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소화 원칙’에 낮은 가격 부르며 수익률 선방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가동된 채안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벤치마크인 3년 만기 회사채 AA- 등급의 평균 금리가 2.182%(18일 기준)와 견주면 수익률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채안펀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융당국 주도로 만든 20조원 규모의 펀드다.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실제 돈을 내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현재 1차 3조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
애초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채권을 샀던 것도 한몫했다. 채안펀드는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소화하지만 시장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주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걸고 출발했다.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을 도와주되, 시장사격의 하단 수준에서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채안펀드 운용사는 회사채 발행에 앞선 수요예측에서 다른 기관보다 싼 가격(높은 금리)를 불렀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행사가 -40~+40bp를 제시하면 채안펀드는 +30~40bp를 써내는 식이다.
출자부터 난항겪었지만…‘시장안정화 마중물’ 평가
채권 시장 안정화라는 본래의 목적도 이미 달성했다는 평가다.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 AA-급의 금리차이(신용 스프레드)는 6월 2일 78bp까지 벌어졌지만 18일 기준 62bp로 낮아졌다. 스프레드가 높다는 것은 국고채보다 더 큰 웃돈을 주고 산다는 뜻인 만큼,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뜻이다.
채안펀드가 가동된 후 두달 만에 스프레드가 줄어들며 시장은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며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자금 조달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정책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시장은 안정화하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도 보이는 만큼, 불안요인들을 확인하면서 금융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안펀드와 함께 증시 안정을 위해 조성된 다 함께 코리아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는 4월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회복하며 가동되지도 않았다. 증안펀드 측은 이달 중 시중은행 등 출자기관에 출자금을 되돌려줄 계획이다. 다만 약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일 약정 기간인 3년 안에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으로 증시가 급락하면 다시 정해진 자금을 출자해 증안펀드를 꾸린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