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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는 다 돼있다…'JY표 인수합병' 나올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한국 기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산업계의 최선두에서 경쟁하고 있는 회사다.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700억달러(약 491조원)로 세계 23위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면 시총 규모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라는 말이 많다.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3조140억달러), 애플(2조9000억달러) 등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빅테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톱10에는 거뜬하게 진입했을 것이라는 의미다.그런 초일류 기업이 요즘과 같은 인공지능(AI) 산업 전환기에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라는 점은 시장 일각에서 의아하게 여겨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뉘앙스(AI 음성인식·2021년), 오픈AI(생성형 AI·2023년) 인수 △AMD의 자일링스(AI 반도체 설계·2020년) 인수 △인텔의 모빌아이(자율주행·2017년) 인수 등 산업계를 뒤흔들 만한 수십조원 단위의 M&A가 이어지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유독 조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TSMC 같은 경쟁사에 다소 뒤처져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됐다.삼성의 한 전직 임원은 “삼성전자는 수십년 동안 굵직한 M&A를 통해 신수종 사업에 진출했던 회사”라며 “최근 10년 가까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그러나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가까이 ‘족쇄’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나면서 삼성 안팎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매물이 있으면 얼마든지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이 회장의 재판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여러 M&A 매물들에 대한 스터디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초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서 3년째 초대형 M&A를 언급한 것은 이같은 준비가 바탕에 있었다.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준비 수준에 그쳤다. 최근 10년을 보면 2014년 8월 스마트싱스, 2016년 11월 하만 정도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M&A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는 평가다. 2018년 케이엔진, 2019년 푸디언트, 2020년 텔레월드 솔루션스 등을 인수했지만, 이들은 미래가 유망한 스타트업인 만큼 신수종 발굴은 아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해외의 눈으로 보면 이 회장은 수년째 범죄자라는 시선을 받았을 수 있다”며 “해외 출장이든 기업 인수든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던 환경”이라고 했다. 이 회장의 무죄 선고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사업지원TF, 미래사업기획단 등을 중심으로 M&A를 보는 눈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회장은 적극적으로 M&A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이 미처 준비하지 못했거나 약한 고리가 있는 분야는 M&A를 통해 사업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다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위해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 역시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 탓에 곳간이 넉넉하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상각 후 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차입금)은 79조69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25조원 넘게 감소했다.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에 들어가야 하는 규모를 빼면 수십조원 단위의 M&A는 부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일부에서는 최근 반독점 규제 기류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영국 팹리스인 ARM의 인수를 추진했다가 수포로 돌아간 게 대표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반도체 같은 분야에서는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인수는 현실적인 난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 ADHD 치료 적기 겨울방학, 가짜 ADHD 판별 후 치료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ADHD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ADHD 환자는 지난해 기준 약 15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란 아동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활동이 지나치게 많고 충동적 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인 질환이다.그러나 ADHD의 40%는 수면부족으로 인한 가짜 ADHD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Sleep Medicine에 Dimitriu 박사에 따르면 ADHD 환자 중 33~50%가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불면증 50%,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33%, 하지불안증후군 50% 등 다양한 수면장애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ADHD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장애를 체크하고 치료하는 것을 권장했다.이에 대해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장애는 주의력, 인내력, 학업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며, ADHD 환자의 경우 불면증이 종종 관찰되는 등 수면과 ADHD는 상당한 연관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DHD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라면 “부산스러운 아이라서 잠을 안 잔다.”고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산만하다.”고 의심 해 보고 아이들의 수면을 확인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대표적 수면장애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어린이에게 흔히 발견되는데 코에서 후두까지 상기도 일부 또는 전체적인 폐쇄에 의해 나타난다. 