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인터넷은행, 특화은행 도입…은행업 개방 속도내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이달 출범
과점주도 기댄 이자장사 관행 개선
금감원장, 과점체계 깰 방안 마련 지시
  • 등록 2023-02-15 오후 3:40:42

    수정 2023-02-15 오후 7:23:12

[이데일리 서대웅 노희준 전선형 기자] ‘이자장사’ ‘돈잔치’ 등 연일 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이번엔 영업 행태를 문제 삼고 있다. 은행이 ’과점 체제’로 인해 이자장사에만 몰두한다며 ‘경쟁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사실상 핀테크 등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허용해 경쟁을 촉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은행의 과점 체제를 깰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에게 과점 체제인 은행의 실질적 경쟁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정부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를 이달 중 출범해 상반기 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돈 잔치’ 은행 성과급·퇴직금 체계도 들여다본다

은행들이 과점구도에 기대 과도한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영업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게 TF 운영 목적이다. TF는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금리변동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영업관행 개선 추진 △핀테크 혁신 사업자 등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위한 경쟁촉진 △보상위원회 운영 및 성과보수체계 실태점검 △대손충당금 적정성 관련 결산검사 실시 △사회공헌 실적 점검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날 이복현 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은행이 생색내기용 사회공헌을 한다”고 비판하며 “과점 체계를 깰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들이 최근 저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인하 대책을 발표했지만, 상각 채권에 대한 이자만 찔금 내리면서 취약차주 전체 이자를 인하한 것처럼 생색을 냈다는 게 금감원 시각이다.

이 원장은 은행들이 증권사의 지급결제 시장 진출을 반대한 점을 예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급결제 인프라는 정부가 구축했는데 은행의 향유물인 것처럼 밥그릇을 지키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생색용 사회공헌, 돈잔치 등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게 과점체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이 원장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과점체계를 깰 경쟁 촉진 방안은 TF에서도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업무 범위 확대, 신규 인터넷은행 진입, 핀테크 금융플랫폼 활성화, 기업여신 취급비중 확대, 은행업 라이선스를 기능별로 세분화하는 ‘스몰 라이선스’ 도입 등의 안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 특화은행 진입 허용해 경쟁 촉진

전문가들은 과점체계 완화를 위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허용해 경쟁 촉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서 영국에서도 은행 수를 대폭 줄여 과점 체제로 바뀌자 경쟁체제 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많았다”며 “이후 중소기업 등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특화은행이 진입할 수 있도록 20여곳 이상에 인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도 은행 전반적인 인가 정책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엔 저축은행과 신협 등이 은행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핀테크가 많이 진입하면 지금의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소규모 은행에 대한 인가를 내주더라도 과점 체계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에 챌린저뱅크(영국의 소규모 특화은행)가 들어온다면 5대 시중은행은 물론 이미 ‘공룡’이 돼버린 국내 인터넷은행과 경쟁해야 하는데, 고래의 행동을 통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시장은 기본적으로 과점시장이어서 초과이윤이 존재한다”며 “은행의 독과점을 보장해주는 대신 담합 등 시장 지배적 행위가 남용되지 않도록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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