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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공기업 감사들, 청와대를 실망시켰다?
-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공기업 감사들로 청와대가 당혹해하고 있다. 지난 13일 조폐공사 등 공공기관 21명의 감사들이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일의 파문이 청와대까지 닿고 있다. 해외 혁신사례를 견학하겠다는 명목이었지만, 이과수 폭포 등 관광 일정으로 거의 채운, 철없는 활동 때문이다. 결국 이들을 임명한 기획예산처, 청와대의 감독시스템, 인사시스템이 문제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 청와대는 곤혹스럽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기획예산처에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직접 해명하거나, 조치를 내놓을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 감사의 임명이 잘못된 것인지, 임명이후 관리가 잘못된 것인지를 따져볼 문제"라며 "아직까지 임명 시스템이 잘못되어 생긴 문제인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 관계자, 열린우리당 당료 등 정치인 출신이다. 이들을 임명할 때 청와대가 총대를 멨었기에 실망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7월26일 문해남 청와대 인사관리비서관은 청와대브리핑에 <공기업 감사 외부에서 와야 제 역할 가능>이라는 글로 정치인출신의 감사 임명을 옹호했었다. 문 비서관은 "감사는 국가와 정부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임명해야 합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부 인사들과 일체가 되어 지내도 그만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책임감이 필요한 것입니다. 나라의 일을, 정부의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아니 더 나아가서는 자기 일보다 더 챙기려는 의지는 국가와 정부에 대한 책임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고 주장했었다. 청와대의 기대와는 달리, 이들 정치인 출신 감사들의 `정부에 대한 책임의식`은 상당히 미흡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이 `노는 일정`으로 여행 계획을 짠 것이 부적절하다는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청와대 인사시스템까지 거론하는 건 지나친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장이 감사들에게 `위로성 외유행사` 예산을 지원하는 관행이 남아있는 만큼, 차제에 이런 관행에 대한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할 시점이다.
- 미국은 지금 ''크리스마스'' 전쟁중
- [오마이뉴스 제공]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또 하나의 전쟁에 돌입했다.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여 앞두고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에 돌입한 것. 물론 이라크 전처럼 총과 폭탄이 난무하는 전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독교 보수 세력과, 국가와 종교를 분리하고자 하는 진보 세력이 맞붙은 만만치 않은 전쟁이다.발단은 전통적인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 예수(Chirst)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인 만큼 이 인사말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게 보수파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진보파는 이미 여러 종교를 가진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특정 종교의 교주 이름을 사용하는 인사말은 더 이상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신 'Happy Holidays' 또는 'Season's Greetings'이라는 인사말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을 변질시키려는 시도"'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 또는 War Against Christmas)'이라는 표현은 보수적인 문화 비평 온라인 매체 'VDARE.com'의 편집장 피터 브라임로우에 의해 지난 1999년 고안됐다. 그는 기독교의 오래된 전통인 크리스마스를 세속화 시키려고 하는 모든 진보주의자들의 도전과 이에 대한 보수파의 응전을 '전쟁'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브라임로우의 주도 하에 이 온라인 매체는 올해까지 7년 동안 줄곧 'Merry Christmas'를 고수하기 위한 운동을 해 오고 있다. 올해 이 매체의 게시판에 실린 뉴욕주 변호사 하워드 수더랜드의 글은 "크리스마스 전쟁, 즉 기독교에 대항하는 모든 도전은 미국 대부분 시민의 뜻에 반해 미국을 변질시키려고 하는 일련의 운동 중 한 부분"이라며 "미국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독립선언서부터 미국의 헌법에 이르기까지 기독교가 줄곧 미국 정신의 핵심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라고 끝맺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쟁'이라는 표현이 널리 퍼지게 된 데는 국제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이 운영하는 폭스뉴스(Fox News)의 'The O'Reilly Factor'라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유명한 보수파 방송인인 빌 오릴리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2004년에 이어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에도 크리스마스 전쟁과 관련한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은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둔 학교나 자치단체들을 찾아내 보여주며, 이런 현상들이 기독교의 전통과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이 방송이 예를 든 미시간주 새그노 마을은 "방송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이 방송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방송 내용이 "크리스마스의 전통이 정치적 '좌파'들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라고 와전되면서 인터넷과 블로그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간 것. 결과적으로 크리스마스 전쟁이라는 개념 자체에 익숙하지 않던 미국 시민들은 2005년 폭스 뉴스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42%나 "오늘날 미국에 크리스마스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단어 사용 않는 기업 불매운동 보수파들의 움직임은 저작물과 물리적인 행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폭스 뉴스의 또 다른 보수파 방송인 존 깁슨은 2005년 '크리스마스 전쟁 - 신성한 크리스마스를 금지하려는 자유주의자들의 음모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얼마나 더 나쁜가'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서는 그는 "유대인, 휴머니스트, 법률가, 문화 상대주의자, 자유주의자, 죄악에 빠진 기독교인 등으로 불리는 모든 세속주의자들의 비밀 결사가 크리스마스를 세속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릴리와 깁슨과 같은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이 "마약, 안락사, 낙태, 그리고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단체 중 하나인 '미국가족협회'는 2005년 "연말 세일 행사에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대신 '홀리데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미국 대표적인 소매업체 '타겟'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압력에 따라 작년까지 '홀리데이 세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월마트는 올해 연말 광고문구에 'Merry Christmas'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세가 되고 있는 'Happy Holidays'이들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은 미국에서는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보다 'Happy Holidays'라는 인사말이 더 자주 쓰이고 있다. 거의 모든 공중파 방송의 진행자들은 'Happy Holidays'를 사용하고 있고,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광고 방송은 'Holiday Sale'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매일 아침 지역신문에 실려오는 광고 전단지에도 'Holiday'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인다. 12월에 들어서면 화려한 전등불로 외관을 장식하는 미국 주택가에도 올해는 'Happy Holidays'라는 문구로 장식한 집들을 자주 볼 수 있다.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이 이렇게 바뀐 데는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비방반대연맹' 등과 같은 진보주의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미국식 권리장전인 수정헌법 제1조 "의회는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자유로운 종교의식을 규제하는 어떠한 법도 제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교회와 국가는 분리돼야 한다는 의미로 규정했다.이런 해석하에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국가가 지원하는 특정 종교의 상징 전시 반대, 공립학교에서의 공중 기도, 종교 의식, 묵상 등의 절차 반대 등 기독교 보수파들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활동들을 해 왔다. 이들에 의해 특정 종교의 색채가 묻어 있는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이 서서히 다른 중립적인 인사말로 대체되게 된 것. 유대인의 물타기 전략?하지만 또 다른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Christmas'라는 말이 미국에서 힘을 잃어가는 주 원인을 유대인에게서 찾고 있다. 60년대 미국 보수 정치인이었던 제럴드 스미스는 "유대인들이 신약 성경의 주인공인 예수를 대체하기 위해서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를 도입했다"며 "UN이 그리스도 이름의 사용을 억제한 것도 유대인들에 의해 조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이 지금까지도 미국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 것. 예수를 '메시야'로 믿는 기독교와 달리 유대교는 예수를 인간인 선지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유대인에게는 이방인의 명절일 뿐. 대신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시기에 유대인들은 '하누카'라는 명절을 기념한다. 크리스마스와 같이 12월 25일이 하누카이지만 음력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매년 날짜가 변한다. 유대인들은 하누카의 시작부터 8일 동안을 명절로 보낸다.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유태인들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희석하고 자기네 명절인 하누카를 드러내기 위해 수정헌법 1조를 이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올해 워싱턴주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이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하누카를 기념하는 메노라(9개의 촛대로 구성된 이스라엘 전통 장식물)를 이용해 공항을 장식하기로 한 사실은 보수주의자들을 크게 자극하기도 했다. 최근 개봉돼 인기를 끈 풍자 영화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에서도 이들 보수주의자들의 뿌리 깊은 유대인 혐오를 볼 수 있다. 이들의 주장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 미국의 정치,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견제와 시기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겨울이 주는 평화와 안식의 시간을 보내야 할 12월, 미국은 또 하나의 전쟁에 돌입해 있다. '21세기의 십자군 전쟁'인 양 당당했던 이라크전에서 수모를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이 '크리스마스 전쟁'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일 지 자못 궁금한 부분이다.
