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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경기 등 7개 시·도 산사태위기경보 ‘주의’로 상향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산림청은 31일 오후 5시를 기해 대전과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 7개 시·도의 산사태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한다고 밝혔다.늦여름 비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시간을 맞은 검찰 직원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나머지 10개 시·도는 ‘관심’ 단계를 유지한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내달 2일까지 전국의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부와 전북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이 지역별 강우예측을 분석한 결과, 태풍의 영향으로 선행강우가 있으며, 내일 오후 3시까지 24시간 동안 예상 강우량이 대전·전북 북부는 120㎜ 이상, 수도권, 강원남부, 충청도, 경북 북부는 150㎜ 이상으로 예상된다. 임상섭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산사태 위기경보가 ‘주의’로 상향 발령됐다. 해당 지역주민들은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긴급재난문자(CBS), 마을방송 등 안내에 귀 기울여 주고, 유사시 신속하게 대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뻔뻔한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구속영장 발부…신상도 공개될까(종합2보)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가 구속됐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영장실질심사 때 욕설·막말 쏟아낸 강씨…구속영장 발부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후 살인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는 26일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다른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회색 모자를 쓰고 회색 옷차림을 한 강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동부지법에 도착했다. 이후 “피해자를 왜 살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의 오른손을 왼발로 차면서 욕설을 내뱉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였다. 강씨의 발길질로 튕겨 나간 마이크는 취재진의 이마에 맞았다.강씨는 취재진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보도나 똑바로 해 XX들아”라고 말한 뒤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약 50분간 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 21분쯤 법원에서 나온 강씨는 “어떤 점이 억울하세요”, “범행 사실 부인하세요”, “피해 여성은 왜 살해했느냐”, “피해자 유족분들께 하실 말씀 없느냐” 등 기자의 질문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답했다.또 “출소하자마자 사람을 둘이나 죽인 이유가 무엇이냐”, “반성 안 하느냐”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X 같아서 그런다”고 말했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강모씨의 모습이 지난 28일 서울시내 CCTV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전자발찌 훼손하고 여성 2명 살해…경찰, 강씨 신상공개 여부 검토강씨는 16년 전 가출소 당시 약 40일간 강도·절도·강제추행 등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지난 2005년 11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원일)는 특가법상 강도·절도, 강도상해 등 혐의를 받는 강씨와 공범 3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5년, 12년, 10년을 각각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각각 원심을 확정했다.특히 12년째 복역 중이던 강씨는 지난 2017년 전국 교정기관에 배포되는 교정 홍보물 ‘새길’ 여름호에 ‘용서를 구할 수 없어 용서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강씨는 기고에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자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없이 할 만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며 ”제가 피해자였다면 그 강도 범행에 잔혹했던 순간을 잊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복수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저 제가 살아 있는 목숨이 더 죄스럽고 용서를 구할 길이 없다”고 참회 형식의 기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강씨는 지난 5월 6일 출소해 약 3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당시 강씨는 5년간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주거지 바깥으로 나올 수 없는 외출제한과 피해자 접근금지 조치 등을 준수사항으로 부과받은 상황이었다.경찰과 서울동부보호관찰소(보호관찰소)는 강씨가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날인 27일에 강씨의 전자발찌가 훼손된 것을 파악하고 추적에 나섰다.강씨는 추적을 피하려고 절단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린 뒤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했다. 이후 강씨는 차량을 버리고 잠적했다.