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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1분기 38개국 스마트폰 1위…전분기보다 10개 늘어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24년 1분기, 삼성이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38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분기 대비 1위 국가 수를 10개 국가나 늘리는 성과를 이뤄 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국가별 스마트폰 출하량 보고서 (Global Smartphone Sell-in tracker)에 따른 결과다.74개국을 커버하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으 브라질,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내 브랜드별 1위 점유 국가수.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국가별 스마트폰 출하량 보고서특히 아시아,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등 지역에서는 삼성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브라질, 칠레, 폴란드 등에서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지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1분기 삼성이 1위 국가였던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에서는 올해 1위 자리를 빼앗겼으며,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비보에 1위를 내줬다.이러한 성과는 삼성의 끊임없는 혁신과 노력의 결과다. 특히 갤럭시 S24 시리즈의 성공적인 출시가 이번 분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1위 점유 국가 수를 늘리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1위 자리를 탈환했다.그러나 이번 분기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이 1위를 차지한 국가 수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앞으로의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 엑소 수호 '점선면' 아이튠즈 26개국 1위…록 감성 입증한 글로벌 파워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엑소 수호가 세 번째 미니앨범 ‘점선면 (1 to 3)’으로 글로벌한 파워를 입증했다.지난달 31일 공개된 수호 세 번째 미니앨범 ‘점선면 (1 to 3)’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홍콩,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러시아, 나이지리아, 페루,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피지, 인도, 카자흐스탄, 파라과이, 루마니아, 스리랑카, 튀르키예, 니카라과,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나마 등 전 세계 26개 지역 1위를 석권했으며, 태국, 대만, 브라질, 폴란드, 포르투갈, 오만을 포함한 총 32개 지역 톱5에 랭크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더불어 이번 타이틀 곡 ‘점선면 (1 to 3)’ 역시 공개 이후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칠레, 라오스, 베트남, 페루, 오만, 엘살바도르, 피지, 니카라과, 스리랑카, 에콰도르,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파나마,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온두라스, 볼리비아 등 전 세계 23개 지역 1위를 차지해 수호의 음악을 향한 글로벌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또한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는 수호의 컴백 라이브가 개최, 수많은 관객들이 현장을 가득 메웠으며, 유튜브·틱톡·위버스 엑소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되어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새 앨범 발매를 기념했다.이날 엑소와 팬들이 함께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한 감정을 표현한 신곡 ‘무중력 (Zero Gravity)’을 가창하며 컴백 라이브의 포문을 연 수호는 팬들이 직접 쓴 감상평과 함께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각 곡의 작업 비하인드를 전했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팬들과 친근하게 소통해 한층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마지막으로 “팬분들을 생각하면서 세 번째 미니앨범을 작업했다. 이번 앨범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모두 팬분들 덕분이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한 수호는 타이틀 곡 ‘점선면 (1 to 3)’ 무대로 컴백 라이브를 마친 데 이어, 현장에 찾아와준 팬들을 위해 더블 타이틀 곡 ‘치즈 (Cheese)’도 라이브로 선사, 5월의 마지막 밤을 수호의 감성으로 완벽히 채웠다.한편, 수호 세 번째 미니앨범 ‘점선면 (1 to 3)’은 6월 3일 음반으로 발매된다.
