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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명태의 수수께끼 "너희가 생선을 아느냐…"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때는 조선 후기. 초도순시를 위해 명천구를 방문한 함경도 관찰사가 밥상에 오른 생선을 맛있게 먹고 이름을 물었다. 음식을 내온 어부가 당혹해 하더니 “이름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관찰사가 뜬금없이 어부의 성을 묻는 게 아닌가. 그러곤 이내 물고기에게 이름을 ‘하사’했다. 명천군의 ‘명’(明), 어부의 성 ‘태’(太). ‘명태’를 작명한 관찰사는 이유원(1814~1888)이다. 그 유래는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담아뒀다. 하나만 더 보자. 이번엔 ‘굴비’다. 고려 인종 때 이자겸은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고 난을 일으켰다. 결과는 실패. 그 즉시 지금의 영광인 정주로 쫓겨갔다. 조기가 많이 잡히던 지역이었다. 어느 날 소금에 간해 말린 조기를 맛보고 감탄한 이자겸은 임금에게 조기를 진상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냥 조기만 보냈을까. 아니다. 마른 조기에 ‘굴비’(屈非)란 글자를 심어 보낸 것이다. ‘굽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 영광의 말린 조기가 ‘굴비’란 이름을 얻는 순간이다. ‘자산어보’(1814)를 기억해 준다면 책에 대한 설명이 좀 쉽다. 조선 후기 문신 정약전(1758~1816)이 유배 중 완성한 대단한 업적. ‘자산어보’는 현재 흑산도라 칭하는 자산 근해의 물고기 행태를 낱낱이 들여다본 어류학서다. 수산식물까지 포함해 155종에 대한 이름과 분포, 행태와 습성을 상세히 기록했다. 덕분에 지금껏 물고기 좀 안다는 사람 여럿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책은 200년이 지난 ‘자산어보’의 현대판쯤으로 보면 된다. 30여년간 물고기연구에 심취해온 어류학자 황선도 박사가 일 년 열두 달에 맞춰 물고기 16종에 대한 흥미로운 정리들을 풀어놨다. 1월 명태, 5월 멸치, 7월 복어, 9월 갈치와 전어, 10월 고등어, 11월 홍어 식이다. 생태와 유래는 물론 경제성과 과학성, 인문학적 정보까지 충실히 챙겼다. ▲물고기의 경제학 “그 많던 명태는 다 어디로 갔나” 명태가 우리에게 가장 흔한 생선이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 중반 5만톤 정도가 잡혔다. 1980년대에는 15만톤까지 늘어났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 급감하더니 기어이 1만톤, 2000년대엔 1000톤, 급기야 2008년에 ‘0’으로 어획량이 보고되기에 이른다. 저자에 따르면 이유는 이렇다. 최근 시장서 유통되는 명태는 대부분 북태평양 러시아 수역에서 입어료를 주고 조업하는 국적선과 러시아 합작선에서 잡은 것이다. 2000년대 어획량이 급감한 건 말 그대로 이들의 어황이 부진했던 탓이다. 러시아 수역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했다. 2008~2009년 국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한 명태가격은 폭등했다. 다행히 2010년 12만톤 수급이 숨통을 틔웠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성 물질에 의한 수산물의 안전성 논란으로 소비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번엔 가격이 심각히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명태의 숙명을 핑계 삼아 우리 연근해 수산자원 회복의 절실함을 에두른다. ▲물고기의 과학 “양식한 복어에는 독이 없다” 복어가 독을 품는 것이 먹이 탓인가 아니면 자체 합성 때문인가. 최근 연구는 복어의 독성이 개체와 서식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이른다. 먹이로 인한 독이란 추측이 우세해진 거다.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도 있다. 실험실서 부화해 양식한 복어엔 독이 거의 없다. 흔히 하대하는 ‘멸치대가리’엔 사실 대단한 비밀이 있다. 멸치 귓속의 이석(耳石)이 그것이다. 칼슘과 단백질로 이뤄진 그 물질을 쪼개봤더니 나이테 같은 무늬가 있더란 거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물론이고 하루에 얼만큼 자라는지까지 마치 블랙박스처럼 선명하게 기록된 ‘장치’였다. 고등어의 푸른 등에도 과학이 있다. 당장 DHA부터 떠올리는 인간들에겐 미안하지만 고등어 입장에선 생존이 걸린 위장술이다. 한마디로 수면 위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연막’인 셈이다. 배가 은백색인 이유 역시 같다. 적만 다를 뿐. 물 밑 포식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물고기에 대한 편견 “음란한 홍어? 고독한 순정마초” 홍어에 대한 편견은 뿌리 깊다. ‘음란하다’가 그것이다. 암놈을 잡으면 대부분 수놈이 따라 올라오기 때문인데 사실 발단은 ‘자산어보’에서 비롯됐다. 정약전이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색을 밝히다 죽는 셈”이란 점잖은 훈계까지 붙인 터.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홍어는 “철저한 일부일처주의자”다. 죽어가는 암놈을 움켜잡는 수놈의 집착을 음란보단 ‘순정마초’로 이해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판 ‘자산어보’의 지향은 허물어져가는 바다생태계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 끝에 멈춘다. 뭉쳐야 살던 멸치가 이젠 뭉치면 죽게 된 사연, 황복과 뱀장어가 하굿둑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사정이 모두 인간 포식자의 욕심에서 비롯되지 않았느냐는 거다. ‘어장 관리’는 결국 물고기가 아닌 인간에 대한 관리를 이르는 또 다른 말이었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경제살릴 후보 안철수>박근혜>문재인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다음은 24일자 경제신문 주요 내용이다.(가나다순)◇매일경제▲1면-박근혜식 ‘목돈 안드는 전세’-애플, 中서 뺨맞고 삼성에 화풀이▲종합 -백화점 1층 ‘불황 스타일’로 변신▲정치테마주 경고등-적자기업 주가 14배 상승, ‘대선테마주’ 폭탄 곧 터진다-‘1가구 1주택’ 패러다임 폐기···다주택자 중과세 족쇄 풀어야▲박근혜 서민주택 공약-하우스푸어·렌트푸어·무주택자 껴안아 지지율 정체 정면돌파▲정치-‘스마트 뉴딜’로 일자리 만들 것-박근혜의 입, 이정현-‘호남 2030 SNS’ 선택에 달렸다-文 ‘비문·비노 끌어안기’ 용광로 선대위 촉매제로-安 정책네트워크 ‘내일’ 출범▲국제-日 기업, 중국서 이번엔 파업 태업 후폭풍-中 컨텐페어 바이어 실종▲경제종합-양적완화는 천사 아니다···러시아는 웃고 인도 울릴 것-좌초위기 멕시코 최대 구리광산 개발 한국이 단독운영권 확보 나서▲금융 재테크-대출 가산금리 심의위 거쳐야 -카드사 생산성, 작년의 반토막▲중소기업, 벤처-중고기계 대형 거래장터 생긴다-성과공유제로 일군 ‘갤럭시 신화’▲유통-일본서 잘나가는 하이트진로-코스트코 또 휴일영업 강행 ▲기업&증권-삼성의 ‘담대한 실험’은 계속된다-코오롱 아라미드 생산 가능-120개 상장사 3분기 실적 전망, 하이닉스 지고 삼성SDI 뜬다-API 수출특수, 누가 더 잘 살릴까 ▲기업 경영-인도 유화업체와 손잡은 LG-현대모비스 브라질에 물류센터▲부동산-농지, 자연녹지···국토 59% 개발가치 새로 따진다-다세대 연립주택 분양해 불황 넘을까▲사회-범죄의 유혹 빠진 ‘생활고 변호사들’-정치권, 서울 재산세 공동과세 50%-> 100% 상향 추진-강남 3구 뿔났다 “법적 대응 불사”◇서울경제▲1면-은행 돈줄 죄는 속도 너무 빠르다-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추진-10억 주택 기부하면 3억 연금 받는다-경제민주화, 기업 소유구조는 건드리지 않아-양도세 면제 주택 9억 이하로 축소▲종합-SUV 컨슈머리포트에 자동차마니아 몰린다-한중일 부도위험 급상승-서울 남는 금융위 주사보 모집에 공무원 대거 몰려-연말까지 토지보상비 6조 풀린다-애플, 삼성에 7억달러 추가 배상 요구-연말까지 토지보상비 6조 풀린다-노후준비에 나눔까지···베이비부머 기부 활성화 기대-빚더미에 앉는 청년들-내년 중기 해외유통망 진출 100억 지원-삼성전기 고강도 세무조사-자장면, 대구 가장 싸고 충북 가장 비싸-朴, 선대기구 재정비 추석 민심잡기 올인-사업체 5개 중 4개 ‘5인 미만’▲박근혜 주택종합대책-철도 위에 공공임대 짓고 주택연금 가입 50세로 낮춘다-김석동 “재정투입 할 상황은 아니다”▲금산분리 4개법안 발의-산업자본 PEF 지분축소···금융사 제조업 의결권도 5%로-대규업 신규 순환출자는 제동-정치권 방안대로 지주사 규제땐 8조 소요-文 타운홀 미팅 vs 安 전문가 네트워크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공공요금-文, 孫·丁 끌어안고 안철수 바람 차단하기-민주, 대선일 투표시간 연장 추진▲기획-시장 위에 군림·관치인사 여전···기업경영 자율성 보장해야-항공산업 육성 위해 만든 KAI 설립 1년 만에 빚더미 허덕▲금융-금융당국-공정위 파워게임에 애꿎은 보험사만 등골 터져-지방은행 대출 증가율도 9%서 5%로 뚝-온라인 전업보험사 입지 흔들-산와머니 오늘 영업재개-전송 이미지 보고 위조지폐 가린다▲국제-중·일, 대치-대화 모색 투 트랙 전략-“EU에 탄소세 안 내”-“중국 경기 3분기도 희생 조짐 없어”-그리스 정부 트로이카 실사단 일주일 휴전-일본 정부-기업연합 르네사스 공동 인수 추진-“피아트, 이탈리아에 남아달라” 몬티의 구애▲산업-코오롱, 듀폰에 반격 실마리 찾았다-SK하이닉스도 유리한 고지에-LG, 그룹차원 장애인 200명 뽑는다-STX다롄조선, 대형 컨선 4척 수주-삼성 ‘Paper’ 중국 판매▲정보기술-LG전자 ‘옵티머스G’ 직접 써보니-SK브로드밴드 B2B 질주 본능-출시 하자마자···아이폰5, 흠집게이트-삼성 노트북 ‘뉴 시리즈9’ 컨슈머리포트 평가 1위-KT, 연평도 어민·공무원 대상 SNS활용법 등 IT 지식나눔▲중기·벤처-월급쟁이라는 생각 버리고 회사 아닌 자신 위해 일해라-열정으로 ‘섬유 한류’ 이끈다▲생활산업-“5년내 글로벌 주류기업 도약”-스와치-국내 면세점, 수익배분 갈등-장사 할 생각 말고 ‘경영’ 하세요▲자동차-올 최고 기대작 기아차 ‘K9’ 왜 고전하나-3가지 주행모드 적용···운전하는 맛 일품▲증권-제주항공 2014년 상장-3년간 단 1건···해외DR 발행도 얼어붙었다-우등생 펀드 “환매가 미워요”-제일모직, 전자재료 호조로 영업익 30% 껑충▲사회-‘경우의 수’ 복잡해진 곽노현 재판-아토피 환자 줄었지만 ‘입원’은 오히려 늘었다-‘유치장 탈주범’ 최갑복 밀양서 검거-분만의사 부족···갈 곳 없는 임신부-선호도 낮고 인식 나빠···남자 전공의 거의 없어▲전국-경남지역 기업 잇달아 정년 늘린다-대구 수출 증가율 4개월째 전국 최고▲부동산-시공사 지급보증 없앤 PF사업 는다-연말까지 3조6000억 공공 공사 발주-26일 세종시 유승한내들·한신휴플러스 청약-美 동부 최대 리조트단지 투자이민 모집◇한국경제▲1면-경제살릴 후보 안철수>박근혜>문재인-박근혜 주택공약 “이자만 내고 전세 마련”-크루거 “노동 유연성 있어야 성장”-LG그룹, 장애인 200명 공채▲굿모닝-한지·전통공예···‘K디자인’ 유럽 공습-日 경유 수입 20배 폭증···稅혜택의 ‘역설’▲새누리 ‘박근혜표’ 주택 대책-4억 아파트 가진 하우스푸어, 원리금 月 250만원 줄어-철도부지 위 임대주택 임대료 50~70% 인하효과-“트러스트 앤드 리스백 그대로 진행될 것”▲대선후보 여론조사-朴 50~60대·文 40대·安 20~30대서 압도-PK는 文·호남은 安 “安 완주해야” 33.3%-朴 과거인식 문제는 ▲정치-安, 즉답 피하고 SNS로 소통-재래시장 찾은 문재인···정책포럼 연 안철수-돌아온 ‘朴의입’···이정현 공보단장 임명-‘朴자매’ 어제의 동지서 오늘의 적으로▲경제-“요즘 정치권 보면서 다들 나라 걱정”-전국 사업체 10개 중 1개는 음식점-“일본술 전성시대”···맥주·사케 수입 급증-올 성장률 전망 2.5%로 하향▲국제-美 대선 달구는 ‘자본이득세’ 논쟁-시진핑, 잠적 기간동안 권력기반 다졌다-美연금 8000억弗 부족-美기업, 위기에 더 강해져-“도심 속 ‘밤의 질주’ 보러가자”▲집중분석-LG옵티머스G-‘G폰’ 공개 후 LG전자 주가 10% 상승···“최강스펙에 기대 커”-“강한 하드웨어로 편의기능 차별화”-DMB 보며 친구와 ‘카톡’···영단어 카메라로 비추면 바로 번역▲금융-온라인 車보험료, 롯데·삼성이 가장 싸다-시류 타고 늘어나는 금융소비자단체-“은행평가 때 서민금융 실적 반영”-생보사 변액보험 수입 30% 급감▲산업-투박한 철을 예술쇼로 만들다-비스티온의 ‘먹튀’ 본색?-한국보시, 2000억 투자···대전공장 2배 늘린다-中 CCTV, 삼성 시안반도체 이례적 특집방송▲기업·IT-하이닉스, 12년 질긴 특허소송 4억弗 배상액 부담 덜었다-‘아라미드’ 소송 한숨 돌린 코오롱-애플, 손해배상금 7900억 추가-STX다롄조선, 中서 컨船 4척 수주▲중소기업·과학-엔화대출 후폭풍···남동공단 ‘비명’-성지전자 美에 오토바이 첫 수출-조철연·이율기 이달의 무역인상-“스마트그리드 매출 비중 40%로 높아져”-줄기세포 화장품 특허 경쟁“▲생활경제-“일본 성공 발판, 5년 내 해외매출 2배”-스와치 ”면세점 마진율 낮춰라“▲증권-빨갛게 익어가는 중소형株 ‘반란’은 계속된다-추석 앞둔 증시 반등 시도할까-‘굴욕’ 당한 새내기주들 ‘설욕’ 나섰다-“中 경기부양책 나와도 반등 폭 적을듯”▲부동산-고양·김포 등 청약부진···대단지에 1~2명 신청-“증자 통한 쌍용건설 매각 검토”▲사회-건설현장 임금체불 추석 어떻게 쇠라고-국내 최대 룸살롱 YTT ‘성매매 9만회’ 알선-양승태 대법원장 “성폭력 친고죄 폐지해야”
- [위크엔드]런던의 속살을 만나다
-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대한민국 선수들이 승리의 신화를 이룩하고 있는 영국 런던. 이제 올림픽도 폐막을 며칠 남지 않아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영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가보지 못 한 사람들이 더욱 많을 터. 아쉬우나마, 지면으로라도 매력 넘치는 영국의 볼 거리, 즐길 거리, 먹을 거리를 소개해 본다.◇ 올림픽의 런던 = 올림픽 경기장이 들어선 곳은 ‘이스트 런던(East London)’으로 불리는 런던의 동쪽 지역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래된 공장이 밀집한 낙후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런던의 가장 핫한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기장 주변인 해크니 일대에 매력적인 곳이 많다. 더 카운터(The Counter)는 오버그라운드 해크니 위크 역 근처의 브런치 전문 카페다. 낡은 공장을 연상시키는 스투어 스페이스 아트 갤러리(Stour Space Art Gallery) 내에 자리잡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을 마주한 한 쪽 전면을 유리로 마감해 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 부드러운 베이글 위에 반숙한 계란 프라이·햄·연어 등을 얹은 브런치 메뉴가 인기다. 식사 전이나 후에 카페 바깥 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브로드웨이 마켓(Broadway Market)은 매주 토요일 런던필즈 공원 근처에서 열리는 50년 전통의 재래시장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스트 런던에 거주하는 스타일 좋은 젊은이들이 찾아와 쇼핑을 즐기고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다. 메인 거리에 늘어선 100여 개의 좌대에는 버섯 리조또와 인도 카레·고로케·치즈·올리브·당근 케이크, 생과일 주스 등 신선한 재료로 만든 먹을 거리가 가득하다. 근처 펍(PUB)에서 맥주를 즐기며 오랜 만에 만난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이스트 런던의 현지인이 많다.◇ 맛있는 런던 = 전세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생활하는 런던은 세계 각국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영국의 전통 음식 피시 앤 칩스는 물론 스테이크, 스코틀랜드 훈제연어, 레바논 음식이 많다. 세인트 존(St. John스)은 미스필드 마켓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으로 영국식 식사 메뉴와 베이커리 종류가 유명하다. 아스파라거스와 버터, 감자와 시금치, 바삭한 돼지 껍데기와 완두콩 등 8종의 스타터, 훈제 대구, 구운 돼지고기 등 8가지 메인 메뉴를 선보인다. 스피톨필즈 마켓 근처에 베이커리와 와인바를 운영 중이다. 영업시간 월~금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11시. 토요일 오후 6시~11시, 일요일 오후 1시~3시30분. 더 토튼햄(The Tottenham)은 지하철 토튼햄 코트로드역 옆에 자리한 160년 전통의 펍. 1층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 공간과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사용 중이다. 이곳의 피시 앤 칩스는 런던에서도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얇고 바삭한 생선튀김, 부드러운 생선살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영국 전통맥주 제조방식을 이용해 상온에서 발효시킨에일 맥주도 판매한다.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11시, 일요일 정오~오후 10시30분. 다이아몬드 주빌리 티 살롱(The Diamond Jubilee Tea Salon)은 300년 전통의 영국을 대표하는 홍차 브랜드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본사 건물 4층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이다. 지난 3월부터 기존의 세인트 제임스 레스토랑 대신 ‘다이아몬드 주빌리 티 살롱’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제공하는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며 영국의 차 문화를 경험할 수있다. 포트넘 앤 메이슨 특유의 에머랄드빛 찻잔, 은은한 홍차와 함께 3단 트레이에 스콘, 샌드위치, 케이크 등이 층별로 담겨 나온다. 샴페인을 곁들인 티세트도 인기다. 부킹 오피스 바 & 레스토랑(Booking Office Bar & Restaurant)은 킹스 크로스 역 근처 세인트 판크라스 르네상스 호텔 내 문을 연 고급 레스토랑이다. 과거 기차역 건물을 리모델링해 역 대합실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특징. 위스키와 칵테일을 비롯한 다양한 주류를 판매한다. 애프터눈 티 메뉴, 2~3가지 코스 요리로 구성한 플랫폼세트 메뉴도 반응이 좋다. 목~토요일 저녁에는 라이브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 패션의 런던 = 런던은 ‘쇼핑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실험적인 디자이너 제품이 넘쳐나는 것은 물론 ‘버버리’와 ‘멀버리’ 등 영국의 클래식한 브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옥스포드 스트리트(Oxford Street)은 ‘Top Shop’, ‘H&M’ 등 패스트 패션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입점한 런던 쇼핑의 중심가다. 옥스퍼드 서커스 역에서 나와 토튼햄코트 역에 이르는 도로를 말하는데, 이곳 주변에는 ‘ZARA’ 매장만 3곳이 들어설 정도로 규모가 크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들어선 매장은 브랜드별로 시설이 뛰어나고 최신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만족스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셀프리지 백화점과 ‘M&S, PRIMARK, GAP’ 등 친숙한 브랜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킹스 로드(King‘s Road)는 카나비 스트리트와 함께 런던 패션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거리로 런던의 부촌 첼시에 자리잡고 있다. 슬론 스퀘어 역에서 내려 피터 존스 백화점에서 시작되는 길을 말하며,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관 ’사치 갤러리‘가 있는 거리답게 소규모 화랑, 인테리어 숍 등 흥미를 끌 만한 상점이 많다. 