주로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비대가 주된 원인이다. 이 같은 수면질환은 수면 호흡 시 산소 부족을 초래하기 때문에 전전두엽의 기능을 감소시키게 된다. 전전두엽의 기능감소는 행동장애, 감정조절, 기억과 인지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ADHD 아동의 수면장애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야간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어른과는 달리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서 낮 동안의 졸음이나 피로를 쫓으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과잉행동은 부족한 잠으로 인한 피로감을 더욱 심하게 해 수업시간에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데 필요한 판단력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거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게 된다.결국 소아수면호흡장애 치료가 과잉행동, 집중력장애, 학습장애로 이어지는 고리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최근 어린이들의 과잉행동장애(ADHD)가 불면증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수면무호흡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적절한 처방을 했더니 행동이 차분해지고 더불어 학습능력도 높아진 사례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 고준위특별법 제정, 지금이 최적기다[전문기자칼럼]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얼마 전 만난 정재학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은 “국회가 너무 무책임하다”며 분개했다. 국회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토로하던 그는 “이젠 입법부가 반세기 동안 미뤄온 숙제를 풀기 위해 제 역할을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고리 3, 4호기.(사진=연합뉴스)정 학회장을 다시 본 건 그로 부터 며칠 뒤 국회에서다. 기자회견장에 선 그는 결연한 모습으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관리 특별법은 ‘탈원전’과 ‘친원전’의 이념 논쟁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전기를 사용한 대가(고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관리 방안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더 이상 늦출 수 없고, 늦춰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준위 특별법 통과에 밍기적대는 21대 국회가 그를 투사로 만들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 발전을 하면 필연적으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말한다. 일정 기간 높은 열과 방사능을 배출하기 때문에 밀폐공간에서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고리1호기가 1978년 상업운전에 들어간 뒤 40여 년간 25기의 원전을 가동해 왔지만, 아직 영구처리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그사이 사용후핵연료는 1만8600t(톤) 이상 쌓였다. 원전 부지내 습식 수조에 보관했지만, 공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원전 부지 안에 임시로 건식 저장시설을 만들기도 했지만, 영구 시설은 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원전 등이 향후 10년내 저장공간이 포화된다. 원전 내 저장시설 건설을 서두르지 않으면 사용후핵연료를 둘 곳이 없어 원전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우리의 전기 사용에 제약이 생기는 것은 물론, 반도체·철강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주요 산업이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다. 고준위 방폐장은 최종 완공까지 30년 넘게 걸리는 만큼, 당장 시작해도 2050년 이후에나 설치가 가능하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정쟁 속에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부지 선정 절차 및 일정, 유치 지역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3건의 특별법안(국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안)을 발의했지만, 여야는 11차례 논의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저장시설의 용량 등이 쟁점이다. 정부·여당은 설비 용량을 설계수명 이후 ‘계속운전’까지 고려하자는 입장인데, 야당은 설비용량을 원전 수명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당의 주장은 결국 탈(脫)원전과 궤를 같이 한다. 야당안대로 입법되면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과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회 안팎에선 당·정이 ‘일단 입법’을 위해 야당안을 수용할 의지를 보였는데도, 야당이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당리당략의 정쟁 꺼리가 아니라, 원전 혜택을 받은 현 세대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다. 게다가 지금은 특별법 제정의 최적기다. 여야 모두 특별법의 필요성에 공감해 법안을 발의한 데다, 행정부가 강력한 법제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다수의 국민(91.8%, 에너지정보문화재단)도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의 시급성에 동의하고 있다. 1968년생인 정 학회장은 “이번에 특별법 제정이 무산되면 은퇴 전엔 힘들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10년 안에 이런 적기를 다시 맞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5월말 임기가 끝나는 21대 국회는 2월 1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은 우리 세대가 짊어져야 할 책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책임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겨서야 되겠는가.
