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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죽음의 행렬을 멈춰달라"…올해만 8명, 청와대 앞에서 '정부 책임' 촉구
  • "집배원 죽음의 행렬을 멈춰달라"…올해만 8명, 청와대 앞에서 '정부 책임' 촉구
  • 23일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집회를 열고 “집배원 죽음의 행렬을 멈추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보겸 기자)[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집배원들이 지난 13일 30대 집배원이 과로사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은 23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집배원들은 왜 해마다 수십 명씩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라며 “집배원도 안전한 일터에서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전국에서 집배원 6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진행됐다. 우정노조는 이번 집회를 통해 △우체국 집배원 2000명 충원 △주5일제 보장 △우정사업본부장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인력 증원,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법이 작년에 개정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사업본부가 적자를 낸다는 이유로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정노조는 이어 “적자가 난다면 집배원 업무에 대한 적절한 요금을 받든지,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의 경영위기 책임을 떠넘긴 본부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원재 인천우체국 지부장은 “신도시가 생기면서 현장 집배원의 수는 그대로인데 일이 배로 뛰었다”며 “현장 인력이 모자라 아무리 아우성쳐도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중간 관리자만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라돈 침대’로 국민이 불안에 떨 때 집배원들이 주말도 반납하며 수거에 나섰다”며 “공공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임했고, 이에 이낙연 총리도 인력증원을 강구하고 지시했지만 결국 근무환경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우정노조는 충남 공주우체국 집배원 고 이은장씨의 추모 의식도 함께 진행했다. 이씨는 지난 13일 근무를 마친 후 잠을 자다 35세의 나이로 돌연사했다. 이씨는 정규직 전환을 두 달 앞두고 과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휴일에도 상사의 이삿짐을 나르고 개밥을 주는가 하면 개똥까지 치워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올해 8명의 집배원이 과로사했고 2008년부터 2018년까지의 사망자는 191명에 달한다. 이 씨의 동료 서근원 공주우체국 집배원은 추모편지에서 집배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서씨는 “우리는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하루하루 힘든 일상을 지내고 있지만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오늘도 이륜차에 몸을 싣는다”며 “더 이상 동료를 잃는 슬픔을 겪고 싶지 않다. 국민 여러분이 제발 도와달라”며 울먹였다.숨진 이씨가 무기계약직이라는 점을 이용해 초과 근무를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우체국 직원 이모(47)씨는 “무기계약직이었던 이 씨에게 정규직으로 바꿔 주겠다는 명목 하에 우정사업국장이 갑질을 했다”며 “특히 지방 우체국일수록 정규직 전환을 시켜 준다며 잡일을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과로사가 웬말이냐 집배원 증원하라” “근로조건 외면하는 본부장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정노조는 정부가 응답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중앙우체국 앞이 아닌 청와대 앞으로 온 이유는 집배원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정노조 60년 역사 최초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정노조는 이어 “총파업에 따른 혼란과 물류대란 책임은 정부가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05.23 I 김보겸 기자
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29th SRE][Cover]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 이데일리가 29회 신용평가 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를 담은 책자를 15일 발간했다. (이미지=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A+’ 등급인 군장에너지가 사상 첫 공모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1년 설립된 열병합발전사인 군장에너지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보유하며 유명세를 치른 이테크건설의 자회사다. 군장에너지는 2000억원 규모로 3년, 5년물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흥행에 성공하며 3000억원으로 50%나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2.229%, 5년물 2.629%로 등급민평대비 10bp이상 낮게 조달했다. 수요예측시 밴드인 등급민평대비 -20bp~+20bp 하단에서 결정된 것이다. 심지어 ‘BBB+’인 폴라리스쉬핑을 담으려던 한 운용사는 고심 끝에 개별 민평에 비해 60bp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받지 못하고 쓴 맛을 봐야 했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가 소속된 폴라리스쉬핑은 4월 16일 1년물과 2년물 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발행키로 하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1년물 950억원, 2년물 62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폴라리스쉬핑은 2년물 발행규모를 100억원 늘렸다. 폴라리스쉬핑은 1년물 3.009%, 2년물 4.181%로 개별 민평대비 각각 112bp, 121bp나 낮은 금리에 7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바야흐로 크레딧물(회사채) 전성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힘의 원천이다. 국채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일드커브는 수평선처럼 누운 지 오래다. 심지어 국채 변동성마저도 역대급 최악으로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지난해 국내 채권 수익률이 4~5%를 넘어서며 글로벌 수익률 수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엔 회사채만 순발행을 기록했을 뿐 은행채, 카드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공격적으로 이어지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 풀 꺾이며 크레딧물 강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레딧물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진행형이다. 기초자산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 이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장기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끝모를 크레딧 강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나없이 사다리타고 올라가기의 끝이 어디쯤일지, 더 올라도 되는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과연 크레딧물 전성시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29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선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29회 SRE에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38.3%(69명)로 가장 많았다. ‘당분간 지속되며 강한 연중랠리가 이어질 것이다’는 응답이 58명(32.2%), ‘금융위기 등 이벤트가 없다면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11명(6.1%)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 조정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58명(32.2%)이나 됐다. SRE응답자 70% “이례적 크레딧물 강세” 통상 ‘연초효과’로 불리는 채권시장 랠리가 있다. 연말에 은행 등의 자금 회수와 보험사에 유입된 대규모 퇴직연금 자금이 연초에 시장에 다시 풀리면서 수급에 따른 랠리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 강세는 1~2월을 지나 5월이 됐지만,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연초효과’라기 보다 이례적인 강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나타나는 크레딧물 강세에 대해 29회 SRE 응답자 180명중 125명(69.4%)이 ‘연초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례적 강세라고 답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비중은 78.4%(40명)에 달했다. ‘매년 나타나는 연초효과’라는 응답과 ‘예년에 비해 크레딧물 강세로 보기 어렵다’는 응답은 각각 31명(17.2%), 17명(9.4%)에 그쳤다. 실제로 과거 AA급과 A급간 스프레드가 70~80bp로 상당한 격차를 유지했지만, 최근 유동성의 힘이 AA급과 A급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는 A급이냐 BBB급이냐로 나뉜다는 얘기조차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와 ‘A+’간 3년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54bp수준이었지만 최근(5월 2일기준) 27bp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기관들이 맞춰야 할 수익률은 정해져있고, 수급에 의해 금리가 낮아진다면(채권가격 상승)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크레딧물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 투자가 제한돼 있다면 만기를 늘려 수익률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장기채 발행 잇따라…“자산강세 현상”올 들어(5월 2일 기준) 10년만기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은 KT(AAA), CJ제일제당(097950)(AA), SK인천석유화학(AA-), LG유플러스(032640)(AA), GS칼텍스(AA+), 롯데쇼핑(023530)(AA+), SK에너지(AA+), LG전자(AA), SK(AA+), 한화에너지(AA-), SK텔레콤(AAA), LG화학(051910)(AA+), 롯데케미칼(011170)(AA+) 등 13곳이나 된다. 이들 기업의 10년물 발행예정 규모는 총 1조9100억원이었고, 수요예측에서는 2배이상 많은 3조8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유플러스(AA)는 800억원 규모 10년만기 채권 발행 수요 예측에 무려 4000억원이 유입됐다. ‘AA-’인 한화에너지의 경우 높은 금리 메리트덕에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물량의 3배인 2400억원이 들어왔다. 이밖에 15년만기 채권 1100억원을 발행하는 LG전자(066570) 수요예측엔 2300억원이 몰렸고, 금리밴드 하단인 개별민평대비 -15bp로 결정됐다. AAA급으로 2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도 각각 개별민평대비 5bp, 8bp 낮은 2.471%, 2.231%로 결정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채 발행규모는 18조223억원으로 전년동기(13조9000억원)대비 29.5%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1~4월 회사채와 캐피탈채를 제외하면 은행채, 카드채, 특수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SRE 자문위원은 “1분기 회사채 시장은 전형적인 자산강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금융시장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이 오르니 더 사자는 수요가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채나 공사채(특수채) 수급이 줄었음에도 절대금리가 너무 낮아 회사채 시장이 최대 수혜를 봤다는 평가다. 역대급 크레딧물 강세 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는 근본적으로 여의치 않은 해외투자 여건에 일드 커브(수익률 곡선)가 평평해지며 절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기준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1.75%)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상태다. 하지만 미국 크레딧물 투자는 쉽지 않다. 스왑레이트(1년물 기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실제 투자시 기대수익이 크지않은 탓이다. 스왑레이트란 전세계 채권의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막기 위해 거래시 일정부분 부여하는 금리 차이를 말한다. 스왑레이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7~8월 무렵부터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난 2018년 5월을 전후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2018년 초부터는 100bp이상 마이너스를 기록중으로 현재 1년물(5월 3일 기준) 스왑레이트는 -143bp 수준이다. 유럽은 마이너스 채권 발행이 이슈될 정도로 저금리가 심각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Fed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관련 스탠스가 급격히 비둘기로 변하면서 당초 올 3차례가량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되레 금리인하 기대감이 제기된다.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0.3%로 글로벌 금융이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거래되는 채권 금리엔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699%, 국고 5년물은 1.217%를 기록했다. ‘AA-’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2.171%로 국고 3년물 대비 47bp(1bp=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같은 날 단기물인 91일 CD금리는 1.84%로 국고 3년물대비 141bp(0.141%포인트) 되레 높았다. 이때문에 증권사 등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회사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다. BBB급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회사채나 장기채가 인기를 끌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금리가 훨씬 높고, 크레딧 커브가 역전되면서 역마진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마저 장기투자에 나서며 기관들 수요는 3~5년에서 7년으로 바뀌었고, BBB급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4월 22일 ‘BBB+’급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480억원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3.5배가 많은 16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등급민평대비 -100bp~par로 제시됐던 발행금리는 등급민평대비 182bp나 낮은 3.065%로 결정됐다.