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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폭염…영등포 쪽방주민·노숙자엔 가혹한 여름
  • 고물가에 폭염…영등포 쪽방주민·노숙자엔 가혹한 여름[르포]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사는 63세 남성 최성진씨(가명). 기초생활수급자인 최씨는 월세 22만원을 주고 1.5평(4.95㎡) 남짓한 단칸방에 산다. 그의 방은 그가 20년째 달고 살아온 각종 당뇨 약들과 선풍기 2대, 옷들로 발 딛기도 어려웠다. 상반신을 탈의한 채 젖은 수건으로 여름을 나고 있다는 그는 “통풍이 안돼 갑갑하니 잠을 잘 때도 복도를 향해 열려 있는 문을 열어놓고 자기 일쑤”라며 “약값에 방세도 빠듯하니 차가운 얼음물도 원없이 먹지 못한다”고 했다.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일대의 쪽방촌 주민, 노숙자 등 취약계층엔 올해 여름의 혹서가 더욱 가혹하다. 흔한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간이텐트에 기대어 더위를 나고 있다. 물가급등까지 더해져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는 이들은 늦게는 9월까지 이어질 무더위에 벌써부터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더위·허기와 싸워…무료급식소는 ‘상추’ 반찬도 부담지난 5일 오전 10시,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역 6번 출구로 나와 내려오니 긴 줄이 보였다.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에서 주는 점심을 먹기 위해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30여명이 줄을 섰다. 30도 육박하는 더위에도 이들은 끼니를 해결하려 땀을 흘리며 일찌감치부터 기다리는 중이었다. 급식소 안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쌀밥과 오이냉국, 소시지 반찬을 날랐다. 1993년부터 하루 200여명 넘는 이들에 무료식사를 제공해왔지만, 줄을 선 이들과 마찬가지로 요즘 ‘주머니 사정’이 걱정이다. 토마스의집 박경옥 총무는 “후원으로 운영하는데 최근에 물가가 너무 올라서 큰 일”이라며 “매주 수요일을 ‘상추 먹는 날’로 정해서 상추반찬을 드렸는데 요즘엔 상춧값도 너무 올라서 그마저도 못한다”고 한숨 쉬었다.60대 이상으로 보이는 20~30명이 무료 급식소인 ‘토마스의 집’ 앞에서 줄을서며 기다리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급식소에서 모퉁이를 끼고 돌면 모세혈관 같이 뻗어나간 좁다란 골목길에 수십 개의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은 쪽방촌이 있다. 이곳 주민들은 에어컨 하나 없이 더위와 싸우는 중이었다. 최성진씨(가명)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에어컨을 달아 볼까 싶어도 집주인이 눈치를 줘 달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쪽방들은 일반 가정처럼 집집에 계량기를 달고 사용한 양만큼 전기세를 내는 구조가 아니다. 집주인들이 일괄해 세금을 낸다. 최씨는 “에어컨을 달면 집주인들이 몇 만원씩은 더 내야 하니까 안 달아주지… 우리가 어쩔 수 있나”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63세 최우식(가명)씨는 1.5평(4.95㎡) 남짓한 서울 영등포구 소재 단칸방에서 찜통 더위와 씨름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쪽방촌은 언감생심…노숙자들 텐트촌도쪽방촌 뒷편이자 고가다리 밑에서 텐트를 치며 생활하는 노숙자들도 더위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텐트를 치며 4년째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는 60세 남성 우정석(가명)씨는 “기온이 무서울 정도로 오르니까 텐트 안이 더워져 아침이면 텐트를 접는다”면서 “노숙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고가차도 아래 텐트를 치고 여름을 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씨는 “헌옷을 주워 옷을 자주 갈아입긴 하지만 씻기 어려우니 땀냄새도 많이 나는데, 목욕탕 갈 돈은 없고… 이러다가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지 걱정들 한다”고 했다.서울 영등포구 소재 고가다리 밑에서 4년째 텐트를 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60세 우정석(가명)씨 모습. (사진=황병서 기자)낮엔 주민들이 나와 부채질하고 있던 쪽방촌 골목은 같은 날 열대야 속에선 오히려 한산했다. 쪽방촌 주민 김모씨는 “이 지역은 저녁에 위험하니까 쪽방촌 주민들도 밤 되면 거리에 안 간다”면서 “문을 열어 놓고 선풍기를 켠 채 버틴다”고 말했다. 영등포역 인근에서 만난 60대 쪽방촌 주민도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사람들이 거리에 있지 않고, 영등포역 지하상가를 배회하거나 자정까지 지하철을 타면서 에어컨 바람을 쬔 뒤 집에 간다”고 했다.폭염에 신음하는 쪽방촌 주민을 위해 지자체에서 무더위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발길을 꺼린다고 한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경로당이나 무더위쉼터에서 쉴 수 있지만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아 건강을 걱정하는 쪽방주민들은 찾지 않는다”면서 “서울 자치구 몇 곳이 폭염기간에 65세 이상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개별공간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대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10시께 낮보다 한산해진 쪽방촌 골목길(사진=황병서)
2022.07.06 I 황병서 기자
투심 위축됐지만...유망 바이오텍 9개사 VC 눈도장
  • 투심 위축됐지만...유망 바이오텍 9개사 VC 눈도장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벤처캐피털 업계 바이오 투자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유망 바이오벤처들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엑소좀 치료제 등 유전자 전달 플랫폼 기술 등 차세대 신약 기술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한국벤처캐피털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 집계에 따르면 2018년 바이오/의료 분야는 24.6% 비중을 보였다. 이후 2019년 25.8%, 2020년 27.8%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21.8%로 급감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19.5%로 20% 아래로 내려가 얼어붙은 바이오 투심을 대변하는 모양새다.하지만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는 게 바이오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30일 서울 강남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데일리파트너스 주최 ‘D’LABS DEMO DAY’에서 이런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9개의 바이오벤처가 자사 핵심 기술과 연구개발(R&D) 성과 등을 발표했는데, 이를 듣기 위해 행사장은 VC 관계자들과 바이오 기업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전반적인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망 기술을 보유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벤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며 “오늘 발표한 9개 기업들도 다양한 차세대 기술로 시장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발표에 나선 기업은 △판틸로고스(면역항암제) △스템메디텍(재생의료 세포치료제) △카이노젠(대사항암제) △라세미아(작물유전자) △엠엑스티 바이오텍(차세대 유전자 전달 플랫폼)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세포배양배지) △프리모리스(엑소좀 및 약물전달플랫폼) △FNCT바이오텍(섬유증 및 암 표적치료) △메디픽셀(AI 진단)이다.30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데일리파트너스 ‘D’LABS DEMO DAY‘에서 오일환 스템메디텍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줄기세포 권위자가 설립한 스템메디텍9개 기업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기업은 스템메디텍이다. 2019년 카톨릭대 지주회사로 설립된 스템메디텍은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 기초 및 중개연구를 20년 동안 해온 오일환 카톨릭대 의과대학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다. 오 대표는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의약품분과 위원장으로 지난 29일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허가를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스템메디텍은 오 대표의 맨 파워와 줄기세포 기반 재생의료 기술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는 생체 내 장기에 존재하는 내인성 줄기세포를 깨워 조직재생을 유도하는 ‘웨이크 업 스템셀’(Wake-up Stem-Cell)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다. 오 대표는 “우리 플랫폼 기술은 세포투과형 RNA 기술과 세포투과형 단백질 기술로 재생의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 대비 다차원적 재생치료가 가능하다”며 “RNA 기반 재생치료제는 신경조직을 재생시키고 기능을 회복시킨다. 이를 활용해 세계 miRNA 심근경색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miRNA와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는 단백질 유도체도 개발해 세계 최초 당뇨성궤양 특이적 재생촉진 펩타이드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모더나 창립자 넘어선 유전자 전달 플랫폼모더나 창립자 로버트 랭어 MIT 교수가 개발한 유전자 전달 기술을 뛰어넘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기업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엠엑스티 바이오텍은 차세대 전달 플랫폼 유체천공기 기술을 공개했다. 