- 오픈AI, 삼성·SK와 협업 가능성…AI 반도체 판 흔든다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또 방한해 반도체 광폭 행보를 이어간 것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이어 하드웨어까지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협업을 통해 사실상 엔디비아 독점인 AI 반도체 구도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AI는 마치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초거대 트렌드다. 이 때문에 올트먼 CEO와 만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오픈AI는 놓칠 수 없는 파트너사다. 이를테면 오픈AI가 대만 TSMC 같은 경쟁사들과 더 밀착할 경우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 AI를 고리로 이미 새로운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그래픽=김일환 기자)◇올트먼, 삼성·SK 경영진과 회동2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지난 26일 오전 9시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도착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과 만났다. 오전 내내 평택캠퍼스에 머물며 오찬까지 함께 했다. 이번 방한은 불과 7개월 만이다.사정에 밝은 한 반도체 업계 인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조달 논의가 주로 테이블 위에 올랐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트먼 CEO가 이렇다 할 고객사가 없는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은 이유가 있다. 그는 사실상 엔비디아 독점인 그래픽저장장치(GPU) 시장 구도를 깨고자 일본 소프트뱅크(영국 팹리스 ARM 소유), 아랍에미리트(UAE) G42 등과 AI칩 개발 협력, 자금 조달을 잇따라 협의해 왔다. GPU와 함께 AI 구동에 필수적인 부품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그런데 이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3%, 38%를 점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한국 기업들이 AI 시대의 중추 중 하나인 것이다.올트먼 CEO는 평택 일정 이후 서울로 이동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HBM 협력을 논의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천캠퍼스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이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만났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TSMC에 대항할 만한 파운드리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3나노 초미세 공정을 가동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 TSMC 정도다. 다만 TSMC는 현재 엔비디아의 물량을 대거 받고 있다. 미국 인텔 역시 1나노급 공정 개발까지 천명하고 있지만 아직은 경쟁력이 높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길게 보면 오픈AI가 자체 개발한 칩을 삼성전자와 인텔을 중심으로 위탁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나중에 주문을 취소할 수 있는 등의 리스크 탓에 작은 기업들의 주문은 잘 받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 잡으려면 추후 성장할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데, 이번 만남은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회동이 설계, 생산, 후공정 등 대부분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이뤄진 것은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평택캠퍼스 1~3공장은 D램,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라인이 구축돼 있다. 삼성전자에 주문만 하면 ‘풀 패키지’로 만들어주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脫엔비디아’ AI SW 외 HW도 노려그렇다면 올트먼 CEO는 왜 세계를 돌며 ‘전공’인 거대언어모델(LLM) 구축과는 아예 다른 반도체 칩 설계를 논의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오픈AI처럼 LLM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폭증하면서 GPU 수요가 확 늘어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빅테크 중 하나인 메타는 올해 엔비디아로부터 GPU ‘H100’을 35만개 이상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 H100 공급량 약 100만개 중 3분1의 이상을 갖고 싶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구글 등 다른 빅테크들까지 엔비디아에 줄을 서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엔비디아가 부르는 대로 가격을 매기고 주는 대로 물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트먼 CEO는 스스로 AI 붐을 일으켰다고 자부하지만 실질적인 AI 수혜는 엔비디아가 가져가는 현실을 깨야 한다고 여겼을 수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 독점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다른 반도체 기업들이 오픈AI와 손잡을 경우 반도체 경쟁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실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대만에서 TSMC의 모리스 창 창업자, 웨이저자 CEO와 긴급 회동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I에 따른 칩워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현재 AI 수요는 많은데 반해 반도체가 부족하다”며 “올트먼 CEO의 행보는 반(反)엔비디아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AI는 모든 산업에서 적용할 수 있다”며 “(AI 반도체 재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 생명보험재단 플레이라이프, 청년 성장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플레이라이프(PLAYLIFE)의 2월 워크숍 프로그램 ‘위로의 미장센’, ‘상처 받지 않는 대화법’과 챌린지 프로그램 ‘스마트폰을 멈추는 하루 1시간‘의 참여자를 동시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사진=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은 마음 성장 플랫폼 플레이라이프를 통해 워크숍, 챌린지와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 ‘클럽(CLUB)’서비스를 운영하며 청년들의 정신건강 회복과 자아성장을 돕고 있다. 2월에는 총 세 가지 프로그램의 참여자를 동시 모집하며, 프로그램 모두 1회의 온라인 모임 후 3주간 스스로 셀프 미션을 수행하고 인증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위로의 미장센 워크숍의 부제는 ‘내 삶을 영화로 써본다면’이다. 지난 삶을 들여다보며 ‘나를 위로하는 기억’에 주목하고, 시나리오 기법을 통해 그 기억을 장면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이해하는데 집중해 본다. ‘위로의 미장센’ 워크숍은 기록 콘텐츠 전문 기업인 ‘미닝오브’가 함께한다.‘상처 주고 상처 받지 않는 대화법’ 워크숍은 누구나 솔직하게 말하고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비폭력대화’ 대화법을 익혀보는 프로그램으로, 더 나은 관계를 위한 효과적인 소통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상처 받지 않는 대화법’ 워크숍은 비폭력대화 국제 인증 트레이너이자 상담심리학 박사인 이연미 튜터가 진행한다.