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는 대한항공(BBB+) 역시 리테일 수요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공모 밴드하단을 밑도는 3.159%(-25bp),3.538%(-37bp)로 각각 결정됐다. 1분기 은행, 18조원 크레딧 순매수…2.5배↑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사업을 해 온 은행들도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의 크레딧 순매수 규모는 18조원으로 지난 2014년이후 5년 평균(7조2000억원)을 2.5배나 웃돌았다. 전년(8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107% 증가한 수치다. SRE 자문위원은 “은행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대체투자를 늘리기도 한계가 있어 크레딧 이름이 붙으면 그냥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리스크 관리가 타이트한 은행 특성상 대체투자 보다 신용등급이 명확히 구분되는 크레딧물 투자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은 최근 내부적으로 크레딧물 투자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이 은행은 중단했던 크레딧물 투자를 4~5년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들의 발행도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풍부해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채권의 만기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SRE자문위원은 “보험사의 경우 장부평가를 받으니 지금 사는 절대금리가 중요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만기보유라면 매수금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더 떨어지기전에 매수하자는 사다리 올라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신흥국 채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보험사 등 적지 않은 기관들에선 헤지비용이 커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채권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금리가 우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어도 경기 쇼크가 오지 않는 한 만기보유 플러스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스프레드 수준은 2015년 금리인하 기대가 있을 때 기록한 저점 부근에 임박했다”며 “조만간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대안부재론에 크레딧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고 밝혔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가격이 비싸지면서 이런 강세가 어느 수준까지 갈 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5월 수요예측 물량이 1~4월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크레딧 강세 분위기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14~2015년사이 기록했던 ‘AA-’ 3년물 신용스프레드(국고 3년물과의 금리차) 최저치는 25bp로 5월 신용스프레드는 이에 근접한 27~32bp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경기 둔화기에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채권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상반기 이후 크레딧 공급 축소 요인”이라며 “캐리수요가 높은 시장에서 2분기에도 회사채대비 여전채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도 증가세…중국 크레딧물 ‘급증’크레딧물 강세는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을 타고 해외에서도 과거대비 낮은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돈풀기 덕에 채권 발행이 쉬워졌고, 유럽, 일본 등은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절대수익률을 얻기 위한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OECD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채 발행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비금융권(회사채) 채권발행액은 13조달러(1경52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적격중 가장 낮은 BBB급의 채권발행은 2008년 30%에서 현재 54%까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눈에 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전 미미한 발행수준에서 2016년 5900억달러(689조9460억원)로 급증했다. 전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기업들이 자국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 디폴트 금액은 전년대비 약 4배 급증한 1196억위안(20조6017억원)에 달했다. 중국 채권 발행사의 37.7%가 중국 현지등급 기준 ‘AA+’이상으로 평가되고 이들이 회사채의 62.6%를 차지한다. 이는 2017년보다 59.5%나 급증한 수치다. 중국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A+’이하 등급 회사는 사실상 없고, 정크 등급의 회사도 없다. 사실상 등급이 지정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97%이상이 ‘AA’등급이상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선 AA등급 이상만 공모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영향이다.10년간 BBB 급증…디폴트 우려 `고조`다른 특징 하나는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2000~2007년 전세계 투자등급 발행에서 BBB등급 채권 비중은 평균 38.9%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8~2018년 44.1%로 증가했고, 2018년말엔 53.8%까지 급증했다. 전체 발행에서 BBB급이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 AA 및 AAA등급 채권 비중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AA급 채권비중은 16.7%에서 13.7%로, AAA급은 5.4%에서 2.3%로 각각 감소했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3월초 분기보고서를 통해 “투자등급 하단에 있는 BBB급 채권들이 시장의 파이어세일 위험을 키운다”며 채권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파이어세일이란 화재로 처치가 곤란한 물품을 할인 판매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채권시장에선 투자가 어려워진 채권을 내다파는 현상이 투자등급까지 번져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악화 국면에서 많은 수의 BBB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다면 투매가 일반 투자등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BIS는 2018년말 현재 BBB급의 회사채 시장 비중(일평균 거래규모)은 미국에선 3분의 1, 유럽에선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기업부문 취약성이 증가하며 디폴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경기 하강기엔 추락천사(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전락)가 크게 늘어난다. 등급 하락은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상당 규모가 진행된다면 투기등급 포트폴리오내 흡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OECD는 보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B 등급 회사채는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지난해 초부터 미국 국채와 BBB 등급 회사채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우치 수석은 “투자적격 등급에만 투자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는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갈 경우 채권을 던질 수 밖에 없다”며 “BBB 회사채 시장에선 이미 균열 조짐이 보인다. BBB 회사채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BBB등급의 추락천사 가능성은 2.8%에 그쳤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이 비율이 7.5%로 크게 높아진 바 있다. 현재 3조6000억달러(4209조8400억원)에 달하는 BBB급 채권을 고려할 때 2740억달러(320조4156억원)의 비금융 회사채가 1년내에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예상하고 있다. OECD는 “선진국들은 앞으로 3년이내 2조9000억달러(3391조2600억원)의 상환이 도래하고, 이머징마켓은 1조3000억달러(1520조2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회사들은 향후 3년간 총부채의 절반(47%)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2018년 회사채 순발행은 전년대비 41% 감소해 최저 수준에 도달했고, 투자자들사이에서 위험선호도가 감소했다”며 “2000년이후 지난 20년간 이 두 지표가 나타난 다른 해는 2008년뿐이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재은 기자
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29th SRE][Cover]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 이데일리가 29회 신용평가 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를 담은 책자를 15일 발간했다. (이미지=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A+’ 등급인 군장에너지가 사상 첫 공모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1년 설립된 열병합발전사인 군장에너지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보유하며 유명세를 치른 이테크건설의 자회사다. 군장에너지는 2000억원 규모로 3년, 5년물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흥행에 성공하며 3000억원으로 50%나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2.229%, 5년물 2.629%로 등급민평대비 10bp이상 낮게 조달했다. 수요예측시 밴드인 등급민평대비 -20bp~+20bp 하단에서 결정된 것이다. 심지어 ‘BBB+’인 폴라리스쉬핑을 담으려던 한 운용사는 고심 끝에 개별 민평에 비해 60bp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받지 못하고 쓴 맛을 봐야 했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가 소속된 폴라리스쉬핑은 4월 16일 1년물과 2년물 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발행키로 하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1년물 950억원, 2년물 62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폴라리스쉬핑은 2년물 발행규모를 100억원 늘렸다. 폴라리스쉬핑은 1년물 3.009%, 2년물 4.181%로 개별 민평대비 각각 112bp, 121bp나 낮은 금리에 7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바야흐로 크레딧물(회사채) 전성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힘의 원천이다. 국채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일드커브는 수평선처럼 누운 지 오래다. 심지어 국채 변동성마저도 역대급 최악으로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지난해 국내 채권 수익률이 4~5%를 넘어서며 글로벌 수익률 수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엔 회사채만 순발행을 기록했을 뿐 은행채, 카드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공격적으로 이어지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 풀 꺾이며 크레딧물 강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레딧물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진행형이다. 기초자산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 이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장기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끝모를 크레딧 강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나없이 사다리타고 올라가기의 끝이 어디쯤일지, 더 올라도 되는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과연 크레딧물 전성시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29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선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29회 SRE에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38.3%(69명)로 가장 많았다. ‘당분간 지속되며 강한 연중랠리가 이어질 것이다’는 응답이 58명(32.2%), ‘금융위기 등 이벤트가 없다면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11명(6.1%)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 조정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58명(32.2%)이나 됐다. SRE응답자 70% “이례적 크레딧물 강세” 통상 ‘연초효과’로 불리는 채권시장 랠리가 있다. 연말에 은행 등의 자금 회수와 보험사에 유입된 대규모 퇴직연금 자금이 연초에 시장에 다시 풀리면서 수급에 따른 랠리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 강세는 1~2월을 지나 5월이 됐지만,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연초효과’라기 보다 이례적인 강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나타나는 크레딧물 강세에 대해 29회 SRE 응답자 180명중 125명(69.4%)이 ‘연초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례적 강세라고 답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비중은 78.4%(40명)에 달했다. ‘매년 나타나는 연초효과’라는 응답과 ‘예년에 비해 크레딧물 강세로 보기 어렵다’는 응답은 각각 31명(17.2%), 17명(9.4%)에 그쳤다. 실제로 과거 AA급과 A급간 스프레드가 70~80bp로 상당한 격차를 유지했지만, 최근 유동성의 힘이 AA급과 A급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는 A급이냐 BBB급이냐로 나뉜다는 얘기조차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와 ‘A+’간 3년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54bp수준이었지만 최근(5월 2일기준) 27bp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기관들이 맞춰야 할 수익률은 정해져있고, 수급에 의해 금리가 낮아진다면(채권가격 상승)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크레딧물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 투자가 제한돼 있다면 만기를 늘려 수익률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장기채 발행 잇따라…“자산강세 현상”올 들어(5월 2일 기준) 10년만기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은 KT(AAA), CJ제일제당(097950)(AA), SK인천석유화학(AA-), LG유플러스(032640)(AA), GS칼텍스(AA+), 롯데쇼핑(023530)(AA+), SK에너지(AA+), LG전자(AA), SK(AA+), 한화에너지(AA-), SK텔레콤(AAA), LG화학(051910)(AA+), 롯데케미칼(011170)(AA+) 등 13곳이나 된다. 