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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위 쇼플리, 생애 첫 메이저 챔프..2주 만에 74억 벌어
- 잰더 쇼플리가 20일(한국시간) 끝난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따.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퍼트가 들어갔을 때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우승한 지 오래됐고 디섐보와 연장전을 가고 싶지 않았다.”20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 마지막 18번홀(파5)에 골프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우승하기 위해선 버디가 꼭 필요했기에 그의 샷 하나하나가 초미의 관심을 받았다.573야드로 길지 않은 파5 홀에서 쇼플리는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벙커 쪽으로 보냈다. 공이 벙커 안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페어웨이와 경계를 둔 러프에 멈췄다. 위치가 좋지 않았던 탓에 스탠스를 잡기 위해선 벙커에 들어가야 했고, 긴 클럽을 사용하기 어려워 직접 온그린을 노리는 게 쉽지 않았다. 쇼플리는 아이언을 꺼냈고 219야드를 쳐 공을 그린 앞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세 번째 샷은 우승을 결정한 중요한 승부처였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36야드였고, 집중한 쇼플리는 웨지로 친 공을 홀 앞 1.8m에 붙였다.이때까지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 중이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며 연장전을 준비했다.마지막 기회를 잡은 쇼플리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했고, 퍼터를 맞고 굴러간 공은 홀 안으로 떨어졌다. 이 버디로 이날만 6언더파 65타를 기록한 쇼플리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해 디섐보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장면을 지켜본 디섐보는 연습을 중단하고 클럽을 내려놨다.경기 뒤 쇼플리는 “아마도 그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디섐보와 18홀 동안 이어지는 긴 연장전을 치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지금이 기회라고 다짐했고 그 기회를 잡았다”라고 우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9번홀까지는 리더보드가 보일 때마다 시선을 돌리기도 했으나 이후엔 리더보드를 보면서 경기했다”라며 “현재의 내 위치와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아내와 가족, 뉴욕에서 응원을 온 친구 등이 나를 특별하게 대해줬고 그들을 위해 우승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6~2017시즌 데뷔한 쇼플리는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22년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까지 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뒀으나 이후 침묵에 빠졌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공동 2위, 지난주 시그니처 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8번이나 톱10을 기록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이날 우승으로 통산 8승에 성공했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동안 이어져 온 긴 우승 침묵의 아쉬움을 씻어냈다.우승으로 333만달러(약 45억10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한 쇼플리는 지난주 준우승을 포함해 최근 2주 동안에만 549만달러(약 74억40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시즌 총상금은 1101만8071달러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1869만3235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대회 첫날부터 단독 선두로 나섰던 쇼플리는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하는 기쁨까지 맛봤다.쇼플리가 작성한 21언더파는 역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사상 최다 언더파, 최소타 신기록이다. 최다 언더파 종전 기록은 2015년 제이슨 데이(PGA 챔피언십), 2016년 헨릭 스텐소(디오픈)과 2020년 더스틴 존슨(마스터스), 2022년 캐머런 스미스(디오픈)가 작성한 20언더파였다. 최소타 종전 기록은 2016년 디오픈에서 스텐손과 2018년 PGA 챔피언십에서 브룩스 켑카(미국)가 기록한 264타(16언더파)였다.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18언더파 266타를 쳐 3위에 올랐고, 챔피언조에서 쇼플리와 함께 경기한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올랐다.한국 선수 가운데선 김주형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26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안병훈은 공동 43위(6언더파 278타), 김성현은 공동 63위(3언더파 281타)에 이름을 올렸다.대회 기간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던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공동 8위(13언더파 271타), 대회에 앞서 이혼 소송 소식이 알려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12위(12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쇼플리의 우승으로 4월 마스터스를 제패한 스코티 셰플러를 포함해 올해 열린 2개의 메이저 대회에선 모두 PGA 투어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골프의 다음 메이저 대회는 오는 6월 13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열리는 US오픈이다.잰더 쇼플리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어 우승을 확정하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고려아연, 2024 철강마라톤 참가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은 자사 임직원들이 지난 18일 오전 9시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2024 철강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고 20일 밝혔다.한국철강협회에서 주최하는 철강마라톤대회는 올해로 17회를 맞이하고 있다. 매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철강 및 비철금속 업계 회원사 임직원 및 가족을 대상으로 열리며 올해는 약 45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다양한 부대행사와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업계 임직원들의 단합 또한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철강산업이 어려운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세계적 위치를 유지해온 만큼 그 기대와 포부를 담아 “탄소중립 미래로, 청강산업 세계로”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었다.이전과 동일하게 마라톤 대회는 5km 코스와 10km 코스로 나눠 진행되었으며 각 코스 성별을 구분하여 1~3등까지 상장과 부상을 시상하며 건강한 경쟁 문화를 독려했다. 한편, 이번 마라톤 대회는 고려아연 외에도 포스코, 현대제철, KG스틸, 세아제강, TCC스틸, 고려제강, 세아베스틸, 포스코스틸리온, 휴스틸, 심팩, 한국철강, 세아창원특수강, 하이스틸, 한금, 환영철강, 넥스틸, 한국하우톤, 범우, 풍전비철, 백조씽크 등 총 49개사가 참가 및 후원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 및 가족 친지와 함께 뜻깊은 행사에 2년 연속 참가하게 되어 의미있게 생각한다. 또한 올해 더 많은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자리를 빛내 기쁘다”며 “고려아연 또한 올해 마라톤의 포부처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업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밝혔다.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지난 18일 2024 철강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사진=고려아연.)
