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산에서도 그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산 초입에는 각종 식물들이 새순을 내놓고 있는데, 그 중 칡 순(筍)이 가장 빠르게 자라나고 있다.
칡은 효능이 많은 식물이다. 뿌리인 갈근(葛根)은 예전부터 칡차, 칡전, 칡콩나물국, 칡국수, 칡솥밥으로 이용됐다. 향기로운 칡꽃은 갈화(葛花)라는 약재로 사용된다. 칡의 줄기 껍질은 엮어서 칡베옷(葛布衣)으로 입었다.
한의학에서는 술독을 땀과 소변으로 빼내는데, 칡뿌리는 땀과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해서 술독을 풀어준다. 그래서 숙취 해소에 칡차를 마시는 것이다. 칡뿐 아니라 콩과에 속하는 덩굴 식물들인 콩·팥·녹두 등은 모두 숙취 해소에 좋다. 술독에 유명한 처방인 '동의보감'의 신선불취단(神仙不醉丹)에서는 칡꽃이 중요한 성분이다. 칡뿌리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혈압이 조금 높은 사람, 덩치가 제법 있는 사람에게 알맞다. 위가 차가워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여름철에 땀이 많은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감기에도 쓴다. 대표적인 것이 갈근탕이다. 목이 뻣뻣하고 등허리가 당기며 오슬오슬 추운 감기, 땀이 나지 않고 바람 맞기도 싫은 감기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