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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달맞이 떠나요
  • [추석 서바이벌 가이드]여기로 달맞이 떠나요
  • ▲ 경주남산늠비봉5층석탑[조선일보 제공] 휘영청 뜬 달이 예쁘다. 밝고 환하고 둥글고 선명하다. 추석에 보름달을 바라보기 썩 괜찮은 다섯 곳이 있다. 달이 뜨기 시작하는 시간은 보통 오후 5시 30분 전후다. 경주 남산 달밤에 남산을 오르신 적이 있으신지. 명주실처럼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기품 있는 부처님을 만날 수 있고 달빛 아래 다소곳한 석탑도 볼 수 있다. 달 보기 좋은 코스는 포석정 주차장~윤을골 마애삼체불~상실절터~해목령~늠비봉. 4시간 가량 걸린다. 만약에 대비해 손전등을 가져가더라도 되도록 꺼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 10여분만 걸으면 금세 달빛에 익숙해진다. 달빛이 이렇게 밝은 줄 예전에 왜 몰랐을까. 달맞이하기 좋은 곳은 늠비봉. 너럭바위 위에 오층석탑이 우뚝 서있다. 그 아래로 경주 시가지가 불을 밝히고 있다. 마음 한 구석이 환하게 열리는 느낌이 든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 054-771-7142)에서 매월 한차례 남사달빛기행을 진행하지만 아쉽게도 올 추석에는 쉰다. 사전에 전화 안내는 받을 수 있다.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신라문화원(www.silla.or.kr, 054-774-1950)에서 10월 7일 진행하는 ‘한가위 달빛신라역사기행’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을 듯. A·B·C 코스로 나눠 분황사, 포석정, 황룡사지 등을 돌아본다. 참가비 어른·중고생 1만5000원, 초등생 1만2000원. 영덕 창포리 영덕 창포리에 가면 커다란 보름달이 수평선 위로 훌쩍 떠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영덕군은 풍력발전단지를 만들면서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을 선보였는데 ‘대박’이 났다. 올해 3월 첫 회에 약 500명이 다녀갔고 이후 매달 약 1000명이 몰렸다. 추석에는 이 행사를 쉬지만 코스가 어렵지 않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해 지기 한 시간쯤 전에 창포초등학교를 출발해 삿갓봉과 풍력발전사무소를 거쳐 영덕해맞이공원에 오른 뒤 하산하면 된다. 총 거리는 6.7㎞. 2시간 정도 걸린다.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아이들 손잡고도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다. 등에 땀이 촉촉하게 밸 때쯤 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한다. 24기의 거대한 발전기가 달빛 아래 우뚝 서 있다. 하나의 높이가 80m에 달한다. 마치 어느 혹성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다. 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한 즈음이면 달이 환하게 떠올라 있겠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발전기 아래를 뛰어다닌다.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은 추석에는 쉰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054-730-6396)에서 사전에 전화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양양 남애항 속초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7번 국도에 남애항이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검은 물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거센 파도 뒤로 밝은 달이 불쑥 솟아오른다. 남애항에 가기 전 잠시 하조대해수욕장에 들렀다 놀다 가자. 흰 백사장과 푸른 파도만으로 이루어진 ‘심플한’ 해수욕장이다. 세상살이가 이렇게 간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즈음이면 찾는 이가 적다. 모래사장은 흰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얗다. 한참을 놀다 달이 뜰 무렵이면 남애항으로 간다. 추암, 정동진 등과 함께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달이 뜨는 풍경도 가슴이 저밀 정도로 아름답다. 포구 한 켠으로 난 방파제를 따라가면 붉은 등대가 서 있다. 달은 등대 위로 솟는다.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막힌 가슴을 뚫어준다. 등대와 달이 잘 어우러진 풍경을 보려면 남애항 오른쪽 끝에 있는 ‘고래사냥’이라는 민박집 앞이 좋다. 횟집도 여럿 있다. 친구와 함께라면 밤새 소줏잔도 기울여 볼 만하다. 문의 양양군청 (033)670-2251 양평 수종사 양수리 가까운 곳에 운길산(610m)이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풍광이 얼마나 빼어났으면 조선전기 문신이자 학자인 서거정이 ‘동방가람 중 최고의 전망’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까. 서울에서 가깝지만 서울 같지가 않다. 강원도 어느 산골의 산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달맞이는 사찰 앞마당의 범종각 앞에서 한다. 짙푸른 밤하늘에 은회색 보름달이 뜬다. 달빛을 받아 두물머리의 물길이 반짝인다. 사금파리를 뿌린듯한 그 풍경에 넋을 놓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볼이 홧홧해진다. 만약 사랑하는 이라도 옆에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잡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양수리 드라이브를 즐기고 차 한잔 나눈 후 수종사를 찾는 것이 좋겠다. 스님들 수행공간이므로 되도록 조용히 한다. 문의 수종사 종무소 (031)576-8411 고창 모양성 전북 고창에 있는 고창읍성(모양성)은 달맞이로 유명하다. 중양절(음력 9월 9일)이면 여인네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도는 풍습이 있다. 한바퀴를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간다고 한다. 달 아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여인네들이 성곽을 도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볼 만하지만 아쉽게도 한가위에는 그 광경을 볼 수 없다. 대신 다른 즐거움이 더해졌다. 올해 7월부터 성곽에 조명을 설치했다. 밤 10시까지 화려한 조명이 성곽을 비춘다. 고창군청 문화관광과(063-560-2234)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600원.
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
  • 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
  • [조선일보 제공] 달빛 아래 메밀밭 못지 않게 이른 아침 안개에 잠긴 메밀밭도 신비롭다. 메밀꽃 생김새는 꽃을 잘 모르는 도시 사람 보기에 꼭 안개꽃을 닮았는데, 그 위로 희뿌연 안개가 깔리면 더욱 몽환적이다. 해가 나오는 순간, 꽃에 맺혔던 이슬 방울이 반짝이는 풍경도 장관이다. 한낮의 메밀꽃밭은 폭신폭신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모습. 솜 뭉치 같은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파란 가을 하늘, 초록 숲과 산 등 온통 선명한 배경 때문에 더욱 새하얀 빛을 발하는 듯 하다. 메밀꽃을 즐겨 그리는 정연서(52) 화백은 “흐린 날에 오히려 꽃의 하얀색과 줄기·잎의 녹색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다. ▲ 맑고 푸른 가을 하늘,초록색 숲,하얀 꽃밭,색깔 대비 확실한 한낮의 메밀밭은 엽서 속 풍경처럼 똑 떨어지게 예쁘다.장돌뱅이의 봉평장·물레방아·당나귀소설 속으로 추억 속으로 봉평은 가산 이효석의 고장이다. 이효석 생가터가 있는 ‘효석문화마을’은 소설에 등장하는 물레방아, 주막 등을 재현해 놓았고, 키 큰 돌배나무들이 서 있어 쉬었다 가기 좋은 초미니 ‘가산 공원’도 있다. 허생원이 재미를 별로 못 봐 허탈해 했던 봉평장(2·7일)은 물론 요즘도 열린다. 지난 2일 봉평 ‘효석문화마을’. 마무리 수해 복구 작업 하느라, ‘효석문화제’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아직 마을에 흐르는 흥정천에 섶다리도 놓기 전이고, 옛날 장터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관광객은 속속 몰려들었다. 봉평의 메밀꽃밭은 총 15만평. 한군데 몰려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분산돼 있다. 축제는 올해로 8회째. 워낙 사람들이 몰려 사무국측은 “사람 발에 밟혀 없어지는 메밀꽃밭 규모가 한 2만평은 될 것”이라고 했다.한 여행전문가는 “축제 기간 중 메밀꽃을 제대로 편안하게 보려면 아주 이른 아침에 도착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효석문화마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기본적으로 돌아보는 곳은 이효석 생가터, 물레방아, 주막 ‘충줏집’, 이효석문학관 등. 마을 자체는 예쁘장한데, 소설과 축제의 인기 때문에 식당과 펜션 등 각종 건물이 너무나 가득 들어차 한갓진 느낌은 사라졌다. 좋게 말하면 활력. 그러나 소설의 낭만을 기대한 여행객은 얼떨떨하다. 이효석 생가(엄밀히 말하면 생가터)는 2개의 커다란 식당·찻집에 끼어버린 모양새. 물레방아, 초가집, 원두막, 당나귀 모형 등은 이 마을의 인기 장식품이 됐다. 기왕이면 차가 다니는 큰 길(언더 위 문학관까지는 일반차량 진입 금지. 언덕 아래 주차장에 세워놓고 가야 한다) 대신 몇 분짜리 미니 산행에 가까운 언덕 길을 올라 ‘이효석 문학관’(033-330-2700)에 가보자. 이효석의 집필실까지 꾸며 놓은 작은 전시관이다. 문인들의 육필 원고도 전시해 놓았다. 문인들의 잘 생긴 펜 글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세계의 메밀 음식’ ‘세계 메밀의 기원과 전파’ 등 문학관의 전시내용치고는 좀 느닷없지만 나름대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코너도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효석문화제 기간에는 일반·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평창무이예술관’(033-335-6700)은 폐교를 다시 꾸민 그림 전시장 겸 도예 작업실. 마룻바닥이 삐그덕 거리는 복도를 지나가면서 옛 추억에 빠지는 어른들이 있을지 모른다. 축제기간 중 ‘평창무이예술관’에서는 메밀꽃 압화체험(4000원·목걸이나 휴대폰 줄을 만들어갈 수 있다) 등 행사를 마련한다. 조각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예술관 뜰은 밤에 가면 더욱 운치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등학생~고등학생 1000원(문화제 기간에는 1000원씩). ●제8회 평창효석문화제: 9월 8~17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물론 메밀꽃 밭이 하이라이트다. 메밀꽃밭에 길을 내서 관광객들이 좀 더 편하게(꽃밭을 훼손하지 않고) 둘러 볼 수 있게 했다. 흥정천에 놓인 돌다리·나무다리·섶다리도 건너보고, 봉숭아 물들이기, 종이배 만들기, 지게지기, 찹쌀떡치기 등을 해 볼 수 있다. 최대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을 위해 ‘메밀꽃 필 무렵’의 주요 등장 동물인 당나귀도 관광객들을 위해 사진 모델로 나선다. 헌책방이 등장하고, 1930년대 시골 장터도 재현한다. 8~9일 오후 7시30분 봉평 달빛극장에서는 ‘수해복구지원 봉평 달빛 극장 자선음악회’도 열린다. 달빛 음악감상 시간이다. 문의는 유시어터(02-3444-0651).●가는 길: 서울 쪽에서 떠날 경우 영동고속도로 ? 장평 나들목 ? 봉평 방향 6번국도. 지난 1일 금요일 아침 서울을 출발, 봉평까지 2시간 40분쯤 걸렸다. 자세한 축제 문의는 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741, 효석문화제위원회 (033)335-2323, www.bongpyong.co.kr 효석문화제 홈페이지에 가면 축제를 찾아가는 다양한 여행상품 안내가 나와있다.
