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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재팬' 열기 식으며 웃는 日맥주…3년 만에 수입량 6배 증가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던 일본 맥주가 다시 돌아왔다. 포켓몬, 슬램덩크 등 일본 콘텐츠가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의 식당에서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이 맥주는 일본 삿포로 맥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에비스다.(사진=연합뉴스)◇日 맥주 수입량 2배 이상 증가2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8422t, 수입금액은 663만달러(88억원)로 전년대비 각각 174%와 149% 신장했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인 ‘노재팬’이 한창이던 2020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수입량은 581%, 금액은 538%나 증가한 수치다.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 대표 맥주의 국내 판매가 그만큼 회복됐다는 뜻이다.과거 국내 수입맥주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4년 만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아사히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4년 만에 신제품 ‘아사히 슈퍼 드라이 나마조키캔(생맥주캔)’을 출시한다. 마치 생맥주를 마시는 느낌을 주는 신제품으로 일본에서는 2021년 출시돼 큰 히트를 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일본 출시 이후에 한국에서도 소비자 수요가 커서 다음달 1일 출시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신제품 출시로 지난 3년간 불매 여파로 부침을 겪었던 롯데아사히주류의 실적 상승도 점쳐진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8년 매출액이 1248억원에 달했으나, 노재팬 운동이 시작된 2019년에는 623억원, 2021년에는 1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에는 노재팬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매출액이 322억원으로 반등하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일본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사진=뉴스1)아사히 맥주는 편의점 판매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순위권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실제 A편의점에서 일본맥주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0% 늘었다. 이마트(139480) 등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량이 신장하고 있다. 아사히 맥주는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이마트에서 1만6800원에 판매한 ‘아사히 슈퍼드라이 8캔+미니폴딩스툴’ 패키지가 대박을 치면서 전월 대비 판매량이 15% 신장했다.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만나서 에비스 맥주를 마실 만큼 한일관계가 가까워진 것은 일본 브랜드에 긍정적”이라며 “맥주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일본 맥주회사가 판매량 증진을 위한 마케팅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노재팬 직격탄 ‘유니클로’도 회복세노재팬으로 타격을 받았던 일본 패션기업인 유니클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니클로의 2022년 회계연도(2021년 9~2022년 8월) 영업이익은 1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신장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지난 2월 서울 시내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슬램덩크 포스터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최근 2023년 반기 실적을 발표한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 시장은 높은 매출액과 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일본 콘텐츠도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7주차에 492만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관람객수(3000만명)의 16%가 한국 관객인 셈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452만명이 관람했다.일본 위스키인 산토리와 히비키, 사케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될만큼 인기다. 하이볼은 젊은층의 ‘최애 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한국의 민간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NPO가 작년 9월 발표한 발표한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에서도 일본에 대한 호감이 2020년 12.3%에서 2022년 30.6%로 큰폭으로 뛰었다. 비호감은 71.6%에서 52.8%로 줄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세대는 역사 문제와 소비 생활을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일본 주류, 패션,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코로나 이전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5년 일본맥주 수입 현황(자료=관세청)
