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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유·잠·천박사…韓영화 구원투수 된 봉준호·박찬욱 키드
  • 콘유·잠·천박사…韓영화 구원투수 된 봉준호·박찬욱 키드[스타in 포커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영화를 이끈 두 거장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양성한 제자들이 하반기 박스오피스를 이끌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박찬욱·봉준호 키드’로 불리는 이들의 작품들은 상업적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물론, 개봉 전부터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며 작품성 검증까지 완료했다. 여름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주자로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과 9월 개봉을 앞둔 ‘잠’의 유재선 감독, 추석 개봉하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김성식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애제자로, 영화 ‘쓰리, 몬스터‘ ’친절한 금자씨‘ ’파란만장‘ 등의 조연출 출신이다. 엄태화 감독은 영화 ‘잉투기’(2013)로 데뷔해 강동원 주연 ‘가려진 시간’(2016)으로 이미 평단 및 언론에선 일찍이 몽환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돋보이는 젊은 감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상업적 흥행에서 쓰디쓴 성적표를 받았고, 누적 관객수 51만 명, ‘가려진 시간’의 실패를 딛고 7년 만에 절치부심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내놨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이 발생해 폐허가 된 서울에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남은 황궁 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물이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은 작품. 시사회 때부터 평단, 매체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란 호평을 한몸에 받더니 개봉 직후 1위를 달리고 있던 ‘밀수’를 제치고 한국영화 중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봉 첫 주 100만 돌파, 광복절 지나 200만을 넘었으며 개봉 2주차 주말을 앞두고 300만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 실관람객 입소문에 힘입어 손익분기점 돌파 및 장기흥행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엄태화 감독.내년에 열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유일한 한국영화에 선정되는 경사도 만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7일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과 경합한 결과,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나라별 1개씩만 낼 수 있는 아카데미 출품작으로 뽑았다고 발표했다. 영진위 측은 “심사위원 7인 만장일치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정했다”며 “아카데미를 감동시킨 영화 ‘기생충’에서 발견된 계급이란 화두를 다루고 있고, K컬처, K무비의 경향에도 부합돼 북미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세계 4대 영화제로 불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토론토 영화제를 비롯해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들의 러브콜들도 이어지고 있다. 스승인 박찬욱 감독은 엄태화 감독과의 GV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허세없이 정석대로 만든 작품”이란 찬사를 보내기도. 엄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연출자의 덕목과 자세,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방식 등 모든 것을 배웠다”면서 “콘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리허설을 꼼꼼히 하는 감독님의 스타일이 내게 큰 영향을 미쳤다. 나 역시 어느 순간 감독님 스타일처럼 영화를 만들고 있더라”고 존경을 표했다. 오는 9월 6일 출격을 앞둔 정유미, 이선균 주연 ‘잠’은 ‘옥자’의 연출부 출신으로 봉준호 감독의 제자인 유재선 감독이 선보인 장편영화 입봉작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잠’은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처음 베일을 벗은 뒤 국내외 평단, 매체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몽유병에 대한 상상력과 교묘한 변화”, “숨 쉴 틈 없이 매력적이고 드라마틱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칸을 시작으로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판타스틱 페스트에 초청되며 해외 영화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스승인 봉준호 감독은 ‘잠’을 보고 “근래 10년간 본 작품들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를 경험했다”는 극찬에 가까운 찬사를 남겼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했던 이선균은 유재선 감독에 대해 “봉준호 감독과 닮은 점이 많다. 봉 감독님처럼 콘티가 매우 명확하고 꼼꼼하다”고 평했다. 지난 5월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회를 연 ‘잠’.추석 개봉을 확정한 강동원 주연 ‘천박사의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이었던 김성식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제작사가 ‘베테랑’, ‘엑시트’, ‘모가디슈’, ‘밀수’를 내놓은 외유내강에 강동원, 이동휘, 이솜, 허준호 등 충무로의 핫한 배우들이 다 모였다. 또 송강호 주연 ‘거미집’,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등 대작들과 경쟁을 앞둔 상황. 특히 ‘거미집’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 ‘1947 보스톤’은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 등 흥행 거장들의 작품으로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천박사’가 강동원이 오랜만에 선보인 코믹 액션 장르에 퇴마 코드,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이 내놓는 작품이라는 점에 큰 기대를 거는 영화 팬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이 젊은 감독들이 코로나19 이후 무너져가는 한국 영화를 다시 일으킬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기대를 걸게 만든다”고 전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박찬욱, 봉준호 이후의 한국영화의 미래를 궁금해하는 해외 영화계에 차세대 한국영화를 이끌어나갈 젊은 피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반갑게 생각한다”며 “특히 두각을 드러내는 감독들이 두 거장의 제자들이라는 점을 해외 영화계에서도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잠’은 어떤 면에서 앞서 길을 닦아둔 봉준호, 박찬욱 등 선배들이 남긴 작품들보다도 뛰어난 점을 발견할 수 있던 소중한 작품”이라며 “흥행 여부, 관객수를 떠나 이들 덕분에 2003년 이후 올해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들이 그 어느때보다 다양성 측면에서 황금기를 맞이하지 않을까 감히 확신한다”고 분석했다.
2023.08.18 I 김보영 기자
10살 연하남과 바람난 아내 이혼 요구, 이대로 당해야 하나요
  • 10살 연하남과 바람난 아내 이혼 요구, 이대로 당해야 하나요[양친소]
  •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최지현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양친소 사연>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에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저는 우리 부부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만 아내의 긴 출장과 친구들과의 골프 여행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일하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이제 열 살인 딸아이를 무척 사랑하는 아내가 이런 일을 벌였을 거라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내의 이혼 요구는 6개월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저와 모든 게 맞지 않고 더이상 맞춰주며 살기 싫다며 아이는 자신이 키우겠다고 통보하듯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내의 신용카드 명세서를 봤습니다. 남성 운동화, 면도기, 소파까지 집에 가져온 적 없는 물건들이 보였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아내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봤는데요. 아내에게 열 살 어린 남자가 있다는 겁니다. 아내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남자인데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거죠. 설마설마하며 아내를 미행했는데요.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더군요. 집에 온 아내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 추궁했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부인합니다. 이 일로 계속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의 뺨을 한 대 때렸는데, 그 일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내가 이혼소송을 하면 저는 꼼짝없이 당하는 건가요. 어린 남자와의 외도 증거는 영수증과 주변 지인들이 전해준 이야기밖에 없는데, 증거가 될까요. -남편이 보고 들은 영수증과 지인의 이야기는 외도의 증거가 될까요.△부정행위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배우자의 부정행위의 증거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남성운동화, 면도기 등을 구입 한 영수증만으로는 증거가 빈약할 수 있어도, 아내의 부정행위 사실을 목격한 주변인들의 진술까지 더해진다면 아내의 부정행위 사실의 증명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인들이 다시 증언해주지 않거나 녹음 파일 등이 없을 수도 있을 텐데요. △법원을 통해서 증거를 수집해볼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해서 아내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해서 아내가 부정행위 상대방과 데이트 한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회사 지하 주차장 CCTV를 열람해보는 방법도 있고, 통신사 사실조회를 통해 아내와 상간남의 연락 횟수 등을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아내가 이혼 청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내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유책배우자입니다. 대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진 경우, 세월이 경과해 상대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이혼청구를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인용되기에 상당히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연의 아내는 이런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유책배우자인 아내의 이혼청구 소송으로는 쉽게 이혼이 성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싸움 중 아내의 뺨을 때린 일이 이혼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요. △아내의 뺨을 때린 일이 민법 840조 제3항의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보면, 남편의 폭행은 일회적이고 그 원인이 아내의 부정행위였기 때문에 원인에도 참작할 사유가 있습니다. 민법 840조 3항의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 보기는 어려워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연자인 남편이 상당히 억울한 심정 같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연을 보면 아직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유책배우자임을 강조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방어를 해야 합니다. 또한 아내가 비록 부정행위를 했으나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2023.08.12 I 최훈길 기자
