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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 등 대기업·산업단지 인근 신규 분양 아파트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대기업이나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업 입주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고소득 근로자들의 주택 수요가 맞물린 영향이다.26일 포에드원에 따르면 직주근접 여건이 잘 갖춰진 지역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탕정 푸르지오 센터파크 투시도. (사진=대우건설)올해 1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일원에 분양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은 청약 결과 38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259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3.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올해 3월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역시 청약 결과 31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09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2.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두 단지가 들어선 용인시 일대는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36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광주시 북구 일원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 2블록’은 청약 결과 7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033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1.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2월 동일 지역에서 분양한 ‘위파크 일곡공원’ 역시 청약 결과 236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97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2.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인근에 광주첨단과학 산업단지 2지구, 본촌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모여 있다. 직주근접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어 청약 시장에서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인근 지역 대비 집값도 높게 형성돼 있다. 대표적으로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일대에는 아산 디스플레이시티 1단지가 있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1, 2캠퍼스 등이 입주해 있다. 탕정면은 직주근접 수요가 풍부한 만큼 아산시 내에서 가장 높은 집값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탕정면 아파트 평당(3.3㎡) 매매가는 1529만원으로 아산시 평균가(883만원)의 2배 가까이 높다.이 때문에 산단 등이 위치한 지역에 분양하는 신규 단지도 주목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5월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일원 아산 탕정테크노 일반산업단지 C1블록에 ‘탕정 푸르지오 센터파크’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6개 동, 전용면적 59~136㎡ 총 1416가구로 구성된다. 단지가 들어서는 아산 탕정테크노 일반산업단지는 공공택지 지역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현대건설은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일원 죽림1지구 A2, A4블록에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총 2개 블록으로 △A2블록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15개 동, 전용면적 74~106㎡ 931가구 △A4블록 지하 2층~지상 최고 23층, 5개 동, 전용면적 74~84㎡ 341가구로 총 12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공공택지에 건립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여수국가산업단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으며 율촌제1산업단지와 현재 조성 중인 율촌제2·3산업단지, 여수시청 등으로 출퇴근이 편리하다.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사업을 통해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 총 3214가구 중 119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는 광주첨단2지구, 본촌일반산업단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등 산업단지와 대규모 공장들이 가까이 위치해 있다.롯데건설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일원 광명 9R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분양하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단지는 총 1509가구 중 전용면적 39~59㎡ 총 53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가산디지털단지가 지하철 2정거장 거리에 있고, GBD(강남구청 등), YBD(여의도 등) 권역으로의 출퇴근도 쉽다. 광명시흥테크노밸리도 차량으로 20분대 거리에 있다.
