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가용 진입은 막고 보행자·대중교통은 수월하게

샌프란시스코, 마켓스트리트 2025년 전면 보행로 전환 추진
마켓스트리트, 도로서 자가용 퇴출…"교통체증·사고 개선"
LA, 브로드웨이 '차 없는 거리'로 변신 중
서울시 "보행친화 정책 세계적 추세…세종대로 명품 보행거리 만들 것"
  • 등록 2020-07-23 오전 6:30:00

    수정 2020-07-23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 일대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울역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1.5㎞ 구간을 보행길로 연결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하며 이보다 앞서 도심 승용차 통행제한에 나선 미국 주요 도시들의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월 29일 도심 심장부인 마켓스트리트에서 자가용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자가용이 퇴출당하자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Lyft), 관광객들의 렌터카도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우버와 트위터 본사가 있고 인근에는 샌프란시스코시청과 오페라극장이 위치한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차량 통행제한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자가용에 덜 의존하는 실험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갈수록 증가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나아가 골치 아픈 도심 교통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 광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숙자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 텐트를 친 모습.(사진=로이터)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상업지역인 마켓스트리트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 50만명, 출퇴근 무렵엔 시간당 650여대의 자전거 운전자까지 뒤섞이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교통체증 문제에 시달려왔다. 이에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도시교통청은 마켓스트리트를 오는 2025년까지 전면 보행길로 바꾸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마켓스트리트 3.21km 구간은 보행자·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길을 조성하고 기존 자동차 도로는 자가용, 승차 공유차량의 통행을 막아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게 했다.

차량 통행 제한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물로 자리 잡은 전차와 트롤리 버스가 막힘없이 도심을 오가는 것은 물론 자전거와 전동스쿠터 운전자들 역시 지긋지긋한 교통체증에서 벗어났다.

자가용이 사실상 독점했던 도로를 보행자와 대중교통, 자전거 운전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 바꾼 것은 마켓스트리트에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2018년 마켓스트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123건으로 대부분 승용차가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와 충돌해 발생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승차공유 차량도 교통체증과 사고 발생의 또 다른 요인으로 부상했다.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된 이유다.

로스앤젤레스(LA)시는 샌프란시스코시의 시도에서 한 발 더 나가 국가적인 문화 중심지인 브로드웨이를 ‘차 없는 거리’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호세 후이자 LA 시의원은 지난 2월 브로드웨이를 차량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발의안을 내는 등 보행 친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후의자 의원은 2008년부터 브로드웨이 1~12번가 2.2km 구간의 보도 확장과 가로환경 개선 등을 이끌어 왔으며 현재 계획의 30%를 이행한 상태다.

(사진=서울시 제공)


이밖에 뉴욕주는 지난해 10월 맨해튼 동서 지역을 잇는 14번 도로의 통행을 제한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버스와 트럭, 지역 주민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의 진입을 막았다. 그 결과 대중교통의 운행 속도가 개선되고 승객수도 늘어나는 변화가 찾아왔다. 시애틀 역시 2018년 도시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3번가의 차량통행 금지 시간을 평일 6시간 30분에서 매일 13시간으로 대폭 늘려 버스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친화 도시 정책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미국 도시들도 상인과 주민의 격렬한 반대, 예산 낭비라는 부정적인 여론에도 과감하게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서울시도 세종대로 차로 수를 과감하게 줄이는 사람 숲 조성 사업을 통해 주변 관광명소를 쾌적한 보행길로 연결되는 명품 보행거리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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