- 토니모리, 해외 수출 확대·자회사 고성장…호실적 전망-유안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유안타증권은 20일 토니모리(214420)에 대해 해외 수출 확대와 함께 멀티브랜드숍의 신규 입점, 자회사의 고성장 등으로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 거래일 종가는 8870원이다. (사진=유안타증권)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토니모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늘었고,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보다 329% 증가했다. 수출과 자회사 메가코스의 활약이 전사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2분기에도 전체 채널에서 1분기 대비 매출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멀티브랜드숍(MBS)의 신규 입점과 수출 유통 채널 확대, 자회사 메가코스의 고성장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짚었다. 먼저 5월 다이소 입점을 시작으로 레티놀 라인 온라인몰 품절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수가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421개에서 700개 매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수출의 유통채널도 확대될 전망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2월 일본 5대 무역상사인 이토추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돈키호테, 잇코스메, 도큐핸즈 등에도 입점했다. 1분기엔 로프트(LOFT) 버라이어티숍 60개 매장에 겟잇틴트 글레이즈밤이 입점했다. 3분기에는 드럭스토어 웰시아 600개 매장에 모찌 토너가 입점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캐릭터 브랜드 콜라보 제품 선적이 시작됐고, 9월 신학기를 타겟으로 미국 얼타, 타켓에 동시 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자회사도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메카코스의 매출액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고, 영업이익은 15억원 전년보다 400%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메가코스 기초 라인은 풀 케파에 도달한 상황으로 포장 자동화, 기초 화장품 라인 증설, 주요 고객사 라인 증설을 통한 단계적 생산능력(CAPA) 증설 계획이다”라며 “자회사 토니인베스트먼트도 2021토니브릿지투자조합 및 2022토니브릿지투자조합에서 투자한 이노스페이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여 6월 상장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 코스맥스, 2Q 실적 전망도 긍정적…목표가↑-유안타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유안타증권은 코스맥스(192820)에 대해 “2분기 매출액은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방문객 증가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20만원으로 ‘상향’했다.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원가율 개선과 마진율 높은 제품 판매 호조로 추가적인 영업이익 개선 가능성이 전망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 실적으로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한 5268억원, 영업익은 229% 늘어난 44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줄어든 상황에서 모든 법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매출 호조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와 원가율의 감소로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별도 법인의 매출액은 30% 늘어난 3154억원, 영업이익은 131% 증가한 301억원을 기록했다. 간접수출 및 직수출 호조가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매출 성장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로 원가율이 개선됐고 고수익 제품군 비중이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중국 법인 매출액은 29% 증가한 1574억원, 상하이가 17.5% 늘어난 1076억원, 광저우가 57.7% 증가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메이크업,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 중이고 이센 JV 실적은 1분기부터 연결실적으로 반영됐다.미국 법인 매출액은 43.2% 늘어난 388억원, 순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기저 효과, 2분기 물량 일부를 선생산하며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은 선(Sun)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다양한 브랜드사들로부터 들어오는 OTC 프로젝트들을 적극적으로 수주하며 선 시장을 공략 중이다”고 말했다.이어 “순손실과 관련하여 미국 법인은 2020년, 2021년에 정부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보조금 약 230억원을 수령했으나 에이전트의 처리 오류로 인해 부적절하게 수령된 금액이 일부 확인됐다”며 “올 1분기에 영업 외 손실에 80억원으로 반영된 금액 중 절반 이상이 반환해야 할 금액으로 추정되며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대만 총통 오늘 취임…중국의 압박, 분열된 의회 돌파할까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독립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20일 취임한다. 중국의 압박과 분열된 국내 의회 상황에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사진=연합)대만의 영토는 중국의 0.4%고 인구는 1.7% 수준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절대적이라 라이 총통이 이끌 대만과 대만을 둘러싼 세계정세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이에 라이 총통이 20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총통관저에서 발표할 취임사가 관건이다. 