디자이너스 길드(Designers Guild), 오스본 앤 리틀(Osborne & Little), 샌더슨(Sanderson) 등의 패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는 지하철 옥스퍼드 서커스와 피카딜리 서커스 역 사이에 늘어선 길아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웅장한 저택들이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 독특한 거리로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함께 런던 쇼핑의메카로 꼽힌다. 고풍스런 건물 1층마다 버버리, 스와로브스키, 랄프 로렌 등 명품 매장들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개인 연대보증 `오늘부터 폐지`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다음은 5월2일자 경제신문 주요 내용이다.(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삼성 반도체·LCD라인 대수술..기흥 비메모리 단지로 -역대정부 `경제업적지수` 따져보니..물가에 발목 성장 주춤 -오늘부터 개인 연대보증 폐지 -수출 두달째 내리막..정부 목표치 낮춘다 ▲종합 -주식형랩 지고 ETF·고수익채권·ELS 뜬다 -中어선 도끼 사건이 개인간 문제?..정부비난 쏟아져 ▲한중일 FTA삼국지 -韓中 FTA 속도내자 몸달은 日 "우리도 끼워달라"-韓日 FTA 왜 막혔나 -FTA대책위 박진근 공동위원장..철저히 실익 챙겨야 ▲일자리 1% 더 늘리자 -구인-구직 엇갈린 눈높이 `독일式 직업훈련`으로 맞춰야 -고졸은 부족…대졸은 넘쳐..`과정형 자격증` 확대해야 ▲역대정부 경제평가 -年평균 성장률, 김대중5% 노무현4.3% 이명박3.1% -신성장산업 규제풀어 경기둔화 막기 총력 -韓수출통로 막혔다..EU부진 中둔화 연쇄피해 ▲정치 -민주 원내대표 경선 D-2..反박지원 3인방 연대합의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대선 출마여부 곧 밝힐 것" -당대표 책임대신 가담자 처벌쪽으로 -文 아킬레스건은 수도권과 30대?..지지율 하락 뚜렷 ▲국제 -美日 정상회담 6년만에 공동성명 발표 -中 제조업경기 5개월째 상승 -일본 미혼남녀 급증..30대후반 男30% 女23% -円강세 달러당 80엔 붕괴 -천광청 美망명 가닥 잡을 듯 -중국 `황당한` 구리수출..싹쓸이하다 재고량 감당못해 -인도 여객선 침몰..200여명 사망실종 ▲경제종합 -`크라우드펀딩` 내년 도입..SNS發 제2벤처붐 일어날까 -농수산위 "美쇠고기 검역강화로 충분"-한중일·ASEAN 통화스왑 확대 ▲금융·재테크 -위안화로 결제하는 기업 는다 -새희망홀씨대출 2조 돌파 23만명 혜택 -머니쇼서 한국판 버핏과 점심을 ▲기업·증권 -2년만에 오너십 찾는 박삼구 금호 회장 -A6·A8 쌍끌이..아우디 눈부신 성장 -LTE 가입자 늘었지만 이통3사 영업익 급감 -신형 싼타페 값은 3008만원..본격시판 -오늘 개장 QIB시장 `넘어야 할 산` 많다 -맥 못추는 한류 엔터株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건강식품으로 아태진출 본격화" -홈쇼핑 빅3 `현대`만 함박웃음 ▲기업·경영 -代이어 수원상의 회장된 최신원 SKC회장 -하노버메세 부사장 "한국, 기술 `굿` 효율성 `글쎄`" -종합상사 자원개발 실탄 마련은..`제각각` ▲모바일 -다음 `플랫폼`으로 네이버 넘어설까 -게임사, 주민번호 수집 금지에 울상 -토종 SNS `와글` 가입 100만 돌파 ▲중소기업·벤처 -한미 5000만달러 창업펀드 조성 합의 -제일정공, 현대기아차 수출 증대로 매출 1500억 도전 -중기청, 미국순회 중기상담회 "한국제품 경쟁력 충분" ▲유통 -커지는 오비하이트 맥주점유율 격차 -정장에도 `백팩`..캠퍼스 넘어 사무실 점령 -신라면 티셔츠 나와..유니클로 제작 글로벌판매 -쇠고기 대신 닭·돼지고기 소비 ▲부동산 -강남 아파트 분양 5년만에 최대 -한국형 셰어하우스 인기 -용인시, 골프장 인허가 취소 차일피일 왜? -여의도공원만 한 녹지·800만원대 분양가 -과천 재건축 호가 2000만원 올라 ▲사회 -교사 명퇴 늘어 예산 벌써 바닥 -이동조, 자금관리에 친척 동원 -`흉기난동` 中어선 선장항해사 영장 ◇서울경제 ▲1면 -한류 열풍, 도쿄 임대료도 올렸다 -연대보증제 오늘부터 폐지 -한미, 5000만달러 중기펀드 조성 -화성 유니버설스튜디오 부지..외투지역 지정 세제감면 ▲종합 -박병엽 팬택 부회장..3일 신제품 공개행사 참석 -카지노 먹튀 원천봉쇄..사전심사 다시 받아야 -소비자물가 체감물가와 괴리는 더 커져 ▲종합 -최종부도 위기몰린 풍림산업..채권회수급급 이기주의 빠져 -실제 경영자만 연대보증..친인척·동업자 제외 -벤처 자금조달 쉽게 크라우드 펀딩 도입 ▲정치 -농수산위 "조사단 결과 나올때까지 검역중단을" -박근혜 "제주도, 하와이처럼 만들어야" -여야 2일 약사법 등 60개 민생법안 처리 ▲금융 -코리보, CD 대체 기준금리로 굳어진다 -동산담보대출 출발부터 삐걱 -어윤대 KB금융회장 "우리금융 M&A 안한다" ▲국제 -中 이어 동남아도 임금인상 바람 -美中 천광청사건 파문수습 이심전심 -비만에 갈수록 짓눌리는 미국경제 -호주 기준금리 0.5%P 내렸다 ▲산업 -기아차 K9 2일 공개..중대형 시험대 올랐다 -현대상선, 반짝반짝 빛나는 스킨십 경영 -현대重, 바레인 발전소 준공 -신형 싼타페 판매가격 2802만~3776만원 ▲정보기술 -스마트폰 업계 "음성인식으로 한판 붙자"-전자책 시장 춘추전국시대 -폴더폰 아직 죽지 않았어..SKT 3세대폰 와이즈2 출시 ▲중기·벤처 -코닉글로리, 국내기업 첫 우즈벡서 메탈실리콘 생산 -신소재 경쟁 뜨겁다 ▲생활 -골프웨어 다시 주목..일상복으로 인기 -농심 신라면, 유니클로와 협업 티셔츠 선봬 -오리값 폭락 ▲증권 -움츠렸던 외국인 매수로 돌아서나 -자동차 ETF 잘 나가네 -SKT, 외국인 순매수 1위 올라 ▲사회 -`공문 폭탄`에 멍드는 교단 -5월 어린이 안전사고 주의보 -박영준 사면초가..파이시티 의혹 2일 대검출두 ▲부동산 -포스코A&C 천안공업화주택 공장가보니..1시간에 원룸 1채 뚝딱 -삼성물산 올 재건축재개발 입찰 제로 왜? -강남·노원·도봉·강북 내집 마련 부담 덜었다 -수도권 낙찰가율 곤두박질 -평창올림픽 수혜..강원 주택시장 훈풍 ◇한국경제 ▲1면 -지친 개인들 증시서 손 턴다 -`크라우드 펀딩` 통해 창업 돕는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美소고기 수입조건 재협상 안해"-수도권 재건축 14개월만에 반등 ▲굿모닝 -구인회 LG·이병철 삼성 창업주, 글로벌 전자의 신화가 되다 -최영함에 오른 KB투자증권 "해적 소탕작전 실감나요" ▲오늘의 이슈 -병원 `허술한 본인확인` 노린 보험사기 기승 -한전 구내식당 입찰..`입맛`만 다신 中企 -오바마, 核실험 강력 경고 “북도발보상 반복 끝났다” ▲뉴스 분석 -3~4개 산단 묶어 미니복합타운 개발 -재정부, 출퇴근 30분 앞당긴다 ▲정치 -민생단절화합 `3대화두` 보면 박근혜 대선전략 보인다 -민주 非박지원 3인방 뭉쳤다 -국회 `몸싸움 방지법` 처리될까..약사법 등 63개 법안도 ▲경제 -성큼 다가온 여름 `전력대란` 걱정..전력예비율 벌써 급감 -소비자물가 2.5% 상승..지난달 21개월만에 최저 -삼성경제연구소 "소득세 과표에 물가상승률 반영해야" -수출 두달째 감소..불안한 무역흑자 ▲금융 -"중개업소를 대출 브로커로" 도넘은 유치경쟁 -금융당국, 근린손보 실사..강제매각 검토 -어윤대 KB금융회장 "우리금융에 관심없다" ▲국제 -공동의적 `슈퍼차이나`..손 꼭 잡은 美日 -먹거리 사느라 여유없는 일본인 -월가 다시 덮친 `감원 폭풍` -천광청 인권변호사..美中 신변처리 물밑협상 -MS도 가세..전자책 시장 `삼국지` -델타항공의 `통큰` 고유가 해법..정유공장 인수 ▲산업 -현대모비스 미시간공장 가보니..주문 밀려 휴가반납 -한화, 폴리실리콘 투자 2014년까지 계획대로 간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3교대 -신형 싼타페 최고 3776만원 -롯데 빵집 `포숑`도 M&A 식탁에 ▲기업&CEO -삼성, 보급형 3D TV 패널 만든다 -현대상선 불황극복법 “직원들 기부터 살려라” -기업 39% “SNS 만들었지만 안쓴다” ▲IT·모바일 -설문조사도 스마트폰 앱 시대 -스마트TV 표준 `HTML5` 기반으로 -SKT `T프리미엄` 콘텐츠..한달만에 100만 다운로드 ▲중소기업·벤처 -곽재선 KG그룹회장 "아직도 목마르다..유망기업 M&A계속" -코셈 "전자현미경 신제품으로 시장 선점" ▲생활경제 -美코치 "한국서 직접 팔겠다".. 판권 회수 -美소고기 판매 줄고 돼지·닭고기 늘어 -우울한 `오리데이`..1년새 가격 반토막 ▲증권 -電車군단 질주 구경만 하며 속태우는 개미들 -코스닥 떠나는 기관.."주도주 없다" 등 돌려 -거래소 직원 평균 연봉 1억 넘었다 -석유전자상거래, 가격 인하효과 `미미` -거침없는 삼성전자, 200만원까지 뛸까 -홈쇼핑, 정체 늪에 `허우적` -교육주, 실적악화에 `눈물` -실적쇼크 업종에서도 서프라이즈 종목은 뜬다 ▲부동산 -강남 재건축 `반짝 급등` VS `상승 신호탄` -의왕 포일지구에 `어린이 환경 테마파크` -`파이시티 불똥` 튈라..개발예정 터미널 `노심초사` ▲사회 -檢, 박영준 뇌물죄 검토..시공사 바뀐 과정도 조사 -또 로비의혹에 휩싸인 `서울시 도시계획국` -투자손실논란 `압박`..김정배 고대이사장 전격사퇴 -中총영사 "선원 지도 강화하겠다"
- 양심에 채찍질하며 키워 온 투다리 23년 정도경영의 승리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2008년 6월 12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꼬치구이 전문점 <투다리>를 운영하는 (주)이원의 계열사인 식품제조 생산공장 (주)그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투다리>의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하며 멋스럽게 정돈된 조경을 끼고 있는 대지 4958.7m2(1500평), 연면적 3966.96m2(1200평)의 건물이 들어선 이곳에 초청된 인사들이 자리했다. ◇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목이 메인 ‘대부의 눈물’(주)이원의 김진학 회장(63)이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가 누구인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무릇 많은 이들로부터 부러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아닌가. 23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투다리>에만 전념해 외식 프랜차이즈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자칫하면 비난받기 쉬운 국내 프랜차이즈 풍토에서 2000여개의 가맹점을 만들어낸 탁월한 능력의 주인공이기도하다. 