- [IPO출사표]씨어스테크놀로지 "AI로 심질환 진단 혁신"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의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을 토대로 환자 진료 전 주기에서 새로운 의료 환경을 만들어가는 디지털 의료의 글로벌 개척자가 되겠습니다.”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진=씨어스테크놀로지)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 및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대표 서비스로는 ‘모비케어’(mobiCARE™)가 있다. 모비케어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AI를 통해 심질환을 스크리닝하고 진단해준다.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부정맥을 검출한다. AI 부정맥 스크리닝 서비스의 유효성을 검증받아 건강검진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씽크‘(thynC™)는 입원 환자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실시간 분석 AI를 비롯해 웨어러블 의료기기, 네트워크 솔루션, 병동 모니터링 서버 시스템 등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차별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현행 보험수가 체계 안에서 구독 서비스 판매 모델을 제공해 병원의 진단·모니터링 시스템 초기 도입 부담을 완화하고, 처방에 따라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광범위한 임상 연구 실적과 전국 단위 고객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현재까지 35건의 자체 임상 연구에 누적 2만2500여명의 환자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국 800여개에 이르는 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이 같은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대웅제약(069620)과는 국내 영업을 강화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지난 2020년 대웅제약과 모비케어 유통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올 초에는 씽크의 국내 유통 계약도 맺은 가운데 앞으로도 사업 시너지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또 모비케어와 씽크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악성 부정맥 및 심정지 예측, 낙상 감지 등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확대를 추진한다. 또 잔뇨 모니터링 등의 솔루션을 씽크 시스템에 연동해 모니티링 범위를 확장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주력한다. 이미 홍콩과 몽골 시장에 진출해 원격 심전도 분석 서비스를 상용화한 가운데 올해는 카자흐스탄, 베트남, 태국 등에서 추가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북미, 중남미, 유럽 등으로도 시장을 넓힌다.씨어스테크놀로지는 이번 상장에서 130만주를 공모한다.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500~1만4000원이다. 최대 공모금액은 182억원이다. 상장 후 유통물량이 적지 않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 상장예정주식수 1229만3880주 가운데 보호예수 물량은 70.8%(870만1224주),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29.2%(359만2656주)다. 1개월 후에는 벤처금융이 보유한 370만3904주가 시장에 풀린다.씨어스테크놀로지는 오는 31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6월10~11일에는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19일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 서울연극센터, 내달 6일부터 '아시아 플레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는 국내 미발표 아시아권 희곡을 낭독하는 ‘아시아 플레이’를 오는 6월 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대학로 서울연극센터 1층 라운지에서 무료로 개최한다.서울연극센터 ‘아시아 플레이’ 포스터. (사진=서울문화재단)국내 청년예술가 8팀이 총 8회의 낭독무대를 선보이는 ‘아시아 플레이’는 일본, 태국,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권역 작품을 매주 국가별 2편씩 낭독공연으로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극장르 진입단계 청년예술인을 뜻하는 ‘첫 배우’가 국내 미발표된 텍스트 ‘첫 희곡’을 만나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며, 관객이 낭독공연의 재미를 발견하도록 라인업을 구성했다.공연 작품은 △‘도모마타의 죽음’(6일, 아리시마 타케오 작·조민영 연출, 일본) △‘컨트롤 오피서’(6일, 히라타 오리자 작·오세혁 연출, 일본) △‘아무데도 없는 곳’(13일, 프리딧 프라사통 작·강훈구 연출, 태국) △‘=3/4’(13일, 수드카능 부라나라차다 작·원지영 연출, 태국) △‘왕은 없다’(20일, 응우옌후이티엡 작·김남언 연출, 베트남) △‘강 건너기’(20일, 응우옌후이티엡 작·연지아 연출, 베트남) △‘회장님의 일생’(27일, 리진웨이 작·이준우 연출, 중국) △‘당신의 발톱’(27일, 장위런 작·정철 연출, 중국) 등이다.라인업에 선정된 아시아 희곡들은 무대에서 대본의 확장성과 아시아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양한 국가의 희곡을 비교해 관람할 경우, 자본주의의 첨병이자 식민통치와 냉전으로 얼룩진 역사를 기억하는 아시아의 현재를 두루 돌아볼 수 있다. 무대에 오르는 예술가들은 각국의 모순을 들여다보며 아시아 청년으로서의 유사점을 찾고, 평등과 민주주의 등 가치를 살피며 공유하는 매개로서의 연극을 실험한다. 모든 공연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당일 현장 관람도 가능하다.