- 집값 가장 많이 오른 곳 '과천'…"동탄보다 더 올랐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해 들어 거래량이 증가하며 일부 지역별로 오름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최근 1년 전체 지역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아직 전년 대비 마이너스 변동률(-0.4%)을 보였지만 과천, 화성, 분당 등의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15일 직방에 따르면 수도권의 지역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과천시는 4월 현재 3.3㎡당 매매가격이 4968만원을 나타내며 지난해 4월과 비교해 9.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자치구 내 가장 높은 가격 변동률이다. 수도권 3.3㎡당 매매가격 변동률 상위 10개 지역. (자료=직방)과천에 이어 화성시(8.0%), 성남시 분당구(5.8%), 수원시 영통구(5.5%), 하남시(4.5%), 용인시 수지구(4.2%) 순으로 수도권 이남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천은 서울 서초구와 접해 있고 주거 선호도가 높아 강남권 주택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래미안슈르같은 대규모 단지와 더불어 기존 단지를 재건축한 새 아파트 및 재건축 진행단지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1년 간은 별양동에 위치한 주공4단지의 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별양동 주공4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은 5541만원으로 지난해(4095만원) 대비 35% 상승했다. 주공4단지는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로 교통접근성이 우수한 가운데 조만간 총 1437세대의 대단지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 3월 전용 72㎡타입이 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는 등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화성의 3.3㎡당 매매가격은 1532만원으로 지난해(1419만원)보다 8.0%가량 상승했다. 3월 GTX-A노선 개통 호재로 동탄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동탄역 근처에 위치한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동탄역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의 경우 지난 2월 전용 92㎡타입이 신고가 11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은 지난 3월 전용 71㎡타입 10억원, 전용 96㎡타입이 14억2000만원으로 각각 면적별 신고가를 경신했다. 성남시 분당구는 지난해 4분기(매매 411건) 이후 올해 1분기 거래량(598건)이 소폭 늘어난 가운데 신축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지난 3월 정자동 더샵분당파크리버 전용84㎡타입이 신고가 14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분당에서 흔치 않은 3년차 단지로 신축단지의 선호도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판교 대장동 일대 새 아파트 가격 상승이 뒤를 이었다. 대장동 더샵판교포레스트12단지,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4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43%, 39% 올랐다. 판교테크노밸리 접근성이 우수한 가운데 대장지구 입주도 3년차에 들어서며 일대 교통, 학군 등 생활환경이 자리를 잡은 덕분으로 보인다. 그 외 수원 영통구, 하남시, 용인시 수지구 등 수도권 이남지역의 상승폭이 높았다. 서울에 1시간 이내 도달할 수 있고 학군, 편의시설 접근성이 우수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영향이다. 수원은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에 위치한 영통구 이의동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3264만원)가 지난해(2570만원)보다 27% 상승했다. 하남은 덕풍동 우남퍼스트빌리젠트 전용113㎡ 타입이 1월 신고가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2541만원)보다 3.3㎡당 매매가격(3616만원)이 42%가량 올랐다. 용인 수지구는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이 인접한 신정마을3단지극동임광(2450만원)이 지난해(1878만원)보다 30%가량 올랐다. 수도권 3.3㎡당 매매가격 변동률 상위 10개 지역. (자료=직방)직방 관계자는 “1년 사이 상승폭이 컸던 지역이나 단지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우수한 입지요건에 새 아파트이거나 재건축 사업 등으로 새아파트로 거듭날 대상 단지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직방은 올해 들어 거래량이 늘고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집값 상승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파트 거래시장은 고금리 기조 속 ‘저리 대출 상품’ 등의 거래가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입지에 따라 국지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양극화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보수 강세서 '박빙세' 분당…누가 더 재건축 잘 할까 경쟁[4·10격전지]
