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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 금융생활 안내서 ‘머니북’ 출간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생활에 꼭 필요한 콘텐츠를 담은 ‘더 머니북 :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를 출간한다고 23일 밝혔다. 머니북은 토스가 그동안 앱 내 콘텐츠 서비스인 ‘오늘의 머니 팁‘과 브랜드 미디어인 ‘토스피드’를 통해 제공해온 콘텐츠들을 엮어서 재구성한 책이다. 저축, 소비, 투자, 대출, 부동산, 세금, 보험, 연금 등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금융 분야의 기본 상식을 한 권에 담았다. 또, 토스 사용자가 꼽은 ‘금융이 궁금한 순간’ 100가지를 선별하고 금융·경제 전문가 27명의 답변을 실었다. 이에 더해 중요한 경제 용어 354개의 뜻풀이를 수록했다. 총 464쪽으로 구성된 머니북의 가격은 2만2000원으로, 토스 앱 내 ‘토스페이’ 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28일부터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의 오프라인 및 온라인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300세트만 판매하는 한정판 패키지도 별도로 출시한다. 27일부터 온라인 쇼핑 플랫폼 29CM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머니북, 에코백 및 책갈피로 구성된다. 한정판 패키지의 가격은 3만9800원이다.출판을 기념해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도 함께 연다. 먼저,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성수동에 위치한 카페 ‘프리미스‘에서 ‘더 머니북 카페’ 팝업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후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 ‘더 머니북 스토어’ 부스를 운영하며 독자들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토스 관계자는 “토스는 누구나 편리하고 평등하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브랜드 미션 아래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금융, 경제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라며 “풍성한 금융 콘텐츠로 채운 머니북이 현명한 금융생활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 드리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 [안종범의 나라살림]미국이 포퓰리즘을 피한 방법
-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우리나라에서 정치는 가장 낙후된 골칫덩이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좌우할 정도로 힘이 막중하다. 그 나라의 정치는 국민의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정작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갈라져 싸우고 있다. 진영의 그 어떤 논리로도, 그 누구의 중재로도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있다. 이제 정책으로 이 싸움을 멈추고 또 정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 진영이나 이념을 초월한 과학으로 무장한 정책만이 길이다. 정책을 사전에 그리고 사후에 과학적으로 평가한다면 적어도 정책을 놓고서는 대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평가가 핵심이다. 국민은 정책의 대상이고 정책에 따른 국민의 반응은 평가의 대상이다. 특정 정책을 시행하기 전후 국민의 소비, 근로 등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정책평가의 핵심이다. 지금의 과학 수준이 역사상 최고라는 점에서 정책평가 또한 어느 때보다 잘할 수 있다. 정책분석 기법과 정책 데이터라는 두 가지 ‘정책평가 인프라’가 컴퓨터의 발달과 통계분석의 발전으로 최고조에 달해 있다. 20년 전 정책효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려면 며칠 걸리던 것이 이제는 불과 몇 분 만에 가능하다. 분석 대상이 되는 정책 데이터도 과거에는 없거나 부족했는데 이제는 넘쳐난다. 정책대상인 국민의 행동 결과는 데이터로 쌓이고, 실시간 엄청난 양의 정보가 빅데이터로 구축되기까지 한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납세자료, 교육자료 등과 같은 공공데이터가 질적 양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대부분 사회부처는 노동패널, 복지패널 등 동일 가구나 개인을 대상으로 매년 추적조사하는 패널데이터도 구축하고 있다. 정책평가에서의 걸림돌은 잦은 정책변화이다. 새 정책을 시도하거나 기존 정책을 개편하는 경우, 정책변화 이전과 이후의 효과를 대상자들의 행동 변화를 관찰해서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워낙 자주 정책을 바꾸다 보니 어느 정책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를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높은 수준의 정책평가 인프라로 이 또한 평가할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정책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중차대한 정책을 너무 쉽게 결정했다. 시행 후에도 뭐가 잘되고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의약분업, 무상급식, 최저임금 인상 등 중요 정책을 도입할 때 사전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2021년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할 때, 미국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유럽식으로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확장하는 형태로 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평가 없이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이었다.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는 코로나 국민지원금이 경제 안정성과 빈곤 및 불평등 감소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근로의욕 저하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사후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3년이 지난 지금 상생 국민지원금의 사후평가에 관한 관심 없이 또 다른 전 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을 꺼내 놓고 있다. 