- [이우석의 식사] 인류 최고의 음식 발명품, 라면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인스턴트 라면이 발명된지 67년.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라면을 먹고 있다. 라면의 시원이야 어쨌든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인 한 명이 매년 70개 이상의 라면을 먹어치운다. 노인도 어린아이도 포함한 통계다. 끼니로 따지자면 한 달이 넘는다. 우리 삶에 자릴 단단히 잡았다. 이쯤되면 밥과 빵처럼 주식(主食)이라 해도 되지만. 그리 규정하면 괜히 ‘곤궁’해보이니, 끼니를 거드는 조식(助食)이라 하면 좋을 일이다.서대문 다슬기 라면◇중국이 만들었고 일본은 알려고 한국은 사랑했다라면은 중국 ‘라미엔’(拉麵)에서 왔으나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또 한자 그대로 납면이라고도 읽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에서 들여온대로 ‘라멘’이라 부른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널리 퍼뜨렸으니 그 공로를 인정한다.늘일 납(拉), 국수 면(麵). 어원대로라면 반죽을 늘여서 만든 국수이니 면발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겠지만 실상은 뜨뜻한 양념 국물에 담긴 꼬불한 국수 자체를 말한다.같은 이름을 쓰지만 한중일 3국은 서로 다르게 라면을 받아들인다. 무릇 라면이라 하면 한국인은 인스턴트 봉지 라면을, 일본인은 고깃국물에 말아낸 국수 한 그릇, 중국에선 수타로 뽑은 면발 자체를 떠올릴 것이다. 실상 그렇게 각각 발전해 왔다.중국에선 라면의 기원이나 형식을 생각하지 않고 ‘인스턴트’의 장점 만을 염두에 둔다. ‘간편한 국수’란 뜻의 ‘방피엔미엔’(方便面)이라 부른다. 이는 대만이나 홍콩에서도 마찬가지다. 종주국에서 그러니 ‘라면이 어디서 왔을까’하는 유래나 기원은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영어로는 즉석 국수(instant noodles)라 부르고 완성된 것은 누들 스프(noodle soup)라 한다. 요즘은 그대로 라멘(rame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장 먼저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일본 제품으로 처음 경험한 까닭이다. 게다가 세계 각국에 일본 라멘집이 진출하면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원래 중국의 것을 즉석 식품으로 만든 일본이 널리 알렸지만 이젠 세계적으로 많이들 먹는 식품이 됐다. 생산도 많이 한다. 무국적이 된 셈이다.꼬불꼬불한 특유유의 면발은 빨리 익히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면’세계 어느 곳이나 재난이 생기면 당장 라면이 가장 먼저 구호품에 섞여 날아간다. 전쟁 난민이나 대지진 이재민에게도 그랬다.물만 끓여 허기와 한기를 때울 수 있는 라면은 그 탄생 배경 자체가 구황식품이었던 까닭이다. 패전 후 일본에 식량부족 사태가 벌어졌을 때 미국에서 원조한 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값싸고 편리한 국수가 바로 라멘이었다.대만 출신 귀화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1910~2007)가 1958년 최초의 라면 ‘치킨 라멘’을 만들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먹던 즉석국수 이푸미엔(伊府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닛신식품을 창업한 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게 된다. 값싸고 편리한 ‘치킨라멘’은 곧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렴한데다 어디서든 물만 부어 끓이고 먹을 때도 젓가락만 있으면 됐다. 든든한 한 끼를 대신하며 단숨에 시장을 사로잡았다. 또한 그는 1971년에 최초의 용기면 컵누들도 만들어 세계 음식문화에 혁명을 일으킨 바 있다.마찬가지 사정이었던 한국에는 발명된 지 5년 후 라면이 드디어 상륙했다. 1963년 일본 묘조식품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처음 라면이 소개됐다. 쌀 부족에 허덕이던 당시 사회에 단비 같은 대체식으로 각광받았다. 라면 도입에는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의 공이 컸음은 이미 언론에 많이 소개된 삼양의 기업 비사를 통해 잘 알려졌다.처음엔 고전했다. 당시 삼양식품은 일본 묘조식품과 기술 제휴를 통해 기존 제품이던 ‘치킨라면’ 그대로 출시했는데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 시장통에서 사먹는 국수나 꿀꿀이죽이 훨씬 푸짐한데 5원 정도로 절반 값에 불과했다.저렴하지 않은데다 당장은 입맛에도 맞지 않았다. 튀긴 면이라 느끼한데다 일본 입맛에 맞춰진 라면을 들여온 탓에 간만 맞췄지 얼큰하지도 않았다.하지만 한번 맛을 들인 소비자들은 줄곧 라면을 찾았다. 이후 롯데(농심)와 동명식품 등이 뛰어들며 국내 인스턴트 라면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1960년대 말에는 수많은 중소 라면 회사가 생겨났다 사라졌다.그 유명한 공업용 우지 파동 이후 삼양과 농심 쌍두마차 시대 이후 청보식품, 팔도식품(야쿠르트), 빙그레, 오뚜기식품 등이 뜨겁고 꼬불꼬불한 물결에 뛰어들었다.일본 수제 라면◇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최강국이 되다1980년대 중반 이후, 이른바 라면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자고 일어나면 무슨 무슨 라면 신제품이 생겨나는 등 브랜드의 명멸이 이어졌다. TV 주요 시간대엔 어김없이 라면 광고가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모델도 당대 내로라하는 인기 스타들의 몫이었다. 주로 인기 절정의 코미디언이나 가정 주부 역할의 중견 탤런트가 담당했다. 