그런 김 회장이 기념사를 하던 중 갑자기 감정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23년의 관록과 연륜으로 다져진 이 치열한 승부사에게 어떤 감정들이 촉수처럼 일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당연히 업계에 회자됐다. “지나온 얘기들을 하다보니까 어렵게 고생해서 성공해 뿌듯한 자부심도 있고 또 초창기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부끄러운 일들도 기억나고 양심에 가책 받은 일도 생각나고...... 아무튼 20년 세월의 기억들이 낡은 영상필름이 되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가는 바람에 감정이 순간적으로 복받쳐 올라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이날 참석한 많은 인사들은 외식 프랜차이즈 거목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에 또 한 번 그에게 빨려 들어가는 자신들을 보았음직하다. ◇ 남 앞에서 자랑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안 맞아 김 회장은 이날 본사 직원, 가맹 점주들, 공장 관계자들, 협력업체들 위주로 사람들을 초청했다. 거창하게 외부에 알리지도, 유명인들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자랑하는 것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다 그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소탈하다. 가식적이지 않다. 솔직하다. 화법도 직선적이다. 피해가거나 구부리지 않는다. 원칙과 소신을 믿는 이들의 용기와 닿아있다. 깊은 눈 속에 사색이 깃든 안광에는 고집스러움이 물씬 배어나고 완벽을 향한 집념이 그 안에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 내재된 폭발성이 젊은 날 발현되어 빛이 나고 이제 고요의 물결과 타협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회귀하느라 부드러움이 일렁이곤 한다. 일이 곧 휴식인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쉽다. 괜히 뒤처지는 기분과 그런 그를 바라보는 질투의 발로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다르다. 조용하되 느리지 않고 통찰하되 드러내지 않는다. 철학이 담긴 일중독은 자신의 한계를 부정한다. 자신을 조율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집념과 열정이 그를 오늘날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정상의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는지 모른다. 그의 좌우명 ‘자만하지 말자’에서 그의 의중은 더욱 선명해진다. 자만하는 사람치고 속이 실한 사람은 드물다. 그는 순전히 내실위주다. ‘외빈내화’라고 써도 괜찮을 성 싶다. 지금까지 사업에 대한 경영방식도 점포의 내실 강화와 질적 향상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왔다. 광고와 홍보에 매달리는 시간과 비용을 차라리 점포의 환경 개선과 메뉴개발에 더 쏟아부었다. 따라서 가끔은 오해와 혼선의 장막이 쳐지곤 한다. ◇ 프랜차이즈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업계서 존경 도대체 <투다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경영되고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좌장인 <투다리>에서는 어떤 홍보내용도 나오지 않고 미동도 없기 때문이다. 가끔 나와도 찔끔이고 그러다만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런 주변의 시선이나 관심에 도통 반응이 없다. 23년 한 길을 관통해 오면서 일관되게 고집해 온 그의 신념과 열정에의 종반부를 확신하고 있어서다. 김 회장은 현재 꼬치구이전문점 <투다리> 1920점포, 앤티크 펍 <칸> 40점포,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 7점포, 중국의 <土大力> 130점포가 있고 계열사로는 (주)미라지식품의 <남가네설악추어탕> 130점포, (주)한모둠의 <한모둠순대국> 8점포, <한모둠설렁탕> 5점포 등 모두 2300여점의 가맹점과 돼지고기 전문점 <돈가>와 낙지전문점 <조금나루> 등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산에 99174㎡(3만평) 규모의 채소 농원과 식품공장 (주)그린, 대지 5520㎡(1670평), 연면적 2314㎡(700평)의 (주)미라지식품의 추어탕과 (주)한모둠의 순댓국 공장이 있으며 중국 산둥성 청도에 대지 19834㎡(6000평)규모의 중국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와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 현지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로서는 최상급 단계인 외식, 식품제조, 물류 등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33개 전국 지사와 지부도 강력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단연 독보적이다. 그렇다면 김 회장은 외식업계에서 프랜차이즈로 어떻게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을까. 그는 가정 형편상 공고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 온 25살에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다. 삼양사라는 회사에 공원으로 입사해 패기 넘치는 의욕으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있는 조직 구성원 간 위화감에 실망하고 1년 후 회사를 옮긴다. 그가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포항제철에 취직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학력 간 차별은 여전했다. 개인 자질보다 학력과 소속부서에 따라 능력이 갈렸다. ◇ 2300여개의 가맹점과 식품제조회사 등 3박자 고루 갖춰 또 그만두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이 당장 바뀔 것 같지 않은 현실에 그는 방향을 튼다. 공고 출신 학력이 훗날 그의 앞날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까 고심해 왔던 이 짧은 가방끈이 오히려 그에게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분발하게 만드는 동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인생의 반전카드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개인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첫 번째 사업은 의외로 일찍 다가왔다. 포항제철에 근무하고 2년이 지난 후였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들이 한참 장가를 갈 즈음 ‘티크 농’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본 그는 모험을 감행한다. 일명 ‘농방’을 차린 것이다. 한 번도 농을 만들어 본 적도 옆에서 만드는 것을 지켜 본적도 없는 그로서는 일대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2만원에 불과했던 월급쟁이 시절, 그는 2부 이자를 주고 거금 35만원을 들여 경북 포항 동지상고 인근 공터에 천막을 치고 장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포항제철에서 퇴근하자마자 가구판매 영업에 매달리고 리어카를 끌고 배달에 나섰다. 하지만 습기 찬 천막에서 만든 농은 얼마안 가 갈라지고 뒤틀려 90%가 넘게 반품이 되어 돌아왔다. 처절한 실패였다. 빚 더미에 나앉게 됐다. 잠시 자신을 추스린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안을 가다듬는다. 하지만 빚이 문제였다. 일단 죽어라 하고 진 빚을 갚는데 총력을 쏟았다.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꼬박 7년이 걸렸다. 무모한 사업의 후유증치고는 수업료를 아주 단단히 치른 셈이었다. “주변이나 가족들은 대부분 말렸다. 농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도 없고 그것도 빚을 내서 하겠다고 하니 전혀 이해받을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요도 있고 잘만 하면 그럭저럭 잘 팔릴 것 같았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었다. 이 여파로 7년 동안 빚 갚는 데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 공고출신 늦깎이 35살 주경야독으로 1년만에 합격 ‘화제’ 그러나 이 돈키호테 같은 불굴의 용기와 투지는 그에게 또 다른 자산으로 작용한다. 그의 경영과정과 신사업 구상 등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투영되며 하나의 카리스마로 굳어져 간다. 남들과 다른 비상한 움직임으로 세인들에게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빚의 청산이 거의 마무리되어 갈 무렵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그의 나이 35살쯤이다. 이번에는 공부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주경야독으로 책을 파고들었다. 아내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의 작은 골방에서 중앙직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 시험 자격제한에 걸리는 마지막 나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공무원 시험에 매진했다. 