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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시 '행복 출산·양육' 사업 가동
- [시흥=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시흥시가 행복한 출산·양육 도모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시는 출산율 저하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정책으로 부모가 6개월 이상 시흥시 거주할 경우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200만원, 넷째이상 1000만원으로 출산 장려금을 확대해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사진=시흥시또 임신계획 단계부터 임산부부, 예비부부에게는 대상자별 기준에 따른 철분제·엽산제 지원과 건강검진 결과 풍진항체 미형성 임신준비 여성에게는 풍진예방접종을 실시한다.가임기 여성, 임산부, 예비 부부, 조부모, 난임부부, 직장인,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 임신·출산·육아·태교·모유수유·조부모·난임극복·산전/산후우울예방 등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영유아 대상 소득기준 등에 따라 선천성 대사이상검사, 미숙아 및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신생아 청각선별검사, 영유아검진비 및 발달장애 정밀검사, 저소득층 기저귀·분유 등을 지원한다. 시흥시 관계자는 “시보건소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행복한 임신·출산 문화조성에 기여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 기재부 “보유세 개편안 내년 여름 발표…추경 전혀 검토안해”(일문일답)
-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2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2018년 경제정책방향’ 사전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는 27일 서울청사에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내년 경제 정책의 세 축을 일자리 및 소득 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에 두고 중장기 대응과 거시경제 안정 방안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 여름 중 다주택자 보유세 개편 방안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3%대 성장률을 기록하리라 전망했다. 다음은 지난 22일 사전 브리핑에서의 기획재정부 이찬우 차관보, 도규상 경제정책국장과 질의응답.-다주택자 보유세 개편 검토 배경과 향후 추진 일정은.△(이하 차관보)다주택자 보유세 개편은 공평 과세나 조세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내년 여름 검토를 거쳐서 조세 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반영해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검토 중이다. -내년 취업자 증가폭 전망이 올해와 같은 32만명이다. 일자리 정부라기엔 변화가 없지 않나.△올해 일자리 추세(취업자 증가폭)가 7~8월에 괜찮다가 10월 이후 20만명 중후반으로 증가 폭이 낮아진 면이 있다. 기저 효과도 있지만 일기 변화와 구조조정 영향이 상당히 있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내년 일자리 부분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최대한 올해 수준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전망을 32만명으로 했다. 강조하는 건 숫자 그 자체보다 일자리 질이다. 임금 격차, 비정규직, 근로의 질 등에 역점을 둬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할 것이다. 일자리 정부라는 말과 괴리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동거가구 차별을 없앤다고 했는데. 동거가구도 아이를 가지면 일반 결혼 가정처럼 혜택받나.△그 부분은 상당 부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좋든 싫든 한부모와 비혼 가정이 추세적으로 느는 게 사회적 현실이다. 그와 관련해 건보, 연금 등 혜택도 동거가구의 경우 일반 결혼가구보다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두 가구 간에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데 차이를 완화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어느 수준까지 동일하게 갈 지는 결정한 바 없다. 전제는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여성부를 중심으로 구체적 논의를 내년부터 진행할 것이다. -금융 공공기관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겠다는 건 퇴직금 상한 규제를 풀어준다는 건가.△(이하 경제정책국장)퇴직금 규제는 기재부 공공정책국과 공공기관 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퇴직금 규제가 준정부기관은 정부 부처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기타 공공기관은 탄력적 적용 여지가 있다. 금융 공기업은 기타 공공기관이고 그에 따라서 갈 거라서 딱히 퇴직금 규제가 바뀌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명예 퇴직을 활성화하는 것은 강요하는 게 아니고 대규모 명예 퇴직을 유도하는 것도 아니다. 