정치권에서 무작정 꺼내고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 정책 역시 그동안 핀란드, 캐나다, 스페인,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는 철저한 사전평가 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어떤 나라도 보편적 기본소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사례는 없다. 빈곤 감소와 같은 이점이 있지만, 높은 재정 비용과 인플레이션 초래 등 경제적 영향에서의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신중할 필요가 있어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혜택 수준에 따라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10∼30%에 이른다. 세금인상, 기존 복지감축, 정부채권발행,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재원조달방안에 따라서도 평가가 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여느 때처럼 막중한 정책을 새로 도입하려 하는데 그 어떤 과학적인 사전평가도 거론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사회정책을 도입하기 전에는 사회적 실험을 해왔다.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자연과학의 실험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이다. 특히 미국은 정책효과를 평가하는 사회적 실험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의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던 무작위 통제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을 활용해왔다. RCT는 정책 대상으로 무작위로 선정한 실험군(Treatment Group)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Control Group)의 행태변화를 일정 기간 동안 비교한다.1996년 클린턴 복지개혁의 핵심이었던 빈곤가정 임시지원(TANF: 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과 1970년대의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실험들은 대표적 RCT 사례라 하겠다. 이들 정책은 각종 지원프로그램이 갖는 근로의욕 저하와 복지의존(welfare dependency) 문제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초기 RCT 사례 중 하나로서 1962년에 시작된 페리(Perry) 유치원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더 좋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주거 바우처를 받는 실험군과 바우처를 받지 않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고용, 소득, 교육,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불리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고품질 유아 교육의 장기적 혜택을 입증했다. 우리도 정책을 실험해보고 시행해야 한다. 정책으로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실험해서 평가한 뒤 시행 여부와 수정·보완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풍부한 데이터 환경에 걸맞게 근거기반 정책평가(Evidence-Based Policy Evaluation)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지금 거론되는 ‘25만 원 민생지원금’부터 사전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저출생 대책으로 시도할 정책들도 RCT 등을 활용한 사전평가 작업을 해야 한다. 부총리급으로 출범한다는 저출생 대책부처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특히 저출생 대책으로 새롭게 제기되는 이민정책 개혁의 정책대안들에 대해서도 RCT를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정책을 실험을 통해 제대로 평가하면 ‘정책으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올 수 있다. 그러면 포퓰리즘을 몰아낼 수 있어서 국민이 뒤늦게 후회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상식이 통하고 과학이 중시되는 세상이 올 수 있다. 그러려면 국민은 지금 벌이는 싸움을 멈추고 정책에 눈을 뜨고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 "굿즈에 서울을 담다"… '서울굿즈' 사전구매 할인 이벤트
- (사진=서울관광재단)[이데일리 이민하 인턴기자] 서울관광재단이 ‘서울굿즈’(Seoul Gifts) 신제품 출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 달 4일 종로와 명동, 광화문에 들어서는 공식 판매관 ‘서울굿즈샵’ 개장을 앞두고 네이버 해피빈 기부 캠페인과 연계해 진행하는 사전구매 할인 이벤트다.서울시와 재단이 지난해 말 출시한 ‘서울굿즈’는 공식 슬로건 ‘SEOUL MY SOUL’과 세빛섬, 광화문광장 등 랜드마크 등을 디자인에 활용해 만든 공식 기념품이다. 지난해 출시한 티셔츠와 에코백, 수첩, 머그컵, 책갈피 등 굿즈는 심미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전구매 할인 이벤트는 올해 신규로 선보이는 100여종 굿즈 가운데 40여 종이 대상이다. 서울굿즈는 홍원표, 아트놈, 이사라 작가 3인이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 콜라보 라인’, 블랙핑크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무대의상으로 이름을 알린 한복 브랜드 ‘오우르’(OUWR)가 참여한 ‘전통문양 콜라보 라인’, 광화문 등 주요 명소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서울 랜드마크 디자인 라인’ 등 3가지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사전구매 할인 이벤트는 네이버 해피빈 홈페이지 ‘굿액션’ 메뉴에서 ‘관광도시 서울이 선물하는 서울 라이프스타일’ 캠페인 배너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 해피빈 기부 포인트(콩)를 주는 미션을 수행하면 서울굿즈를 10% 할인가에 사전구매 할 수 있다. 사전 구매기간은 다음 달 4일까지다. 구매한 굿즈는 다음 달 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와 명동에 위치한 서울굿즈샵을 방문해 받아가면 된다. 사전 구매한 굿즈를 수령하면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서울굿즈샵 10% 특별 할인권도 추가 제공한다.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디자인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서울굿즈는 다음 달 4일부터 공식 판매관이 종로 서울관광플라자(1층)와 명동 관광정보센터, 세종문화회관(1층) 등 서울 시내 4곳으로 늘어난다.