결국 1년 만에 중앙직 7급공무원에 합격, 상공부에 발령받는 쾌거를 이뤘다. 20명의 상공부 7급 합격자 중에 자신이 제일 나이가 많은데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합격을 하고 또 학력도 공고출신이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포항제철에서는 10년 근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능력에 따라 대우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공무원 생활도 그의 큰 기대와 포부 앞에서는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 기업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판단한 그는 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상공부 공무원 생활을 6개월 만에 뒤로하고 나온다. 이후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해 새로운 업무영역에서 일하면서 잠시 접어두었던 사업에의 열의를 다시 불태운다. 그는 자신을 온전히 놔두지를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기획하고 판단하고 몸을 부린다. 그는 포항제철 실험실에 다니면서 필요성을 느낀 일본어를 혼자서 깨우칠 정도였다. 한 번 일에 빠지면 사물을 완전 무장해제 시켜야 끝이 나는 일벌레 스타일이다. ◇ 일본출장서 눈에 들어온 꼬치구이 전문점이 인생 바꿔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한 김 회장은 인천도시가스와 일본도시가스와의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가면서 인생의 반전을 꿈꿀 수 있는 광경과 마주치게 된다. 바로 일본식 꼬치구이 문화였다. 일본 출장이 잦아질수록 꼬치구이에 대한 매력은 커져갔고 “언젠가 나도 꼬치구이 전문점을 하나 갖겠다”는 각오까지 다지게 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늘 자기 사업을 해 보겠다고 별러 왔던 그 였다.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간다.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한 지 2년쯤 됐을 때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다. 그의 나이 38살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실성과 능력을 높이 샀던 당시 이종훈 회장은 극구 만류했다. 사업이라는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그 어려운 일을 왜 하려고 그러느냐며 좀 더 있으라고 말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었다. 이 회장의 계속된 권유와 배려에 1년간 월급을 받고 비상근 감사 자리를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요즘도 그 당시를 회상할 때마다 이 회장의 인간적인 따뜻한 배려에 늘 감사해 한다. 그렇게 그는 인천도시가스에서 1년을 더 있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역사의 새 장을 여는 <투다리> 1호점을 40살에 오픈한다. 1987년 7월 인천 제물포역 인근에 8.26m2(2.5평) 규모로 1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 바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오픈 초기에 200원 짜리 꼬치로 하루 14만원의 매출을 기록, 성공창업 가능성의 싹을 틔웠다. ◇ 드디어 1987년 <투다리> 1호점 론칭......1인4역하며 성공 꿈 꿔 6만원이 손익분기점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직장에서 퇴근하면 부인이 꿴 꼬치를 오토바이로 배달하고 꼬치소스를 만들고 또 새로운 점포를 물색하러 뛰어다녔다. 거기다가 위탁할 점장 면담까지 해 가면서 말 그대로 1인 4역을 하며 이듬해에 40개의 점포를 오픈했다. “정신없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10개 점포를 오픈하고 나서 아! 이제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하는 점포마다 평균 매출을 넘어섰다. 신개념 꼬치구이 문화에 젊은 층과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이 쌍수를 들며 환영해 주었다. 그래서 1년도 채 안 돼 50여개 가맹점을 파죽지세로 오픈했다.” 그 당시는 프랜차이즈란 용어자체가 없던 시절로 가맹비도 따로 책정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김 회장은 스스로 공정거래법(?)을 만들어 시행했다. 가맹비는 일반인들 월급 수준인 50만 원 선에서, 이익은 보통 기업 과장급 선에서 정해 시행했다. 그가 만들면 그게 곧 법이 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어느 정도 탄력이 붙고 상승무드로 전환될 시점에서 그는 위기이자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는 꼬치를 본사에서 공급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맡겼다. 그러자 맛이 제 각각이고 모양은 통일성도 없고 한마디로 품질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직접 재료들을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某 언론사에서 식품안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기감을 느낀 김 회장은 서둘러 융자를 받아 1989년 (주)그린을 설립, 중앙공급식 식자재시설 유통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칫하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뻔했지만 스피드하게 대처하면서 오히려 <투다리>를 쾌속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후 <투다리>는 이 공장의 든든한 자양분을 성장 동력 삼아 거침없는 진군을 하게 된다. ◇ 언론사 식품안전 지적에 발 빠른 대처로 오히려 기회 만들어 1993년 1000호점 오픈, 1998년 2000호점 오픈이 이어졌다. <투다리>의 성공에 뒤이어 1991년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앤티크 펍 <칸>을 론칭했다. 1995년에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중국에 <土大力>을 진출시키고 2006년에는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을 오픈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배려를 최상위 개념으로 삼고 본사와 가맹점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했다. 2000여개의 가맹점들과 23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원동력도 김 회장의 선견지명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가맹점 300~400개만 돼도 온갖 잡음이 일고 본사와 가맹점간 불신과 대립으로 소송을 벌이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투다리> 23년간의 행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도대체 어떻게 가맹점들과 상생협력을 구축해 놓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23년간 2000여 가맹점과 큰 불화없이 상생의 길 ‘기적’ “사업 시작 초창기쯤 됐을까. 어느 날 새벽에 걸려온 한통의 주문전화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잠도 안 오고해서 사무실에 나와 있는데 가맹점주 한 분이 물건을 주문하는 거였다. 새벽 4시인데 그 시간까지 노력하는 점주들의 수고에 눈물겨운 감동을 받았다. 그 지친 목소리를 들으니까 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나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닐까하는 마음이 들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때 세운 계획이 지금의 경영 방침인 정도경영의 원칙이다.” 그가 내세운 ‘정도경영’은 양심에 부끄럽지 않으며 상식을 존중하고 법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전국을 돌며 점포환경 개선을 독려하고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가 대중 앞에 나서지 않고 인터뷰에도 잘 응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아직 할 일도 많고 해 놓은 일도 별로 없는데 앞에 나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가맹점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요지다. 가맹점 숫자보다 더 가치를 두어야 하는 부문은 회사의 내실화로 가맹점들이 본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포 환경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10여년 전부터 간판을 비롯,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실시해 쾌적하고 안락한 외식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 그렇다면 <투다리>에게도 위기가 있었을까. 색 바랜 간판, 깨진 홍등, 너절한 메뉴판 보고 가맹사업 중단 결단 사업 9년차에 이르자 본사와 가맹점들의 긴장이 해이해져 가고 있었다. 초창기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잘 버텨봐야 한 5년 가겠지 하는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10년 문턱을 막 넘어서고 있던 찰나, 김 회장은 1995년 6월 어느 날 업무 차 서울을 다녀오다가 본 한 가맹점에 큰 충격을 받는다. 간판은 색 바랜 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고 홍등은 깨진 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으며 팔지 않은 메뉴 안내판이 너절하게 붙어 있는 점포의 모습은 그가 꿈꿔왔던 프랜차이즈 세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이러다가 망하는 것은 아닐까. 