상상 초월, 새로운 여행 한 자리에 '2023 올댓트래블'
  • 상상 초월, 새로운 여행 한 자리에 '2023 올댓트래블'
  • ‘2023 올댓트래블’ 포스터[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새로운 개념의 여행박람회가 서울 도심에서 펼쳐진다. 이데일리와 코엑스,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가 주최하는 ‘2023 올댓트래블’(All That Travel·이하 ATT)’이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상상초월,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슬로건으로 걸고 나흘간 이어진다. 최신 여행·관광시장의 트렌드에 맞춘 최신 콘텐츠와 상품·서비스 등을 선보이는 이번 ATT에서는 대표적인 스마트관광도시와 관광 관련 기관, 신기술로 주목받는 관광 스타트업 등이 총출동한다. ◇한국관광공사 등 국내 주요 기관과 연계 업체 참가우선 한국관광공사는 ‘관광플러스팁스’ 선정 업체 6곳과 함께 ATT에 참가한다. 관광플러스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된 기업 중에서 관광 분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ATT에서 공사는 해당 사업에 대한 홍보에 집중한다. 함께 참가하는 업체는 반려동물 라이프 통합 플랫폼 ‘반려생활’을 비롯해 디지털 예약 관리 솔루션 ‘테이블매니저’, 장기 숙박 플랫폼 ‘미스터 멘션’, 뷰티 체험 관광 ‘버츄어라이브’,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 ‘네이버스(NEIBUS)’, AI 이용 국내여행일정 추천 서비스 ‘여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들로 구성됐다.서울관광재단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14개 사와 함께 ATT에 참가한다. 업체의 담당 분야는 미식, 의료, 한류, 모빌리티 등을 망라한다. 현직 의료인들로 구성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히치메드’의 경우 해외여행 중 아픈 경우에 유용한 번역 서비스와 병원 찾기, 예약 기능 등의 서비스를 알릴 예정이다. 특히 외국인관광객이 국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인 ‘메디이지’ 등의 장점도 소개할 예정이다.제주관광공사 역시 현지 스타트업체 9곳과 함께 새로운 관광 방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함께 참가하는 업체 중 ‘슬리핑라이언’은 제주도의 오름, 곶자왈, 해변, 동굴, 섬, 한라산 등에서 녹음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전시한다. 이러한 제주도 생태관광지의 소리자원을 활용해 디지털 치료제 및 헬스케어 서비스도 선보인다.한국농어촌공사는 ATT를 통해 농촌여행 공식 정보포털 ‘웰촌’을 집중 홍보한다. 웰촌은 시기별 농촌 인기 여행지, 농촌 체험마을 정보가 담긴 포털로 계절·테마별 여행코스 및 지역별 농촌 여행지, 지역과 계절, 테마에 맞춘 상품 등 농촌여행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이번 ATT에서는 웰촌의 캐릭터를 내세운 ‘촌식이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해 방문객과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관광기업지원센터, 지역의 특화 관광 홍보 나서지난 3년간 스타트업 42개사를 발굴·육성한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도 주목받고 있다. 센터는 이번 ATT에서 올해 하반기 지원사업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최대 360만원을 지원하는 중소 관광기업 고용지원 사업을 비롯해 AI·빅데이터·영상 등을 다루는 관광 인재 교육 사업, 관광업종별 취업컨설팅 등을 알리고 유망 업체를 발굴할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6개 지역 기업과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광주관광기업지원센터는 로컬콘텐츠, 웰니스, 문화예술, e-스포츠 등 다양한 지역 특화형 관광아이템을 보유한 광주의 주요 스타트업과 함께 참여한다. 방문객은 광주관광스타트업의 여행상품과 기념품을 체험하거나, 광주관광기업지원센터의 추진사업을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지역 마스코트 광주 여행친구 ‘오매나’ 기념품, 지역작가들의 여행기념품 등 다양한 굿즈를 만날 수 있다. 대전·세종관광기업지원센터는 관내 관광기업의 판로개척 및 홍보지원을 통한 사업 확대 및 성장을 도모한다. 대전을 거점으로 다양한 로컬여행상품을 기획, 운영하며 활동하는 ‘진DoL’과 함께 홍보관을 운영하고 더불어 관광 가이드 프로그램, WEB·ABB 소프트웨어 제작, 관광상품 개발 등을 중점으로 하는 ‘콜라보에어’ 등 관내 관광기업들도 참가할 예정이다.◇관광을 더 편리하게…‘스마트관광도시’ 등도 눈길스마트관광도시로 선정된 청주시는 ‘원스톱’ 여행을 돕는 앱 ‘청주여기’를 내세워 관광객을 불러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박람회 부스에는 새로 개발한 앱 ‘청주여기’의 로고를 크게 넣어 가독성을 높이고 포토존의 역할까지 구현할 예정이다.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방문객이 앱만 설치해도 볼펜 등 상품을 주고, 회원가입을 하면 커피 쿠폰을, 스마트 오더로 주문하면 재사용 백을 제공한다. 새로 개발한 캐릭터 ‘여기C’ 사진을 촬영하고 앱에 올리면 디지로그북을 통해 나만의 추억을 담은 온라인 포토북을 가질 수 있다. ‘한국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고장’ 안동시는 현지 관광의 정취를 소개한다.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하회마을은 물론 20여 개에 달하는 각종 박물관과 전시관 등을 알린다. 그 외에도 800여 년의 긴 역사를 간직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신세동 벽화마을과 야경으로 유명한 월영교 등 요즘 뜨는 여행지도 알린다.‘2000만 관광객’ 시대를 준비하는 여수시는 자료를 통해 10개의 섬을 11개 해상 교량으로 연결하는 ‘백리섬섬길’을 포함해 지난 4월 ‘K관광 섬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된 거문도 등 현지 관광의 새로운 즐길거리를 소개한다. 특히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비롯해 시가 도약의 계기로 삼는 대형 행사를 알리고 방문객의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전라북도 관광협회는 현지 14개 지자체의 관광자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관광기념품 대전을 통해 선정된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100가지의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MICE·비즈니스 커넥팅 등으로 협력 기회 창출마이크테크 기업들의 민간 모임 ‘마이스테크 얼라이언스’(MITA) 역시 참가한다. 마이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로 소속 기업 7곳이 분야별 서비스를 맡는다. 참가자들에게 입국, 숙박, 대관, 행사 참여까지 디지털 마이스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다.일반인 대상뿐만 아니라 유망 관광스타트업·벤처기업과 협력·제휴 가능성을 타진하는 B2B 프로그램 ‘비즈니스 커넥팅 서비스’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기업 간 연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비즈니스에 필요한 제휴 투자 네트워킹 등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진다. 나아가 고도화 및 신사업을 위한 미팅을 통해 판로개척, 협력, 나아가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집중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2023.08.11 I 김명상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벌점 쌓여도 일감 수주 ‘유령 감리’도 비일비재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다음은 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벌점 쌓여도 일감 수주 ‘유령 감리’도 비일비재-전국 칼부림 공포···‘살인 예고’ 54명 검거-SK하이닉스, AI로 반도체 만든다-조기 폐막 면했지만 갈 길 먼 잼버리-[사설]중도 난파 면한 잼버리, 유종의 미 위해 최선 다해야-[사설]박영수 구속, ‘50억 클럽’ 수사 한치 의혹도 남기지 말길△종합-임계온도 실험, 공중부양 트겅 확인 ‘상온 초전도체’ 입증 근거 충분-웨이퍼 계측 생산성 50% 향상 불량 검사시간 10분의 1로 뚝-한반도로 경로 튼 태풍 ‘카눈’···9일부터 영향권△‘엘피아’가 장악한 감리업계-도면 까막눈을 감리단장으로 영입···무분별한 ‘전관 모시기’ 경쟁-3000가구 짓는데 고작 4명···꼼꼼한 감리 불가능-감리 독립성 강화 나선 국토부···유관기관과 함께 TF 구성△종합-치솟는 美 장기국채금리···성장주·부동산 악영향 미칠까 ‘뒤숭숭’-가석방없는 종신형,사법입원제···흉악범죄 특단카드 꺼냈다-초전도체株 급락에도···‘한탕 꿈’ 못 놓는 개미-배춧값 일주일새 75%↑ 김치, 또 ‘金치’ 되나△‘첩첩산중’ 잼버리-“최악 면했다”···尹 긴급지시후 상황 호전됐지만 그늘막 부족 등 여전-반도체 공장 견학·의료단 파견···JY, 위기의 잼버리 총력 지원-“文정부 뭐했나”vs“尹 안일대응” 여야 ‘잼버리 책임’ 네 탓 공방△정치-朴 “내로남불·온정주의 반복 않겠다”···與 “실천의지 없는 동어반복”-잼버리·흉기 난동에···‘일하는 휴가’ 보내는 尹대통령-DMZ 평화지대 사업 줄무산 지난해 배정예산 60% ‘불용’-민주당, ‘김은경 혁신위’ 활동기한 사실상 조기종료-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울산 조선업 살리기에 전력투구”△경제-폭염에 오늘 전력수요 최고조···“수급관리 총력”-환율 1320원 앞두고 美 CPI 주목-“中 올해 5% 내외 경제성장”-의사·약사에 90억 리베이트 뿌린 안국약품 과징금△금융-KB금융 세대교체 “리딩그룹 이끌 적임자는?”-캄보디아 리딩뱅크 노린다 ‘KB 프라삭은행’ 출범 임박-금감원, 대규모 횡령 정조준···PF점검대상 확대-하나금융, 인도은행과 손잡고 글로벌 도약△글로벌-국제유가 ‘꿈틀’···인플레 완화에 ‘찬물’ 끼얹나-‘조정이냐 vs 랠리 지속이냐’ 7월 CPI만 바라보는 美증시-中, 태풍에 지진까지···“경기 안좋은데 한달 재해 손실만 7조원”-‘우크라 평화회의’에 中도 참석···사우디 외교력 ‘주목’-캐나다 “내년부터 구글·메타에 디지털세 부과”△산업-中과 격차 확대···K디스플레이 ‘車OLED’ 액셀-2분기 영업이익율 10.86% 토요타보다 장사 잘한 현대차-포스코, 포화상태 ‘코일철근 시장’ 진출에···철강업계 술렁-D램 살아나는데, ‘낸드’ 감산 왜△ICT-KT 새 수장에 김영섭···주총 전까지 신중모드-과기정통부·복지부, 신약개발 AI경진대회 개최-‘갤럭시 Z폴드5·플립5’ 알뜰구매 방법은···-SK텔레콤, 장애인 돕는 AI 서비스 3종 선봬△중소기업-경험·성공 노하우 공유···선배 창업자가 후배 창업가 키운다-중기부 ‘황금녘 동행축제’ 9월 참여 中企 300곳 선정-AI기술 활용···온라인교육도 학생 밀착관리 가능-한샘·KCC·현대리바트···대리점과 소통·지원 강화 배경은△소비자생활-“쉬기만 해도 좋아”···더타운몰 킨텍스점 인기 이유 있었네-‘고당도 샤인머스켓’ 롯데百, 내일 선보여-“스포츠 트렌드 읽었더니 3일간 2만명 방문”-男 스킨케어부터 프리미엄 향수까지···외형 확대 나선 한섬△증권-‘주가조작, 이익 2배 환수’ 이르면 이번 주 입법 예고-미국발 악재에 쿨, 테마주 열풍에 핫···변덕 심한 증시-수주 밀려오는 전장···주가 밀린 LG전자 반등할까△증권-2차전지 다음은 나···바이오주, IPO 시장 달군다-폴라리스쉬핑은 국내외 원매자 눈독 HMM은 국내 중견사끼리 각축전-쌍용C&E, 레미콘 매각에···신평사 평가 엇갈려-주간 수익률 11.09%···코스닥 베팅 펀드 방긋△부동산-입찰 뜨면 수백개사 우르르···사전심사 강화해야-LH “경영평가 ‘일타강사’ 모십니다”-부실 시공만큼 위험한 ‘부실 설계’ ‘30년 제자리’ 설계단가 현실화 필요-목동 재건축 단지 매수하려면 ‘2년 실거주’ 명심해야△문화-13년 무대 인생, 첫 연극 도전 “엄마로서의 공포 담았죠”-방학·휴가철 맞은 서점가···어린이책·만화 잘 나가네-점점 사라져가는 기억···무용으로 풀어낸 ‘치매’△스포츠-‘질식 수비 골프’ 임진희, 생애 첫 다승 달성-고진영, 부상 우려 씻고 영국행-스포츠계 최고 명예직 놓고···‘배구여제’ 김연경 ‘사격황제’ 진종오 격돌-대니엘 강은 하이원, 티띠꾼은 한화 출전△오피니언-中, 4.5세대 노광기 국산화 의미-[기고]과잉입법 망국론-[생생확대경]기술탈취 반성없이, 호위함 탈락 억울하다는 1위 조선사△오피니언-[목멱칼럼‘접어야 하는 예산사업들-’기울어진 제약 운동장‘ 바로잡으려면-[기자수첩]기대 반 우려 반 ’1급 대변인‘△피플-우방국 간첩은 처벌 낮추자고?···국제정세서 ’적·우방‘ 어떻게 가르나-전경련, 새 단체 ’한국경제인협회‘ 슬로건·CI 아이디어 공모-“수소 충전소로 韓 친환경 에너지 앞장”-안랩, 임직원 자녀 70명 초청···’미래상상 코딩캠프‘ 성료-2.4배 효율적인 AI 반도체 개발···“글로벌 시장 선점”△사회“킬러문항 배제, 승산 있다”···수능재수생 34%, 28년 만에 최고 전망-음주운전車 한달간 29대 압수 초범도 사망사고땐 안봐준다-성매매업소 단속 중 딱 걸린 ’마약 거래‘···9만회분 압수-온열질환 사망 올 들어 21명···작년의 4배
2023.08.06 I 강민구 기자
'밀수' 속 70년대 음악 탄생 비화…음악감독 장기하, 숨겨진 특별출연?
