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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비핵화’ 원칙 지키며 ‘핵공유’ 묘수 찾았다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은 2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비핵화’ 원칙 지키며 ‘핵공유’ 묘수 찾았다-증권사도 ‘작전세력’ 알았나..금융위, SG사태 전방위 조사-반도체 반전 노리는 삼성...최악 적자 속 최대 투자-거야, 간호법 강행...의료계 갈등 증폭 △종합-창업주 주식 의결권 10배 보장 ‘투자유치·경영권 보호’ 잡았다-‘KG모빌리티’ 상장 유지...오늘부터 거래△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피해자에 경매유예 신청권·공공임대 입주권 부여...공은 국회로-최저금리 1.85% 최대 4억원...낙찰대금 대출 지원-반도체·첨단학과 정원 증원...지방대 1012명, 수도권 817명 △한미 정상회담-대통령실 “사실상 미국과 핵공유”...美 NSC “전례없는 확장억제 약속”-한미일 협력 공감...내달 3국 정상회담 추진-바이든 “거룩한 관계”...尹 “한미는 혈맹”△종합-삼성, 2분기 감산효과 가시화...R&D·인프라 투자로 하반기 반등 노린다-‘한국판 록히드마틴’...아버지의 꿈, 아들이 이룬다-가루쌀 짜장라면·오예스 나온다-SG증권發 ‘매도폭탄’에 나흘째 하한가..작전 시작가까지 내려야 거래 늘 것△정치-野 원내대표 후보에게 묻다..홍익표 의원 “헌신·혁신 통해 국민신뢰 높일 것”, 박광온 의원 “공정한 공천으로 당 통합 이룰 것”-국회 통과한 간호법·의료법·쌍특검...與 “두번째 거부권 건의할 것”-與, 김현아 공천헌금 의혹 조사 착수 △경제-증권사 7곳 물가상승률 전망 설문조사..“4월 물가상승률 3.7% 전망..2분기 2%대 진입 가능성”-고물가에...직장인 월급, 작년보다 11만원 줄었다-남부발전, 美 트럼불 가스복합발전소 첫삽 떴다△금융-1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4대 금융지주-4대금융, 1분기 충당금만 1.7조 더 쌓았다-저축銀 1분기 600억 적자 전망...“하반기 안정될 것”-全 금융권 참여 PF 대주단 협약 가동..부실 PF사업장 ‘숨통’ 기대감△Global -퍼스트리퍼블릭 주식 ‘휴지조각’ 전락...다시 공포 확산-아르헨도 ‘결제 사용’ 세력 넓히는 위안화-허리띠 졸라맨 메타 ‘깜짝 실적’-英, MS-블리자드 초대형 M&A 제동-“정치적 보복 말라”..디즈니, 디샌티스 제소△산업-가전 끌고 전장 밀고 LG전자 1분기 ‘깜짝 실적’-신동빈-전용진, 인천대전...롯데·신세계 랜드마크 개발 경쟁 -美 진출 ‘속도’ 라인업 ‘다변화’ 삼성SDI 배터리 2분기도 맑음-버스만 한 심장이 3개...LNG·LPG 복합발전 OK△산업-29.7만명 정보유출, 5회 디도스 공격당한 LGU+...원인은 ‘보안 불감증’-근손실은 못 참지...단백질 식음료 ‘전성시대’-살아나는 껌 시장...롯데웰푸드 1분기 매출 전년비 10% 쑥△정하윤의 아트차이나-휴지조각 된 미술사, 다시 시작된 미술사△증권-롤러코스터 탄 4월 증시, 기관은 즐겼다-美 빅테크는 역시 강했다..북미 주식형 펀드 12%↑-“배터리주 유망하다고?” 하락에 베팅한 개미는 웃었다-수익률 1위 배당주펀드도 안 담는다, 박스권 갇힌 고배당주-하늘길 열린 LCC, 가볍게 날아올랐다△부동산-전세거래 한달 새 반토막...역전세 공포 덮친 오피스텔-계약금 5%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힐스테이트 원주’ 분양-서울 강북 ‘국평 아파트’ 전셋값 2억 빠져..세입자도 집주인도 발동동△스포츠-동생아, 마지막이라 떨리는구나 -“김병지 보며 축구 꿈 키웠죠. 이젠 아이들 꿈 키워줄 차례”-악명 높은 바람 잠잠..로컬룰 적용해 공 15cm 옮길 수도 △MICE-서울시,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 ‘롤드컵’ 유치...S-마이스판 키운다-국내 대학이 베트남 마이스 교육 맡는다-국제 커피행사·기후에너지 산업전..부산세계박람회 ‘마이스 마케팅’ 시동△오피니언-[목멱칼럼]최저임금 이대로는 안된다-[기사수첩]공인중개사, 전세사기 공범 이미지 벗으려면 -[공관에서 온 편지]‘항공우주 강국’ 이탈리아의 재발견△피플-“7~12세 상대 ‘몸캠피싱’..이런 악질 범죄 꼭 잡아야했죠”-박지원 회장, 美 SMR 선도 업체와 연쇄 회동-“네이버 검색하듯..공공서비스, 하나의 사이트서 해결케 할 것”-“매순간 한 발짝씩 나아가..치유의 원천이죠”△사회-저질체력 아이들...운동장 1바퀴도 ‘헉헉’-檢 “송영길 출석 일정 미정, 지금은 돈살포 중점 수사중”-오세훈표 안심소득 2단계..서울시, 3805가구 선정-조윤선, 윤학배 다시 재판 받는다-SKY 정시 합격자 10명 중 7명 서울·경기 출신
- 퍼스트리퍼블릭 주식 '휴지조각' 전락…또 붕괴 사태 오나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둘러싼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폭락하며 거의 휴지조각 수준으로 전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산 매각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뜻대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로 인해 은행권을 둘러싼 불안은 재점화하는 분위기다.(사진=AFP 제공)◇퍼스트리퍼블릭 또 30% 폭락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 상장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75% 급락한 주당 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저다.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은 장중 한때 거래가 중단됐을 정도로 투매에 시달렸다. 전날 50% 가까이 폭락한 이후 또 출렁인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2017년 이후 줄곧 100달러 안팎을 지켜 왔다는 점에서 현재 가격은 거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퍼스트리퍼블릭 위기설은 이미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부터 불거졌다. SVB가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탓에 파산하자, 퍼스트리퍼블릭 같은 일부 지역 은행들까지 공포가 번진 것이다.당국의 발 빠른 조치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던 불안감이 다시 커진 것은 지난 24일 실적 발표 이후부터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총예금이 1044억7400만달러(약 140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그 이후 2거래일간 주가는 폭락했다. JP모건체이스 등 11개 대형 은행들이 긴급 구제용으로 예치한 300억달러를 빼면(744억7400만달러), 지난해 12월 말(1764억3700달러) 대비 예금이 57.79% 급감했기 때문이다. 불안에 떤 고객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을 인출한 것이다.시장은 재기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번 실적 발표 이후 공언한 △임원 보수 절감 △사무실 공간 축소 △인력 감축 등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전략적인 옵션’이 뒤따라야 그나마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대형은행에 자산 ‘강매’ 모색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자산 매각이다. 