  • [강원도로 떠나자④]양양
  • [스포츠월드 제공] 사람들은 동해바다 하면 한계령을 떠올린다. 한계령을 넘어야 동해로 갈 수 있다고 여긴다. 미시령터널이 개통돼 동해로 가는 지름길이 생겼지만 아직도 ‘한계령=동해로 가는 관문’이라는 등식에는 변함이 없다. 아흔아홉 구비를 이루는 수려한 길을 지나면 마중 나오는 한계령휴게소. 이곳에서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일년에 절반은 운해에 잠긴 만물상의 신비로운 풍경을 내려다봐야 동해로 가는 길이 싱겁지 않다. 여기에 ‘저 산은 내게 오지 마라 오지 마라 하고/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하고 양은희가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한계령’의 노랫가락에 푹 젖어야 동해로 떠난 실감이 난다.한계령이 끊겼다. 지난 7월 15일 오전.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한 번의 집중호우로 설악산을 비롯해 인제와 양양을 잇는 한계령이 초토화됐다. 그 후 달포가 지났지만 한계령은 여전히 ‘통행불가’다. 인제∼장수대, 양양∼오색구간은 응급복구 작업을 벌여 차량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계령을 정점으로 한 30여㎞는 곳곳에 산사태가 나 있는 상태로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양양읍에서 오색지구로 가는 길은 곳곳이 유실돼 있었다. 그러나 응급복구를 마친 상태라 차량 통행은 가능하다. 오색천도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오색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대부분 끊겼고, 계곡가의 소나무는 허공에 뿌리를 드러낸 채 힘겹게 서 있었다. 계곡이 옛 모습을 찾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양양군에서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오색약수도 복구작업이 한창이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바위와 토사가 쌓인 계곡에서 솟는 약수가 애처롭게만 보였다. 강원도 고성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은 “수해 이후 오히려 약수는 더 많이 솟는 것 같다”면서도 “예전에는 한 모금 마시면 짜르르 했는데, 지금은 조금 약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오색그린야드호텔도 재개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지하 4층까지 침수돼 아직까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호텔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쏟아진 물을 막아준 방어막 구실을 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이 물과 토사를 막아주어 호텔 밑에 있는 식당과 상점들이 그나마 피해를 입지 않았다.다행인 것은 오색에서 시작하는 설악산과 점봉산의 등산로는 복구작업을 마치고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지름길인 오색 등산로도 열렸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주전골도 등산로를 응급복구 해 산행이 가능하다. 다만 2004년 자연휴식년제에서 풀린 점봉산 흘림골은 피해가 심해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양양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한계령 차량소통은 9월 말경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단풍특수’까지 놓치면 올해 양양군의 관광경기는 끝이라는 절박한 민원이 있어 가능했다. 일단 사태가 난 곳은 제껴두고 길 만이라도 응급복구를 끝내 차량 소통이 가능하도록 임시 조치를 해놓겠다는 것이다.오색지구에서 조심스럽게 한계령으로 향했다. 흘림골 입구에는 집채만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 계곡을 막고 있었다. 대청봉을 향해 불꽃처럼 타오르던 바위봉우리들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계곡 위를 지나는 도로는 하나같이 유실돼 있었다.한계령휴게소에선 사람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휴게소 직원은 “가끔 수해 피해가 궁금한 이들이나 공사 관계자들이 찾을 뿐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며 “통행금지는 돼 있지만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차량이 오갈 수는 있다”고 말했다.양양군청 관계자는 ‘한계령은 양양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갯길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빨리 도로가 다시 개통돼 한계령 휴게소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을향 짙게 밴 송이 축제외국인 체험에 500명 이상 방문예정지난 해 열린 송이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캔 송이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송이향 맡으러 오세요.’가을의 진객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양양군은 송이가 나는 때에 맞춰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7일간 남대천 둔치 행사장과 송이산지에서 ‘천년의 향, 2006 송이축제’를 벌인다. 또 축제기간을 포함해 20일 동안 외국인 현장체험 행사를 진행해 송이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도 함께 벌인다.올해로 10회를 맞는 양양 송이축제는 현장체험·문화예술·맛체험·상설행사·부대행사 등으로 구분해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로 짜여진 것이 특징.현장체험 행사로는 외국인 송이채취체험을 비롯해 송이생태견학, 송이보물찾기, 동호리 멸치 후리기 체험 등이 있다. 특히 외국인 송이채취체험에는 일본인을 비롯해 5000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국인을 대상으로는 송이농가와 함께 송이 자생지를 찾아가 송이의 생태를 배워보는 송이생태견학이 매일 2회 무료로 진행된다. 문화예술행사로는 양양 어성전리에서 시작된 탁장사놀이를 비롯해 통나무 자르기, 평양예술단 공연, 판소리, 사생대회, 전통 혼례 재현 등의 행사가 마련됐다. 맛체험은 송이칼국수·송이파전·송이불고기·송이덮밥 등 송이로 만든 요리를 시식하는 행사를 비롯해 송천 떡 만들기 등이 있다. 또 9월20일부터 10월19일까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양양 송이를 이용한 송이요리 페스티벌도 연다. 상설행사로는 송이축제 주제관 운영, 전통 민예품 전시판매관, 송이 직거래 장터, 천연 염색 전시 체험, 열기구 타기, 페이스 페인팅, 달구지 타기 등이 마련됐다.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배드민턴대회와 양양송이 맞추기 및 낙산 배 깎기 대회, 염소싸움, 마라톤, 산악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송이특별경매는 오전에는 가공식품을, 오후에는 생송이를 경매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송이를 판매한다. 한편 양양군은 축제기간 동안 현북면 어성전리, 손양면 동호리 등에서 홈스테이를 적극 유치해 농촌체험 및 농가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3) ●이진호 양양군수 인터뷰몇번의 큰 재난에 신속대처 능력 생겨지난 7월에 내린 집중호우로 양양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군청에서 만난 이진호(사진) 양양군수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이 군수는 몇번의 큰 재난이 ‘학습효과’가 됐다고 말한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5년 낙산사 산불 등 대형 재앙을 겪으면서 군민들이 신속하게 위기에 대처하는 힘이 길러졌다는 것이다.지난 집중호우로 양양군이 입은 피해는 1850여억원. 피해는 오색지구 일대에 집중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 또 200여 가옥이 침수됐지만 큰 피해가 없어 수재민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양양군은 최근 몇번에 걸친 자연재해로 4번이나 특별재난 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공무원과 군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집중호우로 오색지구에 관광객 500여명이 고립된 것을 비롯해 오색리 일대 주민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릴 때는 군청 직원들과 함께 이 군수도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군수는 비가 멈추자 군청 직원, 군인들과 함께 구호품이 담긴 배낭을 메고 5일 동안 오색지구까지 손수 걸어 다니며 수재민을 위로했다. 또 오색지구에 장비·구조 등 분야별로 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수해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피해복구 활동을 벌이게 했다.“양양군의 피해는 오색지구에 집중됐습니다. 이제 한계령만 열리면 양양은 다시 동해로 가는 관문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제주항공이 신규 취항해 양양으로 오는 하늘길이 새롭게 열린 것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이 군수는 양양군은 일년 사계절 가운데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추켜 세운다. 이 군수에 따르면 오색 주전골은 설악산에서도 단풍 곱기로 소문난 곳이다. 또 9월말에는 송이축제가 열리고, 10월 중순에는 연어축제도 벌어진다. 이 군수는 하조대와 낙산사를 비롯한 가을 바닷가의 낭만과 연어가 돌아오는 마을 법수치리의 아름다운 펜션과 계곡들도 못 보면 후회할 곳이라고 말한다.“요즘도 늦은 휴가를 온 이들을 만나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머니에 있는 돈 좀 다 털고 가라고 말합니다. 수재민에게는 일회성인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양양군이 준비한 풍성한 가을잔치에 국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바다·바람·햇살…당신을 위로해줄 거예요
  • 바다·바람·햇살…당신을 위로해줄 거예요
  • [조선일보 제공] ‘방학도 없이 이렇게 정년퇴직까지 매일 일만 해야 돼?’ 날이 선 흰 와이셔츠에 훌륭한 경력을 가졌지만 심하게 찌든 선배에게, 원더우먼 뺨치게 잘 살지만 가끔 깊은 한 숨 쉬며 가슴을 두드리는 또 다른 선배에게, 오늘은 친구처럼 권하고 싶은 곳이 있으니, 저기 남쪽 여행이에요. 남해나 통영(소매물도),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다녀오면, 누룩누룩해진 몸과 영혼이 그 쪽 지방 바람과 햇살로 완전 샤워될 거예요. 가족 여행도 훌륭하고, 또 서로에게 방학을 내주며 나홀로 여행을 독려해줘도 좋겠네요. 하여간 남해의 그 햇살과 바다가 당신을 위로하기를 바랍니다. ①통영항을 따라 쭉 산책했다. 바닷물 냄새와 갈매기들 움직임, 그리고 분주한 항구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나절을 느릿느릿 보냈다. 아담한 이 도시의 항구는 아주 깨끗하고 시내와 바로 이어져 있다. 갈매기들은 물 속에서 헤엄치다가 뭍에 나오면 가만히 눈을 감고 햇살을 즐긴다. 참, 조용히 시적으로 움직인다. 무슨 조형물처럼 꿈쩍도 안하고 명상하듯 서 있는 갈매기. ②남망산 공원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 아주 자연스럽게 조각과 공간이 어우러져 있는 걸 보게 된다. 어느덧 마음은 부르고, 이내 배가 고파온다. 그리고 저기 반가운 매점 하나, 장승박이. 평범한 매점처럼 보이지만 라면과 차를 먹고 실내를 두리번거리다 보면 차창 밖 멋진 전망과 근사한 분재들, 그리고 뒷뜰이 천천히 눈에 들어온다. 정원을 따라 내려가면 방갈로가 몇 개 있다. 혼자라면 너무 외진 숲 속이라 좀 그렇고(나는 무턱대고 잘 잤지만), 일행이 있다면 신선한 숙박 경험이 될 것.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나무들 사이로 바다가 열린다. ③두둥실 바다 위에 떠있고 싶다면, 통영으로 가서 소매물도를 다녀오는 게 좋겠다. 가기 전 무엇무엇 여러 개 할 생각 말고 청정함이라고 밖에 할 말 없는 남해 특유의 바다와 햇살을 마음껏 누리다 오기를. 남해는 사실 바다와 바람, 햇살, 그게 다다. 그거 손에 쥐고 오면 된다. 1시간짜리 항해, 마치 푹신한 소파에 누워 항해하는 것처럼(실제론 딱딱한 의자지만) 기분 좋은 여정. 통영바다 사진 찍은 후 그 사진 위에 소파를 붙였다. 꼭 이런 기분이었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탈 수 있다. 문의는 여객선터미널(055-642-0116). 아침 일찍 가서 그날 오후 늦게 나오는 배를 타고 돌아올 수도 있고, 곳곳의 해녀 할머니네에서 민박을 할 수도 있다. 소매물도 여행은 가뿐하긴 하지만 그냥 ‘산책’이 아니라 ‘산행’이다. 운동화를 신고 물과 도시락과 모자를 꼭 챙기시라. ④동해 남해 서해 가는 곳곳, 어촌마다 다 느낌이 다르다. 어떤 어촌은 억세고 어떤 어촌은 쓸쓸하고 어떤 어촌은 활기차며 어떤 어촌은 지쳐 보인다. 똑같은 바닷물과 똑같은 배들이 있어도 그렇게 달라 보이는 이유는 뭘까. 특히 남해 물건리는 삭막하지도 우쭐하지도 방어적이지도 쓸쓸하지도 않다. ‘정말 다정하다’는 말이 딱 맞는 마을. ⑤소매물도는 작은 섬이다. 망태봉(120m)을 오른 후 산 능선을 타고 등대섬까지 다녀오는 코스인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숲 (망태봉 정상 즈음에 있는 초등학교 폐교엔 400~500년 된 동백숲이 있다. 거기 앉아, 입이 떡 벌어지는 바다 풍광을 조망해야만 한다)과 사람들(해녀 할머니들 집이, 산 시작하는 기슭에 박혀 있다)과 물(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 물길이 열린다)을 즐기다가 등대섬까지 오른다. 등대섬은 꽃섬이라 할 정도로 봄, 가을로 꽃이 많다. 강태공들을 주변 섬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배를 얻어 타고 마을 앞 바다 한 바퀴를 빙 돌았다. 물보라가 산 능선처럼 커지고 작아지고를 반복한다. 한 폭의 근사한 디자인을 보며, 어쩌면 이 세계는 산 같은 세계와 사람, 물 같은 세계와 사람이 어우러져서 조화하며 사는 걸까, 하는 생각.
