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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관에서] 노무현 씨앗을 뿌리고 문재인 열매를 거두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문재인 대통령에 의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선거였다.”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민주당의 초대형 압승과 보수의 사망선고입니다. 주인공은 철저히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민주당 승리는 당의 실력이라기보다 대통령 지지율에 기댄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개인기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이번 선거는 ‘문재인’이라는 키워드를 빼놓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존재 자체가 민주당 대승과 보수참패의 원동력이었습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의 도약은 꽤나 상징적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뿌렸던 씨앗을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야 열매로 거뒀습니다. 한국 정치의 대전환입니다. 낡은 이념과 지역주의라는 구시대적 정치가 ‘역사 속으로’ 퇴장했습니다. 남북·북미정상회담 성공으로 이제 더 이상 ‘종북 빨갱이’ 타령은 불가능한 정치구조가 됐습니다. 87년 체제 성립 이후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지역분할과 3당 합당으로 고착화된 보수 우위의 지역구도도 막을 내렸습니다. 문 대통령도 지역주의 정치와 색깔론 분열 정치의 종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과연 보수 부활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바로 ‘경제’입니다. ‘배고픈 평화’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의 최대 숙제는 ‘배부른 평화’입니다. ◇‘14대 2대 1’ 민주당 싹쓸이 압승 vs 설마했던 홍준표의 대착각 ●광역단체장 선거(17) : 민주당 14 vs 한국당 2 vs 무소속 1●기초단체장 선거(226) : 민주당 151 vs 한국당 53 vs 평화당 5 vs 무소속 17●광역의회 선거(737) : 민주당 605 vs 한국당 113 vs 바른미래 1 vs 평화당 1 vs 정의당 1 vs 무소속 16●기초의회 선거(2541) : 민주당 1400 vs 한국당 876 vs 바른미래 19 vs 평화당 46 vs 정의당 17 vs 민중당 11 vs 무소속 172●국회의원 재보선(12) : 민주당 11 vs 한국당 1지방선거 결과를 총선에 그대로 대입하면 민주당은 단독 개헌선인 200석을 훌쩍 넘는 초대형 압승을 거둘 게 분명합니다. 보수로서는 멸망 수준입니다. 사실 보수의 대참패는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탄핵은 촛불민심의 심판’이라는 우리사회의 합의에도 정치보복 프레임을 고집했습니다. 탄핵에 반대했던 김문수·이인제를 각각 서울시장과 충남지사 후보로 내세운 게 대표적입니다. 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의 경계가 불분명해집니다. 국민이 환호했던 남북·북미정상회담에도 ‘위장평화쇼’로 깎아내렸습니다. 바른미래당은 누가 봐도 당선 불가 지역이었던 서울 노원병·송파을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갈등에 모든 걸 허비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선거 이후 보수는 답안지를 전혀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따져보면 모든 지표는 경고음을 냈습니다. 보수가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다는 게 상징적입니다. 보수는 외눈박이 시선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바닥민심은 다르다”며 강변했습니다. “여론조사는 왜곡이다. 대통령 지지자들만 주로 응답한다. 남북 위장평화쇼에 반발하고 경제파탄에 분노하는 샤이보수층이 적지 않다. 안희정 미투, 드루킹 댓글조작, 여배우 스캔들의 역풍을 고려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모든 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대착각이었습니다. 명분도 시너지도 전혀 없었던 정치공학적 합당의 산물인 바른미래당은 선거 종료와 동시에 당 해체 상황입니다. △재보선 막장 공천 △서울시장 단일화 공방 △안철수의 미국행과 정계은퇴 공방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와르르’ 무너진 지역구도…영남 우위 정치지형 뒤집는 획기적 사건이번 선거 최대 포인트는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붕괴입니다.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정말 꿈꿔왔던 일”이라며 “정치에 참여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부산·경남·울산, 이른바 PK는 보수에서 진보의 텃밭으로 변했습니다. 90년 기형적인 3당합당 이후 만들어진 영남보수 우위 구조의 해체입니다. 3당합당 이후 보수는 이른바 김대중(호남) 포위구도 속에 돌발악제가 없는 한 각종 선거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보수 성향의 영남 유권자 수가 호남보다 두 배 가량 많았기 때문에 영남분열 없이 호남에 기반을 둔 진보진영의 승리는 구조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97년 대선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IMF 사태’의 여파로 정권교체는 당위였지만 결과는 생뚱맞았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연합으로 외연을 확대했지만 만일 영남 기반의 신한국당에서 이회창·이인제의 분열이 없었다면 대통령 당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97년 대선 이후 보수·진보는 교훈을 얻습니다. 진보진영은 영남공략에 공을 들였습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은 영남 패권주의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집권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수많은 노력에도 성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상황이 변했습니다. 2010년 경남지사 선거 김두관 당선을 시작으로 20대 총선·5.9 대선을 거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대박을 쳤습니다. 광역단체장이 아닌 부산 구청장 선거를 보면 더 극명합니다. 