블룸버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00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산을 시장가보다 높게 사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은행들이 자산을 비싸게 사면 손실을 보기는 하겠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져 은행 규제가 강화된다면 관리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하고 있다. 사실상 ‘강매’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CNBC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이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데 성공하면 곧바로 증자(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금 증가)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곧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TD코웬의 재럿 세이버그 분석가는 “300억달러를 예치한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의 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대형 은행들이 신뢰가 깎일 대로 깎인 은행의 자산을 또 비싸게 사들이는 것 자체가 부담이어서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이미 돈을 예치해 놓은 은행들이 또 개입할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다”며 “퍼스트리퍼블릭의 운명은 절망적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이날 JP모건체이스(-1.77%), 뱅크오브아메리카(BoA·-1.46%), 씨티그룹(-2.17%), 웰스파고(-2.74%)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게다가 당국은 이번 구제금융 과정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SVB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밑으로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전시키는 관리 체제로 들어갈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당국 조치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관측 역시 있다. 고든해스켓 리서치의 돈 빌슨 분석가는 “FDIC의 개입이 주중일지, 아니면 주말일지가 유일한 문제”라고 했다.이런 와중에 FDIC는 퍼스트리퍼블릭이 연준 할인창구 혹은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활용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평가 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실제 등급이 낮아지면 연준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금융당국도 전세사기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에 선 그어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과 관련해 야당 등에서 주장하는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기관이 매입하는 방안에 대해서 재차 선을 그었다. 사기가 아닌 일반적인 역전세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 특별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전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주단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주현 위원장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매입해야 하는 것을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러차례 얘기를 했다”며 “‘얼마에 (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야 하느냐, (피해자들은) 시가보다 비싸게 사는 것을 원할텐테 그게 맞느냐, (그에 대해) 국민이 합의를 해줄 거냐’에 대해 조금 확신을 못하겠다는 게 원희룡 장관의 브리핑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이날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는 캠코 등이 피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임차인에게 우선 보상하고 추후 회수하는 ‘선지원 후구상’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원희룡 장관은 “국가가 먼저 돌려주고, 그 다음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조작과 보이스피싱 등의 사기피해에 대해 국가가 세금으로 먼저 피해금을 돌려주고 나중에 해당 채무자나 경매절차를 통해 환수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이런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김 위원장은 이전 전셋가보다 전세 가격이 떨어져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반적인 역전세로 인한 피해자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사기가 아닌 일반적인 역전세의 경우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등 지원책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악의적인 사고가 아니라 일시적인 (전세) 가격 차이는 사적으로 협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국토부 차원의 버팀목 대출이나 금융위 차원의 특례보금자리론 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김철주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위원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부동산PF 대주단 협약과 관련해선 “(PF채권자가) 각자도생으로 자기 눈앞의 단기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판이 깨질 수 있다”며 “선순위는 (변제순위에서) 앞설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되면 결국 선순위 채권자도 다른 쪽에서 피해를 봐 이익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정부 급전’인 긴급생계비대출 한도를 200만원으로 2배 올리고 금리를 연 10%로 낮추는 안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긴급생계비대출은 이전에 전혀 없던 제도라 제도의 의미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지 내부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검토 내용과 당에서 생각하는 것을 적절한 시점에서 협의해서 처리해야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은행 진입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며 “1차 논의가 됐는데 이슈가 있어 결론은 안 내리고 조금 더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고 언급했다.SG증권발 주가조각 의혹에 대해서는 “(최초 인지 시점은) 지금 수사가 막 시작하는 단계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수법은 내부적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갖고 보고 있는데, 수사를 정확히 해야 한다. 