노란 미소, 그대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 노란 미소, 그대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 [조선일보 제공] “해바라기야, 넌 안 뜨겁니. 이 뜨거운 날에도 빤히 해를 바라보고 있게.” 산 안의 널따란 들판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피서 길에 해바라기 축제장을 찾은 노인들까지도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 보니까 안 덥죠? 어휴, 너희들은 얼굴이 땀으로 팍 젖었는데 덥지도 않니 그렇게 뛰어다니게-.’ 키꺽다리 해바라기는 따가운 햇살에 얼굴 찡그린 노인들이 안쓰러운지 햇살을 가려주려고 커다란 꽃을 더욱 커다랗게 펼쳤다. 꽃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숨 고를 틈을 주려는지 꽃밭에서 노는 메뚜기와 여치를 바깥으로 내몰았다. 그러자 아이들은 풀잎에 올라앉은 메뚜기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갔다. “와~, 잡았다~.” “에이, 난 놓쳤잖아.” 태백 고원자생식물원 ‘해바라기 축제’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원장 김남표)에서 8월 30일까지 푸른 들녘이 온통 노란빛으로 빛나는 해바라기 축제가 열린다. 식물원이 위치한 ‘구와우(九臥牛)’ 지역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길지(吉地). 그 안에 12만평 넓이로 조성된 식물원 중 5만평의 꽃밭이 해바라기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다른 야생화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연보랏빛 배초향, 연 붉은빛의 홑왕원추리, 보랏빛 꽃창포 등, 탐방로 변의 여름꽃들이 저마다 화려한 색조와 세련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지대답게 산비장이, 참취와 같은 가을꽃도 눈에 띄었다. 숲길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걷다가 원두막 쉼터를 지나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는 사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성이가 점점 다가왔다. 구와우 일대도 한눈에 들어왔다. 쇠등처럼 부드러운 산사면은 온통 노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 고원자생식물원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삼수령(피재) 아래, 해발 800~900m 높이의 분지 12만평에 사라져 가는 우리 꽃 300여 종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해바라기·야생화 탐방로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 걸린다. 해바라기 축제 기간 중 사진전·그림전·야생화 및 분경 전시, 목각 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남표 원장은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가장 천시 여기는 해바라기를 제대로 키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보자는 뜻에서 축제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올해는 음력 7월 윤달 때문에 평년에 비해 개화기는 20일쯤 늦어 8월 20일 전후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 말했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홈페이지 www.guwow.co.kr, (033)553-9707. ● 명소 & 명산 평균 해발 650m의 높이로 한여름에도 모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시원하다는 태백에는 태백산을 비롯, 명소가 많이 있다. 검룡소(儉龍沼)는 서해 강화만에 이르기까지 514.4㎞ 길이의 한강 발원지. 하루 2000t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물이 콸콸 솟는 샘과 그 아래 바위 암반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골이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600~700m 길이의 낙엽송 숲길은 건강하고 신선한 숲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산책로로 이름 높다. 고원자생식물원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삼수령을 넘어 하장 방향으로 약 5㎞ 가면 검룡소 입구 푯말이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 6.5㎞ 더 들어서야 한다. 검룡소를 찾은 김에 대덕산(1307.1m) 산행도 해보자. 보름 간격으로 새로운 야생화가 만발하는 초원 정상은 조망도 뛰어나 강원 내륙의 명산과 명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검룡소 자연생태계보존지역 감시초소~검룡소 갈림목~분주령골~분주령~대덕산 정상~초원 능선~분주령골~감시초소 산행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탐방 및 야생화 문의는 ‘숲 해설가’ 김부래씨(011-9919-3267). 태백시 화전동에 있는 용연굴(龍淵窟)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곳이다. 1억5000만년 전에서 3억년 사이에 형성되었다는 석회동굴로 각종 석순과 종유석이 즐비하다. 입장료 어른 35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주차료 승용차 2000원. 관리소 (033)553-8584. ●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을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시내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자동차전용도로를 올라탄다. 영월읍을 지나 구도로로 내려선 이후 태백에 이르기까지 곡선과 공사 구간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백시내에 들어서기 전 좌측 35번 국도를 따라 3㎞쯤 올라가면 도로 오른쪽에 해바라기 축제장 안내판이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방면에서는 진부 나들목~59번 국도~나전 삼거리~42번 국도~임계~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한다. 삼수령(피재)을 넘어 2㎞쯤 내려서면 도로 왼쪽에 안내판이 보인다. 동해안 방면에서는 삼척~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하는 게 길이 덜 험하다. 문의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 태백역(033-553-7788), 태백개인택시(033-552-4747). ● 맛집(지역번호 033)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에서는 행사기간 중 음식점을 운영한다.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7000원), 산야초전·메밀전(각 5000원)을 차린다. 행사장 입구의 ‘구와우 순두부’(552-7124)는 순두부(5000원), 감자전(5000원), 동동주(5000원)가 주메뉴. 태백한우는 값에 비해 맛 좋기로 이름나 있다. ‘동영식당’(581-4570, 1인분 200g 2만1000원), ‘태성실비’(552-5287, 1인분 250g 2만1000원), ‘한우마을’(552-5349, 1인분 250g 2만1000원)추천. ‘너와집’(553-4669)은 너와지붕의 한옥에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너와정식 1만5000원부터, 쌈밥정식 8000원, 갈비찜정식 2만원. 모두 2인부터 주문가능. ● 숙박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 forest.taebaek.go.kr)과 태백산민박촌(553-7460, minbak.taebaek.go.kr)은 인기 있지만, 휴가철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영월군 상동읍 장산콘도미니엄(www.jangsancondo.com, 378-5550)은 백두대간 상의 어평재(화방재)와 만항재 사이 해발 1200m 고지에 위치해 쾌적하면서도 조망이 뛰어나다.
  • `여름 산행의 꽃` 지리산 종주
  • [스포츠월드 제공] 여름산행의 꽃 지리산 종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학생들의 국토대장정이 활성화되기 전, 지리산 종주는 ‘젊음의 통과 의례’처럼 여겨졌다. 지금도 산꾼들에게 지리산 종주는 커다란 자랑거리가 된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이면 큰 맘 먹고 종주에 나서는 산꾼들로 지리산이 들썩거린다.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에서 천왕봉을 잇는 주릉이다. 거리가 100여리에 달하는 장쾌한 주릉은 우리나라에서는 전무후무한 부드럽고 긴 능선이다. 주릉 종주 코스에는 노고단·반야봉·삼도봉·토끼봉·명선봉·덕평봉·칠선봉·영신봉·촛대봉·제석봉·천왕봉 등 지리산의 이름난 봉우리가 대부분 포함됐다. 여기에 임걸령·화개재·벽소령·장터목 등 옛부터 장사치들이 넘나들며 유명세를 탄 고개도 많다. 지리산 종주는 아무리 낮은 곳도 해발 1200m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따라서 평지보다 5∼6도 이상 낮아 한여름에도 시원한 골바람이 등의 땀을 씻어준다. 특히 주릉 곳곳에 있는 샘터는 손이 아릴 만큼 차가워 더위 걱정은 놓아도 된다. 지리산 종주에 걸리는 시간은 산행 능력에 따라 다르다.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향하다 돼지평전에서 쉬고 있는 산꾼. 연하천과 세석산장 사이에 위치한 벽소령 산장과 산꾼들. 산행에 이력이 난 산꾼들은 1박2일이면 너끈하게 주파한다. 보통은 2박3일로 일정을 잡는다. 그러나 마음만 가지고 무턱대고 덤비는 이들은 3박4일로도 모자라 종주를 마치지 못하고 탈출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일정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짜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노고단을 들머리로한 2박3일 산행의 경우 첫날 아침 일찍 성삼재에 오른다. 노고단과 반야봉을 거치면 화개재다. 뱀사골산장에 머물러도 되지만 2시간 거리인 연하천산장까지 가는 게 남은 일정상 이롭다. 둘쨋날은 벽소령과 연하봉을 거쳐 세석산장까지 간다. 세석산장에 닿으면 대부분 눌러앉고 싶어진다. 그러나 천왕봉에서 맞는 해돋이를 생각한다면 1시간30분을 더 보태 장터목까지 가는 게 좋다. 셋쨋날은 새벽4시쯤 기상해 천왕봉에서 해돋이를 본 후 하산한다. 중산리나 백무동으로 하산할 경우 짐은 산장에 두고 가볍게 몸만 갔다오는 것이 좋다. 지리산 종주 풍속도도 많이 바뀌었다. 주릉에서 야영이 허락되던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키높이 보다 높은 배낭을 진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텐트를 비롯한 야영장비와 먹을거리 등을 모두 짊어지고 갔기 때문이다. 요즘은 배낭이 많이 작아졌다. 주릉에서 야영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또 노고단·벽소령·세석·장터목 등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직영하는 시설 좋은 산장이 생기면서 굳이 야영을 할 필요도 없다. 또 산장에서 침낭을 대여받고, ‘햇반’ 등의 즉석 먹을거리도 산장에서 사먹으며 짐을 가능한 최소화시켜 종주를 한다. 1박2일로 나선 산꾼의 경우 도시락 다섯개만 달랑 들고 종주를 하기도 한다.그러나 아무리 산장 시설이 좋아졌다고 해도 안전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산꾼들이 지리산에서 가장 부드러운 능선길인 돼지평전을 걷고 있다. 주릉에서는 밤이 되면 기온이 급강하한다. 점퍼가 없으면 견디기 힘들 만큼 춥다. 또 지리산의 날씨는 수시로 변한다. 비가 내릴 경우 체감온도는 영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방수방풍의도 기본이다. 여기에 비상식량과 구급약은 필수다. 또 코펠과 버너도 필요하다. 음식을 조리하는 것은 물론, 조난을 당했을 경우 추위를 달래주기 때문이다. ●지리산 종주 정보성삼재~만복대~바래봉 '태극종주' 최소 3박이상지리산 종주 코스의 들머리는 노고단 성삼재와 천왕봉 아래 중산리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서울이나 중부권의 산꾼들은 기차로 접근하면 구례에서 노고단으로 향한다.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함양 백무동으로 향하기도 한다. 진주를 비롯한 경남지역의 산꾼들은 접근이 편한 중산리를 들머리로 잡는다.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과 천왕봉 두 곳 모두 들머리가 된다. 그러나 천왕봉 해돋이를 생각하면 노고단을 들머리로 잡는 경우가 많다. 지리산 종주를 제대로 하겠다는 이들 가운데는 대원사를 들머리로 잡는 경우도 있다. 대원사에서 치밭목산장을 거쳐 천왕봉을 오른다. 이 코스는 전문 산꾼들이 즐겨찾는 코스로 치밭목산장∼써레봉 구간에 험로가 있어 초보자는 조심해야 한다. 또 성삼재에서 만복대를 거쳐 바래봉까지 이어 종주를 하기도 한다. 천왕봉에서 바래봉까지 이어진 능선이 태극모양이라 해서 ‘태극종주’라 부르는데, 이 경우 최소 3박 이상은 해야 가능하다. 지리산은 기습폭우가 내릴 경우 상당히 위험하다. 폭우시에는 산장에 머물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침을 따른다. 또 하산을 할 경우는 계곡쪽보다 능선으로 난 길을 따르는 게 안전하다. 노고단·벽소령·세석·장터목 등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산장은 15일 전부터 사전예약을 받는다. 특히 주말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산장을 이용하기 힘들다. 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55)972-7771
  • 자연별장서 `별헤는 밤`…`캠핑` 낭만속으로
