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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현대중 조영철 차장(상)
  • [edaily] 이번주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 조영철 자금팀 차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기계·플랜트·건설장비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영위하는 대표적 "굴뚝" 기업. 최근 조선업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1983년부터 19년째 선박 건조량 기준 세계 1위의 조선업체 자리를 지키고있다. 조영철 차장은 지난 95년 벨기에 현지법인 재직시절부터 국제금융업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안 다뤄본 유럽통화가 없다"며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한가운데에서 외환업무의 중요성에 눈뜨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연간 20억달러 가량의 대규모 롱(달러매수초과) 포지션이 발생하는 수출업체다.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파는 것이 제일이지만 조 차장은 "매일 고점에서 팔겠다는 욕심을 부리지않는 것이 업무성공의 첫째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머리가 아닌 어깨에서 팔 수 있는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그를 만나 외환관리 철학을 들어봤다. (약력은 기사하단 참조) -몇 학번이세요. ▲재수 후 81년에 고려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직전 현대그룹 공채로 88년에 입사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을 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제 고향이 부산인데 87년에 부친상을 당했습니다. 장남이라서 집안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직장은 택하지않겠다고 결심했어요. 본사가 부산 가까이 있는데로 택하려니까 계열사 중 현대중공업 본사가 울산에 있더군요. 재미있는 점은 입사직후부터 재정부에서만 몸담았기 때문에 줄곧 서울에서 근무했다는 겁니다. (웃음) -벨기에 현지법인에서서 4년 이상을 근무하셨군요. ▲네. 그 때 경험이 지금 업무에 상당한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95년부터 99년까지 근무했는데 당시 다른 회사들은 외환위기를 맞아 한창 현지법인 철수하니 뭐니 난리도 아니었죠. 저희 공장이 벨기에에 있어서 철수는 못했지만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폭풍을 헤쳐나간 분들보다는 덜 어려웠겠지만 말입니다. -벨기에에 어떤 공장이 있습니까. ▲중장비 현지법인이 그 곳에 있습니다. 판매담당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물건을 내다파는 일이 곧 국제금융업무가 된 셈이죠. -현대중공업 전체 자본수지 구조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연간매출이 7조4000억원 정도입니다. 이중 수출이 80% 가량 됩니다. 외화의 경우 달러베이스로 들어오는 판매대금이 45억달러인 반면 지출과 차입금이 각각 20억달러, 6억달러 정도가 있습니다. 연간 20억달러 내외의 달러초과 상태죠. 사업대상은 전 세계에 흩어져있지만 기타통화는 거의 없습니다. 유로화가 1억달러 정도 롱이고 엔은 수입이 많아서 모자라는 쪽입니다. 자동차 쪽과는 달리 미주지역 외의 수출도 모두 대금은 달러로 들어옵니다. 구조상 꾸준히 처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시의적절하게 잘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달러를 비싸게팔아야 하니까 원화가 약세일 때 회사로선 좋죠. -시점을 노렸다가 한꺼번에 많이 파는 건가요, 조금씩 꾸준히 처분합니까. ▲파는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니까 시장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프로그램식으로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얼마를 판다는 식으로 운용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실제 들어오는 돈, 나가는 돈에 관한 큰 계획은 이미 수립된 상태니까 그 안에서 당시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합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처분시기를 늦추고 좀 남겨뒀는데 연말에 원화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이익을 많이 남겼습니다. 저희야 매매하는 방향이 일방적이니까 보유 달러규모에 비해 파생상품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계약당시 실질환율을 적용하는 예가 드물어서요. -전체 자금계획은 언제 수립합니까. ▲연초에 세우는 데 기본은 매칭으로 최대한 커버하는 겁니다. 그 후 원화자금 부분과 맞출 건 맞추고 올해 원화가 약세로 갈 건지, 강세로 갈 건지 큰 방향도 결정하죠. 실무담당자와 윗선의 생각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나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고요. -국제금융팀 보고체계는 어떻게 되나요. ▲재정부라는 부서 안에 관리팀, 수출프로젝트 금융을 담당하는 수출금융팀, 원화 집행을 관리하는 재무팀, 국제금융팀이 있습니다. 이 모든 팀을 총괄하시는 분이 재정부장이시고 그 위에 상무, 부사장이신 CFO가 계십니다. 딜링도 관리업무도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이 협의해서 결정합니다. 크로스체크 없이 한 사람이 다하면 분명 사고가 납니다. -직접 딜링을 하십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요즘은 IR업무도 겸하고있어서 못합니다. 전략을 짤 때야 항상 동참하지만. 매도시기를 실무자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는 없기때문에 항상 시장은 지켜봅니다. IR의 경우 한 경제신문에서 IR사이트 IT업계를 제치고 2위도 차지했습니다. 상장한 지 얼마 안 돼서 소홀히 할 수가 없어요. 그 외 자금조달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제시장에서 채권발행은 안 했는데 지난해 전단계로 1억달러 변동금리부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원화를 외화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특별한 자금수요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올해도 할 계획입니다. -일별, 월별 거래한도는. ▲관련업무 담당자들이 협의해서 매일 정합니다. 아침 모닝미팅 때 자금계획을 세우니까요. "어느 선에서 털고 규모는 얼마"라는 것을 정합니다. 환율은 점쟁이도 못 맞추니까 "내일 좀더 오를텐데 기다렸다 내일 팔아야지"라고 고집하지는 않아요. -결과가 나쁠 때는 어떻게 대처합니까. ▲사람이 하는 거니까 항상 변수가 있고 어느 은행에 팔 것인가, 얼마나 팔 것인가, 의사결정을 할 때는 그 순간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쪽으로 행동하면 되는거에요. 그 다음 결과를 갖고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죠. 외환위기 후 각 회사마다 환차손에 굉장히 민감해져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미 제 손을 떠나간 결과를 가지고 고민하기보다는 앞으로 더 잘하는데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그 때 잘못했더라도 향후 비슷한 상황이 분명히 또 닥치거든요. 그걸 기억하고 다음에 잘 대처해야죠. 그래야 실무자는 물론 윗선도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습니다. 결과에 연연해서 어떻게 딜을 하겠습니까. 윗분들이 항상 옳은것도 아니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훨씬 중요합니다. -거래은행을 고르는 기준이 있습니까. ▲저는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저희야 무조건 팔면 되니까 외환업무보다 다른 라인에서 기여도가 큰 은행을 택합니다. 사실 은행들이 내거는 조건에 큰 차이도 없고요. 이종통화는 외국계 은행이 더 낫지만 이종통화 거래규모가 작으니까 크게 제약은 받지않죠. -사용하는 상품은. ▲선물환이 대부분이고 가끔 레인지포워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은행에서 많이 찾아오는데 자주 사용하지는 않아요. -성과측정은 어떻게. ▲실적만 가지고 평가하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재정팀 인원이 50명이 넘는데 이 사람들이 다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 아니겠어요. 개인별 고과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서 팀의 수익창출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겠죠. -최근 달러/엔 환율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있습니까. ▲엔 포지션이 작으니까 환리스크 차원에서는 큰 타격은 아닌데..영업 쪽에서 영향이 커요. 얼마전까지도 엔/원 환율이 10원 이상이었는데 지금 9원대니까 문제가 있죠. 물론 우리도 그렇고 일본사람들도 지금 현재 시장환율을 가격에 그대로 적용시키지 못합니다. 그러나 엔 추가약세 전망이 강하고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원화도 동반 약세로 갈 경우 회사전체 수지개선에는 오히려 도움이죠. 조선은 계약기간이 길기때문에 단기 환율급변동에 대한 민감도는 작은 편입니다. 산업사이클이 짧을수록 큰 타격을 받습니다. -하반기 경기회복 후 원 강세 전망이 많은데..특별한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 ▲그런 전망이 많지만 현재로선 좀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분간 원이 약세기조로 갈 것 같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죠. 경기회복이라지만 경기는 여러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잖아요. 현대투신, 하이닉스 문제만 해도 그렇고 경기회복을 완전히 단언할 수도 없는 상태고...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강세를 생각하고 지금 시점에서 헤지를 거는 건 위험부담이 큽니다. 저희 운용계획이 "좀 덜 먹더라도 신중하게 가자"는 쪽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발빠른 대처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올해 차입금이 3조7000억원인데 이중 외화가 6억달러입니다. 원 약세로 예상하니까 원화를 외화로 돌리는 것도 고려중입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2002.01.23 I 하정민 기자
  • 김 대통령, 연두기자회견 일문일답-①
  • [edaily] 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연루사건을 큰 교훈으로 삼아 정부와 사회 각 분야 부패척결에 불퇴전의 결의를 갖고 임하겠다"면서 "특별수사검찰청의 설치를 조속히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내외신 연두기자회견에서 일부 공직자 및 청와대 전현직 직원의 벤처비리 연루사실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① - 취임이후부터 부패척결의지를 다짐해왔다 최근에도 공직자 비리의혹이 나오고 있다. 공직기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밝혀달라. 검찰총장의 사표는 언제수리할 계획인가, 그리고 박준영 국정홍보처장 후임인사는 언제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리사건을 전담하는 특별수사청과 같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를 만들고자 한다. 대통령이 사정관계 책임자를 소집해 앞으로 1년 국정운영을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는 대책을 세워나가겠다. 검찰총장의 사표는 수리하겠다. 후임은 곧 임명하겠다. - 주가가 700선을 돌파하는 등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외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세계경제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세로는 미국경제가 1분기에 바닥치고 2분기부터 상승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그렇게 되면 EU도 좋아지고 할 것이다. 우리에게 바람직한 변수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큰 시장이 열리고 세계 각국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올 전반기 까지 세계경제는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 하반기부터는 급격한 성장을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V자형이될지 U자형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V자형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가장 혜택을 보는 나라중 하나가 우리 한국이 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더 나빠지지 않으면 금년내에는 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견되고, 국제정세가 조금 더 좋아지면 잠재성장률인 5%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물가와 실업률은 3% 내외로 안정된 추세로 나갈 전망이다. - 개각의 시기와 성격 등에 대한 복안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 총리와 경제팀에 대한 개각여부는. ▲(장관들을)앞에 두고 말하라고 하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지 않겠는가. 언론에 보도된 것도 보고 있다. 금년 들어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매일 터져나오는 게이트로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상황이 자꾸 바뀌고 있다. 최근 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 등에서 10여명씩 모시고 일일이 의견을 듣고 있다. 오늘 이후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다. 현재로선 어떤 계획도 없다. - 월드컵숙박과 교통 문제가 많다. 어떻게 치를 것인가 ▲월드컵은 우리 국운융성의 계기가 되고 1세기에 한번 있을까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고받은 바로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10개 도시의 주민들 대부분이 자기지역의 월드컵 진행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는 답이 나오고 있다. 남은 기간 충실히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도 잘해야겠지만 우리도 잘해야한다. 그러지않으면 공동개최 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지금까지 진행으로 보면 월드컵 경기장 건설부터 여러가지 인프라와 함께 소프트웨어 등 양쪽 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작년 일본 천황이 백제계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발표를 했었는데, 천황의 방문 계획과 향후 문화 추가개방에 대해 말씀해 달라. ▲작년에 고이즈미 총리와 3번 만나면서 일곱가지가 합의돼서 원만히 진행중이다. 천황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선 천황의 역사에 대해 바른 인식을 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천황의 한국 방문은 일본이 먼저 결정할 문제이다. 결정하면 우린 최대한 존중하겠다. - 서민과 중산층 생활안정에 대해 여러가지 말씀을 했는데, 이들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기 위한 묘책이 있다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사회적 측면에서는 4대보험이 세계적 수준으로 준비돼있다. 건강보험은 최근 재정문제 등이 있지만 다듬을 것이고, 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어 금년 155만명이 혜택을 보는데 4인가족 99만원이 돌아간다. 최저한도생활이 보장돼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안되는 사람들이 속여서 들어오고 들어와야 할 사람이 못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이를 좀더 정교하게 다듬어 서민생활을 돌봐야 한다. 금년 1700명 사회복지 요원을 추가증원해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찾아가서 도와주는 복지를 펼칠 계획이다. 주택문제는 일단 주택보급율은 금년으로서 100%가 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고, 100%라 해서 모든 사람이 집을 소유하는 건 아니다. 이를 감안해 주택구입이나 전세로 들어가는 사람에게 70%까지 장기융자를 해서 내집 마련을 돕고 있다. 그리고 민생안정 최우선 과제중 하나에 소비자 물가를 3%를 억제하는 것, 이를 반드시 실현하겠다. 지금까지 매년 대체적으로 목표를 달성해왔다. 앞으로도 3%내외에서 안정시키겠다. 실업률의 경우 청년실업률은 8%에 육박해 높다. 청년실업률에 약 5000억원을 들여 30만명의 청년 실업대책을 세우고 있다. - 취약한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 국세를 지방세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과 지방 선거 조기 실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세를 지방세로 서둘러 전환하는 실천을 못하는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변명같지만 하려고 해보니 경기도나 서울은 엄청난 수입이 늘지만, 강원도나 충청도 경북 은등 자립도가 30%가 제대로 안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지방양여금과 교부세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원칙은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다. 어떻게 하면 이상과 목적에 접근할 수 있을가를 고려하고 있다.