수사결과에 따라 제도보완 필요성이 나오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에 제보가 금융위에 들어갔다는 관측에는 “그건 아닌 거 같다”며 “제가 인지한 게 아주 최근”이라고 말했다.그는 “금융감독당국의 모든 역량과 검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며 “관련해서 금감원장도 시장 교란 요인이 몇가지 있어 보겠다고 했는데, 다른 시장 교란 요인도 있을지 모르니 거래소와 금감원에 면밀하게 대처하라고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 [VC’s Pick]“크리에이터+커머스”…두 마리 토끼 잡은 스타트업 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4월 17일~21일)에는 조각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일부 MCN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역량에 커머스를 결합한 MCN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며 관련 시장 이목을 끌었다.(사진=이미지투데이)◇ MCN 커머스 ‘그루비엑스’다중채널네트워크(MCN) 커머스 스타트업 그루비엑스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그루비엑스는 중국 전문 크로스보더 D2C(Direct to Consumer) 미디어커머스 전문 스타트업으로, 중화권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MCN 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식품과 패션, 뷰티, 건강식품 등 소비재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숏폼 콘텐츠 기반의 도우인(중국판 틱톡) 커머스 입점을 돕고, 콘텐츠 제작과 퍼포먼스 영상 제작, 라이브 커머스, 제품 세일즈 등 운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브랜드와 중국 이용자를 연결하고 있다.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그루비엑스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콘텐츠를 활용한 제품 차별화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IP 유저 및 제품 판매 데이터 분석 등 핵심 경쟁력을 통해 도우인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우인 기반 업계 1위의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루비엑스는 이번 투자금으로 입점 브랜드를 2025년까지 50개사로 늘리고, IP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 로봇 입고 활동…‘위로보틱스’웨어러블 로봇 개발 스타트업 위로보틱스는 인터베스트와 신용보증기금, 퓨처플레이, 내비온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유치를 완료했다.위로보틱스는 고성능 안전로봇의 설계 및 제어기술과 입기 편하고 유연하면서도 큰 힘을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투자사들은 위로보틱스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웨어러블 로봇의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용성과 착용성을 개선하며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금을 올해 공개 예정인 초경량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WIM’의 개발, 운영 및 마케팅 활동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 AI 서비스 효율적 운영 돕는 ‘래블업’인공지능(AI) 연구·개발 서비스 플랫폼 기업 래블업은 LB인베스트먼트와 IBK기업은행,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대성창업투자 등으로부터 10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지난 2015년 설립된 래블업은 기업들이 AI 학습과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AI 반도체 및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백엔드에이아이(Backend.AI)’를 개발했다. 이는 △GPU 클러스터 활용도 극대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및 관리 △저비용·저지연 AI 모델 및 서비스기술 △AI 반도체 지원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개발·서비스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투자사들은 래블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래블업은 AI 분야에서 GPU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선도 중이며, AI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갖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 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트레져러는 두나미스자산운용으로부터 1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두나미스자산운용이 참여했다. 이 운용사는 지난 2021년 출범해 그해 5월 투자자문사에서 사모운용사로 전환한 후 1년 만에 영업이익 약 52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트레져러는 자산가들에게 한정됐던 명품 시계, 와인, 위스키 등 고가 수집품을 최소 1000원 단위부터 분할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지난 2021년 서비스 오픈 후 현재 4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고, 총 138개 블루칩 상품을 조각 모집했다. 이중 58개 상품은 매각 완료했다. 평균 수익률은 10.1%, 최고 수익률은 42.1%를 기록했다.