  • [스포츠월드 제공] 파도소리가 잔잔하게 귓볼을 훑는 충남 태안 몽산포 해변. 어둠이 그들먹한 솔밭에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캠핑을 온 이들이 주고받는 웃음소리다. 삼발이에 걸어놓은 더치 오븐에서는 백숙이 끓고, 테이블에 올려놓은 휘발유 렌턴에서 따뜻한 빛이 난다. 와인잔 부딪치는 소리도 경쾌하다. 바비큐 그릴에는 새우와 소시지가 노릇노릇 익고 있다. 텐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그림자는 거인만큼 크다.캠핑의 계절이다. 산과 바다를 찾아가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이다. 캠핑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 태초에 인류는 야영지를 옮겨가며 살았다. 볍씨를 뿌려 농경생활을 하기 전까지 수십만년을 그렇게 살았다. 지금도 몽골이나 사막의 유목민들은 하루하루를 떠돌며 텐트에서 생활한다. 리조트와 펜션이 관광지마다 들어찬 요즘도 캠핑은 여전히 인기있는 휴가방식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만을 갖춘 옛 방식의 캠핑이 아니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본래의 취지는 살리면서도 분위기와 쾌적함도 누릴 수 있는 스타일로 발전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밖에서도 즐겨야 한다’ 취지에 맞게 다양한 캠핑 장비들이 등장했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한 오토캠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동의 편리함이 보장되자 부피와 규모에 구애받지 않는 장비들이 등장했다. 캠핑 장비는 몇개나 될까. 텐트 버너 침낭 코펠이면 준비끝? 아니다. 캠핑전도사를 자처하는 콜맨코리아 김영란부장에 따르면 필수장비는 15종, 추가 장비는 30종 내외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준비에 불과하다. 캠핑의 멋과 운치를 살려주는 데코레이션 기능이 강한 장비까지 합치면 100여종이 넘는다. 그럼 어디까지가 필요할까. 캠핑 마니아로 가는 길은 ‘모두’다. 한가지씩 차근차근 준비해 집에 걸맞는 수준으로 갖추는 거다. 캠핑은 집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니아들이 꼽는 캠핑의 즐거움은 ‘소리’다. 한달에 한두번은 캠핑을 간다는 김범수(38)씨는 텐트 속에서 듣는 자연의 소리 만큼 큰 즐거움은 없다고 말한다. “텐트 속에 있으면 자연의 모든 소리가 찾아옵니다. 풀벌레 우는 소리, 잔가지를 건드리고 가는 바람 소리, 싸락눈 나리는 소리. 이 모든 소리가 내가 자연 속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또 텐트 속에 누워 별이나 달을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동화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심어줍니다.”휘발유 렌턴을 환하게 밝혀 놓은 캠핑지에서 음식을 나누며 야영을 하는 일은 캠퍼들이 꿈꾸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좌) 삼발이에 걸어 놓은 더치 오븐.캠핑의 최적기는 여름이 아니다. 다만 한국의 ‘휴가시계’가 7∼8월에 고정되어 있어 이 때 많이 떠난다. 캠핑 마니아들은 6월과 9∼10월 초순을 최적기로 꼽는다. 이 때는 모기 등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침남만 있으면 따뜻한 잠자리가 보장된다.캠핑 마니아를 위한 동호회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동호회에 속한 이들은 진정한 캠핑을 누리고 싶은 이들이다. 이들은 한겨울에도 텐트 속에서 야영을 한다. 또 이들은 장비욕심이 대단하다. 하나를 가지면 다른 하나를 갖고 싶은 게 캠퍼들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고작해야 1년에 한두번 캠핑을 가는 이들에게 고가의 캠핑 장비는 사치다. 그러나 진정한 캠퍼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낭만을 위한 필수조건들이다. 7~8인용 텐트 네식구 딱●캠핑도구▲침실잠을 자는 공간이다. 비가 오거나 날이 궂을 때는 놀이나 책 읽기 등을 할 수 있다. 비에 안전하고 태양의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마련한다. 텐트=4인 가족 기준 250x250x180㎝는 돼야 편안하다. 7∼8인용이 라 하더라도 실재는 4인에게 적당하다. 방수·통기성·UV 코팅·모기장이 체크 포인트. 폴은 소재에 따라 가격과 무게 차이가 많다. 매트=바닥으로부터의 냉기 차단 및 방수에 필요하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필수품이다. 특히 여름을 제외한 계절에는 매트 없으면 고생한다.침낭=여름·봄가을·겨울용으로 나뉜다. 겨울에 캠핑을 갈 게 아니라면 여름과 봄가을에 모두 쓸 수 있는 것이 좋다. 오리털 침낭은 비싸지만 제값을 한다.추가장비=야영침대·이너매트(텐트 내부에 전체적으로 깔아 습기를 차단)·텐트 라이트(텐트 속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렌턴)·텐트팬(내부 공기순환 효과)·미니 테이블·베개 등.▲리빙룸음식을 준비하고 식사를 하는 공간이다. 여럿이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하는 공간으로 여름철 캠핑의 핵심이다.타프=사방이 탁 트인 그늘막이다. 햇빛을 차단하고 비를 막아준다. 비가 올 경우 조리 공간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모기장으로 만들어진 것도 출시됐다. 가급적 대형 사이즈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테이블=음식을 올려놓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텐트 속에 쭈그려 앉아 먹는 것에 비해 쾌적함의 차원이 다르다. 테이블과 의자가 한 세트로 되어 있는 콤팩트형도 있다. 하지만 등받이가 편안한 개별의자가 한결 여유롭다. 랜턴=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캠핑의 필수품이다. 특히 휘발유 랜턴은 고가이지만 따뜻한 빛과 휘발유 타는 소리가 캠핑의 참멋을 선사한다. 충분히 밝은 제품을 사야 실용적이다. 추가장비=테이블보·컵홀더(의자프레임에 부착하여 사용)·퍼스널랙(의자프레임에 부착하여 책 등을 보관)·랜턴용 라이터·테이블용 건전지 랜턴·휘발유·연료 케이스(연료·심지·라이터·기타 부속을 함께 보관) 등.▲주방캠핑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이다. 텐트 속에 쭈그려 앉아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촌스럽다. 장비만 제대로 갖추면 실내 주방을 옮겨 놓은 것처럼 쾌적하게 꾸밀 수 있다. 키친 테이블=입식주방의 기본이다. 그 위에 버너를 설치하고 랜턴을 걸어 음식을 준비한다. 가볍고 콤팩트한 알루미늄 재질의 키친 테이블이 좋다. 버너=가족용이라면 투버너가 좋다. 국과 밥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 아이스박스=음식재료를 보관하는 데 필수다. 음식은 하드쿨러에, 음료수는 소프트 쿨러가 좋다. 뜨거운 여름날 차가운 맥주 한잔도 쿨러가 있어야 가능하다.코펠=밥과 찌게를 끓이는 냄비 종합세트다. 백숙 등 부피가 큰 요리를 하기 위해 7∼8인용 이상을 장만하는게 좋다. 인원이 적으면 속에 있는 것만 가져갈 수도 있다. 코팅 정도와 재질, 두께 등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추가장비=쿨러·물통·더치오븐과 삼각대(캠핑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이템)·그릴(꼬치요리)·테이블 웨어 세트(식기세트)·쿨러 스탠드·다용도 스탠드(물통을 올려놓고 사용하면 편리)·포컬레이터(야외용 커피메이커)·도마·수저세트·꼬치용 스큐어·그릴용 브러쉬 등. 캠핑카 '럭셔리 야영' 강추!송지호 카라반파크 개방‘캠핑카에서 분위기 좀 내볼까.’카라반클럽코리아(www.caravanpark.co.kr)는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해수욕장 내에 카라반파크(사진)를 개장했다. 이 파크는 캠핑용 카라반 25대를 설치해 일반인들도 카라반을 체험할 수 있게 했고, 카라반을 소유한 오너들에게도 개방한다.카라반 파크는 캠핑용 트레일러 바로 옆에 차량을 주차하고 카라반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텐트를 이용한 캠핑에 비해 안전하고 편리한 것이 특징. 카라반은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대중화됐으며 이름난 관광지에는 카라반 캠퍼를 위한 전용 캠프장이 운영된다. 송지호 카라반파크에 설치된 카라반은 내부에 에어컨·TV·냉장고· 침대 등이 설치돼 있다. 전기시설과 개수대 등이 파크 내에 설치되어 있어 전원 플러그만 꽂으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 송지호 카라반파크는 해변에 자리하고 있어 수영복을 입은 채 오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파크 이용자 외에는 출입을 제한해 쾌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용료는 1일 9만∼13만원. (02)517-4691 가볼만한 캠핑장지역캠핑장특징연락처서울난지캠핑장상암동 한강시민공원에 위치. 시외로 나가는 번거로움 없이 캠핑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음. 매점이 있어 편리하지만 비싼 편. 캠핑장 곁에 인라인스케이트·자전거·농구 등 스포츠시설 있음.한강공원난지캠핑장(02-304-0233www.nanjicamping.co.kr)강원도춘천고슴도치섬춘천 의암호에 위치. 캠핑장에 잔디가 깔려 있음. 의암호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놀거리 풍부. 화장실과 개수대는 개선의 여지 있음.(033)254-7650www.iwido.com강원도오대산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강릉시 연곡면에 위치. 약 1200명 수용 규모. 만물상 산행과 구룡폭포 산행 가능. 주문진항 25분 거리. 화장실·샤워실·개수대 시설 좋음.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 분소(033-661-4161)강원도치악산 금대리 야영장원주시 판부면에 위치. 텐트 60동, 차량 60대 수용 규모. 남대봉까지 왕복 5시간30분 산행 코스 있음. 금대계곡에서 물놀이 가능.치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33-763-5232)충북속리산 화양계곡 야영장괴산군 청천면에 위치. 텐트 40동 수용 규모. 야영장 곁에 화양구곡 위치.(043) 832-4347충남청포대 해수욕장태안군 남면 청포대 송림 속에 텐트 설치. 해산물을 살 수 있는 포구 가까이 있음. 여름철 성수기는 개수대 및 샤워시설 이용 편리. 비수기는 시설 이용 여부 확인 필요.태안군청 문화관광과(041-670-2544)전북덕유산국립공원 야영장무주군 설천면에 위치. 70대 주차가능. 사계절 이용 가능함. 7∼8월에는 전기시설 이용 가능. 편의시설 완비. 덕유산 산행과 무주리조트, 금강 래프팅 이용가능.덕유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63-322-3174)전북방화동 가족휴양촌장수군 장계면에 위치. 캠핑장이 넓고 주변 경관 뛰어남. 논개사당과 지지계곡, 동화댐 등이 볼거리.방화동가족휴양촌관리소(063-350-2562)전북지리산 달궁 야영장남원시 산내면에 위치. 텐트 250동 수용 규모. 단체 행사할 수 있는 원형공연장 있음. 뱀사골(5분)과 성삼재(20분) 지척에 위치. 폭우시 주의 필요.지리산북부관리사무소(063-625-8911)전남내장산 백양사 야영장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입구에 위치. 텐트 70동 규모. 홍길동 생가·방장산휴양림·담양 대나무박물관과 소쇄원, 담양온천이 주변에 있음내장산국립공원남부사무소(061-392-7288)경북주왕산국립공원 상의 캠핑장청송군 부동면에 위치. 텐트 100동 수용 규모. 본래 오토캠핑장은 아니지만 비수기나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경우 캠프 사이트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음. 삼폭포 산행(왕복 3시간)을 비롯해 주변에 솔기온천 있음. 편의시설 양호.주왕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54-873-0014)
  • SC제일銀 신입행원 시각장애인 자원봉사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SC제일은행 신입행원들이 시각장애인을 도와 산행, 장애인을 이해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4일 신입행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2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을 도와 아차산을 올랐다. 이번 행사는 평소 시각장애로 인해 산행에 어려움이 있던 시각장애인들을 SC제일은행 신입 행원들이 1대 1로 안내, 아차산 정상까지 인도했다. 이번 아차산행은 지난 5월 수락산행에 이어 두 번째다. 장호선 시각장애인 마라톤동호회 부회장은 "SC제일은행 신입행원들의 정성스런 안내로 아름다운 산의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며 "마치 산의 경치가 눈에 보이는 느낌이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신행행원 박규현씨도 "이제 막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에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나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한 SiB캠페인(Seeing is Believing, 시력회복운동)에 직접 참여, 나눔의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간 이틀간의 자원봉사 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00여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자 신청한 상태이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자원봉사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연중 상시 자원봉사 신청을 접수 받고 있다. 또 임직원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한국점자도서관의 디지털정보화 사업에 2억5000만원을 지원하였으며, 남산 순환로에서의 시각장애 마라토너들과의 동반 레이스 및 시각장애인 지원단체의 점자사업 등에도 지속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2006.07.15 I 권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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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월드 제공]&nbsp;&nbsp;산·바다·휴식 공존하는 보석섬,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 황홀한 석양의 섬.’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뜻이다. 서울에서 5시간의 비행으로 찾아가는 이 섬은 휴식을 위해 준비된 보석같은 섬이다. 야생의 자연과 문명이 공존하는 이 섬에는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4095m)이 있어 산행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도 하다. 또 에메랄드 빛의 바다는 다이버들의 최종 목적지로 불리기도 한다. 