자발적으로 본인들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므로 임피제와 명퇴제를 비교해서 선택하도록 활성화하면 신규 채용이 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제도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제도는 어떻게 보완하나.△ 최저임금제 개편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내년에 세부적으로 EITC와 연계해서 검토할 거다. 분명한 것은 우선 간접 지원으로 연착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하 차관보)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해서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가 논의 중이다. 내년 1월 중 정부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EITC는 도입 5년이 됐는데 기준 소득 등 기준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시행 성과를 보고 평가해서 개편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최저임금과 EITC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보전을 위한 일자리 안정 자금 연착륙을 위해 국회에서 EITC와 연계하기로 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연계 방안을 검토하겠다.-저출산, 노인 빈곤, 여성 고용 제고를 위해 재정 투자를 얼마나 확대하나.△ 저출산, 고령화 등과 관련해서 숫자는 확실히 정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저출산 상황이 출산아 30만명대로 떨어지고 합계 출산율은 거의 1.05명 정도밖에 안될 것 같아서 조금은 큰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보다 전반적인 사업 재구조화와 연계성을 강화하고 재정 지출을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 중장기 미래 전략을 만들거다. 그 과정에서 구체성을 띄고 발표할 거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으로.△(경제정책국장)연기금별로 기금운영위원회가 있다. 내년 위원회가 심의해서 결정할 부분이다. 정부가 목표치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다만 10%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권고했던 것이다. 우리 연기금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 비중을 보면 지나치게 거래소 시장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코스닥 시장 투자를 넓힐 수 있다. 구체적으로 몇 %를 투자하는지는 연기금별 위원회에서 정책 방향과 맞물려 결정할 사안이다. 연기금 투자는 기금별 운영위원회와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벤치마크 지수가 있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완만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이하 차관보)올해의 경우 추경, 추석 효과 등으로 3분기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그건 이례적인 현상으로 봐야 하고 전반적 속도는 잠재적 수준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가느냐를 봐야 한다. 내년 성장률이 3% 수준이라고 했지만 그 속도가 차이나는 건 아니다. 평균적으로 성장 속도가 전기 대비 0.7~0.8%로 가는 게 아니냐 그렇게 본다. 다만 숫자상 올해보다 내년에 성장률 전망이 낮아보이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소비나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지만 일부 투자분에 있어서 올해 반도체 설비 등이 집중적으로 선투자된 부분이 있다. 사이클상 내년에 올해보다 속도가 둔화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다. 조금 완만해 보이는 모습이 될 것이다.-내년 국민소득이 3만불에 진입하는 것은 환율 효과 아닌가. △환율 효과는 분명히 아니다. 성장과 디플레이터로 결정되는 것이다. 경상 성장률 자체가 소득 증가를 의미한다. 성장 효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재정을 내년 상반기 조기 집행하고 1분기에는 역대 최대를 쏟아붓겠다고 했는데, 내년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염두에 두나. △역대 최고 수준으로 조기 집행하는 것은 일자리 예산이다. 경기 보완이 한 이유고, 조기 집행하면 연간 전체로 봐서 불용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연간 전체로 봐서. 또 내년 상반기 일자리 여건이 어려워서 직접 일자리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추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내년 상황을 봐야 해서 (추경을) 예단하거나 검토하는 차원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검토나 고려하고 있지 않다. -연차 휴가 저축 제도는 2년 전에 인사처에서 한다고 했던 거다. △(이하 경제정책국장)규정상 제도는 이미 도입돼 있고 정부 내지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해당 부처가 내년 상반기 중 활성화 방안을 만들 것이다. 강제할 수는 없으니 공공기관과 민간 부분으로 좀 더 확산하겠다는 게 정부 정책 방침이다. -장래 소득을 고려한 새로운 학자금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는데.△장래 소득을 감안한 새로운 학자금 지원 제도는 내년 상반기 연구 용역을 발주해서 정부와 금융위원회가 같이 마련할 것이다. 미국에 사례가 있다. 