- (edaily리포트)환율 하락의 에필로그
-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올해 환율이 크게 내렸지만 그 탓을 누구에게 돌리기가 참 힘듭니다. 기업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투기세력들도 그렇고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환율 급락의 과정에서 여러 주체들이 과도한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과도했던 부분은 다시 반대 작용으로 타격을 준다는 과거 경험을 교훈 삼아 이제 환율 급락이 진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채권외환팀 이승우 기자가 전합니다. Thanks to: 중국 위안화 절상.. 대단했던 조선업체의 달러매도 공세.. 떨어지는 환율에 웃음짓던 수입업체들.. 명철하지 못했던 정부 외환정책.. 그리고 이 모두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았던 역외 투기세력..올해 환율을 920원대로 떨어뜨린 영광(?)을 이들에게 돌립니다. 그러나 이들중 영광을 받고자 하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어쩔 수 없었거나 `내탓`이 아니라고 하는군요정부는 투기꾼들 때문이라며 연일 `쏠림현상`만을 되풀이하고 있고 조선업체는 환 변동위험을 피하자니 곧바로 헤지(선물환 매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오히려 큰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른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떨어지니 덩달아 팔 수 밖에 없었다며 오히려 하소연을 하네요.그러면 환율을 끌어내린 주역은 누구입니까? 답답하네요. 올해 환율 급락의 시나리오를 보면 이렇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은 당연히 통화(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경제가 튼튼해지면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게 당연한 것이니까요. 1분기 6% 이상의 고성장을 하면서 결국에는 환율 1000원이 붕괴되더니 네자릿수 환율은 점차 멀어져갔고 저점은 계속해서 낮아졌습니다. 이 때 적극적으로 나섰던 쪽이 바로 역외 투기세력입니다. 이들은 헤지 펀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틈이 보이면 여지 없이 공격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그림은 원화 투기에 최적의 찬스였습니다. 여기에 합세한 것이 바로 중공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입니다. 환율이 내려가는 것을 보니 당연히 위험하다 여겨 달러를 일단 팔아 치워야 한 것입니다. 5월에 927원에서 저점을 찍고 나서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을 좌지우지 한다고 자부했던 역외세력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당한 것입니다. 역외도 927원 정도 환율이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달러를 사기 시작했죠. 그런데 국내 조선업체들을 비롯한 다른 수출 업체들이 합동공세를 펼치며 환율 오르는 것을 막았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라는 대목입니다. 1000원대, 980원대, 960원대에서 끊임없이 달러를 팔았던 업체들의 환율 담당자들이 추가로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이에 대한 질책이 두렵다며 환율이 오를때마다 달러를 공격적으로 팔아 버린 것입니다. 930원, 940원 환율이 갑자기 960원, 970원 혹은 그 위로 오르게 되면 예전에 팔아버렸던 달러들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런 양상들이 올해 외환시장에서 포착됐습니다. 환율 전망은 시쳇말로 `신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5월 이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행태는 과도했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지적입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 원화의 구매력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수입물가도 싸져서 내수 부양에도 도움이 되지요. 해외에 나가서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을 살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중소 수출기업들은 정말 상당히 어려운 지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튼튼한 대기업들은 환율 800원대에 맞추어 내년 경영계획을 짠다고 하던데, 중소수출기업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지요. 옛날처럼 환율을 높게 유지해 수출로 먹고 살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환율이 하락해 내수와 수출, 두가지 축으로 균형성장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과도하게, 너무 빨리 떨어져 버리면 수출은 수출대로 무너지고 내수는 살아나지 못하면서 `균형 성장`이 아니라 `균형 침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외환을 직접 운용하는 딜러들도 이럽니다. "사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환율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내리니 국가 경제를 위해서 좀 두렵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외환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는 환율 하락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 정부의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그동안 국내에 달러를 공급했던 원천인 경상수지가 균형으로 가고 있고, 내년에는 적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국은행이 그러더군요. 그리고 은행의 대규모 단기 해외차입도 주춤해졌습니다.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도 11월 들어 급감했다고 합니다.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부정적인 여건은 여전하지만, 그와 상반된 움직임도 있는 것이지요.올해를 되돌아보면서 저질러졌던 각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과도했던 행태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필요 이상으로 환율이 급락하지 않아 이 글이 정말 환율 급락의 에필로그(epilogue)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 잊을 뻔 했습니다. 환율 하락에 대해 특별히 경의를 표해야 할 대상이 있습니다. Special thanks to: 소득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는 나라, 그래서 해외에서 매년 엄청난 빚을 조달해야 하는 나라, 그렇게 많은 빚을 쓰면서도 이자는 제일 낮게 무는 나라, 자신들의 빚이 너무 많은 것은 다른 나라의 수출 때문이라며 달러 약세를 강요하는 나라, 바로 미국입니다.
- 靑 "집 사면 낭패"라고?…대통령 지시 논란
-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는 청와대브리핑 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울분`에 가까운 항의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집 사지 말고 기다려라?..무슨 근거냐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10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양질의 값싼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테니, 집 사려거든 기다려라"며 "비싼 값에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서민들은 조금 기다렸다가, 징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나서 결정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친철한(?) 컨설팅까지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인터넷등에는 항의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껏 정부를 믿고 집을 사는 것을 미뤄오다 최근 집값 폭등으로 절망한 서민들한테 할 소리냐는 얘기다. 또한번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이다. 이런 주장의 근거가 `정부가 획기적 공급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라는 점에서 더 어이없다. 때문에 청와대내에서조차 서민들 심정도 헤아리지 못하고 또다시 일방적으로 정부정책만 홍보하는, 현실감 없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추병직 건교부장관 등의 실언과 공급대책 소홀, 부동산 시장관리 잘못 등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사과도 담지 않았다. ◇노대통령, 언론 대응 지시?…청와대 `안했다` 이 글은 최근 부동산 가격급등을 초래한 원인을 건설업체, 금융기관, 부동산중개업자, 일부 언론의 탓으로 돌리기 위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많은 부분을 이들에 대한 비판으로 할애했다. 이 글에 대해 노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가 주목된다. 청와대 이백만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며 "지난 주말부터 구상했고, 글을 쓰는데 3~4일 걸렸다. 