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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엔 잡채’ 동서고금의 입맛 사로잡다
  • [이우석의 식사(食史)]‘잔치엔 잡채’ 동서고금의 입맛 사로잡다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화창한 봄, 자연스레 피크닉(소풍)이 떠오른다. 아지랑이 올라오는 푸른 잔디밭에 좋은 사람과 잘 차린 음식을 함께 하면 더없이 좋을 시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잔치에는 맛있는 음식을 차린다. 관혼상제 모두 마찬가지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파티는 ‘친목을 도모하거나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잔치나 모임’을 뜻하며 연회, 잔치 등으로 순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잔치란 ‘기쁜 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이라 정의한다. 잔치에서 음식이 주연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조연’쯤 된다는 얘기다. 한식 잔치상에 빠질수 없는 잡채◇임금의 수라상에도 올랐던 잡채 한식 잔칫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메뉴가 바로 잡채다. 요즘엔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한식 요리이기도 하다. 해외 유명 한식당에서는 잡채가 매출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한식에서 잡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이 음식은 만만찮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요즘 보는 잡채(雜菜)는 갖은 채소와 고기를 잘게 썰어 볶은 후 삶은 당면을 넣고 버무린 음식이다. 원래는 잔칫상에나 오르던 고급 요리였다. 애초 당면은 없었다. 고기와 채소 등 재료도 수월찮게 들고 손도 많이 간다.과거 대동법 이전의 조선에선 잡채가 수라상에 올리던 궁중요리로, 팔도에서 진상한 재료를 한꺼번에 조리한 음식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내로라하는 전국 특산 농산물과 임산물, 해산물 등을 모두 넣는 요리니 얼마나 고급스러웠을까 짐작이 간다. 게다가 까다로운 밑 손질에다 볶고 데치고 삶는 등 조리 순서까지 각기 다르니 수많은 일손이 달라붙어야 한다.조선의 임금은 수라상에 오른 잡채를 먹으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한눈에 파악해 팔도 지방의 현 상황을 짐작하는 척도로 활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조선의 왕 중에선 광해군이 특히 잡채를 선호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대목은 이때 잡채를 잘 만든 덕에 벼락출세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 400여 년 전인 광해군 시절 잡채는 한 인물을 우의정 자리에 올렸다. 문신 이충(李沖·1568∼1619)이다. 그는 집에서 만든 잡채로 광해군의 마음을 사로잡아 정이품 호조판서의 자리에 올랐다. 호조판서는 지금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이다.그저 세간에 떠도는 소리일까. 아니다. 엄연히 국정 기록에 등장한다. 광해군일기(정초본 138권)에 잡채상서(雜菜尙書)란 말이 등장하는데, 이는 임금에게 잡채를 가져다 바치고 제수받은 상서를 이른다. 광해군 일기에 따르면 “이충은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 사사로이 궁중에다 바치곤 했는데, 왕은 식사 때마다 반드시 이충의 집에서 만들어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곤 했다. 당시에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조롱하기를, 사삼각로(沙蔘閣老) 권세가 처음에 중하더니 잡채상서 세력은 당할 자 없구나”라고 기록돼 있다.더덕(沙蔘) 강정으로 왕의 사랑을 구했던 좌의정 한효순과 잡채로 출세한 이충을 비꼬는 것이다. 이충이 죽은 다음 우의정(부총리)에 제수됐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 맛이었을까.이충이 만든 잡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채소에다 다른 맛을 가미했으니 그 맛이 희한했다.”부추잡채◇녹말로 만든 건국수 당면, 잡채를 업그레이드하다아무튼 당시의 잡채는 지금의 당면 잡채와는 격이나 내용 면에서 무척 다른 음식이다. 잠와유고(潛窩遺稿)에 따르면 잡채는 숙주와 무, 도라지, 오이 등 갖은 나물을 익혀서 무친 후 식초를 넣어 먹는다고 묘사했다.약 200년 뒤 정조 때 나온 보만재총서(保晩齋叢書)에도 잡채를 만드는 법이 거의 비슷하게 나와 있다.다만 17세기(1670년쯤)에 등장한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는 잡채 조리법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는데 수많은 나물과 함께 꿩고기와 버섯 등이 다양하게 들어간다고 적었다. 규중에서 기록한 것이니 가장 상세한 ‘레시피’다. 다만 잡채란 이름은 같아도 지방마다 집마다 잡채를 만드는 법이 달랐을 것으로 추측된다.고종 때 김기수의 ‘일동기유(日東記遊)’에 등장하는 잡채는 고기와 채소를 가늘게 썰고 콩을 섞어 버무린다고 했다. 여기에 자연스레 채썬 고기(肉絲)와 당면(唐麵)이 들어갔다.고구마 녹말로 만든 건국수인 당면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식재료다. 원래 화교들이 집에서 만들어 팔던 것인데 1919년 황해도 사리원에 세워진 대형 당면공장 덕에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이때부터 만두와 순대 등 여러 요리에 당면을 넣는 문화가 널리 퍼졌다.1924년 요리책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당면 이야기가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잡채는 도라지, 미나리, 표고버섯, 석이버섯 등 각종 채소와 소고기, 돼지고기를 넣고 만드는데 여기에다 불린 해삼과 전복을 가늘게 썰어 넣으면 좋다고 나온다. 당면에 대해선 ‘잡채에 당면을 넣으면 좋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설명한다. 아무튼 이미 잡채에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한 후라는 방증이다.어쨌든 이 시기부터 당면은 우리식 잡채의 주재료가 됐던 것은 확실하다. 이젠 잡채에 당면이 빠지면 섭섭해하는 이들도 많다. 당면부터 먹어야 한다고 ‘당면과제’는 아니겠지만, 현대 한식 상차림에서 당면 잡채는 가장 인기가 높은 반찬 중 하나다. 서원반점 잡채밥◇중국식 잡채 ‘짜후이’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한국은 잡채(雜菜)라 쓰지만 중국에선 짜후이(雜 火+會)라 부른다. 이것저것 모아 볶음을 의미한다. 잡(雜)자는 지금 우리말에서 그리 좋지 않은 이미지로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다양함(variety)을 의미하는 긍정적 뜻이다.중국 잡채의 조리 원리는 우리 잡채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나물보다는 부추나 풋고추, 피망, 고수, 청경채 등 특정 채소와 러우쓰(肉絲)를 많이 쓴다. 