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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김주혁 아버지’ 김무생, 18주기…천생배우 父子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고(故) 김무생이 영면에 든 지 18년이 흘렀다. 김무생은 지난 2005년 4월 16일 새벽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 배우로 활약하던 고인은 1963년 TBC 성우 1기로 방송계 첫 발을 들였다. 1969년 MBC 특채로 연기자가 된 후 드라마 ‘용의 눈물’, ‘맨발의 청춘’, ‘태양인 이제마’, ‘청춘의 덫’, ‘제3공화국’, ‘맨발의 청춘’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로는 ‘깊고 깊은 그곳에’, ‘시월애’, ‘고독이 몸부림칠 때’ 등에 출연했으며, 국민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김무생은 김주혁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김주혁 역시 배우로 활동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 30일 서울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탄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졌다.고 김주혁은 생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장 아쉬운 부분은 좋은 선생을 두고도 한 번도 조언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항상 작품을 들어가면 혼자 끙끙 고민했다. 한 번쯤 아버지의 조언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 아버지를 생각하면 후회만 남는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 사진, 옻칠 입다…아들, 아버지 입다 [e갤러리]
- 전현민·전용복 ‘잠들지 않는 도시’(2023), 철판에 옻칠실크스크린, 60×80㎝(사진=작가 제공)[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해가 떨어진 밤에도 바삐 움직이는 대도시 풍경. 그 부산함이 흑백사진에 진하게 담겼다. 하지만 그저 잘 찍은 사진이려니 끝내버린다면 대단히 아쉬울 거다. 칠흑같이 까맣고 눈처럼 하얀, 저토록 깊은 대비를 만든 ‘작업비밀’을 놓치게 되는 거니까. 맞다. 저 사진은 특별하다. 사진작가 전현민(34)이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에 칠예가 전용복(71)이 ‘옻칠’을 더해 완성했으니까. 빛과 어둠 사이 세련된 고독감을 녹여낸 ‘잠들지 않는 도시’(The City That Doesn’t Sleep·2023)를 앞세운 이들의 협업에는 ‘옻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사진’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기법은 ‘옻칠실크스크린’이다. 사진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면서 프린트잉크 대신 옻을 입히는 거다. 좀더 구체적으론 “사진을 데이터로 분석해 망현판을 만들고 옻을 투과시켜 금속판이나 목판에 프린트한다”고 했다. 그 쉽지 않은 작업 덕에 흑백이란 명명만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더 묵직하고 더 빛나는 색과 톤이 나왔다. 사진가와 칠예가, 두 사람은 부자지간이다. 일백년 내다본 사진에 일만년 견디는 옻이 스며 시너지를 낸 배경이라면 배경이다.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다 뒤늦게 사진에 뛰어들어 활약하는 아들의 작업이, 전통의 재현을 넘어 미래를 지향하는 아버지의 옻칠로 화룡점정을 달았다고 할까.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갤러리라메르서 여는 사진전 ‘사진+옻칠’(Photo+Nature Lacquer)에서 볼 수 있다. 인연이 각별하다는 배우 김미숙을 따라 그이의 일터인 라디오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작품들로 꾸린 ‘연인’ 전도 함께다. 전현민·전용복 ‘에브리데이’(Everyday·2023), 철판에 옻칠실크스크린, 60×80㎝(사진=작가 제공)전현민·전용복 ‘라임라이트 보이스Ⅰ’(Limelight VoiceⅠ·2023), 철판에 옻칠실크스크린, 60×60㎝(사진=작가 제공)전현민·전용복 ‘비하인드 라임라이트 Ⅳ’(Behind the Limelight Ⅳ·2023), 철판에 옻칠실크스크린, 60×80㎝(사진=작가 제공)