최종데스크는 내가 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정책의 신뢰를 흔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사에 문제가 있다`며 `적절히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브리핑은 지난 10월27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돌연 신도시확대, 시장 교란> 기사를 문제삼았다. 또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기존의 세제정책에서 공급확대 정책으로 선회했다 `는 내용의 <노무현 정부 `민생 역주행` 심각> 중앙일보 기사도 문제 삼았는데, 이 역시 지난달 27일자다. 모두 같은 날짜에 나온 기사라는 점, 이 수석이 구상했다는 지난 주말에서도 일주일 전에 보도된 기사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언론보도를 보고받은 후 대응하라는 지시를 한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 또 윤태영 대변인은 "마치 이번에 공급확대 정책을 쓰는 것처럼 보도된 것이 잘못이라는 점과 이런 정책들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언론을 포함해 신뢰의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글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원래 청와대 브리핑 글에는 노대통령이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 `정책신뢰`에 대한 표현이 없었는데, 윤 대변인이 이를 밝힌 것. 윤 대변인은 "이 글은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며, 홍보수석실이 자체 취지에 따라 작성됐으며 대통령에게 보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세계의 겨울 세일] 버버리 가방이 50달러? 나, 외국으로 쇼핑 갈래~
- [조선일보 제공] 외국의 세일을 경험하고 돌아온 이들은 말한다. “쇼핑하지 않겠다. 참고, 또 참겠다. 그 돈 모아서 다시 떠나겠다.” 한국의 세일. 시시하다. 뉴욕·파리·밀라노·도쿄·홍콩의 '겨울 세일'을 소개한다.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진정한 세일이다. 파리 세일기간 길지만, 갈수록 사이즈 찾기 힘들어 서류 처리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프랑스답게 세일에 대한 규제도 철처하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프랑스의 세일 시즌은 6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시작하는 여름 세일, 1월 두번째 주 수요일 부터 6주간 열리는 겨울 세일로 나뉜다. 세일이 시작되는 아침, TV를 켜면 뉴스에서 흔히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까르푸 (Carrefour)나 오샹 (Auchan) 같은 대형 수퍼마켓 앞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다가 셔터가 살짝 올라간 틈새를 통해 기어들어가 일단 매장에 발을 들여놓은 다음, 맹렬히 달리기 시작하는 수백명의 사람들. 세탁기나 DVD플레이어 등 가전 제품의 폭탄 세일을 노리고 비장한 각오로 몰려든 손님들이다. 아빠는 세탁기, 엄마는 TV, 이런 식으로 아이템을 나눠 ‘찜’ 하는 준비성 철저한 가족부터, 눈에 보이는 제품을 무조건 집어 든 다음 그 제품을 사러 왔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친 사람과 교환 협상을 벌이는 손님까지, 우아하게 노천 까페에 앉아 철학 토론을 즐길 것만 같은 프랑스 사람들의 고고한 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한편으로는 소비 심리를 부추기는 자극제로는 나무랄 것이 없는 진풍경이다. 이렇게 가전제품들이 개장 1시간도 안되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세일철에 프랑스인들이 즐겨 사는 제품 리스트의 1순위는 물론 의류. 코트 같이 단가가 비싼 아이템을 구입해야 하는 겨울 세일 시즌에는 의류 구입 선호도가 조금 더 높아진다. 쁘랭땅 (Printemps), 갤러리 라파이에뜨(Galeries Lafayette)같은 파리의 백화점들은 세일 첫 날 아침 8시부터 개장, 워킹 파리지엔들이 출근하기 전에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기도 한다. 아예 월차를 내고 쇼핑에 열을 올리는 열성파들과 출근하기 전에 들렀다가, 점심시간에 간단한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다시 백화점으로 돌아오는 직장인들, 거기에 관광객들과 전업 주부들까지 몰려드는 파리의 백화점과 시내 매장에서 세일 첫날 쇼핑을 즐긴다는 것은 강한 인내심과 불타는 의지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첫날부터 40~50% 까지 가격을 내린 제품들이 많고 또 인기 상품일수록 재고가 금방 바닥나는 잔인한 현실 앞에 초연해지는 것 역시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세일 첫날 북적대는 파리의 모습은 매년 두 번씩 반복된다. 명품 브랜드들이 총집합, 럭셔리 쇼핑의 대명사로 불리는 파리의 우아한 아비뉴 몽떼뉴 (Avenue Montaigne)도 사정은 마찬가지. 보통 오전 10시 반은 되야 문을 여는 명품 매장 앞에 이른 아침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고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날아온 아시아인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샤넬’· ‘구찌’· ‘페라가모’ 등의 명품을 첫날부터 최대50%까지 낮춰진 가격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신, 매장내의 고객 수를 적당한 선에서 철저히 제안하는 탓에 매장 앞에서 줄을 오래서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매장에 들어가서는 먼저 자신의 판매를 담당해 줄 세일즈 점원 미리 섭외(?) 하는 것이 좋다. 세일 포스터로 쇼윈도우를 정신 없이 도배해버리는 일반 매장이나 백화점들과는 달리 명품 매장은 겉으로는 얌전한 편이지만 세일 품목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품 아울렛 매장 ‘라 발레 빌라쥬’ (La Vall e Village)는 ‘아르마니’, ‘버버리’, ‘겐조’ 등의 제품을 평소 33~60%에 팔고 있는데 세일기간에는 여기서 다시 20~50% 추가 할인해주니, 가격대비 만족도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세일 기간이 6주나 되는 탓에 2주정도가 지나면 1주일 간격으로 세일의 폭은 점점 넓어지지만 그만큼 마음에 드는 제품이나 맞는 사이즈를 찾기가 힘든 것도 사실. 하지만 그때는 또 난장판 같은 가판대의 물건을 뒤져 어처구니 없이 싼 가격의 훌륭한 아이템을 건져내며 횡재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리·프랑스 영화사 ‘UGC’ 리서치 담당) 뉴욕 11월 마지막주 금요일부터… 백화점도 일찍 개장 매년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백화점, 각 거리 매장, 아울렛에서 본격적인 세일에 돌입한다. 매년 이날을 ‘검은 금요일(Black Friday)’ 이라고 부르는데 일부 매장의 경우 한해 매출의 40% 이상이 이날 팔린다는 통계도 있다고 한다. 금요일 오전 6시. 맨하튼의 백화점 중 제일 먼저 ‘메이시스’(폴로·타미 힐피거·코치 등 포진)가 문을 연다. 이어 7시 ‘로드 앤 테일러’, 8시 ‘삭스 피프스 애비뉴’(명품 브랜드 주력), 9시 ‘헨리벤델’(다양한 화장품이 경쟁력)과 ‘블루밍데일즈’, 10시 ‘버그도프 굿맨’(마놀로 블라닉·지미 추 등 구두만을 모아둔 층에서 쇼핑할 것)과 ‘바니스 뉴욕’(폴 스미스 셔츠·마크 제이콥스 외투와 소품·디올 옴므 추천) 순으로 백화점들이 특별히 일찍 개장한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 뛰어가 물건을 잡는 풍경이 빚어지므로, 미리 몇 층 어디에 사고 싶은 상품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 둬야 한다. (바니스의 경우 여름에 ‘창고 대방출 개념’의 세일이 진행된다. 때문에 겨울 폭탄 세일은 기대하지 말 것.) 백화점의 경우 추수 감사절 세일은 30~50% 선. 로드샵의 경우 브랜드에 따라서 추수감사절에는 30%정도에 그치지만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50~80%까지 할인폭을 확대되기도 한다. 추수감사절에는 백화점 쪽을, 그 이후라면 단독매장을 노리는 편이 좋다. ‘센추리 21’은 의류~침구류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DSW’는 구두만을 모아놓은 아울렛, ‘맥스’는 미국의 대중적인 브랜드 위주의 할인매장. 맨하튼에서 버스로 2시간쯤 떨어진 초대형 아울렛 몰인 ‘우드베리’에도 들려야 한다. ‘센추리 21’의 경우는 검은 금요일에도 기존과 같이 오전 7시 45분에 오픈을 하지만 우드베리 아울렛은 목요일 저녁 자정, 즉 금요일 0시에 대중적인 브랜드 매장이 문을 연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경우는 새벽2시, 4시 등 각각 오픈 시간이 다를 뿐 아니라 ‘시간대 별’ 할인폭을 적용하기도 하므로 홈페이지의 스케줄 표를 꼭 챙겨봐야 한다. 지난해 ‘검은 금요일’. 새벽 4시에 개점하는 ‘발리’ 매장에 가기 위해 친구들과 렌트카를 타고 우즈베리 쇼핑몰에 새벽 3시에 도착했다. ‘새벽에 사람이 있겠나’ 싶었는데 4시가 되자 ‘발리’ 앞의 줄은 거의 100m로 늘어났는데 한국사람, 중국 사람이 많이 보였다. 한국서 150만원선이었던 크로스백이 매장에서 550달러. 이를 30% 세일가격에 샀다. 이어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프라다’ 매장 앞에서 1시간 가량 추위에 벌벌 떨다 들어갔는데, 막상 세일폭이 별로 크지 않아 실망이었다. 제일 줄이 길었던 매장은 ‘버버리’ 거의 500m에 달했다. 친구가 ‘버버리’ 더플 코트를 199달러, 타탄체크 토트백을 50달러에 샀다. 오전 일찍 우즈베리 쇼핑을 마쳤다면 돌아오는 길에 ‘이케아’에 들를 것. 정오 이전 할인폭이 크다. ▶관광객이 많은 추수감사절 세일기간에는 자신에게 꼭맞는 사이즈를 사기 힘들 수 있다. 