각종 재료를 돼지기름에 빠르게 들들 볶아내는데 재료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중국 잡채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다.고추잡채, 부추잡채,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는 물론 중국음식점에서 익숙한 팔보채 역시 잡채의 한 종류다. 그냥 집어먹는 요리로도 좋고 밥이나 꽃빵(花捲)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잡채는 이미 오래 전 미국에도 건너갔다. 초창기 골드러시 시기에 미국에 건너간 중국인(광둥 출신)들이 대중화시킨 요리로 찹 수이(chop suey)가 있는데 이게 바로 잡채의 곁가지 메뉴다.이름은 짜쑤이(雜碎)의 광둥(廣東)어 발음에서 나왔다. 닭가슴살과 채소 등 값싼 재료를 잡다하게 썰어 간장에 볶고 전분을 넣어 버무린 요리로 미국 싸구려 중식당에서 팔았다. 푸짐하고 열량이 많아 당시 서민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주문 즉시 바로 볶아 종이상자에 담아주면 테이블이나 길거리에서 먹었다. 나무젓가락도 같이 줬다. 지금도 영어로 젓가락을 찹 수이를 먹는 막대기, 즉 찹스틱스(chopsticks)라 부른다고 한다.값은 저렴했지만 그 폭발력은 대단했다. 19세기 말 미국 도시 빈민의 생활을 소재로 즐겨 다룬 오 헨리 소설에서도 찹 수이가 자주 등장한다.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도 ‘찹 수이(Cornet Chop Suey)’란 노래를 발표했을 정도였다.값싼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찹 수이’를 주제로 그린 그림은 엄청나게 비쌌다. 2018년 크리스티 옥션에서 무려 9187만 달러(약 1244억 원)에 팔렸다. 사실주의 거장 에드워드 호퍼가 그렸다. 요즘도 미국에서 종종 찹 수이 식당을 발견할 수 있다.대만에도 물론 중국식 잡채 자후이(잡회)가 있다. 하지만 아예 잡채란 이름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자차이탕(雜菜湯) 또는 차이웨이탕(菜尾湯)이라 부르는 요리인데 채소와 고기, 당면 등 잡채와 비슷한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볶다가 물을 붓고 끓여낸다는 점이 다르다. 이름대로 잡채탕이다.잡채의 ‘평행이론’이랄까? 당면을 쓰고 채소와 고기를 넣는 것이 잡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태국과 필리핀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다. 태국 운센이나 필리핀 판싯이 잡채와 유사하다. 일본인들이 한국 잡채를 유난히 좋아하지만 오키나와(沖繩)에도 채소와 고기를 채 썰어 볶은 찬푸르가 있다. 잡채와 조리 원리가 닮았다.잔치에 해 먹는 음식이니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다. 만든 이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맛보는 잡채, 화사한 봄날의 메뉴로 이보다 좋을 순 없다.홍복 고추잡채◇ 잡채맛집▶홍복 = 남대문 시장에서 오래 영업해 온 집으로 중식 연회를 하기에 딱 좋다. 코스와 단품 메뉴를 다양하게 갖췄다. 아삭한 피망을 매콤하게 볶아낸 고추잡채도 잘한다. 강한 화력으로 고기와 채소를 볶아 함께 집어먹을 때 식감 대비가 좋다. 고기에 피망 향이 잘 배어들어 깔끔한 맛을 낸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73-3. 3만6000원.▶서원반점= ‘짬뽕 도시’로 널리 알려졌지만 군산에 잡채밥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이 집은 주문 즉시 밥과 잡채를 따로 볶아 뜨거운 잡채밥을 낸다. 진한 양념의 당면 잡채를 볶음밥에 얹어준다. 절묘한 궁합이다. 칼칼한 맛의 뜨거운 잡채가 볶음밥의 느끼함을 감싼다. 아삭하게 볶은 채소와 부드러운 고기가 당면과 잘 섞여 든다. 따로 내주는 짬뽕 국물 역시 명불허전. 군산의 것이다. 군산 구시장로 63. 9000원.▶삼미관 = 맛집 많기로 소문난 광주 동구에서도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중식 노포. 주문 즉시 주방에서 바로 볶아주는 잡채밥이 맛있다. 그때그때 센 불에 볶아 당면이 붇지 않고 탄력이 그대로다. 채소도 아삭하다. 1000원 추가하면 밥을 볶음밥으로 내준다. 잡채밥에 달걀부침도 올려주니 한 번에 여러 메뉴를 먹는 기분이다. 광주 동구 백서로189번길 14-32. 8000원.삼미관 잡채밥
2024.04.19 I 강경록 기자
수요일 특식·목요일 해장…여의도 증권맨, 5500원에 ‘뚝딱’
  • 수요일 특식·목요일 해장…여의도 증권맨, 5500원에 ‘뚝딱’[회사의맛]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여의도 증권가는 서울 어느 곳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외식물가가 비싼 곳이다. 주가상승을 기원하는 붉은색 넥타이의 증권맨들 정장 차림새는 캐주얼하게 변했어도 고물가는 변함 없는 곳. 하지만 여의도역 인근의 한국투자증권 구내식당에선 점심가격이 5500원이다. 서울 칼국수 한 그릇 평균가격(9000원)보다 저렴한 양질의 식사다.지난 4일 한국투자증권 점심식사 메뉴(사진=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사옥의 지하 1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은 입구부터 다소간 숨통을 틔워준다. 바닷바람에 커튼이 살랑이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그림들을 지나면, 스마트 IoT 에어샤워가 뿜어내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식당으로 들어서게 된다. 식당 곳곳에도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들과 살아있는 식물들을 배치해 쾌적한 쉼을 주려 한 배려가 보인다.여의도 증권맨들의 점심은 살짝 일러서 이곳도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식당을 위탁운영하는 동원홈푸드에선 한식과 일품 메뉴로 점심을 차린다. 식당을 찾은 지난 4일엔 △한식 : 쭈꾸미샤브전골 뚝배기, 제육김치볶음, 연두부샐러드, 잡곡밥 △양식 : 챱스테이크덮밥, 수제 팽이버섯튀김, 매콤 고추지, 가쓰오장국이 나왔다. 알아서 양껏 먹을 수 있는 채소샐러드, 김치 등은 따로 마련돼 있었다.한국투자증권이 수요일 점심식사로 제공한 특식 메뉴들(사진=한국투자증권)이 식당은 매주 수요일 점심마다 특식이 나온다. 가격은 여느 때와 같다. 지난 3일엔 철판 바베큐쌈닭과 골뱅이야채무침이 나왔다고 하니 살짝 아쉬웠다. 랍스타와 파스타, 왕갈비탕과 각종 전, 장어덮밥과 새우튀김 등 그간 특식메뉴들을 들어보니 5500원에 웬 떡인가 싶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2021년 구내식당을 리뉴얼하면서 특식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식당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했다. 동원홈푸드 측도 “보통 점심 때에 500명가량인데 특식이 제공되는 수요일엔 이용 직원이 150명 이상 늘어난다”며 “특식 단가가 높아서 한국투자증권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목요일 점심엔 반드시 해장용 메뉴를 포함한단 점도 독특한 점이다. 동원홈푸드 측은 “회사 분들이 주로 수요일에 회식을 많이 해서 목요일 해장 음식에 신경을 쓴다”며 “이용자가 몰리는 월요일엔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비빔밥과 탕류를 준비하는 편”이라고 했다.식당에선 아침과 저녁식사도 할 수 있다. 오전 7~8시의 아침식사는 4300원, 오후 5~6시의 저녁식사는 5000원이다. 