지금도 잘 팔리는 육개장은 물론, 해장국 라면, 우유라면, 야채라면, 풋고추라면, 된장라면, 곱배기 라면, 곰탕, 미역국, 새우탕, 부대찌개, 우동라면, 짜장라면 등 우리 음식 중 국탕류와 국수 종류는 죄다 ‘라면화’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모두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1986년 새빨간 봉지에 매운맛을 앞세운 농심 신라면이 등장한 후, 국내 라면 시장은 매운맛과 그렇지 않은 맛으로 양분 재편됐다. 일반 순한 맛의 상품도 매운 맛 버전이 따로 나오니 매콤한 맛이 좀 더 많은 형국이다.이후 고급화와 다양화된 라면은 세계로 수출되며 한국은 인스턴트 라면의 최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는 국산 스마트폰 못지 않다. 이처럼 한국에서 라면 산업이 발전하게 된 것은 사실 내수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온 덕이다. 라면은 대부분 맛있고 든든했지만 한국 소비자의 입맛은 까다로웠다. 라면 한 봉을 사더라도 자신의 입맛을 추구했다. 저마다 레시피가 있었다.인스턴트 라면의 활약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세계인의 입맛과 시장을 사로잡는데 불과 반세기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계에서 연간 1000억 개 이상이 소비되는 인스턴트 라면. 가히 인류의 식생활을 바꾼 음식이라 할 만하다.일종로 삼숙이 라면인스턴트 라면의 원리는 간단하다. 밀 반죽을 면으로 뽑아내면서 뜨거운 수증기로 바로 익힌다. 이후 꼬불꼬불한 면발을 일정한 형태(사각형이나 원)로 정형한 다음 기름에 튀겨 말린 것이다. 애초 면 반죽에 양념을 해서 나왔지만, 요즘은 거의 가루로 된 스프를 별첨한다.라면은 휴대시 가볍고 부피가 작으며 보존 기간이 길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대부분이라 열량도 높다. 성인 1끼의 칼로리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처음 나온 라면은 대부분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요즘은 건더기 별첨이나 레토르트 스프 등을 통해 영양을 보강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원래 일본에서 화교들이 팔던 노점음식 ‘라멘’을 대신한 것이 인스턴트 라면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 누구나 인스턴트 라면을 먼저 접한 이후에야 요리 ‘라멘’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라멘은 따로 ‘수제 라멘’이라 부른다. 뉴욕타임스가 라면에 대해 쓴 칼럼이 걸작이다. 탈무드의 구절을 인용하며 라면을 예찬했다. “사람이 평생 먹을 수 있도록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된다(탈무드)고 했지만, 인스턴트 라면을 주면 그 무엇도 가르쳐줄 필요가 없다”.아무튼 라면은 경제발전 시기 한국인을 힘차게 움직인 에너지원이 됐다.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라면 한 봉지(약 120g)를 끓여 국물까지 싹 비우면 500kcal 정도다. 든든하다. 밥까지 말아먹으면 800kcal 정도니 1일 권장량으로는 많지도 적지도 않다.라면 자판기◇한국인에게는 추억의 음식이자, 일상의 주찬따지고 보면 영양 균형도 그리 나쁘지 않다. 라면에는 나트륨 성분이 많긴 하다. 국물을 죄다 마시는 것을 기본 삼자면, 한 그릇을 먹고 하루 섭취 권장량(2000mg)에 조금 못미치는 염분을 섭취하는 셈이다. 물론 김치와 단무지를 곁들이면 이를 단숨에 초과한다. 한식 중 국물 요리는 거의 라면보다 더 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국물 비우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은 라면을 끓일 때 추가 조리를 하는 법을 고안해냈다. 파와 콩나물, 김치, 계란을 넣거나 집에 있는 기타 부식을 넣고 끓여 ‘또 하나의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낸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이란 주로 그대로 끓여먹는 것이다.라면 봉지의 조리예를 보면 ‘취향에 따라 계란이나 파를 곁들여 드시면 더욱 맛있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분식점이나 심지어 매점에서도 라면을 주문하면 대부분 이 둘을 넣어준다.맛뿐 아니라 영양 보강도 된다. ‘파송송 계란탁’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녹황색 채소는 칼슘을 더하고 계란의 단백질은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라면 전문점의 다양한 라면 메뉴처럼 만두와 햄, 어묵, 해물, 콩나물 등이 추가로 들어가면 인스턴트 라면이라 할 지라도 한 그릇에 든 영양가는 더욱 나아지게 마련이다.식당가에는 값비싼 식재료를 추가로 넣은 고급 라면도 등장했다. 각종 해물을 넣은 해물라면부터 실제 대게나 홍게, 로브스터를 넣은 라면, 삭힌 홍어를 넣고 끓인 홍어라면도 등장했다. 한우 국물과 고기 건더기를 넣었다는 라면도 나왔다.최근의 라면은 로브스터 라면 등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평소 주변의 식습관에서 충분히 예상했듯 한국인은 1인 기준 세계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소비자다. 2019년 세계 인스턴트라면 협회(WINA) 통계에서 한국은 1인당 라면 75개를 먹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베트남(57개)이었다. 전골이나 매운탕에 넣는 라면 사리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아진다.예전처럼 매일 라면만 먹고 달리거나 컵라면을 챙겨 일터로 나가는 고생의 아이콘으로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라면은 단순히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다. 이제 한국인에게 라면이란 그저 대체식, 증량식이 아니다. 추억의 음식이자 일상의 주찬(主餐)이다. 치열하게 삶을 사는 이들의 에너지를 담당하는 조식이자 야식, 등산이나 캠퍼들의 낭만이다. 