‘스마트폰을 멈추는 하루 1시간’ 챌린지에서는 매일 1시간씩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훈련을 통해, 스마트폰 중독의 고리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 루틴 만들기에 도전한다. 3주간 제공되는 툴킷을 활용해 매일 스마트폰 사용을 줄인 시간을 체크하며 통제력을 회복하고, 주도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다.생명보험재단은 매월 플레이라이프 클럽 프로그램을 오픈하며, 연중으로 지속 운영하고 있다. 지난 워크숍 참가자들은 “각기 상항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에 위안을 받았다”, “플레이라이프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들을 많이 배웠다. 다른 분들도 스스로에게 큰 위로를 주는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후기를 전했다. 플레이라이프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참여 신청은 오는 28일까지 플레이라이프 웹사이트 내 클럽 페이지에서 가능하다.김정석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는 “생명보험재단은 2030세대가 플레이라이프를 통해 마음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많은 청년들이 플레이라이프 클럽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일상 속에서도 지속적인 실천을 이루며 내면의 변화를 체감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 올해 '금주'계획을 세웠다면?... ‘이것’만은 꼭! 실천하세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금주를 결심한다. 2024년 새해, 이런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은 갑자기 발병하는 질환이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신체적, 정신적으로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다”라며 “금주를 결심했다면 금단 증상에 잘 대응하고, 잘못된 음주 습관부터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술을 단번에 끊기 힘든 이유는, 본인의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뇌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최강 원장은 “실제 우리 뇌는 술을 마시면 쾌락중추에 강력한 자극을 받게 된다”라며 “오랜 기간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될 경우 뇌의 변화로 인해, 이성적으로 음주를 자제하려고 해도, 마치 반사 신경처럼 사소한 자극에도 음주를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술은 처음부터 주의하여 적절한 범위 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뇌의 쾌락중추가 고장이 나서, 조절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 의존도가 높을수록 심한 금단 증상을 겪게 된다. 사람마다 다양하게 발생하는 금단 증상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금주를 결심한 후에는 증상을 잘 관찰하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며, 안전하게 술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술을 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금주 결심과 실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 편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휴대전화 캘린더 또는 탁상 달력, 수첩 등에 자신의 금주일을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음주 빈도수를 세어보는 것이 금주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금주를 잘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지속해서 연락하면서 자신의 실천에 대해 꾸준히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술에 대한 갈망이 계속 느껴진다면, 날트렉손과 아캄프로세이트 등과 같은 항갈망제를 의사의 처방 후, 복용하는 것도 술에 대한 갈망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은 “술을 끊겠다는 각오와 구체적인 계획 실천에도 불구하고 금주에 번번이 실패한다“라면 ”혼자서 술을 끊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지역 내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 [IPO출사표]우진엔텍 “원전 정비부터 해체까지…종합 솔루션 기업 우뚝”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우진엔텍은 원전 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 해체 시장에도 진출해 입지를 확보하면서 발전의 모든 사이클을 아우를 계획입니다. 원자력 발전에 특화된 사업적 시너지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미국 등 해외 원전 시장에 뛰어들 예정입니다”신상연 우진엔텍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원자력 시장에서 우진엔텍의 지위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신상연 우진엔텍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우진엔텍)◇ “시운전공사부터 해체까지 원전 종합 솔루션 기업 도약” 우진(105840)이 세종기업의 원자력사업부를 인수해 2013년에 설립된 우진엔텍은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전문 기업이다. 원전 건설완료 후 상업운전이 진행될 때까지 유지 관리하는 시운전공사와 상시 운영 중인 발전소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경상정비, 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분해 점검과 시험을 하는 계획예방정비 등 원전 종합 정비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진엔텍은 고리 제2원자력 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정비용역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10곳의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에서 계측제어설비 정비 용역과 시운전 공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 경상정비는 지난 2022년 기준 시장점유율 2위, 화력발전은 3위로 입지를 확보한 상태다. 