미국은 학자금으로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 총 학비를 지원하되, 만약 2000만원을 빌리면 2000만원만 갚는 게 아니라 취업 후 소득에 따라 상환액이 일정 비율로 바뀔 수 있다. 저희도 내년 상반기 중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 연구 용역을 해서 좋은 방안을 마련하겠다. -한·중·일 로밍료 인하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일부 통신사가 지금도 인하하는데 추가로 한다고 계획을 논의한 게 있나. 대통령 공약은 로밍료 폐지였다. △(기재부 물가정책과장)로밍료 인하는 당초 공약에 들어가 있다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빠졌다. 통신사와 협의를 추진 중이다. 현재 인하 방향은 합의가 됐고 특화 요금제를 어떻게 출시할 지 등 구체적 안은 협의 중이다. 내년 중 인하 방안이 나올 것이다. -내년 공공 투자를 2조원 확대한다고 했는데. △(경제정책국장)공공 투자 2조원 확대는 예산이 아니고 공기업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2조원 늘린다는 거다. -디딤돌 대출 금리 인하는 언제부터 적용되나. 금리 인상과 상관없이 확정적인 건가. △(차관보)디딤돌 대출에 대한 부분은 정책 모기지를 담당하는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할 거다. 국토부와 금융위가 같이 협의하는 부분이다. 내년 상반기 중 할 수 있을 것이고, 금리 인하는 약 25bp 정도다. 디딤돌 대출이 현재 3% 내외의 고정금리인데 거기서 다시 25bp를 내린다는 거다.
- "부부는 평등"…67년전 법으로 못 박은 중국
- [베이징(중국)=글·사진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가부장 문화로 상징되는 유교의 발상지 중국. 그러나 중국은 동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양성평등이 잘 이뤄진 나라로 꼽힌다. 그 배경에는 공산당 집권 이후 제도적으로 양성평등을 정착시켜온 중국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중국정부는 법으로 양성평등을 선언하고 제도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을 지원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장경제 도입 후 되레 양성평등 문화가 뒷걸음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중국 여성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 전족하던 中, 공산당 집권후 양성평등 상전벽해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7’에 따르면 중국(0.674)은 100위로 144위인 한국(0.650)을 크게 앞섰다. 일본은 114위(0.657)다.지난 2013년엔 중국은 조사대상국 136개국 중 69위를 차지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111위, 일본은 105위였다. 국제경영연구소(IMD)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대기업 이사회 임원 8.6%가 여성이다. 반면 한국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2.4%에 불과하다.중국은 근대화가 시작된 20세기 초 지식인들 사이에서 여성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여성의 참정권 운동이 본격화했다.특히 중국공산당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제도적으로 양성평등을 보장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장기간에 걸쳐 기울였다.마오쩌둥의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란 명언이 탄생한 것도 이 때다. 정부가 앞장서서 제도뿐 아니라 사회문화 자체를 뜯어고쳤다. 마오쩌둥 뿐 아니라 이후 중국 지도자들은 여성이 집안에서 벗어나 일을 하도록 독려했다.양성평등 문화를 사회와 가정에 뿌리 내리기 위해 법 규정으로 못 박자 여성의 사회 진출은 늘었고, 남성의 육아와 가사 분담도 자연스럽게 사회문화로 자리잡았다.‘평등’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이념과 오랜 전쟁으로 피폐해진 경제 회복을 위해 여성의 노동력이 필요했던 현실적 이유가 맞물려 ‘양성평등’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베이징시 시청구 한 초등학교 교사인 짜오루이 씨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초등학교부터 남녀평등 교과 전반에 걸쳐 교육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운다.베이징에서 가장 학구열이 높은 시청(西城)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짜오루이(사진)씨는 교과 과정 전반에 걸쳐 아이들에게 남녀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가르친다고 설명한다. 짜오 씨는 “예전에는 ‘노동’이라는 특수 과목에서 남녀평등 문제를 다뤘는데 최근에는 교과 과정에서 ‘사회학’과 ‘국학(어문학, 역사학, 철학)’ 등 수업을 통해 양성평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정 수업에서만 이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기계를 만들고, 여자는 뜨개질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짝을 지어 남녀가 서로 어려워하는 것을 함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짜오 씨는 15년 경력의 선생님이자 만 3살의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짜오씨는 학생들이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는 “아이를 키울 때 엄마와 아빠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 만약 학생이 공구를 쓰는 법이 어렵다고 말하면 집에 가서 아빠에게 배워오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학부모님도 적극 이를 가르쳐주고, 아이들도 만족해한다. 