이미 중국은 ‘하나의 중국’과 1992년 컨센서스(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합의)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라이 총통을 압박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대만 총통이 아닌 ‘대만 지구 새 지도자’라고 지칭하며, 대만이 중국 일부라는 인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때 ‘대만 독립주의자’로 불린 라이 총통은 중국으로부터 ‘위험한 분리주의자’라고 비판받아왔다. 그는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론을 지속해 주장하면서도, 지난 1월 13일 총통 당선 이후엔 대만 독립 주장을 하지 않는 등 온화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이 총통은 당선 소감에서는 “양안은 대화·교류해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교류로 봉쇄를, 대화로 대항을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소속인 푸마 셴 민진당 의원은 로이터에 “라이 총통은 대만이 ‘문제아’가 아니며, 평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그가 취임식에서 어떤 말을 하든 중국은 항상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라이 총통 취임식에는 약 50명의 외국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아닌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남미국가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따라 전례대로 대표단 파견은 없이 주타이베이 대표부 차원에서 축하 예우를 갖출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도 취임식에 대표단을 파견해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중국 눈치에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아이티, 바티칸, 팔라우 등 개발도상국 12개국에 불과하다.또 라이 총통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분열된 의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 또한 맞이하고 있다. 라이 총통 당선으로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 간의 8년 주기 정권 교체 공식이 깨졌다. 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의 8년에 이어 라이칭더 총통 취임으로 4년을 더 집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입법원 구도는 민진당(51명)이 상대적으로 소수여서 제1야당인 친중 국민당(52석)과 제2야당인 민중당(8석)에 끌려다닐 처지가 됐다. 실제 라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최신식 잠수함 등 대만의 국방 현대화를 공약했지만, 친중성향의 민진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의 한 고위 안보관계자는 로이터에 “중국은 새 정부가 군사적 압박을 받아 양보하기를 바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탄광 노동자의 아들이자 의사 출신인 라이 총통은 전형적인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밟았다. 1959년 타이베이현에서 태어난 그는 대만대 물리치료학과, 대만성공대 의대, 하버드 대학원을 나와 타이난시에서 내과 의사로 일하다 1994년 정치에 입문했다. 1998년 입법위원(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4선을 했으며, 2010년 타이난 시장에 당선됐고 연임에 성공해 2017년까지 시장을 지냈다. 중앙 정치 무대에는 2017년 경제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린취안 행정원장(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데뷔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선거에서 승리해 1996년 총통 직선제 도입 뒤 첫 부총통 출신 총통에 올랐다.
- 'R&D 전쟁' 최전선 마곡…코오롱, 입맛 물론 눈·코까지 '힐링'[회사의맛]
- 고물가시대, 회사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복지’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어서입니다. “오늘 점심은 뭐 먹지?”라는 고민 없이 식당을 오가는 시간, 조리를 기다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특색 있는 구내식당을 탐방해봅니다.서울 마곡산업단지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 메뉴로 제공된 A코스 ‘일식카레라이스×바베큐치즈소세지’(왼쪽)와 B코스 ‘보리밥×황태채해장국×훈제오리불고기’.(사진=코오롱)[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출근과 동시에 전날 미뤄둔 업무와 보고, 줄줄이 잡혀 있는 회의까지 마치고 나면 점심 식사하러 나서는 길조차 버거운 게 우리나라 직장인이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첨예한 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는 연구개발(R&D) 직원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은 오죽하겠는가.‘한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코오롱그룹이 지난 2018년 이곳에 융복합 R&D 거점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를 세우며 무엇보다 구내식당에 유독 공을 들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잘 차려진 식단에 입만 즐거워도 충분할 텐데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은 직원들의 눈과 코마저 신경 쓴 식당 이상의 ‘힐링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지난 13일 직접 찾은 원앤온리 타워는 독특한 내·외관에 먼저 눈길이 갔다. 마치 직조 무늬 니트를 입은 것 같은 전면부 구조물, 건물 2층부터 6층까지 뻥 뚫린 중정으로 깔린 ‘그랜드스테어’ 등 이색적 시도로 지난 2020년 세계적 권위의 ‘국제건축대상’ 기업 업무빌딩 부문 건축상을 수상했다. 각 구조물엔 이른바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 등 코오롱의 대표적 R&D 성과인 첨단 소재가 담겨 있다고 했다.서울 마곡산업단지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 창 밖으로 서울식물원 신록이 펼쳐져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코오롱인더스트리·글로텍·생명과학 등 상주 직원들의 자랑거리는 따로 있는데 그게 바로 구내식당이다. 통상 대부분 기업 구내식당이 저층부에 자리한 것과 달리 원앤온리 타워는 고층부인 7~8층에 자리한 것부터 달랐다. 