- EU의 디지털 규제에 韓 대응은?..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28일 세미나
-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기술에 관한 각종 법정책 연구를 지향하는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오는 5월 28일(화)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EU의 글로벌 디지털 규제와 한국의 대응방향” 주제로 제82회 정기 세미나를 개최한다.이번 세미나는 ‘EU의 디지털 규제’에 관한 최근의 주요 이슈에 대해 3개의 발제를 진행하고, 이에 관한 종합 토론을 진행한다. 첫 번째 주제는 ‘EU의 반독점 규제(DMA, DSA)와 한국에의 시사점’으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병일 교수가 발제하고, 두 번째 주제는 ‘EU의 데이터, AI 규제(Data act, AI act)와 한국에의 시사점’으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양천수 교수가 발제한다. 마지막 세 번째 주제는 ‘EU의 가상자산 규제(MiCA:Markets in Crypto-Assets)와 한국에의 시사점’으로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이해붕 센터장이 발제한다.이어지는 토론에서는 고려대학교 이성엽 교수를 좌장으로 윤종수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정영진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 강태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가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이성엽 센터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글로벌 디지털 규제의 선도자로서 역할을 자처하는 EU가 반독점규제, 데이터, AI 규제, 가상자산 규제에 관한 새로운 법제를 양산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의 대응 외에도 국내 디지털 규제법 체계 형성에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어 EU의 디지털 규제를 개관하고 한국에의 시사점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세미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에코크레이션, ‘친환경 열분해 에코플랜트 사업’ 업무협약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친환경 열분해 기술 선도기업 에코크레이션이 지난 20일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집운반업협회, 바른기업과 친환경 열분해 에코플랜트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용직(왼쪽부터) 바른기업 대표, 조운제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집운반업협회 회장, 이만의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 회장,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 최찬문 바른기업 회장이 지난 20일 친환경 열분해 에코플랜트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에코크레이션)이번 협약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폐플라스틱 처리와 관련해 열분해 방식을 통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자원순환을 촉진하고자 마련됐다. 참여 기업·단체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게 된다.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는 전 환경부 장관인 이만희 회장이 설립한 협회로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시스템을 기반으로 각 지자체 생활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자원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업·단체는 온실가스 감축과 재활용 기술 보급 확산을 목표로 전국 수요처에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유화설비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일 평균 폐기물 발생량은 54만842톤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는 아직 매립되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강화되고 있는 환경 법규 등을 고려할 때 소각 또는 재활용 방식에 대한 요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각은 다양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혐오시설로 취급돼 보급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재활용 방식에 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단체들 역시 에코크레이션이 보유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이 폐기물 처리 방식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에코크레이션은 폐플라스틱 열분해 설비와 열분해유의 정제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유화플랜트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열분해는 일반적으로 태우는 소각과 달리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간접 방식으로 열을 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대기 오염을 일으키는 소각에 비해 친환경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부산물로 열분해유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에코크레이션은 자체 개발한 촉매와 정제 설비가 포함된 열분해유화 플랜트로 왁스, 염소, 잉크 등 찌꺼기 및 납사 등의 여러 성분을 각각 개질하거나 제거, 분리해 고품질의 정제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환경부 실증과제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는 “이번 열분해 설비 협약을 통해 에코크레이션의 우수한 열분해 유화 기술력과 친환경 자원화 기술을 다시 한번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폐비닐 처리의 표준모델을 만들어 미래를 위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인과 정치인 사이, 도종환이 던진 질문…“왜 거기 있는가”