이들 기업의 10년물 발행예정 규모는 총 1조9100억원이었고, 수요예측에서는 2배이상 많은 3조8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유플러스(AA)는 800억원 규모 10년만기 채권 발행 수요 예측에 무려 4000억원이 유입됐다. ‘AA-’인 한화에너지의 경우 높은 금리 메리트덕에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물량의 3배인 2400억원이 들어왔다. 이밖에 15년만기 채권 1100억원을 발행하는 LG전자(066570) 수요예측엔 2300억원이 몰렸고, 금리밴드 하단인 개별민평대비 -15bp로 결정됐다. AAA급으로 2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도 각각 개별민평대비 5bp, 8bp 낮은 2.471%, 2.231%로 결정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채 발행규모는 18조223억원으로 전년동기(13조9000억원)대비 29.5%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1~4월 회사채와 캐피탈채를 제외하면 은행채, 카드채, 특수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SRE 자문위원은 “1분기 회사채 시장은 전형적인 자산강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금융시장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이 오르니 더 사자는 수요가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채나 공사채(특수채) 수급이 줄었음에도 절대금리가 너무 낮아 회사채 시장이 최대 수혜를 봤다는 평가다. 역대급 크레딧물 강세 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는 근본적으로 여의치 않은 해외투자 여건에 일드 커브(수익률 곡선)가 평평해지며 절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기준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1.75%)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상태다. 하지만 미국 크레딧물 투자는 쉽지 않다. 스왑레이트(1년물 기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실제 투자시 기대수익이 크지않은 탓이다. 스왑레이트란 전세계 채권의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막기 위해 거래시 일정부분 부여하는 금리 차이를 말한다. 스왑레이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7~8월 무렵부터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난 2018년 5월을 전후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2018년 초부터는 100bp이상 마이너스를 기록중으로 현재 1년물(5월 3일 기준) 스왑레이트는 -143bp 수준이다. 유럽은 마이너스 채권 발행이 이슈될 정도로 저금리가 심각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Fed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관련 스탠스가 급격히 비둘기로 변하면서 당초 올 3차례가량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되레 금리인하 기대감이 제기된다.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0.3%로 글로벌 금융이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거래되는 채권 금리엔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699%, 국고 5년물은 1.217%를 기록했다. ‘AA-’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2.171%로 국고 3년물 대비 47bp(1bp=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같은 날 단기물인 91일 CD금리는 1.84%로 국고 3년물대비 141bp(0.141%포인트) 되레 높았다. 이때문에 증권사 등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회사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다. BBB급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회사채나 장기채가 인기를 끌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금리가 훨씬 높고, 크레딧 커브가 역전되면서 역마진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마저 장기투자에 나서며 기관들 수요는 3~5년에서 7년으로 바뀌었고, BBB급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4월 22일 ‘BBB+’급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480억원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3.5배가 많은 16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등급민평대비 -100bp~par로 제시됐던 발행금리는 등급민평대비 182bp나 낮은 3.065%로 결정됐다.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는 대한항공(BBB+) 역시 리테일 수요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공모 밴드하단을 밑도는 3.159%(-25bp),3.538%(-37bp)로 각각 결정됐다. 1분기 은행, 18조원 크레딧 순매수…2.5배↑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사업을 해 온 은행들도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의 크레딧 순매수 규모는 18조원으로 지난 2014년이후 5년 평균(7조2000억원)을 2.5배나 웃돌았다. 전년(8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107% 증가한 수치다. SRE 자문위원은 “은행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대체투자를 늘리기도 한계가 있어 크레딧 이름이 붙으면 그냥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리스크 관리가 타이트한 은행 특성상 대체투자 보다 신용등급이 명확히 구분되는 크레딧물 투자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은 최근 내부적으로 크레딧물 투자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이 은행은 중단했던 크레딧물 투자를 4~5년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들의 발행도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풍부해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채권의 만기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SRE자문위원은 “보험사의 경우 장부평가를 받으니 지금 사는 절대금리가 중요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만기보유라면 매수금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더 떨어지기전에 매수하자는 사다리 올라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신흥국 채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보험사 등 적지 않은 기관들에선 헤지비용이 커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채권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금리가 우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어도 경기 쇼크가 오지 않는 한 만기보유 플러스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스프레드 수준은 2015년 금리인하 기대가 있을 때 기록한 저점 부근에 임박했다”며 “조만간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대안부재론에 크레딧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고 밝혔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가격이 비싸지면서 이런 강세가 어느 수준까지 갈 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5월 수요예측 물량이 1~4월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크레딧 강세 분위기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14~2015년사이 기록했던 ‘AA-’ 3년물 신용스프레드(국고 3년물과의 금리차) 최저치는 25bp로 5월 신용스프레드는 이에 근접한 27~32bp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경기 둔화기에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채권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상반기 이후 크레딧 공급 축소 요인”이라며 “캐리수요가 높은 시장에서 2분기에도 회사채대비 여전채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도 증가세…중국 크레딧물 ‘급증’크레딧물 강세는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을 타고 해외에서도 과거대비 낮은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돈풀기 덕에 채권 발행이 쉬워졌고, 유럽, 일본 등은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절대수익률을 얻기 위한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OECD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채 발행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비금융권(회사채) 채권발행액은 13조달러(1경52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적격중 가장 낮은 BBB급의 채권발행은 2008년 30%에서 현재 54%까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눈에 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전 미미한 발행수준에서 2016년 5900억달러(689조9460억원)로 급증했다. 전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기업들이 자국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 디폴트 금액은 전년대비 약 4배 급증한 1196억위안(20조6017억원)에 달했다. 중국 채권 발행사의 37.7%가 중국 현지등급 기준 ‘AA+’이상으로 평가되고 이들이 회사채의 62.6%를 차지한다. 이는 2017년보다 59.5%나 급증한 수치다. 중국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A+’이하 등급 회사는 사실상 없고, 정크 등급의 회사도 없다. 사실상 등급이 지정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97%이상이 ‘AA’등급이상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선 AA등급 이상만 공모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영향이다.10년간 BBB 급증…디폴트 우려 `고조`다른 특징 하나는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2000~2007년 전세계 투자등급 발행에서 BBB등급 채권 비중은 평균 38.9%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8~2018년 44.1%로 증가했고, 2018년말엔 53.8%까지 급증했다. 전체 발행에서 BBB급이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 AA 및 AAA등급 채권 비중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AA급 채권비중은 16.7%에서 13.7%로, AAA급은 5.4%에서 2.3%로 각각 감소했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3월초 분기보고서를 통해 “투자등급 하단에 있는 BBB급 채권들이 시장의 파이어세일 위험을 키운다”며 채권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파이어세일이란 화재로 처치가 곤란한 물품을 할인 판매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채권시장에선 투자가 어려워진 채권을 내다파는 현상이 투자등급까지 번져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악화 국면에서 많은 수의 BBB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다면 투매가 일반 투자등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BIS는 2018년말 현재 BBB급의 회사채 시장 비중(일평균 거래규모)은 미국에선 3분의 1, 유럽에선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기업부문 취약성이 증가하며 디폴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경기 하강기엔 추락천사(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전락)가 크게 늘어난다. 등급 하락은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상당 규모가 진행된다면 투기등급 포트폴리오내 흡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OECD는 보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B 등급 회사채는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지난해 초부터 미국 국채와 BBB 등급 회사채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우치 수석은 “투자적격 등급에만 투자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는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갈 경우 채권을 던질 수 밖에 없다”며 “BBB 회사채 시장에선 이미 균열 조짐이 보인다. BBB 회사채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BBB등급의 추락천사 가능성은 2.8%에 그쳤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이 비율이 7.5%로 크게 높아진 바 있다. 현재 3조6000억달러(4209조8400억원)에 달하는 BBB급 채권을 고려할 때 2740억달러(320조4156억원)의 비금융 회사채가 1년내에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예상하고 있다. OECD는 “선진국들은 앞으로 3년이내 2조9000억달러(3391조2600억원)의 상환이 도래하고, 이머징마켓은 1조3000억달러(1520조2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회사들은 향후 3년간 총부채의 절반(47%)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2018년 회사채 순발행은 전년대비 41% 감소해 최저 수준에 도달했고, 투자자들사이에서 위험선호도가 감소했다”며 “2000년이후 지난 20년간 이 두 지표가 나타난 다른 해는 2008년뿐이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재은 기자
⑤통일시대 대비하는 세종…새터민 공익활동에 전력
  • [로펌의 진화]⑤통일시대 대비하는 세종…새터민 공익활동에 전력