유체천공기는 순간적인 세포 형태의 변형을 통해 열린 세포막 틈으로 유전자 물질을 전달한다.정아람 엠엑스티 바이오텍 대표는 “모더나 창업자인 로버트 랭어 MIT 교수가 설립한 SQZ 바이오텍의 유전자 전달기술 세포 압착법 대비 여러 부분에서 뛰어나다”며 “효율성, 대형 입자전달, 안전성 및 기능성, 가격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엠엑스티 바이오텍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GSK는 물론 국내 기업 지씨셀(144510), 툴젠(199800), 메디톡스(086900), 삼성종합기술원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KCELL, 글로벌 TOP4 경쟁력바이오 소부장 기업으로 소개한 KCELL은 맞춤형 세포배양배지 기술을 어필해 주목받았다. 기존 세포배양배지는 소혈청 및 인간혈청이 사용되지만, 변수가 심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KCELL의 무혈청 화학조성배지는 일관된 구성과 오염물질 감소, 윤리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세포배양배지 글로벌 기업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강기용 KCELL 대표는 “머크, 후지필름, 다나허, 론자 등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성능 및 수율, 제품 최적화 서비스, 맞춤형 능력 등에서 우위를 보인다. 글로벌 TOP4에 해당하는 원천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특히 경쟁사들은 하지 않는 고객사 맞춤형 배지 개발과 플랫폼 제공까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2022년 12월 국내 최대 세포배양배지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 외에도 이날 발표에 나선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저마다 새로운 신약개발 기술을 공개해 한국투자파트너스 LSK인베스트먼트 등 VC 관계자들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이수앱지스(086890), 휴온스글로벌(084110) 테고사이언스(191420) 등 바이오 기업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2.06.30 I 송영두 기자
美 FDA 자문위, 노바백스 백신 긴급사용 승인 권고
  • 美 FDA 자문위, 노바백스 백신 긴급사용 승인 권고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사진=AFP)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자문위는 이날 노바백스의 안전성 및 유효성과 관련해 평가회의를 개최한 뒤 미국 내 긴급사용 권고 여부를 투표로 결정했다. 그 결과 찬성 21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최종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FDA가 자문위 결정을 의무적으로 다를 필요는 없지만 대체로는 존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FDA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노바백스 백신 유통을 허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승인시 지난 해 2월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 사용 승인 이후 1년 4개월 만으로, 미국에서 사용 허가를 받은 네 번째 백신이 된다. 또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노바백스가 지난 2년 동안 대량생산에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어온 만큼, 실제 접종까지는 몇 주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노바백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화이자, 모더나 등과 함께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18억달러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임상시험 데이터를 얻는 데 1년 이상 걸리면서 긴급사용 신청도 늦어지게 됐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로 나노입자를 만들어 생산된다. 수십년 동안 B형간염이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의 백신 생산에 사용해 온 방식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과는 다르다. 아울러 영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노바백스 백신은 냉장고 온도에서도 보관이 가능하다. 노바백스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경증 질환의 경우 예방 효과가 90%, 중증 질환은 100%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임상시험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즉 델타나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으로 자리잡기 이전에 진행됐다. 부작용은 접종 부위 통증, 피로, 두통 및 근육통 등 다른 코로나19 백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FDA 자문위는 화이나·모더나 백신과 마찬가지로 심근염, 심낭염 사례도 보고된 만큼 심장에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FDA는 mRNA 기술 기반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거나, 더 오랜 기간 확실한 검증을 원하는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노바백스 백신이 선택지를 넓혀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국에선 약 2700만명의 성인이 아직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미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이 승인되면 1100만회분을 구매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미 다른 백신들이 충분히 널리 보급된 만큼 구매량은 수백만회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2.06.08 I 방성훈 기자
"코로나에서 배운 것"…빠르게 원숭이두창 대응하는 글로벌 바이오
  • "코로나에서 배운 것"…빠르게 원숭이두창 대응하는 글로벌 바이오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원숭이두창(monkeypox)에 대응하는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지만, 관련 정보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이면서 일부 개발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염병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사 치료제 FDA 승인으로 주가 40% 껑충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시가 테크놀로지(SIGA Technologies Inc.)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천연두(smallpox) 치료제 ‘티폭스(TPOXX)’의 주사제형을 승인받았다. 이 소식에 시가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주당 7.39달러에서 13.68달러로 치솟았다. 지난 27일에는 하루 만에 40% 넘게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시가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갈무리 (자료=시가 테크놀로지)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다. 주된 숙주는 쥐 등의 설치류인데, 영장류나 야생동물들도 숙주가 될 수 있다. 인간 감염 사례는 1970년 콩고에서 처음 확인됐다. 티폭스는 최근 확산 이후 새롭게 개발된 치료제는 아니고 기존에 경구용 천연두 치료제로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승인된 약이다. 이번에는 정맥형 주사제형으로 승인이 됐는데, FDA가 원숭이두창에 해당 치료제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진단키트 출시 속도 빨라져…“코로나에서 학습”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는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했다. 유럽 등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개발이 완료된 것이다. 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테크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운 속도”라고 평가했다. 원숭이두창은 기존 천연두 백신과 치료제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지만,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한 진단키트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슈가 개발한 진단키트는 3가지 종류다. 첫 번째는 천연두와 우두, 마두, 원숭이두창 등을 포함하는 바이러스 오르토폭스와 그 변종의 바이러스를 포착한다. 두 번째는 원숭이두창을 표적해서 찾아내는데,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바이러스 계통을 모두 탐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결합한 것이다. (사진=로슈)이 진단키트는 로슈가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줄어들 것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로슈는 올해 1분기에 예상보다 많은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수준의 진단키트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3분기 이후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를 개발한 모더나(MRNA)는 기존 백신 플랫폼을 원숭이두창을 방어하기 위한 백신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더나는 전임상 단계에서 원숭이두창 백신을 연구할 계획이 있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각) 밝힌 바 있다.