우진엔텍이 빠른 시간에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건 차별화된 연구·개발 시스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우진엔텍은 약 300명의 전문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인원의 92% 비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전원자력연료 등 기관과 기술 제휴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진엔텍은 현재 34건의 등록된 특허가 있고, 158건의 저작권과 192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우진엔텍은 향후 원전 해체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할 방침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전력수급계획 변화에 따라 원전 사업이 크게 좌지우지되는 사업 특성상 원전 해체분야 진출을 통해 정부 정책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우진엔텍은 ‘이동형 3차원 영상 모니터링 시스템’과 ‘대용량 해체 폐기물·표면오염도 측정 및 검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 해체가 본격화하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해체 사업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우진엔텍은 해외에서도 해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먼저 중국시장을 노리고 이후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원전 해체시장 조사와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원전 해체 기술 자립도를 기반으로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을 먼저 개발하고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려는 것이 큰 그림”이라며 “국가 간 사업으로 원전 해체에 대한 수출이 가능해질 때 우진엔텍이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모자금으로 부품 국산화·해체시장 진출…24일 상장우진엔텍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가 예정된 약 85억원(공모가 희망범위 최하단 기준)의 공모자금 중 일부를 먼저 원전 부품의 국산화를 할 방침이다. 장기간 소요되는 원전 정비·해체 사업 특성상 부품 공급이 중단되거나 단종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우진엔텍은 ‘소내 방사선 감시계통 MI 케이블 어셈블리’, ‘노외중성자속감시계통 신호처리함’, ‘광범위 지역감시용 방사선 검출기’, ‘보조금수펌프터빈 속도제어판넬’ 등 원자력 발전 부품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또한, 원전 해체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 확보에 약 70억원 규모를 사용할 방침이다.이를 통한 실적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우진엔텍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58억원으로 이미 2022년 전체 영업이익(56억원)을 따라잡았다. 우진엔텍은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3.4%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우진엔텍은 올해에도 충분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진엔텍은 이번 기업공개에서 총 206만주를 공모한다.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는 4300~4900원이다. 최대 공모금액은 101억원이다. 상장예정주식수는 927만1339주이며, 최대 예상 시가총액은 454억원이다. 우진엔텍은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같은 달 16~17일에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오는 1월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대표 상장주관사는 KB증권이다.
- 기준금리 8회 연속 동결, '라스트 마일' 점검한다(상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부터 이어진 8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물가 둔화 흐름, 가계부채 증가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등 국내 여건을 살피는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美 긴축 끝…물가·가계부채·부동산PF 점검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겨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한은은 작년 2월부터 11개월째 금리 인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하면서 한은이 국내 여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와 가계부채 증가세 탓에 금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부동산 PF 시장 불안, 저성장 우려 등으로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현재 최종금리 수준에 와 있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피벗’(정책 전환) 논의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물가는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7월 2%대로 낮아졌다가 △8월(3.4%) △9월(3.7%) 10월(3.8%)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물가는 11월(3.3%)에서야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12월에도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한은은 향후 물가 경로에서 유가와 농산물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가계부채도 증가 폭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이를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5조원으로 지난 11월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다.최근 부동산 PF 리스크는 최근 부각되는 상황이다. 국내 시공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달 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다. 정부와 한은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당장 금융안정에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출처: 한국은행◇물가안정이냐…금융안정이냐기본적으로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더라도 매파(긴축선호)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경로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물가안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우리 물가상승률도 점차 2%에 근접해 갈 것이지만 목표 수준에 안착 되는 시기는 불확실하다”며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반드시 물가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도 이 총재의 매파적 메시지를 지지한다. 지난달 연준의 조기 피벗 기대감이 시장을 휩쓸면서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는 빠르게 하락, 3.2~3.3%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물론 최근 주목되는 부동산PF 금융불안을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이 총재는 “주요 선진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올 중반쯤부터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에선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5월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5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4.1%에 달한다.
- “인구쇼크 속 혼인증가 희소식…출산율 반등 특단책 만들 것”
