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한은 "지구온난화, 시장메커니즘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구온난화 문제는 ‘시장메커니즘’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전제로 환경세(탄소배출권), 기후 관련 공시 의무화, 글로벌 기후클럽 조성 등 글로벌 대응 차원의 해결책이 적절하게 시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다.(사진=픽사베이)◇“환경문제, 시장실패 영역”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나승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장은 최근 한은소식지에 담긴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나 실장은 환경문제가 경제학에서 시장메커니즘이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하는 데 실패하는 소위 ‘시장실패’의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실패의 대표적 사례인 △외부성 △정보의 비대칭성 △공공재 문제에 환경문제가 모두 해당한다는 근거에서다.그는 온실가스 배출이 ‘외부성’을 발생시킨다고 봤다. 온실가스는 시장에 맡겨둘 경우 그 피해는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반면, 발생주체가 어떤 부담도 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생산된다. 이를 ‘부정적 외부성’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효율적인 자원배분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이에 사회 부담을 개인의 부담으로 전환하는 탄소배출권제도가 나왔다. 탄소배출권 구입비용보다 온실가스 저감장치 설치비용이 낮다면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저감장치를 설치할 것이란 판단에서다.나 실장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제도가 발생하려면 각 기업이 방출하는 온실가스량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배출량을 과소보고해 비용을 줄이려는 유인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장치로 ‘기후관련 공시제도’가 제시됐다. 현재 유럽연합(EU)는 내년부터, 미국은 2026년부터 상장대기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기후관련 공시제도 적용이 시행될 전망이다.또한 나 실장은 ‘좋은 기후’는 ‘공공재’ 성격이 있다고 언급했다. 공공재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에 시장에 맡겨두면 적정량보다 과소생산되는 측면이 있다. 이에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는 글로벌 기후클럽을 주장했다. 클럽멤버들의 지역에 대한 비가입 멤버의 수출에 관세 형태로 벌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나 실장은 “EU가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하려고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EU 내에서만이라도 구현해 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한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韓, 2026년 이후 공시 도입나 실장은 지구온난화는 한국경제가 넘어야할 하나의 장벽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음모론이든 과학자들의 섣부른 가설이든 선진국의 무역장벽 핑계이든지 상관없이 이미 글로벌 차원의 대응이 시작된 문제”라며 “주요 선진국들은 최대한 시장메커니즘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데, 이 제도들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경제적 장벽”이라고 지적했다.지속가능성장실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지난달 30일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조회에 착수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발표한 공시 기준을 국내 설정에 맞게 재구성, 정보 가치가 높은 사항에 대해 선택적으로 공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0월 지속가능성 공시 도입시기를 2026년 이후로 잡았다.탄소배출권은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시장 참여자 확대와 상품 다양화 등을 추진했다. 배출권 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 내년 상반기부터 위탁매매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나 실장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경제학적 관점에서 원론적으로 봤을 때 시장 실패(외부성, 공공제 등)에는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며 “한은이나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했다.한편 지속가능성장실은 올 상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이창용 한은 총재 직속으로 신설됐다. 지속가능성장 이슈의 실물·금융 부문에 대한 경제적 영향 분석을 강화하고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구축, 위험분석 능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 권익위, 선관위 부정채용 등 작년 공공기관 채용비리 867건 적발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윤석열 정부 2년을 맞아 ‘채용비리 근절 국정과제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권익위는 작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사례로 들며, 적극적인 조사권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국민권익위원회 정승윤 부위원장이 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채용비리 근절대책 추진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마치고 신문고를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작년 867건의 채용 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작년 공사, 공단 등 1400여개 전체 공직유관단체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했고, 올해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정 부위원장은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셀프 채용한 사례, 친분 있는 응시자 구제를 위한 채점점수 조작 등 부적정 채용 사례 867건을 적발했다”며 “비리 관련자 68명에 대해 수사의뢰와 징계 등을 조치했고, 피해자 14명은 다음 전형 응시 등 채용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구제했다”고 발표했다.