아이들이 더 많은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생님으로서 제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중국은 결혼하는 부부에게 ‘혼인증(결혼증명서)’을 발급하는데, 이를 발급하는 근거가 되는 법이 혼인법이다. 혼인법은 중국정부가 여성해방과 봉건 유산 철폐를 내걸고 무려 67년전인 1950년에 제정했다. 혼인법은 제 1장 제 2조에서 ‘자유혼인, 일부일처, 양성평등의 혼인제도를 실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제 3장 제13조에서는 ‘가정의 지위에서 부부는 평등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사훈련에도 여성은 열외가 아니다. 중국에서는 대학생이 되면 보름 정도 군사훈련을 받는다. 훈련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에 성별은 포함돼 있지 않다. 여성이라고 해도 남성과 동일하게 훈련을 받는다는 얘기다. ◇열악한 육아 인프라, 워킹맘 발목잡아그러나 중국에서도 일하는 엄마의 한계는 분명하다. 중국의 양성평등은 여성의 노동력 확보가 주요 목적이다 보니 여성을 보호하고 발전을 돕는 제도나 문화는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 개방경제 이후 중국 내 직장에서도 남녀차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중국의 워킹맘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육아문제다. 산아제한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정부는 육아지원에 관심이 없다. 중화전국부녀연합회가 지난해말 10개 성(省)의 21개 도시에 사는 1~16세 아동을 둔 부모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3%는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베이징을 포함한 도시지역 부모의 70%는 맞벌이를 하는 탓에 엄마의 체력, 가정의 경제상황, 유치원 입학 전 돌볼 사람 유무 등도 둘째 출산에 있어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응답했다. 양성평등 문화가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아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중국의 남녀평등을 설명하는 삽화. 자료=중국인권연구회
- 박보검·남이섬·군산 시간여행 등 한국 관광을 빛내다
- ‘2017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배우 박보검(사진=이데일리 DB)[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배우 박보검 등 올해 한국관광을 빛낸 총 13개의 별이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12일 오후 3시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홀에서 ‘2017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을 개최한다.2010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한국관광의 별’은 한국관광의 발전에 기여한 관광자원이나 지자체, 개인 등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국내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학계, 언론계, 관광업계 등, 관광 분야 전문가들의 서면평가와 현장평가를 거쳐 공정하게 선정된 2017년 5개 분야 12개 부문 13개의 수상지를 선정했다.매력적인 자연 관광자원을 선정하는 생태관광자원 부분에는 ‘춘천 남이섬’이 선정됐다. 이어 문화관광자원 부문에는 ‘군산 시간여행’이,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 부분에는 ‘화담숲’이, 지역전통관광자원 부문에는 ‘안성 남사당놀이’가, 융보합관광자원 부분에는 ‘광명동굴’이, 스마트 정부 부문에서는 ‘전북투어패스’가, 숙박 부문에서는 ‘남원 예촌 바이 켄싱턴’, 쇼핑 부분에서는 ‘서문시장’이, 음식 부분에서는 담양 음식테마거리가, 공로자 부분에서는 ‘박보검’이, 친절지자체 부분에는 ‘고령’, 휴가문화 우수기업 부문에는 ‘한국 아이비엠(IBM)’과 ‘씨디에스’가 선정됐다.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수상자분들께 축하드리며, 또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 관광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참신하고 매력적인 한국관광의 별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격려하고,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다음은 ‘2017 한국관광의 별’ 수상작과 수상 이유다.먼저, 매력적인 자연 관광자원을 선정하는 ▲ 생태관광자원 부문에서는 ‘춘천 남이섬’을 선정했다. 메타세쿼이아길과 송파은행나무길이 유명한 남이섬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성공으로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권 유명 관광지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북미, 유럽, 중동뿐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청정 환경의 자연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인공 관광자원을 선정하는 ▲ 문화관광자원 부문에서는 ‘군산 시간여행’을 선정했다. 