두나미스자산운용은 트레져러의 비전과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토큰 증권 발행(STO) 플랫폼 개발뿐 아니라 크롤링 엔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 확장이 가능한 팀이라는 설명이다. 트레져러는 이번에 조성한 투자금을 조각 모집 수집품 다양화, 가격 크롤링 엔진 고도화, 소셜 투자플랫폼 기능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 폐플라스틱서 열분해유 추출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롯데벤처스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폐플라스틱 등으로부터 열분해유를 추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열분해유는 재활용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열분해유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의 공정안전보고서(PSM) 심사를 통과해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롯데벤처스는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필요한데,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열분해유 관련 국내 최초로 연속식과 배치식 상업생산설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 옛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난다…전북 완주의 멋
- 전북도립미술관의 전시 작품 ‘라이브 드로잉’[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전북 완주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인 여행지다. 유명 가수가 다녀간 촬영지는 팬들의 성지 순례지가 됐고, 수탈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담긴 창고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고택을 옮겨 놓은 조용한 마을은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예술과 관광의 도시로 거듭난 완주는 이제 하루가 부족한 여행지로 사람들을 매혹하고 있다. ◇예술의 향기 품은 전통고택 ‘오성한옥마을’아원고택의 한옥과 정원한옥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하는 공간 중 하나다. 해발 608m 종남산을 마주하고 있는 오성한옥마을은 넉넉하게 품어주는 한옥의 매력과 예술의 향기를 담은 곳이다. 20여 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이곳은 카페, 갤러리, 책방, 맛집 등도 자리해 감성 넘치는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졌다.오성한옥마을에서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곳은 아원고택이다. 방탄소년단(BTS)이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화보를 찍은 이후 완주의 대표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아원고택 입구에 들어서니 바깥 풍경이 내다보이는 공간에 선 거대한 벽이 등장했다. 지난해 개관한 새 갤러리로, 벽면에는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가 오는 9월까지 전시된다. 빛과 자연물을 표현하는 아트월이 주변 자연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디지털이라는 이질감이 사라진 듯한 정경을 연출한다. 아원 뮤지엄의 전시 작품인 ‘타임 드롭’이곳에서 좀 걸어가면 현대적인 건축물이 나온다. ‘한옥 속 미디어아트 센터’를 표방하는 아원 뮤지엄으로 현재 ’타임 드롭(Time Drop)’이라는 작품이 전시 중이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앉으면 커다란 돔이 씌워지고 약 5분 동안 몰입된 상태로 명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특이하다. 갤러리에서 나오면 대숲 명상길로 연결된다. 기와를 쌓은 흙길을 걸으면서 대나무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듣다 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복잡한 감정이 내려앉는 듯하다. 아원고택은 천지인, 사랑채, 안채, 서당, 별채 등 5개 동 7개 객실로 구성돼 있다. 이중 안채는 경남 진주에 있던 250년 된 한옥을 옮겨 지었고, 최근 생긴 서당은 전남 함평에서 조선 말기 실제 사용하던 것을 옮겨다 지은 것이다. 숙소로 쓰이는 이곳의 주말 1박 숙박가격은 100만원 안팎. 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6월까지 주말 예약 대부분이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완주 아원고택의 서당에서 바라본 풍경서당의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니 마당의 연못 너머 종남산의 푸른 산세가 눈앞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객실 안쪽 히노끼 탕은 문을 열면 따뜻한 기운을 즐기며 자연을 오롯이 눈에 담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양고택 내부아원고택 아래쪽에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품은 소양고택이 있다. 철거 위기에 놓였던 고창, 무안의 고택 3채를 해체해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완주 1호 독립서점인 플리커 책방은 장작 타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다. 바로 옆에 계곡이 있어서 여름에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문화적 갈증을 풀 만하다. 다슬기 부추 돌솥비빔밥이 유명한 식당 기양초오성한옥마을에는 맛집도 많다. 그중에서 기양초는 다슬기 부추 돌솥비빔밥을 판다. 기양초는 부추의 다른 이름이다. 다슬기의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밥을 놋그릇에 담고 부추를 넣고 양념간장을 섞어 비비면 끝. 옛날 할아버지네 집을 연상케하는 하얀 양옥집에서 맛보는 건강식이라 그런지 더욱 정겨운 느낌이 든다. 멸치조림, 백김치, 냉이나물, 김부각, 된장찌개 등 10가지 반찬과 즐기는 식사는 호사스럽지는 않지만 몸을 채우는 건강함이 있다. ◇완주에서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찾다 BTS가 방문했던 곳은 전 세계 아미의 ‘성지’로 떠올랐다. 완주군은 이들 주요 촬영지에 모두 ‘완주 BTS 힐링 성지’라는 입간판을 세워두고 스탬프 인증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작은 선물을 준다. 위봉산성 성문조선 숙종 원년(1675)에 쌓은 위봉산성도 방탄소년단의 촬영지 중 한곳이다. 예전에는 16㎞ 길이의 성이었으나 지금은 성벽 일부와 석문 정도만 남아 있다. 