공항에서 10분, 다운타운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수트라 하버 리조트는 코타 키나발루의 리조트 가운데 손꼽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남지나해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해 전망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는 화려하고 웅장한 목조 건물 내부에 총 456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각 객실은 발코니가 있어 키나발루 산과 바다풍경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내에 27홀의 골프 코스가 있고, 야간에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게 자랑이다. 또 천연재료를 이용한 허브 마사지와 스파 테라피를 즐길 수 있는 만다라 스파도 이 리조트의 품격을 높여준다. 스노쿨링·제트스키·요트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는 기본이다. 이외에도 비즈니스센터와 해변용품, 골프용품, 시가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호도투어(www.hodotour.com)는 전일정 노팁 3박5일 수트라 하버 리조트 상품을 내놨다. 전일정 호텔 및 항공·여행자보험·현지공항세·전쟁보험료·유료 할증료 포함해 129만9000∼184만9000원이다. (02)753-8530 에메랄드바다 허니문 꿈의 여행, 클럽메드 몰디브 카니 ▲ 클럽메드 몰디브 카니의 칵테일 바.스리랑카 남서쪽 인도양에 떠 있는 섬나라 몰디브. 이곳은 비취빛 바다와 산호초 사이를 유유히 유영하는 열대어, 무성한 야자나무와 백설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백사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허니무너들에게는 꿈의 여행지로 불린다. 몰디브 카니섬에 있는 클럽메드 몰디브 카니는 지난 12월 리노베이션을 거쳐 고품격 리조트로 거듭났다. 카니 빌리지는 클럽메드가 추진 중인 ‘뉴 페이스 오브 클럽메드’(클럽메드의 각종 시설과 서비스를 고급화·다양화시키는 혁신작업)의 첫번째 수혜자다. 카니 빌리지는 탁 트인 아일랜드 스타일의 건물에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는 테라스를 갖춘 별장 스타일의 자쿠지 비치 빌라, 인도양 위에 떠 있는 섬 하나를 독차지하는 라군 스위트 등의 숙박시설을 갖춰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매 식사 때마다 200여가지의 음식이 나오는 뷔페도 카니 빌리지의 자랑이다. 또 라군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칸두 레스토랑은 예술적인 테이블 셋팅과 즉석요리로 디너 정찬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어디서나 음료와 맥주, 와인을 원하는 만큼 제공한다. 클럽메드의 모든 레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추가 비용없이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카약, 세일링, 스노클링, 윈드서핑 등 자신이 원하는 모든 레포츠를 원없이 즐길 수 있다. 클럽메드(www.clubmed.co.kr)는 9월21일까지 최대 40만원이 할인된 패키지를 내놨다. 4박5일은 168만9000원, 5박6일은 177만5000원이다. 또 이 달 31일까지 예약하고 9∼10월에 출발하는 4박 이상의 패키지를 예약한 허니무너에게는 객실 타입에 무관하게 1박을 무료로 제공한다. (02)3452-0123 스노쿨링·스킨 스쿠버 레저천국, 팔라우 ▲ 소금을 펼쳐놓은 듯한 팔라우의 해변.‘바다의 정원으로 떠나는 휴식.’ 남태평양 괌 서남쪽에 자리한 팔라우는 해양 전문가들이 꼽는 세계 최고의 바다다. 팔라우는 바벨디웁이라는 큰섬과 작지만 중심이 되는 코롤섬을 위시해 350여개의 섬으로 구성됐다. 팔라우의 섬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버섯·낙타·거북이·코끼리 등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어 섬 사이를 누비는 크루즈투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팔라우는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팔라우의 아름다움은 물속에 있다. 해양전문가들이 세계 최고의 바다로 꼽은 것은 물속의 다양한 산호초다. 얕은 바다에서는 스노클링을, 깊은 바다에서는 스킨 스쿠버를 하며 바닷속 세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환상적이다. 특히 락 아일랜드 투어가 백미다.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은 분재처럼 생긴 70여개의 섬이 35㎞에 달하는 긴 띠를 이루고 있다. 섬의 하단부에는 석회동굴도 있다. 이곳에서 크루즈를 즐긴 후 무인도의 해변에서 바비큐 파티도 벌인다. 팔라우는 한국과 시차가 없다. 또 아시아나 전세기로 4시간30분이 닿을 수 있다. 하나투어(www.hanatour.com)는 ‘팔라우 5일과 6일’ 상품을 내놨다. 8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4박5일)과 일요일(5박6일)에 출발하는 이 상품은 99만9000∼139만원. 7월까지는 동반자 30만원 할인, 선착순 20명 가격 할인 제공 등 다양한 행사도 벌인다. 1577-1233 투명바다·스파·시푸드 오감 넘실, 푸껫 PIC 라구나리조트 ▲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서있는 푸껫의 바다.2004년 쓰나미로 초토화됐던 태국 푸껫. 그러나 지금은 그 아픔을 딛고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대부분의 리조트는 이노베이션을 거쳐 새로운 리조트로 거듭났다. 그 가운데 하나가 PIC라구나리조트다. 푸껫 다운타운에서 25분 거리에 위치한 PIC라구나리조트는 방타오만의 열대 호수와 안다만해를 사이에 둔 2만5000여평의 광대한 부지를 자랑한다. 푸껫에서 손꼽는 귀족적인 리조트 가운데 하나로 품격이 느껴지는 건축물과 본능적으로 둘만의 공간을 찾는 허니무너를 위한 프라이빗 공간을 가지고 있다. 또 태국하면 떠오르는 마사지와 이국적인 호화로운 스파 시스템도 자랑이다. PIC라구나리조트의 객실 수는 251개. 룸은 스위트와 수페리어, 패밀리, 디럭스 4개 등급. 모든 객실에서 라군과 워터파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저마다 다른 테마로 꾸며진 4개의 레스토랑과 두 개의 카페는 미각과 분위기를 돋궈준다. ‘테마디너파티’는 매일 저녁 주제가 다른 공연과 뷔페가 마련된다. ‘림 탈라이 타이’는 라군의 전경이 한눈에 드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태국 전통 일품 요리와 시푸드가 자랑이다. ‘안다만 풀 비스트로’는 안다만의 석양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이밖에도 카약·세일링·윈드서핑·워터 슬라이드·수중 배구 등 30가지 이상의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리조트만의 자랑이다. 씨에프랑스(www.ciefrance.com)는 매주 일요일 출발하는 3박5일 상품을 20일까지 87만9000원에 판매한다. 이 상품은 스페셜 디너 만찬 1회, 레포츠 무료 이용 등을 포함해 현지에서 별도 추가비용이 없는 전 일정 노팁 상품이다. <관련기사> [여름이 부른다]클릭! 이상품 ②실속파 [여름이 부른다]클릭! 이상품 ③학습파
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
  • 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
  • [조선일보 제공] 1년 내내 여행 다니는 여행 전문가들의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소개한다. “성수기 때는 잘 안 다닌다”는 답변도 있었다. ▲ 한 여름 무더위 싹 잊고 지내기 좋은 계곡. 인제 방태산 적가리골.충북 영동 물한계곡과 동해바다 - 여행작가 이구슬 4박 5일의 휴가 일정 중 2박은 영동 물한계곡, 2박은 동해에서 보낼 예정.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만난 일곱 가족이 모여 물한 계곡으로 떠날 계획. 물한계곡에는 정말 오래된 시골집(민박)이 있다. 마당도 넓고, 군불 떼서 난방을 하고, 툇마루에 앉아 밥도 먹을 수 있는 옛날 집이다. 1급수가 흐르는 물한계곡에서의 물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동해에서의 2박3일은 우리가족끼리 즐길 예정. 동해에 있는 콘도를 예약했다. 강릉과 주문진 사이에 있는 연곡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주문진항에서 싱싱한 회를 먹고, 근처 소금강에서 짧은 산행을 해볼까 한다. ★예산은 4인 가족이 4박 5일에 50만원 정도. 울릉도 - 최미선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라 불리는 명성만큼 좌우로 우뚝 솟아있는 기암절벽을 통과해 부두에 닿는 맛부터 독특하다. 울릉도를 돌아보는 방법은 차를 타고 섬 안을 둘러보는 육상관광,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해상관광, 천천히 걸으며 울릉도의 자연을 음미하는 트레킹 등. 대부분 도동에서 출발하는 것이 무난하므로 도동항 주변에서 민박을 할 예정이다. 단체관광 개념으로 버스 기사가 세우는 곳에서만 내릴 수 있는 24인승 버스(4시간 소요, 1인당 1만8000원), 내 편의대로 움직일 수 있는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섬을 도는 일반버스를 이용해 마음에 드는 경치가 나타나면 내려서 천천히 감상하며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인심 좋은 트럭운전사의 차를 얻어 타 볼 생각이다. 울릉도의 원시적 자연미를 엿볼 수 있는 성인봉(984m) 트레킹(4~5시간 소요)도 또다시 해보고 싶은 여정이다. 특히 나리분지 입구에서 울릉도 전통가옥인 투막집을 거쳐 신령수 약수터까지 이어지는 2㎞ 거리는 평탄한 숲길로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울릉군청 뒤편 길목에서 시작되는 행남등대 오르는 길도 운치만점. ★예산은 부부2인이 3박 4일 일정으로 ?묵호-울릉도 쾌속선 운임료 1인 왕복 9만원(묵호항 여객선터미널 033-531-5891) ▶민박 하루 3만~5만원 ?1인 1일 비용(식비, 교통비, 기타) 3만~4만원 등 총 50만~60만원대. 강원도 태백과 삼척 - 홍순율 삼척의 새천년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즐긴다. 날씨 좋으면 새천년 해안도로 소망탑에서 일출을 본다. 맹방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한 다음, 신남마을 해신당에서 해신당공원의 해학적인 조각작품들과 해안선의 기암괴석을 즐기고, 동해안 원덕에서 416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륙으로 들어가 동활계곡에서 잠시 쉰 다음, 태백으로 올라와 미인폭포와 한강 원류 검룡소 구경. 마지막으로 삼척으로 내려가며 동양최대 동굴이라는 환선굴 구경. ★예산은 3인 가족의 2박 3일 일정에 ▶숙박비 18만원 ▶식사 10만원(횟집 식사 포함) ▶교통비(기름값+톨게이트 요금) 10만원 ▶기타 입장료·주차료등 잡비 4만원 등 총 42만원선. 경북 울진 - 채지형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소나무들을 만나러 경북 울진의 소광리로 떠날 예정. 그동안 지쳤던 마음을 만지러 가는 여행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을 걸으며 계곡 사이를 배회하는 바람소리를 듣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 훌훌 던져 놓고 마음만 챙겨갈 생각이다. 금강 소나무숲에서 민물고기 전시관이 있는 왕피천 계곡과 불영사 계곡을 거쳐, 백암온천에서 몸 다스리기로 여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혼자 떠나는 2박 3일 여행 예산은 자동차 기름값, 민박집 숙박 포함해 15만~20만원선. 제주도 - 이화득 우리는 다섯 식구라 비용문제가 간단치가 않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인천에서 배를 타고 다녀오는 것이다. 배는 오후 7시에 출항해 다음날 아침 제주에 도착하는데, 가족실 한 칸을 빌려서 식구끼리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잠들면 다음날 아침 제주에 도착하므로 시간적으로도 이익이 된다. 또 차를 가져가는 사람에게는 인원수대로 승선요금을 할인해주므로 우리처럼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차를 가져가는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다. (여객선 문의는 청해진 해운 032-889-7800) ★예산은 5인 가족의 4박 5일 일정에 ▶여객선 왕복 이용료(4륜구동차 운송비 포함) 90만원 ▶콘도형 민박 2박(2박은 배에서 보낸다) 16만원 ▶기타 비용 20만원 등 총 126만원선. 강원도 태백 - 이신화 지난달 태백의 고원휴양림(033-550-2849, 철암동 금광골)을 취재 갔다가 우연히 철암동을 만났다. 철암동은 옛 탄광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고산 밑에 납작납작 엎드려 있는 지붕 낮은, 거무튀튀한 사택들,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기찻길 등. 일자리를 찾아왔던 인부들이 다 떠난 지금, 이곳은 조용했다. 이제나 저제나 개발되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들으면서, 연탄불에 고기 구워 술 한잔 나누면서 긴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예산은 2인이 2박 3일 일정으로 ▶유류비 왕복 10만원(경유) ▶숙박비 3만~5만원씩(고원 휴양림이나 모텔) ▶식비 20만원(태백에 가면 으레 연탄불에 구워내는 태백한우를 먹는다. 한우 1인분에 2만2000원선. 철암동에서 연탄불 곱창구이는 5000~7000원선) 등 총 36만~40만원선. <관련기사> -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nbsp;
굽이굽이 흐르는 東江에 몸과 마음을 던졌다
  • 굽이굽이 흐르는 東江에 몸과 마음을 던졌다