- [성남(경기)=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할아버지, 이번 선거 누구 뽑을지 골랐어?” “아니, 아직 몰라….”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광장. 30대 여성이 한 어르신을 부축해 걸으며 선거 이야기를 나눴다. ‘1기 신도시 재개발’이 관건인 분당은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광장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성남분당갑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과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나란히 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보수 강세’ 성남분당갑, 與안철수 vs 野이광재 ‘접전’지난 5일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는 오전부터 1층 출입문 밖에서 2층 사전투표소까지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 40대 부부는 “조금만 늦었어도 줄 엄청 섰을 것”이라고 말했고, 한 30대 직장인은 “사전투표는 기세 싸움”이라고 했다.분당은 1991년 서현동 시범단지 최초 입주로 시작된 대표적 1기 신도시다. 개발 당시 첫 입주민 상당수가 서울 강남권에서 이주해 왔다. 당시 20~40대 젊은 부부들이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50~80대가 됐다. 분당은 탄생부터 지닌 보수세가 더욱 강화됐다는 분석이다.실제 제15대 총선에서 새롭게 분구된 성남분당은 옛 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제16대 총선에서 다시 갑·을 선거구로 쪼개진 뒤, 특히 성남분당갑은 2016년 제20대 총선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쪽에서 여섯 번(2022년 재보궐 포함) 석권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린다.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경기 성남분당갑 이광재(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탑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안철수(오른쪽)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하지만 이번 제22대 총선에서 맞붙는 현역 3선 안철수(62) 국민의힘 후보와 최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이광재(59)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까지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최근 입주한 판교를 제외하고, 서현·이매·야탑동 주민의 관심사는 단연 재개발과 재건축이다.그러다 보니 거물급 두 후보 모두 재개발 공약을 최전선에 내세우며 격전지로 떠올랐다. 사전투표 첫날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란히 이곳을 찾아 투표를 했다.이 후보는 사전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일과 직장과 주거가 같이 있고, 교육·문화·의료가 최첨단이면서도 아날로그적인 행복지수가 높은 세계적인 대표 도시를 이곳에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고 호소했다.안 후보는 같은 날 야탑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취재진과 만나 “3선 의원으로서는 이 법(1기 신도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을 했다면, 4선이 되면 직접 실행에 집중하고 연속선상에 있는 일들을 심도 있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서현동 시범단지에서 한 상점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는 “민주당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고 했고, 판교에 거주하는 30대 공인중개사 김모씨는 “분당은 재건축이 관건이고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될 것”이라고 봤다. 40대 전문의 심모씨는 “의료비 경감을 가져올 수 있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기 때문에 여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까치마을 단지에서 경기 성남분당을 김은혜(왼쪽) 국민의힘 후보가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사거리에서 경기 성남분당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연합뉴스)◇‘보수 우위’ 성남분당을, 與김은혜 vs 野김병욱 ‘박빙’분당중앙공원 아래쪽 수내·정자·구미동 등이 있는 성남분당을도 재개발·재건축이 관심이다. 이곳에서 박빙 승부를 벌이는 현역 재선 김병욱(58) 민주당 후보와 성남분당갑에서 지역구를 옮겨 온 김은혜(53) 국민의힘 후보 모두 재개발 속도전을 내세우고 있다.제16대 총선 때 신설된 성남분당을은 총 일곱 번의 선거(재보궐 포함) 중 옛 한나라당·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네 번, 민주당이 세 번 차지한 중도보수세 선거구다. 최근 여론조사 후보 지지율은 오차범위(±4.4%포인트) 이내 초접전을 보이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김은혜 후보는 지난 5일 금곡동 청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구미1동 까치마을 단지에서 도보 인사를 했다. 그를 알아본 인근 중·고등학생들은 함께 인증사진을 찍기 바빴다. 