학생들의 지루한 공부를 돕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슬프거나 즐거울 때 소주 한잔의 안주가 되고 해장을 시키기도 한다.영화에 등장한 “라면 먹을래요?”는 관심있는 이성과 함께 있고 싶다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특유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덕에 부자들도 먹는다. 소득이 많은 재벌이나 연예인이라고 라면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아니다. 편도에 몇백만 원 이상 하는 국적기 상위 클래스에선 언제나 라면을 식사나 간식으로 주문할 수 있다.(몇 년 전 기내 라면과 관련된 유명한 사건이 있어서 다들 알고 있다)어쩌면 우린 라면 앞에서 누구나 평등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훼드라 최루탄 라면◇맛집▶서대문외할머니라면=다슬기가 라면에 들어갔다. 어마어마한 효능의 해장라면이다. 다슬기 특유의 진한 풍미가 연록색 국물에 스몄다. 자칫 진한 다슬기 향이 모든 맛을 집어 삼킬 수 있는데 이 특별한 라면은 그리하지 않았다. 쌉쌀한 다슬기 맛이 얇은 라면 스프에 부드럽게 착 들러붙는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6길 59.▶삼숙이라면=종각 뒤에서 해물라면, 부대라면 등을 끓여파는 라면집이다. 대표메뉴는 칼칼하니 매운 국물에 콩나물과 파채를 넣은 삼숙이라면. 국밥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해물라면에는 홍합과 새우, 절단 꽃게가 들어간다. 고명만 차이가 나는 줄 알았는데 2종류를 시켜보니 과연 국물이 서로 다르다. 하나하나 메뉴의 개성을 살렸다. 라면만 주문하면 밥은 무료다. 서울 종로구 종로11길 30. ▶훼드라=1973년 개업. 오랫동안 신촌을 지켜오며 연세대생과 인근 대학생 술꾼들에게 유명한 선술집. 늦은 밤 2,3차로 라면국물에 계란말이, 그리고 소주 한잔이 생각날 때 찾는 집이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맵대서 최루탄이란 이름이 붙은 라면을 판다. 조개와 청양고추를 넣어 얼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말이 해장이지 술을 더 마시게 된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길 32. ▶동아매점=‘매점 라면’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 해장라면은 콩나물과 김치, 고춧가루 정도만 넣었는데도 입맛을 확 당긴다. 라면에 넣기 딱 좋도록 담근 김치가 시원하다. 같이 곁들이는 단짝 궁합의 김밥 역시 수준급이다. 너구리, 오징어짬뽕, 신라면 등 라면을 종류대로 주문할 수 있는 것 역시 라면 마니아에겐 매력이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117. 지하1층.
- 석화·철강·배터리·태양광…中 전방위 저가공세에 韓기업 '휘청'
-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가 거세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 확산으로 우리의 수출 여건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판로를 잃은 중국산 제품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저가 중국산, 국내 철강·석화 시장 교란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스티렌모노머(SM)는 26만6000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5만9000t에서 2년 새 4.5배 증가했다. SM은 가전에 들어가는 합성수지·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필수 석유화학 원료로, 최근 중국산 저가 제품 영향으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LG화학의 경우 대산·여수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여천NCC는 중국산 SM 수입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중국산 SM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2021년 t당 1264달러였던 중국산 SM 평균 수입가격은 2023년 1∼9월 평균 1069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국내 생산 물품의 평균가격(1578원)보다 30%가량 낮은 숫자다.철강업계도 중국산 저가 물량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특수강봉강의 경우 지난해 중국 수입 물량이 64만7305t으로 전년(42만7454t)대비 51% 증가했다. 중국 수입 비중은 77%에서 87%로 증가했다. 자동차·선박·건설에 사용되는 후판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서만 112만2774t이 수입됐다. 전년(64만7911t)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중국산 후판 가격은 국내산 대비 t당 20만원가량 저렴하다.◇中 보조금 ‘OECD 9배’…헐값 밀어내기중국의 저가 제품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에 기반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기업이 조세특혜를 받는 금액은 매출의 0.7%에 달한다. 또 정부보조금 0.63%, 저가대출 2.35%, 저가자본금 0.7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4.5%를 정부 지원으로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OECD 국가 내 기업보다 9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특히 중국은 부동산 위기·경기 침체 등에 따른 내수소비 부진으로 재고 물량이 쌓이자 글로벌 시장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자국 내 공급 과잉 물량을 해소하고 있다. OECD 철강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조강생산량은 11억7300만t으로 추정된다. 