군산 원도심은 1899년 조계지로 설정된 후, 일제 쌀 수탈의 거점기지로 사용되었던 근대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이다. 군산은 관광도시로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으나, 시의 근대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을 보수·복원해 특색 있는 관광명소를 만들어냈다. 이성당(빵), 복성루(짬뽕), 중동호떡 등의 맛집들도 많아 맛집기행을 즐길 수 있다.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모든 관광객들이 접근하기 좋은 관광지를 선정하는 ▲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 부문에서는 ‘화담숲’을 선정했다. 화담숲은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엘지(LG)상록재단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화담숲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약 5.2km의 ‘숲속 산책길’은 전 구간 경사가 완만하고, 길의 폭이 넓어 방문객 누구나 편안히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2시간의 걷기 코스가 부담스러운 경우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 예술 등을 활용해 새롭게 거듭난 관광자원을 선정하는 ▲ 지역전통관광자원 부문에서는 안성 남사당놀이를 선정했다. 안성 남사당놀이는 조선 후기 안성 청룡사 남사당패와 경복궁 중건에 기여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의 출생과 삶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 시기에 방문하면 관광객들은 남사당놀이도 보고 지역 축제도 즐길 수 있다.기존의 소재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거듭난 관광자원을 선정하는 ▲ 융복합관광자원 부문에서는 광명동굴을 선정했다. 광명동굴은 광부들의 삶 등, 광산으로서의 현장뿐 아니라 동굴지하의 1급 암반수를 활용한 황금폭포, 광부샘물 등 각종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예술의 전당을 조성해 연주회, 오케스트라 등의 문화공연과 암벽 원형을 살린 외벽영상(미디어파사드) 상영 등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그밖에도 지자체 34곳의 포도주 양조장(와이너리) 45개가 있고, 186종의 한국 와인을 전시, 시음, 판매하는 등, 폐광지를 관광자원화한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스마트폰 앱, 누리소통망(SNS)을 활용해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정하는 ▲ 스마트 정보 부문에서는 전북투어패스를 선정했다. 전북투어패스는 전북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한 장의 카드(패스)에 전라북도의 관광지, 버스, 주차장 이용 기능을 담고 각종 여행정보와 할인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전통 체험 요소가 가미된 숙박시설을 선정하는 ▲ 숙박 부문에서는 남원 예촌 바이 켄싱턴을 선정했다. 이곳은 춘향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광한루원 바로 옆에 있으며, 시공 과정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 최기영 대목장 등 장인들이 참여했다. 또한 전통 난방방식인 온돌과 남원의 전통공예인 옻칠 기법을 적용해 지어 고급스러움과 특별함을 간직하고 있다.관광매력도가 높은 전통시장을 선정하는 ▲ 쇼핑 부문에서는 서문시장을 선정했다.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손꼽히며, 대구의 중심 상권인 동성로, 근대골목, 약령시, 달성공원과 인접해 관광지와의 접근성이 높다. 주단, 포목 등 섬유제품과 건해물 상가 등, 4천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개장 당시 전국 최대 규모였던 80여 개의 판매대를 갖춘 야시장도 놓칠 수 없는 매력 요소이다. 이곳은 2016년 말에 발생한 화재를 딛고 다시 영남권역 최대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음식을 주제로 한 거리나 특구 등이 형성된 특화지역을 선정하는 ▲ 음식 부문에서는 담양 음식테마거리를 선정했다. 담양 음식테마거리는 죽녹원을 중심으로 대통밥, 떡갈비, 죽순요리, 담양국수 등을 맛볼 수 있는 담양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2013년에 문체부와 관광공사의 음식테마거리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음식문화 개선 컨설팅, 시설환경 개선, 서비스교육을 통해 담양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어 ▲ 공로자 부문에서는 배우 박보검을 선정했다. 박보검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17년 2월,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2017 파워 셀러브리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아시아 8개국에서 진행된 팬미팅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세계적 스타로 자리매김해 한류스타로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케이-스마일(K-Smile) 친절지자체 부문에서는 고령군을 선정했다. 고령군은 공무원, 관광업계 종사자, 관광협의회, 기업 등을 대상으로 범군민 친절캠페인을 전개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주민의식 개선과 서비스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응하기 위한 일본어 교육과 통역시스템 구축, 관광불편신고 처리에 기울인 노력 등을 인정받았다. 