15개 구청장 중 민주당이 13곳에서 승리했습니다. 97년 대선 이후 보수는 분열을 금기시합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이후 이명박·박근혜가 극심한 경선 후유증에도 한지붕을 유지한 이유입니다. 2007년 정권교체, 2012년 정권재창출에 성공합니다. 심리적 분당 상태에서 치러진 2016년 총선과 실제 보수가 분열했던 5.9 대선에서는 참패했습니다. 보수의 선거승리 방정식은 ‘영남 몰표+수도권 선전’이었습니다. 이제 PK의 정치지형이 뒤집어지면서 불가능한 꿈이 돼버렸습니다. ◇역(易)3당합당 체제와 보수의 TK 지역정당화…승자독식 소선구거제 사라질까?한국의 정치지형은 영남 민주화세력의 복원으로 역(易) 3당합당 체제가 만들어졌습니다. 과거 호남에 고립됐던 민주당처럼 보수는 TK지역 기반의 지역당이 돼버렸습니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승리했지만 세부 지표는 매우 위험합니다. 직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TK지역에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대부분의 지역에 후보를 냈고 득표율도 30∼40% 수준입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는 믿을 수 없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보수는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40대 이하 연령대에서 이미지는 매우 심각합니다. 그냥 꼰대정당입니다. 이대로 가면 현행 승자독식 구조의 소선거구제 하에서 최대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세대와 지역, 계층으로 외연확장이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선거구제 개편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 50석 안팎의 지역정당으로 몰락이 불가피합니다. 역설적인 것은 노무현의 팽생 숙원이었던 ‘선거구제 개편’을 보수가 먼저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과연 응할지 의문이지만 지역주의 붕괴는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이념지형도 급변했습니다. 지난 1월초 김정은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전후 남북관계 개선, 1·2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6월 중순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한반도 정세의 급변은 냉전적 대결구도를 무너졌습니다. 보수 우위의 대전제였던 이념과 지역이 무너지면 남는 건 ‘정책경쟁’입니다. 막대기를 꽂으면 당선이 아닌 낙선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선거 이슈는 우리의 삶과 조금 더 밀접해집니다. 무상급식 찬반이 선거판을 좌우했던 2010년 지방선거와 같은 모범적인 선거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좁은 나라를 동서로 갈라서 영호남 텃밭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정치는 아웃입니다. 탈(脫)지역주의 정치는 지역이 아니라 세대별, 계층별, 직업별로 유권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무책임한 지역개발보다는 생활밀착형 공약이어야 합니다. 여야가 말로만 외쳤던 △고용 △민생 △세금 △물가 △복지 이슈가 정치와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권영길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vs 동막골 촌장 “많이 먹여야지”진보정치의 거목이었던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치의 본질을 한마디로 압축한 바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바로 민생고 해결입니다.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인민군 장교가 마을촌장에게 위대한 영도력의 비밀을 묻습니다. 동막골 촌장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많이 먹여야지” 실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신뢰를 줄 때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07년 대선 결과가 잘 보여줍니다. 진보의 무능보다는 보수의 부패가 차라리 낫다는 극단적인 인식의 바탕에는 이른바 ‘빵의 문제’가 연결돼 있었습니다. 빵의 문제를 해결하면 선거승리와 재집권,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잘한다 해도 정권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법을 찾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보수가 어려워진 근본 이유도 ‘경제’입니다. 김대중·노무현정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비판하며 집권했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 때에도 빵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남북관계만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6.13 지방선거 결과를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의 광풍에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이 제대로 심판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선거에서는 압승했지만 경제는 사실 문 대통령의 약한 고리입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순항 여부는 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경제라는 게 참 어렵습니다. 한국경제는 저출산고령화·저성장양극화라는 구조적 요인은 물론 대외변수에도 취약합니다. 높은 주거비와 사교육비 구조 탓에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경제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철옹성 같은 대통령 지지율도 허물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에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게 아니라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며 ‘유능한 정부’를 유독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연 ‘배고픈 평화’를 ‘배부른 평화’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촌장이 될 수 있을까요?