  • 세종은 북한이탈주민의 한국학교 적응 시 가장 큰 애로가 바로 영어교육의 부재임을 감안하여 이들의 한국정착을 돕는데 영어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북한이탈주민 글로벌 교육 센터(이하 “TNKR”)와 세종이 공동으로 탈북민 영어말하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세종 제공)[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최근 남북 대화모드가 다소 경색된 감이 없지 않지만 법조계에서는 통일시대를 대비한 움직임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통일 이후 남북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법체계를 미리 대비한다든가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시행될 시 있을 법적인 문제 검토 등이 그것이다.세종도 다가올 통일시대 대비에 매진하고 있다. 세종은 약 20명의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남북경협 PG(Practice Group·전문팀)를 통해 통일 이전에 진행되는 기업들의 남북경협 사업뿐 아니라 통일 이후의 각종 법률적 문제들에 관한 검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종이 대비하고 있는 통일시대는 법률적 영역뿐만이 아니다. 통일시대 사회통합의 가치에 방점을 찍고 공익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세종은 지난 2014년 사회공언 활동을 위한 사단법인 나눔과이음을 발족해 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의 적극적인 실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사장은 김용담(72·사법연수원 1기) 전 대법관이 맡고 있다. 나눔과이음은 사회통합을 위한 북한이탈주민 분과, 아동·청소년 분과, 사회적기업 분과, 문화·예술 지원분과 등으로 조직돼 있다.이 중 두드러진 활동은 북한이탈주민(새터민) 지원이다. 나눔과이음이 설립 되기 전인 2008년부터 세종은 탈북민 법률 지원과 다각적인 남한사회 정착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2018년 5월 통일부 등록자료를 기준으로 한 탈북민은 2만 669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만 명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중 탈북민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안정적인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남북하나재단에서 발간한 2018년 탈북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청소년의 가장 큰 고민은 진학·진로 문제 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 줄 존재가 ‘학급 담임 선생님’(77.9%) 외에는 없다는 점이다.세종은 이런 점에 착안해 소속 변호사들로 이뤄진 멘토단을 구성해 탈북민청소년을 위한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경제적인 어려움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세종에 따르면 도움을 받았던 탈북민청소년들 가운데 80%가 세종 변호사들과의 교류가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응답했다.세종은 이외에도 탈북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개최하는 등 노력을 쏟고 있다. 세종은 이 대회에서 수상한 탈북민에게 법률자문, 심사, 상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세종의 이런 노력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7년 9월 세종이 개최한 ‘MerryStart’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탈북민은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8년 동안 갈고 닦은 경력을 바탕으로 금속판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나눔과이음 관계자는 “남한 사회와 북한 사회를 고루 경험한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서 안정적인 정착과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통일 시대를 대비한 사회통합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세종의 변호사들도 이에 공감하고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05.07 I 송승현 기자
"韓 수출경제 곧 반등할듯…가전·자동차·철강 등 긍정적"
  • "韓 수출경제 곧 반등할듯…가전·자동차·철강 등 긍정적"
  •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에도 이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해외 바이어들의 움직임을 볼 때 곧 수출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가전제품, 자동차, 철강, 컴퓨터 등의 실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중앙은행이 완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영향력도 약화된 가운데 관건은 경기와 이익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 지다”라며 “한국의 대표적 경기 지표는 수출인데 최근 수입 주문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해외 바이어 비중이 높아 수출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표한 지난 2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3.6포인트로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2.1포인트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80개국이 넘는 해외무역관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해당 지수는 50포인트보다 클 수록 수입 주문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해외 바이어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해외 바이어의 태도 변화가 가장 긍정적으로 나타난 품목은 가전제품, 자동차, 철강, 컴퓨터 등이다. 가전제품(40.9 →76.2), 자동차(29.4 → 51.4), 철강(47.3 → 65.5), 컴퓨터(39.9 → 57.1)는 기준선인 50포인트 위로 올라온 상황으로 1분기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한편 밸류에이션 부담도 점차 완화되리란 전망이다. 안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11.2배까지 상승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주당순이익(EPS) 반등이 필수적인데 EPS 반등신호로 주목하는 게 바로 EPS 역전현상 해소로, 4월 초에 정상화됐다는 점에서 분기 말로 갈 수록 EPS 턴어라운드와 함께 시장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04.22 I 이슬기 기자
  • 전 대기업 최연소 인사총괄책임자가 말하는 취준 A to Z
  • "가장 큰 문제는 지금의 채용 시장이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취업을 위해 돈을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에요. 자기소개서부터 면접 준비까지 취업 컨설턴트에게 과외를 받거나 자소서 첨삭을 받거나 취업 학원을 다니는 등 각 절차를 거칠 때마다 엄청난 비용을 들이죠. 청년들의 취업 불안과 고민을 이용해 잘못된 정보와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최대한의 이익을 취하려는 곳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를 깨부수고자 이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면접왕 이형'이란 이름으로 유투브 채널을 운영 중인 이준희(37) 얼라이브 커뮤니티 대표는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안 보이는 세대라고 자책하는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지난 1월 청년 실업률이 8.9%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층까지 포함한 체감 실업률도 23.2%까지 치솟았다.나날이 혹독해지는 취업난 속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하는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유투브 등 개인방송을 찾아보며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10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준생 13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등 개인방송을 찾아보며 취업을 준비한다'(16.1%)는 응답이 '관련 학원·강의 수강'(13.7%)을 제치고 '관련 참고서, 교재 구입'(16.1%)이란 응답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을 정도다.실제로 자소서와 면접, 토익 등 어학시험 준비 방법 등 취업에 필요한 각종 정보들을 제공하는 유투브 채널들이 2030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접왕 이형'은 그 중 5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들을 보유한 최고 인기 취업 개인방송 채널 중 하나다. 입사 10년차인 36세에 최고 인사담당자까지 오른 대기업 전 인사담당자가 면접관의 시각으로 채용 면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정보로 청년들의 취업 고민을 해결하는데서 나아가 준비 과정에 겪는 외로움까지 보듬어주고 싶다는 자칭 '면접관 형님', 취업 유투버 이준희 얼라이브 커뮤니티 대표를 만났다."대기업 인사총괄자 경험, 청년 취업에 도움주고 싶어"이 대표는 지난 2017년까지 10년 간 이랜드 그룹의 인사 담당자로 몸담아왔다. 이 대표는 "이랜드 그룹에 입사해 처음에는 패션·영업 부문 실무 현장을 누비다 27세에 신입채용기획자에서부터 시작해 쭉 인사 담당 업무를 맡아왔다"며 "36세에는 인사총괄책임(CHO)까지 올라 대표이사 선임까지 담당했다"고 말했다.이 대표가 근무한 이랜드 그룹은 삼성그룹과 함께 대기업 시장에 '채용 구조'란 개념을 정착시킨 기업으로 손에 꼽힌다. 이 대표는 "자신이 처음 인사 담당자로 활동했던 2008년 당시까지만 해도 채용 과정을 일련의 절차와 데이터로 구조화한 주요 기업들이 없었다"며 "신입 채용은 물론 경력 직원 등 모든 그룹 직무에 구조화된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한 건 이랜드 그룹이 시초격이다. 자신 역시 10년 간 인사 담당 업무에 종사해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채용 구조의 원리와 본질을 알게 됐고, 내가 가진 능력으로 청년 취업이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사총괄책임자로 활동한 지 1년이 좀 안됐을 때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고 설명했다.취업정보 유튜버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이 대표는 "지난해 '퇴사한 이복형제'란 취업 컨설팅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지만 취업 컨설팅에서 더 나아가 취업과 관련해 청년들이 마주하는 고민과 외로움 전반을 해결해줄 수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박차고 나왔다"며 "그러다 그 해 12월 '면접왕 이형'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채널을 만들어 운영 중인데 운영 세 달 만에 구독자 수 5만명에 가깝게 달성했다"고 말했다.말단 직원에서부터 대기업 최고 인사 담당자로 오르기까지 10년 간 채용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무료로 취준생들의 채용 준비 주기에 맞춰 체계적이고 시의성 있게 제공해준다는 점이 그의 채널 인기 비결이다. 이 대표는 "10년 간 실무 및 전략 기획 업무 모두 경험하며 쌓은 경험과 내용을 별개의 아카데미나 학원 등 수익 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튜브 채널에 전부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 진정성을 느낀 구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이어 "단순 취업 뿐 아니라 기업에 입사한 뒤 이직, 퇴사 등 직장을 다니며 경험할 수 있는 생애주기들을 겪으며 알아둬야 할 중요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구독자들의 취업만 돕는 게 아닌 취업을 한 뒤 승진, 이직, 퇴사 등 모든 과정에 도움을 줘 구독자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경험 자체보다 무엇을 느꼈는지가 더 중요"그가 올린 100여개의 영상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끄는 것은 '면접관이 밝힌다는 1분 자기소개 이렇게 해야 한다', '면접 때 이런 답변하는 사람은 그냥 뽑았다' 등 면접 기술에 관한 콘텐츠들이다. 이 대표는 "면접관의 입장에서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오해,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 잡아주는 내용의 콘텐츠들은 조회수가 19만~20만회를 기록하는 등 특히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겪는 고민이 크게 세가지 정도로 나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첫번째로는 면접관, 즉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데서 불안이 따른다. 이 불안은 취업 관련 정보 제공 콘텐츠들이 많아지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지만 두번째로 자신이 살아온 경험들 중 기업이 원하는 직무 적성을 살려낼 내용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과 후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채용 준비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원리와 본질만 알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 다만 청년들이 자신이 겪은 경험의 내용들을 어떻게 기업의 관점에 맞게 재해석해 어필해야 할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은 이 채널을 통해 경험의 재해석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고, 재해석할 경험마저 없다면 그 경험을 늦게라도 쌓을 수 있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런 취준생들이 취업 준비와 관련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어학점수 등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업을 정형화된 매뉴얼과 정답이 있는 '고시 전형'으로 취급해버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이 때문에 자소서 준비는 이렇게 해야 한다, 직무적성검사는 이렇게, 면접 때는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등 틀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인식"이라며 "어학 점수는 기업이 정한 최소한의 점수 제한만 넘기는 선에서 준비하고 자격증 따기 등 스펙 쌓기에 몰두할 시간에 인턴십은 물론 단순 아르바이트도 좋으니 직무에 적합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또 "이같은 오해가 양산되는 것에 취업 컨설팅 업체나 학원 등이 강의를 많이 판매하기 위해 발휘하는 상술도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며 "자신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모든 대외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 경험을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영 서적과 신문을 읽으라고 추천해주는 편"이라고도 덧붙였다.커뮤니티로 취준생 청년이 겪는 외로움까지 어루만져그런 그는 최근 청년들이 겪는 세번째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이 대표는 "면접관이 뭘 원하는지 몰라서 겪는 불안, 면접관이 원하는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후회에 이어 청년들이 세번째로 겪는 고민은 '외로움'"이라며 "혼자 취업을 준비하며 갈등, 고민들과 계속 싸우다보면 끝도 없는 터널 속을 혼자 걷는 듯한 외로움에 빠진다. 최근에는 청년들이 이같은 고민을 공유해 치유 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얼라이브 커뮤니티'다. 이 대표는 "같은 고민을 지닌 청년들이 모여 함께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활동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같은 고민을 가진 4~5명을 모아 스터디 모임 형식으로 자리를 만들어주고 가이드라인 정도만 던져주면 실천해 목표를 완수해나가는 건 참여자들의 몫이다. 조만간 강남구에 100평 규모로 활동 공간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04.10 I 김보영 기자
하루 6.7시간 자는 한국인… 40%는 "수면상태 불량"
  • 하루 6.7시간 자는 한국인… 40%는 "수면상태 불량"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한국인 10명 중 4명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28일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및 254개 보건소와 함께 만 19세 이상 22만8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면시간과 함께 수면 질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졌다.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으로 나타났다. 2008년 6.9시간을 기록한 이후 10년째 평균 수면 시간은 6.6~6.8시간 사이를 오가고 있다.이번에 처음 조사된 수면의 질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 측정도구(PSQI) 점수 총합이 5점을 넘어 불량 수면 상태를 보인 사람 비율은 37.9%로, 10명 중 4명 가까이 한밤중 새벽에 깨거나 취침 후 30분 이내 잠들지 못하는 등 수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것이다.지역별로 보면 대체로 도시 지역 수면의 질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사는 성인들은 10명 중 6명(61.5%)가 수면 저하를 호소했다. 가장 낮은 장수군과 비교해 3배나 높았다. 인천 동구(58.3%), 경남 김해시(56.2%), 인천 계양구(55.7%), 충남 서산시(54.0%) 도 수면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03.28 I 장영락 기자