  • '밀수' 속 70년대 음악 탄생 비화…음악감독 장기하, 숨겨진 특별출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올여름 극장가에서 짜릿한 흥행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밀수’가 류승완 감독과 장기하 음악감독이 함께 한 뮤직 토크 GV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전세대의 호평 속 9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시원한 흥행의 돛을 달았다. 영화 ‘밀수’가 지난 2일(수)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배순탁 작가의 진행으로 류승완 감독과 장기하 음악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뮤직 토크GV를 개최하며 영화 속 음악에 대한 깊이 있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이번 GV에서는 산울림의 대표 명곡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배경음악으로 펼쳐진 화제의 호텔방 액션신의 숨겨진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류승완 감독은 “‘밀수’의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가 장기하 음악감독과 만났을 때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며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또한 음악의 길이보다 더 분량이 긴 액션신에 맞추기 위해 장기하 음악감독과 함께 음악을 더욱 늘려서 편집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류승완 감독은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느린 템포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예전부터 들을 때마다 격렬하다는 느낌을 받아 액션신에 함께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으며, 장기하 음악감독 역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상상했던 느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템포가 느린 락 음악을 액션신에 사용한 것 자체가 영화의 스타일을 많이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해 신선한 장면이 완성될 수 있었던 비하인드를 소개했다.‘밀수’ 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위해 관악기를 처음으로 사용한 장기하 음악감독의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기존에 작업해오던 밴드 음악의 특성상 관악기를 주로 사용하지 않았던 장기하 음악감독은 ‘밀수’만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처음으로 관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협업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극중 후반부에는 ‘소림축구’의 사운드와 유사한 분위기의 곡을 원한 류승완 감독님의 요청에 따라 전통북 등 타악기도 함께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류승완 감독은 “70년대 이소룡 영화의 사운드가 가장 근본적인 레퍼런스였다. ‘밀수’의 시대, 의상, 미술, 음악의 분위기 등 모든 요소에 70년대의 정서를 재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 속 등장하는 배 ‘맹룡해운’의 이름도 이소룡의 ‘맹룡과강’에서 따온 것”이라고 전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밀수’ 속에 숨겨진 장기하 음악감독의 특별출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크레딧에 등장하는 ‘명동 멋쟁이 장기하’의 영화 출연 여부에 관한 관객의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밀수품들이 군천에서 전국으로 흩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명동 멋쟁이’로 등장할 예정이었던 장기하 음악감독이 가발까지 쓰고 촬영했는데 마지막 작업에서 아쉽게 편집됐다”고 말하며 특별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에 장기하 음악감독은 “안 그래도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는데 ‘내가 다른 생각을 해서 놓쳤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숨겨져 있던 특별출연에 대한 비하인드가 전해지자, 류승완 감독은 추후에 이 장면을 비롯해 미공개된 컷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었다.이와 같이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알찬 비하인드를 전하며 N차 관람을 이끄는 영화 ‘밀수’는 올여름 시원하고 짜릿한 즐거움을 전달 중이다.
2023.08.04 I 김보영 기자
부천 쓰레기 소각장, BTS가 찾은 문화 명소가 되다
  • 부천 쓰레기 소각장, BTS가 찾은 문화 명소가 되다
  • 한국만화박물관 내부 전시장 모습. 사진은 만화가의 작업 공간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공간 ‘만화가의 머릿속’ (사진=김명상 기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부천에도 여행지가 있어?” ‘부천 관광’을 이야기하면 십중팔구는 이렇게 말한다. 오랜 기간 경기도 부천은 관광의 불모지였으니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로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부천시는 시내 유명 관광 명소를 묶은 ‘부천 8경’을 발표하며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이젠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등의 대형 이벤트와 ‘부천 8경’의 매력을 더해 종합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복숭아꽃이 많이 피는 마을이란 의미의 ‘복사골’로 불리던 부천은 앞으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천시, 50년 만에 시내 관광지 8곳 선정부천이 시 승격 50년을 기념해 명소를 모아 ‘8경’을 최근 발표했다. △부천아트벙커 B39 △부천아트센터 △한국만화박물관 △상동호수공원·수피아 △부천둘레길 △백만송이 장미원 △부천자연생태공원 △진달래동산 등이다. 후보지 29곳 중 시민의 투표를 거쳐 뽑힌 부천의 명소 중 명소다. 부천아트벙커 B39의 외관 (사진=김명상 기자)그 중 ‘부천아트벙커 B39’는 가장 극적으로 운명이 바뀐 시설이다. 1995년부터 사용하던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을 철거하는 대신 재생 사업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개관했다.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장답게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특유의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광고, 영화 및 TV 시리즈 촬영 장소로 주목받았다. 특히 2021년 방탄소년단(BTS)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남성 컬렉션 패션쇼 영상 촬영을 위해 다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쓰레기 저장조로 쓰인 높이 39m의 콘크리트 구조물 ‘벙커’. 왼쪽의 문은 쓰레기를 쏟아내던 거대한 투입구 (사진=김명상 기자)독특한 이력만큼이나 내부는 구석구석 흥미롭다. 이곳의 상징적인 장소는 과거 쓰레기 저장조로 쓰인 높이 39m의 콘크리트 벽 구조물 ‘벙커’다. ‘B39’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벙커는 SF영화의 세트장 같은 음침한 분위기로 방문객들을 사로잡는다. 쓰레기 저장조로 쓰이던 ‘벙커’ 위를 가로지르는 ‘벙커 브릿지’에서는 전시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김명상 기자)벙커에 놓인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시나 공연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홀이 나타난다. 과거 쓰레기 반입실이었던 곳이다. 도심의 온갖 쓰레기를 쏟아내던 거대한 투입구가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로의 벽면을 없앤 공간 ‘에어갤러리’ (사진=김명상 기자)‘에어갤러리’도 인상적이다.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로가 있던 곳의 벽면을 없애고 탁 트인 다용도 야외공간으로 만들었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던 장소에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소각장을 철거 대신 재생으로 선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부천아트벙커 B39’의 옥외 이벤트 공간으로 쓰이는 ‘응축수탱크지역’ (사진=김명상 기자)이 밖에도 소각장의 모든 설비를 통제하던 ‘중앙제어실’, 전기 설비들이 밀집했던 ‘배기가스 처리장’, 태운 재를 퍼 올려 매립장으로 반출하는 크레인을 조종하던 ‘재벙커·크레인 조종실’, 공장지대를 압축한 듯한 풍경의 ‘응축수탱크지역’ 등 흥미로운 공간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부천아트벙커 B39’의 ‘응축수탱크지역’ 벽면 장치 (사진=김명상 기자)1층에는 주말마다 긴 줄이 늘어서는 부천의 유명 카페 ‘스페이스 작’의 지점이 있다. 오랜 대기가 기본인 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서 아는 사람들이 쉬쉬하며 즐겨 찾는 숨은 명소다. ◇국내 최고 수준의 클래식 공연장, 부천에 등장하다부천아트센터의 메인 무대인 ‘콘서트홀’ 내부. 무대 뒤에는 오르간, 위에는 위치 조절이 가능한 음향반사판이 매달려 있다 (사진=김명상 기자)지난 5월 개관한 ‘부천아트센터’가 공개됐을 때 국내 음악계는 깜짝 놀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을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어서다. 그 울림이 컸던 탓인지 부천아트센터는 신생 건축물임에도 시민 투표를 거쳐 당당하게 ‘부천 8경’에 이름을 올렸다. 보통의 지자체는 다양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을 선호하지만 부천시는 오직 클래식 하나에 진심을 담았다. 1988년 창단한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존재도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 됐다. 투입된 예산만 1000억원이 넘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을 담당한 영국의 애럽사가 음향 설계를 맡아 세계적 수준의 시설을 만들었다. 부천아트센터의 콘서트홀 내부에 있는 오르간 (사진=김명상 기자)심혈을 기울인 메인 무대 ‘콘서트홀’은 가히 초일류를 지향한다. 국내 지자체 건립 공연장으로는 처음으로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됐다. 무대 후면에 있는 오르간은 4576개의 파이프와 63개의 스톱(음색과 음높이를 바꾸는 버튼), 2대의 연주 콘솔로 구성됐다. 웅장한 규모와 다채로운 소리를 내는 이 오르간은 제작 기간이 2년에 달하고, 외국 전문가들이 직접 부천아트센터에 상주하며 설치할 만큼 정성을 기울여 배치했다. 부천아트센터의 메인 무대인 ‘콘서트홀’ 내부 객석 모습 (사진=김명상 기자)1445석 규모의 콘서트홀은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을 자랑한다. 공연장 벽에는 음향조절용 배너 커튼을 설치해 다양한 연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무대 천장에 매달린 은빛 음향반사판도 범상치 않다. 6개의 대형 음향반사판 아래 여러 개의 소형 반사판의 위치를 조절해 장르에 따라 최적화된 음향을 들려주는 것이 가능하다. 내부 안내를 담당한 서채우 부천아트센터 무대기술팀장은 “음향반사판은 규모가 큰 공연을 하면 반사판이 조금 더 올라가고, 솔로 공연의 경우 반사판이 조금 더 오므라드는 형태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며 “공간의 잔향시간을 조절해 최상의 음향을 전달하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움직여서 사용하는 것은 국내 유명 공연장에서도 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천아트센터에 잇는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습실 (부천아트센터 제공)개관 후 소프라노 조수미,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휘자로 변신한 장한나 등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음악가들이 부천아트센터를 찾아 공연을 펼쳤다. 이제 예술의 향기를 찾아 부천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추억의 캐릭터가 총집합…한국만화박물관‘한국만화박물관’ 내부에 있는 ‘아기공룡 둘리’ 조형물(왼쪽)과 윤승운 화백 작품 ‘요철발명왕’의 주인공 요철이 (사진=김명상 기자)부천은 일찍부터 만화산업에도 관심을 쏟았다. 인기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의 가치를 제일 먼저 알아본 것도 부천이다. 부천시는 2003년 4월 둘리를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고 송내역 주변 광장과 거리를 둘리 거리로 지정한 바 있다. 원작에서 둘리는 고길동과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거주했지만, 부천보다 늦은 2007년에야 명예 호적등본이 나왔다. 도봉구가 집 떠난 둘리를 붙잡느라 꽤 애를 먹었던 것이다. 둘리의 거주지 논란에 대해 원작자인 김수정 화백은 “본적지와 현주소의 개념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의 근대기 만화 전시물 (사진=김명상 기자)1990년대부터 만화산업 육성에 꾸준히 공을 들여온 부천시에는 ‘한국만화박물관’이 있다. 100년이 넘는 한국만화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국 최초의 만화부터 체험전시관, 3D 입체상영관, 만화열람실 등을 만날 수 있다. 3층 상설전시관에는 수많은 만화가의 손때가 묻은 펜이 전시돼 있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열정 하나로 만화를 그렸던 작가들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1960년대 만화가게 모습을 재현한 ‘땡이네 만화가게’ (사진=김명상 기자)또한 추억의 만화방, 골목 등을 재현해 놓은 것도 재미를 더한다. 이곳을 찾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둘러보다 흘러간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4층 만화 체험 전시관에서는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웹툰을 소개하며 세계로 무대를 옮긴 한국만화의 현재를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약 26만권이 소장된 만화도서관도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전문도서관으로 다양한 만화 단행본을 비롯해 디지털자료실을 운영 중이다. 만화와 함께 더위를 잊고 흥미로운 세계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 ◇자연을 벗 삼아 힐링의 시간을부천 상동호수공원의 식물원 ‘수피아 (사진=김명상 기자)‘부천 8경’ 중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도 있다. ‘상동호수공원의 수피아’는 벌집 모양의 커다란 돔 형태로 만든 실내 식물원이다. 지상 2층 규모로 푸릇푸릇한 식물의 향연을 감상하고 싶을 때 언제든 들러볼 만한 곳이다. 부천 상동호수공원의 식물원 ‘수피아’ 내부 전경 (사진=김명상 기자)안에 들어가면 이국적인 각종 식물로 가득한 신세계가 펼쳐진다. 관엽원과 화목원, 수생원, 식충식물원 등 9개 구역에 430여 종(2만 8000본)에 이르는 식물이 있는데 바나나나무, 파파야나무,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까지 볼 수 있다.부천 상동호수공원의 식물원 ‘수피아’의 스카이워크 (사진=김명상 기자)초록으로 가득한 식물원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는데 하늘 위를 걷는 듯 키 높은 나무들을 내려다보면서 산책하는 특별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내부 카페에 앉아 커다란 유리창 너머 식물원을 보면 동남아의 정글 속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부천둘레길 3코스 ‘물길 따라 걷는 길’ 코스에 있는 원천공원 (사진=김명상 기자)도보로 부천을 여행하고 싶다면 산과 공원, 들판과 하천을 연결한 ‘부천둘레길’이 최적이다. 총 48㎞ 길이의 둘레길은 6개 코스로 나뉘는데 특히 송내역에서 가까운 제3코스 ‘물길 따라 걷는 길’은 평지에 가까워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고 여름에는 시원한 것이 장점이다. 3코스는 여러 공원과 도심을 관통하는 만큼 걷는 도중 언제든 카페나 식당에 들를 수 있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걷고 쉬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상동호수공원에 있는 풍차 (사진=김명상 기자)시 공무원들은 이번에 발표한 부천 8경에 축제나 계절 변화가 결합하면 1년도 금방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점숙 부천시 관광진흥과 과장은 “4월에는 진달래동산, 5월에는 백만송이장미원, 6~7월에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를, 8월에는 만화박물관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9월에는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즐길 수 있다”며 “연중 풍성한 축제가 끊이지 않는 것이 부천 관광의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2023.08.04 I 김명상 기자