- 보수텃밭 뺏긴 충청권 한국당 의원들 '사면초가'
-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뺏긴 야당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수십년간 단 한번도 뺏기지 않았던 충청권 내 대표적인 보수텃밭마저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2020년으로 예정된 21대 총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이명수(충남 아산갑)·정우택(충북 청주 상당)·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등 자유한국당 내 중진의원들은 물론 이장우(대전 동구)·정용기(대전 대덕구)·이은권(대전 중구)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까지 차기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6.13 지방선거 당선인들이 15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하고 방명록을 남긴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민주당, 단체장에 의회까지 ‘싹쓸이’…사실상 1당 체제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전시장과 세종시장, 충북지사와 충남지사 등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모두 차지했다. 여기에 대전의 5개 자치구 구청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고, 충남의 15개 시·군 중 홍성과 예산, 보령, 서천 등 4곳을 제외한 11개 시·군의 기초단체장까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충북도 청주시를 중심으로 진천, 증평, 음성, 제천, 옥천, 괴산 등 11개 시·군 중 7개 시·군의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챙겼다. 광역의회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넘어 사실상 1당 체제를 굳혔다. 대전시의회의 경우 지역구 19석 모두를 민주당이 차지했고, 비례대표 3석 중 2석까지 가져가면서 전체 22석 중 21석을 민주당 의원들로 채웠다.그간 보수정당이 단 한번도 뺏기지 않았던 충남도의회도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등극했다. 충남도의회 42석 중 민주당이 33석(비례 2석 포함), 자유한국당 8석(비례 1석), 정의당 1석(비례) 등으로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됐다.충북도의회 역시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 29석 중 26석을 석권했고, 한국당은 3석 배출에 그쳤다.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치명적인 참패를 당하면서 당장 2년 후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그간 단 한번도 진보진영에 내주지 않았던 보수텃밭마저 민주당에 내주면서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의 정치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대전 중구 대흥동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병역기피 의혹 검증·제보센터’ 현판식에서 한국당 관계자들이 허태정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의 병역 면제 의혹 해명을 촉구하며 허 후보의 군 면제 사유인 발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두번째부터 이장우 국회의원(대전 동구), 이은권 국회의원(대전 중구).사진=연합뉴스 제공◇보수 텃밭 내준 정진석·정우택·경대수·이장우·정용기·이은권 등 한국당 의원들 ‘사면초가’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은 대전시장을 포함해 5개 자치구 구청장과 광역의회 의원까지 선출직 모두를 민주당이 독식했다.민선 4기 대전시장을 역임하는 등 인지도 면에서 가장 우위를 점했던 박성효 한국당 대전시장 후보가 32.1% 득표에 그친 반면 유성구청장을 지낸 허태정 민주당 후보는 56.4%로 당선됐다.자치구별로도 동구 민주당 황인호 후보 52.2%대 한국당 성선제 후보 24.3%, 중구 민주당 박용갑 후보 65.1%대 한국당 정하길 후보 27.8%, 서구 민주당 장종태 후보 66.5%대 한국당 조성천 후보 25.4%, 유성구 민주당 정용래 후보 63.3%대 한국당 권영진 후보 22.6%, 대덕구 민주당 박정현 후보 57.9%대 한국당 박수범 후보 42.1% 등으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민주당 후보들이 석권했다.이 가운데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지역구인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 전통적으로 대전의 보수적인 지역들이 모두 한국당에 등을 돌렸다. 이에 따라 이장우(대전 동구)·이은권(대전 중구)·정용기(대전 대덕구) 등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벌써부터 21대 총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충남과 충북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김종필(JP)가 창당한 자민련부터 자유선진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 그간 단 한번도 진보정당을 선택하지 않았던 농어촌 유권자들까지 이번 선거에서 보수정당에 등을 돌렸다.한국당 중진인 정진석 의원의 지역구이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충남 공주와 부여, 청양, 금산, 논산, 계룡 등 충남지역 11개 시·군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대부분이 한국당을 외면했다.한국당 이명수 의원의 지역구인 아산도 아산시장을 비롯해 광역의원 4석 모두와 기초의원 14석 중 9석을 민주당에 뺏기면서 사실상 참패했다.한국당 차기 당 대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도 민주당이 대부분 석권했다.경대수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진천·음성·증평도 한국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완패했고, 박덕흠 의원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옥천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이에 대해 지역의 정치권 인사들은 “그간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선출된 의원들은 보수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민심을 살피기 보다는 당심만 고려했던 것이 현실이었다”면서 “이제 한국당을 중심으로 야권발 정계개편이 시작되면 충청권 의원들이 가장 먼저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르포]‘안희정 상처’ 아물지 않은 충남…"그랴도 대통령 있는 당이 낫지 않것슈?"