회사 측에서 아침, 점심, 저녁 등 매끼에 2000원가량을 지원해 이 가격을 유지한다.아침식사가 살짝 더 비싼 건 ‘뷔페’이기 때문. 미니뷔페라 해도 가짓수가 꽤 된다. 4일 아침엔 황태해장국과 육개장, 양송이스프와 단호박죽, 모듬그릴구이, 얼갈이된장무침, 과일과 샐러드, 밥과 김치, 브레드 2종, 씨리얼과 우유, 커피와 주스 등이 준비됐다. 후라이, 스크램블, 오믈렛을 해주는 즉석 달걀코너도 아침마다 연다. 저녁식사는 주로 한식 위주의 단품메뉴로 운영한다.가볍게 먹고 싶을 땐 분식, 샐러드코너를 이용할 수도 있다. 분식의 정답이라 할 수 있는 ‘떡볶이+튀김+꼬치어묵+순대’ 한상이 5500원. 샐러드와 과일 혹은 미니샌드, 음료 세트도 같은 가격이다. 한강라면으로 불리는 셀프라면은 3000원.한국투자증권 구내식당 내부(사진=김미영 기자)식사 피드백은 좌석에 놓여진 QR코드를 통해 받는다. 분기마다 한번씩 진행하는 만족도 조사 외에도 바로바로 이용 직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뚝배기탕이 덜 뜨겁다”는 반응이 오면 조리실에서 즉각 더 뜨겁게 끓여내는 식이다.번외로, 구내식당 바로 옆엔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운동하고 식사하러 가기 좋은 동선이다. 다만 식당과 피트니스센터는 한국투자증권 직원과 사옥 운영을 위해 일하는 보안·미화업체 등 직원까지만 이용 가능하고,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
2024.04.06 I 김미영 기자
“국밥서 담배 나와” 1시간 고성지른 손님…CCTV 보니 ‘반전’
  • “국밥서 담배 나와” 1시간 고성지른 손님…CCTV 보니 ‘반전’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 식당에서 밥을 먹던 남성이 “국밥에서 담배가 나왔다”며 1시간 가량 고성으로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CCTV를 확인하니 반전인 상황이 펼쳐졌다. 범인은 바로 이 남성의 일행이었기 때문이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른 오전 일행과 함께 해당 식당을 찾은 남성 손님 A씨 등 2명은 식당에 앉아 모듬 수육과 술을 주문했고 서비스로 국밥을 받았다. 20여 분을 식사하던 A씨는 돌연 국밥에 담배가 들어있었다며 “사장 나오라고 해!”라고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음식에서 어떻게 이런 게 나올 수 있냐. 당신들 음식 재활용했지? 음식을 재활용한 걸 인정해라”라고 항의했고 식당 사장의 부재로 매니저가 대신 나와 “재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담배가 나왔는데 재활용했다고 왜 인정하지 않느냐”고 더욱 언성을 높였다.약 1시간 가량 실랑이가 계속되는 사이 A씨는 구청 식품위생과와 경찰에 신고했고 “식당 망하게 해주겠다”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은 다른 손님이 있던 가운데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A씨와 일행이 식당 밖으로 나오도록 했고 영업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고 해당 구청에 사실을 알릴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9분 뒤 경찰이 떠나자 A씨는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 항의를 계속하다 3만 1000원 가량 되는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떠났다.이후 당시 상황을 따져본 사장 B씨는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 식당에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서빙하는 사람 중 흡연자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 결국 CCTV를 확인한 B씨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해당 장면에는 A씨가 젓가락으로 집은 순대가 떨어져 굴러가다 A씨가 식탁에 올려둔 담배에 붙었다. 이를 본 일행이 순대를 집어 다시 국에 넣으면서 담배가 딸려 들어간 것이었다. 전후 사정을 파악한 B씨는 A씨에 문자를 보내 사정을 설명하며 음식값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10시간 만에 겨우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과를 바란다는 B씨에 A씨는 “바쁘다. 나중에 연락해” “일단 알았어” 등 반말로 무성의한 답변을 이어갔다고.B씨는 “A씨의 사과도 음식값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금전적, 정신적인 피해를 봤다는 B씨는 A씨를 무전취식, 업무방해,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2024.04.03 I 강소영 기자
칭기스칸의 최종 병기, '순대'
  • 칭기스칸의 최종 병기, '순대'[이우석의 '식사'(食史)]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글·사진= 이우석 먹고놀기연구소 소장]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음식문화는 태평성대, 또는 강력한 권력에 의해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류가 혼란을 겪는 전쟁을 할 때면 늘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비스킷과 건빵, 그리고 통조림이 그랬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전쟁 역시 식후에나 가능한 것이었다. 병참의 기본이 군량이라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음식이 발명됐다.대학로의 순대전문식당 ‘순대실록’이 고증을 통해 재현한 전통순대.(사진=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뜨거운 물만 넣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광둥성 명물 이푸몐(伊府麵)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푸몐은 현재 세계인들이 먹는 인스턴트 라면의 근간이 됐다. 전쟁 기간에 탄생한 대부분의 ‘전투식량’(MRE)은 현재 일상 메뉴, 아니 요리가 되기도 했다. 식품공학은 전쟁 기간 눈부시게 발전한 셈이다.13세기 유라시아 북부 유목민의 서진(西進) 침략전쟁에서 육포와 순대가 전 세계에 퍼졌다. 말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원리의 육포. 그리고 고기와 부산물을 오랫동안 저장하도록 한 순대는 인류의 요리사에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순대와 서양의 소시지는 그 맥락이 유사한, 아니 같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 한국에선 허드레 고기 요리로 간식거리나 국밥 재료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순대는 한때 세계를 정복한 유목 제국의 대표 전투식량이었다. 느린 가축 떼를 끌고 원정을 떠날 수 없는 유목제국의 기마병단은 순대를 고안했다. 가축을 모조리 도축해 육포와 순대를 만들어 이를 둘둘 말아 안장에 차고 출정했다. 육포와 순대는 고기를 상하지 않게 보관하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고열량 음식이어서 전투식량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18세기 병조림과 통조림이 개발되기 1전까지 순대(소시지)는 동서양 모두에게 매우 유용한 병참 물품으로 각광받았다.