높이 3m, 너비 3m의 아치형 석문 아래에서 BTS가 사진을 찍은 뒤 가장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오성제 저수지에 있는 소나무오성제 저수지 일대에는 ‘BTS 소나무’로 불리는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카페 오성제 근처에 있는데 이곳에서 BTS 멤버들이 멋진 의상을 차려입고 화보를 촬영했다. BTS가 비틀스와 비슷한 자세로 사진을 찍었던 고산 창포마을 개울가 다리도 유명하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 중년 남자들이 모여 아이돌 포즈를 취하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진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되새기며 조금 뻔뻔해지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고산 창포마을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 수탈현장이 문화예술촌으로 청소년전통문화체험관 내 웅치전투 게임장1592년 임진왜란 초기, 왜군은 전라도 일대를 장악하고자 했으나 ‘곰티제’라 불리는 웅치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큰 타격을 입고 결국 후퇴하고 만다. 장수 4명과 조선군 3000여 명이 전사한 웅치 전투는 왜군의 전라도 공략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완주 전통문화체험장은 웅치전투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곳이다. 대형 스크린 앞에서 몰려드는 왜군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면 가상의 화살이 발사돼 격퇴할 수 있다. 처음엔 재미 삼아 활을 잡아당기지만 어느새 팔이 저릿해질 만큼 몰입도가 높다. 완주 전통문화체험장 내부의 충차체험관 밖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야외 전통무예 체험장이 있다. 성문을 공격하는 수레인 충차, 공성용 사다리차인 운제, 목책 등이 놓여 있는데 이곳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일 수 있다. 활에 장착된 액정 화면을 통해 적을 조준해 쏘면 적중 여부를 알 수 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게임은 현재 완주군에서 시설 정비를 진행 중이며 완료 후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다.놀토피아의 기구들34종류의 심신발달형 모험놀이 시설이 갖춰진 대형 실내놀이터 놀토피아도 이곳에 있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즐길 만한 놀이시설이 있으니 전통 한옥 체험을 겸해 들러서 좋은 추억을 쌓아보자. ◇예술공간이 된 양곡창고, 삼례문화예술촌삼례문화예술촌 내 전시관과 태권브이 조형물완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예술 투어’다. 삼례읍은 조선시대 교통의 요지이자 토지가 비옥한 만경평야의 일원을 이루는 지역이다. 일제는 이 지역의 쌀을 일본에 반출할 목적으로 대규모 곡물 창고를 만들었다. 이 수탈의 현장은 2011년 8월 삼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삼례역 바로 앞에 있는 예술촌은 일제강점기 창고 건물들을 부수지 않고 활용했다는 점에서 뜻깊다.삼례책마을문화센터삼례문화예술촌의 옛 창고 건물은 모두 7개 동. 현재 클래식 명화, 현대미술, 디지털 미디어 파사드, 지역작가 작품, 공예품 등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과거 제1전시관 건물에는 쌀을 8000가마 정도 보관할 수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예술촌 인근에는 삼례 책마을 문화센터가 있다. 역시 양곡창고를 개조해 고서점과 헌책방, 북카페, 공연장 등으로 활용 중이다. 각종 도서전과 세미나, 공연 등도 열리므로 예술촌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태초의 숲’완주의 또 다른 예술문화공간은 전북도립미술관이다. 모악산 자락의 수려한 주변 풍광과 함께 펼쳐지는 예술 세계에 흠뻑 빠져들기 좋은 곳이다. 7월 16일까지 본관에서 ‘PLAY×FUN=HAPPY’ 전이 열린다. 놀이를 통해 현대미술과 친숙해지도록 돕는 전시다. 미술관 벽에 색칠이나 낙서를 하는 행위를 통해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 역량 있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북 청년 2023’도 새로운 충격과 전환을 주기에 충분하다. 유휴열미술관의 작품 중 ‘돌담미학’차로 5분 정도 거리에는 전주지역권의 원로화가 유휴열 선생의 미술관이 있다. 이곳 야외전시장에는 춤사위를 펼치는 무녀, 가족상 등 작가의 다양한 조각품들을 전시 중이다. 카페 르모악과 함께 있는 미술관은 작가의 딸이 큐레이팅을 맡고 있다. 다양한 작품과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 피카소 작품 닮은 이 그림…화가에게 '모방'을 허하라[정하윤의 아트차이나]<28>
- 팡간민의 ‘가을의 멜로디’(1933). 프랑스 최고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수학한 뒤 중국 상하이로 돌아온 팡간민이 입체파 실험을 이어가던 중 그린 작품이다. 파리 유학시절에 접한 다채로운 아방가르드 미술 가운데 유독 입체파의 작업에 매료된 팡강민은 그 화법을 자신의 작품들에 녹여냈다. 날카로운 선으로 쪼개서 조합한 듯한 형상 속에 얼룩덜룩한 색을 채운 이 그림은 입체파 대표 화가 피카소·브라크 등의 작품과 닮아 있다.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원본은 소실되고 사진으로만 전한다. 캔버스에 유채.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네모난 화면 속에 불명확한 형체가 보인다. 팔과 다리, 가슴과 엉덩이가 있는 걸 보니 사람 같기는 한데, 이상하게도 얼굴은 없다. 몸은 얼룩덜룩 칠해져 어째 멍이 든 것 같기도 하고, 기계처럼 조립된 것처럼도 보인다. 배경 또한 조각이 나서 대체 어디인지 알아볼 수 없지만, 우측에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나 ‘가을의 멜로디’(1933)라는 제목을 통해 가을 풍경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리송한 이 작품은 중국 화가 팡간민(方幹民·1906∼1984)의 그림이다. 1906년 쩌장지역에서 태어난 팡간민은 항저우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부터 그림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식이 높았던 팡간민의 아버지는 아들이 상하이의 상급 미술학교에 진학하는 데 동의해줬다. 상하이는 당시 중국 미술의 중심이었고 ‘오늘 파리에 있으면 내일 상하이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양의 동시대 문물을 급속도로 받아들였던 나름의 코스모폴리탄이었다. 팡간민은 상하이 미술전문학교 2학년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야망 있던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리라!’ 