가방이나 액세서리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메이시스'의 경우 2층에 마련된 비지터 센터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머물고 있는 호텔의 이름을 대면 10~15% 할인 쿠폰을 준다 ▶맨하튼 편집매장 ‘제프리’와 ‘인터믹스’ 등에도 들려볼 것. 편집매장마다 구비해 놓는 브랜드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미리 체크해 놓아야 세일 기간 중 길에서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소호의 ‘타미 힐피거’ ‘막스 마라’ 매장 지하에서는 지난 시즌 제품을 할인판매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시즌에는 ‘타미’ 셔츠가 10달러선까지 떨어진다. ‘디젤’ ‘얼진’ ‘안나 수이’, 또 오히려 우리나라에 없는 강진영·윤한희의 ‘Y&Kei’ 매장도 소호에 있다 ▶메디슨 애비뉴의 경우 추수 감사절 보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둘러보는 편이 좋다. ‘TSE’ ‘랄프로렌’ ‘베라왕’, 또 한국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에트로 옴므’ 세일을 노릴 것. 블리커 스트리트의 마크 제이콥스 매장에서는 립스틱 모양의 볼펜이 1달러, 열쇠고리 2~5달러, 벨트 5~10달러 등. 선물로 최고다 ▶미국에 갔다면, 마크제이콥스, 바비브라운, 아메리칸 이글, 애버크롬비앤피치 등 미국 브랜드를 공략할 것. (이준·홍보대행사 비주컴 과장) 도쿄·오사카 지난 7월 1일, 일본 오사카의 신사이바시에 있는 ‘꼼 데 가르송’ 플래그쉽 매장 앞. 장사진을 이루며 매장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사람들은 일본의 세일이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서울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 그곳에서 진짜 세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100엔이 800원. 일본은 1년에 2 번, 1월과 7월에 대대적인 세일을 한다. 가끔 몇몇 브랜드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 정도 늦게 세일을 시작하는 배짱을 부리기도 하니 관심 있는 브랜드는 미리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가 세일 일정을 파악하는 부지런을 살짝 떨어줘야 한다. 보통 기본 30~40%정도에서 시작하며 몇몇 일본 브랜드들은 세일 중반을 넘어서며 50%에서 많게는 90%까지 세일 폭이 커진다. 지난해, 도쿄 긴자에 위치한 ‘자라’ 매장에서 두툼한 겨울 양말을 한 켤레에 100엔에 샀다. ‘꼼 데 가르송’이나 ‘요지 야마모토’처럼 인기 있는 브랜드는 필히 세일 첫날을 노려야 한다. 청담동 편집 매장에서 200만원을 훌쩍 넘겼던 요지 야마모토의 블랙 재킷이 70만원선. 하지만 세일기간 중반쯤 매장에 들렀다가는 ‘입는 방법이 궁금하다!’ 싶을 정도로 정말 전위적인 디자인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디올 옴므’나 ‘질 샌더’등 몇몇 브랜드의 경우, 어느 곳에도 세일을 알리는 안내가 없어 ‘장사 좀 되나 봐? 흥! 잘났어 정말!’하고 분한 마음으로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루이비통’이나 ‘에르메스’처럼 세계 어딜 가나 공식적으로 ‘노세일’을 선언한 명품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세일을 하니 일단 직원에게 세일 여부와 적용되는 품목에 대해 반드시 물어보도록 하자. ▶도쿄도 좋지만 만약 당신이 일본 쇼핑 초보라면 개인적으로 오사카를 추천하고 싶다.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얻는 사전정보도 중요하지만 역시 쇼핑은 몸으로 부딪혀야 하므로 무엇보다 짧은 이동거리가 관건이다. 초보자라도 2박 3일 일정으로 백화점이 밀집해 있는 우메다 지역에서 하루, 명품 부티크가 모여 있는 신사이바시에서 하루, 이렇게 두 곳만 섭렵하면 일본 쇼핑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참고로 살집이 좀 있는 체형이라면 일본에서는 사이즈를 고르기 힘들 수 있다. (신정구 방송작가) 밀라노 밀라노의 세일은 유럽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1년에 크게 2번(1월 초와 7월 중순·여름세일이 기간도 길고 규모도 크다) 있다. 한국과는 달리, 세일 하루 전날 모르고 들어와 제 값 주고 사가는 손님에게 직원들은 절대 ‘내일 다시 오시는 것이 어떻겠냐’라고 말하지 않으며 세일 기간이 언제부터냐고 묻는 외국인들에게도 결코 원하는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 게다가 교환과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세일 기간은 신문이나 각종 소식지, 뉴스 등에 공식적으로 발표되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도 안내해 준다. 이 기간에 ‘자라’나 ‘H&M’, ‘망고’ 등 저렴한 브랜드 숍은 인파로 붐빈다. 빠르고 쉽고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한 패스트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30~70% 세일에 돌입할 때면 티셔츠는 1유로대부터, 원피스는 10유로대부터 건질 수 있다. 단 탈의실 앞에서 30~40분, 계산대 앞에서 30~40분씩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주중 아침 일찍 가더라도 오십보 백보 상황이다. ‘디젤’ ‘리플레이’ ‘미스 식스티’ 등 진 종류는 한국의 절반~1/3 가격. 밀라노의 명품 거리는 인원통제를 한다. 매장 마다 검은 수트를 입은 아저씨들이 손님들을 줄 세운다. 예전에는 줄 선 사람들의 90%가 일본과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었다면, 요즘엔 유럽, 미국 사람들도 꽤 많이 보인다. 그러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여전히 아시아인의 비율이 80%. 그 시즌의 ‘잇백’, ‘잇 슈즈’는 당연히 세일 기간 중에는 건질 수 없다. 무난한 ‘시즌리스’ 아이템은 20~30%선. 세일 돌입 3일 후면 살만한 아이템은 싹 사라진다. 여성 구두 36~38 (한국 235~245), 의류 40~44 (한국 55반~ 66반) 등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구찌’·‘프라다’·‘돌체앤가바나’ 등의 매장 앞에는 개장 전부터 인파가 몰린다. 세금 환불 서류 등은 받을 수 있으나 섬세한 포장 등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 명품매장에서는 판매원이 1대1로 손님을 돕고 있으니, 중간에 끼어들면 안 된다. ▶아울렛도 꼭 가볼 것. 길게는 3~4년 전부터 짧게는 지난 시즌의 아이템들이지만 매장 가격의 30~70% 가격에서 세일 기간 중 다시 30~70% 를 할인해 주니 발품 팔아야 할 이유가 확실히 있는 셈. ‘미우미우’ 소가죽 구두를 90유로에, ‘미소니’ 여름 니트를 80유로에 건졌다.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살바젠테’(salvagente), ‘디 매거진’ (d magazine), 유명한 편집매장 ‘코르소코모’의 아울렛인 ‘마가지니 디에치 코르소 코모’(magazzini 10 corso como), ‘베네통’ 그룹의 모든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베네통 아울렛’, ‘마르니’ 아울렛인 ‘스파치오 마르니’ (spaccio marni)를 추천한다. 밀라노 매장은 대부분 오전 10시30분 개점해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 주중에는 오후 12시30분쯤부터 오후 3시까지 문을 닫기도 한다. 주말에는 모든 숍이 문 닫는 것이 원칙이나 세일 기간이나 밀라노 컬렉션 기간에는 주말에도 문을 여는 숍들이 많다. (장라윤 ‘마리끌레르’ 에디터) 홍콩 홍콩의 공식 여름 세일은 6월말~8월 말. 겨울 세일의 경우, 따로 날짜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11월말부터 크리스마스를 지나 설날(구정)전까지 진행되는 세일은 대략 30% 선으로 보면 된다. 홍콩의 세일 풍경은 사람보단 오히려 물건의 아수라장이다. 계절별 신상품이 어느 나라보다 빨리 들어 오기 때문에 ‘묶어서 판매하는’ 전략은 사는 쪽과 파는 쪽을 모두 즐겁게 한다. ‘G2000’(홍콩 브랜드)에서 같은 스타일의 바지를 2벌 샀더니(그것도 하나는 정가에 하나는 반 가격에) 치마를 70% 할인된 가격으로 준다고 유혹하는 문구가 있지 않는가? 홍콩에서는 세일 표시가 ‘%’ 말고, ‘折’로 돼 있는 경우도 있다. 1折은 90% 세일, 3折은 70% 세일을 의미한다. ▶Lane Crawford (레인 크로포드)= IFC 몰 등에 들어선 최고급 백화점. 없는 브랜드가 없다. 12월 말~2월까지 세일 예정. www.lanecrawford.com ▶UNY (시티 플라자·City Plaza 안에 있는 가장 큰 백화점)=가을 세일은 현재 진행 중. 약 10~50%선. www.unyhk.com ▶I.T.- 유명 브랜드 편집매장. 현재 세일중. www.izzue.com ▶Seibu(세이부 백화점)=12월 중순 세일 시작 ▶Esprit (에스프리)=12월 중순~설날 전까지 세일. 10~50% 선. ▶Harbour City(하버시티) = 11월 말부터 12월 중순 세일 예정. 안내 데스크에서 가이드북 부터 받자. 매장이 무려 1000개에 달하는 쇼핑몰. 그 중 꼭 들러봐야 할 곳은 ‘멀버리’. www.harbourcity.com.hk ▶Langham Place=몽콕 쪽에 있는 쇼핑몰. 재래시장과 인접해 있다. 12월 중순~설날 전까지 세일 예정. www.langhamp lace.com.hk ▶Citygate= 연중 10~70% 세일 중인 아울렛. www.citygate.com.hk ▶홍콩 가본 여자들은 다 알고 있는 화장품 전문점 ‘사사’(SaSa). VIP카드 발급시 다양한 샘플과 함께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달팡’ 라인을 서울보다 30%쯤 싸게 산 적도 있다. ▶‘지오다노 레이디스’, 홍콩 패션 소품 전문점 ‘G.O.D’(지오디), 신발의 경우 ‘캠퍼’나 ‘버켄스탁’, 늘 세일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보시니’ 등 추천. (유지향 홍콩관광진흥청 과장)
- (BOK워치)부동산發 금리인상론에 대하여
