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4,901건

만삭 임산부, 8세 여아 유괴 후 살인
  • 만삭 임산부, 8세 여아 유괴 후 살인[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1997년 8월 30일.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박초롱초롱빛나리(당시 8살)양이 유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검거되는 유괴 살인범 전현주. (사진=MBC 보도 갈무리)그날 저녁 박양 부모에게는 총 3차례에 걸쳐 2000만원의 몸값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전화가 걸려왔다.발신 위치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 공중전화, 황급하게 수화기를 내려놓고 사라진 유괴범의 정체는 임신 8개월차 만삭의 임산부 전현주(당시 28세)였다.전씨는 범행 당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영어학원 인근을 서성이다 박양에게 접근한 뒤 유인해 소품 제작실 등으로 사용하던 자신의 사당동 지하창고로 데려갔다.그는 박양에게 사탕이라고 속여 수면제를 먹였으며, 잠에서 깬 박양이 울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전씨는 박양을 살해한 이후에도 박양 부모를 속여 돈을 뜯어내기 위해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대기하던 경찰이 발신지를 추적해 급습한 명동 한 커피숍에는 전씨를 포함한 여성 12명과 남성 1명 등 총 13명이 있었다.경찰이 검문하자 전씨는 아기가 놀라 배를 차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야 겠다며 항의했다. 전씨는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대학 후배들까지 불러 소란을 피웠고, 경찰은 지문만 채취하고 전씨를 보내줬다.이후 경찰이 커피숍에 있던 13명을 상대로 잠복수사에 나선 가운데 범인이 행적을 숨기고 사라지면서 사건은 9월 3일 공개수사로 전환됐다.박양의 생전 모습. (사진=MBC 보도 갈무리)경찰이 전씨를 잡을 수 있게 도왔던 결정적인 제보자는 전씨 부모였다. 정부 고위공직자였던 전씨 부친은 9월 11일 자택 근처를 탐문하던 경찰에게 딸이 9월 1일부터 가출 상태라고 알렸다. 그리고 경찰이 들려준 유괴범 목소리를 듣고 딸이 맞다고 실토했다.사실 전씨 부모는 이틀 전인 9월 9일 딸로부터 범행 사실을 전해들었다. 부친은 전씨에게 “네가 속죄하는 길은 자살 뿐”이라며 “우리도 곧 뒤따라 갈테니 두려워하지 말라”며 살충제까지 구매해 손에 쥐어줬다고 한다.전씨 부모 신고를 들은 경찰은 즉각 검거에 나서 통화 내역을 토대로 9월 12일 서울 신림동 한 여관에서 전씨를 체포했다. 이후 전씨 자백에 따라 찾아간 지하창고 출입구 쪽 계단에서 등산용 배낭에 담겨있는 박양 시체를 발견했다.그해 2월 결혼식을 올려 임신 상태였던 전씨는 평소 사치와 낭비벽이 심해 결혼 후 생긴 3000만원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유괴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전씨가 “공범이 있다”라거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등 거짓 주장을 펼쳐 전씨의 단독 범행이 아닌 공범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경찰과 검찰이 합동 조사한 결과 단독 범행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검찰은 진술조차 거짓을 반복하는 전씨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해 사형을 구형했고, 전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현재까지 복역 중에 있다.전씨 뱃속에 있던 아기는 전씨가 검거된 지 한 달 후인 1997년 10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후 전씨 남편이 곧바로 데려갔고, 미국으로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2023.08.30 I 이준혁 기자
메리츠증권 “국내 채권, 미국 금리 민감도 낮아져야”
  • 메리츠증권 “국내 채권, 미국 금리 민감도 낮아져야”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메리츠증권은 25일 국내 채권 금리에 대해 통화·재정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미국 대비 민감도가 낮아져야 한다고 봤다. 특히 현재 채권시장 금리에 반영된 기준금리는 3.75%인 만큼 저가매수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국내 통화정책은 미국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우리의 사정에 맞춘 중립적 입장의 스탠스는 확인됐다”면서 “미국이 추가로 1차례 정도는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 정도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인지하고 있고 추가부담이 없다면 우리의 민감도를 높일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이에 기반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 수준이 적정하다고 하는 다수 평가를 인정한다고 해도 국내는 미국 대비 상승 압력을 높일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는 “통화긴축 강도나 확장적 재정의 차이 같은 정책요인뿐만 아니라 단기적 경기부진 등을 감안하면 우리는 미국보다 금리가 낮을 이유가 많다”고 설명했다.미국은 재정효과로 올해 성장률을 크게 성장시켰지만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업황부진에 따른 기업활동 부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개선으로 수출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8월까지도 마이너스(-) 10%대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양호하나 중국 우려로 내년 성장률도 소폭 하향 조정됐다.윤 연구원은 “물가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하나 하반기 반등해도 헤드라인 3%대를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최근 집값 바닥인식으로 다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한은 경계감이 높지만 한편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우려가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현재 채권시장 금리에 반영된 정책 기대는 기준금리 3.75%를 95% 반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미국 정책 영향에 따라 국내 통화정책 부담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해도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저가매수구간”이라면서 “국내도 단기금리는 추가인상 위험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2023.08.25 I 유준하 기자
"부동산發 中경제 침몰위기, 정부가 자초했다"
  • "부동산發 中경제 침몰위기, 정부가 자초했다"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최근 중국 부동산 가격 폭락과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컨트리가든이 건설한 주택 (사진=AFP)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여년 동안 부동산 경기를 부양했던 중국 정부가 최근 3년간 ‘공동부유(다 함께 잘 살자)’ 정책으로 지나치게 급격히 선회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려 한 시도가 결국 중국 경제를 침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90년대 중국이 부동산을 민영화하면서 기업들은 은행에서 대규모 자금을 빌려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부동산 호황은 지방 정부와 채권 투자자, 중국 중산층에 이익을 가져다줬고 부동산이 중국 경제에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호황기에는 부동산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했고 가계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집중됐다. 2019년 신규·기존주택을 포함한 중국 부동산 시장 규모는 52조달러(약 6경8712조원)였는데 당시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에 달할 정도로 거품이 심각했다. 청년들이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공동부유를 내세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선 부동산 거품을 빼는 것이 급선무였다. 정부가 부동산에 고강도 규제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국 부동산 신화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 조치와 2021년 말 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까지 겹치면서 대출 금리와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았다. 세계에서 가장 고수익을 안겨주던 2000억달러(약 264조원) 규모의 중국 부동산 회사채 시장은 거의 붕괴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이 발행한 달러채권 498건 가운데 3분의 1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다. 미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와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들이 받지 못한 돈은 600억달러(약 79조원)에 달한다.중국 중소도시의 주택가격은 급락하고 있으며 38개 상장 국영 부동산 회사 중 절반이 올해 상반기 잠정 손실을 신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컨드리가든(비구이위안)을 구제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큰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부동산 부실은 금융권 위험으로 전이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내년 10대 대출기관의 부실대출 규모가 올해의 3배인 1200억달러(약 158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최근 고공행진하는 청년 실업률을 고려할 때 다음 세대는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급속한 인구 노령화와 도시화로 주택 재고를 처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붉은 깃발’의 저자 조지 마그누스는 “운이 좋다면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부동산 의존도가 낮은 경제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그것은 재정적 불안과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동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24 I 김겨레 기자
이창용 "가계부채 연착륙 위해 총재됐다…책임 다할 것"