2002.01.14 I 오상용 기자
  •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신한은행 변상모과장(하)
  • [edaily] 이번주 "환리스크 관리의 주역들" 대상자는 신한은행 변상모 과장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딜러만 살아남는다 -기억에 남는 딜은 어떤 게 있습니까. ▲솔직히 기업체를 방문하면 업체 외환담당자들은 "코퍼레이트 딜러가 또 한명 왔군" 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편입니다. 그 쪽은 저에게 시장의 정보를 얻고 저희는 수익을 얻는 식으로 서로 필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게 맞아떨어져야하는데 어렵습니다. 하루는 모 기업을 방문했는데 바빠서 차 한잔 마실 시간밖에 없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마켓뷰나 나누자고 앉았는데 꿍짝이 너무 잘 맞는거에요. 그 대리가 "나와 똑같은 뷰를 가진 사람을 인터뱅크 딜러 한명 외에 처음으로 만났다. 너무 반갑다"고 하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크레딧을 달라고 하더군요. 큰 거래를 너무도 쉽게 성사시킨 셈이죠. 코퍼레이트 마케팅은 구걸이 아닙니다. 얼마만큼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에요. 저는 고객에게서 수익을 내야하는 처지지만 그분이 저를 필요로 해야지 제가 그분을 필요로 한다면 그 관계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웃음) 그분이 올해 최대 고객이셨고 여러모로 도움도 많이 됐습니다. 대대수 기업체 딜러들이 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들을 달가워하지않아요. 너무많이 찾아오는데다 찾아온 사람을 박절하게 내쫓을 수도 없으니 말이죠. 오늘도 모 대기업에 갔더니 "이데일리에 기사가 나간 뒤로 사람들이 훨씬 많이 찾아와서 당최 일을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하하. 제가 술을 잘 못합니다. 영업하는 사람으로선 큰 한계죠. 손님하고 만났을 때 제가 접대해야 하는 입장인데 말입니다. 사실 국내은행들은 접대비가 정말 적은 수준이라 좋은데 가서 먹지도 못합니다. 점심사기도 빠듯한 수준인데 그 분과 어찌어찌해서 술을 먹다가 제가 먼저 쓰러졌습니다. 결국 그 분이 저를 집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수많은 접대를 받아봤겠지만 은행딜러를 데려다 주기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손님에게 그런 일 당해보긴 처음이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일을 겪고나니 더 정이 간다고 하시더군요. 자기를 위해 못 먹는 술까지 먹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는 거죠. 그 후 형님동생하면서 잘 지내고있습니다. 흉금을 터놓는 사이가 됐어요. ◇대출이 무기가 되던 시절은 지나갔다..치열한 경쟁 -접대비 한도를 늘려달라고 하시죠.하하 ▲술도 많이 못 먹는데 접대비 늘려서 뭐합니까. 한국적인 분위기에서야 술이라도 한 잔 더하면 친밀감이 생기는 건 사실입니다. 외국계 은행은 일단 비용면에서 무기가 있으니까 알게 모르게 싸움하기도 쉽습니다만 그 한계를 마켓뷰에 대한 정확도로 커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로 싸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스릴있을 때도 많습니다. 국내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들이 더 똑똑해야 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외국계 은행에서는 "국내기업들이 겉으로는 외국계를 선호하지만 대출문제가 걸려있어서 외국계 은행을 모두 합한 거래가 주거래 국내은행의 반도 안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존 네트워크가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이를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있는 여수신업무가 은행으로선 이제는 무기가 아닌 상품이 돼 버렸습니다. 기업들이 대출받기 힘들 때나 국내은행이 큰 소리도 쳤지 요즘 어디 그렇습니까. 이제는 더이상 대출을 무기로 삼을 수가 없습니다. 너도나도 금리세일하는 판국 아닙니까. 거꾸로 기업체 쪽에서 “국내은행에게는 여수신거래를 주니까 외환거래는 외국계로 넘기겠다”이렇게 말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거래선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는 측면도 있어서 국내은행들에게 생각하시는 것 만큼 거래를 많이 주지않아요. 특히 대기업과 같은 큰 거래선들은 해외펀딩을 많이 하기때문에 해외 네트워크가 많은 외국계를 선호하죠. 요즘 대부분 국내기업들의 외인 지분이 많이 늘어나면서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한 곳이 많습니다. 그런 쪽은 아예 국내은행은 상대도 안 해줍니다. 정말 우량하고 신용등급 좋고 돈되는 기업들은 외국계로 넘어갔고 그들이 취급 안하는 기업들을 국내은행이 나눠가지는 판국입니다. -국내은행들은 의견개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자주 듣습니다. 맞든 틀리든 확실한 뷰를 보여줘야 하는데 묻는 말만 대답하니 좀 답답하는 거죠. ▲그런 면이 좀 있습니다만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 곧 달라지리라 믿습니다. 고객이 자기의 페이와 연관돼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딜러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겠어요. 현재 국내은행 중 성과급 제도를 실시하는 곳이 많지않습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성과급 제도를 이미 실시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억대연봉을 받은 딜러가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저희 은행이 많이 앞서나간다고 평가합니다. -올해 억대연봉의 대상자가 되십니까.(웃음) ▲저희 팀의 목표수익은 넘었지만 그건 좀 두고봐야죠. 하하. ◇일관된 정책을 고수하는 기업이 좋다 -선호하는 고객상은. ▲내부 정책이 분명한 기업이 좋습니다. 저는 노출포지션을 100% 헤지하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업체가 리스크테이킹을 감수하면서도 거래할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헤지비율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한 번 헤지하기로 결정했으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바(var)가지고 위험관리를 하는 데가 많은데 바의 신뢰구간이 95%나 99%잖습니까. 외환위기나 911테러사태는 모두 1% 영역 안에 있는 사건입니다. 백년만에 한번 일어날까말까한. 하지만 기업이 환 때문에 망하는 건 바로 이런 사건이 계기가 되거든요. 매일매일의 변화 때문에 망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그런 변수들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데 이걸 어떻게 대비하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노출포지션이 확정되는 순간 이것은 100% 헤지해야 만약의 손실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기업체 외환담당자들은 다양한 거래선을 가지고 있어 은행딜러보다 정보도 오히려 더 많습니다만 일관적인 자세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니까 이 사람 말을 들으면 이게 맞는 것 같고, 저 사람 말을 들으면 저게 맞는 것 같죠. 물론 사람 마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니까 이해는 하지만 정보는 많이 접하되 거래는 과감하게 한 방향을 고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저도 단기, 중장기별과 같은 적절한 코멘트를 해드리죠. 업체 내부방침이 어쩡쩡하면 딜링라인의 자의적인 판단이 많이 들어가서 위험도 크고 저희도 상대하기 힘듭니다. 저는 보통 아침에 출근하기 전 세가지 이상의 멘트를 준비합니다. 네고, 결제, 오픈 하는 업체들이 각각 다 있으니까. 제 나름대로 정보도 가공을 합니다. 왜곡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있는 사실을 좀더 고객구미에 맞게 전하기위해서 애쓴다는 뜻입니다. -스피치라이터의 경험이 그럴 때 많은 도움을 줍니까. ▲ 저도 경영학과 출신이라 글재주도 별로 없는 편입니다. 다만 그 때 경험이 시각을 넓게 유지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은행장 연설이 한 가지 시각만 들어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CEO들을 자주 접하면서 그 분들의 사고를 접했던 것도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에는 딜링룸에 있는 모든 딜러들과 같이 미팅을 하면서 시장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듣습니다. 그 후 업체에 모닝 콜을 하죠. 업체 분들에게 급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보통 "큰 수급이 잡혀있다" 뭐 이런 식으로요. 실제 만나는 것은 점심 전후나 저녁에 이뤄집니다. 일률적으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아직 코퍼레이트 데스크 인력이 적어서 자리를 오래비우긴 곤란합니다. 아직 시중은행에서는 딜링룸의 존재의의를 스펙(투기거래)에 두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은행이 인베스트먼트 뱅크가 아니라 커머셜 뱅크잖습니까. 딜링룸 출범자체가 고객포지션 관리하라고 만들어 놓은거죠. 고객중심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건 그런 특성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대기업:중소기업 고객비율은. ▲금액은 7:3정도인데 숫자로는 중소기업이 더 많습니다. 대기업이야 온갖 은행에서 다 달려드니까 외환담당자들도 이 쪽 계통 은어를 잘 알고 설명하기가 쉽지만 중소기업은 설명하는데 약간 힘이 들어요. 거액거래만 코퍼레이트 실적으로 올라가니까 저한테는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희은행의 고객을 놓칠 수가 없다는 일념으로 임합니다. -몇몇은행들이 그런 점을 무기삼아 중소기업체들에게 바가지씌운다는 비판도 받았는데요. ▲요즘에야 어디 그런 게 가능합니까. 인터넷 리얼타임 매체가 늘어나서 호가가 바로바로 뜨는데요. 저는 딜링룸에서 유일하게 고객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객에게 좋은 호가를 줘야 다른 거래를 하면서도 저희 은행을 찾아올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중소기업들 거래금액도 얼마 안돼요. 나쁜 호가 줘서 거래를 한번으로 끝내느냐, 돈은 좀 덜 벌어도 관계를 오래 유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건 바보라도 해답을 겁니다.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는 못하겠죠. 인터뱅크 딜러들도 이상하게 딜이 안되는 날이 있거든요.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사면 천장이고 팔면 바닥인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호가를 짜게 부르는 경우가 있었겠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얼마나 가겠습니까. 바가지씌웠다면 고객들도 언젠가는 아실텐데 그러면 여수신거래까지 다 뺏기니까 소탐대실하는 격입니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여수신 업무만큼 중요한 부서로 키우는 게 목표 -내년 전망은 어떻습니까. ▲쉽지않을 것 같습니다. 시장의 부침이 심해야 딜러들은 좋은데 환율이 한 쪽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아졌잖습니까.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이 기정사실화됐고 결국 환율도 하락압력을 받을 겁니다. 그런데 환율변동에 신경쓰는 사람은 결국 결제가 있는 업체들입니다. 네고부분은 웬만큼 다 헤지하는 분위기죠. 업체들이 환율 떨어질 때는 관심없다가 급등할 때는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율이 아래로 가면 수익내기가 녹록치않을 겁니다. 코퍼레이트 마케팅도 파생상품 쪽과 엮어야 수익이 커지는데 환율이 떨어지면 파생 쪽과도 엮기가 힘들어져요. 산업은행 외에 국민은행같은 거대은행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있고 막강한 익스펜스를 가진 외국계은행도 하나둘씩 다시 돌아오고 있어서 더 어려운 싸움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국내은행들은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인데 딜링룸에서는 아무리 벌어봐야 200억이 채 안 됩니다. 대규모 외국계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계는 은행 전체의 20~30%에 달하는 수익을 이 곳에서 냅니다. 1000억에서 200억과 1조에서 200억은 엄청난 차이죠. 제가 섭외비 더 주면 돈을 더 벌겠다고 말하면 "그래 안 벌어도 돼"라는 대답이 돌아올 형편입니다. 하하. 딜링 룸에서 안 벌어도 은행 전체 수익에는 큰 상관이 없지만 사람이니까 당연히 욕심은 가지게 됩니다. 똑같은 무기를 가지고 싸우면 잘 될 거 같고요. 결국 모든 것이 사람장사니까 인포멀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대고객 영업은 부대비용도 필요없고 사람만 있으면 되는데 좀 아쉽군요. ▲물론입니다. 위험도 적고 단말기와 정보분석능력만 있으면 되는데.. 아직 여수신업무가 중점이다보니 좀 뒤로 밀린 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한은이 환율 변동폭도 관리했기때문에 거래를 해서 먹을수 있는 여지가 적었습니다. 수익도 적으니까 시중은행이 신경 안 쓴 겁니다. 앞으로는 달라질 겁니다. 외환위기가 참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걸 느껴요. 리스사 대부분이 환때문에 망해서 그런지 강연나가도 인식들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외국계로 갈 마음은 없나요. ▲에이 이 나이에 어딜 갑니까.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주고싶습니다. 제가 안식휴가가 남았는데 환율 분석기법을 연구하는데 사용하려고 계획중입니다. 시장에 있으면서 제가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는 희열을 계속 느끼고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기포지션이 없지만 고객이 돈 벌때가 젤 기쁘고 돈 잃으면 제일 속상합니다. 이 시장에 정이 가니까 그런 마음이 절로 들더군요. 이 쪽분야에서 아직 경력이 일천하니까 많이 더 배워야죠. 제가 받은 상도 개인이 아니라 신한은행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변상모 과장 약력) -1964년 출생(본적 원주) -1983년 원주 진광고 졸 -1987년 고대 경영학과 졸 -1990년 신한은행 입행 -2001년 신한은행 자금시장부 코퍼레이트 데스크 담당
2001.12.19 I 하정민 기자
  • (글로벌 기업이슈) 끝없는 투자은행 감원행렬
  • [edaily]월 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감원 행진의 끝이 보이질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배런스는 최근호는 앞으로 인원감축이 더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이뤄진 것보다 3배 정도나 더 많은 숫자의 해고 통지서가 날아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증권사 직원 숫자는 1990년대 후반에 크게 증가하기 시작, 1990년의 41만 7400명에서 올 2월에는 77만 6400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올 2월 이후로 2만5926명이 줄어들었다. 현재 인원은 75만 400명. 증권산업협회는 전체 직원 숫자가 내년 상반기에는 73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토머스 패트릭은 “증권 산업 전체가 새로운 시장 환경에 맞춰야만 한다”면서 2000년과 같은 활황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증권업이 여전히 연간 12~15%의 이익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SFB의 CFO인 리처드 손버그는 “우리 회사는 2002년을 매우 조심스럽게 맞이할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지만 투자은행이 활황장을 맞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경영진들이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면 인수합병(M&A)가 줄어들게 되고, 그리고 제조업의 생산설비가 넘치는 한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공장을 세울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의 CFO인 데이비드 비니아르도 “골드만 삭스도 어려운 시기가 될 내년 상반기와 내년 하반기의 미미한 경제회복에 대비해 직원 숫자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골드만 삭스에 필요한 직원 숫자를 재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매년 있어온 일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투자은행도 기술과 통신 거품이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골드만 삭스의 증권산업 분석가인 리처드 스트라우스는 “M&A와 주식 인수는 규모면에서 1990년대에 매년 복리로 22%, 25%씩 성장했는데, 만약 기술과 통신 분야를 제외한다면 각각 18%, 16%씩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M&A와 관련된 규모는 평균적으로 과거 10년간 미국 주식시장(equity-market) 자본화 규모의 4.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3조4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평균인 2조 4000억 달러보다 큰 규모다. 