- 정치인의 길을 뒤로 하고 문학계로 복귀한 도종환 시인(사진=창비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너는 왜 거기에 있는가.” 시인 도종환(69)이 12년간 국회에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3선 국회의원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이 정치인의 길을 뒤로하고 문학계 복귀를 알렸다. 21대 국회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펴낸 그의 12번째 신작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창비)을 들고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담았던 전작 ‘사월 바다’(창비) 이후 8년 만이자, 올해로 등단 40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책이다. 도 시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거칠고 살벌한 정치판에서 쌓인 고뇌의 흔적들을 추수문장(秋水文章), 즉 가을 물같이 차고 맑은 문장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며 “시인의 정체성은 잃지 않고 주어진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돌아온 도종환…“거친 정치판서 마당만 좀 쓸다왔다” ‘시 쓰다 말고 정치는 왜 했노? /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 그래, 세상은 좀 바꾸었나? / 마당만 좀 쓸다 온 것 같습니다 / 깨끗해졌다 싶으면 / 흙바람 쓰레기 다시 몰려오곤 했습니다’(시 ‘심고’ 중에서).이번 시집은 12년간 정치인과 시인 사이를 차분히 응시한 도종환 시인의 내면 기록이다. 그는 중학교 교사 시절이던 1986년 ‘접시꽃 당신’을 발표하며 스타 시인으로 떠올랐다. 사별한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담은 작품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창비시선 501번째 시집 도종환의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표지(사진=창비 제공).표제시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은 가장 어두운 시간, 살벌한 죽음의 시간을 뜻한다. 시인은 “정오는 가장 따뜻하고 환한 시간, 생명을 가진 것들이 가장 왕성하게 생육하는 시간”이라며 “우리는 그 시간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시간, 가장 어두운 시간, 균형이 깨진 시간, 거칠고 살벌한 시간을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양극화’를 짚으며 이것을 “정신적인 내전 상태”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양극단에서 확신에 넘쳐 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혐오·조롱하는 사회가 됐다”면서 “누군가는 ‘이건 아니다’라 말해야 한다. 어두운 시간에서도 성찰하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국회를 떠나는 심정에 대해선 “오랜만에 집권해 좋은 정치를 펼칠 기회가 왔는데 분열해서 (기회를) 날렸다. 더 많이 설득하고 대화해 화합·통합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나오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역할이 다시 앞으로 주어질지는 알 수 없고, 이제는 문학으로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문체부 장관 출신답게 작심한 듯, 현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문학·도서·서점·도서관 등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복원하려고 애썼는데 얼마 못했다”며 운을 뗀 뒤 “현 정부의 요직에 앉은, 특히 문체부 장관 자리에 앉은 사람의 잘못된 편견 때문이다. 문학·출판·영화 등의 영역을 좌파가 장악했다고 보는 것은 왜곡된 진단”이라고 일갈했다.문학과 정치의 길은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고민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봤다. 시인은 “정치가 정책과 예산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면, 문학은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영향을 주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주도해서 만든 예술인 고용보험제도를 예로 들면서 “문화와 예술을 위해 국회에서 일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후배 문인들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하면 지지한다”고도 덧붙였다.올해로 등단 40년을 맞은 시인은 당분간 고향 청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글을 쓸 계획이다. 준비 중인 산문집에는 정치권에 몸담았던 지난날에 대한 소회를 담을 예정이다.도종환 시인은 “2012년 국회에 처음으로 등원할 때 ‘시인 도종환은 죽었다’는 의미로 근조 리본이 달린 화분이 왔다. 의원실에 두고 가꾼 이 화분을 가지고 나와 집에 두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나는 죽었는가’를 늘 물으며 거기에서 뭘 했는지를 쓰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