-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X안효섭X이성경, 새 캐릭터 포스터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 안효섭, 이성경의 낭만 무드 가득한 캐릭터 포스터가 공개됐다.4월 28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 임혜민/연출 유인식, 강보승/제작 삼화네트웍스, 스튜디오S)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2016년 방영된 시즌1, 2020년 방영된 시즌2 모두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한 SBS의 시리즈물로, 3년 만에 시즌3으로 컴백한다.이번에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에는 ‘믿음의 사제’ 케미를 보여줄 김사부(한석규 분)와 제자들 서우진(안효섭 분)-차은재(이성경 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시즌2 보다 더 끈끈해진 관계성으로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향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먼저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사부의 캐릭터 포스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사부는 응급실 유리창 너머로 돌담병원 식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초야에서 고독하게 돌담병원을 지켰던 그의 곁에는 이제 서우진과 차은재를 비롯한 많은 돌담 의료진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그들과 함께 김사부가 시즌3에서 어떤 일들을 펼쳐낼지 이목이 집중된다.3년 전보다 ‘레벨 업’한 서우진과 차은재의 캐릭터 포스터에도 관심이 모인다. 먹고 살기 위해 써전이 됐던 서우진은 김사부를 만나 ‘진짜 의사’의 길을 찾게 됐다. 환자를 살피는 서우진의 진중한 눈빛은 이전보다 더 깊어진 듯하다. 누구보다 김사부를 따르고 그를 닮고 싶어하는 서우진의 성장이 어떻게 그려질지 주목된다.돌담병원에 남아 더 큰 꿈을 갖게 된 차은재도 눈길을 끈다. 차은재는 김사부를 만나 수술 울렁증을 극복하고 의사로서 자신을 더 믿게 됐다. 그리고 쉽고 편한 길을 뒤로한 채, 고생스럽지만 많은 환자들을 살리는 의사가 되는 길을 택했다. 환자를 향한 차은재의 다정한 손길에서는 그 마음이 묻어난다.‘낭만닥터 김사부3’ 제작진은 “낭만을 품은 김사부, 서우진, 차은재의 이야기가 또 한번 감동과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시즌2 보다 더 깊어지고 진해진 사제 케미 또한 놓칠 수 없는 시청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는 ‘모범택시2’ 후속으로 4월 2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 ‘놀면 뭐하니?’ 이미주, 대식가 정준하·신봉선과 식도락 여행
- 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놀면 뭐하니?’ 이미주가 대식가 언니오빠들 정준하-하하-신봉선 사이 고난의 식도락 여행을 펼친다.8일 방송되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는 봄맞이 ‘전국 간식 자랑’ 서울 편이 공개되는 가운데, 정준하-하하-신봉선-이미주가 계속 배가 고픈 대식가들과 고독한 미식가의 티격태격 케미로 웃음을 자아낸다.공개된 사진 속에는 맛집 포스를 풍기는 장소에서 간식을 기다리는 ‘놀뭐 간식 요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요원들은 ‘맛없없(맛이 없을 수가 없다)’ 분식 조합에 정신없이 숟가락질을 하는 모습으로 군침을 자극할 예정.이런 가운데 이미주는 대식가들이 상상도 못할 망언(?)으로 현장을 술렁이게 만든다. “라면 한 봉지를 다 먹어요?”, “원래 라면에 밥을 안 말아먹는다”라는 이미주의 말을 시작으로, 그들 만의 라면 논쟁이 발발한다. 신봉선은 “어디 가서 라면 먹는다는 소리 하지 마라”, 하하는 “진짜로? 진심?”이라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짓는다고.그런가 하면 정준하, 하하, 신봉선은 ‘전국 간식 자랑’ 최적화 멤버로 활약한다. 간식 추가를 외치는가 하면, 주접 리액션으로 흥을 끌어올린다고. 입 짧은 이미주도 유재석, 박진주를 그리워하다 대식가 언니오빠들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 반대되는 이들의 먹방 케미에 관심이 더해진다.정준하-하하-신봉선-이미주의 라면 논쟁 결과와 먹방 케미는 8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되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나는 솔로' 영자, 영수에 눈물 고백→상철에 "오빠밖에 없어" 혼돈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3기가 최종선택 직전까지 대혼돈의 로맨스를 이어갔다.지난 29일 방송한 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에서는 영숙, 영자, 영철 등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 격랑에 휩싸인 ‘솔로나라 13번지’의 넷째 날이 그려졌다.이날 영숙과 ‘2:1 데이트’에 돌입한 영식, 영철은 핫팩 선물에 차문 열기 등으로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차에 탄 세 사람은 ‘나는 SOLO’ 촬영을 마치고 함께 칼국수를 먹기로 한 약속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영철은 “내일 다 우는 거 아냐?”라고 새드엔딩을 언급했다. 이에 영숙은 “벌써 슬픈데”라고 울컥하더니 “나 욕심쟁이인 것 같아”라고 자책했다.식당에 도착한 영숙은 평정심을 되찾았지만 영식, 영철은 계속해 기싸움을 벌였다. 이에 영숙은 “내가 빌런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욕심이 많아서”라고 두 남자 모두에게 호감이 있음을 털어놨다. 잠시 후, ‘1대1 대화’의 시간을 가진 영철은 “누나는 아무도 안 선택할 것 같아”라고 영숙을 떠봤다. 