물론 올해는 평균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M&A가 증가했던 것은 부분적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가치가 부풀려진 주식을 금융거래 통화로 사용했기 때문. 그러나 주가가 떨어짐에 따라 그러한 통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따라서 거래 건수가 숫자면에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투자은행가의 조언이 필요한 거래 규모도 일반적으로 과거보다 축소됐다. 과거에는 투자은행들가들이 1650억 달러에 달하는 AOL의 타임워너 인수를 취급했지만 지금 투자은행가들은 필립스 페트롤리움의 160억 달러짜리 코노코 인수를 취급해야만 한다. 투자은행가가 받는 수수료는 거래 규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거래는 작은 수수료를 뜻한다. 스트라우스는 또 주식 인수행위는 보통 국내총생산의 1.4%에 해당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도 과거보다 위축됐는데 정점을 쳤던 2000년에는 GDP의 3.2%인2030억 달러나 됐다. 스트라우스는 만약 주식 인수거래가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 간다면 올해 인수 규모가 올 첫 9개월간의 인수규모를 통해 예상했던 1050억 달러에서 연간 1400억 달러 규모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월 스트리트가 여전히 직원 숫자를 2000년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생산성 추세 분석에 따르면 이미 취해진 5% 감원에 더해 15~18%의 축소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에 증권업이 적합한 규모를 찾는데 3년이 걸렸다면서, 아마도 이번 하강기의 인원감축도 비슷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물론 월 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들간에는 인원 감축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메릴린치와 CSFB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언론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적극적인 곳들이다. 메릴린치는 최근에 26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라우스는 메릴린치는 7만 2750명에서 13%를 줄어야 한다면서 결국은 1만 명을 더 줄어야 한다고 밝혔다. CSFB도 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베어 스턴스에서만 약 800명이 해고 통지를 받았는데, 많은 해고자들이 정보기술 분야에 소속된 직원들이었다. 베어 스턴스는 지난 5년간 유럽의 통화 통합, Y2K 대비, 인터넷 전환 등의 이유로 기술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CFO인 샘 몰리나로는 기술 투자에 엄청 큰 거품이 있었다고 말한다. 반면에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같은 곳은 조용하게 인원감축에 나서는 회사들이다. 골드만 삭스는 올 연말까지 867명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주다 크로샤르는 올해말까지 1000명까지 줄인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트라우스는 모건 스탠리와 같은 회사는 인원 감축에 가장 반대하는 회사인데 그 이유는 유능한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어야 시장이 회복될 때 시장 점유율도 높이고 이익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1998년에 제대로 들어맞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인원감축에 나서는 증권사들은 현재 여건은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올해에는 주가 하락과 9월11일 테러리스트 공격에 따른 재무상황 악화 등에 대응키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 1998년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기업의 순이익이 별로일 뿐 아니라 주요 산업들이 여전히 과잉생산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CSFB의 손버그는 “오늘날 우리는 전형적인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리만 브라더스와 씨티그룹의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현재의 인원감축 추세와 별 상관이 없는 회사들이다. 스트라우스는 “모든 증권사들이 인력을 채용할 경우, 리만은 인원 감축에 나서는 회사”라고 말한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경우, 일부 인원감축이 있기는 했지만 대규모는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살로먼이 가장 낮은 보상/수입 비율을 보이는 회사일 뿐 아니라 무보상/수입 비율도 가장 낮은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것. 물론 누가 옳은 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스트라우스는 현재로서는 공격적인 인원 감축이 시장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와 씨티코프의 주가를 매수 추천한다. 그리고 모건 스탠리도 추천 리스트에 올렸는데, 그 이유는 곧 대규모 인원감축을 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특별히 채권 비즈니스의 강세로 인해 다른 회사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기도 했다. UBS 워버그와 같은 곳이 그렇다. UBS의 기관 비즈니스는 올해에 한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채권 비즈니스가 작년보다 40%나 성장했기 때문. 그러나 UBS의 미국 부문도 약 1300명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중 1000명은 개인 고객 영업활동과 관련된 후선 지원업무와 관련이 있었다. 인원감축의 폭풍을 피해 살아남은 자들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투자은행가의 보상이 통상적으로 실적에 따른 보너스와 스톡 옵션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증권산업 헤드헌팅사인 GZ 스티븐스의 집행 부사장인 조안 짐머만은 “봉급과 보너스를 포함한 보상이 20~70%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참자 숫자가 줄어들수록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CSFB의 손버그는 전망했다. 과거에는 상업은행과 외국 은행들이 미국 투자은행과 인재 채용 경쟁을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MBA 졸업생에 대한 채용 열기가 식은 지금, 컨설팅 회사와 닷컴은 더 이상 가장 유능하고 똑똑한 직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경쟁자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베어 스턴스의 몰리나로는 “1998년부터 2000년 초까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지금은 증권산업이 새로운 임금 수준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어 스턴스의 이사들은 자발적으로 50%나 봉급 수준을 삭감, 집에 가져가는 돈을 작년보다 70%나 줄이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봉급을 삭감하지 않았다면 해고 통지서를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2001.11.25 I 김홍기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지금 이 대목에서 바라는 바는..
  • [edaily] 설마하던 1290원이 허무하게 깨지고 장 마감 전 기어이 1285원까지 찍은 목요일(11월 8일) 저녁에 평소 롱마인드를 고수해 오던 후배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형, 축하해요. 오늘 많이 버셨죠?"... 지난 주 칼럼에서 강하게 "숏(달러매도)"을 주장했던 것을 기억하고 전화를 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터지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이 장에서 크게 벌지를 못해 너무 아쉽다. 수익은 시장에 대한 뷰(view)만 좋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타이밍(timing)도 적절해야 하나보다."라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필자같은 스팟 딜러야 "오늘 못 번 것 내일 벌자."라고 자위할 수도 있으나 큰 포지션을 들고 있는 기업체들이나 역외세력들이라면 어느덧 고민스런 대목에 이르렀습니다. 박스권의 레벨이 낮아진 것에 불과한 것인지, 본격적인 환율하락 추세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인지가 이제 또 며칠 간 풀어 나가야 할 과제이겠죠? 환율에 대한 필자의 뷰는 이미 지난 주에 밝혔습니다. 또 뭔가를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 잘 정리는 안 되지만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사항을 짚어 볼까 합니다. 바라기는 본 칼럼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론 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을 이데일리에서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만... ◆시장이 죽어 버리고 나니...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선물·옵션거래는 그다지 낯선 분야가 아니다. 과거 주식 현물시장에서 보유주식의 가격이 올라야만 돈을 벌 수 있던 시절과 비교하면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항상 이렇게 얘기하는 데에 함정이 있다. 그 만큼 잃을 기회도 늘어난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주식을 예로 들면 현물시장은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괴로워 할 수 있어 그나마 덜 외로운 시장이다. 증시가 활황이면 우선 투자자들이 행복하고 증권회사 직원들이 즐거우며 기업체들도 신명이 난다. 물론 식당이나 술집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릴 수 있다. 증시가 연일 꼬꾸라지는 시절이라면 "난 무슨 종목 잡았다가 얼마 터졌어." 하는 얘기로 서로를 위로(?) 할 수 있고, 여의도의 대부분 직장인들이 시무룩한 얼굴로 거리를 다니며 술집들도 썰렁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선물 옵션시장은 이른바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이 펼쳐지는 곳이다. 누군가가 1억원을 벌었으면 어디선가 1억원을 잃은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는 얘기인데 거래에 수반되는 수수료를 감안한다면 엄밀하게 얘기해서 "네거티브 섬 게임(Negative-sum game)"이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각설하고, 지난 11월 2일 부산 선물거래소에서는 은행권의 달러/원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을 초청하여 최근 극도로 거래가 침체 된 달러/원 선물거래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수수료를 인하해 볼 것인가, 개장 및 폐장시간을 조절해 볼 것인가, 지금 한 계약당 미화 5만불로 정해진 거래단위를 변경해 볼 것인가 등등 웬만하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안들은 다 건드려 보았지만 Spot(현물)시장이 죽어버린 상태에서 Futures(선물)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자체가 어찌 보면 무의미한 일이었다. 참고로 그 때 개진된 의견들을 조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수료의 인하문제이다. 현재 법인의 경우 20전, 개인의 경우 32전의 매매차익을 남기면 수수료와 "똔똔"이 된다. 포지션을 이월하여 전일 종가대비 갭 업이나 갭 다운으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아니라면 최근처럼 일중 변동폭이 1원 50전에도 채 못 미치는 날이 많을 때에는 그야말로 수수료 건지기가 힘든 상품이니 누가 거래를 하겠는가 하는 얘기다. KOFEX(한국선물거래소)에서 달러/원 선물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활기있게 운영해 보고자 한다면 진지하게 고려해 볼 사항이긴 하나 필자의 견해로는 수수료 문제는 지엽적이다. 요즘 한창 달아오른 국채선물 시장을 보라. 장이 출렁거리고 방향성도 있고 원하는 레벨에서 어느 때라도 사고 팔 수 있다 보니 수수료 비싸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 리스크도 크지만 그만큼 언제라도 복구할 수 있다는 생각 (착각이라고 하면 너무 모진 얘기인가?)에 연일 그야말로 벌떼같이 투자자들이 달라붙고 있다. 둘째, 개장 및 폐장시간의 조절문제이다. 그 날 나온 의견 중에는 달러/원 선물시장을 여타 선물시장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에 개장하여 현물시장 개장 전 30분 동안 선물시세가 현물가격의 Indicator 역할을 감당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내용과 현물시장 폐장 이후 30분 정도 선물시장이 더 운영되는 방안도 언급이 되었다. 그 얘기는 최근 서울의 수급이나 전일 종가와 턱없이 벌어진 채 형성되는 역외선물환(NDF) 시세를 선물시장을 통해 조정해 보자는 의도와 현물시장 마감까지 채 정리되지 못한 포지션을 선물시장을 통해 헤지 해 두거나 청산할 수 있게끔 하자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앞서 개장되면 오히려 불순한(?) 세력들이 장난치기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오히려 현물시장을 증시나 채권시장처럼 오전 9시에 개장하여 점심시간 휴장 없이 오후 3시에 함께 마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가져 본다. 업체나 은행권 딜러들 할 것 없이 오후 들어 3시 무렵까지는 아예 거래의욕을 상실해 버린 최근의 현실을 고려해 보아도 그렇고, 달러/엔의 경우 동경시장 마감 직전과 유럽시장 개장 무렵에 20~30 pips나마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러한 장 막판 달러/엔 움직임을 노린 짧은 롱플레이가 성행한지도 이미 오래 되었다.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해 보면 국제외환시장의 두목급인 뉴요커(New-Yorker)들이 동경이나 유럽에서의 달러/엔 움직임을 반전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달러/엔의 큰 방향을 꿰뚫고 있는 자라 하더라도 서울에서는 막판 30분 내지 한 시간 동안의 속임수(?)에 번번이 당할 때가 많다. 셋째, 선물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기거래에 나서서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달러/원 선물거래에서 기관들이 적극적일 수 없는 이유는 시장 내에 물량이 충분하지 못하여 원하는 가격에서 원하는 만큼 제 때 포지션을 잡을 수 없을 뿐더러 특히 손절매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아주 황당해진다는 점이다. 손님들이 지급하는 수수료 수입으로 굴러가는 선물회사들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라도(?) 활발하게 자기거래에 임하며 시장을 살릴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 외에도 현재의 1계약당 5만불로 설정된 계약단위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두 배로 늘이는 방안 등도 거론되었지만 일장일단이 있어 보이며, 결국 최근 몇 개월간 지속되었듯이 시장이 좁은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장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백약(百藥)이 무효(無效)가 아닌가 하는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시장이 왜 이토록 죽어 버렸는가?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지난 여름 이후 장세에서 외환당국이 지나치게 잦은 시장개입에 나섬으로써 시장이 이렇게 되어 버렸다고 얘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5월 하순과 6월 초순 두 차례에 걸쳐 1277원대가 지지된 뒤 환율이 1314.50원까지 올라섰던 점은 수긍이 가는 레벨이고 시기였지만 8월 하순에 다시금 펼쳐진 1280원 하향돌파가 막혔던 점은 순전히 당국의 환율관리(?) 때문이었고, 그 후유증(?)은 지난 9월에 엔화 환율이 121.50에서 116엔대로 급락하는 동안에도 달러/원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으로 나타났었다.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들은 환율이 빠질 만한 주변여건 하에서도 환율이 좀처럼 빠지지 않는 것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롱포지션 보유세력들이 정석 플레이에 따른 손절매에 나서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며, 이러한 나쁜 버릇은 당국이 조장했다고 툴툴거린다. 반면 당국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분위기이다. 국책은행도 거래업체의 요구에 따라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도 있고 내다 팔 수도 있는 것인데, 환율을 출렁거리게 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내 은행권 딜러들이 걸핏하면 당국 탓에다 국책은행 타령으로 비겁한 변명을 둘러대며 최근 정체장세를 진단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 또한 일리있는 이야기다. 