임직원들이 사옥 내 전망이 제일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배려한 공간배치다. 실제로 구내식당에 들어서자 창 밖으로 신록의 서울식물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으니 그야말로 ‘뷰 맛집’이라 할 만했다.점심식사 시간 구내식당 안팎으로 한창 피어오를 법한 음식 냄새가 밖에선 거의 나지 않았다. 원앤온리 타워는 직원들이 보다 쾌적하게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7~8층 모두 음압기술을 적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요 병원에 적용돼 국민들에게도 익숙한 이 기술은 공기압을 조절해 내부 공기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올려다보니 천장 전체가 타공판으로 채워져 있었다.이날 점심식사로는 A코스의 ‘일식카레라이스·바베큐치즈소세지·왕새우튀김’과 B코스 ‘보리밥·황태채해장국·훈제오리불고기’ 등 2개 메뉴가 제공됐다. 아침과 저녁에도 각각 1개 메뉴를 제공한다. 식단 개발 및 구성은 호텔·레저 사업으로 잔뼈 굵은 코오롱LSI 소속 황성근 총괄 셰프가 직접 담당한다. 황 셰프는 바나나 크램블레, 트러플치즈김지천 등 셰프 특선 메뉴를 선보이는 한편 평소 직원들이 먹고 싶은 메뉴를 취합해 선보이기도 한다. 다음 달 중 ‘랍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란다. 서울 마곡산업단지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주요 샐러드 메뉴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닭가슴살·리코타·분짜·훈제오리·카프리제·훈제오리샐러드.(사진=코오롱)건강을 챙기는 젊은 직장인들의 샐러드 사랑은 이곳 원앤온리 타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황셰프가 개발한 수제샐러드 조리법만 무려 130여개에 달한다. 원앤온리 타워 상주 직원의 수는 1000여명인데 점심식사 시간 많게는 130여개, 오후에도 50여개의 수제샐러드가 팔린다니 매일 5명 중 1명이 그의 샐러드를 맛보는 셈이다.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의 또 다른 장점은 8층 한켠에 마련된 카페테리아다. 이날도 점심식사 시간이 끝난 오후 2시께 나른함을 깨우려는 이들, 동료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려는 이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카페테리아에선 커피 등 음료는 물론 떡볶이와 라면, 피자, 어묵, 햄버거 등 다양한 간식을 2000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었다.카페테리아 뒷편에는 스낵, 음료, 컵라면을 판매하는 벤딩머신까지 마련돼 있어 구내식당 및 카페테리아가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도 이 공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평범한 듯하면서도 세심하게 챙길 건 모조리 챙긴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이니 치열한 R&D 전선에서 지친 직원들에겐 특별한 힐링의 공간인 셈이다. 아쉽지만 업무상 미팅 등으로 회사를 방문한 고객을 제외하고는 일반 외부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서울 마곡산업단지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 구내식당 한 켠에 마련된 카페테리아. 커피를 비롯한 음료는 물론 떡볶이와 피자, 핫도그, 라면 등 다양한 간식을 상시 즐길 수 있도록 했다.(사진=남궁민관 기자)
- 허영지 "언니 허송연·전현무 스캔들 너무 억울…나는 모자이크 처리돼"
- ‘전현무계획’[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걸그룹 카라 출신 허영지가 언니인 허송연 아나운서와 전현무의 스캔들에 억울함을 호소한다.17일 방송되는 MBN ‘전현무계획’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미식의 본고장’ 전라도 광주-나주-무안에서 로컬 맛집 검증에 나선 전현무 곽튜브 손태진의 활약상이 그려진다. 또 가수 손태진의 뒤를 이어, 허영지 허송연 자매가 먹게스트로 바톤터치를 한 담양-고창-전주 먹트립 현장이 펼쳐진다.이날 손태진은 전현무와 곽튜브에게 지역 맛집을 총망라한 파일을 전격 공개하며, 담양의 국수거리를 강력 추천했던 바. ‘손태진계획’에 따라, 두 사람은 담양에서 익숙한 맛이 주는 충만한 행복을 느끼며 먹방 4차전을 치른다. 뒤이어 전현무는 “꼭 먹고 싶은 제철음식이 있다”면서 “국수 러버들의 유명한 성지인 담양에 왔으니, 이제 봄철 조개의 여왕 백합을 먹으러 고창으로 가보자. 이게 바로 선을 넘는 무계획 클래스”라고 외쳐 곽튜브를 얼어붙게 만든다.‘맛잘알’ 모드를 켠 전현무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중대 발표를 하면, 여성 게스트 두 분을 모신다. 아나운서와 아이돌이다”라고 귀띔해 곽튜브를 설레게 한다. 차츰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 곽튜브는 “전 원래 고창을 좋아한다”라며 빛보다 빠른 태세 전환을 보여 웃음을 안긴다. 잠시 후 허자매가 등장하자, 곽튜브는 반가움을 드러내며 “두 분이 함께한 너튜브를 봤다”며 이야기꽃을 펼친다.드디어 네 사람은 ‘지금이 제철’인 고창의 명물 백합을 맛보기 위해, 로컬 백합정식 맛집으로 향한다. 생소한 자연산 백합회부터 백합구이, 백합탕, 백합무침, 백합죽까지 제철 음식 한 상이 펼쳐진 가운데, 환상적인 식감에 감탄한다..신나는 백합 풀코스 뽀개기 중, 허영지는 “전현무와 언니 허송연의 스캔들에 너무 억울했다”면서 “언젠가 꼭 한번 말하고 싶었다. 두 사람의 스캔들 사진 속에 나도 있었는데, 모자이크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전현무는 “지인들과 함께한 회식 자리였다”면서 “허영지를 모자이크 처리한 게 더 가슴이 아프다. 허영지를 몰랐던 것”이라고 팩폭을 날려 폭소를 자아냈다.허송연은 “대학생 때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면서 “성악 전공인데, 다른 분야를 생각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때 동생 허영지와 전현무가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친해진 상태였고, 전현무에게 진로 상담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굉장히 진심 어린 조언과 피드백을 해줬다. 전현무의 도움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이뤄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전현무는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았다. 말도 곧잘 하니깐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고 덧붙였다. 또 전현무는 “평소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걸 좋아한다”면서 “내가 아나운서를 꿈꿨을 때, 주위에 조언 구할 곳이 진짜 없었다. 그 막막함을 잘 알고 있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전현무계획’은 17일 오후 9시 10분 방송한다.