  • [조선일보 제공] 동강은 여름을 부르는 강이다. 물이 휘돌아 흐르는 동강으로 가자. 태백 검룡소에서부터 구석구석 동강 여행 시작! ▲ 동강 제장마을서 자전거(MTB)타기태백 검룡소 ▲ 용이 솟구치듯이 물이 샘 솟는다. 남한강 발원지 검룡소“동강은 어디서 처음 시작하지?”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곳이 바로 남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儉龍沼). 금대봉(1418m) 동북쪽의 창죽동 주차장에서 아늑한 숲길을 10여분(1.3㎞) 걸어 오르면 검룡소가 나온다. 금대봉의 고목나무샘·물구녕석간수·제당굼샘에서 처음 솟은 샘물은 각각 지하로 1~2㎞ 흘러 내려와 여기서 솟구친다. 갈증도 달랠 겸, 한 모금 들이킨다. 서울서 온 듯한 소년의 말. “아빠, 제 뱃속에 한강이 들어온 것 같아요!” 검룡소는 작은 샘물이 아니다. 용이 물 속에서 솟구치듯 샘솟는데, 하루 용출량이 무려 1~2t이나 된다. 웬만한 샘이라면 엄두도 못 낼 어마어마한 양. 검룡소 아래쪽의 와폭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끝까지 거슬러 올라온 서해의 이무기가 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라 한다. 백두대간 분수령을 끼고 자리 잡은 태백은 ‘강의 고향’이다. 낙동강의 발원 연못인 황지(黃池)가 시내 한 복판에 있다. 원래 황지 주변은 버드나무와 물푸레나무 등이 우거진 천혜의 늪지대였다. 지금은 규모가 축소되어 작은 인공 연못처럼 보인다. 옛 기록들을 보면 흔히 황지를 낙동강 발원지라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황지보다 상류에 있는 은대샘(일명 너덜샘)에서 처음 샘솟는다. 태백 시내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싸리재 옛길을 오르다 보면 은대샘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제천→38번 국도→사북→고한→태백 화전동→35번 국도(강릉 방면)→9㎞→창죽동 삼거리(좌회전)→6㎞→검룡소 주차장. ● 숙식: 검룡소 주변엔 숙식할 곳이 마땅치 않다. 철암동의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 forest.taebaek. go.kr)이나 태백산 입구의 태백산민박촌(033-553-7460, minbak.taebaek.go.kr)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태백 시내의 정원(033-553-6444)과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은 한우 생고기 전문점. 생등심, 육회 1인분에 2만~2만1000원.영월 동강 동강의 속살을 엿보는 데는 래프팅이 으뜸이다. 출발지점은 문산 나루터. 간단하게 몸을 풀고 고무 보트에 올라탄다. 석회암 뼝대 사이로 흘러가는 고무보트. 첫 번째 관문은 개죽이 여울이다. 물살의 흐름이 이상해 뗏사공들이 ‘개떡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 무사히 넘어선다. 몇 굽이를 돌았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한없이 평화롭다. 이번엔 문산 코스 중 가장 위험하다는 된꼬까리 여울. 긴장감이 돈다. “영차, 영차.” 모두 노를 힘차게 젓는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탄 듯 심하게 요동치는 고무보트. 이윽고 동강의 백미인 어라연. 단종의 영혼이 절경에 반해 머물고 있다는 곳이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경치가 참 좋다. 배를 타지 않고는 도저히 만나볼 수 없는 경관. 어라연을 지나면 만지동. 예전 뗏사공들이 꼭 들렀다 갔다는 전설적인 주막집 ‘전산옥’이 있던 곳이다. 이렇게 계속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덧 종착지인 섭새나루다. 동강 입구에 동강래프팅(033-375-9400 www.orayon.co.kr) 등 업체가 몰려있다. 참가비는 문산 코스 1인당 2만~3만원. 2~3시간 소요. 어라연은 걸어서도 다녀올 수 있다. 잣봉(537m)에 오르면 어라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거운초교~잣봉~어라연~만지동~거운초교 회귀 코스가 3시간30분~4시간 소요. 거운교~어라연은 왕복 2~3시간 소요. 동강 입장료는 어른 1500원, 학생 1000원. 주차료는 없다. 동강의 매표소는 영월 삼옥안내소, 정선 고성안내소, 광하안내소, 평창 기화안내소, 이렇게 네 군데에 있다. 한군데만 끊으면 당일은 모두 무료다. ● 교통: 영월→31번 국도(태백 방면)→동강교→1㎞→삼거리→좌회전→9.5㎞→삼옥안내소. ● 숙식: 동강 가는 길에 강과별(033-375-3311), 동강의 품속(033-375-8877), 알프스산장(033-374-5820) 등 숙식할 곳이 많다. 래프팅을 겸한 민박집도 많다. 영월역 앞엔 동강에서 잡아 올린 다슬기로 요리한 다슬기해장국을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이 중 다슬기마을(033-373-5784)은 주인장이 동강에서 다슬기를 손수 잡는다. 다슬기해장국 5000원, 까먹는 다슬기 조림 7000원, 다슬기무침 2만원. 정선 동강 백운산(882.5m)은 동강 최고의 전망대. 비행기에서 동강을 내려다보지 않는 한 이곳의 조망이 으뜸이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산길. 30~40분쯤 올랐을까. 문득 시야가 트인다. 창공 높이 솟구친 매도 부럽지 않은 조망이다. 뼝대를 굽이도는 강 너머로는 오랜 세월 동안 꿋꿋하게 ‘동강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고성산성이 보인다. 서강의 선암마을이나 소나기재에서 조망하는 맛과 또 다르다. 깊고 깊은 오지마을 한가운데 홀로 떨어져 있다는 적막감! 바로 그것이다. 이곳부터 백운산 산행이 본격 시작되지만 산길이 험하므로 이쯤에서 하산하는 게 좋다. 백운산을 내려와 승용차로 동강을 거슬러 오른다. 래프팅 손님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영월 동강에 비해 정선 동강은 한적한 편이다. 물에서 놀기엔 아무래도 고성리보다 좀 더 상류의 운치리나 가수리 주변이 나을 듯싶다. 특히 가수분교 근처는 동남천 합류 지점이라 물고기도 많다. 족대질을 하거나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 교통:△영월→38번 국도(태백 방면)→신동읍 예미리(좌회전)→8km→고성매표소→동강 강변길. △정선→42번 국도(평창 방면)→7km→광하매표소→8km→가수리→동강 강변길. ● 숙식: 상류의 가수분교 옆에 동강쉼터민박(033-563-4488) 등이 있다. 간단한 생필품을 파는 매점도 겸한다.&nbsp;평창 동강 평창 동쪽의 미탄면은 최근 여름 휴가지로 급부상한 동강의 비경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중류쯤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강변마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내로라 하는 플라이낚시꾼들이 안개 자욱한 이른 새벽, 미탄의 기화천 여울에서 송어를 낚는 광경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닮았다. 소나무 속살처럼 붉은 회 맛이 일품인 송어는 우리나라 고유 어종이 아니다. 40여 년 전인 1965년 미국에서 무지개송어의 알을 들여와 평창에서 처음 양식했다. 동강변의 미탄면 기화리 마을엔 송어양식장 단지가 있다. 현재 동강에서 살고 있는 야생 송어들은 홍수 때 이곳서 도망쳐나간 송어들의 후손이다. 녀석들은 동강을 고향이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다. ● 교통: 평창→42번 국도(정선 방면)→미탄→3㎞→한탄리 삼거리(우회전)→6㎞→진탄나루→3㎞→문희마을. ● 숙식: 두룬산방(033-334-0920)은 송림이 우거진 야영장도 갖추고 있다. 토종닭 백숙 3만5000원, 매운탕 3만원부터. 정선 아우라지 ▲ 재미도 있고, 운동도 된다. 구절리~아우라지까지 레일바이크 타기.정선의 여량 아우라지 나루터. 조양강과 송천이 몸을 섞는 아우라지는 남한강 천리 물길 따라 뗏목을 운반하던 뗏사공들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 강 건너 산기슭에선 아우라지 처녀 동상이 불어난 강물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배를 탔다. 강폭은 10m도 안 되는 짧은 거리. 뱃사공은 줄을 천천히 당기며 이곳이 정선아리랑 ‘애정편’ 가사의 발상지임을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낸다. 그때 들려오는 노랫소리. 스피커가 아니라, ‘같은 배’를 탄 중년의 아주머니가 주인공이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박수가 쏟아진다. 일부러 연출이라도 한 듯한 장면 같지만, 정선에선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조양강을 건넜으니 송천을 건널 차례. 이번엔 징검다리다. “하나, 둘, 셋, 넷…?” 아쉽게도 며칠 전 내린 비로 나머지는 물에 잠겼다. 멀리서 아우라지 처녀 얼굴 만 바라봤다. 배 운항시간은 오전9시~오후6시. 매주 월요일은 뱃사공이 쉬는 날이다. 편도 500원. 아우라지에서 송천을 따라 8㎞쯤 거슬러 올라가면 구절리역. 바로 구절리~아우라지 구간(7.2㎞)을 달리는 레일 바이크의 출발지다. 걷기 위험한 철길을 레일바이크로 달리면 마치 기관차 운전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재미있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40~50분 소요. 요금 2인승 1만5000원, 4인승 2만원. 예약(www.ktx21.com 1544-7786)을 하는 게 좋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59번 국도→나전리 삼거리(좌회전)→42번 국도(강릉 방면)→9km→아우라지→좌회전→7km→구절리역. ● 숙식: 정선장(2·7일장)엔 콧등치기국수, 메밀국수, 메밀전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아우라지와 구절리에 민박집이 여럿 있다.&nbsp;영월 서강 ▲ 서강 판운마을 섶다리강 깊은 마을 즐비한 동강과 서강엔 섶다리가 많았다. 나무의 잔가지로 엮어서 만든 섶다리는 줄배라 불리는 나룻배와 더불어 강을 건널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었다. 섶다리는 주로 추수가 끝난 늦가을에 놓은 뒤 이듬해 장마가 들기 전까지 사용했다. 서강 상류의 주천은 쌍섶다리로 유명하다. 강원도관찰사가 원주에서 영월 장릉으로 참배 갈 때 관찰사가 타고 가던 사인교가 건널 수 있도록 주민들이 쌍다리를 놓은 게 유래다. 현재 섶다리는 주천교 100m 상류에 있다. 평창강 줄기인 판운마을에 있는 섶다리는 제법 운치가 있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실제로 사용한다. ‘한반도 지형’을 보고 싶으면 선암마을로 간다. 전망대에서 굽이도는 서강 줄기를 내려다보면 거기에 한반도가 펼쳐져 있다. 산과 강이 껴안고 휘돌아 가면서 빚어낸 자연의 신비다. 선암마을 길목에 자리한 영월 책박물관(www.bookmuseum.co.kr 033-372-1713)은 박대헌 관장이 소장한 책 2만여점으로 꾸민 상설전과 특별전이 볼거리. 입장료 2000원. 소나기재는 서강 으뜸 경관인 선돌기암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옆에 우뚝 솟은 선돌 너머로 크게 호를 그리며 흘러가는 서강 물줄기가 내려다보인다. 볼 때마다 감탄사 절로 나오는 절경이다. 소나기재를 내려서면 장릉(莊陵). 서강의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세상을 떠난 단종이 잠든 곳이다.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청룡포가 있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신림 나들목(영월 방면)→88번 국가지원지방도→주천 섶다리→서면 한반도지형→북쌍 삼거리(좌회전)→38번 국도(영월 방면)→소나기재→장릉→청령포. ● 숙식: 선암마을엔 영심이네(033-372-2469) 등 몇 집이 민박을 친다. 장릉 앞엔 보리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 동강 정보 종합 안내 영월군청=033-374-2101 www.yw.go.kr 정선군청=033-560-2365 www.jeongseon.go.kr 평창군청=033-330-2000 www.happy700.or.kr 태백시청=033-552-1360 www.taebaek.go.kr 동강보존본부=033-374-0082 www.dongriver.com 동강 영월 삼옥안내소 033-370-2326 동강 정선 고성안내소 033-378-2055 동강 정선 광하안내소 033-563-5424 동강 평창 기화안내소 033-332-6108 <관련기사>동강이 속삭입니다. 여름이 왔다고…
신비한 달빛따라 산에 오르다
  • 신비한 달빛따라 산에 오르다
  • [조선일보 제공] 휘영청 보름달이 뜨는 밤, 경북 영덕은 신비한 마술에 걸린다. 사람들이 모여든다. 달을 보려고. 오로지 달을 보려, 영덕까지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 지난 10일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을 즐기는 가족. 오징어잡이배 불빛과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보름달은 아쉽게도 구름이 껴 잘 보이지 않았다. 사진 속 달은 합성한 것이다.영덕군은 지난 3월부터 매달 하루, 보름달이 뜨는 날 밤,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0일. 네 번째 달맞이 야간산행이 있었던 날. 오후 7시30분, 영덕읍 창포리에 있는 영덕초등학교 창포분교 운동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이날 참가자는 1500여명. 김광열 문화관광과장이 “산행에 앞서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꼭짓점댄스’로 몸을 풀겠습니다”고 말하자, 이현정 에어로빅 강사가 단상에 뛰어올랐다. ‘꼭짓점’ 이 강사의 힘찬 구호에 맞춰 사람들은 “아이, 팔 아픈데…”라고 엄살을 피우면서도 즐겁게 몸을 풀었다. 즐거운 산행이 될 것 같은 예감. 7시40분, 창포분교를 빠져나와 분교 뒤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동네 뒷산을 오르듯 쉽고 편안하다. 보름달이 구름 속에서 뿌옇게 빛났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밝은 보름달을 보기 어려울 듯싶었다. 오징어잡이배 불빛이 수면에서 번쩍거렸다. 바람개비처럼 생긴 풍력발전기 날개가 돌아가면서 “쉬익~쉭” 소리를 냈다. 언덕 정상 부근에는 높이 80m 거대한 풍력발전기 24기가 빨간색·파란색 조명을 받으며 우뚝 서 있었다.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해 돌진했다는 돈키호테가 된 기분이다. 안개와 구름이 짙게 끼면서 달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부산에서 아빠 백승훈(40)씨와 왔다는 주연(10)·자연(7) 자매는 “달맞이보다 풍력발전기 구경이 더 재밌다”며 좋아했다. 어디선가 색소폰 소리가 들리는가 하더니, 습기를 듬뿍 머금은 따뜻한 바닷바람을 타고 브라스밴드 연주가 흘렀다. 로맨틱하다. 산행코스를 따라 쥐불놀이 체험, 금관악 연주, 색소폰 연주가 마련돼 있다. 풍력발전사무소에서 헬기장, 등대공원을 지나 창포초등학교로 돌아오니 9시40분. 총 거리는 약 6㎞에 2시간 정도 걸리는 가볍고 유쾌한 산행이다. 풍력발전소에서 해맞이공원을 지나 창포초등학교로 도는 루트는 약 6.7㎞다. 산에서 내려오면 영덕 해산물 시식회가 기다린다. 이날은 꽁치구이와 소주가 마련됐다. 시뻘건 숯 위에서 기름을 뚝뚝 흘리며 맛있게 구워진 꽁치살에 소주 한 모금 들이키는 맛이 기막혔다. 꽁치구이는 영덕읍 새마을협회 부녀회에서 준비했다. 부녀회장 은돌석(60)씨는 “영덕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자원봉사 하는 것”이라며 “영덕군 전체가 여기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등성에서는 한전 영덕지점 직원들이 생수와 등산용 물컵을 나눠주었다. 억지 자원봉사가 아닌, 스스로 즐기는 마을 축제 분위기. 비록 달은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은 오는 7월 8일, 8월 5일, 9월 9일, 11월 4일 열릴 예정이다. 참가비는 없다. 영동고속도로 원주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서안동IC로 빠져나온다. 34번 국도를 따라 안동을 지나면 영덕이다. 영덕읍에서 ‘해맞이공원, 풍력발전단지’ 이정표를 찾아 따라가면 된다. 풍력발전단지는 해맞이공원 맞은편에 있다. 자동차로 올라갈 수도 있다. 문의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관련기사>너도 대게냐? 동해가 게판이군!
