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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60돌 맞은 SK이노 심장 ‘울산CLX’, “그린팩토리로 탈바꿈한다”
- [울산=이데일리 박민 기자] “아직은 허허벌판이지만 오는 2025년 하반기에 세계 최초로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완공돼 가동될 예정입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연간 25만 톤(t)의 폐플라스틱이 이곳에서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재탄생하게 됩니다.”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 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지난 6일 찾은 울산 남구 장생포항 일대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 여의도 3배 면적 규모(826만㎡·옛 250만평)의 울산CLX 한편에선 절토 및 평탄화 작업으로 드러난 황토빛 흙이 광활하게 펼쳐졌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도시 유전 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짓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의 부지다. 이날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스퀘어센터 팀장은 “공장 부지 면적만 21만5000㎡(옛 6만5000평) 규모로 축구장 22개 크기에 달한다”며 “향후 이곳에서는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에 화학적 반응을 가해 기존 원료였던 단량체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이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7년까지 5조 투자해 넷제로 달성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 지난 60년간 국내 정유·화학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탄소(카본) 기반 사업을 축으로 하고 있는 정유·화학공장을 글로벌 탄소중립 시류에 따라 친환경 연료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그린 플랜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이다.현재 울산CLX의 원유정제 생산능력은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3위 규모로서 하루 8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일일 석유 소비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생산제품의 약 70%를 수출하면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석유 수출국이 되도록 자리매김한 곳이다.SK 울산 CLX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한다. [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다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탈탄소로의 에너지 전환이 강조되면서 사업모델 전환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탄소중립)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과정의 그린화, 생산제품의 그린화를 추진해 2030년까지 탄소를 50%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당장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하면서 탄소를 대폭 낮추겠다는 계획이다.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순환경제 구축하고, 친환경 설비 전환넷제로 달성을 위한 5조원 투자 가운데 1조7000억원을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투입한다.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축구장 22개 크기의 21만5000㎡(옛 6만5000평)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또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에도 3조원 이상 투자한다. SK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SHE(안전·보건·환경) 투자를 진행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공장인 SK 울산 CLX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에너지전환이 진행되면 휘발유, 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SAF)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시기를 대비해 SK 울산CLX는 석유제품 생산공정의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의 전환,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이 밖에 SK 울산CLX는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사업, 넥슬렌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CCUS는 이산화탄소 직접 제거를 통해 넷제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SK 울산CLX의 탄소감축 노력은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고온·고압 스팀(수증기)’을 공급하고 있는 열병합 발전소 내 연료원을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씨(B-C)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한 것이다.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LNG로 교체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 4000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남은 동력 보일러 2기까지 2023년까지 LNG로 연료를 교체해 연 4만t의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밖에도 설비·운전을 최적화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여행] 정조의 화성행차, 사도세자 향한 효심 뒤에 숨긴 속내는?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호호부귀 인인화락(戶戶이ㄷ 人人和樂). ‘집집마다 부귀하고 사람마다 즐겁다’는 뜻이다. 조선의 제22대 국왕인 정조가 꿈꾼 이상향이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치기 위한 개혁도시를 만들었는데, 지금의 경기도 수원의 화성이다. 하지만 그는 화성 완공 5년 후 4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미처 그의 꿈도, 개혁도 완성하지 못한 것이다. 살아생전 그토록 꿈꾸었던 이상향을 보지 못한 정조. 화성 성벽 곳곳에 아로새겨졌던 정조의 꿈은 성 완공 후 22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성벽 곳곳에 다시 그려졌다. 수원화성의 장안문◇길이는 1km, 6천명 동원된 퍼레이드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를 따라가는 길. 