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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B, 사상 첫 자이언트스텝 초강수…"내년 침체 온다"(재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예상을 깨고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그동안 완화 정책을 고수하던 ECB가 초강경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는 경기 침체를 각오한 긴축이라는 점에서 ‘울며 겨자 먹기’라는 진단이 많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FP 제공)◇ECB, 사상 첫 자이언트스텝 초강수ECB는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1.25%로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ECB는 지난 7월 당시 11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25bp 베이비스텝이 아닌 50bp 빅스텝을 밟았고, 곧바로 자이언트스텝으로 이어갔다. 2002년 유로화를 도입한 이후 ECB가 한 번에 75bp 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CB는 아울러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75%와 1.50%로 75bp씩 인상하기로 했다.일본은행(BOJ)과 함께 유독 완화를 고수해 왔던 ECB의 긴축 모드는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ECB는 2016년 3월부터 6년 이상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이례적인 초강경 긴축은 그만큼 물가 폭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의 경우 20% 넘게 치솟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돈 풀기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가운데 유럽은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까지 맞은 탓이다.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장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 일부 부문의 수요 압박, 공급망 차질 등이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박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강화돼 물가는 단기적으로 더 치솟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CB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8.1%, 내년 5.5%, 2024년 2.3%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어 “차기 몇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울며 겨자 먹기’ 긴축…침체 불가피 다만 ECB의 이례적인 긴축은 울며 겨자 먹기식이라는 분석이 많다. 에너지 위기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물가 안정이 쉽지 않은 와중에 공격 긴축을 감행하면 경기가 급격하게 식을 수 있는 탓이다. 실제 ECB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내년과 2024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 1.9%로 하향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기에는 금리 수준에 한참 떨어져 있다”며 자이언트스텝의 이유를 밟히면서도 “러시아가 유로존에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CB가 예상 밖 긴축에 나섰음에도 유로화 가치는 떨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0.9932달러까지 내렸다(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 시장은 ECB가 금리를 올려도 인플레이션 완화는 쉽지 않은 대신 침체로 들어설 우려는 크다고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9%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33% 하락했다.(사진=AFP 제공)
- 예상 깬 자이언트스텝…ECB, '울며 겨자 먹기' 긴축 강행(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두고 예상 밖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그동안 완화 정책을 고수하던 ECB가 초강경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는 경기 침체를 각오한 긴축이라는 점에서 ‘울며 겨자 먹기’라는 진단이 많다.(사진=AFP 제공)ECB는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1.25%로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ECB는 지난 7월 당시 11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25bp 베이비스텝이 아닌 50bp 빅스텝을 밟았고, 곧바로 자이언트스텝으로 이어갔다. ECB는 아울러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75%와 1.50%로 75bp씩 인상하기로 했다.그만큼 물가 폭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ECB는 7월 회의 당시 시장의 25bp 인상 전망을 깨고 50bp를 올렸고, 이번에도 빅스텝이 아닌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일본은행(BOJ)과 함께 유독 완화를 고수해 왔던 ECB의 긴축 모드는 그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CB는 2016년 3월부터 6년 이상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이는 근래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역대급’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의 경우 20% 넘게 치솟았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장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 일부 부문의 수요 압박, 공급망 차질 등이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박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강화돼 물가는 단기적으로 더 치솟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CB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8.1%, 내년 5.5%, 2024년 2.3%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어 “차기 몇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ECB의 이례적인 긴축은 울며 겨자 먹기식이라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물가 안정이 쉽지 않은 와중에 공격 긴축을 감행하면 경기가 급격하게 식을 수 있는 탓이다. 실제 ECB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내년과 2024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 1.9%로 하향했다.이에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장중 1% 안팎 하락하고 있다.
