간 약물의 안전성을 확실하게 확보했고, 인지기능개선과 관련해 FDA가 중요하게 여기는 치매 관련 바이오마커 ‘pTAU’를 크게 낮췄다. 이런 점이 임상 3상 진행에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pTAU는 과인산화된 타우를 의미하며, 신경세포 내 타우단백질이 인산화되면 서로 뭉쳐, 치매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 대표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내주까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기평)를 위한 서류작업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지난 2018년과 2022년 2차례나 기평에서 탈락한 바 있다. 아리바이오는 3번째 기평를 통해 연내 기업공개(IPO)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독자 상업화 가능 아리바이오, 기술이전에 올인하는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가 국내 기업 최초로 치매치료제 미국 임상 3상에 나서면서 국산 치매치료제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투자 유치로 글로벌 3상 비용도 마련된 만큼 독자 상업화가 더욱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기술수출에 대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배경 관심이 쏠리고 있다.7일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매치료제 ‘AR1001’ 미국 임상 3상을 개시함과 동시에 기술수출도 본격 추진 중이다. AR1001이 미국 임상 2상에서 현재까지 개발된 치매 신약 및 약물 중 가장 높은 인지능력 개선과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회사 측은 기술수출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 6개월 동안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에서 AR1001 투여 환자군은 알츠하이머 진행 측정 13가지 항목에서 개선 수치가 4.5 정도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함을 입증했다.임상 3상 단계인 AR1001 가치도 약 1년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CRO는 올해 초 AR1001 가치를 1조5000억원 정도로 책정했지만, 유럽 기술평가 전문기업 아반스(스위스)는 지난달 AR1001 가치를 최대 5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아리바이오 측은 가치가 높아진 만큼 3상만 잘 진행하면 기술수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독자 상업화는 ‘꿈’, 현실은 ‘기술이전’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개발과 독자 상업화를 통한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아리바이오도 마찬가지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리바이오가 임상 자금을 확보해 미국 3상에 나서는 만큼 기술이전이 아닌 독자 상업화에 나서는 것이 더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해 11월 AR1001 미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2월 국내 기관들을 대상으로 미 임상 3상을 위한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해당 투자에는 메리츠증권, 마일스톤 자산운용, 람다 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아리바이오 측도 기 투자유치로 미 임상 3상 개발이 가능하고 추가 투자 유치 및 코스닥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AR1001의 독자 상업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독자 상업화보다 기술수출을 선택하는 것이 회사에 좀 더 이익이 있다는 설명이다. 송혁 아리바이오 전무는 “아리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향후 마련된 자금으로 AR1001의 독자적인 상업화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추후 상업화 후 가장 중요한 부분이 판매, 조직관리 및 마케팅인데, 국내 중소 바이오 벤처가 감당하기엔 힘이 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각기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정책과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판매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판매, 관리조직 및 마케팅 파워를 구축하고 있는 기술이전 또는 판권 계약 파트너를 통해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신약 독자 상업화, 성공 가능성 작아”전문가들도 독자 상업화를 위해서는 유통·판매 조직 구축, 섬세한 마케팅 전략 등이 꼭 필요한데, 대규모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바이오 벤처로서는 쉽지 않고 임상 3상 단계에서라도 기술수출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실적이고, 현명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서동철 전 중앙대 약대교수(現 재단법인 의약품정책연구소장)는 “임상은 효과가 좋게 나오면 성공이다. 하지만 약은 효과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업화의 핵심은 마케팅이다. 어떤 유통·판매 조직을 갖추고, 어떻게 마케팅을 잘하느냐가 관건이다. 유통·판매 및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은 임상 개발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든다. 현재 국내 바이오 벤처가 임상 3상을 성공시켜도 유통·판매와 마케팅에서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이 같은 문제는 비단 바이오 벤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빅파마들도 해외 현지 유통·판매와 마케팅을 대부분 글로벌 기업에게 맡기고 있을 정도다. 서 전 교수는 “미국에서 신약을 자체적으로 유통·판매하고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바이오벤처는 물론 대기업들도 쉽지 않다”며 “일단 경험이 부족하고, 미국은 주마다 규정과 가이드라인 등이 다르다. 또한 의료기관과 의료진, 보험사 등 유통채널도 엄청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FDA 허가를 받은 신약을 2020년 미국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판매에 나섰던 A사는 연 매출 1조원을 자신했지만, 현재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시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국 유통판매, 마케팅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얘기다. 자금이 없고 준비가 안 된 독자 상업화는 성공할 수 없다. 다만 대규모 마케팅 비용과 경험을 쌓는다면 바이오 벤처들도 미국에서 독자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아리바이오는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유통 판매 조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리바이오는 향후 중장기 전략으로 미국, 유럽 지사를 통해 마케팅 및 판매조직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치매치료제 전문 제약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