-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코앞에 두고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부동산發 콜금리 인상론 때문이다. 부동산발 금리인상론의 직접적인 발단은 문제의 국정브리핑 칼럼이다. 저금리때문에 부동산 투기붐이 불고 있고, 부동산에 투자한 후 이자를 내느라 소비가 부진하고, 소비부진으로 경기가 침체되니 저금리가 지속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내용. 결국 저금리가 모든 악의 근원이니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사실상 `초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경제와 금융의 새판을 짜라는 극단적인 논리를 앞세운 이 칼럼의 파괴력은 의외로 컸다. 그저 `어느 강경론자의 주장`쯤으로 읽혔을 수 있는 글이었지만, 다른 곳도 아닌 국정브리핑의 톱뉴스였기에 그러했을 것이다. 이 칼럼은 곧바로 청와대의 마음인양 회자됐고, 회자되면서 파괴력을 키워 채권시장을 강타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최근 두어달 동안 우후죽순 격으로 이상급등한 부동산가격,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인한 가계부채 위기론, 분양가 인하 추진, 주택담보대출 실태조사, 총량규제 필요론 등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한 부동산 관련 이슈들이 즐비했다.◇ 거시정책에 `조삼모사`가 가능한가마침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불안한 부동산시장을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저금리가 주택가격 급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터라 발언을 조각 조각 붙여보면 `부동산發 금리인상, 청와대-한은 이심전심`이란 그림을 그려 볼 만도 했다.이런 와중에 청와대 김수현 비서관이 콜금리 인상 압력을 넣기 위해 한국은행을 방문했다는 루머는 결정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7일 채권시장은 일순간에 혼란으로 몰고간 이 루머에 대해 청와대측은, 개인적으로 이총재와 아는 사이인 김비서관이 6일 한은을 인사차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정책과 관련한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사실 확인이 오히려 심증을 굳히는 결과를 낳았다.이같은 채권시장의 상황은 불과 한달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경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한은의 전망을 "현실감각도 없고 편향된 시각"으로 몰아부치던 채권시장이었다. 금리인하 가능성의 퍼센트(%) 크기를 놓고 하는 왈가왈부가 주요 토론 거리였지, 최소한 가까운 시일내 금리인상은 안주거리가 되지 못했다.정부와 청와대의 정책이 시장이 헷갈리는 핵심 이유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경기가 사실상 불황"이라며 경기부양론의 불가피성을 역설했고 산업자원부는 노골적으로, 재정경제부는 우회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 또는 부탁했다. 우스꽝스럽게도 `청와대 금리인상 압력설`이 돈 7일에도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부동산 가격이라는 경제 일부의 이유로 금리를 흔드는 것은 언제나 반대다. 적절하지 않다. 금리는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 전체 영향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돌이켜 보면,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던 것도 정부發 경기침체론이고, 금리 인상 루머가 생산 및 확산된 배경도 정부發 부동산 규제론인 셈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던 정부정책이 불과 한달만에 부동산가격을 잡아야 겠으니 금리를 올려야겠다는 식으로 바뀐다는게 우습지 않은가.◇ 경기부양도 하고, 부동산도 잡는 방법..금리정책을 동원않는 것한국은행이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그와 동시에 경기부양에 보탬을 주기 위해 금리를 내릴 수는 없다. 어느 한쪽에 금리정책으로 협조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쪽은 포기해야 한다. 결국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부동산을 포기하는 것이고,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부양에 역행하는 일이다. 경기부양과 부동산가격 안정 둘 다를 위해 금리정책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면, 경기도 좋고 부동산이 문제가 되는 쪽과 경기도 나쁘고 부동산가격이 오르지도 않는 쪽으로 나라를 나누고, 각각 중앙은행을 따로 설립해야 가능할 일이다. 나라를 쪼갤 수도 없고 경기부양과 부동산 가격 안정, 두가지 정책목표가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타협은 의외로 간단해 질 수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나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서나 금리정책이 동원되지 않으면 된다.현재 정부의 부동산 안정정책과 경기부양정책은 모두 `포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청와대의 부동산 안정 정책과 정부 여당의 경기부양론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까. 청와대가 금리를 올려서라도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는데, 재경부 차관이 그것은 안되겠다고 맞받아쳤다는 식의 해석인데, 아무래도 코미디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지도 모른다무엇보다도 이번 콜금리 논란이 허구인 이유는 주인공(한국은행)이 빠져 있고 객들만 득실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마치 정부와 청와대의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한국은행은 무조건 따를 것이라는 암묵적 동의라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분위기이지만, 혹시 양쪽 모두 떡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결과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내리든, 금리를 올리든 치명상을 입게 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하방위험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경기는 소프트패치 국면이며 향후 재상승할 것"이란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 된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금리정책에 부동산도 고려하지만, 부동산만을 위해 금리정책을 쓸 수도 없고 써서도 안된다"는 그간의 주장은 공허해진다. 최근의 부동산발 금리인상론은 부동산 거품에 대한 한은의 접근 방식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청와대에 했던 코치(?)와도 어긋난다. 당시 한국관련 내용이 추가돼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진 보고서 `주요국 주택가격의 파급시차와 국지성` 에서 한은은 "통화정책의 경우 경제전반에 걸쳐 무차별한 효과를 미치는 만큼 국지적 버블 차단을 위한 정책기조 변경은 어렵다"고 지적했다.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상승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전국적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그 방법은 효율적인 주택공급 시스템, 장기주택금융의 제도적 기반 구축과 함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조정과 같은 미시적 규제수단이 병행돼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다.물론 지금의 부동산 경기가 전국적으로 거품확산이 우려되는 단계이고, 거품 붕괴시 거시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면 한국은행도 당연히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이 경기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래야 하는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는데는 상당한 근거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보도를 전제로 한 통화였던 관계로 실명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금리를 한두번 올리고 말 것이라는 인식을 주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잡을 수 없다. 오히려 금리인상후에는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더 몰리는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부동산 가격을 정말 잡고자 한다면 기대심리가 잔존할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 (금리인상의) 끝을 상정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위험이 너무 커서 경기침체를 각오하고서라도 잡아야 할 때나 가능한 일이다"◇ 한은은 기다리고 있다특히 지금 경기부양을 이유로 금리를 내린다거나, 부동산을 잡는 목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면 이성태 총재가 취임때부터 최우선으로 강조해 온 `정책의 일관성`이 심하게 깨지게 된다. "이제 향후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통화정책을 일관성 있게 운용하려면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앞서 내다보는 안목을 지녀야 합니다"(이성태 총재 취임사에서 인용)이 총재는 일관성 있는 정책의 중요성은 여러차례 강조했다. 