휴가문화 선도와 자유로운 여가활동 지원을 통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을 선정하는 ▲ 휴가문화 우수기업 부문에서는 한국 아이비엠(IBM)과 ㈜씨디에스가 선정되었다. 한국 아이비엠은 국제적 기업 아이비엠의 한국 법인으로서, 정부와 기업 등에 정보기술(IT)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을 공급한다. 아이비엠에서는 전 직원이 수립한 연간 휴가사용 계획을 공유하고, 계절과 상관없이 직원 스스로 맞춤형 휴가철을 지정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초등학생 자녀 급식 지원 후 출근, 방과 후 부모님 모임 참석 후 출근 등, 반차, 유연근무제, 시차출퇴근제의 적극적인 사용을 통한 일·가정 양립을 지원한다. 임직원은 국내외 제휴 숙박시설을 횟수 제한 없이 특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청소년기 부모를 위한 특강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에 진행된 에버랜드 가족의 날 소풍(Family Picnic), 문화의 날(Culture Day)에는 4300명의 직원이 참여했다.또 다른 휴가문화 우수기업인 ㈜씨디에스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과 스마트폰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콘텐츠 개발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씨디에스에서는 출산과 육아 휴가를 직원의 성별이나 기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우수사원에게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가족캠프 휴가를 준다. 또한 다른 직원과 휴가일이 중복되었을 때, 다른 직원이 원하는 날에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양보한 직원에게 주는 2시간 자유권과 1년 중 원하는 날에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여름휴가 자유제 등을 특별하게 운영하고 있다.
- 아동수당, 상위 10% 배제…기초연금 증액, 6월이후로
-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국회 의원회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2018예산안 관련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소득상위 10%는 내년부터 만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소득하위 70%이하 만 65세 이상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 증액(20만→25만원)도 당초 4월에서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2일 내년도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아동수당·기초노령연금 증액과 관련, 지급 시기에 대해선 아직까지 이견이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아동수당 지급대상 범위는 거의 합의됐지만, 지급시기의 문제에서 의견 대립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여당은 8월 1일까지 얘기했지만, 우리는 (지방선거에) 악용될 수 있어 4분기로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출산율 장려를 위해 (아동수당은) 보편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득상위 10%에 대해서만 제한하자는 안을 받았다”며 “보편적 복지안을 크게 변경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복지정책, 큰 철학변경이 왔다면 야당도 전향적인 변경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기초연금 관련 시행시기에도 동의를 안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저희는 7월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하자고 했지만, 야당에서 10월을 얘기한다”며 “하나하나 타결이 아닌 일괄타결이라 일자리 안정자금과 공무원 충원에 양보가 있으면 그걸 조정해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재원이 월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두개 모두를 한달씩 미룰 경우 1조원 넘는 재원을 양보하는 것으로 그에 상응하는 공무원 충원, 일자리 안정자금 등에 야당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은 국민들에게 드리는 정책으로 시행시기가 빠를 수록 효과가 크다”며 “그런데 야당이 자기들만의 주장을 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5시 의원총회를 열어 지금까지 논의된 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오후 6시께 다시 모여 내년도 예산안 타결을 위한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앞서 오후 8시30분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 인구절벽 극복·여권신장 ‘more베이비 국민서약운동’ 출범