저런 점포를 보고 누가 가맹점을 하겠다고 할 것인가. 별의 별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동안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해 온 자신을 한 없이 자책했다. 자긍심으로 꽉 찬 그의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요동쳤다. 그는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가맹점 모집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린다. 그의 신속한 피드백은 과감하다. 사업초기 언론의 식품안전 문제제기 때에도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던 그는 이번에도 고강도 결정으로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가맹점 모집 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점포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한다. 직원들은 4인 1조로 팀을 짜고 119구급대가 입는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전국을 돌면서 1400여개 가맹점수리에 돌입했다. ◇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 5년 대장정으로 제 2 창업정신 유도 김 회장도 마찬가지로 직원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에 참가했다. 점포 회생을 위한 노력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5년에 걸친 대장정으로 점포가 되살아나고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자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깊은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의 승부수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본사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의 점포를 개선시켜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 2의 창업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매달린 그의 선견지명과 무서운 추진력의 합작품임은 물론이다. 이후 그는 2000년 ‘투다리 2000 환경 대정비 사업’, 2004년 ‘투다리 2004 전면전환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투다리> 점포를 완전 새롭게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가맹점주의 능력 향상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도 각별하다. 점주가 바뀌면서 매출이 2배로 오르는 가맹점을 보면서 점주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된 이후 본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점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금년에는 이를 위해 본사 건물 내의 교육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내수경기가 최악이라는 현 상황에서도 한 달 평균 10개 정도의 신규 오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메뉴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그는 무모할 정도의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투다리>의 제품력을 최상위로 올려놓는다는 방침 하에 올해 HACCP 인증 준비와 함께 오뎅 메뉴 한 가지 생산 라인 시설에 무려 10억원을 투자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에게 국내 사업 성공에 이어 자부심을 갖게 만든 또 하나의 역작품은 바로 중국에의 진출이다. 사업 구상을 위해 미래의 ‘황금시장’ 중국으로 출장을 다녔던 그는 외식업계에서 남다른 식견을 가진 이로 불린다. ◇ 국내 외식업체 첫 중국 진출…… 130개 가맹점으로 성공 이끌어 국내에 꼬치구이를 처음 들여와 프랜차이즈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는가하면 일찌감치 중국진출의 가능성을 보고 14년 전에 교두보를 마련한 전력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는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도 <투다리>라는 국내 브랜드를 갖고 중국에 진출하는 양동작전을 감행한 것도 역시 김 회장다운 배짱이다. 중국 산동성 청도시에 현지법인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동시에 국내 <투다리>의 맛과 색을 살리기 위해 중국식 발음이 투다리인 <土大力>이란 브랜드로 진출했다. 현재는 청도를 포함해 북경, 천진 등의 15개 지사에 모두 130여개의 점포가 성업중이다. 또한 지난 2001년 청도에 991.74m2(300평) 규모의 자동화 시설을 갖춘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를 완공, 꼬치와 오뎅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에 교주만 신사업단지 내에 본사와 공장 등을 이전, 대지 19834m2(6000평), 연면적 6611.6m2(2000평)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중국 내에서의 사업성공은 안목과 직관력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신속한 행동력도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14년 전에 이미 중국시장을 읽고 진출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의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는데 길거리마다 꼬치를 팔고 있었다. 참 신기하게 보였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투다리>의 꼬치를 가져와서 팔면 어떨까하는 사업적인 구상이 떠올랐다. 현지인 200명을 불러모아 시식회를 가졌는데 중국 어린이들이 꼬치를 무려 20개까지 먹는걸 보고 자신이 생겼다. 하지만 처음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높은 벽 앞에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수업료로 치부하지만.......” ◇ <투다리> 인지도, 제품력으로 ‘대물림’사업 가능할 정도로 성장 특히 2002년부터 <土大力>을 술과 식사를 함께 파는 ‘패밀리 주점’으로 콘셉트를 바꾸고 매장도 중대형으로, 메뉴 또한 갈비, 불고기, 설렁탕 등 한국 전통음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주효해 상당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에서 상당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투다리>는 이제 ‘대물림’ 사업이 가능할 정도로 인지도와 상품성 측면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김 회장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정도경영’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해 있다. 작은 규모에서 보잘 것 없이 시작한 (주)이원의 이 모든 성과는 가맹점주의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김 회장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인생의 하반부에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하나 있다. 탕 문화에의 도전이다. 젊은 시절부터 숱하게 도전하고 부딪히며 인생을 담금질해 왔던 환갑의 경영인이 ‘탕 음식’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그는 2001년도에 한국 전통 보양식인 추어탕의 대중화를 이끈 <남가네 설악추어탕>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130여개까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역을 넓혀 2008년 4월 순대국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순대국> 1호점을 론칭했으며 올해 4월에는 설렁탕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설렁탕> 1호점을 오픈했다. 김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는 <투다리>의 새로운 이미지인 <土大力>의 경쟁력 강화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인천 로데오 1호점이 오픈한 이래 현재 10호점까지 영업중이다. ◇ 내실과 질적 성장이 그가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개념 이 <土大力>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삼을 야망아래 전사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브랜드를 <한모둠 설렁탕 순대국>과 아울러 주점분야와 한식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남가네 설악추어탕의 영업 비밀을 빼돌려 가맹사업을 전개해 온 ‘자연미설악추어탕’을 상대로 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과 관련된 소송에서 승소해 국내 명실상부한 추어탕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갈 수도 있게 됐다. 