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강씨가 서울역 인근에서 자신을 찾으러 온 경찰관을 보고 도망쳤고 대중교통으로 지하철 김포공항역까지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그는 지난 29일 오전 3시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같은 날 오전 8시쯤 체포영장이 발부되기 전에 시신이 실린 피해 여성의 차를 몰고 송파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특히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보호관찰소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이를 쫓아 검거해야 하는 경찰 등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을 살해한 뒤 자수하러 온 강씨를 약 38시간 동안 찾지 못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한편, 경찰은 강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 "사회가 X같다"…'전자발찌 연쇄살인범', 욕설·발길질까지(종합)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자리에서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마이크를 든 취재진을 향해 발을 차고 있다.(사진=연합뉴스)◇법정에서 나온 강씨…“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살인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26일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다른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회색 모자를 쓰고 회색 옷차림을 한 강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동부지법 도착했다. 이후 “피해자를 왜 살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의 오른손을 왼발로 차면서 욕설을 내뱉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였다. 강씨의 발길질로 튕겨 나간 마이크는 취재진의 이마에 맞았다.강씨는 취재진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보도나 똑바로 해 XX들아”라고 말한 뒤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약 50분간 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 21분쯤 법원에서 나온 강씨는 “어떤 점이 억울하세요”, “범행 사실 부인하세요”, “피해 여성은 왜 살해했느냐”, “피해자 유족분들께 하실 말씀 없느냐” 등 기자의 질문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라고 답했다. 또 “출소하자마자 사람을 둘이나 죽인 이유가 무엇이냐”, “반성 안 하느냐”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X 같아서 그런다”고 말했다. 강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강모씨의 모습이 지난 28일 서울시내 CCTV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전자발찌 훼손하고 여성 2명 살해…50대 연쇄살인범 구속 갈림길강씨는 16년 전 가출소 당시 약 40일간 강도·절도·강제추행 등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지난 2005년 11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원일)는 특가법상 강도·절도, 강도상해 등 혐의를 받는 강씨와 공범 3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5년, 12년, 10년을 각각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각각 원심을 확정했다.특히 12년째 복역 중이던 강씨는 지난 2017년 전국 교정기관에 배포되는 교정 홍보물 ‘새길’ 여름호에 ‘용서를 구할 수 없어 용서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강씨는 기고에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자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없이 할 만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며 ”제가 피해자였다면 그 강도 범행에 잔혹했던 순간을 잊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복수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저 제가 살아 있는 목숨이 더 죄스럽고 용서를 구할 길이 없다”고 참회 형식의 기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강씨는 지난 5월 출소해 약 3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하는 이중성을 보였다.경찰과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강씨가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날인 27일에 강씨의 전자발찌가 훼손된 것을 파악하고 추적에 나섰다.강씨는 추적을 피하려고 절단한 전자발찌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버린 뒤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했다.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강씨가 서울역 인근에서 자신을 찾으러 온 경찰관을 보고 도망쳤고 대중교통으로 지하철 김포공항역까지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그는 지난 29일 오전 8시쯤 시신이 실린 피해 여성의 차를 몰고 송파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이에 따라 경찰은 강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 [일문일답]김주연 "자폐증 편견 벗으니 템플 그랜딘이 보였어요"
