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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3.0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던 한은은 8월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통해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점진적 인상(0.25%포인트)의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10월 빅스텝을 열어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했다. 당시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로 기준금리가 4%대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한 달새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며 ”다음 금통위에서 전제 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 성장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11명중 8명은 빅스텝 결정에 대해 ‘만장일치’를 점쳤고, 나머지 3명만이 ‘0.25%포인트 인상의 소수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최근 포워드 가이던스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한 발언이 결정적 힌트”라면서 “10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빅스텝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하며 올해 여름 정점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 압박, 한미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경계감 등도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는 근거다. 미 연준이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연 3.00~3.25%로 치솟아 우리나라(연 2.5%)보다 0.75%포인트나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미 연준의 점도표상 금리 상단이 내년초 4.5%~4.75%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미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10월에 이어 11월까지 0.50%포인트 올리는 ‘더블 빅스텝’ 가능성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1월 0.75%포인트 인상을 이어갈 경우 한은도 ‘더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내년 4.0%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와 원화 약세 대응해 10월 0.50%포인트를 올린 뒤 올 11월과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금리 수준은 올 연말 3.5%, 내년 3.75%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4.0%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도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혀, 고물가 종료 시점이 당초 예상(내년 초)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전세계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는 점에 주목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 연말까지 3.25%까지만 인상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내년으로 갈수록 그 영향이 커질 것”이라면서 “내년 연말께 미국 소비자물가는 1.5%(월 기준) 수준으로 낮아지고, 경기는 더욱 침체돼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