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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엔저, 또다른 복병은 개미 해외투자…"당국 개입도 못막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신(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엔화 약세의 또다른 복병으로 지목됐다. 신 NISA 도입 이후 개인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엔화를 팔아 달러화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일본 당국의 개입만으로는 엔저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AFP)1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5엔대 후반으로 상승(엔화가치는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29일 34년 만에 160엔대에 진입했다. 이후 일본 당국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두 차례 개입이 이뤄졌고, 이달 3일 달러·엔 환율은 15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불과 1주일 만에 4엔 이상 상승해 이날 다시 156엔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지난 3일 대비 엔화 가치 하락률은 1.6%로, 단순히 달러화 강세만으로 보기는 힘들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 대비 다른 주요 통화의 하락률을 보면 스웨덴 크로나(-0.3%), 스위스프랑(-0.2%), 뉴질랜드달러(-0.6%), 유로(-0.2%) 등으로 엔화의 하락폭이 월등히 크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엔화 약세는 큰 틀에서 보면 미일 장기금리 격차 확대, 일본의 무역적자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실거래 측면에선 수입기업들의 달러화 매입·엔화 매도 수요, 헤지펀드 등에 의한 투기, 일본 투자자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엔캐리 트레이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다른 통화를 사려는 움직임을 뜻한다.하지만 신 NISA를 통한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또다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해외 투자를 위해선 엔화를 팔고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를 매입해야 한다. 대출이 아닌 보유 자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와 구별된다.신 NISA는 일본 국민들의 노후 자산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올해부터 도입된 정책이다. 2014년 시행된 기존 NISA와 달리 비과세 기간을 평생으로 연장했다. 연간 납입 한도액도 120만엔에서 360만엔으로, 누적 한도는 600만엔에서 1800만엔으로 3배씩 늘렸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투자신탁을 경유한 개인의 해외 자산 투자는 올해 1~4월 4조엔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의 투자액을 웃도는 규모로, 같은 기간 기준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미쓰비시UFJ 에셋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투신 ‘eMAXIS Slim 전세계 주식(올 컨트리)’, 이른바 ‘오르칸’에 대한 1~4월 순유입액은 9437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일본 국내 공모형 투신 가운데 가장 많은 순유입액이다. 같은 기간 전체 투신에 순유입된 자금 중 18%를 차지하며,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노무라 에셋 매니지먼트가 모금했던 1조엔에 육박한다. 미쓰비시 애셋 브레인즈의 집계에 따르면 오르칸을 포함한 ‘eMAXIS Slim’ 시리즈 가운데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투신 잔고는 4월 말 기준 9조 2693억엔으로 전체 시리즈의 약 90%를 차지했다. 오르칸의 잔액은 지난달 3조엔을 돌파했다. 1~3월 무역수지(2·3월은 속보치) 적자 1조 8000억엔과 비교하면 투신을 경유한 엔저 압력이 이미 무역적자를 넘어섰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환 전략가는 “개인들의 전 세계 주식 투자는 하나하나의 비중은 작아도 전부 합치면 매우 큰 규모”라며 “거래량이 적은 통화에는 양방향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이에 따라 일본 당국의 개입으로는 엔저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개입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4월 29일, 5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총 8조엔 규모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UBS SuMi TRUST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오키 다이키 최고 투자 책임자는 “당국의 대규모 개입 이후에도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엔저 추세를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엔저가 가속화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해외에 거주·근무하거나 해외 여행을 하지 않아도 엔저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尹기자회견에 與 "그간 비판 수용" "총선 전 했다면 10석 더"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국민의힘 내 의견은 갈렸다. 소통하려는 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진작 했으면 더 좋았다”며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의례적 행사였다는 비판도 함께 나왔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약속과 국정 방향 자체엔 큰 비판이 없었지만 소통이랄까, 국정 운영 방식에 여러 언론과 국민 비판이 있었는데 이를 나름대로 잘 수용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의 한 중고가전 판매 가게에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황 위원장은 “언론과의 대화를 늘리고 기자들 질문을 최대한 받고 뭐든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을 보고 좋은 사인”이라며 “오늘 신문도 보고 전반적인 것을 들어보면서 당으로서도 대통령께 ‘우리 대통령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얘기도 논의해보겠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올해 초 신년대담에서 ‘몰카 정치공작’이라고 했던 것과 아주 다른 태도로 대통령께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자 하는 노력을 볼 수 있다”며 “총선 전에 그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드디어 대통령이 소통이라는 것을 하고 있구나”라며 “배우자에 대한 질문 쉽지 않았는데 거침없이 다 받고 민생에 대해 준비 많이 한 것 같다”고 기자회견을 총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기자회견이 총선 전에 있었으면, 의대 기자회견 대신 이것을 했었으면 10~15석은 더 얻어 지금 130석은 될 수 있었다 싶다”며 “(기자회견) 한 번으론 안 된다. 좋은 약도 한 번 먹어 나을 순 없을 것이고 앞으로 현안에 대해 대통령 고민과 생각을 국민과 소통하면서 혼날 땐 혼나고, 오해는 풀고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봤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선 패배의 원인이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고 반성했던 거 아닌가, 거기에 의미를 담고 싶다”며 “진즉 이런 기자회견이 많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권교체 이후 여러 분야의 성과와 한계를 소개하고, 그동안 국정운영에 있어서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야당과 협치도 강조했다”며 “기자회견은 여러모로 과거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다가가려는 의지가 분명했다”고 적었다. 이와 달리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목적의식, 전략, 디테일이 결여된 회견이었다”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고, 의무감 때문에 마지못해서 한 연례적·의례적 회견의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총선참패의 원인으로 인정한 것은 의미가 있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국정에 대한 심판만 인정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정책기조의 변화와는 별개로, 최고의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기조의 변화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앞으로 계속해야 하고, 부족한 점은 회견을 계속하면서 개선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SNS에 “갑갑하고 답답했다”며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