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험산업②]보험산업에 밀려오는 역마진 공포

국채금리 1%P 더 떨어지면 내년부터 손실
"전사적인 관리·대체 투자처 발굴 필요"
"탄력적인 감독정책 뒷받침돼야"
  • 등록 2013-04-22 오전 6:01:00

    수정 2013-04-22 오전 8:44:29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영원한 대책반장으로 불리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말 한 세미나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국내 보험산업을 빗댄 말이다. 국내외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공포가 보험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올 한해 보험산업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낮은 6.5%에 그칠 것이라는 씁쓸한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2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고채의 금리가 현재 수준인 2% 후반대를 유지한다면 저금리가 보험사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1%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생명보험사는 내년부터, 손해보험사는 2015년부터 이차 역마진이 확대돼 당기순손실을 내는 보험사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보험사는 사실상 이미 역마진이 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생보사의 일반 계정 보험료 적립금 282조원의 적립이자는 16조원이었는 데 반해 투자수익은 14조9000억원에 그쳤다. 1조 1000억원이 넘는 역마진이 난 셈이다. 생보사들은 역마진을 자본계정의 투자 수익과 보험영업이익 등으로 메워왔지만, 경기 둔화로 영업과 투자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더 내려가면 투자수익과 보험영업이익을 통해 메우는 것도 한계에 달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과거에 판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생보사들은 2000년대 초반 최고 12%의 금리를 내걸고 보험상품을 판매했다. 삼성과 한화·교보생명 등 ‘생보 빅3’가 최고 12%를 넘는 고금리 계약을 보유한 규모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손보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역마진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주며 위험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들이 전사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과 더불어 금리 연동형 상품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판매 채널을 효율화해 사업비를 줄이고 자산운용에서 국고채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 대체 투자처로는 사회간접자본(SOC)과 해외 부동산,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사업투자, 사모펀드 등이 꼽혔다.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유배당 보험상품의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유배당 상품은 무배당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지만, 초기에 금리를 낮게 측정해 이후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을 돌려주기 때문에 역마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소비자로서도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령층에게 필요한 생활지원과 건강서비스를 마련해 종합적인 장수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감독 측면에서 보험사들의 수익성을 고려한 탄력적인 정책 운용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산업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 관련기사 ◀
☞ [기획①]"보험산업, 사회안전망 역할 강화해야"
☞ [기획②]보험산업에 밀려오는 역마진 공포
☞ [기획③]초고령화, 보험산업에 위기? 기회?
☞ [기획④]만연한 보험사고..국민 의식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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