- 이스타항공, 다음달 ‘3년 만’에 하늘길 다시 오른다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다음 달 3년 만에 다시 하늘길에 오를 전망이다. 경영 악화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비행이 멈춰섰던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 새로운 주인을 맞으면서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냈고, 운항 재개에 필수적인 항공운항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도 발급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조만간 운항 재개에 나설 전망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을 위한 최종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별다른 문제가 없어 사실상 국토부 장관 결재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초 발급이 예상된다. 운항증명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후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이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면허이다.이스타항공은 AOC 발급 전 시행하는 ‘비상탈출훈련’ 평가도 지난 21일 통과했다. 비상탈출시험은 기장이 탈출 명령을 내린 후 승무원이 항공기 문을 열고 비상 탈출을 위한 슬라이드를 펼치는 데까지 15초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시험이다. 앞서 같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의 경우 지난 2016년 비상탈출 훈련 통과 후 단 1주일 내에 AOC가 발급되고, 2주 내에 취항까지 이뤄진 바 있다.이스타항공은 AOC를 발급받게 되면 이후 노선허가 취득, 운임신고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운항개시가 가능하다. 다만 운항개시 이후 일정기간 동안 정부의 중점 감독대상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운항증명 당시 확인한 안전운항체계가 지속 유지되고 있는지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항공 시장에 안착했지만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경영에 위기가 닥쳤다. 여기에 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결국 지난 2020년 3월 말부터 전면 운항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린 이스타항공은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그해 6월 국내 중견기업 ㈜성정에 인수돼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지난해 3월 가까스로 기업회생에 성공했다. 그러나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꼭 필요한 AOC(항공운항증명) 발급이 미뤄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재무 구조는 계속 악화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횡령·배임 문제와 취업 비리 의혹, 타이이스타젯 설립 및 전 대통령 사위 취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AOC 발급은 난항에 빠졌다.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다다른 성정은 결국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올해 초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게 됐다.VIG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이스타항공은 1000여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자본잠식을 해소했고, 운항 재개를 위해 항공운항증명(AOC) 발급도 다시 절차를 밟는 중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초 법정관리 돌입 전까지 국내선 4개, 국제선 32개 등 총 36개의 노선에서 운항한 바 있다.이스타항공은 이번에 AOC를 발급받아 운항 재개에 들어가면 김포-제주 등 국내선을 먼저 띄운 후 5~6월부터 국제선까지 노선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항공기 3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추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최소 3대 이상 항공기 리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운털' 박혔던 토요타·혼다, 올해 국내 시장서 반등 노린다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내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반등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혼다코리아는 올해 하이브리드 신차를 대거 출격시키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전략도 추진한다. 라브4 PHEV (사진=토요타)1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완성차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1만6991대를 판매해 전년(2만548대)보다 17.3%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일본 차의 국내 시장점유율도 6.0%로 전년(7.4%)보다 줄어들었다.일본 브랜드는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 2018년 이후 맥을 추지 못했다. 2018년 4만5253대를 기록한 이후 2019년 3만6661대, 2020년 2만564대, 2021년 2만548대로 판매량이 계속 감소했다.토요타는 지난해 7592대를 판매해 전년(9752대)보다 판매량이 22.1% 떨어졌다. 혼다 역시 같은 기간 3140대를 팔아 전년(4255대)보다 27.9%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 3사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전기차를 내세운 현대자동차·기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 브랜드의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일본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올해 국내에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 일단 한국토요타는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오는 21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공개한다. 연내 토요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인 크라운의 크로스오버 모델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레저용 차량(RV) 시장도 공략한다. 