취임 이후에도 한은 창립 기념사에서, 그리고 지난 몇 차례의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반복해 언급해 왔다. 지난 8월 콜금리 인상 이후 "콜금리 수준이 그럴싸해졌다"며 금리인상을 잠정(?) 중단했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하겠다"고 해 아래와 위를 동시에 열어뒀다. 그리고는 재차 "통화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이 말은 곧 한은이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과 같다. 현재의 금리가 여전히 적정수준을 밑도는 수준이고, 유동성은 풍부하다고 보는 한은으로서, 경기가 상당한 강도로 회복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잡히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이다. 이때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금리인상의 근거중 하나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그러나 반대로 이 총재가 지적했듯이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유가의 재반등 가능성, 지정학적 위험 등 하방위험이 현실로 나타나, 경기가 기대와는 달리 연착륙되지 않고 빠르게 냉각된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추가 금리인상을 포기하거나 금리를 내려야 할 지 모른다.지금 부동산만을 위해 금리인상을 할 수 없다면 그 가장 큰 이유는, 경기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금리인상(예를 들어 단 한번 25bp 정도의 금리인상)으로는 부동산값을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금리로 부동산값을 잡으려면 한은이 콜금리를 올릴 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라 올라야 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콜금리목표를 모두 1.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인상의 배경은 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이었고, 그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중 하나가 부동산 거품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9월까지 1년동안 고작 0.41%포인트 올랐다. (물론, 그간의 금리인상이 언젠가 한꺼번에 반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주택담보대출 열기를 식히려면 금리가 얼마나 올라야 하고, 그 정도 금리를 올리기 위해 콜금리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할까.한은이 가진 칼(금리인상)은 매우 커서 크게 휘두를 수는 있어도 한곳을 정해 예리하게 찌르지 못한다. 또한 무뎌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을 휘둘러야 한다. 채권시장은 오히려 `부동산발 금리인상론`과 별개로 최근 한달여간 보여준 금리정책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흥미를 느끼게 한다. 8~9월 금통위 이후 내년초 금리인하 가능성→금리인하 불가론→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의 경로를 밟아온 시장의 인식변화가 펀더멘털에 대한 판단의 무게중심 이동을 설명해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생각 때문이다.어차피 부동산 문제가 콜금리 인상에 저울추 하나를 얹는 역할은 언제든 가능한 것이었고, 마침 "이렇게까지 채권금리가 떨어져야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도 팽배했던 차였다면, 금리의 여건이 바뀌고 있다는 본능적 지각이 `부동산發 금리인상론`을 빌미로 삼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 여기선 사람과 숲이 어울려 산다
- [조선일보 제공] ▲ 연못가에 정성 들여 가꾼 분재 같은 분위기의 섬솔밭.숲은 숲이로되 숲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지난 19일 시민단체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주최한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포항 덕동마을(기북면 오덕1리) 마을 숲이 그랬다. 단지 숲만 우거져 있다면 산중 숲만도 못하다 싶었을 게다. 덕동마을 숲은 마을 길을 끼고 정겹게 자라거나 주민들에게 사랑방 같은 정자에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소나무가 아니더라도 마을 어느 집이건 감나무 한두 그루씩은 자라고 있었다. 그 나무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더욱 넉넉하게 느껴졌다. 나무는 주민들에게 넉넉한 삶을 베풀고 있었다. ▲ 애은당 담 옆에 화사하게 핀 나팔꽃.덕동마을 숲은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을 어귀에 송계숲(松契), 마을을 휘감으며 흐르는 용계천 변의 용계정(龍溪亭) 건너편에 정계숲(亭契)이 우거져 있다. 용계정 위쪽 널찍한 연못 뒤편에 물러 앉은 솔숲은 물줄기에 갇힌 섬 같다고 해서 섬솔밭(島松)이라 불렀다. 이른 아침 옅은 안개 속에 무릉도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을로 들어서자 송계숲은 군무를 추는 듯한 황홀경으로 반겨준다. 불청객의 느닷없는 ‘침입’에 놀랐는지 새들이 지저귄다. 지금은 사라진 옛길 옆에 서 있을 때는 지나치려면 머리를 스쳐야 했다는 도하송(到下松) 맞은 편 골목길로 들어섰다. 귀목나무, 회화나무 등 갖은 빛깔의 색조를 띠는 아름드리 거목들이 도열한 길을 따라 들자 용계정이 마주한다. 정자 마루에 올라섰다. 용계천 건너로 푸른 이끼 덮인 연어대(鳶漁臺) 바위절벽이 돌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뒤로 20~30m 높이의 소나무들이 학을 불러들이기라도 할 듯 신비스런 모습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용계정을 빠져나와 메뚜기 여치가 풀섶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마을 길을 따르는 사이 앞이 탁 터지면서 발 아래 널찍한 연못이 펼쳐지고 그 뒤로 섬솔밭이 보인다. 연못으로 내려서자 연 잎에 올라앉아 있던 개구리들이 물로 풍덩 뛰어든다. ▲ 빨갛게 물든 담쟁이덩굴과 봉선화, 그리고 새하얀 설악초가 어우러진 담장.덕동마을에는 송계부(松契簿)라는 기록집이 전해 내려온다. 1950년 이전 기록은 사라졌지만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기록이 추가되고 있는 숲 관리 기록 책자다. 숲 관리에 관한 글만 적힌 게 아니다. 은행나무에서 나온 은행으로 올린 수익금에서부터 회갑연, 손님을 맞이한 일 등 숲에서 벌어졌던 온갖 내용이 다 담겨 있다. 숲은 그늘만 제공해주는 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덕동마을은 350여년간 맥이 이어져온 여강이씨(驪江李氏) 집성촌이다. 섬솔밭은 300여년 전 풍수지리 상 마을의 수구막이를 위해 조성된 숲이다. ▲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도다리물회.애은당(愛隱堂), 사우당(四友堂), 여연당(與然堂), 덕계서당(德溪書堂) 등은 200~300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택들이다. 마을 가운데 있는 덕동민속전시관(토·일요일에만 개관·054-243-5327)에는 마로 짠 행랑, 마구(馬具), 망와(望瓦), 제복(祭服) 등 마을에서 나온 유물 6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덕동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모두 노인들이었다. 막 털어낸 벼 낱알을 말리는 할머니든, 경운기 몰고 논으로 가는 할아버지든, 29가구 마을 주민 대부분 일흔이 넘었다. 그런데 다들 얼굴이 환하고 입가에 웃음이 넘쳤다. 숲이 주는 풍요로움 때문인가 보다. 드라이브 코스 ▶대구~포항간고속도로 서포항(기계·안강) 나들목(054-242-9500)에서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타고 기계면을 지나 인비교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다음→ 921번 지방도로 따라 약 10km 북진하면 도로 변에 ‘문화부 지정 제15호 덕동문화마을’ 안내판이 보인다. ▶덕동마을을 빠져나올 때는 방향을 북쪽으로 잡아 상옥을 거쳐 샘재를 넘도록 한다(약 20km). 샘재 일원에 들어선 경북수목원(www.gbarboretum.org, 054-262-6110)은 시원스런 조망에 가을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휴일에는 1000여명씩 찾아올 만큼 인기 있다. 수목원을 산책한 다음에는 가을 바다로 나가보자. 청하면소재지를 지나 7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바로 갯바위와 어우러진 바다 경치가 일품인 월포 바닷가다(약 13km). ▶월포 이후→오도리를 지나→칠포까지는 멋진 해안도로로를 따르다 흥해 쪽으로 방향을 틀어→7번 국도를 따라 포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28번 국도를 따르면 곧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포항 나들목에 닿는다.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앞 안강·기계행 정류소(신안여객 054-251-7202)에서 버스가 하루에 4회(07:10, 11:40, 13:30, 17:00) 운행한다. 거치는 곳이 많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1시간30분, 1300원. 맛집 ▶서포항 나들목 부근 기계면소재지에 있는 인동식당(054-243-1162)은 추어탕 한 가지 메뉴로 인근의 식도락가를 불러모으는 집이다. 보리 찧을 때 나오는 가루에 다시마, 고추, 무청 등을 섞어 만들어낸 시금장의 맛도 독특하다. 6000원. ▶월포~칠포 해안은 바닷가 풍광도 뛰어나지만 멋진 조망을 갖춘 횟집도 많이 있다. 오도리 신선도횟집(054-261-6345) 잡어물회 1만원, 도다리물회 1만5000원, 회덮밥 1만원.