대~한민국 기운 받고 으랏차차, 새소리 벗삼아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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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맞을 수 있다는 지리산 천왕일출(天王日出). 천지창조의 순간과도 같은 감동을 준다는 그 천왕일출을 보기 위해 200여명의 등산인들이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천왕봉 꼭대기로 올라섰다. 날이 희붐해지자 모두들 한쪽 방향으로 시선이 몰렸다. 그러나 일출시각을 얼마 앞두고 점점 차 오른 새벽 안개에 가려 천왕일출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도 아쉬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모두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는 글이 새겨진 정상석을 기념비 삼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신혜정씨와 친구 김수양(23·광주시 오치2동)씨도 마찬가지였다.▲ 제석봉 부근의 고사목 지대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신혜정(왼쪽)씨와 김수양씨“수고했어 혜정아.” “고마워 수양아, 내가 이렇게 끝까지 걸을 줄은 몰랐어.”&nbsp;신혜정씨와 김수양씨는 사흘 전 성삼재를 출발했다. (1일차 09:30) 어린 시절 부모님 따라 뱀사골계곡에 놀러온 게 ‘지리산행’의 전부인 혜정씨가 지리산 종주를 오래 전부터 머릿속에 그려왔다. 대학산악부 출신인 수양씨 영향이 컸다. 마라톤용 운동화와 트레이닝 차림에 침낭과 배낭은 수양씨 것을 빌렸다. 침낭과 갈아입을 옷에 간식거리까지 집어넣었으니 배낭 무게는 7㎏쯤 나갔다. 그런데도 두어 달 동안 수영장을 다닌 덕분인지 첫날 산행은 수월했다. 노고단 정상 탐방로를 거닐며 초원 같은 산사면에 뒤늦게 핀 봄 꽃을 볼 때는 “환상적이다”라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10:30~11:30) 평일인데도 종주객들이 많았다. 진주에서 왔다는 중년의 부부는 짐을 잔뜩 메고 걸었다. 공원 내에서는 야영이 허용되지 않건만 두 사람만의 호젓한 시간을 갖기 위해 텐트에 침낭까지 짊어지고 있었다. 혜정씨는 주능선에서 비껴 솟은 반야봉(1732m)에 올라서서야 천왕봉이 얼마나 멀리 있는 지 깨달았다. (14:25) 정말 멀었다. 갈지(之)자로 뻗은 능선 맨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봉이었다. 이렇게 장대한 능선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 줄기로 곧게 뻗는 게 능선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좌우로 틀어지고 중간중간 산봉이 솟아 있는가 하면, 좌우로 가닥을 뻗어 거대한 산군을 이루고 있었다. 늦은 점심 먹겠다고 화개재에서 200m 아래 뱀사골대피소로 내려섰다가 (15:50) 다시 화개재로 올라선 다음 가파른 능선을 따라 토끼봉을 올라설 때는 “어휴~”, “아구구~” 소리가 나고, 다리도 뻐근해졌다. (17:20) 그 모습에 동행인 이영석(40·안성시 금산동)씨는 “혜정씨 얼굴이 노란 게 아무래도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며 은근히 ‘협박’을 해댔다. “이번이 세 번째 종주예요. 1학년 때는 새벽에 노고단에 올라와 어둠 속에서 밥 먹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3학년 때는 겨울방학 때 걸었어요.” 오후 7시 연하천대피소에서 만난 이재국(경기 일산 상탄초 5년)군. 아빠와 함께 왔다. (19:00) 대피소 앞마당의 통나무 탁자에 앉아 랜턴 아래 저녁을 먹는 사이 태양을 피해 있던 초승달과 별들이 하나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꿈 같아요. 제게 이런 날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집에서 가져온 김치에 햄과 소시지, 꽁치통조림까지 집어넣어 맛이 궁금했는데, 의외로 훌륭한 잡탕찌개가 되었다. 이튿날 새벽 대피소를 나섰다. (2일차 05:50) 아침밥은 1시간 반쯤 거리를 둔 벽소령에서 먹기로 했다. 소화도 시키고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하기 위해서였다. 새벽 공기가 싸하게 몸을 파고드는 게 상큼했다. 산새들은 흥겹게 지저귀고, 딱따구리는 나무를 열심히 쪼아댔다. 이들의 소리가 산을 깨우고 있었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산행에 나서 선비샘에서 쉴 즈음 땀 냄새가 물씬 풍겼다. (10:00) 마라톤 동호회에서도 오고, 익산의 산악회에서도 왔다. 모두들 성삼재~천왕봉~백무동 구간을 당일에 주파하는 게 목표였다.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뭐가 저리도 급할까 싶네요. 저렇게 정신 없이 걷노라면 새소리도, 철쭉꽃이 파르르 떠는 모습도 보지 못할 텐데 말이에요.” 정오 무렵 영신봉(1651.9m)에 올라섰다. (12:00) 바위, 녹음, 고사목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 봉이었다. 천왕봉이 바짝 다가와 있었다. 등뒤로는 토끼봉 너머로 반야봉이 품을 넓게 펼친 채 솟구쳐 있었다. “정말 신비롭네요. 꼭 구름 타고 날아다니는 기분이에요.” 세석에서 점심을 먹고 장터목으로 향하는 사이 다리가 점점 무거워졌다. 그런데도 안개가 오락가락하면서 천왕봉이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드러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지금 불어대는 바람 타고 훨훨 날아 천왕봉 꼭대기에 내려앉았으면 하는 꿈같은 공상도 떠올랐다. 그 꿈은 장터목에서 하룻밤 지낸 뒤 이루어졌다. (3일차 새벽) 혜정씨와 수양씨는 별을 따는 소녀였다.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폴짝 뛰어 팔을 뻗으면 적어도 하나쯤은 따낼 것만 같았다. 한 발 한 발 오르는 사이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산정에 올라서는 순간 별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혜정씨 얼굴에는 ‘드디어 해냈다’는 뿌듯함이 배어나왔다. ▲ 임걸령샘. 물 한 바가지에 힘이 솟는다.숙박 국립공원 내에서는 대피소 외에서는 취사야영이 금지돼 있다. 능선 상에는 노고단, 연하천, 벽소령, 세석, 장터목, 치밭목, 로타리 등의 대피소가 있다. 뱀사골 대피소는 화개재에서 뱀사골 방향으로 200m 아래 위치해 있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유지해 종주객들에게도 인기 있다.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 사람이 3명까지, 시설이용 희망일 15일 전(오전 10시)부터 1일 전(오전10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각 대피소는 오후 5시에 자리 배정 후 입실시키고, 오후 7시(5월~9월)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자동취소가 되어, 취소분은 대기자에게 넘어간다. 따라서 늦을 경우 해당 대피소로 사전에 연락해야 한다. 지리산 주능선 전역은 무선전화가 가능하다. 각 대피소에서 침낭(2000원) 혹은 담요(1000원)를 빌려주지만 청결을 위해 여름용 침낭과 매트리스를 휴대하는 게 좋다. 대기자의 경우, 이슬이나 비를 피할 만한 비닐이나 판초를 휴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 대피소에서 햇반류, 컵라면, 과자류, 음료수, 버너용 가스 등을 판다. 하산지점인 중산리, 백무동, 대원사 방면에는 민박, 펜션 등의 숙박업소와 토종닭이나 산채 전문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지리산 능선 상의 대피소&nbsp;&nbsp;명칭요금수용인원전화노고단7000원210명(가족실도 있음)061-783-1507뱀사골5000원80명063-626-1732능선에서 뱀사골 방향 200m 아래 위치연하천5000원40명063-625-1586벽소령7000원140명016-852-1426세석7000원220명011-1769-1601장터목7000원150명011-1767-1915치밭목5000원40명없음로타리7000원40명없음<관련기사>인생에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
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
  • 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
  • [조선일보 제공] 도보 산행객들이 최고의 종주 코스로 꼽는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1507m)에서 실거리 25.5㎞ 길이의 주능선을 타고 정상인 천왕봉(1915m)까지 걷는 산행을 일컫는다. 여기에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거리(2.5㎞)와 천왕봉에서 대원사(11.7㎞)나 중산리(5.4㎞) 또는 백무동(6.1㎞)까지의 하산거리가 더해지면 최장 40㎞ 거리에 이른다. 고전적인 종주산행은 화엄사에서 시작해 대원사에서 끝맺는 것을 말하지만 구례~심원간 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대부분 차량으로 성삼재까지 접근한 다음 천왕봉을 향해 걷는다. 지리산 종주산행은 인내심과 체력을 테스트해 본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어머니의 산’으로 비유되는 지리산의 품에 안겨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충분히 누리면서 걷는 게 바람직할 듯 싶다. ● 첫날 성삼재에서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면 벽소령(약 8시간)이나 세석(약 11시간)까지 갈 수 있으나, 천왕봉과 더불어 지리산 3대 봉으로 꼽히는 노고단과 반야봉(1732m)까지 들르려면 연하천대피소를 첫날 숙박지로 잡는 게 적당하다(각각 1시간 소요). 노고단 정상은 1일 4회(10:30, 13:00, 14:30, 16:00) 예약자(인터넷 60명, 당일 40명)에 한해 탐방이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무·8월은 무휴) 문의 노고단대피소(061-783-1507). ● 둘째날은 천왕봉을 넘어 백무동이나 중산리까지 하산도 가능하지만 연하천에서 6시간 안팎 거리인 장터목대피소에서 마무리짓도록 한다. 지리10경 중 최고로 꼽는 천왕일출(天王日出)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 여름철에는 다음날 새벽 3~4시에 천왕봉을 향해야 하므로 일찍 도착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약 1시간 거리다. ● 천왕봉에서 하산 방향은 귀가하기 쉬운 쪽으로 잡도록 한다. 가장 인기 높은 칼바위~중산리 길은 로타리대피소까지 약 1시간 거리는 급경사 구간이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지만, 이후 2시간 거리는 완경사를 이룬다. 치밭목과 무제치기폭포를 거치는 대원사 길은 길지만 자연미가 넘치고 호젓하여 지리산 마니아들이 아끼는 산길이다. 채비 - 우천시 대비해 배낭 안은 비닐 포장 ▲ 반야봉 철쭉꽃길산행용 한 벌에 예비용 한 벌, 비옷 한 벌 정도면 적당하다. 신발은 충격을 잘 흡수해주면서 발목을 보호해 주는 등산화가 좋다. 등산용 폴은 보행 중 균형을 잡아주어 체력 소모를 줄여주고, 미끄러짐 방지와 발목·무릎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창이 넓은 모자와 선블록, 야간산행용 랜턴(오후 9시 대피소 소등 이후에도 필요하다)도 꼭 준비하도록 한다. 식량은 건조식품을 이용해 경량화한다. 대피소에서 햇반류(1인분 3000원)를 판다. 간식은 양갱, 초콜릿, 육포, 사탕 등 짧은 시간에 에너지화할 수 있는 종류가 좋다. 2~3시간 거리마다 샘이 있지만, 수통은 꼭 준비해야 한다. 물은 조금씩 자주 마셔주는 게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배낭은 짐을 넣고도 여유 있는 크기가 좋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세제를 사용하지 못한다. 설거지는 쿠킹타월이나 휴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담아 하산지점까지 가지고 내려가도록 한다. 우천시를 대비해 배낭 안의 모든 의류와 장비, 먹거리는 비닐 포장하도록 한다. 종류별로 비닐에 담은 다음 배낭 안에 넣은 커다란 비닐 안에 집어넣는다면 어지간한 비에 젖을 일이 없을 것이다. 배낭이 젖으면 한층 무거워지므로 배낭 커버도 준비한다. 이 모든 것을 넣더라도 모든 장비와 식량을 경량화한다면 1인당 10㎏ 이내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교통 - 야간열차 타고 숙박비 아껴요 서울 서초동남부터미널(02-521-855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광주 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전주 시외공용버스터미널(063-272-0109), 순천 시외버스 공용정류장(061-744-6565) 등지에서 구례행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전라선 야간열차(용산역 22:30분 출발, 구례구역 이튿날 03:22 도착)를 이용하면 숙박비도 절약하고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택시로 10분 거리(약 6000원). 성삼재까지는 구례시외버스터미널(061-780-2731)에서 하루에 8회(04:20, 06:00, 08:20, 10:20, 12:20, 14:20, 16:20, 17:20) 출발하는 농어촌버스 이용(약 40분·요금 3200원). 백무동(055-962-5715)에서는 함양행 버스를 타고 인월(1600원)이나 함양(3000원)에서 갈아탄다. 백무동에서 동서울터미널행 함양지리산고속버스(055-963-3745,6)가 운행한다. 중산리나 대원사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진주행이나 진주 경유 부산행 노선버스를 이용한다. 문의 중산리분소 (055)972-7785. *성삼재도로로 접근할 때 구례 방면은 천은매표소에서 어른 3200원(스쳐 지나가는 천은사에 문화재관람료 1600원이 포함된다는 점이 불합리하다), 정령치나 뱀사골 방면은 16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구간 별 거리 및 산행시간(노고단→천왕봉 방향)&nbsp;&nbsp;구간거리(km)시간특징성삼재-노고단2.51시간널찍한 임도(일반 차량 통제)노고단-삼도봉5.53시간평범한 능선길, 도중에 임걸령샘삼도봉~화개재0.820분지루한 나무 계단길(내리막)화개재~연하천4.22시간30분첫날 가장 힘든 구간(오르막)연하천~벽소령3.61시간30분평범한 능선길(형제봉 조망 일품)벽소령~세석6.33시간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 도중에 선비샘세석~장터목3.41시간40분평범한 능선길(산세와 조망 일품)장터목~천왕봉1.71시간통천문 이후 바윗길천왕봉~중산리5.43시간가파른 내리막(천왕봉~로타리대피소)장터목~백무동6.13시간가파른 내리막(장터목~하동바위)천왕봉~대원사13.74시간마니아들이 꼽는 호젓한 산길, 유평~매표소 구간은 도로구간&nbsp;<관련기사>인생에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대~한민국 기운 받고 으랏차차, 새소리 벗삼아 쉬엄쉬엄