2022.06.04 I 이광수 기자
올 가을 재확산 가능성…FDA 자문위 "더 나은 부스터샷 필요"
  • 올 가을 재확산 가능성…FDA 자문위 "더 나은 부스터샷 필요"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올해 가을과 겨울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내용은 6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됐다.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서 올해 가을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다. 오미크론의 새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이어 기존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조합된 ‘XE’변이도 영국과 대만 등에서 발견된 상황이다. 7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와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FDA 자문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다가오는 가을에 사용할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위원들은 올해 가을과 겨울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이 있지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정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진=미국 식품의약국)이번 논의는 백신 개발사들의 향후 백신 개발 방향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모였다. 화이자(PFE)와 모더나(MRNA)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미시간 대학교 교수인 아놀드 몬토 FDA 자문위원회 의장은 “현재 시험중인 변이형 백신이 FDA와 자문위원들이 올해 가을 목표로 삼아야 할 균주와 일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가을까지 어떤 변종이 우세할지 정확히 예측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이되는데, 효능 시험은 몇 달이 걸린다”고 밝혔다.몬토 의장은 이날 논의를 요약하면서 “모든 것을 예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백신 프로그램의 초점이 감염보다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어느 시점에서 기존의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결정할 것인지 △더 나은 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어느 시점의 임상 결과가 새로운 백신으로 개발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자문위원들이 논의했다.자문위원회에서 한 고위 연방 관리는 수정 백신을 위해 연방 정부가 약 50억~120억달러(6조~18조원)의 비용을 지출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어 이 관리는 “행정부의 새로운 코로나19 예산 요청을 대략 절반으로 나누기로 했다”며 “이 예산은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에 등장할 새로운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5월초까지는 임상 시험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봤다. 로버트 존슨 미국 보건복지부 감염병 부서장은 이날 자문위원회에 참석해 “당국이 새롭게 개발된 백신을 선택하더라도 제조업체가 생산하는데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패널에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시험은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서 승인까지 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2.04.07 I 이광수 기자
“효과 별로 없어 보이는데”…미국서 영유아 코로나 백신 효용성 논란
  • “효과 별로 없어 보이는데”…미국서 영유아 코로나 백신 효용성 논란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감염 예방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 당국이 이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할 것인지에 대해서다. (사진= AFP)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제약사 모더나는 이날 6세 미만 영유아에게 코로나 19 백신 성인(100㎍·마이크로그램) 투여량의 4분의 1인 25㎍을 투여했을 때 젊은층과 유사한 면역반응을 보였다며, 영유아용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모더나가 발표한 임상시험 잠정 데이터를 보면 백신을 2회 접종한 6개월∼2세 미만에서는 예방효과가 43.7%, 2∼5세에서는 37.5%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 효과가 40% 안팎으로 나타나면서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5세 미만 영유아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보류한 화이자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화이자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 때 수집한 데이터에서 5세 미만 영유아에게 2회 접종을 한 결과 예방효과가 50% 미만이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이 연령대에 대해 성인 접종량(30㎍)의 10분의 1인 3㎍을 투여했다. NYT는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중이 약 40%인 6세 미만 어린이용 모더나(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를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백신 회피력 높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모든 연령대에서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은 계속해서 나왔지만, 40%는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최소 예방효과 기준에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FDA가 처음에 성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을 위해 설정한 지침은 최소 50%의 예방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실제 긴급사용 승인을 통과한 화이자·모더나 성인용 백신은 예방효과가 94∼95%에 달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이 수치 역시 떨어졌지만, 아직 새로운 기준은 설정되지 않았다.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백신의 효과에 대한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미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더나의 주사는 어린 아이들에게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효능률이) 낮은 숫자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미크론 시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염 예방률이 다른 백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는 2회 접종법의 예방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오자 3회 접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5세 미만의 연령대에는 아예 3회 접종을 접종 완료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결과는 다음달 초에 나올 예정으로, FDA는 모더나의 2회 접종과 화이자 3회 접종의 임상시험 결과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2022.03.24 I 장영은 기자
또 mRNA 특허 분쟁…앨라일람, 화이자·모더나 소송
  • 또 mRNA 특허 분쟁…앨라일람, 화이자·모더나 소송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 바이오텍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가 화이자(PFE)와 모더나(MRNA)를 소송했다. 두 회사의 코로나19 백신에 앨라일람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전달 기술이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모더나의 경우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30년 넘게 연구돼 왔다., 최근 암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구체화 되면서 향후 개발사들 사이의 특허 논란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앨라일람 “화이자·모더나가 우리 특허 침해해”18일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앨라일람은 모더나와 화이자가 자사 특허인 ‘mRNA 기반 백신을 운반하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지질 나노입자를 형성하는 데 사용되는 획기적인 종류의 양이온성 생분해성 지질’을 침해했다고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앨라일람이 델라웨어 법원에 제출한 소장 일부 (자료=델라웨어 법원)앨라일람은 “백신 생산을 중단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판에서 결정될 피고(화이자·모더나)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과 로열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모더나는 성명을 통해 즉각 비판했다. 모더나는 “앨라일람은 10년 된 특허의 범위를 부적절하게 확장하는 노골적인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라며 “앨라일람의 특허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커버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의 경우 지난달 캐나다 아버터스 바이오파마(Arbutus Biopharma)와 미국 제베난트 사이언스(Genevant Sciences)에게도 소송을 당했다. 이들은 모더나가 자사의 지질 나노입자 전달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마찬가지로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역시 모더나에게 ‘합리적인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mRNA 특허, 복잡한 권리관계 형성되고 있어네이처(Natre)에 따르면 1987년 캘리포니아 솔크 생물학연구소 로버트 말론이 약물로써 활용 가능성을 알려주는 실험을 했다. 그는 이 일로 mRNA 백신의 선구자로도 언급되지만, 그 이후에 수많은 연구자가 관련 연구를 하면서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심지어 로버트 말론 역시 mRNA 특허 분쟁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다. 그는 솔크 생물학연구소 상사와 사이가 좋지 않아, 1989년 당시에는 신생기업인 바이칼(Vical)에서 동료 연구자들과 mRNA를 연구를 했는데 이때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연구진과 함께 지질-mRNA 복합체가 생쥐에서 단백질 생산을 촉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1989년 쥐에 주입하기 위한 mRNA 합성을 설명하는 로버트 말론의 실험 내용. (자료=네이처, 로버트 말론)또 이들은 백신에 mRNA를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하지만 바이칼이 관련 특허 출원에 나서면서 로버트 말론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당시 로버트 말론은 “그들은 내 마음의 산물로 부자가 됐다”고 얘기했다.한국바이오협회는 “오늘날의 mRNA 백신은 화학적으로 변형된 RNA와 이를 세포로 운반하기 위한 다양한 유형의 지질을 포함하여 많은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누가 이 기술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고 있고, 특허에 있어서도 복잡한 권리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03.19 I 이광수 기자
코스피 추가 매수 타이밍?…“박스권 하단 확인, 규제 완화에 주목”
  • 코스피 추가 매수 타이밍?…“박스권 하단 확인, 규제 완화에 주목”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년 3개월 만에 0.25%포인트(25bp) 금리 인상을 발표했지만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증시의 핵심 변수가 금리가 아닌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을 형성한 만큼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권고도 이어지고 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금리 인상에도 반등…“건설·원전 등 결국 정책 테마 핵심은 규제 완화”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3%(35.28포인트) 오른 2694.51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2.50%(22.33포인트) 오른 914.13에 거래를 마감하며 종가 기준 9거래일 만에 910선을 탈환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였으며, 기관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간밤 FOMC 금리 인상 발표와 다소 매파적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도 뉴욕증시가 오르는 등 시장 반응은 오히려 차분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부담을 근거로 앞선 의회 증언에서 3월에 25bp 인상을 시사했고 실제 이번 FOMC에서는 해당 수준으로 인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이에 증권가에서는 증시 매크로 변수가 금리 인상보다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과거 메인 이슈가 연준의 금리 인상이었다면 이걸 덮을 만한 매크로 이슈가 우크라이나 사태”라고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대선 이후 정책 관련 테마 업종이나 금리 인상기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업종도 주목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박스권 하단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박스권의 상단이 높아졌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고 금리가 인상될 수 있는 만큼 은행이나 소재 산업, 테크에서는 친환경과 소프트웨어 업종이 상대적으로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윤 센터장은 “2주 전부터 비중 확대를 강조했는데 지수가 2600선에서 추가 낙폭이 제한적일 때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고, 그 중에서도 건설이나 원전 등 정책 관련 업종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며 “대형주나 중소형주 구분보다는 리오프닝(경기 재개)과 규제 완화, 정책 모멘텀에 집중하되 금리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밸류 주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한국보다 미국 주식이 더 나을 수도”…서학개미 순매수 규모 ↑다만 코스피 비중 확대에 대해선 다소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맞선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조심스러운 비중 확대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미국 나스닥 지수가 더 중요한데, 나스닥 가격·이익(PE) 밸류에이션을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3월 수준이며 S&P500 지수는 2020년 3월보다 더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억2313만 달러에서 지난 16일 2억2927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일에는 2억7368만 달러까지 올랐으나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뒤 재차 증가세를 보였다.이 연구원은 “파월의 말을 잘 살펴보면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하반기 물가가 잡힐 경우 이 속도로 계속 올릴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파월 의장이 시장을 달래가며 정책을 이어간다면 매수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한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ProShares UltraPro QQQ(TQQQ)로, 2억2066만 달러(약 2674억원) 순매수했다. TQQQ는 미국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다. 이어 테슬라나 애플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뒤를 이었다.