  • 이창용 "가계부채 연착륙 위해 총재됐다…책임 다할 것"[일문일답]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장기적 목표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가계부채 연착륙”이라며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의 5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연 3.5%)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이 총재는 가계부채 축소에 대해 당국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정책은 한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정책 당국과 여러 규제를 점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올라가는 일 없도록 조정하고,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데 정책당국과 한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미시적 정책을 통해서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해보고, 시장 반응이 부족하다면 거시적인 정책도 생각해볼수지만, 지금은 그 정도 상황까진 아니다”고 했다.이 총재는 향후 3개월 간 금통위원 6명 전원이 기준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금통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그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하기에 시기상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상황이기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긴 시기상조”라면서 “어느정도 오랫 동안 긴축적인 금리를 가져갈지는 물가 경로가 한은 예상 추세대로 가는지, 가계부채, 비은행 등 금융안정상황이 어떻게 지속될지 등을 보면서 그때그때 판단해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수준 전망이 궁금하다.△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같았다. 그 이유 중 첫번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기에 잭슨홀 회의나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정도 오래 지속될지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변동성이 커지면 물가 변동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기에 적절한 선에서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 확대되는 것이다. -연말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는 건가.△금리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상황이기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긴 시기상조다. 올해가 3~4개월밖에 안 남았기에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통화정책 차원에서 어느 시기까지라고 포워드가이던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금통위원들이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우려를 언급했다고 하셨다. 지금 환율 변동성이 우려해야 할 상황인가.△우려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환율이 올라간 것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전반적인 변화라 생각한다. 큰 틀에서 우려할 것은 아니지만,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 한미 금리차 수준보다는 미국이 긴축기조를 계속 가져갈 것인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최종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온다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을 경우 금리뿐 아니라 미시적인 시장개입을 통해서 변동성을 줄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정책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환율 수준이 적절한지 아닌지보단 변동성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미국에서 물가 목표치 2%를 상향해야 한다는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한국도 고강도 긴축에 경제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물가 목표치 상향 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학술적으로 그런 논의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은행 목표수준이 지금보다 위에 있다면, 저물가 기조가 왔을 때 정책수단이 커지지 않겠냐는 논의가 학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이나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가보면, 이론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지만 현재 같은 물가 조정 상황에서 목표를 바꾸면 시장 기대에 영향을 주기에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희는 금리가 높아지는 수준에서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물가가 많이 안정된 편에 속하고 금방 2%까지 가려는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2% 수준으로 가려는 것이기에 현 수준에선 금리가 경기를 급랭시킬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지난 22일 국회에서 내년 하반기 물가가 2%대 중반을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년 상반기까진 금리 인하가 없다고 봐도 되는가.△기간을 정해서 말할 수 없다. 어느정도 오랫 동안 긴축적인 금리를 가져갈지는 물가 경로가 한은 예상 추세대로 가는지, 가계부채, 비은행 등 금융안정상황이 어떻게 지속될지 등을 보면서 그때 그때 판단해 조절하는 것이기에 시기를 못박고 싶지 않다.-미국에선 중립금리 상향 조정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논의가 없는가. 또 미국 중립금리사 상향된다면,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중립금리 추정치는 연구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다. 미국에서도 다른 견해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립금리에 대한 추정치를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변화폭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발표를 안 하고 연구자 이름으로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 상황이 다르다. 미국에서 논쟁이 시작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아졌고, 재택근무도 퍼졌다. 이처럼 경제구조가 변화했기에 잠재성장률을 위해 수정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경제변화가 미국보다 적다. 중장기적으론 고령화 등 문제와 중국의 장기성장률이 떨어진 영향으로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또 미국은 재정이 늘어난 데 비해 우리는 재정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 그런면을 고려하면 미국과 같이 중립금리가 오르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다만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안정 측면에선 부담이 있어서 불확실성이 많다. 미국의 중립금리 상향으로 통화정책 긴축 정도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때 우리나라가 가계부채가 조정되고 금융시장도 안정화된 상태라면 실물경제를 고려해 금리를 낮추고 싶겠지만, 하나의 제약 조건이 커진다고 볼 수 있겠다.-우리나라가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올렸으니 먼재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작년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미국 통화정책에서 독립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때 여러 오해가 있었다. 기조에서 독립할 수 없다는 것과 시점이 먼저인지 아닌지는 다르다. 미국보다 먼저일지 뒤에 일지는 판단할 수 없다. 미국이 긴축적인 정책을 펼칠 때 우리가 반대로 가려고 한다면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계속 간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지는 그 기조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겠지만 미시적으로 어떻게 조정할지는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현재 우리나라 대출 증가와 통화량 증가 측면에서 보면 현재 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최근에 가계대출 늘어나고 통화량이 늘어나는데 통화정책기조가 긴축적이지 않다는 것인데, 가격 변수를 봐야 한다. 가계대출과 통화량은 여러 변수들이 있다. 지금이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한다면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긴축범위 상단이나 그 위에 있다고 본다.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명목 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실질금리를 기간별로 보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실질금리가 높다. 이자율을 올린 것이 다른나라보다 덜 올렸다고하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율이 잘 컨트롤돼 있다.-지난 22일 국회에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미시적·거시적 조치가 있을 것으로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한다는 것인가.△가계부채가 두 달 동안 한은이 예상한 것보다 더 증가했다. 이는 금리 만의 영향은 아니다. 작년 10월 이후 부동산PF 관련 금융시장불안이 있는 상황에서 한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동원 정책담당자들의 우선순위는 높은 물가에 있었다. 물가가 워낙 높았기에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로 시작된 금융불안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부동산시장이 연착륙되는 데 목표를 두고 여러가지 미시적 규제 완화 정책을 했다. 그 결과 어떤 면에선 부동산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시장도 안정됐다. 반면 가계부채가 올랐다. 가계부채 정책은 한은 혼자 할 수 있는건 아니고 정부당국과 여러 규제를 점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올라가는 일 없도록 조정하고,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데 정책당국과 한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미시적 정책을 통해서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해보고, 시장 반응이 부족하다면 거시적인 정책도 생각해볼수지만, 지금 상황은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판단한다.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정책당국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최근 부동산 정책이 자주 바뀌면 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떻게 보는가.△통화정책을 할 때 부동산가격 자체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그 뒤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에 가계부채가 중앙은행의 관심이다. 부동산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미시적인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가계부채가 계속 상승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신용등급 하락보다는 가계부채가 지금 수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경우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을 크게 저해할 가능성 있고, 이미 그 수준을 넘었다고 본다.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최근 한은 연구보고서를 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성장이나 금융안정에 제약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가계부채 비중이 단기간 급속히 내려가면 부작용이 있기에 천천히 내려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 점진적으로 80% 수준으로 낮추는게 저희 목표라고 생각한다. 