이 중 자국 내 수요는 8억9600만t으로, 2억7800만t이 공급 과잉 생산된 것이다. 이차전지(배터리) 역시 올해 중국의 생산 능력은 4177기가와트시(GWh)인 반면, 중국 내 수요는 651GWh에 불과하다. 2030년까지 중국은 8738GWh까지 생산능력이 증가하지만 수요는 1623GWh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태양광도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1039기가와트(GW), 웨이퍼 870GW, 셀 1238GW, 모듈 1121GW 생산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는 304GW에 이른다.◇글로벌 관세 장벽 강화…韓 불똥 우려도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중국의 덤핑 수출에 관세 철퇴를 내리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슈퍼 301조를 근거로 △전기차 △배터리 및 광물 △반도체 △태양전지 △철강·알루미늄 △크레인 △의료용 제품 등 자국 시장의 제조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에서 100%로 올라간다. 앞서 칠레의 경우 중국산 철강 제품에 최대 33.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칠레 정부는 2016년부터 중국산 철강에 대해 6차례에 걸쳐 관세를 부과했지만 그때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라틴아메리카 철강협회에 따르면 남미에서 중국산 철강의 점유율은 2000년 15% 수준에서 지난해 54%로 급상승했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브라질·베트남·필리핀 등도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문제는 이 같은 보호주의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이다. 관세 장벽에 가로막힌 중국이 제3국 수출에 나설 경우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에서 미국의 마샬플랜과 같은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개도국 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중국 내 과잉해소 차원일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얻고 선진국을 제외한 이머징시장으로 중국산 첨단제품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면 한국입장에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당장 인접국가인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더욱 심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중국이 보복 관세에 나설 경우 공급망 리스크가 불거지거나 글로벌 무역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경제안보 중요…전략 품목, 정부 지원 나서야”전문가들은 중국 대비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초격차 기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무역 시장 다변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국내 산업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피해 산업·품목에 대한 구제 노력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물량으로 생산 기반을 잃어버리고 나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 더욱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유럽 태양광업체의 경우 중국 제품의 관세 부과로 태양광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오히려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장에선 우리나라 또한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산업이나 품목에 대해선 국가 차원의 육성 및 보호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박재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CHIPS Act),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처럼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특정 기업의 혜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데,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조형물 스프레이 시위' 기후활동가…대법 "재물손괴는 아냐"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회사명 조형물에 수성스프레이를 분사하고 구호를 외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환경활동가들이 하급심에서 유죄가 인정됐지만 대법원은 재물손괴 부분에 대해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구조물 등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구조물 등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인지 여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대법원(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원심 “조형물 손괴 사실 인정…정당행위도 아냐”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신고 없이 옥외집회를 주최하고 조형물을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환경활동가 