- 배우 김주연[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연극 ‘템플’이 자폐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하는 데 작으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요.”‘템플’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주연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연기를 위해 수 개월간 자폐증을 공부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 갖고 있던 자폐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고, 제대로 템플 그랜딘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템플’은 자폐인임에도 세계적인 동물학자가 된 템플 그랜딘(76) 콜로라도주립대 교수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2019년 고양문화재단에서 시작해 지난해 ‘웰컴대학로-웰컴씨어터’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주인공 템플 그랜딘은 두 살 때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진단받은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일생의 스승인 칼록 선생님을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물학자로 성장했다. 김주연은 ‘템플 그랜딘’을 연기하기 위해 그가 쓴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수차례 읽고, 인터넷과 유튜브를 밤새 뒤져가며 자폐증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템플의 강의 영상, 해외 다큐멘터리, 자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올린 영상도 다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증인’의 김향기 등 자폐인을 연기한 선후배 연기자들의 영화도 돌려봤다. 몸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신체 연극인 ‘템플’의 매력을 묻자 “배우 8명의 합”이라며 ‘서로에 대한 애정이 ‘템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답했다. 템플의 ‘뽀글이 머리’를 위해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극장에 출근해 고대기부터 찾는다는 그는 “몸이 힘들기는 해도 정말 가치 있는 작품이기에 출근길이 너무 신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템플’은 오는 9월 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다음은 김주연과의 일문일답이다. 배우 김주연-뮤지컬 ‘데미안’, ‘줄리앤폴’ 등 기존 출연작과는 너무 달랐는데, 이 작품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 △심새인 연출이 ‘뜨거운 여름’ 작품을 같이 하던 중에 “템플 그렌딘을 주제로 한 작품을 쓰고 있는데, 함께 하자”고 제안해 줬어요. 영화 ‘템플 그랜딘’을 너무 감명 깊게 봤기에 이 작품은 무조건 해야 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대본은 커녕,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무(無)에서 시작했어요. 난감하긴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자폐증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하고 연구했어요. -심새인 연출이 왜 김주연 배우에게 템플 역을 제안했다고 하던가. △저에게 재미있는 지점이 있대요. 제가 3남매 중 막내인데, 하라는 대로 안하고, 차분하지 않고, 성격이 왈가닥인 편인데요. 정말 창의적인 작업을 시작할 건데, 저랑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대요.(웃음)-굉장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했나. △템플이 쓴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몇 번이나 읽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압박기를 만들기까지 템플이 자신의 입장에서 느꼈던 것들을 서술한 책인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서도 자폐증에 대해 계속 연구했어요. 템플이 실제로 강의한 영상, 자폐증을 다룬 해외 다큐멘터리, 자폐 아이를 둔 부모들이 올린 영상과 조언들도 하나하나 다 찾아봤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증인’의 김향기 연기도 참고를 했구요. 연극 ‘템플’의 공연 장면(사진=고양문화재단)-자폐증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템플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도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 주변에 자폐인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공연에 앞서 수 개월간 자폐증을 공부하고 나서는 달라졌어요. 제 스스로 자폐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나니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게 됐어요. 이 작품이 자폐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요.-기억에 남는 공연 회차가 있나. △초연 때 특수학교 학생들이 선생님, 학부모님들과 같이 단체 관람을 온 적 있었어요. 아이들이 떠들어서 평소보다 공연장이 시끄러웠어요.(웃음) 그날 어느 공연보다도 관객들의 마음에 닿으려고 열심히 연기했어요. 공연이 끝나고 한 학부모님이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 해달라”고 하셨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 △공연을 준비하면서 ‘템플 그랜딘이 우리 공연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하는 궁금증이 든 적 있어요. 우리(배우)들끼리는 농담으로 ‘빨리 코로나19가 끝나야 템플 그랜딘에게 공연 보러 오라고 티켓 줄 텐데….’라고 얘기해요.(웃음) 아마 템플 그랜딘은 편견을 이겨낸 사람이고, 열려 있는 사람이라서 우리 공연도 좋게 봤을 것 같아요. 실존 인물이라서 가진 부담보다는, 그가 가진 따뜻한 마음을 왜곡되지 않게 표현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훨씬 더 컸던 것 같아요. 연극 ‘템플’ 공연 장면(사진=고양문화재단)-몸 쓰는 것도 잘 하던데.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공연이 대체로 몸을 많이 써요. 그런데 저는 몸 쓰는 것은 정말 못 해요. ‘템플’에서도 제가 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도록 다른 배우들이 배려해줘서 티가 안 나는 거예요. 배우에 맞춰서 공연할 수 있는 게 창작의 묘미 중 하나죠.(웃음) -움직임이 많은 신체 연극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 △힘들기는 해도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서 매일매일 공연하러 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신났어요. 