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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로엘(ELROEL), 스페셜 에디션 '팡팡 톤업' 선쿠션 출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엘로엘은 피부톤업 기능을 더한 팡팡 톤업 선쿠션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사진=엘로엘)팡팡 톤업 선쿠션은 엘로엘의 스테디셀러 팡팡 옐로우 선쿠션에 톤업 기능을 더해 선케어와 동시에 피부 톤을 한층 밝혀 화사한 피부로 가꿔주는 데 도움을 주며, 강력한 자외선 차단 효과가 특징인 비건 선쿠션이다. 제품은 또한 촉촉하고 산뜻한 사용감으로 피부에 가볍게 밀착되어 편안하고 산뜻한 마무리로 바쁜 아침 간편하게 자외선 차단과 톤보정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제작되었다. 엘로엘 팡팡 톤업 선쿠션은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으로 봄과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핑크 컬러의 패키지에 자외선을 케어 해주는 선 일러스트로 자외선 차단 기술력에 진심인 브랜드의 철학과 위트를 담았다.판테놀, 세라마이드, 식물발효콤플렉스, 8중 히알루론산, 에델바이스 추출물을 주요 성분으로 피부톤, 균일도, 투명도 3중 케어는 물론 피부 보습 효과, 1차 세안으로 클렌징이 가능한 세정효과로 더욱 편리함을 더했다. 유양희 엘로엘 대표는 “밀림 없이 부드럽게 발리는 컴포트 텍스처와 피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핑크톤의 생기로 봄의 화사함을 직접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전했다.해당 제품은 엘로엘 홈페이지와 온라인몰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으며, 론칭 기프트로 구매 옵션에 따라 핑크 파우치를 증정한다.
- '인천공항~여의도 20분'…도심 나는 에어택시 상용화 착착[르포]
- [고흥(전남)=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전 세계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은 2040년까지 8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비스 시장’이 ‘기체’와 ‘인프라 시장’를 합친 것보다 2~3배 많은 시장을 달성할 걸로 예상되는데, K-UAM을 단순 교통 서비스가 아닌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정석 국토교통부 서기관)전남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항공센터에서 항우연이 개발한 UAM인 OPPAV가 비행 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지난 28일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 40여분을 달려 순천역에 내린 뒤 다시 1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전남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고흥항공센터 UAM 실증단지. 직경 22㎞, 면적 380㎢에 이르는 이곳에서는 2026년 전국 UAM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7개 컨소시엄의 기술 연구·개발이 한창이었다.이날 본 UAM은 상상 속에서나 본 ‘에어택시’ 그 모습이었다. 무인으로 시험 비행 중인 크기 6m, 최대속도 240㎞/h, 항속거리 50km의 1인승 국내개발 전기동력 기체 ‘오파브’(OPPAV)가 이륙 준비를 하자 ‘위이잉’ 소리와 함께 이내 하늘로 날기 시작했다.바람이 상당히 부는 날임에도 안정적으로 정해진 항로를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험 기체인 까닭에 소음저감기술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크게 거슬릴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 비행 중 소음은 65dBA(가중데시벨) 정도로 헬기(80~85dBA)보다는 확연히 낮았다.최성욱 항우연 박사는 “전기동력수직이착륙기(eVTOL)의 연구·개발은 미국과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며 “항공 자체 기술은 그간 미국과 차이가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같은 수준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세계적으로 UAM은 올해 열릴 파리 올림픽에서 실제 조종사 1명과 승객 1명씩을 태운 시범 서비스를 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르면 오는 8월 아래뱃길(청라~계양) 상공에서 이뤄질 실증 사업에 사람이 탑승할 전망이다. 이후 내년에는 UAM을 상용화할 계획이다.UAM인 OPPAV 기체. (사진=국토교통부)이를 위해서는 기체 생산뿐 아니라 기반시설인 버티포트(Vertiport·수직 정거장), 통신인프라, 교통관리를 비롯해 항공보안까지 종합적인 운용체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는 7개 컨소시엄, 35개 기업이 지난 8월부터 ‘K-UAM 그랜드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실증을 준비 중이다.기업들은 올 12월까지 1단계 실증을 거치고, 이를 통과하면 수도권에서 비행을 해보는 2단계 사업을 진행한다. 국토부는 이를 거쳐 에어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실제 이곳에 참여한 기업은 K-UAM 드림팀(SK텔레콤·한국공항공사 등), K-UAM 원팀(현대차·KT·현대건설 등), UAM 퓨처팀(카카오모빌리티·LG 유플러스·GS건설 등)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총 망라 돼 있다. 정기훈 항우연 국장은 “전 세계 4대 챌린지 실증사업으로 미국·영국·프랑스·한국이 꼽힌다”면서 “특히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기체가 다양하게 참가하는 사례는 한국이 특징적이다”고 강조했다.관심은 이용 요금이다. 국토부는 상용화 초기 40km 비행(인천공항~여의도) 시 1인당 12만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범택시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지만 시간은 1시간에서 2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최승욱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실제 UAM이 일상화되는 2035년에는 ‘우버 블랙’(고급택시) 수준 가격으로 서울 도심을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