임산부, 독립을 위해 폭탄을 들다
  • 임산부, 독립을 위해 폭탄을 들다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920년 8월 3일 밤. 평양에 위치한 평남도청 건물에 폭발음이 울렸다. 당시 미국 국회의원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극동시찰단은 중국을 거쳐 한국을 방문하게 됐는데, 상해 임시정부가 일제의 식민통치에 한국민족이 항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폭탄 투척을 준비한 것이었다. 오동진 광복군총영장은 신의주와 평양, 선천, 서울 4개 지점에 투사를 보내 폭탄 투척을 계획했고 평양 거사에는 문일민, 장덕진, 박태열, 안경신이 나섰다.가석방 당시 안경신. 1927년 12월 17일 조선일보 보도. (사진=조선뉴스라이브러리100)이들이 준비한 거사는 당초 평남도청과 평양경찰서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준비한 폭탄의 심지가 젖는 바람에 평양경찰서에 던진 폭탄은 터지지 않았고, 문일민이 평남도청 구내 제3부(경찰부)에 던진 폭탄이 터졌다. 이 충격으로 평남도청 땅이 깊게 패이고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고 한다. 미국에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보여주려 한 일제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준 사건이었다.◇ ‘여자 폭탄범’ 안경신, 대담한 여자대형 폭발에 혼비백산한 일제는 사건 이후 몇 개월동안 폭탄범들을 찾지 못했다. 평양 일대가 동요할 것을 우려해 당시 며칠간 보도도 통제됐다. 이듬해 1921년 3월, 대수색을 벌이던 일제는 함경남도 이원군에 숨어있던 안경신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그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산모였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폭탄 투척이라는 거사에 임산부까지 나섰다는 사실에 크게 주목했다. 안경신에는 ‘여자 폭탄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당시 보도를 살펴보면, 안경신은 평안남도 출신으로 평양여자 고등보통학교를 수료하고 1919년 3.1운동 당시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에 약 한 달 간 구류당했다고 한다. 1921년 5월 2일자 ‘동아일보’에서는 “안경신은 이로부터 일본을 배척하며 조선 독립을 위하는 마음이 날로 격렬하게 되어 작년 2월 중에 김행일이라고 하는 사람과 같이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 투신해 열심으로 진력했다”고 설명했다.안경신은 생후 며칠 되지 않은 아이를 안고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 해 6월 사형을 선고받은 안경신은 재판정에서 “푸른 얼굴에 두 눈에 눈물이 몽롱해 초연한 태도로 퇴정했다(조선일보, 1921년 6월13일)”고 한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임시정부는 장덕진 명의로 ‘평남도청 폭탄은 내가 주도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 안경신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와중에 당시 17살로 숭실중학교 학생이었던 김효록이 거사 과정에 “여자 목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뒤집어 안경신은 사형을 면할 수 있었다. 안경신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김효록은 재판정에서 위증을 한 죄로 6개월 징역을 살게 됐다.이후 안경신은 옥중 생활을 견디며 아이를 길렀다고 한다. 안경신의 아들은 혹독한 감옥 환경에 두 눈이 멀었다. 1927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안경신은 당시 조선일보(1927년 12월 17일)에 생생한 심경을 전했다.“특별히 느끼는 바는 없습니다. 별로 한 일도 없고 기나긴 세월을 옥중에서 허송했을 따름입니다. 제가 옥중에서 상상하던 바와 달리 세상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언제나 우리도 남과 같은 빛나는 생활을 하게 될까요? 이후로 과연 어떤 길을 밟아나가야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오직 옛날에 가졌던 뜻을 그대로 가지고 나가려 합니다”독립을 꿈꾸며 임신한 몸으로 폭탄을 던졌지만, 여전히 일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탄식하는 듯한 말투다. 그럼에도 40세가 넘은 안경신은 옛날에 가졌던 독립의 뜻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굳은 태도를 보였다. 당시 세간의 평가대로, 안경신은 ‘대담한 여자’였다.
2023.08.03 I 김혜선 기자
'허 찌르기' 한판…리움미술관은 왜 김범의 13년 침묵을 깼나
  • '허 찌르기' 한판…리움미술관은 왜 김범의 13년 침묵을 깼나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이 기획한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에 나온 설치작품 ‘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2010). 앞과 뒤에서 각각 바라본 전경은 여느 교실 풍경과 다르지 않다. 다만 ‘만석’의 의자를 채운 이들은 선풍기, 저울, 화병, 커피포트, 물뿌리개, 스프레이 살충제 등. 작은 TV 브라운관 안에만 존재하는 강사는 칠판 바로 옆에 ‘놓인’ 채 이들 사물 청중을 대상으로 ‘주입식 교육’이 한창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새들은 종류가 아주 다양해. 봐봐. 얘는 키위라고 하는 애야. 더운 나라에 사는데, 거기엔 타조도 있어. 얘는 아주 빨리 달릴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날 필요가 없었어.” 작은 모니터 안에서 무릎에 두툼한 책자를 올린 한 남자가 강의 중이다. 어깨 너머 뒤로는 온갖 새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도 붙여뒀다. 내용은 들리는 그대로다. 책장을 넘기고 사진을 가리켜 가며 새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는다. 그것도 장장 87분 30초에 걸쳐서. 관심을 가진 누구나 들을 수 있게 만든 ‘인강’(인터넷 강의)쯤 되려나 싶지만, 아니다. 대상이 정해진 강의니까. 그렇다면 청중은 누구? 글쎄, 이 부분이 좀 난감하다.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은 돌이니까. 남자는 지금 1m 남짓 떨어진 돌덩어리에게 열강을 하는 중이다. 그 강의 끝에 결국 자신을 새라고 믿게 된 돌덩어리가 나뭇가지와 함께 세상에 나왔고(‘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 2010). 김범의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2010). 12인치 평면 모니터 속 단채널비디오에 든 한 남자가 1m 남짓 떨어진 돌을 상대로 세상의 모든 새에 대해 강의 중이다(87분30초·오른쪽). 그렇게 돌은 새처럼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채 세상에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당황스러운가. 어쩌나. 이게 끝이 아닌데. 절정은 어느 교실 풍경을 옮겨놓은 또 다른 장면이 아닐까. ‘히포크라테스’ ‘반 헬몬트’ ‘수소 매트 암모니아’ 등 모를 단어들이 적힌 칠판을 바라보며 정렬한 작은 의자들이 ‘만석’이다. 그 자리를 채운 이들은 낯설지 않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마주쳤을 ‘사물’들이니까. 선풍기, 저울, 화병, 커피포트, 물뿌리개, 스프레이 살충제 등등. 역시 작은 TV 브라운관 안에만 존재하는 강사는 칠판 바로 옆에 ‘놓인’ 채 이들 사물 청중을 대상으로 ‘주입식 교육’이 한창이다. ‘가장 안전한 네 현실은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란 내용으로 말이다(‘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 2010).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드넓은 기획전시실을 채운 작품들은 거의 이런 식이다. 상식을 뒤집고 현실을 비틀고 고정관념을 깬다. 한마디로 ‘허를 찌르는’ 장면·화면의 연속이다. 아예 “당신이 보는 것이 보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란 ‘경고성 일침’까지 내걸었는데.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작가 김범(60)이란 카드다. ‘바위가 되는 법’이란 타이틀을 걸고 작가 최대 규모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0년대 초기작부터 물이 오른 2010년대 중반까지 30여년을 꿰뚫는다.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에 나온 회화작품 ‘26개의 제목 없는 드로잉’(1991∼1996). 본질을 뒤집는 ‘전복’과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딱딱한 고정관념의 허를 찌르는 작가 작업에 출발점이 된 작품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망치라고 임신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작가의 이름이 낯설다면 당연하다. 국내 미술계에는 드물게 소개된 데다 작가 자체도 그다지 나서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작품 수는 더욱 적다. “과작하는 작가”란 말을 미술관이 여러 차례 귀띔했을 정도로 작품 발표가 잦지 않았다. 덕분에 신작 없이 그간의 작품 히스토리를 내보이는 ‘서베이전시’ 형식으로 마련한 이번 개인전조차 13년 만이란다. 미국의 클리브랜드미술관, 뉴욕 아트 오마이, 홍콩 엠플러스 등 국내외 소장처와 소장자를 수소문해 작품 70여점을 옮겨왔다. 그렇다면 왜 굳이 김범이어야 했나. “이제라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획에 직접 나선 김성원 부관장은 “가장 많은 생각을 가장 적게 보여준 작가”라며 “미술계, 특히 1990년대 한국미술에 미친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작가를 소개했다. 드러나진 않지만 가장 원초적인 역할인, 미술계의 ‘뿌리’쯤에 위치시킨 거다. 13년간 지켜온 침묵을 깰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김범의 ‘캔버스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캔버스를 도려낸 뒤 서로 연결하고 단추까지 달아 ‘내면의 주머니들’을 상징한 ‘자화상’(1994·왼쪽)과 실로 한땀 한땀 점처럼 찍어 형상을 만든 ‘기도하는 통닭’(1994)(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가치는 한국미술사, 범위를 좁혀 개념미술사를 놓고 볼 때 도드라진다. ‘모든 문제는 우리가 가진 인식체계에서 비롯된다’는 걸 단박에 일깨워주는 직관적인 작품들이 말이다. 한마디로 본질을 뒤집는 ‘전복’이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다. 가령 작가가 ‘망치가 임신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치자. 아마 대답은 ‘네’ ‘아니오’가 아니라 ‘정신 나갔네’에 가깝지 않겠나. 이 틈새서 보인 작가의 반응이 ‘임신한 망치’(1995)다. 멀쩡하게 생긴 망치의 나무 손잡이가 불룩한 이 작품은 보는 이의 복잡한 생각이 스치게 만든다. ‘망치가 진짜 임신을 했네’ ‘망치의 손잡이는 배였구나’ 등을 앞세워 ‘망치라고 임신하지 말란 법이 있는가’까지. 어차피 뭔가를 생산해야 하는 역할을 가진 공구라면 말이다. 김범의 ‘두려움 없는 두려움’(1991·왼쪽)과 ‘임신한 망치’(1995). 1990년대 작가가 고민했던 화두 두 가지를 옮겨낸 대표작이다. ‘이미지의 비현실성과 회화의 현실성 사이의 간격’ ‘사물에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 개가 거칠게 벽을 뚫고 나온 듯한 ‘두려움…’은 드로잉을 공간에 입체적으로 제작한 작품이고, ‘임신한…’은 일상의 사물을 동물적 생명력과 연결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장 입구에 걸린 거대한 영상 ‘볼거리’(2010)는 반전과 전복으로 이어지는 작가세계의 서막쯤 된다. 치타가 뛰니 영양이 덩달아 뛰는 숱하게 봐온 ‘동물의 왕국’ 그거다. 그런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1분 7초짜리로 짧고 굵게 편집된 이 영상은 ‘도망가는 치타와 뒤쫓는 영양’의 다이내믹한 ‘도주 신’을 담고 있으니까. 작가가 직접 나서 좀더 선명한 의도를 전한 작품도 있다. 31분짜리 ‘노란 비명 그리기’(2012)다. 25호쯤 되는(66×86㎝)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둔 작가가 ‘노란 비명’이란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한다. 그저 묵묵히 한 획씩 그어가는 모습일 거란 예측은 작가가 붓질을 하는 순간 여지없이 깨지는데. ‘아아아악’ 하는 비명에 맞춘 붓질이 한참 동안 이어지니까.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회화작품으로 보이는, 부드럽고 따뜻한 ‘노란 비명’(2012)에 담긴 비화를 작가 스스로 공개하고 나선 거다. 작가 김범이 직접 나서 강연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 ‘노란 비명 그리기’(2012, 단채널 비디오 31분 6초) 중 두 장면을 뽑았다. 움직이는 붓선에 작가의 비명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비명 한 번에 노란선 한 획씩이 캔버스에 그려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김범의 ‘노란 비명’(2012·66×86㎝). 작가의 거친 비명소리를 먹고 부드럽게 완성된 유화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캔버스는 비딱한 상상에 수시로 불을 붙인 도구라고 할까. 남들은 물감으로 꽃단장시키는 캔버스를 작가는 온전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물성’이라 말하는 그 태생 자체에 의문을 던진 건데. 뚫어내는 건 기본. 빈 공간을 철망을 연결하고(‘철망 통닭 #1’ 1993), 모조리 뜯어낸 뒤 여러 개의 직사각형으로 얼기설기 꿰매 붙이고(‘벽돌 벽 #1’ 1994), 곡물을 다닥 붙여 긴 문장을 적어놓기도 했다(‘허수아비’ 1995). ◇허점은 당신의 생각과 인식에 있다시작은 어이가 없고, 과정은 유머러스하며, 끝은 긴 여운이다. 작품의 허점인 듯 운을 뗀 뒤 가장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종국엔 당신의 허점이란 걸 친절하게 알려주니까. 가장 부드러운 도구로 본능·관성·진리의 원칙이란 걸 모조리 째고 아낌없이 부수는 식이니까. 김범의 ‘철망 통닭 #1’(1993·58.5×87.5㎝). 1990년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의 ‘캔버스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한 점이다. 캔버스를 통닭 모양으로 오리고 빈칸을 철망으로 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굳이 작가의 그 DNA를 캐보면 전혀 안 잡히는 것도 아니다. 회화·조각·설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은 아버지인 조각가 김세중(1928∼1986), 작품보다 더한 작품명을 다는 재주는 어머니인 시인 김남조(96)에게서 받았을 거다. 아버지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제작한 작가로, 어머니는 ‘가난한 이름에게’ ‘심장이 아프다’ 등의 시집을 펴낸 1960∼1970년대 대표시인으로 꼽힌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독특한 작품세계에 유려하게 설명을 붙여줘야 할 작가가 끝내 ‘공식적인 등장’을 하지 않은 거랄까. 작고작가 혹은 해외작가가 아닌 다음에야, 엄연히 생존해 있는 작가의 개인전에서 그 작가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흔치 않으니까. 과연 이조차 ‘뒤통수치기’의 마지막 한 점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겠다 싶다. 작가가 줄창 일러준 대로라면 ‘안 보이니 없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전시는 12월 3일까지.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 전경. 전시장에 발처럼 내걸린 ‘무제’(2002)의 일부다. 종이를 오려 사람과 사람이 선과 발로 연결된 모양을 ‘빚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8.02 I 오현주 기자