작년 선관위 채용비리 이슈를 조사한 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가장 먼저 선거관리위원회 현안조사에 착수해 총 353건의 부적정 사안을 적발하고 수사의뢰(312건), 고발(28명) 등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권익위는 선관위가 경력증명서를 확인하지 않고 9급 채용자를 합격시키거나, 구청 선거업무 담당자 자녀를 채용시키기 위해 공고문을 시·구 선관위 내부 게시판에만 게재하는 등 사례를 적발했다. 이외에도 △법적 근거 없는 정규직 채용 △학위요건 미달자 채용 △평정표 점수 수정 △선관위 근무경력 과다 인정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바 있다.이는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선관위 채용 인력관리실태 감사 조사 결과와도 상당 부분 겹친다. 하지만 감사원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에 대해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서 조사에 힘이 들었다”며 “저희는 민간인 조사권이 규정이 돼 있지 않아서 조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논란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의 조사는 행정조사인데, 행정조사기본법에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주무부처와 이견이 있다”며 “이로 인해 감사원에서 했던 포렌식 등을 할 수가 없었다”고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권익위는 작년 출범한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중심으로 공정채용 문화 확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센터는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181건의 신고사건을 접수했고, 이중 66건을 수사기관 및 감독기관에 이첩·송부했다.올해는 공정채용 제도 미비에 의한 관리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 등 기타공직유관단체 390개 기관에 채용 기준을 정비해 개선할 계획이다.제도개선과 함께 인사·감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정채용 전문교육’을 도입했다. 이는 채용 담당자들의 잦은 교체,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한 불공정 채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정 부위원장은 “국정과제인 ‘채용비리 근절’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최재천 교수 "숙론 못하고 싸우는 국회의원은 직무유기"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한민국에서 숙론은 고사하고 토론, 아니 논쟁도 제대로 못하는 가장 뒤처진 집단은 국회다.”동물학자이자 생태과학자인 최재천(70)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신간 ‘숙론’(김영사)에서 국회의원에 대해 꼬집은 내용이다. 최 교수는 책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집단적으로 대의를 저버린 채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서로에게 흠집을 내려고 말꼬투리나 잡고 고함을 지르며 정쟁을 일삼는다”고 썼다.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7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숙론’(김영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영사)국회의원에 대한 최 교수의 비판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최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선출직 공무원인데, 막상 만나기만 하면 서로 싸우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며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교육 과정에 ‘숙론’이 생기면 언젠가 국회도 지금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최 교수는 ‘통섭’,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하는 사람) 등 한국 사회에 필요한 화두를 던져온 시대의 지성이다. 신간에서 꺼낸 새로운 화두는 제목과 같은 ‘숙론’(熟論)이다. 숙론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과정이다. 최 교수가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에게 숙론이 필요함을 강조한 이유다.국회의원뿐만이 아니다.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도 숙론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는 표현처럼 한국은 지옥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 예로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위를 꼽았다. 한 곳에서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구석에서는 태극기·성조기 등을 들 정도로 극렬하게 다른 생각이 표출되고 있어서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 갈등과 분열이 만연하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이제는 갈등을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라며 “서로 둘러앉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나는 왜 이들처럼 생각해보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눠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신간 ‘숙론’ 표지. (사진=김영사)최 교수는 9년에 걸쳐 ‘숙론’을 집필했다. 