영숙은 자신의 선택을 예단한 영철을 향해 서운함을 내비쳤다. 영철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희망고문하는 게 싫다. 누나가 (날) 정리하는 것도 맞지 않나 생각해”라고 말했다. 데이트 종료 후, 영철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내가 빠져줘야겠다”며 ‘현타’가 왔음을 털어놨다.영식도 ‘1대1 데이트’에서 영숙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영숙은 “최종 선택의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냐?”고 물었다. 영식은 “호감을 가지고 알아가 볼 의향이 충분히 있다는 표현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이에 만족한 영숙은 ”계속 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건 맞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데이트 후 영식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새드엔딩으로 끝나더라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미련은 남겠지만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영숙 역시 ”저한테 떠나고 싶은 사람(영철)을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의미가 있나. 예상 못했지만 원하는 대로 됐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현숙과 ‘1:1 데이트’에 돌입한 상철은 “너랑 나랑 이성적 감정이 생길 것 같아?”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현숙은 여전히 영수가 1순위라고 답했고, 결국 상철은 선택지에서 현숙을 접었다.그런가 하면 영수는 옥순과 소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옥순이 갑자기 저혈당으로 손을 떨자 밥을 주문해 급처방을 해줬다. 그러면서 그는 “옥순님과는 소개팅 느낌인데 현숙님은 그런 게 없다. 오늘 선택을 잘 한 것 같다”며 옥순의 환심을 샀다. 데이트 후 영수는 “옥순님이 조금 더 좋아졌다”고 밝혔지만 옥순은 “상철님이 계속 1순위”라고 ‘상철 한우물’을 자랑했다.영호에게 어필해 ‘1:1 데이트’를 따낸 정숙은 그간 ‘솔로나라’에서 겪은 자신의 심경 변화를 고백하며 영호에게 다가갔다. 데이트 후 영호는 “워낙 솔직하고 표현도 잘하는 분 같아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정숙은 “영혼이 너무 맑아서 같이 있으면 저도 맑아지는 기분이다. 우리 둘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제작진이) 이곳에 넣으신 게 아닐까”라고 ‘운명론’을 제기했다.반면 데이트 선택을 받지 못해 ‘고독정식’을 먹은 영자는 “여기 출연하면서 진짜 안 하고 싶었던 것들만 다 했다. 첫인상 0표, 혼자 울면서 짜장면 먹는 거, 내가 호감 있는 사람이 반응 없어서 어필하려고 아침 만드는 것”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잠시 후, 데이트를 마친 영수 옥순, 상철 현숙이 숙소 앞에서 우연히 맞닥뜨려 소름을 유발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라며 네 사람은 당황했고, 급기야 옥순은 상철을 노려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현숙은 영수를 찾아가 “옥순과의 데이트가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영수는 “너한테는 어떻게 보면 죄인”이라며 “옥순님을 더 알아갈 것인가, 현숙이를 선택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고 답했다.현숙과 대화를 마친 영수를 이번에는 영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영자는 영수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메모장에 적어와 이를 천천히 설명해줬고, “전 감정이 늘 한 템포씩 느리게 온다”며 진정성을 어필했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한 노래까지 들려주며 눈물을 흘렸다.상철은 옥순을 불러내 “(현숙에 대해) 설렘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해 보고 싶었다”며 앞서 데이트에서 현숙을 선택한 이유를 쿨하게 고백했다. 옥순은 “영자랑 나한테 쓰기에는 확신이 안 섰던 거지”라며 서운해했다. 옥순과 대화를 종료한 상철은 다시 영자를 찾아가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두 사람은 남자 숙소로 가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이때 영수가 방으로 들어왔고, 영수는 바로 옆방에 앉아, 앞서 영자가 자신에게 틀어준 노래를 재생하면서 ‘둘만의 시그널’을 보냈다.결국 영자와 상철은 영수를 피해 자리를 옮겼다. 이후 영자는 “내가 좋아한 건 오빠밖에 없었지”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내내 차가웠던 상철은 민망한지 웃음을 터뜨렸고, 상철의 반응을 확인한 영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상철님한테 계속해서 호감을 표시했는데 돌아오는 피드백은 이거니까, 그냥 허무하다. 