“세빛진짜둥둥섬” 모두 비웃은 초전도체? 대중은 진지하다
  • “세빛진짜둥둥섬” 모두 비웃은 초전도체? 대중은 진지하다 [데이터인사이트]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국내 연구진이 ‘불가능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상온, 상압에서의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자 전세계에서 조롱 섞인 ‘밈(인터넷 유행어)’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며 허무맹랑한 증거를 늘어놓는 식이다.한 외국 누리꾼은 한국 연구진이 초전도체 물질 LK-99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에 ‘촌스러운 폰트’가 사용됐다는 점도 놀림감으로 삼았다. “논문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반자석이라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연구진이 발표자료에 ‘Comic Sans MS’ 폰트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Comic Sans 폰트는 미국에서도 공식적인 문서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폰트다. 우리나라로 치면 ‘오이체’와 비슷한 느낌이다.)초전도체 기술이 적용된 세빛둥둥섬 상상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한국에서도 비슷한 밈이 쏟아져나왔다. 초전도체 논문을 발표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 연구진들은 고려대 내 벤처 출신들이다. 이에 “앞으로는 ‘고연’이라고 불러야 한다(상처에 바르는 ‘연고’에서, 연세대보다 고려대가 앞서니 바꿔 불러야 한다는 의미)”거나, 반포 한강공원의 세빛둥둥섬이 “세빛진짜둥둥섬이 될 것”이라는 농담도 나온다. 그만큼 초전도체 발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론을 뒤집은 초전도체, 세상을 뒤집다최근 ‘핫’한 키워드가 된 초전도체는 사실 2000년대 이후로 학계에서 언급도가 크게 떨어진 인기 없는 주제 중 하나였다. 구글에서는 엔그램 뷰어(Ngram Viewer) 서비스로 1800년대부터 최근(2019년)까지 영문 서적에서 특정 단어가 등장하는 단어 빈도수를 보여주는데, 초전도체를 나타내는 단어의 빈도수는 ‘새로운 초전도체 발견’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네덜란드 학자 온네스가 최초로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이후(1911년)부터 초전도체 관련 단어는 언급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특정 물질이 초저온에서 저항이 0이되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했지만,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후 50여년간 초전도 현상에 대한 마땅한 이론을 내지 못하다가, 미국 물리학자 바딘과 쿠퍼, 쉬리퍼가 1957년 ‘BCS이론’으로 초전도 현상을 설명해냈다. 세 사람은 향후 197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이 시점에서 초전도체 관련 단어 언급 횟수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사진=구글 엔그램 뷰어)초전도체를 향한 학계의 관심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은 시점은 1980년대다. 특히 스위스 IBM 연구원이었던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1896년 발견한 ‘고온 초전도체’는 ‘25K(영하 248도) 이상 온도에서는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이들이 만들어낸 고온 초전도체는 무려 35K(영하 238도)에 가까웠다. 이후부터 과학자들은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게 된다. 일본의 유명 만화 ‘원피스’에서 전설의 해적 골D.로저가 “잘 찾아봐.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거기에 두고 왔다”고 외치자 모든 이들이 해적에 도전한 것처럼, 무궁한 가능성의 ‘상온 초전도체’를 찾기 위한 ‘대 초전도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하지만 수십년 간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저온을 벗어난 환경에서 초전도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세월이 갈수록 엔그램 뷰어에서도 초전도체 관련 언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지난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상온인 15도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물질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해당 물체는 상상도 하지 못할 ‘초고압’ 환경에서 만들어져 다른 과학자들이 ‘재현’해내지 못했다. 이 논문은 결국 철회된다.이렇게 과학계에서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의심이 커졌을 무렵, 한국 연구진의 상온 초전도체 발견 논문이 발표된 것이다.◇ 조롱감 된 초전도체? 대중은 진지하다한국 연구진이 공개한 초전도체 제조법은 매우 간단하고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앞서 네이처지에 공개된 논문처럼 ‘극한의 초고압’ 환경을 요구하지도 않고, 결과도 비교적 빠르게 도출된다. 이미 1986년에 발견한 고온 초전도체의 탄생 과정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회의론 속에서 도출된 결과였다. 초전도체 물질은 다른 과학자 그룹이 똑같이 만드는 데 성공하고, 3가지 특성(저항이 0일 것, 자석 위에서 붕 뜨는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날 것, 상전이가 일어날 것)을 만족하면 된다.한국 연구진의 상온 초전도체 발표에 초반 대중의 반응은 “그럴 리 없다”는 게 대다수였다. 많은 초전도체 관련 전문가들이 연구진이 제시한 데이터의 엉성함을 지적하거나, 이들이 발견한 물질이 초전도체가 아닌 ‘자석’과 비슷한 물질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예일대 천체물리학자들이 만든 온라인 예측 플랫폼 ‘메타큘러스(Metaculus)’에서는 “LK-99(한국 연구진이 발견한 초전도 물질 이름)의 재현으로 상온, 상압 초전도성의 발견될 것이냐”는 질문에 단 5.9%가 “예”로 답변하고 마무리됐다. 이 예측 투표에는 989명이 투표했다.최근 다시 올라온 메타큘러스 예측. (사진=메타큘러스)그런데 LK-99 재현에 도전한 연구진들이 속속 결과를 내놓으면서 대중의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연구진이 LK-99를 재현했다는 소식에 이어, 시네이드 그리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연구원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LK-99의 구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존 초전도체들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중국 연구진은 LK-99의 재현 성공만을 알렸을 뿐 이 물질이 정말 ‘초전도성’을 갖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LBNL 연구원의 논문 역시 실제로 LK-99를 만들어 내놓은 것이 아닌,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일 뿐이다.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두 소식에 180도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메타큘러스에는 이미 종료된 “LK-99의 재현으로 상온, 상압 초전도성의 발견될 것이냐”는 질문이 또다시 올라왔고, 이번에는 예측 기한을 2025년까지 길게 설정하자 “예”라고 답한 이들이 1일 밤 11시 현재 65%로 폭증했다. 같은 질문이지만 예측 기한을 8월 4일로 잡은 문서 역시 44%로 껑충 뛰었다.고온 초전도체의 발견으로 과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베드노르츠와 뮐러는 1986년 4월 처음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과학자들도 이들의 연구 결과에 회의적이었지만, 도쿄대의 다나카 쇼지 교수 연구팀이 그해 12월 ‘재현’에 성공하면서 다른 연구진들도 앞다퉈 재현에 나섰다. 그 결과 고온 초전도체의 재현이 많은 연구진들 사이에서 ‘재현’됐고, 이듬해 봄 열린 미국 물리학회 회의는 ‘콘서트장’처럼 엄청난 열기 속에 고온 초전도체에 대한 마라톤 논의가 벌어졌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발견을 주장한 것은 지난달 22일로, 열흘이 막 지난 시점이다. 고온 초전도체의 검증까지는 넉넉히 1년 정도가 걸렸다. 상온 초전도체는 ‘밈’으로 끝날지, 또 다른 ‘대 초전도 시대’를 여는 일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2023.08.01 I 김혜선 기자
'콘유' 이병헌 "선남선녀 박서준·박보영, 배우의 예민함도 잘 갖춰"③
  • '콘유' 이병헌 "선남선녀 박서준·박보영, 배우의 예민함도 잘 갖춰"[인터뷰]③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한 후배 박서준, 박보영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헌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개봉을 앞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올 여름 출격하는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로,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가 원작으로 이 작품의 2부 ‘유쾌한 이웃’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각색됐다. 지난 1일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공개 이후 관객들은 물론, 평단으로부터 ‘올해의 영화’란 극찬까지 받으며 유독 호평일색이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렬한 블랙코미디로, 때로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속도감있게 변주해 몰입감과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다. 특히 작품에 쏟아지는 극찬의 중심엔 극의 주축을 이끈 이병헌의 열연이 있다. 이병헌은 황궁 아파트 주민대표가 된 ‘김영탁’이란 인물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권력, 대표성과 거리가 먼 하층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던 한 사람이 어느날 권력을 갖게 되며 겪는 급격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줬다. 또 그 자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사로잡히는 집착과 광기를 소름끼치게 표현해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함께 호흡한 박보영은 선배 이병헌의 연기를 두고 ‘안구를 갈아끼운 연기’란 표현으로 존경을 드러내기도. 이병헌은 박서준, 박보영과의 작업에 대해 “두 사람과는 처음 작업이었다. 제가 연기를 워낙 오래 해서 이젠 현장에 가면 늘 함께 작업해 본 아는 배우들만 있을 것 같은데 여전히 새로운 배우들과의 호흡이 많다”며 “한 작품으로 만나기 전까진 두 사람이 선남 선녀에 귀엽고, 잘생긴 친구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그게 아니더라. 박서준은 정말 건강하고 건실한 청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민성’ 역 박서준에 대해 “긴 시간을 봤는데 늘 건강한 웃음을 짓고 있는 친구다. 평소엔 무슨 이야기를 해도 허허허 웃는 그런 친구인데 연기를 할 때만큼은 다르더라”며 “미묘한 감정들을 캐치해 연기하고 캐릭터의 변화를 나름대로 치밀히 계산해 적용한다. 배우로서의 예민함과 섬세함을 안에 간직하고 있구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같은 회사 식구이기도 한 ‘명화’ 역의 박보영에 대해선 “우리 회사 배우이지만 작품을 같이 하지 않아 볼 일이 잘 없었다”며 “이번 작품 덕분에 많이 마주쳤다. 그 전까진 박보영 배우를 떠올리면 영화 ‘과속 스캔들’ 속 연기가 가장 먼저 생각나곤 했다. 그 때의 귀엽고 예쁜 모습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다 박보영이 ‘영탁’의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리더십에 저항하는 ‘명화’ 역을 연기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며 놀라움을 느꼈다고. 이병헌은 “저랑 맞서는 장면에선 ‘박보영이 정말 무섭다’고 느껴지더라. 박보영은 ‘선배님이 무섭잖아요’라 하는데, 그걸 듣고 ‘네가 더 무서워’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라며 “그동안 정말 많은 공부를 했구나 싶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뜻밖의 웃픈(?)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이병헌은 “나중에 촬영이 끝난 뒤 박보영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나를 ‘갈치’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하더라”며 “그만큼 앞에 있는 날 ‘하찮은, 아무 것도 아닌 사물’이라 생각하며 연기해야 기를 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그래도 ‘갈치는 좀’ 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이목을 집중시켰던 소속사 해외 워크숍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앞서 이병헌은 지난 5월 자신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의 배우 및 전 직원들이 함께 베트남 다낭으로 떠난 워크숍 비용을 전액 부담한 미담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이병헌을 비롯해 한효주, 김고은, 이진욱 등 소속 배우 20명과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직원 42명이 3박 4일 일정을 떠났다. 해외 워크숍은 그의 오랜 동반자인 손석우 대표가 10년 전부터 품은 오랜 꿈이었다고. 이병헌은 “손 대표랑 옛날부터 그 이야기를 했었다. 거의 10년 전부터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꿈꿔왔던 일”이라며 “그러다 반 년 전쯤인가 손석우 대표가 나에게 ‘이제 해볼려고’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래, 스케줄을 맞추는 것부터 일이겠다’고 대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저희가 매년 회사 송년회를 하는데 당시 배우들과 전 직원이 참석했다. 약 70명 정도가 왔는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자리를 정리하려는데 손석우 대표가 ‘큰 형님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더라’고 운을 떼더라”며 “몰랐는데 그 때 이미 내 뒤로 벽에 ‘BH 해외 워크샵’이란 단어가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 술에 취해서 그런 건지 그걸 보고 나도 크게 한 턱 내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털어놔 폭소를 유발했다. 당시 큰 지출의 여파로 집에서 별다른 힘든 일은 없었냐는 질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고 조금 힘들었다”는 위트 넘치는 답변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2023.08.01 I 김보영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내가 이런 눈빛을? 나도 무섭더라"②