그 동안 재료에 굶주려 왔던 시장이 수요일(11월 7일)에는 한 바탕 춤을 출 만한 여건이 무르익었음에도 전일 대비 3원 하락에 일중 거래량 17억 3700만불에 그쳤다. 혼자 몇 억불씩 한다는 큰 손 몇 군데 빼고 나면 웬만한 은행의 딜러들은 그냥 하루 종일 스크린만 쳐다보고 집에 갔다는 얘기가 된다. 남 탓 할 것도 없을 뿐더러 뭘 고민하기에도 부끄러운 규모와 수준의 시장인 셈이다.(그러나 그 재료들의 위력은 결국 그 다음날인 목요일에 위력을 발휘하였고, 필자는 한 템포 늦게 움직인 시장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막상 목요일에는 들고 있는 숏포지션도 없이 허무하게 꺼지는 환율을 쳐다보기만 했다. 1290원이 무너질 때에야 거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랬다손 치더라도 1288원의 붕괴 시점에서는 그 동안 거품 물고 외쳐 온 자신의 뷰대로 달러매도에 나섰어야 했건만 그 동안 하도 일중 바닥 근처에서 매도에 나서다 혼난 경험이 많은지라 어물거리다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시장도 잘 읽어야 하지만 타이밍이 적절해야 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밀어 부칠 수 있는 용기 또한 트레이딩에서는 필수요건인 듯 하다). 다음으로 살펴 볼 것은 최근 몇 개월간은 달러를 사기에도 내다 팔기에도 마땅치 않은 시기였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명 눈에 띄는 뉴스나 재료들은 달러공급이 달러수요를 능가하고 있다. 그래서 포지션을 숏으로 유지하면 막상 기대했던 물량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달러 롱에 대한 소신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달러를 팔지 않겠다는 뷰를 버릴 수 없었다. 금리인하라는 재료로 올라서는 뉴욕증시나 돈의 힘으로 불붙기 시작한 여의도 주가도 미덥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내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긴 했는데... 거의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었던 시장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6일의 미국 금리인하 이후 국제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달러/엔은 120엔의 지지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고 대만달러, 태국 바트 등 아시아권 통화들도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유로화는 다소 불투명하다. ECB(유럽중앙은행)이 FRB의 금리인하에 호응하여 11월 8일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여 3.25%까지 낮추었음에도 최근 며칠간의 달러대비 강세가 주춤하는 기미이다.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의 국가들 경제가 비실거리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것일 게다. 거기에다 ECB의 50b.p. 금리인하를 예측하여 유로 롱포지션을 잡았다가 금리인하 발표 후 오히려 푹 꺼져버린 유로화로 인해 국제외환시장에는 시체가 즐비하다고 한다). 일본 재무성의 구로다 재무관은 금요일 아침에 영낙없이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의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기분이 안 좋은데 자꾸 신경 건드리면 또 시장개입에 나서겠다는 투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이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렇게 오류를 범한 시장참여자들이 나중에 돈으로 때우면 될 터인데, 구로다 재무관을 비롯한 일본 관료들의 자상한 배려(?)가 눈물겹게 고맙다. 필자가 대학 때 생산관리 과목 수강 중 "예측(Forecasting)"이라는 단원을 강의하기 시작하면서 교수님이 툭 던지셨던 말씀이 기억 난다. "예측은 틀리기 위해 하는 것이다!"... 시장에 몸 담고 사고 팔고를 반복하면서 필자는 정말 "예측"이라는 것의 허구성을 유감없이 발견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공감하시리라.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종목들이 제대로 오른 적이 있었으며, 대세상승기 초입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주식을 사서 재미 본 적 있었던가? 환율만 해도 그렇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공습을 시작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고 유가는 불안해질 것이다라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막상 전쟁(전쟁 맞나?)이 시작되고 나니 달러는 떨어지고 유가 또한 OPEC의 감산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일 최저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 금년 초부터 미국 경기가 하반기에 접어들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했던 경제전문가(?)들은 테러사건을 핑계 삼아 내년에나 기대해 보자로 전망을 수정하고, 이름 깨나 알려진 외국의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들은 1280원의 하향돌파 여부로 고민하는 서울 외환시장에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있다느니 곧 1320~1340원을 보게 될 것이라는 등 그들의 꼬인 포지션 털어내기에 필요한 코멘트를 남발하며 손님(?)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무슨 장황설인가 하면... 필자는 제발 시장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펀더멘털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시장이 불 붙었다고, 환율이 빠진다고, 그러한 무모한 시장 움직임이 걱정된다고 힘 있는 모처에서 또 무슨 "지침"을 내려 줘야 할 것 같다고 오버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과하게 오른 주가라면 빠질 수 밖에 없고 지나치게 빠진 환율이라면 결국 되 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일이십원 환율이 움직일 때 마다 당국이 뭐라 하지 않을까 시장참여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것은 한 마디로 넌센스다. 그 동안 온실에서 지내며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외환시장이 모처럼 찬 바람 부는 초겨울 들판으로 마실을 나왔다. 물 가에 세워 놓은 애 쳐다보듯 하지말고 한 번 믿고 맡겨 둘 만한 시점이 아닌지? ...
2001.11.09 I 이진우 기자
  • "정상화 시기 아직 판단못해"-현대건설 심사장 일문일답
  • [edaily] 다음은 심현영 현대건설 신임사장의 기자회견중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모두발언> 10~20년 몸담은 분이 현대건설 회생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CEO 자리 고사했다. 채권단에서 2조9000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는데 "당신이 안하겠다면 굳이 지원할 필요없다"는 말을 들어 결심하게 됐다. 이제는 현대건설이 재무구조조정을 잘 해서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고 세계적으로 현대의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 과제다. <일문일답> -ADL에서 1000명 감축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인력감축 플랜은. ▲완전한 플랜이 서지 않았다. 연말까지 유수 외국사에 버금가는 생산성을 갖추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겠지만 인력은 신축적으로 운용할 것이다. 잉여 인력을 쉬게 한다든지, 분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도태될 것이다. 아웃소싱도 앞으로 좀 더 하겠다. -CFO는 누가되나, 김창헌 고문이 내정됐다고 하는데. ▲CFO를 포함해 조직 개편 내용을 25일까지 확정할 것이다. CFO는 현대건설과 금융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능하면 사내에서 선정할 것이다. 김창헌 고문도 후보중 유력한 한 분이다. -해외채무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홍콩의 라자드 브러더스와 얘기를 해서 수입과 지출을 비교한 결과 라자드가 해외 채무조정은 2~3주 뒤부터 시작할 것이다. 국내는 곧 채권단이 협의를 하게 될 것이다. -CFO와 자금관리단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되나. ▲CFO와 자금관리단의 역할은 다르다. CFO는 건설 소속으로 자금 집행 계획등을 짜게 된다. 자금 관리단 업무는 집행 내용을 챙기는 것이라고 6월말 출자전환되면 철수하고 대신 우리가 보고하는 형식이 된다. -현대의 브랜드는 어떻게 하나. 완전 결별하는 것인가. ▲감자 결의순간 결별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 이제는 현대그룹과 자본거래는 없어지게 된다. 단지 우리와 현대는 예속감이 없이 독립된 사업체로 동일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정몽헌 회장이 경영에 참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건설 소속으로 있는 구조조정위원회는 다른 곳으로 적을 옮길 것이다. 앞으로 건설에는 기획실밖에 없다. -같이하는 사업은, 대북사업 지원은. ▲개성공단 사업은 같이 하는게 아니다. 아산과 토개공이 사업하고 아산이 건설회사를 입찰할 때 우리가 입찰 제안서를 내서 공사를 따면 사업 하는 것이다. 대북사업 지원 같은 자본거래는 있을 수가 없다.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은 바꾸나. ▲결코 이름이나, 사기(社旗), 뱃지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명예회장의 창업정신도 계승해 나갈 생각이다. -해외의 자본, 기술제휴 업체는. ▲제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업체는 없다. 다만 몇 개 회사로부터 제의를 받고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자본이 있는 회사는 기술을 제공하라고 하고 있고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자본 참여를 요청한 회사도 있다. 또 우리회사에 자본 참여하겠다는데도 있다. 우리에게 무엇이 유리한지를 판단해 하겠다. -채권단이 출자금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거나 경영 간섭할 경우는. ▲일부 채권단이 출자에 완전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그건 채권단 내부에서 협의할 문제고, 출자전환이 되고 나면 일부 채권자가 채무상환을 요구한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자금관리단이 6월30일이후 철수하고 모든 경영권한을 다 위임하도록 되어 있다. 자금관리단에 자금 집행 내용을 보고하는 협역을 맺게 되기 때문에 경영간섭은 없다. -내정후 2주간 현대건설을 들여다 본 소감은. 회사 회생을 위한 특별한 대책은. ▲한마디로 너무 무리한 외형 위주의 수주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실 위주 경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 현재의 기술 능력에는 이의가 없지만 과거의 능력으로 앞으로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외부 기술과 제휴하고 현재 인력보다 현대를 떠난 분들을 영입할 수 박에 없다. 그렇게 하면 효과적이고 능력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랜트 사업본부와 관련, 발전소 시공은 세계 5위다. 발전소는 기자재가 50~60%를 차지하는데 구매 담당자가 경험과 네고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해외 일류회사는 구매담당자가 10~20년씩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사람을 구하기는 어려워도 자재부, 견적실을 보광해서 항만, 교향, 준설, 자켓 등 대형 공사에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 이 분야에서 원청회사가 될 수 있도록 혁신시키겠다. -채권단에 요구한 게 있나. ▲정부가 CFO를 정하겠다고 하더라. 투톱 시스템으로 하고 본부장을 다 사장급으로 하고 CEO는 회장으로 하라고 하더라. CEO는 사장이든 회장이든 권한은 똑같다. 회사가 어려운데 사장을 다섯명이나 하고 회장이 있으면 사람들이 일하러 가는 건지, 명예 쫓아 가는 건지 의문을 갖게 할 것이다. 나는 회장이 싫다고 했다. 능력이 있는 본부장이 있다면 부사장을 앉혀 회사를 회생시키도록 하겠다. 보수는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으니 스톡옵션은 필요없고 생활비 정도만 보장해달라 했다. 갖고 있던 집을 외국인에 임대주고 나는 부부 단둘이 기흥에서 사는데 어려움 없다. CEO가 되고 나서 아내더러 회사주변으로 집을 구해보라 하는데 월세로 120만~150만원을 달라고 해 놀랐다. 전세로 20~25평짜리 1억~1.5억짜리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정부에게는 신용장개설, 이행보증등 5억달러 규모의 수출입은행 보증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진척이 안됐지만 이른 시일내 해결해달라고 했다. -해외 공사중에 철수시킬 공사는. ▲계약된 공사는 버릴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공사 수주는 수익성을 먼저 따질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공사는 마진이 거의 없다. 마진 없는 공사는 안하겠다. 현재 계약고로 20조원 가량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중 부실 프로젝트와 이익나는 공사를 나눠 이익 공사는 더많은 이익이 날 수 있도록 관련 팀을 보강하고 부실 프로젝트는 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팀을 투입할 것이다. 해외의 카타르나 오만 등에 가스가 무진장 있기 때문에 공사 물량은 많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디폴트 된 것은 어떻게 할 건인가. ▲기한이 지난 게 맞다. 차입선이 모건으로 알고 있는데 2000만달러다.(심 사장은 BW와 모건 개런티 트러스트로 부터 빌린 론을 잘못 알고 있는 것같음) 모건측이 연장해주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회생시키겠다는 가시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내가 취임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연장을 요청할 것이고 안되면 일부를 상환하고 일부를 연장하는 것으로 해 문제를 풀겠다. 해외 채권들 대부분은 만기연장토록 할 것이다. -건설경기가 안좋은데. ▲건설경기 진착을 위한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일단 정부가 최저입찰제부터 고쳐야 한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벡텔같은 회사를 만들려면 설계능력. 매니지먼트, 구매 능력이 있는 회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설계부터 발주하고 이에 선정된 회사가 리더가 돼 시공회사를 입찰해서 공사를 주도록 해야한다. -언제쯤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나. ▲이달말까지 조직을 안정시키고 비전을 세우는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검토한 후 수익이 언제부터 날 건지, 재무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 건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정상화 시기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ADL보고서는 받아들일 것인가. ▲25일경 최종 보고서가 나오는데 ADL에 추천하거나 보완요청하는 것을 제시하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에 대해 시기를 고려하며 적용하겠다. 무리한 것은 순연시켜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노력에 대한 조정은 있나. ▲전체 자구계획 7400여억원중 2393억원을 실천했다. 서산토지는 1000만평가량을 팔았고 앞으로 2000만평은 매각 협의하고 있다. 서산농장 토지 매각은 시간이 문제되지만 실현되면 70~80%의 자구진척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구계획은 그래도 추진한다. -본부장들은 자가 운전하나. ▲업무상으로 불가피할 경우를 제외하고 평소에는 자가 운전으로 출퇴근 하도록 했다. -주택사업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현대는 주택사업을 많이 안했기 때문에 주택 미분양 물량이 적다. 그러나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상가 미분양이 많다. 최근에는 주택이 축재의 수단에서 주거의 개념으로 확실하게 바뀌면서 임대 주택, 월세가 많아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분양가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부족분 40%에 대한 해결방법만 있으면 분양아파트보다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정부가 이부분에 대해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오늘 오장섭 건교부 장관을 만나서 이런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해외공사 현장은 언제 방문할 것인가. ▲6월부터 해외 현장을 나가볼 생각이다. 본사를 많이 비울 수 없기 때문에 현장을 방문하는 시간을 짧게 할 것이다. 내용도 잘알고 다만 계약청에 인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 있을 이유는 없다. -소액주주에 대해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은. ▲주주의 75%가 채권단이기 때문에 채권단이 물량을 풀면 건설 주식이 휴지종이가 된다.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는 주식을 풀지 못하도록 얘기하겠다.