상철님은 진짜 나한테 호감이 없는 것 같다”며 관계 정리를 결심했다.‘2:1 데이트’를 마치고 영숙을 다시 불러낸 영식은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줬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 변치 않는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선물한 것. 영숙은 “영식님 편지 전국에 다 나갈 것”이라며 귀엽게 경고했지만, 영식은 “그럼 어쩔 수 없이 영숙님이 책임지셔야죠”라며 ‘핑크빛 돌직구’로 응수했다. 이후 공용 거실로 간 영숙은 “다이어트 때문에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가, 영철과 언쟁을 벌였다. 영철이 “누나는 보여지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누나 뒤에 숨겨진 그걸 봤다”며 영숙을 도발한 것. 이후 영철은 주방으로 가 만두를 굽고 있는 영식에게 다가가, “내 역할은 끝났다. 이 상황을 계속 기다렸다”면서 영숙을 포기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영철은 최종 선택 직전, “이렇게 울먹이는 게 이해가 안 됐다”며 돌연 눈물을 쏟아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러브라인을 예감케 했다.13기의 최종 선택은 오는 4월 5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ENA와 SBS PLUS에서 방송되는 ‘나는 SOLO’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차분히 움직이며 빠르게 사간다"…아시아 큰손들 홍콩서 지갑 여는 중
- ‘아트바젤 홍콩 2023’에서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13개 대작 중 유일하게 한국 작가로 참가한 김홍석의 ‘침묵의 고독’(2017∼2019)을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둘러보고 있다. 노동의 가치조차 확실하지 않은 현대인의 고독을 동물인형탈을 뒤집어쓴 사람에 빗대 형상화했다. 레진을 주재료로 6점을 제작한 작품은 마네킹 한 점당 1억원 남짓이다(사진=국제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4년 만에 완전체!’ 마치 인기 아이돌그룹의 컴백 소식인가 했다. 하지만 이는 ‘아트바젤 홍콩 2023’을 두고 나온 말이다. 2019년 이후 ‘제대로 갖춘’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실어낸 거다. 그 기대는 곧 현실이 됐다. 홍콩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 21일 홍콩 완차이 컨벤션전시센터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아트바젤 홍콩에는 ‘그림 좀 사봤다’는 ‘큰손’들이 속속 집결했다. 덕분에 첫날부터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노아 호로위츠 아트바젤 홍콩 최고경영자는 개막 직전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관문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이어갈 걸 확신한다”며 그간의 속 꽤나 끓였을 걱정을 씻어내는 듯 보였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걸린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아트바젤 홍콩의 성과가 그랬다. 관람객 8만명을 모으고 1조원 규모의 미술품을 거래하며 ‘아시아 최대’는 더욱 단단해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 여파로 관람객 없는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고, 2021년 가까스로 오프라인 행사를 꾸렸으나 규모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도 정상적이지 못했다. 5월로 연기하며 안간힘은 썼지만 홍콩 자체가 ‘격리 의무’로 폐쇄되다시피한 통에 작품들만 멀뚱히 걸린 반쪽짜리 행사를 지켜봐야 했던 거다. ◇“중국 컬렉터가 절반 이상…큰손 활약도” 4년 전만큼 돌아가는 ‘화려한 컴백’을 꿈꿨다면 어느 정도 이룰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슈퍼컬렉터들이 자리를 빛낸 것뿐만 아니라 지갑도 열었기 때문이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설치된 13개 대작 중 자파람의 ‘트롤리 파티’. 폐기한 일상 속 직물로 제작된 작품은 전시장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고 있다(사진=뉴시스).스위스 하우저앤드워스는 마크 브래드포드의 ‘스트레이트 라인’(2023)을 350만달러(약 45억원)에 팔았고, 일본 오타 파인아츠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조각 ‘호박’을 350만달러(약 45억원)에 넘겼다. 페이스갤러리는 이우환의 ‘다이얼로그’(2014)를 97만 5000달러(약 12억 7500만원)에 팔았고, 타데우스로팍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카를 메이 바’(2021)를 85만달러(약 11억원)에 넘겼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가 보증을 선 블루칩 작가의 작품이 팔리는 데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국내에서 참여한 갤러리들도 순항을 시작했다. 