올 한해 (주)이원과 (주)그린의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또 (주)미라지식품과 (주)한모둠은 19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20% 정도의 매출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외형적인 성장세에는 관심이 별로 인듯하다. 김 회장의 사고 영역에서 가맹점수의 많고 적음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그와 함께 상생의 키를 잡고 있는 가맹점주 뿐이다. 그의 안중에는 내실과 질적인 성장만이 존재한다. 가맹 점주들이 인정하고 좋아하는 그런 본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오늘의 <투다리> 신화를 만들지 않았을까. 김 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시점이 올 때까지 남아있는 인생을 모조리 <투다리>와 <土大力>, <남가네설악추어탕> 등 운영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에 바쳐 헌신을 할 생각이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 성공과 실패의 산 경험으로 소자본 창업의 전령사가 되다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주는 ‘원 플러스 원 시스템’으로 부산, 경남 등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주)에프엘에스 <티바두마리치킨>의 유상부 대표(40)는 부산~서울간 경부고속도로상의 5시간 운전 내내 흥분과 설렘으로 시간가는 지를 몰랐다. ◇ 6년만의 귀향... 도망치듯 떠났던 서울에 들어서다 1월초 그는 서울·경기 FC사업부를 개설하기 위해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배달 전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로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 모두 180개의 가맹점을 오픈하고 그 기세를 몰아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2월에 서울·경기 FC사업부를 오픈했다. 지역구에서 전국구로의 위상변화를 선포한 것이다. 특히 지역 텃새가 심해 외지 브랜드가 발붙이기 힘들기로 유명한 대구지역에서 자리매김에 성공한 자부심도 크게 한 몫 했다. 이 회사의 지휘자 유 대표를 카페에서 만났다. 180cm에 이르는 훤칠한 키에 날렵한 몸매 그리고 수려한 외모의 첫인상은 호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빠르고 넓은 보폭의 걸음걸이에는 자신감이 얹혀있고 밝고 맑은 눈빛에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담겨있다. 넓고 반듯하며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그의 이마에서 야망이 꿈틀대고 있음을 느꼈다면 너무 과장일까. 순간 스쳐 지나가는 묵직한 기운은 성공과 실패를 담보로 농축된 연륜의 흔적으로 읽혀진다. ◇ 수려한 경영인과는 다른 막노동과 신문배달의 청춘가 그의 편안한 대화법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오래전부터 몸으로 이해하고 있었음이 느껴진다. 이제 ‘중원’을 정복하기 위한 그의 또 다른 진격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유 대표의 젊은 날의 초상화는 어땠을까. 지금의 수려한 경영인 모습과는 달리 그는 막노동에 좌판, 그리고 안 해본 영업이 없을 정도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 무일푼에서부터 성장한 자수성가형이다. 그는 군 제대 후인 24세 되던 해 경기도 외진 시골을 떠나 서울로 자리를 옮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자리를 잡은 그는 신문보급소에 둥지를 튼다. 새벽 신문배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일단 무슨 일이든 해야만 했던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리고 신문배달이 끝나면 인력사무실에 나가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했다. 일찍부터 ‘투 잡(Two-Job)’에 눈을 뜬 것이다. 부지런해야만 가능한 자신과의 싸움에 다름 아니다. 저녁에 막노동을 마치면 파김치가 되어 그대로 쓰러져 자기 일쑤였다. 6남매의 막내로 어려운 가정형편을 잘 알고 있던 그로서는 스스로의 앞날을 해결하는 게 더 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민은 갈수록 쌓여갔다. 이렇게 계속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기회는 우연찮게 다가왔다. 아니 그가 그 기회를 잡았는지 모른다. ◇ 내성적이고 숫기 없는 그가 영업 현장에 나가다 1년 정도 지난 어느 날 노동현장에서 알고 지내던 아저씨뻘쯤 되는 이로부터 ‘영업’에 대한 가치와 장점,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한 순간에 빠져드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는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는 조용한 청년에 불과했다.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도 한 번 해보라는 적극적인 권유에 ‘도장’을 새겨주는 영업일선에 나선다. 처음 일주일은 입 밖으로 말 한마디 나오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등 뒤에는 진땀까지 흐를 정도였다. “영업에 대한 메리트를 듣고 솔깃했다. 하지만 대놓고 자신 있게 나설 수가 없었다. 워낙 숫기가 없고 내성적이었던 시절이라 마음속으로만 담고 있다가 나가게 됐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은 말 한마디 못하고 끙끙대다가 그만 둘 생각까지 하게 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장은 잠깐 동안이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그의 모습에 영업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배운 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팔러 다녔다. 3개월이 지나자 20여명의 직원들 중에서 제일 많이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천지가 개벽할 일이었다. 영업에 대한 재능과 끼에 대해 스스로 깜짝 놀랐다. 자신이 생긴 유 대표는 점차 영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노력한 만큼 수입이 들어온다는 점과 미래의 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는 정수기, 건강보조식품, 판촉물 등으로 영업망을 점차 넓혀간다. 유 대표가 사업의 기틀을 만들 수 있었던 영업품목은 일명 ‘스크래치’로 불리는 행사용 복권이다. 25살 중반에 시작한 이 영업 판매는 그에게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부여해준 기회의 장이었다. 전국을 무대로 그는 치킨 전문점, 비디오 대여점, 당구장, 노래방, 슈퍼마켓 등 할 것 없이 누비고 다녔다. 갈수록 영업수완과 방법이 쌓여가면서 그의 수입도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 20대 중반에 영업으로 억단위 수입가 ‘대변신’ 1년 반 만에 2억 원이라는 수입을 올렸다. 주변에서 그의 변신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었다. 스크래치로 큰돈을 만진 유 대표는 ‘기혈봉’이라는 안마기 판매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영역개척에 나선다. 그는 치밀하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은 그의 전매특허다. 여기에 근성있는 추진력과 승부욕이 어우러지면서 성장세는 탄력을 받게 된다. 27살 중반까지 이어진 이 안마기 판매로 그는 자신의 상품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그는 직원 100여명 가운데 항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여기서도 2억원 가까운 수입을 올린 그는 결혼에 이어 사업가에로 눈을 돌린다. 다양한 영업경험으로 이른 나이부터 사람과 소통하고 사회와 교감하는 귀중한 체험을 한 그는 화장품 유통사업에 직접 투자해 뛰어든다. 그의 나이 28살 때다. 여기에는 그의 꼼꼼한 메모습관이 중요한 역할로 작용한다. 그는 하루에 소소한 아이디어부터 약속시간에 이르기까지 매일 수첩 한 장 분량을 가득 채울 만큼 메모광이다. 여기서 얻어지는 다양한 소재와 아이디어는 그만의 재능으로 농축된다. 그의 예리한 눈썰미와 직관력도 실은 이의 연장이라 할만하다. 화장품 소매업을 하는 지인의 화장품 가게에 우연히 들른 그는 거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읽어낸다. 도매업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 메모한 내용들을 다시 분류하고 추가 자료를 확보하고 또 분석했다. ◇ 아이디어와 성실성 그리고 영업의 고수로 다시 새 출발 그가 누구인가. 아이디어와 성실성, 그리고 영업의 고수로 한때 이름을 날린 적이 있던 결단력의 소유자 아닌가. 유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치킨 가공업체 사장을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아무 조건 없이 3개월 동안 무임금으로 일을 배우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초단계로 치킨분야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는 유통업을 하면서도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박람회 등에 종종 참석하곤 했었다. 유 대표는 3개월 동안 닭고기의 절단, 양념, 배송, 물류 등을 섭렵했다. 절박한 심정만큼이나 늦게까지 남아서 철저히 배우고 분석했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그는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체인 개설 영업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소가 문제였다. 