2022.03.18 I 유준하 기자
오미크론 전용 백신 내달 출시 어렵다
  • 오미크론 전용 백신 내달 출시 어렵다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신 선두 기업인 화이자(PFE)와 모더나(MRNA)는 각각 추가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화이자는 내달, 모더나는 오는 8월을 오미크론 전용 백신 출시 목표 시점으로 밝힌 바 있다.화이자의 파트너사 독일 바이오엔테크SE(BNTX) 우구르 사힌 대표(CEO)는 독일 현지 매체 ‘빌드(Bild)’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 수집 과정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오미크론 백신이 수주 동안 연기됐다”고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이어 그는 “백신이 준비된다면 여전히 백신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다던 기존 입장에서 조금 물러난 뉘앙스다. 다만 앞으로 발생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사힌 대표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경우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이에 당초 목표로 한 3월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말 인터뷰에서도 3월말 출시에 대해 “규제 당국이 얼마나 많은 임상 데이터를 요구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라고 밝혔다.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말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420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백신 임상을 시작했다. 이 임상은 그룹 3개로 나뉘어서 진행중이다. 먼저 3~6개월 전 기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완료자와 △3~6개월 전 화이자 백신 3차 접종 완료자 △백신 미접종자로 분류됐다.경쟁사 모더나는 오는 8월을 개발 완료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다만 17일 로이터는 “하지만 모더나는 기존의 백신보다 새로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결정하기 위한 의학적인 데이터를 여전히 수집하고 있다”며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이 필요한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모더나 역시 이달부터 미국 24개 지역에서 이달 성인 6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오미크론 특화 부스터샷 임상 2상에 돌입했다. 기존 모더나 2차 백신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자와 부스터샷 접종 3개월이 지난 자로 나눠 감염 억제 효과 등을 관찰한다.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두 회사 대표의 전망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종식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증시에는 ‘리오프닝’ 관련주들이 힘을 받기도 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테판 방셀 모더나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최종 단계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타당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사힌 바이오엔테크 대표도 코로나19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언급하면서 “더 이상 상황이 극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2022.02.19 I 이광수 기자
모더나 CEO “오미크론 다음 변이 더 치명적…확률은 20%”
  • 모더나 CEO “오미크론 다음 변이 더 치명적…확률은 20%”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의 또다른 변이가 출현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훨씬 더 치명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 (사진= AFP)방셀 CEO는 16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가 진화하면서 우리가 점점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게 될 확률이 80%”라며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인 다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은 20%”라고 예상했다.그는 ‘이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최종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것이 합리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이어 “오미크론이 그다기 치명적이지 않은 것은 세계로서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지구상에서 매일 수천명의 사람들이 오미크론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일간 전 세계에서 1547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같은 기간 7만316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현재까지 나온 연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은 높지만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률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전염력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고령자 등 취약계층과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수도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코로나19가 종식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되면서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방셀 CEO는 또 “이 바이러스(코로나19)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치 독감처럼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02.17 I 장영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노바백스` 백신 첫 출하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노바백스` 백신 첫 출하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합성항원 방식으로 최초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인 ‘노바백스’가 국내에서 첫 생산돼 본격 접종에 들어간다.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오전 10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안동공장(경북 안동시 소재)을 방문, 이 곳에서 위탁 생산되는 노바백스 백신의 첫 출하 기념식에 참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한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백신 중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최초의 백신이다. 지난달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거쳐 이달 8일 출하승인이 마무리돼 국내 도입됐다.노바백스는 이번에 출하되는 물량인 29만 2000회분을 시작으로 이달에 약 200만 회분이 도입될 예정이며, 이후에도 예방 접종계획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18세 이상 미접종자의 기초접종과 2차·3차 접종 미완료자 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은 일회용 주사기로 공급돼 보관·유통·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고위험군 중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요양병원 및 시설 내 자체접종 및 방문접종에 우선적으로 활용한다. 또 1차 또는 2차 접종을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이나 바이러스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 등)으로 접종했지만, 2차·3차 접종시 의학적 사유(금기·연기 등)로 mRNA 백신 등의 접종이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활용한 교차 접종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권덕철 장관은 이날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 기업이 원액부터 완제까지 생산한 백신”이라며 “국내 공급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에 이어 국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우리 국민에게 접종하는 3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이 국내 도입됨에 따라 예방접종률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생산기술 측면에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독감백신 등과 같이 합성항원 방식으로 생산된 백신으로 우리 국민에게는 접종경험이 많은 백신인 만큼, 그간 미접종하신 국민들도 접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자료=보건복지부)
2022.02.09 I 양희동 기자
셀리드, ‘대조백신 부재’ 2b상만 승인...희망은 SK바사?