국제갤러리에 가져간 거장의 신작들이 차례로 컬렉터 품에 안겼는데. 박서보의 ‘묘법’(2022)이 19만∼22만달러(약 2억 5000만원대), 하종현의 ‘접합’(2022)은 20만 5000∼24만달러(약 3억원대)에 나갔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수부드굽타의 회화 ‘이름이 무슨 소용인가!’(2019)를 22만달러(약 2억 5000만원), 정강자의 ‘한복의 모뉴먼트’(1998)를 5만달러(약 6500만원)에 팔았다. 또 학고재갤러리는 정영주의 ‘산동네’ 연작(2023) 등 신작 4점을 개막 직후 완판했으며, 갤러리바톤은 김보희의 ‘투워즈’(2019) 4m 대작 등을 중국의 한 미술관에 넘겼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학고재갤러리 부스에 걸린 정영주의 ‘산동네 920’(2023·왼쪽)과 ‘산동네-가을 1128’(2023). 두 점을 포함해 학고재갤러리가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한 ‘카비네트’ 섹션에 내건 정영주의 신작 4점은 21일 개막 직후 완판됐다(사진=학고재갤러리).그렇다고 오픈런도 불사하며 앞다퉈 그림에 달려드는 그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한국의 ‘프리즈 서울’에서 봤던, 컬렉터보다 구경꾼이 더 많은 북새통과는 결이 좀 다르단 뜻이다. ‘큰손’의 참여와는 상관없이 전체 관람객 수는 예년에 못 미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말 그대로 VVIP라 할 컬렉터들이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시장을 휩쓸었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강소정 아라리오갤러리 팀장은 “중요한 컬렉터들이 많이 들어왔고, 세일즈도 원활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자신의 확고한 컬렉션을 가진 이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들, 이미 페어를 오랫동안 다닌 이들이 보여 기존 컬렉터가 돌아왔구나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내놓은 김순기의 ‘복권마을’(1999)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한 ‘카비네트’ 섹션에 1세대 여성실험미술가인 김순기 작가를 소개했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다만 2019년 아시아와 비아시아의 구분을 무색케 했던 ‘전방위 관람객’에까진 이르지 못한 듯 보인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중국 컬렉터가 절반은 넘은 대신 서구 관람객은 예전 같지 않다”며 “아예 중국시장을 겨냥해 라인업을 구성한 갤러리들이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거래에서도 중국인 큰손의 ‘활약’이 돋보였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 가볍게 사갔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는데. 아라리오갤러리의 강 팀장 역시 “판매된 작품 대부분이 중국 컬렉터들과 거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갤러리바톤 부스에 걸린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연합뉴스).◇‘아시아 중추’ 자리 놓고 한국서 더 예의주시관건은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4년 만에 재개한 ‘아트바젤 홍콩’이 예전의 ‘명성과 부’를 되찾을 수 있느냐는 것. 전망은 조심스럽다. 아무래도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8만명 1조원’ 실적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아트페어가 외형으로는 정상화됐다 해도 불안정성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이 이어져 4년 전 실적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설치된 13개 대작 중 트레버 영의 ‘차양 아래 미스터 커들스’가 천정에 매달려 있다(사진=연합뉴스).매년 3월에 여는 ‘아트바젤 홍콩’은 그해 세계 미술시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긴다. 6월 스위스의 바젤, 12월 미국의 마이애미비치 등 연이은 아트바젤의 한 해 장사를 여는 시점이기도 하고, 프리즈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의 본격적인 출발을 대신 알리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4월 화랑미술제, 5월 아트부산 등 대형 아트페어를 앞두고 아트바젤 홍콩의 성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 지난해 ‘프리즈 서울’의 개최로 “꺼져가는 홍콩을 이을” 아시아 미술시장 중추를 향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아트바젤 홍콩 2023’ 전경. VIP 프리뷰로 닷새간의 일정을 시작한 21일 관람객들이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부스에 걸린 캐서린 버나드의 회화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갤러리 12개를 포함해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3∼25일에는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사진=뉴시스).22일까지 VIP 프리뷰를 마치는 아트바젤 홍콩은 23~25일 본격적으로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고 이 중 아시아 갤러리가 70%를 차지한다. 