  •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내가 이런 눈빛을? 나도 무섭더라"[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촬영하면서 나조차도 내 연기를 보고 좀 놀라움을 느낀 장면이 있었다. 나에게 이런 눈빛과 얼굴이 있었나 놀랍고 순간 무서워지기도 하는 경험이었다.”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광기에 휩싸인 열연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이병헌의 말이다. 이병헌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개봉을 앞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올 여름 출격하는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로,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가 원작으로 이 작품의 2부 ‘유쾌한 이웃’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각색됐다. 지난 1일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공개 이후 관객들은 물론, 평단으로부터 ‘올해의 영화’란 극찬까지 받으며 유독 호평일색이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렬한 블랙코미디로, 때로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속도감있게 변주해 몰입감과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다. 특히 작품에 쏟아지는 극찬의 중심엔 극의 주축을 이끈 이병헌의 열연이 있다. 이병헌은 황궁 아파트 주민대표가 된 ‘김영탁’이란 인물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권력, 대표성과 거리가 먼 하층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던 한 사람이 어느날 권력을 갖게 되며 겪는 급격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줬다. 또 그 자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사로잡히는 집착과 광기를 소름끼치게 표현해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함께 호흡한 박보영은 선배 이병헌의 연기를 두고 ‘안구를 갈아끼운 연기’란 표현으로 존경을 드러내기도. 이병헌은 박보영의 반응을 향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요즘 배우들은 눈알을 몇 개씩 가지고 다닌다”란 너스레로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캐릭터 연기 과정에 대해 “리더가 되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쩌다 리더가 됐는데 사실 그 사람의 정신 상태가 제정신이 아닌 상황인 것”이라며 “여러 시련들로 자신의 삶을 놔버린 지경에 놓인 사람이 어느날 주민 대표가 되며 갑작스러운 신분의 변화를 겪는다. 그러면서 기본의 그 사람이 갖고 있던 신분이 리셋이 된 것이다. 원점에서 자신의 신분을 다시 시작하게 된 상황에 그 사람이 겪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람들 중에선 상황과 신분이 변함에 따라 남들보다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영탁이란 사람은 한 번도 누군가를 대표하는 위치에 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정말 소시민이었기에 그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더욱 거친 독재자가 되어버린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시사회를 통해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완성본을 접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이병헌은 “이 영화의 촬영이 끝난 지는 꽤 오래됐고, 그 사이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지 않나. 그 시간동안 감독님이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계셨구나 깨달았다”며 “매번 볼 때마다 영화가 조금씩 바뀌었다. 그리거 어제 완성본을 보니 정말 잘 만든 작품이구나, 완성도가 높구나 감탄하면서 봤다”고 전했다. 그의 연기를 두고 ‘장르마저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열연’이란 세간의 극찬에 대해선 “장르에 맞춰 연기를 바꾸려 한 건 없다”며 “배우는 자신의 역할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감정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장르적 색깔을 결정하는 건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여러 장르의 색깔이 보여졌다니 나로선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소시민이 광인이 되기까지, 감정선의 낙차가 큰 인물을 연기하며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었을까. 이병헌은 “기본적으로는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최대한 이해하려 애를 쓴다”며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이해하려 애쓰다 보면 그 인물이 지닌 복잡미묘한 감정의 상태를 내 나름대로 추측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영탁은 이미 자신을 죽었던 사람처럼 여긴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가 리더란 새로운 위치에 서서 뭔가를 하는 과정에서 고민 후 옮긴 행동도 있었겠지만, 순간의 감정에 휩싸인 즉흥적 판단들도 분명 많지 않았을까”라며 “점점 더 커지는 권력을 스스로가 주체를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어진 권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과정에서 점점 더 광기에 휩싸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영화계를 지키며 ‘연기의 신’이란 찬사를 입이 아프도록 듣고 있는 그조차 연기자로서 본인이 표현하는 감정에 불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내가 연기를 한 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상상에 의존해 ‘이 인물은 이런 감정일 거’라고 지레 짐작하며 늘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한다. 하지만 ‘내가 판단한 감정이 맞지 않는다면 어떡하지?’란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철저히 분석하고 의도해 표현해낸 감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할까봐 확신할 수 없는 순간들도 많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이번 작품처럼 이렇게나 센 감정들이 군데군데 등장하는 영화일수록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기 전까지 불안한 감정이 크다. 다행히 관객분들이 시사 이후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니 그때의 불안했던 감정들이 조금씩 자신감으로 바뀌어가더라. 연기라는 행위가 그런 감정들의 되풀이란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배우란 대중예술인으로서 자신이 캐릭터로 표현하는 감정선이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도 전했다. 이병헌은 “내가 혼자서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라 똑같은 글을 읽어도 그 안에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연기했다면 그 정서를 관객분들이 공감하며 함께 가져가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내가 캐릭터를 연구하며 그의 감정을 추측해내는 과정과 형태가 보편성을 갖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무리 확신을 갖고 연기해도 이 일이 뚜껑을 열고 보여지기 전까진 어떤 식으로든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보듯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대중의 보편적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2023.08.01 I 김보영 기자
"매출 2조 시대 연 NHN,  미래 10년 키워드 ‘글로벌’과 ‘내실’”
  • "매출 2조 시대 연 NHN, 미래 10년 키워드 ‘글로벌’과 ‘내실’”
  • 사진=NHN[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우진(사진) NHN 대표가 “우리의 다음 10년은 그간 노력해온 사업다각화의 성과가 글로벌 시장 곳곳에 뿌리내리며 내실이 극대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대표는 1일 NHN 창립 10주년 사내 메시지를 통해 “게임 회사로 출발한 NHN이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지난 10년은 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다”며 “혁신의 길을 묵묵히 함께 해준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이어 “NHN 고유의 혁신 DNA를 발판삼아 10년 뒤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 유수 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NHN은 이날 신규 브랜드 슬로건 ‘위빙 뉴 플레이’(Weaving New Play)도 공개했다. 새로운 슬로건은 ‘우리의 연결로 만드는 새로운 내일’이란 의미가 담겼다. NHN이 △상상과 현실의 연결 △기술과 삶의 연결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 나가겠다는 역할과 의지를 내포했다.2013년 8월 게임사로 출범한 NHN(당시 NHN엔터테인먼트)은 창립 직후부터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 개척에 나서왔다. 그 결과 NHN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현재 △게임(NHN, NHN플레이아트) △기술(NHN클라우드) △커머스(NHN커머스, NHN글로벌) △페이먼트(NHN페이코, NHN KCP) △콘텐츠(NHN벅스, NHN링크) 등으로 다각화됐다.실적도 그룹 출범 이후 매년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창립 이듬해인 2014년(5569억원) 대비 약 4배 증가한 2조1149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후 첫 2조원 매출 시대를 열었다.NHN은 미래 10년의 핵심 키워드로 ‘글로벌’과 ‘내실’을 제시했다. 크게 △미드코어 등 신규 장르를 통한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 △클라우드 사업의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커머스 사업의 글로벌 사업 거점 확대 등이다. 각 사업영역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실이 담보되는 장기 성장 기반을 탄탄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NHN 관계자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임직원과 함께 과거를 기념하고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짐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며 “NHN 자체의 외형 성장을 넘어 우리사회 전반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업계 선도 IT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3.08.01 I 김정유 기자
환기미술관서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특별전시 만난다
  • 환기미술관서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특별전시 만난다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가 환기미술관과 함께 온?오프라인 특별 전시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대표 예술가 감환기 작가와 국내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가 함께한 이번 특별 전시는 오는 8월 2일부터 12일까지 환기미술관 별관 2층에서 열린다. 카카오프렌즈 공식 SNS에서도 특별 전시 영상을 만날 수 있다.이번 협업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작가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이뤄졌다. 특별 전시에서는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가 등장하는 숏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다. 이들이 환기미술관 마스코트인 길냥이 뮤미오를 만나 상상 속 시간여행을 하며 김환기 작가를 만나는 스토리로, 관람객과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환기미술관 내 스탬프존 등 체험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에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온라인 단독으로 환기미술관 입장권을 판매한다. 선물하기에서 티켓 구매 후 환기미술관에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00명에게 한정판 춘식이 일러스트 엽서를 증정한다. 또한 선물하기는 숏애니메이션 일러스트를 담은 한정판 에코백과 엽서세트 등 컬래버 굿즈도 선보인다.김소라 카카오 제휴&신사업파트장은 “카카오프렌즈X환기미술관 특별 전시는 한국 대표 작가와 대표 캐릭터의 만남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라며, “숏애니메이션과 컬래버 굿즈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환기미술관 관람객들과 카카오프렌즈 팬들에 특별한 즐거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2023.07.31 I 한광범 기자