2명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은 “회사명 조형물의 용도와 기능, 피고인들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 내용, 이에 따른 조형물의 용도와 기능 및 미관을 해치는 정도와 그 시간적 계속성,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비용, 위 조형물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쾌감과 저항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이 조형물의 효용을 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환경활동가인 피고인들은 2021년 2월 18일 오전 11시50분부터 약 20분간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회사명(두산·DOOSAN) 조형물(가로 350cm, 세로 60cm 크기)에 녹색 수성스프레이 4개를 뿌린 뒤 조형물 위에 올라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이로써 피고인들은 옥외집회를 주최하면서 집회의 목적 등을 적은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지 않고, 이 사건 조형물을 금액 불상의 비용이 들도록 손괴한 혐의를 받았다.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피고인 2명에 각각 벌금 300만원, 200만원을 선고했다.피고인들은 항소했지만 2심은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집시법 위반 부분에 대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재물손괴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조형물을 손괴한 사실이 인정되고,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 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 “본래 사용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 이르지 않아”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재물손괴 혐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대법원은 “피고인들은 이 사건 조형물의 금속재질 문자 부분에 물로 세척이 용이한 수성스프레이를 분사한 직후 미리 준비한 물과 스펀지로 이 사건 조형물을 세척했으므로, 이 사건 조형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이나 기능에 제공할 수 없거나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만들어 그 효용을 해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이어 “이같은 행위에 형법상 재물손괴죄를 쉽게 인정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피고인들 행위의 시간적 계속성, 이 사건 조형물 전체의 미관 손상 정도 등에 비춰보면, 이 사건 조형물의 이용자들이 피고인들의 수성스프레이 분사 행위로 인해 불쾌감, 저항감을 느껴 기업의 광고라는 본래의 사용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원심판단에는 재물손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재물손괴 부분과 집시법 위반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관계자는 “다만 이번 선고 이후에 이와 같은 낙서행위가 모두 손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예컨대, 도로에 스프레이를 뿌린 경우에는 그로 인해 차로 구분 및 지시 표시 등 기능에 효용을 해했다면 재물손괴가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 KOICA, ‘2024 한베 고위급 ICT 교육 및 행정 초청연수’ 성료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베트남 다낭대학교 및 한베 ICT 대학교(이하 VKU)의 총장 및 고위급 관계자 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한베 고위급 ICT 교육 및 행정 초청연수’를 성료했다고 30일 밝혔다.베트남 다낭대학교와 한베 ICT 대학교(VKU)의 총장 및 고위급 관계자 6인은 한국에서의 초청연수의 일환으로 지난 27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방문해 홍충선 학무부총장을 예방했다.‘2024 한베 고위급 ICT 교육 및 행정 초청연수’는 국별협력사업인 베트남 한베 ICT 대학교 교육역량 강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수원기관 VKU과 그 상위 기관인 다낭대학교의 총장 및 고위급 관계자 6명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연수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KOICA는 사업수행기관인 경희대학교 컨소시움을 통해 초청연수를 진행하며, 사업 관련 기관 및 국내 ICT 기업을 방문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다낭대학교와 VKU는 경희대학교 홍충선 학무부총장을 예방해 학술 협력 의향서(Letter of Intent; LoI)를 체결하고 향후 두 대학 간 학술, 연구, 문화 및 인적 교류를 촉진하고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경희대학교 LINC 3.0 사무국, 교수학습개발원, 실감미디어혁신융합사업단을 방문해 한국 대학교의 선도적인 산학협력 및 교수학습, 첨단 교육 및 연구 환경 운영 경험을 전수받았다. 또한, 연수생은 한국팹리스산업협회(KFIA)의 회원사인 하나마이크론을 방문하고 VKU-KFIA의 양해각서(Memoramdum of understanding, MoU) 체결을 통해 양 기관 간의 협력을 약속했으며, 이어 하나마이크론 고유의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및 테스트 기술 소개와 시스템 반도체 TEST 지원센터 견학을 통해 한국의 선진 반도체 기술을 경험했다. 