- 복사꽃이 필 때 황복이 온다[이우석의 식사(食史)]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현복집의 복어회[글·사진=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가끔 어떤 음식을 이야기할 때 특정한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국 샌드위치 백작의 유명한 일화며 안심 스테이크의 프랑스 샤토브리앙 남작도 그렇다. 보통은 고관대작(高官大爵·정계 지위가 높은 저명한 인물)이다. 장삼이사(張三李四·평범한 사람) 필부(신분이 낮고 보잘것없는 사내)는 음식 일화에 나왔대도 전해지는 경우가 드물다. 고작 명씨 성을 가진 어부의 명태 정도다. 황복(민물고기로 복어의 일종)을 말할 때 어김없이 중국 북송의 시인이자 문장가인 소동파(1037~1101)가 등장한다. 글로도 이름을 떨쳤지만 동파육을 고안해 만들어 먹었다는 미식가로도 유명하다. 소동파는 복어의 맛을 흠모하고 찬양했다. 그가 쓴 시 혜숭춘강만경에는 “물쑥은 땅에 가득하고 갈대 싹은 짤막하니, 지금이 바로 하돈이 올라오려는 때”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강에 사는 돼지, ‘하돈’(河豚)은 복을 이르는 말이다. 살집 좋고 몸을 부풀리는 등 보기에 뚱뚱해서 그렇다. 맛있기도 하니 하돈은 잘도 갖다붙인 이름이다. 독을 품은 복어를 일러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 했다고도 한다.황산옥 황복탕◇북송의 소동파도, 고려 이색도 복어 예찬소동파 이외에도 복어는 문인들이 특히 좋아했던 것 같다. 옛 문인들이 남긴 복어에 대한 글이 적지 않다. 다산 정약용은 ‘어가에선 복어만 이야기한다’고 썼다. 서영보 또한 복어를 좋아하던 미식가였는지 “복사꽃 무수한 계절에 미나리 참깨 맛이 그리워라. 이제 복어 계절을 또 보낸다”고 적었다. 고려 말의 문신 목은 이색도 복어 예찬을 남긴 바 있다.베스트셀러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는 비슷한 듯 또 다른 느낌의 말,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고’란 일본 속담도 있다. 일본의 문인들도 복어를 사랑했다.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는 “독이 무섭다고 복어를 먹지 않는 바보들에게는 (복어는) 보이지 않는 후지산”이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생선보다 유독 복어에 관한 예찬이 많은 걸 보면 동북아시아의 옛사람들은 복의 맛을 특히나 즐긴 모양이다.복어는 본시 겨울이 제철인데 한국과 중국의 문헌에는 의외로 봄날의 복어가 맛이 좋다고 나온다. 허준도 소동파도 그랬다. 이는 산란기인 2~3월 강을 거슬러 오르는 황복을 말하기 때문이다. 참복도 까치복도 있지만, 주로 황복을 먹었다. 바다생선이 아닌 강물에서 잡은 황복이다. 하돈이라는 이름으로 분명히 못 박았다. 복에 관한 글에 틀림없이 봄 이야기가 따라오는 거로 봐서도 문헌에 등장하는 복어는 대부분 황복이었을 게다.양천현령을 지냈던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에는 행주대교 일대를 그린 행호관어가 있는데 그 부근에서 물고기를 잡는 광경이다. 여기에 덧붙인 시는 ‘늦봄의 복엇국, 초여름의 위어회, 복사꽃이 떠내려올 때 그물을 던진다’는 구절이다. 겸재의 친구 이병연이 지은 시다. 겸재가 붓으로 묘사한 생선은 다름 아닌 봄날의 황복이란 증거다.아무튼 복어, 특히 황복은 그만큼 인기가 있는 별미로 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1000여년 간 육식을 금지했던 일본에선 대신 생선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막부의 칙령으로 복어의 식용 또한 금지한 바 있는데 독 때문에 복을 잘못 먹고 죽는 이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이때 귀에 익은 이름 하나가 등장한다.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그가 복어 먹는 것을 금지시켰다. 근대에 들어서 비로소 금식령이 해제됐는데 이를 주도한 이 또한 우리나라와 연관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일제의 조선 침략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였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복어는 우리와 인연이 깊은 생선이다.철철복집 복이리(곤이)구이◇복어 식도락의 역사는 곧 죽음의 역사였다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복어를 먹었다. 복어는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특히 원양이 아닌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주로 서식해 먼바다까지 나가지 않고도 얻을 수 있어 예전부터 즐겨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석기시대인 김해 수가리 패총에서 빗살무늬토기와 함께 복어 뼈가 나왔을 정도다. 백제 풍납토성터와 신라 서봉총에서도 복어의 흔적이 출토됐다. 특히 풍납토성 복어 뼈는 항아리 안에서 발견돼 백제인들이 복어로 젓갈을 담가 먹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복어 식문화가 있었다.중국에서도 산둥성 구가장 유적 패총에서 복어 뼈 화석이 발견됐고, 역시 일본 시모노세키 야스오카 시오마치 패총에서도 나왔다.위험하진 않았을까. 대체 누가 이처럼 위험한 식도락을 개척했을까. 복어 식도락의 역사는 연속된 죽음의 역사였다. 과거로부터 현대에까지 이른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 6년(1424년) 복어 독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있었고, 성종 24년(1493년)에는 웅천(지금의 진해)에서 복어 알이 묻은 굴과 미역을 먹고 주민 2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과학지식도 실험실도 없던 그때, 복어의 피와 내장을 빼면 아주 맛있는 음식 재료가 된다는 사실을 과연 누가 깨쳤을까. 2300년 전의 중국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도 이미 ‘복어를 먹으면 죽는다’는 경고의 기록이 나온다. 