소리를 많이 질러야 해서 걱정을 좀 했는데, 목이 워낙 튼튼해서 별 탈 없이 끝났던 것 같아요. 초연 때 연습하다가 갈비뼈에 금이 간 적이 있었어요. 공연할 때마다 아프길래 갑자기 근육을 많이 써서 그런가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병원 가서 보니 금이 갔다고 하더라구요. 따로 치료받지 않고 그냥 나았어요. 사실 제일 힘든 건 뽀글이 머리 하는 거예요.(웃음)-머리를 매일 하나?△그럼요. 머리 때문에 극장에 제가 제일 먼저 와야 해요.(웃음) 빨리 올 땐 두 시간 전쯤에 극장 도착해서 고대기로 머리부터 말아요. 실핀도 잔뜩 꼽고, 스프레이도 막 뿌려서 힘들게 만드는 머리예요. 배우 김주연-관객들이 남기는 리뷰를 보나. △솔직하게 말해서 감당할 수 있는 것만 봐요. 관객들의 평가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저를 흔들기도 하거든요. 저는 연기할 때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믿음이 무너지면 안 돼요. -믿음이 무너진 적이 있었나. △고칠 수 없는 저만의 음색, 말투 등에 대한 얘기로 무대에 서기 두렵고 무서웠던 적 있어요. 선배들한테 고민 상담을 하기도 했구요. 지금은 제가 감당할 수 잇는 것만 받아들이려 해요. 저만의 독특함이 더 아름답게 표현될 때도 많다고 생각해요. -힘들었을 텐데, 잘 극복한 것 같다. △좋은 연출가님들을 많이 만나서 제가 가진 강점들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연극 ‘관부연락선’을 하면서 무대에서 한 꺼풀 벗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에서 정말 자유로움을 느꼈거든요. ‘템플’만큼이나 스스로 믿음을 갖고 했던 공연이예요. ‘윤심덕’이란 인물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게 연기하려 했는데, 관객들이 받아들여주는 모습을 보고 확신을 갖게 됐죠. -원래 성격이 밝은 편인가. △왈가닥이라 해야 하나…. 조신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단 부딪혀보고 나중에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요.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면서 차분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웃음)-그런 성격이 연기에 도움이 되나. △전 그렇다고 생각해요. 뭔가 남들 눈치 안보고 편하게 부끄러운 짓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처음으로 더블캐스팅인데, 박희정 배우의 ‘템플’은 어떤가. △계속 원캐스트로 해서 다른 사람이 템플을 하면 어떨지 저도 늘 궁금했어요. (희정) 언니가 저랑 외모나 성격이 비슷한데, 확실히 연기를 할 땐 언니만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특유의 맑음이 있어요. 저의 템플이 남자반 여자반 느낌이라면 언니의 템플은 무척 사랑스러워요. 연극 ‘템플’ 공연 장면(사진=고양문화재단)-‘템플’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나 장면을 꼽는다면. △굉장히 많은데, 지금 생각나는 건 ‘고착증(과도하게 집착하는 정신질환)은 나의 또 다른 이름이었으니까’라는 대사예요. 템플이 쓴 ‘어느 자폐인 이야기’에도 있는 글귀인데요. 집착이 누군가에겐 불편한 것일 수 있지만, 템플은 그 집착으로 압박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정말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그 대사를 내뱉을 때 무대에서 뿌듯함을 느낀답니다.(템플 그랜딘은 자폐아 치료를 위한 ‘압박기’를 발명했다. 몸을 편안하게 해주고 안기는 기분을 느끼게 해줘 자폐아들의 긴장과 불안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기계다)-배우 김주연 인생에서도 ‘칼록 선생님’ 같은 존재가 있었나.(템플은 마운틴 컨트리 학교에서 칼록 선생님을 만난다. 그는 템플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려 노력했던 유일한 교육자였다. 템플은 일생의 스승 칼록 선생님을 만난 뒤로 심리적 안정을 찾았고, 세계적인 동물학자로 성장했다)△초등학교 3학년 때 민요를 가르쳐 주셨던 고성우 선생님이요. 그 선생님 덕분에 우리 학교가 민요 실력을 겨루는 전국 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았어요. 당시 저는 남자 역할인 훈장을 맡았어요. 그 때만 해도 제가 정말 낯가림이 심했는데, 선생님 덕분에 성격이 바뀌었어요. 제가 이 길을 갈 수 있게 된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김주연 배우가 생각하는 템플의 매력은 뭔가. △배우 8명의 합이요. 서로에 대한 애정이 ‘템플’을 아름답게 만들어줘요. 저를 제외한 7명의 배우 모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써가며 저를 도와주는 게 느껴져요. 서로 정말 끈끈해요. 누구 한 명 빠져선 안 되는 작품이에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저는 어떻게 표현할 지 깊이 고민해야 하는 배역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계속 분석하고, 연구하며 작품을 임할 때 짜릿하고 재미있어요. 밝고 유쾌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어쩌다보니 그 동안 슬프고 우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면 힘도 쫙 빠지고 정말 고통스러워요. 무대에서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웃음) 배우 김주연
- 김주연 "자폐 극복한 템플의 따뜻한 마음 전하고파"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템플 그랜딘이 가진 따뜻한 마음을 왜곡되지 않게 표현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배우 김주연연극 ‘템플’의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김주연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템플’은 자폐인임에도 세계적인 동물학자가 된 템플 그랜딘(76) 콜로라도주립대 교수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2019년 고양문화재단에서 시작해 지난해 ‘웰컴대학로-웰컴씨어터’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주인공 템플 그랜딘은 두 살 때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진단받은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인식 세계를 받아들이면서 성공적인 자기계발을 하게 됐다. 