- 배아현, '미스트롯3' 톱 7 안착…결승전 스퍼트
- (사진=TV조선)[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가수 배아현이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하며 톱 7에 등극했다.배아현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3’에서 준결승전 최종 3위를 기록하며 극찬을 받았다.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배아현은 ‘미스트롯3’ 등장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일대일 서바이벌 배틀에서 장민의 ‘조약돌 사랑’을 선곡한 배아현은 특유의 음색과 꺾기 기술로 모두를 사로잡았고, 그 결과 진(眞)을 차지하며 트로트 팬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2라운드 장르별 팀 미션에서 배아현은 방실이의 ‘아! 사루비아’를 선곡해 눈길을 모았다. 전문적으로 춤을 배워본 적이 없었던 배아현은 준비 과정에서 한차례 역경을 맞았다. 이후 배아현은 간절함에서 나온 노력과 연습으로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냈고, 결국 올하트를 받아내며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배아현은 3라운드에서 2라운드 1위 오유진에게 지목받아 일대일 데스매치를 펼쳤다. 나훈아의 ‘모란동백’을 선곡한 배아현은 기존 스타일을 탈피해 보다 담백하고 깔끔한 무대를 선보였고, 새로운 매력을 인정받아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배아현은 4라운드 팀 메들리 미션에서 정서주, 김소연, 정슬과 ‘뽕커벨’ 팀을 이뤄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꽃처녀’, ‘사르르’, ‘목포의 눈물’, ‘남이가’, ‘후’로 구성된 메들리를 선보이며 극찬을 받았고, 마스터 총점 1294점이라는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5라운드 라이벌 매치에서는 복지은과 대결했다. 1차전에서는 복지은, 진욱과 함께 장윤정의 ‘애가 타’ 삼각대전을 꾸몄다. 흡입력 있는 무대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 배아현은 한계 없는 장르 소화력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배아현은 1056점으로 1차전 승리를 거머쥐었고, 전체 1위로 우뚝 섰다.2차전은 일대일 대결로 진행됐고 배아현은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을 선곡했다. 역시나 흠잡을 데 없는 무대를 선보이며 자신의 기록을 경신한 배아현은 전체 마스터 점수 최고점으로 복지은과의 대결에서 최종 승리했다. 앞선 준결승전에서는 톱 7 결정전 신곡 미션이 펼쳐진 가운데, 배아현은 구희상 작곡가의 ‘100일’ 무대를 선보였다. 김연우, 박칼린 등 마스터들의 극찬 속에서 배아현은 최종 3위를 차지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소속사 타라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아현의 ‘미스트롯3’ 마지막 여정인 결승전 무대도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라고 전했다. ‘미스트롯3’ 결승전은 오는 7일 오후 10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 '로기완' 송중기, 변신 또 성공…이방인들 감싼 사랑이란 온기 [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롯이, 처음부터 자신의 힘으로 단단한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매일의 퍼석한 현실을 견딜 수 있는 건 온기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일 거다. 그 자체로 충만한 배타적인 천국에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위태로운 두 이방인이 사랑의 온기로 서로를 감싸며 서서히 단단해져가는, 절망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휴머니즘의 동화. 바로 오늘 1일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이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원작이다. 영화 ‘독전’ 시리즈와 ‘뷰티 인사이드’, ‘아가씨’, ‘럭키’, ‘콜’ 등을 제작한 용필름의 작품이다.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등에서 작품상을 받은 김희진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로기완’은 원작 소설의 명성과 함께, 데뷔 16년차의 배우이자 한류스타인 송중기가 타이틀롤을 맡아 연기 변신을 감행한 작품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탈북자 ‘기완’ 역으로 이북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그가 사투리로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기완은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김성령 분)의 유언을 가슴에 품고 삶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 벨기에에 도착한 인물이다. 무사히 비행기만 타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기완은 벨기에 땅을 밟자마자 시련에 봉착한다. 기본 절차를 밟고 통보를 받는 데만 수개월인데다, 자신이 난민이 될 자격을 갖춘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기 때문. 이름 석자 ‘로기완’으로 산다는 것부터 낯선 땅 벨기에에선 막막한 일이었다. 