한국에서도 여느 해보다 많은 12개 갤러리(국제·학고재·아라리오·PKM·조현·바톤·리안·원앤제이·우손·제이슨함·휘슬)가 참여했다. 아트바젤은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한 아트페어다. 세계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장터로 평가한다. 2002년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를 공략한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2013년 아시아·태평양 갤러리들을 밀집시키는 ‘아트바젤 홍콩’을 시작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3’에서 4년 만에 돌아온 ‘엔카운터스’ 섹션에 13개 대작 중 유일하게 한국 작가로 참가한 김홍석의 ‘침묵의 고독’(2017∼2019)을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둘러보고 있다. 노동의 가치조차 확실하지 않은 현대인의 고독을 동물인형탈을 뒤집어쓴 사람에 빗대 형상화했다. 레진을 주재료로 6점을 제작한 작품은 마네킹 한 점당 1억원 남짓이다(사진=국제갤러리).
- 亞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 개막…4년 만 정상 개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바젤 홍콩’이 21일 VIP 사전 관람(프리뷰)을 시작으로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 4년 만에 다시 본격적으로 개최한다. 22일까지 프리뷰를 진행하며 23일부터 25일까지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아트바젤 홍콩’의 모습(사진=아트바젤 홍콩).2013년부터 열리고 있는 아트바젤 홍콩은 매년 8만 여명이 참석하고 1조원 규모가 거래되는 행사다.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2021년에는 오프라인 관객을 맞았지만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며 5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게다가 홍콩 입국 때 격리 의무에 따라 갤러리 인력이 입국하지 못하고 작품만 홍콩으로 보내 현지 인력이 ‘위성 부스’를 운영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올해는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 130곳보다 규모가 커졌다. 참가 화랑 중 3분의 2정도가 아시아 갤러리로, 한국에서는 12곳이 참가한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Galleries)에는 학고재,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조현화랑, 원앤제이갤러리, PKM 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바톤이 참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작가를 소개하는 ‘인사이츠’(Insights) 섹션에는 우손갤러리가 안창홍 작가를 선보인다. 신진 작가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제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디스커버리스’(Discoveries) 섹션에는 갤러리2와 휘슬, 제이슨함이 참여한다.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한 ‘카비네트’(Kabinett) 섹션에는 아라리오갤러리가 1세대 여성실험미술가인 김순기 작가를, 학고재는 정영주 작가를 소개한다. 대형 설치작 14점을 전시하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서는 국제갤러리가 김홍석 작가의 ‘침묵의 고독’을 전시한다. 아트바젤 행사 기간에 맞춰 홍콩 곳곳에서는 미술 관련 행사가 열린다. 홍콩에 있는 유명 갤러리들은 대표작가 전시회를 연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에서는 김오안 감독이 아버지 고(故)김창열 화백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가 24일 상영된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 등 세계 3대 경매사들도 아트바젤 기간 홍콩에서 경매를 진행한다. 크리스티는 오는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미술품 경매 작품을 홍콩에서 전시한다. 