수단은 대부분 정부에 있고, 한은의 역할은 어떤 속도로 정책을 펼치는게 우리나라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등의 정책자문과 함께 유동성 관리를 통해 가계부채가 연착륙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취임사에서 제 장기적 목표로 가장 관심 두는게 가계부채 연착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저에겐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가계부채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금리가 안정될 것이고 앞으로도 더 떨어질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 50년 만기 대출을 통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회피하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두 달째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생각한다. 집값이 안정되는 것이 금융안정에 큰 공과가 있었기에 그간 해왔던 규제 완화 정책을 조절해 나가야 하는게 먼저고, 그래도 가계부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거시정책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 봐야 되겠다. 미시적 대응은 금융위 금감원 쪽에서 하겠다. 그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시장에선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제가 걱정스러워 하는 것은 다시 낮은 금리로 간다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 집을 샀을 경우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가계부채 축소를 위기를 동반하지 않고 경험한 해외 사례가 있는지.△결론적으로 위기를 겪지 않고 디레버리징을 한 경우는 드물다. 가계부채는 개인들이 갖고 있기에 대규모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 가계부채가 총량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경제성장을 통해 GDP 대비 떨어지게 만드는게 좋은 방법이다. 이는 정책의지와 잠재성장률에 달려있다. 정책의지는 불황이 오면 제일 먼저 손쉽게 하는 것이 부동산시장 띄우는 것이다. 이는 어느나라나 있기 마련이다. 그 유혹을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성장률 오르는 것을 통해 점차적으로 가계부채를 낮추는 것은 다른 좋은 사례가 없기에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겠다.-중국 경기침체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되지 않고 내년 성장만 낮췄다. △당연히 중국 부동산 시장 변화, 외환시장, 주식가격 변동 등에 있어서 초점을 많이 두고있다. 다만 저희가 지난달 예상했던 중국경제 성장률과 현재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불확실한 요인이 커졌고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 지난달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이 아니다. 내년 성장률을 낮춘 것은 중국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내년에도 중국경제가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 커졌다는 측면에서 낮춘 것이다. 올해 4개월 남았다. 충격이 4분의 1이기에 성장률을 조정할 이유가 없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가, FOMC 결정 등을 보고 10월에 보다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겠다-중국 디리스킹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가.△중국이 2000년대 WTO 가입하면서 14~15년 동안 고도 성장하면서 중국이 전세계 공장화되는데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 기반을 유지시켜줬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데 장점이 됐지만, 그와중에 구조조정이나 새로운 산업을 찾을 노력보다 기존 산업을 중국과 연계로 해오면서 구조조정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중국과의 정채경제적인 문제로 디리스킹한다기보단 중국의 고도성장 때문에 그간 편하게 성장했던 구조가 더이상 작동하지 않기에 어렵더라도 구조조정 통해서 우리 경쟁력 유지해야 한다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2023.08.24 I 하상렬 기자
결국 보통의 이야기…다큐, 책으로 읽는다
  • 결국 보통의 이야기…다큐, 책으로 읽는다
  • 지난 13일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서울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끝내 말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함께 생각하자며 건네고 싶은 이야기인 거죠.”‘노무현입니다’, ‘김군’, ‘명의’ 등 수많은 다큐멘터리(이하 다큐) 제작에 참여했던 양희 작가는 자신이 쓴 에세이 ‘다큐하는 마음’(제철소)에서 다큐 작업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다. 그는 “함께하기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순 없어도 지금 함께할 수는 있으니까, 팽목항에서, 밀양의 철탑 아래서, 폭탄이 떨어지는 분쟁지역에서 카메라를 들고 자리를 지킨다”고 말한다.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넘어선 타자, 그리고 우리를 보게 되는 경험이 바로 다큐라는 것이다. 최근 출판계에 인기 다큐 영화를 책으로 옮겨온 ‘도서’들이 부쩍 늘었다. 기획·편집부터 집필·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현장의 다양한 견해를 듣고 고찰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이다. 나와는 정말 다른 삶을 사는 개인사부터 단칼에 자를 수 없는 가족사와 난민·기후위기 등 국제적 문제를 다룬 인류사까지 책의 소재와 주제도 다양하다. 출판계 일각에선 “이같은 도서들이 일부 내용을 갈무리하는 수준에 그쳐 비판받기도 한다”면서도 “마니아층이 있는 만큼 이전의 인기에 힘입어 도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출간 동향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부동산에 울고 웃던 한 가정의 몰락史책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클)은 마민지 감독의 다큐 영화 ‘버블 패밀리’의 속편 격이다. ‘버블 패밀리’는 부동산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한 가족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자전적 다큐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 8월에는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다.책은 영화 속 이야기는 물론 그 이후 상황까지 더해 부동산과 지독하게 얽힌 작가의 가정사를 그린다. 언뜻 사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집을 갖고 싶다는 욕망은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친다. 책은 “그날은 우리 집이 망한 날”이라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출발한다. 서울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노동자들이 도시로 모여들어 주택이 부족하던 시절, 작가 부모님은 수많은 집을 지어 큰 부를 누렸다. “돈이 뻥튀기처럼 불어나던” 시절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역대급 사업을 벌일 때쯤, 서울시는 아버지가 사놓은 개발 부지를 건축규제 지역으로 발표한다. 설상가상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까지 터지며 가세가 급격히 기운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40평대 자가를 팔고, 12평짜리 상가주택으로 옮긴다. 낙담한 부모는 재기할 기회를 찾는데 이번에도 ‘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아버지는 부동산 투자처를 찾으며 역전을 꿈꾸고, 어머니는 기획부동산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한다. ‘부동산 타령하는 부모님이 지긋지긋하다’던 마 감독은 성인이 돼 집을 나오지만, 자취방을 전전하며 또다시 집값의 위엄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끝은 ‘구매할 집’이 아닌 ‘살아갈 집’으로 내달린다. 저자는 “IMF 외환 위기 극복이란 신화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이길보라는 추천사를 통해 “가족의 역사를 통해 들여다본 한국 사회의 이상하고도 아주 평범한 욕망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지구를 되살리는 가장 빠른 지름길책 ‘대지에 입맞춤을’(눌민)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인기 다큐의 동명 원작이다. 2017년 미국에서 책으로 먼저 나왔고 2020년 다큐로 제작됐다. 국내에선 최근 번역돼 출간됐다.책은 기후 위기 극복에 농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좋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미생물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끌어당겨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킨다. 이 식물과 미생물들은 배출량보다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한다. 그런데 현대 농업에 사용되고 있는 화학적 공법은 토양 속의 미생물을 모두 없애버린다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 사막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한다.대안으로는 ‘재생 농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지가 우리의 문명을 만들거나 붕괴시킬 것”이라며 밭을 갈지 말고, 화학약품 사용을 멈추고, 피복작물을 심고, 가축을 방목하자고 말한다. 다양한 현장의 사례와 체험담, 이론가·실험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논지의 설득력을 높였다. 책 말미에는 재생식단을 선택할 초보자 안내서를 비롯한 응용편과 이론편을 담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게끔 돕는다. “채소를 더 많이, 고기와 가공식품을 적게 섭취하라. 가공식품으로 가득한 냉장고를 정리하라. 일주일 치 음식을 계산하라, 음식 찌꺼기를 퇴비로 만들라, 가족이 함께 도시락을 싸라, 모든 음식은 성스럽다는 것을 기억하고 용서와 감사를 실천하라.” 저자의 생각을 영상보다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우리의 사랑은 실패했을까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의 다큐 ‘성덕’도 책으로 나왔다. 에세이 ‘성덕일기’(이봄)다. 저자는 가수 정준영의 ‘덕후’였지만, 그가 2019년 성범죄자가 되며 느낀 복잡한 감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이목을 끌었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만으로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는 질문에서 출발한 다큐는 팬덤 문화의 당사자이자 관찰자였던 감독의 시선을 보여준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팬들을 인터뷰했는데 영상에서 공개하지 않은 인터뷰는 물론, 영화 개봉 후 관객에게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 및 미공개 일기를 이 책에 실었다. 출연자 섭외 과정부터 처음 ‘단톡방 사건’을 접했을 때의 심정까지 솔직한 이야기가 담겼다.책에서 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망한 덕질’ 이후의 여정을 재기발랄하게 도모한다. “위로가 됐으면 좋겠고,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 함께 정면 돌파하자, 그 시간을 두고 후회는 안 했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어쨌든 그때는 행복했으니까.”(130쪽) 저자는 “분노와 실패의 기록이 될 뻔했던 여정은 우정과 연대 덕에 미화되었다”고 책에 적었다.출판사 관계자는 “다큐는 대상을 소비하지 않고, 공감하고 의사소통한다. 다큐의 힘은 여기에 있다”면서 “각본 없는 한 편의 다큐를 옮긴 책도 산 경험이 오롯이 담겨있다. 보통의 삶에도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2023.08.24 I 김미경 기자
“와…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머리 부여잡은 美 석학 왜?