미니밴인 알파드와 준대형 SUV 하이랜더 등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토요타는 올해 국내에 전동화 모델도 내놓을 계획으로, 토요타의 첫 전기차인 bZ4X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올해 준대형 SUV ‘렉서스 RX PHEV’와 중형 전기 SUV ‘렉서스 RZ’의 국내 출시를 예정했다.이와 함께 토요타는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한다. 토요타는 이달 국립암센터에 8000만원을 기부했다. 향후에도 사회공헌에 주력하며 국내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혼다 CR-V (사진=혼다)지난해 신차를 출시하지 않았던 혼다코리아는 올해 주력 차종의 완전변경 모델을 연이어 내놓는다. 올해 상반기 SUV CR-V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하반기엔 세단인 어코드의 완전변경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준대형 SUV인 파일럿의 완전변경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혼다코리아는 판매 방식에 파격적인 변화를 준다. 혼다코리아는 차량 정보 확인, 시승 예약, 잔금 결제 등 구매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임에도 100% 온라인 판매 전략을 들고 나오는 강수를 뒀다. 국내에선 테슬라와 폴스타 등 일부 전기차 브랜드만 100% 온라인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다.온라인 거래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에 빠르게 대응하고, 젊은 고객층까지 잡겠다는 취지다.혼다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로 완전히 전환하며 가격 정책과 딜러사의 역할도 바꾼다. 혼다코리아는 원 프라이스 정책(단일가격제)을 도입해 모든 고객이 동일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게 한다. 딜러사의 역할도 ‘큐레이터’로 바꾼다. 딜러는 고객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차량의 특장점과 활용법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맡는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점 등을 생각했을 때 일본 브랜드가 판매 감소를 더욱 뼈아프게 체감할 것”이라며 “과감한 신차 출시와 전략을 내놓아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파리바게뜨 불매하면 SPC 타격 입을까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최근 감지되는 SPC그룹 불매운동은 회사 수익에 타격을 주는 데 타깃이 고정돼 있다. 그간 불매운동 사례에 빗대 SPC 불매운동이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짚어봤다.지난 23일 서울 시내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 마련된 좌석이 비어 있다.(사진=방인권 기자)24일 SPC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상장 계열사 SPC삼립(005610) 주가는 이날 전장보다 4.3% 하락한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 동안 전주 대비 11% 하락(7만8800원→7만1400원)하더니 이날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SPL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 발생(15일)으로 이어질 정부 규제 강화와 매출 하락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천 가맹사업자도 동반 타격투심이 위축한 기저에는 불매운동이 자리한다. 불매운동으로 기업이 타격을 받은 학습효과는 시장에 각인돼 있다. 남양유업(003920)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 매출은 불매운동이 인 2013년 1조2298억원으로 전년(1조3650억원)보다 9.9% 줄었다. 결국 지난해 매출이 9396억원까지 줄어 2012년 대비 31% 빠졌다. 이 기간 유제품 수요 저하 등 악조건이 겹쳤지만 불매운동이 발목을 잡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남양유업과 SPC 불매운동은 직렬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두 회사는 이해당사자 규모와 관계에서 각각 다른 양상을 띤다. 남양유업은 전국에 1250개 대리점(2012년 기준)이 있지만, 파리바게뜨 3390개와 배스킨라빈스 1396개, 던킨도너츠 579개의 SPC 가맹점 규모(2021년 기준)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우유 대리점은 여러 회사 제품을 취급하지만, 가맹점은 가맹본부와 전속 계약을 맺는 것도 다르다. 예컨대 남양유업 대리점은 여차하면 남양유업 우유를 팔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파리바게뜨와 던킨 가맹점은 SPC 제품만 판다.이런 이유에서 불매운동 여파는 남양유업 경우는 회사에 직접, SPC 사례는 회사에 더해 일반 가맹점주까지 각각 미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SPC 불매운동 동력이 지속하는 데에 변수일 수 있다.◇ 신세계·롯데와 닮은 듯 다른대체재가 있는지도 관건이다.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힘을 받은 것은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등 타사 제품으로 쉬 옮겨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앞서 신세계(004170)와 롯데그룹을 훑고 지나간 불매운동은 희비가 갈린다.올해 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불매 운동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범위와 기간 면에서 파동이 잔잔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가 꼽는 유력 원인은 신세계그룹의 시장 지배력이다. 대형마트 시장에서 이마트(139480) 점유율은 45%(2015년 기준)로 압도적이다. 마트 출점이 포화에 이른 점과 그간 경쟁사 매장이 여럿 폐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지금 점유율은 과반까지로 추정된다. 마트 과점 사업자(이마트)를 외면하면서 겪을 불편을 감수하려면, 강력한 동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반작용으로 구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여론이 분산하면서 불매운동은 힘을 잃었다.‘노 재팬’ 움직임으로 불의의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은 사정이 달랐다. 일본 맥주 아사히 수입·유통을 맡은 롯데아사히 매출은 지난해 172억원으로 2018년(1247억원)과 비교해 86% 급감했다. 