여성 공무원 비율 45% '역대최고'…신규채용은 수년째 '女>男'
  • 여성 공무원 비율 45% '역대최고'…신규채용은 수년째 '女>男'
  •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지난 1월 2일 새해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40대와 50대 여성 공무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40대 공무원 중 거의 절반이 여성이었고, 50대 여성 공무원도 10명 중 3명을 넘어섰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40~50대가 돼도 일을 그만두지 않는 여성 공무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인사혁신처가 25일 발표한 ‘2018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여성 공무원 비율은 46.5%로 역대 최고치였다. 2008년 35.3%에 불과했던 40대 여성 공무원 비율이 2013년 40.6%로 뛰더니 2018년에는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50대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08년 21.7%에서 2013년 27.5%로, 2018년에는 34.1%까지 뛰어올랐다. 이 결과 지난해 전체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45.0%로 역대 가장 높았다. 지난 조사(2013년) 당시 41.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출산·육아 휴가가 자유로워 여성 공무원의 경력 단절이 줄어든 동시에,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이 호전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공공부문에서 여성 고위공무원을 1인 이상 임용하도록 추진하는 등 중장년 여성 공무원이 근무하기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 최근 새로 채용된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새로 채용된 여성 공무원 비율은 59.8%→50.9%→51.9%→47.4%→51.1%로 꾸준히 50% 안팎을 유지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장기 재직하는 여성 공무원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여성 공무원들이 40~50대가 되면 그만두는 경우가 잦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경우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체 공무원 106만8629명(작년 8월1일 기준) 중 공무원총조사 시스템을 통해 응답한 공무원(헌법기관을 제외한 국가직·지방직) 95만609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공무원총조사는 1969년부터 5년 주기로 국가직·지방직·헌법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왔다. 이번 2018년 공무원총조사는 11차 조사다.[인사혁신처 제공]
2019.02.25 I 김정현 기자
경제 어렵다는데 소비 늘어난 이유 'CCSI '는 안다
  • [톡톡!경제지표]경제 어렵다는데 소비 늘어난 이유 'CCSI '는 안다
  • 설연휴를 앞두고 경기도에 위치한 한 재래시장에서 한 손님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너무 힘들어요.”저는 주변 재래시장을 찾을 때마다 상인분들에게 “요새 경기가 어떤 것 같으시냐”고 여쭤봅니다. 대부분 “경기 너무 안좋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20년 장사했는데 지금이 가장 어렵다”, “메르스 창궐 이후 제일 힘들다”는 말씀도 자주 하십니다. 사람 사는 게 그렇죠. 대부분의 경우 지금이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좋았던 기억만큼 나빴던 기억도 퇴색하고 미화되기 때문이겠지요. 인지상정이지만 상인들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만은 없습니다. 특히 가계심리를 파악해 정책을 짜야 하는 정부 당국자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입니다. 계속 경기가 어렵다는 말만 듣고 재정을 무작정 지속적으로 풀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그래서 등장한 것이 소비자심리지수(CCSI)입니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입니다.기준값을 100으로 해 그보다 크면 가계의 경제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죠. 한국은행이 매달 수천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합니다.CCSI에 포함되는 질문은 크게 여섯 가지입니다. △현재생활 형편이 어떤지 △생활형편이 향후 어떨 것 같은지 △가계수입이 늘어날지 줄어들지 △앞으로 소비지출을 확대할지 축소할지 △과거와 비교해 현재 경기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묻습니다.각각의 질문에 대해 가계는 △매우긍정 △다소긍정 △비슷 △다소부정 △매우부정 등 5개 응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 △생활형편전망 CSI △가계수입전망 CSI △소비지출전망 CSI △현재경기판단 CSI △향후경기전망 CSI가 산출됩니다. 그리고 이 여섯 가지 CSI들을 취합해 일정한 수식에 넣으면 CCSI가 도출됩니다.나름 체계적이죠? CCSI는 실제로 가계의 소비심리를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CCSI가 최근 의심을 받았습니다. CCSI만 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계 소비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부진했는데요. 실제 민간소비는 좋았기 때문입니다.지난해 10~12월 CCSI는 각각 99.2, 95.7, 96.9였습니다. 장기 평균 100에 미달한 수치죠. 특히 11월 CCSI는 2017년 2월(93.6) 이후 21개월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그만큼 경기를 어둡게 바라보는 가계가 늘었다는 얘기입니다.그런데 막상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결과를 열어보니 민간소비는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2017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CCSI가 틀린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CCSI가 부진했던 것은 CCSI를 구성하는 현재경기판단 CSI, 향후경기전망 CSI 등이 크게 낮았기 때문이었는데요, 막상 소비지출전망 CSI는 높았습니다. 가계의 부정적 경기인식에도 불구,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지출 심리는 긍정적이었다는 게 CCSI에도 이미 나타나 있었던 거죠. 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상반기 중 하락곡선을 그렸고 7월에는 105로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반등해 지난해 9월에는 111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10월(111)과 11월(108), 12월(109)에도 긍정적인 소비지출 심리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경기는 어렵겠지만 소비는 늘어날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죠.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근로시간 단축 등 ‘저녁이 있는 삶’ 정책의 효과라는 분석입니다. 40세 미만 2030세대에서 소비지출심리가 크게 개선됐습니다.40세 미만 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9월 122를 기록해 2008년 관련 통계가 편제된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0~122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CCSI는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물론 관련 원자재 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에게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전체 지표와 실제 소비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꼼꼼히, 비교해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2019.02.03 I 김정현 기자
"경제 어려워도 쓸땐 써야죠"…'워라밸'이 지갑 열었다
  • "경제 어려워도 쓸땐 써야죠"…'워라밸'이 지갑 열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경기 전망과 소비지출 심리가 반대로 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는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소비지출은 확대하려는 가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오락·문화 관련 소비심리가 크게 높아졌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주 52시간제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경제 어렵겠지만 소비는 늘리겠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5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100을 하회하고 있다. 가계의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다는 얘기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가계의 부정적 경기인식에도 불구,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지출 심리는 긍정적이다. 이번 달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9로 지난해 평균(108)보다 높았다. 지금보다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가계가 줄이겠다는 가계보다 많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현재와 비교한 6개월 뒤 소비지출에 대한 가계 인식을 설문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점 100을 넘으면 앞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가계가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상반기 중 하락곡선을 그렸고 7월에는 105로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반등해 지난해 9월에는 111까지 치솟았다. 이후 10월(111)과 11월(108), 12월(109), 1월(109)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소비지출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지난해 민간소비는 2011년 2.9%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8%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0% 증가하며 2017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근로시간 단축 등 워라밸 정책효과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워라밸’ 정책의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직장인들 중에서도 40세 미만 2030세대에서 소비지출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40세 미만 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9월 122를 기록해 2008년 관련 통계가 편제된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0~122 사이를 오가고 있다. 40~50세의 소비지출전망 CSI도 지난해 10월 117을 기록하며 6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락이나 문화비를 늘리겠다는 2030세대가 크게 늘었다. 40세 미만 교양·오락·문화생활비 지출전망 CSI는 2017년만 해도 가장 높을 때가 97에 불과했다. 한때(2월) 87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92~97 수준에서 등락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103을 기록해 사상 최고수준 급등했고,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중장년층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자극받아 의료비 지출을 늘려잡고 있다. 40~50세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CSI가 지난해 10월 112로 2012년 12월(112) 이후 7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은 110이다. 50~60세의 경우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3개월간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CSI가 112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과 올해 1월에는 111을 나타냈다. 2015년 9월(1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워라밸을 중시하는 정책과 건강보험을 강화하는 정책 등을 펴왔다”며 “이들 효과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출 경기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수출 대기업 직장인들의 소득이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이들 직장인들은 주 52시간 제도 수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비지출을 더 확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9.01.30 I 김정현 기자
쪼그라든 수출입, 부진한 소비·투자…겹악재에 中경제 ‘경착륙 주의보’
  • 쪼그라든 수출입, 부진한 소비·투자…겹악재에 中경제 ‘경착륙 주의보’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BB 제공][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빚더미 위에서 성장해온 중국경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도, 생산도 침체…경착륙 가능성 ‘솔솔’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전체의 성장률은 6.6%로 집계됐다.4분기 성장률도, 지난해 전체 성장률도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에는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2011년 9.5%,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를 기록하면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는 추세다.수출입 지표와 소비, 투자 모두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7월 이후 최대폭이다. 수출 역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하며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두터워진 중산층을 바탕으로 내수 소비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지금껏 드러난 숫자로는 이마저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하는데 그쳤다. 작년 자동차판매량은 2808만대에 그치며 2017년보다 2.8% 줄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도 부진하다. 작년 1∼12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9%로 집계됐다. 중국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성적표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뒤로 미루고 있는 점도 악재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미국기업 4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1.1%는 무역전쟁 때문에 투자를 연기하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작년 밑돌 것”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작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UBS 등 일부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래리후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나서겠지만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경기 하방압력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작년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미중무역전쟁 이슈 때문에 수출을 앞당긴 때문”이라며 “올해는 수출이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글로벌 경제에도 악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구매력은 세계 생산의 18.3%를 차지한다. 2008년(12.2%)보다 높아진 것은 물론, 2013년부터 미국의 구매력도 웃돌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의 공장이자 ‘지갑’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심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중국 경제 상황은 숫자로 보여지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문제는 2019년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 촉진을 위한 많은 대안을 갖고 있겠지만, 올해는 지난 10년 동안 축적된 막대한 부채를 더 늘리지 않으면서 성장을 자극해야 한다. 균형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러면서 “중국만 바라보던 세계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세계 경제성장 엔진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식어가고 있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19.01.22 I 김인경 기자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7명 출사표