팡간민은 1925년 미술의 메카인 파리로 이동했고, 6개월간 불어를 배운 후 리옹의 미술학교에 입학했다. ◇스승은 학교 밖에…파리 유수 갤러리서 ‘진짜 미술’ 접해당시로선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성취였지만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년 뒤 프랑스의 최고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의 합격증을 따냈다. 상하이 미술전문학교에서 탄탄히 다진 소묘 실력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유서 깊은 파리의 미술학교에서는 아주 사실적인 스타일의 유화를 배웠고, 팡간민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스승은 학교 밖에 있었다. 파리 유수의 갤러리들, 그는 그곳에서 진짜 미술을 접했다. 당시 파리는 그야말로 신미술의 용광로였다. 야수처럼 물감을 처바르던 마티스, 하늘을 둥둥 나는 로맨틱한 회화를 그리는 샤갈, 모든 대상을 입방체로 그리던 피카소 등. 또 이 모두를 전복시켜버리겠다는 다다이스트, 신흥 대세로 떠오르던 초현실주의까지. 수많은 파리의 아방가르드 미술 중 팡간민의 마음을 끈 것은 입체파였다. 사물의 ‘진실’을 그리기 위해 하나의 대상을 앞·뒤·옆에서 보고, 그 모든 모습을 한 화면에 조합하는 입체파의 작품은 팡간민에게 이지적이면서 혁신적으로 느껴졌다. 입체파의 두 거장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입체파를 가장 열렬히 탐험했을 때가 1910년대였으니 팡간민이 파리에 있을 때는 이미 거장으로 자리잡은 뒤였다. 신선하면서도 무르익은 입체파의 작품은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안목을 갖춘 팡강민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파리 미술계에서 견문을 넓힌 팡간민은 1929년 중국으로 돌아와 교편을 잡았다. 상하이의 여러 학교에서 서양화를 가르쳤는데 젊고 열정적인, 게다가 파리에서 갓 돌아온 신임 교수는 학생들에게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팡간민은 아카데믹한 그림을 가르치는 한편, 입체파에 대한 실험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그에게 ‘큐브’란 별명을 붙인 것을 보면 말이다. 공교롭게도 그의 성 ‘팡’은 큐브를 뜻하는 ‘팡’과 발음이 같다. 본투비 입체파라고나 할까. ‘가을의 멜로디’나 ‘흰 비둘기’(1934)는 이 무렵 팡간민이 그렸던 그림이다. 두 작품 모두 선이 날카롭고 형태가 쪼개져 있으며, 색이 균일하지 못하고 얼룩덜룩하다. 모두 피카소나 브라크의 회화를 참조한 결과다. ◇입체파에 매료돼 자신 작업에 녹여…‘모방은 죄인가’ 문제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렇게 팡간민처럼 남의 그림을 많이 참조한 화가도 과연 ‘좋은 미술가’라고 할 수 있을까. 미술에는 ‘독창성’이 그렇게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남이 창안한 스타일을 보고 베낀 거라면 그것은 그냥 ‘아류’가 아닐까. 이런 질문은 근대 중국 화가가 그린 서양화에 항상 따라붙는다.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한국이나 일본의 근대미술도 이 질문을 피해 갈 수 없다. 아무래도 20세기 초, 아시아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쪽이었고, 미술 특히 서양화는 서구를 늘 따라가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아시아 화가들이 서양 사람들이 하던 것을 몇십년이나 뒤처져 모방한 2류, 그것도 제대로 베끼지도 못한 3류라고 흉을 본다. 팡간민의 경우로 말하자면, 피카소가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그린 지 10년이나 지나서 겨우 형태를 분절한 것도 우스운데, ‘대상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피카소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한 거라는 비난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단언컨대 다른 미술가들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는 작가는 없다. 피카소 또한 세잔의 형태적 실험과 색채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미술가도 인간인데 어떻게 외부의 영향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겠는가. 선배 화가들의 작품을 보고 자신의 작품을 시도하는 게 전혀 흠 잡힐 만한 일이 아닌 거다. 물론 피카소의 경우는 ‘대상의 진실을 파악한다’는 세잔의 목적까지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팡간민의 경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평가절하 당한다면 억울하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팡간민의 ‘흰 비둘기’(1934). 여인의 인체를 입체파적인 기법으로 그렸다. 하나의 대상을 앞·뒤·옆에서 보고 모든 모습을 한 화면에 조합해 사물의 진실에 다가간다는 입체파의 작업은, 팡간민에게 이지적이면서 혁신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팡간민은 모든 대상의 형체를 분절하고 입방체로 보이게 한 입체파의 주요 특징을 자신의 작업에 반영했다. 캔버스에 유채.하나는 일단 문화적으로 팡간민이 피카소의 목표를 완벽히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거다. 대상을 완벽히 이해하겠다며 형태를 분해해서 보는 것은 중국인이었던 팡간민에게는 충분히 공감되지 않았을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술가가 꼭 원본의 의도를 간파해 그것까지 적용해야 하느냐는 거다. 아니다. 그냥 눈으로 봤을 때 흥미로워서 형태나 색채, 구도 같은 형식적 요소만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으니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모네나 반 고흐가 일본의 미술에서 영향을 받았을 때, 또는 피카소가 아프리카 원시조각에서 영감을 받았을 때, 원래의 의도와 목적과 의미를 모두 파악해서 적용했던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아시아 미술에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진 않았으면 좋겠고, 혹 서양의 것을 그대로 (그것도 뒤늦게) 베낀 미술이란 콤플렉스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로부터도 자유로워지면 좋겠다. ◇문화대혁명 때 ‘우파’로 몰려 치욕 당하기도안타깝게도 팡간민의 입체파스러운 작품에는 무시무시한 평가가 뒤따랐다. 마오쩌둥의 시대, 그와 그의 작품은 무사하지 못했다. 문화대혁명 때 팡간민은 ‘우파’로 몰려 치욕을 당했다. 근무하던 항저우 미술학교 주변을 걸으며 구경거리가 됐던 거다. ‘퍼레이드’라고 불린 이 행위는 문화대혁명 시기 우파로 찍힌 이들에게 죄명이 씌인 명패를 목에 두르고 행진하게 했던 일종의 벌인데, 팡간민의 경우는 행진할 때 군중으로부터 날아온 먹과 물감을 맞았으며, 폭력과 욕설까지 당했다. 