생각해보면 순대의 제조 원리는 매우 그로테스크하다. 가축을 도축해 살과 내장 따위를 발라낸 뒤, 다시 그 내장에 피와 함께 채워 넣는다. 동물은 자신의 겉과 속이 뒤집히는 일을 겪는 셈이다.순대실록의 ‘순대 스테이크’누가 상상했을까. 살과 혈액을 되레 제 창자에 집어넣는 이런 작업을. 어찌 됐든 주변에 온통 풀밭밖에 없는 환경에서 발휘된 유목민들의 창의성은 당대 최고 포장재를 개발해 냈다. 적당히 투과되고 또 적당히 밀폐되는 창자는 운반과 조리가 간편하다는 이점 이외에도 그 자체로도 맛이 좋다는 결정적 장점을 갖고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껏 훌륭한 포장재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의 ‘콜라겐 케이싱’ 따위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풍미’까지 있다.과연 효과는 최고였다. 양쪽을 실로 밀봉하면 휴대하기에 편했다. 그을려 두면 따로 조리하지 않고도 그대로 썰어 먹을 수도 있었다. 영양가도 충분했다. 고기의 단백질과 지방의 열량, 피의 무기질에다 함께 넣은 푸성귀의 섬유소까지 들었다. 가축의 내장 속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소화효소도 남아 있었다. 초원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염분까지 혈액 속에 있으니 한마디로 완전식품이었다. 최강 몽골 기마병의 가공할 만한 진격 속도는 당시 최고의 전투식량 ‘순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동고트 에르마나리크 왕이나 아바스의 칼리파 알무스타심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고작 순대에 당한 셈이다. 파죽지세로 몰아치는 강력한 기마병에 견고한 유럽의 성곽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속절없이 당했다. 잿더미가 된 터에 결국 순대만 남았다. 유럽판 순대(소시지)의 탄생이었다. 사실 이 대목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중국 둥베이 순대 ‘샹창’몽골 전래설과 배치되는 의견은 유럽 자생설이다. 애초 그들도 낙농과 유목을 했고 육식을 했다. 또한 기나긴 겨울을 나야 했기 때문에 창자에 고기를 넣어 보관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는 이론이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이미 피순대와 유사한 내장 요리가 생겨났다는 기록도 있다.유럽과 아시아가 침략과 전쟁이라는 상호 접촉을 통해 서로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가설은 소시지와 순대 관계 해석에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곡물과 채소를 넣고 창자를 말리는 방식은 중앙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전해졌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도 매우 유사한 원리로 만들어진 각국의 전통 순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우리 찹쌀순대와 외양이 비슷한 모르시야(스페인), 부댕(프랑스), 피순대 격인 블랙푸딩(영국), 비롤도, 부리스토(이탈리아), 해기스(스코틀랜드), 슈바르츠부어스트(독일) 등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순대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헝가리나 슬로베니아, 체코 등에서 순대와 형태와 맛에서 흡사한 소시지 종류를 발견할 수 있다.결국 소시지와 순대는 제조와 섭취법에 있어 그 궤를 같이해 왔다. 마치 국수와 파스타처럼, 각각 발달해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선지와 곡물을 함께 넣은 소시지는 누가 봐도 순대와 똑같다. 유럽의 ‘유사 순대’는 독자적 발전을 통해 훌륭한 식문화 장르를 개척했고, 지금은 그들의 ‘찬란한 전통 식문화’가 됐다.용인 백암순대서양에만 전래된 것이 아니다. 북적(北狄)의 음식으로 자연스레 중국에 전파된 순대는 샹창(香腸)과 라창(臘腸)의 형태로 각각 발전했다. 둥베이(東北) 지방의 샹창은 그곳에 살던 조선족의 피밥(선지찹쌀순대)과 함께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둥베이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광둥(廣東) 지방의 라창은 촉촉한 샹창과는 달리 바싹 말라 있다. 보존이 어려운 습한 기후 탓이다. 라창은 소시지처럼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로 쓰거나 삶아서 먹는다.‘그 군대’는 한반도에도 내려왔다. 이때 우리 땅에 순대가 전래됐다. 만주어로 셩지 두하(senggi duha·피와 창자)는 발음이 바뀌어 ‘선지 순대’가 됐다. 농경 정착사회인 한국에서의 순대는 유목민과는 달리 곡물과 푸성귀를 많이 넣는 형태로 발전했다. 메밀이나 찹쌀을 넣고 아예 채소를 듬뿍 썰어 넣기도 하는데 대부분 선지는 들어간다. 선지와 쌀만 넣거나(혹은 오직 선지만 굳혀 넣는다), 케이싱으로 대창을 쓰는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근대에 들어 시꺼먼 당면순대가 등장하면서 순대 하면 떠오르는 지금의 형태가 대중에 인식됐지만, 구황식품에 가까운 당면순대는 한민족의 순대 역사에서 매우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세계적으로 순대가 상용되고 있지만 거의 유일하게 탕류로 끓여 먹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서민들의 국밥을 대표하는 순댓국은 싼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장이 서면 늘 순댓국집이 붐빈다. 고깃국 중에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 까닭이다. 푸짐한 전골로 변신하면서 맛좋고 든든한 안줏감으로서 별미의 지위를 계승하고 있다.순대는 한민족에 유독 인기를 끈 덕에 많은 다양성을 낳았다. 경기도 용인 백암순대, 충청남도 천안 병천순대, 전라북도의 피순대, 전라남도 암뽕(대창)순대, 강원도 속초 아바이순대(그 이전에 함경도 순대), 제주 메밀 순대(수애) 등 지역색을 선명히 드러내며 각자 자리를 잡았다.전남 곡성 피순대와 암뽕각 지역에서 많이 나는 재료를 이용해 각각 특색 있는 순대를 고안했고 세월이 흐르며 뿌리를 내렸다. 특히 국내 여행이 활성화된 2000년대 이후 지역 별미로 입소문을 탔다. 이 중 대창이나 막창을 쓰는 것은 속초 아바이순대와 전남 암뽕순대, 제주 수애다. 실제 창자 부위라 두툼하고 고기 맛이 지배적이라 일반 소창 순대보다는 고급 요리로서 이미지가 강하다.이름에도 나타나 있듯 아바이순대는 원래 함흥의 것이다. 6·25전쟁 당시 실향민이 대거 월남하며 고기소가 꽉 찬 아바이순대를 이남에 알렸다. 돼지가 귀할 때 쓰는 오징어순대나 명태순대는 생선을 쓰는데 ‘속을 채워 넣는다’는 순대의 원리만 빌려온 이름이다.암뽕순대는 사실 암뽕(새끼보)과는 상관없다. 순댓집에서 막창으로 순대를 만들어 내주는데 곁들이는 고기류에 따로 암뽕을 끼워줘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순대의 제주 방언인 수애는 막창 속에 메밀이나 보릿가루를 선지에 섞어 넣어 겉은 존득하며 속은 죽처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용인 백암순대는 선지 대신 다진 고기와 채소를 터질 듯 두둑이 넣은 것이 특징인데 푸성귀가 많이 들어 특유의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는다. 