  • 셀리드, ‘대조백신 부재’ 2b상만 승인...희망은 SK바사?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리드가 코로나19 백신 2b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지만, 국산 코로나 백신 상용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회사 측이 임상 2b/3상 계획을 동시에 신청했었지만 3상은 불발됐다. 대조백신 부재가 그 이유로 확인됐다.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7일 셀리드(299660)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 2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19세 이상 건강한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국내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기간은 2021년 12월부터 2023년 6월까지로 더블 블라인드(이중맹검) 방식으로 2개월 간격 2회 접종을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게 된다.하지만 셀리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주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당초 셀리드는 2b/3상 동시 승인을 목표로 했다. 2b상은 125명 규모, 3상은 시험백신 3100명과 대조백신 1000명 등 총 4100명의 대규모 임상을 계획했다. 해당 계획을 지난해 11월 12일 식약처에 제출했고, 식약처는 회사와 논의 끝에 2b상만 최종 승인했다. 대조백신 부재가 주원인으로 지목됐다.셀리드 관계자는 “최초에는 임상 2b상과 3상을 동시 승인받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식약처와 논의를 통해 2b상만 승인받게 됐다”며 “3상 승인이 불발된 이유는 임상 디자인 당시 어떤 대조백신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담지 못했다. 임상시험 계획서에 그런 부분을 구체화했다면 식약처가 유연한 판단을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조백신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화이자·모더나는 현실적 불가능, SK바사 대안 가능할까대조백신은 국산 코로나19 백신 주권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대내외적인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기술 및 노하우가 공개된다는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모더나 등 제조사들이 대조백신 제공에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은 지난해부터 대조백신 부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3상 진행을 위해서는 대조백신이 꼭 필요하지만,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을 눈여겨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회(24일~29일)에 참석 중인 김강립 식약처장이 게브레에수스 WHO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며 “한국 최초 코로나19 백신이 될 것이며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다는 의미가 있다. WHO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신속히 심사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정부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이 상반기 허가를 받는다면, 정부의 중재 등을 통해 대조백신으로 제공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도 “예를 들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허가를 획득하고, 대조백신으로 제공하겠다고 결정하면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조백신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조백신을 제공할 경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GBP510은 항원 단백질을 체내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전통적인 합성항원 방식 백신으로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 개발했고, GSK 면역증강제 기술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단순하게 GBP510 개발이 완료되고, 허가를 받게 된다면 대조백신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만 의사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워싱턴대학 IPD와 GSK에서도 동의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특히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대조백신에 대한 언급은 시기상조”라고 했다.셀리드 관계자는 “대조백신 관련해서는 지금 여러 가지 방안들을 놓고 시도 하고 있다. 정부 측에도 지속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고,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채널들을 통해 1대1로 직접 논의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대조백신은 당장 우선순위는 아니고 한국과 뉴질랜드 포함해서 5개국에서 진행될 임상 2b상을 신속하게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2.02.02 I 송영두 기자
바이오 투자 달인이 '한 우물만 파는 회사' 피하라는 이유
  • 바이오 투자 달인이 '한 우물만 파는 회사' 피하라는 이유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사명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바뀌는 바이오 기업, 갑자기 개발 분야가 확 바뀐 바이오 기업,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했던 분야의 약을 갑자기 개발해냈다는 기업, 실질적으로 딱 한 가지 신약 후보 물질만을 갖고 거기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 이런 곳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투자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개인 투자자를 위한 제약·바이오 산업 개론서 ‘바이오 투자의 정석’을 쓴 박한슬 작가는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작가는 바이오를 투자해 큰돈을 잃은 주변 투자자를 보고 ‘잃지 않는 법’에 집중한 투자 기본서다. 그는 약대 재학시절 글로벌 제약사 인턴을 거치고 졸업 후에는 대학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대학원에서 통계를 전공하고 있다. 임상시험 분야에서 통계의 중요성이 커서다. 박한슬 작가 (사진=박한슬 작가)그는 초기 투자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투자해서 마련했다. 지난 2020년에는 국내와 해외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사의 기술을 분석해 큰 수익을 냈다. 박 작가는 “대학병원에 근무 할 때 국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었다. 미국 쪽도 대유행의 기미가 보여 폭락에 배팅했었다”며 “덕분에 투자금 규모가 커졌다. 이후에는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관련 주식들에 투자했는데 다행히 종목 선택이 적중한 덕분에 작년 상반기에는 초기 투자금 보다 약 10배 불어났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종목선정이다. 바이오 벤처 특성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유의미하게 발생하지 않아서다. 기술 또한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뜬 소문에 베팅해 손실을 내는 경우도 있다. 박 작가는 먼저 전체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보고 그 이후 개별 기업과 기술을 보는 순서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더나(MRNA)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모더나 같은 기업은 백신이 승인될 즈음 주가가 주당 200달러 수준이었다”며 “지난해 모더나 주가는 계속 올랐다. 시장도 명확하고 기술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데다, 매출을 발생시키는 상황이 변화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기업의 재정 상황에 관한 판단도 중요하겠지만, 해당 기업이 어떤 시장에서 어떤 질환을 목표로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명확히 파악하면 장기적으로는 그 큰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다음은 박한슬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처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당시 그룹 차원에서의 승계라던가 회계 이슈 등 기업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매우 저평가돼 있었다. 그에 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향하고 있는 미래는 사업 방향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나 바람직했다. 삼바가 실제로 주력으로 삼는 건 바이오의약품의 하부 섹터 중 하나인 항체의약품 분야다. 항체의약품은 확실히 규모의 경제가 달성될 수 있고, 한 번 위탁생산을 시작하면 후발 주자가 따라가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 삼성그룹이 가장 잘했고, 현재도 잘하는 반도체 분야랑 구조적으로 아주 유사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첫 갤럭시 휴대폰을 개발 중인 상황에서 기업 외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면, 그때가 사실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저서 ‘바이오 투자의 정석’시작과 끝에 ‘신라젠(215600)’에 대해 반복해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신라젠이 언제 이상하다고 느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신라젠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예전부터 꾸준히 경고를 내놓았던 종목이다. 진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 시점은 임상 2상 시험에 실패했음에도 임상3상에 도전하는 황당한 행보를 본 다음이었다. 정상적인 의약품 개발을 하는 회사라면, 그런 식의 임상 개발은 절대로 할 수가 없다. 2상 임상시험에서 1차 임상목표 충족에 실패했다는 건 그냥 그 약이 약효가 없다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충격적인 결과다. 1차 임상목표 충족에는 실패했으나, 생존기간 연장이 관찰됐다는 건 약효가 있는지는 전혀 입증을 못 했는데 우연히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임상 3상을 진행한다고 하면, 아파트 지으면서 2층은 안타깝게 무너졌지만, 3층 공사는 강행한다는 식의 얘기랑 다를 바가 없다. 바이오 투자를 하시는 분이라면 최소한 1차 임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계셔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잘 모르시니, 이런 사달이 난 것으로 생각한다.신라젠이 저런 황당한 행동을 벌였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본인들이 실질적으로 가진 신약후보 물질이 펙사벡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로 일으킨 회사다 보니, 2상에서 실패했다고 깔끔하게 털어버릴 수가 없던 것이다. ‘못 먹어도 고’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으로 판단된다.-개인투자자가 꼭 피해야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의 유형이 있다면 알려달라.△사명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바뀌는 바이오 기업, 갑자기 개발하던 분야가 확 바뀐 바이오 기업, 여태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했던 분야의 약을 갑자기 개발해냈다는 기업, 실질적으로 딱 한 가지 신약후보 물질만을 갖고 거기에 올인하고 있는 기업. 이런 곳들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혹하지 않는게 좋다. 