인생에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 인생에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 [조선일보 제공] 등산인들에게 지리산(智異山·1915m) 종주산행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nbsp;▲ 구름안개에 모습을 감췄다 드러냈다 하는 지리산 천왕봉 기슭은 짙은 숲과 고사목, 철쭉꽃이 어우러진 천상화원이다. 연하봉 부근의 고사목 지대.큰 덩치와 긴 산줄기는 도전의 대상으로 떠받들어진다. 특히 등산 초보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흥분이 서서히 고통으로 바뀌고, 그 고통이 잔잔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진 다음 최고봉 천왕봉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드디어 해냈다’는 성취감에 짜릿한 전율까지 느껴진다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 성삼재에서 지리산 종주의 첫발을 내디딘 `초짜` 신혜정씨.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자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 북한산의 약 5배 넓이인 지리산 국립공원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 등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그 중 노고단(1507m)에서 천왕봉(1915m)에 이르는 주능선은 그 길이가 25.5㎞에 이르는 장대한 산줄기다. 이 능선을 따라 해발 1500m가 넘는 봉우리 10여 개가 솟아 있다. 산봉(山峰)은 홀로 솟아 있는 게 아니다. 좌우로 길고 높은 지능선을 뻗고 있다. 따라서 지리산은 단 한줄기로 이어진 게 아니라 넓은 영역을 차지한 산봉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방 팔방으로 솟구친 고봉 준령이 앞뒤 좌우로 파도치듯 일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주능선을 따르노라면 다른 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키 마련인 것이다. 힘든 과정이 분명 뒤따르는데도 많은 이들이 지리산 주능선 종주에 도전하는 것은 식수와 산장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준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임걸령, 연하천, 선비샘 등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2~3시간마다 나타나고, 반나절 거리마다 대피소(산장)가 있어 체력에 맞춰 숙박지를 정할 수 있다. ▲ 시원한 물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풀어버리는 혜정씨. 꿈만 같은 연하천 산장에서의 저녁 시간이다.여름철이 되면서 지리산 주능선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적어도 3일 이상 시간이 걸리는 종주산행을 나서기에는 여름휴가나 방학 때가 적당하고, 다른 계절에 비해 낮 시간이 길어 여유롭고, 아무래도 다른 산행 채비가 간단하고 가볍기 때문이다. 올 여름 지리산 능선길을 따르며 대자연의 아름다움도 실컷 누리고, 고행 뒤에 오는 성취감도 느껴보자. 7㎏짜리 배낭을 메고 3박4일 지리산 주능선을 누빈 신혜정(23·광주시 옥동)씨의 ‘초짜 지리산 종주기’를 소개한다. ▲ 무슨 내용을 적어 누구에게 보내는 것일까. 벽소령 대피소에서 맞이한 아침. 지리산 종주도중 쓴 엽서를 대피소 편지함에 넣고 있다.(왼쪽) - 산행 셋째날 오른 천왕봉에서 뿌듯한 `등정`의 기쁨을 맛보았다.<관련기사>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대~한민국 기운 받고 으랏차차, 새소리 벗삼아 쉬엄쉬엄
  • ''청옥산'' 초록에 빠지다
  • [스포츠월드 제공]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낙동정맥 속 깊은 곳 경상북도 봉화군에 솟은 청옥산(1227m). 이 산에 숲의 바다가 펼쳐졌다. 울울창창한 숲으로 이름난 이 산은 6월이면 푸른 우산을 씌워 놓은 듯하다. 산림욕을 즐기며 숲이 내뿜는 서늘한 향기에 취하기 좋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 자연휴양림의 맏형이라 불린다. 1985년 숲속수련장을 세우고 이듬해 굴피지붕의 통나무집 무림당을 세운 것을 시초로 1991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자연휴양림으로 정식 개장했다. 청옥산이 자연휴양림 1호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울창한 숲 때문이다. 청옥산 일대는 활엽수가 우거진 자연림이다. 또 자연휴양림이 들어선 곳은 60년 전 인공조림을 한 곳으로 아름드리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다. 청옥산은 또 물이 맑기로 소문났다. 해발 900m에 자리한 자연휴양림은 사람뿐만 아니라 열목어도 한여름 뜨거운 열기를 식힌다. 눈에 열이 많은 이 고기는 20도 이하의 차가운 물에서만 산다. 휴양림 근처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백천계곡 일대가 세계에서 열목어가 살 수 있는 가장 남쪽 지역으로, 천연기념물 74호로 지정돼 있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야영객을 위해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돈 안 되는 야영 손님이 대접받는 휴양림은 이곳 밖에 없다. 대신 돌과 통나무로 지은 A자 모양의 산막은 밖에서 보는 운치와는 달리 내부시설은 낡은 편이다. 청옥산자연휴양림에는 울창한 숲 속을 가로지르는 계곡을 끼고 있는 넓은 야영장만 네 곳이다. 야영장은 하늘 향해 곧게 뻗어 올라간 낙엽송 숲 속에 있다. 바늘 같은 잎을 단 침엽수이면서도 가을이면 황금색 낙엽으로 갈아입는 나무, 그래서 잎갈나무라고도 불린다. 60년 이상 된 낙엽송 아래서 고개를 쳐들면 짙푸른 초록의 천연 블라인드가 여름 햇살을 잘게 부순다. 청옥산자연휴양림 입구(왼쪽), 청옥산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청옥산자연휴양림의 숙박시설은 콘도 형태의 산림문화휴양관에 9평형 4개, 10평형 10개의 방이 있고, 산막 형태의 숲 속의 집이 9평형 5동과 10평형 1동이 있다. 또 야영장 4곳에 78개의 야영 데크가 있다. 숲 속의 집은 난방만 되고 건물 밖 야외 수도에서 취사를 해결해야 한다. 산막마다 평상과 수도, 야외용 화장실이 있다. 차량 진입은 산막 앞까지 가능하다. 10평형은 다락방이 있어 인기다. 청옥산 산행은 휴양림 정문 맞은편 임도를 따라간다. 임도를 따라 1시간쯤 오르면 청옥산 정상 아래 나무 데크와 간이 화장실이 있는 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서 정상까지 20분 거리. 휴게소에서 고산습지식물원을 거쳐 타랭이골 입구까지도 임도가 이어진다. 타랭이골 입구에서 국도 건너편에 휴양림 후문이 있다. 대부분 휴양림 정문에서 임도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휴양림 내를 한바퀴 도는 임도를 따라 산책을 하는 것도 괜찮다. 넉넉한 걸음으로 1시간쯤 걸리는 이 길은 깊은 숲의 참 멋과 듣기만 해도 온몸이 서늘하게 젖는 계곡물소리가 좋다. 가끔 산다람쥐가 길을 막고 두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한다.숲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숲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 청옥산자연휴양림에는 숲해설가와 함께 숲체험을 할 수 있는 3개의 자연탐방로가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주차장 앞 숲해설 프로그램 안내판 앞에서 출발한다. 숲체험은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며 무료로 진행된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영주와 태백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영주 방면은 중앙고속도로 풍기IC로 나와 5번 국도를 따라 영주까지 간 후 봉화 방향으로 가는 36번 국도를 따라 간다. 춘양 지나 소천면소재지에서 좌회전, 31번 국도를 따라 가면 넛재 넘어 청옥산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서울 기준 5시간 소요.영주 쪽에서 접근할 경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봉화군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신라시대의 사찰 각화사 등을 들러 볼 수 있다. 태백을 들머리로 하려면 중앙고속도로 제천IC로 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태백까지 간다. 태백에서는 35번 국도를 따라 봉화 방면으로 30분쯤 가면 된다. 청옥산자연휴양림 입장료는 1000원, 주차료는 3000원이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이용료는 모두 주중 4만원, 주말과 성수기는 7만원이다. 청옥산자연휴양림(054-672-1051)
  • 노대통령의 ''민심의 흐름''에 대한 생각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 너무나 간결한 입장 표명이다. 야당과 여론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정권심판 결과로 몰아붙이고 있다. 나아가 민심은 여당의 선거참패의 책임을 묻는 설문조사에 40%가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하고 있다.이런 민심에도 불구, 노 대통령은 그간 이런 평가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지난 2월26일 출입기자들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말한 것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노 대통령은 "중간선거는 여러 변수가 끼어 있어 그걸 평가로서 보기가 좀 그렇다"라며 "이를 중간 평가라고 하는데 결국 이미지 평가가 아니냐"며 지방선거를 '정권심판'이나 '국정평가'로 보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노 대통령이 미리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결과를 예상하고, '중간평가'라는 데 담을 쌓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노 대통령 자신만이 '중간평가가 아닌 이미지평가'라고 우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후보의 평균 득표률이 한나라당 후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 이를 마냥 부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결국 여당의 참패에 대해 '민심'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만 노 대통령은 여기에 '흐름'이란 조건을 붙였다. 항상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지금의 민심은 흘러가는 역사 속에 `한 단면`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게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행동하면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받아들여줄 것이고, 민심도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 스스로가 원칙에 입각해 소신 있게 정치를 펼쳐왔고, 그 결과가 지금에 이른 만큼, 당도 흔들리지 말고 가라는 주문이다. 당장 민심이 이반했다고 해서 꼼수를 부리면 더 큰 화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도 녹아들어있는 셈이다.반면 노 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를 자신이 받아들여할 '민심'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민심 내지 민심의 흐름으로 봤다면 참여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보완이나 수정에 관한 언급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만 했다. 남은 임기에 기존 정책을 꾸준히 수행해 나간다면 '그 민심이 변화되지 않겠느냐, 변화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는 듯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노 대통령은 정치권이 다시 급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거나, 경제가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지 않은 한, 기존의 정책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의도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임기 후반들어 청와대와 부처에 전면 배치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민심이 바꿀지, 노 대통령이 바꿀지 두고 볼 일이다.
2006.06.01 I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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