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前 메르스 트라우마…경기 둔화의 골 깊어지나

2015년 5월 메르스 공포 덮치자
소비 증가율·가계 소비심리 급락
"이상하리만치 심리 축 처졌다"
세월호와 메르스 '더블딥' 우려도
최근 '경기 수축' 국면 위치 관측
"메르스發 경기 둔화 우려" 촉각
  • 등록 2018-09-10 오후 4:18:32

    수정 2018-09-10 오후 4:20:16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발생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리스크 방역도 시급.” (LG경제연구원)

“곶감, 호랑이보다 무서운 메르스.” (하나금융투자)

“엎친데 덮친 메르스, 소비심리 위축 우려.” (KB증권)

이름도 생소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반도를 덮쳤던 지난 2015년 6월 초. 주요 경제·금융기관들이 쏟아낸 보고서 제목들이다.

국내에서는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았고, 해외에서는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던 때다. 당시 LG경제연구원은 “사태가 조기에 진정된다고 해도 최소 1개 분기 정도에 걸쳐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소비활동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세월호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 엎친데 덮친격이어서 경기 침체의 우려는 더 컸다.

이제 잊혀지나 했던 메르스가 다시 돌아왔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가 경기 둔화의 골을 더 깊게 할지 우려된다.

1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그해 5월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나오면서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2014년 2분기(-0.5%) 이후 1년 만에 민간소비가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2015년 2분기 당시 전년 동기와 비교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1.7%였고, 다음 분기인 3분기 때도 2.2%에 불과했다. 민간소비는 2014년 2분기(1.7%) 이후 5개 분기 연속 1%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소비심리도 급락이 뚜렷했다. 2015년 5월 104.9로 기준값(100)을 넘었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다음달 98.0으로 6.9포인트 확 내렸다.

한 정책당국 고위관계자는 “메르스와 세월호 모두 전례들을 분석했을 때 금방 회복될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축 처져서 정책 대응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2014년 2분기 세월호 충격에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 후퇴)에 빠졌다가, 1년 후인 메르스 공포 때 더블딥(경기 재침체) 우려까지 커졌던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메르스 사태 때문에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2015년 6월)로 급히 인하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 메르스 사태도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어 더욱 그렇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경기 수축’ 국면상에 위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연구실장은 “최근 경제 지표를 볼 때 경기 전환(하강에서 회복) 신호가 하반기에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 경제 상황은 더 어려운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집계하는 CCSI도 이미 기준값을 하회(8월 기준 99.2)했다.

정책당국 인사들은 “초기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예기치 못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월호 참사(2014년 4월)와 메르스 공포(2015년 5월)가 연달아 우리 경제를 덮쳤던 2014~2015년 당시 민간소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추이다. 2014년 2분기 1.7%로 급락하더니, 메르스 사태가 터진 2015년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다. 2015년 3분기에도 2.2%에 그치며 소비 위축이 계속됐다. 출처=한국은행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