난민이 되기 전까진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불법체류자이기에 숙소다운 숙소에서 잠을 청하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것도 요원했다. ‘로기완’의 초반부는 탈북자 기완이 이방인이 돼 벨기에란 낯선 땅에서 겪는 고군분투와 절망들을 비중 있게 담는다. 추운 겨울, 가게의 비좁은 공중 화장실에서 쪽잠을 청하고, 가진 돈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다 남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기완의 비참한 모습 등이 먹먹함을 안긴다. 송중기의 한껏 구겨지고 더럽혀진 비주얼과 처연한 눈빛이 초반부의 몰입을 견인한다. 제대로 씻지 못해 꼬질꼬질한 얼굴, 추위에 빨갛게 언 손과 더럽혀진 단벌 외투와 모자, 눈물과 콧물자국까지. 평소의 꽃미남 비주얼을 가려버린 송중기의 파격 변신은 낯설지만 인상적이다. 어머니의 피 묻은 목숨값을 들고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던 이유부터 벨기에로 떠나기까지의 과정, 벨기에에 도착해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한 2차 인터뷰를 기다리고 불법체류자로 위태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까지. 김희진 감독은 로기완의 초반 서사를 러닝타임 131분 중 무려 30분이나 할애해 공들여 표현한다. 덕분에 송중기의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없던 가장 처절한 열연을 만날 수 있다. 평소 복지 강국에 유럽의 천국으로 불리는 벨기에이지만, 그 아름다운 타국의 풍경에 조금도 섞이지 못하는 기완의 유리된 모습을 송중기는 섬세히 그려냈다. 물론 송중기가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를 맡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지난해 선보인 영화 ‘화란’의 중간 보스 치건 배역도 묵직한 캐릭터였으니 말이다. 다만 ‘로기완’의 기완은 그것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캐릭터다. ‘화란’의 치건은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에 미련이 없던 퍼석한 인물이었다. 반면 기완은 이대로 죽어도 할 말이 없을 절망과 나락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잡초같은 캐릭터다. 송중기는 이 차이를 확연히 포착했고, 기완만의 감정 스펙트럼을 자신의 것으로 자연스레 녹이는 데 성공했다.마리(최성은 분)가 등장하는 30분 이후부턴 멜로의 색채가 더해진다. 마리 역시 벨기에의 이방인이다. 한국인이지만 벨기에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활약했던 마리는 자신이 몰랐던 어머니의 안락사를 알게 된 이후 아버지(조한철 분)와 갈등을 겪으며 비뚤어지는 인물이다. 원작 소설에선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완은 지독한 가난과 세간의 차가운 시선, 추방의 위협에 시달린다. 반면 마리는 충분한 유복한 환경을 갖췄음에도 마약과 범죄에 자신을 노출시켜 스스로를 파괴한다. 두 사람은 악연을 계기로 만났지만 다른 듯 비슷한 서로의 위태로운 처지에 서서히 마음이 간다. 자신들이 ‘어머니’란 존재에 마음 깊이 느끼고 있던 죄책감에 두 사람은 공감했고, 서로의 삶의 이유와 위로가 되어준다. 탈북자와 난민수용, 마약과 마피아, 안락사 등 사회문제를 소재로 다루니 극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겁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완이 마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온기와 짐을 나누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도 함께 조명한다. 기완의 곁엔 마리가 있고, 난민 인정을 돕는 변호사와 직장에 발붙일 수 있게 챙겨준 조선족 동료도 있었다. 그렇게 절망 속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줄 ‘인간애’의 중요성을 이 영화는 힘주어 말한다. 이들이 온기를 나누는 과정을 ‘식사’ 장면으로 표현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기완과 마리의 저녁 식사, 조선족 동료가 기완에게 구운 고기를 대접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기완과 마리의 혐관 서사가 러브라인으로 급격히 발전하는 전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한정된 러닝타임으로 생략된 설정이 많은 것으로 보이나, 로기완의 초반 서사에 공을 들여서인지 러브라인부터 이야기에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서로의 모습에서 느낀 연민이 사랑으로 발전할만 했다고 느껴지는 장면이나 계기도 빈약하다. 최성은은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송중기와의 멜로 호흡도 안정적이었으나 원작에 없는 캐릭터 ‘마리’의 선택과 행동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어머니의 안락사가 삶에 대한 열망을 놓고 폭주하는 마리의 행동을 정당화할 이유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리가 마약, 불법 도박 등 위험한 일에 얽히는 스토리 전개와 그런 마리를 위협하는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력에도 아쉬움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감상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세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계기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시리고 험난한 현실에 발붙이며 살아갈 수 있게 곁을 내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더욱 소중해지는 이야기다. 이상희, 김성령, 조한철 등 조연들의 연기도 구멍없이 훌륭하다. 특히 목숨을 팔아서라도 아들의 행복을 바란 애틋한 모정을 표현한 기완의 엄마, ‘옥희’ 역 김성령의 연기변신이 반갑다. 조선족 동료 역 이상희의 실감나는 사투리 연기와 팍팍해도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열연이 감동을 더한다. 러닝타임 131분. 넷플릭스 공개. 청소년 관람불가.