꼭 개별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도 산업 전체가 커지면 같이 이득을 보는 회사들도 있고, 아예 범용성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서 기술을 파는 회사도 있다. 신약개발 회사야 위험부담을 져야 성공할 수 있지만, 주주가 그 모든 위험을 같이 질 필요는 없다.-투자 실패 경험도 있는가.△나름대로는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하다 보니 일정 비율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게 바이오 섹터 투자자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한가를 맞은 적이 있는데 소아 심장기형 환자에게 사용하는 희귀의약품을 개발하는 메지온(140410)이 그 주인공이다. 3상 임상시험까지 다 마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만 받으면 되는 상태였는데, 그 허가 타임라인에 맞춰서 들어갔더니 갑자기 승인이 불발됐었다. 소식이 나오자마자 하한가 직행했는데, 진짜 머리가 하얗게 빈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돌발적인 자료 보완 요구를 받을 것이어서 예측도 안 되고 기존에 아는 지식도 도움이 안 됐다. 꽤 큰 손실로 며칠을 우울한 상태로 보냈다.-최근 국내외 증시 여건이 좋지 않다. 종목은 어떻게 고르면 좋은가. △현재의 시장 상황과 별개로 바이오 종목 선정 기준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전체 시장 규모이고 그다음이 개별 기업이 개발 중인 약이나 기술이다.예를 들자면 소아 심장기형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 일반 투자자한테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런데 소아 심장기형 약을 복용하는 환자 숫자가 어느 정도 될지, 즉 전체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다. 구글에 심장기형 유병률, 아니면 영어로 ‘cogenital heart defect(선천성 심장기형)’, ‘prevalence(유병률)’ 검색해보면 된다. 생각보다 숫자가 적다. 그 말은 애초에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으니, 그 분야에서 신약 개발을 하더라도 큰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말과 같다.-국내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사들 앞으로 유효하다고 보나.△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추천하지 않는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통해서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중인 기업들이 있는 건 맞지만, 지금은 코로나 백신도 넘쳐나고 치료제도 대규모로 공급되는 시기라 해당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매우 힘든 상태다. 현재 국내 예방접종 상황만 봐도 그런데 이미 전 인구의 85%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쳤고, 청소년을 제외한 성인 인구에서는 95%가 2차 접종을 마쳤다. 아마도 매년 독감 예방접종처럼 코로나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이미 수많은 데이터를 쌓은 화이자(PFE), 모더나 백신을 제치고 국산 백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 독자적인 기술 확보에 의의를 둔다면 몰라도 이를 바탕으로 수익 창출에 대해 기대하긴 힘들다. 치료제 쪽은 훨씬 더 상황이 심각하다.-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 등의 사태로 최근 제약 바이오 투자자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에 투자해야 되는 이유가 있다면.△인구 노령화 때문이다. 선사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암 같은 질병을 앓지 않았다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이건 단지 그때 사람들이 암에 걸릴 정도로 오래 살지를 않아서 그랬던 것이다. 사람은 수명이 증가할수록 꼭 암이 아니라도 아픈 곳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도 노령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을 예로 들면, 바이오 섹터 주식들의 성장률은 S&P500 지수 성장률을 오랫동안 웃돌았다. 그 기저에 노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가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노령화가 사회적 문제인 것과 별개로 이들이 앓는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과 의료기술은 계속 개발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절대 사양산업이 될 수는 없는 섹터라는 뜻이다.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유독 자금 유입이 많았으니 한동안은 상대적 소외를 당할 수는 있어도 인간이 노화를 막지 못하는 이상 섹터 자체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수밖에 없다.-제약 바이오는 정보비대칭성이 가장 높은 섹터중 하나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정보 접근 방법이 있을까.△한 번 큰 틀에서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 나면, 세부적인 정보 업데이트는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 가령 미국 식약청 FDA에 신약후보 물질의 3상 임상시험까지를 모두 마치고, 신약 허가신청(NDA)을 했을 때 그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아는가. 일차적으로 ‘서류가 갖출 걸 모두 갖췄다’는 응답은 60영업일 내에 회신이 와야만 한다.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다면 실제로 심사에 돌입해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결과가 나온다. 이런 타임라인을 알고 투자를 진행하는 사람과 막연히 ‘카더라’를 듣고 행동하는 사람의 투자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바이오 투자의 정석’을 쓰게 된 계기도 이런 틀을 잡아주는 ‘정석’을 만들어보잔 생각이기도 했다. 개별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성공률마저도 통계적으로 손에 잡히는 수치로 나와 있으니, 장기적 방향성을 잘 맞춰두고 느긋한 마음을 가진 분이 성공하기 가장 좋은 섹터인 셈이다. 국내에도 바이오 전문 매체들이 있고, 해외에도 그런 매체들이 있으니 이들 자료를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앞으로 주목하면 좋을 만한 기술이나 분야가 있다면.△최근에 돼지 심장을 사람 몸에 이식한 사례가 있었다. 성공을 거두면서 이종 장기이식 관련 기업들의 성공 시계가 몇 년은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게 바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개발 업체들이다. 여기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정도에 머물러 있던 mRNA 백신을 코로나를 계기로 성공시키면서 관련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mRNA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많다. 백신 분야로만 좁히더라도 모더나 같은 곳은 코로나를 포함해 세 종류의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이미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종식으로 인한 실망감으로 mRNA 백신 관련주가 동시에 폭락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 mRNA가 급작스럽게 치고 나오다 보니 먼저 각광 받던 올리고핵산 기술이 조금 묻혀버린 감도 있지만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다.-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섹터 자체가 무너지며 마음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짐작된다. 손실을 메꾸려 조바심을 내다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지만 않으면 기회는 무조건 또 온다. ‘바이오 투자의 정석’의 개정판 낼 즈음에 여전히 바이오 섹터에 관심 가지고 같이 투자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2022.01.30 I 이광수 기자
"오미크론 막자" 화이자 이어 모더나도…변이 전용 부스터샷 내놓는다
  • "오미크론 막자" 화이자 이어 모더나도…변이 전용 부스터샷 내놓는다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화이자(PFE)에 이어 모더나(MRNA)도 오미크론 전용 추가접종(부스터 샷) 백신을 개발한다. 기존의 백신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방 효과가 급감하는 것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 원형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국내 개발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오미크론은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지 약 두 달 만에 8000만명 이상의 사람을 감염시켰다. 모더나는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부스터샷 백신 임상2상을 시작했고, 첫 번째 참여자가 이미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접종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화이자가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 임상을 시작했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동작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동작구 제2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모더나의 임상시험은 18세 이상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 참가자는 기존 모더나 백신 2회를 접종받고, 나머지 그룹은 모더나 백신과 개발 중인 오미크론 전용 부스터샷을 맞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도 지난 25일(현지시간) 1420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전용 백신 임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오는 3월이면 전용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바이러스 원형에 대응하는 백신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개발을 완료 할 수 있는 것이다.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으로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장악한 두 업체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응에도 속도를 내면서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식품안전처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행중인 국내 업체는 8곳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제넥신(095700) △유바이오로직스(206650) △셀리드(299660) △큐라티스 △HK이노엔(195940) △아이진(185490) △진원생명과학(011000) 등이다. 국내에서 개발이 가장 빠른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국내에서 합성항원 방식의 ‘GBP510’이 유일하게 임상 3상 투약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작년 10월 식약처에 임상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GBP510과 마찬가지로 합성항원 방식이다. 식약처의 승인이 난다면 본격적으로 임상 3상에 돌입한다. DNA 플랫폼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제넥신은 해외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어제 맞은 백신이 내일 나올 변이체에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며 “(제넥신이 개발하는 백신은) 새로운 변이체에 대해서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개념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01.27 I 이광수 기자
오미크론 전용 백신 3월 나온다…대확산 막을까?