그땐 제독법(制毒法)이 널리 유통되지 않았던 모양이다.살집을 제외한 복어 부위에는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훨씬 강력한 테트로도톡신이 들었다. 맹독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이 들지만 어찌됐든 사람들은 복어 독의 비밀을 알아내고 말았다.시행착오의 ‘착오’란 곧 죽음을 의미했으므로, 결국 무수한 죽음을 겪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위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을 얻어낸 현생인류는 복어의 ‘유일한 천적’이 됐다.철철복집 복껍질무침◇촉촉 담백, 씹을수록 나는 단맛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만큼 먹고 싶었을까. 그렇다. 복어는 맛있다. 그리고 동그란 몸매엔 살점이 많다. 양쪽으로 포를 뜨면 투실한 살덩어리가 잔뜩 나온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복어는 엄청나게 먹어댄다. 설치류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갑각류나 연체동물을 뜯어먹는다.복어는 방어, 삼치, 고등어 등 같은 겨울 제철 생선 중 가장 담백하지만 그 맛에 찾는 이가 많다. 특히 국을 끓이면 세상에 이만큼 시원한 해장국도 드물다. 그래서 복국, 복매운탕, 샤부샤부 등으로 많이 즐긴다. 튀김이나 불고기로 먹기도 한다. 생선 중 살점이 푸짐한 종이 드물기 때문이다. 독의 위험을 감수하며 복어를 먹었던 건 맛 때문이다. 복어는 다른 생선과는 맛이나 식감이 많이 다르다. 두툼한 살은 단단해 씹는 맛도 좋고, 탄력 있는 껍질 부위와 뱃살, 등살 등 부위별로 맛이 달라 코스로 즐기기에도 딱이다.복어 살점을 익힐 경우 닭가슴살과 비슷한 느낌이 나지만 훨씬 촉촉하며 담백하다. 씹을수록 살짝 단맛도 난다. 날것으로 얇게 썰어내는 복어회의 경우, 무늬가 있는 접시에 굉장히 얇게 떠내 그 무늬가 비쳐야 한다. 생으로도 살이 단단해 얇아야 오히려 씹는 맛이 좋다. 복어회는 새콤달콤한 폰즈 소스에 살짝 찍어 한 점씩 음미하며 맛보는 것이 좋다. 일반 생선회처럼 두껍게 먹었다간 그 엷은 단맛을 느끼기 어려울 뿐 아니라 파산할 수도 있다.이리도 맛있다. 수컷의 정소인 이리는 복어 내장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부위다. 한자로 ‘어백’(魚白), 일본어는 ‘시라코’(白子)라 부른다. 생선 내장 부위 중 가장 헷갈리는 부위로, 알과 난소 등을 총칭하는 곤이와 혼동한다.(복어의 알을 먹으면 당장 죽는다)복어 이리는 명란처럼 유선형에다 뽀얀 색을 띤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특급 식재료로 꼽힌다. 중국의 최고 미인으로 회자되는 서시의 젖가슴에 비유해 ‘서시유’(西施乳)란 별칭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참고로 황복은 좀 더 기름지다. 평소 복국 중 맑은 탕이 심심하다고 느꼈다면 황복 맑은 탕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아무 데서나 쉽사리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흠이다. 복어와 가장 궁합이 맞는 식재료는 바로 미나리. 매운탕이든 맑은 탕이든 미나리를 듬뿍 넣고 끓이면 아삭하고 풋풋한 미나리 맛이 국물에 녹아들어 더욱 풍미가 좋아진다.분명히 복어라 쓰는데 보통 복이라 부른다. 맛나고 값진 복어를 먹을 수 있으니 그것이 진정 복(福)이라 그랬던 것일까.현복집 복어회◇복어맛집▶철철복집=노포들이 즐비한 서울 시청 뒤 다동에 위치한 복어 노포다. 명실상부한 복어 맛집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30년 이상 다동·무교동 음식골목의 안줏거리와 해장을 책임져왔으며 그 명성이 일본까지 퍼졌다. 양념과 소금구이 등 복불고기 요리와 전골로 내는 복맑은탕(지리), 복매운탕, 수육 등이 있으며, 특히 복고니구이(사실은 이리) 인기가 높다. 값은 꽤 나가지만 인근 회사원은 물론 멀리서도 입소문을 듣고 찾는다. 서울 중구 을지로3길 29. ▶현복집=강남의 대표 복어 맛집이다. 일명 ‘종이에 끓여주는 복맑은탕’으로 유명하다. 활복 수조를 따로 두고 때맞춰 잡은 후 제독 처리를 하고 코스로 내온다.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복어회, 샤부샤부, 맑은탕, 튀김(가라아게) 등 일식 스타일 복요리를 표방하며 질 좋은 참복(도라후구)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코스를 주문하면 껍질, 회, 탕, 죽 등을 차례로 내준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0길 14. ▶신원복집=서울 서부권의 복집 강자. 40여 년 업력을 자랑하는 곳으로 맑은탕이 유명하다. 일반 복부터 활복, 참복까지 골라서 즐길 수 있는데 가격은 배로 올라간다. 소금구이와 불고기, 샤부샤부, 가라아게(튀김) 등 안줏거리가 있고 코스로도 즐길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홍익로 29. 신원복집 복가리아게
- 권력자만 이용했던 비밀의 해변…온갖 푸른색이 이곳에 [여행]