- [대담=이데일리 김성곤 매크로에디터겸 경제정책부장·이지현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 잠정치는 오는 2월에 발표가 되겠지만 대략 0.6명 후반대나 0.7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인구문제를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영미 부위원장은 4일 이데일리와의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이같이 전망했다. 더 충격적인 인구쇼크가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로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1년 기준 전세계 217개국 중 홍콩을 제외하면 꼴찌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초저출생 상황에 미국 뉴욕타임스는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럽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김 부위원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감소하던 합계출산률이 최근 5년 사이 1명 이하로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이제 결혼을 하고도 출산하지 않는 게 보편화됐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치열한 경쟁교육, 천정부지로 뛴 주거비 부담 등도 문제지만 집중적으로 인구가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 해법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김영미 부위원장은 출생아수가 더 문제라고 짚었다. 합계출산율은 출산 가능한 만 15~49세의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표다. 실제 태어난 아이들의 수인 출생아수는 좀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은 “2022년 출생아수가 24만9186명으로 25만명이 조금 안 됐는데, 2023년에는 한 2만명 정도 줄어든 23만명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1971년 102만명이 태어났던 때와 비교하면 인구가 1/4 토막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이 속도라면 앞으로는 출생아수 20만명대도 순식간에 무너져 교육의 위기, 노동 생산력 저하, 지방소멸, 국방력 약화 등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흔드는 저출산의 민낯이다.김 부위원장은 희망의 근거를 찾고자 노력 중이었다. 특히 올해 저점을 찍고 내년부터 추세적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근거는 혼인건수의 반등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으로 혼인건수는 코로나19 이전보다 6000건 정도 줄었지만 최근 결혼을 미뤘던 이들이 결혼에 나서며 지난해 9월 기준 혼인건수는 3.5% 정도 증가했다. 출산율 상승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 부위원장은 “반등이 일시적이지 않고 상승 추세로 만들기 위해선 올해 초부터 집중적으로 (저출산) 정책과 재정 등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아제한 흑역사…첫 골든타임 놓쳤다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노동시장 상황에서도 이상이 감지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성 고용률이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출산 육아기 여성 고용률 증가로 20대에 높았던 여성 고용률이 30대에 하락한 뒤 다시 반등하는 ‘M 커브 현상’이 꾸준히 완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젊은 여성이 육아를 위해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줄었다는 것이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경단녀 감소의 경우 2030 여성이 결혼 대신 경력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면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하고 입시 중심의 교육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가 핵심적인 고리인데 지난 20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다. 출산율이 떨어진 건 너무 당연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의 원인을 산아제한정책 장기화와 외환위기로 인한 가족해체에서 찾았다. ‘덮어놓고 낫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산아제한 슬로건은 어느 순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변모했을뿐 기존 기조를 1996년까지 유지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민이 정부방침에 순응했다기 보다 우리의 선호와 가치가 맞으며 자연스럽게 인구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엔 많은 아이를 낳아 그 중 한 명이 출세하기를 기대했다면 이젠 많은 이들이 한 명만 낳아 집중적으로 교육할 때 부모의 경력을 유지하는 것도 가계소득을 늘리는 것도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산업화 경제 성장을 이룬 데는 인구를 줄인 전략이 사실 필요했고 유효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구감소가 시작된 1983년 합계출산율이 2.1명일 때 멈췄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출산예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런 기조가 장기화하며 합계출산율은 1명대로 떨어졌고 여기에 1998년 외환위기(IMF)까지 닥치며 가족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 부양과 돌봄, 교육 등을 공동으로 부담하던 대가족 시스템이 멈추며 관련 비용은 고스란히 핵가족이 부담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젠 가족을 이루는 것 자체가 부담요인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누적되며 2002년부턴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로 떨어져 초저출산 국가 단계에 진입했다. 김 부위원장은 “그때부터라도 심각한 문제로 보고 대대적인 정책들을 펼쳤어야 했다”며 “정책적인 면에선 확장됐지만, 구조적인 요인이 바뀌지 않고 심화하며 결혼을 하고도 출산하지 않는 게 보편화했다”고 진단했다.◇ 무늬만 저출산 예산…출산율 반등 無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2020년 기준)이다.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곳은 OECD 가입국이 아닌 대만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세계적인 인구팽창 상황 속 대한민국만 빠르게 소멸 중이다. 전문가들은 인구를 줄이는 것보다 늘리는 게 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치관이 변한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출산 장려책을 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가장 비난받고 있는 것이 저출산 예산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380조원 가량의 예산을 저출산 대응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출산율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그는 “돈을 썼다고 많이 썼다고 하는데, 사실 돈을 많이 안썼다”며 “제대로 못 썼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가까이 저출산 예산 대부분이 가족정책에 집중됐다. 