특히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에서 일생의 스승 칼록 선생님을 만난 뒤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세계적인 동물학자로 성장했다. 초연부터 ‘템플’에 출연한 김주연은 뛰어난 연기로 “템플 그 자체”라고 호평받았다. 뮤지컬 ‘줄리 앤 폴’, ‘데미안’ 등 기존 작품과는 너무 달랐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도 끌어냈다. 김주연은 연극 ‘뜨거운 여름’에서 만난 심새인 연출의 제안으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제 성격이 하라는 대로 안하고, 차분하지 않고, 왈가닥인 편”이라며 “(심 연출이) ‘너랑은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출연을 제안했다”고 웃었다. 김주연은 ‘템플 그랜딘’을 연기하기 위해 그가 쓴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수차례 읽고, 인터넷과 유튜브를 밤새 뒤져가며 자폐증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템플의 강의 영상, 해외 다큐멘터리, 자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올린 영상도 다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증인’의 김향기 등 자폐인을 연기한 선후배 연기자들의 영화도 돌려봤다. 김주연은 템플을 연기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폐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수 개월간 자폐증을 공부하면서 제 스스로 가졌던 자폐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나니 ‘템플 그랜딘’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주연은 이 작품이 자폐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몸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신체 연극인 ‘템플’의 매력을 묻자 “배우 8명의 합”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주연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템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며 “저를 위해 7명의 배우가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써가며 도와주는 것이 느껴질 만큼 서로 정말 끈끈하다”고 부연했다. 템플의 ‘뽀글이 머리’를 위해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극장에 출근해 고대기부터 찾는다는 그는 “몸이 힘들기는 해도 정말 가치 있는 작품이기에 출근길이 너무 신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템플’은 오는 9월 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지난 공연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김주연, 유연, 윤석현, 윤성원, 이종혁, 차형도, 최미령이 다시 출연한다. 박희정, 이지해, 마현진, 문경초, 이석, 이동명, 정선기, 배솔비가 새로 합류했다. 연극 ‘템플’ 공연 장면(사진=고양문화재단)
- 文대통령, 아프간 대사와 통화 “모친상 중 임무한 직원 특히 감사”
-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에 “위험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아프간 특별기여자 국내이송) 임무를 수행해서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최 대사와의 대화를 통해 최 대사와 주아프간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30일 밝혔다. 최 대사는 아프간 내 급격한 상황 변화에서도 우리 공관을 철수하고 재외국민 출국을 지원하는 동시에 아프간 현지인들의 국내이송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문 대통령은 “우리 공관원과 교민들을 남김없이 탈출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아프간에 남아서 설득하고 보살핀 것과, 아프간 조력자와 그 가족들을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우리 공관원들이 다시 카불에 들어가서 챙긴 것을 주된 성공 배경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자원해서 일을 한 대사관의 직원들 모두가 고맙지만, 특히 모친상을 당했는데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임무를 수행한 분, 또 서울의 가족에게 카불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알리지 않은 분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최 대사는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으로, 공관장으로서 재외국민과 대사관 관계자, 우리 정부를 도운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모두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서 “한국에 도착한 아프간인들이 잘 정착을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진천 주민들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나도 놀랐다”면서 “진천 주민들이 환영 현수막을 걸고, 국민들은 후원 물품을 지원하는가 하면 진천 상품을 구입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기뻐했다.또 “최 대사는 직전에 이라크 대사로 근무했고, 작년 여름 이라크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자 우리 근로자 300명 가까이를 한국으로 이송하는 역할도 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문 대통령은 8월 초 아프간 조력자들에 대한 이송 계획을 처음 보고 받았을 때 안전 문제 등 여러 가지로 걱정됐지만 우리 정부를 도운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봤기에 추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 공관과 재외국민 철수, 현지인 이송 등 모든 과정에서 우방국, 특히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했으며, 이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