- 왜 통신사 CEO들은 5G 대신 '인공지능(AI)'을 말할까[MWC24]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LM(거대언어모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골드러시 시절처럼, AI반도체와 AI데이터센터가 청바지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 유영상 SKT 대표“통신 회사가 성장이 잘 안되는 이유는 세상이 AI로 다 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이라도 AI로 혁신해야 하는 계기가 됐어요. AI 가속열차에 지금이라도 뛰어서 타야죠.” - 김영섭 KT 대표“앞으로 통신망에 연결되는 IoT 기기들이 더 많아질 것이지만, 온디바이스AI가 떠오르면서 트래픽이 어떻게 늘어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결국 해답은 AI에 있죠.” -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유영상 SKT사장이 26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GTAA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김영섭 KT대표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사진=KT)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진=LG유플러스)MWC2024에서 기자들과 만난 통신3사 CEO들은 일제히 ‘인공지능(AI)’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MWC, 즉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3, 4년 전까지만 해도 5G의 미래와 차세대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이동통신 행사였습니다.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2022년 11월 챗GPT가 세상에 나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라는 IT 생태계에서 네트워크에서 출발한 통신사들도 미디어와 콘텐츠(C)와 모빌리티·음원(P)등을 넘어, 로봇(D)까지 아우르는 무기로 AI를 생각하고 있죠.통신사들이 전통적인 통신 대신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①소프트웨어(SW) 중심의 네트워크 기술 변화 ②투자한 만큼 부가가치를 못 만든 5G ③인류사에서 ‘불’의 발견에 버금가는 AI의 등장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①네트워크에 SW, AI를전통적으로 통신 네트워크는 폐쇄적이고, 컴퓨팅 네트워크는 개방적으로 운영됐습니다. 화웨이, 에릭슨과 같은 통신 장비 회사들은 코어망부터 기지국까지 자사의 장비로 수직계열화를 추구했죠. 반면 시스코 같은 네트워크 장비 회사들은 개방된 표준에 따라 장비를 제작해왔습니다.하지만, 하드웨어 기술의 성숙과 함께 화이트 박스(white box) 형태의 규격화된 하드웨어들이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SW)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화웨이, ZTE와 같은 중국 장비 제조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오픈랜(Open-RAN, Radio Access Network·개방형 무선 접속망)’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입니다.올해 MWC에서도 개방형 게이트웨이의 추세가 강조됐고, AI를 도입하여 네트워크를 지능화하고, 통신사가 구현하려는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장비 및 클라우드 업체들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노키아, 에릭슨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부스를 열고 코어망을 AI와 SW로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죠.좌측부터 KT Enterprise통신사업본부장 명제훈 상무, KT Enterprise전략본부장 민혜병 전무, KT Enterprise부문장 안창용 부사장, 시바스 남비아르 AWS 통신 글로벌 사업 총괄, 신재원 AWS 통신·미디어·게임 사업 총괄, 자얀스 나가라잔(Jayanth Nagarajan) AWS 통신 아태 지역 사업 총괄이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이번 MWC에서 KT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IPW(Integrated Private Wireless) on AWS’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4G 또는 5G 네트워크의 코어 장비와 기지국을 AWS 클라우드에 올려 프라이빗(폐쇄형)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하죠. 이처럼 코어망을 클라우드 위에서 구현하려는 것은 제4이동통신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테이지엑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제휴했습니다. MWC2024 AWS 전시관에서 자동화 기술을 AWS 엔지니어들이 소개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LG유플러스도 AWS와 협력하여 5G 장비 증설 시점을 최적화하는 자동화 기능을 개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코어 소프트웨어(SW)를 AWS 클라우드에 구축한다고 하죠 이 기술이 완성되면 새해 카운트다운 등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면 AWS의 AI가 5G 장비의 용량을 10GB에서 20GB로 늘려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이처럼 네트워크(통신망)의 개방화, 지능화 바람이 통신사 CEO들이 AI를 외치는 첫번 째 이유입니다. ②투자한 만큼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 5G통신 업계에선 우스갯소리로 ‘홀수 세대(G)는 망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G, 3G, 5G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그래서 5G가 처음 등장했을 때 ‘CDMA’ 신화를 이룬 2G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혁신을 가져온 4G와 다른 어떤 혁신이 가능할지 기대가 컸습니다. 확장현실(XR)이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아직 현실 세계에 안착하지 못했죠. 2028년이후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6G에서는 위성통신과 지상통신이 융합돼 하늘을 나는 택시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혁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5G가 LTE(4G)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카오 밍(Cao Ming) 화웨이 무선 솔루션 부문 사장.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지원하는 5.5G 맞춤형 솔루션 4종을 출시했다.한 통신사의 5G 투자 사례를 살펴볼까요? 해당 통신사는 5G 주파수 대가로 1.2조원을 지불하고, 통신설비 구축에 9.8조원을 투자하여 총 11조원을 투입했지만, 기대했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5G 도입으로 인한 요금 업셀링 부분도 있지만,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요구로 수익이 떨어지고 있습니다.