  • “와…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머리 부여잡은 美 석학 왜?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의 한 유명 교수가 대한민국의 출산율을 듣고 보인 반응이 한국인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인 것이란 사실을 전해 들은 그는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한국 출산율을 듣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보인 반응. (사진=EBS)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 예고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지난 22일 엑스(옛 트위터)에 게재된 지 하루만에 조회수가 43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윌리엄스 교수는 여성, 노동, 계급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만큼 출산율을 비롯해 전 세계 인구 동향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조차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란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왔던 셈이다.합계출산율이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가리키는 수치다. 합계출산율 0.78명은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 자료에 나온 수치다.합계출산율 0.78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당연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도 꼴찌다. 2020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OECD 중 1위인 이스라엘이 2.9명, 2위인 멕시코가 2.08명이다. 한국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할 수 있다. 35위인 일본의 출산율은 1.33명이다. 심지어 꼴찌에서 두 번째(37위)인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도 1명이 넘는 1.24명이다.한국은 2007년, 2012년 꼴찌에서 두 번째를 차지한 것을 빼고는 2004년부터 16년째 출산율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점, 높은 집값, 사교육비 부담 등이 출산을 꺼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 5월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인 이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해 5월 X(옛 트위터)에서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를 겪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머스크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를 게시하며 이 같이 말한 뒤 “출산율이 변하지 않을 경우 한국 인구는 3세대 안에 현재의 6%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 인구는 대부분 60대 이상이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인구의 6%는 330만명가량이다.한국을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전망한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역시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 국가가 소멸할 위험이 있고, 일본은 3000년까지 일본인이 모두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지난 5월 방한해 학술행사에서 “기후 변화와 자원 부족으로 거주 지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느리게 관리 된다면 인구감소는 나쁘지 않은 일”이라면서 한국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023.08.24 I 이로원 기자
 상인들은 ‘매출 걱정’…시민들은 ‘밥상 걱정’
  • [르포] 상인들은 ‘매출 걱정’…시민들은 ‘밥상 걱정’
  • [이데일리 이영민 황병서 박기주 기자]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하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오염수 방류에 따른 해산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관련 상인들은 방류 전부터 생계 걱정을 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들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당장 밥상에 해산물을 올릴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2층 식당가 상인들이 23일 오전 11시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텅 빈 노량진, 생선 내다 버리는 상인들…“경매사들도 놀랄 정도”‘오염수 공포’는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풍경을 바꿔놨다. 이데일리가 노량진 시장을 찾은 23일 오전 11시, 평소라면 횟감을 사가는 손님이나 점심시간 손님으로 분주했을 시간이지만, 상인들은 멍하니 스마트폰을 보거나 손님이 오가는 길을 하염없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따금 손님이 시장에 오면 상인들은 앞다퉈 호객에 나서다가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란 단어가 들리면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기도 했다. 10년째 대게 상점을 운영하는 이경묵(48)씨는 “어제는 하루 평균매출보다 20~30% 못 벌었다”며 “올해 초 손님들이 오염수 때문에 이제 여기 못 온다고 게를 20~30kg씩 사간 뒤로 장사가 안됐는데, (일본 오염수 방류 이후) 또 안 팔릴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생선은 오늘 경매사들이 놀랄 정도로 값이 떨어졌다”며 “피해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34년간 활어를 팔아온 김양현(60)씨도 오염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이맘때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걸 방류하면 누가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안 팔린 고기는 버리거나 매운탕 거리로 팔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사가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일부 상인은 오염수 문제가 정치화되면서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부모님 때부터 노량진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해온 변모(60)씨는 “교수들도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한국으로 올 때까지 5년이 결려서 괜찮다는데 이게 너무 정치화되니까 아직 아무 일도 없는데 큰일이 난 것처럼 말한다”고 했다. 변씨는 죽은 참돔 50만 원어치를 상자에 담으면서 업종을 바꾸는 가게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때도 다들 걱정했는데 지금은 잘 먹지 않느냐”며 “더 이상 싸우지 말고 상인을 위해 확고한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정치권에 호소했다.23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사진=이영민 기자)◇해류 검색하는 시민들, `밥상 걱정`에 골머리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걱정하는 건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가족의 밥상 걱정이 앞선다. 2살 아이 키우는 백모(39)씨는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소식에 오늘 아침부터 해류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얼마나 큰 피해가 있을지 몰라 고민이 많다”며 “아이에게 다양한 영양을 섭취하게 해줘야 하는데, 생선이나 해산물을 어떻게 먹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홍모(34)씨는 “오염수가 퍼지면 전 세계 어디든지 도달하게 돼 있어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제주 지역의 관광객이 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살 아들이 고기보다 수산물을 좋아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먹여야 할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평소 해산물을 즐겨 먹는다는 직장인 김모(41)씨도 “아마 당분간 횟집을 찾는 일이 없지 않겠느냐”며 “과학적으로 괜찮다는 설명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국민 불안이 잦아들지 않자 각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는 주요 도매시장(가락시장, 노량진시장, 수협강서공판장)이 운영되는 월~토요일 유통된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아울러 산지·어종을 불문하고 서울 시내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모든 종류의 수산물을 대상으로 표본 검사를 실시하는 등 ‘수산물 안전 확보를 위한 4대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수산물·수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방사능 및 안전성 검사결과는 식품안전정보 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시민 누구나 직접 검사를 신청할 수 있는 시민 방사능 검사 청구제도도 확대할 계획이다.