- 저마다 줄기세포가슴성형 효과 홍보하지만 논문으로 검증한 곳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내추럴하게 풍만한 가슴을 연출하는 방법의 핫 키워드로 요즘 ‘줄기세포가슴성형’이 떠오르고 있다. 이 수술을 표방하는 국내 병의원은 얼추 50곳이 넘는다. 하지만 줄기세포가슴성형을 통한 가슴볼륨 증대 효과를 의학논문으로 입증한 국내 의사는 거의 없다. 의학논문 전문 검색사이트인 ‘퍼브메드’를 통해 ‘가슴확대술’과 ‘줄기세포’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1993년부터 논문이 나오기 시작해 최근까지 124개가 올라와 있다. 그 중 직접적으로 가슴볼륨 효과를 기술한 것은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줄기세포성형의 이론적 배경, 기초의학적인 실험, 가슴성형 시술의 방법론 등에 관한 게 절반을 웃돈다.관련도 순으로 검색해보면 5위에 랭크된 논문이 바로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성형외과)이 2020년 2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발간하는 ‘미용성형술 오픈 포럼’(Aesthetic Surgery Journal Open Forum)에 실린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지방이식에 의한 가슴확대술’(Breast Augmentation by Fat Transplantation With Adipose-Derived Stem/Stromal Cells)이란 논문이다. 이 저널은 미용성형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체로 인지도가 높다.신 원장은 이 논문에서 “줄기세포가슴성형 2주 후 유방 볼륨의 평균 증가량은 약 185㎖였으며 지방세포 생착률은 수술 1, 3, 6개월 후 각각 85.1%, 75.1%, 73.7%였다”고 보고했다. 6000만개 이상의 지방유래줄기세포(ADSC)를 이식받은 환자 39명의 평균 생착률은 90.5%(6개월 후 평균 162㎖)를 보인 반면 6000만개 미만의 ADSC를 이식받은 환자 31명은 68.9%(6개월 후 평균 115㎖)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동진 원장은 앞서 중국 산둥대 의대 등재 논문을 통해서도 2012년, 2013년,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생착률 70% 이상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7년부터 줄기세포 미용치료 방법을 연구해온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은 그동안 6000건이 넘는 줄기세포 가슴성형 및 안면성형을 시행해왔다.신 원장은 “산둥대 논문을 통해 줄기세포가슴성형 후 지방세포 생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음을 입증했지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 영국 옥스퍼드저널에 효과를 재입증한 논문을 싣게 됐다”며 “논문을 통해 수치를 제시해가며 줄기세포가슴성형의 유방 볼륨 증대 효과를 검증한 사례는 거의 국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수의 줄기세포가슴성형 시술병원들이 마치 자신들이 이룬 성과인 것처럼 ‘생착률 70%’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원장에 따르면 2020년 7월엔 네덜란드의 한 의사가 SC301과 비슷한 방식의 줄기세포가슴성형으로 80.5%의 생착률을 보였다는 논문을 게재한 사례가 있고, 미국과 일본, 동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수술 후 가슴볼륨이 100~200㎖ 증가했다는 수건의 논문의 올라와 있는 게 사실상 전세계의 실질적인 연구성과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클리닉들은 자신들의 연구성과인 양 70%란 수치를 인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술 성과를 입증해 논문으로 증명하려면 환자의 임상기록을 세밀히 기록해야 하고, 통계자료를 통해 논거를 확보해야 한다. 줄기세포가슴성형의 경우 셀카운터로 지방유래줄기세포를 몇 개나 주입했는지, 이식한 순수 지방세포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계측하고 입력해놔야 논문 작성에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에 바쁜 일선 클리닉에서 이를 챙기는 게 절차, 비용, 시간상의 문제로 결코 만만찮다. 임상 결과가 잘 나와도 깐깐한 외국 논문심사진의 검증을 받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세 번 이상은 퇴짜를 맞고 꼼꼼하게 수정해야 논문이 통과된다. 특히 요즘에는 논문 작성 과정에서 생명윤리 등 학술 외적인 측면도 검증하기 때문에 논문 제출자로서는 피곤한 일이다. 신 원장은 “논문을 쓰게 된 것은 의학적 성과를 알려 다른 의사들에게 술기를 전수하고, ‘의료 한류’ 선양에 기여하고 싶어서였다”며 “생착률 70%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1년 여의 임상 술기 연마, 고가의 첨단장비 구축 등이 필요한데 이를 거른 채 홍보에만 매달리는 일부 의료계의 행태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 사상 첫 빅스텝의 이유…"단기적 성장 손실보더라도 물가 잡아야"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물가에 우선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높은 인플레에 과감한 금리 인상”…물가 대응 우선한은은 8일 발표한 ‘2022년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요국의 빅스텝 인상은 2000년대 초반 이후 20여년 만이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것은 지난 7월 금통위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지난 5월 빅스텝을 밟은 뒤 6월과 7월 연이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을 펴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필요성 때문이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은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8~10%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및 유로지역 등 9개국을 기준으로 한 주요국 물가 상승률(가중평균치)은 지난 7월 1일 기준 8.5%로 198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도 빠르게 오르는 중이다. 미국의 향후 1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0년 2.7%에서 올해 5.2%까지 2배 가까이 올랐고, 민간부문 시간당 임금 기준 임금상승률은 6.6%를 기록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981년 7.2% 이후 최고치, 임금상승률 역시 같은해 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상승하면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3%대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대에서는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서는 등 상승 속도가 급격히 가팔라졌다. 8월 들어서는 전년 대비 5.7%, 전월 대비 -0.1%로 물가가 꺾인 모습이나, 높은 오름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6% 내외 수준을 나타낸 후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요인뿐만 아니라 수요 압력도 커져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탓이다. ◇美 긴축에 따른 환율 상승이 다시 물가 자극해 악순환한은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압력도 이번 빅스텝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 추정치를 2022년 1분기 0.06 기준으로 적용해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 중 환율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됐는데, 최근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 재확인에 따라 환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7일 기준 장중 고가, 종가 기준으로 1388.4원, 1384.2원으로 치솟았다.