한입 깨물면 마치 고기만두처럼 가득한 소가 입안에서 터지며 만족감을 준다. 선지를 거의 넣지 않아서 색도 밝아 순대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에게 문턱이 낮다.‘아우내(竝川) 장터순대’로 유명한 병천순대는 채소가 많이 들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신선한 선지에 채소와 찹쌀 등을 다져 넣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국밥에 넣으면 풍미가 더욱 좋아진다.피순대는 처음 맛보는 이들에겐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막창 순대 안에 선지 덩어리만 들었다.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졌지만, 사실 전북에선 순대 하면 피순대를 떠올리는 게 보편적이다. 쫄깃한 막창과 부드러운 선지 덩어리를 함께 씹을 때 터져 나오는 진한 풍미에 길들어지면 고기나 채소를 넣은 순대는 싱겁게 느껴진다.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른 정복자의 식량 순대는 전란이 끝난 후에도 유물로 남아 인류의 식탁을 여전히 점령 중이다.전북 피순대국밥◇순대 요리 맛집▶순대실록 =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대학로에서 따끈하고 고소한 순대국밥을 맛있게 말아내는 집으로 유명하다. 국내산 돼지머리 고기와 직접 만드는 순대가 적절히 들어가고 사골에서 우려낸 국물이 이를 넓게 포용한다. 진하지만 의외로 깔끔한 국물에 제법 묵직한 꾸미 맛이 조화를 이룬다. 강한 맛이 아니어서 오히려 질리지 않는다. 손님층이 젊고 재방문객이 많다. 달군 철판에 올려내는 순대 스테이크와 볶음 등 안줏거리도 다양하다. 서울 종로구 동숭길 127. 9000원.▶2대째 순대집 = 두툼한 대창에 선지만 가득 채운 전라도식 피순대를 판다. 요즘은 관광객도 어찌 알고 찾아들지만 원래는 지역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장날이든 평일이든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창은 자체가 씹는 맛이 좋아 속에 부드러운 선지만 채워 넣어도 식감 대비가 좋다. 한 번에 툭 터지는 선지와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을 뿜는 대창이 조화를 이룬다.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58. 8000원. 새끼보 4만원.
2024.03.15 I 강경록 기자
GS25, 편스토랑 상품 매출 500억원 돌파
  • GS25, 편스토랑 상품 매출 500억원 돌파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편의점과 TV 프로그램이 합작한 콘텐츠 커머스가 50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이어졌다.모델이 GS25가 선보인 편스토랑 상품 시리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2년 5월부터 KBS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과 손잡고 출시한 우승 메뉴 31종의 누적 매출이 지난 1월말 기준 500억원을 넘어섰다고 6일 밝혔다. 출연자들의 경연을 통해 우승 메뉴를 내놓는 프로그램 특성 상 단기간 많은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2년이 채 안되는 1년 8개월(20개월)만에 쌓아 올린 매출 성과다.GS25는 월 별 1개~2개 가량의 신 메뉴를 출시했으며, 편스토랑 상품으로만 달마다 25억원 규모의 매출을 이끌어 냈다.특히 ‘찬또떡갈비치즈버거’ 등 이찬원 출연자의 우승 메뉴 7종은 누적 1500만개 가량 팔리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시리즈로 등극했다.류수영 출연자의 ‘어남선생명란제육김밥’, 이상엽 출연자의 ‘깻잎페스토순대국밥‘ 2종은 올해 1월 기준, 31종의 편스토랑 상품 중 나란히 매출 Top 2 상품에 오르며 편스토랑 매출을 끌어 올리는 새로운 핵심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에도 GS25를 통해 편스토랑 상품을 지속 만나볼 수 있게 됐다. GS25는 직접적인 매출 효과 외에도 화제성, 브랜드 가치 제고 등 간접 효과 또한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고 판단해 편스토랑과의 편의점 단독 제휴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김영진 GS리테일 상품전략팀장은 “GS25를 통해 선보인 편스토랑 상품이 수백억 단위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며 가장 성공한 콘텐츠 커머스 사례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전 연령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미식 문화 확대에 GS25가 지속 앞장 서 갈 것”이라고 했다.
2024.02.06 I 신수정 기자
'편스토랑' 이찬원, 돌아온 시청률 요정→14첩 반상 먹방…최고의 1분
  • '편스토랑' 이찬원, 돌아온 시청률 요정→14첩 반상 먹방…최고의 1분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신상출시 편스토랑’ 이찬원이 돌아오자마자 시청률 요정에 등극하며 활약을 펼쳤다.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KBS2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은 전국 기준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전 주 대비 상승했다. 이는 동 시간대 전 채널 예능 1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컨텐츠 격전지로 불리는 금요일 저녁 ‘편스토랑’을 향한 시청자들의 꾸준하고 변함없는 사랑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이날 방송에서는 ‘믿고 먹는 어남선생’ 류수영의 가성비 갑 연말 파티 요리 2종(크레이지고구마, 토마토홍합파스탕), 순대에 美친 남자 이상엽의 홈메이드 5분 순댓국 등의 레시피가 공개됐다. 또 스페셜MC로 ‘봉석이’ 이정하와 최근 군 전역한 SF9 인성이 함께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그중에서도 오랜만에 ‘편스토랑’에 돌아온 6관왕 이찬원이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날 이찬원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집에서 직접 요리하며 힐링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업그레이드된 찬또나물방, 이찬원이 찬또나물방에서 건조한 식재료로 만든 옥수수밥, 코다리강정, 마른오징어전, 생멸치찌개 등이 감탄을 자아냈다. 이찬원의 요리 실력에 이연복 셰프가 “제자 삼고 싶다”라고 칭찬하기도.이찬원은 요리하는 내내 잔망미를 발산하며 시청자에게 흐뭇함을 안겨줬다. 특히 이찬원이 생멸치찌개를 비린내 없이 끓이는 장면은 분당 시청률 6.4%를 기록하며 이날 방송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이후에도 이찬원의 군침 폭발 14첩 반상 폭풍흡입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오랜만에 ‘편스토랑’에 돌아온 이찬원. 돌아오자마자 시청률 요정에 등극한 이찬원 덕분에 더욱 유쾌한 ‘편스토랑’이었다. 한편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2023.12.09 I 김보영 기자
‘뷔페+4개’ 메뉴에 “직원 91%, 대만족”…여기 대체 어디?
