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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을 끝낼 합의 가능성을 높일 것인지, 반대로 협상 결렬 및 이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인지 가늠할 수 있어서다.
특히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 차관급 회의에서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이전 등 핵심 현안과 관련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만큼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90일 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첫 회의는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다만 차관급 회의여서 한계가 있었다. 무역 불균형 문제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가장 중요한 지식재산권 및 강제 기술이전, 환율 등의 문제와 관련해선 평행선을 그렸다.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회의 이후 중국은 2024년까지 1조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등 대미 무역흑자를 제로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미국 측에 제안했다. 중국은 또 미국산 밀과 대두(콩) 수입 재개와 더불어 수입 규모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는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마감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가 무역전쟁 영향을 받은 만큼, 미국의 협상력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회의론도 적지 않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대두나 액화천연가스 물량을 다루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협상 타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중국)은 세계 첨단 산업들을 지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수도 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가 맞물려 있다. 캐나다 외교부는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의 신변 인도 요청 마감 시한이 협상 개시일인 30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25일 이탈리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방 국가들의 화웨이 배척은 “불공정하고 부도덕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양측이 어디까지 양보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대폭 확대된다. 휴전 기간이 끝나는 3월 1일까지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게 돼서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알든 선임 연구원은 AFP통신에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과연 미국이 우려하는 구조개혁과 관련, 논의할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