일제 의류 유니클로도 마찬가지다. 이 브랜드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5824억원으로 2018년 1조3780억원보다 절반 넘게 감소했다. 에프알엘코리아 2대 주주가 롯데쇼핑(지분율 49%)이다.관건은 대체재 유무였다. 그전까지 국내 수입맥주 부동의 1위자리를 차지한 아사히는 여타 상품에 밀려 순식간에 퇴장했다. 유니클로가 빠진 자리는 탑텐이나 스파오 같은 국내 경쟁 브랜드가 메웠다. 남양유업 불매운동 당시 고객이 서울우유와 매일유업(267980)으로 넘어간 것과 비슷했다.◇ 1등 사업자 SPC, 버티기 가능할까SPC그룹은 수많은 ‘직접’ 이해당사자를 가진 점에서 남양유업과 다르고,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점에서 신세계와 유사하며, 대체재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점에서는 롯데와 닮았다.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부문에서 SPC 점유율은 61%(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0년 조사)로 과반을 차지한다. 경쟁사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16.6%에 불과하다. 매장 수도 뚜레쥬르(1266개)는 파리바게뜨(3390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SK증권(001510)이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SPC삼립 투자의견을 매수로, 목표주가를 종전 12만7000원으로 각각 유지한 것은 회사의 수익성 성장이 지속하리라는 판단에 기초한다.다만 비(非) 프랜차이즈 영역(제과업계 M/S 39%·at 2018년 조사)이 합세하면 베이커리 시장에서 SPC 점유율이 상당부분 내려오는 것은 뇌관이다.일각에서는 SPC의 양산빵 부문은 불매운동을 빗겨가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의 생산자가 SPC인지 가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SPC가 양산빵 부문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지만, 양산빵이 전체 제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SPC 수입원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 여행객은 왜 제주 대신 일본을 택했나 [데스크칼럼]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일본 여행 무비자 입국이 2년7개월여만에 허용되고 엔저(円低·엔화 가치 하락)까지 겹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인 ‘노재팬 No Japan’ 이전까지 감안하면 3년만에 일본 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일본이 무비자 관광을 재개한 첫날인 11일 도쿄 시부야구의 패션 거리인 하라주쿠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도쿄 EPA=연합뉴스)“연말에 제주도 가족여행을 계획하며 숙박 예약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행선지를 일본으로 바꿨어요. 비용도 큰 차이가 안나는 것 같아요.” “겨울휴가를 일본으로 갈 계획이에요. 아직까지는 비행기값이 좀 비싸지만 노선을 늘린다니 싸지겠죠. 싼 티켓이 나오는지 매일 검색해보고 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대화에 일본 여행이 매일 화두로 나온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지난 11일부터 일본 항공권 예약이 3배 가까이 급증하고, 10월 말까지 80~90%대에 육박했던 제주 특급호텔 예약률이 11월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뉴스가 바로 체감된다. 몇년간 가지 못했던 일본 여행의 문이 열리면서 보상심리로 수요가 쏠리고 그 반대급부로 제주 여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당분간 제주를 비롯한 국내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현상이다. 여행관련 커뮤니티에는 국내 여행 정도로 접근성이 좋은 해외여행 선택지가 생긴 것에 대한 기대감도 많지만, 그간 겪었던 제주도와 국내 여행지에서의 부정적 경험에 대한 공감대도 크다. “코로나 때문에 호갱이 될 걸 알면서도 제주도에 갔다”, “렌터카와 숙박비, 횟값까지 바가지 요금에 진절머리가 난다”, “일본이나 동남아나 다 갈수 있으면 제주도 갈 일이 있겠는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해외로 자유롭게 나가지 못했던 코로나 기간은 국내 여행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준 소중한 기회였다. 제주도를 비롯해 국내 여행지 곳곳의 속살을 여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해외여행이 풀렸다해서 국내여행과 바로 이별을 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취향은 물론 시간과 비용면에서 엄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다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몇년간은 바라보기도 싫은 여행지가 됐을까. 특급호텔이 아니어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숙박료, 1일 20만원을 호가하는 렌터카 비용, 여행의 재미인 맛집 탐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른 음식값,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카페의 각종 갑질 등 ‘너 아니어도 올 사람이 많다’는 식의 이른바 ‘배짱장사’는 여행지에서의 불쾌감을 오래토록 기억하게 한다. 또 한번 다녀온 여행지를 다시 찾고 싶은 관광테마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이제 더는 갈 데가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 주말을 이용한 단기여행이야 그렇다쳐도 해외처럼 여름휴가나 겨울휴가를 일주일 정도 즐길 수 있는 곳은 국내에 별로 없다는 걸 코로나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다. 항공사들도 알짜 노선인 일본 노선에 대한 공격적인 증편에 나섰고, 동남아 여행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계획이다. 그렇다고 당장 국내를 찾던 여행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아직 불쾌한 경험을 즐거운 추억으로 바꿀 기회는 남아있다. 코로나 특수를 벗겨내고 국내 여행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비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