나아가 팡간민은 홍위병에 의해 들어간 감옥에 오랜기간 갇혀 있기까지 했다. ‘가을의 멜로디’를 포함해 팡간민의 작품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이 시기에 상당수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의 사망과 함께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세상이 변하자 팡간민도 이젤 앞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일흔의 팡간민은 젊은 시절 열심을 다했던 입체파스러운 작품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 1980년대에 팡간민은 마치 중국의 수묵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가 접목된 것처럼 보이는 편안한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화가는 생의 말년, 혁신보다는 안정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 시리즈 A 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가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트레져러는 자산가들만의 소유물이었던 명품 시계, 파인 와인, 레어 위스키 등 고가의 수집품을 최소 1,000원 단위부터 분할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2021년 조각투자 서비스 오픈이후 현재 40만명이 넘는 유저를 확보했다. 총 138개의 블루칩 상품을 조각 모집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중 58개의 상품이 매각 완료하였고 평균 수익률은 10.1%, 최고 수익률은 42.1%를 기록하며 많은 고객의 조각투자상품을 수익화했다.(2023년 4월 기준)두나미스자산운용이 참여이번에 진행된 시리즈 A 투자 유치에는 두나미스자산운용이 참여했다. 두나미스자산운용은 2021년 출범한 자산운용사다. 1년만에 약 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트레져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조각 모집 수집품 다양화, 가격 크롤링 엔진 고도화, 소셜 투자플랫폼 기능 개발, 업계 우수 인력 채용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대욱 두나미스자산운용 대표는 “미술품 투자로 대체투자 역량을 높여온 두나미스는 수집품 투자플랫폼, ‘트레져러’에 투자하면서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트레져러는 포항공대와 블록체인 기반 STO(증권형 토큰) 플랫폼 개발이 가능한 수준 높은 개발 역량이 있는 팀이며, 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수집품과 좋은 수익률로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 크롤링 엔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투자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김경태 트레져러 대표는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회사의 비전에 공감해 주신 두나미스자산운용에 감사드린다”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조각투자 수요에 맞게 투자자보호 및 규제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올바른른 STO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수집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수요가 높은 시장인 만큼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대체투자 시장으로도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트레져러는 NH투자증권 주관의 ‘STO 비전그룹’, NH농협은행 주관의 ‘토큰증권 생태계 활성화 컨소시엄’, 예탁결제원 주관의 ‘토큰증권협의회’ 에 모두 참여하면서 STO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중고 가격 크롤링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DTN인베스트먼트와 코인원의 초기 투자를 받았으며, 2021년 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를 론칭했다.
- '리턴 투 서울' 메인 포스터 공개…"어쩌다 우연히, 어쩌면 운명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리턴 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이 오는 5월 3일(수) 개봉을 앞두고 관객을 녹다운 시킬 예측불가 주인공 ‘프레디’의 모습을 담은 메인포스터를 17일 공개했다. ‘리턴 투 서울’은 프랑스로 입양됐지만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서울로 리턴한 25세 여성 ‘프레디’(박지민 분), 그가 어쩌다 한국 부모를 찾으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그린다. 어쩌면 운명적인 여정을 담은, 2023년 우리가 열광할 완전히 낯선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6% 달성, 메타크리틱 선정 2022년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에 오른 작품이다.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22 LA비평가협회 뉴제네레이션상, 보스턴비평가협회 작품상, 아테네국제영화제 작품상,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즈 신인 연기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특히 2023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와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국제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이 작품은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이비 추 감독이 2011년 ‘달콤한 잠’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입양아 친구의 한국 가족과의 만남에 동행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된 이야기라고 한다.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나라 한국으로 리턴하게 된 주인공 ‘프레디’ 역에 파리를 기반으로 그림, 조각, 설치 미술 등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계 프랑스인 아티스트 박지민을 캐스팅하면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박지민은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인 해석과 적극적인 의견 전달로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입양아 캐릭터를 완성, 필름 스테이지(The Film Stage) 선정 올해의 연기 톱3에 언급되었음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 클레어 드니 역시 “박지민은 카메라에 저항하고 있었다. 영화와 인물과 사건에 자신을 바치지 않고 끊임없이 벗어나려고 하는 배우를 보았다”는 평을 전해 이제껏 본 적 없는 배우의 등장을 거듭 확인시켰다.공개하는 메인 포스터는 ‘리턴 투 서울’의 강렬한 영어 타이틀에 화려한 서울의 밤거리와 자유로운 주인공 ‘프레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시선을 집중시킨다. 거친 가죽 자켓부터, 강렬한 헤어 스타일, 진한 립스틱까지 자유로움 그 자체의 ‘프레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가운데 어딘가를 무심하게 응시하는 그녀의 표정이 낯선 서울에서 펼쳐질 여정에 호기심을 높인다. 여기에 “어쩌다 우연히 어쩌면 운명적으로”라는 문구가 우연히 한국 가족을 찾게 된 ‘프레디’가 어떤 운명과 맞닥뜨리게 될지 ‘리턴 투 서울’의 관람욕구를 더욱 상승시킨다.5월 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누구나 보고 있는 산, 누구도 보지 못한 풍경 [e갤러리]