2001.05.21 I 문주용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⑨박성진 삼성투신 차장(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삼성투신운용의 스트레티지스트인 박성진 차장입니다. (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운명의 장난(?) 교수의 꿈이 증권사 채권맨으로> -그럼 신영증권에 입사한 것은 어떤 계기에서입니까. ▲아까 말씀드렸듯이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요. 제가 준비했던 학교가 인디애나 주립대였어요. 미국 내에서도 빅 10에 들어가고 무엇보다도 한국학자들 중 여기서 학위받은 분들이 많은 곳이죠. 제 석사논문을 영어로 번역해서 원서를 넣었더니 그 쪽에서 “좋다. 너는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게 왠 떡이냐 싶었죠. 돈도 없는데 미국에서 다시 석사부터 시작하려면 좀 시간이 많이 걸리겠습니까. 의기양양 비자를 받으러 대사관에 갔더니 아까 그 여자 면접관이 “your job responsibility is not enough guarantee to come back. Your financial status is not enough guarantee to finish your coursework” 이라고 하더군요. 기가 막혔죠. 그때가 12월이었어요. 1월에 미국으로 가서 2월부터 시작하는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그 때 이미 결혼을 해서 기혼자용 기숙사에 제 피 같은 돈 100불을 예치금으로 송금까지 한 상황이었어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래서 사정을 했죠. 그런데 전혀 안 통해요. 안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경을 불러서 끌어낼 태세에요. 하늘이 노래진다는 것 느껴본 적 있으십니까. 한 남자의 꿈과 인생이 일개 미 대사관 직원의 손에서 박살이 난 겁니다. 인디애나 주립대에 전화를 했습니다. 창피해서 비자가 리젝트됐다는 소리는 죽어도 못하겠고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다음 달에는 못 가겠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괜찮다. 2년 안으로만 다시 하면 된다. 그렇지만 2년이 지나면 토플과 GRE를 새로 시험 봐서 최신 성적을 보내주면 또 된다”고 친절히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낙담한 마음을 조금은 지울 수 있었죠. 그 때 병도 좀 앓았는데 가장이니 어떡합니까. 먹고는 살아아죠. 신문을 탁 펼치고 구인광고를 막 뒤졌어요. 취직을 하기로 결심하고 보니 12월에 신입사원을 뽑는 곳이 딱 두 군데였어요. 신영증권이랑 디지털조선. 처음에는 당연히 디지털조선에 가고 싶었습니다. 대기업공채는 이미 가을에 끝났고 신영증권은 회사 자체에 일이 있어서 12월로 늦춰졌다고 하더군요. 신영증권의 일정이 먼저 시작됐는데 모집분야에 연구/조사 분야가 있었어요. 일단 두 곳에 모두 원서를 넣었죠. -증권이 무엇인지는 아는 상태에서 입사를 결정한 것은 아닐텐데요.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유학준비를 하면서 잠깐 토플학원 강사로 일했는데 그 학원 바로 옆에 동서증권이 있었어요. 학원에서는 초급반 영어랑 주부회화를 담당했습니다. 아침에만 좀 바쁘고 오후에는 내리 놀아요. 그리고 학생들 수업끝나고 직장인들 하루 일과가 끝나는 저녁시간에 연이어 수업이 계속되는 거죠. 학원강사가 참 고달픈 직업입니다. 건강도 많이 망쳐요. 낮에 시간 많겠다 바로 옆에 증권회사 있겠다. 그래서 순진한 집사람을 꾀서 주식을 하겠다고 졸랐어요. 당시 집사람이 피아노 레슨을 20개나 해서 2000만원을 모았거든요.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이 돈을 불려서 유학가자는 결심을 하고 증권계좌를 만들었더니 처음에는 잘 되더라구요. 금방 2500만원으로 돈이 불어났거든요. 저는 주식의 ‘주’자도 몰랐고 기업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었어요. 들어본 회사라고는 아버님이 다니셨던 동아건설이 고작이었어요. 당시 성수대교 붕괴사태 때문에 동아건설주가 무척 쌌어요. 그래서 “음 저건 낙폭과대주야” 라고 매입했죠. 하하. 그리고 당시 금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LG계열사 주식도 샀고요. 그런데 첫끗발이 개끗발이라고 그 다음부터는 폭락하기 시작하는 겁니다.(웃음) 그 후 손절할 때가 왔는데도 그걸 못했어요. 개미투자자의 전형적인 실패사례죠. ‘손절하지 않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오를거야’ 라는 말도 안되는 류의 생각들. 되긴 뭐가 됩니까. 유학 갈 날짜는 다가오고 점점 돈은 줄어드는 지경이 됐어요. 대충 정리를 해보니까 1500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 남았더군요. 속으로는 “그래도 선방했다. 이게 다 내가 블루칩과 낙폭과대주를 산 덕택이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하 유학이 취소되고 나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내가 왜 주식투자에 실패했는지 증권회사에 들어가서 몸소 알아봐야겠다는 오기죠. 전 그 당시만해도 증권회사 직원들은 그 이유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 딴에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렸는데 그 길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믿었습니다. 디지털조선은 어떻게 됐냐구요? 제가 학부는 놀아서 학점이 나쁜데 대학원은 all A였어요. 대학원 all A지, 토플 점수 우수하지…나름대로는 서류는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디조에 원서를 보냈어요. 그런데 서류에서 떨어졌습니다.(웃음) 그래서 지금도 조선일보는 감정이 좋지 않아요. <우연의 연속, 채권분석가가 되기까지> -신영증권에 들어자마자 바로 채권부로 갔습니까? ▲연수를 받고 신입사원들에게 지원부서를 적으라더군요. 1순위는 무조건 조사부 적었죠. 한 게 그것 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두번째는 국제부. 폼 나잖아요. 3순위. 주식부. 왜 주식을 하다가 망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발령을 하는데 인사부장이 “박성진 채권부” 하고 부르는 겁니다. 인상 팍 쓰면서 ‘도대체 채권부가 뭐하는데야?’ 라고 생각했어요. 인사부장께 물었죠. 채권부가 뭐하는 곳이냐고. 그랬더니 인사부장이 “아파트 분양하잖아. 거기서 채권받거든. 분양하고 나오는 사람들 앞에서 채권, 채권 하면서 소리지르고 가서 팔아. 너 명동이나 주택가에서 채권, 채권하면서 팔러다니는 사람들 본 적 없냐? 그거하는 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토씨하나 다르지않게 전해드리는 거에요. 반은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황당했어요.(웃음) 채권이 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던 데다 신입사원 교육 때 채권시간이 무지 재미없었거든요. 수학공식 막 쓰고 계산도 복잡하고. 채권부에 갔더니 지금 LG투신에 있는 최원녕 과장이 “네가 채권부냐?” 라고 인상을 쓰면서 말하는 거에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초등학교 선배더라구요. 그것 때문에 꽉 잡혀서 찍 소리도 못하고 살았죠. 하하. -결국 전공이나 희망사항과는 전혀 상관없이 채권판에 들어왔군요. 처음에는 무슨 일을 했습니까. ▲수도결제죠뭐.(증권사가 채권매매 중개시 현물 채권과 대금을 교환, 결제해주는 것) 처음 증권사 채권부에 가면 하는 일이 그거 밖에 더 있겠습니까. 속된 말로 인생이 완전히 골로 가더라구요. 그전까지는 알튀세르, 레비스트로스와 라캉을 논하던 나름대로 먹물먹은 지식인이라고 제 딴에 자부했는데 말이죠. 하하. 인생이 이렇게 꼬이고 저렇게 꼬이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그냥 전공살려서 기자나 됐으면 폼이라도 날 거 아니겠어요. (웃음) -수도는 얼마나 했습니까? ▲9개월 정도? 한 일년 가까이 했습니다. 제가 신입사원 동기들보다 나이가 좀 많았어요. 다행인 것은 저랑 한 조가 된 친구가 운전을 전혀 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운전을 하고 그 친구가 막 뛰어다니는 일을 했죠(웃음) 제가 어떤 건물 앞에 차를 탁 세우면 그 친구는 미친 듯 뛰어올라가서 도장 찍어오고. 수도를 직접 해 봐야 채권의 비애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요. 길이 막힐 때는 원효대교를 뛰어서 여의도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많았어요. 그때 거래가 많았거든요. 선배들이 “야 이 자식아 빨리빨리 처리 못해? 느려터져 가지고선” 뭐 이렇게 혼이났죠. 저도 열이 받으면 “우리 회사에서 매매보고서 나보다 더 빨리 작성하는 사람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나보다 더 빨리 하는 사람없으니까 늦는다고 갈구지 마” (웃음) 이렇게 맞받았죠. <“너는 컴퓨터도 잘 다루니까 기술적 분석이나 한번 해봐라”> -채권의 기술적 분석을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그것도 제가 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신영증권 황 부장께서 “너는 컴퓨터도 잘 다루니까 이거 한번 해봐라” 이런 식으로 명령을 내리셔서 하게 된 겁니다. 입사하고 3개월 후부터 수도업무랑 채권분석을 같이하기 시작했어요. 채권단가, 이론부터 알아나갔죠. 실제로 해보니까 제가 한 것이 잘 맞아 떨어지더라구요. 잘 맞을 때까지 조정도 이리저리 해보고. 여하튼 재미있었습니다. -채권관련 책은 몇 종류나 봤습니까. ▲기술적 분석에 관한 책은 사실 그다지 많지 않아요. 거기에 나오는 공식들을 보는거죠. 제가 좀 컴퓨터를 다루니까 그 공식들을 프로그램으로 짜고 그것을 또다시 엑셀에서 구현하는 작업들을 했어요. 조정과정을 몇 개월 거치니까 신기할 정도로 잘 맞는 거에요. 그때 당시에는 족집게처럼 들어맞는다고 느껴졌을 정도니까요. -그게 몇 년도인가요. ▲입사하던 해였으니까 96년이군요. 그런데 이유가 있더라구요. 그 당시 시장은 지금처럼 시가평가(market to market) 시장도 아니었고 대부분 시장참가자들이 기관투자가다 보니까 현재에 비해 모멘텀이 훨씬 분명한 시장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것이 아니라 한 번 모멘텀이 생기면 관성에 의해서 일정 기간은 그것이 계속 유지가 된 거죠. 단기 딜링을 해서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고 자신감도 막 생겨났습니다. 아침회의에서 “금리 어떻게 될 것 같나?” 라는 질문을 받을 때 신입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코멘트를 하고. 그러면서 “아 나는 이쪽 방면에 소질이 있는가봐. 분석의 천재라니까” 라는 착각에 빠지게됐죠(웃음). 그 시절에는 어디 인터넷이 있습니까. 나오는 모든 금융데이타를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어요. 한국은행 데이터, 경기동향, 통계청 데이터를 수기로 입력했다는 거 아닙니까.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재미있었어요. -재미를 느낀 것이 가장 큰 이유였군요. 그만두겠다는 생각도 안하고 말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비자받을 때 흠 잡히지 않고 돈 모아서 곧 유학을 떠날 계획이었습니다.(웃음) 학원강사랑은 엄청난 차이가 있잖아요. 증권회사라면 미국사람들도 job responsibility가 어쩌니 저쩌니 못할 거 아니겠어요. 2년간 괜찮다는데 금방 떠나려고 했죠. 그런데 학위받는 일에 대해서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유학 갈 형편도 안됐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학계만큼 정치적인 곳도 없잖아요. 물론 하고 싶은 일을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없을 수는 없죠. 사람인데. 수도하면서 도장받으러 다니려고 내가 이때까지 공부했나. 이런 생각들. 그래서 대학때부터 다니던 교회에도 뜸하게 되고. 저는 토요일 교회모임 때문에 대학시절 내내 그 흔한 MT도 한번 안 간 사람인데 말이에요. ‘이렇게 열심히 살면서 하나님을 모셨는데 생 양아치 같은 애들은 다 잘되고 나는 남들 다 가는 유학 한 번 못 가나’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해도 위에서 뭐하라고 시키면 죽어라 하거든요.(웃음) 제가 바로 그랬어요. 마음 속은 썩어 문드러져도 하라면 다 했으니까요. 그러다 지금 다니는 교회 목사님을 만났어요. 그 목사님께서 “하나님이 자네를 유학 보내시지 않은 이유가 있다. 이 세상에서 지금 자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 그 일을 시키시려고 일부러 여기 남게 하신 거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에 관한 재능을 주신거다. 네가 경제학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그 부분은 하나님이 메꿔 주실거다.” 이렇게 설득을 하시더군요. -조직 안에서 전문적으로 분석을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수도일이 끝나고 나서는 상품운용팀에 들어갔어요. 말이 상품운용이지 일반고객들을 상대로 채권을 파는 거였죠. 전자계산기도 무지 잘 써야했구요. 세금계산을 손으로 하는데 나중에는 손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손동작을 놀려야 했습니다. -아니 엑셀이 있었을텐데 왜 그런 일을 했습니까. ▲관행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깨지는 것이 아네요(웃음). 엑셀쓰자고 어른들에게 건의하면 무조건 손으로도 할 줄 알아야 된대요. 컴퓨터 없을 때는 네가 어떡할거냐는 거죠. <”상상력과 재치” 시황으로 이름을 얻다> -그럼 시황을 본격적으로 쓴 건 언제입니까. ▲브로커팀으로 옮기면서 시황을 쓰게 됐습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3개월 정도 전이었어요. 97년 9월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데일리 한편 조그만 귀퉁이에다가 제 이름으로 시황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평이 너무 좋은 거에요. (웃음) -제 기억으로도 호평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네요. 기술적 분석과 관련된 코멘트도 최초로 나왔었죠 아마? 지금도 그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자체 제작한 툴을 가지고 하니까 제 예측이 잘 맞으니까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자’ 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나름대로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도 많이 넣었죠. 확인도 안 해보고 “이런 건 아닐까? 저런 건 아닐까?” 를 집어넣은 겁니다. 그때는 그게 장점이었죠. 