추정가 약 78억∼104억원인 조지아 오키프,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을 비롯해 총 390억원 상당의 작품 7점을 크리스티 홍콩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임진모의 樂카페]K팝도 '라디오스타' 꿈꿔라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사진=이데일리DB)[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깃발’, ‘행복’의 시인 유치환은 자작 수필 ‘나는 고독하지 않다’에서 라디오가 제공하는 경이를 이렇게 묘사했다. “겹겹이 벽이 가로 질러있고 문이 꼭꼭 닫혀진 방 안에서도 수만리 바깥 원격한 말소리며 노래를 손에 쥐듯 듣다니 얼마나 귀신같은 신비스런 노릇인가.” 저 옛날 TV가 등장하기 전 라디오는 정말 놀라운 매체였다.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드라마, 뉴스 그리고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보유한 집에 몰려들었다. 얼마 전 작고한 국내 최초의 디스크자키 최동욱이 1960년대 말 ‘탑튠쇼’를 진행할 때 그의 인기는 신성일보다 우위였고 1990년대 중반까지도 인기 라디오 프로는 같은 시간대 시사교양 TV프로 시청률을 압도할 정도였다. 영화배우를 빼고 유명연예인은 곧 ‘라디오스타’였다. 대중음악 역사는 라디오와 궤를 함께한다. 1920년대 미국에 라디오방송국이 생겨나면서 근대적인 의미의 대중음악이 부상했다. 특히 스테레오가 가능한 FM라디오, 즉 음악전문채널이 1960년대 말 미국, 1970년대 말 한국에서 보편화하면서 라디오는 곧 음악이라는 등식이 확립됐다. 어떤 면에서 베이비붐세대는 라디오가 맺어준 ‘상상공동체’이며 라디오에 대한 깊은 정서적 헌신이 두드러진 세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라디오의 정체성은 이처럼 아무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과 나를 연결해주는 매체, 기이한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는 매체라는 점에 있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음악청취 행태에 관련해 라디오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아이팟이 말해주는 ‘나만의 라디오’,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은 이른바 ‘나의 플레이리스트’로 중심이 바뀌었다. 멜론, 지니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들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특정 팬덤이 위력을 발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의 파괴력은 갈수록 하락세를 보인다. 물론 라디오와 팟캐스트,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2000년대부터 음악보다는 시사와 토크가 라디오의 헤게모니를 쥐면서 음악 매체로서 라디오가 선두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라디오 종사자들부터 음악프로는 청취율이 낮다고 한숨을 쉰다. 무엇보다 지금은 유튜브와 OTT가 웅변하듯 소리 아닌 ‘영상’ 시대다. 모든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라디오는 왠지 따분하다. ‘비디오는 라디오스타를 죽였다’는 노래제목은 1979년에는 맞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세계화로 내달리고 있는 K팝도 라디오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와 빼어난 패션과 비주얼을 내세운 K팝은 기본적으로 영상이 우월하게 작용한다. 듣는 쪽보다는 보이는 쪽이 성패를 가른다. 어느덧 아시아와 세계 시장에 등장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K팝도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그룹 퍼포먼스에 맞춘 후크, 일렉트로닉 리듬양식의 반복은 물림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새로움을 수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각보다는 감동을 우선시하고, 퍼포먼스 속에서도 음악성을 놓치지 않는 예술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많은 음악 프로듀서들이 “라디오가 살아나야 K팝이 롱런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다양성’이 작동해야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누릴 수 있는데, 그것을 라디오가 음악 매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다수가 청취함으로써 음악예술성이 전면 부활하는 단계로 가야한다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 단계에선 확실히 ‘듣는 음악’이 필요하다. K팝이 영상만이 아니라 라디오에도 흘러나오고 이를 청취자가 응원하는 게 안 되면 힘들어진다. 참고로 지상파 라디오의 위세가 강한 나라는 각국의 비교통계는 없지만 디지털 라디오로의 전환이 빨랐던 청취율 90%의 영국과 역시 2019년 12세 이상의 국민 89%가 라디오를 들었다는 미국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