"오디션 때만 불렀던 '황금별', 그 주인공 될 줄 몰랐어요"
  • "오디션 때만 불렀던 '황금별', 그 주인공 될 줄 몰랐어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새로운 ‘황금별’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뮤지컬배우 윤지인(36)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으로 발탁돼 무대에 올랐다. 지난 15년간 앙상블로 주로 활동해온 윤지인이 이번 ‘모차르트!’에서 처음 주요 배역을 꿰찬 것이다.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을 맡은 배우 윤지인 캐릭터 이미지. (사진=EMK뮤지컬컴퍼니)극 중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넘버 ‘황금별’을 부르는 ‘모차르트!’의 상징적 캐릭터다. 신영숙, 차지연, 김소현 등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쟁쟁한 여성 배우들이 거친 역할이다. 이처럼 중요한 배역을 앙상블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온 신예 배우가 맡은 것은 한국 뮤지컬의 캐스팅 트렌드를 비춰보면 이례적이다.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윤지인은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격이 여전히 생생한 듯했다. “다른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 자유곡으로 늘 ‘황금별’을 불렀는데, 내가 ‘황금별’을 부르는 배역의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는 그의 목소리에선 오디션 당시의 떨림이 그대로 느껴졌다.윤지인에게도 이번 ‘모차르트!’ 출연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7년 전 ‘모차르트!’의 앙상블로 출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윤지인은 지난 4월 의상 피팅 당시 일화를 털어놨다. 마침 그날은 윤지인의 생일이었다. “앙상블 옷을 입다 남작부인 옷을 입어보니 어떠냐고 의상팀이 묻더라고요.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이날 인터뷰에서도 윤지인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했지만, “너무 많이 울어서 더 울지 않을 것”이라며 금세 미소를 지어 보였다.윤지인은 2008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했다. 15년 동안 ‘몬테크리스토’, ‘닥터 지바고’, ‘명성황후’, ‘팬텀’, ‘젠틀맨스 가이드’ 등 대극장 뮤지컬의 앙상블 및 커버(주·조연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경우 대신 연기하는 배우)로 활약했다. 데뷔 때는 본명인 방글아로 활동했으나, 이미지 변신을 위해 2018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뮤지컬배우로 걸어온 지난 시간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배역을 맡고 싶은 법. 윤지인 또한 같은 마음이었지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버텼다. 지난해에는 뮤지컬배우를 포기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도 물이 안 나오면 다른 곳을 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을 맡은 배우 윤지인의 공연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그런 윤지인에게 힘이 된 건 주변의 선배, 동료였다. 뮤지컬계 종사자들은 윤지인의 재능과 실력을 일찍부터 알아봤다. 2016년 ‘모차르트!’ 공연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을 연기했던 신영숙은 윤지인의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은 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생일 때는 윤지인에게 “남작부인, 생일 축하해. 언니가 진심으로 응원해 준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김문정 음악감독도 윤지인의 빼놓을 수 없는 멘토다. 두 사람은 2008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오디션에서 처음 만났고, 2015년 ‘명성황후’로 처음 함께 작업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모차르트!’에서도 배우와 음악감독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저는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그런데 감독님이 하루는 정색하고 그러셨어요. ‘너는 잘해. 남들이 뭐라 하든 신경쓰지마’라고요. 지난해 뮤지컬배우를 포기하려고 고민할 때도 감독님이 큰 힘이 됐어요. 감독님의 뮤지컬 콘서트 ‘온리’를 통해 그동안 쌓였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거든요.”윤지인은 자신만의 ‘황금별’을 찾아 15년 동안 묵묵히 뮤지컬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마침내 주역의 자리까지 올라왔지만, 윤지인의 꿈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다. “황금별을 찾길 원하면 그 별을 찾아 떠나야 해”라는 ‘황금별’의 울림은 윤지인을 만나 더욱 커지고 있다. 윤지인이 부르는 ‘황금별’은 오는 8월 22일까지 공연하는 ‘모차르트!’에서 만날 수 있다.“주요 배역을 맡았다고 커튼콜 때 받는 관객의 박수가 다르게 들리는 건 아니에요. 배역 크기와 상관 없이 무대에 오래오래 서 있는 것이 꿈이에요. 그리고 저처럼 많은 배우가 앙상블과 커버, 그리고 주역까지 차근차근 올라올 수 있는 흐름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을 맡은 배우 윤지인의 공연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2023.07.31 I 장병호 기자
'연인' 이다인, 이승기 결혼 후 첫 복귀 "남궁민·안은진 설레"
  • '연인' 이다인, 이승기 결혼 후 첫 복귀 "남궁민·안은진 설레"
  • 이다인[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이다인이 ‘연인’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오는 8월 4일 첫 방송되는 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천수진/극본 황진영)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드라마다. 이승기와 결혼 후 처음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이다인은 ‘연인’에서 남연준의 정혼자이자 유길채의 가장 가까운 벗 경은애 역을 맡았다. 경은애는 세상의 밝은 면을 먼저 볼 줄 아는 현숙하고 자애로운 여인으로, 전쟁 풍화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인물이다. 2022년 겨울 첫 촬영을 시작으로 2023년 봄, 여름까지 세 계절을 ‘연인’과 함께하고 있는 이다인이 ‘연인’은 어떤 드라마인지, ‘연인’ 속 경은애는 어떤 매력을 지닌 인물인지, 이다인은 경은애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털어놨다.이다인에게 ‘연인’ 출연 결심 이유를 묻자 가장 먼저 나온 답변은 ‘대본’이었다. 이다인은 “우선 짜임새 있는 대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본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재밌고 설렜습니다. 이 작품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이다인은 자신이 맡은 경은애에 대해 “늘 자애롭고 은애로우며 따뜻한 심성을 가졌지만 내면만큼은 강인한 캐릭터입니다. 현숙한 여인으로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지만 이따금 은애가 보여주는 엉뚱하고 귀여운, 예상하지 못한 부분들이 시청자 분들께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설명했다.경은애가 따뜻함과 귀여움, 강인함과 엉뚱함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인 만큼 직접 연기하는 배우 이다인에게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이에 대해 이다인은 “은애는 늘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지만 그 안에 밝음 또한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저 조용하고 어두운 인물로만 보이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너무 밝지도, 그렇다고 마냥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은애의 밝고 차분한 성격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라고 밝혔다.‘연인’의 관전포인트가 무엇인지 묻자 이다인은 “개인적으로 대본을 읽으며 길채와 장현의 장면들이 무척 설렜습니다. 두 배우 분들이 연기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제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너무나도 좋아서 방송에 어떻게 그려질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여인들이 전쟁과 피난의 풍파를 겪으며 성장하는 모습도 중요 관전포인트입니다”라고 덧붙였다.또 “저희 드라마 ‘연인’은 정말 탄탄한 대본과 멋진 영상미,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다 갖춰져 있습니다. 제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일 만큼 멋있는 드라마입니다. 올 여름, ‘연인’과 함께해 주세요”라고 시청을 독려해, ‘연인’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앞서 ‘연인’ 제작진은 이다인이 캐릭터 맞춤옷을 입었다고 표현하며,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칭찬했다. 이다인 역시 작품을 향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맞춤옷을 입고 비상할 ‘연인’ 속 이다인이 기대된다. 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은 8월 4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2023.07.27 I 김가영 기자
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는 이유
  • [목멱칼럼]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는 이유
  •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국민 평균지능지수가 세계 최상위급인 102로 G8국가로 발돋움하며 국제사회에 원조하는 강국이 됐다. 하지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에 몰두하는 어린이들이 많은데도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 어려운 까닭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물질문명으로 일그러져 가는 가치관, 입시위주 교육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마음껏 뛰놀며 펼쳐야 할 어린이들의 소중한 꿈을, 제 자식만 금쪽 같이 키우려는 어른들의 탐욕이 망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벌어진 ‘교육개혁 백가쟁명’이 오히려 교육을 망쳐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는데 존경은커녕 교권추락으로 교실에서 반인륜적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니 그들이 커서 어찌될지 두렵다. 인간은 누구나 나름대로 재주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어릴 때부터 여유롭게 미래를 상상하도록 해줘야 그 가능성을 크게 할 수 있다. 그 특기를 찾아내고 계발하도록 이끄는 일이 국가와 사회의 임무다. 그림 잘 그리는 어린이에게 가수가 되도록 종용하면 불후의 미술가가 될지도 모를 인재를 엉뚱한 길로 이끄는 일이다. 축구영웅으로 가는 길도 자랑과 영광이지만, 문학적 지각과 감성이 있다면 그 길을 가도록 열어주어야 이름 없이 크더라도 진정 행복할 수 있다. 너나없이 부모들은 봉사정신이 없는 자식을 억지로 ‘의사의 길’을 가도록 종용하여 인생을 평생 시달리게 만들려 한다. 누구나 가고 싶은 길을 가야 능력을 발휘하고 보람을 느낀다.코이(비단잉어)는 어항에서 먹이를 받아먹으면 5~8㎝ 정도, 흐르는 강에서는 25㎝ 정도 자라고, 드넓은 바다에서는 120㎝ 까지 큰다. 김예지 의원은 약한 시력으로 어항의 잉어가 바다로 나가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전투구에 지친 의원들의 머리를 잠시나마 식혀줬다. 자식 입시에 양심까지 내던진 부모들은 자식들이 대해로 나아가 모험심을 기르기보다, 편한 어항에 들어가 끼리끼리 먹이를 나눠먹도록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다. 입시지옥을 뚫고 어항에 들어가 갇히도록 이끄는 길은 자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갉아먹는 셈이다. 학생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도록 어렵더라도 똑바로 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스신화에서 테세우스는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면서 편안한 길보다 험로를 택해 7가지 고난을 사선을 넘으며 돌파해서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기수, 묘수, 꼼수가 아닌 정수를 가르쳐야 잠재된 능력을 깨우칠 수 있다. 전에 어떤 학원에서 원칙이 아니라 잔꾀를 부려야 하는 수학문제를 제시했다. 학생들이 진학하려는 대학의 수학교수들도 처음 보면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어디선가에서 베껴다 놓고 1타 강사는 의기양양했다고 한다. 비싼 강사료를 받고 학생들의 시간을 빼앗는 셈이다. 소위 ‘킬러문항’ 출제는 교육이라기보다 학생을 골탕 먹이는 짓 아닐까?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잔꾀가 아닌 문제해결 기초능력을 키우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생을 뽑을 때 암기력보다는 사고력, 창의력을 더 중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어떤 소질과 장점이 있는지를 계발하고 키우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마다의 고유한 사고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을 터줘야 한다. 사유의 날개를 멀리 펼치게 만들려면 힘들어도 바른 길을 향해 가겠다는 자세를 길러줘야 힘차게 나아가며 기쁨을 누릴 수 있다.“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처럼” 뻗어나야 할 어린이, 청소년들의 꿈을 미리부터 웅크리게 만드는 입시지옥 개혁이 절실하다. 어린이들끼리 서로 이기려들기보다 자신의 시야와 사고력을 넓히는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의 밑바탕이 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무엇보다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입시지옥에 시달리다 어항에 들어가 그들만의 배타적 놀이에 안주하다보면 생각의 넓이와 높이를 키우지 못한다. 교권확립을 통해 스승을 우러르는 풍토를 조성해야만 그 어린이들을 나라의 동량으로 키울 수 있다.