보육료를 지원하고 육아휴직 급여를 지원하는 게 모두 저출산 예산으로 잡혀서다. 이후 관련 사업은 정부 사업만 241가지로 늘었지만 군인 인건비, 학교 재건축 비용, 프로게이머 발굴 예산 등 언뜻 봐도 출산과 무관해 보이는 것들까지 저출산 예산으로 잡히며 저출산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김 부위원장은 “1년에 평균 50조원씩 저출산 대책에 쓰였다고 하는데 이 중 40%가 주거지원이다. 신혼부부에게 대출해주고 상환받을 돈이다. 그걸 지출이라고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실제로 출산율 제고를 위한 ‘가족 복지 지출’을 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6%에 불과하다. 프랑스가 3.44%에 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2%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김 부위원장은 “수백조원 중 저출산 문제와 무관하게 쓰인 게 너무 많다”며 “예산을 따져보며 효과성을 검증한 적이 한 번도 없어 이것도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육아 시간↑ 내집 마련 기회↑그동안 저출산 타개책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육아휴직제도나 보육지원제도 등은 유배우 출산율의 버팀목이었다. 이런 정책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선 맞춤형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봤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률적인 무상보육 시스템이다. 2세 미만 영아의 어린이집 이용률은 한국이 56%로 OECD 평균(35%)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자 수(한국 29명, OECD 평균 68명)는 너무 낮다. 김영미 부위원장은 “영아를 어린이집에 많이 보내는데도 출산율이나 고용률이 요지부동”이라며 “이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방인권 기자)해외 선진국에서는 시설 보육을 강화하더라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시간을 늘리는 게 육아 방식의 선택권 확대를 넘어 여러모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영아기에 형성되는 애착 관계는 아이의 정서와 사회적 발달에 영향을 주고 가족의 행복 증대를 통해 부모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서다.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3+3 부모육아휴직제’를 ‘6+6’으로 확대 개편한다. 생후 18개월 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간 부모 각각 육아휴직 급여가 상향 지급돼 부부 합산 최대 39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김영미 부위원장은 “육아휴직뿐만 아니라 육아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제도 역시도 상당히 많이 개선한다”며 “기존에는 24개월까지만 쓸 수 있었던 것들을 36개월까지 그리고 초등 2학년까지만 쓸 수 있었던 것을 초등 6학년까지, 주당 5시간에서 10시간까지도 급여를 보전해주는, 그래서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휴직도 쓰지만,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 재택근무, 이런 것들도 좀 활성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올해부터 시행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앞으로 유연근무나 재택근무 등과 같은 다양한 근무형태를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를 모듈화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업종별로 다양한 근무형태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언제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이후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할 수 있는 지 모델을 보여주면 고용주가 허용해주는 게 쉽지 않을까”라며 “부모들도 육아기때는 통으로 시간을 비우는 것보다 근로 시간을 줄여주는 것을 원한다. 이를 통해 경단녀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조금씩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청약제도 개편도 시작했다.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한 특별(우선) 공급제를 신설해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2세 이하 자녀(태아 포함)가 있으면 자격을 준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청 기회도 확대된다. 내년 3월 25일부터는 동일 일자에 당첨자가 발표되는 특별공급 등에 있어서 부부가 각각 신청해 모두 당첨될 경우 선 접수분에 대해 당첨 효력을 인정한다. 또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당첨자에 대해서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다자녀 가구에 대한 청약 혜택도 늘어난다. 다자녀 특공 기준은 민간분양에서도 뉴홈과 동일하게 기존 3자녀에서 2자녀 가구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3명 이상부터 배점 30~40점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2명부터 다자녀로 보고 자녀 2명을 둔 경우 25점을 받을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신혼부부 특공과 다자녀 특공 등 자녀가 있는 가구에게 뭔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 건데, 자녀 배점도 대폭 조정해보려고 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올해는 양육문화 확산을 위한 공론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냉정한 평가 통해 (인구) 정책추진기반 닦으며 무너진 국민정책신뢰 회복을 위한 밑작업에 매진했다면 올해엔 출산율 반등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개선, 과감한 재정투입과 함께 민간과 협력해 가족친화기업문화, 긍정적 아이양육 문화 확산 위한 문화운동 추진, 산업화성장 시대 만들어진 제도 및 인식체계 재편 위한 공론화를 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나친 낙관보다 위험한 과도한 비관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가뜩이나 불안한 청년들을 더 불안으로 내몰지 않도록 내년에는 합리적, 미래지향적, 혁신적 해법 논의가 더 활발히 이뤄지길 희망한다. 위원회도 더 적극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김영미 부위원장 약력△1977년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서울대 사회복지학 박사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위원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연구분과 위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