지금은 단점이 됐지만(웃음) 제가 지금도 “너는 확인해보면 간단한 일을 가지고 상상을 먼저 해. 그래서 안돼” 질책을 받아요. 그러면서 맨날 깨지거든요.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그것이 재미있다고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해요. -당시 데일리 말고 따로 리포트를 쓴 적은 없나요. ▲사실 저는 데일리를 쓸 만한 내공도 가지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권을 잘 알지도 못하는 애가 채권계에 입문해서 뭔가 쓴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정도겠죠. DB 만들고 상관관계 분석하는 모든 일들이 재미있었고 지금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첫번째 프리젠테이션은 어디서 했습니까. ▲정말 기억이 안나요. 한때 많이 불려다니긴 했는데 어디서 처음 했는지가 기억이 잘 안 나는군요. 자주 갔던 곳은 외환, 한미은행 등 은행권이었습니다. -혼자 갔습니까. ▲아뇨. 담당부장님과 함께 갔습니다. 가서 상담하고 이것저것 말해주고. 사실 맞았던 적보다 틀린 적이 훨씬 많았어요. 틀렸을 때의 그 창피함, 짜증남이라는 건 말로 못해요. 틀린 것만 가지고도 많은 공부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채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어요. 다른 곳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전해주는 정보가 채권시장 안에 있는 사람들에겐 너무 빈약하게 느껴진거죠. 시장도 좁고 돌아가는 메커니즘도 빤한 곳이 이 바닥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가서 이러저러 말을 하니까 “쟤는 채권수도도 해 본 녀석이고 말은 좀 통하네” 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건 절대 아네요. 전 지금도 투신, 은행권이 어떻게 채권을 사고 파는지 잘 몰라요. 많은 선배들은 제게 “네가 말은 참신하고 조리있게 했지만 실상 은행이나 보험이 그렇게 단순하게 자산운용을 하는 곳이 아니다” 라고 충고를 해줬죠. -그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뭡니까. ▲우리 시장이 좀 건조하다 보니..제가 장난기가 좀 심한 편이라 의도적으로 코믹하게 쓰려고 했어요. 그러면서도 내용의 본질은 놓치지않으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긴 했는데. 별루 기억에 남는 것이 없네요. -시황제목을 무척 재미있게 달았던 걸로 기억됩니다만. ▲음 그런 건 있었어요. 외환위기 이후 IMF 고금리 정책을 계속 고수했잖아요. 그 후 분기마다 정책 내용을 바꾸게 됐는데 한번은 영문을 읽어보니까 이번엔 고금리 정책 완화기조로 간다 뭐 이렇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진짜 금리가 내렸습니다. 마침 금리가 하락하는 날 IMF 서울사무소장의 금리하락 멘트도 나갔죠. 그 시점에서 제가 뭐라고 코멘트를 했냐면 “IMF는 Immediate Money-market Fever 다“ 라고 했어요. 사람들이 그런 걸 기억해 준 거죠. 분석을 잘해서가 아니라.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2001.05.04 I 정명수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⑧김윤모 하나증권 기업본부장(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하나증권 기업금융본부 김윤모 이사입니다.(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하나은행은 종금사를 그다지 많이 인수한 편은 아닌데요. ▲한 군데를 인수했죠. J종금이나 D종금 같은 곳을 비롯해 시도는 여러 곳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때 M&A업무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당시 신한경제연구소에서 일본 측 사람들과 같이 M&A 작업들을 많이 했었고 저희는 하나경제연구소와 같이 열명 정도로 팀을 꾸려서 작업했습니다. 저는 그 일을 하면서 금융지주회사가 곧 생길거라는 것을 예상했습니다. 합작증권사의 대상으로는 살로먼스미스바니나 베어스턴스가 괜찮은 파트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작업을 하실 때는 보람은행과 합병하기 전이죠. ▲그렇습니다. 보람과의 합병은 99년 1월이었으니까요. 그 후 하나증권 쪽 일에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증권사설립을 위해 선택한 방식은 기존의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었나요. 실제로 새로운 파트너를 찾지않고 보람증권을 인수해 하나증권으로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은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증권사 때문에 보람은행을 합병한 것은 아니지만요. 당시 하나은행 투자개발실에는 25명 정도의 직원이 있었고 상단한 수익을 냈습니다. 산업은행에 이어서 2위였죠. -지점으로 나오신 건 언제인가요. 무슨 계기가 있었습니까. ▲어르신도 부산에 계시고 바쁘게 살다보니 제대로 뵙지도 못하고 해서 “이번 기회에 효도나 하자”는 생각에서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게 99년입니다. -부산에서 얼마나 계셨나요. ▲1년 6개월입니다. 하나증권으로 온 건 2000년 9월입니다. -증권으로 옮기게 된 건 어떤 이유입니까. ▲저희 부사장께서는 영업부시절 제 담당 부장이셨는데 굉장히 성질이 급한 분이셨어요. 저역시 성질이 급해서 의견차이가 많이 있었습니다. 싸우면서 정이 들어서 제게 일을 많이 맡겨주셨습니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께서 “증권에 누구를 보내야 하는데 누구를 보내나?” 하고 말씀하셔서 부사장께서 하나증권으로 옮기시게 됐고 같이 데리고 갈 사람으로 저를 지목하신 겁니다. 부산에 있는 저에게 전화를 하셔서 “내가 이쪽으로 가는데 당신이 나를 도와줘야지” 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은행 직원들은 증권사로 옮기는 것을 그다지 반기는 편이 아닙니다. 의리 때문에 옮기게 됐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저도 매니저생활을 오래한 사람인데 선뜻 내키는 제안은 솔직히 아니었습니다. <채권 브로커로의 변신> -채권분야에서 현재 하나증권의 위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로는 수위를 다투고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뭐 크게 틀리지않습니다. 저희 조직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팀은 IPO, 2팀은 ABS, 3팀이 회사채, 4팀이 채권운용과 CP를 담당합니다. Market share로 보면 유통시장 브로컬리지의 경우 또 다른 채권영업팀과 합쳤을 때 상위권입니다. 개별로 봤을 때 김동환 팀장의 팀이 2~3위 정도 하는 것 같고. 어쨌든 3위안에는 항상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블룸버그 집계로 발행시장의 경우 ABS는 6위를 했습니다. 올해는 LG증권에 이어 근소하게 2위를 기록했습니다. 회사채는 작년 8위를 기록했고 현재은 5~6위 정도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그룹사들은 자기 계열사 물량이 있어서 저희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어쨌든 빠른 기간안에 급성장한 하우스가 됐는데..비결은 무엇입니까. ▲뭐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는…저는 무엇보다도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세계적인 증권사 중 어떤 곳은 개개인의 능력보다 팀웍을 중요시한다고 들었습니다. 1위를 모아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2위들만 모은 다음 이 2위들이 1위를 능가할 수 있도록 만드는거에요.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거죠. 처음 사람을 뽑을 때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좋은 사람을 뽑아야하니까요. 브로커의 특성상 매니저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고객이 제일 선호하는 사람 위주로 뽑았습니다. 다른 기관을 다니면서 벤치마킹도 많이 했구요. 이 업계가 좁아서 대충 돌아다녀도 인물정보는 거의 다 얻을 수 있습니다. 브로커리지 능력이 제일 뛰어난 사람을 뽑기보다는 성장가능성을 염두에 뒀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사람이 가진 잠재능력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개인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성실성과 영어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룹사의 문화를 좋아합니다. 삼성, 현대 같은 거대기업에도 의외로 진보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 일을 한다고 해서 사람을 모두 금융권에서 데려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룹사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업의 사람들도 현재 꽤 있습니다. <브로커는 근성, 분석능력,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부하직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그건 직업의식이죠. 브로커는 근성이 뛰어나야 해요. 한번 맡은 고객에겐 끝까지 딜을 따낼 수 있는 강한 승부근성을 가져야합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지적능력도 가져야죠. 현재 이 시장의 브로커들은 그다지 학구적이지 않아요. 오죽하면 “마**” 라는 용어까지 나왔겠습니까. 브로커는 오히려 공부를 증권사사람보다 더 열심히해야 합니다. ABS건 외환스왑이든 다른 사람보다 앞설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임원이 되면 세부적인 일에는 그다지 관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달라요. 구체적인 사항까지 일일이 체크합니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뭐냐면 전 식사시간에 동료들과 밥을 먹는 직원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무조건 고객과 밥을 먹으라고 강조해요. 고객과 직접 부딪히면서 배우고 스스로를 레벨 업 시킬 수 있단 말입니다. 리만 브러더스의 경우 헤드는 일반 직원들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치 빠징코에서 지배인들이 딜러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처럼요. 그 곳에서는 점심을 동료직원이랑 먹으면 사유서를 제출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직원들을 하드 트레이닝시켰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는 항상 과학적인 접근방식을 가지라고 요구합니다. “가격 좋으니까 이거 한 번 사시죠” 이런 류의 접근은 이제 탈피해야하지 않겠어요. 브로커는 기업분석능력을 갖춰야합니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상품판매권유를 할 수 있죠. 재무구조나 신용상태 등 그 기업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서 브로커 자신이 그것을 가지고 자료화해야 합니다. 저희는 실제로 그렇게 했고 저희가 만든 자료를 가지고 기관들을 상대로 IR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삼성캐피탈을 발굴해냈고 고객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대한민국 최고의 채권애널리스트를 우리 하우스로 모시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리서치가 뛰어나야만 채권 브로컬리지 하우스로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요. <적응은 빠르게, 변화도 신속하게> -은행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을 보내셨는데 그때는 브로커를 상대하는 입장이셨죠. 상황이 바뀌었을 때 적응은 잘한 편이었나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제가 처음 은행지점장이 됐을 때 마흔이었어요. 빠른 편이었죠. 제가 발령받은 곳은 부산 시장통에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하나은행 120개 전국점포 중 CS(서비스 모니터링) 부문에서 115등을 했을 정도로 업무여건이 나쁜 곳이었습니다. 처음 가봤더니 창구여직원들도 시장통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거친 편이었고 청경은 아예 인사도 안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수위를 불렀어요. 그 사람이 원래 포커페이스여서 더 무뚝뚝해 보였거든요. “나는 당신이 웃고만 있어주면 바랄 것이 없겠다” 라면서 소주를 한 잔 사주고 손을 잡았습니다. 그 수위의 집에 가봤더니 단칸방에서 너무너무 힘들게 살고 있길래 집사람을 시켜서 좀 돌봐주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부터는 일을 너무너무 열심히 하는 겁니다. 무조건 90도로 숙이고 손님이 깜짝 놀랄만큼 큰 소리로 씩씩하게 인사를 하고. 후에는 제가 객장일도 시켰습니다. 서서 인사하는 일만 하지말고 여기서 일도 배우라는 의미였지요. 여직원들을 모아놓고는 “우리도 한 번 해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아플때는 무조건 쉬어라. 휴게실에서 쉬는 것은 막지않겠다. 하지만 아프다고 찡그리면서 고객응대하지 마라. 특히 전화받으면서 고객을 상대하는 것은 질색이다. 그 일은 절대 금물이니까 조심하라” 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각각 전담업무를 맡겼어요. 목소리가 좋은 직원에게는 전화응대를 전문으로, 상냥한 직원에게는 창구업무를 담당하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여직원들의 머리모양이나 메이크업까지 일일이 참견했습니다.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를 불러다가 교육을 시켰죠. 그랬더니 그 다음달에는 글쎄 전국 3등을 하지 뭡니까. 흔히 부촌이라고 말하는 서울의 압구정동, 평창동, 동부이촌동 등 쟁쟁한 지점들을 제치고 3위를 해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3위하고 나서는 표창과 상금까지 받았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다음에도 계속 전국 10위권 안에 들었습니다. <”증권으로 옮길 때 사실 많이 울었습니다”> 여의도 하나증권으로 첫 출근하기 전에는 사실 많이 울었습니다. 연로한 부친께서는 은행지점장을 하다가 증권사 브로커로 간다니까 ‘너 혹시 사고쳐서 전출되는 거냐. 