- 권찬희 ‘월출산 사자봉’(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사진=작가 제공)[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어디에나 꽃이 피어있다”고 했더란다. 굳이 ‘누가 말했나’ 물으면 프랑스화가 앙리 마티스라 할 테지만, ‘누가 그토록 꽃을 보고자 했나’라면 단연 작가 권찬희(60)다. 마티스의 말을 좇아 ‘어디에나’를 마다하지 않았다니까. “자연이 내준 선물들은 최고의 스승처럼 감동과 열망을 품게 만든다”고 하니. 바로 작가가 늘 떠나는 이유기도 하다. 화면에 꽂힐 그 꽃, 아니 한 장면을 만나기 위해. 그런데 스케치여행이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정선·변산·부안 등 해변을 훑어내리는 것도 대단했는데, 언제부턴가 험한 산과 미끄러운 봉우리 사이를 오르내린다. ‘월출산 사자봉’(2023)은 그중 한 부분일 뿐. 지리산·무등산·한라산 등 작품명에 붙는 큼직한 산이름은 어김없이 작가의 발과 붓이 닿았던 곳이다. 권찬희 ‘무등산 서석대’(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사진=작가 제공)풍경을 그리는 작가는 손꼽히는 수채화가로 활동해왔다. 바닥이 들여다보이는 맑고 투명한 톤에 부드러운 질감을 입힌 아련한 전경들이 쉼 없이 밀려 나왔다. 무엇보다 물·산·섬을 찾아 현장에서 바로 옮겨놓는, 밑그림 없는 수채화가 작가의 장기이자 무기다. 작가의 작품 중에 5호(34.8×27.3㎝) 남짓한, 휴대가 가능한 캔버스작품이 유독 많았던 건 그 때문이다. 그러던 화면에 거친 질감, 두툼한 색이 올라탄 건 2∼3년 전. 수채물감 대신 아크릴물감을 꺼내 들었다. 새롭게 시도한 기법도 있었다. 잡지에서 뜯어내고 오려낸 조각을 화면에 붙인 콜라주 작업. 이렇게 작업실에서 캔버스로 확장한 작가의 풍경은 마땅히 현장에서 옮겨온 수채화스케치를 바탕으로 삼았다. 이미 큰 변화였는데, 2년 만의 신작은 또 다르다. 선 굵은 붓질을 쏟아낸 화면에선 ‘대작’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니. 더 있다. 선명한 형체, 분방한 색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할까. 눈앞 전경을 절제하고 관조하듯 더듬는다고 할까. 그새 ‘추상’이란 또 다른 현장에도 성큼 들어섰나 보다. “왜?” “언제?”를 물을 새도 없이 “이젠 때가 된 듯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권찬희 ‘신안노을’(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16.7×91.0㎝(사진=작가 제공)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서 여는 개인전 ‘여정스토리-향기’에서 볼 수 있다. 이후 전북 익산시 동서로 익산예술의전당으로 옮겨 19일부터 23일까지 이어간다. 오래된 화두이자 키워드인 ‘여정스토리’에 이번엔 ‘향기’를 얹어 16번째 개인전을 꾸렸다. 100호(162.2×130.3㎝) 규모 10여점, 수채화스케치 80여점을 걸었다. 권찬희 ‘월출산 사자봉 Ⅱ’(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사진=작가 제공)권찬희 ‘성당포구 별밤’(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사진=작가 제공)
- 산티아고 순례길이 무대로…뮤지컬 '쁠라테로' 내달 개막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정동극장 2023 시즌 ‘창작ing’ 네 번째 작품인 뮤지컬 ‘쁠라테로’가 오는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한다.뮤지컬 ‘쁠라테로’ 포스터. (사진=국립정동극장)‘쁠라테로’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루는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 최우수 작품에 선정됐으며, 2022년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의 발견’을 통해 쇼케이스를 진행했다.작품은 스페인의 역사를 소개한 신문 기사로부터 모티브를 얻었다. 스페인 정부와 시민사회, 가톨릭 교구가 맺은 ‘망각의 협정’을 주제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순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숙소인 알베르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산 정상에 있는 쿠루스 데 히에로(철 십자가) 아래 소원을 적은 돌을 놓으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로 순례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폰세바돈에 위치한 알베르게. 이곳에 은퇴한 외과 의사인 호세와 그의 딸 마리아가 방문한다. 호세는 알베르게의 호스피탈레로(자원봉사자) 까밀라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오래전 인연과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려 하지 않는 인물과 떠올리게 하려는 인물의 대립을 통하여 관객들은 진실의 조각을 찾아간다.스페인의 정서를 한껏 담아낸 작품은 그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플라멩코와 집시 음악을 선보인다. 노래 가사와 대사 일부는 스페인 작가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시를 차용해 이국적인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극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되는 플라멩코는 인물들 간의 심리적 대립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등장한다.극작과 연출을 맡은 안재승은 ‘청구서’로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됐다. 뮤지컬 ‘찌질의 역사’(극작·연출), ‘영웅’(2019년 연출), ‘명성황후’(2021년 연출), ‘사물의 마음’(극작) 등에 참여했다. 이하은 작곡가, 한선천 안무가, 이엄지 미술감독, 나한수 조명 디자이너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까밀라 역에 신의정, 호세 역에 한지상, 페넬로페 역에 소정화, 세실리아 역에 나하나, 마리아 역에 이지수, 파블로 역에 백진욱, 박두호 등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원.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