  • [금융브리프]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7명 출사표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다음은 이번 주(1월7일~1월11일) 금융권 주요 뉴스다.◇11일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일대일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과 법인설립등기를 마무리했다. 2014년 11월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를 해체한 지 약 4년 만의 지주사 부활이다.◇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마감된 제18대 회장 선거 후보 등록에 민간 출신과 정부 출신 인사 총 7명이 서류를 냈다. 민간 출신으로는 남영우(65)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조성권(64)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 박도규(63)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황종섭(61)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관료·유관기관 출신으로는 한이헌(75) 전 국회의원, 박재식(61)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목(58) 서민금융연구원장이 입후보 서류를 냈다.◇10일 금융감독원은 부국장과 팀장 30명을 국·실장급(부서장)으로 신규 승진 발령했다. 이는 인사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작년 5월 취임한 윤석헌 원장이 단행한 첫 인사다.◇10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12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75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90조5000억원 대비 15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10일 수출입은행은 김경자 심사평가단장을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에 승진임명했다. 지난 1976년 수은 창립 이래 여성이 본부장에 임명된 건 김 신임 본부장이 처음이다.◇9일 금융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위탁해 지난해 10~11월 전국 만 19~69세 국민 219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8.6%는 “금융 상품의 약관과 상품 설명서가 너무 어려워서 불편하다”고 답했다.◇9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대우,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 3곳을 주관사로 추가 선정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크레디트스위스와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9일 광주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류심사와 심층면접을 통해 송종욱 광주은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송 행장의 재선임은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확정된다. 임기는 2년이다.◇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없지만 기업집단 내 ICT 기업 자산 합계액이 기업집단 내 비금융회사 자산 합계액의 절반 이상인 그룹은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임시회의에서 MG손보가 지난달 14일 제출한 경영개선 이행계획서에 대해 심사한 결과 최종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다만 2개월 내 경영개선 이행계획서를 재보완해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2019.01.12 I 유현욱 기자
아베노믹스 한계왔나…닛케이 7년만에 하락장으로 마감
  • 아베노믹스 한계왔나…닛케이 7년만에 하락장으로 마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몬테비데오 대통령궁을 지니가고 있다[사진=AFP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28일 닛케이평균지수(닛케이225)는 전일 대비 62.85엔 하락한 2만 14.77엔으로 2018년 마지막 증시를 마감했다. 일본 증시가 하락장으로 한해를 마감한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지난 10월 2일까지만 하더라도 2만 4270엔을 돌파하며 27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결국 2만엔을 간신히 지키며 초라하게 끝을 맺었다. 이번 하락 마감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는 그동안 아베 신조 정부가 야심 차게 밀고 나갔던 아베노믹스가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2기 아베 정부는 2012년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약 73개월간 진행된 아베노믹스를 추진해왔다. 무제한 양적 완화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정부는 과감한 재정확대 정책을 사용했다. 그 결과, 달러당 80엔 수준이었던 엔화 가치는 현재 110엔 수준까지 떨어졌고 기업들의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만엔 이하로 떨어졌던 주가는 물론, 도쿄 등 주요 도시에 한정돼 있지만 부동산 등 자산가치도 상승했다.그러나 한계 역시 뚜렷하다. 일본정부와 일본은행(BOJ)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목표치로 내세운 물가상승률 2% 달성은 요원하다. BOJ는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신선제품 등 제외)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2020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으로 국가 부채는 늘어나고 금융기관의 수익성 약화나 채권시장의 기능 약화 등 금융시장 전반의 체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완전히 극복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욱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지만, 이미 장기금리가 0%에 수렴한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쓸 수 있는 정책이 마땅치 않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기조 확산,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을 일본 경제가 소화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이런 상황에서 내년 이후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지난 18일 민간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ESP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3분기를 일본경제의 전환기로 본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소니파이낸셜홀딩스의 칸노 마사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가 조정에 대해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8.12.28 I 정다슬 기자
소멸되는 항공사 마일리지 똑소리나게 쓰려면
  • [톡톡! 생활경제]소멸되는 항공사 마일리지 똑소리나게 쓰려면
  • (제공:대한항공)[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년 1월1일부터 항공 마일리지가 소멸됩니다. 예정됐던 소멸인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죠. 마일리지가 혜택이 크지만, 사용이 쉽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터져나오는 겁니다. Q. 항공사 마일리지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A.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항공권 좌석이 많지 않다는 비판입니다. 항공사들은 전체 좌석 가운데 한 자릿수 이하로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거나 성수기에는 아예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카드사 포인트도 마일리지로 전환가능해지는 등 마일리지가 예전에 비해 늘어나는데 비해 사용처는 그대로 두는게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항공사 약관에 부당한 점이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내년부터 승객들이 몰리는 휴가철에도 마일리지로 이용 가능한 좌석을 5% 이상 배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성수기에는 5%도 안 되는 좌석을 배정했다는 얘깁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은 3~5% 수준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Q. 내년에 소멸되는 항공 마일리지는 어느 정도인가요. A. 내년에 소멸되는 항공 마일리지는 전체의 30%인 8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영업비밀이라면서 소멸 마일리지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습니다만, 대한항공은 내년 1월1일 소멸되는 마일리지의 80%는 거의 사용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내년 1월 1일은 많지 않으니 그렇게 많은 마일리지가 소멸되는게 아니라면서도 내년 전체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Q.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정된 소멸이라고 하지만, 2008년 1월1일부터 쌓은 마일리지가 다 소멸된다면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좀 갑작스러울 수도 있겠는데요. A. 내년 1월1일부터 2008년에 쌓은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하는건데, 마일리지 유효기간 제도 도입 이전인 2008년 7월(아시아나는 2008년 10월) 이전에 쌓은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즉 2008년 1월1일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마일리지를 쌓은 경우 유효기간이 없기 때문에 소멸되지는 않습니다. 내년에 첫 소멸되는 마일리지는 2008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쌓은 마일리지입니다. 아시아나의 경우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입니다. 2009년에 쌓은 마일리지는 2020년에 소멸되는 등 연간 단위로 순차적으로 소멸됩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보통 유효기간이 10년인데, VIP 고객은 12년으로 두기도 합니다. 중간에 마일리지를 쓰셨다면 소멸시기가 가까운 마일리지부터 사용됩니다.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소멸예정시기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갑자기 항공사들이 유효기간을 뒀던 이유는 뭔가요.A. 유효기간을 두는 이유는 회계상 마일리지와 포인트가 부채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가 쌓이면 쌓일수록 부채는 불어나기만하다보니 영업을 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가되는겁니다. 반면 소멸되는 마일리지와 포인트는 기업의 수익으로 잡힙니다. 항공사 입장에선 유효기간을 두는게 회계에 아주 유리한거죠. Q. 마일리지나 포인트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데, 대책은 없나요.A. 마일리지나 포인트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 소관부처나 공정위가 나서 사용처 확대를 주문하거나 약관 불공정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현재 가장 모범적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용하는 곳은 카드사인데요, 카드 포인트는 올 하반기부터 100% 현금화가 가능한 데다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되는 포인트 일부는 공직재단에 넘겨 서민이나 취약계층 지원 재원으로 쓰입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2008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의 마일리지 운영 내용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도 불공정 사례가 시정이 되고 카드사 마일리지처럼 사용이 확대될지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기업의 서비스를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건 지나치다는 비판도 없진 않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항공사 마일리지 어떻게 쓰면 좋을지 팁을 좀 알아보겠습니다.A.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소비자 문제 유관 전문가와 변호사 70명을 대상으로 ‘항공마일리지 개선방향 전문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70명 중 69명이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69명 중 72.5%인 50명이 마일리지를 사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50명에게 어디에 썼냐고 물은 결과(2개 이내 복수응답 허용) 88%(44명)가 ‘보너스 항공권 구입’에 썼다고 답했습니다. 이코노미 좌석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바꾸는 등 ‘좌석 승급’에 사용했다는 응답자가 34%(17명)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밖에 ‘호텔, 렌터카, 공항이용’과 ‘제휴사 서비스(영화, 이마트 등)’가 각각 4%(2명)씩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부분의 마일리지가 항공권 구입과 좌석 승급 사용되는 셈입니다. 소비자들이 이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호텔이나 렌터카 등은 워낙 할인도 많이되다보니 항공권 구입보다 금액으로 환산한 혜택이 더 적기 때문입니다. 1만마일리지이면 제주도를 왕복할 수 있는데, 1박에 10만원이면 예약가능한 호텔 예약에 2만 마일리지를 써야되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항공권과 좌석승급에 활용하시는게 가장 좋은 셈입니다.