- 6·13 지방선거 충남 지사 선거를 50일 앞두고 지역 바닥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천안시 남동구 남산중앙시장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모습.(사진=김기덕 기자)[충남=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인제 할배가 와 봐유 되나…여직 믿을만한 넘이 없긴 한데 그랴도 대통령이 있는 당에서 도 지사가 나와야 하지 않것슈.” 지난 25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 KTX 천안아산역 앞에서 택시를 타고 인근 남산중앙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충남지사 선거 판세를 묻자 택시기사 김철영(54)씨는 다소 격앙된 어조로 이같이 내뱉었다.6·13 지방선거가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충청권 민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었다. 당초 충청도 내에서도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 승리 후보=본선 당선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의 승리가 우세한 곳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충청대망론의 주역이자 ‘충남의 아들’로 불렸던 안희정 전 지사에 이어 차기 지사 유력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투와 불륜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지역 바닥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천안시장이 공석이 된데다 공직선거법 위반, 지방선거 출마 여파로 천안 지역 두 곳에서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치뤄야 해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먹고 살기도 힘든디… 대통령 당이 낫지 않것슈”반전의 기회를 잡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백전 노장’ 이인제 상임고문을 공격수로 내세워 충남지사로 밀고 있다. 하지만 ‘올드보이 철새 정치인’이라는 지역 민심에 부딪혀 아직 지역 민심을 많이 되돌리지는 못한 모습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천안 지역 4선 의원인 양승조 후보가 출마했다. 천안 동남구 남산중앙시장에서 20년 넘게 순대국밥을 팔고 있는 한명례(61)씨는 “어제도 이인제씨가 시장에 방문해 계속 악수를 권해서 인사를 하긴 했는데, 뭐 결과는 뚜껑을 알아봐야 알 지 않것슈”라며 결과를 잘 모르겠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시방 필요에 따라 당을 바꾸는 철새는 안 되유, 60대 이상 내 친구들도 그랴도 양승조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직 많제”라고 귀뜸했다. 실제 이 고문은 그동안 11번이나 선거(대통령선거 본선 2번 포함)에 나선 ‘정치 베테랑’이다. 그동안 6선 국회의원, 경기지사,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동안 당적을 수없이 바꿨다는 점에서 철새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6·13 지방선거 충남 지사 선거를 50일 앞두고 지역 바닥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천안시 남동구 남산중앙시장에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모습.(사진=김기덕 기자)오히려 지역 상인들은 당적을 떠나 침체된 경기 살리는데 일조할 수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시장에서 10년째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일중씨는 “여기(남산중앙시장)가 서울 남대문시장이라고 치면, 인근에 있는 천안 명동거리는 서울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이 붐비고 장사도 잘 됐는데 이제 다 죽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여그 근방에 가게 하나만 차리면 2대가 먹고 산다는 것도 옛날 얘기”라며 안타까워했다. 아직 확실하게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표심은 그나마 여당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향수를 잊지 못한 영향도 커 보인다. 정오경 무렵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가던 회사원 김모(50)씨는 “그래도 우리 세대에서는 친구들끼리 만나면 만날 말로만 떠들지만 말고 충청도 출신 대통령이 한번은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한다”며 “이미 대권은 물건너 간 상황이 됐으니 그나마 정부와 소통하기도 쉽고 지역 살리기 정책에 힘을 받을 수 있는 민주당 후보가 낫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인제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사진=연합뉴스)◇“부동층 민심 잡아라”… 뚜껑 열어봐야 알 듯 다만 충남지역 선거 결과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충남지역은 전통적으로 구도심을 중심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부동층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고 막판까지 표심을 드러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 충청권은 그동안 전국단위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맞붙었던 제15대 대선에서는 약 39만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는데, 이 중 충청권 표가 약 27.7%로 10만표를 넘었다.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약 57만표란 박빙의 차이로 당선됐는데 이 표 중 약 50% 정도가 충청권에서 나왔다. 