그래서 기업에 적용되는 프라이빗 5G나 5G단독모드(SA)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슬라이싱해서 차별적으로 서비스품질관리(QoS)를 적용한 뒤 기업에는 가격을 달리받는 모델을 고민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한 서비스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로 요금제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했습니다.또한 네트워크 연결 없이 단말기 안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AI’ 추세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는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통신망에 연결되면 트래픽이 늘어나 통신료 수입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 예상보다 적은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입니다.③‘불’의 발견에 버금가는 AI의 등장세 번째로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공지능(AI)의 등장입니다. AI는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통신사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대상이 인간 간에서 인간과 사물로 확대되면서 ‘개인형 AI 비서(PAA·Personalized AI Assistant)’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인프라 역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데이터 처리가 중요한 ‘AI용 데이터센터’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또한, 통신사는 강력한 통신요금 구독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통신 서비스 등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이나 소형언어모델(sLLM)같은 언어모델을 개발하거나 제휴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휴메인 AI핀. AI핀은 옷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없는 독립형 AI 디바이스다. GPT-4 LLM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카메라와 센서, 스피커, 그리고 레이저 프로젝터가 내장돼 있으며 블루투스 이어폰과 연결도 지원한다. 이번에 SKT와의 제휴로 SKT 언어모델인 ‘에이닷’ 적용을 추진한다.27일(현지시간) MWC24 전시장에서 유영상 SKT 사장(오른쪽에서 4번째)과 드미트리 쉬벨렌코(Dmitry Shevelenko) 퍼플렉시티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왼쪽서 4번째)가 AI 사업 및 기술 협력을 위한 MOU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번 MWC에서 SKT는 옷에 꽂는 독립형 AI 디바이스 ‘AI핀’ 개발업체 휴메인(Humane),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제휴했습니다. 휴메인은 애플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담당자들이 독립하여 설립한 회사입니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시장에서 구글을 추격하는 신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1월 제프 베이조스(Amazon 창업자), 엔비디아(NVIDIA) 등으로부터 736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 [코스피 마감]기관 '팔자'에 2640선 턱걸이…기아 5%↑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 지수가 기관의 매도세 속에 2640선에서 29일 장을 마쳤다. 하루만의 하락 전환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93포인트(0.37%) 내린 2642.36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팔자 우위였던 외국인이 1789억원을 담으며 6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개인도 하루만에 순매수로 전환, 3108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기관이 5074억원을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금융투자가 7거래일만에 매도로 전환해 4450억원의 물량을 내놓았고 기타금융과 투신도 264억원, 364억원을 순매도했다.간밤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하락한 3만 8949.29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들어 3일 연속 내림세다. 대형주 중심 S&P 500 지수도 5069.81로 전날보다 0.16% 내렸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0.55% 떨어진 1만 5947.74로 거래를 마쳤다.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를 앞두고 금리에 대한 긴장감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주가 0.39% 하락했고 중형주와 소형주도 0.47%, 0.25%씩 내렸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이 4% 올랐고 전기가스, 운수장비, 증권, 통신, 종이목재, 금융 등이 올랐다. 반면 의약품이 3%대 하락세를 탔고 서비스업, 기계, 화학, 철강금속, 보험 운수창고, 음식료, 건설, 유통, 제조 등 대다수의 업종이 하락했다.삼성전자가 전 거래일보다 200원(0.27%) 오른 7만34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1800원(1.14%) 내린 15만6200원에 마감했다.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며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각각 1.01%, 5.78%씩 상승했다. 당초 26일 발표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페널티’보다는 기업 자율성에 맡긴다는 성향이 강했지만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사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며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났다. 이복현 원장은 전날 “주주환원 등 기업 관련 특정 지표를 만들어 이를 충족하지 않는 상장사는 퇴출시키는 안 등 여러 안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랜 기간 별다른 성장을 못 하거나, 재무지표가 나쁘거나, 인수합병(M&A)의 수단이 되는 기업을 계속 시장에 두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주 역시 강세였다. DB손해보험(005830)이 3.13% 상승했고 삼성카드(029780)와 기업은행(024110), 우리금융지주(316140)도 각각 3.02%, 2.71%, 2.62%씩 상승했다.상한가는 없었고 343개 종목이 내렸다. 하한가 역시 없었지만 548개 종목이 내렸다. 43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이날 거래량은 4억8422만주, 거래대금은 12조5870억원으로 집계됐다.