시작은 1795년. 정조 재위 20주년이자, 그의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을 맞는 해였다. 그야말로 경사 중의 경사였던 셈. 정조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바로 수원 화성 행차다. 8일간 왕복 112㎞를, 6000여명이 움직이는 대규모 행렬이었다. 실제 행렬의 길이만 1㎞에 달했다. 당시로는 상상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그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데, 바로 ‘능행반차도’다. 길이만 16m에 달하는 대형 그림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1779명, 말은 779필로, 실제로는 이보다 약 3배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화성능행도병풍(사진=국립고궁박물관).이 엄청난 퍼레이드에 얼마의 비용이 들었을까. 기록에 의하면 약 10만 냥의 돈이 쓰였다고 한다. 쌀로 치자면 2만 섬 정도다. 쌀 한섬이 144㎏, 2만섬이면 288만㎏이 된다. 20㎏인 쌀가마니로 14만4000가마니다. 이를 지금의 돈으로 환산하면 어떨까. 쌀 20㎏을 5만원으로 계산해도 14만4000가마니면 72억원에 달한다. 정조는 이 행차를 위해 너무도 큰 지출을 했던 것이다.행차의 준비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규모가 큰 만큼, 여러가지 문제도 많았다. 첫번째는 혜경궁의 건강이었다. 요즘이야 환갑은 제2의 인생 시작이라고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환갑이면 무척 많은 나이였다. 그렇다 보니 가마를 타고 먼 길을 이동하는 것은 혜경궁에게 무리가 될 수 있었다. 편하게 눕지도 못하고 한 자세로 앉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행차 열흘 전부터 가마타기 연습을 했을 정도였다.수원화성 성곽길 야경◇한양에서 수원까지, 조선의 새길이 열리다 수원까지 가는 길도 쉽게 정할 수 없었다. 과천을 통과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인데 남태령 고개를 넘어야 했다. 혜경궁이 가마를 타고 그 오르막을 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터. 이에 정조는 시흥~안양~의왕을 지나는 경로인 ‘시흥대로’ 코스를 선택했다. 시흥이라는 명칭도 이때 처음 생겨났다. 시흥은 한자로 ‘처음 시(始)’와 ‘일어날 흥(興)’을 쓰는데, ‘새로운 문화가 처음 일어났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흥은 경기도 시흥시가 아닌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이다.수원천에 미디어아트로 재현된 배다리두번째 문제는 한강이었다. 서울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도심의 넓은 강 중 하나. 조선시대에도 한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배를 이용해야 했다. 배를 타자니 행차의 모습이 망가지고, 다리를 만들자니 엄청난 토목공사가 되어 현실적으로 어려웠으니 화성 행차 준비의 큰 장애물이었다.이 문제를 해결한 이가 바로 정약용이었다. 그는 행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예산까지 아낄 방법으로 다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배다리’다. 정약용은 총 36척의 배를 횡목으로 연결해 튼튼한 배다리를 만들었다. 길이만 무려 1km가 넘는 행렬이 한강을 건너는 장관은 그래서 가능해졌다.장조로 추존된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의 모습(사진=문화재청)◇정조가 수원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어디…수많은 난관을 헤치며 화성에 도착한 정조가 이곳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어디였을까. 바로 그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였다. 사도세자는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에 희생돼 아버지 영조의 명으로 뒤주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세손이었던 정조는 왕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원래 있던 자리에서 조선 제일 명당인 융릉(경기도 화성)으로 옮기는 것이었다.그때만 하더라도 사도세자의 무덤에는 ‘능’이라고 이름 붙일 수가 없었다. 대신 ‘수은묘’라고 했다. 사도세자가 왕이 되지 못하고 죄인의 취급을 받아 죽었기 때문이다. 정조가 즉위하고 나서야 영우원으로 격상시켰다. 이후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명당’이라는 지금의 위치로 이장하면서 현륭원으로 개칭했고, 이후에 장조로 추존되면서 융릉으로 바뀌었다.산책하기 좋은 융건릉의 소나무 숲융릉은 정자각과 능침이 이루는 축이 일직선이 아니라 약간 비켜 조성했다. 이유가 있었다. 효심 깊은 정조가 아버지의 능을 조성할 때 “뒤주에 갇혀 돌아가실 때도 답답하셨을 것인데 정자각 바로 뒤에 능침을 조성한다면 얼마나 더 답답하시겠느냐”라고 말한 것을 따랐다. 융릉으로 이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이 땅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었다. 정조는 강제 이주 대신 새로운 장소에 성을 쌓고 집을 지을 돈과 이사비용까지 챙겨 이 사람들을 살게 했다. 그곳이 바로 지금의 수원 화성이다. 그리고 정조는 이곳에 터를 잡고 자신의 정치적 이상향을 새로 그리고자 했다.제사를 지내는 건물인 융릉의 정자각◇정조가 꿈꾼 유토피아, 다시 되새겨지다정조는 ‘만천명월’(萬川明月)을 정치 철학으로 삼았다. 달빛이 모든 냇물을 가리지 않고, 다 비추듯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베풀겠다는 뜻이다. 그는 노비제도를 없애고, 신분 해방을 통한 평등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런 그의 정치 철학은 혁명에 가까웠다. 화성은 강력한 개혁 정치를 펼치고자 했던 정조의 꿈을 주도할 도시였다.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사업 중 하나로 이달 23일까지 수원화성 화홍문에서 열리고 있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미완의 역사로 남은 화성. 그 성벽에 정조의 꿈이 다시 새겨졌다. 화홍문과 남수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수원천 일대에 ‘2022 수원 화성 미디어아트 쇼’(사업주관 수원문화재단, 총괄감독 이창근)가 열리고 있어서다. 밤마다 두 수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수원천 일대가 화려한 빛깔의 옷을 수차례 갈아입으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한다. 성곽의 아름다움과 하천의 자연스러움에 기술의 화려함을 더한 하나의 거대한 ‘예술’ 그 자체다.수원천 물줄기와 제방의 돌덩이, 양 천변을 연결하는 다리까지. 모든 자연물과 조형물들이 미디어아트 작품에 참여했다. 여기에 버드나무들은 기꺼이 빛을 품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커튼 역할을 하면서 가을밤 산책에 나선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최중필 수원특례시청 관광과장은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첨단기술과 만나 관람객과 색다르게 소통하는 축제”라고 말했다.