서이초 앞 수북이 쌓인 국화…"원인 밝혀야" 이어지는 추모 행렬
  • 서이초 앞 수북이 쌓인 국화…"원인 밝혀야" 이어지는 추모 행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일하던 20대 초반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사흘째인 21일, 여전히 서이초등학교 앞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과 교사 등은 숨진 교사가 겪었을 고통에 공감하며,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숨진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이날 오전 이데일리가 둘러본 서이초 앞, 교문까지 이어지는 담벼락 길에는 전국에서 보내진 근조 화환이 가득했다. 벽에는 추모 메시지가 가득했고,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음료수나 꽃 등도 눈에 띄었다. 교문 앞에는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준비한 국화꽃과 포스트잇 등이 마련돼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앞서 지난 18일 이곳에서는 교사 A(23)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는 숨진 A씨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갑질’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학교 측이 A씨가 학교폭력 업무와 관련이 없었고, 1학년 담임을 자원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관련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날 추모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도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성동구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한다는 B(30)씨는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에 대해 그의 일터였던 학교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단순히 개인사의 문제로 축소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이라는 안모(52)씨 역시 “젊은 사람이 너무 안타깝게 갔다. 학교에서 그런 선택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된다”며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에도 A씨의 유족과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은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A씨의 사망과 관련한 사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왜 사회초년생인 젊은 교사가 일하던 학교에서 생을 마감했는지 명확한 답을 내야 한다”며 학교는 물론, 교육청이 책임 있게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오전 10시쯤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서이초를 찾아 추모 포스트잇을 살펴보고 헌화를 했다. 검은 양복, 검은 넥타이 차림의 조 교육감은 “안타깝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교사의 수업권과 생활지도권 등 교권 관련, 미진한 법 제도들에도 진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발언 당시 일부 교사와 시민들은 항의를 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공식 업무 시간 이후에도 오는 학부모들의 민원에 대해서는 업무용 핸드폰(듀얼폰)을 사용한다든지, 공식 민원 콜센터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으나, 시민들은 “듀얼폰은 해결책이 아니다”, “괴롭힘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항의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30분쯤 조문과 학교 내부 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조 교육감의 차량에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마라”, “더 많이 죽기 전에 교사를 지켜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서이초 인근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는 A씨를 위한 분향소가 설치됐다. 분향소는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운영된다.
2023.07.21 I 권효중 기자
유엔 안보리 사상최초 AI 관리 방안 논의
  • 유엔 안보리 사상최초 AI 관리 방안 논의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8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사진=연합뉴스)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AI 기술은 폭력의 패턴을 파악하거나 휴전 상황을 감시하는 데 쓰일 수 있지만,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죽음·파괴·트라우마를 초래하려는 범죄자나 테러리스트에게 쉬운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등을 본뜬 유엔 산하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AIEA가 각국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것처럼 AI 역시 국제적 차원의 규제·감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미국과 중국, 영국 등 이사국들은 AI를 지나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러시아의 경우 안보리가 국제 평화 및 안보를 유지하는 기구로서 AI를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AI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지식 기반 논의가 필요하고, 이러한 논의는 이미 전문화된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3.07.19 I 이유림 기자
41살에 도전 택한 정대영 "딸과 함께 뛰는 모습 상상해"
  • 41살에 도전 택한 정대영 "딸과 함께 뛰는 모습 상상해"
  • GS칼텍스 정대영. 사진=GS칼텍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령 선수인 GS칼텍스의 미들블로커 정대영(41)은 2022~23시즌을 마친 뒤 큰 결심을 했다.한국도로공사의 우승을 이끈 정대영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GS칼텍스와 계약기간 1년 총액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GS칼텍스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뛴 ‘친정팀’이지만, 낯선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둔 선수가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지도자, 동료들과 호흡을 다시 맞춰야 한다는 건 도전에 가까웠다.정대영은 17일 구단 전지 훈련지인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정대영은 “GS칼텍스와 계약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다”며 “40대 나이에 익숙한 환경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그러면서 “배구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은퇴를 앞둔 선수도 FA자격을 얻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특히 본인처럼 배구선수의 길을 걷는 딸 김보민(13·제천여중 배구부)양이 이적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정대영은 “딸에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보민이는 과묵한 편인데, 내게 대단하다며 응원해주더라. 딸을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정대영은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 13일부터 시작된 일본 전지훈련에서 이를 악물고 맹훈련을 소화 중이다. 20살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과 같은 강도의 훈련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2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한 탓에 몸엔 성한 곳이 없다. 두 무릎 연골은 모두 닳은 지 오래다. 정대영은 “지난 시즌 무릎이 매우 아파서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최근 집중 치료와 관리를 한 덕에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 3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후배들에게도 ‘언니’가 아닌 ‘동료’로 다가가고 있다. 16살이 어린 주장 강소휘는 “소녀 같은 언니”라며 “세대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귀띔했다.정대영은 나이를 잊은 지 오래다. 그는 “나이를 생각하면 그 나이처럼 행동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너무 나이를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삶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대영은 몸이 버텨주는 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그는 “가끔 보민이와 프로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겠다.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23.07.18 I 이석무 기자
윤계상·유나의 버디 스릴러 '유괴의 날'… 일러스트 포스터 공개
  • 윤계상·유나의 버디 스릴러 '유괴의 날'… 일러스트 포스터 공개
  • 사진=ENA[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유괴의 날’ 윤계상, 박성훈, 유나, 김신록이 색다른 감성 버디 스릴러로 찾아온다.오는 9월 13일 첫 방송되는 ENA 새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 측은 18일, 단숨에 시선을 빼앗는 일러스트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세계관과 인물들의 관계를 함축한 일러스트 포스터는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킨다.‘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윤계상 분)과 11살 천재 소녀 로희(유나 분)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감성 버디 스릴러다. 어딘가 2% 부족하고 허술한 유괴범과 똑 부러지고 시크한 천재 소녀,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엉뚱하고 유쾌한 진실 추적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K스릴러를 대표하는 정해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모범가족’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킹덤’ 시즌1 등에 참여한 박유영 감독과 영화 ‘미쓰 와이프’ ‘날, 보러와요’ ‘치즈인더트랩’ 등을 통해 호평받은 김제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무엇보다 윤계상, 박성훈, 유나, 김신록, 김상호, 서재희, 강영석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 군단이 대거 가세해 완성도를 담보한다.그런 가운데 일러스트 티저 포스터가 베일을 벗으며 기대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 푸른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밤하늘 아래 굽이진 길에는 유괴범 김명준과 천재 소녀 로희가 나란히 서 있다. 허름한 옷차림에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김명준과 달리, 화사한 노란 원피스를 입은 단발머리 로희의 상반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두 사람의 분위기다. 다정하게 로희의 가방을 들고 선 김명준과 긴장감 제로의 로희.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부녀(父女)처럼 보인다.길 양옆으로 나누어진 공간은 채도의 대비로 각자가 살아온 세상을 표현했다. 특히 길게 굽이진 길은 김명준, 로희의 다이내믹한 여정을 형상화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과연 두 사람이 ‘원팀’을 이뤄 기막힌 공조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길목에 서서 주위를 살피는 강력반 형사 박상윤(박성훈 분), 의문의 장소에서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는 듯한 김명준의 전처 서혜은(김신록 분)의 모습 역시 묘하게 얽힌 이들의 관계성을 궁금케 한다.윤계상은 어설프고 마음 약한 유괴범 ‘김명준’을 맡았다. 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유괴를 계획하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살해 용의자로 쫓기는 인물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한계 없는 변신을 이어온 윤계상이 또 한 번 새로운 얼굴로 돌아온다. 박성훈은 김명준을 쫓는 강력반 형사 ‘박상윤’으로 열연한다. 빠른 판단력과 냉철한 분석력을 지닌 그는 유괴사건을 추적하며 예기치 못한 진실을 마주한다. 박성훈은 진폭 넓은 연기로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간다.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로희’ 역을 차지한 유나의 활약 역시 기대를 모은다. 아이답지 않게 시니컬하고 비상한 두뇌를 가진 로희는 유괴범 김명준과 기묘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위기를 헤쳐나간다. 윤계상과 유나의 케미스트리는 단연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신록은 속을 알 수 없는 김명준의 전처 ‘서혜은’을 연기한다. 김명준과 딸의 곁을 홀연히 떠났다가 3년 만에 돌아온 그는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되는 로희의 유괴를 제안하는 장본인.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신록이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한다.‘유괴의 날’ 제작진은 “일러스트 티저 포스터는 드라마 세계관과 인물의 관계성을 함축해 담고자 했다”라면서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 소녀의 세상 특별한 여정을 담은 색다른 감성 버디 스릴러를 기대해 달라. 웃음과 감동,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까지 복합 장르적 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ENA 새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은 오는 9월 13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2023.07.18 I 유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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