-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 신발원 고기만두[조선일보 제공] ‘부산=생선회’라는 공식, 이제 진부하다. 회 말고도 먹을거리가 많다. 화교들이 만드는 ‘오리지널’ 중국만두, 해파리와 족발이 만난 ‘냉채족발’, 파도와 달빛까지 곁들여 먹는 청사포 조개구이마을 등 부산의 별미집을 소개한다. ◆상해거리 중국만두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만두 맛으로 자신이 수감됐던 사설감옥을 찾아낸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사설감옥이 부산 ‘상해의 거리’ 부근이라면 그럴 수 있다. 중국음식점마다 만두 맛도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있다. 상해의 거리는 부산역 건너편에 있다. 거리 어귀에 중국 전통 건축양식의 ‘상해문’(上海門)이 있어 찾기 쉽다. 1884년 중국영사관이 들어서면서 화교들이 주변에 몰려 살았다. ‘청관(淸館)거리’, ‘화교골목’이라 불렸다. 광복과 6·25 이후 텍사스촌이 거리 일부를 차지하면서 ‘텍사스거리’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부산시가 자매도시인 상하이와의 유대를 기념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상해의 거리로 이름을 바꾸고 ‘상해문’을 세웠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많은 화교가 여전히 이 거리에 산다. 중국집은 10여 곳. ‘만두 전문점’이라 내세운 집이 유난히 많다. 홍성방 (鴻盛坊·051-467-5398), 일품향 (一品香·051-467-1016), 신발원 (新發園·051-467-0177, 465-9509), 사해방 (四海坊·051-463-9883), 장춘향 (長春香·051-467-8563) 등이 유명하다. 이중 부산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홍성방과 일품향, 신발원 만두를 맛봤다. ▲ 홍성방 찐만두홍성방 본점은 상해문 바로 옆이다. 상해문 뒤 사거리에 2호점이 있다. 찐만두(3500원)는 만두피가 도톰하고 쫄깃하다. 씹으면 고소한 육즙이 흠뻑 배 나온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 부추, 양파만을 넣은 만두속은 씹을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럽다. 군만두(3500원)는 찐만두를 바삭하게 튀긴 것. 물만두(3500원·대 4500원)도 흐물흐물한 일반 중국집과 달리 탱탱하게 잘 삶았다. 자장면은 3500원이다. 기세등등한 홍성방과 달리 일품향 은 쓰러질 듯 작고 허름한 2층 건물이다. 물만두(3500원)가 특히 독특하다. 만두피가 속이 비칠 만큼 얇고 하늘하늘하지 않다. 자글자글한 주름도 없고 모양도 삼각형에 가깝다. 다진 돼지고기, 양파, 생강, 배추를 넣은 속은 발효된 듯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난다. 찐만두와 군만두(각각 3500원)는 홍성방과 비슷하지만 물만두와 마찬가지로 시큼한 맛이 돌면서 좀 더 단단하다. 얇게 썬 마늘을 씹으면 느끼한 기름기가 입에서 사라져 만두를 다시 즐기도록 해준다. 볶음밥은 5000원. 신발원 고기만두(4000원)는 다진 돼지고기와 생강, 파를 섞어 빚은 만두속이 아주 부드럽다. 만두피가 벌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생강 향이 매력적이다. 약간 짜다. 왕만두 모양이지만 한입 크기로 훨씬 작다. 새우만두는 1개 1000원, 5개씩 포장 판매한다. 물만두는 3500원이다. 만두도 만두지만 ‘더우장’(豆漿)을 맛봐야 한다.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일종의 두유(豆乳)다. 설탕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더우장에 밀가루를 길게 늘여 튀긴 ‘요우티아오’(油條)를 찍어 먹는다. 이 식당에서는 ‘콩국+과자’라는 일종의 세트메뉴로 2500원에 낸다. 요즘 보기 어려운 공갈빵(800원), 계란빵(700원), 팥빵(700원)도 많이들 사간다. ◆남포동 냉채족발 ▲ 한양족발한양족발 (051-246-3039, 248-3039) 입구 유리진열대에는 돼지족발이 산처럼 쌓여있다. 부산 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에선 흔한 장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부평동이지만, 부산사람들조차 ‘남포동 족발골목’이라고 해야 쉽게 알아듣는다. 20여년 전부터 한두 곳 들어서더니 지금은 ‘한양’, ‘한성’, ‘놀부’, ‘장충’, ‘오륙도’, ‘부산’, ‘여의도’ 등 족발집이 10여곳에 이른다. 역사가 오랜만큼 족발집마다 나쁜 냄새를 없애고 좋은 맛은 살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미식가들이 이 골목에 오려고 군침 삼키는 이유는 ‘냉채족발’이라는 독특한 메뉴 때문이다. 중국 냉채에서 힌트를 얻어 한국 족발을 개량한 듯하다. 한양족발 주인 양순애씨는 “7년 전부터 냉채족발을 팔고 있다”고 했다. 냉채족발을 주문하면 부위별로 구분해 쌓아둔 돼지족발을 얇게 켜 접시에 담는다. 해파리·게맛살냉채와 오이냉채를 족발과 함께 낸다. 여기에 다진 마늘, 양파, 간장, 식초 등으로 만든 양념을 접시 바닥에 고일 큼 흥건하게 뿌려 손님상에 낸다. 오이냉채와 해파리·게맛살냉채, 족발냉채를 한 젓가락에 집어서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이 폭 배인 족발은 그냥 먹을 때보다 훨씬 덜 느끼하다. 부드러운 족발과 쫀득쫀득한 해파리와 아삭아삭한 오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질감이 만나고 섞이면서 맛은 더욱 풍부해진다. 가격은 냉채족발 2만·2만5000원·3만원, 족발 1만8000·2만·2만3000원으로 모든 집이 같다. 2만원짜리 한 접시면 남자 둘이서 안주로 먹기 실하다. 곁들여 나오는 음식은 종류나 가짓수가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푸짐하다. 당면잡채, 간장에 담근 양파, 마늘, 풋고추, 쌈채소, 겉절이김치, 물김치, 감자샐러드 등이 나온다. 부산족발 (051-245-5359) 감자탕은 돼지뼈가 아니라 소뼈를 우려낸 맑은 국물. 속풀이로 그만이다. ▲ 하진이네 조개구이◆청사포 조개구이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작은 어촌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차를 타고 달맞이언덕을 넘어 오른쪽 바닷가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5분쯤 달리면 나타난다. 택시를 타면 3500~4000원쯤 나온다. 2번 버스로도 들어가지만 20분마다 한 대씩이라 약간 불편하다. 청사포에는 식당 15여 곳이 바다에서 조금 물러선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다. 회도 팔지만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한다. 동네 분위기는 ‘촌’인데 조개 굽는 스타일은 매우 ‘도회적’ 혹은 ‘서구적’이다. 조갯살이 붙은 조개껍데기에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버터, 다진 붉은고추, 파, 양파를 얹어 낸다. 숯불에 석쇠를 놓고 조개를 얹는다. 열 받은 버터가 녹아 조개에서 나온 육즙과 섞이면서 바글바글 끓는다. 이 속에서 익은 조갯살은 짭짤하고 고소하다. 파와 양파가 달큰한 맛을 붉은고추가 매콤함을 더한다. 서양식 그라탕 맛이다. 조개구이에 소주잔을 홀짝홀짝 기울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맑은 밤하늘에 푸르스름 서늘한 빛깔을 띠기 시작한 가을 달이 걸려있다. 식당 앞 방파제에는 철썩철썩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소리까지, 이렇게 운치있는 조개구이집도 드물겠다 싶다. 청사포 조개구이집 중 하나인 하진이네 (051-702-4092)에서는 키조개·가리비·은피·대합 등이 나오는 해물모듬이 3만·4만원, 먹고 싶은 조개 한 종류만 나오는 조개 메뉴가 2만·3만·4만원이다. 장어구이(2만·3만·4만원)도 괜찮다. 가격은 거의 모든 식당이 비슷하다. 삶은 새우, 고동, 마늘, 열무김치, 파전, 간장에 담근 양파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물론 밑반찬 가짓수와 종류는 그때그때 그리고 식당마다 다르다. 식사로는 돌솥밥(2000원), 라면(2000원)을 대개 먹는다. 공기밥(1000원)도 물론 있다. ▲ 마산식당 돼지국밥◆조방골목 돼지국밥 서울에서 먹어본 돼지국밥은 솔직히 그리 맛나진 않았다. 대체로 돼지 특유의 누린내와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더해진 국물은 일부러 찾아서 먹고 싶진 않은 음식이었다. 그런 돼지국밥을 부산과 마산에서는 유별나게 즐긴다니. 이 지역 사람들은 미각이 마비됐단 말인가? 부산에서 맛 본 돼지국밥은 달랐다. 제대로 끓인 돼지국밥 국물은 설렁탕처럼 뽀얗게 우러났지만, 설렁탕보다 훨씬 가볍고 발랄한 감칠맛이 돌았다. 불유쾌한 냄새도 별로 없었다. 부산과 마산 사람들 입맛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부산·마산 돼지국밥은 맛있고, 서울 돼지국밥은 맛이 없었던 것이다. 돼지국밥에 대한 선입견은 일명 ‘조방골목’에 있는 마산식당 (051-631-6906)에서 깨졌다. 조방골목은 부산 진구 범천1동 평화시장과 종합시장, 자유시장 사이에 있다. 과거 자유시장 자리에 조선방직회사가 있었다고 해 붙은 ‘조방’이란 이름이 굳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 마산식당을 포함 ‘합천’, ‘하동’, ‘조방’, ‘진주’, 기사’ 등 7집 정도가 몰려있다. 문 연 지 30년쯤 됐다는 마산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양은 솥 2개가 있다. 돼지 뼈, 고기, 각종 부속이 듬뿍 담긴 채 펄펄 끓고 있다. 