- [3·1운동 105주년]①목숨 바쳐 독립 외쳤건만…항일독립유산 사라진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옥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범재 김규흥(1872~1936) 선생의 생가는 수년째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경북 옥천 문향헌 내에 있는 대문 옆에는 ‘독립운동가 김규흥’의 업적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서면 수풀이 우거져 폐허를 방불케 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곳엔 공사현장에서나 볼 법한 가림막이 설치됐다. 계속해서 관리 문제가 제기되자 외부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막아놓은 것이다.대한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들이 남긴 ‘항일·독립 문화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가의 보존과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천장이 무너지거나 주차장이 들어서며 사라진 곳도 부지기수다.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돼야 제대로 된 보존과 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은 ‘항일·독립운동 문화유산’의 수는 저조하기 때문이다.이같은 사례는 부지기수다. 최초의 여성 의병장이었던 강원도 춘천의 윤희순 선생의 생가는 건물 외벽 곳곳이 갈라지거나 떨어졌다. 유적지 관리는 후손인 유모씨가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하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만세운동을 지휘한 김재화 선생의 생가는 시멘트 벽면 등으로 개보수해 원형이 훼손됐다. 현재는 김재화 선생과 관련 없는 마을 주민이 살고 있다. 1919년 경기도 수원군 장안면과 우정면에서 독립만세시위를 지휘한 차병혁 선생이 살던 집도 마찬가지다. 안채는 재건축됐고, 현재는 행랑채만 남았다.1945년 8월 16일 오전 서대문형무소에서 출감한 독립운동가들과 군중들이 ‘조선독립 만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독립활동가 유적, 일제 만행 알릴 근거문화재청에서 발간한 ‘2023 국가유산 연감’에 따르면 현재 국가지정문화유산은 국보 354건, 보물 2351건, 사적 526건 등을 포함해 총 4300건이 지정돼 있다. 이 중 ‘항일·독립 문화유산’은 국보 0건, 보물 41건, 사적 7건, 근대사적 5건 등 총 53건에 불과하다. 전체 비율로 보자면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5년간의 지정건수를 살펴봐도 2019년 1건(근대사적), 2020년 2건(보물), 2021년 3건(보물), 2022년 6건(보물), 그리고 2023에는 0건으로 총 12건이었다.일제강점기에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기록은 후세를 위해서라도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유산이다. 일제의 만행을 현재 시점에서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되고 교육적·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전성현 동아대 사학과 교수는 “시간적인 요소를 고려하다 보니 많은 항일 문화유산이 국보나 보물의 등급까지 올라가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국가유산의 범주를 다른 방식으로 고민해서 더 많은 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항일·독립 문화유산’의 지정비율이 낮은 이유는 기존 문화유산 정책에서 시간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 영향이 크다. 최소한 50년 이상이 돼야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는데 그중에서도 국보의 경우 100년 이상 된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일제강점기가 1910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것을 고려해도 상대적으로 근대시기의 유산은 지정에 불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일제시대 이후 ‘항일·독립 문화유산’은 가장 오래된 것이 고작 114년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시간적 제약 한계…“별도 항목 신설해 관리해야”‘항일·독립 문화유산’의 경우 원본 그대로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다. 건축문화재의 경우 오랜 세월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보존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항일 문화유산은 불에 타다 남았거나, 담이 무너지는 등 저항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항일의지를 드러내며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한 ‘진관사 태극기’가 그 예다. 비록 ‘보물’로 지정돼 있지만, 윗면이 불에 타 손상된 흔적과 구멍이 곳곳에 남아 있다.전국으로 흩어져 있는 ‘항일·독립 문화유산’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현재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지 정확하게 집계된 바는 없다. 자체적으로 항일 유적을 조사하고 있는 지역들도 항일 문화유산 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실태를 파악해야 할 문화재청은 “항일독립문화유산 발굴·지정에 있어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02부터 ‘국가등록문화유산’ 제도가 시행됐다.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과 활용을 위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지정·관리하는 문화재로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보물·사적 등)과는 다르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항일·독립 문화유산’ 중에서는 145건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이 제도에 따라 당진 ‘소난지도 의병총’과 애국지사 8인의 묘지가 있는 ‘망우 독립지사 묘역’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돼 보존과 관리를 받고 있다.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항일·독립 문화유산을 유형별로 분류해 적극적으로 발굴·등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항일·독립운동이 전개됐던 현장 공간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 경기도의 경우 광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항일독립운동 유적 발굴 및 보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후 유물 7700건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학계와 정부 부처 간의 협력도 중요하다. 현재는 독립기념관과 국가보훈처 등 부처별로 각각 관리를 하고 있어 통합적인 정보를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 박경목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정기적으로 소장유물 등에 관한 협력조사를 해서 문화재적 가치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라며 “5년 단위 등 계획을 세워서 정기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규흥 선생 생가(사진=옥천군).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사진=문화재청).