  • ‘뷔페+4개’ 메뉴에 “직원 91%, 대만족”…여기 대체 어디?[회사의맛]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한 남성이 새우·한치·계란초밥과 타코야끼 등을 그득히 쌓은 식판을 들고 지나간다. 먹음직스러운 토마토샐러드 한 접시, 꼬치어묵 그릇까지 담긴 식판이 묵직해보인다. 구내식당에 아침·점심 식사시간마다 뷔페가 차려지는 곳이 있었다. 서울 중구 장교동의 한화빌딩 얘기다.서울 중구 장교동의 한화빌딩 내 ‘고메이 플레이스’(사진=푸디스트)한화빌딩엔 한화(000880)의 20여개 계열사가 모여있다. 빌딩의 최고층인 29층엔 직원들을 위한 피트니스클럽이, 바로 아래층엔 사내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길게 뻗은 청계천은 물론 남산부터 청와대까지 두루 바라볼 수 있는 ‘뷰맛집’이 모두 직원 복지 공간이다.빌딩에서 근무하는 3000여명 직원을 위한 사내식당은 ‘미식가의 공간’이란 의미의 ‘고메이 플레이스’다. 2020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분리 독립한 푸디스트가 위탁 운영한다. 가을비가 내린 지난 16일 고메이 플레이스를 찾았다. 이런 날엔 비 한방울 맞지 않고 기다림도 적은 사내식당이 진가를 발휘한다. 하지만 선택의 고민은 있었다. 메뉴가 무려 5가지여서다. △동남아·중식·일식·유러피안 등 세계 요리를 테마별로 돌아가면서 차리는 ‘글로벌뷔페’ △가정식의 ‘한상차림’ △탕으로 승부하는 ‘가마솥탕’ △셰프가 돌아가면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셰프의 키친’ △샐러드와 같은 건강식의 ‘발란스’ 등이다. 식사 단가는 1만880원에서 1만2380원으로 코너마다 차이가 있다. 회사의 식사지원비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점심값은 5000원을 넘지 않는다.메뉴를 고르기 위해 식당을 한 바퀴 돌아보니 눈을 사로잡는 건 단연 뷔페코너다. 푸른 샐러드에 주홍빛 게맛살초밥, 노란색 계란초밥, 붉은 토마토샐러드에 하얀 모찌까지 색색이 다른 음식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초밥과 야끼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무조건 남는 장사다!16일 ‘고메이 플레이스’의 글로벌뷔페 코너(사진=김미영 기자)16일 가마솥탕 차림(사진=김미영 기자)직원들이 뷔페에만 몰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틀렸다. 쌀쌀한 날씨에 가마솥탕 코너도 인기였다. 이날 메뉴는 백미솥밥에 수육국밥, 모듬고기순대, 부추겉절이, 섞박지였다. 돌솥비빔밥에 시래기털레기국, 소고기꽈리고추장볶음 등이 곁들여진 한상차림 코너에도 대기 줄이 생겼다. 치킨마요밥과 쫄면순두부국에 계란감자샐러드 등이 더해진 ‘셰프의 키친’엔 주로 젊은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16일 ‘셰프의 치킨’ 차림(사진=김미영 기자)샐러드 코너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코너’라고 했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개인 맞춤형 조합이 가능해서다. 간편하게 ‘오늘의 추천 샐러드’를 먹어도 되지만, 직원 개개인이 원하는 재료를 선택해 ‘나만의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한 여성직원은 ‘구운닭가슴살+단호박샐러드+구운버섯+구운고구마+메추리알+시저드레싱’ 조합의 샐러드를 직원 전용 모바일 앱으로 예약해둔 뒤 찾아갔다. 이 코너는 낮 12시 20분쯤 되자 준비한 음식이 모두 팔렸다.유성희 점장은 “메뉴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한 코너에만 직원들이 몰리지는 않는다”며 “가을겨울엔 가마솥탕 코너가 붐비는 등 계절마다 인기 있는 코너가 조금씩 다르다”고 했다.16일 샐러드 코너(사진=김미영 기자)구내식당 식사를 더욱 근사하게 만드는 건 식당 인테리어다. 리뉴얼한 지 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의자와 식탁은 아직 새 것처럼 깔끔하고, 통창 아래는 살아있는 식물들이 두르고 있다. 타원형의 나무식판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식판에 담기는 식기도 코너마다 달라, 전형적인 식판 아닌 바깥 식당의 차림새 같다. 식당에선 아침식사도 된다. 과일·샐러드 등이 같이 나오는 라면 혹은 조식뷔페를 즐길 수 있다. 조식뷔페는 해장국 등 한식 메뉴에다 빵과 시리얼, 요거트 등이 함께 차려진다.평가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푸디스트가 지난달 식당 이용 직원 350여명에 조사해보니 91%가 ‘매우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사내식당 아닌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극찬이 ‘고객의 소리(VOC)’에 올라온다. 근무지가 바뀌어 식당과 멀어진 직원들이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무지가 옮겨져서 가장 아쉬운 게 사내식당ㅠㅠ. 오랜만에 와서 먹으니까 너무 좋아요”와 같은 글들이 VOC에 남겨져 있다.식사 후 찾는 커피숍에도 직원 할인 혜택이 있다. 식당 내부의 ‘빈스앤베리즈’에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1800원, 가장 비싼 생과일주스도 3500원이다. 외부 매장보다 2배가량 저렴하다.