이러다가 쫓겨나면 어떡하냐’ 고 걱정을 많이 하셨기 때문입니다. 첫 출근하던 날 7시에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평생 뱅커로 남을 줄 알았는데 브로커로 여의도에 입성하고 보니 기분이 무척 묘하더군요. 저는 일이 바뀔 때마다 제일 먼저 출근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출근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요. 여의도로 옮기기로 결정한 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부산에 놔두고 홀로 상경했습니다. 6개월 동안 숙명여대 앞에서 하숙을 했죠. -숙명여대 앞으로 하숙집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시절 숙대 앞 하숙집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2000년이 됐지만 20여년 전 제 대학시절과 달라진 건 거의 없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수돗가가 나오고 신발벗는 곳도 바깥에 있는 집 말입니다. 2000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정확히 6개월을 그 집에서 지냈습니다. 겨울이라 무척 추워서 지내느라고 혼났습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이불하나, 옷걸이 하나로 6개월을 버텼습니다. <여의도의 젊은 분위기를 느끼기위해 대학촌에서 6개월간 하숙도> -딜러들을 상대로 직접 호가를 부르며 브로커 업무도 하셨나요 ▲딜러들의 경우 요즘 급속도로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저희 쪽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다보니 마흔이 넘은 제가 일일이 딜러들과 호가를 부르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소위 이쪽에서 나이 좀 지긋한 사람들과는 호가를 부르는 사이였습니다. 하하. 그래서 젊은 팀장을 영입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연령추세는 점점 더 낮아질 겁니다. -낯선 여의도에 오셔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궁금합니다. ▲은행가와 증권가는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우선 여의도에서는 출근시간이 8시로 은행보다 빠르잖아요. 은행에서는 9시까지하면 됐는데 아주 피곤하더군요.(웃음) 우선 여의도에서는 아침에 모든 사람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가방을 들고 입으로는 음식을 먹으면서 잰 걸음걸이로 어디론가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여의도의 분위기는 좀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업무는 그래도 낭만이 있는 비즈니스에요. 은행 재직시절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때에는 여직원에게도 “미스 김.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뭐하고 있나. 도시락이라도 싸들고 삼청공원이나 갈까?”라는 말도 종종 했었죠.(웃음) 그런데 여의도에서는 온통 “money” 라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증권, 특히 채권쪽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은행보다 분위기가 자유로운 것은 확실합니다. 은행원들은 와이셔츠 색깔도 거의 흰색으로 통일하고 넥타이도 트레디셔널한 스트라이프 무늬를 많이 매요. 저는 빨간색 넥타이를 여의도에 와서 처음으로 매 봤습니다. 모셨던 행장께서는 여름에도 긴팔 와이셔츠를 입으라고 하셨고. 양말도 검정이나 잿빛 계통으로 신고 배지도 항상 착용해야 합니다. -완전히 적응하는데 까지는 얼마나 걸렸습니까. ▲1년 정도입니다. 아직까지 낯설 때도 많습니다.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2001.04.27 I 정명수 기자
  • "닷컴CEO, 성장보다 수익성 제고해야"-이베이 멕휘트먼 사장
  • [edaily] 올초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의 최대주주가 된 세계적인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의 CEO 멕 휘트먼 사장은 28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베이의 브랜드 이미지와 노하우, 그리고 옥션의 기술과 경영능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멕 휘트먼 사장은 이를통해 옥션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휘트먼 사장은 또 "닷컴 경영자에게 중요한 것은 성장보다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건전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 그리고 글로벌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멕 휘트먼 사장과의 일문일답. -오프라인 경력과 온라인 경력이 모두 있는데, 두 사업간 차이는 무엇이라고 느꼈는가. ▲사실 차이점보다는 유사점이 더 많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한달내에 내려도 됐던 의사결정들이 이제는 일주일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구경제(오프라인)에서는 5개년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는 분기마다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나스닥과 코스닥에서 대부분의 닷컴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대한 견해 및 전망은. ▲어려운 시기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도 인터넷 경제는 "유아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적절한 사업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위기는 너무 기업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경제에 대해 나는 아직 낙관하고 있다. -이베이는 한국에 앞서 호주, 캐나다, 일본 시장 등에 진출했다. 다른 시장과 한국 시장을 비교한다면 어떠한가. 그리고 글로벌 전략은 어떤 것인가. ▲우리는 이베이가 글로벌 경매/트레이드 플랫폼이라고 본다. 앞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상호 거래가 가능해 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글로벌 전략이라면 전자상거래 매출이 가장 많은 곳부터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이 아시아 2위의 인터넷 국가이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도 많은 관심을 갖고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에 따라 다른 국가에도 추후 계속해서 진출할 계획이다. 북미 및 유럽 시장 진출도 우리에게 중요하다. 독일에서는 사이트를 인수했고, 직접 사이트를 오픈하기도 했다. 프랑스, 이태리, 벨기에, 영국 등에서도 활동을 늘려갈 것이다. 결국은 전자상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모든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베이-옥션의 아시아 진출 전략은. ▲옥션과의 파트너쉽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한다. 경영진도 매우 훌륭하다. 옥션의 위치는 이베이의 아시아 진출에 매우 중요하며, 전략적 제휴 등 여러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추후 구체화될 것이다. -양사간 협상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 ▲특별한 일화는 없었다. 이베이 본사에서 옥션을 초대했고, 비전 및 경영방침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았다. 두 기업간 유사성이 아주 많았다. 그러나 옥션은 만만한 협상상대는 아니었지만, 특별히 난점은 없었다. -양사 결합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한국의 300만 옥션 회원들이 이베이의 글로벌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옥션 회원들은 한국어 접속이 쉬우므로 옥션 사이트에 접속해 이베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옥션의 기술 플랫폼과 경영진, 매매보호장치 등 기술에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를 배우려 하고 있다. (옥션 이금룡사장) 어떻게 하면 전세계 국민들이 쉽고 편하게 상거래를 할 수 있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이 우리의 관심이다. 최근 이베이와 공동으로 마릴린 몬로 소장품 경매를 시도해 보았을때 이용자들은 "옥션을 통해 이베이에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전세계 이베이 사이트가 공동으로 경매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옥션이 국내 최대 경매업체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구조는 취약하다. 이를 개선할 전략을 말해달라. ▲이베이와 옥션의 사업모델은 상당히 유사하다. 초기에는 적자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절대 회원수를 확보하게 되면서 판매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가,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 나는 이금룡 사장이 이러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잘 조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금룡) 3년이 안된 회사로서 성장과 수익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까 하는 것은 경영자의 큰 고민이다. 작년까지 옥션은 회사를 알리기 위한 광고 및 투자가 주류를 이뤘다. 온라인에서 마켓리더가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 지난해 1.8% 수수료에서 현재 3.5%대로수수료를 높였다. 우리는 계속해서 오프라인 업체들과 제휴함으로써 온-오프라인 결합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마켓리더로서의 위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는 일정 크리티컬 매쓰가 지나면 수익이 급증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베이는 초기부터 6%대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매나 중고품 거래가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 ▲미국은 문화적으로 경매 및 중고품 매매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옥션은 경매문화 정착을 위해 많은 투자가 불가피했다고 본다. 양사는 이베이의 브랜드 이미지와 노하우, 옥션의 기술 등을 결합, 시너지를 낼 것이며, 옥션은 곧 수익성이 훌륭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파트너 회사를 정하는 관건은 무엇이었는가. 또 구조조정 계획은 없는가. ▲실효성 있고 건전한 비지니스 모델이 관건이다. 이베이와 옥션은 이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구조조정의 경우 옥션의 경영진이 훌륭하게 경영하고 있으므로 인원감축 및 조직변화를 굳이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 2005년까지 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우리는 오히려 적극적인 고용계획을 갖고 있다. -닷컴기업의 경영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건전한 사업계획을 토대로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객가치창출이 가능해야한다. 또 수익창출이 가능한 길을 걸어야 한다. 즉, 비용보다 수익이 많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없이 시작한 닷컴기업이 많다. 또 닷컴기업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장하겠다는, 다시말해 질보다 양을 중요시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데, 이는 안된다.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 지를 경영자가 잘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은 "글로벌 매체"이며, 승자는 "글로벌한 족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인터넷의 특징은 어느나라 누구라도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저렴한 비용에. 따라서 장기적으로 살아 남으려면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이런 표현이 있다. "씨를 뿌린 다음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씨를 뿌리고, 다음날 바로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나무를 기대하고 씨를 뿌리는 것이며, 이 씨가 옥션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에서는 맹렬여성인 자신이 가정에서는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지. ▲직장과 가정생활의 조화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아들이 둘 있는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크게 잘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서로 희생해야 되는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운이 좋아서, 신경외과 의사인 남편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이렇게 해외출장을 가면 남편이 집에 남아서 가정을 돌봤다. 또 아들들을 위해 이베이 사이트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 포켓 몬스터 스티커나 낚시대 등을 많이 구입했고, 팔기도 했다. 이사시 가구도 팔았다. 직접 인터넷 경매를 해 보니, 콜로라도라는 매우 작은 동네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베이를 통해 전국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물건을 팔 수 있었다.