-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대한민국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국민서약운동 ‘모어베이비 국민서약운동포럼’이 11월 1일 국회에서 공식 출범한다.모어베이비 국민서약운동은 기존의 저출산 대책들과 달리 서약을 통해 온 국민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을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자하는 민간운동 캠페인이다. 이 운동의 특징은 여성인권과 저출산 인구절벽 극복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출산, 출산율이라는 용어 대신 저출생, 출생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저출산 해결을 위해 성별과 연령의 구분을 떠나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 주요 논제이다. 이에 성별, 세대별, 직업별 실천 가능한 서약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작은 실천과 배려가 모여 이루어 낼 세상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모어베이비 국민서약운동의 출범은 단순한 저출산 극복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약운동 외에 육아, 출산관련 정책개발 및 입법지원활동, 결혼장려지원활동, 저출생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 운용, 저출생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국민관심 정기여론조사 등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여러 분야의 참여인사들도 눈길을 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포럼에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황교안 고문은 출범식 축사를 통해 “모어베이비 운동은 인구감소의 해결방안으로 모든 이들의 작은 실천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모든 이들의 참여를 비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모어베이비 국민서약운동’에 함께 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 하겠다”고 말했다.모어베이비운동은 공동대표 체제이다. 이 운동의 성격상 출산, 육아 관련 정책개발 및 입법지원 활동이 중요한 만큼 현역의원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 등이 포럼 공동대표다.포럼 참여인사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외에 원혜영 민주당의원, 주대준 CTS인터내셔널회장이 고문으로 활동하게 되고 이사진은 정치인. 기업인, 문화예술인사, 학계인사 등 각 직능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홍보이사로는 다둥이 아빠인 축구선수 이동국과 걸그룹 투애니원 박봄의 친언니로 유명한 첼리스트 박고운, 그리고 가수 우이경이 참여했다. 모어베이비 국민서약운동은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홈페이지(www.morebaby.co.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 서약운동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업체로는 신개념 코스메틱 브랜드 ‘라토브’ 등이 있다. 서약자 들은 해당 브랜드에서 상품을 구매할 시 서약자 전용 할인혜택 등을 누릴 수 있으며 제휴업체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행사 후 차량에 ‘more 베이비 국민서약운동’ 차량 스티커 부착 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 [작은육아]손주 보느라 등골 휘는 할빠·할마…황혼육아 5년새 2배 증가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박영주(61)씨는 지난해 6월에 전남 순천 집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다. 맞벌이에 주말부부인 딸 아이가 보낸 SOS에 흔쾌히 나선 한 외할머니의 원정 육아가 벌써 1년을 넘겼다. 서울로 상경할 때만 해도 ‘아이 셋을 키웠는데 젖먹이 하나쯤이야’ 했는데 지금은 3살배기 손자를 돌보는 게 버겁기만 하다. 박씨는 “내 아이 셋을 키울 때는 나도 젊었다. 지금은 하나 돌보는 데도 내가 늙었구나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할머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손자가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안아달라, 업어달라 보채는 손자를 어르다 보면 무릎이 삐걱대는 걸 느낀다.손자가 아플 때는 내가 아이를 잘못 돌봐 그런가 싶어 괜히 눈물이 난다. 박씨는 “딸이 걱정할까 봐 무릎이 아픈 것도 힘든 것도 내색할 수 없다”며 “손자가 잘 커서 딸이 행복한 가정 꾸려나가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전미진(38)씨는 6살 딸과 돌이 아직 안된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출퇴근 거리가 멀어 아침 7시면 집을 나섰다가, 저녁 8~9시에나 들어온다. 남편은 걸핏하면 야근이라 얼굴 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두 아이가 별 탈 없이 크는 건 친정어머니 덕분이다. 차로 한 시간 거리에서 사는 친정어머니는 아침 7시면 전씨의 집으로 출근했다가 저녁 9시에 돌아간다. 전씨는 하루가 다르게 나이 드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짠해져 입주 도우미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씨는 “친정엄마처럼 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위탁육아 확산…절반이 조부모 조부모들이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황혼육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이 친인척에게 자녀 양육을 맡기는 ‘위탁육아’는 육아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맞벌이 가구의 영아양육을 위한 조부모 양육지원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0~2세 영아 양육을 위해 조부모(및 기타 친인척 포함)에게 육아 도움을 받는 비율은 2004년 23.6%에서 2009년 26.1%, 2012년 37.8%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에는 53%에 달했다.