2023.11.18 I 김미영 기자
‘정쟁의 도가니’에서도 밥연기는 피어오른다
  • ‘정쟁의 도가니’에서도 밥연기는 피어오른다[회사의맛]
  • 고물가시대, 회사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복지’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어서입니다. “오늘 점심은 뭐 먹지?”라는 고민 없이 식당을 오가는 시간, 조리를 기다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특색 있는 구내식당을 탐방해봅니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바람 잘 날 없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치열한 정쟁 와중에도 밥은 먹어야 한다. 33만578㎡(약10만평)에 달하는 국회의사당 부지에는 7개의 구내식당이 자리해 있다. 국회의원 300명에 국회 사무처 직원 1500여명, 국회도서관과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 직원 4700여명의 끼니를 책임진다. 정치혐오의 시대라 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가성비 갑’ 식당들로, 방문객도 이용 가능하다.◇ 일반인도 5500원에 한끼…의원님 식당은 ‘따로’국회 정문에서 딱 보이는, 푸른색 둥근 돔이 얹어진 국회 본청엔 식당 2곳이 있다.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2층 식당은 직영으로 운영되며, 직원 기준 가격은 4200원이다. 국회견학자 등 외부 방문객에겐 5500원을 받는다. 전통적인 한옥 문 문양을 살린 인테리어 기둥이 인상적으로 그외엔 전형적인 구내식당 느낌이다.6일 국회 본청 1층 식당 점심(사진=김미영 기자)지난 6일 찾은 이 식당의 점심 메뉴는 자장면과 밥, 모둠 탕수육, 과일샐러드, 단무지와 김치. 메인 메뉴는 조리사에게 정량을 배식 받고 다른 반찬과 밥 등은 양껏 먹을 수 있다. 물론 메인 메뉴도 더 달라고 하면 더 주기 때문에 몇몇 이들의 식판엔 고봉이 솟아 있다. 이 식당에선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아침은 누룽지와 미역국, 국밥처럼 속 편한 메뉴들이 주를 이룬다.밥맛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여당의 한 당직자는 “국회 밖에서 밥을 먹으려면 왕복 30분 정도 써야 하니까 바쁠 땐 짬밥(구내식당)이 최고”라며 “밥 든든히 먹어야 싸움도 잘 하지 않겠나, 맛있게 배 채우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하지만 이 식당은 의원님들이 애용하는 곳은 아니다. 본청에는 한 끼에 1만4000원짜리 좀 더 ‘고급진’ 식당이 또 있다. 현대그린푸드에 위탁한 곳으로 본회의장과 가깝고, 한강 뷰도 덤으로 있어 국회의원들이 주로 찾는다. 일반 직원도 이용할 수는 있다. 민어조기양념조림(4일 점심), 반반닭보쌈(5일 점심) 등 메뉴도 보다 화려하다.◇ 경내에 구내식당 7곳…식후 산책도 추천국회의원들의 집무공간인 의원회관에도 식당 3곳이 들어서 있다. 역시 가격별로 차이가 난다. 1층엔 4200원짜리 식사를 파는 회관 1식당이 있는데, 본청처럼 방문객은 5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한 층 위에 있는 2식당은 아침식사 4200원, 점심·저녁 7800원이다. 1식당은 직영이고, 2식당은 LSC푸드에서 위탁운영한다. 3식당은 한끼 1만4000원으로, 역시 의원들을 위해 조성된 식당에 가깝다.5일 국회의원회관 2식당 점심(사진=김미영 기자)지난 5일 찾은 1식당의 점심 메뉴는 코다리해물찜, 찰흑미밥, 미역국, 아삭이고추양파무침, 구운버섯샐러드. 2식당 메뉴는 서울식 불고기, 순대김말이 강정, 가지볶음, 양배추쌈, 맛살샐러드, 오이미무침. 가격이 두 배가량 비싸서인지 한끼식사칼로리도 달라, 1식당은 보통 800칼로리 수준인데 2식당은 1300칼로리를 웃돈다. 더 든든하려나. 다만 내부 인테리어, 통창 바깥 풍경 등은 유사하다.국회를 출입하는 한 취재진은 “1식당도 맛있지만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을 땐 식권 2장을 내고 2식당에 간다”며 “질이 꽤 좋아서 먹고나면 언제나 후회가 없다”고 웃었다.국회 경내엔 이외에도 국회도서관, 국회박물관 등에 구내식당이 위치해 방문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직원가 4200원, 일반 5500원으로 동일하다. 특히 국회도서관 식당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편리하다. 식사를 한 뒤엔 넓은 잔디밭, 사랑재 언덕 등 국회 경내를 산책해도 좋다. 국회 본청 1식당 내부 모습(사진=김미영 기자)국회의원식당 1식당 내부 모습(사진=김미영 기자)국회도서관 식당 내부 모습(사진=김미영 기자)
2023.10.08 I 김미영 기자
‘힙하게’ 한지민 “봉예분 덕에 많이 웃고, 대리만족했다”
  • ‘힙하게’ 한지민 “봉예분 덕에 많이 웃고, 대리만족했다”
  • 배우 한지민(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한지민이 드라마 ‘힙하게’ 종영 뒤 작품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전했다.종합편성채널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극본 이남규 오보현 김다희, 연출 김석윤 최보윤)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욕망덩어리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코믹, 스릴러를 넘나드는 장르 전환으로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한지민은 갑작스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초능력 부정기’를 거쳐 의도치 않게 범죄 소탕에 큰 공을 세우는 봉예분 캐릭터로 분해 거침없이 망가지는 코믹 연기로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유쾌하고 짜릿한 봉예분표 웃음부터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할아버지의 진심, 피해자들에 대한 걱정과 연민까지 느끼게 하는 연기 완급 조절로 한지민이란 배우의 깊이를 느끼게 했다.이에 한지민은 ‘힙하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하며 일문일답 인터뷰를 공개했다. 다음은 한지민의 ‘힙하게’ 종영 일문일답 전문이다.Q. ‘힙하게’를 종영한 소감은?A. ‘힙하게’는 매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방송을 기다리며 챙겨본 작품이다. 첫방송 전에는 내가 코미디와 스릴러를 섞은 장르를 처음 해보기도 하고, 코미디는 취향을 탄다고 생각해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에 대한 걱정과 긴장을 많이 했었다. 방영 후에는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시고 스릴러적인 부분은 범인이 누군지 많이들 궁금해해주셔서 기대했던 것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 같아 감사했다. 그래서 막상 종영을 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사진=JTBC ‘힙하게’Q. ‘힙하게’ 의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느끼기도 했는지A. 그동안은 보통 촬영 중에 방영이 시작되거나, 방영 시기에 새로운 작품 촬영을 하기도 해서 작품의 반응을 체감하는 게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름의 휴식 시간이 있어서 거의 처음으로 시청자 반응을 온전히 느끼며 작품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방영 내내 작품에 대한 여러 반응들에 안심하고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조카를 보러 호주에 왔는데 교민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셨는지 조카 친구들이 다가와 범인이 누구냐고 수줍게 묻기도 하는 걸 보고 너무 귀엽고 감사드렸다. 이렇게 이번 작품은 주변에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많이 물어봐 주셔서 ‘이럴 때 배우가 가장 행복하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Q.