동네를 거닐던 한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10여년 전 KT에서 김은혜 전무로 본 뒤 오늘 오랜만에 본다”며 친밀감을 표했다.김은혜 후보는 유세 중 기자와 만나 “분당에 자사고·특목고를 설치해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도록 할 것”이라며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도 경기지사 후보 때 공약이고, 1기 신도시 특별법도 발의해 정부와 함께 협력해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같은 날 김병욱 후보는 정자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일대 도보 유세를 펼쳤다. 그는 민주당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주도했고, 22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장이 돼 분당의 신속한 재건축과 광역교통망 확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분당에서 초·중·고를 나와 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신명석(38)씨는 “재개발을 바라는 부모님은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전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지만 막판 표 결집을 위해 ‘지민비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성공하면 '억대연봉', 까딱하면 '빚더미'…재건축 조합장의 세계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전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바라며 이 노래를 부르는 사업장은 2981곳(2022년 구역 지정 기준)에 이른다. 앞으로 사업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전폭 지원을 약속했고, 서울시도 규제를 대폭 풀어버린 상태다. 환경이 갖춰지더라도 각자 자기 노래만 부르면 잡음에 그친다. 노래가 조화로운 합창이 되려면 누군가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의 꽃으로 불리는 이 역할은 조합장에게 주어진다.조합장 명암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조합장이 이해 당사자 사이 화음을 조율하지 못하면 합창은 소음으로 전락한다. 사업이 좌초한다는 의미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지휘자(조합장)는 ‘스타’로 조명받지만 화려한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민·형사 시비에 상시로 노출돼 있고 안팎으로 발생하는 분쟁을 이겨내야 하는 감정 노동자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연륜보다 전문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이뤄지는 세대교체 기류도 감지된다.◇ 은퇴한 마당발 자리 꿰찬 30대 전문가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조합(2981곳) 종사자는 최소(5명 기준) 약 1만4900명에서 최대(14명 기준) 4만17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처음부터 조합일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 정비사업 연한(30년) 안팎에 이르른 사업장에서 모인 주민 삼삼오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모임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주민 사이에서 얼굴을 익히는 이들이 잠재적인 조합 종사자로 추려지고, 최일선에 나선 이가 조합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사업을 하려면 설문 조사, 동의서 걷기, 안전진단 추진 등 단계를 밟아야 하기에 의지보다 안면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민과 유대가 있는 인물이 추진위원장으로 나서거나, 혹은 주변에서 추대받는다. 재건축이면 아파트 동대표가, 재개발이면 지역 통장·부동산중개인·종교인이 흔히 해당한다.물론 조합장 자격에 명시적인 허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자와 금치산자만 아니면 사업대상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하면 최소한 요건은 통과된다. 징역을 살은 전과자라도 형이 확정되고 2년이 지나면 상관없다. 주로 퇴직자에게 조합장은 인생 2막을 도전해볼 만한 영역으로 꼽혀왔다. 은행원, 공무원, 교직원(교수·교사), 대기업(건설사) 임원 등 출신이라는 적당한 사회적 지위와 은퇴에 따른 연륜은 주민 사이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데 거름이 됐다. 능력만 인정받으면 2년마다 선거로 연임할 수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팔순이 넘도록 근무했고, 개포주공4단지 조합장은 2020년 2월 해임되기까지 24년을 일했다.정비업체 관계자는 “십수 년 동안 이어지는 사업 동안 고정적인 근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퇴한 이들에게 조합장 자리 같은 노후대책도 없다”고 말했다.이른바 ‘스타 조합장’의 탄생은 조합장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평가는 엇갈리더라도 이들이 받은 억대 연봉과 성과급이 조명받으며 물꼬를 텄다. 강남 재건축 조합장 연봉이 수억 원대라는 것은 공공연하다. 비록 반대가 거세 무산됐지만, 최근 경기 안양 재개발조합장 성과급으로 50억원이 거론됐다.고임금 시장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연령 문턱이 내려간 것이다. 최근에는 80년대생(35~44세) 조합장도 흔히 눈에 띈다. 금융·회계·법률, 인테리어·건축·설계 등 전문성을 내세워 지지를 받은 사례다. 