- 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이 압권이다.[사이판·티니안=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5월의 사이판은 총천연색 물감을 섞어 놓은 팔레트와 같았다. 강렬한 붉은빛을 내뿜는 불꽃나무, 별 모양의 하얀 플루메리아, 온갖 파란 물감을 흩뿌린 듯한 바다가 눈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인다. 화려한 색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혀를 감싸는 미식의 향연까지 더해지면서 몸과 마음은 저절로 무장 해제된다.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는 문구를 통째로 녹인 듯한 사이판 축제는 태양마저 핑크빛으로 보이게 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사이판 글자 간판 ◇1년에 단 한 달, 사이판 음식의 진수를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 행사장 입구매년 5월 사이판의 토요일은 맛있어진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Taste of the Marianas)는 한 달 동안 미식가의 심장을 뛰게 하는 축제다. 행사장인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는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빨리 먹기와 요리 등 경연 대회, 전통춤 공연, 예술·공예품 판매 등 축제 프로그램이 잔뜩 이어진다.사이판의 지역 수제 맥주 판매 부스.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는 북마리아나 제도에 속하는 사이판과 인근 티니안, 로타의 주요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행사다. 호텔·리조트를 비롯해 30여 개 개성 넘치는 현지 식당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셰프들에겐 자존심을 건 맛의 격전장, 방문객에겐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맛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의 음식 부스.축제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음식을 주문하려면 먼저 돈을 토큰으로 환전을 해야 한다. 판매자와의 현금거래를 제한하기 때문인데, 5달러는 녹색, 1달러는 주황색 토큰으로 바꿔준다. 토큰을 들고 있자니 모든 음식 부스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판매하는 음식 종류는 코코넛 떡의 일종인 아피기기, 통돼지구이, 피자, 타코, 치킨은 물론 일식과 불고기, 제육볶음 등의 한식까지 아우른다.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에서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아이들.일행과 함께 각자 사 온 음식을 나누다 보니 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대회가 열렸다. 국제 대회답게 본선에는 한국인 먹방 크리에이터 권상혁 씨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 대표, 샌드위치 많이 먹기 예선을 통과한 현지인 3명이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의 안내와 함께 대회가 시작됐다. “1시간 동안 놓인 음식을 가장 먼저 다 먹거나, 시간 초과 시 남은 음식의 무게가 가장 적은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빨리 먹기 대회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각국 대표들은 1시간 동안 열띤 응원을 받으며 음식을 해치우기 시작한다. 바비큐 치킨, 스테이크, 돼지갈비, 삼겹살, 소시지, 마카로니 샐러드, 파파야 코코와 사투를 벌이는 선수들. 응원석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마치 한일전을 방불케 했다. 열띤 경쟁을 벌인 끝에 한국 대표 권상혁 씨가 1위를 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축제가 아니더라도 음식은 사이판의 중요한 문화로 꼽힌다. 북마리아나 제도 인구의 90% 이상이 사는 사이판은 전통 차모로 음식문화에 스페인, 독일, 일본, 미국이 통치하면서 유입된 동서양의 식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미식 세상이다. 평소 매운맛을 즐긴다면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를 넣은 음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도니살리가 청양고추보다 훨씬 매워 혀를 내두르게 하므로 자만은 금물이다. ◇만세 절벽의 슬픈 과거, 사이판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한국인일본군과 민간인이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던 만세 절벽.과거 태평양 전쟁 시절, 미군과 일본군은 사이판에서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특히 사이판 북단에 있는 80m 높이의 ‘만세 절벽’은 아름다운 절경과 별빛 투어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인의 한이 서려 있다. 사이판이 함락되자 이곳에서 1000여 명의 일본군과 민간인은 미군의 항복 권유에도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다.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치른 대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에서 끌려온 희생자도 다수였다. 군사기지, 활주로 건설 등을 위해 동원됐다가 학대와 굶주림, 풍토병, 폭격에 희생된 한국인이 10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사이판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81년에 조성된 ‘태평양한국인위령평화탑’1981년 조성된 ‘태평양 한국인 위령평화탑’은 이곳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장소로 만세 절벽에서 차로 약 3분 거리에 있다. 위령탑 주변은 사자 석상과 장승, 한글로 된 추모비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은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길 바라며 묵념을 한다.