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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내년 1월까지는 2016년도 회비로 예산을 집행하지만 2월부터는 2017년도 기준으로 조정된 회비를 받아 살림을 꾸려야 한다.
일시불로 연회비를 내고 있는 삼성·LG 등 회장사들은 정기총회에서 회비가 결정되고 일단 납부를 하면 정관상 돌려 받을수가 없다. 따라서 정기총회 이전에 탈퇴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경련이 600여개 회원사로부터 걷은 전체 회비(492억원) 중 70% 가량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의 탈퇴는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는 전경련의 특성상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전경련은 자산가치가 36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보유하고 있지만 건립자금을 은행차입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임대료 수입은 대출을 갚는데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청문회에서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최태원 회장이 탈퇴 입장을 말했다”며 “그게 공식 통보이고 입장에 변함이 없다. 4분기 회비 분납 안하고 있고 행사도 참석 일절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내년 초에는 전경련과 기존 협약과 자산, 부채 정리 등 절차를 거쳐 탈퇴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SK그룹도 실무적인 절차를 거쳐 내년도 회비가 결정되는 정기총회 이전에 탈퇴할 예정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말인데다 특검 수사를 받는 기업들이 있어 회원사들로부터의 의견수렴이 어렵다”면서 “LG그룹 탈퇴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역할이 해체 여론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처럼 재계나 보수층의 싱크탱크(민간연구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경련 최고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에서 향후 진로를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11년 2월부터 전경련 회장을 맡아온 허창수 회장은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은 불가하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정경유착 비판여론을 받고 있는 전경련의 차기 회장직 맡는다는 것이 지금 분위기에서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내년 전경련의 수장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