조합장 나이가 연소화하면서 앞으로 서너 차례 이상 하는 ‘직업인 조합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건축업에 종사했던 서울의 70년대생 조합장은 “정비사업 성패는 속도에 달렸기에 조합장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전문성”이라며 “7080년 세대로 이뤄진 임원진은 의사결정도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조합대신 보증섰다가 수십억 빚더미화려한 이면에는 그늘도 존재한다. 금전적·육체적 자기희생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특히 사업 초기 들어가는 자기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주민 상대로 이뤄지는 설문 조사, 우편 발송, 홍보물 제작 등 작업에는 비용이 든다. 사업 걸음마 단계에는 사업 주체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빌리기도 여의찮다. 나중에 추진위원회가 생기면 비용을 보전받고 이후 예산으로 감당하면 되지만, 그전까지는 대부분 자비 부담이다.양천구의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사업을 7년 동안 추진하면서 지출한 개인 비용은 모두 보전받지 못했기에 현재로서는 적자를 보고 있다”며 “경비 처리가 안 된다고 해서 조합원 경조사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용역계약 과정에서 사실상 강제 받는 ‘연대보증’은 상당한 부담이다. 지난해 경남의 재건축조합 임원 10명은 건설사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해 26억원을 배상하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조합과 건설사가 계약을 맺을 당시 연대보증을 요구해서 응했던 게 화근이었다.늘 형사소송에 휘말릴 위험도 상존한다. 2022년까지 최근 19년 동안 접수된 도정법위반 고소고발 사건은 1만9267건이다. 이게 대부분 조합장을 향하고 있다. 잘못한 사례도 있지만, 무혐의 처분도 상당수다. 이 과정에서 무죄를 증명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이런 이유에서 조합장을 기피하고, 그래서 정비사업을 못하는 사례도 적잖다.설계업체 관계자는 “추진위까지 활동하고 조합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발을 빼는 사례가 상당하다”며 “대부분은 조합 업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때문”이라고 했다.‘억대 연봉과 성과급’은 서울 강남 사업장 등 소수에 국한된 얘기일 수 있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가 조사해보니, 지난해 전국 조합장 66.7%는 3600만~4800만원을 연봉(세전)으로 받는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대졸 초봉(3805만원·2021년 기준) 수준 정도밖에 안 된다. 협회가 제시하는 조합장 표준급여는 연봉 최대 6000만원 수준이다. 현업을 뿌리치고 전업으로 조합장에 뛰어들 만한 보상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현장 체감이다.앞서 서울의 70년대생 조합장은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려면 조합 임원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유능한 이들이 한창 경제 활동할 시기에 조합에 전임하려면 상당한 대우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 '재건축 대어' 잠실주공5단지, 최고 70층·6500세대로 탈바꿈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 5단지가 최고 층수 70층에 약 6500세대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서울시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조합설립 이후 12년째 부진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라 서울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잠실주공5단지 위치도.(사진=서울시)서울시는 3일 도시계획위원회(수권분과)를 열어 이런 내용으로 송파구 잠실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하고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현재 30개동 3930세대인 단지를 28개동 6491세대로 재건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층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현재 잠실5단지는 제 3종 일반주거인데, 잠실역 인근 복합시설 용지에 한해서 준주거로 상향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에서 49층에 용적률 최대 300%까지, 준주거 복합용지는 50층에서 70층에 용적률 최대 400%까지 가능하다. 이로써 잠실역 인근은 최고 70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한강변은 49층으로 둬 조망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높이(층수)를 높이는 대신 건폐율을 낮춰 보행권과 개방감을 각각 확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역에 공원 2개를 신설해 열린 공간을 마련한다. 공원을 한강으로 연결하는 입체보행교를 신설해 잠실역에서 한강으로 접근성을 키운다.재건축의 발목을 잡아온 학교 용지는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애초 설치하려던 중학교는 우선 공공공지로 지정해두고, 조만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여지를 열어뒀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신설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한 조처다. 구역 안에 있는 신천초등학교는 존치가 유지됐다.