2023.08.24 I 이영민 기자
美 덮친 집값 이상 과열…'싸고 작은 집' 신축 붐
  • 美 덮친 집값 이상 과열…'싸고 작은 집' 신축 붐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미국 금리가 폭등하면서 미국 집값이 덩달아 뛰는 이상 과열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를 웃돌면서 공급 부족이 만연한 탓이다. 이에 따라 ‘싸고 작은 집’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사진=AFP 제공)22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7월) 기존주택 판매량(계절조정치)은 전월 대비 2.2% 감소한 407만채(연간 환산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7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최소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0.2% 감소한 415만채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6% 줄었다.주택 매매가 감소한 것은 모기지 금리가 7%를 웃돌면서 수요와 공급이 모두 줄어든 탓이다. 모기지뉴스데일리(MND)에 따르면 현재 미국 30년 만기 주담대 고정금리는 7.48%다. 2000년 11월 이후 거의 23년 만의 최고치다. 장기시장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이에 연동돼 있는 모기지 금리가 함께 올랐다.현재 집 주인들은 통상 3% 안팎의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받았다. 그런데 비싼 고금리로 갈아타면서까지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자,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새로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자 역시 7%대 금리에 집을 사는 것은 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지난달 기존주택 중간가격은 40만6700달러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아울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5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수급 불균형 탓에 4개월 연속 올랐다.리얼터닷컴의 다니엘 헤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낮은 모기지 금리를 가진 집 주인들이 대부분 현재 주택에 거주하려고 하면서 구매자들의 선택권이 줄고 있다”고 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고 가용성과 모기지 금리가 주택 판매 활동을 견인하고 있다”라며 “불행하게도 두 가지 모두 매수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같은 집값 과열에 새로 짓는 주택 크기는 과거에 비해 작아지는 트렌드까지 생겨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주택 중개 플랫폼 리버블(Livabl)의 집계를 보면, 2018년 이후 미국에서 착공한 신축 주택의 평균 넓이는 10% 줄었다. WSJ는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신축 주택의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구매 희망자들의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부동산 중개사이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신규 단독 주택 착공은 감소했지만 침실 3개 미만 소형 주택의 경우 오히려 9.5% 늘었다. 별도의 식사 공간과 욕조를 없애고 거실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저렴하고 작은 집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2023.08.23 I 김정남 기자
잭슨홀 경계 속 美은행 등급 또 강등…환율 1340원 재진입
  • 잭슨홀 경계 속 美은행 등급 또 강등…환율 1340원 재진입[외환브리핑]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로 다시 반등할 전망이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기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은행 신용등급 하향한 전례가 있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AFP연합뉴스2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8.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5.5원) 대비 4.7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국제신용평가사 S&P는 전날 미국 은행 5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일부 은행의 등급 전망도 하향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무디스가 주요 중소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피치가 은행들에 대한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나왔다. 예금 잔고 감소, 상대적으로 높은 상업 및 무보험 예금 비중, 금리 상승으로 자본조달 비용이 커진 점 등이 해당 은행들의 건전성을 악화했다고 S&P는 평가했다. 외환시장에선 오는 25일 잭슨홀 미팅에서 예정된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재가속화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긴축 경계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댄빌 피트실비아 카운티 상공회의소에서 “연준에 대한 대중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방어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에게 한 가지 큰 무기는 바로 신뢰다. 2% 라는 목표치를 설정하면 반드시 달성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마법은 없다”고 발언했다. 이에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5.6bp 오른 5.048%를 기록했다.달러인덱스는 22일(현지시간) 오후 7시 기준 103.59를 기록하며 강세를 띄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에 거래되고 있다.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할 리스크도 남아 있다. 다만 연고점(1343원) 부근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 경계감이 상단을 누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간밤 발표된 미국 7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2.2% 감소한 407만건(연율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6% 감소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매매 건수이며, 주택거래 성수기인 7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 거래된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0만67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고금리로 주택 매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기존주택 매물 공급이 더 줄어든 게 거래 감소와 집값 상승세 지속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2023.08.23 I 이정윤 기자
“생존자에 땅 사겠다며 접근”…‘산불참사’ 하와이, 투기꾼들에 경고
  • “생존자에 땅 사겠다며 접근”…‘산불참사’ 하와이, 투기꾼들에 경고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하와이 산불 참사로 111명 이상이 숨진 가운데 토지 매입을 노린 투기꾼들이 등장하자 주지사가 부동산 거래 중단을 언급했다. 생존자들의 피해 상황을 이용해 토지를 사들이려는 시도가 확인되자 현지 당국이 나선 것이다. 지난 15일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로 황폐회된 라하이나 일대. (로이터=연합뉴스)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에게 최대 피해지인 마우이섬 서부 라하이나 지역의 토지 거래를 일시 중단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린 주지사는 부동산업자가 아닌 사람들이 피해 지역 주민이 소유한 토지를 매입한다는 명목으로 이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누구도 토지 수탈로 인한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이들에게 땅을 사겠다고 접근하거나 지금 거래하면 훨씬 형편이 괜찮아질 것이라며 접근하지 마라. 우리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마우이섬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이 일대 토지를 사려는 것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거래 중단 조치를 취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린 주지사는 18일 누리집에 부동산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사항을 올리며 “소식통에 따르면 업자 등은 참사 부상자들로부터 부동산 매입을 시도하고 생존자들의 취약한 상황을 이용하기 위해 토지 소유주에게 전화를 걸어 접촉했다. 하와이 부동산위원회는 이러한 유형의 강탈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비양심적인 유형의 제안을 받은 사람들은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 소비자 지원센터 또는 위원회 사무실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지사가 토지 거래 중단을 언급한 라하이나 지역은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로 유명한 관광지로 주민들은 이전부터 개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3일 “많은 사람들은 라하이나가 기업 소유의 브랜드가 가득한 와이키키처럼 바뀔까 봐 우려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형 참사로 라하이나 주거지를 복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외지의 대규모 개발 세력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와이는 원주민보다 외지인이 더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노숙인 비율은 미 전역에서 네 번째로 높다. AP 통신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호놀룰루 외곽으로 이사한 테도리안 갤라노(49)씨의 사례와 함께 하와이의 주택난 사례가 심각하다고 지난 4월 보도한 바 있다. 갤라노씨는 집값이 급등해 어린 시절 거주하던 지역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자신의 형도 이사 오며 3세대가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와이의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상황에 대해 “평범한 직장인들이 이 지역 내 주택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현지 사람들은 소외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23.08.18 I 이재은 기자
거침없이 치솟는 美채권금리…·부동산·기술주 '빨간불'