서울은 벗어나고 싶었다. 멀리 지방에 가서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서울 생활도 싫고 사람도 그랬다. 일단 지방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무 연고도 없는, 그리고 자금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선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는 부산행을 택했고 그리고 결행한다. 유 대표는 실행력 빠른 경영인이다. 곧장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2002년 4월 중순, 아무 연고 없는 부산으로 향했다. 유리창을 통해 들이 닥치는 초봄의 햇살이 마치 희망의 빛처럼 얼굴에 내려앉았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버랩 됐다. 어머니가 속상해 하시는 모습이, 아내의 푸석한 얼굴이, 천사같은 아이의 얼굴이 일어서고 스러졌다. 반드시 성공해서 돌아오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도시인 부산에서의 생활이 제대로 돌아갈리는 만무했다. 여관을 전전했다. 그러면서 지역 치킨업계의 현황과 가능성, 그리고 경쟁력 등 시장조사를 3개월 동안 다녔다. ◇ 무연고 부산에 새 둥지 틀어 ‘티바두마리치킨’의 탄생 가족 친지들의 도움으로 5000만원을 사업자금으로 마련해 내려온 터였다. 드디어 브랜드가 탄생했다. 요즘 부산, 경남 등지에서 성업을 누리고 있는 티바두마리치킨이 그것이다. ‘티끌모아태산’과 ‘바지런하다’의 합성어인 티바의 B.I, C.I도 모두 완성됐다. 모든 결과물들은 그의 머리와 손끝에서 나오고 만들어졌다. 유 대표의 미적 감각과 센스 그리고 안목은 전문 인테리어업자와 디자이너들도 고개를 흔들 정도로 뛰어나다. 복권 영업을 할 당시도 디자인과 문구 등 기획력은 경쟁관계에 있던 이들조차 혀를 내둘렀다. 메뉴도 서둘렀다. 치킨 가공업체에서 배운 실력으로 직접 만들었다. 1차적으로 기본 메뉴 6가지를 5~6개월 걸쳐 완성했다. 실험과 연구용으로 사용한 닭이 1톤 차 한 대에 달할 정도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유통혁신으로 한 마리 가격으로 치킨 두 마리를 제공하는 파격적 마케팅도 도입했다. “치킨을 여럿이 먹을 때 한 마리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고 두 마리를 주문하기에는 비싸다는 부담감이 느껴지는 점에 착안해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라는 콘셉트를 도입하게 됐다. 값싼 치킨이라는 인식이 들 수 있어 맛,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을 모두 고급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마케팅이 고객들에게 먹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 100% 현금결제와 대량구매로 마진율 극복해 서민층을 파고드는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나온 티바두마리치킨은 1년여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라는 콘셉트가 생소한데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고 하니까 냉동 닭이나 수입 닭을 사용하는 줄 알고 기피했기 때문이었다. 두 마리 제공으로 인한 마진율 문제는 100% 현금거래를 통한 대량구매로 해결했다. 그는 현금을 정해진 날짜에 정확히 거래업체들에게 결제해 항상 신용등급 1순위다. 시간이 지나고 치킨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계약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발맞춰 개인 치킨업소나 관리가 안 되는 치킨가게 등을 직접 방문하는 형태로 체인개설 영업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자금난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됐다. 회사운영비와 직원들 급여가 문제였다. 그는 결단을 내린다. 부산까지 와서 두 번 망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예전에 했던 화장품 유통 사업을 떠올렸다. 직업을 한 가지 더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유 대표는 낮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밤에는 유흥업소에서 화장품 세트를 판매해 직원들의 월급을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책임감이 여간 강한 CEO가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유흥업소 앞에서 웨이터들에게 문전박대도 당했다. 심지어 소금세례까지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번 수입으로 직원들 월급과 일부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 무너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새벽에는 닭 가공을 위해 물류센터로 일찍 출근했다. 저녁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2년 동안 3~4시간 잠을 청하는 게 고작일 정도였다. 2005년 어느 여름날, 직원들 월급을 도저히 맞춰 줄 수 있는 형편이 안 돼 영업용으로 타고 다니던 자가용을 팔았다. 월급을 맞추고 나니 겨우 1만5천원이 남았다. ◇ 책임감 있는 CEO, 직원 월급위해 투 잡과 차까지 팔아 이것도 아끼려 걸어 다니면서 영업하고 라면으로 일주일을 버티기도 했다. 가맹점이 20~30개였던 당시 자금난이 너무 심각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날 태종대 앞 바다로 나갔다. 아니 발길이 스스로 그곳까지 데려다 주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너무 힘이 들었다.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는 객지에서 또 무너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서러웠다. 눈물이 솟았다. 죽음의 유혹이 태종대 앞바다에서 손짓하고 있었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분간키 어려운 물줄기가 콧잔등을 타고 흘렀다. 정신을 차렸다. 차라리 죽을 각오로 뛰어보자고 자신을 독려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철저한 현장밀착형 가맹점관리로 폐점율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과 성실한 자세에 오히려 가맹점주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가맹점 개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다. 50호점을 넘기면서 점차 경영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2006년 10월 대전·충청 FC사업부를 설립하고 11월에 가맹 80호점을 달성했다. 회사의 외연이 갈수록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에 탄력이 붙은 결정적인 시기는 대구 공략에 따른 모험의 성공이었다. ◇ 180호점까지 가맹점 늘어나 ... 서울 진출 성공 예감 대구에서 성공하면 어딜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치킨브랜드가 자리 잡기 어려운 곳이 이곳이다. 2008년 5월 대구·경북 FC사업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 현재 30여개의 가맹점이 개설돼 있다. 인지도 역시 상승국면에 있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같은 해 10월 대구에서 150호점을 오픈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경기 FC프랜차이즈 사업부를 설립한데 이어 180호점포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가 점차 확장되자 메뉴도 크게 보완했다. 동종업체들의 단순한 메뉴구성을 뛰어 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조합을 마쳤다. 세트메뉴의 다양화가 그것이다. 불닭과 스모크치킨에 이어 최근에는 등갈비와 녹차를 활용한 구운 치킨 등을 내놓았다. 고객들로 하여금 식상한 메뉴에서 벗어나 선택 범위를 최대한 넓혀주기 위한 본사의 배려에서다. 닭의 질적 측면도 크게 강화했다. 모든 치킨메뉴에 닭고기 살이 가장 맛있다는 33~ 35일의 국내산 닭만을 사용토록 한 것이 그것이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티바’의 유 대표는 이제 6년 만에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쓰라린 추억을 갖고 있는 당시의 기억들을 뒤로하고 화려한 서울 입성을 꿈꾸고 있다. 이미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 권토중래 이룰 수 있을까 업계 관심 주목 가맹비와 교육비 그리고 로열티를 전혀 받고 있지 않고 면적에 상관없이 1000만원~2000만원대로 업계 최저 창업비용이다. 메뉴별 판매가격도 두 마리 세트에 1만5000원~1만7000원대여서 거의 경쟁업체 한 마리 가격정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 대표가 성공의 환희와 실패의 나락을 모두 현장에서 철저히 경험한 CEO라는 사실이다. 소자본 창업자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이기에 가족 같은 분위기로 현장에서 슈퍼바이저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가맹점주들을 챙긴다. 강한 승부근성과 달리 낙천적인 기질로 좌절을 극복해 온 그의 서울에서의 행동반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찍고 대전찍고 대구찍고 서울을 찍을 수 있을까. 그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