잠실주공5단지는 1978년 준공돼 올해로 47년된 아파트다.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주민 간에 이견으로 정비사업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2013년 조합을 설립했으나 집행부 비리와 부정 선거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는 새 인접한 잠실주공1단지는 엘스로, 2단지는 리센츠로, 3단지는 트리지움으로, 4단지는 레이크팰리스 각각 재건축됐다.사업은 2022년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을 변경해 최고 50층으로 6350세대를 공급하는 재건축 정비계획이 짜면서 전기를 맞았다. 이후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도입되면서 변수로 작용했다. 기존에는 일률적이고 경직되게 적용해온 높이(층수) 규제를 사업장과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경관이 창출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변경한 것이다.이를 바탕으로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방안을 정비사업에 도입하고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Fast- Track)으로 추진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자문회의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도시계획위원회(수권분과) 심의를 통과해 사업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을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서울시 관계자는 “나중에 학교설치 계획이 무산되더라도 별도 정비계획 변경 없이 정비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더는 재건축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건축, 교통, 환경영향 등을 통합 심의하는 절차를 통해 건축 계획을 빠르게 확정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젊어져라 어려져라"…화랑미술제 개막, 올해 그림장사 개시
-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2024 화랑미술제’가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900여명 작가의 작품 1만여점을 내놓고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가늠한다. ‘2023 화랑미술제’ 전경(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스멀스멀 뻗쳐오르는 봄기운과 함께 소식을 알리는 ‘화랑미술제’는 그해 미술시장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다. 해마다 제일 먼저 열리는 덕에 그해 미술시장을 ‘개시’하고,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예측해내는데. 이후 5월 ‘아트부산’과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로 이어지는, 대형 트라이앵글을 찍는 첫 점인 셈이다. 2024년 미술시장 역시 화랑미술제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올해 첫 아트페어인 ‘2024 화랑미술제’가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큰 장을 예고했다. 3일 오후를 VIP 프리뷰로 개방하고 4∼7일 나흘간 일반인을 위한 본격적인 판을 벌인다. 156개 갤러리가 코엑스 C홀과 D홀을 채운다. 화랑 수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대신 900여명 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 등 1만여점의 작품에 좀더 신경을 쓰자는 전략을 씌웠다고 할까.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새로운 강제’가 생겼는데. 모든 갤러리가 부스에 내거는 작가 수를 6명 이하로 제한토록 한 일이다. 백화점식 진열을 지양하고 작가와 작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라는 뜻이다. 또 지난해와 같이 모든 화랑에게 동일한 부스 크기를 제공해 ‘공정한 기회’의 기조를 이어간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2024 화랑미술제’가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900여명 작가의 작품 1만여점을 내놓고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가늠한다. ‘2023 화랑미술제’ 전경(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1979년 첫 테이프를 끊은 화랑미술제는 올해 42회째를 맞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다. 미술시장의 본원이라 할 화랑·갤러리가 한 데 ‘집결’해 제각각 ‘미는 작가·작품’을 내걸어왔다. 이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어갈 컬렉터 층까지 타진하는 거다. 다만 아트부산이나 키아프와는 다른 점이 있다. 화랑미술제에는 한국화랑협회 회원사만 참여할 수 있다는 거다. 그간 외국계 갤러리들이 한국에 입성해 미술시장에 적잖은 영향력을 과시해왔더라도 이 자리에는 낄 수가 없다. ◇지난해와 동일한 156개 화랑 출사표…작가 6명 제한 올해 화랑미술제의 키워드라면 ‘젊어진 작가와 젊어질 시장’이다. 황달성(71)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보다 신진작가의 작품을 많이 출품한다”며 ‘젊음’을 강조했다. 덕분에 재기발랄한 작품이 늘어나면서 “기존 컬렉터에게는 또 다른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신규 컬렉터에게는 좀더 쉬운 미술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박노완의 ‘안경을 쓴 석고상’(2023, 캔버스에 수채, 99.8×80㎝). 