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1일(1392.0원),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1일(13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감에 따라 달러화 대비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각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자국 통화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을 빅스텝 배경의 하나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자본유출 위험성이 커지고, 이는 다시 원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한은이 작년까지 최근 20여년의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 변동률과 국내총생산(GDP)대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은 서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변동률이 10%포인트 오르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해당 분기에 바로 0.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약세 기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압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이 1%포인트 떨어지면 이는 1분기 시차를 두고 환율 변동률을 1%포인트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높은 물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성장 손실을 보더라도 인플레이션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 젊은 층도 과음하면 심방세동 위험 47% 높아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20~39세의 젊은 성인도 중등도 이상의 음주를 지속할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년간 주종에 관계없이 매주 28잔 이상 중증 음주를 지속한 젊은 성인의 경우 비음주자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최대 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대병원 최의근·이소령 교수팀(한민주 임상강사)과 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39세의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누적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나아가 심방 내 혈전이 생겨 뇌혈관이나 신장 혈관 등을 막게 되면 뇌졸중과 혈전색전증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이 질환은 노인 인구의 약 10%에서 발생하는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젊은 사람에게는 드물게 발병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 심방세동이 발병할 경우 항부정맥제와 전극도자절제술을 포함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뇌졸중, 심부전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부정맥 질환인 만큼 젊은 성인에서도 심방세동의 위험인자 파악과 적극적인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음주는 교감신경 항진 및 아드레날린 과분비, 심장 내 전기신호 전도계의 변화 등 다양한 기전에 의해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젊은 성인의 습관성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과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젊은 성인의 과음은 심각한 사회 문제이지만 이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는 지금껏 없었다.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총 4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의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 해의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 ▲경도 음주(주당 105g 미만, 14잔 미만) ▲중등도 음주(주당 105~210g, 14~28잔) ▲중증 음주(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으로 나눠, 4년 동안 누적 음주량을 점수화했다. 주종에 관계없이 1잔의 알코올 함량은 7.5g으로 정의했다. 이후 평균 6년간 이들의 심방세동 발생을 추적했다. 그 결과, 4년간 중등도 이상(주당 105g 이상, 14잔 이상)의 음주를 지속한 사람의 경우 비음주자 및 경도 음주자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년 연속 중증(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 음주를 지속한 사람의 경우 비음주자 대비 심방세동 위험이 47% 더 높았다. 이전에도 음주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음주가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젊은 성인도 중등도 이상 음주를 지속할 경우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젊은 성인에게 금주 및 절주를 확실히 권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경도 교수(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임상시험으로는 윤리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음주 관련 연구를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는 수검자 설문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구 사례”라며 “이 연구가 앞으로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양질의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는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령 교수(순환기내과)는 “젊은 성인은 음주의 부작용으로 심방세동이라는 생소한 부정맥을 떠올리지는 않는다”며 “심방세동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특히 젊은 환자는 뇌졸중, 심부전 등 합병증의 위험을 긴 여생 동안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심방세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저명 학술지 ‘JAMA Network Open’ 9월호에 게재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심장학회 뉴스(American Heart Association News)에서 주목하여 기사로 다룬 바 있다.4년간 알코올 부담 및 4년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에 따른 심방세동의 위험성[왼쪽 그래프 설명] 4년간 알코올 부담(중등도 이상 음주한 햇수)이 4인군(4년 내내 중등도 이상 음주한 군)의 경우 알코올 부담이 0인군(대조군)에 비해 위험비가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그래프 설명] 비음주에 0점, 경도 음주에 1점, 중등도 음주에 2점, 중증 음주에 3점을 부여하여 4년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을 계산했다.(점수범위 0~12). 4년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이 0에 해당하는 비음주자(대조군)에 비해 최다점군(12점에 해당, 4년간 중증 음주를 지속한 군)에서 위험비가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