이외에도 베트남 연수생 6인은 한국핀테크센터(FCK)의 센터견학을 통해 한국의 핀테크 생태계를 지원하는 운영 체계를 학습했으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과 지능정보사회 구현 현황 및 관련 베트남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양 기관의 ICT 교육 역량강화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Nguyen Ngoc Vu 다낭대학교 총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다낭대학교의 교육 및 연구,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위한 많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Huynh Cong Phap VKU 총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한국의 대학 및 기관들과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VKU의 국제화 및 대학 발전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 냉난방공조 키우는 LG전자, 전략 시장 아시아 공략 가속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가 아시아 냉난방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29일 컨설턴트들이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를 방문해서 LG전자의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비컨)을 소개받고 있다. (사진=LG전자)LG전자는 아시아 5개국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들을 한국에 초청해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 : LG 알룸나이 이벤트’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이 행사는 지난 28일부터 나흘간 진행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의 주요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다. 컨설턴트는 업무·숙박시설, 쇼핑몰과 같은 대형 빌딩을 지을 때 건물규모와 용도,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냉난방공조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B2B 영역 핵심고객이다.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 컨설턴트를 초청해 기술력을 선보이고 업계 트렌드를 제시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컨설턴트들은 에너지 절감에 최적화된 HVAC 솔루션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하고, LG전자 냉난방공조 제품이 설치된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와 하남 스타필드를 방문했다.LG전자는 다양한 공간에 적용하는 고효율 주거 및 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선보이며 아시아 최상위 컨설턴트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HVAC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아시아는 상업용 빌딩 건설 확대와 각 정부의 고효율 에너지 정책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LG전자 냉난방공조 사업의 주요 전략 시장이다. LG전자는 올해 기준 아시아 시장 규모를 약 47억달러(약 6조4050억원)로 추정한다.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이 29일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LG전자는 가정용 에어컨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앞세워 냉난방공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은 글로벌 전기화(Electrification) 및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LG전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조 제품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를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열교환기,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 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혹한에서도 고성능을 유지하는 냉난방공조 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미국 알래스카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신설했고, 국내 유수 대학과 차세대 히트펌프 핵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도 구축했다.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냉난방공조 제품 설치부터 유지·보수 계획까지 지원하는 전문 컨설턴트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아시아 HVAC 시장에서 LG전자의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29일 컨설턴트들이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를 방문해서 LG전자의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비컨)을 소개받고 있다.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