  • 오미크론 전용 백신 3월 나온다…대확산 막을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최근 ‘오미크론(Omicron)’이 델타 변이에 이어 코로나19의 우세종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들은 각각 올해 봄과 가을경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존 백신을 무력화하는 능력이 큰 오미크론에 대한 전용 백신을 만들어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제공=AFP)27일 외신을 종합하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 등은 이미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확보해 임상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는 이르면 3월, 모더나는 올가을경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mRNA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은 유전자 서열만 알면 약 2주 내로 실험용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대륙에서 오미크론이 처음 등장 후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실험용으로 만들었다. 이후 개발 과정을 거쳐 현재 임상 시험을 시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2020년 9월 이후 알파와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종의 우려 변이가 나타났다. 이런 우려 변이에 대항할 백신 개발도 차례로 진행됐지만, 변이 전용 백신이 현장에 도입되지 못했다. 기존 백신의 추가 접종 방식이 우려 변이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2020년 10월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등장한 지 약 6개월 만에 전용 백신이 실제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널리 사용되진 않았다”며 “델타 변이가 기존 백신을 회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전용 백신은 이전 변이 전용 백신들과 달리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WHO 백신 기술자문그룹은 지난 11일 가디언을 통해 “기존 백신의 반복적인 접종에 기반한 코로나19 대응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의 변이 백신을 추가해 전략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에는 시리암 수브라마니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연구진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68명)와 감염 이력이 없고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사람(30명) 등 총 98명의 항체를 오미크론에 처리한 다음, 항체 능력을 얼마나 무력화시키는지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확진자로부터 얻은 항체의 공격 능력은 다른 코로나19 관련 바이러스 대비 오미크론에서 평균 6.3배 낮았다. 2차 접종자에서 얻은 항체의 공격 능력 역시 다른 것들 보다 오미크론에서 평균 4.4배 감소했다. 오미크론이 사람이 획득한 여러 항체를 피해 생존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김호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의 생존 능력이나 단백질 구조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가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확실한 효능을 담보하는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든 변이를 아우르는 범용 백신의 개발 필요성도 제기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려면 범용 백신이 필요하다. 이를 개발하려면 수년의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01.27 I 김진호 기자
모더나 공동 설립자 “디지털 생물학 시대 도래”…AI 신약 기술 기업에 쏠리는 눈
  • 모더나 공동 설립자 “디지털 생물학 시대 도래”…AI 신약 기술 기업에 쏠리는 눈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모더나 백신이 94.5% 효능을 보인다는 실험 결과를 들었을 때, 내 대답은 ‘놀랍지 않다’였다. 이미 수년간의 작업을 통해 프로그래밍된 mRNA(메신저 리보핵산)이기 때문에, 면역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의약품’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중요한 건 AI(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의 역할이다.”지난 13일(현지 시각)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대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VC)이다. 누바 아페얀은 모더나(Moderna), 악셀라 헬스(axcella health)를 비롯해 수십 개 바이오 스타트업 설립을 지원해온 벤처 자본가다.◇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AI 알고리즘 활용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사진=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홈페이지 캡처)신년사에서 누바 아페얀 대표는 “지금까지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은 ‘우연의 게임’이었다. 이 예측 불가능성은 산업, 투자자 및 사회에 엄청난 비생산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가능한 의약품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생물학적 문제가 디지털 문제로 전환되는 디지털 생물학 시대가 다음 세기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그가 얘기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의약품이란, 올바른 단백질이나 세포를 잘 골라내고 최적의 생산 과정을 활용하는 등 신약 개발에서의 정확도를 높인 약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창업한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I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누바 아페얀 대표는 “AI와 머신러닝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중요한 단서를 수집할 도구가 되어준다”고 말했다.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AI 신약 개발사들을 꾸준히 설립 및 지원해왔다. 2019년 설립한 ‘발로(Valo Health)’가 대표적이다. 발로는 AI 컴퓨팅을 통한 신약 개발 플랫폼을 만들었다. 약물 후보를 효율적으로 골라내, 임상시험 설계 및 실행에 대한 예측 신뢰도를 높인다.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투자한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generate biomedicines)도 머신러닝을 활용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 이 플랫폼은 수억 개의 단백질을 분석해 질병 치료에 적합한 펩타이드나 단백질을 모델링한다. 최근 암젠과 5000만달러(약 596억원) 규모의 연구 협력 계약을 발표했다.◇국내에선 신테카바이오·온코크로스·스탠다임 등 기술 보유AI 신약개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더비지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9억1000만달러(약 1조858억원)에서 올해 39% 성장한 12억7000만달러(약 1조 5154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2025년까지는 연평균 47%씩 성장해 59억4000만달러(약 7조 8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이처럼 AI 신약개발 시장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받는 데는 신약 개발이 워낙 까다로워서다. 후보약물을 발견하고 임상을 거쳐 상업화되기까지 평균 10~15년이 걸린다. 연구개발비도 8억달러(약 9536억원)에서 13억달러(약 1조 5500억원) 가량 든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국내에도 AI 신약 플랫폼 기업들이 여럿 있다. 스탠다임, 신테카바이오(226330), 온코크로스, 팜캐드, 카이팜, 디어젠, 닥터노바이오텍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신테카바이오는, 유효물질을 도출하는 AI 플랫폼 ‘딥매쳐(DeepMatcher)’, AI 기반으로 신생항원을 발굴해 개인 맞춤형 면역항암제 개발에 기여하는 ‘네오에이알에스(NEO-ARS)’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온코크로스는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과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 스탠다임은 신규 타깃 발굴 AI 플랫폼 ‘스탠다임 애스크(Standigm ASKTM)’와 신규 물질 생성 AI 플랫폼 ‘스탠다임 베스트(Standigm BESTTM)’를 결합해 타깃 발굴부터 선도물질 확보까지 7개월 만에 완료할 수 있는 ‘워크플로우 AI(workflow AI)’를 완성했다.디어젠은 약물과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MT-DTI(Molecule Transformer Drug Target Interaction)’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 디어젠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17개 기업과 AI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급격하게 협력이 늘어났다. 글로벌 AI 기업 중심으로 빅딜이 많이 체결되는 양상이라 관심도는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022.01.17 I 김명선 기자
롤러코스터 美 증시…나스닥만 나홀로 상승
  • [뉴스새벽배송]롤러코스터 美 증시…나스닥만 나홀로 상승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국채금리 급등에 투자 심리는 줄곧 약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나스닥 지수만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 중 한 때 1.808%까지 상승하며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지속되면서 비트코인은 4만달러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개월 전인 작년 11월과 견줘 40% 가량 내린 가격이다. 국회는 올해 첫 본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 개정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해 12월 정기국회 처리를 당부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찬성하면서 급물살을 탄 바 있다. 개정안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근로자 대표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은 1명을 공공기관 비상임 노동이사에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이 법안에 대해 재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사진=AFP 제공)△ 나스닥, 5일만에 반등했지만…여전한 긴축 우려-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79포인트(0.45%) 하락한 36,068.87에 거래를 마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74포인트(0.14%) 떨어진 4,670.29에 마감.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93포인트(0.05%) 상승한 14,942.83으로 장을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반등-특히 이날 나스닥 지수의 반등 폭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수준. -하지만 여전히 시장은 조기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 특히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3월부터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른바 ‘양적 긴축’인 대차대조표 축소는 7월부터 시작할 것이란 얘기.-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6.4%로 평가. 연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네 차례 이상 올릴 것으로 전망한 참가자들은 54.5%.-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4포인트(3.41%) 오른 19.40.△ 급등하는 美 국채금리…유가는 약세-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808%까지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0.910%까지 뛰었는데 이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을 덮치기 직전인 2020년 3월 초 이후 최고치. 긴축 우려에 따라 금리가 급등하고 있음.-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85% 하락한 배럴당 78.23달러에 거래를 마쳐.△ 비트코인, 장 중 4만달러 붕괴-비트코인은 간밤 3만9558달러까지 하락해 지난해 8월5일 이후 최저가를 찍어. 코인당 4만 달러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9000달러에서 40% 이상 추락한 가격.-이더리움도 이날 한때 7% 이상 급락한 2940달러까지 떨어지기도.-우리시간으로 오전 7시 기준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41830달러에 거래 중. 이더리움은 308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음. 