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의 '징크스'..民이 하면 되고, 官이 하면 안 되고

롯데월드타워·현대GBC 대기업 사업 광속 행보
서울라이트타워·인천타워 지자체 사업 지지부진
수조원 투자해도 경제성 없어..지자체 부담 어려워
  • 등록 2015-02-11 오전 8:24:22

    수정 2015-02-11 오전 9:05:5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민(民)이 하면 잘되고, 관(官)이 하면 안되고.’

롯데월드타워 조감도
국내에서도 지상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건물 건립 주체에 따라 사업 추진 성과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민간이 하면 되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이 하면 잘 안되는 것이다.

현재 서울·수도권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립이 추진 중인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은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서울라이트타워·현대차그룹 사옥·인천타워 등 4곳이다. 이 중 기업이 주도하는 곳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삼성동 현대차 사옥이고, 나머지 두 곳은 서울시(서울라이트타워)와 인천시(인천타워)가 추진하고 있다.

555m 123층 규모로 건립될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현재 95층까지 지어진 상태로, 내년 중 완공을 목표로 차근차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을 주고 사들인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 571m 115층 규모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짓는 등 한전부지에 대한 개발 구상과 사전협상 계획서를 최근 서울시에 제출했다. 현대차 측은 내년에 착공해 2020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반면 지자체 등이 추진하는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서울라이트타워 사업은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640m 133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프로젝트로, 2004년 첫 용지 공급 공고가 났으나 아직까지 마땅한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얼마 전 중국의 뤼디그룹과 투자의향서를 맺었으나 이후 가시적인 사업 진행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타워 건립사업도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시가 송도에 151층짜리 건물을 짓기로 했으나 시의 재정난 때문에 한발짝도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민과 관의 초고층 빌딩 사업에 명암이 갈리는 이유는 초고층 빌딩 사업의 경제성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은 건설비용 자체도 천문학적이고 유지하는 것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령, 50층짜리 빌딩 2개 짓는 것보다 100층짜리 1개를 짓는 비용이 1.5~1.7배 정도 더 들어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전부지 계획 모형도
이런 점 때문에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에 총 3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했고, 현대차그룹은 사옥 건립 사업비를 5조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 역시 각각 3조7000억원과 3조원의 사업비를 예상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기업의 경우 수익성 외에 기업의 위상 정립 및 오너 일가의 숙원사업 등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맞지 않더라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지자체는 이런 부담을 지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는 “초고층 빌딩은 적게는 60년, 길게는 100년을 내다보고 경제성을 따져봐야 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며 “투자자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사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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