2018.12.15 I 김경은 기자
“가족이 노인 부모 부양해야” 41%→27%
  • “가족이 노인 부모 부양해야” 41%→27%
  • 지난 10월 2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열린 2018 강동 취업박람회에서 노인들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노인 부모 부양을 가족이 해야 한다는 인식이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후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두 명 중 한 명꼴로 가족,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장례 방법으로는 화장을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에 따르면 노인 부모 부양을 가족이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7%로 2008년(40.7%)에 비해 14%포인트 낮아졌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11.9%에서 19.4%로 7.5%포인트 높아졌다.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답변은 48.3%에 달했다.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노년기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노인과 자녀세대에서 모두 자녀동거 규범도 약화돼 공적인 제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특히 상속의 경우 인구 고령화와 의료서비스 확대로 부양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인식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상속 방법에 대한 태도를 보면 자신이나 배우자를 위해 써야 한다는 비중은 2008년 9.2%에서 2017년 17.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녀 균등배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다. 2008년 51.1%였던 균등배분 의견은 2017년 59.5%로 증가했다. 반면 장남에게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의견은 15.9%에서 9.0%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요 지출항목별 노인부양 비용 분담을 보면 생활비의 43.6%와 의료비의 53.1%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전액 부담했다. 자녀가 전액 부담하는 경우는 생활비 13.6%, 의료비 9.7%였다. 사회복지기관의 부담률은 생활비 13.6%, 의료비 8.8%로 나타났다.노인들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노년기 지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65세 이상 노인 전체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중은 33.6%였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22.5%는 현재 일을 유지하고 싶어했고 1.8%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했다. 현재 일을 하지는 않지만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한 비중은 9.4%에 달했다. 특히 65~69세 노인층에서는 47.5%가 일을 하고 싶어했다.65세 이상 노년기 거주형태를 보면 2008년 19.7%였던 노인독거가구는 2017년 23.6%로 3.9%포인트 늘었다. 반면 자녀동거가구는 27.6%에서 23.7%로 3.9%포인트 감소했다. 노인부부가구는 47.1%에서 48.4%로 40%대 후반을 유지했다.거동이 불편해졌을 때 희망하는 거주형태는 ‘재가서비스를 받으면서 현재 집에 계속 머물고 싶다’는 응답이 57.6%로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31.9%)보다 컸다. ‘배우자 자녀 또는 형제자매와 함께 거주’라는 응답은 10.3%에 불과했다.장례 방법으로는 화장을 선택하겠다는 비중이 2008년 45.6%에서 2017년 71.5%로 크게 늘었다. 반면 매장은 32.3%에서 17.5%로 줄었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22.1%에서 8.9%로 줄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장례 방법에 대한 판단을 미루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신기증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11년 1.0%에서 2017년 2.0%로 소폭 늘었다.
2018.12.13 I 조진영 기자
국민 절반 넘게 ‘결혼은 필수’ 인식 버렸다
  • [2018사회조사]국민 절반 넘게 ‘결혼은 필수’ 인식 버렸다
  • 통계청이 조사한 ‘결혼을 해야 한다’에 대한 국민(만13세 이상) 인식 변화. 통계청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전체 국민의 절반도 안 되는 걸로 나타났다. 이 대신 꼭 결혼하지 않더라도 동거하거나 출산할 수 있다는 응답이 늘었다.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18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13세 이상 인구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48.1%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보면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절반 이상(51.9%)을 넘어선 것이다.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최근 10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0년 64.7%에서 2012년 62.7%, 2014년 56.8%, 2016년 51.9%에서 이번에 48.1%까지 내린 것이다.성별로 보면 남성이 ‘해야 한다’는 비율이 좀 더 높았으나 큰 차이는 아니었다. 남성이 52.8%, 여성이 43.5%였다.이혼에 대해서도 ‘안된다’는 응답은 줄었다. 2016년 39.5%에서 올해 33.2%가 됐다.결혼식 문화에 대해선 70.6%가 과도하다고 생각했으나 그 비율은 2년 전 75.4%보다 줄었다. 결혼식이 일부 간소화하는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결혼이란 제도의 구속력이 약해졌으나 결혼 없는 동거나 임신에 대한 태도는 좀 더 완화했다.‘결혼 없이 함께 살 수 있다(비혼동거)’ 응답은 56.4%였다. 2010년 40.5%에서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이다.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도 30.3%가 동의했다. 이 역시 2010년 20.6%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한편 가족이 국내·외에 떨어져 사는 비율은 20.1%였다. 다섯 중 한 명은 떨어져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비율은 2014년 18.7%에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떨어져 사는 주된 이유는 직장(62.9%), 학업(29.4%)이었다.부모의 자녀 의존도도 10년 새 크게 줄었다.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비율은 27.1%로 10년 전인 2008년 38.0%보다 10.9%p 내렸다. 부모의 절반 이상(55.5%)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었다. 이 비율 역시 10년 전 46.6%에서 8.9%p 올랐다.
2018.11.06 I 김형욱 기자
김동연, 한발 늦은 ‘부동산과의 전쟁’
  • [현장에서]김동연, 한발 늦은 ‘부동산과의 전쟁’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요즘 부동산 때문에 우울증 걸렸습니다.”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 서울에서 만난 지인은 이렇게 토로했다. 40대 가장인 그는 몇년 전 송파구 아파트 구입을 권유 받았다. 그는 망설이다 전셋집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그가 구입하지 않은 아파트는 그동안 몇억원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던 그는 “집값이 못 잡히면 지지 성향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부동산 광풍이다. 추석을 앞둔 민심에 불이 붙었다.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9·13 부동산대책이 과도하다’는 응답은 19.8%에 그쳤다. ‘미흡(39.4%)하거나 적절(31.9%)하다’는 응답이 71.3%에 달했다. 이번에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증세 규모는 1조 150억원(내년 기준)이다. 이 정도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을 정도로 무주택자들의 울분이 큰 상황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뒤늦게 변신했다. 김 부총리는 작년 9월 “보유세를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진적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지난 7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발표했다. 부동산이 들썩이는 데도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이 안을 국회에 그대로 제출됐다. 이후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에야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며 종부세 개정안의 수정안을 발표했다. 마음이 급할수록 일은 꼬이게 된다. 그동안 기재부는 국회에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제출할 때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함께 제출해 왔다. 이 계획에는 조세부담률 등 5개년 단위의 재정 수입·지출 방향이 담긴다. 국민 1인당 세 부담 수준이 적정한지도 이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사전 절차도 밟지 않고 종부세를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만큼 급했다. 종부세를 보는 관점도 부랴부랴 수정했다. 2008년 당시 기재부는 종부세에 대해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라며 “극소수 납세자에 대해서만 과도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보편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기재부는 “보유세는 경제활동 왜곡이 적어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가장 효율적 조세”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왜 입장이 변했는지 발표 자료 어디에도 설명은 없었다. 조세 정책은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값 안정화’ 대책이라는 명분 있는 정책일수록 결과 못지 않게 면밀한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야 정책이 지속적으로 효과가 있다. 김 부총리가 취임 초부터 ‘집값 잡기’에 일관된 소신을 강조했다면 어땠을까. 지난 7월에라도 ‘집값 잡는 게 최우선’이라며 강도 높은 개정안을 냈다면 어땠을까.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크다”는 무주택자 40대 지인의 울분이 잊혀지질 않는다.