  • 거침없이 치솟는 美채권금리…·부동산·기술주 '빨간불'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국채금리(수익률)가 치솟으면서 시장을 들썩거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미 정부의 국채발행 확대 우려도 끝없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0년물 국채금리는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고 기업의 차입 부담도 확대되는 등 위험이 커지고 있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잠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2007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은 10년물 금리1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채권금리는 장중 4.328%까지 치솟았다가 4.284%에 마감했다.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30년물 채권금리도 4.393%까지 오르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긴축을 오랜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장기물 국채 매도(금리 상승)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노동 데이터는 여전히 ‘타이트(수요대비 공급부족)’한 시장을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1000건이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추정치(24만건)을 밑돈 수치다. 실업수당 청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지난 1년여간 역대급 긴축을 해왔음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수요 대비 공급 부족)’한 만큼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더 힘을 보태게 된 셈이다. 사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연준이 보는 주요 데이터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주 주택착공, 소매판매 등 수치에 더해 견조한 경제상황을 확신시키자 시장에서는 긴축 장기화 우려가 더욱 커졌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연내 추가 인상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여기에 미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꾸준히 늘리는 것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미국은 3분기 차입 규모를 1조70억달러로 정했는데 지난 5월 발표계획보다 무려 2740억달러가 늘었다. 세출보다 세입이 적어 적자가 확대했고 미 정부는 이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우고 있다. 또 앞서 저금리에 발행했던 국채에 대해서도 만기도래시 금리가 높아진 국채로 차환해 이자부담이 커졌고, 이 역시 국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30년 고정모기지 평균 금리 7% 넘어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은 국채시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학자금대출을 비롯해 상업용 부동산 부채, 미 달러로 표시해 발행되는 다른 나라의 중·장기 채권금리까지 미 국채 10년물에 연동돼 있다.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미 가계와 기업의 차입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자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이미 위험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이 21년 만에 최고 수준인 7.09%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국책 담보대출 업체 프레디맥을 인용해 이번 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평균 7.09%로 전주(6.96%)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작년(5.13%)과 비교하면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신용점수가 낮고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구매자는 8%대 이자를 내고 있다.7% 모기지 금리는 30년 연한을 기준으로 하면 은행에 집값만큼 이자를 내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를테면 50만달러 집을 20%(10만달러)는 자기자금으로 내고 나머지 80%(40만달러)를 은행에서 빌릴 경우 30년간 내야할 이자가 56만달러다.금리 부담에 따라 부동산 침체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연준이 곧 ‘피봇(긴축 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자 부담에도 집을 들고 있었지만, 점점 멀어지면서 집을 시장에 내다 파는 수요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상업용 부동산은 수요 감소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상승은 이를 더 부추길 우려가 크다.장기물 국채금리가 치솟는 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주식보다 국채에 대한 매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수요가 준다. ◇차입비용 증가에 기술주 타격…나스닥 사흘간 3%이상↓특히 기술주들에게는 악재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성과를 내야하는데 금리가 치솟을 경우 차입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3대지수 중 나스닥이 유독 하락률이 큰 것도 이런 이유다.인터렉티브 인베스터의 리처드 헌터 시장 담당 팀장은 “나스닥과 S&P500지수가 직격탄을 맞는 등 기술주들이 특히 더 높은 금리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3.08.18 I 김상윤 기자
‘못 버티겠다’…美30년 모기지 금리 21년만에 최고치
  • ‘못 버티겠다’…美30년 모기지 금리 21년만에 최고치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이 21년 만에 최고 수준인 7.09%까지 치솟았다. 긴축 장기화에 따라 부동산 침체까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미 국책 담보대출 업체 프레디맥을 인용해 이번 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평균 7.09%로 전주(6.96%)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작년(5.13%)과 비교하면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신용점수가 낮고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구매자는 8%대 이자를 내고 있다.모기지 금리가 2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정책 장기화 우려로 10년물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다.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모기지 금리에 밀접하게 영향을 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328%까지 치솟았다.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어 10년물 국채금리는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 모기지 금리는 30년 연한을 기준으로 하면 은행에 집값만큼 이자를 내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를테면 50만달러 집을 20%(10만달러)는 자기자금으로 내고 나머지 80%(40만달러)를 은행에서 빌릴 경우 30년간 내야할 이자가 56만달러다. 금리 부담에 따라 부동산 침체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연준이 곧 ‘피봇(긴축 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자 부담에도 집을 들고 있었지만, 점점 멀어지면서 집을 시장에 내다 파는 수요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 감소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상승은 이를 더 부추길 우려가 크다.
2023.08.18 I 김상윤 기자
  • [사설]부동산발 위기경보 울리는 중국경제, 남의 일 아니다
  • 중국의 매출액 1위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향후 30일 안에 만기 도래 채권의 이자를 갚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 된다고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헝다·완다 그룹 등 초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방 건설사 수백 곳이 연쇄 도산하면서 아파트 건설 공사 중단과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경제가 부동산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부동산 주도형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경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진작과 모기지 대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 20여년 동안 고도성장을 누렸다. 그 결과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선전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2~3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정부가 뒤늦게 규제를 통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황이 닥쳤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집값이 폭락하고 부동산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대출 부실화와 금융불안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재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위기는 중국경제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0.3%)와 생산자물가(-4.4%)가 동반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이 겪고 있는 부동산 위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 한국경제도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사기), 부동산 PF대출 부실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중국 수출이 올 하반기에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위기를 피하려면 집값을 안정시키고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동산 관련 부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청년들에게 빚 내서 집 사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붐을 조성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거품 붕괴와 위기로 이어진다. 중국경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2023.08.17 I 양승득 기자
국고채, 불 스티프닝 … 중국發 경기 둔화 우려 확대
  • 국고채, 불 스티프닝 … 중국發 경기 둔화 우려 확대[채권마감]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6일 채권시장은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며 불 스티프닝(단기물 위주 금리 하락)으로 마감했다. 시장의 관심이 미국에서 중국 부동산 위기로 전환되면서 중국발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금리 하락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년 국채선물 가격 추이(자료=마켓포인트)이날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전거래일 대비 3.5bp(1bp=0.01%포인트), 2.9bp 내린 3.712%, 3.767%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장기물은 소폭 강세였다. 10년물은 2.2bp 내린 3.867%를 기록했고 20년물은 0.5bp 내린 3.810%, 30년물은 0.4bp 내린 3.771%로 마감했다. 국채선물도 강세로 마감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4틱 오른 103.56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1490계약을 순매수한 가운데 금융투자와 투신이 각각 3378계약, 985계약을 사들였다. 은행은 5010계약 순매도했다.10년 국채선물은 35틱 오른 109.28을 기록했다. 금융투자가 3155계약 순매수를, 외국인은 3788계약 순매도했다. 한 연기금 채권 운용역은 “중국 이슈가 불거지면서 국내 금리 상승이 둔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장 중에는 계속 왔다갔다하다가 막판에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10년물이나 3년물 금리 레벨이 매수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라서 마지막에 매수세가 들어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장 마감 후 오는 17일 새벽 공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경우 새로운 내용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FOMC보다는 오히려 중국 쪽 상황을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실제로 중국 부동산발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6.4%에서 4.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70대 도시의 집값 지수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7월 신규 주택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도 잇따랐다.한편 이날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은 전거래일 대비 1bp 오른 3.70%,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과 같은 3.990%에 각각 마감했다.