- '약자와의 동행' 강조한 4선 서울시장 오세훈의 취임 100일
- [이데일리 양희동 김은비 기자] “앞으로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어렵고 소외된 분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9일, 민선 8기 취임 100일을 맞는다.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으로 취임사부터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한 오세훈 시장은 ‘안심소득 시범사업’과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전국 최초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3곳) 운영 등을 본격 시행했다. 또 지난 8월 강남 등의 집중호우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에 1단계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추진하고 있다.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일 민선 8기 취임 이후 오는 9일 100일을 맞는다. (사진=서울시)오 시장이 민선 8기 ‘약자와의 동행’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정책들은 ‘안심소득’ 시범사업이다. 특히 오세훈표 미래복지모델로 내세운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취임 불과 열흘 뒤인 7월 11일, 500가구에 대한 첫 지급을 시작했다.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최저생계 지원을 넘어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소득보장제도다.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를 대상으로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 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안심소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는 1인 가구는 중위소득 85%(165만 3100원)와 본인소득(0원)의 차액에서 절반인 82만 6550원을 받을 수 있다.오 시장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도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만 0~9세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향후 5년간 14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36개월 이하 영아를 조부모 등에 맡긴 가구(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엔 최대 12개월간 매달 30만원 씩 돌봄수당을 지원한다. 여기에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에서 ‘외국인 육아 도우미 도입’도 제안했다. 싱가포르처럼 월 38만~76만원으로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서울교통공사 직원이었던 A씨가 서울 신당역에서 순찰 근무 중 입사 동기였던 전주환이 저지른 스토킹 살인에 목숨을 잃으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오 시장은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에 대한 사법권 부여 검토하고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 스토킹 피해자 거주지 CCTV 설치(2023년), 전문 상담사와의 핫라인 창구 구축, 출·퇴근길 ‘동행서비스’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여성 이용 시설 2곳(10명), 남성 이용시설 1곳(4명) 등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 3곳을 전국 최초로 운영한다.오세훈 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달 26일 참석한 스토킹 피해자 지원 관련 간담회. (사진=서울시)오 시장은 서울 강남 등에 침수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8월 집중호우 관련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지하 40~50m 아래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시 빗물을 보관해 하천으로 방류하는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등 3곳에 9000억원을 투입(1단계),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하지만 집중호우 대책으로 내놓은 이른바 ‘반지하 금지’ 조치는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약 20만 가구에 달하는 서울의 지하·반지하 주택을 장기적으로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 탓이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반지하 주택 축소는 가야 할 방향이지만 서울에 20만 가구가 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용적률 높이고 층수 제한 완화 등 재개발·재건축하면서 천천히 거주 이동을 하는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가야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 `금단의 땅` 송현동 부지, 한 세기 만에 시민 품으로
-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한 세기 넘게 `금단의 땅`으로 남았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면적 3배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3만 7117㎡)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 송현 녹지광장`으로 단장을 마치고 일반 시민에게 임시개방 한다고 6일 밝혔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은 1.2m의 돌담으로 낮아져 율곡로·감고당길·종친부길에서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100년 넘게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로 난 지름길(보행로)을 통해 연결된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보행로를 따라 걷다 보면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시는 `열린 송현 녹지광장`으로 다시 돌아온 송현동 부지를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임시 개방하고, 이 기간에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예술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송현동 부지에서 모습.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이 본격적으로 착수되기 전인 2024년 상반기까지 3만 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 전체를 열린 녹지광장으로 재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사진=연합뉴스)우선 내년 5월~10월 `서울 도시 건축 비엔날레`가 개최 예정이고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서울`을 내년 송현동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임시 개방 이후 2025년부터는 송현동 부지를 `이건희 기증관`을 품은 송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송현동 부지를 대한민국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대표 문화 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기본계획(안)을 마련한 상태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하나의 공원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통합 설계 지침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통합공간 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5년 1월 착공해 2027년 `이건희 기증관`과 공원을 동시에 완공해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원 부지 지하 공간에는 관광버스 주차장(50면)을 포함하는 통합 주차장(총 약 450면)을 조성해 불법 주차 문제를 없애고 북촌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의 정주권을 보호할 계획이다.시는 송현동 열린 녹지광장의 임시 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오세훈 시장 등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식과 음악회를 겸한 `가을 달빛 송현` 행사를 개최한다. 퓨전 국악팀 `라온아트`의 공연을 시작으로 유리상자의 이세준, 임지안, 몽니 등이 무대에 올라 짙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한껏 더해 줄 예정이다.`이건희 기증관`에 전시될 문화 예술 작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영상 전광판`, 송현동의 역사와 의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의 벽`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된다.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이 들어서는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공간’으로 조성해 임시 개방한다. 사진은 송현동 부지에 조성되는 녹지광장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한편, 송현동 부지는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혔던 미개발지로 수년째 방치된 나대지였다. 일제강점기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 미군 숙소, 미 대사관 숙소 등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3자 매매교환 방식`으로 부지교환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초 부지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시로 넘어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