2018.09.18 I 최훈길 기자
②여당서도 증세 신중론…"종부세 강화 쉽지 않다"
  • [부동산 설문조사]②여당서도 증세 신중론…"종부세 강화 쉽지 않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최훈길 김미영 조진영 기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똘똘한 한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여당측 입장이 나왔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거래세 인하를 놓고선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합의를 이루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위원장 “종부세 강화 쉽지 않다”이데일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전원(26명)을 대상으로 7~10일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 주택에 종부세 강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보유세 인상 및) 거래세 인하가 합리적인 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 등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이르면 이번 주에 △과세표준별로 세율을 1% 포인트 올리는 등 정부안보다 종부세 개정안 강화 △취득세 인하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혜택 축소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 강화 △임대사업자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 신규 적용 △신규 택지개발 등 공급 확대 및 수요(세제·금융) 대책을 담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세제를 관장하는 기재위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세금을 대폭 올리는 부동산 대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기재위원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가 올리겠다고 하면 종부세가 올라가는 겁니까. 국회에서 그야말로 험난한 입법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며 “야당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수요를 억제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野, ‘똘똘한 한채’ 과세 강화에 반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특히 ‘똘똘한 한채’로 불리는 1주택자 과세 강화에 대해선 야당의 반발이 거셌다. 자유한국당 김광림·권성동·나경원·이종구·엄용수·윤영석 의원,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난색을 표했다. 한국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정부가 집값을 올려놓고 실소유주들한테 세금을 떠넘기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미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도 “세제로는 부동산 문제를 못 푼다”고 지적했다. 거래세 인하도 쉽지 않다. 취득세 등 거래세가 지자체 재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세 징수액 75조5317억원(2016년 기준) 중 취득세가 21조7016억원(28.7%)으로 가장 많다. 민주당 정성호·서형수·이원욱 의원은 거래세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보유세 강화-거래세 인하라는 대원칙이 지금과 같은 (집값 급등) 상황에선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며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거래세 인하, 종부세 강화 방향은 동의하지만 지방비-국비의 문제여서 섬세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종부세 최고세율을 올리더라도 거래세를 낮출 만큼 세수 증대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종구 한국당 의원도 “취득세 같은 거래세는 지방정부의 재정이기 때문에 인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거래세 관련한 제3의 대안도 제시됐다. 지자체 주도로 거래세 인하 여부를 결정하도록 지방세법을 개정하는 방안이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거래세율 범위를 넓게 둬 지역 실정에 따라 세율을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도 단위 광역단체에서 거래세를 높이든지 낮추든지 자기 주도 하에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세-임대사업자 세제 향배 불투명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대두됐다. 민주당 정성호·심기준·이원욱 의원, 한국당 권성동·김광림·윤영석·추경호·최교일·심재철·엄용수 의원이 세 혜택 축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심기준 의원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제재를 하는 것은 땜질식 처방”이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의원은 “세 혜택을 축소하면 임대 공급물량이 줄고 전·월세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무리한 세제 혜택을 남발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임대사업자들에게 졸속으로 너무 많이 혜택을 줬다”며 “혜택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임대사업자에게 너무 혜택을 줘 임대사업이 투기 수단이 됐다”며 “조정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정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더라도, 종부세 강화 등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하는 대책이 적지 않아 정부의 집값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전원(26명)을 대상으로 7~10일 부동산 대책 관련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의원 24명(여당 11명, 야당 13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설문에 응답하지 않았다.참여정부 때인 2005년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됐다. 2006년부터 세대별 합산 과세가 시행되면서 국세수입이 급증해 종부세가 2조원대로 올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11월13일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선고일부터 세대별 합산은 무효가 됐다. 2008년까지 거둔 세대별 합산 과세는 환급됐고 개인별 합산으로 전환되면서 종부세가 1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도입 당시 1~3%였던 세율은 0.5~1%까지 낮아졌다. 2018년 종부세 개편은 2008년 개정 이후 10년 만이다. 2005~2016년은 국세청 통계연보 자료다. 2017년은 관련 국세통계연보가 발표되지 않아 천억원대 이상 실적만 공개된 기재부 세입·세출 결과를 참조했다. 단위=억원. [출처=기획재정부·국세청]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8%로, OECD 평균(1.1%)보다 낮다. 반면 거래세 비율은 2%로 OECD 평균(0.4%)보다 높다. 2016년 기준, 단위=%.[출처=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8.09.11 I 최훈길 기자
개고기 식용금지법..반대 51.5% vs 찬성 39.7%
  • [리얼미터]개고기 식용금지법..반대 51.5% vs 찬성 39.7%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국민 절반이상이 개고기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고기 식용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인 여론이 우세한 모습이다. 최근 법원은 식용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는 것을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가운데 CBS의뢰로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개고기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데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매우 반대 18.9%, 반대하는 편 32.6%)는 응답이 51.5%로, ‘찬성한다’(매우 찬성 16.1%, 찬성하는 편 23.7%)는 응답(39.7%)보다 오차범위 밖인 11.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잘모름’은 8.8%.10년전인 2008년 개고기 식용 합법화에 대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53.2%, 반대 의견이 27.9%로 나타난 바 있어, 개고기 식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호적 여론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식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소폭 증가했다.연령별로는 20대(찬성 36.9% vs 반대 56.7%), 40대(38.9% vs 54.7%), 50대(35.0% vs 52.9%)에서 반대가 절반 이상이었고, 30대(43.9% vs 48.6%), 60대 이상(43.2% vs 46.3%)은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엇갈렸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세종(찬성 28.3% vs 반대 62.1%)에서는 반대가 60%를 넘었고, 서울(38.3% vs 52.0%), 광주·전라(40.0% vs 51.1%), 부산·경남·울산(44.5% vs 50.3%), 대구·경북(39.0% vs 49.8%), 경기·인천(41.5% vs 48.8%)순으로 반대 여론이 다소 우세했다.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찬성 37.0% vs 반대 55.1%)과 보수층(38.3% vs 47.6%)에서는 반대 여론이 우세했고, 진보층(44.6% vs 49.5%)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엇갈렸다. 직업별로는 학생(찬성 33.1% vs 반대 62.5%), 노동직(37.2% vs 61.7%), 사무직(36.1% vs 57.1%)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영업(찬성 42.6% vs 반대 47.2%)과 무직(38.5% vs 42.1%)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반대 의견이 팽팽했고, 농림어업(54.7% vs 41.4%)과 가정주부(50.8% vs 37.2%)에서는 찬성이 우세했다. 성별로는 남성(찬성 36.5% vs 반대 55.6%)은 반대 여론이 우세했고, 여성(42.9% vs 47.5%)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엇갈렸다. 이번 조사는 2018년 6월 22일(금)에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126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이 응답을 완료, 4.9%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2018.06.25 I 김재은 기자
노인 5명 중 1명은 80세 이상…10명 중 4명은 중졸 이상
  • 노인 5명 중 1명은 80세 이상…10명 중 4명은 중졸 이상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 10년간 80세 이상 고령 노인과 중졸 이상 노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또 노인 절반 이상이 거동이 불편해도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그래프=보건복지부.◇전체 노인 중 80세 이상 노인 비중 21.7%…평균연령 74.1세24일 보건복지부가 노인의 가구형태 및 가족관계, 소득·건강·기능상태, 생활환경 및 가치관 등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만299명 노인 대상으로 8개월에 걸쳐 면접조사한 결과에 따르면지난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중 80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지속 증가했다. 지난 2008년 16.0%이던 80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14년 20.6%를 거쳐 지난해엔 21.7%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노인 평균연령도 74.1세로 2008년 72.9세, 2014년 73.9세에 비해 높아졌다.학력 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돼 무학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중학교 이상 졸업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2008년 15.3%이던 노인 무학(문맹) 비율은 2014년 9.6%, 지난해 6.6%로 크게 준 반면 중학교 이상 졸업자는 2008년 29.0%에서 2014년 37.6%, 지난해 41.7%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중졸 16.9%, 고졸 17.3%, 전문대 이상 졸 7.5%였다.가구 형태로 보면 독거노인은 지난 2008년 19.7%, 2014년 23.0%, 지난해 23.6%로 증가했다. 노년기에 자녀와 동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지난 2008년 32.5%에서 지난해 15.2%로 절반 이하로 크게 하락해 독거노인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독거와 노인부부 가구로 구성된 노인 단독가구 비율은 지난 2008년 66.8%에서 지난해 72.0%로 증가한 반면 자녀동거 가구 비율은 지난 2008년 27.6%에서 지난해 23.7%로 감소했다.노인 단독가구 생활상의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지난해 44.5%로 2014년 12.7%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8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 노인은 80% 정도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가구 생활의 어려움은 아플 때(19.0%), 경제적 불안감 (17.3%), 심리적 불안감 및 외로움(10.3%) 순이었다.그래프=보건복지부.◇노인 57.6% 거동 불편해져도 현 주거지서 주거 희망…노인 86.3%, 노인 연령기준 ‘70세 이상’희망 주거지에 대해 노인들의 88.6%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고 57.6%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노인의 약 79%는 현재 주거지에 만족하며 불만족 사유는 주로 주방, 화장실, 욕실 사용 불편이었다. 31.9%는 돌봄, 식사, 생활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 등을 희망하며 90% 이상의 노인이 유료서비스 이용 욕구가 있었다.운전을 하는 노인은 18.8%로 2011년 12.2%보다 증가했으며 운전을 그만둔 연령도 62.1세로 2011년 57.7세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운전 중인 노인의 11.1%는 시력 저하, 판단력 저하, 반응속도 저하 등으로 운전 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노인 개인 소득의 구성을 보면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율이 지난 2008년 28.2%에서 지난해 36.9%로 증가하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노인의 30.9%가 일을 했고 주로 단순 노무직(40.1%), 농림어업(32.9%) 등에 종사하고 있었다.노인 연령에 대한 인식을 보면 노인의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한 비율은 지난 2008년 68.3%에서 지난해 86.3%로 크게 증가했다.지하철 무임승차는 현행 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노인이 67.6%로 다수였다. 다만 무임승차에 대해 중립 또는 부정적인 노인은 제도 개편 시 ‘무임승차 연령 상향조정’(86.6%)을 ‘운임 일부 본인부담’(67.1%)보다 선호했다. 노인의 89.5%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고 평균 만성질환 개수는 2.7개였다. 3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 노인도 51.0%에 달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반대하는 노인도 지난 2014년 88.9%에서 지난해 91.8%로 증가했다.
2018.05.24 I 이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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