2001.03.28 I 김윤경 기자
  • 미래 10년을 이끌 10대 기술-World Future Society
  • 최근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WILLIAM HALAL박사의 기술및 전략프로그램 예측팀(FORCAST OF TECHNOLOGY AND STRATEGY PROGRAM)은 최근 65명의 저명한 학자, 연구원, 전문가와의 자문을 통해 "앞으로 10년사이에 떠 오르는 기술이 무었인가"라는 주제로 의견을 종합, 그 중 10대 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1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아틀란타 무역관이 입수한 이 내용은 분야에 따라 우리와 생소하거나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향후 10년간 펼쳐질 기술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지 워싱턴대학이 선정한 미래의 10대 기술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①휴대용정보기기(Portable information device) : 전파대역의 급속한 확대로 기존 무선 휴대용 정보기기들(비퍼, 휴대폰, 휴대형 palm pilot, 등)은 개인용컴퓨터의 COMPUTING 기능과 인터넷의 네트워크기능 및 TV의 생동감있는 화면 그리고 전화의 편리성을 합친 형태로 상품의 용도와 형태가 진화해 나갈 것이다. 2003년이면 선진국의 30% 에 해당하는 나라에서는 이와같은 소형화된 휴대형 정보기구를 통하여 인터넷,이메일 발송 및 비디오 감상 등이 가능해 질 것이다. ②배터리 전원 자동차(FUEL CELL POWERED AUTOMOBILE) :산소와 수소를 혼합한 형태의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차가 2004년부터는 내연기관형태의 현행 차량을 상당부분 대체 하게 될 것이다.(토요타나 포드에서 시제 차량을 선보일 예정) ③최첨단 영농(PRECISION FARMING) : 농민들은 인공위성을 통한 정보 및 콤퓨터화된 트랙터를 통하여 관개수, 종묘, 비료 및 농약 등을 토양이나 면적이 맞추어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게 될 것이다. ④개별화된 대량주문(MASS CUSTOMIZATION): 온라인주문을 통하여도 앞으로는 개개인이 상점을 가지 않고 개별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개별화된 대량 주문도 소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됨(기존의 대량생산의 특징인 단일품목의 획일성을 벗어나 개별적인 취향도 만족시키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 짐) ⑤TELELIVING : 도처에 깔아 놓은 CHIP의 도움으로 어디에서나 우리가 하고자 하는 무엇이던 곧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정보에 접근이 항상 가능한 여건에 살게 된다 .뿐 만 아니라2010년까지는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항상 정보의 흐름 속에서 살아 나가도록 정보의 생활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⑥가상 조수(VIRTUAL ASSISTANTS): 정보의 홍수를 경감하기 위하여 2007년까지는 컴퓨터화된 가상 조수(VIRTUAL ASSITANT)가 인간의 상례적인 일을 대신 수행하게된다. ⑦유전자 조작에 의한 신물질 탄생(GENETICALLY ALTERED ORGANISMS) :유전공학으로 만든 음식물은 배고픔을 줄여 줄 것이며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게되며 뿐만 아니라 2008년까지 농작물 수확을 증가시켜주어 늘어나는 인구에 식량 공급을 가능하게 할 것임. ⑧컴퓨터화된 건강관리 (COMPUTERIZED HEALTH CARE) : 진단, 건강기록, 건강체크,처방 및 기타 인간의 개별 건강관리등은 2009년까지는 모두 컴퓨터를 통하여 쉽게 실용화되고 이를 통하여 건강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임. ⑨대체 에너지(ALTERNATE ENERGY SOURCES): 풍력, 지열, 태양열 및 생물 배설물 합성연료등이 기존의 탄소계의 에너지(예: 석유, 가스 및 석탄등)의 비중을 현격하게 줄여 나가 향후 10년내 30%까지 대체가 가능할 것임. ⑩스마트 로보트(SMART MOBILE ROBOT): 아주 예민하고 복잡한 인공지능을 갖춘 로보트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상당분의 일을 대행해 줄 것이며 2010년경에는 인공지는 로보트가 현재보다 더 복잡하도 위험한 공장일이나 또는 장애자의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자료 :WORLD FUTURE SOCIETY>
2000.12.18 I 이훈 기자
  • 北亞-東南亞 격차 확대될 것 - FEER
  • 정치적 리스크가 북 아시아와 동남 아시아의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근호가 전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북위 20도가 동아시아의 新경제 구분선이 되고 있다. 태국 북부 국경에서 필리핀과 태국을 동쪽으로 통과하는 선이 동 아시아를 두 개의 경제구역으로 나누고 있다. 북 아시아의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에 남 아시아의 진보는 확실히 흔들리는 것으로 보인다. 북 아시아에서는 정치적 리스크의 감소, 막대한 외국 투자자금의 유입, 新기술을 향한 경제적인 치우침 등이 견실한 경제적 미래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에 동남 아시아의 성장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안정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태국에서는 부진한 경제 구조조정이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의 위기 탈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라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성장이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외환정책 리스크가 장차 어려움이 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도 "나쁜 이웃 사이에 둘러싸인 좋은 집"으로써의 고통을 받고 있다. 아시아의 북부와 남부의 성장 격차 확대는 지난 몇 개월 동안에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경제회복의 흥분이 사라지고 미 연방은행이 금리를 인상, 유동성 고갈이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동남 아시아와 비교했을 때의 북 아시아의 펀더멘털한 강점이 경제적 데이터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들은 아시아의 성장 전망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게 됐다. 그들의 결론은 확실하다. 싱가포르 DBS뱅크의 프리드리히 우는 "동북 아시아는 확실히 앞으로 2~3년간 동남아시아를 앞서나갈 것이다. 나는 동남아시아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했다. 북 아시아의 경제 전망이 좋게 나오는 주요 이유는 정치적 리스크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북 아시아의 정치적 리스크 수준이 지난 두달 간 급격히 떨어졌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서울과 평양의 화해 무드가 애널리스트들로 하여금 한반도를 분쟁의 화약고로 보지 않게 만들었다. 동시에 중국과 대만의 양안 긴장 분출 가능성도 천수이볜 총통의 취임으로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부가 지역 분쟁을 저지하지도 경제 구조조정을 다잡고 수행해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자본 유출이 지속됐고, 루피아화 가치가 떨어졌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정치적 문제들이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태국의 관찰자들은 총선을 앞둔 갈등이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부의 행정을 미심쩍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싱가포르는 주변국가의 인질이 됐다. 대부분의 역외 투자자들은 북아시아가 아세안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북아시아 기업들에게 있어서 정치적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자본 비용이 적게들고 이것이 곧 동남아의 라이벌 기업에 비해 중요한 경쟁적 우위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 분석가들의 다수는 中期로 볼 때 성장이 견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슈뢰더 투자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테크놀로지 대표인 마이클 그랜트는 "우리가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에 가까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3년간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미국의 경우, 기술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랜트는 앞으로 5년간 그 비율은 70~8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정도 비중이라면 세계 경제의 성장속도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기술 상품에 대한 절대 수요는 엄청난 속도의 확장을 지속할 것이다. 북 아시아의 1차 제조업체들은 동남아의 低기술집약적인 경제를 희생하면서 혜택을 볼 것이다. 강력한 글로벌 수요를 집중시키는 북 아시아의 능력은 중국과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인접국의 중국 투자가 치솟을 것이고 이것이 북 아시아 교역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의 저개발국들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중국과 경쟁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노동비용 상승으로 아시아의 개발된 국가의 기업들이 저 개발국으로 저 마진 제조업체를 이전할 것이며, 중국이 주요 수혜국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2000.06.22 I 김홍기 기자
  • 골드만삭스 인터넷리포트(ISP)
  • IDC는 2003년 한국 ISP 시장규모가 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9년의 5억달러에 비하면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보이는 셈이다. 이중 가정 사용자가 매년 57%의 성장률로 2003년 1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4억달러를 비즈니스 사용자가 차지한다. 비즈니스 사용자의 시장은 연평균 5%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2004년 2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업체 성장의 특징은 광통신망을 이용한 광대역통신의 성장이다. IDC측의 통계에 의하면 광대역통신 시장은 연평균 70% 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999년 초기에만 해도 26개 업체에 지나지 않던 ISP업체는 99년 말 50개로 치닫는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국내 ISP 업계의 특징은 미국이나 인도와 같이 시장을 독점하는 업체가 없다는 점이다. 최다 가입자를 유치한 천리안의 경우 2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대부분은 전화 접속을 이용한 인터넷 사용 형태를 보이고 있다.전화 접속용 모뎀의 최고 속도인 56Kps로는 집안에서 VOD 서비스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엔 불편하다. 따라서 국내 굴지의 ISP 업체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광대역 통신 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한국 광대역 통신시장에는 ADSL과 HFC(cable/hybrid fiber-coaxial) 등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광대역 통신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인 업체는 두루넷, 하나로, 한국통신(KT), 드림라인 등을 들 수 있다.현재 이 업체들은 투자에 대한 이익이 4년 뒤쯤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각 업체는 광대역 통신 이용시 필요한 설비에 대한 설치비를 4만원 선에서 제시하고 있다. 또 설치비용 이외의 모뎀 임대 등에 필요한 모든 비용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대역 통신 시장의 선점을 위해 경쟁이 과열된 것이 현실이다. ◇케이블 망 및 시스템 관리 업체 파워콤(한국전력 소속)과 KT는 한국 전역의 케이블 망을 운영하고 있다. 42개의 파워콤 소속 SO와 21개의 KT SO, 15개 독립 SO 등 총 78개의 SO가 있다. 33개의 파워콤 SO의 경우 750 MHz의 쌍방향 전송망을 구축했으며 나머지 SO의 경우 망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태이다. 이외 870여개에 이르는 PSO(개인 SO업체)또한 자체 망을 업그레이드 해야할 실정이다. 드림라인이나 데이콤의 경우 PSO의 망 사용과 관련해 3년에서 5년에 이르는 계약관계를 맺고 있다. 파워콤은 자체 망에 대한 망 임대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케이블 망 사업에 대한 독점력을 높이고 있다. 자체망을 SO에 동업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KEPCO의 경우 자체망을 파워콤에 2000년 1/4분기까지 66.6%의 망을 팔았으며 2002년에는 모든 망을 파워콤에 넘기기로 했다. 파워콤에 집중된 망은 자체 운영 망보다 안정성면에서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두각 한국 무선 통신 업체를 중심으로 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2.5G 테크놀러지를 이용하여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999년 하반기부터 관심이 주목된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휴대폰을 단말기로 사용하여 115Kbps의 전송속도로 제공된다. 이 속도는 모바일 뱅킹, 전자상거래 등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만한 속도로 각 이용자의 휴대폰에 탑재된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여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에 사용되는 콘텐츠는 기존 웹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를 중심으로, 특히 다음과 야후코리아 등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통한 이메일 서비스, 검색 서비스, 증권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국 내의 무선 인터넷은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곧 차세대 통신 수단으로서 제 몫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 비용 한국 ISP 시장내의 과도한 경쟁과 다양한 방법의 접속 서비스 출현으로 서비스 비용은 상당히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SP 업체의 경우 주요 수입이 가입자의 서비스 비용이나 몇 년 안에 서비스 이용료가 10% 정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화 접속 이용시 업체에서 부과하는 서비스 이용료는 만원 상당이다. 이 역시 다양한 형태로 사용자가 부과하는 비용을 줄여 6천500원 상당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모뎀을 사용한 접속일 경우 지역 전화 비용이 분당 12원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통신 이용료는 무제한 사용시 2만9천원에서 4만원까지 요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이 역시 서비스 업체의 경쟁으로 인한 비용 인하로 모뎀을 이용한 접속보다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화 접속보다 비싼 이용료를 받고 있는 무선 통신 서비스료도 시간당 4천원에서 8천500원에 이르는 접속료가 무제한 사용시 월 5만9천원정도로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웹 호스팅 서비스의 범람 올해 초부터 시작된 한국내 인터넷 데이터 센터 경쟁 또한 범람 상태에 이르고 있다.IDC측에서는 한국내 웹 호스팅 시장 규모는 2004년경 3조70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00.06.06 I INEWS24 기자
  • (미 증시)주간 종합-다음주 전망
  • “정말 힘든 한 주였다” ‘라 브랑쉐’의 존 피켓은 7일 뉴욕 장이 끝난 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2주간 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 ‘드레퓌스’의 래리 로울러는 “지쳤다.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했다. 새너제이 머큐리가 나스닥이 장중 한 때 13.6%나 폭락할 때 일부 발빠른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에 매수, 한 몫 단단히 챙겼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번 주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정말 악몽과도 같았다. 미국의 펀드 매니저들은 이번 주를 ‘끔찍한 주(terrible week)’라고 표현하고 있다. 월요일. 나스닥이 포인트로 사상 최대, 비율로는 사상 5번째 폭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미 뉴욕주 연방법원의 독점 판결이 곧 있을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다우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나스닥은 7.64% 하락, 다우는 2.75% 상승. 화요일. 나스닥이 역사상 가장 많이 출렁인 하루였다. 평균 15억~20억 주를 오르락 내리락 하던 거래량이 28억 주까지 치솟았다. 등락폭이 13%에 달했다. MS에 대한 독점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시장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전에 수직 하락하던 나스닥 지수는 오후들어 반등, 1.77%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0.51% 하락. 수요일. 나스닥이 반등을 시도했다. 반도체와 생명공학 등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나스닥은 0.49% 올랐고, 반대로 다우는 1.17% 하락했다. 이날 장이 끝난 뒤 야후가 수익을 발표했다. 주당 10센트. 초반에는 예상치인 9센트보다 수익이 괜찮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위스퍼(whisper)의 12센트를 밑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사기업의 유전자 연구에 대해 특허를 인정해줄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투자전략가인 존 맨리가 주식보유 비중 확대를 말했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이 주가에 호의적인 발언을 했다. 코언은 지난주 주식 보유 비중 축소와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코멘트로 기술주 폭락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목요일. 기술주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셀레라 게노믹스의 인간 게놈 99% 해독 발표가 생명공학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기술주도 동반 상승했다. 조정 국면이 끝나고 있다는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다수 등장했다. 골드만 삭스도 "슈퍼 세븐"을 내놓았다. 금요일. 나스닥이 4.19% 상승했다. 포인트로는 사상 최대 상승이다. 비율로는 5번째고, 올 1월10일 이후 최대 비율 상승. 반면 다우는 상승으로 출발했다가 결국은 0.03% 하락했다. 이날 상승은 노동부의 고용통계 발표에 의해 촉발됐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일부 가셨다. 기술주는 금리인상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올 1~2월의 전문가들 시각이었지만, 호재로 작용할 때는 더욱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도체-네트워킹-통신-인터넷-소프트웨어 등 기술주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상승세를 탔다. 드라마틱한 이번 주 장이 끝난 다음, 미국 전문가들은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저점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DH 파이낸셜’의 시카고 파생상품 트레이더인 짐 코너스는 “이번 주에 거의 바닥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G.에드워즈’의 시장 분석가인 스콧 마쿨리에는 “몇몇이 기술주의 컴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최악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스닥은 1999년 10월과 1998년 10월, 1998년 봄에 급락했으나 계속 저점 상태에 머물러 있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불과 며칠 전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분석가들이 늘어났다. 앞으로 장이 계속 요동칠 것이라던 멘트보다는 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전문가들이 증가했다. 짐 코너스는 “시장이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지 K.바움’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브라이언 벨스키는 “단기간은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확신은 서지 않는 분위기다. 래리 로울러는 “다음주 월요일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누가 아느냐”고 얘기했다. CBS마켓워치는 기술주가 금요일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몇몇 투자전략가들이 이러한 열기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요일에 뉴욕 증권거래소(NYSE) 거래물량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탐색하는 투자자들이 다수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술주의 고주가에 대한 우려감이 사그러들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다음주 예정된 1분기 경영실적 발표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장이 서게 될 것이라는 말. 그러나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측이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 기술주 대표주자에 의존하라는 식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골드만 삭스가 혼란기에 의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시스코, 오러클, 델 등 ‘슈퍼 세븐’을 발표했듯이, 이런 얘기를 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많다. 다음주에는 인플레, 즉 FRB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점칠 수 있는 발표가 다수 나온다. 수요일에 3월 수출입 가격지수가 나오고, 목요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 금요일에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생산자물가지수를 0.6% 상승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지수는 겨우 0.1%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0.5% 상승 예상. 원유를 뺀 핵심 지수는 0.2%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단 이대로 된다면 괜찮다. 그러나 나쁜 쪽으로 수치가 나온다면 다시 한 번 장이 숫자놀음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들 1분기 경영실적 발표는 월요일 모토로라, 수요일 이트레이드, AMD, 램버스, J.P.모건 등이 예정돼 있다. 목요일에는 아메리트레이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게이트웨이, 제너럴 모터스가 실적을 발표하고 제너럴 일렉트릭(GE)도 빠르면 이날 발표할 것을 보인다. 지난 1주간 나스닥은 초반 급락, 후반 급등으로 2.8% 떨어졌다. 다우는 초반 급등, 후반 하락으로 1.7% 올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2% 상승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그러나 올해 성적을 놓고 보면 나스닥이 9.3% 상승으로 가장 좋다. 다우는 3.3% 하락이다. S&P 500은 3.2% 올랐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7.6% 상승한 상태다.
2000.04.08 I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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