하지만 핍박받던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80년이 지난 현재, 사이판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이판 관광객의 약 80% 이상이 한국인이다. 경제를 지탱할 특별한 산업이 거의 없는 사이판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망한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라오라오베이 골프 리조트한국인 관광객이 쓰는 비용은 한국 기업이 회수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 소속 MRI가 운영하는 사이판 내 유일한 5성급 호텔 ‘켄싱턴호텔 사이판’, 바다 배경의 골프코스로 유명한 ‘코럴 오션 리조트 사이판’, 가족 여행객이 선호하는 ‘PIC 사이판’은 전체 방문객의 60%가 찾는 사이판의 랜드마크다. 대형 워터파크로 유명한 ‘월드리조트’,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역시 한국계 기업 소유다. 이쯤 되면 패망하고 떠난 일본의 빈자리를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차지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사이판에서 ‘관광 독립’을 이룬 한국의 저력이 역사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주는 것만 같다. 사이판의 최고봉인 ‘타포차우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섬 전경.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인 사이판은 전쟁과 무관한 아름다운 명소도 여럿이다. 섬 전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타포차우산’, 사이판 최고의 포토존 중 하나인 ‘새섬’(Bird Island), 다이내믹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마나가하섬’ 등은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사이판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새섬.◇원자폭탄이 출발한 섬, 티니안에서 만난 눈부신 바다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 원자폭탄을 탑재한 B-29가 출격한 곳이다.사이판에서 맨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티니안은 한국인에게 광복을 선물한 섬이다. 1945년 8월 6일,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탑재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이날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는 전체 인구 35만 명 중 14만 명이 사망했고, 도시는 아무것도 없었던 신석기 시대처럼 변해버렸다. 사흘 뒤인 8월 9일에는 티니안에서 출발한 두 번째 원자폭탄 ‘팻맨’이 나가사키에 투하됐고, 약 7만 5000명이 사망했다.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일본 군부가 두 번의 원폭 투하에 백기투항하면서 한국은 그토록 바라던 해방을 맞이했다. 티니안이 우리에게 깊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원자폭탄 적하장 터’.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장소다.사이판 국제공항에서 경비행기로 10분이면 닿는 티니안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초토화시킨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원자폭탄 적하장 터’가 있다. 유리지붕으로 덮여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력과 달리 다소 아담한 크기다. 안에는 원자폭탄의 모습, 투하를 위해 이륙한 폭격기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티니안에 있는 일본군의 녹슨 대포티니안 섬 곳곳에는 건물 뼈대만 남은 일본 공군 행정본부, 발전소, 폭격으로 박살이 난 연료저장소를 비롯해 벙커, 녹슨 포대 등이 남아 있다. 이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한국인 강제 징용자들이 채웠다. 리틀보이와 팻맨이 출발한 노스필드 비행장 활주로도 이들이 뙤약볕을 맞으며 만들었다. 미군이 티니안에 상륙하자 일본군은 한국인 징용자를 죽이거나 자살을 강요했다. 티니안에서만 5000여 구 한국인 유골이 발견된 배경이다.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으로 인기를 끄는 명소다.전쟁의 쓰라린 기억은 ‘타가 비치’에서 훌훌 날려버릴 수 있다. 차모로의 족장 타가가 자신과 가족의 전용 해변으로 썼던 것에서 유래해 붙은 이름이다. 얼마나 특별한 풍경이기에 권력자가 이곳을 혼자만 쓰려고 했을까. 타가 비치에 이르자 에메랄드, 사파이어, 티파니 블루 등 온갖 푸른색을 가져와 바다에 풀어놓은 듯한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세상에 푸른 빛깔이 이렇게 많고 고왔던가. 눈앞의 색을 표현할 단어가 없으니 ‘티니안 블루’라고 불러야겠다. 일행 중 한 명은 “물빛이 몰디브보다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것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타가 비치 자체가 티니안 방문의 이유라고 해도 인정할 만한 절경이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거대한 돌로 지은 타가 족장의 집터가 남아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 좋다.세상의 푸른색을 모두 담은 듯한 티니안의 타가 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