각각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세종시 공약’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다만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약 100만 표 중 30% 정도가 충청표였다. 이처럼 충청권은 치열한 여야 대결 국면에서 실용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다만 충남 15개 시군중에서 보령·논산·계룡시를 비롯해 금산·홍성·예산군 등 절반이 넘는 지역은 여전히 보수색이 강한 편이다. 충남 예산군에서 70년 넘게 살다가 지난해 천안으로 이사 온 이용후(73)씨는 “시방 젊은 사람들이 아무리 진보정당을 지지해도 우리는 다르제, 정치판에서는 보수고 진보고 간에 무조건 힘있는 사람을 지지해야지, 젊은 사람들이 뭘 알것슈”라며 “기자 양반, 그래도 그동안 경력을 보면 이인제가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충남지역을 강타한 연이은 불미스러운 뉴스로 젊은 층은 선거에 다소 무감각한 모습을 보였다. 번화가인 신부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휴대폰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23세 안모씨는 “야당에서 이인제 후보가 나오는 얘기도 첨 들었다”며 “(누가 되던 간에) 당장 생활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선거할 때만 립서비스를 하는 거라 별 관심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1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에서 진행한 충남지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승조 민주당 후보는 42.4%로 23.4%를 얻은 이인제 한국당 후보를 19%포인트 앞서고 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천안의 번화가로 꼽히는 동남구 신부동 가게 밀집 골목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사진=김기덕기자)
- 코스닥협회-한국IR협의회, 신규 코스닥상장법인 CEO간담회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코스닥협회와 한국IR협의회가 지난 24일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신규 코스닥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코스닥상장법인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유성원 삼성증권 수석연구원과 김영춘 한국거래소 상무가 강사로 나서 각각 ‘신규상장법인 CEO를 위한 법인컨설팅 사례’와 ‘상장기업 공시의 중요성 및 최근 동향’ 등을 강연했다. 강연 종료 후에는 상장사 책임감과 기업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CEO의 애로사항 청취 및 정보교류의 시간을 가졌다.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은 “신규 코스닥상장법인 CEO 간담회는 상장 1년 미만의 코스닥기업이 겪을 변화와 어려움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맞춤형 회원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라며 “회원사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규준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은 “상장 후 IR활동이 처음이라 어려움을 겪는 경영자가 많을 것”이라며 “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인 IR활동을 지원할 기회를 마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에스지이 박창호 대표(왼쪽부터), 글로벌텍스프리 강진원 대표, 비디아이 예경남 대표, 에스엔피월드 전동걸 대표, 로보로보 장창남 대표,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 에스트래픽 김종필 상무, 코스닥협회 송윤진 상근부회장, 메카로 이재정 대표, 한국거래소 김영춘 상무, 씨앤지하이테크 홍사문 대표, 한국IR협의회 최규준 상근부회장, 휴마시스 차정학 대표, 엔지켐생명과학 김혜경 부회장, 코스닥협회 정진교 상무, 알리코제약 이항구 대표가 간담회가 끝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로…홍준표 “JP 이후 충청도 큰 인물”
-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이인제 고문(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2일 6.13지방선거의 충청도지사 후보로 이인제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키로 잠정 결론짓고, 후보 추대 결의식을 가졌다.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충남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아직 후보 확정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도 “오늘은 이인제 고문께서 어려움에 처한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시겠다는 결심을 하는 날”이라고 운을 뗐다.홍 대표는 “충남 국회의원들과 그리고 당협위원장들, 시장군수 후보님들 모두가 도지사 후보를 이인제 고문으로 모시고 싶다는 의사전달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인제 고문을 두고 “충청남도가 낳은, 어떻게 보면 충청도가 낳은 큰 인물”이라며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이래 충청도가 낳은 가장 큰 인물이고, 또 김종필 전 총재께서도 충남지사 후보를 이인제 고문으로 하라고 요청해왔다”고 치켜세웠다.그는 “이인제 고문이 어렵게 결심을 하셨고 어려운 충남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며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충남지사 선거 출마 결심을 해줘 감사하다”고 했다.