스페이스윌링앤딜링 부스에 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사실 국내 아트페어에서 ‘젊은, 신진’을 띄운 건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화랑미술제 현장에서 각 부스를 차린 갤러리스트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번 페어를 젊은 작가들로 꾸몄습니다”였으니까. 그렇다고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작가들의 역할이 빠질 순 없겠지만, 국내서 내로라하는 갤러리가 저마다 내건 신진작가들의 비중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란 얘기다.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먼저 주목한 신예 노은주의 작품을 앞에 세운다. 스페이스윌링앤딜링은 ‘종근당예술지상 2024’에서 ‘올해의 작가 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박노완의 작품을 내건다. 물론 이에 못지 않은 실력파 ‘젊은 작가’도 줄줄이다. 갤러리위는 회화와 실크스크린을 접목한 작품으로 인기를 끄는 작가 고스를, 우손갤러리는 강렬하고 투박한 붓터치로 ‘살아있는’ 정물을 그리는 허찬미를, 금산갤러리는 문자 섞인 그림으로 위트있는 세상풍경을 그리는 윤필현을 대표작가로 내세운다. 공근혜갤러리의 젠박, 갤러리나우의 고상우 등 아트페어 단골작가들도 힘을 보탠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허찬미의 화병(Vase·2024, 캔버스에 아크릴, 60.6×72.7㎝). 우손갤러리가 내놓는다(사진=한국화랑협회).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갈 새 주자들의 작업을 다양하게 내세운 갤러리도 여럿이다. 학고재갤러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을, 갤러리조은은 최명애, 성연화, 이동구, 김상인, 오영화 등을, 아트파크는 김동현, 김명례, 김수진, 김지연, 배준성 등을 소개한다. 한국화단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중진들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원앤제이갤러리는 사실적인 묘사와 기하학적인 반복이 섞인 건축물을 탐구해온 김수영과 내밀한 의식세계를 투영하는 인물화에 몰입해온 서동욱을, PKM갤러리는 두터운 붓질로 다채로운 색채와 강한 물성을 추상으로 기록하는 신민주를 조명한다. 외국작가를 선두에 세운 갤러리도 눈에 띈다. 갤러리JJ는 1986년생 미국작가 아담 핸들러, 가나아트는 1970년생 일본작가 히로시 스기토, 조현화랑은 일본작가 키시오 스가(80)의 작품을 출품한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아담 핸들러의 ‘1994년 유령 납치’(Ghost Abduction in 1994·2022, 캔버스에 오일스틱·아크릴·연필, 101.6×76.2㎝). 갤러리JJ 부스에 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아트페어마다 가진 역량을 아낌없이 꺼내들었던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는 ‘유명작가’의 위용을 드높이는 기존 방향을 고수한다. 장 미셸 오토니엘, 칸디다 회퍼 등 해외 대가들은 국제갤러리에, 도윤희·이강소·이건용·유근택·정상화 등 국내 대가들은 갤러리현대를 통해 나선다. ◇저기압 드리운 국내외 미술시장 상황이 관건 화랑미술제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줌인 특별전’도 준비를 마쳤다. 만 39세 이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그중 선별한 10명의 작가(곽아람·김보경·김한나·송지현·심예지·이성재·이호준·장수익·최명원·최혜연)가 꾸민 ‘볼거리’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전시기간 중 관람객들의 현장투표를 받고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친 3명에게 시상도 한다. 올해는 한국·동양화 부문의 작가들이 여느 해보다 늘어나 ‘새로운 바람’으로 시선을 끈다. 화랑미술제가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으로 세우는 ‘줌인 특별전’에 나서는 곽아람의 ‘땅’(2023, 장지에 수묵채색, 193.9×390.9㎝). ‘줌인 특별전’은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선별한 10명의 작가가 내놓은 작품으로 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화랑미술제가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으로 세우는 ‘줌인 특별전’에 나서는 장수익의 ‘넘버 2002’(2020, 판넬 위 전선, 200×130×5㎝). ‘줌인 특별전’은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선별한 10명의 작가가 내놓은 작품으로 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그럼에도 역시 관심은 ‘얼마나 팔려나갈까’에 있다. 화랑미술제가 그간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은 2022년에 나왔다. 관람객 5만 3000여명이 찾아 177억원어치 미술품을 사가며 40여년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써냈더랬다. 하지만 지난해 그 기세가 푹 꺾이며 한 해 내내 저조했던 미술시장의 예고편을 만들었던 터다. “5만 8000여명이 다녀갔다”는 ‘역대 최대 관람객’ 기록에도 불구하고 지갑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거다. 게다가 지난 30일 폐막한 ‘아트바젤 홍콩’에서 날아온 소식들이 영 반갑지가 않다. 지난해에 비해 12%가 줄어든 관람객 숫자(약 7만 5000명)만큼이나 판매실적도 저조했다는 결과를 내놨으니 말이다. 우아한 미술장터 물밑을 휘젓고 있는 긴장된 발길질을 못 본 척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