업비트에서는 각각 5124만원, 3775만원을 가리키고 있음.△ 화이자 “오미크론용 백신, 3월까지 준비”…모더나도 곧 인상-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를 목표로 개발 중인 백신이 “3월에는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해. 새 백신은 오미크론 뿐만 아니라 유행 중인 다른 변이 바이러스도 예방가능하게 만들 계획. 단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이 별도로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입장.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이날 CNBC에 나와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백신 부스터(추가접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해. -방셀 CEO는 “2022년 가을을 위한 (오미크론 변이용) 부스터샷 가능성에 대한 최선의 전략을 결정하기 위해 전 세계 공중보건 지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액, 1880억원서 2215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10일 자사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의 횡령 금액을 종전 1880억원에서 2215억원으로 정정공시. 이는 회사 자체 조사 결과 이씨가 빼돌렸다가 되돌려놓은 금액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이를 횡령액에 포함한 데 따른 것.-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기자본(2020년 말) 대비 횡령액 비중도 91.81%에서 108.18%로 늘어어나. 다만 횡령으로 인한 최종 피해 발생액은 여전히 1880억원. -현재 경찰은 이모씨 가족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하고 회사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중. 이 과정에서 이모씨의 아버지 집에서 1kg 금괴 254개가 나오기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한 상태. △올해 첫 국회 본회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법’ 처리-이날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은 노동자 대표의 추천이나 동의를 받은 비상임 이사 1명을 이사회에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법이 의결되면 법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부터는 공공기관은 ‘노동 이사’를 선임해야 함.-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에 걸쳐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노동이사제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됨. -또 본회의에서는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종합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의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안도 처리할 계획.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카카오페이 제공)△‘먹튀논란’ 류영준 사퇴에도…카카오, 10만원선 붕괴-전날 카카오(035720)는 “류영준 카카오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크루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혀-지난해 11월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총 44만여주를 매각한 바 있음. 이에 시장에서는 주식 매각 시기와 경영진의 집단 매각을 문제삼았고 카카오 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음-류 대표의 사임에도 주식시장에서 카카오의 약세가 이어짐. 카카오는 무려 3.40%(3400원) 하락하며 9만6600원을 기록하며 10만원 선이 붕괴. 카카오페이(377300)와 카카오뱅크(323410)도 각각 3.26%, 7.09%씩 약세.△ ‘역대급 IPO’ LG에너지솔루션, 오늘부터 수요예측-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부터 12일까지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 총 공모주식수는 4250만주로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25만7000원~30만원.-전문가들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을 10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며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당인 30만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 -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신청을 받아 2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계획.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산출한 공모 예정 금액은 12조700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0조원으로.상장과 동시에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3위 내 진입 예상.-
2022.01.11 I 김인경 기자
소마젠, 모더나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 확대
  • 소마젠, 모더나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 확대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외국기업 기술특례상장 1호인 미국 바이오 기업 소마젠(950200)이 코로나19 백신 개발회사 미국 모더나(MRNA)와 올해 상반기 DNA, RNA 등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 연장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소마젠은 지난 2014년 4월 모더나와 DNA 및 RNA 등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연간 약 10억원 규모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모더나에 꾸준히 제공해 왔다.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 등 모더나의 사업이 확대되면서 이번 연장 계약을 통해 소마젠에 대한 기존의 발주 물량을 올해 상반기에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마젠이 2021년 상반기에 모더나에 공급했던 매출액은 43만달러다.회사 관계자는 “이번 연장 공급계약에 명시된 약 116만불(약 14억원)의 공급 물량은 올해 상반기 동안 모더나가 소마젠에 대하여 발주하게 될 최소한의 물량을 뜻한다”며 “향후에도 모더나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DNA 및 RNA 등의 유전체 분석 수요가 늘어날 경우, 본 계약에 명시된 공급 물량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제출한 2021년 3분기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소마젠은 3분기 누적 1765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여 2020년 동기 대비 약 4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소마젠 전체 매출 중 유전체 분석 사업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94%에 달한다. 주요 거래처로는 미국의 베리앤틱스(Variantyx)와 에드메라 헬스(Admera Health), 존스홉킨스 의대 및 존스홉킨스 의대 부속기관인 LIBD(리버뇌발달연구소), 모더나 등이 있다.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는 “앞으로도 신규 거래처 발굴은 물론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 등을 통해 미국 내 유전체 분석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01.06 I 이광수 기자
배달수당 현실화·요금제개편…점주도 고객도 "비싸지는 거 아냐?"
  • 배달수당 현실화·요금제개편…점주도 고객도 "비싸지는 거 아냐?"
  • [이데일리 정병묵 조민정 기자]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회사와 임금교섭 잠정 합의를 도출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마침 작년 말 쿠팡의 ‘단건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 종료 및 점주 대상 요금체계가 개편돼 업계가 들썩인 바 있다. 새해 벽두, 배달앱계의 잇단 큰 변화에 점주들은 각종 수수료 지출이 늘까, 고객들은 배달 음식값을 더 내야 할까 우려가 크다.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라이더들이 요구한 기본배달료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배달요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바뀌었다. 기존 배달료는 직선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됐지만 합의안에 따라 내비게이션 실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거리 할증이 적용된다. 즉, 먼 거리를 배달할 수록 업체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비나 눈이 오거나 혹한·혹서기에는 1000원의 날씨 할증도 지급해야 한다.(그래픽=이미나 기자)지난달 쿠팡이츠가 수수료·배달비 체계를 개편한 데 이은 큰 변화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30일 점주가 사업 형태에 따라 네 가지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내용을 살펴 보면 주문 건당 판매단가가 높은 매장은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춘(15%에서 7.5%로 인하) ‘수수료 절약형’, 판매단가는 낮지만 주문이 많은 매장은 배달료 부담을 낮춘(6000원에서 최대 2900원까지 인하) ‘배달비 절약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수수료 일반형’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료 모두 조금씩 낮춘 것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중개수수료는 9.8%로, 배달료는 5400원(고객과 점주 분담)으로 조정했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하나로 묶어 주문 건당 27%를 내는 ‘배달비 포함형’도 있다. 내달 3일부터 서울지역에 적용 예정이다. 쿠팡 측은 “점주들의 수요가 너무도 다양해 경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요금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숫자만 보면 인하 폭이 커 보이지만 점주들 사이에서는 내야 할 돈이 더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2019년부터 쿠팡이츠에서는 프로모션 혜택에 따라 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만 냈기 때문.실제 2만원짜리 피자 한 판을 주문한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점주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합쳐 6000원만 쿠팡이츠에 내면 됐다. 여기에 ‘수수료 일반형’을 적용하면 중개수수료 1960원(음식 값의 9.8%)과 배달료 5400원, 총 7360원을 내야 한다. 프로모션 기간보다 1360원 더 비싼 셈이다. 반면 1만원대 저가 음식을 판매하는 곳들은 이번 개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배달비 포함형을 택할 경우 1만원짜리 음식을 판매할 시, 수수료 27%만 내면 돼 결제수수료를 내고도 7000원을 남길 수 있다. 이러한 잇단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마케팅 출혈 경쟁을 통해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 진행할 수는 없는 모델”이라며 “배달 라이더의 각종 수당이 현실화한 만큼 이번에 이뤄지지 않은 기본 배달료 인상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파장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배달료는 점주와 고객이 동시에 부담한다. 비율은 점주가 정한다. 배달앱에 점주가 내야 하는 수수료가 올라가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27)는 “이미 조금 싸게 시키려고 보면 기존 배달비에 소액 주문비도 붙어서 최종금액이 더 비싸지더라”라며 “배달음식 몇 번 시켜 먹으면 몇 만원씩 금방 나가니까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퇴근하는 길에 포장 주문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신림동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일단 배달이 들어오니까 음식을 보내긴 하는데 사실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재료비도 계속 오르고 있는데 최저시급도 올라 부담이 큰데 프랜차이즈라 제품 가격은 올리지도 못한다. 배달앱에서 지불하는 홍보비도 ‘고고익선’이라 경쟁이 붙어서 홍보 지출도 만만치 않다”고 걱정했다.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프로모션은 언젠가는 끝나는 것인데 지금부터라도 배달앱이 각 음식점마다 필요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배달앱 이용이 빼 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된 만큼 고객과 점주, 배달앱 아울러 배달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01.05 I 정병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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