그만큼 ‘숙론’은 최 교수가 평생 고민해온 화두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유독 토론 수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 ‘토론’(discussion)은 ‘내가 옳다’, ‘당신이 틀리다’라며 싸우는 ‘언쟁’(debate)으로 오염됐다”며 “깊이 있게 생각하며 이야기하자는 의미에서 ‘숙론’(discourse)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최 교수는 숙론을 위해 토론회나 심포지엄 형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2018년 김동연 경제부총리 시절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으로 전문가 20여 명과 숙론을 한 경험을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심포지엄을 할 때 저의 노하우는 오전에 발제 등을 모두 마치고 오후에는 참석자들을 동심원 형태로 배치해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며 “결론을 꼭 도출하진 않더라도 참여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최 교수가 생각하는 지금 가장 숙론이 필요한 이슈는 저출생 문제다. 최 교수는 “저출생은 답이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수렁에 빠진 상태”라며 “경제학, 인구학은 물론 정치, 행정, 교육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야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숙론을 통해 얻어낸 지식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도 그렇지만 소통은 원래부터 안 되는 게 정상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소통을 위해서라도 숙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7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숙론’(김영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영사)
- 이지스운용 “美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 낮아”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신용 위험이 금융권 전반에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이지스자산운용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신용 위험’(US CRE Credit Risk) 진단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총대출잔액은 20조 달러 수준으로, 2024~2026년 만기도래 예정 대출은 약 1조86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2019~2021년 실행된 저금리 변동금리 구조 대출이 60%를 차지해 현재 높은 금리에 따른 재융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상업용 부동산(CRE) 중에 대출이 연체된 부실자산 규모는 86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약 20%는 대주가 강제 집행으로 소유권을 받은 압류 상태다. 부실자산 섹터별로는 오피스가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자가 연체되기 시작한 잠재적 부실자산 중에는 멀티패밀리(다세대 주택)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오피스, 멀티패밀리 섹터에 대한 주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지스자산운용 측 설명이다.미국 은행권의 CRE 총대출 잔액은 3조 달러로, 이 중 중소형 은행 비중이 70%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 총대출 잔액은 6300억 달러로 올해 만기 예정인 대출 중에 오피스 비중이 21%를 차지해 오피스 CMBS의 연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보고서는 고금리에 따른 리파이낸싱 갭 확대와 오피스, 멀티패밀리 섹터의 부실화 등으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CRE 신용 위험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아직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 은행의 경우 1.5%, 중소형 은행의 경우 0.7% 연체율을 기록했다. 대형 은행과 중소형 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2009년 각각 9.6%, 7.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대출 손실 시 관리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이후 CMBS 금리와 미국채 10년물 사이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추세인 점도 유동성 경색 가능성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북미권 CRE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가 축적된 상태인 점도 주목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북미 CRE에 투자하는 드라이파우더 총액은 2590만 달러다. 지난해 북미 CRE 사모펀드 모집 규모는 10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3% 감소했으나, 글로벌 상위 10개 운용사의 모집 비중은 340만 달러로 같은 기간 8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운용사 중심으로 북미 CRE 투자를 재개하려는 모습이 관측되는 셈이다.이지스자산운용 투자전략실 관계자는 “우려가 가장 높았던 CMBS 대출에 대한 시장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으나, 자산 섹터별로 수급 및 펀더멘털 이슈에 따라 경향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인베스코, 골드만삭스, 블랙스톤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의 미국 CRE 투자 기조가 변화하고 있고, 지난해 글로벌 거래 규모는 감소했으나 북미와 유럽 권역 중심으로 국경을 넘는 CRE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특히, 해외 투자에 보수적이던 일본 투자자가 북미 및 유럽 코어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특징으로 꼽았다.