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도 능력" 이대 농단, 오늘 상고심 선고…최순실 첫 대법 판결

'국정농단'처럼 딸 위해 위세 과시하며 학사농단
1·2심 "'빽도 실력' 의구심 생기게 해"…징역 3년
최경희·남궁곤·김경숙 등 보직교수도 1·2심 실형
  • 등록 2018-05-15 오전 5:00:00

    수정 2018-05-15 오전 10:30:01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2)씨와 이화여대 일부 보직 교수들이 결탁해 행한 이화여대 학사농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15일 나온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씨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10분 이대 학사농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 등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내린다. 최씨와 함께 최씨 딸 정유라(22)씨의 부정입학과 학사특혜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희(56) 전 이대 총장, 남궁곤(57) 전 입학처장 등도 함께 판결을 받게 된다.

최씨는 정씨의 이대 입학과 학사 관리를 위해 이대 보직교수들과 결탁해 부정입학을 하고 입학 후에는 학사 특혜를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를 위한 학사 농단에는 당시 총장이던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 김경숙(63)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이 이대 교수 다수가 관여돼 이들도 함께 기소됐다.

앞서 1·2심은 “‘빽도 능력’이라는 냉소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우리 사회에 생기게 했다”며 관련자들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징역 3년, 최 전 총장 징역 2년, 남궁 전 처장 징역 1년6월, 김 전 학장 징역 2년 등을 선고받았다. 1심이 정씨의 공모를 인정한 것과 달리 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총장 등 보직교수들, 적극 동조…해임 등 중징계 받아

최씨는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로서 박근혜정부에서 비선실세로서 국정에 관여한 것은 물론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국정농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혐의도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정씨의 승마훈련 지원 자금을 받은 것이다.

이대 학사농단의 시작은 최씨가 이대의 2015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을 앞두고 자신이 천거했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통해 김 전 학장에게 ‘딸(정씨)이 이대에 합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하며 시작됐다.

김 전 학장을 통해 ‘정윤회의 딸 정유라가 체육특기자전형에 승마 종목으로 지원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이대 보직 교수들은 정씨를 뽑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최 전 총장은 남궁 전 처장에게 직접 정씨를 뽑으라 지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는 오늘 보고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남궁 전 처장은 이후 면접장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이 있다고 총장에게 보고했고 총장이 무조건 뽑으라고 지시했다”고 압박했다. 정씨가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을 딴 것은 원서 접수 이후였지만 정씨의 금메달은 입학 과정에서 인정됐다. 더욱이 체육특기자 종목에 승마가 포함된 것도 그해 입시가 처음이었다.

이화여대 학사농단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부정입학으로 이대 체육과학부 입학에 성공했지만 가출·임신·출산으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최씨와 갈등으로 2014년 말 집을 나갔고 2015년 초 사촌 언니인 장시호씨가 있던 제주도에 머물다 같은 해 5월 출산했다. 이후 해외에서의 승마 훈련을 바랐던 최씨 요구대로 독일로 출국했다. 이 사이 그는 2015년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았다.

최씨는 정씨의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이번엔 학사 특혜를 교수들을 통해 받기로 했다. 그는 최 전 총장과 김 전 학장에게 “유라가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문제제기 교수들, 오히려 핍박…학생들 투쟁 통해 알려져

최 전 총장 등의 지시를 받은 일부 교수들은 이후 노골적으로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줬다. 정씨는 수업에 출석하지 않으며 과제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점수를 줬다. 이 과정에서 정씨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 교수들은 오히려 최씨와 보직 교수들에게 오히려 압박을 받았다.

학사농단 사건은 이대 학생들의 투쟁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2016년 7월 최 전 총장은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래라이프대학(직장인 단과대)을 추진했고 이에 학생들이 반대 농성을 시작했다. 최 전 총장이 교내에 경찰 진입을 허용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고 이화여대는 결국 8월 초 미래라이프대학을 철회했다. 하지만 교내 경찰 진입을 허용했던 최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거세게 번졌다.

총장 사퇴 요구가 거세지던 9월 말 한 언론을 통해 정씨 특혜 의혹이 보도됐다. 학생들의 증언을 타고 정씨에 대한 학사 특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러났다. 이대 측은 특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의혹이 커지자 결국 최 전 총장은 10월 중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최 전 총장 등은 국회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부정입학과 학사농단을 부인하는 위증을 하기도 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같은 해 12월 출범 후 수사에 나서 최 전 총장 등 5명을 구속하는 등 학사농단 관련자들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이대는 지난 2월 징계위원회를 통해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 김 전 학장을 해임을 결정했다. 아울러 정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류철균·이원준·이인성 교수에게도 정직 3개월을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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