이에 이 고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드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충청남도에서 승리하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충남 당협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충남에서 승리를 어떻게 하면 이뤄낼 수 있겠는가 정말 고민을 많이 해왔다”고 했다.그러면서 “저보다 젊고 유능한 젊은 인물들이 나와서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주길 고대했다”며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 많은 당원들이 저에게 출마 요청을 했고, 특히 홍 대표가 간곡히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이 고문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의 명령을 아주 엄중하게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저의 분명한 입장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우리 당원과 충청도민들께 밝히려고 한다”며 “승리를 위 한 알의 밀알이 되어서 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이인제 고문은 1948년생으로 13대 국회에 첫 입성, 6선 의원을 지냈다. 노동부 장관,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으며, 대권 도전 선언만 4차례 했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 한국당, ‘창원’ 조진래 등 17곳 기초단체장 후보 확정
-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 나설 17곳 기초단체장 후보를 확정지었다. 안상수 현역 시장이 있는 창원시장 후보로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등을 전략공천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한국당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전과 경기, 충북, 경남 등 기초단체장 17곳 후보 공천을 확정했다고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전했다.이번 발표엔 특히 인구 100만명 내외로, 당에서 ‘중점전략특별지역’으로 선정해 전략공천한 5곳이 포함됐다.경기 수원시장 후보엔 정미경 전 의원, 성남시장 후보엔 박정오 전 성남부시장, 고양시장 후보엔 이동환 전 경기도 정무실장, 용인시장 후보엔 정찬민 현 시장, 그리고 경남 창원시장엔 조진래 전 부지사가 각각 공천을 받았다.장 대변인은 “5곳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우선추천지역으로 심사해 지난 29일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심의를 거쳐 공직후보자를 확정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창원시장 후보 공천을 두고는 “실사를 통해 현장민심을 파악해보니 안상수 현 시장에 대한 교체 여론이 월등히 높았다”며 “그래서 안 시장을 배제하고 사실상 여론조사상 강기윤 전 의원과 조 전 부지사를 놓고 심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 전 의원은 2년 전 창원시에서 1만3500여표 차이로 총선에서 패한 경험이 있어 이 분을 시장후보로 내세우는 건 불합리하다는 공관위원들 의견을 반영해 조 전 부지사로 만장일치로 확정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경찰이 이날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 채용 비리 의혹 관련해 조 전 부지사를 소환키로 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안상수 시장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압도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계속하고 있는 현직 창원시장으로서 후보자간 경선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천이 되므로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기초단체장 후보자 17명 명단은 아래와 같다.◇대전△동구청장 후보/ 성선제 (1966년생, 前 한남대 법대 교수)△중구청장 후보/ 정하길 (1963년생, 前 충남대병원 상임감사)△서구청장 후보/ 조성천 (1969년생, 現 변호사)△유성구청장 후보/ 권영진 (1963년생, 現 유성구의원)△대덕구청장 후보/ 박수범 (1960년생, 現 대덕구청장)◇경기△수원시장 후보/ 정미경 (1965년생, 前 국회의원)△성남시장 후보/ 박정오 (1957년생, 前 성남시 부시장)△고양시장 후보/ 이동환 (1966년생, 前 경기도 정무실장)△용인시장 후보/ 정찬민 (1958년생, 現 용인시장)△화성시장 후보/ 석호현 (1961년생, 前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안산시장 후보/ 이민근 (1969년생, 現 안산시의회 의장)◇충북△충주시장 후보/ 조길형 (1962년생, 現 충주시장)△보은군수 후보/ 정상혁 (1941년생, 現 보은군수)△영동군수 후보/ 박세복 (1962년생, 現 영동군수)△괴산군수 후보/ 송인헌 (1956년생, 現 괴산군미래연구소장)△진천군수 후보/ 김종필 (1963년생, 前 충북도의원)◇경남△창원시장 후보/ 조진래 (1965년생, 前 국회의원)