2023.08.16 I 유준하 기자
장중 환율 1340원대 찍었으나 외환당국 개입 추정에 상승폭 줄여
  • 장중 환율 1340원대 찍었으나 외환당국 개입 추정에 상승폭 줄여[외환마감]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16일 장중 134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1340원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환율이 장 초반부터 급격하게 오르자 1340원 위에서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며 환율 상승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0.9원)보다 6.0원 상승한 133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7일 1337.2원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9.1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41.0원으로 올랐다. 이는 연고점(1343.0원)이었던 지난 5월 17일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1340원대 밑에서 횡보하다 장을 마쳤다. 미국 소매판매가 증가하며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와 긴축 유지 가능성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은 소비, 생산, 고용, 주택 등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위안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장중 발표된 중국의 7월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위안화 약세는 더욱 지지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0대 도시의 집값 지수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7월 신규 주택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70대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 지수는 전월(6월) 대비 0.2% 하락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0.1% 내려갔다.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지수는 올해 초 두 달 연속 상승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웠으나, 6월 보합세를 기록한 이후 7월에는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3시 3분 기준 103.07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31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로 몸집을 낮췄다. 장중엔 연고점을 경신하는 수준으로 급등했으나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 뉴질랜드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50%로 동결했다. 금리 결정 이후 뉴질랜드달러와 호주 달러는 약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4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600억원대 순매도했다. 다만 장중 코스피 시장에서 1400억원대를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은 마감 직전 매도 규모를 줄이면서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1.76%, 코스닥 지수는 2.59% 하락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 삼성전자 배당이 마지막으로 들어오면서 예정된 달러 매수 물량이 끝났다”면서 “추정이긴 하지만 예정된 물량을 소화할 정도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 위안화는 약세인데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모멘텀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개입으로 환율을 눌렀던 걸 수도 있고, 여기서 한번 더 튀면 추가 상승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과 관련해 “한쪽으로 불안 심리가 과도해서 쏠림 현상이 있을 때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하겠다”며 “우선 당장에는 (중국 부동산 회사의 어려움이) 우리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11억1500만달러로 집계됐다.16일 환율 흐름 (사진=마켓포인트)
2023.08.16 I 이정윤 기자
금리 인상 끝났나…연준, 연착륙 위한 '기다림의 시간'
  • 금리 인상 끝났나…연준, 연착륙 위한 '기다림의 시간'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관망세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대한 윤곽이 나올 내년에야 통화정책 방향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연준은 일단 침체를 피하고자 당분간 금리 인상 없이 동결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블룸버그 “연준, 대기 전술 쓴다”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연준은 빠른 시일 내에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내년 봄은 돼야 (통화정책의) 성공 혹은 실패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그동안 연준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대기 전술(waiting game)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현재 침체 여부를 둘러싼 월가의 전망은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당초 침체는 불가피하다는데 이견이 거의 없었으나, 침체 없이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와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번달 초 연착륙 쪽으로 견해를 바꿨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비슷한 견해를 유지했다. 씨티, 바클레이스, BNP파리바, 노무라, 소시에테 제네랄, UBS, 웰스파고 등은 여전히 침체 불가피론에 기울어 있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그 기저에는 최근 뚜렷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3.3%)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7% 올랐다. 이 역시 전망치(4.8%)를 밑돌았다.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블룸버그에 “(경기 연착륙과 경착륙) 양쪽 모두에 대한 위험이 있다”며 “내년 봄께 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이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11차례의 통화 긴축 사이클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4번은 물가 안정 혹은 둔화로 이어졌지만 7번은 경착륙이 발생했거나 약 2년 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했다. 연준 긴축에 따른 경제 여파가 그때그때 다르게 나타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골드만 “최종금리 인상 불필요”상황이 이렇자 연준이 당분간 관망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반 만에 52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역대급 긴축을 진행한 만큼 그 여파를 지켜볼 것이라는 뜻이다.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밀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현재로서는 연준이 시간을 약간 벌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88.5%로 보고 있다. 11월과 12월 역시 각각 63.4%, 60.3%에 달한다.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오는 11월 FOMC를 두고 “근원물가 상승세가 충분히 둔화해 최종금리 인상이 불필요해졌다”고 했다. 더 나아가 내년 6월 말까지 금리를 내리고, 그 이후 분기별로 점진적인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게 해치우스의 전망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네일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상승하고 있고 집값 상승이 임대료를 높일 수 있다”며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붐을 볼 수 있다”고 했다. BMO 패밀리 오피스의 캐럴 슐라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N에 “노동시장 강세는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릴 충분한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2023.08.14 I 김정남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잠기고 무너지고...카눈 '공포의 15시간'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다음은 1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잠기고 무너지고...카눈 ‘공포의 15시간’-SK·포스코·셸 ‘탄소 동맹’-‘큰손’ 유커가 돌아온다-[사설]美, 中 첨단기업 투자 규제 행정명령...파장 대비해야-[사설]청년 취업자 4명 중 1명이 파트타임...정부 대책은 뭔가△2면 종합-“당당히 임할 것”...李, 4번째 파고 넘을까-‘잼버리 파행’ 커지는 김현숙 책임론-서울 버스요금, 내일부터 오른다△3면 태풍 ‘카눈’ 한반도 수직 관통-천연기념물 반송 뽑히고, 속초엔 390㎜ 물폭탄...속도 느려 피해 커졌다-항공편 397편 결항, SRT 경부·호남선 전면 운행중단-태풍 지나가도 4만명 인파관리 과제...당국 안전관리 초긴장△4면 中, 한국 단체관광 재개-통역, 교통지원, 할인행사...면세점·화장품업계, 유커 맞을 준비 분주-중추절 연휴 대규모 방한 기대...관광업계 ‘화색’-뷰티스킨·마녀공장·잇츠한불...화장품株 무더기 상한가△5면 美, 對中 투자 제한-중국 천담산업 돈줄까지 틀어막는 미국...한국에 동참 압박 가능성-中시장 부진에 커지는 리스크...정부, 수출 기업에 63조 푼다△6면 종합-민생 회복 시급한데 돈 안 푼 지자체...17곳 중 10곳, 상반기 목표 미달-교장 직속 민원대응팀 신설...학부모, 교사에 전화 못한다-DSR 회피하는 50년 만기 주담대 점검한다-상반기 벤처투자액 42% 급감...비대면·바이오 쏠림은 둔화△8면 정치-사실상 대의원제 폐지 선언...계파갈등 불지르고 떠난 野 혁신위-‘이동관 청문회’ 진통 끝에 18일 연다...