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A. 이번 작품은 주변에서 작품에 대한 여러 반응들을 많이 보내주셨다. 순대 국밥을 먹는 씬에서 ‘한지민 먹방 하면 잘 할 것 같다. 너무 맛있게 먹는다’라거나, 금실이가 사라지고 난 후 선우(수호 분)가 등장해서 선우가 금실이가 아닐까 추측하신 것도 재미있었다. 또 범인이 예분이일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이나, 선우가 내 손을 잡고 뛸 때 둘의 몸이 바뀔 것 같다고 예상하는 반응들을 보며 시청자분들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느꼈고, 그 상상이 가능할 것 같은 작품이라 흥미로웠다. 수호 씨는 예분&장열(이민기 분) 케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보내주기도 했었는데 촬영할 땐 잘 느끼지 못 했던 둘 사이의 로맨스를 시청자분들이 느껴주신 것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추측들을 많이 해주셔서 매회 주변에서 보내주신 반응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사진=JTBC ‘힙하게’Q. 봉예분에게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생겼을 때는 어땠는지?A.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이 있지 않나. 나도 그런 상상에서부터 시작했다. 만약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나도 예분이가 처음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가 미쳤다고 생각하거나, 병원에 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본에도 예분이의 그런 행동들이 현실적으로 담겨 있어서 연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예분이가 범인을 찾기 위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을 땐, ‘나라면 예분이처럼 주저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생각해 먼저 움직이는 용기가 있을까?’ 생각해보며 연기로나마 예분이의 성격으로 초능력을 사용해볼 수 있어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Q. 연쇄살인범의 정체가 후반부까지 밝혀지지 않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범인의 정체는 언제 알게 되었고 촬영하면서는 어땠는지?A. 촬영 초반에 감독님께서 나에게만 범인 정체를 알려주셨다. 그래서 나는 범인이 누구인지 대본에 나올 때까지 사람들에게 함구해야 해서 힘들었다.(웃음) 현장에서도 범인 찾기가 이슈였는데 수호 씨는 범인이 자신같다며 나에게 범인 정체를 물어봤었는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웃음) 또 무당(박혁권 분)이 범인인 걸 알고 무당의 해맑은 모습을 보며 혼자 계속 소름이 돋았는데 박혁권 선배님의 연기 계산을 보며 대단하시다고 느끼기도 했다. 촬영을 할 때는 우리 현장이 진지한데도 너무 재미가 있어서 범인 찾는 장면이 어떻게 편집 될 지 궁금했는데 음악과 편집이 더해지니 역시 ‘감독님은 계획이 있으셨구나’ 싶어 또 한번 감독님의 연출력에 놀랐다.Q. 전봇대 위에 올라가거나 소를 타는 등 고난도 액션 장면이 많았는데 촬영 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A. 전봇대에 올라가 새를 만지는 장면은 내가 고생스러울 거 같으니 감독님이 나를 배려해 그 장면을 빼자고 해주셨다. 하지만 내가 언제 전봇대 꼭대기를 올라가 보겠나 싶기도 하고(웃음) 또 언제 이런 캐릭터를 만나보겠나 싶어서 감독님께 올라갈 수 있다고 말씀드려 그 장면을 찍게 되었다. 그래서 현장에 액션팀이 오셨는데 그분들이 오신 것에 비해 내가 하는 액션이 소소해서 모두 웃음이 나기도 했다. 몸은 고생스러웠어도 안 해보던 걸 할 수 있어 즐거웠고 언제나 촬영팀의 배려가 많아서 위험하지 않고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Q. 영화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 JTBC ‘눈이 부시게’(2019)에 이어 JTBC ‘힙하게’로 김석윤 감독님과의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한 소감은?A. 작품을 거듭할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생겨 대본이나 연기적 디렉션, 캐릭터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의 의도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감독님께서 “예분아 귀여웠어”라고 말씀하셨으면 그 의미가 ‘귀엽게 느껴지는 부분을 좀 덜어내야 한다’는 뜻인데, 감독님과 나는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서 촬영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킬 수 있었다. 감독님과의 이런 호흡이 너무 좋았고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쌓이다 보니 내가 부족한 지점이 있더라도 그걸 채워주실 거란 믿음이 있어 나는 앞만 보며 연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감사드렸다.Q. 감독님이 주로 어떤 디렉팅을 주셨는지A. 예분이를 연기할 때 감독님과 내가 맡는 담당 분야가 있었다. 코미디적인 부분은 편집과 호흡이 중요하니 그런 건 감독님 디렉션에 100% 따라갔고 감독님은 내게 감정선을 맡겨주셨다. 생각나는 코미디 디렉션으로는 내가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요?”라고 여쭤보면 “여기서 더 오바해서 가도 돼”라고 정확하게 말씀 주셨고 더 과장해야 하거나, 덜어내야 하는 부분은 직접 연기로 보여주시며 잡아주셨다. 예를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침을 뱉는 장면이나, 소 등에 매달려 “살려줘”를 외치는 장면의 입모양과 대사 톤, 표정 등은 감독님께서 직접 연기로 보여주셨는데 내가 좀 웃기게 행동한다고 해서 전혀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드렸다.내게 맡겨주셨던 감정선으로는 예를 들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장면을 촬영 할 때는 예분이가 가졌던 할아버지에 대한 오해, 감정들을 내가 대본보다 더 예분이의 감정을 쏟아 연기 했고 그 부분들을 다 이해해주셨다.Q.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감독, 스태프들과의 촬영 현장은 어땠는지A. 모든 일은 조화로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도 그 시너지가 100% 좋기란 쉽지 않은데 ‘힙하게’ 팀은 그 시너지가 100%였다고 자신한다. 감독님과 스태프들께 ‘전원일기’처럼 함께 오래 찍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런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Q. 수개월간 함께한 ‘봉예분’에게 한마디A. 너의 따뜻한 심성이 좋았고 때론 무모했던 오지랖도 예분이라 사랑스러웠어. 예분이를 만나 덕분에 많이 웃으며 살아갈 수 있어 고마웠어. 예분이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종종 생각해 보았는데 이제 초능력이 없어도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면서, 너의 초능력을 이젠 너 자신을 위해, 너를 돌보는데 사용했으면 좋겠어. 고마웠어. 행복해 예분아.Q. 끝으로 ‘힙하게’를 시청해 주신 시청자들께 한마디A. 범인이 누군지 같이 추리해 주신 덕분에 배우로서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물론 스릴러 장르의 공포도 있었지만 무진시의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느꼈던 웃음과 따뜻함을 오래 기억해 주셨음 좋겠습니다. 많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10.02 I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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