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우 향후 1~2년간 대출 연체율 및 부실자산 확대 가능성은 있으나, 과거 금융위기 수준과 비교해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와 달리 현재 PF시장은 △PF 공급 및 보증 주체의 다변화 △PF 대상 조달 범위의 확대 △비주거사업 중심으로 PF사업의 범위 및 참여 주체 확대 등 요인으로 시공사, 금융사, 신탁사 등 단위 주체별로 리스크 크기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브릿지론의 경우 준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비중과 서울 등 수도권 비중이 과거 대비 높고 중대형 건설사의 자기자본 대비 PF보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투자전략실 관계자는 “국내 PF 시장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체율이 13.6%까지 치솟으며 금융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지만, 팬데믹 이후 2021년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현재의 PF 상황은 지난해 말 평균 연체율이 2.7%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의 고강도 건전성 강화와 같은 적극적 조치로 과거와 같은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PF 사태와 현재를 분석할 때 개발사업에 대한 낮은 자기자본 투자 비중과 브릿지론을 활용한 토지매입 방식 등이 리스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며 “사업환경 변화 속에서 자기자본 비율과 토지 매입 방식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서류가 아직 안 와서”…제4이통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과기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류가 다 오지 않아서 (보도자료가 늦어져) 죄송합니다.(과기정통부)” “영수증을 은행에서 다시 떼오라고 해서 재발급 받아 재송했어요.(스테이지엑스)”28기가헤르츠(㎓)신규사업자, 이른바 제4이동통신이 되려면 어제(7일)까지 스테이지엑스가 내야 했던 서류 작업이 지체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오후 5시33분이 돼서야 보도자료를 낼 수 있었다.보도자료의 제목도 바뀌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를 28기가헤르츠(㎓)주파수 할당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자료를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후 늦게 나온 자료의 제목은 ‘과기정통부, ㈜스테이지엑스 주파수할당 필요서류 충족 여부 검토 예정. ㈜스테이지엑스 필요서류 제출(5.7.)’이었다.한마디로 서류를 낸 것만 확인하고, 주파수 할당법인 지정은 추후로 미룬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낸 △주파수할당대가 1차 납부금(주파수 할당대가의 10%·430억원) 납부 서류 △자본금 납입 서류 △법인설립등기 서류 △할당조건 이행각서 서류 등을 신속히 검토하여 필요 시 관련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제4이동통신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기조가 ‘적극 지원’에서 ‘신중함’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지금까지 경매로 받은 주파수는 주파수 할당 대금만 내면 무리 없이 할당받았던 전례에 비추어 보면 다소 이례적이기까지 하다.‘서류를 제출했다’ 정도의 보도자료라면 5시 33분까지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설립자본금 2000억원으로 명시된) 사업설명서 등이 적정한지, 빠진 서류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과기정통부 실무자들의 입장이 신중해진 것은 22대 총선 이후 더 극명해진 ‘여소야대’ 국면인데 야당이 제4이통에 대한 졸속과 특혜를 우려하고 있어서다.연말 국감에서 이슈화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법과 규정을 꼼꼼하게 해석하고 행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전파법에 따르면 서류의 진위여부만 확인되면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할당 법인으로 지정하지 않을 권한은 없다.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스테이지엑스 ‘28기가헤르츠(㎓)주파수 할당법인(제4이동통신)선정’이라는 과기정통부 보도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서상원 제4이통 스테이지엑스 및 알뜰폰 스테이지파이브 대표. 사진=이데일리DB스테이지엑스로선 넘어야 할 더 큰 산이 있다.지난 2월 서상원 대표 기자간담회 때 언급했던 2000억 원 유상증자에 대해 기업들의 호응이 많지 않은 만큼, 추가 투자를 원활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에 따르면 목표액(2000억원)중 500억 원 정도를 모았고, 새로 투자한 기업으로 알려진 곳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 더존비즈온(012510) 정도다. 야놀자와 안테나 업체 인텔리안테크(189300)놀로지스는 지난해 경매 당시 드러났던 주주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말대로 ‘기존 통신사 통신망을 빌려(공동로밍) 서비스하니 투자비가 수조 원을 투자한 기존 통신3사에 비해 5.5%만 든다’고 하더라도, 기간통신사에 통신의 안정성은 생명인 만큼 안정적인 자금 확보는 필수적이다.또한, 과기정통부의 기간통신사업 등록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게 진짜다. 기간통신사업은 2019년 6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지만,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6조 제2항에 의거해 조건부 등록을 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 등록시 공정경쟁 촉진, 이용자 보호, 서비스 품질 개선, 정보통신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에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규정이다.안정상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통신망 의무 구축 수량을 못 채우거나 연도별 할당대가 못 내면 로밍·설비제공 지원, 정책금융 지원, 세액공제 혜택을 중단하고 할당 주파수의 조기 회수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외에도 주요 주주는 일정 기간 지분을 매각할 수 없게 해야 먹튀 우려가 사라진다고 언급했다.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등록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이 이뤄지면 기간통신사업 등록 심사를 하게 된다. 1달 내로 등록 조건을 붙이려 한다”고 말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