증인채택 합의는 난항-손가락으로 서울 콕 집은 김정은 “전쟁준비 더욱 공세적으로 해야”-尹, 태풍 ‘카눈’ 대비 총력...개각·사면 등 현안은 연기될 듯-당원권 정지 징계 풀린 與 태영호 “의정활동에 전력”△9면 경제-KDI, 韓성장률 전망 1.5% 유지...“완만히 회복”-‘카눈’ 휩쓴 자리에 정전 속출-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83조...올해도 100조 넘나-김창기 국세청장 “세입예산 조달 최선 다하라”△10면 금융-한달 만에 1兆...‘50년 만기 주담대’ 빚투 주범?-“금융권 추가 비리 가능성, 법상 최고 책임 물을 것”-큰손들 M&A 참전...MG손보 재매각, 이달 분수령-“금리가 왜이래” 상반기 대출민원 급증△12면 글로벌-美 반도체 견제 거세지자...中 기업들 6.6조원 규모 ‘사재기’-美, 반도체법 시행 1년...276조원 투자 유치-日기시다·中리창 양자회담 추진-찾은 이직=사회 부적응? 美 Z세대 “경제개발 위한 것”-디즈니, 구독료 올리고 계정공유 금지 추천△13면 산업-작심하고 변신...싼타페, SUV 시장 접수 나선다-해저 울릉분지에 CO₂ 저장소 구축...미래 기후변화 산업 주도권 확보-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 쑥...한온시스템 매각 탄력받나-SK하이닉스, 최고속 ‘모바일 D램’...AP 세계 1위 미디어텍 테스트 통과△14면 산업-근태 불량·업무추진비 부당 집행...‘경고장’ 받은 정연주 방심위원장-OTT에 눌린 IPTV 성장 뚝...통신3사 힘겨운 ‘출구 찾기’-‘게임체인저’ 미생물 EV치료제, 글로벌 호령 준비 끝-휴젤, 2분기 매출·영업이익 ‘역대 최대’△16면 소비자생활-리오프닝 효과...코스맥스 역대 최대 실적-소비 절벽 직격타에...백화점 3사 실적 ‘털썩’-잘나가는 K베이커리, 해외 시장 넓힌다-“3만명 찾아온 ‘빵빵이의 생일파티’, 석달 전부터 준비했죠”△17면 증권-테마주 바람 거센 증시, 외인은 배당주 방패 들었다-불안해도 다시 한 번...또 배터리 사들이는 개미-서머랠리 바랐는데 박스권에 갇힌 개미△18면 증권-조각투자 뛰어든 증권사...내달 1호상품 나온다-IPO시장 ‘덩치 작은 게 알짜더라’-유가 급등에 웃은 조선업...따라서 웃는 피팅주株-KB증권 “절세 노린 ISA고객, 해외주식형 ETF↑”△20면 부동산-시멘트 값 줄인상...아파트 분양가 또 오르나-서울 아파트값 올라도 “집 팔래요”-미분양 줄었는데 악성 미분양은 쑥...양극화 심화-허위거래로 집값 뻥튀기...의심거래 541건 적발△22면 MICE-“4만명 탄 ‘새만금 잼버리호’엔...선장만 많고 조타수는 없었다”-“프로그램 만족도 높았는데 조기 퇴영 아쉬워...韓국민 관심, 환대에 감사”-엔데믹 시대 마이스의 역할은△23면 관광비즈-상상 초월, 새로운 여행...한자리에 가득-“올댓트래플, 기발한 관광 스타트업 알릴 좋은 계기”-해외 리조트 숙박권부터 국내 테마파크 입장권까지△24면 스포츠-손흥민, 브렌트퍼드 상대로 새 시즌 첫 질주-“올해도 맨시티 독주할 것”-디자이너 꿈꾸다 20대 늦깎이 골프입문...김서윤, 프로골퍼로 제2의 인생 ‘활짝’-‘쌍둥이 엄마’ 안선주 “엄마란 이름으로 우승컵 들어올릴 것”△25면 오피니언-[양승득 칼럼]새만금 장비록, 꼭 남겨야 한다-[공관에서 온 편지]최 엘레나의 귀환-[기자수첩]‘채 상병 사건’ 국방장관 수사 개입 우려된다△26면 피플-이름 남기지 않은 위대한 ‘신여성’ 위한 헌정 댄스-하나금융·인천시·금감원, 中企 ESG 경영지원 ‘맞손’-권오갑 HD현대 회장, 울산서 ‘태풍 대비’ 현장 진두지휘-“기업이 원하는 광고 이미지, AI로 뚝딱”-김병준 “여름 휴가는 바다로, 보양은 우리 수산물로”-신동엽문학상에 시인 이동우·소설가 이주혜-농협은행, 농촌 초등학생 멘토 프로그램 개최△27면 사회-‘정신질환자=잠재적 범죄자’ 낙인 안돼...치료·재활 대책이 먼저-조국 ‘입시 비리’ 결백 거듭 주장에...조민, 결국 법정행-서울백병원 31일 진료 종료...백병원, 수도권·부산 이원화-‘여자라서 탈락’ 신한카드 벌금형-‘盧 명예훼손’ 정진석 징역 6개월...구속은 면해-성남 샤니 제빵공장 끼임사고 50대, 이틀 만에 숨져
2023.08.10 I 서대웅 기자
“집값 올라도 팔래요” 서울 매수우위 시장 지속…왜?
  • “집값 올라도 팔래요” 서울 매수우위 시장 지속…왜?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팔자’를 외치는 매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유동성 규제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다시 7%대에 근접하면서 매수 수요가 더욱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이다.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붙어 있는 대출상품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부동산 매수우위지수는 41.9로 집을 팔고자하는 매도자가 많은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표본 설문조사로 집계된 통계로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100 미만일 수록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5.8로 바닥을 친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집값이 바닥을 치면서 급매물이 쏟아지자 이를 잡기 위한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게다가 정부 역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보지 않는 특례대출을 출시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거셌다. 다만 집값의 추세적인 반등을 전망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량도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에 최근 집값 회복세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급매 이후의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한달에 1000건도 되지 않았던 아파트 거래 건수가 지난 2월 2455건으로 늘기 시작해 4월 3185건으로 3000건을 넘어섰고, 6월에는 무려 3829건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7월 기준 다시 2567건으로 쪼그라들면서 반등 추세를 보이는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대출금리 역시 집값 하방압력을 높이고 있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08~6.937%로 집계됐다. 하단이 4%대로 올라오고 상단은 7%대에 근접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2월 이후 연 3.50%로 동결됐지만, 고공행진 중인 미국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국내 대출금리를 자극하고 있어 시중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 지속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들의 매물 출회가 늘어 당분간 매수우위시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대표는 “아파트 매매거래가 서울 한달 평균 5000건을 밑돌고 있어 아직까지 시장회복세가 만연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정부가 은행 유동성 비율을 관리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당분간 금리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08.10 I 신수정 기자
7% 코앞…슬금슬금 우상향하는 주담대 금리
  • 7% 코앞…슬금슬금 우상향하는 주담대 금리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기준 금리는 동결됐지만 시장 채권 금리가 올라서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상단이 7%에 근접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한숨 돌렸던 ‘영끌’ 대출자들의 부담도 커질 조짐이다.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는 연 4.28~6.92%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중순(연 4.18~5.65%)과 비교하면 상단이 1.2%포인트 넘게 올라갔다.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 최고 금리 구간도 연 4.12~ 6.24%로 4월 말보다 상단 기준 0.7%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4월만 해도 있었던 연 3%대 주담대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서너 달 전만 해도 하락세였던 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것은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최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담대 혼합형 금리 지표로 주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353%로 연 저점인 3.810%에서 약 0.5%포인트가 뛰었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원인으로는 새마을금고발(發) 유동성 위기와 미국 국채 시장 불안이 꼽힌다.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변동 금리와 연동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4~6월 사이 3.44%에서 3.70%로 0.26%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조건은 달라진 게 없으나 조달 금리가 상승한 탓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뉴스1)여기에 코로나19로 완화됐던 유동성 규제가 정상화되면서 은행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예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며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때 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를 85%로 낮췄으나 연말까지 95~100%까지 회복시킬 방침이다.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최근 4% 예금이 다시 등장하는 배경이다.향후 대출 금리에 대해선 ‘집값 바닥론’ 등으로 대출 수요가 늘고 있어 단기적으로 오를 순 있지만,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급격하게 오르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다른 은행 관계자는 “상단이 7%를 넘을 순 있겠지만 금리 인상 자체도 멈추는 분위기라 대출 금리 상승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상단 금리인 만큼 실제 적용받는 차주도 많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준 금리 상승 등의 외부 압력이 거의 없는 만큼 금리 상단이 올라간 것은 일시적이거나, 취약 차주 대상 선제적인 차원의 리스크 관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3.08.08 I 김국배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