- [경부선 전투]②與 충청 싹쓸이?…안희정 대망론·대북이슈 판 흔들까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역사적으로 편중된 성향없이 스윙보터 역할을 한 충청도. 6.1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충청 민심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남·북지사 등 광역자체단체장도 4곳이나 된다. 4년전인 2014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4곳 모두 승리했다. 2010년엔 자유선진당 1곳(대전시장), 민주당 2곳(충남·북지사)이었다. 2006년엔 대전시장, 충남·북지사 모두 한나라당 차지였다. 과연 이번 선거에서 충청민심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전문가들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북 정상회담 등 대북 이슈를 이번 선거의 변수로 판단한다. ◇ 바람 타는 충청…與 우세안희정 충남지사가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충청도는 진작에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했다. 바람을 타는 충청에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화했고, 복기왕 아산시장도 가세했다. 당내 경선이 치열하다. 이에 비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 후보는 변변치 않다. 이명수 의원을 비롯해 이인제 전 의원, 이완구 전 총리 등이 한국당 구원투수로 거론된다. 충북지사는 이시종 현 지사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지역 탐방을 마무리 한 3월 초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선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거론돼 2014년 리턴매치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종시는 민주당 소속 이춘희 현 시장이 재선에 나설 전망이다.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며 당내 경선을 요청한 상태다. 야권에선 유한식 전 세종시장, 박종준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민주당 소속 권선택 시장이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으며 시장직을 상실했다. 민선 대전시장 중 처음으로 임기도중 사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당내에선 무주공산 대전시장에 4선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정국교 전 의원 등 3명이 달려들었다.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가세할 전망이다. 한국당에선 박성효 전 대전시장과 대덕구청장 출신으로 득표력이 있는 정용기 한국당 의원이 출마를 고심중이다. 대전시는 4년전에 비해 20~30대 젊은 층 5만명이상이 세종시로 옮겨가며 민주당엔 좀 더 불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충청도가 영·호남에 비해 선거때마다 좋은 후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쪽으로 손을 많이 들어줬다”며 “공교롭게도 현재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민주당 소속 충남·북지사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아 현재로서는 (여야간에) 치열한 경쟁구도가 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신태현 기자)◇ 안희정 기댄 충청주자들…대북변수 누구편?차기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청권 선거의 변수다. 만약 안 지사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간다면 충청권 선거를 자신의 이름으로 치를 수 있다. ‘안 지사 대망론’이 일면 충청권 선거가 여권에 유리해질 것은 뻔하다. 이미 충남지사 출마 3인방은 모두 안희정의 도정을 이어받겠다며 적자 경쟁에 나섰다. 그동안 충청 출신 유력 대권주자로 김종필, 이인제, 반기문 등 야권 후보는 많았지만, 민주당내에선 딱히 없었던 탓이다. 안 지사는 지난해 민주당내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단숨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출마 지역으로는 충남 천안갑과 서울 노원병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자신의 기지기반인 충남 천안갑은 선거법상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120일 전에 지사직을 사퇴했어야 하는데 이미 때를 놓쳤다. 물론 서울 노원병 등에 출마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준한 교수는 “지금 당에서 아쉬워서 (유력 대권주자인 안 지사에게) 나가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고, 안 지사에게도 플러스는 아니다”라며 “만약 (전략공천을 받아) 나온다면 안희정 주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서 안 지사는 임기를 마친 뒤 해외 유학 등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 무드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이번 지방선거를 뒤흔들 주요 변수로 꼽았다.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여권 압승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안보를 무기로 한 야권 공세에 민주당 우위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충청도는 상대적으로 50~60대이상 고령자가 절반이상 되는 지역이 적지 않아 안보 위기감이 불거질 경우 당선자가 바뀌는 케이스도 나올 수 있다.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방선거에 가장 큰 변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지만,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치며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예기치 않은 큰 변수가 생겼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선 북한과 미국 등 100%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인 만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