종업원은 “돼지 뼈는 오래 끓이면 불쾌한 양잿물 냄새가 난다”며 “국물이 대충 우러나면 뼈를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를 다른 솥으로 옮겨 푹 끓인다”고 했다. 이것이 맛의 비결일까. 돼지국밥(4000원)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과정을 두 번쯤 반복한다. 뜨거운 밥을 뜨거운 국물에 후딱 말아내기보다, 번거롭지만 이렇게 식은 밥을 국물에 불리며 데워야 훨씬 맛있다. 여기에 된장양념을 조금 얹어 새우젓, 풋고추, 마늘, 양파, 배추김치, 깍두기 등과 함께 양은쟁반에 담아 낸다. 경상도에서 ‘정구지’라고 하는 부추무침과 된장양념을 밥과 함께 국물에 풀어 푹푹 퍼 먹는다. 싱겁다면 따로 나오는 된장양념이나 새우젓을 더해 간을 맞춘다. 해장국밥 40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내장수육 1만2000·1만5000원. ◆그 밖의 해운대 음식 명소 3곳 맛있는 걸 먹겠다고 부산영화제 행사가 대부분 열리는 해운대를 굳이 벗어날 필요는 없다. 전날 과음했다면 속씨원한대구탕 (051-744-0238)을 ‘강추’한다. 메뉴는 대구탕(6000원) 달랑 하나. 음식값을 선불로 지불하고 조금 기다리면 커다란 양은그릇에 맑은 대구탕이 담겨 나온다. 국물을 들이킬 땐 조심 또 조심. 가라앉은 건더기 하나 없이 맑은 국물이지만, 사레가 들리거나 헛기침이 나올 만큼 톡톡하게 맵다. 끓일 때 풋고추를 듬뿍 넣는 모양이다. 그리고 몸에 있는 모든 땀구멍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땀과 함께 몸 속에 남았던 알코올도 빠져나간다. 대구 살이 실하다. 냉동 대구지만 해동을 잘 해 그리 퍽퍽하지 않다. 찰진 밥을 김에 싸서 먹는 맛도 좋다. 물은 당연히 셀프다. 한국콘도 옆에 있다. 미나미 (屋台村)는 일본 이자카야(선술집)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하다. 신문과 잡지, TV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시원한 가츠오부시(가다랑어) 국물에 각종 어묵을 넣은 모듬오뎅(1만5000원), 문어·새우 등을 넣은 ‘일본식 피자’ 오코노미야키(1만원)가 술안주로 훌륭하다. 본점(051-731-5373)은 그랜드호텔, 2호점(051-746-5645)은 글로리콘도 뒤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화목데파트빌딩 2층에 있는 따사모 (051-702-9223)는 장동건·김원희 등 배우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차린 식당. 패밀리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빕스’(VIPS)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인 요리를 주문하면 뷔페식으로 차려진 샐러드, 전채요리, 캘리포니아롤, 음료, 디저트 등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다. 안심(180g)과 바닷가재가 함께 나오는 ‘장동건 콤비특선’(3만3000원), ‘김원희 안심’(2만6000원·180g), ‘장진영 연어스테이크’(2만1000원), ‘에릭 참치 카르파치오 스테이크’(2만원), ‘샐러드바’(1만5000원) 등이 선택 가능하다. 테이블은 탁구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크고, 통로는 마라톤 트랙처럼 넓다. 하얗게 회칠한 벽, 연예인 얼굴 사진이 붙은 통유리창, 높은 천장이 시원하고 쾌적하다. 음식 맛은 인테리어만 못하다. ‘따사모’ 소속 배우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그리 상관 없을 지 모르겠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옵션’ 투어 코스라고 한다.
- 6자회담, `비핵화` 개념·범위 여전히 쟁점
- [베이징=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4차 6자회담 엿새째인 31일 남한 북한 미국을 비롯한 중·일·러 참가국들은 공동문건에 담길 내용의 핵심인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과 범위를 두고 여전히 논쟁 중이다. 이와 관련, 4차회담 우리측대표단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북한의 핵폐기`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썼다"면서 "중국측 공동문건 초안이나 다른나라들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 내용이 우리의 포괄적 핵폐기라는 내용과 맞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 92년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준거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지난 92년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현존하는 합의 중에서 가장 중도적이고 좋은 것"이라며 "완벽하지 않지만 이번 회담에서 좋은 준거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러한 기조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장국인 중국측이 전날 제시한 공동문건의 초안에는 미국측이 지적한 북한의 인권문제나 미사일, 일본인 납치자문제등은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지엽적인 문제를 논할 단계가 아니며 비핵화와 (북미)양쪽에서 취해야할 조치 등, 하나의 지붕과 두개의 기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문제가 논외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이날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에서는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초안을 바탕으로 오전 10시 10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차석대표 회의가 열렸다. 이와 관련,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합의문 1차 초안을 가지고 오늘 차석대표들 사이에 검토가 있었다"며 "검토과정은 합의문에 대해 글자 하나하나 결정하려고 하는 것 아니고 초안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합의하려는 것이 긴 내용은 아니지만 토론된 핵심내용을 담을 수 있는 합의문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어느정도 가야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일주일가량 자동차로 국도를 따라 도심 입구까지 왔다면 도심에서 목적지 가려면 지금까지 모습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면 회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송 차관보는 "(회담종료)시간을 예측 어렵다"며 빨리하는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확실한 것은 참가국 전체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해결 목표를 향한 단단한 틀을 짜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감대를 기초로 목표점을 향해서 밀도있고 효과있는 협의를 진행할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측 `중대제안`이 공동문건에 포함될지 여부와 관련, 그는 "대북송전제안은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한 차원은 계속되겠지만 결과적으로 합의할 결과물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프로그램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일문일답 요지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등이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초안에 있는지, 중국측의 공동문건 초안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지 ▲협상 테이블 올라온 것은 북한핵문제 한반도 비핵화 또 이에 상응할 조치로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이다. 이것이 이번 협상의 틀이다. 초안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이러한 틀을 확고하게 짜고 있는 것이다. -오늘 차석대표 협의가 있었는데 차후일정은 ▲(공동문건 초안을 가지고)차석대표들간 협의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리가 잘 됐는지를 검토하는 세션이 또 있을 것이다. 한국이 표시하는 입장이 맞는가 등 각국 입장을 확인한 뒤 정리해서 필요하면 차석이나 수석대표들간 협상이 있을 것이다. 수정초안이 나올 상황은 아니고 각국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모양이 될 것이다. 수정초안까지는 아직 짐작할 단계가 아니다. -북한이 경수로건설을 하겠다고 계속 주장했다는데, 이러한 주장을 지금도 하고 있는지 또 배경을 설명해 달라. 우리측 `중대제안`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각국이 토론을 통해 나온 얘기를 하나하나 얘기할 수는 없다. 어느 단계냐도 말하기 어렵다. 대북송전제안은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 그런 차원은 계속된다. 결과적으로 합의할 결과물에 어떻게 반영 어떤 프로그램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