정부는 공공보육의 전일제 확대 등을 다양한 맞벌이부부 육아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 등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 손자녀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손자녀를 돌보는 이유에 대해 ‘자녀의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려고’가 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믿고 맡길만한 곳이 없어서(42.8%) △남에게 맡기는 것이 불안해서(35.6%) △자녀양육비 부담을 줄이려고(17.0%)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 황혼육아 사례비는 월 61만1000원 손자녀가 어릴수록 돌보는 시간은 길어졌다. 손자녀가 1세 미만인 경우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10.57시간이었다. 만 1세~3세 미만은 8.72시간, 3~5세 미만은 5.75시간이었다. 이는 손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조부모의 돌봄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자녀 돌봄 대가는 73%가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불규칙적(14%)이거나 무보수(13%)였다. 이렇다 보니 월평균 사례비는 61만 1000원에 불과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민간보육비용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노후를 즐기려 할 때 찾아온 육아부담으로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0명 중 6명(59.4%)이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아이돌봄으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다(41.0%) △돌보는 시간이 너무 길다(32.0%) △살림까지 같이 하기 벅차다(30.8%) 등을 토로했다. ‘인제 그만 돌봐도 된다면 그만 두겠느냐’는 물음에 73.8%가 ‘그렇다’고 답했다. ‘계속 돌보고 싶다’는 답변은 26.2%에 그쳤다.그만두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44.4%) △취미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려고(35.2%) △더 잘 돌볼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9.8%)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서(5.1%) △경제적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4.9%) △자식들과 불화를 더 쌓지 않으려고(0.5%) 등을 꼽았다.◇ 황혼육아 수당주고 보조금 지급도 호주는 ‘조부모 아이 돌봄수당’을 지급한다. 부모와 조부모 모두에게 전문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코스를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손자녀를 주양육자로 돌보는 경우 주당 최대 50시간까지 정부가 수당을 지원한다. 일본정부는 ‘3세대 동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부모와 자녀,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주택을 신축하거나 3대 동거용으로 개조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조부모가 함께 살면 손주들을 돌봐줘 출산장려로 이어질 것으로 일본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나서서 조부모들의 황혼육아를 돕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는 손자녀가 2명 이상이고 막내 손자녀가 24개월 이하인 조부모에게 보육 교육을 실시한 후 시간당 6000원씩 한 달 40시간 최대 24만원을 6~12개월 지원한다.광주에서는 쌍둥이 또는 3자녀 이상인 손자녀가정 중 영유아 가구 소득 100% 이하 가정의 조부모에게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한다. 서울 강서구는 손자녀를 돌보는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올바른 육아 방법을 알려주는 ‘2017 좋은 조부모 교실’을 운영 중이다.그러나 황혼육아 지원을 보편적 보육정책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영란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정책으로 이를 추진하려면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조부모가 도와줄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지원받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보미서비스 확대 등 대안마련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육아 3부 `어린이집부터 아빠육아까지` / `맘` 같은 베이비시터 찾습니다 > ☞ [작은육아]월급 받아 이모님 월급 주면 끝…워킹맘이 사표 내는 이유 ☞ [작은육아]손주 보느라 등골 휘는 할빠·할마…황혼육아 5년새 2배 증가 ☞ [작은육아]아이는 593만명, 돌보미는 1만 9천명…로또가 된 돌봄서비스 ☞ [작은육아]관리사각지대 베이비시터…아동학대 전과 있어도, 불법체류자도 가능 ☞ [작은육아]좋은 이모님 만나려면…경력·자격증 꼼꼼히, 업무 분담 명확히