- 김고은 칼춤·음양오행·진짜 만신…'파묘'의 놀라운 디테일[스타in 포커스]
- (사진=쇼박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개봉 7일째 3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흥행 비결 중 하나는 전작 ‘사바하’ 때도 입소문을 탔던 장재현 감독 특유의 디테일 강한 연출 기법에 있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 때부터 이어진 무속신앙에 대한 관심,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파묘’에도 영화에 숨은 의미와 상징적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등장인물의 기능 및 역할은 물론 작은 제스처와 극 중 소품, 짧게 얼굴을 비춘 단역 출연자까지 전부 의미를 띠고 있다. 영화에 들어간 모든 요소에 허투루가 없는 것. 자기 전까지 주요 장면들이 생각나고, N차 관람할수록 더 많은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 ‘파묘’들게 하는 주된 매력이다. 영화 속 김고은의 대살굿 칼춤 디테일을 시작으로, ‘파묘’의 구조까지 관통한 음양오행 개념, 최민식이 던진 동전의 의미, 무심코 지나친 단역 배우들의 비화까지. N차 관람할 수밖에 없는 ‘파묘’ 속 디테일들을 짚어봤다. 최대한 자제했으나 그럼에도 영화를 아직 안 봤거나, N차 관람하기 전이라면 스포일러처럼 비춰질 수 있는 대목들이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스포일러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김고은, 대살굿 칼춤의 이미 극 중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이 묘 이장에 앞서 펼치는 5분 가량의 대살굿 시퀀스는 영화 ‘파묘’의 초중반 몰입도를 높인 대표적 명장면으로 꼽힌다. 화림은 본격 굿판이 시작되기 전 춤을 추듯 몸을 풀며 손에 든 칼로 자신의 얼굴과 목을 긋는다. 토를 쏟아내듯 경문을 외며 뜨겁게 타오르는 숯불에 손을 넣는다. 손에 묻은 숯검댕을 자신의 얼굴에 펴바르고 굿판의 물이 올랐을 때 동물의 피를 마신다. 대살굿은 동물을 대신 죽여 신에게 바치는 굿거리의 일종으로 황해도 지방에서 유래한 전통굿이다. ‘파묘’를 통해 무속신앙의 피날레를 터뜨리고 싶었다던 장재현 감독은 비주얼적 멋을 위한 군더더기 없이 굿 장면 하나에도 정확한 목적과 쓰임새를 녹였다. 장재현 감독은 “대살굿의 퍼포먼스 자체는 공격적으로 보이나 사실 묘 이장으로 산소탈이 날 수 있는 인부들을 보호해주는 장치”라며 “무속인들이 칼로 몸을 긋는 건 멋 때문이 아니다. 칼에 몸을 그어 상처가 나는지를 확임함으로써 자신의 몸에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숯불에 손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다. 몸에 칼을 그어 상처가 나지 않고, 숯불에 손을 넣어도 타지 않는 것을 통해 ‘내 몸에 신이 들어온 게 맞으니 안전히 일 해’라고 알려주는 절차다. 동물의 피를 마시는 건 자신의 몸에 들어와 일하는 신께 밥을 드리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행동이다. ◇진짜 만신이었어?...깜짝 단역 캐스팅 김고은은 경문을 외고, 굿을 하는 화림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실제 만신들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주요 장면들을 교육받았다.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만신과 똑같이 무속인으로 활동 중인 그의 며느리에게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고부가 무당으로 활약 중인 고춘자 만신과 그의 며느리인 무속인 이다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고은의 주요 굿 자세를 코칭해준 건 며느리 무속인인 이다영 씨로 알려졌다. 시어머니인 고춘자 만신은 극 중 화림의 할머니 역으로 ‘파묘’에 깜짝 등장해 존재감을 빛낸다. 장재현 감독은 김고은의 할머니 역에 전문 배우 대신 고춘자 만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화림 할머니 역의 캐스팅이 계속 고민이었다.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찾기 어렵더라”며 “대사가 짧지만 그 안에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필요해서 고민하던 중, 고춘자 선생님의 이미지나 목소리가 어울릴 것 같더라. 여러모로 감사해서 영화에 따로 등장시켜드리고 싶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며느리 무속인 이다영 씨 역시 대살굿 장면에 아주 잠깐 얼굴을 비춰 반가움을 자아낸다. ◇6장 구조인 이유영화 ‘파묘’는 전체 이야기를 6장으로 나눠 전반부와 후반부의 두 줄기를 가른다. 영화 안 이야기에 구획을 표시하는 경우는 기존에도 자주 쓰이던 기법이다. 다만 통상 2장 혹은 3장 구조로 활용이 되는 만큼 6장으로 나누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각 장에 주제나 이야기를 내포하는 제목들도 달았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를 3장 구조로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6장 구조로 만든 건 작가적 욕심이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는다’는 박지용(김재철 분)의 대사처럼 이 이야기에도 허리가 끊겼으면 하는 본능적 마음이 있었다. 반대가 심했지만 밀어붙인 작가적 욕심이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파묘’에선 전반부가 후반부로 바뀌는 기점에 2초의 적막이 흘러나온다. ◇전반을 관통한 음양오행우리나라 전통 무속신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음양오행이다.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을 내세워 조화와 통일을 강조한 동아시아의 학설이다. 천지 만물을 만들어내는 상반된 성질을 음과 양 두 가지 기운으로 표현하고,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 다섯가지 기준으로 우주 만물의 변화를 설명한다. 다섯가지 요소들의 상생이나 상극 관계를 통해 세상사를 이야기한다. 무속신앙은 물론, 풍수지리에서도 주되게 적용되는 이론이다. ‘파묘’에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이 다른 인물들과 함께 ‘험한 것’에 맞서는 과정에도 이 이론이 주효하게 등장한다. 장재현 감독이 ‘파묘’의 주인공을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 무속인 화림과 봉길(이도현 분) 네 명으로 내세운 이유에도 ‘음양오행’이 연관돼있다. 장재현 감독은 “주인공들의 역할 및 관계도 음양오행에 따라 균형감있고 조화롭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화림과 봉길 두 무속인이 음양이고, 상덕과 영근 풍수사와 장의사가 오행에 해당한다”고 귀띔했다. ◇100원짜리 동전 ‘파묘’에선 상덕이 험한 기운의 묫자리를 정리한 뒤 그 자리에 100원 짜리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 행위 역시 의미는 있다. 묫자리가 나쁜 곳일수록 탈을 입지 않기 위해 자리를 정리한 후 묫자리 값으로 동전을 던지는 관행이 실제로도 있다고. 다만 보통은 1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편인데, 장재현 감독은 10원 동전의 색이 흙색과 겹쳐 잘 보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이를 10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 적용했다고 전했다. 100원의 뒷면에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고, 최민식이 앞서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해 ‘파묘’를 항일 코드를 지닌 영화라고 분석하는 반응들도 많다. 다만 여기까지 장재현 감독이 의도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 플라잉카부터 로봇개·투명노트북까지…영화 속 미래 '성큼'[MWC24]
-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앞으로는 급한 저녁약속이 있을 때 자동차를 타고도 5분 만에 식당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우리가 보던 것처럼 평소에는 지상을 달리다가, 필요하면 하늘을 날 수 있게 되는거죠.”27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24(MWC24) 전시관에서 만난 애나 프루마노프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 자원봉사자는 알레프 플라잉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으로, 이번 MWC24에서 플라잉카 실물의 절반 크기 시제품(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실제로 하늘을 1시간 이상 날 수 있는 시제품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알레프 에어로노틱스의 플라잉카 시제품. 실제 플라잉카의 절반 크기로 하늘을 날 수 있다.(사진=김혜미 기자)전시관을 찾은 사람들은 흥미로운 눈길로 플라잉카를 바라보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자세한 내용을 묻기도 하며 이리저리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알레프 플라잉카는 최고시속 56km, 항속거리 170km의 전기차로, 현재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플라잉카는 내년 말 상용화될 예정이다.올해도 전세계 기술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저마다 각종 신제품과 시제품을 선보이며 MWC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빠진 틈을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이 메우는 모습이다.◇SKT, 실제 UAM 기체목업 전시..KT도 UAM 신기술 공개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등 국내 기업들은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항공교통(UAM) 대중화를 앞당길 신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UAM은 도심 교통체증을 해소할 미래 교통수단이지만, 데이터 송수신 커버리지 영역을 상공까지 확장하는 기술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제가 남아있다.SK텔레콤의 UAM 기체 목업(사진=김혜미 기자)KT의 UAM 탑승체험 콘텐츠를 관감객들이 이용하고 있다(사진=김혜미 기자)내년 UAM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SK텔레콤은 MWC 전시장에 조비 에비에이션과 함께 제작한 UAM 기체 목업으로 주목받았다. 기체 목업에는 실제 사람들이 탑승할 수 있는데, 공중 80cm 높이로 기체가 떠오르면 전면 대형 LED 화면을 통해 김포공항에서부터 서울 광진구 워커힐까지의 노선을 비행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기체 목업은 조비의 S4 모델을 본뜬 것으로, 왼쪽 날개부터 오른쪽 날개까지 10m, 앞뒤 7m 길이로 제작됐다. SK텔레콤은 2025년 UAM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실증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조비의 실제 기체를 한국에 들여와 상용화 전 안전성 검증 등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KT도 MWC에서 UAM 관련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KT는 실제 기체 목업은 아니지만, 관람객들이 UAM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서울 잠실에서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의 경로를 콘텐츠로 제작해 탑승 기회를 제공했다.KT의 주력 신기술은 교통에 디지털 트윈을 접목해 만든 ‘지능형 UAM 교통관리시스템(UATM)으로, 이·착륙 지점 사이 고층빌딩과 유동인구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하늘길을 제시한다. 운항사가 제출한 비행 계획을 실시간 시뮬레이션해 위험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응급상황 대처 지원과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스카이패스‘ 기술도 함계 선보이고 있다.◇샤오미, AI(인공지능) 스마트폰부터 로봇개, 세단까지 선봬최신 스마트폰에서부터 로봇개, 중대형세단까지 선보인 샤오미도 이번 MWC에서 주목받고 있다. 샤오미가 이번 MWC 기간 공개한 온디바이스AI폰 샤오미14시리즈는 후면 라이카 카메라 등 하드웨어 탑재 외에 AI를 활용한 회의내용 요약 등의 기능을 앞세웠다.샤오미의 사이버독2.(사진=김혜미 기자)샤오미의 가정용 로봇 사이버독(CyberDog)2는 앉았다 일어서고 걸어다니는 것은 물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빙글빙글 돌거나 뒤로 한바퀴 돌며 뛰어오르기도 한다. 실제 강아지처럼 턱밑을 긁어주면 몸을 흔들며 애교를 부리고, 춤을 추는 등 애완견처럼 사용할 수 있다. 샤오미 관계자는 “음성으로 컨트롤할 수 있고 주인 얼굴도 알아본다”며 “카메라를 달아 보안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샤오미의 첫 전기차인 ‘SU7’ 중대형 세단도 전시됐다. SU7는 최고시속 265km로 정지상태에서 2.78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를 수 있다. 샤오미의 다른 제품과 연결해 완전한 스마트홈 구성을 가능케 한다는 설명이다. 이르면 올 2분기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레노버의 17인치 투명 노트북도 인기를 끈 전시품 중 하나다. 17.3인치 마이크로 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디스플레이 뒷편 물건이 선명하게 비친다. 레노버는 AI가 만드는 콘텐츠의 힘을 활용, 물리적 객체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사용자가 디지털 정보를 오버레이해 창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레노버의 투명 노트북(사진=김혜미 기자)한편 이번 MWC에서 AI가 주목받는 가운데 퀄컴은 AI 기능을 지원하는 통신칩 ‘스냅드래곤 X80’을 공개했다. AI 기술을 적용해 통신 기능을 최적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선보인 스냅드래곤 X75 5G 모뎀이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된 것처럼 X80 5G는 올 하반기 출시될 스마트폰 신제품에 탑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